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7,589건

  • (edaily 리포트)사회주의 똥, 자본주의 똥
  • [edaily 안승찬기자] 최근 수도권의 공장 허용 문제를 두고 경기도와 정부간의 마찰이 있었습니다. 외국계기업 3M은 공장 착공식이 무산될 뻔 했지요. 정부가 한발 물러나면서 사태는 급속히 수습됐지만, `균형적 개발`이라는 논리와 `기업 경쟁력`이라는 논리가 맞부딪치는 전형적인 사례여서 고민들은 여전히 남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산업부 안승찬 기자는 다소 씁쓸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사회주의 밥을 먹고 있지만, 자본주의 똥을 눈다. 그러나 한국은 자본주의 밥을 먹으면서도 사회주의 똥을 누는 것 같다" `별안간 왠 똥이냐`며 반문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얘기는 최근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한 중국 지방정부 관료로부터 들은 것입니다. 중국은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더 자본주의적`인 모습이죠. 중국의 지방정부가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외자유치 경쟁은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외자유치를 위해 각종 세제 혜택을 비롯해 토지 제공, 현지 자금 조달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며 세계의 유수 기업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 공장을 설립한 H회사의 경우를 볼까요. 공장 부지의 경우 지방정부가 20년간 무료로 임대해 줍니다. 도로를 정비했을 뿐 아니라 국제선까지 들여놓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지 금융권을 통해 저리로 10억달러까지 조달해줍니다. 당시 H회사의 중국 진출과 관련해 기술유출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회사측은 "당신이라면 이렇게 좋은 조건을 거부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했었죠. 심지어 중국 지방정부 관료들의 경우 외자유치의 성과에 따라 중앙정부로부터 인센티브까지 받는다고 하더군요. 중국이 얼마나 외자유치에 신경쓰는 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죠. 중국이 현재와 같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중국의 값싼 노동력 때문만은 아닌 셈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상황은 어떤가요. 최근 수도권 외자유치 문제를 둘러싸고 경기도와 정부간의 마찰이 있었습니다. 외국투자 기업에 대해 수도권 공장 신·증설을 허용해야한다는 경기도의 입장과 수도권의 개발난립을 막아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이 엇갈린 거죠. 물론 손학규 경기도 지사와 정부간의 정치적 힘겨루기의 모양새가 됐지만, 어찌됐든 정부가 한발 물러나면서 수도권 공장 허용쪽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국토를 균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논리에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또 하나둘씩 예외를 두다보면 결국 원칙이 무너져 통제가 어려워진다는 하소연에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러나 수도권의 과밀집화를 해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힘겹게 키워놓은 첨단 산업의 발전을 지켜주기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경기도에 한참 공장건설을 진행중인 L회사 임원은 이런 말을 들려주더군요. "여러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를 선택한 것은 회사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행정 편의를 위해 아무런 인프라도 없는 지역으로 갈 바에는 차라리 중국으로 진출하는게 낫겠죠. 회사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국내 공장을 세울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모든 선택에는 비용이 따른다`고 했던가요. 사회주의 똥이건, 자본주의 똥이건간에 어차피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과연 얼마나 좋은 선택을 했느냐`를 끊임없이 되묻는 것이겠죠. 정부도 경기도도, 기업도 다시한번 곱씹어 볼 대목입니다.
2005.05.12 I 안승찬 기자
  • `9만9천원` 제주도 여행상품 어떨까?
  • [edaily 피용익기자] 9만9000원에 제주도를 2박3일 여행할 수 있는 여행상품이 등장했다. 지금까지 소개된 제주도 여행상품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캉스여행사는 2일 "지난달부터 9만9000원에 제주도를 여행할 수 있는 `제주 타이타닉 투어` 여행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주5일 근무제 실시와 항공료 인상 등에 따라 뱃길을 이용한 저비용의 제주 관광 여행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캉스여행사가 내놓은 초저가 여행상품은 월·수·금 오후 7시에 인천항을 출발해 다음날 아침에 제주도에 도착, 하루 동안 관광한 후 다시 저녁에 배를 타고 다음날 오전 인천에 돌아오는 코스다. 선상에서 2박을 하게 되므로 실제로 제주도에서 머무는 기간은 한나절이다. 인천항에서 제주항까지는 6000톤급의 카페리선 `오하마나호`를 이용한다. 그러나 영화 `타이타닉`에 나오는 호화 유람선을 생각하면 안 된다. 일본에서 10년 사용한 배를 들여와 다시 4년 남짓 사용한 선박이라 다소 낡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 여행상품으로 배를 탄 사람들은 3등실을 이용한다. 군대 내무실처럼 여러명이 일렬로 누워 잠을 자야 하는 구조의 단체실이다.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 잠을 자기가 불편한 사람들은 예약시 3만원을 추가로 내면 침대가 있는 2등실을 준다. 인천에서 제주까지의 항로는 1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운항중 선상에서는 레크리에이션, 라이브 공연, 불꽃놀이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아침에는 제주도의 일출을 선상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선상에서는 출발 당일 저녁식사와 다음날 아침식사가 무료 제공된다. 밥과 국에 김치, 나물 등이 반찬으로 나온다. 돌아오는 배에서는 5000원을 내야 저녁을 먹을 수 있다. 또는 선상 편의점에서 라면 등으로 끼니를 대신할 수도 있다. 제주도에 도착하면 한라산을 등반하거나 제주 시내를 관광하게 된다. 제주 시내 관광은 소인국 테마파크, 상황버섯 농장, 외돌개, 섭지코지, 유채꽃 촬영지, 제주공예마을, 해수 사우나 등의 코스로 짜여 있다. 등반 및 관광이 끝나고 인천행 배에 승선하기 전에는 내국인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 `제주 타이타닉 투어` 여행상품은 선상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단체 관광객에 적당하다. 다만 화려한 호화유람선을 타고 우아한 선상파티를 즐기는 `영화같은` 상상을 하면 곤란하다. 9만9000원 초저가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여행이 즐겁다.
2005.05.02 I 피용익 기자
  • 문희상과 추미애의 <잡보장경>
  • [오마이뉴스 제공]국회의원실을 방문했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의미있는 구절을 적어놓은 액자들을 마주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보이지 않게 의원들의 초심을 일깨워주는 풍경소리 같은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각 의원실의 문자향을 하나씩 건져올려 그것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먼저 각당 대표의 의원실부터 찾았다. 이 연재가 "낭만이 없어진 정치판"에서 목을 축일 수 있는 한모금의 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과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평소 불경 <잡보장경(雜寶藏經)>을 애송한다는 점이다. 문 의장의 의원회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른쪽 벽에 <잡보장경>의 일부 구절이 담긴 액자가 걸려 있다.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며/이치가 명확할 때 행동하라/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역경을 참아 이겨내고/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라/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 문 의장 "잘 나갈 때 조심하라" 문 의장이 <잡보장경>을 처음 접한 것은 1998년 초겨울이다. 당시 브라질로 연수를 떠난 문 의장은 현지에 살고있는 지인의 집에 걸려 있던 <잡보장경>을 발견했다. 문 의장은 당장 지인에게 똑같은 것을 구해달라고 간청했다. 마침 액자에 담겨 있던 <잡보장경> 구절은 지인의 처제가 쓴 것이어서 문 의장은 손쉽게 똑같은 액자를 구할 수 있었다. 문 의장은 "글귀가 너무 좋아서 내가 얻어온 것"이라며 "내가 중요한 일을 하는 사무실에는 늘 이 액자를 걸어놓고 가슴에 새긴다"고 말했다. 사무실은 바뀌어도 걸어놓는 액자는 바꾸지 않는다는 것. 문 의장에게 <잡보장경>은 한 마디로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뜻이다. 문 의장은 "전체 구절 중 하나도 빼놓을 게 없다"면서도 "특히 당 의장 취임 후에는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는 구절이 가장 가슴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 시절인 2003년 11월, 문 의장은 청와대 직원들에게도 <잡보장경>의 구절을 소개했다. 노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걸고 국민들의 재신임을 받겠다"고 선언한 지 한 달이 채 안된 시점이었다. 문 의장은 당시 청와대 내부통신망(CUG)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들은 정치적 기류에 촉각을 곤두세우거나 민감해지지 말고 맡은 바 직무를 또박또박 챙기고 뚜벅뚜벅 나가야 한다"며 "외부에 나가서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행위를 일절 금지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의장은 이 글 말미에 <잡보장경>의 구절을 첨부하고 청와대 직원들의 신중한 처신을 강조했다. 추미애 전 의원이 <잡보장경> 구절을 인용한 까닭은? 추미애 전 의원이 암송했던 <잡보장경>의 의미는 문 의장의 그것과 다소 차이가 있다. 추 전 의원은 지난해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인 3월 1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잡보장경>을 꺼내들었다. 거센 탄핵 후폭풍과 민주당 내분 사태의 한복판에서였다. "우리의 기대가 실현되지 않아도/아직 우리의 기도와 꿈이 이루어지지 않아도/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한 번도 쓰러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쓰러질 때마다 일어나는 것이다."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미국으로 날아간 추 전 의원은 지금 <잡보장경>의 구절을 되새기며 "재기"를 꿈꾸고 있지 않을까?
