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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코스피 2600까지 터치”…美 물가·삼전·수출 기대감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번 달에 코스피가 최대 2600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의 물가 둔화, 삼성전자(005930) 반등 기대감, 수출 리스크 감소 흐름, 중국 경기회복 전망이 맞물린 예측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일 ‘4월 전략: 한 단계 더 오른다’ 리포트에서 “4월부터는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며 “4월 코스피 밴드로 2400~2600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지수가 천천히 올라가는 과정에서 대형주도 같이 움직일 전망”이라는 관측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노진환 기자)주가 상승을 전망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로는 미국 물가 둔화다. 지난달 31일 밤 발표된 미국의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 전월 대비 0.3% 올랐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0.4%)를 밑돈 것이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4.6% 상승했다. 이 역시 전월 4.7%보다 낮았다. PCE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장 주목하는 물가 지표다. 미국 전역 물가를 보여주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달리 도시 거주자의 지출 항목을 반영해, 실제 체감 물가를 잘 보여주는 지표여서다. 특히 우려됐던 근원 PCE가 전월보다 낮아져, 물가 둔화 흐름을 보여줬다. 관련해 김 팀장은 “연준의 긴축 행보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 인상을 끝으로 종료될 것”이라며 “3월 은행 유동성 위기로 시장 불안을 조장한 긴축 가속화는 실행될 확률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은행이 망할 수 있다는 공포심리 확산” 여파다. 두번째로는 기업 실적 기대감이다. 김 팀장은 “4월부터 한국 증시에선 이익이 바닥을 찍고 오를 것이란 전망이 강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되면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는 더욱 확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올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아울러 김 팀장은 “2분기 실적에 대한 낙관론도 최근 형성되고 있다”며 “수출 경기가 1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관세청의 ‘3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6개월째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13개월째 적자이지만, 개선 흐름을 보였다. 수출 규모는 6개월 만에 550억달러대를 회복했고 무역수지 적자폭(46억2000만달러)은 줄었다. 셋째로는 중국 경기 회복세다. 중국은 지난달 양회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 목표치를 ‘5% 내외’로 설정했다. 중국의 지난달 관방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9로 예상치(51.6)보다 높았다. 김 팀장은 “중국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매진한다면 분명 상반기 중에 대출우대금리(LPR), 중기유동성지원창구 금리(MLF)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둘 것”이라며 “이럴 경우 중국 내 신용 환경이 자극 받으면서 신흥국 증시 전반에 투자 우호적인 환경이 도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반도체, 하드웨어, 디스플레이 등 IT 분야 △플랫폼, 게임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제약 산업 관련주를 추천했다. 그는 “반도체 실적 관련해 부정적인 뉴스 일색이나 향후 업황 반등 기대, 정부 정책 지원, 풍부한 유동성, 업계 탑 티어 위상을 감안하면 상승세를 더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한국투자증권)(자료=한국투자증권)
- 4%대 내려온 물가, 3월에도 둔화세 유지할까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지난 2월 마침내 4%대로 진입한 물가 상승률이 3월에도 둔화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 기조로 경기 부양 시점을 저울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통계청은 4일 ‘2023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2020년=100)로 1년 전보다 4.8% 오르며 지난해 4월(4.8%) 이후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왔다. 이런 흐름이 3월도 이어진다면 전반적인 물가 흐름이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게 된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상승폭은 둔화해왔으나 올 1월까지 꾸준히 5%대를 유지했다. 작년 11월과 12월에는 5.0%로 내려왔으나 에너지 요금 인상 여파가 겨울철 가시화되면서 연초 5.2%로 다시 상승한 바 있다.정부는 3월에도 소비자 물가 둔화 흐름은 지속된다고 보고 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31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2월 소비자 물가상승률(4.8%)은 작년 4월 이후 10개월 만에 4%대에 진입했으며, 3월에도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배추, 소고기 등 농·축산물 가격도 생산량 및 재고 증가 등으로 대체로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한국은행은 3월 물가가 4.5%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9일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3월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석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앞으로 물가가 더 내려갈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한다. 