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692건
- “인구절벽 한국, ‘오픈 마인드’로 문제 해법 찾아야 행복”[ESF 2023]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30년 가까이 한국 사회의 깊은 곳까지 면밀하게 들여다본 파란 눈의 저널리스트가 있다. 스스로 ‘꼰대’ 같다고 말하면서도 한국 사회가 더 나은 곳으로 바뀌기를 누구보다 바라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한국은 심각한 상태인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다. 왜일까?안톤 숄츠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사진=본인 제공)◇ 인구절벽 열쇠 ‘이민’이지만…한국 사회, 준비 안 됐다숄츠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온 ‘이민자’다. 청소년기에 태권도를 배우다 선불교를 접했고 수행을 위해 지난 1994년 한국에 왔다 눌러앉기로 했다. 기자이자 PD, 저널리스트로 한국 사회를 조명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직업이 하나는 아니다. 대학 강단에도 섰고, 지금은 해외에서 한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을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사회 변화를 지켜봐 온 숄츠는 한국의 빠른 고령화 속도에 주목하며 “한국은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상태 중 하나”라고 짚었다.가장 큰 문제는 중위연령이 가파르게 높아지는 점이다. 중위연령은 총인구를 연령 순서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있는 사람의 나이를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 중위연령은 지난해 45.0세다. 48년 뒤인 2070년에는 62.2세로 26.5% 높아진다. 같은 기간 동안 독일을 포함한 유럽 대륙이 지난해 41.9세에서 48.9세로 7% 높아지는 것과 대조적이다.동시에 합계출산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0.78명을 기록하고 있다. 숄츠는 “독일 출산율도 1.5명대로 낮지만 올라가고 있다”며 “반면 절반 수준인 한국 출산율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고갈,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예견된 문제들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금 한국에 연금을 내고 있고 세금도 적지 않게 내는데, 다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숄츠는 이민이 인구 문제를 풀 열쇠일 수 있다고 봤다. 이민을 통해 인구 감소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민 정책을 빨리 바꿔야 한다”며 “정부가 이민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하고 사람들에게도 확실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이민과 관련한 정책을 촘촘히 마련한다고 해도 충분한 이민자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숄츠는 “한국에 있는 많은 외국인이 한국을 사랑하고 돕고 싶어하지만 정작 이들에게 많은 것을 묻지 않는다”며 “이민자를 받는다고 해도 한국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이민자를 받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그가 지적한 한국 사회의 더 큰 문제는 바로 닫힌 문화다. 숄츠는 “당장 내년부터라도 새로운 이민 정책이 시행될 수 있다. 하지만 정책이 바뀐다고 당장 외국 이민자 모두를 한국 사람들이 환영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이민을 위한 ‘오픈 마인드’를 아직 준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국가, 인종,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을 포용할 수 있을 만큼 열려 있지 않다는 것이다.그렇다면 흑인 이민자 출신 시장이 나올 수 있을까? 이민자를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외국인’으로만 바라본다면 한국은 ‘살만한 사회’를 결코 만들 수 없다. 숄츠는 “독일도 그렇고 다른 나라들은 정계나 산업계에서 외국인을 흔히 볼 수 있다. 사회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한국에서는 기껏해야 TV 프로그램에서나 이국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외국인이 쓰인다”고 말했다. 아직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韓 ‘막다른 길’ 접어들어…소통과 화합 필요이민 외에도 한국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는 쌓여 있다. 심각한 저출산·고령화에 시달리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자살률이 높기까지 하다. 한국 사회에 확실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미다.안톤 숄츠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사진=본인 제공)암울한 수치들을 놓고 숄츠는 “한국이 막다른 길(Dead end)에 접어든 것만 같다”고 했다. 높은 경쟁 압박과 분열로 인한 갈등이 한국 사회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 시스템을 지나 근로 환경까지도 쳇바퀴 돌듯 경쟁을 요구한다. 성별, 계층, 세대뿐만 아니라 정치마저 양쪽으로 갈라져 서로 이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는 “요새는 토론하고 타협해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게 아니라 (사회가) 더 갈라지기만 하는 것 같다”는 우려를 표했다.젊은 세대로서는 아이를 낳기도, 만들기도 싫은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그는 “제가 한국에 처음 왔던 90년대에는 적어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고 내 자녀가 나중에 더 잘 살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 나라가 된 지금은 자녀 세대가 불행을 느끼고 있다”고 짚었다.숄츠는 그 이유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사회에서 정이 많이 사라지고 사람들의 스트레스는 늘었다”며 “서로 이야기를 듣고 양 극단이 아닌 중간에서 타협점을 찾는 법을 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서로 받아들이며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이런 통찰을 전할 수 있는 이유는 그가 한국 사회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기 때문이다. 