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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그린 “‘아시아판 나토’ 결성 가능성, 中 조치에 달려 있어”
  • 마이클그린 “‘아시아판 나토’ 결성 가능성, 中 조치에 달려 있어”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한반도 전문가인 마이클 그린 시드니대 미국연구센터장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소다자주의가 ‘아시아판 나토’로 결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밝혔다. 마이클 그린 시드니대 미국연구센터장이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아산플래넘 2024’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아산정책연구원)그린 센터장은 14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아산플래넘 2024’ 1세션(아시아의 안보 구조 변화)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그는 “아시아판 나토에 대해서 네버세이 네버(Never say never·절대 안되는 건 없다)라고 말하고 싶다”며 “10년전에는 좋은 전략이 아니었지만 현재는 중국의 경제적 압박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라고 인정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그린 센터장은 “중국의 조치와 입장에 따라 결국 집단적인 안보구성이 필요할 수 있다.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며 “다만 아시아식 나토를 만드는게 아시아 당사국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하에 최근 인태지역에서는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등 안보 파트너십 성격의 소다자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작년 캠프데이비드 회담 이후 결성된 한미일 연대도 소다자주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그는 한국과 미국, 호주가 대(對)중국 의존도가 높은 점을 이유로 꼽으며 아시아판 나토는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그린 센터장은 “나토로 인해 우크라이나가 우려하고 말해왔던 일이 펼쳐졌다”며 “당분간 아시아판 나토는 경제적 측면에서 이득이 없다”고 설명했다.인태지역에서 소다자주의 확산에 중국은 반기를 들고 있다. 이에 소다자주의보다는 중국을 포함한 지역 포괄안보체제를 만들자는 입장이다.이에 대해 그린 센터장은 “중국 전투기가 유엔 대북제재 작전을 하던 호주 군 헬기를 공격하고, 히말라야 산맥에서 인도군을 공격하고, 필리핀 해군함을 봉쇄하는 것이 영내 안보에 도움이 안된다는 점을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설득해야 한다”며 “이런 행동이 오히려 중국의 이익에 반할 수 있다. 다른 나라를 뭉치게 한다”고 중국의 강압적 태도가 소다자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한 해법으로 그린 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이 솔직하게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제언했다.그린 센터장은 “미중이 예의를 지키는게 억제력에 방해가 된다. 노골적으로 서로 논의해야 한다”며 “미중이 북한 이슈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지 등 정부 대 정부로서 직설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이에 대해 자칭궈 북경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중국은 인도와 국경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 호주 전투기가 왜 중국 영해를 관통하냐”며 “모든 이슈에 대해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서로 접근하고, 공통의 이해관계를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05.14 I 윤정훈 기자
부처님오신날, "비·강풍 조심하세요"…강원 산지엔 ‘5월의 눈’
  • 부처님오신날, "비·강풍 조심하세요"…강원 산지엔 ‘5월의 눈’
  •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부처님오신날인 15일 전국에 강한 바람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내륙지방을 중심으로는 싸라기우박이 내리고 강원 산지 일부에는 5월의 눈이 내리는 곳도 있겠다.지난 7일 출근하는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기상청은 14일 수시 예보 브리핑에서 15일 아침부터 16일 새벽까지 북쪽 시베리아 찬 공기가 남하, 불안정하고 요란한 날씨가 형성되며 전국에 강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내린다고 예측했다. 특히 15일 오후부터 밤 사이 한반도 동쪽 지역에 저기압이 발달하며 강수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15~16일 강원도 일부 산지 지역과 일부 동해안은 각각 100㎜ 이상, 8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겠다. 그 외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서부·대전·세종·충남·전북·울산·부산·경남동부 5~20㎜ △경기동부·충북 10~40㎜ △서해5도 5~10㎜ △강원내륙 10~40㎜ △강원산지·동해안·경북북동산지·경북북부동해안 20~60㎜ △광주·전남북부·경남서부 5㎜ 내외 등이다.찬 바람의 영향으로 15일 밤에서 16일 새벽에 기온이 낮아지며 강원도 1㎞ 이상 높은 산지에는 ‘5월의 눈’이 내리겠다. 예상 적설량은 1~5㎝다. 중부지방과 경북 등 내륙지방에는 싸라기우박이 예상된다.기상청은 불안정한 기상 상황으로 인한 전국 돌풍과 천둥번개 등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피해 방지를 당부했다. 김영준 기상청 예보 분석관은 “간판 등 실외 설치물과 비닐하우스·공사장 등 시설물 점검과 농작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강원산지에는 결빙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15일 새벽부터 서해 먼바다를 시작으로 전 해상까지 풍랑특보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15일 오후부터 16일까지는 서해안, 제주도, 한반도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강풍특보가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15~16일 강수와 한기 남하로 인해 서울 기준 아침 최저기온은 9~14도, 낮 최고 기온은 18~21도로 기온이 평년보다 일시적으로 하강할 것으로 예측된다. 17일 이후는 대체로 맑거나 가끔 구름 많은 날씨로 평년보다 약 2~3도 높은 기온이 예상된다.동해상에는 발달하는 저기업에 물결이 높아지고 매우 높은 파도(최대파고 10m)가 예상됨으로 해상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2024.05.14 I 김형환 기자
