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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장기이식 국가대표 제넨바이오를 옥죄는 이중 족쇄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대표 이종장기기업 제넨바이오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종장기이식 임상시험은 아직 첫발도 내딛지 못한 상태고, 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뛰어든 동물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사업도 본격적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영업흑자로 전환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되는 만큼 우려가 커지고 있다.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제넨바이오(072520) 이종췌도이식 임상 1상시험계획 승인 여부 결정을 연기했다. 회사는 2020년 8월 이종췌도이식 연구자 임상시험 계획을 식약처에 제출했다. 하지만 두 번의 보완 요청을 받았고, 지난해 임상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이후 의뢰자 주도 임상으로 변경해 신청했지만, 역시 식약처로부터 보완을 요청받았다. 지난달 15일 두 번째 보완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 이달 5일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었지만, 식약처가 이를 9월 16일까지 미룬 것이다.재정 악화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이종췌도이식 사업은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넨바이오는 이종장이종장기 적용을 통한 인류의 복지 증진을 위해 설립된 회사기 때문이다. 이종장기이식 시장성은 풍부하다는 평가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세계 인공장기 시장 규모는 2023년까지 53억7000만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제넨바이오 이종장기이식 사업은 2년 넘게 지연되고 있고, 캐시카우 사업인 동물 CRO(임상시험수탁기관)도 지지부진해 기업 운명이 존폐 갈림길에 서있다는 분석이다.이종장기이식 종합 연구단지 ‘제넨코어센터’.(사진=제넨바이오)◇임상 승인 지연 이유는 ‘안전성’ 때문제넨바이오 이종췌도이식 1상 시험이 본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데는 안전성 문제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제넨바이오가 시도하는 이종췌도이식 1상이 사실상 세계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미국 등에서 과거 임상이 진행된 바 있지만, 국제 규제기관의 기준이 확립되고 난 후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 진행되고 있는 임상은 제넨바이오가 최초다. 따라서 식약처도 장기간 안전성에 대한 입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제넨바이오 관계자는 “식약처는 안전에 대한 신뢰성을 주는 장기간 안전성 데이터를 요구했다. 이번 임상은 췌도 세포를 몸에 주입, 인슐린을 분비해서 당뇨를 치료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며 “췌도 세포를 주입하고 1개월, 2개월, 3개월, 6개월이 지나도 몸 안에서 의도한 기능만 하는지, 잘못 발현돼 부작용을 일으키지는 않는지 등을 좀 더 긴 시간 테스트 하라는 게 식약처 입장”이라고 말했다.회사는 식약처 요구대로 장기간 테스트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식약처로부터 추가 보완 요청받은 후 장기간 안전성 실험을 수행했다. 보통은 설치류를 통해 1개월 정도 실험하는 것이 기본 시험법으로 잡혀있다”며 “1개월이 아닌 6개월 동안 실험했고, 실험데이터를 정리해서 보고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식약처가 임상 승인 여부 시점을 한 달가량 늦춰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속도 못 내는 동물 CRO, 상장폐지 우려까지궤도에 오르지 못한 이종췌도 임상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기업 존립 여부다. 제넨바이오는 4년 연속 영업손실로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2018년 약 24억원, 2019년 약 119억원, 2020년 약 117억원, 2021년 약 124억원으로 4년째 영업 적자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21억원을 기록했지만 2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영업적자가 올해까지 이어지면 제넨바이오는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된다. 위기 속에서 회사가 선택한 사업은 동물 CRO였다. 지난 2월 평택 드림테크산업단지 약 6370평 대지에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으로 구성된 이종이식 종합 연구단지 제넨코어센터까지 완공해 가동 중이다. 회사는 동물 CRO 등을 통해 올해 흑자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동물 CRO 부문 1분기 신규 수주 금액은 약 5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수주 잔액도 약 8억2000만원 수준이다. 제넨코어센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가동을 위한 준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수익성이 높은 영장류 유효성 평가를 하기 위한 GLP(비임상시험 관리기준) 인증은 아직 신청도 못한 상태로 확인됐다.제넨바이오 관계자는 “제넨코어센터 준공이 완료된 시점은 2월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직원들이 센터에 투입되고, 동물실험실 가동 등에 시간이 걸렸다”며 “제넨코어센터가 제대로 가동되는 것은 현시점부터다. GLP 인증은 현재 문서 작업을 진행 중이고, 신청 후 인증까지 최소 1년 정도 소요된다”고 말했다. 특히 회사 측은 재무적인 부분에 대한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임상 승인이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재무적인 부분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이종췌도이식 임상이 승인되면 자사의 기술력이나 R&D에 대한 역량을 간접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사업 시너지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조병성 엑소코바이오 대표 “올해 매출 2배 성장 예상...2024년 1000억원 목표”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엑소코바이오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항노화 관련 재생용 엑소좀 제품을 사업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우리 제품의 매출 성장과 글로벌 에스테틱(미용) 기업 인수 등을 통해 2024년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조병성 엑소코바이오 대표는 지난 5일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코리아 2022’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노화된 피부를 정상화하는 데 피하지방 속 줄기세포와 엑소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병성 엑소코바이오 대표가 지난 5일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코리아 2022’에서 자사의 지방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 기반 신약 후보물질의 연구 성과와 사업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제공=김진호 기자)엑소좀은 포유류의 세포 속에 있는 수십㎚(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안팎의 ‘소낭’(작은 주머니)으로, 세포 간 신호전달 과정을 매개한다. 