국민의힘에서는 강대식·이인선·김희곤·장동혁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윤관석·신정훈·정일영·이장섭·윤영찬·양이원영 의원이 질의할 예정이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다음은 기재부, 통계청, 국세청,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세재정연구원(KIPF) 주간 주요 일정 및 보도 계획이다.◇주간 주요 일정△3일(월)09:30 무디스 연례협의단 예방(장관, 비공개)△4일(화)09:30 On세상 시즌2: 온통 Live 국정과제 (1차관, 비공개)10:00 국무회의(장관, 용산청사)14:00 대정부(경제분야) 질문(장관, 국회)17:00 공공기관운영위원회(2차관, 서울청사)△5일(수)08:00 대외경제장관회의(장관, 서울청사)10:00 첨단전략산업 특별위원회(1차관, 국회)16:00 ADB 총회 홍보대사 위촉식(장관, 비공개)△6일(목)07:30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장관, 서울청사)09:00 부산 EXPO 유치 현장실사 기조발언(2차관, 비공개)10:00 인구위기 특별위원회(1차관, 국회)13:30 수출기업 간담회 및 현장방문(울산)(2차관, 비공개)△7일(금)08:00 비상경제차관회의(1차관, 서울청사)08:30 반도체 현장방문(장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10:40 지역발전 관련 강연 및 현장방문(경북)(2차관, 비공개)14:00 중국 전문가 간담회(장관·1차관, 비공개)◇주간 보도 계획△3일(월)12:00 2023년 2월 온라인쇼핑동향12:00 ’23년 주요 경제정책을 유튜브로 듣다16:00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23년 한국 연례협의 실시△4일(화)08:00 2023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09:00 2023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09:00 아시아개발은행(ADB), 2023년 아시아경제전망 빌표10:00 2022회계연도 국가결산 국무회의 심의·의결12:00 KDI 북한경제리뷰(2023. 3)17:30 2022년 공공기간 통합공시 점검결과 및 후속조치△5일(수)08:00 제232차 대외경제장관회의 개최16:30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홍보대사 위촉△6일(목)07:30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 개최14:00 통계청, 디지털역량강화 특강 실시16:00 주한 아시아개발은행(ADB) 회원국 대사 초청 간담회16:00 2차관, 수출 중소기업 관련 현장방문△7일(금)08:30 제21차 비상경제차관회의 개최10:00 추경호 부총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현장방문11:00 「용사의 집」 재건립 준공식 개최△8일(토)-△9일(일)12:00 KDI 경제동향(2023. 4)
- ‘은행으로 뛰어라’…위기를 예고한 노벨상의 '선견지명'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도대체 언제 문 여는 거야…”사람들이 초조하게 시계를 쳐다본다. 개점시간이 한참 남았지만, 은행 앞에 모여든 구름 인파는 한시라도 빨리 들어가려 발을 동동 구른다. ‘일단 사기만 하면 되팔아서 웃돈을 두둑이 챙길 수 있는 뭐라도 나왔나?’ 싶을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은행 앞이다. 개점 시간에 맞춰 은행 문이 열리자마자 입구로 몰려든 이들은 은행 창구를 향해 소리친다. “내 돈 내놔!”요즘에야 컴퓨터로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예금 인출이 가능하다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은 국내에도 있었다. 지난 2011년 2월 17일 부산 해운대구 부산2저축은행에 예금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으로 뛰는 이유를 아시나요은행에서 단기간에 예금에 대한 대량의 인출요구가 일어나는 사태를 말하는 ‘뱅크런’(Bank-run)은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요즘에야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예금 인출이 가능하지만,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이런 상황은 국내에도 있었다.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11년 2월 17일, 부산2저축은행 해운대 지점에는 수백 명의 고객이 들이닥쳤다. 미쳐 지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고객들이 은행 입구를 빼곡히 막아섰다. 당시 부산저축은행그룹 관계사인 부산·대전저축은행 영업정지 소식에 놀라 달려온 예금자들이었다. 정부가 원금을 보장하는 5000만원 이하 예금자까지 인출 요구가 쏟아지면서 대기표 1000장이 순식간에 동났다.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시작된 뱅크런은 정상영업을 하던 90여개 저축은행으로 번져나갔다. 그 결과 2010년 말 76조원에 달했던 예금은 2012년 32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추산하기로만 10만명 넘는 피해자가 발생한 전무후무한 국내 뱅크런 사례였다. 이른바 ‘자본시장의 경고등’으로 불리는 뱅크런 사태가 최근 미국을 넘어 유럽으로 번지고 있다. 유망 기업에 대출을 일으켜주고 이들 기업의 투자금을 예치하는 특수목적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가 파산하면서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규모가 1754억 달러(230조원)에 달하던 SVB가 하루아침에 고꾸라진 이유는 뱅크런 때문이었다. 위기를 감지한 예금주(대부분 스타트업)들이 투자금을 일제히 찾았고, 한꺼번에 몰린 예금 인출을 내어줄 여력이 없던 SVB는 결국 파산이라는 결론을 맺었다.