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대통령 빠진 개헌론 불씨 살려

의장·여야 잠룡, 최순실 게이트로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 드러나
범국민개헌특위 국회 개헌특위 제안, 여당 개헌특위 설치 협의
야당 대통령 빠져야, 레임덕 빠진 대통령 개헌안 마련 어려울 듯
  • 등록 2016-10-27 오후 3:59:20

    수정 2016-10-27 오후 4:04:56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개헌론이 다시 부상했다. 여야 대권주자들과 정세균 국회의장은 27일 개헌 토론회에 모여 한 목소리로 권력분산 개헌을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시정연설에서 제기했던 개헌 불씨가 되살아날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의 대표적 개헌파인 정 의장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가미래연구원과 경제개혁연구소, 경제개혁연대 공동 주최 ‘국가운영체제와 개헌’ 토론회에 참석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여실히 드러났다며 개헌론에 힘을 실었다.

정 의장은 축사를 통해 “작금의 상황은 오히려 개헌이 왜 필요한지를 반증해주고 있다”며 “견제받지 않은 권력,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력이 가진 한계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권력이 주도하는 개헌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하는 상향식 개헌이 돼야 한다. 국민 의견을 모으는 것은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의 역할”이라며 “개헌이라는 국가적 과제가 특정권력이나 특정정파 이해에 의해 추동돼선 안될 것”이라고 했다. 임기 내 개헌완수를 위해 정부에 조직을 설치해 개헌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한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선을 그은 것으로, 개헌주체는 대통령이 아닌 국회라는 것을 분명히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종인 전 대표도 축사에서 “최근 발생한 엄청난 사태는 과연 제왕적 대통령 책임제가 아니면 가능했겠느냐”며 “우리나라 정치체제가 지금 같은 형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형편에 도달했다”고 개헌 당위성을 강조했다.

여야 잠룡으로 꼽히는 김무성 전 대표와 김부겸 의원은 한 목소리로 개헌 추진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김 전 대표는 “개헌으로 국회 의사결정 구조가 바뀌고 정치권이 극한대립에서 벗어나면 민생을 위한 정책 구조가 훨씬 신속하고 효율적이 될 것”이라며 “범국민개헌특위를 구성해서 정치와 별개 사안으로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도 “대한민국을 리셋해야 한다. 혁명에 버금가는 대대적인 개헌을 할 용기 없이 이 시기를 그대로 넘어간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개헌의 주체는 국회가 될 수밖에 없고 국회가 개헌특위를 빨리 만들어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도 대권주자들과 개헌파들의 개헌 불씨 살리기에 화답하고 나섰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건(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은 개헌의 걸림돌이 아니라 개헌의 기폭제가 돼야 한다”며 “대통령에 집중된 시스템을 분산할 수 있는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내야 한다. 야당과 개헌 특위설치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진상규명과는 별개로 개헌 논의에 착수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야당의 반응이 문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개헌 논의에는 공감하면서도 대통령이 참여하는 개헌에는 부정적이다. 다만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지면서 현실적으로 대통령이 개헌안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역설적으로 최순실 게이트가 야당의 의구심을 없애주는 순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가 이미 개헌특위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던 만큼, 조만간 개헌특위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으로 대통령의 힘이 빠져 개헌논의가 더 활발히 이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의원 등이 2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가운영체제와 개헌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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