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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신나는 곳, `평창 더위사냥축제`
  • 더워서 신나는 곳, `평창 더위사냥축제`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평창은 대표적인 여름휴가지다. 산, 계곡, 바다를 고루 접할 수 있는 지리적 특징으로 비교적 선선한 여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점점 더워지는 요즘, 갑작스레 내리는 비도 반가울 지경이다. 이글거리는 아스팔트의 열기,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기가스, 숨 막히는 도시를 벗어나고 싶어진다. 더위를 탈출하고 싶다면 ‘평창 더위 사냥 축제’에서 동심으로 돌아가 보자. 아이들과 물총쏘기를 하거나 물풀장에서 한바탕 놀다 보면 아이가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축제장에 왔으면 사람들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말고 신나게 즐겨도 된다. 그래야 여행의 만족감도 여운도 오래동안 간직되니까. 축제는 평창 대화면 땀띠공원에서 7월 26일(금요일)부터 8월 4일(일요일)까지 진행된다. 대표적인 여름 축제로 귀신 사냥 WATER WAR (물총 대전), 더위야 놀자 에어바운스 (물 풀장), 송어 맨손 잡기, 신비의 땀띠물 체험으로 더위를 잊게 된다. 축제장은 꿈의 대화 캠핑장도 함께 운영한다. 그 외 광천선굴 체험은 약 4억 년 전의 시간이 흐르는 곳을 탐방한다. 해설사가 함께 600m의 석회동굴을 둘러보며 동굴에 대한 역사와 진기한 석회암석과 석순을 직접 볼 수 있다.오롯이 평창의 하루를 즐기려면 숙박지 선정도 중요하다. 평창펜션 협의회에서 운영하는 포털사이트에는 지역별 펜션 정보와 추천 상위 1% 펜션 등 안전하게 관리 잘 되는 펜션을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숲속 별장 느낌의 운치 있는 펜션, 청정계곡 물이 흐르는 1급수 펜션, 안전하게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수영장 펜션까지 가족이 좋아하는 요소에 따라 선택하기도 편리하다. 숙박지 외 평창여행에 꼭 필요한 맛집, 특산물, 계절별 축제, 여행지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도움이 된다. 펜션 중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행자를 위해 픽업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평창 전나무 숲 쉼터 ‘밀브릿지’. 반세기 동안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유지하며 사람들이 편하게 숲을 오갈 수 있게 마든 곳이다. 여행을 자주 다녔던 사람이라면 예전 방아다리 약수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오래전 기억을 떠올려 보면 약수터로 향하는 숲길도 약수터도 오래 방치되어 가기 꺼려지기도 했으니. 그 후 약수를 떠로 다니시는 분들 이외는 이곳을 찾는 이는 거의 없었다. 긴 시간 동안 숲은 점차 변화기 시작했고,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오래전 기억을 떠올려 보면 약수터로 향하는 잠시 머물다 가기 아쉬운 이는 하룻밤 숙소로 이용하면 된다.전나무 숲 쉼터 입구에서 방아다리 약수까지 걸어가는 길 옆에는 숲에서 읽기 좋은 시를 만날 수 있다. 천상병 시인의 ‘빗소리를 듣는다’ 등 아름다운 시를 곱씹어 보며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기도 한다. 잠시 걸음을 멈쳐 읽어 내려가 보자. 시원한 그늘 아래 편히 쉴 수 있는 데크와 의자, 자연 탐방로도 조성되어 있다. 약수터까지 가는 길은 불편함이 없다. 벤치 옆에서 맨손체조를 하는 분, 벤치에 누워 명상을 즐기시는 분, 아이들과 야생화 꽃을 보며 산책로를 걷는 이도 있다. 두 눈을 감고 가장 편한 자세로 가슴속 깊은 곳까지 건강한 숲속 공기를 흡입해 보자.느린 걸음으로 전나무 숲길을 걸으면 산 바람이 향긋한 솔향기를 코로 가져다준다. 하늘 높이 뻗은 전나무 숲은 뜨거운 태양도 가려준다. 숲에 사는 다람쥐는 사람을 보고도 제 할 일을 한다. 숲은 사람들의 마음을 바르고 선한 곳으로 이끄는 마법을 지닌 듯하다. 숲 여행을 자주 하다 보면 행복지수도 쭉 뻗은 전나무처럼 위로 향한다. 잘 정리된 약수터에서 약수 한 모금 넘겨보자. 똑 소는 탄산의 떨떠름한 맛은 건강에 좋다는 약수다. 미리 물병을 준비한다면 여행의 여운을 집에까지 되려 갈 수 있으리라.