“토함산 산사태에 석굴암 위험”…정부, 뒤늦게 조치
  • “토함산 산사태에 석굴암 위험”…정부, 뒤늦게 조치
  •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2022년 내습한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경주국립공원 토함산 24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국보인 석굴암에 대한 응급조처가 시급하다는 환경단체의 지적이 제기됐다. 토함산 석굴암 150m 상단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모습. (사진=녹색연합)환경단체 녹색연합은 지난 13일 ‘경주 국립공원 토함산 산사태 위험 실태 보고서’를 내고 “발생한 산사태에 대한 정밀 조사를 바탕으로 안전 대진단이 필요하다. 석굴암과 불국사, 인근 마을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정밀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강타했을 당시 토함산에 산사태가 발생하기 시작해 현재 약 24곳에서 산사태가 진행되고 있다. 산사태가 일어난 곳은 해발고도 400~700m 지대 중심이며 토함산 정상부에서부터 서쪽인 경주 진현동, 마동 등과 동쪽인 문무대왕면 방향이다. 지난 10일 기준 산사태 발생 현황 도면 (사진=녹색연합)녹색연합은 “산사태로 발달할 우려가 있는 토양 침식과 구곡 침식 등이 보이는 곳도 5개소 이상”이라며 “피해를 입은 훼손 현장에서는 토양 붕락, 침식, 낙석, 수목 전도 등 산사태의 여러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한 토함산 산사태의 대표적인 현장은 정상 동쪽 사면”이라며 “가장 큰 산사태 현장은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 범곡리 산 286 일대로 해발 630m 지점의 사면부에서 아래 계곡으로 산사태가 밀려 내려간 현장이다. 발생지점 주변은 약 2000평 규모로 토석이 쓸려나갔다”고 강조했다. 또 녹색연합은 석굴암 위쪽으로 산사태 2개소가 발생했다며 “지금도 석굴암으로 이어지는 계곡과 경사면에 흙과 암석이 계속 흘러내리고 있다. 큰비가 내리거나 지진 등으로 지반이 흔들리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석굴암의 산사태 위험은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녹색연합은 “석굴암 입구인 주차장에도 2개소의 산사태 현장이 확인된다”면서도 환경부가 이를 복구하지 않고 2년가량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함산 주차장 카페 동쪽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상황. (사진=녹색연합)경주시는 지난 3월이 돼서야 석굴암 북서쪽에 산사태가 발생한 것을 파악하고 문화재청으로부터 긴급보수비를 받아 낙석을 방지하는 링네트 설치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는 오는 6월 말 전에 복구를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4.05.14 I 이재은 기자
조태열 “한반도 평화에 협조 요청”…왕이 “건설적 역할 할 것”
  • 조태열 “한반도 평화에 협조 요청”…왕이 “건설적 역할 할 것”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한국과 중국이 양국 간 새로운 협력 시대를 열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밝혔다.(사진=외교부)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3일 오후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취임 후 첫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과 이어 개최된 만찬에서 양측은 △고위급 교류ㆍ경제협력 등 한중관계 전반, △북핵ㆍ북한 문제, △지역ㆍ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조 장관은 새로운 한중 협력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속도와 규모가 아니라 상호 신뢰 증진을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 기반을 다지는 데 더 큰 공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상호존중ㆍ호혜ㆍ공동이익에 기반하여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자고 했다.아울러 조 장관은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어느 한쪽이 아닌 양국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난관이 있더라도 세심하게 관리하는 가운데 협력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이를 위해, 조 장관은 고위급을 포함하여 다양한 수준에서 전략적 교류·소통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왕 부장의 방한을 초청했다. 왕 부장은 조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 고위급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하면서 상호 편리한 시기에 방한하겠다고 화답했다.