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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양심’ 책 소개…“비양심 극치 온 국민 목도 중”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재천 교수의 책 ‘양심’을 소개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비판하는 늬앙스를 보였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해 문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문 전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생태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양심’을 추천했다.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의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 300여 편 중 ‘양심’이라는 키워드와 연관된 7편을 선별해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까지 글로 새롭게 풀어낸 책”이라면서 “이제는 진부해진 것 같았던 양심이란 말이 최근 우리 사회를 통렬하게 찌르고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하나는 노벨상 수상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울린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이다. 소설 속 소년은 말한다. ‘군인들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상한 건, 그들의 힘만큼이나 강렬한 무엇인가가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게 그겁니다.’ 양심은 16세 소년이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압도적인 국가 폭력과 불의에 맞설 수 있는 힘이었다”고 전했다.이어 그는 “다른 하나는 바로 지금 벌어진 또 한번의 거대한 국가 폭력과 불의”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 계엄 사태를 가리키는 듯한 늬앙스를 보였다. 그는 “권력자들이 더 큰 권력을 움켜쥐고자 민주주의를 유린하고서도 그저 책임을 모면하려고 후안무치하게 거짓말을 늘어놓는 비양심의 극치를 온 국민이 목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극적으로 교차하는 양심과 비양심이 우리에게 양심이란게 뭔지, 너는 어떤 사람인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윤석열 대통령 및 관련자들이 내놓고 있는 계엄 선포 이유와 당시 상황 관련 발언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아울러 문 전 대통령은 “최재천 교수는 ‘양심을 ‘차마...어차피...차라리...’라는 말로 표현한다”면서 “차마 외면할 수 없어, 어차피 먹을 욕이라면, 차라리 화끈하게 덮어써보자는 속셈으로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가 동감댐 건설 반대, 호주제 폐지 운동, 4대강 사업 반대, 제돌이 야생방류 운동 등에 참여하고, 환경운동연합 공동 대표를 역임했으며 지난 정부에서 코로나 일상회복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그는 공평이 양심을 만날 때 비로소 공정이 된다고 말한다”면서 “키 차이가 나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의자를 나눠주는 것은 공평이지만, 키가 작은 이들에게는 더 높은 의자를 제공해야 비로소 세상이 공정하고 따뜻해 진다는 것”이라면서 “최재천의 양심을 읽으며 개인적 양심과 사회적 양심을 함께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 민생추경 방향 튼 국민의힘, 野에 “대통령·의회 권력분산 개헌촉구”
- [이데일리 박민 김한영 기자] 국민의힘이 11일 내수 회복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과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는 내용의 분권형 개헌을 촉구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선(先)예산 집행·후(後)추경 편성’ 입장을 고수했지만, 내수 회복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생 추경’에 대해서는 한 발 물러난 것이다. 이는 향후 조기 대선이 열릴 가능성을 대비해 ‘대선 공약용 추경’을 열어두고, ‘개헌 여론’을 띄워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지역화폐 등 배제하고 민생추경 편성”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우리 당은 추경 논의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지역화폐와 같은 정쟁의 소지가 있는 추경은 배제하고, 내수 회복, 취약계층 지원, 인공지능(AI)를 비롯한 산업·통상경쟁력 강화를 위한 추경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1분기 예산 조기 집행 후 추경 검토’ 입장만을 내세웠지만, 이날 연설에서 시기 제한에 대해선 다소 물러난 것이다.다만 ‘이재명표 정책’으로 불리는 지역화폐 추경에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향후 추경 논의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는 예산 조기집행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그 부분이 완화된 것”이라며 “특히 (추경 논의는) 1분기를 지나봐야 한다는 그런 제한이 없어진 게 맞다”고 설명했다.국민의힘의 이러한 입장 변화는 조기 대선 가능성을 대비해 ‘대선 공약용 추경’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는 오는 13일 8차 변론기일을 예정하고 있다. 이후 추가 변론기일 지정이 없을 경우 2주간의 재판관 평의 기간을 고려할 때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선고 가능성이 높다. 만약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될 경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권 원내대표는 민생추경 편성과 함께 반도체 특별법도 이달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특별법은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반도체 시설 투자에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야 모두 보조금 지원 등에는 의견 일치를 이뤘지만,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무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과 관련해서는 이견이 큰 상황이다.권 원내대표는 “전 세계에서 반도체 연구인력이 주 52시간 근무에 발목 잡힌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며 “민주당은 고임금 연구개발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 근로시간의 예외를 주자는 법안을 끈질기게 거부하고 있다. 주 52시간 규제에 집착하는 민주당은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뒤떨어진 정치세력”이라고 질타했다.그러면서 “민주당이 발의했던 법안을 보면 반시장적, 반기업적 악법이 대다수”라며 “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안들을 당장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또한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고 제왕적 의회의 권력 남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분권형 개헌’을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면 대권을 차지하기 위한 여야의 경쟁은 사생결단이 된다. 극단적 정쟁이 대통령 임기 5년 내내 계속된다”며 “이제는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고, 제왕적 의회의 권력 남용도 제한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동시에 국회의원 선거법도 협치와 공존이 가능한 구조로 갈 수 있게끔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심을 왜곡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기해야 한다”며 “승자 독식과 지역 편중의 선거구제 역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 일정을 합치는 것도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모두 따로 실시하면 국력은 낭비되고, 책임 정치를 구현하기 힘들다”고 부연했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국정위기 유발자는 이재명 민주당”권 원내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대통령 탄핵정국 관련해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다만 이러한 국정 혼란은 △민주당이 추진한 29차례의 탄핵 소추 △23차례의 특검법 발의 △38차례의 재의요구권 유도 △‘갑질’ 청문회 강행 △예산안 단독 처리 등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게 비롯됐다며 비판 수위도 높였다.그러면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방탄’을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정 혼란의 목적은 오직 하나, 민주당의 아버지 이재명 대표의 방탄”이라며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의 형이 확정되기 이전에 국정을 파국으로 몰아 조기 대선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대통령직을 차지하려는 정치적 모반”이라고 지적했다.권 원내대표의 ‘이재명 때리기’는 이 대표에게 반감이 크다고 평가받는 중도·부동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 탄핵 인용을 전제로 한 조기 대선에 선을 긋고 있지만, 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 대표를 향한 반대 여론을 더욱 키우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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