이미 인생의 절반가량을 한국에서 살았다. 가족도, 집도 모두 한국에 있다. 한국 사회에 대한 아쉬움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말하는 이유다.숄츠는 “죽는 날까지 한국에서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한국이) 너무 좋다”며 “한국 사람들에게 받은 도움이 많고, 기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서 이 사회를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걸로 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했다. 민주주의 사회는 변화를 선택할 수 있고, 바뀌려면 싸워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이제는 한국 사회가 열려야 할 때다. 숄츠는 인구 구조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이민 정책은 필연적인 결과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오는 21~2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에 연사로 참석할 그는 한국 사회와 이민 정책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전한다.숄츠는 “이민은 좋은 점만 ‘체리피킹’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반대론도 있을 수 있고 (사회적) 문제도 발생하겠지만 사람이 들어오는 일이다. 이제는 자기 인생을 살릴 방법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안톤 숄츠는…△1972년 독일 함부르크 출생 △함부르크대 한국학·비교종교학 학사 △前 조선대 독일어학과 교수 △前 독일 공영방송 ARD 프로듀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겸 작가
- “젊고 건강한 시니어 ‘소비자’ 시대…기업들, 전략 확 바꿔라”[ESF 2023]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나이 드는 나라입니다. 앞으로 20년간 매년 100만명에 달하는 은퇴자가 나오고 노인 인구도 늘어날 테죠. 하지만 지금은 전과 달리 젊고 활동적인 노인, 경험과 구매력을 갖춘 고급 소비자들의 시대입니다. 이들을 위한 새로운 경영 전략이 필요합니다.”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연사로 나서는 이동우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 특임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이동우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 특임교수는 2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경영계가 ‘시니어’(노인)에 대한 생각을 확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베이비부머의 퇴직이 시작됐다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이 교수는 “대표적 고령 국가로 꼽히는 일본이 고령 사회가 되기까지 25년 걸렸지만 한국은 20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며 “우리나라가 2~3년 안에 일본 (고령화 속도를) 추월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낮은 출산율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 교수는 “많은 인구학자가 0명대 출산율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한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 0.78명을 기록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출산율이 반등한 사례가 없다”고 짚었다. 단순히 숫자만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가 오고 있다는 설명이다.경제와 산업 분야에서는 저출산·고령화를 피부로 느끼게 된다. 고령 인구가 늘고 젊은 인구가 줄어들면서 일할 사람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그럴 수록 기업들은 생산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돈 버는 사람이 없으면 돈을 쓸 시장도 자연스레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반면 젊은 세대가 부양해야 할 노인이 많아지니 세금 부담은 커진다.이 교수는 “통계청에서는 2060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43.9%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며 “이제는 국가 경제와 국내총생산(GDP), 생산가능인구, 경제활동인구의 미래 시나리오를 그려야 하는데 암울한 이야기만 나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제보다 심각한 문제는 나라가 소멸해가고 있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특히 이 교수는 경제 발전의 주축이던 한국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퇴직하기 시작한 점을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55년부터 1974년까지 20년간 매년 90만~100만명이 태어났다. 이제 산업 현장에서 이들이 본격적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이 교수는 “앞으로 20년 동안 매년 아직 너무나 건강한 이들이 최소 70만명에서 100만명이 은퇴하게 된다”며 “똑똑하고 부지런한 한국인들이 경제 성장에만 몰두하다 보니 (인구 문제에 대한) 미래적 대안을 갖고 준비하지 못했다”는 진단을 내렸다. 아직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퇴직자가 되면서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새로운 시대…‘시니어’ 고객이 뜬다그렇다면 노인 인구가 늘어날수록 한국의 경제·산업 활력은 떨어지게 될까? 이 교수의 답은 ‘아니다’였다. 그는 “시니어, 즉 노인들에 대한 지금까지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연약하고 힘없고 부양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닌 새로운 경제 주체로서의 노인이 떠오르고 있다. 이미 전 세계 60~70대 인구는 의학의 발달과 환경·식습관의 변화로 앞선 세대보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른바 액티브(Active·능동적인) 시니어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교수는 “장년층 기업인들을 만나면 집에 가서 같은 나이 때의 부모님 사진을 보고 누가 더 나이 들어 보이는지를 살펴보라고 한다”며 “십중팔구 지금 사람들이 훨씬 젊다”고 했다.