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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 피는 꽃' 장태유 감독 "이하늬 같은 여배우 찾아보기 힘들어" 극찬
-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장태유 감독이 ‘밤에 피는 꽃’의 매력에 대해 직접 밝혔다. ‘밤에 피는 꽃’오는 12일 첫 방송을 앞둔 MBC 새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기획 남궁성우 제작 김정미 연출 장태유, 최정인, 이창우 극본 이샘, 정명인 제작 베이스스토리, 필름그리다, 사람엔터테인먼트)은 밤이 되면 담을 넘는 십오 년 차 수절과부 ‘여화’와 사대문 안 모두가 탐내는 갓벽남 종사관 ‘수호’의 담 넘고 선 넘는 아슬아슬 코믹 액션 사극이다.첫 방송을 앞두고 장태유 감독은 “코미디와 액션이 결합된 사극, 걸크러쉬한 과부의 홍길동 같은 매력, 이하늬 배우와의 만남이 기대 됐다”고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전한 뒤 “이하늬 배우는 코미디를 진짜 웃기게, 능청스럽게 연기해 낸다. 또한 이하늬 배우만큼 액션을 찐으로 소화하는 여배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에 완벽을 가하기 위해 슛이 들어가기 전까지 1분 1초를 쥐어짜서 쓰는 연습벌레이기도 하다”고 배우 이하늬를 극찬했다.장 감독은 이하늬와 합을 맞추는 이종원 배우에 대해서도 칭찬을 이어갔다. “이종원 배우는 피지컬이 좋고 모든 액션을 소화할 만한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저음의 안정감을 주는 보이스 톤과 정직한 느낌의 단단하고 깨끗한 눈빛, 섬세함과 터프함 등 다채로운 매력을 지난 배우”라고 평했다.특히 연출 포인트에 고심을 했다는 장 감독은 “코미디를 어떻게 연출할까, 이 시대의 코미디는 어떠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통쾌하지만 불쾌하지 않으려면 액션이 리얼하기보다는 만화처럼 보이기를 바라면서 연출했다. 강력한 여성 히어로지만 허당끼와 인간미로 무장한 과부 여화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장태유 감독은 관전 포인트로 “과부 여화를 만나는 재미와 코미디와 액션이 어우러지는 맛, 새로운 맛의 사극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들의 향연”이라고 밝힌 뒤 “시원하게 6주를 순삭할 수 있는 재밌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 짤이 많이 퍼지는 드라마, 우울할 때 보면 힐링이 되는 드라마로 기억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짚었다.‘밤에 피는 꽃’은 장태유 감독의 섬세하면서도 감각적인 연출과 뛰어난 집필력을 지닌 이샘, 정명인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후속으로 오는 12일 금요일 오후 9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 궁금했다 '알라딘'…기다렸다 '헤드윅'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24년 공연계는 뮤지컬로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오른다. 팬데믹에서 벗어나 상승세를 탄 뮤지컬은 2023년 사상 최초로 시장 규모 5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궁금했던 신작과 기다려온 재공연이 줄줄이 무대에 올라 이 기세를 이어간다.◇‘알라딘’ 화려한 볼거리 기대2024년 신작으로 선보이는 뮤지컬 ‘알라딘’(왼쪽), ‘디어 에반 핸슨’ 포스터. (사진=에스앤코)가장 눈길을 끄는 신작은 공연제작사 에스앤코의 ‘알라딘’이다. 동명 디즈니 애니메이션 원작 뮤지컬로 2014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10년 만에 라이선스 공연으로 한국에 처음 상륙한다. 브로드웨이에서 최근 10년 사이 등장한 뮤지컬 중 가장 빠르게 ‘메가뮤지컬’(Megamusical,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화려한 볼거리를 내세운 뮤지컬)로 떠오르고 있는 히트작이다. 브로드웨이 최신작인데다 가족 관객을 겨냥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관심이 쏠린다.에스앤코의 또 다른 신작 ‘디어 에반 핸슨’은 뮤지컬 마니아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작품이다. 