즉 생체 내에서 엑소좀을 통해 ‘염증성 신호전달물질’(사이토카인)등이 다른 세포로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조 대표가 2017년에 창업한 엑소코바이오는 지방 줄기세포 속 엑소좀을 활용한 재생 에스테틱 사업과 바이오 신약개발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노화 방지 및 피부 재생, 항염 효과를 보유한 엑소좀 솔루션 ‘에이에스씨이플러스(ASCE+)’를 국내외에서 출시했다. 해당 솔루션은 줄기세포 배양액 속 엑소좀을 얼린 다음 건조시킨 것으로 피부 세포나 항염증 관련 70여 가지 성장 인자와 신호 전달 물질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엑소코바이오는 2020년 LG화학(051910)과 에이에스씨이플러쓰의 국내 공동 판매 협약을 맺은 바 있다.엑소코바이오는 올해 상반기 매출 118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했다. 조 대표는 “올해 예상되는 회사의 총 매출액은 240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전년보다 매출이 2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며 “설립시점인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50%를 기록했고, 올해부터 2024년까지 매년 60~100%에 이르는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도 중인 글로벌 에스테틱 회사 인수까지 완료된다면, 2024년경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제공=엑소코바이오)엑소코바이오는 엑소좀 기반 에스테틱 사업을 넘어 관련 신약 개발과 대량생산 기술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중이다. 먼저 회사 측은 창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약 400억원을 투자해 엑소좀 기반 아토피 피부염 신약 후보물질의 발굴 및 여러 전임상 연구를 수행하는 중이다. 조 대표는 “아토피 피부염을 일으킨 동물 모델 등에 지방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을 처리할 때 염증 관련 신호 전달 물질이 차단되는 것을 확인했다”며 “기존 아토피 치료제와 차별화된 신약을 개발로 이어질 수 있으리가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대표적인 아토피 치료제인 프랑스 사노피의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를 장기 복용할 경우, 얼굴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부작용이 자주 발생한다. 이른바 ‘두필루맙 페이셜 레드니스’(DFR)다. 조 대표는 “피부, 두피 등 여러 염증 관련한 질환 모델에 지방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을 투여하는 사례연구(케이스스터디)를 25만 건 이상 수행했다. 대표적으로 DFR을 크게 개선했으며, 미국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발생하는 피부염 관련 부작용까지 개선하는 효과 등도 확인됐다”며 “ 올해 말에는 우리 물질을 통해 모발의 성장을 확인한 연구 논문을 내놓을 예정이다”고 말했다.그는 “피부염, 감염질환, 신부전 등 지난 5년 반 정도 엑소좀을 적용할 수 있는 질환을 폭넓게 연구했다”며 “각 분야에서 기존 치료제와 다른 효능을 보유한 엑소좀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엑소코바이오는 2023년 엑소좀 기반 아토피 피부염 및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등의 미국 내 임상 1상을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한편 엑소코바이오는 지난해 8월부터 충북 오송에 ‘우수 의약품 제조 관리 기준’(GMP)을 충족하는 엑소좀 제조 공장을 건설하는 중이다. 조 대표는 “최근 3년간 약 2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하는 엑소좀 제조 공장의 건물은 이미 완성됐다. 내부에 관련 생산 설비를 구축 중에 있다”며 “6개월 정도 뒤부터는 해당 공장에서 실험용 엑소좀을 직접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물 갔다'? 추락하는 NFT에도 날개는 있다[아트&머니]
- ‘롯데호텔×고상우, NFT 아트 프로젝트’ 전경. 롯데호텔 서울 이그제큐티브타워 로열 스위트룸에 전시한 작가 고상우의 평면·영상 작품을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롯데호텔은 객실 1박+NFT 1점’으로 구성한 패키지상품을 300룸 한정판매했고 이 중 80%가 팔려나가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가상화폐의 하락과 함께 침체를 겪고 있는 NFT 미술시장에서 다른 출구를 찾은, 활용도를 높인 방안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사진=APO프로젝트).[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1990년대 이후 현대미술계에서 논쟁적으로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예술가로 인정받는 데미안 허스트(57). 그가 NFT(대체불가능토큰)에 뛰어들겠다고 스스로 선언한 건 지난해 3월이었다. 미국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40·본명 마이크 윈켈)이 제작한 콜라주 그림파일(jpg) ‘매일: 첫 5000일’(2021), 달랑 그 한 점이 크리스티 뉴욕 온라인경매에서 6934만달러(이하 당시 약 783억원)에 낙찰됐다는 소식이 세상을 발칵 뒤집은 직후였다. 허스트는 “창고에 묵혀둔 작품 1만점을 NFT 등 암호로 변환해 세상에 내놓겠다”고, ‘커런시(The Currency·화폐) 프로젝트’란 타이틀까지 달아뒀다. 당시 허스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제작부터 작품을 NFT로 변환하고, 구매·보관까지 전 과정이 예술작품”이라며, 판화작품 ‘벚꽃’ 연작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면서 비트코인·이더리움을 결제수단에 포함하기도 했더랬다. 발 빠른 허스트의 행보에 구매자가 몰렸다. 온라인판매에 4000여명이 달려들어 7481점을 사갔는데, 한 점당 3000달러(약 339만원)를 매겼으니 거의 순식간에 2244만달러(약 253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셈이다. 미국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이 NFT 암호화 기술을 적용해 제작한 디지털 콜라주 작품 ‘매일: 첫 5000일’(2021·왼쪽)과 그 작품에 붙인 5000점 중 한 점(오른쪽). 