  • 스왑금리 하락 지속..IRS커브 `눕고` CRS `서고`
  • [edaily 강종구기자] 스왑금리가 30일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급락이 지나쳤다는 경계심리가 있기도 했지만 내달 국채발행물량이 시장 안정을 고려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재차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물시장과 국채선물의 분위기가 경기회복 지연 전망과 양호한 수급전망으로 매우 호전되면서 스왑금리에도 상승압력으로작용했다. 전날에 이어 수익률곡선은 평평해지는 모습이다. 그동안 미국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지나치게 기울기를 키웠다는 조정심리에 전날 산업생산 결과의 기대치 이하 등으로 자신감도 붙은 모습이다. 이자율스왑(IRS) 10년 금리는 전날보다 4bp(오퍼와 비드의 중간값으로 산업은행 호가기준) 하락한 4.70%를 기록한 반면 1년은 1bp 내리는데 그친 3.60%에 마감했다. 스왑스프레드는 전날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부분적으로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도 나타났다. 3년 스왑스프레드는 마이너스 5bp로 전날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2년은 통안채와의 거리를 1bp 좁힌 마이너스 -22bp로 좁혔다. 통화스왑(CRS)시장은 거꾸로 단기에서 더 낙폭이 컸다. 환율이 초반에 오른 상황에서 횡보를 하자 기업들의 선물환 헤지 관련 물량이 나왔다. 2년 크로스 금리는 전날보다 5bp 하락한 3.47%를 기록해 이날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1년과 3년 크로스는 3bp 내린 3.36%와 3.63%에 마감했다.
2005.03.30 I 강종구 기자
  • (FX전망)한달째 1000원선 유지..반등 노릴까
  • [edaily 최현석기자]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달러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이머징 마켓 증시에서 자금이 이탈해 미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외국인이 12일째 주식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 역시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달러/원이 반등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시점이다. 지난달 22일 1000원선으로 떨어진 이후 당국 방어노력 등으로 한달째 1000원선이 지켜진 점도 매수심리를 부추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기 회복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역시 원화강세에 대한 기대심리를 누그러 뜨리를 수 있는 요인이다. 여기에 고유가 행진이 멈추지 않는 점 역시 달러 매수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일머니가 유로를 선호하고는 있으나,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에 대비해 달러비중을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수출 호조세 영향으로 매물공급이 지속될 수 있으나, 외국인 주식매도분과 배당금 역송금 수요 등으로 상쇄될 수 있는 데다 정유사 결제수요까지 가세할 경우 달러/원 고점 높이기 작업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하며 달러강세를 부추길 지 주목된다. 선물사들은 이날 저점 매수세 유입으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물 부담으로 박스권을 유지할 수 있으나, 지난주보다는 상승한 1000원선 후반에서 주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LG선물 = 지난주 서울환시는 1000원 하방 경직성 유효한 가운데, 1000-1005원의 박스권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지난 금요일에는 역외 매수세가 장중 내내 지속되며 주요 저항대인 10005원에서 마감함에 따라 금일 이 선의 상향 돌파에 대한 기대와 함께 2차 저항대인 1008~1010원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유가와 국내 주식시장에서 12일 연속 순매도(약 1.2조)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들의 동향, 그리고 금주로 예정된 미국의 FOMC에서의 금리 정책 스탠스 변화 기대감 및 이머징 마켓 불안 등의 요소는 이러한 단기 상승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금일은 저점 매수 관점의 접근이 유효해 보이는 가운데 저항대에서 출회될 네고 물량을 자발적 매수세가 얼마나 흡수할 지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예상범위: 1002~1008원.
2005.03.21 I 최현석 기자
  • (채권전망)⑤상당기간 금리인상 가능성 희박 -LG증권
  • [edaily 최현석기자] LG증권 서철수 애널리스트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채권시장에 이미 선반영됐으나, 일부에서는 기대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급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회복 기대에 따른 금리 상승에 대한 본격적인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 다만 당분간은 채권시장이 방어적 입장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4.2% 근처에서는 매수 가능하나, 3%대 진입시에는 이익실현도 괜찮다"며 "중립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LG증권=레인지 장세...중립 관점 경기회복 기대감은 이미 반영되었다고 보며, 다소간 앞서나가는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 이미 여러 차례 밝혀 왔듯이 우리의 기본 입장은, 현 시점에서 예상되는 하반기 경기회복 강도를 감안할 경우 상반기 중 선반영 차원의 금리 고점은 4.2%대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 다. 주지하는 것처럼 연초부터 시작된 금리급등은 수급상 꼬임과 정책상의 불확실성 확대로 비롯된 측면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어쨌든 간에 결과적으로 금리가 과도할 정도로 많이 올랐었다는 점이, (수급 꼬임이 해소되고 정책 불확실성도 크게 완화되었으나) 또 다른 한편으로 최근 들어 확대되어온 경기회복 기대감에 의한 금리 상승 압력을 이미 충분히 흡수해 버린 꼴이 되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최근 주식시장과 언론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현실보다 ‘다소 앞서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소 앞서간다’는 것이지, ‘거꾸로 간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우리도, 내수경기가 바닥을 형성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지난 주 3월 금통위 직후 한은총재가 내린 꽤 긍정적인 경기 판단만큼은 아니지만 말이다. 사실, 내수경기 회복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실물 데이터는 아직 없다. 일부 데이터의 개선 조짐이 있고 선행지수의 상승 반전이 이제 처음 나타난 상황에 불과하다. 이러한 가운데, 심리지표들이 먼저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3월 지표가 3.5%까지 오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면(base-effect측면에서도 그렇고 9가지 구성요소의 동향을 봐도 그러하다), 채권시장이 설정해 놓은 81bp는 실물경기의 회복 가능성 지표 측면에서는 다소 과도하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이다. 요컨대 소비자기대지수는 81bp보다 큰 폭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고, 선행지수는 81bp도 많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황을 다소 도식적으로 정리해 보자면, 일반의 경우 기회복 기대감 > 채권시장 > 실물지표 의 순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앞서나가고 있는’ 일반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그것을 충분히 써포트 해 주지 못하는 실물지표들에 의해) 조정을 받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일단은 ‘앞서가는 기대감’의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상기한 바와 같이 채권시장은 이미 기대감을 선반영해 왔으나, 자꾸만 앞서간다면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채권시장 입장에서 당분간 ‘회복 기대감’은, 이미 반영되었다는 측면에서 방어되는 양상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기반영’에 대한 믿음과 ‘기대감이 조정을 받게 될 날’에 대한 기대가 버팀목이 될 것이다. 우호적 수급 여건이 경기측면의 껄끄러움을 누그러 뜨리고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양호한 수급 여건이 커다란 우군이다. 지난 주 언론에도 나왔지만, 주요 기물 중에서 실제로 유통되는 물량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연초 이후 계속되었던 손절매 끝에 지금은 곳간이 비어있는 곳들이 많다고들 한다. 최근에는, 금리 급등 결과 확보된 가격 메리트와, 적어도 상반기 중 고점은 확인한 것 같다는 안도감이 수요 우위의 장세에 일조하고 있다. 수급측면에서 보면 시장은 기로에 있는 듯 하다. 은행권이 매수행렬에 동참하느냐, 아니면 투신권이 이익실현에 나서느냐에 따라 (경기회복 기대감 측면에 의한 영향력을 중립으로 보았을 때) 지표금리가 3%대 안착하느냐 4.2%대까지 다시 밀리느냐가 결정될 것 같다. 그런데 단기적으로만 보자면 어느 쪽도 뚜렷한 움직임을 가시화하지는 않을 듯 하므로 당분간 3.90%∼4.20%의 레인지 장세를 예상한다. 신중한 매수 타진이라면 4.2%대에서, 캐리를 염두에 둔 매수세라면 4.1%대에서도 매수 가능하다는 3월 월간전략의 입장을 견지하며, 다만 단기적으로는 3%대 진입시 일부 이익실현도 괜찮다는 판단이다. 만일 조금 더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숏엔드 쪽에서의 급격한 스티프닝 결과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롤링 전략을 추천한다. 금리 인하는 몰라도, 적어도 인상 가능성은 상당기간 희박하다고 본다면, 만기 1년 혹은 1년 반 이하에 대한 롤링은 금리변동 리스크가 작으면서도 괜찮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2005.03.13 I 최현석 기자