미국 외신 보도에 따르면 SVB 파산 직전 이틀간 고객들이 빼 가려 한 예금 규모는 약 185조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VB 전체 예치금의 81%를 이틀 만에 내어줬어야 했다는 얘기다. SVB 은행 전경 (사진=AFP)◇ 뱅크런은 또 다른 뱅크런을 낳고최근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미국 외신 보도에 따르면 SVB 파산 직전 이틀간 고객들이 빼 가려 한 예금 규모는 약 185조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클 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부의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있었던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기존에 알려진 인출액 420억 달러(약 54조6천억원)에 더해 파산 당일 1000억 달러(약 130조원) 규모의 인출 시도가 추가로 있었다고 밝혔다. SVB 전체 예치금의 81%를 이틀 만에 내어줬어야 했다는 얘기다. SVB 사태 초기만 해도 미 금융당국은 공적자금을 투입해서라도 SVB 사태를 막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SVB발(發) 중소형 은행 연쇄 파산 우려가 커지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은행들이 파산해도 공적자금을 투입할 것이냐는 지적을 외면하면서 “전체 금융위기로 퍼질 가능성은 적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와중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기반 중소은행인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셰어스(퍼스트 시티즌스)가 SVB를 인수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약 720억 달러(93조7000억원) 규모의 SVB 자산을 165억 달러(21조5000억원) 할인된 금액에 인수하기로 했다. 다만 약 900억 달러(약 117조원) 규모의 증권과 여타 자산은 FDIC(연방예금보험공사) 법정관리 대상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약 23% 수준의 대대적인 할인에다 인수에 적잖은 부담을 동반하는 증권 자산은 남겨두는 제안이 인수로 이어졌다. 스위스도 SVB 후폭풍을 거세게 맞았다. 세계 7위 규모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의 지난해 보고서에 적혀 있던 ‘중대한 결함’이라는 문구에 회사가 휘청였다. 다행인지 아닌지 UBS가 CS를 인수하며 파산 우려는 또 한번 일단락됐다. 큰 위기를 막아 안도할 수도 있지만, 안도의 대가를 뜯어보면 생각해볼 여지가 없진 않다. 피인수 직전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육박하던 CS가 4조원 남짓한 가격에 UBS로 넘어갔다는 점이 그렇고, 스위스 당국이 유동성 공급 목적으로 최대 90억 스위스프랑(약 12조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점이 그렇다. 미국이나 스위스나 은행 파산 리스크를 막기 위해 전에 없던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반대로 SVB와 CS를 인수한 원매자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득 되는 장사를 했다. ‘우리 요구조건 안 들어주면 인수안 해’를 몇 번 시전 하니 꿈도 못 꿀 혜택을 추가로 얻어내서다. UBS만 하더라도 시가총액 대비 60% 가까운 디스카운트에다 13조원 가까운 정부지원 유동성을 약속받았다. 오랜 기간 스위스 자본시장 내 라이벌로 꼽히던 UBS와 CS를 떠올려 본다면 UBS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비즈니스를 했다. 202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벨위원회의 선견지명을 들춰보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뱅크런과 은행 연쇄 파산을 보면서 문득 지난해 10월 스웨덴에서 있었던 결정이 생각났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그해 10월 10일 벤 버냉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과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 필립 디비그 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교수 등 3명을 2022년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 이유를 보면 지금의 상황이 묘하게 오버랩된다. 노벨위원회는 “은행과 금융위기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선정했다”며 “1980년대 초 이들의 연구가 우리 경제에서 은행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줬고, 특히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은행의 줄도산을 막는 게 왜 중요한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때 미 연준의 수장이자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던 버냉키 선임연구원 얘기를 좀 더 해보자. 그는 지난 1983년 발표한 논문에서 1930년대 뱅크런이 은행 파산을 초래해 대공황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이론적으로 제시했다. 버냉키 이론의 핵심은 ‘뱅크런은 위기의 원인이 아니라 위기가 촉발한 현상’이라는 점이다. 뱅크런으로 금융 위기가 시작된 게 아니라, 이미 시장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후에 나오는 하나의 현상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노벨위원회가 머지 않아 글로벌 자본시장에 일어날 일을 예견이라도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상은 돌고 돈다지만, 뱅크런 이론 적립과 연구로 노벨상을 수여한 지 5개월 만에 뱅크런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은 생각해 볼 여지가 적잖다. 더욱이 뱅크런이 금융위기의 시작이 아닌 악화의 산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한편으로는 노벨 경제학상으로 시장에 간접적인 경고를 했지만,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자본시장의 아둔함을 목격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하다. 어쩌면 이 사태에 직면한 금융당국 관계자 책상 어딘가에는 이들 경제학상 수상자들의 논문이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갑자기 7개월 후 받게 될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누구일까 궁금해졌다. 올해 노벨위원회가 제시하는 선견지명을 무심코 지나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봄의 문턱 어느 날이다.