지난해 3월 크리스티 뉴욕 온라인경매에서 6934만달러(약 783억원)에 낙찰되며 세계 미술시장을 발칵 뒤집은 건 물론, NFT 아트의 열풍을 몰고 왔다(사진=크리스티 경매).그랬던 그가 다시 세상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달 “올가을 내 그림 연작 수천점을 불태우겠다”고 선언한 거다. 지난해 3월 이후 허스트는 그 ‘창고에 묵혀둔’ 1만 점에 달하는 회화와 이를 NFT로 제작한 작품을 2만달러(약 2600만원)에 팔았다. 다만 구매자에게 실물그림과 NFT작품 둘 다를 내놓고 하나를 선택하게 했는데, 불태우겠다고 한 것은 그중 팔리지 않은 실물 혹은 NFT인 거다. 1만 점 중 실물을 선택한 구매자는 4180명, NFT를 선택한 구매자는 5820명. 결국 구매자에게 ‘픽’ 당하지 못한 작품들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된 거다. 실물은 소각하고 NFT는 파기하는 ‘의식’은 오는 9월 9일 런던에서 치러지게 된다. 왜 이런 ‘퍼포먼스’가 굳이 필요할까. 허스트는 예술작품이 과연 하나의 화폐가 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시도라고 했는데. 바로 지난해 꺼내든 프로젝트 ‘커런시’의 연장선상인 셈이다.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데미안 허스트가 자신의 판화작품 ‘벚꽃’ 연작과 함께 섰다. 지난해 3월 “창고에 묵혀둔 작품 1만점을 NFT 등 암호로 변환해 내놓겠다”고 선언한 뒤 실천에 옮겼던 허스트는 최근 그 1만점 중 팔리지 않은 실물그림 혹은 NFT를 소각·파기하겠다는 또다른 선언으로 세상의 시선을 끌고 있다(사진=데미안 허스트 트위터).◇비플·우국원 등 스타작가마저 NFT 작품 하락세 허스트의 ‘불타는 의지’에도 불구하고 NFT 미술시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아니 ‘예전’ 그 정도를 넘어 뜨겁던 열풍이 빠르게 식어가는 온도가 현장 곳곳에 감지되고 있다. 당장 1년 6개월 전 NFT란 뜨거운 감자를 세상에 떨어뜨렸던 비플도 피해 가지 못했는데. NFT 풍경화로 제작한 ‘필그리미지’가 지난달 25만 2000달러(약 3억 2700만원)의 값을 받는 데 그친 거다. 자신을 스타로 만들었던 바로 그 크리스티 뉴욕경매에서다. 올해 상반기 크리스티 경매에서 NFT 작품에 대한 낙찰총액은 460만달러(약 60억원). 비록 6개월간이라 하더라도 지난 한 해 동안 거둔 낙찰총액 1억 5000만달러(약 1950억원) 중 3% 정도에 불과하다. 먼 나라 얘기만도 아니다. 국내 NFT 미술품 시장을 주도하던 작가들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은데. NFT뿐만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매와 아트페어 등 가리지 않고 내놓는 족족 팔려나간 ‘스타작가’ 우국원(46)도 그 끝에 매달려 있다. NFT 거래 플랫폼인 클립드롭스에 올라 있는 우국원의 NFT 작품들. ‘두 가지 걱정’이 4600클레이(약 174만 8000원), ‘그걸로 충분해’가 1490클레이(약 56만 6200)로 판매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우국원의 NFT 작품 ‘본파이어 메디테이션’이 5만 8550클레이(약 7143만원)에 팔리기도 했다(사진=클립드롭스 마켓페이지).7일 NFT 거래 플랫폼인 클립드롭스에 올라 있는 우국원의 NFT 작품들은 ‘디저트’가 550클레이(약 20만 9000원), ‘옵션’이 1800클레이(약 68만 4000원), ‘두 가지 걱정’이 4600클레이(약 174만 8000원) 등의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지난해 7월, 한창 뜨거웠던 시장에선 우국원의 NFT 작품 ‘본파이어 메디테이션’이 시작가 3만 5000클레이(약 3700만원)로 출품해 최종 5만 8550클레이(약 7143만원)을 ‘클릭’한 새 주인이 낚아채기도 했더랬다. 이처럼 차갑게 식는 NFT 시장을 두고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의 최근 흐름과 비슷하다”고 분석한다. “세계적인 금리인상과 함께 시장 분위기가 보수화됐고, 그중 특히 다른 상품보다 투기성이 짙은, 가상화폐처럼 자칫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위험자산을 피하려는 심리 탓”에 NFT 시장이 타격을 받았다는 얘기다. ◇호텔 패키지상품에 등장한 NFT 미술작품 그렇다고 NFT 미술시장 전체가 얼어붙은 것은 아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치와 시너지를 높이기도 한다는 얘기다. 그중 한 예로 작가 고상우(44)가 롯데호텔 스위트룸에 뜬 ‘사건’이 대표적이다. ‘롯데호텔×고상우, NFT 아트 프로젝트’란 테마로 진행한 행사는 호텔에서 판매하는 객실에 작가의 NFT 작품을 접목해 ‘패키지상품’을 꺼내놓은 건데. ‘객실 1박+NFT 1점’으로 구성한 상품은 300룸 한정판매로 80% 이상이 팔려나가는 성과를 거뒀다. 이 패키지상품은 서울을 비롯해 부산·울산·제주 등 전국 롯데호텔 6개점에서 올해 말까지 이용할 수 있다. 작가 고상우의 작품 ‘블랙펄스 Ⅱ’(2022)를 활용해 제작한 ‘롯데호텔×고상우, NFT 아트 프로젝트’ 포스터(사진=APO프로젝트).그런데 왜 굳이 NFT였을까. 이번 이벤트를 기획한 정고은 APO프로젝트 디렉터는 “호텔의 가능성, NFT의 잠재력, 작가의 메시지 등 세 가지를 결합한 상징”이란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호텔이 단순한 숙박을 제공하는 기능을 넘어 새로운 경험을 찾고 이끄는 주체가 돼 가고 있다”며 “알려진 지 불과 1년 남짓, 여러 방면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는 NFT 아트를 호텔에서 제대로 선보일 기회를 접목한다면 적잖은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는 거다. 여기에 자신의 작업 툴을 NFT로 확산해가는 고 작가가 선뜻 응해준 것까지 “잘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고 작가는 ‘인간과 생물의 아름다운 공존’이란 세계관을 회화는 물론, 사진·퍼포먼스·디지털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적 실험으로 다져오고 있다. 몇 해 전부터 호랑이·곰·하마·올빼미·토끼 등 멸종해가는 위기의 동물을 마치 인간처럼 정면에서 잡아낸 초상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 ‘동물 초상화’ 연작이 뻗쳐낸 영향력이 적잖다. 동물그림을 인물화 수준으로 격상해, 종의 평등을 이뤄냈다는 평가까지 끌어낸 거다. ‘롯데호텔×고상우, NFT 아트 프로젝트’ 전경. 지난달 롯데호텔 서울 이그제큐티브타워 로열 스위트룸에 전시한 작가 고상우의 평면·영상작품이 보인다. 롯데호텔은 객실 1박+NFT 1점’으로 구성한 패키지상품을 300룸 한정판매했고 이 중 80%가 팔려나가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가상화폐의 하락과 함께 침체를 겪고 있는 NFT 미술시장에서 다른 출구를 찾은, 활용도를 높인 방안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사진=APO프로젝트).호텔 프로젝트에 전시한 고 작가의 작품이 바로 이 연작이다. 회화를 벽·침구 등 평면에 활용한 건 물론 25초 영상으로 제작해 모니터에 띄운 작품도 함께 내놨다. 정 디렉터는 “NFT가 투기가 아닌 현실이고 방식이란 점에서 고 작가와 일치를 봤다”며 “NFT를 혁신으로 만들 수 있는 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린 듯하다”고 말했다. 결국 양질의 활용을 고안하는 것만이 NFT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다는 얘기다. “NFT 시장에서 거품이 빠지며 상품성 있는 NFT만 살아남는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란 여러 전문가의 지적과 방향이 같다.