영화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 등에 참여한 작곡·작사 듀오 파섹 앤 폴의 작품으로 2016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다. 토니상 작품상을 포함한 6관왕, 그래미상 최고 뮤지컬 앨범상 등 유수의 시상식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현대 사회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작은 위로가 모여 커다란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2024년 뮤지컬 공연 일정. (디자인=김정훈 기자)재공연 작품 중에선 ‘헤드윅’이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헤드윅’은 존 카메론 미첼이 작사·작곡·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남자도 여자도 아닌, 아픈 과거를 안고 살아가는 로커 헤드윅의 이야기를 그린다. 2005년 국내 초연 이후 이번이 14번째 시즌 공연이다. 소극장 뮤지컬로 출발한 ‘헤드윅’은 올해 국내 공연 최초로 1200여 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 극장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제작사 쇼노트는 “더 입체적이고 풍성한 공연으로 관객과 호흡할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객석 내 거리두기’로 공연 분위기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작품들도 2024년에는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관객 참여형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이 대표적이다. 톨스토이 소설 ‘전쟁과 평화’를 재창작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배우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 연출, 배우들이 직접 악기 연주까지 하는 ‘액터 뮤지션’ 활약 등으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토니상 수상 화제작 ‘하데스타운’도 2년 만에 관객과 다시 만날 예정이다. ‘지금 이 순간’으로 잘 알려진 ‘지킬 앤 하이드’는 20주년 기념 공연으로 돌아온다. 소설 ‘돈키호테’를 바탕으로 불가능한 꿈을 노래하는 ‘맨 오브 라만차’, 세 번의 국내 공연으로 코미디 뮤지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젠틀맨스 가이드’도 재공연을 앞두고 있다.◇창작뮤지컬도 신작·재공연 풍성2021년 국내 초연한 뮤지컬 ‘그레이트 코멧’의 한 장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객석 거리두기’로 선보였던 ‘그레이트 코멧’은 올해 관객 참여형 요소를 온전히 살려 재공연에 오른다. (사진=쇼노트)창작뮤지컬도 신작, 재공연을 가리지 않고 풍성하다. EMK뮤지컬컴퍼니는 일본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4월은 너의 거짓말’, ‘베르사유의 장미’, 그리고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을 신작으로 준비 중이다. 대극장 창작뮤지컬 대표작인 ‘프랑켄슈타인’은 EMK뮤지컬컴퍼니의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10주년 기념 공연을 예고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영웅’은 15주년 기념 공연으로 돌아온다.전문가들은 올해 뮤지컬 신작이 많다는 점에 기대를 나타낸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보지 못했던 공연에 대한 갈증 때문에 흥행을 보장하는 재공연이 많았던 반면, 올해는 새로운 관람 체험을 위한 신작이 많다”며 “공연시장에서 대중의 관심을 이끄는 장르로 자리매김한 뮤지컬이 2024년에도 강한 흡입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다만 양적 성장에 따른 신규 관객 유입이 뮤지컬 시장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병성 공연 칼럼니스트는 “관객 입장에선 다수의 작품이 나오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만, 시장 관점에서는 쏟아지는 작품을 채울 만큼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점점 커지는 시장 규모에 따라 양질의 작품, 그리고 관객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한 때다”라고 말했다.