- 수출 6개월째 내리막…중국발 부진 심화(종합)
- [이데일리 김형욱 강신우 기자] 한국 수출이 6개월째 내리막을 걸었다. 3월 들어 최대 수출 상대국인 대(對)중국 부진이 더 두드러졌다. 최대 수출상품인 반도체도 부진했다. 그러나 원유·가스 등 국제 주요 에너지가격이 내리며 무역수지 적자 폭은 완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산업통상자원부·관세청은 지난 3월 수출액이 551억2000만달러(약 72조원·통관기준 잠정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 감소했다고 1일 밝혔다. 전년대비 조업일수가 하루 많았던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 감소율은 17.2%다.◇대중국 수출 10개월째 마이너스6개월 연속 감소다. 한국은 지난해 6월 이후 수출액 전년대비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떨어지더니 같은 해 10월부터 전년대비 감소세로 전환하며 ‘수출 마이너스’를 이어오고 있다.3월 들어 대중국 수출 부진이 더 두드러졌다. 104억2000만달러로 33.4% 줄었다. 한국 대중국 수출액은 10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특히 전년대비 감소율이 이달 들어 30%대까지 내렸다. 중국 자체가 수출 부진과 내수 소비 침체로 작년 말 코로나 봉쇄 여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한국의 대중국 수출도 덩달아 부진한 모습이다. 중국 경제 영향권에 있는 대아세안 수출액(96억2000만달러)과 대일본 수출액(24억4000만달러)도 각각 21.0%, 12.0% 줄었다.2대 수출국인 대미국 수출액(97억9000만달러)는 1.6% 증가했다. 또 그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대중동(18억4000만달러), 대독립국가연합(CIS·12억6000만달러) 수출액은 각각 21.6%, 86.9% 늘며 전체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를 비롯한 거의 모든 품목의 수출이 줄었다. 반도체(86억달러)는 34.5% 감소했다. 한국 주력 제품인 메모리반도체는 수요 감소 여파로 국제시세(D램 고정가)가 올 1~3월 기준 1.81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3.41의 53%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다.다만, 전월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대비 절반 수준(-42.5%)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율 자체는 줄었다. 액수 역시 60억달러 수준에 그쳤던 1~2월과 비교하면 상당 폭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올 3분기부터 세계 D램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가격 상승을 전망했다.석유제품(46억달러)이나 석유화학(40억9000만달러), 일반기계(48억달러), 철강제품(31억4000만달러), 차부품(20억6000만달러), 디스플레이(12억2000만달러), 선박(11억4000만달러), 무선통신기기(10억6000만달러), 바이오헬스(11억7000만달러) 등 거의 모든 주요 수출품목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디스플레이(-41.6%)와 무선통신기기(-42.3%)의 감소 폭이 컸다.다만, 자동차 수출액(65억2000만달러)은 전년대비 64.2% 증가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자동차는 미국을 비롯한 거의 전 지역에서 수출 호조를 보였다.(사진=이미지투데이)◇에너지값 안정에 무역적자는 완화같은 기간 수입액은 597억5000만달러로 6.4% 줄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46억2000만달러 적자였다. 13개월째 무역적자를 이어갔지만 적자 폭은 2개월 연속 줄었다.국제 에너지값의 안정화 여파다. 3월 원유 수입액은 79억5000만달러로 6.1% 내렸다. 천연가스 수입액(42억7000만달러)로 25.0% 내렸다. 석탄 수입액(22억6000만달러)은 6.2% 늘었으나 3대 에너지원 수입액 총합은 145억달러로 11.1% 줄었다. 재작년 말 시작된 국제 에너지 위기가 한풀 꺾이고 있는 것이다. 단, 2013~2023년 3월 3대 에너지원 수입액 평균이 96억달러였다는 걸 고려하면 여전히 평년대비로는 1.5배 높은 수준이다.정부는 장기화하고 있는 수출 마이너스와 무역적자 상황을 끊어내기 위해 수출 지원정책과 함께 에너지 효율개선과 절약문화 정착에 힘 쏟는다는 계획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정부의 모든 지원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에너지 효율개선과 절약문화 정착을 통한 무역적자 개선 노력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이 장관은 여기에 더해 전기·가스요금 인상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부는 2분기 전기·가스요금 상향 조정을 추진했으나 전날 당정협의 후 결정을 잠정 연기했다. 그는 “무역적자 개선을 위해선 수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수입관리와 이를 위한 에너지 고효율 구조 전환이 절실하다”며 “에너지 요금 현실화가 지연될 경우 구조 전환이 늦어지고 에너지 수입 증가에 따른 무역수지 부담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3번째)이 지난 3월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기·가스 요금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용일의 상속톡] 며느리·손자가 증여받은 경우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되는지