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연사로 나서는 이동우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 특임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그럼에도 기업들은 여전히 노인들을 홀로 생활하기 힘든 ‘패시브(Passive·수동적인) 시니어’로 본다. 이 교수는 “기업들은 아직 너무 젊은 65세 이상 사람들을 관습적 노인으로 가정하고 이에 맞는 비즈니스를 하려고 한다”며 “이는 완전히 어긋난 선택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인구 구조 변화의 시대를 맞아 이 교수는 “고객중심주의적 차원에서 노인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중심주의’는 최근 전 세계적 대세로 떠오른 신(新) 경영전략이다. 고객이 어떤 사람이며, 어떤 것을 원하는지를 분석해 이를 공략하는 것이다.이제 노인은 ‘경험과 구매력을 갖춘 고급 소비자’로 새롭게 정의할 수 있다. 이 교수는 “구매력 있는 시니어들은 이미 좋은 것을 먹고, 입고, 써 본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그저 ‘노인’으로 딱지 붙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이미 고령 고객은 새로운 비즈니스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미국 홈트레이닝 플랫폼 기업 ‘펠로톤’과 캐나다 스포츠 기업 ‘룰루레몬’이 대표적이다. 펠로톤은 집에서 자체 애플리케이션과 실내 자전거를 활용해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신생 기업이다. 요가복을 판매하는 룰루레몬은 일명 ‘레깅스계의 샤넬’로 불린다. 젊은 세대가 주 소비층일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전 세계 시니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이 전 세계 1위에 올라선 기반이 노인 소비자였던 셈이다.이 교수는 “이들 기업은 시니어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그들을 위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지는 않는다”는 점을 짚었다. ‘노인’ 딱지를 붙인 마케팅의 허점을 지적한 것이다.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연사로 나서는 이동우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 특임교수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그는 “노인들도 노인, 시니어란 단어를 별로 안 좋아한다. 지금 자기가 나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노인은 많지 않다”며 “이제부터는 고령 인구가 압도적인 고객층으로 등장할 테다. 모든 비즈니스에서 다 ‘시니어’를 강조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노인을 위한 새로운 산업과 비즈니스 전략이 필요한 셈이다. 이 교수는 오는 6월 21~2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에 참석해 변화하는 경제·산업 트렌드와 전략을 제시한다. 그는 “산업계에서부터 세대 구분론이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MZ세대, 베이비붐 세대를 구분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경영 전략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이동우 교수는△한림대 법학과 △연세대 저널리즘 석사 △前 경희대 경영대학원 스타트업 비즈니스 MBA 겸임교수 △이동우콘텐츠연구소 소장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 특임교수
- 저출산·고령화에 韓 성장 잠재력 '빨간불'…20년간 생산인구 24%↓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운 가운데, 저출산·고령화로 한국의 경제성장 잠재력이 악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8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 성장의 장기적인 리스크는 인구 통계학적 압력이 심화하는 것”이라며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25년 이후 약 2.0%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무디스는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지난해 0.78명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고, 노년부양비(15∼64세 생산가능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중)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무디스는 “이런 인구 통계적 압력은 생산성 향상과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재정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국제연합(UN)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1998년에서 2017년 사이 11% 늘었으나, 2020년부터 2040년 사이에는 24% 쪼그라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3738만명에서 2040년 2852만명, 2060년 266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2020년과 비교할 때 2040년에는 886만명, 2060년에는 1672만명이 사라지는 셈이다. 총인구도 2020년 5184만명에서 2040년 519만명, 2060년 4262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출산율도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작년 1분기보다 0.06명 줄어 1분기 기준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초에 출생아 수가 많고, 연말로 갈수록 줄어드는 통상의 추세를 고려하면 연간 합계출산율은 작년(0.78명)을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는 한 해 동안 태어난 아이가 24만9000명에 그쳤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적을 수 있다.저출산·고령화는 여러 측면에서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을 약화할 우려가 있다. 일단 왕성하게 경제 활동을 하는 연령대인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어들면 부가가치를 생산할 노동력의 공급이 줄어든다. 