-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참신한 스릴러…카카오웹툰 ‘구독과 좋아요’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카카오웹툰 ‘구독과 좋아요’유튜버, 스트리머, BJ로 통칭되는 1인 인터넷 방송 시장. 최근 그 어떤 시장보다도 급성장을 거듭한 분야다. 일반인들도 일약 인플루언서가 돼 부와 인지도를 단시간에 쌓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1인 인터넷 방송인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왜일까. 방송의 자극성 때문이다. 대부분 구독자 기반으로 후원이나 광고로 수익을 거두는 만큼 경쟁자들보다 더 자극적으로 방송을 해야 두각을 보일 수 있어서다.카카오웹툰에서 지난 7일부터 연재를 시작한 ‘구독과 좋아요’는 이같은 1인 인터넷 방송 시장의 암(暗)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처음부터 유튜버 ‘퀸비’가 죽는 모습을 보여주는 파격적인 전개로 시작되는데, 이후에 전개되는 스토리도 상당히 독특하다. ‘구독과 좋아요’에 인생을 건 BJ들의 현실, 그리고 이에 열광하는 시청자들의 모습이 그대로 나온다. 인터넷상 익명성에 기대 유튜버, BJ들에게 ‘말’로 살인을 저지르는 일부 몰지각한 시청자들도 120% 재현했다.스토리는 큰 틀은 유튜버 퀸비의 죽음, 그리고 이의 배후를 쫓아가는 스토리다. 시청자가 만든 끔찍한 음식을 콘텐츠로 유명세를 연명하던 단물 빠진 먹방 유튜버 퀸비. 청국장과 엔초비로 만든 푸딩부터 취두부 케이크, 묵은지 탕후루까지 그녀는 뭐든 먹어댔다. 결국 마지막에 그라목손까지 집어삼키면서 결국 죽음까지 생중계된다.그녀는 죽었지만 이후 그녀를 ‘구독’하던 모든 이들의 핸드폰에 알람이 울린다. 퀸비의 영상이 올라왔음을 알리는 알람. 이후 퀸비는 죽기 전 예약으로 걸어둔 커뮤니티 메시지와 방송을 올리며 범인을 한명씩 폭로하기 시작한다.‘구독과 좋아요’는 스릴러 장르의 쫄깃함을 잘 살린 구성, 전개가 무엇보다 독자들의 몰입을 높여준다. 죽은 사람이 미리 올려놓은 영상과 메시지로 진짜 배후를 찾아내는 이 과정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자연스럽게 독자들로 하여금 궁금증과 긴장감을 키워준다. 곳곳에 너무 자극적인 표현도 많은데 전체 극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면서 과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작화 역시 스릴러풍으로 잘 그렸다. 소재와 구성, 스토리텔링까지 참신함이 묻어져 나오는 작품이다. ‘구독과 좋아요’는 앞서 동명의 드라마로도 방영된 ‘신성한, 이혼’을 쓰고 그린 강태경 작가의 신작이다. 매번 신선한 소재를 선보이는 작가로 이번 작품에도 역시 독특함으로 승부했다. 현재 작품의 누적 조회 수는 23만회를 기록 중이다.
- 만화 캐릭터 안에 사람 있다…男돌계 복병 된 플레이브[스타in 포커스]
- 플레이브MBC ‘쇼! 음악중심’ 출연 무대[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만찢남 비주얼’(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 아니라 아예 ‘순정 만화 속 주인공’ 그 자체다. 매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버추얼 보이그룹 플레이브(PLAVE) 얘기다. 데뷔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음반과 음원 분야에서 모두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플레이브는 버추얼 아이돌계 대표 주자로 불리며 큰 관심을 얻고 있다.플레이브는 MBC에서 독립 분사한 버추얼 IP 스타트업인 콘텐츠 기업 블래스트가 지난 3월 론칭한 팀이다. 버추얼 아이돌 범주에 있지만 AI 기반 버추얼 휴먼이 아닌 실존 인물들로 멤버를 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존 인물인 예준, 노아, 밤비, 은호, 하민 등 멤버 5명의 모습을 그래픽 게임 개발 툴인 언리얼 엔진과 실시간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해 버추얼 아이돌 형태로 보여주고 있다.3D 실사 스타일이 아닌 웹툰풍 비주얼을 내세워 타 버추얼 아이돌과 차별화를 뒀다는 점 또한 플레이브의 주요 특징 중 하나. 