2019.07.16 I 심보배 기자
평창 '청옥산 육백마지기'에서 도레미송을 부른다
  • 평창 '청옥산 육백마지기'에서 도레미송을 부른다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여행도 세상의 척도가 아닌 자기만의 여행 맵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세계 오지를 탐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며, 휴식 그 자제를 위한 특별한 여행지를 선택하는 이, 히피들과 동고동락하며 대륙을 넘나드는 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액티비티 여행 계획만을 고집하는 이도 있으니, 여행은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의 연장선이자 중요한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하며 삶이 된다. 여행을 하면서 우린 자신을 찾게 되고, 옆에 있는 사람을 좀 더 자세히 알게 된다. 가족 또한 마찬가지다. 특별한 여행지에서 한정된 시간과 공간, 그 안에서는 오로지 그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교감이 작동한다. 고단한 아빠의 삶도, 여전히 소녀 감성을 지닌 여자인 엄마도, 감수성 예민한 딸아이의 마음도, 툭 내 뱉은 말에 가슴이 떨렸던 막내 아이의 어른스러움도 여행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는 숨겨 두었던 마음들이 밥상 위에 올려진다. 어떡해 잘 비며 맛있게 먹을 수 있을지? 그 물음에 답하기 가장 좋은 것이 여행이다. 하늘을 보며, 바람을 맞으며, 뜨거운 날 숲길을 걸으며, 시원한 물 한 잔을 나눠 마시며, 무거운 짐을 덜어주며, 활짝 웃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참 잊고 지낸 시간들에 미안함이 몰려올지도 모르니.올여름! 평창으로 멋진 가족 밥상을 차릴 수 있는 맛있는 여행을 떠나보자. 최근 다녀온 특별한 여행지가 있어 그날의 기억을 떠 올려본다. 평창군 미탄면과 정선군 사이에 걸쳐 있는 산. 청옥산은 곤드레 나물과 청옥이라는 산나물이 많이 자생 한 데서 유래한 곳이다. 해발 1,256m의 청옥산에는 평탄한 지형으로 그 면적인 볍씨 6백 두락이나 된다 하여 불리게 된 ‘육백마지기’가 산 정상에 펼쳐져 있다. 강원도 미시령이나 한계령 고개를 넘듯 포장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산 정상 부근까지 올라간다. 갈림길이 나오는 정상 부근에 청옥산 육백마지기와 삼신신앙 대본사로 가는 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청옥산 등산로라는 안내판이 보이는 왼쪽 방향 흙길로 달리면 된다. 울퉁불퉁한 흙길은 대관령 목장 정상에 올라가는 느낌 정도다. 험한 길이 아니어서 일반 승용차도 저 속력으로 가면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다. 멀리 여러 개의 풍력 발전기가 보인다. 비 포장 길을 따라 약 2km 정도 달리다 보면 하얀 면사포가 능선 아래로 드리워진 풍경을 마주한다. ‘청옥산 육백마지기’에 활짝 핀 샤스타데이지 꽃은 마치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여인의 면사포가 하늘거리는 듯 아름다운 꽃길을 만들어 놓았다. 순간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오는 영화 장면이 떠오르고 입에서는 ‘도레미송’이 흘러나온다. 경사진 능선을 따라 데크길이 잘 연결되어 있다. 데크길 아래로 오늘의 주인공, 드레스 입은 여인이 면사포를 드리운 채 내려가는 상상을 해본다. 