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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흰 꽃이 아름다운 ‘독미나리’ 선정
  • 6월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흰 꽃이 아름다운 ‘독미나리’ 선정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환경부는 6월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독미나리’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사진=국립생태원.환경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호 정책을 알리고 복원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지난달부터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독미나리는 뿌리와 줄기에 시쿠톡신(cicutoxin)이라는 신경계 독을 갖고 있으며, 조선 시대에 독근근(獨芹根)으로 불리는 한약재로도 사용됐다. 율곡 이이가 노추산(강원 강릉시·정선군 소재)에서 수학하면서 초봄에 독미나리를 나물로 먹고 그곳을 동초밭(강릉시 왕산면)이라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독미나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 중북부, 아시아 북부, 북미 북서부, 중국, 일본 등 전 세계적으로 넓게 분포하고 있는 북방계 식물이다. 우리나라는 독미나리의 남방 한계 지역으로 대관령 일대에 한정적으로 분포했으나 개체수가 감소해 한동안 자생지가 관찰되지 않아 지난 2005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다.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인 독미나리는 습지, 하천, 저수지 주변에 서식하며 수질 정화 작용을 한다. 습지의 육지화, 개발 등 인위적 요인으로 인한 서식 환경의 변화가 주요 위협 요인이다. 독미나리는 식용 미나리와 달리 높이 1m 정도까지 자라며, 땅속줄기는 지름 2~5㎝로 굵어지고, 겹막들로 내부 공간이 구분돼 죽순처럼 비어 있다.잎은 우상복엽(잎자루의 양쪽에 작은 잎이 새의 깃 모양처럼 붙어 있는 잎)으로 아래쪽에 잎자루는 길고 위쪽으로 갈수록 작아지면서 없어지며, 가는 창 모양의 잎은 끝이 뾰족하고 톱니가 있다. 6~8월에는 흰꽃이 줄기 끝에서 우산형 화서(꽃받침)의 꽃대 끝에 다시 부챗살 모양으로 갈라져 피는 화서인 겹산형 화서로 무리지어 피고 열매는 8~9월에 익는다.지난 2006년 9월에는 환경부 소속 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전국 분포 조사’를 수행하던 중에 지방도로 확·포장 구간으로 편입된 강원도의 한 농경지에서 독미나리 자생지를 발견했다. 토지 소유주, 강원도, 원주지방환경청은 독미나리 자생지 보호를 위해 공사가 진행 중인 도로 노선을 변경했다. 또 이듬해인 지난 2007년 5월에는 토지 소유주와 ‘독미나리 자생지 보호 협약’을 체결하고 토지 소유주를 ‘명예 야생 동·식물 보호원’으로 위촉해 독미나리 자생지를 보호하도록 하는 등 독미나리 보호를 위해 민관이 협력한 일화도 있다.독미나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282종에 대한 정보는 국립생물자원관 누리집과 국립생태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4.05.30 I 이연호 기자
'최시훈 결혼' 에일리, 소름 돋는 무대 '전율'
  • '최시훈 결혼' 에일리, 소름 돋는 무대 '전율'
  • ‘싱크로유’[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KBS2 파일럿 예능 ‘싱크로유’가 AI와 함께하는 라이브 듀엣 무대로 잊지 못할 전율의 무대를 만들었다. 김조한과 김정민이 부른 ‘너였다면’과 에일리와 해원이 부른 ‘야생화’의 듀엣 대결에서 김조한이 AI 김정민과 듀엣 무대를 펼쳐 시청자에게 강렬한 충격을 선사했다.지난 17일 방송된 ‘싱크로유’ 2회의 2049 시청률은 1.2%로 지난 주와 동일하며, 전 채널 동시간 예능 중 1위로, 최근 공중파에서 사라지고 있는 2049층을 겨냥해 주목할만한 결과를 이끌어 냈다. (닐슨 코리아 기준)KBS2 ‘싱크로유’(연출 권재오)는 AI가 만들어낸 싱크로율 99%의 무대 속에서 목소리가 곧 명함인 최정상 아티스트들이 직접 선보이는 환상의 커버 무대를 찾아내는 버라이어티 뮤직쇼로 귀 호강 라이브 커버 무대와 완벽한 AI 커버 무대가 연이어 선보이며 짜릿한 전율을 선사했다.지난 17일 방송된 ‘싱크로유’ 2회는 1라운드의 라인업으로 에일리 ‘ELEVEN’, 하동균 ‘다행이다’, 김조한 ‘Butter’, 해원 ‘스물다섯, 스물하나’, 비비 ‘초대’, 김정민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가 공개되며 추리단 중에서는 “이제 진짜 모르겠다”, “와~어렵다”라며 탄성을 불러일으켰다. 이적은 “에일리가 또 나왔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에일리가 부르는 아이브의 ‘ELEVEN’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어진 하동균의 ‘다행이다’를 바라본 이적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원작자의 자존심이 걸린 것. 그의 노래가 공개되자 모두 라이브를 단언한 가운데 이적만이 “하동균은 이상하다. 만일 하동균 씨가 나왔다면 저를 모창하는 것처럼 해서 우리를 헷갈리게 하는 거 같다”라고 밝혀 결과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또한 김조한 ‘Butter’에 대해서 유재석은 “영어 발음이 엉망이에요. 내가 아는 조한이 영어 발음을 이렇게 하는 친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원 ‘스물다섯, 스물하나’에 대해서는 “너무 어렵다”라며 모두 난감해했다. 비비의 ‘초대’가 흘러나오자 이용진은 “비비는 노래 제목처럼 초대받지 못한 거 같다”라고 말했고, 김정민의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에서 이적은 “정민이 형은 제목을 끝까지 읽지도 못할 거 같아”라고, 이용진은 “푸른 수염 아내의 남편 같아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낸다. 추리단은 진짜 무대로 해원, 김정민, 김조한, 하동균, 에일리를 꼽았지만 결과는 에일리, 김조한, 해원, 김정민으로 추리단은 실패를 하고 말았다. 에일리는 “제가 지난주 거를 봤어요. 보면서도 제가 이걸 어디서 녹음한 적이 있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깜짝 놀랐어요”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에 호시는 “저희는 지난주 그 노래에도 감동받았었습니다”라고 순수한 마음을 밝혔고, 에일리는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요”라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김정민은 “AI가 담지 못하는 샤우팅이 저의 노래라서 무대에 나가면 금방 티가 날 걸 걱정했다”라며 밝힌 소감에 유재석은 “포인트가 다르다. 저희가 봤을 때 약간 늦으셨다”라며 날카롭게 응수해 웃음을 터트렸다. 김조한은 AI처럼 들렸던 것에 대해 “조금 공부를 했다”라고 밝혀 드림아티스트를 커버하는 AI와 AI를 커버하는 드림아티스트의 대결을 기대하게 만들었다.이어서 진행된 2라운드 역시 혼란의 카오스였다. 에일리는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 김조한은 ‘우리들의 블루스’, 해원은 ‘슬픈 인연’, 김정민은 ‘겁쟁이’의 무대가 펼쳐졌다. 이적은 “다 라이브 같아요”라고 말하며 감탄을 자아냈고, 호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에일리 누나는 대박이었어요. 감동을 받았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육성재는 “오늘은 된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2라운드에서 진짜는 에일리, 김조한으로 추리단이 승리해 기쁨을 만끽했다.마지막 3라운드가 펼쳐졌다. 마지막 라운드는 듀엣 대결로 김조한과 김정민이 ‘너였다면’을 에일리와 해원이 ‘야생화’의 무대를 꾸몄다. 음악이 공개되자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층 어려워진 라운드를 실감했다. 이적이 “AI가 여기까지 왔구나 싶어요”라고 탄식하자, 유재석은 “그 이야기 지난주에도 했어요”라며 한계가 없는 ‘싱크로유’의 세계에 감탄을 터트렸다. 그런 중 육성재가 “마이크 컨트롤이 느껴졌다”라고 말하니 이용진은 “그건 마우스 컨트롤이에요”라고 응수해 웃음을 빵 터트렸다. 혼란 속에 추리단은 드림아티스트 중 에일리 김조한을 진짜로 꼽았다. 그러나 공개된 무대에서 진짜는 김조한, 에일리, 해원이었고 김정민의 목소리가 AI였다. 특히 드림아티스트 김조한과 AI 목소리의 김정민의 듀엣 무대가 공개되며 모두의 경악이 이어졌고, 에일리와 해원의 ‘야생화’ 무대는 소름 돋는 전율을 선사하며 ‘싱크로유’의 무대가 진짜를 찾는 것만큼이나 무대를 보는 기쁨도 함께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우게 했다. 마지막 무대의 AI 목소리를 선보인 김정민은 “나도 정말 신기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KBS2 ‘싱크로유’는 파일럿 예능으로 지난 10일, 17일 2회 방송을 호평 속에 마무리했다.
