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배경음악 만드는 시대”…저작권은 어떻게 될까

지니뮤직 서인욱 플랫폼총괄(전무) 인터뷰
지니뮤직, 51억 투자해 AI스타트업 주스 인수
음악 특징 추출해 분석하는 기술 가진 업체
AI프로듀싱, BGM, 악보서비스 등에서 시너지
AI저작권은 숙제…일본은 AI학습데이터는 면책
  • 등록 2022-10-11 오후 4:50:02

    수정 2022-10-11 오후 9:33:5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서인욱 지니뮤직 플랫폼총괄(전무). 사진=지니뮤직 제공


“인공지능(AI)이 편곡하고 BGM(배경음악)을 만들면 다양한 음악 콘텐츠들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K-POP과는 다른 영역이죠.” 서인욱 지니뮤직 플랫폼총괄(전무)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음악 산업에서 AI 창작이 이뤄지면 음악과 이용자를 더 가깝게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주스, 음악 특징을 추출해 분석하는 기술 가진 회사

지니뮤직은 지난달 51억 원을 투자해 AI스타트업 주스의 지분 41.16%를 인수, 1대 주주가 됐다. 주스는 어떤 회사이고, 왜 인수했을까. 그는 “주스를 인수한 이유는 AI기술의 시작점이 ‘청음(聽音)’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음은 음악 교육에서 가락이나 화음을 듣고 리듬, 박자, 조, 음이름 등을 알아내 악보에 옮겨 쓰는 연습이다. 그런데 주스는 ‘씨썸(Cisum)’이라는 화성악교육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청음과 시창을 판별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즉, 사람이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면 오디오 파일에서 AI가 음정, 길이 같은 특징을 추출해 자동으로 점수를 매긴다. 현재 예술중·고, 음대 등 17개 학교에서 씨썸을 쓰고 있다. 서 총괄은 “다른 음악 관련 AI 회사들이 기술에서 시작했다면 주스는 음악교육에서 시작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음악의 특징을 추출해 분석해 내고 다양한 장르로 편곡이 가능하다는 점은 경쟁사들과 다르다”고 힘줘 말했다.

주스의 CEO는 클래식을 전공한 음대 출신이고,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임원도 있다. 사운드분석기술, AI 편곡, 창작 관련 8개의 특허도 갖고 있다.

AI프로듀싱, BGM, 악보서비스 등에서 시너지

지니뮤직은 주스의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AI 프로듀싱을 통한 커버 음악 제작 △AI작곡과 편곡 BGM 판매 △디지털 악보 서비스 등을 구상하고 있다.

서 총괄은 “최근 가수 테이의 리메이크곡이 뜨듯이 음악만큼 생명력이 긴 분야는 없다”면서 “AI 편곡으로 리메이크 음악의 앞단을 처리할 수 있고, 콘텐츠 소비가 많아질 메타버스 내에서 크리에이터를 위한 BGM을 서비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장 AI만으로 인기곡의 리메이크곡을 완성도 높게 만들긴 어렵지만, 오디오 파일에서 음성과 악기들을 분리해내고 특징을 추출하는 기술을 응용하면 AI프로듀싱을 통해 훨씬 저렴하고 다양한 리메이크곡이나 BGM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그는 “누구나 사진을 찍고 영상을 올리는 시대에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AI 편곡툴의 도움을 받아 리메이크곡을 연주하는 세상이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주스의 기술력은 저작권자들의 저작권 보호와 지금은 쪼그라든 악보시장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 총괄은 “유튜브도 원곡을 찾아 권리자에게 광고수익을 주지만 사실 연주를 바꾸면 찾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주스의 음원 특징 추출 및 분석 기술은 역순으로 가면 어떤 게 원곡이고 어떻게 편곡했는지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악보 시장 역시 “노래를 듣다가 연주하고 싶을 때 디지털 악보로 제공하는 등 악보 스트리밍 서비스나 악기별 악보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AI저작권은 숙제…일본은 AI학습데이터는 면책

그런데, AI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작곡을 하거나 작사까지 혼자서 해낼 경우 저작권은 숙제다. 현행 저작권법에서는 저작물의 주체를 인간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스의 AI편곡 기술이 들어가 있지만 사람과 함께 작업한 음원 파일은 지니뮤직이 업무상 저작물에 해당하는 권리(인접권)정도는 가질 수 있다.

서인욱 총괄은 “AI음악 창작기술은 조금씩 조금씩 세상을 바꿔 나갈 것이지만, 결국은 음악 콘텐츠의 풍성함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당장 AI에게 저작권을 주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AI 편곡툴 같은 게 활성화돼 크리에이터들의 창작도구로 사용된다면 전향적으로 저작권 법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AI 창작은 AI가 작곡하기 위해 사용하는 학습용 데이터에 대한 저작권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현재 AI작곡을 위해 학습용 데이터를 쓰려할 때도 저작권자들의 허락을 전부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AI학습데이터에 대해선 면책조항을 도입했다. 우리 정부도 국가데이터정책위원회를 통해 개선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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