특별한 결혼식 장소, 셀프 웨딩 장소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포토존 건물 미니어처 뽀 쪽 집 또한 이곳과 하나 되어 잘 어울린다. 그 안에는 테이블과 의자 2개가 놓여 있다. 특별한 이벤트를 만든다면 둘만의 언약식을 해도 좋고, 가족과 함께 간다면 소원엽서 혹은 미래의 꿈을 적어봐도 좋다. 부부라면 ‘늘 지금처럼 건강한 모습으로 여행하며 살게 해주세요’라고 적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빨간 하트도 특별한 포토존이다. 다소 이곳 풍경과 잘 어울리지는 않지만, 핫한 포토존임은 틀림없다. 사랑스러운 커플들의 예쁜 모습도 보이고, 중년의 부부도 샤스타데이지 꽃 배경에 가장 젊은 날, 행복한 순간을 담는다. 평일이라 아름다운 여운도 오래간다. 천천히, 조용히, 오랫동안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청옥산 전망대 주차장은 잘 정리되어 있다. 차박을 하시는 분들은 간단히 씻을 수 있을 정도로 화장실도 깨끗하다. 화장실에서 중년의 어머님을 만났는데 차박을 하며 이곳에 머문 지 2일째라고 한다. “밤에는 별도 예쁘고 무엇보다 바람이 참 좋다.”라며 저녁이면 서늘해 겉옷을 입어야 하고, 밤에는 이불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남편이 정년퇴직한지 4년이 지났는데 마음을 잡지 못해 한 달에 2~3번 좋은 곳을 찾아 여행을 다닌다.”라고, 여기가 참 마음에 든다고 하시면서 행복한 미소를 보이셨다. 나도 행복해졌다. 청옥산 주변 노지에는 고랭지 채소를 키운다. 비닐하우스 몇 동이 나란히 있는데 그 안에는 활짝 핀 수국이 있다. 바람이 키워내고, 비가 물을 주는 ‘청옥산 육백마지기’ 자연으로의 귀환, 동심으로의 귀환을 꿈꾸는 자라면 이곳에서 하룻밤 묵고 가시길. 차박이 어려운 여행자라면 청옥산 아래 펜션이나 민박집을 이용해도 좋다. 산 아래에는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도 많아 더위를 식히기엔 그만이다. 숙박지는 평창펜션 협의회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군 단위별, 여행지 별, 맛집 등 다양한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근 평창군은 평창 시티투어를 시범적으로 운영한 결과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 토대로 본격적인 ‘평창 시티투어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문화 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당일 여행 코스로 올림픽 로드, 봉평장 로드(2일, 7일), 진부장 로드(3일, 8일)로 이뤄져 있다. 평창에서 인기 있는 더위 사냥 축제 기간에는 축제 코스로 변경된다. 오대산 월정사 일주문에서 시작되는 천년 된 전나무 숲길을 비롯해 발왕산 관광 케이블카, 효석 달빛언덕, 이효석 문학관, 진부 전통 시장, 봉평장, 하늘 목장, 스키 점프대 등 다양하다. KTX 탑승객들은 매일 KTX가 정차하는 평창역과 진부역에서 오전 10시 10분과 11시에 각각 출발하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고, 자가용을 이용하는 일반 여행자도 평창 시티투어 사이트를 통해 사전 예약하면 참여할 수 있다. 단 월요일은 운영하지 않는다. 여유가 된다면 평창에서 커피가 맛있는 카페로 알려진 엘림커피를 방문해도 좋다. 오대천이 흐르는 풍경을 보며 신맛이 감돌며 특이한 향이 나는 아리차와 사이폰으로 내린 구수한 메미리카노를 마셔보자. 평창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될 테니 말이다.