양측은 지난 30여년의 경제협력이 서로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원동력이 된 만큼 앞으로도 협력의 여지가 크다는 점에 공감하고,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등 경제협력을 지속ㆍ강화하기 위해 긴밀한 소통을 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우리 기업의 안정적 투자를 위한 우호적인 투자환경 보장과 우리 기업 애로사항 해소에 대한 중측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사진=외교부)양 장관은 양 국민 간 상호인식 개선과 우호정서 증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양측이 다양한 교류를 촉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의 일환으로 지방정부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인문교류 촉진위 등 양국 외교부 주도 각종 교류ㆍ협력 사업을 재개하는 데 공감하였다. 조 장관은 문화컨텐츠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양국 젊은 세대 간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양 국은 북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조 장관은 북한이 통일을 부정하고 남북을 적대적 관계로 규정지으며, 위협적 언사와 각종 도발을 통해 한반도를 비롯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편 러시아와의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를 표했다. 조 장관은 한반도 평화ㆍ안정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아울러 탈북민 강제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달하고, 탈북민들이 강제북송 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중측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고 하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하였다.양 장관은 조만간 한국에서 개최될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지속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양 장관은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정세, 미중관계 등 지역 및 국제정세에 대해서도 협의했다.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를 앞두고 개최된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양국 장관은 약 4시간에 걸쳐 엄중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은 물론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정세에 관해 긴밀히 협의함으로써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2024.05.14 I 윤정훈 기자
가치외교 고집했던 尹정부, 중·러 ‘실리외교’ 행보 본격화
  • 가치외교 고집했던 尹정부, 중·러 ‘실리외교’ 행보 본격화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집권 3년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대했던 중국과 러시아를 챙기는 실리외교 행보에 나서고 있다. 한미일 중심의 가치외교만으로 글로벌중추국가(GPS) 비전을 실현하기가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기 위해 13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13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는다. 지난 2월 왕이 부장이 조 장관과 취임 축하 전화를 하던 당시 초대를 하면서 이번 만남이 이뤄졌다.조 장관은 출국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중관계 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첫걸음을 내딛고 오겠다”며 “엄중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은 물론 한반도 문제, 지역·글로벌 정세에 관한 전략적인 소통을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한국 외교부 장관의 베이징 방문은 2017년 11월 당시 강경화 장관 이후 6년 반 만이라 의미가 크다. 특히 윤 정부 들어 정상·장관 등 정부 부처 간에 소통이 부족했던만큼 이번을 계기로 다시 한중 관계가 복원될 지 주목된다.이번 방중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지도 관건이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정해진 바 없다”면서 “이번 방중은 왕이 외교부장과의 양자 관계에 집중해서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을 아꼈다.우리 정부는 다음달 한중일 정상회의를 잘 치른 이후에 시진핑 주석의 방한 추진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시 주석의 방한은 2014년 7월이 마지막이다.한러 관계도 회복의 조짐이 보인다. 작년 4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던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지원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냈다.특히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관계는 사안별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우리가 반대하거나 경계할 것은 하면서 러시아 관계를 가급적 원만하게, 경제 협력과 공동의 이익은 함께 추구해 나가는 관계로 잘 관리해 나갈 것”이라며 한러 관계를 관리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최근 이도훈 주러대사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것도 러시아 관계를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올해 내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밝히며 북러 간에 군사협력을 하고 있는만큼 한국으로서도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홍완석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장은 “윤 정부의 글로벌중추국가 비전은 미국을 등에 업고 G8에 가입하겠다는 것이지만, 최근 G7정상회의에 초청받지 못하는 등 변수가 발생하고 있다”며 “미국만 믿으면 만사형통이라 생각했던 정부가 현실을 깨닫고, 실리외교를 위해 중러 관계 관리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4.05.13 I 윤정훈 기자
