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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서 임상이 가능해진다…강원 등 4곳 글로벌혁신특구 지정
-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강원 지역에서 집에서 임상 참여가 가능한 분산형 임상이 허용된다. 비대면으로 임상데이터를 수집하는 한편, 약품 배달도 가능해진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강원을 비롯해 부산, 전남, 충북 등 4곳의 지자체가 글로벌 혁신특구로 최초 지정됐다. 규제자유특구 5건도 신규 지정됐다.한덕수 국무총리는 3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실에서 ‘규제자유특구 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 이하 특구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최종 의결했다. 특구위원회는 ‘지역특구법’ 제77조에 따라 규제자유특구계획의 승인, 지정 등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회의체이다. 이번 특구위원회에서는 기지정된 특구의 중요 변경사항에 대해서도 심의·의결했다.글로벌 혁신특구는 기존의 규제자유특구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국내 최초로 첨단 분야 신제품·서비스 개발 및 해외 진출을 위해 전면적인 네거티브 규제가 시행되는 지역이다. 실증·인증·허가·보험 등 글로벌 스탠더드가 적용되는 한국형 혁신 클러스터다.법률에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기준과 규격 등이 마련되지 않아도 신기술 실증은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이 도입된다. 또 선진국과 달리 국내는 금지되는 경우 해외거점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할 수 있다. 강원에 도입되는 분산형 임상은 AI·디지털 기업의 새로운 기회지만 국내는 약 배송 금지 등 규제에 가로막혀 있었다. 일부 스타트업들은 약 배송이 허용되는 미국, 일본 등 해외사업을 모색하는 실정이다. 강원에서는 또 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데이터 활용이 네거티브 실증 특례로 허용된다. 특구사업자로 참여하고 있는 100개 이상의 AI헬스케어 분야 기업은 해외진출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미국 AI 규제 컨설팅, 독일의 의료기기 전문 CE 인증기관인 TUV Rheinland와의 협업도 추진된다.부산은 ‘차세대 해양모빌리티’ 특구를 조성해 친환경·디지털 자율운항 선박 등 미래형 선박 중심의 선박기자재·선박관리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중소형 선박에 이산화탄소 포집시스템을 탑재할 수 있고 질소산화물의 측정법과 배출허용량 기준이 없어 애로를 겪었던 육상·해상 실증이 추진된다.충북은 첨단재생바이오산업 아시아 선도 국가 도약을 목표로 ‘첨단재생바이오’ 특구를, 전남은 세계 최초의 직류 기반 전력망 플랫폼 상용화를 위한 ‘에너지 신산업’ 특구 조성을 각각 추진한다.이와 함께 경북은 동물세포를 인공적으로 배양해 만든 식품인 세포배양식품 규제자유특구, 대구는 Inno-덴탈 규제자유특구, 경남은 수산부산물 재활용 및 생활 밀착형 수소 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충남 그린암모니아 활용 수소발전 규제자유특구로 각각 지정됐다.오늘 의결을 거친 4개 글로벌혁신특구, 5개 규제자유특구는 5월 고시되어 오는 6월부터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글로벌 혁신특구의 규제혁신을 기반으로 첨단분야의 신제품 개발과 해외진출 지원을 통해 기업이 성장하고, 지역경제가 발전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지역에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한 총리는 “글로벌 혁신특구가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 혁신의 요람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면서 “규제자유특구와 글로벌 혁신특구 모두 ‘기존의 제약조건을 넘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실험대’로 특구제도 전반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신속하게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동병원, 제주도에서 방사능테러 대응 합동훈련 마쳐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대동병원(병원장 이광재)는 지난 26일 제주시 구좌체육공원에서 실시한 ‘제주 방사능테러대응 관계기관 합동훈련’에 참가했다고 30일 밝혔다.원자력안전위원회, 경찰청, 국가정보원이 합동 주최한 이번 훈련에는 대동병원을 포함한 방사선비상진료기관 15개 및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 한국원자력의학원(KIRAMS), 제주도청, 제주경찰청, 제주소방본부, 영산강유역 환경청, 해병대 9여단 등 총 25개 기관에서 200여 명이 참여했다.이번 훈련은 국제적 관광도시인 제주특별차지도로 선정해 국제 스포츠대회 현장에서 드론을 활용한 행사 부스 폭발, 미상 액체 살포, 추가 폭발물 및 화생방 테러 물질 의심 물체 발견 등의 비상 상황을 가정해 기관별 대응 훈련을 진행했다.대동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박주연, 응급의학과 전문의 배병관 및 간호사, 방사선사, 행정 직원 등 총 7명이 참석해 방사능오염환자 비상진료 체계에 맞춰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들의 응급처치 등을 훈련했다.대동병원 지역응급의료센터 배병관 과장(응급의학과 전문의)은 “방사능 테러로 인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외상이나 어지럼증, 호흡곤란, 두근거림 등을 호소하는 다수의 환자들의 응급처치 훈련을 통해 비상진료 역량을 점검할 수 있었다“라며 ”부산 역시 국제적 관광도시로써 이번 훈련을 통해 잠재적 위협을 대비하며 지역민, 관광객 등의 안전을 도모 및 대응력 강화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 삶을 품은 야외미술관, 아라리오조각광장[이창근의 트래블&아트]