  • 李부총리, 세번째 고비도 넘기나
  • [edaily 김수헌기자] 땅 투기 의혹을 받던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직접 기자들 앞에서 처음으로 사실관계를 해명했다. 국민들께 송구하고 죄송하다며 머리까지 숙였다. 편법을 할 의사가 없었지만 시비를 일으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거래과정에서 `불법`이나 `편법`이 `있었다`고 인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결과적으로 편법시비를 일으켜 유감"이라고만 표현했다. 사실 질문내용 중에 불법이나 편법을 따지는 것도 별로 없었다. 이 부총리로서는 불법과 편법여부에 대한 답변을 할 만한 질문이 없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이번 의혹의 핵심은 현지 거주자가 아니면 땅을 매입 등기할 수 없다는 법 때문에 위장전입하거나 명의신탁하는 방법 등을 동원해 불법 또는 탈법을 했는지 여부다. 이에 대한 명쾌한 해명이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 투기의혹에 대한 국민감정이 누그러질지는 미지수다. 또 국민들의 감정이 지속된다해도 이 부총리 거취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도 짐작하기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 부총리에 대해 전폭적인 신뢰를 강조하고 있다. 이해찬 총리도 마찬가지다. 청와대에서는 경제정책은 일관성이 중요하고, 이 부총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총리는 총리대로 `국민들의 동의`를 전제로 깔기는 했지만, 이 부총리를 그대로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공개발언했다.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앞으로 경기활성화를 위해 이 부총리가 짊어지고 있는 일들을 생각하면 청와대 입장도 이해할만하다는 여론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 부총리가 고사끝에 지금 자리를 맡아 헌신하고 있는 것은 사실 아니냐"며 "이에 비하면 이번 사건은 크게 문제삼을만한 수준이 못된다"고 말했다. 설사 일부 불법이 있었을지라도 워낙 오래전 일이고, 땅을 장기보유한 것은 투기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여론도 일고 있다. 반면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치 않는 참여정부가 이런저런 이유를 달아 투기의혹을 받고있는 경제수장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은 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있다. 특히나 시민단체들도 일제히 부총리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이번 사건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케한다. 이 부총리 스스로도 이번 사건초기에 감정의 혼선을 상당히 많이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에는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를 만나 부총리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인정햇다. 일부 언론은 이 부총리가 서울대 법대 동창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아마도 이 부총리는 청와대가 생각보다 강한 어조로 재신임 의사를 확고하게 하고, 자신을 강력하게 필요로 하면서 사퇴의사를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은 3일 오전 정부부처 가운데 가장 먼저 이 부총리로부터 재경부 업무보고를 받고 매우 흡족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예정에도 없이 이 부총리와 오찬을 같이하며 경제현안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청와대 김영주 경제정책수석과 재경부 김광림 차관이 비슷한 시간에 동시에 기자들에게 전했다. 재경부 업무에 대한 칭찬도 꽤많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부총리 투기의혹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 부총리에 대한 청와대의 신뢰가 어느정도인지 짐작케하는 부분이다. 투기의혹이라는 뜻하지 않은 폭풍을 만난 이 부총리가 바람을 잠재우고 다시 경제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 부총리 스스로 사건 뒤 처음 언론 앞에 나선 만큼,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전적으로 여론향방에 달려있어 보인다. 여론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해명은 했는데, 납득된 부분은 없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에서 이 부총리의 위기는 이번이 세번째다. 부총리 임명후 초기에 국민은행 자문료 문제로 한번 시비에 휘말렸다. 또 386출신들, 이정우 청와대 정책위원장과의 시장경제 논쟁에서도 힘겨운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 세번째 고비는 국민 감정과의 싸움이어서 이를 넘어서기가 가장 힘들어 보인다.
2005.03.03 I 김수헌 기자
  • (정해근의 국제금융단상)춤판같은 시장을 …
  • [edaily] 엊그제 밤을 거의 새우다시피 하여 어제는 하루종일 정신이 몽롱하고 뒷골이 무거운 가운데 지내야만 했습니다. 차라리 무엇이라도 하면서 밤을 새웠더라면 오히려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자리에 누워 잠을 설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소름끼치도록 배운 하루였습니다. 밤새 열번 가까이 그것도 거의 30~40분 간격으로 전기가 끊겼다가 들어오고 그 와중에 현관에 붙은 인터폰이 울려 처음엔 술취한 이웃이 잘못 눌렀나 하다가 나중엔 누가 우리집을 집중적으로 괴롭히나 하다가 이거 진짜로 아파트 계단에 장난기 어린 귀신이라도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망상까지 해보았을 정도였습니다. 아침이 되어 전기실에 문의해보고서야 온 아파트가 다 잠을 못자고 난리가 났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단순한 해프닝으로 여기기엔 어제 하루가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전기는 당연히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이란 기본관념이 무너지고 그게 불규칙하게 작동되어 일종의 고장(disorder)상태가 될 때 얼마나 우리의 삶을 괴롭힐 수 있는지를 겪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안사람과 그런 대화를 다 나눌 정도였습니다. 요즘 기계가 반란을 일으키는 공상과학영화처럼 문명의 이기들이 잘못 작동되었을 때 주는 혼란과 불편은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긴 영화 `이탈리언잡`에서도 의도적인 교통혼잡을 이용한 범죄가 주된 내용이었고 얼마전 미국에서의 정전상태에서의 치안부재도 그런 예일 것입니다. 어제 밤 미국에서는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이야기가 화두가 되었습니다.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작년 6월 이후 연방기금금리(Fed Rate)를 1.5%포인트나 인상했음에도, 최근 장기채권 금리가 떨어지는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 장기채권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수수께끼"라고 말했답니다. 아울러 인플레압력이 낮은 수준이라고까지 했으니 오히려 그린스펀의 그말 자체가 수수께끼인 셈입니다. 단기금리야 시장의 수급과 정책적인 금리수준이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장기금리란 그야말로 시장의 기대가 가장 민감하게 반영된다는 측면에서 시장에서는 장기적인 경제전망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음을 읽고 있는 그린스펀으로서는, 물가안정(인플레이션 억제)과 함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어야 하는데 장기적인 경제불안이 자칫 미국의 쌍둥이적자를 고정화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을 야기한다는 것이겠지요. 더구나 쌍둥이 적자가 미국의 낮은 생산성과 과도한 소비성향과 맞물려 있는 민감한 사항이다보니 금리를 올려 소비를 억제하려던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될 가능성도 있다보니 불안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또 그동안 미국으로의 자금유입이 감소되는 부작용을 초래함에도 국제무역시장에서의 균형달성이란 표제하에 추진되어오던 약달러정책을 통한 무역수지개선까지도 금리상승이란 절대적 재료앞에선 어쩔 수 없이 강달러로 전환될 수 밖에 없는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도 국내문제를 우선해야하는 처지가 안타까와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경제란 물풍선같은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한쪽을 죄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고 총량은 변함이 없는... 덕분에 그래도 말발은 먹혔는지 장단기 금리는 5~6bp 정도씩 올라가고(2년 3.4%, 10년 4.15%) 달러까지 속등했습니다.(엔 105.45, 유로1.3030) 그래도 우리 원화는 꿋꿋합니다.