- [클릭, 글로벌 제약·바이오]운동 인지장애 예방·저온 종양 억제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한 주(8월1일~8월7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이슈를 모았다. 이번 주에는 치매와 종양 등에 관한 연구 결과들이 주목받았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경도인지장애(MCI)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MCI란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뜻한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큰 지장이 없는 정도이나, 악화되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는 에어로빅이나 가벼운 스트레칭 등이 MCI의 진행을 늦추거나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대학 의대 내과 노인의학 전문의 로라 베이커 교수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MCI 성인 운동’(EXERT: Exercise in Adults With Mild Memory Problems)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기억상실성 MCI 노인 296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EXERT는 MCI 노인들을 대상으로 규칙적인 운동 효과에 관한 3상 임상시험이다.참가자들은 기억력, 주의력, 사고력 등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간이 정신상태 검사’(MMSE) 성적이 평균 28점(MCI에 해당), ‘임상 치매 척도’(CDR-SB) 점수가 평균 1.5점(가벼운 치매에 해당)이었다.이들은 평균연령 74세, 여성 57%, 백인 87%, 흑인 10%, 치매 위험 변이유전자(ApoE4)를 가진 사람이 25%였다. 이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중간 정도의 에어로빅 운동을, 다른 그룹은 가벼운 스트레칭·균형 운동을 매주 최소한 120~150분씩 1년 동안 계속했다.연구팀은 관찰 연구인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선도 연구’(ADNI)에 참가하고 있는 또 다른 그룹의 MCI 노인들과 EXERT 연구 참가 노인들의 인지기능 저하 진행 상태를 비교 분석했다.그 결과 EXERT 연구 참가 MCI 노인들은 에어로빅 운동 그룹과 스트레칭·균형 운동 그룹 모두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인지기능-실행기능’(ADAS-Cog-Exec) 점수가 6개월 또는 12개월 후 더 떨어지지 않았다. 두 그룹의 점수도 별 차이가 없었다.그러나 ADNI 연구 참가 MCI 노인들은 12개월 후 ADAS-Cog-Exec 점수가 더 나빠졌다. EXERT 참가자들은 운동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사교 모임을 했다. 이것도 인지기능 저하를 막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의 2022 국제 학술회의에서 공개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실내 온도를 낮게 유지하면 암 종양의 성장이 억제된다는 동물 실험 결과도 발표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의 이하이 차오 미생물학과 교수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Nature)에 논문으로 실렸다. 연구팀은 각각 대장, 유방, 췌장 등에 암이 생긴 생쥐들을 여러 그룹으로 나눴다. 그런 다음 그룹별로 춥거나 따뜻한 공간에 놓고, 종양의 성장 속도와 생쥐의 생존율을 비교했다. 인간이라면 춥다고 느낄 수도 있는 섭씨 4도의 공간에서 산 생쥐는 종양의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이런 생쥐는 섭씨 30도의 공간에서 산 생쥐보다 두 배나 오래 살았다.연구팀은 6명의 건강한 지원자와 화학치료를 받는 암 환자 한 명에게 생쥐 실험 결과를 테스트해 봤다. 질환이 없는 피험자들은 모두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2주간 하루 6시간까지 섭씨 16도의 방에 머물렀다.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검사 결과, 이들은 목, 등, 가슴 등에 다량의 갈색 지방이 활성화됐다. 암 환자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섭씨 22도의 방에서 1주, 섭씨 28도의 방에서 나흘간 지냈다. 섭씨 28도는 활발히 활동하지 않는 인간이 대부분 쾌적하게 여기는 ‘열 중립 온도’다.암 환자는 28도보다 22도에 있을 때 갈색 지방이 더 많이 활성화하고, 종양의 포도당 흡수도 감소했다. 갈색 지방은 기온이 떨어졌을 때 몸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갈색 지방이 포도당 흡수를 늘림으로써 종양 세포에 돌아갈 포도당이 부족해졌다는 뜻이다.이하이 차오 교수는 “이번 실험에 설정한 실내 온도는 대부분의 사람이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준”이라며 “갈색 지방을 활성화하고 저온 요법을 기존 치료법과 함께 쓰는 것도 시도해 볼 만하다”라고 설명했다.
