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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이탈리아·독일 은행들 자산 7억유로 이상 압류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 법원이 이탈리아와 독일 은행들이 보유한 7억유로(약 1조 310억원) 이상의 자국 내 자산을 압류했다. (사진=AFP)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재 법원은 지난 16일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의 주식, 부동산 계좌 등 4억 6300만유로 상당의 현지 자산에 대해 압류 결정을 내렸다. 이는 우니크레디트 전체 자산의 약 4.5%에 해당하는 규모로, 압류 자산엔 우니크레디트뿐 아니라 러시아 자회사인 우니크레디트 리싱, 우니크레디트 가란트의 주식 및 현금 등이 포함됐다. 같은 날 또다른 법원 판결에서는 독일 도이체방크의 2억 3860만유로 상당의 자산이 동결됐다. 이는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의 자회사인 RCA가 이들 은행을 상대로 자산 동결·압류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판결이다. RCA는 독일 엔지니어링 업체인 린데와 발트해에서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를 건설하는 합작 프로젝트 진행해왔다. 그런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로 사업이 중단됐고, RCA는 사업을 보증한 은행들이 계약에 따른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중재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우니크레디트와 도이체방크 외에도 독일 코메르츠방크, 바이에른 주립은행,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립은행 등이 피소됐다. 러시아 법원은 17일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러시아 내 계좌, 증권, 모스크바 건물 등에 대해서도 자산 압류 결정을 내렸다. 정확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RCA는 9490만유로 상당의 자산을 동결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은 또 서방 은행들이 러시아에서 사업을 매각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사업 매각을 위해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FT는 부연했다. 러시아 법원은 지난달에도 크렘린궁이 운영하는 대출기관 VTB의 소송 제기에 따라 JP모건체이스로부터 4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압류하라는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우니크레디트 등 유럽 은행들은 러시아 법원의 판결이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등을 논의하기 위해 자체 평가에 착수했다. FT는 “서방 은행들이 러시아 내 사업을 대부분 철수하거나 축소한 가운데 러시아가 가한 최대 규모 제재 중 하나”라며 “유럽 은행들은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러시아에서의 출구 계획을 가속화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러시아 법원의 결정은 유럽연합(EU)이 최근 우크라이나를 위한 무기를 공동 구매하기 위해 러시아의 해외 동결 자산에서 발생한 30억유로의 이자 수익을 사용하겠다고 합의한 이후에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 日, 바이오 육성에 돈 푼다...다케다·아스텔라스·스미토모도 맞손 [지금일본바이오]
-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일본 정부가 스타트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거대 자금을 쏟아붇고 있다. 다케다·아스텔라스·스미토모도 조인트벤처(JV)를 통해 신약발굴 지원에 나섰다. 그동안 일본에는 바이오벤처 혹은 스타트업이 거의 전무한 상태였지만 최근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18일 일본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 3곳인 다케다(Takeda), 아스텔라스(Astellas), 스미토모(Sumitomo)은 초기 신약발굴 프로그램을 인큐베이팅하기 위한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 뿐만이 아니라 현지 은행 및 글로벌 벤처캐피털들의 자금이 스타트업으로 모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외국인 창업 규제도 완화함에 따라 한국 스타트업들의 일본 진출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해 추진하고 있다. 2027년까지 자국 스타트업 10만 개 설립, 10조 엔(약 89조원) 규모 투자, 유니콘 100개 육성을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달부터는 일본정책금융공고(JFC)가 스타트업 대상 무담보 대출 한도를 2배 넘게 올리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한 ‘혁신 박스 세제’도 새롭게 도입됐다. 이달 이후 취득한 인공지능(AI) 관련 라이선스 소득에 30%의 소득공제를 해주는 제도다.일본 제약바이오 기업 (사진=유진투자증권)외국인 창업 규제도 완화했다. 그간 외국인이 일본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선 통상 사무실과 2명 이상의 상근 직원, 500만 엔(약 4,430만원) 이상의 출자금을 기본 조건으로 갖춰야 했다. 매출액이 적은 스타트업엔 어려운 조건이란 불만이 나오자 이 제도도 바꿨다. 사무실이나 출자금 등의 조건이 없이도 사업 계획이 인정되면 어디서나 2년간 체류할 수 있도록 요건을 낮춘 것이다. 지난해 4월 신설된 특별고도인재 비자는 전문 해외 인재에게 곧바로 5년짜리 비자를 내준다.일본의 대대적인 정책 변화는 글로벌 IT 산업의 거대한 흐름에 더 이상 뒤처지면 안 된다는 절박감에서 비롯됐다. 과거 일본의 저조한 IT 투자는 세계적 추세였던 디지털 전환의 시기를 놓치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00년 1,998억 달러(약 270조원)였던 일본의 IT 투자액은 20년 후, 되려 1,757억 달러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미국은 4,195억 달러에서 7,834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과 상반된다. 미국과 일본 간 격차는 2000년 약 2.1배에서 2020년에는 약 4.5배까지 확대됐다.