- [김용일 법무법인 현 부동산전문·상속전문변호사] 망인이 특정 상속인 또는 제3자에게 생전에 증여 또는 유증(유언에 의한 증여)을 한 결과, 정작 상속인이 상속받을 재산이 없거나 상속분에 부족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 그 상속인은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자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하여 자신의 유류분 부족액을 받을 수 있는데, 이번 시간에는 망인이 자신의 며느리, 사위, 손자, 손녀 등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증여한 경우의 유류분반환 법리에 대해 정리해 보겠다.◇ 상속인이 아닌 제3자가 증여받은 경우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되는지예를 들어 아버지 A가 사망 당시 상속인인 자식 B와 C가 있었는데, A가 사망하기 5년 전에 B의 배우자(D)와 아들(E)에게 자신의 전 재산인 부동산을 증여한 경우를 생각해 보겠다. 망인인 A를 기준으로 하면, 자식인 B와 C는 법정상속인이 되고, D와 E는 며느리와 손자로서 상속인은 아니게 된다.망인이 자신의 전재산을 D와 E에게 증여했으므로, 망인이 사망후 자식인 C는 물려받을 상속재산이 없다. 이런 경우 C는 망인의 재산을 증여받았던 D와 E를 상대로 유류분반환청구를 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문제는 D와 E는 망인의 상속인이 아니라 제3자라서, 이들이 망인이 사망하기 5년전에 받았던 재산이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되는지가 문제된다.민법과 판례에 의하면, 증여받은 자가 상속인인 경우는 증여 받은때가 언제인지에 관계없이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되지만, 증여받은 자가 상속인이 아니라 제3자인 경우는 원칙적으로 망인이 사망한 때를 기준으로 1년 내에 행해진 증여만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민법 제1114조, 대법원 95다17885 판결). 예를들어, 위 사례에서 망인이 살아생전에 자신의 재산을 자신의 자식이자 상속인인 B 또는 C 중 일방에게만 증여했다고 가정할 경우, 그 증여를 20년 전에 했더라도, 상속인에게 했던 증여는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되므로, 증여를 받지 못한 다른 자식은 증여를 받았던 자식을 상대로 망인이 사망하고 나서 1년 이내라면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할 수 있다.그러나, 위 사례처럼 망인이 자신의 자식이자 상속인인 B와 C에게 증여한 것이 아니라 B의 가족인 D와 E에게 증여한 것으로서 이들은 상속인이 아니라 제3자이고, 그 증여의 시기를 보면 A가 사망하기 5년전에 한 것이므로, 며느리와 손자는 유류분반환을 당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 며느리, 사위, 손자, 손녀가 증여받은 경우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되는지그러나, 위 법리를 무조건 적용하면 불합리한 결론이 되는 경우가 있다. 망인이 D와 E에게 증여를 했을 때, 이들이 비록 상속인이 아닌 제3자라고는 하지만, 이들은 상속인인 B의 가족으로서 B와 경제적 공동체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B의 배우자에게 증여한 경우 부부는 사실상 경제공동체인 경우가 많고, 손자에게 증여한 경우에도 손자가 아직 미성년자인 경우는 사실상 자식에게 증여를 한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그리고, 이런 경우에도 이들이 형식상 제3자라는 이유로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안된다고 하면, 제3자는 원칙적으로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아니라는 유류분 법리를 악용하여, 자신이 증여한 재산에 대해 자신의 사후에 유류분반환이 되는 것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따라서, 이러한 불합리한 결론을 방지하기 위한 법리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민법은 특칙을 두어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 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를 한 때에는 1년 전에 증여한 것도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된다.”고 규정하였다(민법 제1114조).