- 환경에 진심인 MZ세대의 가치소비와 미닝아웃
- [이데일리 안수연 인턴기자] MZ(밀레니얼+Z세대)세대의 가치소비와 미닝아웃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MZ세대에게 소비는 단순한 물건 구매가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coming out)’의 수단이다.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 MZ세대는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소비를 공유하면서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드러낸다. SNS의 해시태그 기능으로 미닝아웃의 확대 재생산이 이뤄지며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는 것이다.MZ세대는 제품의 무해성, 회사 경영인의 도덕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다양한 가치를 소비에 반영한다.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은 자신의 구매가 사회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 비건 제품을 구매하고, 유기견에게 수익이 기부되는 제품을 사는 것 등이 가치소비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지, 친환경 또는 공정무역을 실천하는지 등의 여부를 고려해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비윤리적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도 가치소비에 포함된다. 과거에는 가격과 브랜드가 제품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면, 이제는 친환경 제품과 공정무역 등 브랜드의 ESG 실천 여부 등이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환경에 진심인 MZMZ세대가 이처럼 가치소비와 미닝아웃에 열중하는 이유는 다른 세대에 비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MZ세대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MZ세대 친환경 실천 및 소비트렌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의 88.5%는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또 71%는 가격과 조건이 같다면 친환경활동 기업의 제품을 고르겠다고 답변했다.미닝아웃의 종류로는 브랜드 상품 구매시 판매액 일부가 기부로 연결되는 기부상품소비, 불매운동과 같은 유형이 ‘돈쭐내기 문화’가 있다. 선행을 베푼 가게 매출을 올려주는 문화를 일컫는다.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등의 플라스틱 프리나 제로웨이스트와 관련된 활동도 많아졌다. 홍익대학교 근처 편의점에 위치한 순환자원 회수로봇 '수퍼빈'. 페트병을 넣으면 10포인트가 적립되고 1000포인트가 모이면 천 원으로 환급 받을 수 있다. 사진= 안수연 기자 페트병 넣으면 돈 주는 순환자원 회수로봇 동교동에 거주하는 H(21)양은 자취방에서 마시고 나오는 생수 페트병을 모은다. 일정량이 차면 집 근처의 순환자원 회수로봇 ‘수퍼빈’에 가지고 가는데 하나의 페트병을 넣을 때마다 10포인가 적립된다. 1000포인트가 모이면 현금 1000원으로 환급 받을 수 있다.“산책하는 기분으로 가지고 나가서 로봇에 페트병을 넣고 오면 돈도 벌 수 있고 환경에도 조금 기여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해요. 자취방에 있을 땐 어쩔 수 없이 생수를 마시지만 밖에 나갈 땐 꼭 텀블러를 들고 나가서 물을 마셔요. 환경에 대한 의식이 있다는 걸 보여줄 수도 있고 나를 보고 일회용기를 사용안하는 친구가 생길수도 있으니까요.” 순환자원 회수로봇 '수퍼빈'. 페트병을 넣으면 10포인트가 적립되고 1000포인트가 모이면 천 원으로 환급 받을 수 있다. 사진= 안수연 기자 밀폐용기 챙기고, 조깅할 땐 쓰레기 줍는 ‘플로깅’ 서울대입구, 신촌 등 대학가에 위치한 한 그릭요거트 프랜차이즈점에서는 다회용기를 직접 가지고 오는 손님에겐 비용 할인을 적용시켜준다. 업체 직원은 "하루에 한 두명 정도는 밀폐용기를 직접 가지고 오신다. 보통은 20대 초중반의 여성분, 그리고 한 번 밀폐용기를 가지고 오시는 분들" 이라고 설명했다.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인 ‘플로깅’도 미닝아웃에 포함된다. 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들고 뛰기 때문에 단순한 조깅보다 칼로리 소비가 많고, 환경도 보호한다는 점에서 인기다. 5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플로깅을 검색하면 11만개 이상의 게시글이 뜬다. 대학가의 한 그릭요거트 체인점. 다회용기를 가져오면 할인을 적용해 준다. 사진=안수연 기자 해쉬태크 '플로깅' 검색결과.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동물실험 하지 않고 비건인 제품, 친환경 ‘클린뷰티’ MZ세대의 환경에 진심인 마음은 뷰티 제품을 고를 때도 적용된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인지, 재활용 할 수 있거나 생분해성 용기와 포장재를 사용하는지 등을 따지는 ‘클린뷰티’ 제품 선호가 생겼기 때문이다. 더현대서울 지하 2층에는 이러한 클린뷰티 브랜드만 수십개를 모아놓은 편집숍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친환경 뷰티 제품 편집숍 '비클린'. 사진=안수연기자 사진=안수연 기자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최근 해당 편집숍에 방문하는 20대의 여성고객들이 많이 묻는 질문이 환경과 관련된 것 이라고 말한다. 그는 “실제로 20대 여성분들이 제품에 대해서 가장 많이 묻는 게 ‘동물 실험 안 하나요’? ‘비건 제품 맞나요?’다. 친환경 제품을 모아놓은 편집숍이어서 아예 친환경을 염두에 두고 와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며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하는 질문이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낀다. 소비주체는 나인데 물건이 만들어지거나 사용 후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묻는 사람들이 많으니까”라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기업과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가 가진 ‘친환경’ ‘공정’ 등의 가치관 자체가 소비재에 붙는 ‘미닝 아웃’은 일종의 프리미엄 소비라고 볼 수 있다” 라며 “MZ세대의 구매력이 커지고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하면 기업들도 친환경 등의 가치소비와 기업윤리에 무게를 두는 경향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노화 전이 활성을 통한 개체 노화 촉진 현상 규명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인류의 염원인 노화의 신개념 치료법 개발의 길이 열렸다.