'국힘 당사 난입' 대진연 회원 집행유예 선고에…檢 '항소'
  • '국힘 당사 난입' 대진연 회원 집행유예 선고에…檢 '항소'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 2명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검찰이 항소했다. 서울남부지검 전경(사진=연합뉴스)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0일 사건을 심리한 서울남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고인들의 범죄 전력을 살펴보면 본건과 유사한 범행을 여러 차례 지속해 실행해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대진연 회원 이모씨와 민모씨에게 징역 2년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8일 이들이 당사 로비에 들어가 구호를 외친 정도로는 중대한 침입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다른 범죄 이력이 없는 점 등 여러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씨와 민씨는 지난 3월 9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 무단 난입해 ‘이토 히로부미’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성일종 의원 사퇴를 요구하는 농성을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성 의원이 지난 3월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서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 “한반도에 끔찍한 사태를 불러온 인물이고 그만큼 우리에게 불행한 역사이지만,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던 선례”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성 의원은 이후 “장학 사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취지와 다르게 비유가 적절치 못했다”며 사과했다.
2024.05.13 I 이유림 기자
박해일, 첫 내레이션 참여…'판문점' 6월 개봉 확정→텀블벅 펀딩 오픈
  • 박해일, 첫 내레이션 참여…'판문점' 6월 개봉 확정→텀블벅 펀딩 오픈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박해일이 처음으로 내레이션에 참여한 다큐멘터리 영화 ‘판문점’이 6월 개봉한다. ‘판문점’ 측은 13일 개봉 확정 소식과 함께 판문점의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보여주는 메인 포스터를 공개하고, 텀블벅 펀딩을 오픈해 관객들의 지지와 참여를 독려했다.영화 ‘판문점’은 세계 유일,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남북이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판문점’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일깨우기 위한 대국민 프로젝트 다큐멘터리다. 영화 ‘판문점’은 정전 이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변한 것은 없고 긴 세월, 왜 우리는 평화에 이르지 못했는지에 집중한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문 정부의 평화쇼’, ‘2023년 9.19남북군사합의 파기는 윤 정부의 의도된 도발’이라는 여야의 주장 속에 지금 중요한 것은 ‘대결이 아닌 대화’로 영화를 통해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남북은 지금 당장 ‘판문점’에서 만나라고 촉구한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야기 그린 ‘김복동’으로 호평을 받은 송원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완결의 연기력으로 독보적인 위상을 떨친 배우 박해일이 처음으로 다큐멘터리 영화 내레이션을 맡아 특유의 중저음의 목소리로 몰입도를 높였다.국정원 간첩조작사건을 다룬 ‘자백’, 정부의 언론장악을 폭로한 ‘공범자들’, 대한민국 핵발전의 현주소를 직시한 ‘월성’,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100년 역사 폐해를 파헤친 ‘족벌-두 신문 이야기’를 만든 저널리즘 다큐의 명가 뉴스타파가 제작해 완성도를 담보한다.‘판문점’은 안정적으로 상영관을 확보해 더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볼 수 있게 13일 오늘부터 6월 9일까지 텀블벅 펀딩을 진행한다. 후원 금액에 따라 ‘판문점’ 프리미어 시사회 초대와 비하인드 스토리북, 후원자명 인쇄 기재, ‘함께함’ 선물꾸러미, 단독 시사회 개최 등이 리워드로 제공된다. 자세한 사항은 텀블벅 ‘판문점’ 후원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후 1951년 휴전회담을 연 2년 뒤인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맺은 남북은 안전한 협상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판문점’을 공동경비구역으로 합의한다. 이후 양측은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 내에서 사건, 사고가 생기면 ‘판문점’에서 군사정전위원회를 열었다. 이념과 전쟁으로 인해 분단되었지만, 서로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의지를 보여줄 장소는 언제나 ‘판문점’이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노력했고, 각종 회담을 개최하는 대화의 창고가 되기도 했던 ‘판문점’은 남과 북이 언제든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며 또 그래야만 하는 공간임에도 다시 무기가 등장하고 비공개 상태로 베일에 가렸다.단절과 혐오의 시대, ‘판문점’의 근원적 의미와 변화를 이끌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 ‘판문점’은 6월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2024.05.13 I 김보영 기자