2024.05.18 I 김가영 기자
'텐트밖' 한가인 "연정훈, 부러워해…집에 지도 걸어놨을 정도"
  • '텐트밖' 한가인 "연정훈, 부러워해…집에 지도 걸어놨을 정도"
  • (사진=tvN 방송화면)[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텐트 밖은 유럽’ 한가인이 여행 중 남편 연정훈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지난 21일 방송된 tvN ‘텐트 밖은 유럽 - 남프랑스 편’(이하 ‘텐트밖’) 9회에서는 스위스 레만 호수 뷰 캠핑장에서 밤을 보내는 멤버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이날 멤버들은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린 캠핑장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캠핑장에 출몰했던 침입자의 정체는 야생 여우였다. 한가인은 “나랑 눈이 마주쳤다”라고 말하며 직접 촬영한 습격의 현장을 공개했다.한가인이 촬영한 영상 속 야생 여우는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홀로 만찬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캠핑장을 휘저으며 아이스박스에 넣어둔 브레스 닭 반 마리까지 강탈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사진=tvN 방송화면)멤버들은 모두의 로망인 패러글라이딩 도전을 위해 레만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1400m 높이 활공장으로 향했다. 스위스와 프랑스의 절경이 한눈에 담기는 풍경에 감탄한 것도 잠시, ‘막내 라인’ 조보아와 류혜영이 각각 동물의 변을 밟고 만지게 됐다.바람이 약해 도약하기 힘든 상황이 오자, 파일럿은 조보아에게 “스위스에서는 똥을 밟으면 행운이 깃든다고 본다. 다시 한번 (똥을) 밟아줄 수 있냐”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싿.한가인을 시작으로 조보아, 류혜영, 라미란도 레만 호수 위 창공으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멤버들은 스위스와 프랑스의 국경을 넘나들며 발아래로 펼쳐진 황홀경을 만끽했다. 어릴 적 꿈이 새가 되는 것이었다는 조보아는 두 손을 뻗고 바람을 즐겼다.라미란은 하늘 위 고난도 360도 스핀을 선보여 시선을 사로잡았다. 알프호른 연주부터 백패킹 그리고 패러글라이딩까지 유독 이번 여정에서 ‘처음’이 많았던 류혜영은 “폼 미쳤다. 나 패러글라이딩 좋아하네. 나 잘하네”라며 또 한 번 새로운 자신을 발견했다.이후 멤버들은 프랑스 동부에 위치한 와인의 성지 부르고뉴(Bourgogne)로 향했다. 한가인은 “남편(연정훈)의 꿈이 부르고뉴 여행이라서 엄청 부러워한다. 집에 부르고뉴 지도를 걸어놨을 정도”라고 전해 관심을 모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시청률은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5.0%, 최고 9.6%, 전국 가구 기준 평균 4.7%, 최고 8.6%를 기록했다.
2024.04.22 I 최희재 기자
"촬영으로 죽어가는 동물들"…‘파묘’와 ‘도그데이즈’의 차이는?
  • "촬영으로 죽어가는 동물들"…‘파묘’와 ‘도그데이즈’의 차이는?[댕냥구조대]
  • 영화 ‘파묘’ 스틸컷. (사진=쇼박스)[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No Animals Were Harmed®(어떠한 동물도 다치지 않았습니다.)”이 문구는 동물이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의 엔딩크레딧에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바로 영화가 동물촬영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인증하는 문구입니다.미국의 동물보호단체 ‘미국 인도주의 협회’에서 지난 84년간 동물 보호를 의무화하기 위해 만든 이 인증은 연간 1000여편의 작품에 출연하는 동물 10만 마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작동하고 있습니다. 132페이지에 달하며 양서류, 조류, 야생생물, 파충류, 영장류 등 동물별로 세세한 가이드라인을 담고 있어 꽤 방대합니다. ◇퇴역 경주마 촬영 후 사망 2년…바뀐게 없는 현실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일까요? 우리나라 역시 동물이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장면은 흔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1년 한국방송(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퇴역 경주마 ‘까미’가 학대당한 사건 이후 촬영장의 동물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해결방안을 찾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당시 제작진은 까미의 다리에 와이어를 걸고 달리게 해 넘어뜨렸고, 까미는 촬영 일주일 간 고통스러워 하다 결국 사망했습니다. 이 사건 후 정부는 동물보호단체와 미디어 종사자들과 함께 협의체를 만들고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과 주도하에 ‘동물 촬영 미디어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지자체에 배포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안이 발표되진 않은 상태입니다. 퇴역 경주마 ‘까미’가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낙마하는 모습. 까미는 이 장명 촬영 후 며칠을 고통스러워 하다 사망했다.◇쇼박스 “생존 연한 지나 촬영에 사용”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인기를 끈 영화 ‘파묘’가 동물학대로 최근 논란이 됐습니다. 파묘 장면에는 실제 죽어 부패하고 있는 돼지 사체가 무더기로 등장하고, 이 사체 중 5마리를 칼로 다시 난도질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살아 있는 닭을 목덜미로 잡아 칼로 위협하고, 살아있는 은어를 땅에 두며, 1m 남짓되는 줄에 묶여 있는 진돗개가 등장합니다. 대살굿을 하는 파묘 영화 장면에 등장한 실제 돼지 사체 무더기(상단)카라의 ‘동물출연 미디어 모니터링 본부’의 질의에 무응답이면 제작사 쇼박스는 논란이 되자 “생존 연한을 넘긴 은어를 선별해 활용했고, 물 밖 촬영 직후 수조에 옮겼으나 일부는 죽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촬영 중 수의사는 대동하지 않았지만 양식장 대표 등 관리 주체가 동행했다”고 밝혔습니다.동물 단체는 실제 동물 사체로 촬영하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질병 확산 등 인간의 안전에도 해를 끼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티빙 드라마 ‘장미멘션’ 속 실제 살아있는 고양이로 거칠게 움켜쥐며 폭행해 촬영한 장면 일부(사진=티빙, 동물자유연대)넷플릭스 드라마 ‘썸바디’ 속 실체로 고통스러워하는 고양이 모습이 등장하는 장면(사진=넷플릭스, 동물자유연대)이 외에도 다양한 드라마나 영화 속에선 실제 살아있는 동물을 위협하거나 폭행을 하는 장면들을 여전히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 권나미 활동가는 “해외에서는 긴 촬영으로 부패하거나, 질병 확산 가능성이 있기에 실제 사체를 이용하는 것을 엄격하게 감시하고, 촬영 후에는 법률에 따라 즉각적인 화장이나 적절한 매장방법으로 사체를 처리한다”며 “‘파묘’ 제작진이 촬영 후 축산물 업체로 돼지사체를 반환했다는 것은 국내 축산물 위생관리법으로도 부적절한 것으로 정부에서는 미디어 동물 출연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제작사가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동물들이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정부, ‘미디어 가이드라인’ 배포한다더니…2년째 “묵묵부답”지난 2021년 퇴역 경주마 사건 이후 2022년 비난이 빗발치자 2022년 2월 농림축산식품부는 ‘미디어 출연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 제작을 위한 민관 협의체를 구성했습니다. 