2019.07.01 I 심보배 기자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인 조화의 땅 부안 변산반도 여행
  •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인 조화의 땅 부안 변산반도 여행
  • [이데일리 트립 in 정기영 기자] 변산반도는 우리나라의 19번째로 지정된 국립공원이다. 전라북도 서남단 고군산도 지나 99km에 이르는 해안선과 곰소만으로 둘러싸인 변산반도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유일하다는 단어만큼 자연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있다.예로부터 산세가 수려하고 해변이 아름다워 많은 이들로부터 칭송을 받아왔다. 삼국유사에는 ‘백제 땅에 원래 변산(卞山이)이 있으므로 변한(卞韓)이라 하였다’라고 하였고, 이중환의 ‘택리지’에서는 ‘많은 봉우리와 골짜기가 있는데, 이것이 변산이다’라며 기록하고 있다. 능가산, 영주산, 봉래산 등의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을 정도로 다양함을 간직하며 어느 기록에는 고창의 방장산, 고부의 두승산, 부안의 변산을 호남의 삼신산으로 꼽을 정도로 명승지이다.변산은 크게 반도 안쪽과 바다로 나눠 내변산과 외변산으로 얘기한다. 변산 안쪽의 남서부 산악지역을 말하는 내변산은 중첩된 산과 골짜기로 이루어져 평균 해발 400~500m의 비교적 낮은 산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심산유곡을 방불케하는 기기묘묘한 산세가 내변산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최고봉인 의상봉(509m)를 비롯하여 쌍선봉과 옥녀봉, 낙조대, 월명암, 직소폭포, 내소사 일대를 거느린 내변산은 다양한 코스로 산악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발걸음이 계절에 관계 없이 꾸준이 이어진다.국립공원임에도 입장료가 없는 변산반도에서 유일하게 입장료를 받는 곳이 내소사 권역이다. 천년절집인 내소사는 절집으로 들어서는 전나무 숲길로 사랑받고 있다. 높이 22m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자랑하는 직소폭포는 내변산과 외변산을 통틀어 변산 최고의 자랑으로 내소사에서 직소폭포까지 가는 길은 대나무숲과 연못 등 다채로운 풍경이 이어진다. 직소폭포는 폭포 근처부터 지축을 뒤흔들 듯 들려오는 폭포 소리와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가 만들어낸 시원한 바람으로 여름휴가 여행지로도 손꼽는다.외변산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관광지가 많다. 채석강과 격포해수욕장, 적벽강과 사자바위, 새만금 전시관, 변산 해수욕장, 고사포 해수욕장 등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인기 있는 관광지이다. 변산은 서해에서 몇 곳 되지 않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무엇보다 외변산의 제맛은 일몰로 동해의 낙산일출, 서해의 월명낙조라고 하였다. 동해에는 낙산의 일출을 으뜸으로 치며, 서해에서는 변산 월명대에서 바라보는 낙조를 으뜸으로 친다. 하지만 아쉽게도 월명대는 내변산 묘적암 터로 비탐방 구역으로 지정되어 출입을 할 수 없지만 변산의 해변 어느 곳에서든 서해 바다 저 너머로 떨어지는 낙조를 바라 볼 수 있다. 특히 모항과 전북학생 해양수련원 앞 솔섬으로 떨어지는 낙조는 섬과 붉은 노을이 만들어내는 운치로 일몰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있다.여름 늦은 꽃으로 입과 꽃이 따로 피는 상사화는 부안을 찾는 또 다른 재미이다. 부안의 부속섬인 위도에서는 위도상사화가, 변산의 바닷가를 걷는 변산 마실길에서는 붉노랑 상사화가 피며 바다와 꽃이 만드는 풍경을 볼 수 있으니 눈길과 발길이 즐겁다.고사포 해수욕장을 바라보며 외변산의 바다를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는 부안 변산반도 더블힐링펜션은 스파 펜션으로 스페인 리빙 브랜드 라포마로 꾸며져 고급스러운 휴양지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전 객실 오션뷰 객실로 객실마다 최고급 스파 시설을 자랑하며, 스파 룸에는 냉난방 시설이 따로 시설되어 계절에 관계없이 객실에서 편안하게 스파를 즐길 수 있어 커플, 가족 여행객들의 예약이 이어지는 곳이다.어른들을 위한 수심 90cm의 수영장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심 60cm의 미니 워터 슬라이드에서는 안전하게 물놀이가 가능하며, 호텔식 침구류를 제공과 함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사전 예약 시 픽업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최자 “이동욱, 나 때문에 ‘도깨비’ 출연 못할 뻔했다”
  • 최자 “이동욱, 나 때문에 ‘도깨비’ 출연 못할 뻔했다”
  • (사진=KBS2 ‘해피투게더4’)[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가수 최자가 배우 이동욱의 과거에 대해 입을 연다.27일 방송되는 KBS2 ‘해피투게더4’는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서’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 방송에는 대한민국 대표 먹신(神) 노사연, 박지윤, 최자, 유민상, 홍윤화가 출연해 침샘 자극 먹방 토크쇼를 선보일 예정이다.특히 최자의 출연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맛집 탐방 미식가로 소문난 최자가 거쳐온 맛집들은 일명 ‘최자로드’라 불리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기 때문. 팬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미식가 최자가 추천하는 맛집 이야기가 녹화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는 후문이다.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최자는 이동욱과의 ‘먹방’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동욱과 군 생활을 같이 했던 최자는 “이동욱도 먹는 것을 좋아한다. 군대에서 이동욱이 저와 열심히 먹다가 서로 비슷한 사이즈까지 살이 불어났다. 아마 이동욱 인생 최대 사이즈였을 것”이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이동욱과 둘이서 맥주를 마셨는데, 다 마시고 세어 보니 10000cc가 넘었다”며 “이동욱이 나랑 놀다가 드라마 ‘도깨비’에 출연 못할 뻔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최자의 남다른 먹방 토크는 27일 오후 11시10분에 방송되는 KBS2 ‘해피투게더4’에서 펼쳐진다.