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전옥희 교수팀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이리나 콘보이 교수팀은 노화 혈액 내의 노화 유발 인자가 전신으로 퍼져 세포 노화 전이 현상을 유발함을 밝힘으로써 개체 노화를 촉진하는 새로운 원인임을 규명했다.노화 유발 인자를 생산하는 노화세포는 복합적 스트레스에 의해 정상세포가 변형되며 생성되는데, 특히 노화세포는 나이가 들면서 많이 증가한다. 이러한 노화세포는 만성 전염증성 환경을 유도하고, 만성 조직 손상을 야기해 개체 노화(Aging)를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젊은 쥐와 나이든 쥐 간에 혈액을 교환할 수 있는 실험 기법 (heterochronic blood exchange)을 이용해 나이든 쥐의 혈액 내 노화세포로부터 분비되는 인자들이 젊은 쥐의 정상 세포 및 조직의 노화를 유도하는 ‘노화 전이’를 유발한다는 것을 새로이 밝혀냈다. 연구팀은 나이 많은 쥐의 혈액 속에서 순환하는 각종 인자들이 어린 쥐의 혈관에 들어갔을 때 어린 쥐의 간, 신장, 골격근 세포와 조직에 세포 노화를 유발해 간섬유화, 근위 신세관 손상 및 근력 감소 등 노화를 가속화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대로, 나이가 많은 쥐에 노화세포를 없애는 ‘세놀리틱 물질’ 주입하면 나이가 들면서 증가한 혈액의 특정 유해 단백질의 노화 전이 기능을 억제해 노화로 인한 증상을 막는데 도움됨을 확인했다.현재까지 개체 노화의 촉진은 주로 나이 드는데 따른 노화세포 자체의 축척이라는 세포 자율 과정 틀에서 연구되었다. 하지만 본 연구는 혈액내 노화세포에서 유래된 물질이 긴 텔로미어, 손상되지 않은 DNA 등을 가진 어린 동물의 세포와 조직의 노화를 유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혔다. 나아가 이를 통해 ‘노화세포 유래 물질의 전달’이라는 비세포 자율 과정을 통해서 개체 노화 및 노화-연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밝혔다.연구책임자 전옥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노화 과정이 단순히 생물학적 시간의 흐름에 의한 과정이 아니라 노화 전이를 통해 더욱더 가속될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혈액 내 노화 유발 인자를 제거하는 세놀리틱 약물을 개발함으로 다양한 노화 질환 치료에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추진하는 신진연구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7월 29일자 온라인 판에 ‘Systemic induction of senescence in young mice after single heterochronic blood exchang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사진 왼쪽부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전옥희 교수, 버클리대학 이리나 콘보이 교수, 벅노화 연구소의 주디 캠피시 교수, 길태환 고려대 대학원생, 이효경 고려대 대학원생
- [마켓인]CRO기업 센트럴바이오 112억원 조달, IPO 준비 '착착'
-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 비하이인베스트먼트가 IBK캐피탈과 함께 비임상 전문 임상시험수탁기관(CRO) 기업 센트럴바이오에 112억원 투자했다. 이번 투자에 힘입어 센트럴바이오는 화학물질 독성 실험에 그치지 않고 의약품시장에 진출해 종합 CRO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이다.3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센트럴바이오는 최근 시리즈B 라운드에서 112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비하이인베와 IBK캐피탈이 공동운용(Co-GP) 형태로 결성한 프로젝트 펀드로 99억원을 투자했고, 비하이인베가 자체 운용하는 블라인드펀드로 13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그간 투자받은 금액으로 설비투자는 마무리한 만큼,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매출 증가에 따른 인건비 및 운영자금 확보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센트럴바이오 공장 사진. 사진=센트럴바이오 누리집 갈무리◇ 화평법 수혜 기대에 투자자 뭉칫돈센트럴바이오는 화학물질 안정성 및 유효성을 평가하는 비임상 CRO 평가 전문기업이다. CRO는 다른 기업의 의뢰를 받아 임상·비임상시험을 대행하는 사업을 말하는데, 센트럴바이오는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비임상시험 대행에 주력해 제약·바이오·화장품 업체들의 수주를 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 2018년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화학물질 안전성 평가가 의무화하면서 이를 대행해주는 센트럴바이오의 매출 성장세를 기대하며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이후 국내에서 제조·수입되는 모든 신규 화학물질에 대해서는 안정성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물론 당시 바로 적용하기에는 업계 역량이나 시간 등이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정부는 화학물질 사용 톤수에 따라 많이 사용하는 화학물질 순으로 본격 적용되도록 시행을 유예했다. 또 유럽에도 화평법과 비슷한 법안이 존재했기에 유럽에서 사용하는 동일 화학 물질이 있으면 보고서를 구매해 제출하는 방식으로 안정성 평가를 대체할 수 있었다. 국내 CRO 업체들이 실질적 수혜를 받지 못한 이유다.다만 2024년까지 1000톤 이하의 모든 화학물질에 대한 안정성 평가를 해야 하고, 2030년까지는 모든 화학물질이 해당 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러한 화학물질 가운데 외국에서는 사용하지 않거나 기존 보고서가 없는 경우가 많은 만큼, 국내 화학물질 안정성 평가기관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김판석 비하이인베 부대표는 “화평법이 본격 전개되는 시점에서 센트럴바이오는 일찍이 화학물질안정성평가 시장에 진입해 농진청과 환경부 GLP(우수실험실운영규정)를 빠르게 받아서, 이 시장에서만 보면 국내에서 가장 수주를 많이 받고 있는 기업”이라고 전했다. 이어 “화학물질 안정성 평가뿐 아니라 제약바이오업계의 늘어나는 CRO 수요도 흡수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여력이 많다”고 평가했다.센트럴바이오 로고. 사진=센트럴바이오 누리집 갈무리◇ 화학물질서 의약품 시장으로 영역 확대실제 센트럴바이오의 사업은 크게 농약, 화학물질, 의약품·건강기능식품·화장품 등으로 나뉘는데 모두 GLP인증은 확보해뒀다. 그간 농약과 화학물질 시장 위주로 후보물질 안전성(독성 유무) 평가를 하며 역량을 키웠다면, 앞으로는 의약품 개발 후보물질의 안전성뿐 아니라 유효성(효과 유무)까지 평가하는 비임상시험에 나서 의약품·건강기능식품·화장품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이미 안정성 평가에서 사업 역량을 인정받아 꾸준히 매출을 내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99억원, 13억원이다. 올해는 수주실적 기준 예상 매출과 순이익이 195억원에 25억원을 기록할 예정이다. 내년엔 보다 실적을 끌어올려 2024년 IPO에 나설 계획으로, 현재 주관사 선정을 위해 논의 중이다.