이후 2022년 3원 ‘출연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 마련 협의회’ 1차 회의를 진행하고 같은해 6월 지자체 가이드라인 초안 공유됐지만, 미디어 종사자들이 ‘가이드라인 자체가 부담이며 규제로 확대될까 우려스럽다’는 반발이 있다는 이유로 해당 가이드라인 배포는 2년 여가 지난 현재까지 배포되지 않고 있습니다. 퇴역 경주마 사망 사건 이후 KBS 자체적으로 가이드 라인을 만들었습니다. 다만 다른 방송사들은 아직까지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서 2020년 동물권행동 카라가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배포했지만 촬영 현장에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지 않아 대부분 지키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2022년 상반기 중 미디어 출연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겠다는 정부의 약속과 달리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이드라인은 마련되지 못했다”며 “업계 일부 관계자들은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이 제작될 경우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전하고 있지만 그 어떤 영상물도 생명의 안전과 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표현의 자유’ 수정헌법 1조인 美, 동물학대 촬영만은 ‘NO’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의 경우 촬영 중 학대당하는 동물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 앞서 있습니다. 특히 수정 헌법 1조가 ‘표현의 자유’일 정도로 언론, 미디어, 종교 등에 있어 의견 등을 표현할 자유를 중요시 여기는 미국은 ‘생명 존중’을 우선하며 보다 철저하고 세심하게 촬영장의 동물 학대를 감독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촬영장에서 동물 학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증제도’를 통해 알리고 있습니다. ‘미국 인도주의 협회’에서 운영하는 이 인증제도는 영화 현장에 직접 전문가나 협회 사람들이 조사자로 참여해 외부 감사를 버리고 인증을 하고 있습니다. 헐리우드 영화 배우들 역시 이에 대해 적극 동의하고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무려 132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방대함에도 대부분 이를 준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영국은 많은 촬영장에서 BBC 방송국에서 만든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참고하고 있으며 정부에선 가이드라인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추가적인 문의가 필요할 경우 동물복지 단체 LSPCA에 묻고 참고하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영화 ‘멍뭉이’ 스틸컷.◇가이드라인 없던 시절, 직접 연락온 ‘멍뭉이’ 제작진우리나라 영화라고 무조건 촬영 현장에서 동물을 소품처럼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지난 2023년 개봉한 유연석, 차태현 주연의 영화 ‘멍뭉이’ 제작진은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미디어가이드라인을 배포하기 전에 촬영이 시작됐음에도 먼저 동물단체에 연락을 해 촬영현장에서 준수할 가이드라인에 대해 요청을 해오기도 했습니다.올해 2월 개봉한 ‘도그데이즈’ 역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촬영을 하기 위해 노력한 작품 중 하나 입니다. 도그데이즈는 촬영 중 개가 위험한 도로 등을 달리는 씬에선 개가 믿을 수 있는 훈련사를 앞에 두고, CG로 그 훈련사를 지우는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또 어린동물 출연시키지 말라고는 가이드라인에 맞춰 어린동물 출연을 시키지 않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영화 ‘도그데이즈’ 스틸컷. 개가 달리는 장면 촬영을 위해 훈련사가 목줄을 하고 함께 달리고 있다. 실제 영화에서 훈련사와 목줄은 CG로 삭제처리 됐다.물론 도그데이즈와 멍뭉이 말고도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촬영한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는 더 많을 것입니다.하지만 ‘예외 없이’ 대부분의 영상 콘텐츠에서 우리나라도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다’는 엔딩 크리딧을 볼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2024.04.20 I 박지애 기자
‘파묘’ 속 난자당한 돼지 진짜였다...동물단체 비판
  • ‘파묘’ 속 난자당한 돼지 진짜였다...동물단체 비판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영화 ‘파묘’ 제작사가 영화 장면 일부에서 실제 돼지 사체를 활용했다며 동물단체가 비판했다. 동물단체에서는 죽은 돼지라고 하더라도 동물이 촬영 소품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영화 ‘파묘’ 스틸컷. (사진=쇼박스)19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파묘’ 제작사인 쇼박스로부터 동물 촬영에 관련한 질문 답변을 받았다며 “아무리 식용 목적으로 도축되었더라도, 오락적인 이유로 다시 칼로 난도질하는 것이 생명을 대하는 인간의 합당한 태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앞서 카라는 ‘파묘’ 속 무당 화림(김고은 분)이 돼지 사체 5구를 난자하는 ‘대살굿’ 장면에서 실제 돼지 사체를 사용했느냐는 질문을 쇼박스 측에 보냈다. 이에 쇼박스 측은 “축산물을 정상적으로 유통 및 거래하고 있는 업체를 통해 기존에 마련되어 있는 5구를 확보해 운송했다”며 “영화적 표현으로 필요한 부분은 미술 연출 등이 추가됐다. 촬영 이후에는 해당 업체에서 회수했다”고 답했다.카라는 해외 촬영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에서 동물 촬영 관리 및 승인 기관인 ‘AHA’는 촬영에 동물의 실제 사체가 이용될 경우, 동물이 ‘영화를 위해’ 도축된 것이 아니란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문서를 제작사에게 요청한다”며 “제작사들은 이를 증명하거나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품으로 대신한다”고 지적했다.쇼박스 측은 영화 속에서 실제 동물이 출연했는지에 대해서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동물 중 닭, 개(강아지), 축사 내 돼지 외 일부 동물들은 실제 생존해 있는 동물이 출연했으며 모두 촬영 시 협조를 구하는 동물 촬영 섭외 전문 업체 및 양식장, 그리고 해당 동물을 보유한 이들을 통해 섭외됐다”며 “촬영이 종료된 후에는 바로 관리 주체 및 업체로 반환됐다”고 설명했다.또 “어류의 경우 먹는 장면 외 땅에 있는 장면 등에도 최대한 젤리로 만든 대체품을 활용해 촬영하긴 하였으나, 두세 장면 정도에서 일부 영화적 표현을 위해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 양식장에서 확보한 은어를 활용했다”며 “섭외 시 통상의 생존 연한을 넘긴 은어들을 선별하였고, 특성상 외부 환경에 취약한 부분이 있다 보니 물 밖 촬영 직후 수조에 옮겼으나 일부는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이어 “어류나 야생 동물 촬영에 해당하는 일부 경우는 대체재 내지는 CG를 활용하여 촬영이 진행됐다”며 “동물이 출연하는 장면에 있어서는 관리 주체의 지도하에 지시 받으며 촬영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카라는 ‘동물 출연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언급하며 “영화 제작을 위해 어떤 동물도 죽거나 다치면 안 된다”며 “동물은 소품이 아니다. 동물을 소품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24.04.19 I 김혜선 기자
어머니의 품 같은 山에서 자연의 겸손함을 배운다
  • 어머니의 품 같은 山에서 자연의 겸손함을 배운다