조태열 외교장관 中 방문길 “한중 관계 새로운 모멘텀 첫 발걸음”
  • 조태열 외교장관 中 방문길 “한중 관계 새로운 모멘텀 첫 발걸음”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한중 외교정상회담은 한중 관계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했다.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하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조 장관은 13일 오전 한중회담을 위해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한중관계 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내는 데 중요한 첫걸음을 내딛고 오겠다”며 “엄중한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은 물론 한반도 문제, 지역·글로벌 정세에 관한 전략적인 소통을 활성화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조 장관은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는다. 조 장관이 지난 1월 취임 이후 첫 단독 회담이다.조 장관은 “왕이 외교부장과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겠다”며 “원칙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 입장을 분명히 하되 협력 잠재력이 큰 분야에 초점을 맞춰서 양국 관계 발전 기반을 튼튼히 다지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탈북민 강제북송 문제를 제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정부의 중요한 관심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제기하고 중국 측의 의견도 듣겠다”며 “중구그이 건설적인 역할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시진핑 국가주석 예방과 관련해선 “정해진 바 없다”면서 “이번 방중은 왕이 외교부장과의 양자 관계에 집중해서 협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한국 외교부 장관의 베이징 방문은 2017년 11월 당시 강경화 장관 이후 6년 반 만이다. 지난 2022년 8월 당시 박진 전 장관은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왕이 부장과 회담했다. 양국 외교수장 대면 회담은 작년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계기로 만난 이후 6개월 만이다.
2024.05.13 I 윤정훈 기자
외교장관 첫 방중…시진핑 방한 초읽기 들어가나?
  • 외교장관 첫 방중…시진핑 방한 초읽기 들어가나?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가운데 한중관계 개선 흐름이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이달 말 개최되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 여부도 관심사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놀이마당에서 열린 2024 아프리카 문화 페스티벌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뉴시스)12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13일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한중 외교장관회담 일정을 소화한다. 이를 통해 한중 관계, 한중일 정상회의, 한반도 및 지역·국제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조 장관이 왕 부장과 대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 장관은 지난 2월 6일 상견례를 겸해 왕 부장과 첫 전화통화를 했다.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개최되는 건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계기 이후 이번이 6개월 만이다. 한국 외교장관의 베이징 방문은 2017년 11월 당시 강경화 장관 이후 6년 반 만이다. 이에 따라 조 장관의 이번 방중으로 한중 관계가 정상궤도에 오르는 동력이 마련되고, 양국 간 고위급 교류로 자연스레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하오펑 랴오닝성 당서기 방한과 이번 조 장관 방중에 이어 이달 말로 예상되는 리창 중국 총리의 방한으로 한중간 고위급 교류가 갈수록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 여부도 주목된다. 시 주석이 한국을 찾은 건 지난 2014년 7월이 마지막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2차례 중국을 방문했지만 시 주석의 ‘답방’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국내 여론 등을 감안해 ‘이번엔 시 주석이 한국을 방한할 차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조 장관도 지난 1월 취임 후 외교부 출입기자단과의 첫 브리핑에서 “그간 우리 대통령이 북경(베이징)에 간 게 여섯 번이면, 시 주석의 방한은 한 번밖에 없었다”라며 “이번엔 시 주석이 오는 게 합당한 순서”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당시 윤 대통령에게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기꺼이 한국에 가겠다”고 언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일 3국은 이달 26~27일 서울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이에 조 장관의 이번 방중 일정이 끝난 후, 조만간 관련 일정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렸다. 차기 회의는 한국이 주최할 차례다. 그러나 코로나19를 비롯해 한중·한일 등 양자관계 악화로 장기간 열리지 않았다. 이번에 한중일 정상회의가 개최되면 윤석열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창 중국 총리와 함께 양자 차원의 회담도 가질 전망이다.