(1026원/달러) 자랑스러워해야 할지 아니면 외부의 변화나 충격에 반응하지 않는 경제적 문둥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제게 있어서 시장이란 춤판같아서 신명나는 음악이 있고 격렬하게 돌아가는 춤사위가 있어야 제격이 아닌가 합니다. 시장이 안정적이란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고 결국 시장의 실패란 계획경제의 시작이란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의 활성화는 적절히 관리되고 있는 투기꾼들을 얼마나 잘 끌어들일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최근 불거졌던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혼란도 결국은 안정이란 미명에서 벌어진 부작용이요, 부동산시장에서의 숱한 문제점도 결국은 정부의 안정책에서 원죄가 시작되었던 것 아닐까요. 그제 한밤중의 전기고장(disorder)에 따른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의 실패 또는 고장이 초래할 엄청난 부작용과 혼란을 떠올려봅니다. 우리가 시장에서 추구해야할 화두는 안정과 균등이 아니라 조화와 균형속의 발전이란 사실을 말입니다. 더구나 오늘 아침 재정수지 악화가 지속되고 있고 향후의 경제불안으로 말미암아 개선이 불투명해 보인다는 이유로 다시 신용등급이 하락한 필리핀( BB2에서 B1으로 )을 보며 고장과 실패란 단어의 처절함을 다시 느껴봅니다. 당초 작년에 주요 기관에서 예측한대로 올해의 세계경제의 모습은 작년보다는 둔화되는 조짐입니다. 악재로 가정되었던 장기화될 것이란 고유가행진이나 중국위안화의 절상거부와 미국의 쌍둥이적자의 지속도 여전히 바뀐 것 없이 그렇고 그러하여 전반적인 성장이 작년수준에는 못미치는 모양입니다. 유럽의 성장률 발표나 일본의 내용도 기대에 미달하여 세계적인 물가불안에 금리상승 기조에 불안한 모습입니다. 작년에는 세계전체가 좋은데 비하여 우리나라만 죽을 쑨 해였다면 올해는 세계전체가 죽을 쑨다해도 우리만 좋을 수는 없을까 하는 꿈을 꾸어봅니다. (대우증권 트레이딩 영업본부장)
2005.02.17 I 정해근 기자
  • (이해룡의 한방라운지)메추라기
  • [edaily] 신년벽두부터 메추라기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하나는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방학중 도시락배달이 부실한 메뉴 때문에 도마에 올랐다. 배달된 반찬에 김치와 참치볶음 단무지 그리고 메추라기알만 달랑 들어있었다는 소식은 여론을 들끓게 했다. 그렇게 부실한 도시락반찬으로 차디찬 겨울방학을 연명한 아이들에 대한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업자들에 대한 분노로 표출됐다. 다른 하나는 지난달 치러진 미국 대통령 부시2기 취임식 오찬 메뉴에 불에 구운 미주리산 메추라기 고기가 올랐다. 이날 같은 테이블에는 바다가재와 게살이 함께 차려져 있었다고 한다. 같은 메추라기인데 하나는 우리 동심을 멍들게 한 부실음식으로, 하나는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 떡하니 차려진 고급음식이라는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선다. 똑같은 음식인데도 정반대의 분위기를 풍기는 것은 음식을 만든 사람들의 마음가짐 때문이 아닌가 한다. 대통령을 위해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과 아이들의 건강은 아랑곳하지 않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이윤을 남기려는 마음으로 차려진 음식은 커다란 차이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예부터 메추라기를 다양한 용도로 애용해 왔다. 춘추전국시대에는 메추라기 고기와 알을 귀한 음식으로 쳐주었고, 송나라 때 청하왕(淸河王)은 메추라기 요리를 다양하게 개발해서 구워 포로 만들거나 죽으로 만들었다. 메추라기는 식용으로 뿐 아니라 약용으로도 많이 쓰여졌다. 당(唐)나라 때의 식료학자인 맹선(孟詵)은 메추라기의 효능을 극찬하여 “오장을 보하고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하여 추위와 더위를 견디게 한다” 고 했다. "본초구원(本草求原)"이라는 의서에서는 메추라기가 비위를 보하고 폐를 튼튼하게 만들며 수습(水濕: 몸에 있는 수분이나 습기)을 소변으로 잘 내보내기 때문에 복수(腹水)로 배가 북처럼 커지거나 설사나 이질이 있을 때 좋은 효능이 있다“고 했다. 명(明)나라때 이시진은 본초강목에서 메추라기 고기로 복수를 치료한 의원의 얘기를 적고 있다. 사연인즉 복수때문에 배는 남산만 하고 뼈는 야위어서 장작개비처럼 마른 여자가 있었는데, 잠을 자려고 해도 잘 수 없고 앉으려 해도 앉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옷을 입은 채로 매일 밤 침상에 반쯤 누워서 지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며칠간 음식도 먹을 수 없었다. 의원은 이 여자가 옛날에 메추라기 고기를 맛있게 먹었던 생각이 나서 메추라기를 삶아 먹이니 갑자기 땀이 비처럼 쏟아지며 화장실로 가서 백색점액을 소변으로 내보낸 후 복수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병이 낫더라는 것. 동의보감에서도 메추라기 고기가 맛이 달고 독이 없으며 오장육부의 기능을 강화하고 근골을 튼튼하게 하며 열이 몰린 것을 풀어준다고 적고 있다. 아이들이 이질 설사를 하는데 구워 먹으면 설사를 멎게 한다. 신허요통(신장이 약해서 발생하는 요통)이나 허벅지가 연약하거나 시리고 힘이 없을 때는 메추라기 1마리를 구해서 깃털과 내장을 제거하고 구기자 30g와 두충 9g을 함께 물에 넣어 끓여 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큰 병이 있은 후 신체가 허약하고 빈혈로 얼굴이 누렇게 떴을 때도 메추라기를 고아 먹으면 좋다. 지금은 시들하지만 한 때 우리나라에서도 영양가 높고 성인병예방에 좋다고 하여 인기를 끌자 너도 나도 메추라기 사육에 뛰어든 적이 있다. 메추라기 알이 부실한 도시락에 들어가는 바람에 별 볼 일 없는 음식이라는 누명을 쓸 뻔 했지만 부시의 취임식날 메뉴로 들어갈 만큼 우수한 음식이다. (예지당한의원 원장)
2005.02.04 I 이해룡 기자
  • (선물전망)대외변수 부각
  • [edaily 이승우기자] 국채선물이 2일 전날의 안정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날 통안채 입찰에서는 91일물이 미달됐지만 미달분만큼 14일물로 입찰이 이루어지며 전체 입찰이 마무리됐다. 이번주 여전히 통안채와 재정증권 입찰이 남아있어 주목된다. 전날 상승세에 힘을 실어준 것은 환시채 우려를 누그러뜨린 재경부였다. 최대한 환시채 발행을 줄이겠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당국도 시장안정을 위한 의지를 가졌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단 환율에 관해서는 엄청난 대외변수가 아직 기다리고 있다.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금리 인상 쪽으로 결론이 나면 환율에 긍정적이겠지만 G7 정상회담에서의 변수는 예측 불가능한 수준이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가 거론되고 그 시점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다면 환율은 또 한번의 출렁임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위안화 평가 절상이 이루어진다면 달러/원 환율이 세자리수(900원대)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하고 있어 환시채 발행 압력은 그만큼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리 급등세는 진정되는 분위기다. 과매도 국면에 따른 가격 메리트도 충분하고 당국의 시장 안정 의지도 확인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형 재료 앞에 매수세가 얼마나 유입되느냐인 듯하다. 방향성과 매매패턴을 예측하기 힘든 외국인들이라면 몰라도 적극적으로 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시점인 듯하다. ◆국채선물 차트 (자료=삼성선물) 5일 이동평균선은 110.96이고 20일 이평선은 111.75, 60일 이평선은 112.71이다. 다음은 각 선물사별 전망. ◇농협선물=외국인도 순매수 포지션이 3만계약을 넘어서면서 전일 보여지듯이 추가적인매수에는 일단 신중한 모습이다. 금주에 남아아있는 재정증권과 통안증권 입찰이 남아있고 그동안 시장의 관심밖에 있었던 대외 변수들도 확인해야 한다. 이틀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올해의 첫 FOMC 결과가 내일 새벽에 발표되고 금요일 미국의 고용지표, 주말 런던에서 개최되는 G7 회의에서의 중국 위안화의 논의 가능성까지 국내외 환율 및 금리에 영향을 미칠 요인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단 시장은 지난 이틀간의 안정을 바탕으로 대기매수세도 유입되겠지만 입찰과 대외변수 요인들이 추가적인 매수세를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선물=적어도 당국은 금리 안정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현재 콜금리 수준에서 100bp 스프레드를 반영한 국고 3년 4.25%와 선물 110선이 바닥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아 4%대 금리에서는 가격 메리트가 존재하고 있다. 장기 기관들의 저가매수 확인은 선물 하방경직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다만 금통위회의까지 채권 공급 변수는 불확실성 해소가 어려울 것이고 또한 2월말과 3월에도 만기물량 충격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2년 내외의 채권 수급에 불리한 요인이 될 것이다. 4%대 저가매수 시도가 괜찮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외적으로도 FOMC 회의와 G7 회담 등 큰 변수가 이어질 것이어서 강한 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110.85~111.00 사이는 매도 권역으로 한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장기물 분할매수와 선물 매도헤지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레인지는 110.50~111.00을 제시했다. ◇KB선물=1월 손실분을 보전하려는 심리가 설 연휴를 앞둔 캐리 수요로 발전할 것으로 보여 장 초반 전일의 안정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전일 통안채 입찰 결과의 함의성, 재경부 당국자의 환시채 관련 모호성과 1월 백화점 매출 호전 등으로 인해 이러한 심리가 능동적이라기보다는 피동적 요소로 전락할 위험성은 항상 존재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강세 추진력을 약화시키는 구실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FOMC를 맞아 외국인이 순매도 경향을 보인다면 시장의 매수 심리를 급격히 위축될 것으로 판단된다. ◇LG선물=기술적으로 낙폭이 컸던 점과 3년물 4.1%를 넘어본 점이 오히려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고 있다고 판단된다. FOMC와 G7결과를 확인한 후 움직이는 편이 현 단계에서 캐리를 노리고 들어가는 것보다 편해보인다. 하지만 일단은 4%대 지속성을 테스트하려는 심리에 따라 금일 국채선물은 110.63p ~ 110.92p에서 상승시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5.02.02 I 이승우 기자