일본 정부가 스타트업을 국가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자 은행 및 기관들도 잇따라 투자 계획을 내놓는 등 스타트업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우체국은행인 유초은행은 “전국의 신생 스타트업에 1조 엔(약 8조8,6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 '6년째 상장 준비'… 나스닥 간다던 바이오텍 잔혹사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겠다고 홍보한 국내 바이오텍 대부분은 몇 년 째 상장에 성공하지 못하거나 퇴출 위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나스닥 상장 이슈는 통상 주식시장에서는 호재로 인식되지만, 실제 성과까지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어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8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인스코비(006490)의 미국 바이오 자회사 아피메즈US는 지난 2021년부터 나스닥 상장을 시도해 왔으나 최근까지도 상장 ‘추진 중’ 상태다. 회사는 지난 2021년 9월 30일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며 2022년 상반기까지 나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021년 말 금리인상 이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투자가 마무리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아피메즈US는 올해 1월 29일 나스닥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3월 초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내다봤지만, SEC로부터 ‘보완’ 요청을 받아 최근까지도 SEC 리뷰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인스코비는 나스닥 상장을 통해 다발성 경화증(MS) 치료제로 개발 중인 아피톡스의 미국 임상 3상을 완주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회사는 지난 2018년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지만, 펀딩을 제때 받지 못해 6년 째 임상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암 체외진단 전문기업 큐브바이오는 2019년부터 나스닥 상장을 추진해 왔다. 회사는 지난 2019년 1월 중국계 운용사와 나스닥 상장 주관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지만 현재까지 상장 ‘추진 중’ 상태다. 큐브바이오는 암 검사 접근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쉽게 채취가 가능한 소변을 이용, 소변검체 내 특정 대사물질의 농도측정을 통해 신체 내 암의 유무를 조기에 구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체외진단 전문기업이다. 올해 1월 큐브바이오는 ‘글로벌펀드 LLC’를 자문사로 지정한 후 나스닥 스팩 상장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3일에는 합병을 위한 텀시트를 체결했다고 알렸다. 내년 1분기 내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는 큐브바이오의 초기 기업 가치는 약 6억2000만 달러(약 8500억원) 규모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미국 자회사의 나스닥 상장을 노리는 에이비프로바이오(195990)도 2018년에 한 차례 자회사에 대해 6900만달러 규모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돌연 상장을 연기했고, 이후 회사는 새로운 주인을 맞았다. 이후 지난해 10월 SEC에 첫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최근 보완요청을 받아 지난달 다시 냈다. ◇상장해도 ‘진땀’자회사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무리하게 자금을 조달하다 모회사가 위기에 처한 사례도 있다. 엔케이맥스(182400)는 미국 자회사 엔케이젠바이오텍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박상우 대표가 주식담보대출계약을 체결해 자금을 조달했으나, 대출금을 갚지 못해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박 대표는 반대매매로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했다.지난해 10월 나스닥에 상장한 엔케이젠바이오텍 상황도 좋지 않다. 통상 미국 주식 거래소 상장 유지 기준은 최근 30거래일 동안 주가 1달러 이상이고 기업가치가 5000만 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엔케이젠바이오텍의 주가는 1.39달러(7일 종가 기준)이며, 시가총액은 약 3127만 달러다. 이에 대해 엔케이맥스 관계자는 “위 사항이 30일 이상 지속돼도 6개월 이내 해소되면 문제 없기 때문에 상폐 위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나스닥 상장에는 성공했으나, 이를 지켜내지 못한 기업도 있다. 2022년 말 나스닥 상장 1호 K-바이오 기업으로 주식시장에 입성한 pH파마는 4개월만에 상장폐지됐다. pH파마가 인적분할을 통해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피크바이오는 지난해 3월 상장폐지됐다. 이 회사가 나스닥에서 거래된 기간은 사실상 두 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pH파마는 2015년 사노피, 존슨앤존슨, 애보트 등을 거친 허호영 대표이사가 설립한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사다. 나스닥 상장 도전이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홍보 소재로 종종 등장하는 건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장벽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영국 홍콩 등 해외 주식시장은 적자 기업도 특례 요건을 활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상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미국 나스닥시장 내 3개 하위 시장 중 2개는 적자 기업이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이나 시가총액 등 요건의 하나만 충족하면 상장 가능하다. 바이오텍들의 주요 상장 트랙인 기술특례상장 제도에 대해 당국이 계속해서 심사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다만 상장 주관을 맡은 증권사가 상장 기업에 관한 주요 정보를 누락하거나 과장, 허위로 기재한 경우 배상 책임을 진다. 들어가기는 어렵지 않을 수 있으나 관리 감독이 엄격해 퇴출도 그만큼 쉬운 셈이다.