- 한국파마-제넨셀, 코로나19 후유증 치료제 임상 추진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전문의약품 제조 기업 한국파마(032300)와 천연물 기반 신약 개발사 제넨셀이 공동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롱 코비드)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코로나19 후유증은 치료 이후 피로, 기침, 흉통, 후각 및 미각 상실, 브레인 포그(brain fog) 등의 증상이 일정 기간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양 사는 제넨셀이 개발 중인 천연물 신소재 기반 신약후보물질 ‘ESE’를 활용, 연내에 우리나라와 독일에서 각각 연구자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이번 연구에서 신약후보물질 ‘ESE’가 롱 코비드의 원인 중 하나인 염증성 사이토카인(Cytokine, 단백질 면역조절제) 대량 생성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양 사는 기대하고 있다.신약후보물질 ‘ESE’는 제넨셀이 경희대 생명과학대, 성균관대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와 공동으로 시험관 실험(In vitro) 및 동물실험을 통해 사이토카인 저해 효과가 있다는 것을 규명, 지난해 12월 국제 학술지 ‘파이토메디신(Phytomedicine, 임팩트팩터 6.65)’에 발표한 바 있다.우리나라와 독일에서 진행할 롱 코비드 연구자 임상은 각각 경희대 의대 및 독일 뮌헨대 약대와 제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만 50세 이상의 코로나 완치 7일 이내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연구자 임상을 실시,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할 예정이다.한국파마는 제넨셀의 주요 주주로,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및 대상포진 치료제 임상용 약품 생산을 주관하고 있다.양사는 최근에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상업용 의약품 생산 및 국내 판권, 전략적 투자 등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추가 체결하는 등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 중이다. 한편 제넨셀 주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은 현재 국내와 인도에서 진행 중이다. 65세 이상의 고위험군 및 65세 미만 중 기저질환자 등을 구분해 임상을 실시, 중증화 억제를 위한 경증 치료제로서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 차미선 메디팹 대표 “매년 2배씩 성장...2024년 키토산 필러가 분수령”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메디팹 매출액은 2020년 10억원, 지난해 20억원, 올해 50억원, 내년 100억원.”차미선 메대팹 대표가 지난달 12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내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메디팹은 국내에서도 소규모로 꼽히는 바이오 벤처지만, 기술력과 제품력은 내로라하는 글로벌 최고 기업 못지않다. 3D 바이오 프린터를 독자 개발하는 것은 물론, 세계 최초 키토산 필러 상용화를 목전에 뒀다.2일 메디팹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키토산 필러는 현재 동물실험 중이고, 내년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생분해성 보형물은 두개안면골을 시작으로 중격(코), 덴탈(치과) 분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이데일리는 지난달 12일 세계 최초 키토산 필러 개발을 진두지휘해 온 차미선 메디팹 대표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본사 대표실에서 만났다. 1시간 가량의 인터뷰는 키토산 필러 임상 일정, 파마리서치(214450)와의 협업계획, 생분해성 보형물 출시 상황, 해외 필러 영업망 구축 등 다양한 주제로 채워졌다.◇ 생체수복 보형물, FDA 허가 받고 수십 개국 수출차 대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받은 공장 시설로 안내했다. 공장은 발판 먼지제거, 에어샤워, 손세척, 의복세척 이후에 출입이 가능했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유리벽 너머로 방진복 입은 품질관리자가 3D 프린터에서 막 만들어진 보형물을 검수하고 있었다.차 대표는 “저기 보이는 3D 바이오 프린터는 우리가 직접 개발했다”면서 “저렇게 만들어진 두개안면골 보형물(휴스테온 메쉬)은 가장 큰 사이즈가 102만원, 중간은 83만원, 제일 작은 건 37만원의 의료수가가 각각 책정돼 있다. 모두 기술력이 집약된 고부가가치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메디팹의 생분해성 생체수복 보형물을 안면부 함몰 부위나 뇌수술 시 발생하는 드릴 구멍에 채워넣으면 뼈가 재생된다. 이후 보형물은 스스로 분해돼 단백질로 흡수된다. 두개안면골 복원·재건용 보형물은 지난해 10월 출시 후 현재 전국 20여 개 주요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 공급되고 있다.비중격(코) 교정술 제품인 ‘휴스테온 나잘’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고 올해 초부터 남미, 동남아, 중동 등에 수출 중이다. 최근엔 태국과 100만 달러(13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쿠웨이트, 브라질, 남미, 중동 국가들과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제품은 현재 식약처 품목허가를 진행 중이다.그는 “노년층은 임플란트를 지지해 줄 잇몸 뼈가 부재한 경우가 많다”면서 “이 경우 임플란트 시술을 해도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다. 휴스테온 덴탈은 잇몸 기초를 다져주는 제품으로 상당한 시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스테온 덴탈은 식약처 품목허가 후 올 연말 출시될 예정이다.◇ 키토산 스킨 부스터·필러로 퀀텀점프에스테틱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하는 것도 눈에 띈다. 차 대표는 “내년 상반기 키토산 스킨 부스터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키토산엔 콜라겐 재생능력으로 피부재생 효과가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체 임상평가 결과, 항염효과도 뛰어나 여드름 피부에도 큰 효능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스킨 부스터는 피부에 영양분이 될 수 있는 성분들을 주입해서 피부활성 및 재생을 촉진하는 제품이다.키토산 스킨 부스터는 예고편에 불과하다. 진짜 승부처는 키토산 필러다. 그는 “키토산 필러는 메디팹 매출 규모를 몇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며 “갤 형태로 된 기존 필러는 의사가 엄청난 힘을 줘야 체내 주입이 가능하다. 반면 키토산 필러는 액상형태로 주입 후 체내에서 몸속에서 갤로 변한다”고 비교했다. 키토산 필러는 100㎎ 주입하면 110㎎가량 부풀어 올라 시술의 정교함도 높다는 평가다. 일반 하이루론산(HA) 필러는 주입량 대비 부풀어 오르는 정도가 심해 정교한 시술에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지속성에서도 키토산 필러가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차 대표는 “HA필러는 주입 후 6개월이면 분해돼 반복해서 주사를 맞는다”면서 “키토산 필러는 유지기간이 최소 1년으로 지속성이 길다”고 비교했다.메디팹의 제품 라인업. (사진=김지완 기자)◇ 2024년 실적·상장, 두 마리 토끼 잡는다파마리서치는 메디팹 기술력에 매료돼 키토산 필러를 입도선매했다. 메디팹과 파마리서치는 지난해 10월 키토산 필러에 대한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키토산 필러 동물실험은 올해 말 끝날 예정이고, 임상은 의료기기로 분류돼 단상 임상으로 끝난다. 키토산 필러는 내년 말 식약처 인허가 절차를 마무리하고 2024년에 시판될 예정이다.키토산 필러 출시 후 파마리서치가 국내 영업을 주도하고 메디팹은 해외 시장을 전담할 계획이다. 메디팹은 파마리서치로부터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제공받는다. 