가상 현실 플랫폼 ‘VR챗’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버튜버’(버추얼 유튜버)들과 활동 형태가 흡사한데 움직임이 한층 더 자연스럽고 섬세해 역동적인 K팝 군무를 펼치는 모습까지 구현 가능하다는 점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MBC ‘쇼! 음악중심’ 출연 무대MBC ‘쇼! 음악중심’ 출연 무대MBC ‘쇼! 음악중심’ 출연 무대기술적 지원이 뒷받침되는 상황 속 플레이브는 지상파 음악방송 출연, 영상통화 팬미팅, 라이브 소통 방송, 홍대 버스킹 공연, 자체 제작 예능물 및 안무 연습 영상 제작, 댄스 챌린지 참여 등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들 못지않은 다채로운 활동을 펼치며 탄탄한 팬층을 쌓고 있다. 멤버들의 정체는 베일에 감춰져 있다. 실존 인물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이들도 더러 있으나 대체로 EBS의 인기 캐릭터 ‘펭수’를 대하듯이 플레이브 멤버들의 도전을 묵묵히 응원해주는 분위기다.지난 8월 발매된 첫 번째 미니앨범 ‘여섯 번째 여름’ 음반 판매량을 살펴보면 플레이브의 팬덤 파워를 체감할 수 있다. 플레이브는 ‘여섯번째 여름’으로 20만장(이하 한터차트 집계 기준)이 넘는 초동판매량을 기록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음반 발매 후 일주일간의 판매량을 뜻하는 초동판매량은 가요계에서 열성 팬덤 크기를 가늠하는 지표로 통한다. 플레이브는 데뷔 싱글 초동 판매량 2만 7000여장 보다 8배가량 증가한 판매량을 달성하며 탄탄한 팬덤을 형성한 팀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입증했다.안무 연습 영상음원 파워도 놀랍다. 플레이브가 이달 12일 발매한 겨울 시즌송 신곡인 ‘메리 플리스마스’(Merry PLLIstmas)는 멜론 핫100(이하 발매 100일 내) 차트와 벅스 일간 차트에서 1위에 오르고 써클차트의 주간 다운로드 차트에서도 정상을 찍는 파란을 일으켰다. ‘메리 플리스마스’는 29일 오전 7시 기준 멜론 핫100 차트에서 2위에 오르는 등 인기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플레이브는 이지리스닝 계열의 멜로디컬한 R&B 스타일 음악을 주로 선보인다. 노랫말은 대체로 곡 분위기에 걸맞은 아름다운 한글 가사로 이뤄져 있다. 이는 퍼포먼스 맞춤형이자 글로벌 음악 시장 저격용으로 제작한 영어 가사 위주 댄스곡으로 활동하는 보이그룹들이 공략에 버거움을 느끼는 음원 분야에서도 활약세를 보여주고 있는 비결로 꼽힌다. 음악플랫폼 댓글창에는 K팝 글로벌화 이전에 활동한 보이그룹들을 떠오르게 하는 음악을 추구하는 팀이자 뛰어난 가창력을 자랑하는 팀이라 플레이브의 팬이 됐다는 반응도 많다. 플레이브가 기술력과 기획력뿐만 아니라 본질인 음악 자체로도 인정받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반응이다. 신인 보이그룹이 음반과 음원 분야에서 모두 존재감을 떨치는 것은 이례적인 일. 플레이브는 뛰어난 성적을 바탕으로 이달 2일 열린 ‘MMA 2023’에서 올해의 신인 후보에 오르며 제로베이스원, 라이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들은 각각 내년 1월 2일과 6일 열리는 ‘서울가요대상’과 ‘골든디스크 어워즈’ 신인상 후보 명단에도 포함돼 있다. 버추얼 아이돌계를 넘어 남자 아이돌계 복병으로 떠올랐다. 플레이브버추얼 아이돌계에서는 ‘버튜버’들로 구성된 걸그룹 이세계 아이돌이 한 발 먼저 출격해 음원 분야에서 꾸준히 성공적 행보를 걷고 있다. 이세계 아이돌의 뒤를 이어 등장해 버추얼 보이그룹의 첫 성공 사례를 만들며 새로운 한 획을 그은 플레이브가 앞으로 펼쳐나갈 활약에도 기대가 모아진다.심재걸 대중문화평론가는 “실존 인물이 존재한다는 점과 웹툰 형태의 비주얼을 택했다는 점이 플레이브가 거부감을 줄이고 폭넓은 대중에게 다가간 비결”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음악과 자체 제작 콘텐츠의 높은 완성도를 계속해서 유지해나간다면, 웬만한 아이돌 그룹을 능가하는 인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다사다난 韓영화, 쌍천만이란 기적과 이선균이란 상실[2023 영화계 결산]