2024.05.12 I 박태진 기자
반세기 영공수호 '노병'…임무 마치고 국민 마음 속으로
  • 반세기 영공수호 '노병'…임무 마치고 국민 마음 속으로[르포]
  • [국방부 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대한민국 영공을 55년간 지켜온 F-4 팬텀이 다음 달 7일 퇴역식을 한 달 앞둔 지난 9일 49년 만의 고별 국토순례비행에 나섰다. 이번 비행에 나선 제10전투비행단 153전투비행대대 소속 F-4E 4기 편대는 ‘필승편대’로 불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민들이 모은 방위성금으로 1975년 구매한 F-4D에 붙여준 ‘필승편대’ 이름을 물려받은 것이다. 당시 김일성 북한 주석의 중국 방문, 베트남 공산화 등 안보 위기가 현실화하자 국민들은 부족한 국방 예산을 대신해 십시일반 방위성금을 모았다. 그렇게 모인 163억 원 중 71억 원으로 당시 최신 전투기였던 F-4D 5대를 구입했다. 필승편대는 이날 서울 등 12개 주요도시 상공을 비행하며 국민들에게 퇴역을 신고했다. 현재 공군은 성능 개량형인 F-4E 10대를 운용하고 있는데, 그 중 6대가 수원 기지에 있다. 팬텀 전투기가 국토순례 비행을 위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측면에 ‘국민의 손길에서, 국민의 마음으로/ 1969~2024’ 문가가 새겨져 있다. (사진=공군)◇“국민의 손길에서, 국민의 마음으로”취재진은 팬텀의 마지막 임무에 동행하기 위해 사전 교육과 메디컬 체크를 받았다.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도 둘렀다. 이후 중력가속도에 의한 의식상실(G-LOC)을 막기 위한 G-슈트, 구명정이 달린 하네스, 산소공급과 통신장비 연결을 위한 헬멧 등 장구를 꼼꼼히 챙겼다. 장구류 무게만 약 15㎏에 달했다. 편대를 이끄는 1번기만 전·후방 모두 베테랑 조종사로 편성됐고, 2~4번기 후방석에는 기자들이 탑승했다. 전천후 전폭기인 팬텀은 F-15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보기 드문 2인승 전투기였다. 당시 게임체인저로 불렸던 레이더 미사일을 운용하기 위해 무기통제사로 불리는 후방석 조종사는 △레이더 운용 △좌표 입력 △공대지 레이저 유도 폭탄(LGB) 타켓팅 등 무장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팬텀 후방석 조종사로 830시간을 비행한 이성진 제11전투비행단 부단장(대령)은 “공대지 미사일 팝아이를 비롯해 최대 8480㎏이라는 어머어마한 무장을 탑재할 수 있었기 때문에 팬텀이 떴다하면 북한이 도깨비 위용에 짓눌려 아예 비행기 자체를 띄우지 못했다”면서 “후방석은 좁은 조종석(Cockpit·콕핏), 제한된 시야, 비행 중 지속적으로 레이더 및 계기판 관측 등에 몰두해야 하기 때문에 멀미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F-4 팬텀 ‘필승편대’의 국토순례비행을 위해 조종사와 취재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군)드디어 팬텀에 탑승했다. 마치 영화 ‘탑건’의 한 장면처럼 8명의 조종사와 기자들이 격납고로 향했다. 우리를 맞이한 건 지상 발전기를 통해 굉음을 내고 있는 4기의 팬텀. 4번기는 49년 전 방위성금헌납기의 모습을 재연해 정글무늬 도장을 새로 했고, 2기는 현재의 도색인 진회색(Dark Gray) 바탕에 ‘국민의 손길에서, 국민의 마음으로/ 1969~2024’라는 기념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문구 양 옆에는 팬텀의 고유 캐릭터인 스푸크(도깨비) 문양이 새겨졌는데 왼쪽엔 빨간마후라와 태극무늬를 더한 스푸크가, 오른쪽에는 조선시대 무관의 두정갑을 입은 스푸크가 위치했다.