- 금리 인하 설레발에 '투자심리'↑…시중 유동성 역대급 급증(종합)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국내 통화량이 64조원 이상 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긴축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시중에 자금이 넘치고 있는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해 한은이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언급하며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이 역대급 유동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서울 중구 한국은행.(사진=이데일리DB)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3월 광의통화(M2, 계절조정계열·평균잔액)는 3994조원으로 한 달 전 대비 64조2000억원(1.6%) 늘었다. 1986년 통계 집계이래 최대 규모이자, 10개월 연속 증가세다. 전년동월비(원계열) 기준으로는 4.9% 증가해 전월(3.4%) 대비 증가율이 확대됐다.상품별로 △수시입출식저출성예금 18조6000억원 △정기예·적금 12조9000억원 △머니마켓펀드(MMF) 10조7000억원 △수익증권 9조2000억원 등이 증가했다. 반면 시장형상품은 4조9000억원 줄었다. 경기주체별로 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35조6000억원), 기업(7조5000억원), 기타 부문(9조8000억원) 등에서 유동성이 늘었다.시중 유동성이 1.6%나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2월(2.0%) 이후 15년 1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한은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을 내 투자) 등을 억제하기 위해 2021년 8월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 시중 유동성이 1.3% 급증했던 것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통화량이 급증한 것은 2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형성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상반기 내 금리인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 이후는 5월 수정경제 전망 때 숫자를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7월 금통위 때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미 연준도 당시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닫고 올해 안에 금리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한은도 금리인하 기대로 투자 수요가 유입돼 시중 유동성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금리 고점이란 인식에 투자수요가 몰려 정기예·적금으로 자금이 들어왔고, 청년희망적금 만기 도래로 인한 대규모 투자대기자금도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으로 유입됐다는 판단 등이다. 주식 청약증거금 영향 등으로 MMF가 늘었고, 수익증권의 경우 국내외 주가 상승 기대로 주식형펀드가 늘어난 것으로 평가됐다. 한은 관계자는 “주요국 통화정책 피벗 기대감이 지속되면서 투자대기자금이 늘었고, 금리 인하를 앞두고 고점이라는 인식에 따라 (정기예·적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실제로 증권사 고객 예탁금도 늘었다. 지난 3월 증권사 계좌에 예치된 고객 예탁금은 56조5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2000억원 증가했다.한은은 이번 통화량 급증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당분간 증가세가 지속될 것 같긴 하지만, 이번처럼 이례적으로 급증하는 흐름이 계속된다고 보긴 어렵다”며 “하반기 안정화되는 요인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최근 시중 유동성 흐름.(출처=한국은행)한편 협의통화(M1)는 평잔(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1244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 모두 늘면서 전월비 27조2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2.2%를 기록, 전월(-0.3%) 대비 증가 전환했다. 전년동월비로는 4.3% 증가해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M2에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 생명보험 계약 준비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Lf·평잔)은 계절조정계열 기준으로 전월보다 50조5000억원(0.9%) 증가했다. 전년동월비로는 5.2% 늘어 전월(4.7%) 대비 증가율이 확대됐다.Lf에 국채, 지방채 등을 포함한 광의 유동성(L·말잔)은 전월 대비 87조7000억원(1.3%) 증가했다. 전년동월비로는 5.6% 늘어 넉 달째 증가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