  • 일진전기 최진용 대표이사 선임(상보)
  • [edaily 안승찬기자] 일진그룹이 일진전기(015860)에 최진용 대표이사를, 일진다이아(081000)몬드는 신택중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하는 등 대대적인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7일 일진그룹은 홍순갑 일진전기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일진중공업 대표이사인 최진용 부사장을 일진전기 대표이사까지 겸임토록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홍순갑 일진전기 대표는 사실상 경영일선에 물러나게 됐다. 일진전기 대표이사까지 겸임하게된 최진용 부사장은 일진중공업의 성공적인 실적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신임 대표는 올해 1월 일진중공업으로 옮기기 전까지 일진전기 상무이사, 전선사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치며 일진전기쪽에 몸담아 왔었다. 그룹 관계자는 "일진중공업의 사업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일진전기와 중복되는 사업영역이 많다"며 "일진전기와 일진중공업 대표이사 겸임에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진디스플레이가 분할되어 나간 일진다이아몬드 대표이사에는 신택중 일진나노텍 대표이사가 새로 선임됐다. 신택중 일진다이아몬드 대표이사는 지난해 10월 일진나노텍 대표이사로 옮기기전까지 일진다이아몬드에서 공장장과 기술부장, 연구소장, 사업본부장을 엮임하는 등 공업용 다이아몬드사업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알려졌다. 한편,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허정석씨와 허재명씨도 각각 전무와 상무로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허정석 전무는 일진전기 전선사업부장을, 허재명 상무는 일진경금속 영업담당 겸 누브인터내셔널 대표이사를 맡게됐다. 다음은 임원인사 명단. ◇승진 ▲홍순갑(洪淳甲) 부회장 (일진전기) ▲신택중(愼澤重) 전무 (일진다이아몬드 대표이사) ▲민병석(閔丙奭) 전무 (일진알미늄 대표이사) ▲허정석(許正錫) 전무 (일진전기 전선사업부장) ▲정희원(鄭熙源) 상무 (일진경금속 대표이사 대행) ▲허재명(許栽銘) 상무 (일진경금속 영업담당 겸 누브인터내셔널 대표이사) ▲김종석(金鐘石) 상무 (일진중공업 총괄담당) ◇전보 ▲최진용(崔眞榕) 부사장 (일진전기 대표이사 겸 일진중공업 대표이사) ▲권순철(權純哲) 상무 (일진전기 신규사업담당) ▲김희수(金熙洙) 상무 (일진전기 SCR사업부장) ▲김용백(金容伯) 상무 (일진다이아몬드 관리담당) ▲최규술(崔奎述) 상무 (일진다이아몬드 기획/영업담당) ▲곽경신(郭京信) 상무 (일진다이아몬드 생산/품질담당) ▲오학근(吳學根) 상무보 (일진중공업 영업담당)
2004.12.27 I 안승찬 기자
  • 일진전기 최진용 대표이사 선임 등 인사
  • [edaily 안승찬기자] 일진그룹은 홍순갑 일진전기(015860)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일진중공업 대표이사인 최진용 부사장을 일진전기 대표이사까지 겸임토록 하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일진디스플레이가 분할되어 나간 일진다이아(081000)몬드 대표이사에는 신택중 일진나노텍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총 14명에 대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다음은 임원인사 명단. ◇승진 ▲홍순갑(洪淳甲) 부회장 (일진전기) ▲신택중(愼澤重) 전무 (일진다이아몬드 대표이사) ▲민병석(閔丙奭) 전무 (일진알미늄 대표이사) ▲허정석(許正錫) 전무 (일진전기 전선사업부장) ▲정희원(鄭熙源) 상무 (일진경금속 대표이사 대행) ▲허재명(許栽銘) 상무 (일진경금속 영업담당 겸 누브인터내셔널 대표이사) ▲김종석(金鐘石) 상무 (일진중공업 총괄담당) ◇전보 ▲최진용(崔眞榕) 부사장 (일진전기 대표이사 겸 일진중공업 대표이사) ▲권순철(權純哲) 상무 (일진전기 신규사업담당) ▲김희수(金熙洙) 상무 (일진전기 SCR사업부장) ▲김용백(金容伯) 상무 (일진다이아몬드 관리담당) ▲최규술(崔奎述) 상무 (일진다이아몬드 기획/영업담당) ▲곽경신(郭京信) 상무 (일진다이아몬드 생산/품질담당) ▲오학근(吳學根) 상무보 (일진중공업 영업담당)
2004.12.27 I 안승찬 기자
  • 운전중 사고 의심 무시하고 계속 운행하면 `뺑소니`-大法
  • [edaily 조용철기자] 자동차 운전중 사고가 났다는 의심이 들었으면서도 차에서 내려 이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무시한 채 계속 운행했다면 `도주차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윤재식 재판관)는 23일 운전중 사고가 났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도주한 혐의(특가법상 도주차량) 등으로 기소된 임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취지로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아스팔트 도로 위를 주행하면서 사전에 도로 위에 물체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점, 사고지점 주위에 상가 등이 있어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자동차 운전으로 사람을 친 것을 알았거나 사람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고지점에서 100m 가량 떨어진 곳까지 진행해 차량을 정차한 후 사고상황을 살피지 않고 복권을 사러 들어감으로써 자신의 차량이 밟고 지나간 것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것이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사고운전자가 사고 직후 차에서 내려 직접 확인하였더라면 쉽게 사고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별일 아닌 것으로 알고 그대로 사고현장을 이탈했다면 미필적으로라도 사고 발생사실을 알고 도주할 의사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씨는 지난 1월 대전시 대덕구 신탄진동 1차로를 시속 40~50km로 승용차를 몰고 운전하다가 술에 취해 누워있던 이모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통과해 사망케한 혐의로 기소돼 원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2004.12.23 I 조용철 기자
  • 천년 넘게 장수하는 기업의 비결
  • [edaily 오상용기자] 일본의 불교사찰 전문 건설업체인 콩고구미는 백제에서 건너온 유중광(콩고 시게미츠)이 586년 설립한 회사로 14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718년에 설립된 일본 숙박업체 호시료칸은 46대손 호시 젠고로가 `불조심`이라는 가훈을 지키며 1300년 가까이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프랑스 와인제조회사인 샤또 드 굴랜 역시 1004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들 기업이 모진 풍파를 견디며 1000년 넘게 사업을 대물림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6일 최신호에서 장수하는 친족기업의 비결을 소개했다. `성공의 수세기`를 집필한 윌리엄 오하라는 장수하는 친족 기업은 운만으로 살아남은 게 아니라고 말한다. 장수하는 기업은 우선 경영권을 자손에게 물려주는 과정에서 반목과 불화가 없었다. 가족들간의 화합과 신뢰가 기업을 영속시키는 밑거름이 된 것. 장수하는 기업들은 또 남성 중심의 경영에만 매달리지 않고 집안의 여성들을 경영에 참여시키는 개방적이고 진보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들 기업은 또 종종 경영수완이 뛰어난 양자에게 경영권을 넘겨 혈육 보다는 가업의 영속성을 중시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존 데이비스는 장수기업의 비결을 3가지로 요약했다. 우선 부모세대는 자손에게 가업을 물려주기 전에 충분한 돈과 명성, 신뢰를 축적해, 자식들이 가업과 비즈니스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줬다. 그러나 후손들이 부모세대가 남겨준 것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자손들은 시대 흐름에 맞게 사업을 확장하고 변화시켰다. 1630년에 설립된 일본의 간장공장인 기코망은 간장공장에서 출발해 조미료 사업으로 사업을 넓혔고 지금은 바이오테크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또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기코망의 성공에는 집안대대로 발전시켜온 효모 발효기술이 밑바탕됐다. 콩고구미가 시대변화에 대응하며 1400여년간 장수를 누랄 수 있었던 것은 기본에 충실한 장인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분석가 짐 콜린스도 "오랜 시간 살아남은 몇몇 기업들은 자신의 펀더멘털을 소중히 간직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해 온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역사가 깊다는 것이 반드시 존경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면서 "기코망과 스미토모 등 몇몇 보석같은 기업도 있지만, 오랜 세월을 명맥을 유지하는 것외에 존경할 점이 없는 기업도 많다"고 덧붙였다.