나아가 대법원은 “증여 또는 유증의 경위, 증여나 유증된 물건의 가치, 성질, 수증자와 관계된 상속인이 실제 받은 이익 등을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피상속인으로부터 상속인에게 직접 증여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 등에게 이루어진 증여나 유증도 특별수익으로서 이를 고려할 수 있다(대법원 2006스 3, 4 결정).”고 하여, 상속인이 아니라 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 등이 증여를 받은 경우에도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들에 대한 증여가 실제로는 상속인에 대한 증여와 같게 볼 수 있다면,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를 하였다.실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에서는 위와 같이 망인이 생전에 상속인이 아니라 상속인의 가족들에게 증여한 경우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되는지가 쟁점이 되어 많이 다투어 지는데, 최근 경향을 보면, 상속인의 가족이 증여받은 경우에는 이들의 증여시기가 망인이 사망하기 오래전에 되었던 것이라도, 이들을 상속인과 동일시하여 증여의 시기에 관계없이 유류분반환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하는 판례가 많다(서울고등법원 2019나2048845 판결, 서울고등법원 2020나2045590 판결 등). 망인이 제3자에게 생전에 증여를 한다고 했을 때, 증여를 받은 제3자가 기부단체 등 망인과 가족관계가 아닌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제3자가 망인의 며느리, 손자 등 가족관계인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망인과 가족관계도 아닌 완전한 제3자에게 증여했던 경우에는, 나중에 시간이 많이 흐른후에 유류분법리에 따라 반환하라고 하면 그 제3자에게 예측치 못한 손해를 줄 수 있고 거래안전을 해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는 원칙적으로 망인이 사망한때를 기준으로 1년 이내에 했던 증여만 유류분반환의 대상으로 하지만, 그렇지 않고 제3자가 망인과 가족관계에 있던 경우는 위와 같은 염려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점도 그 근거로 보인다.△김용일 변호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졸업- 사법연수원 34기(사법고시 2002년 합격)- 법무법인 현 파트너 변호사- 법무법인 현 부동산/상속팀 팀장-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부동산전문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공식 인증 상속전문변호사
- 야구장에서 진가가 드러나는 ‘데이터’의 힘[씬(scene)나는 경제]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영화 속 장면 곳곳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담겨있습니다. 씬(Scene)을 통해 보이는 경제·금융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스포일러 주의: 영화의 줄거리와 결말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갖은 고생 끝에 선수들을 집합한 빌리 빈. 결국 20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다. (사진=한국 소니픽쳐스 릴리징 브에나비스타 영화)명문 구단 보스턴 레드삭스의 제안을 뿌리치고 다시 자리로 돌아온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단장 빌리 빈(브래드 피트). 동료 피터 브랜드(조나 힐)과 분석실에서 하나의 영상을 봅니다.130kg 거구여서 2루까지 뛰지도 못하는 한 타자가 타구를 치고 2루까지 달려가다 넘어집니다. 아웃당하지 않으려고 기어서 1루로 돌아오려는 그를 보며 모두가 웃습니다. 알고 보니 그의 타구는 펜스를 넘어갔기 때문이죠.홈런을 친 사실을 뒤늦게 알고 그라운드를 뛰는 그를 보면서 빌리는 흐뭇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어떻게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How can you not get romantic about baseball?)”◇슈퍼스타 놓친 오클랜드, 20연승 신화 쓰다브래드 피트가 주연을 맡은 영화 ‘머니볼’은 미국 메이저리그의 판도를 바꾼 오클랜드 구단의 역사적인 2002년 한해를 다뤘습니다. 실화를 다룬 영화로 빌리를 비롯해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이 실존 인물입니다.당시 재정난을 겪던 오클랜드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제이슨 지암비, 조니 데이먼, 제이슨 이스링하우젠 같은 유명 선수들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고민에 빠집니다.구단주는 빌리에게 “우린 가난한 구단이고 자넨 가난한 단장”이라며 적당히 가격에 맞춰 선수를 뽑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자고 다독입니다. 