  • [편집자주] 산과 숲의 의미와 가치가 변화하고 있다. 가치와 의미의 변화는 역사에 기인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황폐화한 산을 다시 푸르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렵고 힘든 50년이라는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산림청으로 일원화된 정부의 국토녹화 정책은 영민하게 집행됐고 불과 반세기 만에 전 세계 유일무이한 국토녹화를 달성했다. 이제 진정한 산림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산림을 자연인 동시에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본보는 지난해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품 숲을 탐방, 숲을 플랫폼으로 지역 관광자원, 산림문화자원, 레포츠까지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100회에 걸쳐 기획 보도하고 지역주민들의 삶을 조명하고자 한다.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조성된 독일가문비나무숲. (사진=박진환 기자)[무주=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전북 무주의 덕유산 산행은 눈이 즐겁고, 마음이 포근해진다. 특히 4월에는 산과 길에 벚꽃이 만개해 있어 산행 자체가 보약 한첩을 먹는 듯한 힘이 난다. 덕유산(德裕山)은 덕이 많아 어머니의 품처럼 너그러운 산으로 불린다. 이름에도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병들의 길을 안개로 막아 산속에 숨은 백성의 목숨을 구했다는 전설이다. 그 뒤로 주민들은 이 산을 ‘광여산(匡廬山)’에서 ‘덕유산(德裕山)’으로 바꿔 불렀다고 한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조성된 독일가문비나무숲. (사진=박진환 기자)◇덕유산(德裕山), 덕이 많아 어머니의 품처럼 너그러운 산전북 무주군과 장수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있는 덕유산은 봄에는 벚꽃이 아름답고, 여름에는 높은 고도로 시원한 계곡이, 겨울에는 눈꽃여행지로 유명한 산이다. 주봉인 향적봉(1614m)을 중심으로 해발 1300m 안팎의 장중한 능선이 남서쪽을 향해 30㎞에 걸쳐 뻗쳐 있다. 북덕유에서 무룡산(1491m)과 삿갓봉을 거쳐 남덕유(1507m)에 이르는 주능선의 길이만도 20㎞가 넘는다.신라와 백제 사이에 문화교류를 하던 관문인 라제통문에서 향적봉에 이르는 계곡 일대에는 무주구천동 33경이 산재해있다. 덕유산에서 발원한 계류가 북쪽의 무주로 흘러 금강의 지류인 남대천에 유입되는데 설천까지의 28㎞ 계곡이 바로 무주구천동이며, 예전부터 전국에서 알아주는 여름휴가지이다.어머니의 품처럼 누구에게나 포근한 느낌을 주는 명산이지만 구한말에는 일본에 항거해 분연히 일어난 의병들의 은신처이자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덕유산 의병길은 덕유산에 의지해 의병들이 왕성하게 활동한 곳이자 한을 품고 쓰러져간 안타까운 곳이다. 덕유산 칠연의총에서는 의병장 신명선의 의기와 한이 서려있다. 대한제국 시위대 출신인 신명선은 1907년 정미7조약이 체결된 후 군대가 해산되자 덕유산을 중심으로 동지들을 규합해 의병장이 됐다. 신 의병장과 의병들은 전북 진안과 장수, 경남 거창과 함양 등을 오가며 숱한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1908년 4월 칠연계곡에서 전열을 가다듬던 중 일본군 토벌대의 기습을 받아 신명선과 휘하 의병 150여명이 모두 전사했고, 당시 살아남은 의병 중 한명이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유해를 수습, 송정골에 안치한 것이 지금의 칠연의총이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조성된 독일가문비나무숲 안내판. (사진=박진환 기자)◇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리기다나무·편백나무·삼나무 등 다양한 수종 자랑덕유산의 아픔을 뒤로하고, 목적지인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에 들어섰다. 이 휴양림은 전북 무주군 무풍면 구천동로 일원에 744㏊ 규모로 1991~1993년 조성됐다. 17동·36실·175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함께 야영·교육·위생시설 및 바비큐장과 산림생태텃밭 등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수종은 독일가문비나무, 리기다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특징이다.이 중 독일가문비나무는 국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의 최대 자랑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나무의 원산지는 유럽이다. 곧은 원뿔 모양의 수형이 아름다워 크리스마스트리로 가장 흔히 이용하는 나무가 바로 독일가문비나무이다. 독일 서남부 산악지대를 검푸르게 뒤덮고 있는 흑림도 이 나무가 주종이다.독일가문비나무가 덕유산에 뿌리를 내린 시점은 1931년이다. 당시 일본은 홋카이도제국대학에 의뢰해 외래 수종의 생육에 적합한 지역을 찾기 위해 시험 삼아 이 일대에 독일가문비나무를 인공조림했다. 식민지의 땅 하나라도 더 수탈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100년 후 200여그루의 독일가문비나무는 덕유산의 명물이 됐다.독일가문비나무숲에 조성된 산책로. (사진=박진환 기자)◇독일가문비나무, 1931년 외래수종의 생육 시험…수탈 아픔 뒤에 명소로 재탄생산림청은 2000년부터 이 일대를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생태적 보전가치와 학술적 연구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해발 700m에 위치한 덕유산자연휴양림의 독일가문비나무숲은 1.2㏊ 면적에 200여그루가 울창하게 솟아 있었다. 평균 높이 30m로 가장 굵은 나무의 가슴높이 지름은 81㎝, 임목축적도 500㎥/㏊에 달한다. 산림청은 지난해 독일가문비나무숲을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에 선정했다.숲에 들어서자 원뿔 모양으로 곧고 높은 독일가문비나무가 방문객들을 앞도하고 있었다. 이 나무는 거인들의 열병식처럼 웅장하고 장쾌했다. 덕유산휴양림 내 독일가문비나무숲은 낙엽송과 잣나무 조림지와 이어져 있어 숲길의 향취를 다양하게 만끽할 수 있었다. 또 독일가문비숲과 같은 목적으로 1933년에 40㏊ 규모로 조성된 리기다소나무숲도 우람한 생장을 자랑하고 있었다. 리기다소나무숲의 하층에는 신갈나무와 산벚나무 등이 생장하며, 복층 숲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에는 독일가문비나무를 비롯해 낙엽송과 잣나무, 편백나무, 리기다소나무 등이 조림돼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휴양림 입구에서 산벚나무가 방문객들에게 인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신갈나무와 잣나무, 낙엽송에 이어 구상나무, 종비나무 등이 층층으로 연결돼 있어 국내외 어느 숲에서도 느낄 수 없는 다양함과 초록의 싱그러움이 넘쳤다. 오랫동안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을 지키고 있는 심규현(48) 산림주무관은 “덕유산휴양림의 가장 큰 장점은 입지로 독일가문비나무가 명품숲으로 이뤄지면서 굉장한 관심을 받고 있다”며 “그간 편백나무와 자작나무, 리기다소나무, 낙엽송 등을 순차적으로 조림해 현재 모두 완료한 상태로 이제 20여년간 잘 가꾸면 더 울창한 숲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설치된 야외 데크 야영장. (사진=박진환 기자)주변 산촌에 거주하는 주민들과의 협력사업도 휴양림이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사안이다. 심 주무관은 “예전부터 인근 산촌에서 채취한 임산물 등 특산물 판매에 앞장섰고, 숲가꾸기를 통해 나온 나무들을 판매하고 있다”며 산림 경제의 선순환 구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산불예방 및 진화에 인근 산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으며, 휴양림에서는 그에 대한 대가로 고로쇠 및 송이버섯 등의 임산물 채취권을 주민들에게 허용하면서 산촌경제의 상생모델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에서 근무 중인 심규현 산림주무관(왼쪽)과 전영숙(오른쪽)·정공례(오른쪽 2번째)숲 해설가, 박한균 산림청 대변인실 주무관이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산림청, 인근 산촌경제 활성화 주력…생태 관광 프로그램 개발 나서또 인근 주민들을 휴양림에서 채용,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산림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었다.