2004.12.17 I 오상용 기자
  • `외국인 내년초 매수기조로 돌아선다`-미래에셋
  • [edaily 이정훈기자]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매도공세를 펼치고 있는 외국인투자자들이 내년초 다시 매수 우위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실장은 13일 "달러화가 일시적으로 바닥을 형성하면서 10월 중순 이후 확대된 비달러화 자산에 대한 투자 급증이 누그러 들고 외국인의 이익실현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달러화 약세를 중기 추세로 보는 투자가의 입장에서 보면 최근의 외국인 매도를 추세적으로 보긴 힘들다"며 "향후 어느 시점에 달러화가 다시 약세로 전환되면 비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은 결국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투자가들의 대외 주식 투자 비중 확대는 생각보다 추세적일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과 비미국 지역간 생산성 격차 담론이 틀리지 않다면 미국 투자가들의 대외 주식투자 비중은 중기적인 상승 추세로 접어들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작년 4월 이후 올해 4월까지 집중 유입 기간 동안 비미국 지역에 투자하는 자금의 비중은 17%였지만, 10월 이후에는 34%를 기록하면서 비미국 지역의 투자 비중이 2배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일시적 미국 금리 인상 일정과 맞물린 달러 강세 국면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지만, 역으로 최근 뮤추얼 펀드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단기 이익 실현을 단행한 펀드들의 연초 현금 비중은 예상보다 높아져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04.12.13 I 이정훈 기자
  • "미안해… 미안해…" 3남매 잃은 부모 통곡
  • [조선일보 제공] 9일 새벽 5시45분. 강동소방서 대원들이 새카맣게 탄 문간방에 들어갔을 때 아이들은 잠든 것처럼 누워 있었다. 첫째 정민(11)이와 셋째 경철(6)이는 침대 위에, 둘째 청훈(8)이는 방바닥에 누워 있었다. 이들은 몸 전체 또는 일부가 그을려 있었으나, 몸부림 친 흔적은 없었다. 질식해 숨진 듯했다. 경찰관인 아빠 금모(35)씨는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건물 근처에서 철야 경비를 돌다가, 엄마 정모(37)씨는 신문을 돌리다가 비보(悲報)를 들었다. 강동성심병원 빈소에서 엄마는 나란히 찍은 세 남매 사진을 붙들고 “엄마가 미안해, 미안해” 하며 울었다. 울다가 쓰러지고, 사람들이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면 깨어나 또 울고…. “불쌍한 내 새끼들, 왜 거기 있니. 내 새끼를 살려주세요. 아직 할 일이 많아요” 하며 몸부림치는 엄마를 아빠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쳐다볼 뿐이었다. 불은 이날 오전 5시11분쯤 3층 단독주택 맨 위층에 있는 금씨 집 거실에서 누전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방이 3개 있는 18평 크기의 작은 집. 삽시간에 커진 불길은 거실의 식탁 등을 태우며 맹독성 연기를 뿜어냈다. 같은 집 2층에 사는 공형철(19)군은 “오전 5시 좀 넘어 위층에서 ‘펑’ 하는 소리가 연거푸 나 나가보니 3층이 자욱한 연기로 꽉 차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세 남매의 부모는 모두 생업을 위해 외출 중이었다. 서울경찰청 특수기동대 소속(경장)인 금씨는 전공노 파업과 관련해 11월 초부터 3교대로 철야 근무를 하고 있었고, 아내 정씨도 조간신문을 배달하기 위해 이른 새벽 집을 나선 상태였다. 정씨는 생활고를 덜기 위해 2000년 9월부터 월급 70여만원을 받고 신문 배달을 시작했다. 새벽 2~3시쯤 신문 보급소로 나가 1개 전문지와 3개 종합일간지 700여부를 돌린 뒤, 오전 7~8시쯤 집으로 돌아와 잠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워 아침식사를 차려주고 학교에 보냈다. 작년까진 낮에 학원 강사로도 일했으나, 더 많은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보내야겠다며 그만뒀다. 동료 경찰관은 “금 경장은 봉급이 200만원 가량인데 애들 학비와 학원비로 늘 생활이 빠듯했다”며 “하지만 아내와 아이들을 끔찍히 사랑해 쉬는 날이면 새벽에 아내와 함께 신문을 돌리고 낮에는 온 가족을 데리고 공원으로 나들이를 가곤 했다”고 말했다. 함께 하늘나라로 간 아이들끼리의 우애도 각별했다. 누나 정민이는 엄마가 없을 때면 동생들 옷 입고 양말 신는 것까지 챙길 정도로 동생들을 아꼈다. 심부름 갈 때도 꼭 양손에 동생들 손을 잡고 함께 다녔고, 친구들을 만나면 “내 동생 귀엽지?”라며 자랑했다고 한다. 옆집에 사는 한원택(여·60)씨는 “막내 경철이는 우리집 개 ‘백구’를 좋아해 같이 놀다가도 누나가 학교 갔다 오면 쪼르르 달려가 누나에게 매달리곤 했다”며 “아빠처럼 나쁜 사람 잡는 경찰이 되겠다던 경철이의 천진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내가 죄인이야, 죄인. 밖에 나가지만 않았더라면…, 엄마가 너희 옆에 있었더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텐데.” 엄마는 끝없이 오열하며 세 남매의 영정 곁을 떠나지 못했다.