- (왼쪽부터 시계방향)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고(故) 이선균,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대행,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포스터.[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엔데믹이 선언됐지만 한국 영화계에 2023년은 여러모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업계가 다시 기지개를 켤 것이란 기대와 바람은 컸으나 팬데믹 시기 달라진 콘텐츠의 시청 패턴과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로 극장을 향한 심리적 장벽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즈메의 문단속’ 등 일본 애니메이션이 약진하며 한국 영화계는 계속 쓴맛을 봤다. 여기에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대 규모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인사 잡음으로 사상 초유의 내홍을 겪기도 했다. 그럼에도 한국 영화는 포기하지 않았다. ‘중꺾그마’(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의 정신으로 상반기 ‘범죄도시3’, 올 겨울 ‘서울의 봄’으로 쌍천만 작품을 배출하며 극장가에 숨통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새해를 앞두고, 한국 영화계는 세계에 K무비를 알린 뛰어난 인재이자 소중한 동료였던 배우 이선균을 영영 떠나보냈다. 실낱같은 희망과 거대한 상실을 동시에 경험한 해였다. ◇‘슬램덩크’→‘스즈메’ 日애니 신드롬팬데믹을 거치며 높아진 티켓값만큼, 극장에 방문하는 관객들의 심리적 장벽도 높아졌음을 실감했다. 웬만한 작품성과 완성도가 담보되고 기라성같은 스타들을 내세운 대작들조차 대부분 손익분기점(BEP)의 고지를 넘지 못했다. 이 가운데 강력한 팬덤을 내세운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N차 관람 열풍’을 일으키며 극장가를 강타했다. 추억의 만화 ‘슬램덩크’ IP를 활용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선두에 나서 애니 신드롬을 견인했다. 90년대 인기 만화책 ‘슬램덩크’의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메가폰을 잡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당시 N차 관람, 싱어롱상영회 이벤트를 낳으며 479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탄탄한 팬덤을 바탕으로 굿즈 완판까지 불러일으켰다. 국내 성우들이 무대인사를 돌고, 한국 버전 만화 OST를 부른 가수 박상민이 다시 인기를 끌기도. 열띤 성원에 개봉 1주년을 맞아 내년 1월 재개봉을 확정하는 등 아직도 존재감을 과시 중이다. 일본 애니의 거장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스즈메의 문단속’이 흥행 배턴을 이어받았다. 당시 557만 명을 모았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개봉 전과 흥행 후 총 두 차례 내한을 통해 관객에 대한 감사를 직접 표현했다. 내년 1월 10일 특별판 ‘스즈메의 문단속: 다녀왔어’가 개봉한다. 한국계 피터 손 감독이 연출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멘탈’이 하반기 애니메이션 강세를 이어갔다. 지난 6월 개봉 후 약 두 달 가까이 상영하며 723만 명을 기록했다. ◇여름·추석 한국 대작 참패 높아진 관객들의 눈높이는 여름, 추석 연휴 성수기에 개봉한 한국 영화 대작들의 잇단 흥행 참패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 ‘밀수’부터 ‘더 문’, ‘콘크리트 유토피아’, ‘비공식작전’까지 여름 한국 영화 빅4에 추석에 개봉한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거미집’, ‘1947 보스톤’까지. 지난 여름, 추석 연휴동안 한국 대작 7편이 개봉해 경합을 펼쳤다. 그러나 이 중 손익분기점을 넘으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밀수’ 단 한 편 뿐이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그 뒤를 이어 손익분기점에 근접한 게 전부다. 나머지 작품들은 배우 설경구, 도경수부터 하정우, 주지훈, 송강호 등 충무로의 톱배우들이 출연하고 김용화 감독, 김지운 감독, 김성훈 감독 등 거장들이 메가폰을 잡았음에도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사진=뉴스1)◇BIFF, 인사잡음과 내홍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인사 잡음으로 수뇌부가 모두 공석이 되는 초유의 내홍을 겪었다. 