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대출은 유지하되 보증금 인상분에 대해서는 전월세전환율 4.0%를 적용해 매달 17만원 정도를 월세로 낼 계획이다. A씨는 “전세대출금리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차라리 반전세로 사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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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 전세대출 잔액은 132조561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5월)말 대비 0.08%(1031억원) 늘어난 데 그친 것이다.
이처럼 전세대출 잔액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최근 급등한 전세대출금리 영향으로 분석된다. 14일 5대 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26~5.47%에 달했다. 지난달 24일(3.32~5.22%)보다도 상단이 0.25%포인트 상승한 수치이자, 2년 전인 2020년 5월 1.93~3.91%와 비교하면 1.5%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이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비용이 4% 수준인데, 전세대출금리가 높게는 5% 중반까지 기록하면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반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 계약 가운데 58%가 월세로 전세(42%)를 압도했다. 1월만 해도 46%에 불과했던 월세 비중이 2~5월 49%→49%→50%→58%로 급격히 변한 것이다.
이처럼 전세 대신 월세를 택하는 차주들이 늘고는 있지만, 동시에 전세대출금리 상승 유탄을 맞는 차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보증금 자체가 늘어나면서 빌려야 할 대출금도 줄어들지 못하고 있어서다. 결국 ‘내집’ 없는 무주택자들은 당분간 월세와 전세의 부담을 동시에 질 수밖에 없게 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세보증금이 우상향하는 경향은 유지되고 있어, 전세대출 잔액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