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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21일 오전 ‘주요 입법현안에 대한 의견’을 담은 상의리포트를 국회에 제출하고 오후에 급히 기자들을 모았다. 그는 “여야 가리지 않고 기업에 부담되는 법안을 추진한다고 하니 기업들로선 사면초가”라며 입을 열었다. 박 회장은 “경제가 정치의 도구로 쓰인다는 생각을 할 때면 답답해진다”며 한숨 쉬었다. 그는 “대안을 놓고 토론하고 옳은 길을 찾아야 하는데 미리 찬성과 반대 목소리만 커지면 논의하기 주저되는 것”이라며 “지금은 정치권에서 ‘하겠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 방법과 절차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시장 자유만 보장할 수 없다는 정치가 있고, 최대한도로 보장해야 한다는 정치가 있다. 그럼 그 사이에서 적절히 선택하고 균형을 찾는 것이 정치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안에 대해 기업들이 불편해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법 이전에 규정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규정으로 해야 하는데 지금은 정치권이 일사천리로 가고 있어서 걱정된다”고 했다.
이는 박 회장뿐만 아니라 경제단체장들이 줄줄이 국회에 찾아가 호소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앞서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이 지난 15일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찾아간 데 이어 박용만 회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차례로 국회를 찾는다. 박용만 회장은 22일에 방문할 예정이고, 손경식 회장은 23일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경제계가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기업이 다르고, 중소기업이 다르고, 지배구조도 기업마다 달라 입장이 다르다”며 “한쪽으로 기울어서 법을 만들면 한쪽으로 기울기 때문에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방법을 찾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