메디팹은 지난해 11월 하이루론산 필러 ‘이끌레버’(echrever)를 20여 개국에 수출 중이다 차 대표는 “안면 시술에선 주입량이 적어 액상주입형 필러가 편해봐야 얼마나 편하겠냐고 반문한다”면서 “하지만 바디 필러에선 얘기가 완전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주입량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액상주입형인 키토산 필러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남미 쪽에선 얼굴보다는 가슴·엉덩이 등 몸매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바디필러에 대한 시장수요가 높다고 부연했다. 바디필러는 대용량 제품으로 고가에 판매된다.차 대표는 “키토산 필러는 국내에선 파마리서치 영업망을 활용할 예정”이라며 “해외에선 이미 이끌레버가 20여 개국에서 팔려나가고 있다. 기존 거래처에 제품군 하나만 추가하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디팹은 지난 2016년 창업 후 매 분기 폭발적인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키토산 필러 출시에 맞춰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빗장 풀린 모발 건기식 시장, 누가? 어떻게? 선점할까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모발용 건강기능식품(건기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해당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관련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제공=픽사베이)◇모발 개선 건기식 되려면?...“탄력, 직경, 윤기 등 개선해야”지난달 21일 식약처가 ‘2022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심사 설명회’를 통해 밝힌 모발용 건기식 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모발 건강 상태 유지의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 내용을 가진 건기식의 출시가 가능해졌다. 이는 곧 모발의 탄력 또는 직경(두께), 윤기 등을 개선하는 제품을 의미하며, 노화로 인한 생리적 탈모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상태를 수반하는 것도 포함된다. 윤태형 식약처 영양기능연구과 연구관은 당시 “모발(모낭)의 성장주기는 성장기 2~8년, 쇠퇴기 2~4주, 휴지기 3~4개월 등으로 이뤄진다. 휴지기 이후 몸에서 모발이 떨어지게 된다”며 “성장기와 휴지기 기간의 비율은 ‘90 대 10’으로 유지된다. 그런데 휴지기가 20% 이상으로 증가하면 노화로 인해 생리적으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상태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식약처가 정한 노화에 따른 생리적 범위의 모발 변화는 △케라틴 단백질 수치 감소로 탄력 저하 △모발 직경 감소 △지방산과 케라틴 단백질이 줄면서 윤기가 줄어 푸석푸석한 질감 발생 △일정 연령 이상에서 머리카락 수 감소 등이다. 윤 연구관은 “나이가 들면서 단백질이나 지질 감소로 인한 탄력이나 부드러움 감소, 염색 등으로 인한 큐티클층 파괴로 모발 강도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모발용 건기식은 이런 부분이 개선되는 효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식약처는 모발 개선 건기식의 기능성이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의 생체 기전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바로 △영양공급 촉진 관련 모발의 아미노산 조성(시스테인, 메티오닌 등) △‘슈퍼옥사이드 디뮤티아제’(SOD)와 같은 항산화 효소 활성 △인터류킨(IL)-1이나 종양괴사인자(TNF) 등 항염증 인자 조절 △모유두 세포나 외모근초 세포 증식 촉진 △모낭 주기조절 인자 조절 등이다. 윤 연구관은 “영양 공급이나 항산화, 항염증 등이 기전적으로 잘 설명되고 있고, 세포증식이나 모낭 주기조절은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지표이기 때문에 제한점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런 바이오마커 등을 바탕으로 모발의 탄력, 윤기, 직경, 모발 수 등의 변화가 임상에서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형 식품의약품안전처 영양기능연구과 연구관이 지난 21일 ‘2022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인정 심사 설명회’에서 ‘모발용 건강기능식품 가이드라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유튜브 캡쳐)◇기존 원료 대상 모발 개선 기능성 추가 시도 활발일각에서 이미 인정된 원료를 다양하게 활용하면 모발 건기식 개발을 앞당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건기식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비타민C는 ‘유해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데 필요’하다고 항산화 기능성이 명시된 고시형 원료다”며 “이걸 가지고 실험을 해서 효능을 입증하면 관련 건기식을 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시형원료 말고도 개별인정형 원료를 보유한 기업이라면 그 기능성을 모발 개선까지 확장하는 연구를 진행해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식약처는 현재까지 영양성분(28종)과 기능성 원료(68종) 등 총 96종의 고시형원료와 약 200여종의 개별인정형 원료를 허가했다. 고시형원료는 ‘건강기능식품 공전’에 등록된 원료다. 반면 개별인정형 원료는 건기식계의 신약으로, 평균 개발기간은 6.5~8년이며 개발 비용은 10~12억원 수준이다. 윤 연구관은 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비타민 등 영양성분 복합제나 기존에 인정된 원료를 가지고 인체 적용실험을 거쳐 효과를 입증하면 모발 개선 기능성을 추가하하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특히 실험 결과 모발 두께와 윤기, 탄력 등에서 유의한 결과가 나와야 하며, 그것이 기반 연구를 통해 증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실제로 코스맥스(192820)의 건기식 연구개발 자회사인 코스맥스엔에스나 뉴트리(270870) 등이 모발 관련 건기식 개발을 위한 개별인정형 원료 발굴 또는 기능성 추가 연구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뉴트리는 2008년부터 15년간 자사 개별인정형 원료인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에 대한 피부 및 모발, 근육 등 다양한 기능성 확장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해당 원료의 기능성이 피부 보습이나 자외선으로부터 피부 보호, 관절 및 연골 건강 등 3가지로 확대되기도 했다.뉴트리 관계자는 “기존 물질이라도 독성 평가 자료만 이전 것으로 대체 가능할 뿐 나머지 과정은 신규 원료와 같다”며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의 경우 모발 개선 관련 동물 및 인체실험, 논문 게재, 허가 자료 마련 등 일련의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최소 3~4년 뒤에 해당 기능성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건기식 업체가 모발 개선 관련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에 첫 제품의 등장을 두고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이너뷰티 시장은 2019년 7216억원에서 2022년 1조1942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평균 18.3%씩 매년 성장해 2025년에는 1조976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너뷰티‘는 ‘이너’(내면)와 ‘뷰티’(아름다움)의 합성어로, 현재는 피부나 노화 관련 건기식이나 화장품 등이시장 등이 이너뷰티 시장에 포함된다. 모발용 건기식이 개발돼 출시될 경우 이너뷰티 시장이 크게 확장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