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숲속의 야외 데크 야영장이 조성돼 있었다. 인공조림 외에 생강나무와 층층나무, 노린재나무와 개옻나무 등 교목과 관목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서 사계절 신선한 휴식처가 바로 야외 야영장이었다. 인공조림을 한 초창기에는 임산물 채취를 위해 잣나무 식재를 많이 했다면 이후에는 자작나무, 편백나무 등으로 빠르게 수종 전환이 이뤄지고 있었다.심 주무관은 “과거 국토녹화 시기에는 빨리 자라는 나무를 식재했고, 이후 임산물 채취가 가능한 나무에서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만한 나무까지 왔다가 최근에는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탄소를 가장 많이 흡수할 수 있는 나무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울창한 숲이 주는 가치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경제적 가치에 더해 수치화할 수 없는 굉장한 가치가 숨어 있어 숲의 가치가 아직도 저평가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숙박시설. (사진=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덕유산휴양림에서 숲 해설가로 활동 중인 전영숙(62)씨와 정공례(58)씨도 “독일가문비나무숲 중앙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트레킹의 마지막 코스로 명상을 한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그 편안함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적지 않다”면서 “어린아이들도 처음에는 싫다고 하다가도 한번 하면 또 오고 싶다고 하면서 성향 자체가 변화한다. 이것이 바로 숲이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전영숙·정공례 숲 해설가는 “독일가문비나무는 나이가 들면 줄기와 잎이 아래로 처져 있다. 결국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겸손해진다는 것을 자연이 알려주는 것”이라며 “매일 숲에 오면서도 매번 배우는 것은 자연에서 배우는 겸손함”이라고 입을 모았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산림문화휴양관. (사진=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산림청은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독일가문비나무숲과 지역 산촌과 연계한 다양한 사업들을 기획,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중심으로 한 숲 해설과 야생 동식물 관찰, 사진 촬영 투어, 명상 프로그램 등 생태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또 독일가문비나무숲과 연계해 지역에서 계절별로 다양한 축제나 행사 개최를 지원하고, 지역 특산품인 반딧불 사과, 오미자 등의 판매 장터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봄과 가을, 겨울 등 독일가문비나무숲의 다양한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계절·테마별 탐방 프로그램도 검토 중이다. 장영신 산림청 산림휴양치유과장은 “앞으로 독일가문비나무숲을 활용한 산촌경제 활성화 사업을 다각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24.04.18 I 박진환 기자
그때 그 산 맞나? 편백숲으로 재탄생한 '황령산' 전세계 핫플로
  • 그때 그 산 맞나? 편백숲으로 재탄생한 '황령산' 전세계 핫플로
  • [편집자주] 산과 숲의 의미와 가치가 변화하고 있다. 가치와 의미의 변화는 역사에 기인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황폐화한 산을 다시 푸르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렵고 힘든 50년이라는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산림청으로 일원화된 정부의 국토녹화 정책은 영민하게 집행됐고 불과 반세기 만에 전 세계 유일무이한 국토녹화를 달성했다. 이제 진정한 산림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산림을 자연인 동시에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본보는 지난해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품 숲을 탐방, 숲을 플랫폼으로 지역 관광자원, 산림문화자원, 레포츠까지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100회에 걸쳐 기획 보도하고 지역주민들의 삶을 조명하고자 한다. 드론으로 촬영한 부산 황령산 편백숲 전경. (사진=부산 남구청 제공)부산 황령산 편백숲길. (사진=부산 남구청 제공)[부산=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바람이 분다. 전날 내린 비로 평년보다 낮아진 온도로 다소 쌀쌀한 아침이었지만 부산 황령산에서 맞는 3월의 바람은 봄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부산 남구의 대연·문현동, 연제구의 연산동과 부산진구의 전포·양정동, 수영구의 망미·광안·남천동 등 4개구 8개동과 접하고 있는 황령산은 해발 427m의 전형적인 도심지 산으로 세종 7년인 1422년 군사상 중요한 통신수단인 봉수대가 산 정상에 설치됐다. 이 봉수대는 동쪽으로 해운대의 간비오산 봉수대, 서쪽으로 구봉 봉수대와 북쪽으로는 범어사·계명산·봉수대 등과 연결돼 있었다. 황령산의 구상반려암은 세계적으로 희귀한 암석으로 천연기념물 제267호로 지정됐다.국토녹화 사업이 완성되기 전인 1980년 촬영된 부산 황령산 전경. (사진=부산 남구청 제공)◇1970년대 국토녹화 편백숲 조성, 부산시민들의 휴식처·힐링 공간 황령산은 도심지 한복판에 위치해 있어 부산시민들에겐 보석 같은 존재이다. 가볍게 집에서 나와 숲이 주는 짧은 휴식을 만끽하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다. 산에 들어서자마자 빽빽하게 자리잡은 편백나무 등 각종 나무들은 숲을 찾은 모든 이들에게 아낌없이 피톤치드를 나눠주고 있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지만 과거 황령산은 벌거숭이 산으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 부산 도심 중앙부에 있다 보니 인근 주민들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너도나도 산에 올라 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썼다. 자원 고갈이 반복되면서 황령산은 숲을 잃어갔다.이 같은 상황에서 산림청은 1976년부터 1981년까지 황령산 중턱에 76㏊에 19만그루의 편백나무를 식재했다. 당시 경제림 조성을 위해 편백나무를 선택했고, 황령산 토질과 기후는 편백과 찰떡궁합을 이뤘다. 40여년이 지난 현재 편백은 두께 20㎝가 넘는 건강한 나무로 자랐고 황령산 편백숲은 부산의 자랑이자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산림자원으로 성장했다. 황령산 바람고개에서 시작되는 1㎞의 임도는 산책을 즐기기에 적합했고 계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시민들도 편백숲 내에 개설된 임도를 통해 탐방을 즐기고 있었다. 또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과 환경은 부산시민이 사랑하는 숲으로 성장하는데 손색이 없었다.1981년 부산시가 황령산의 국토녹화 사업 완성에 맞춰 설립한 국토녹화 기념비. (사진=박진환 기자)◇봄부터 가을까지 왕벚꽃나무·황매화·꽃무릇 등 야생화 군락 ‘인기’황령산 편백숲 근처에 위치한 문현 생태숲에는 2016년부터 이팝나무 등 60여종의 수목과 계절마다 다른 야생초를 심었다. 2.8㏊ 규모의 문현동 작은 생태숲은 어린이 놀이시설, 운동시설, 쉼터, 정자 등을 갖추고 있어 휴식과 자연을 즐기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었다. 