  • (여의도시각)환율에 완패
  • [edaily 양미영기자] 떨어지는 환율 앞에서 주식시장은 반사적으로 고삐를 놨다. 심리적 지지선이 무너지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속출했다. 환율로 시작한 한주는 결국 환율로 `화려하게` 끝났다. 낙폭은 컸지만 주초까지 이어졌던 급락세처럼 일시적인 충격일 가능성이 높다. 다시 새로운 지지선이 구축될 경우 주가도 쉽게 반등할 수 있다. 그러나 환율이 다시 하락한다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장이다. 그만큼 변동성만 키우고 있다. 현대증권 이상원 연구원은 "중국의 미국채 매도설로 급락세가 나타난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환율방어를 위해 일본이나 한국이 달러를 사들이는 상황에서 중국이 달러를 팔 경우 달러 약세를 쉽게 막기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한투증권 김형렬 연구원 역시 "환율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며 "약달러 용인 분위기가 단기적 하락 영향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주 내내 환율이 진정되면 지수도 오르고, 환율이 하락하면 지수도 꼬리를 내리는 흐름이 이어졌다. 다음주도 결국 환율 영향권이다. 이상원 연구원은 "중국이 환율 방어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달러화 약세 저지에 대한 심리가 약화될 수 있다"며 "850선이 뚫린다면 83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형렬 연구원도 "내주 3일 버난케 미국 연방은행총재의 재정정책 코멘트에 더해 13일 공개시장위원회까지 환율을 움직일 수 있는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며 "이미 환율 전쟁이 시작된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시적인 급락세만 없다면 지수는 쉽게 상승 탄력을 회복할 수 있다. 환율로 잃은 지수는 환율로 다시 획득이 가능하다는 공식이 성립된다. 변동성에만 주의한다면 필요이상으로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이다. 김 연구원은 "내주초 830선이 무너지지 않는다면 월간기준으로는 오름세"라며 "9월과 10월에 이어 지수는 완전히 눕는 형세"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달러 약세 자체는 불가항력적"이라며 "실제로 달러 약세에 대한 내성은 어느정도 길러진 상태"라고 판단했다. 특히 이날 원화강세 수혜주들은 확실한 미인주가 됐다. 전문가들도 여전히 환율이 가지는 양면적인 성격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 이상원 연구원은 "항공주의 경우 원달러 환율하락의 최대 수혜업종이라고 할 수 있다"며 "환율이 하락할 수도록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04.11.26 I 양미영 기자
  • "슈피겔이 대전지검 당직실을 고발합니다"
  • [edaily 공희정기자] 대검찰청은 11일 한 민원인이 대전지검 당직실 컴퓨터를 이용 청와대 게시판에 `고발성` 글을 올린 사건에 대해 감찰부를 통해 진상조사 후 당직근무 등에 문제점이 확인될 경우 관련자들을 징계키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민원인이 올린 글의 출처는 대전지검 당직실 IP가 맞다"며 "국내외 관공서의 경비가 한층 강화된 가운데 이런 일이 생겨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당직근무 등에 대한 기강이 바로 세우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의 시작은 지난 8일 새벽 5시 11분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대전검찰청 당직실에서 띄웁니다`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부터다. 글의 내용을 요약하면 8일 새벽 대전지검에 진정서와 고소장을 쓰기위해 왔다는 `슈피겔`이라는 필명의 민원인은 그 당시 정문 경비실이나 당직실(민원실) 근무자들이 누워 졸고 있었고,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직실 컴퓨터를 이용해 이런 상황을 고발했다는 것.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 사용한 컴퓨터의 위치를 알수 있는 인터넷주소(IP)가 자동으로 기재되기 때문에, `슈피겔`이라는 필명의 민원인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게된 것이다. 이 민원인은 또 대전지검 근처 둔산경찰서를 찾아갔으나 그곳에서는 경찰관들이 빈틈없었고 친절한 근무태도를 보였다는 글을 후속타로 남겨 검찰을 더욱 궁지로 몰아세우기도 했다. 다음은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글 전문 대전검찰청 당직실에서 띄웁니다. 글쓴이 슈피겔 (슈피겔) / 작성일 2004-11-08 AM 05:11:10 IP 211.205.14.175 정문 당직병 쇼파에 누워서 자고 있습니다. 노크해도, 불러봐도, 대답없는 경비실이여~~~ 난감하겠죠? 여러분들도 제 상황이라면... 검찰청 입구에 있는 상황병 졸고 있습니다. 불러도 대답없습니다. 조는게 아니라 자고 있는것인가? 혹시라도 폭탄 설치하려고... 알자지라 테러분자들이 맘먹고 온다면? 아~~~ 아찔합니다. 당직실로 들어왔습니다. 당직실 근무자 쇼파에 누워서 졸고 있습니다. 진정서랑 고소장 쓰려고 왔는데... 어쩝니까? 혹시 깨운다음에 저한테 어캐 할찌... 하도 예상되는 상황이 많아서리... 미리 여기다 글 남깁니다. 여기 아이피 대전검찰청 상황실 아이피입니다. (그 이후 상황은 다시 올리겠습니다. 기대됩니다. 혹시 모르겟는데... 아마도 절 내 쫓을 것입니다. 새벽부터 욕먹기 싫은데...쩝...) 2004년 11월 8일 새벽 5시 5분 대전검찰청 당직실 pc에서 블루밍 슈피겔
2004.11.11 I 공희정 기자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Sleeping With the Enemy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남의 나라 대통령 선거 결과를 놓고 이러쿵 저러쿵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솔직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이 경제나 외교 외에 구체적으로 어떤 공약을 했는지 자세히 살펴보지도 않았다. 다만 선거를 지켜보면서 "무척 돈이 많이 들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부시를 극도로 싫어하는 폴 크루그만 교수의 칼럼을 읽고는, 선거 시스템이 `후진적`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투표를 하기 위해 3~4시간 씩 땡볕에서 기다려야하다니..." 승자와 패자가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지만, 그 과정은 지저분하기 그지 없었다. 선거인 명부를 이중으로 등록하고, 흑인 밀집 지역에서는 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자동차 타이어마다 구멍을 낸 사고도 있었다. 두 가지가 궁금했다. 우선 선거 결과 미국은 얼마나 극심하게 분열됐는가. 다음은 그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 것인가. ◇39억달러가 만든 분열 선거자금 감시 단체 CRP는 이번 대선에 39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쓰인 것으로 추산했다. 2000년 대선 당시 30억달러보다 30% 이상 늘어났다. 동부에서 서부 알라스카까지 투표 마감 시차만 6시간이 걸리는 넓은 땅이니, 선거 자금이 많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민주주의 최고의 정치 행위인 선거가 갈등을 해소하기는 커녕, 갈등을 증폭시켰다는데 있다. 뉴욕타임즈가 분석한 아래 표를 보자. 투표구 별로 부시와 케리의 득표 차이를 원의 크기로 표시한 것이다. 한 눈에 알 수 있는 사실은 대도시에서 케리가 압도적인 표를 얻었다는 것이다.(파란색이 케리, 붉은색이 부시) 이번 미국 대선의 득표 양상은 이렇다. 가진 자는 부시를 찍었고, 못 가진 자는 케리를 찍었다. 백인 기독교도들은 부시를 찍었고, 흑인과 소수민족은 케리를 선호했다. 남쪽은 부시를, 대서양과 태평양 연안, 그리고 북부는 케리를 찍었다. 늙은이는 부시를 찍었고, 젊은이는 케리를 찍었다. 빈부, 지역, 세대, 종교에 따라 표가 극명하게 갈렸다. "선거가 다 그런 것 아니냐"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 아래 그림은 차례로 1984년 레이건-먼데일, 1992년 부시(아버지)-클린턴, 그리고 이번 선거 결과를 표시한 것이다. 공화당 후보가 선거인단을 확보한 주는 붉게, 민주당이 확보한 주는 파랗게 표시했다. 1984년 레이건은 미네소타를 제외하고 거의 미국 전역에서 지지를 받았다. 동서, 남북, 인종, 빈부 격차에 따른 지지도 차이가 크지 않았다. `강한 미국`을 내세우며 소련과의 냉전을 진두지휘한 레이건을 미국인들은 모두 존경했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고, 쌍둥이 적자도 심화됐지만, 레이건은 압도적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8년간의 레이건 치세와 4년간의 아버지 부시 시대를 마감하고자, 민주당은 젊은 클린턴을 내세웠다. 1992년 중앙 정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클린턴은 돌풍을 일으키며 동부, 북부 지역을 장악했고, 남부 일부에서도 승리했다. 걸프 전쟁으로 기세등등했던 아버지 부시는 중부 지역의 카우보이와 농부들의 지지에 만족해야했다. 민주당 경선 단계에서부터 성추문에 휘말렸던 클린턴은 보수적인 남부의 표심까지도도 끌어들이는 매력을 과시했다. 조지 W 부시는 2000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남부와 중부 지역을 싹쓸이 했다. 최대의 격전지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에서 승리함으로써 케리의 항복을 받아냈다. 그러나 부시는 대도시가 밀집해 있는 태평양 연안, 대서양 연안에서는 여전히 인기가 없었다. 지역적인 한계와 함께 계층간, 세대간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렸다. 정치의 속성이 갈등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정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시 진영이 이번 선거에서 구사한 전략은 `갈등의 해결`이 아니라 `갈등의 증폭`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3일 워싱턴 레이건 센터에서 당선 연설을 하면서 1등 선거 참모 칼 르보의 이름을 직접 거명했다. 르보는 `전쟁을 수행한 대통령`이라는 전통적인 캠페인 전략에 만족하지 않고, 비타협적인 우익 성향을 강조함으로써 케리와의 차별화에 주력했다. 