- 전 세계 한류 팬이 K-컬처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 원천은 우리의 헤리티지입니다. 지역의 문화자원을 잘 가꾸면 다시 찾고 싶은 관광명소가 됩니다. 융합을 통해 지역을 매력적인 도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산업이 되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콘텐츠의 영향력에 주목해야 합니다. 국가유산과 관광산업, K-콘텐츠에 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편집자주>[이창근 헤리티지랩 소장] 천안종합터미널 소재 아라리오조각광장 일대가 MZ 세대에게 사진 찍기 좋은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 예술이 있다. 세계 유명 작가의 작품이 설치된 현대미술을 감상하며 낭만적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도로 건너편 신부문화거리 상점가의 카페, 식당도 이용할 수 있어 나들이 장소로 최적의 조건이다.도심 속 야외미술관 아라리오조각광장은 미슐랭 그린가이드에 소개된 바 있으며, BTS(방탄소년단) 리더 알엠(RM)도 찾아 인증샷을 찍으며 화제가 됐다. 천안의 8대 대표 관광지 ‘천안 8경’ 중 제5경에 선정되기도 했다.천안시에 따르면 올해 천안종합터미널이 소재한 신부동 일대에서 아트페스타를 민-관 협력 모델로 추진한다고 한다. 조각작품 야간 특별전, 밤빛 갤러리, 미디어아트, 버스킹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확충해 신부동 일대를 천안 야간관광 발전전략의 선도 지역으로 육성할 계획이다.아라리오와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지난해 12월 1~10일 아라리오조각광장에서 ‘대한민국 문화도시’ 천안 브랜드 캠페인을 선보인 바 있다. 신세계백화점 천안아산점 외벽을 스크린으로 프로젝션맵핑 기법의 웅장한 미디어파사드를 연출했다. 문화독립도시의 역동적 모습을 아라리오조각광장에서 동시대성의 도시·예술이 융합한 빛의 캔버스로 선사했다.아라리오갤러리에 설치된 데미안 허스트의 ‘찬가’(사진=이창근 소장).2007년 우리나라 최고의 아름다운 광장으로 선정돼 최우수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아라리오광장은 종합터미널, 아라리오갤러리, 신세계백화점을 연결하는 거점으로 하루 7만 명 이상 찾는 복합공간이다. 특히 다양한 콘텐츠가 더해져 청소년, 대학생에게 젊음의 광장으로 각광받고 있다.아라리오조각광장은 미국 시카고 밀레니엄파크, 시애틀 올림픽조각공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미술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관광코스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989년 설치된 아르망 페르난데스(Arman Fernandez)의 ‘수백만 마일-머나먼 여정(Millions of Mile)’을 시작으로 총 28점의 다양한 조각작품이 설치돼 있다.아라리오조각광장 야경(사진=이창근 소장).지난 2000년과 2002년에는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찬가’와 ‘채러티’의 설치로 전 세계 미술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2010년에는 인도를 대표하는 작가인 수보드 굽타(Subodh Gupta)의 ‘통제선’, 한국 작가 김인배의 ‘사랑해’를 설치해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현대미술의 현장으로 진화했다.2013년 6월에 설치된 일본 작가 코헤이 나와(Kohei Nawa)의 ‘매니폴드’는 높이 15미터, 무게 27톤, 제작에서부터 설치까지 총 3년의 세월이 걸린 초대형 아트 프로젝트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공공예술의 대표적 사례임을 전 세계에 각인했다.아라리오조각광장은 지난 시간 동안 권위적인 예술이 아닌 친근한 예술로 시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선사했다. 예술작품이 지닌 본질적 영향력이다. 전국 모든 지자체의 궁극적 관광정책 목표는 외지인 유치에 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될 수 있는 관광마케팅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예술과 관광, 상권이 조화롭게 하나로 연결됐을 때, 그 막강한 영향력은 명소화로 이어지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실질적인 힘이 된다.△필자 소개예술경영학박사(Ph.D.). ICT 칼럼니스트이자 Media-Art 디렉터로 헤리티지랩 소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정보원 이사,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 이사를 겸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좋은빛위원, 충남문화재단 이사, 세종특별자치시 경관위원 등을 지냈다. 현재 인천광역시 공공디자인위원, 천안시 도시계획위원,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정회원(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창근 헤리티지랩 소장.