개최를 5개월 앞둔 지난 5월 허문영 당시 집행위원장이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선임과 함께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히며 잡음은 불거졌다. 이에 이용관 이사장과 허문영 집행위원장의 갈등이 조명되고, 영화계에서 허 집행위원장을 복귀시키려는 시도가 이어졌지만 허 집행위원장의 성폭력 의혹이 함께 불거지면서 사임으로 이어졌다. 이용관 이사장 역시 사태의 책임을 지고 함께 사퇴했다. 이에 부산국제영화제는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를 집행위원장 대행으로 내세우고 배우 송강호를 첫 외부인 호스트로 선정해 지난 10월 4일 어렵게 개막했다. 별다른 사고 없이 영화제는 무사히 마무리됐지만, 줄어든 예산과 이벤트, OTT 위주의 상영, 예년보다 적은 영화 초청작 수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찾아온 한국영화와 ‘극장의 봄’연이은 악재에도 희망은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가 누적 관객수 1068만 명을 기록하며 2023년 첫 천만 한국 영화의 축배를 들어올렸다. 지난 11월 22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가파른 흥행으로 연말 관객들을 끌어들이며 지난 크리스마스 연휴 중 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범죄도시3’의 성적을 뛰어넘고 1100만 명을 돌파하며 올해 개봉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경신했다. 한국 영화계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감독들의 역량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입봉작인 영화 ‘잠’으로 칸 국제영화제에 입성한 유재선 감독, 개싸라기 흥행을 견인한 ‘30일’의 남대중 감독,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이 업계와 대중의 호평을 얻으며 주목받았다.(사진=스타in DB) 29일 정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우 고(故) 이선균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유아인 마약 스캔들→이선균이란 거대한 상실올해 초 배우 유아인을 시작으로 하반기 이선균으로 이어진 연예인 마약 스캔들로 이들이 출연한 수많은 작품들에 비상이 걸렸다. 그리고 이 스캔들은 새해를 앞둔 지난 27일 배우 이선균의 사망이란 거대한 상실로 이어졌다. 유아인이 출연한 넷플릭스 영화 ‘승부’는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 수사로 인해 공개가 잠정 중단됐다. 그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도 후반 작업 중인 상황에 사건이 터지면서 공개가 요원해졌다. 그가 출연을 논의 중이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는 크랭크인을 앞두고 유아인 대신 김성철을 해당 배역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유아인이 출연한 또 다른 영화 ‘하이파이브’도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사실상 개봉이 무기한 연기된 셈.지난 10월 배우 이선균도 경찰의 내사 단계에서 마약 투약 의혹에 휩싸였다. 2019년 ‘기생충’을 거쳐 영화 ‘잠’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두 작품으로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으며 정점에 선 순간, 이 스캔들로 이선균은 한순간에 힘없이 추락했다. ‘잠’은 혐의가 알려지기 전 개봉해 손익분기점을 넘겼지만, ‘탈출’은 개봉이 미뤄지고 이선균이 지난 27일 세상을 떠나면서 유작이 되어버렸다. 그가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3차 소환 조사를 끝낸 뒤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선균은 시약, 모발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올해 쌍천만 한국 영화를 품에 안으며 희망을 바라본 영화계는 지난 27일 이선균의 갑작스러운 비보로 깊은 상실과 슬픔에 젖어있다. 29일 낮 12시 발인을 끝으로 이선균은 영면에 든다.