황령산은 전망대와 벚꽃길로도 유명하다. 부산시와 부산 남구는 2002년 아시아 경기대회 개최지 선정을 기념해 시민들의 휴식처 조성을 위해 왕벚꽃나무를 심었다. 꽃잎들이 풍성한 봄철에는 부산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하나로 황령산 전망대까지 연결돼 있어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4월에는 황매화 군락지에서 노란 빛깔의 꽃을 볼 수 있고 9월에는 꽃무릇 등 야생화가 자라고 있어 편백숲의 울창함과 함께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부산 황령산 전망쉼터에서 촬영한 부산시 전경. (사진=박진환 기자)광안대교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황령산 봉수대, 전망쉼터, 사자봉은 부산 전역의 경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었으며 높이 10m의 돌탑 길을 따라 황령산 편백숲으로 이어지는 길은 황령산 편백숲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경로 중 하나였다. 산에서 만난 지역주민이자 숲해설가인 이승국(63·부산 용호동 거주)씨는 “황령산 편백 숲은 지대가 높지 않아 시민들이 휴양하거나 등산하기에 무난한 코스로 대중교통과 연계도 잘 돼 있어 외지에서 방문하는 것도 편하다”면서 “밀도가 높은 편백 숲을 따라 임도이자 등산로가 잘 조성돼 있고 평상, 해먹, 썬배드 등의 편의시설들은 방문객들로 꽉 차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몇 년 전부터 피톤치드가 많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며 “척박한 황령산에 다른 나무도 아닌 편백을 심은 것이 신의 한 수였고 역사가 됐다”고 덧붙였다.한 등산객이 부산 황령산 편백숲을 걷고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대한민국 100대 명품숲 선정…인근지역과 연계 新산촌 활성화 모델 구상중현재 황령산 편백숲을 관리하고 있는 윤두식 부산 남구 공원녹지과장은 “1970년대까지 황령산 일대에 산불이 많이 났고 당시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대체 수종 식재를 뭘로 해야 할까 하는 많은 고민이 있었고 주변 환경 등을 고려해 편백나무를 심기 시작했다”며 “30여년이 지나자 후배 공직자나 시민들이 보기에도 정말 잘했구나 하는 찬사를 받았고, 산림청의 대한민국 100대 명품 숲에 선정되는 영예도 안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연간 60만~70만명의 탐방객들이 황령산을 방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명품숲 지정 이후 방문객들이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보여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숲 해설 프로그램 개발, 황톳길 조성, 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시설 등을 확충해 전국을 넘어 세계적인 명품 숲길로 만들 계획”이라며 밝은 미소로 황령산 청사진을 밝혔다.이승국 숲해설가가 황령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지난해 황령산 편백숲을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에 선정한 산림청도 남다른 기대감을 갖고 있다. 부산 황령산 편백숲과 기장군 철마면 산촌을 연계, 새로운 산촌 활성화 모델을 구상 중이다. 두 지역은 다소 떨어져 있지만 부산의 대표적인 자연 관광 명소로서 상호 보완적인 관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황령산은 부산 도심에 위치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자연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반면 철마면은 기장군의 동부에 위치한 전형적인 산촌으로 더 깊이 있는 자연 체험과 전통적인 한국의 산촌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부산 황령산 조림지 전경. (사진=부산 남구청 제공)도심과 산촌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황령산 편백숲과 기장 철마면 산촌을 포함하는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해 방문객들이 두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 부산 남구도 황령산의 가치 있는 산림자원을 체계적인 관리와 보존을 통해 미래 세대에게 잘 가꿔 물려주기 위해 황령산 산림문화공간 마스터플랜을 진행, 숲을 자연과 인간이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이다. 40년 전 정부와 지자체의 고민과 각고의 노력 끝에 조성한 황령산 편백숲. “황령산 편백숲을 이제 자연이 아닌 자원으로 미래 40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말을 들으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부산 황령산 편백숲에 설치된 휴게시설. (사진=박진환 기자)
2024.03.28 I 박진환 기자
효성, 멸종위기‘독수리’등 겨울철새 먹이지원 활동
  • 효성, 멸종위기‘독수리’등 겨울철새 먹이지원 활동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효성이 멸종위기종 및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겨울철새의 원활한 겨울나기를 위한 먹이지원 활동에 나섰다.효성 임직원들은 지난 2일 세계습지의 날을 기념해 생물다양성 보존활동의 일환으로 경남 김해시 화포천습지생태박물관 일원에서 아사 위기에서 구조·치료한 독수리 3마리를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행사를 진행했다.효성이 멸종위기종 및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겨울철새의 원활한 겨울나기를 위한 먹이지원 활동 일환으로 지난2일 아사위기에서 구조및치료한 독수리 자연방사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효성 제공독수리 3마리에는 ‘효성1호, 효성2호, 효성3호’ 의 이름을 지었다. 앞으로 겨울철새 보호 및 보존 지원을 지속해 나가면서 추가 방사 독수리들에게도 숫자 및 이름을 부여해 관리할 계획이다.효성은 지난해 11월부터 국내산 농축산물을 매입해 화포천습지를 찾는 철새에게 제공하는 사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월동을 위해 매년 11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많은 겨울철새들이 찾지만 먹이가 부족해 탈진과 아사가 발생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특히 독수리는 자연에 방치된 동물의 사체를 먹어 치워 전염병의 확산을 억제하고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자연의 청소부’다. 독수리 개체수 급감은 인간의 건강, 환경과 경제활동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효성은 이번 겨울철새 먹이지원 사업으로 겨울철새에게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먹이를 공급함으로써 멸종위기 동식물의 개체 보호 및 생물 다양성 보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또 국내산 농축산물을 철새 먹이용으로 구매함에 따라 농축산물 판로를 지원, 농어촌 경제에 기여하고 화포천습지의 우수성과 중요성을 시민에게 알리며 지역 생태관광 활성화도 도모할 예정이다.효성 조현준 회장은 “생물다양성이 보존되는 환경은 기업의 토대이자 지속가능한 발전의 목표” 라며, “이번 먹이지원 활동을 비롯해 멸종 위기에 있는 생물들의 보존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화포천은 독수리,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황조롱이, 황새, 큰기러기 등 천연기념물 17종, 멸종위기 야생동물 22종 등 118종의 새가 서식하고 있는 습지로 2017년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에 이어 2023년에는 ‘람사르습지도시 국내 후보지’로 선정된 자연생태 핵심지역이다.