‘스푸크’는 팬텀 최초 개발 당시, 기술도면 제작자가 항공기의 후방 모습을 보고 착안해 그린 캐릭터다. 팬텀을 운용한 여러 나라에서 사랑받았다. 팬텀을 후방에서 바라봤을 때 마치 서양의 전통적인 유령(Phantom)과 흡사해 보여 생겨난 캐릭터다. 밑으로 처진 수평꼬리날개는 유령이 눌러쓴 모자로, 두 개의 엔진 배기구는 유령의 두 눈처럼 보인다.조종석에 오르기가 만만찮았다. 왼발부터 7계단의 사다리를 오른 뒤 전방 조종석 옆 좁은 공간을 살금살금 옆걸음으로 이동, 조종석에 앉았다. 각종 결속 장비들로 기체와 신체를 하나로 묶었다. 옴짝달싹하기 힘들었다. 헬멧 크기 때문에 머리 움직임도 제한됐다. 전방석 조종사의 지시에 따라 레이더 스위치를 ‘스탠바이’로 옮겼다.활주로를 마주한 팬텀이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헬멧과 귀마개를 뚫고 거친 엔진음이 파고들었다. 기체가 활주로를 박차고 떠오르는데 걸린 시간은 단 8초. 10시 정각 ‘필승 편대’ 고별 국토순례비행의 막이 올랐다. ◇급기동에 정신 혼미…조종사 어려움 간접 체험항로에 들어서기 위해 급선회 기동을 하자 원심력에 의해 중력가속도(G)가 발생했다. 약 3G(중력의 3배) 가량의 압력이 몸을 짓눌렀다. 그러자 G슈트에 공기가 자동으로 주입됐다. 공기압을 이용해 하체에 혈액이 쏠리는 걸 막아줬다. 몇 차례의 선회 기동 이후엔 지면과 평행하게 비행했지만, 기류의 영향으로 기체가 꾸준히 상하로 꿀렁거렸다. 속이 매스꺼워지기 시작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 탓에 태양열은 조종석을 뜨겁게 달궜다. 4번기 전방석 조종사인 박종헌 소령은 “여름에 비행하다보면 속옷까지 땀으로 흠뻑 젖을만큼 뜨겁다”고 했다.필승편대가 수원 상공을 날고 있다. (사진=공군)팬텀이 가장 활약했던 지역인 동해안에 다다르자 4기의 필승 편대는 대형을 느슨하게 풀었다. 팬텀은 냉전시대에 동해안에서 구소련 전력을 차단하며 맹활약했다. TU-16(1983), TU-95(1984) 폭격기와 핵잠수함(1984)을 상공에서 식별해 차단했다. 1998년 2월에는 러시아 IL-20 정찰기에 대한 전술조치를 펼치기도 했다.포항·울산·부산·거제 등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전초기지였던 한반도 남동부 주요 도시들을 거친 필승편대는 대구로 기수를 돌리기 위해 남에서 북으로 급선회했다. 구토가 치밀어 올랐다. 이 정도만 해도 못 버틸 지경인데, 폭탄 투하를 위해 급강하와 급상승 기동을 반복하는 실제 폭격 훈련에서 조종사들이 극복했을 역경은 어느 정도인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수원 기지 이륙 후 1시간 46분이 지나서야 대구 제11전투비행단에 착륙했다. 말 그대로 녹초 상태가 됐다. 총 비행시간이 1300시간에 이르는 4번기 전방석 조종사 박 소령 역시 “평소 임무 비행 시간은 1시간 남짓”이라며 “고별 비행인 만큼 무척 힘든 임무”라고 했다. 전투기에 기름을 채우고, 조종사들의 배를 채운 후 필승편대는 ‘팬텀의 고향’ 공군 대구기지에서 다시 날아올랐다. 대구기지는 1969년 팬텀(F-4D)이 미국·영국·이란에 이어 네번째로 도입됐을 당시 최초의 팬텀 비행대대가 창설된 곳이다. 2005년 F-15K가 도입돼 팬텀의 공대지 타격 역할을 물려받기 전까지 팬텀의 주 기지 역할을 했다. ◇KF-21도 합류…공군의 과거·현재·미래 한자리에대구기지를 떠나고 10분 가량 흐르자 우리 공군력의 막내이자 기대주인 KF-21 2기가 합류했다. 