- 초유의 '외계인 걸그룹'…고고로켓 시스타의 전격 '지구 데뷔'[김현식의 서랍 속 CD]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 현장 곳곳을 누비며 모아둔 음반들을 다시 꺼내 들어보면서 추억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편집자 주>오늘 꺼내 들어본 서랍 속 CD는 그룹 고고로켓 시스타가 2016년 10월 발매한 데뷔 싱글 ‘고고 로켓’(GOGO ROCKET)입니다. 싱글 발매 당시 서울 중구 다동 cel 스테이지에서 고고로켓 시스타의 데뷔 쇼케이스가 열렸을 때 받은 CD입니다.고고로켓 시스타는 ‘국내 최초 사이버 걸그룹’을 표방하며 출격했던 팀입니다. ‘소이’(리더, 서브보컬, 랩), ‘제시’(메인보컬), ‘래요’(랩) 등 3명의 캐릭터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팀은 캐릭터 기업 푸른고래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고, 리쌍의 길과 프라이머리가 공통 투자자이자 음악 프로듀서로 함께했습니다. 쇼케이스 당시 길은 “음악을 오랫동안 하다보니 굳은살이 박이더라. 음악을 조금 더 유열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시기에 고고로켓 시스타를 만나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애니메이션, 모션 캡처, 디자인 담당자 등 여러 스태프분들과 함께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후회한 적도 많았지만, 작업을 거듭하다 보니 신선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고 배운 점도 많다”는 소감을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프라이머리는 “만화 같은 스토리와 캐릭터별로 성격도 만들었다. 앞으로 고고로켓 시스타를 통해 캐릭터 사업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고고로켓 시스타는 고유의 세계관이 있습니다. 소이, 제시, 래요 등 3명으로 이뤄진 외계 문명 ‘비뚜’ 행성의 특수 조직인 고고로켓 시스타가 행상으로 날아온 캡슐에 들어있던 문화 콘텐츠에 매료되어 지구로 향한 ‘가가’를 찾기 위해 나선다는 게 세계관의 주된 이야기입니다. 외계인들이 지구에서 가수로 데뷔한 이유 또한 가가를 찾기 위한 활동의 일환입니다. 고고로켓 시스타가 지구에 도착한 뒤 만난 길과 프라이머리와 함께 가가에게 닿기 위한 이른바 ‘비뚜 신호’를 담은 음악을 만들었다는 설정이죠.싱글에 수록한 곡은 각각 프라이머리와 길이 프로듀싱을 맡은 ‘셧 업’(Shut Up)과 ‘렛 잇 플라이’(Let It Fly)입니다. 두 곡 걸크러시 스타일의 강렬한 힙합 곡인데요 ‘셧 업’은 쫄깃한 랩과 중독성 넘치는 후렴구가 감상 포인트 지점이고, ‘렛 잇 플라이’는 리드미컬하고 청량한 사운드와 어우러진 호소력 짙은 보컬이 매력으로 다가오는 곡입니다.고고로켓 시스타는 사이버 걸그룹이지만 음성 합성 엔진 프로그램을 사용한 팀은 아니었습니다. 랩과 보컬을 책임인 이들이 따로 존재했던 건데요. 쇼케이스 때 길은 “신인 가수와 이미 활동 중인 가수가 섞여 있다”는 언급만 한 채 가창자 구성은 베일에 감춰뒀습니다. 음원 공개 이후엔 음악플랫폼 댓글창에 정인, 쥬시 등이 가창자로 거론됐으나 공식 발표가 나온 적은 없습니다. 고고로켓 시스타는 최근 인기리에 활동 중인 가상 아이돌 그룹인 플레이브, 이세계 아이돌, 메이브 등의 선배 격이라고도 할 수 있는 팀입니다. 출격 당시엔 가상 아이돌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때일뿐더러 세계관이라는 개념 또한 낯설었다보니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결국 단 한 장의 싱글만 내고 사라져 버렸죠. 여러모로 한발 앞서갔던 팀이고 음악의 완성도 또한 높았던 프로젝트인 만큼 재조명 받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네요.