750만달러로 합의했던 조니 데이먼이 775만달러를 부른 보스턴으로 간다고 하지만 잡을 수도 없습니다. 그가 제시한 800만달러를 맞출 수 없었기 때문이죠.빌리 빈은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를 데려와 머니볼을 도입합니다. 머니볼이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추구하는 경제학의 원칙을 야구 경영에 적용한 이론입니다. 단순히 이름값에 기대지 않고 통계와 데이터에 근거해 선수들을 뽑는 시도에 나선 것입니다.빌리 빈과 피터 브랜드는 당시로선 생소한 개념인 ‘머니볼’ 이론을 적용해 야구계에 파란을 일으킨다. (사진=한국 소니픽쳐스 릴리징 브에나비스타 영화)지금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모든 구단이 데이터 야구를 표방하지만 이때는 생소한 개념이었습니다. 오클랜드만 해도 스카우터들이 선수를 뽑을 때 “여자친구가 미인이 아닌 것을 보니 자신값이 없는 선수”라든지 “공이 배트에 잘 맞기만 하면 잘할 것”이라는 말만 늘어 놓습니다.퇴물 취급을 받지만 타율보다 출루율이 1할 높은 포수 스콧 해티버그(크리스 프랫), 뉴욕 양키스에서 강타자로 활약하던 베테랑 타자 데이비드 저스티스(스티븐 비숍) 등을 데려온 빌리는 주변의 반대를 이겨내고 20연승 이라는 신화를 써냅니다.요즘에는 스포츠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들 볼 수 있는 감동 스토리이긴 합니다. 다만 야구 경기 자체를 극적으로 연출하기보다는(물론 20연승에서 대타 끝내기 홈런이라는 극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야구장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묘사해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브래드 피트의 연기가 인상 깊었습니다.영화를 연출한 베넷 밀러 감독은 2011년 머니볼 이후 2014년 레슬링을 다룬 ‘폭스캐쳐’를 연출하면서 스포츠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합니다.◇야구뿐 아니라 어디서도 통용되는 ‘머니볼’앞서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을 기록에 의존하는 ‘데이터 야구’는 점점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과거 타자는 홈런·타점·타율, 투수는 승수·방어율·탈삼진 등이 최고 덕목이었다면 이제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등은 물론 OPS(출루율+장타율),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인플레이타구비율(BABIP), 땅볼/뜬공 비율 등으로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투수와 타자가 대결할 때도 이러한 수많은 기록들이 쌓여 공략법을 들고 나와 상대하게 됩니다.데이터 야구의 원천은 바로 데이터입니다. 예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자잘한 기록들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분석 기법까지 발전한 덕입니다. 야구에서 데이터를 갖고 머니볼처럼 ‘가성비’ 게임을 펼칠 수 있는 이유입니다.생각에 잠겨 있는 빌리 빈. 보스턴 제안을 거절한 그는 지금도 오클랜드의 단장으로 일하고 있다. (사진=한국 소니픽쳐스 릴리징 브에나비스타 영화)빅데이터의 활용은 이제 경제 분야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 기술입니다.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인 챗GPT도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활용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답을 내놓는 것입니다. 정부도 국가 차원으로 빅데이터 육성에 나서고 있습니다.소비자를 상대로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들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는 고객 취향을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 빅데이터 분야에 공을 들이는 상황입니다.보험은 사람마다 각기 다른 건강 상태나 생활 습관, 퇴직연금 등 다양한 수요를 맞춰 적절한 상품을 내놔야 하죠. 카드는 각 회사마다 빅데이터 센터를 설치해놓고 소비 행태 등을 분석하기도 합니다. 은행의 경우 금융 상품 판매는 물론 리스크 관리를 위해 빅데이터 관리가 필수입니다.최근에는 제주관광공사·통계청·SK텔레콤(017670)이 ‘제주에서 한달 살이’를 체험한 사람들을 통해 특성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어느 연령대의 사람이 언제 제주를 방문해 어디에서 묵고 무엇을 사고 무엇을 먹었는지 알아내고,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은 결국 ‘데이터의 힘’입니다.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얘기하자면 오늘 4월 1일은 마침 한국 프로야구가 개막하는 날입니다. 지난 WBC에서 아쉬움도 있었겠지만 응원하는 팀들을 지켜보며 응원하면서 다시 야구의 참 재미를 느끼길 바랍니다. 우리가 어떻게 야구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영화 평점 4.0점, 경제 평점 3.5점(5점 만점)]영화 ‘머니볼’ 포스터. (사진=한국 소니픽쳐스 릴리징 브에나비스타 영화)