민주당이 경제, 이라크 전쟁을 이슈로 끌고 갈 때 공화당은 동성결혼, 줄기세포 복제 같은 윤리적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이것이 백인 기독교 표를 결집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 선거 분석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부시는 이미 동성연애가 `기이한 일`이 아닌 미국 사회에서 전통적인 가족관과 동성애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풀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았다. 갈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극단적인 전략을 취했다. 그렇다면 이같은 갈등과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적과의 동침 정치적 갈등의 극한을 생각해보자. 아버지는 공화당원, 아들은 민주당원. 세대간 갈등을 생각하면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극단적이지는 않다. 같은 이불을 덮고 사는 부부가 정치적 성향이 정반대라면 어떨까. 아내는 공화당 대통령의 일등 정치참모, 남편은 민주당 선거 핵심 브레인이라면.. 실제로 미국 사회에는 이런 부부가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놀드 슈와츠제네거는 공화당원으로서 부시 지원 유세에 적극 참여했다. 슈와츠제네거의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딸이다. 케네디 가문은 지금도 민주당의 핵심 세력이다. 슈라이버는 그러나 민주당을 위해 뛰는 정치적 인물은 아니다. 진짜 `적과의 동침`은 민주, 공화 양당의 정치 참모인 제임스 카빌과 마리 마탈린의 경우다. 마탈린은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의 정치 참모로, 이번 선거에서도 부시의 재선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마탈린의 남편 카빌은 1992년 빌 클린턴을 당선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미국 최고의 선거전략가 중 하나다. 1992년 당시 "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선거 슬로건을 만들어낸 인물이기도 하다. 카빌은 케리 진영이 선거 막판 부시를 따라잡기 위해 끌어들인 클린턴 사단 중 한명이다. 마탈린은 1970년대 웨스턴 일리노이 대학을 중퇴하고 제철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뒤늦게 정치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용 기술을 배우던 중 정치와 인연을 맺었다. 지방 선거 출마자들의 참모 역할을 하다가, 1981년 워싱턴으로 진출한다. 호프스트라 로스쿨을 다니면서 공화당 선거 참모 일을 하던 그녀는 1988년 아버지 부시의 선거 운동 본부에서 중책을 맡는다. 1992년 아버지 부시의 재선 캠프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오른팔 역할을 한다. 그녀는 선거 기간 내내 대통령과 함께 이동하며 클린턴 진영과 대적했다. 공교롭게도 이때 남편인 카빌을 만난다. 카빌은 클린턴 진영의 핵심 참모였다. 카빌은 남부 루이지애나 카빌 출생으로 루이지애나 대학을 나왔다. 1970년대 말까지 법률회사에서 일하던 카빌은 어느날 "만약 내가 변호사를 선임해야한다면, 나는 절대로 나같은 변호사를 선임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일을 때려 치운다. 마흔살이 될 때까지 변변하게 승리하는 선거에 참여해본적이 없던 카빌은 1986년 펜실베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열세에 몰려 있던 로버트 케이시를 당선시키면서 정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카빌은 1992년 클린턴 선거 참모로 발탁, 클린턴 선거본부인 이른바 `워 룸(The War Room)`을 이끌게 된다. 당시 카빌과 클린턴 선거 참모들의 활약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The War Room`은 아카데미상 후보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시의 핵심 참모 마탈린과 클린턴의 핵심 브레인 카빌은 일생일대의 선거전을 치루면서 사랑을 키웠다.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마탈린의 신뢰성이 의심받는 일까지 벌어졌다. 1992년 선거에서 부시가 클린턴에 패하면서 카빌은 미국 최고의 선거 전략가로 명성을 날렸다. 1993년 추수감사절 카빌과 마탈린은 결혼식을 올렸다. 마탈린은 결혼 이후에도 공화당 선거 참모로 계속 활동했다. 2000년 아들 부시의 선거운동과 이번 재선 운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마탈린은 CNN의 정치 토론 프로그램 `Crossfire`를 남편과 같이 진행하기도 했고, 나중에는 CNBC에서 자신만의 정치 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녀는 직설적인 화법과 유머로 최고의 진행자가 됐다. 대통령과 부통령 모두의 정치 자문을 맡은 것도 마탈린이 처음이다. 마탈린은 올해 부시의 재선 운동이 시작되기 전 백악관을 떠났다가, 선거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캠페인에 참여했다. 남편 카빌은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만든 이후 너무나 유명해져서, 미국내 정치인 중에서는 그를 선거 참모로 쓰려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카빌은 그리스, 아르헨티나, 캐나다 수상, 심지어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까지, 해외 정치인들의 선거 참모로 활동했다. 카빌과 마탈린은 각자의 정치적 입장이 분명하게 다르지만, 11년간 두 딸을 낳고 지금까지도 충실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애정의 조건 이번 대선을 일주일 남겨두고 카빌과 마탈린이 펜실베니아의 한 대학 강연회에 동시에 참석했다. 정치적 입장이 다르면서, 부부라는 점 때문에 이들은 자주 이같은 강연회에 불려 나간다. 마탈린은 "이번 선거는 역사적인 선거"라며 "부시는 미국 외교사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마탈린은 "케리는 단지 `나는 부시가 아니다`고 말할 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남편 카빌은 "만약 케리가 펜실베니아에서 이긴다면 부시는 오하이오와 플로리다에서 동시에 이겨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투표 결과는 케리가 펜실베니아에서 승리하고, 부시는 오하이오와 플로리다를 모두 차지했다.) 카빌은 "2000년에 앨 고어에 투표했지만, 부시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이번에 부시를 찍겠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면서 케리의 승리를 장담했다.(실제 선거에서는 2000년에 투표를 잘하지 않았던 보수적인 백인 기독교도들이 부시에 몰표를 던졌다.) 이처럼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두 사람이 어떻게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까. 4년마다, 아니 거의 매 순간 극심한 정치적 충돌을 피할 수 없을 텐데, 이 부부는 어떻게 11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일까. 마탈린은 카빌을 처음 만났을 때 그가 공포영화 `딜리버런스`의 악당같은 인상을 받았지만, 그 이상의 남편 감은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한 HBO의 정치 드라마 `K스트리트`에서는 첫 데이트 장면이 이렇게 묘사돼 있다. 카빌은 마탈린을 보고 "당신처럼 내 어머니를 쏙 빼닮은 여자는 처음이요"라고 말한다. 마탈린은 "우리는 정치 외에는 싸우는 것이 없다"며 "남편이 출연하는 정치 프로그램은 아예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심지어 남편과 같이 쓴 책에서 남편이 쓴 부분도 읽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마탈린은 "우리는 여섯살, 아홉살 딸들이 태어나기 전부터 아이들에게 절대로 특정 정치 이념을 주입시키지 않겠다고 서약했다"고 말했다. 카빌은 "올 가을 우리 집안의 최대 행사는 선거가 아니라 할로윈데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카빌은 "자기 형제들을 싫어하는 마누라를 얻는 것보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아내를 얻는 것이 더 쉽다"고도 했다. 이들 부부는 일상에서는 평범한 아내와 남편일 뿐이다. 마탈린은 911 테러 당시를 회고하며 이런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날 체니 부통령과 함께 있었습니다. 부통령께서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 바쁘게 통화를 하고 계셨죠. 저는 우리 딸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너무나 걱정이 됐어요. 부통령께 `전화를 써도 될까요? 시내 통화인데요`라고 말하고 싶을 지경이었어요."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클린턴 대통령이 성추문에 휘말려 탄핵 위기에 몰렸을 때 마탈린과 카빌은 결혼 서약, 결혼의 맹세를 재검토할 뻔한 시기가 있었다. 마탈린은 한 인터뷰에서 "제임스는 밤늦게까지 클린턴을 변호하느라 바쁘게 뛰어다녔죠. 파김치가 돼 집으로 돌아와서는 침대에 눕곤했어요. 피곤한 제임스가 저를 안을 때, 저는 낮으막히 이렇게 속삭일 수 밖에 없었어요. "저한테 뭐라고 하지 마세요. 난 부시를 찍었으니까" 그 당시는 정말 남편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어려운 시기였죠"라고 말했다. 극단적인 정치적 분열과 대립. 카빌과 마탈린은 일에 대한 열정과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분열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쯤에서 이런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다. 부시에 표를 준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의 백인 가장이 동성결혼을 주장하는 게이를 사랑할 수 있을까. 부시의 감세 정책에서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 부자가 흑인 파트타임 노동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911테러 당시 아랍계 이민자에게 보복 테러를 했던 텍사스 카우보이가 뉴욕 유니온 스퀘어에서 반전 구호를 외치는 젊은 대학생을 사랑할 수 있을까.
2004.11.05 I 정명수 기자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