2024.02.05 I 김경은 기자
尹대통령 “오늘이 취임 이후로 가장 편안한 날”
  • 尹대통령 “오늘이 취임 이후로 가장 편안한 날”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오늘 국회에 와서 우리 의원님들과 또 많은 얘기를 하게 돼서 저도 아주 취임 이후로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 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최 국회 상임위원장, 정당 원내대표와의 오찬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간담회 후 국회 사랑재에서 가진 오찬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제가 아까 시정연설 마지막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지금 전 세계적으로 경제, 안보에 어떤 대외적인 이런 위기 상황이 많이 있고, 또 우리 국민들의 민생이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초당적, 거국적으로 힘을 합쳐서 국민들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또 저희가 미래 세대를 위해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이어 “여러분들이 아까 간담회 때 하신 말씀은 제가 다 기억했다가 최대한 국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리고 우리 진관사 회주스님과 주지스님께서 이렇게 귀한 음식을 준비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김진표 국회의장은 앞서 환영사를 통해 “이렇게 아름다운 국회 사랑재에서 처음으로 대통령님, 또 원내대표, 상임위원장 이렇게 함께 식사하는 자리를 갖게 됐다”면서 “함께해 주신 대통령님,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그러면서 “오찬장으로 오는 동안에 김형오 의장님 때 만든 야생화, 전국 8도에서 모아진 야생화가 어우러진 화합의 꽃밭을 지나왔다”며 “오늘 오찬은 천년고찰 진관사에서 준비해 주셨다. 오늘 대표 음식은 길상 그리고 화합을 의미하는 오색 두부탕을 주제로 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또 “대통령님과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이 국민을 위해서 화합해서 함께 가자는 그런 의미를 담으신 것 같다”며 “진관사에서 말씀하시기를 오늘 오찬의 테마는 화합과 소통의 염원이 담긴 그런 상생의 밥상이라고 한다. 화합, 소통, 상생하는 즐거운 오찬 되시기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는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여야 원내대표 등이 함께 했다.
2023.10.31 I 박태진 기자
'한방'과 '한수'의 차이…키아프·프리즈, 어차피 '경쟁'은 아니다
  • '한방'과 '한수'의 차이…키아프·프리즈, 어차피 '경쟁'은 아니다
  • ‘2023 프리즈서울’ 전경. 조지 콘도, 폴 매카시 등 인기작가의 작품을 대거 내건 하워즈앤드워스는 9일 폐막할 때까지 나흘 내내 몰려드는 인파를 맞았다. 매카시의 조각 ‘미니’(Mimi·2006∼2008·왼쪽)는 6일 개막 첫날 일찌감치 57만 5000달러(약 7억 7000만원)에 팔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잔치가 또 끝났다. 그림과 조각으로 성찬을 차리고 온 동네사람 다 불러모은 그 잔치에서 다들 거나하게 취한 눈치다. 미술 하나로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던 아트페어 ‘키아프서울’과 ‘프리즈서울’이 폐막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전관을 흔들었던 두 아트페어는 ‘키아프서울’이 10일까지 닷새간, ‘프리즈서울’은 9일까지 나흘간 일정을 마무리했다. 따로 또 같이 ‘한 지붕 두 가게’로 진행한 아트페어는 성과와 과제까지 나눠 가진 채 다시 1년 뒤를 기약하게 됐다. 출품작의 비중, 참여 갤러리의 무게는 영 달랐지만 공동티켓(한 티켓으로 동시관람)으로 ‘함께’란 의미를 다진 두 번째 페어에서 ‘키아프서울’은 8만명, ‘프리즈서울’은 7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2023 키아프서울’ 전경. 한 관람객이 화이트스톤 부수 앞을 지나며 세바스찬 쇼메톤의 ‘뭐가 포인트인가?’(What’s the Point?·2023)를 바라보고 있다. 프리즈와 현격한 체급 차를 드러냈지만 ‘젊은 작가’ 전략으로 선전한 키아프서울은 닷새간 8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하고 10일 폐막했다(사진=이영훈 기자).행사가 끝나자마자 매출액을 서둘러 공개하던 키아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합산결과에 대해선 입을 닫았다. 지난해에는 역대급 성적인 650억원을 다소 웃돌았다는 얘기가 나중에 나왔다. 프리즈의 매출 규모는 아예 드러난 적이 없다. 서울이 아닌 런던·뉴욕·LA 등의 페어에선 매회 1조원대쯤으로 짐작하는데, 지난해 서울에선 650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미술계에선 올해 판매 역시 양쪽 다 지난해 수준이거나 살짝 밑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리즈의 경우, 첫회인 지난해 ‘여봐라’는 듯이 들여왔던 거물급 작가의 최고가 작품을 올해는 대폭 줄였고, 키아프 역시 ‘젊은 작가’에 주력하겠다는 선언대로 신진·중진의 비중을 높인 영향이 적잖다. ‘2023 프리즈서울’ 전경. 데이비드즈워너 부스에 걸린 캐서린 번하드의 회화 ‘박테리움 런’(Bacterium Run·2023) 앞에 관람객들이 오래 머물렀다. 작품은 개막 첫날 220만달러(약 30억원)에 팔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VIP 프리뷰로 개막하는 첫날에 기록한 ‘최고가 판매기록’을 넘어서지 못하는 불문율도 이어졌다. 올해는 미국 갤러리 데이비드즈워너가 580만달러(약 77억원)에 판 쿠사마 야요이의 회화 ‘붉은 신의 호박’(2015)이었다. 프리즈에 나선 데이비드즈워는 키아프와 프리즈를 통틀어 가장 비싸게 팔린 이 작품을 “한국고객이 사갔다”고 귀띔했다. 아트페어가 ‘미술시장’인 건 분명하다. 시장에선 ‘이문 남는 장사’가 최고고. 하지만 장터에서 파는 게 물건만은 아니다. 안목도 팔고 기회도 판다. 그러니 굳이 관람객 수와 매출액을 따지지 않더라도 말이다. 세계 3대 아트페어에 든다는 프리즈를 서울에 들여 키아프와 나란히 세우겠다고 할 때 내놨던 ‘기둥’은 살아있어야 하는 거다. 한목소리로 “한국작가와 한국미술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라고 했더랬다. 하지만 두 회차에 걸쳐 ‘공동 아트페어’를 치르면서 그 ‘기둥’이 수시로 옮겨다닌다. 프리즈의 ‘한수’를 키아프의 ‘한방’이 좇으려 하면서다. ‘2023 프리즈서울’ 전경. 개막 첫날인 지난 6일 ‘프리즈 마스터즈’와 ‘메안세션’을 가르는 통로가 갤러리스트 등 미술계 관계자와 VIP 관람객 등으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키아프엔 없는데 프리즈엔 있는 것 프리즈는 강했다. 눈 돌리면 피카소가 걸려 있고, 코너를 돌면 샤갈이 나온다. 