수신기 너머로 KF-21을 뜻하는 ‘보라매’라는 콜 사인이 들려왔다. 팬텀과 KF-21은 델타(△) 대형을 이뤘다. 팬텀 편대장 ‘파파1’이 선두에, KF-21이 좌우 꼭짓점에 섰다. 가운데에서는 방위성금헌납기 도색을 한 팬텀4호기가 비행했다. 국토순례비행 장면을 촬영하기 위한 F-15K 2기는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이 순간을 촬영했다. 공군의 과거(팬텀), 현재(F-15K), 미래(KF-21)가 한 자리에 모인 역사적 장면이었다. 팬텀 ‘필승편대’와 KF-21이 함께 삼천포 대교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공군)1969년 도입 당시의 팬텀기는 지금의 F-35와 비견될 수 있는 미국 첨단 항공 기술의 집약체였다. 2005년 도입된 F-15K는 ‘타우러스’ 미사일로 대전에서 평양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킬체인’의 핵심 기체다. 최근 인도네시아의 공동개발 계약 이행 문제로 논란이 됐지만 KF-21은 우리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다. 향후 팬텀의 빈 자리를 채우게 될 핵심 기체다. 세 기종이 경남 합천에서 사천을 거쳐 전남 고흥까지 약 20분을 함께 날았다. 눈 아래로는 삼천포대교, 여수 충무대교, 한려수도가 펼쳐졌다. 고흥 상공에서 KF-21은 우측으로 급선회하며 이탈했다. “고생많으셨습니다. 조심히 복귀하십시요.” 대선배 팬텀 편대에 막내가 보내는 헌사로 들렸다. 이에 답하듯 F-4 편대가 플레어를 발사하며 인사를 건넸다. 팬텀 편대는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소흑산도)를 향했다. 팬텀은 1971년 소흑산도에 출현한 간첩선을 격침하는 작전을 펼친바 있다. 가거도에서 서해를 따라 북상한 팬텀 편대는 이날 새만금 방조제를 지나 군산 앞바다에서 수원기지를 향해 동쪽으로 마지막 급선회를 했다. 수평계는 ‘수평’이라 알렸지만 급선회를 시작하자 급상승 기동을 하는 것 같은 느낌과 함께 기자의 목이 앞으로 꺾였다. 중력의 2~3배 정도 되는 힘이 가해졌다. 팬텀 ‘필승편대’가 F-15K와 함께 대구 월드컵경기장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공군)대구기지에서 이륙한지 약 1시간30분만에 공군 수원기지에 착륙했다. 감속을 위해 후방에 전개된 드래그슈트가 팽팽하게 부풀어올랐다. 아파트 숲을 뚫고 이륙해 아파트 숲속으로 내렸다. 공군 관계자는 “도시가 확장하며 대구기지·수원기지 인근까지 아파트가 들어섰다”고 했다. 팬텀 도입 이후 우리나라가 이뤄낸 번영의 방증이 공군기지 인근에 무수히 들어선 아파트인 것이다. 팬텀의 계기판, 백미러, 각종 결속 도구는 때가 타고 도색이 벗겨져 있었다. 반세기동안 영공을 지켰던 노병은 정정했지만 희끗해진 머리는 숨길 수 없어보였다. 퇴역한 팬텀은 전국 곳곳에서 전시되거나 적 세력의 유도탄이나 각종 탐지장비들을 혼란시키고 교란하기 위한 ‘디코이’로 활주로 등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날 방위성금헌납기 당시 모습으로 도색한 팬텀을 몰았던 박종헌 소령은 “1975년 국민들의 성금으로 날아오른 ‘필승편대’의 조국수호 의지는 불멸의 도깨비 팬텀이 퇴역한 후에도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말했다.
2024.05.12 I 김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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