- 오타니 효과까지 봤다…1분기 외국인 관광객 340만명 돌파
- 방한 외래 관광객 추이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방한 관광시장이 빠르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다. 올해 초 정부가 목표로 내세운 ‘외래관광객 2000만명 달성’에도 파란불이 켜졌다.2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1분기(1~3월)에만 340만 3000명이 외국인 관광객이 방한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384만명) 동기 대비 88.6%를 회복한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분기 단위로도 최대 규모다.지난 3월에만 149만20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한했다. 2019년 동기 대비 97.1% 회복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은 월별 방문객 규모다. 특히 3월 넷째 주에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33만명. 2019년 동기 대비 회복률 100.2%로 코로나19 이전 규모를 처음으로 완전히 회복했다.10대 주요 방한 시장 가운데 절반은 이미 2019년 동기 대비 방문 규모를 넘어섰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대만(30만 6000명, 108.8%), 미국(24만 4000명, 119.3%), 베트남(11만명, 100.4%), 싱가포르(6만 8000명, 163.3%), 필리핀(10만 8000명, 109.3%) 등은 100% 이상의 회복률을 보였다.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서울 중구 명동 거리를 지나는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연합뉴스)방한 시장 비중이 가장 큰 중국과 일본의 회복세도 긍정적이다. 올 1분기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101만5000명.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방한 중국인 관광객(201만 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일본인 관광객은 1분기에 66만6000명이 방한했다. 3월 한 달간 방한 인원이 34만명에 달한다. 지난달 18만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미국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개막 경기 등 대형스포츠 행사 개최 효과가 컸다는 평가다. 3월 16일 단 하루에만 일본인 관광객 1만3000만명이 방한했는데 이는 1분기 평균(7300명)의 두 배 수준이다. 슈퍼스타인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선수 출전 소식에 많은 일본인 관중이 몰린 덕분이다. 경제적 파급력도 컸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신한카드 외래객 카드 소비 자료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린 구로구의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액이 2월 7억6000만 원에서 3월에는 18억9000만 원으로 약 2.5배 늘어났다.일본 골든위크(4월27일~5월6일)와 중국 노동절(5월1일~5일) 연휴 특수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일본 관광업계에선 한국을 골든위크 기간 인기 해외여행지 중 한 곳으로 꼽았다. 일본 오사카의 간사이 공항은 이 기간에 국제선 이용객이 전년 대비 1.6배(68만2600명)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한국행 출국자는 9만74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일본 여행사 JTB도 자사를 통해 약 52만명이 출국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가장 인기 있는 해외여행지로 한국(20.8%)을 꼽았다. 일본 여행사 HIS 또한 이 기간 제주도 예약률이 전년보다 1500% 넘게 증가했다고 전했다.중국 노동절 기간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도 약 8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방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행 항공편과 크루즈, 페리 예약률은 이미 지난해를 넘어섰고, 개별 관광객의 비자 발급량 역시 코로나 이전 수준 이상이라는 설명이다. 현지에선 한국 여행 인기가 급상승했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최근 중국 관영 CCTV는 한 온라인 홈스테이 플랫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노동절 기간 한국의 검색 인기도가 전년 대비 27배 급증해 여행지 중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 온실가스 감축, 전력 수요급증 대응…원전 수명연장 없인 감당 안돼
- [이데일리 윤종성 강신우 기자] 1년째 멈춰 선 고리원전 2호기를 필두로 오는 2030년까지 운영허가기간이 만료되는 원전 10기가 모두 계속운전을 신청해 수명 연장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환경단체 등에선 안전성을 이유로 원전의 계속운전에 반발하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등지에선 원전 수명을 80년 이상으로 늘려가는 추세다. 무엇보다 계속운전시 규제기관의 철저한 심사를 받는 데다, 성능과 안전이 강화된 최신 설비로 교체하기 때문에 오히려 원전의 안전성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 에너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설계수명 다 된 원전 10기, 연장 절차 돌입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운영허가기간이 끝나는 원전은 고리 2·3·4호기, 한빛 1·2호기, 한울 1·2호기, 월성 2·3·4호기 등 총 10기다. 