그중 고대 거장부터 20세기 후반까지의 걸작으로 구성하는 ‘프리즈 마스터즈’는 말할 것도 없다. 언감생심 함부로 넘볼 수 없는 값비싼 현대 미술작품을 대거 안고 집결하는, 세계 유수의 갤러리를 모은 ‘메인세션’ 그 위에 있으니까. 올해도 나흘 내내 넘쳐나는 관람객을 감당하느라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2023 프리즈서울’ 전경. 한 관람객이 샤갈의 ‘마을 위 붉은 당나귀’(1978) 앞에 오래 머물렀다. ‘프리즈 마스터즈’ 세션 중 로빌란트보에나 부스에 건 샤갈의 이 작품은 200만유로(약 28억 5000만원)를 달고 나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인파가 밀려든 이유는 간단하다. 프리즈를 찾은 한 관람객의 말처럼 “평소 편히 접하지 못하는 거장의 작품이 손닿는 데 걸린 게 신기해서”다. 올해 가장 ‘신기할 만한’ 부스는 로빌란트보에나였다. 17세기 걸작으로 꼽히는 안드레아 바카로의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1620s)를 비롯해, 20억∼50억원대의 샤갈, 르누아르, 루치오 폰타나, 데미안 허스트, 제프 쿤스 등의 작품을 골고루 내건 전시장에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 그중 오가는 이들의 시선을 뜨겁게 받은 작품은 360만달러(약 48억 6000만원)에 달하는 제프 쿤스의 폭 3m 대형조각 ‘게이징 볼’(Gazing Ball·2013)이었다. ‘2023 프리즈서울’ 전경. ‘프리즈 마스터즈’ 세션 중 로빌란트보에나 부스에 세운 제프 쿤스의 ‘게이징 볼’(Gazing Ball·2013)은 오가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작품 중 하나다(사진=이영훈 기자).스테판 옹핀 파인아트도 인기폭발이었다. 폴 세잔,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에곤 실레 등 근대 대가들의 종이수채화·드로잉을 한 데 모은 갤러리에는 ‘입장 대기줄’도 모자라 “한때 그림까지 당도하는 데 40분 이상이 소요”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프리즈가 정작 신경을 쓴 건 따로 있다고 했으니, “전시장 구성, 부스의 배치·동선, 관람객과 작품·갤러리와의 소통” 이런 거다. 걸작·명작이야 안 불러도 따라오는 거 아니냐는 식이다. ‘2023 프리즈서울’ 전경. ‘프리즈 마스터즈’ 세션 중 스테판 옹핀 파인아트는 인파가 집중된 갤러리 중 하나다. 피카소를 비롯해 세잔, 마티스, 실레 등 근대 대가들의 종이수채화·드로잉을 한 데 모아 출품했다(사진=이영훈 기자).◇프리즈 들러리 아니다 ‘키아프의 길’ 있어 반면 키아프는 “압도하는 부스나 작품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시선을 강타한 ‘초고가’ 작품이 올해는 사라졌던 프리즈와는 다른 결에서다. 대부분이 ‘늘 반응 좋았던’ 아트페어 단골작가를 내세운 데다가, 출품작 비중에서는 프리즈와 견줄 재간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손님이 아닌, 전적으로 주인의 편의에 맞춘 산만한 전시장·부스 구성은 열외로 뺀다손 쳐도. ‘체급 차’라는 말은 그렇게 나왔다. 물론 전부는 아니다. 그럼에도 국제갤러리가 단독부스를 꾸려 내건 스위스 출신의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들은 볼거리와 판매를 연결시킨 적절한 예로 보인다. 길이 3m에 달하는 론디고네 회화 ‘2023년3월2일’(2023)이 24만∼28만달러(약 3억원대)에 거래됐다. ‘2023 키아프서울’ 전경. 국제갤러리는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만을 모아 단독부스를 냈다. 안쪽에 보이는 론디고네의 회화 ‘2023년3월2일’(2023·왼쪽)이 24만∼28만달러(약 3억원대)에 팔렸다(사진=이영훈 기자).영국작가 라이언 갠더의 솔로전 ‘선택의 기원’(The Origins of Choice)으로만 꾸린 갤러리현대의 ‘1페어 1작가’ 전략도 시선을 끌었다. 수억원짜리 하늘색 포르쉐 전기차를 들이고 보닛 위에 움직이는 작은 벌레를 올려놓은 설치작품 ‘처음에는’(In The Beginning·2023)을 찾은 고객들에게 갤러리는 작가의 대형 평면작업 ‘저항할 수 없는 힘의 역설’(Irresistible Force Paradox·2023) 연작 3점을 7만 5000파운드(약 1억원)씩에 넘겼다. ‘2023 키아프서울’ 전경. 갤러리현대는 영국 작가 라이언 갠더의 솔로전 ‘선택의 기원’(The Origins of Choice)으로만 부스를 꾸렸다. 설치작품 ‘처음에는’(In The Beginning·2023) 곁에 작가 라이언 갠더가 앉았다. 작가는 수억원대 하늘색 포르쉐 전기차를 들이고 보닛 위에 움직이는 작은 벌레를 올려놓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프리즈에도 참가한 갤러리현대는 역시 한국작가 이성자만으로 단독부스를 열었다. 대표작 ‘야생의 아네모네’(1963)를 40만∼45만달러(약 5억원대)에 판매한 것을 비롯해 7~10점(판화 포함)을 컬렉터에게 넘겼다. ◇차별화가 답…같은 페어, 다른 장면 만들어야 그렇다고 키아프의 성과가 무색할 정도는 아니다. “젊고 역동적인 쪽에 무게를 두려” 한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젊음은 곧 다양성’이니까. 덕분에 프리즈 좇는 데만 급급하던 지난해와는 다른 ‘색’을 만들어냈고, 다른 ‘돈’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2023 키아프서울’ 전경. 홀과 홀을 연결하는 통로 옆으로 이길이구갤러리에 걸린 작가 콰야의 작품들이 보인다. MZ세대 팬덤을 몰고 다니는 작가는 30대 초반 1991년생이다(사진=이영훈 기자).다양성과 성과를 영리하게 연결한 갤러리가 적지 않다. 권오상·노상호·돈선필·안지산·이정배 작가 등 실험군단을 이끌고 나온 아라리오갤러리, 정수영·윤상윤·권능·채지민·권기수·정성준 작가 등 개성에선 빠지지 않는 세계를 내건 아뜰리에아키, 성연화·백윤조·권민호·이재현 등 작가 등 여느 갤러리에선 볼 수 없는 면면의 독창성을 소개한 갤러리조은 등등. ‘2023 키아프서울’ 전경. 관람객들이 아뜰리에아키에 걸린 정수영·윤상윤·권능(왼쪽부터) 등의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독특한 소재, 특출난 기량, 치밀한 완결성을 보여주는 이들 신진·중진작가의 작품들은 일찌감치 ‘빨간딱지’가 붙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키아프와 프리즈가 만든 ‘간극의 풍경’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첫술을 지나 두 술에도 배가 부를 순 없었다. 내년에는 달라질 거라고 장담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관건은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렸을 터. 체급 차가 분명하다면 방법은 하나다. ‘무게 재는 일’은 피해 ‘다른 길’로 가는 것, 곧 차별화다. “같은 페어, 다른 장면을 만들면 된다. 당장은 아니다. 이 효과가 충분히 쌓인 이후의 시너지를 기대해볼 만하다.” 한 갤러리 대표의 말이다. ‘한방’과 ‘한수’를 헷갈리지 말라는 얘기다.
2023.09.12 I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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