- [안준철의 스포츠시선] ‘이도류’로 ‘일류’가 된 사나이가 주는 울림
- LA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계약을 맺은 오타니 쇼헤이. 사진=AP PHOTOLA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 사진=AP PHOTO[안준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오타니 쇼헤이(29)는 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익숙하지 않던 ‘이도류(二刀流: 투타겸업)’의 길로 세계 최고 무대의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야구라는 종목이 2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발전해오면서 뚜렷하게 나타난 경향은 ‘전문화’다. 특히, 공을 던지는 ‘투수’와 이를 쳐야 하는 ‘타자(타격)’는 독자의 영역을 구축해 갔다. 지명타자(DH) 도입도 이런 맥락 중 하나였다. 20세기 초 야구를 바꿨던 인물인 베이브 루스도 2시즌 투수와 타자를 겸업했지만, 타자에 집중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만큼 힘들었기 때문이다.100년 전에도 힘들었는데, 투타가 독자적 전문 영역으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투수로서 16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며, 중심타자로 40개 홈런 이상을 펑펑 때리는 장면은 만화에서나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현실로 만든 이가 바로 오타니였다.2023년은 오타니의 해라고 불러도 좋다.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에 올랐다. LA에인절스와 계약이 만료돼,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의 최대어가 됐고, LA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00억원)에 계약해 세계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고액 기록을 세웠다. 스포츠 선수로 ‘일류(一流)’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겠다.오타니의 성공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오타니의 재능이 뛰어나서’라고 설명할 수 없다. 성공을 향한 오타니의 자기계발은 이미 책이나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다뤄져 왔고, 소개되어왔다. 이미 오타니가 고교 시절 작성했다는 ‘만다라트 계획표’는 유명하다. 정중앙에 최종목표를 적은 뒤 8개 방향으로 조금씩 확장하면서 세부 지침을 상세하게 적어가는 방식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고교 시절 세운 목표를 대부분 이뤘거나, 이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류’가 되는 자기계발의 종합 교본이다.오타니식 자기계발과 성공의 핵심은 바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야구’이다. 먼저, 오타니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그 길에 몰두했다. 이는 교육심리학에서 나온 개념인 ‘메타인지’와 통한다고 볼 수 있다. 메타인지는 자기계발의 시작이라 불린다. 오타니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기준 삼아 스스로 결정하고, 결정을 실제 행동으로 옮겼다. 다음으로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기준 삼아 꿈을 설정하고 꿈을 이뤘다. 꿈을 이루는 과정은 ‘만다라트 계획표’와 같이 계획적이고, 치밀했다. 오타니라고 선수 생활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전매특허인 ‘이도류’를 뽐내며 일본 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를 우승으로 이끌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팔꿈치 수술을 받고, 타자로만 역할이 제한됐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긍정적인 사고를 유지했다. 이는 2021시즌 성과로 나타났다. 타자로 155경기에 출전해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타율 .257 OPS .965, 투수로 23경기에 나서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로 활약하며 ‘만장일치’ 아메리칸리그 MVP로 선정됐다. 오타니는 꿈을 이뤘다고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않았다. 바로 오타니식 자기계발의 세 번째 특징이 ‘한계를 설정하지 않는 것’이다. 오타니는 지난 시즌에도 타석에서는 157경기 34홈런 95타점 타율 .273, OPS .875, 마운드에서는 28경기에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의 성적을 남기며, ‘이도류’ 활약이 결코 반짝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올 시즌은 타자로 135경기 497타수 151안타 타율 .304 44홈런 95타점 OPS 1.066, 투수로 23경기 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을 기록했다. 투수로는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느라 8월까지 기록이 전부이다. 하지만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오타니가 유일하다. 오타니의 성공, 오타니식 자기계발은 야구뿐만 아니라 스포츠 전체를 놓고 봐도 큰 울림을 준다. 단순히 스포츠에만 국한해서 의미를 주는 것도 아니다. 오타니식 성공 방식은 스포츠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그 함의(implication)를 찾을 수 있다. 펜실베니아대학교 심리학과 안젤라 더크워스 교수가 제안한 ‘그릿(Grit)’의 개념도 오타니의 성공 과정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다.재능보다는 노력이 만든 성과이다. 또 어떻게 보면, 오타니의 가장 큰 재능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알고, 꿈(목표)을 설정해 몰두하며 꾸준히 실행한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다. 2024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수들의 해병대 캠프 참여를 독촉하는 대한체육회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체육회 관계자는 “올림픽은 전쟁”이라는 해괴망측한 이유를 댔다고도 한다. 올림픽을 전쟁으로 바라보는 인식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 위반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 필자가 지난 10월 14일자 칼럼(‘해병대 극기훈련’보다 ‘그릿’으로 접근하면 안될까)에서도 했던 얘기이지만, ‘정신력 타령’으로는 MZ세대 선수들을 설득할 수 없다. 치밀하고, 체계적이면서 흐뭇해지는 오타니식 성공 방식이라면 모를까.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연구자/ 전 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