LG-LX 계열분리 끝? …공정위, 깐깐한 심사 예고

대주주 간 지분 교환으로 계열분리 요건 충족
내년 5월 인가 예정…판토스-LG 상호거래 주시
  • 등록 2021-12-15 오후 4:33:01

    수정 2021-12-15 오후 10:56:03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LG와 LX가 대주주 간 지분교환을 마무리하면서 계열분리를 위한 핵심 전제조건은 충족했다. 다만, 여전히 LG와 LX 간 얽히고설켜 있는 상품·용역거래가 상당수 남아 있다는 게 변수다. 계열분리 인가권을 쥐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는 “꼼꼼히 들여다보겠다”며 깐깐한 심사를 예고했다.

15일 LG·LX 등에 따르면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은 보유 중인 LG 지분 7.7% 중 4.2%인 657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하고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 32.32%를 매수했다. 아울러 구본준 회장은 LG 지분 1.5%인 236만주를 LG연암문화재단, LG상록재단, LG복지재단 등 3개 재단에 기부했다. 이에 따라 구 회장이 보유한 LG 지분은 2.04%로 뚝 떨어졌다. ‘동일인 및 동일인 관련자 지분 3% 미만’으로 돼 있는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 요건을 일부 충족시킨 것이다.

지분 정리가 이뤄지면서 계열분리를 위한 핵심 걸림돌은 해결됐지만, 여전히 여러 충족 요건이 남아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LG 계열회사와 LX계열회사 간 임원의 상호겸임이 없고 △양사 간 채무보증이나 자금대차가 없어야 하며 △직전 3년 양사 간 거래와 관련해 부당지원 혐의로 제재를 받은 적이 없는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계열분리를 할 수 있다.

즉, 여전히 양 그룹 간 채무보증, 자금대차, 상호거래 등 정리해야 할 사항이 남아 있는 셈이다. 이중 공정위는 LG와 LX간 상호 거래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3년 내 LG는 계열사 부당지원 및 총수일가 사익편취 문제로 제재를 받은 적은 없다. 하지만,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물류, 건물관리 분야에서 상당한 규모의 내부거래 문제로 공정위가 의심의 눈초리로 감시해 왔다.

내부거래가 많았던 대표적인 회사가 LX판토스다. LX판토스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하이프라자 등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LG 계열사와 내부거래로 1조8029억원의 매출을 일궈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66%에 달하는 규모다. 업계에서는 판토스가 LG에서 LX로 넘어갔지만 LG 계열사와 거래를 이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물류는 기업의 영업비밀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일정부분 내부거래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LG 입장에서는 다른 외국계, 대기업과 거래하기보다는 범 LG가인 LX와 거래를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열분리 신청이 들어오면 자료를 꼼꼼히 들여다볼 것”이라면서 “독립경영을 한다고 해놓고 상호 거래 비중이 계속 높다면 감독기관으로서는 자세히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내년 5월 계열분리를 인가하더라도 3년간 지속적으로 LG와 LX 간 거래 내역을 제출해야 한다. LG와 LX 간 거래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하지만, 웃돈을 주고 거래하는 등 정상거래에 비춰 부당하게 거래가 발생할 때 문제가 생긴다. 앞서 한화케미칼은 총수 방계회사인 한익스프레스에 컨테이너 운송물류를 부당하게 몰아줬다는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부과를 받기도 했다. 만약 LG와 LX간 부당한 거래가 발견되면 공정위는 계열 분리를 취소할 수도 있다. LX로서는 LG계열사 간 거래를 상당 부분 줄여 공정위 감시망을 피해나가야 하지만, LX판토스 상장(IPO)도 검토하고 있어 쉽지 않은 과제다.

자료: 금융감독원 공시 (기준: 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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