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리운전,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카카오·쏘카·SKT 긴장

중소기업단체, 5월 말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
지정여부 결정하는데 1년 이상 걸려
플랫폼 독과점과 이용자 편의, 대리기사 처우 이슈화
모빌리티 최대 매출원 대리운전..티맵 안심대리도 30일 출격
  • 등록 2021-06-22 오후 5:27:05

    수정 2021-06-22 오후 9:06:58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3조 원 규모의 대리운전 시장을 두고 IT 기업들의 참전이 잇따르는 가운데, 중소기업 단체가 동반성장위원회에 대리운전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대리운전 시장에는 3000개가 넘는 중소기업들이 ‘1577 대리운전’ 같은 전화 콜 기반으로 활동 중인데, 카카오(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VCNC)에 이어 SK텔레콤(티맵모빌리티)도 오는 30일 ‘T맵’ 앱 리뉴얼을 통해 진출한다. ‘티맵 안심 대리’다. T맵의 이용자 기반이 3000만명을 돌파해 대리운전 시장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중소기업들이 IT기업들의 사업 확장을 제한해 달라고 요구하자 카카오·쏘카·SK텔레콤이 긴장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마스(MaaS·서비스형 모빌리티)’를 준비하지만, 당장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분야는 대리운전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택시 호출은 아직 돈이 안 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5월 말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플랫폼 독과점·대리기사 처우 이슈화


동반성장위원회 관계자는 22일 “5월 말 대리운전총연합회에서 대리운전업에 대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이 이뤄져 대기업, 중소기업 간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 아직 대기업에 사유나 의견 수렴을 진행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동반위는 이달 중순 공문을 보내 중소단체의 대리운전업에 대한 적합업종 신청 사실 정도를 카카오모빌리티, 쏘카, 티맵모빌리티(SK텔레콤 자회사)에 알렸다.

대리운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여부는 1년 이상 걸린다. 동반위에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이 들어오면 동반위는 1년 동안 대·중소기업 자율 합의를 중재하고,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조정제도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주로 하는 유선콜과 IT기업 플랫폼 방식 등에 대한 실태조사와 이해관계자들 의견 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1년 이상 시간이 있어 카카오모빌리티·쏘카·티맵모빌리티는 당장 사업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건 아닌 셈이다.

하지만, 업계는 ‘대리운전 중소기업지정 논란’이 △플랫폼 독과점과 이용자 편의성 확대 문제 △대리 기사 처우 개선 문제 같은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 이슈를 건드릴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리뉴얼 하는 ‘T맵’. ‘티맵 안심대리’ 메뉴가 추가된다. 대리운전 서비스는 30일부터 시작된다. T맵의 이용자 기반이 3000만명을 돌파해 대리운전 시장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도 못 뚫은 대리운전…티맵 대리·타다 대리가 뚫을까


대리운전 시장은 카카오가 ‘카카오 T 대리’라는 이름으로 2016년 6월 진출했지만, 시장 점유율은 19% 정도 밖에 안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톡 기반의 편의성과 효율적인 IT 기반 설비를 갖췄지만 전화 콜 업체들의 점유율이 훨씬 많다.

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은 대리운전 시장의 특성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대리운전 시장은 포화 시장인데다 하루에 10콜이든 1000콜이든 출발지가 다 틀려서 전국에 대리 기사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 특성이 있다”면서 “그래서 대리기사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로 전국에 산재한 전화 콜 기반의 3000여개 중소 대리운전 업체들은 기사도, 콜도 공유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모빌리티 최대 매출원 대리운전

그런데 왜 모빌리티 기업들은 대리운전 시장에 주목할까. 운전자로부터 받는 15~20%에 달하는 수수료 때문이다. 전화 콜 업체들과 ‘카카오 T대리’는 20%를 받고 있고 후발 주자인 ‘타다 대리’는 15%로 낮췄다. 오는 30일부터 운행을 시작하는 ‘티맵 안심 대리’는 프로모션 기간 중 수수료를 기사들에게 환불하지만 수수료는 시장 가격(20%)에 맞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카카오모빌리티와 티맵모빌리티는 보험료를 받지 않는다. 쏘카는 콜당 1000원을 보험료로 받는다.

대리기사들은 대리운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청을 어찌 볼까. 김 회장은 “카카오가 대리운전에 들어올 때 중소기업들이 반대했지만 우리는 찬성했다”면서 “하지만 거대 플랫폼이 들어왔다고 달라진 게 없었다. 그보다는 표준약관과 표준계약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빌리티 업계는 대리운전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반대한다. 플랫폼 기반 대리운전 서비스가 소비자에게 더 편하기 때문이다. 다만, 대리운전 기사와 상생해야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알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출근비 명목으로 월 14만 원 정도를 받는 전화 콜 기업들보다 모빌리티 기업들이 대리 기사들에게 낫다고 생각하나 부족한 부분도 있다”며 “대리운전 시장의 성패는 대리기사 끌어안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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