이중 운영허가기간 만료일이 가장 늦은 월성 2·3·4호기도 최근 계속운전을 신청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원전 10기의 계속운전 심사 절차를 차례대로 진행하게 됐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계속 운전은 크게 △주기적 안전성 평가보고서(PSR) 제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주민의견 수렴 △계속 운전 운영 변경 허가 원안위 신청 등의 단계를 거친다. 1년 이상 멈춰있는 고리 2호기의 경우 계속 운전 운영 변경 허가 신청까지 이뤄져 원안위의 결정만 남았다. 원안위 관계자는 “운영허가기간 갱신 여부를 판단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한수원은 고리 2호기를 2025년 6월 가장 먼저 재가동한 뒤, 나머지 9기의 원전도 최대한 공백 없이 재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인공지능(AI),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급증하는 전기 수요를 감당하려면 기존 원전을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발표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보면 2030년 우리나라의 전력 소비량은 572.8TWh(테라와트시)로 예측됐다. 새로운 전력 수요가 많아 2년 전 ‘9차 전기본’(542.3TWh) 때보다 30.5TWh나 늘려 잡았다. 다음 달 발표하는 ‘11차 전기본’의 전력소비량 예측치는 이보다 클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원전의 재가동없이는 대응이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계속운전 심사 절차를 밟는 10기 원전의 실효용량은 8.45GW(기가와트)다. 이들 원전의 연간 전력생산량은 약 6만3000GWh(기가와트시)로, 서울시의 한 해 전력 소비량(약 4만8800GWh)의 1.3배 수준이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원전의 설비용량 8.45GW를 신재생으로 대체하려면 간헐성 등의 문제로 40GW 이상의 설비를 추가 증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은 35GW 수준으로, 지금까지 설치한 것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원전 없으면 멀어지는 ‘탄소 감축·전력 수요 대응’ 기존 원전의 재가동 없이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차 전기본은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안을 근거로 전환부문(발전부문)의 탄소 배출 목표로 1억4990만t을 제시했다. NDC의 기준 연도인 2018년 대비 무려 44.4%나 줄여야 하는데, 이는 무탄소 발전원인 원전의 계속운전이 바탕에 깔려있는 수치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원전 10기의 운전 정지는 탄소 감축 목표 달성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원자력 대신 액화천연가스(LNG) 등 다른 발전원으로 대체할 경우 전력생산 단가가 급등해 전기요금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주요 발전원별 정산단가(2022년 기준)는 ㎾h당 원자력 52.5원, LNG 239.3원, 풍력 191.7원, 태양광 191.5원이다.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순차적으로 멈추고 이를 LNG로 대체할 경우 약 107조6000억원, 신재생에너지로 대체시 약 80조원의 대체 에너지 비용이 발생한다. 지난 1년간 고리 2호기의 가동 중단으로 발생한 대체 에너지 비용만 해도 약 8020억원에 달한다. 한수원 목표대로 고리 2호기가 내년 2월 재가동에 들어가더라도 1조7375억원으로 불어난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원전의 계속 운전은 탄소중립을 실현하면서도 국민부담을 줄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美·유럽은 원전 수명 80년까지 연장도전문가들은 철저한 안전 검증을 바탕으로 원전 허가기간을 늘려 전력수요에 대응하고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는 것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주장한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원전의 계속운전을 탄소 중립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권고했다 . 실제로 한국보다 원전 가동 역사가 긴 미국과 유럽에서는 40년 이상 가동되는 원전이 많다.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의 가동원전 93기 중 84기(90%)가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고, 이 중 54기는 현재 운전 중이다. 눈에 띄는 것은 2차 계속운전(80년 운전)을 신청한 원전이 17기나 되고, 이 중 6기가 승인받았다는 점이다. 나머지 11기는 현재 심사하고 있다.유럽도 마찬가지다. 프랑스, 스위스 등 유럽국가들은 운전연한을 정하지 않고, 10년 주기로 안전성을 평가해 문제가 없으면 계속운전을 허가하고 있다. 가동 원전 97기 중 76기(78%)가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58기가 운전 중이다. 정용훈 교수는 “미국, 유럽 등 주요 원전국들은 기존 원전의 운전허가기간을 30~40년에서 80년 이상으로 늘리고 있다”며 “원전의 설계수명이 끝났다고 폐쇄한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계속운전 안전성 평가기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권고한 주기적 안전성평가에 미국 운영허가 갱신기준인 주요기기수명평가, 방사선환경영향평가를 추가 적용해 다른 나라보다 엄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장은 “원전이 계속 운전을 할 때는 성능과 안전이 강화된 최신 설비로 교체해 안전성이 더 향상될 수 있다”면서 “자동차 부품을 갈아 끼우고 수리를 해서 운전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전의 계속 운전은 가장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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