- 알리바바 분사에 홍콩H지수 뜬다…"빅테크, 中정책 호재"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중국 빅테크 알리바바의 분사 결정에 홍콩H지수에 대한 정책 수혜 기대감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데이터 경제와 국유기업 개혁을 강조하는 가운데 독점 우려가 완화되면서 규제 불확실성을 낮추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베이징에 위치한 알리바바 사옥.◇알리바바 분사에 주가 급등…“독점적 구조 완화”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지난 3월29일 홍콩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12.23% 오른 94.550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0일에는 2.49% 상승했다. 알리바바가 회사를 6개 독립 사업 단위로 재편하는 조직 개편을 선언한 이후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장융 알리바바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6개 독립 사업 그룹으로 재편, 각자 이사회를 설치해 그룹별 최고경영자(CEO) 책임제를 시행하고 조건을 갖춘 그룹은 독립적으로 기업공개(IPO)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 그룹 산하에 클라우드인텔리전스그룹, 타오바오·티몰(전자상거래 업체), 현지생활(本地生活·배달 플랫폼), 차이냐오(스마트 물류 그룹), 글로벌디지털비즈니스그룹, 디지털미디어엔터테인먼트그룹 등의 독립 사업 그룹이 만들어진다. 알리바바가 밝힌 조직 개편 목적은 빠른 의사결정에 따른 경영 효율성 제고다. 블룸버그는 알리바바의 조직 개편에 대해 “한 사람에게 의사결정권이 집중된 플랫폼 기업의 구조가 완화된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의 조직 개편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알리바바 최근 1개월간 주가 추이.◇“홍콩H지수, 中데이터 경제·국유기업 개혁 호재 예상”알리바바의 조직 개편으로 홍콩H지수가 중국 정부의 데이터 경제, 국유기업 개혁 관련 정책 호재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홍콩H지수엔 중국 국유 기업이 다수 상장돼 있지만, 줄곧 정부의 빅테크 기업 규제 불확실성으로 정책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했다는 평이다.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최초 알리바바 등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시작한 명분이 반독점이었기 때문에, 이번 알리바바의 분사 결정 이벤트가 정부 규제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빅테크 기업이 중국 정부가 집중하고 있는 데이터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기술적인 기반을 보유해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는 이벤트는 홍콩H지수의 상승 여력을 높이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홍콩H지수는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 개혁 5대 산업으로 지정한 금융, 통신, 석유, 건설, 석탄에 해당하는 주요 기업인 차이나모바일, 페트로차이나 등이 있다. 국유 기업을 관리하는 국자위가 올해 평가 지표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추가하면서, 이들 기업의 이익 개선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박 연구원은 “줄곧 금융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홍콩H지수의 발목을 잡아왔으나, 이번 알리바바 이벤트로 빅테크 기업이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데이터 경제 인프라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홍콩H지수가 올해 정부 정책의 핵심 전략에 부합한 구성을 보유하고 있어, 2분기에는 홍콩H지수가 본토 주요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KB증권은 2분기 기준 홍콩H지수의 상단을 7100포인트로 예상했으나, 7700포인트까지 상승 여력이 추가로 확보됐다는 판단이다. 다만 하반기는 2023년 대만 총통선거,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중 갈등에 따른 정치적 이슈가 홍콩증시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어, 본토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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