우리나라는 고령층의 경제 활동 참여율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노동 생산성은 청·장년층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부양 부담 확대, 총인구 감소 등이 내수 시장 위축과 기업의 투자 유인 축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정부는 근로소득세 등 조세 수입이 줄어드는 반면 고령층을 위한 연금·재정 지출은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다만 무디스는 인구 고령화와 높은 가계부채는 부정적 요인이지만, 고부가 가치 산업의 경쟁력이 그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개혁이 성장률 경로를 바꾸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정부가 계속 젊은 외국인 노동자의 이민을 장려하는 정책을 편다면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생산성을 향상하고 노년부양비의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2022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2020년대 이후 인구감소와 급속한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는 점차 둔화되고, 2050년에는 경제성장률이 0.5%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로 내다봤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5일 열린 ‘경제개발 5개년’ 60주년 콘퍼런스에서 저출산 등으로 성장 잠재력이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면서 노동·교육·연금 등 구조개혁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 노동개혁과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개혁,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지 않고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금개혁도 일관성 있고 강도 높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사진=연합뉴스)
- 1분기 합계출산율 0.81 '역대 최저'…4년째 '1명'도 안 낳았다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올해 1분기(1~3월) 합계출산율이 같은 분기 기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사망자수가 줄었지만, 출생아수가 역대 최소치를 기록하면서 인구 자연감소가 41개월째 이어졌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1분기 합계출생률, 1년 만 최저 경신…출생아수 6.4만명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1분기에 0.81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0.86명으로 통계작성 이래 가장 낮았던 합계출산율은 이로써 1년 만에 1분기 최저치를 다시 썼다. 분기당 합계출산율은 2019년 1분기 1.02명을 기록한 이래 16분기 내내 1명을 밑돌고 있다. 연간 합계 출산율은 2018년(0.98명), 2019년(0.92명), 2020년(0.84명), 2021년(0.81명), 2022년(0.78명)으로 점점 떨어졌다. 통상 출생아수가 연초에 많고 연말로 갈수록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합계출산율은 1명대로 올라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1분기 출생아는 전년 동기 대비 6.0%(4116명) 감소한 6만4256명으로 역시 같은 분기 기준 가장 적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3월로만 좁혀 봐도 2만1138명으로 1년 전보다 8.1%(1864명) 줄어 역시 동월 기준 역대 최소였다.23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아동복 매장에서 시민들이 쇼핑하고 있다.◇코로나 이후 사망자 14.2% 줄었지만…인구 자연감소 2.5만명1분기 사망자수는 8만9015명으로 1년 전보다 14.2%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면서 사망자가 10만명대까지 폭증했던 작년 1분기의 영향이 컸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부산(-20.2%), 대구(-20.1%) 등을 비롯한 전국 시도에서 모두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인 조사망률도 7.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명 줄었다. 3월 사망자 수는 2만8922명으로 1년 전보다 35.2%(1만5689명) 감소했다.그러나 사망자수가 감소한 데 비해 출생아 수가 더 크게 줄면서 1분기 2만4760명 자연감소했다. 17개 시도 가운데 자연증가한 지역은 경기(494명), 세종(436명)뿐이었다. 3월 인구는 7784명 감소했다. 2019년 11월부터 41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1분기 혼인 건수는 5만3964건으로 1년 전보다 18.9%(8590건) 증가했고, 3월만 보면 1만8192건으로 18.8%(2876건) 늘었다. 같은 분기 이혼 건수는 2만27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62건) 증가했다. 혼인 지속 기간별로 보면 5~9년(3.7%)에서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이혼 건수는 2만2734건으로 1.6%(362건) 증가했다.◇4월 인구이동 45.5만명…증가 전환 한달 만에 꺾여통계청이 같은 날 발표한 ‘4월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입신고 기준으로 집계한 인구 이동자 수는 4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6% 줄었다. 이는 4월 기준 1973년(44만6453명)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2021년 1월 이후 줄곧 감소했던 국내 이동자 수는 지난달(58만9000명) 26개월 만에 반등했으나, 한 달만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말하는 인구이동률은 10.8%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감소했다. 전입에서 전출을 뺀 순이동을 보면 △경기(3960명) △인천(2038명) △충남(1277명) 등 9개 시도로 순유입됐고 △서울(-3365명) △부산(-1392명) △경남(-996명) 8개 시도는 순유출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인구구조적인 측면에서 이동률이 높은 2~30대 인구가 감소하고 이동률이 낮은 60대 인구가 증가하는 영향이 있다”며 “주택매매량이 감소된 부분도 연동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