2019.06.27 I 장구슬 기자
 남다르고 실속 있는 '요망진' 제주
  • [여행] 남다르고 실속 있는 '요망진' 제주
  • 한림 동명리[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제주관광공사(사장 박홍배)는 22일 ‘남다르게 실속 있게, 요망진 6월 제주’라는 테마를 주제로 관광지, 자연, 체험, 축제, 음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6월 제주 관광 추천 10선’을 발표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추천 10선은 똑똑한 실속파의 제주여행을 테마로 기획했다”며 “요망지게(똑똑하고 야무지게) 제주의 6월을 즐겨보시라”고 전했다.◇검은용의 이야기를 따라 ‘한림 동명리’ 명월성지를 끼고 있는 마을, 한림읍 동명리엔 검은 용이 산다. 다름 아닌 밭담이다. 수류촌으로 불릴 만큼 예로부터 맑고 풍부한 물을 자랑하던 이 마을에 이제는 세계중요농업유산 밭담이 새로운 자랑이 되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돌무더기 캐릭터 ‘머들이네’를 따라 수류촌 밭담길을 돌아보는 50분 동안, 가만히 엎드려 마을을 지켜온 검은 용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지친 다리는 카페 ‘동명정류장’에서 쉬어가도 좋다. 오래된 마을회관을 개조한 아담한 공간은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과 밭담길을 홍보하고 제주를 알리는 기념품으로 마을과 한데 어우러진다.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근처 한수리의 한림바다체험마을을 찾아보자. 전통낚시와 바릇잡이, 바다공예까지 온가족이 누릴 만 한 행복이 물결친다.삼다수 숲길◇비밀을 간직한 원시림 속으로 ‘삼다수 숲길’옛 임도를 활용해 조성한 삼다수 숲길은 근처의 사려니 숲길과는 결부터 다르다.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 한 덕분일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천년의 숲 부문 어울림상을 받았을 만큼 꾸미기보다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다. 걷기에 어렵지 않으면서도 원시림에 가까운 숲에 들어서면 자연의 품에 온전히 안기듯 포근하고, 고요한 만큼 더 큰 평온이 숲에 대한 환상을 고스란히 채워준다. 숲길을 걷다 산수국과 때죽나무 꽃비를 만나는 것도 더없는 행운! 교래리 종합복지회관 맞은편 이정표를 따라 목장길을 지나면 숲길이 시작된다. 1시간 반이 소요되는 1코스도 좋고, 시간이 허락한다면 2시간 반이 걸리는 2코스를 골라 걷자. 화장실은 따로 없으니 복지회관에서 미리 이용하는 센스.이승이오름◇화산섬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이승이오름’한라산 허리춤에 자리한 이승이 오름은 한라산 둘레길을 찾는 이들에게는 이미 꽤나 유명하다. 마을공동목장을 낀 목가적 분위기에서 어느새 원시의 자연림으로 이어지는가 하면, 숲이 해를 가린 ‘해그므니소’는 신비롭고 성스런 분위기로 작은 식물들을 보듬어낸다. 바위를 감싸 안은 나무뿌리와 나무를 품은 화산암은 세월의 무게를 더하고 점점이 박힌 화산탄이 섬의 탄생순간을 지금에 전한다. 정상에 올라 올망졸망한 오름을 거느린 한라산을 마주했다면, 옛사람의 온기 스민 숯가마터와 선조들의 피땀 서린 일본군 진지동굴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춰도 좋다. 오름 입구에 설치된 안내도에 따라 형편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자. 20분의 등반코스를 골라도, 40분의 순환코스를 골라도 오름의 신비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파라세일링◇한 발 먼저 여름을 열고 ‘파라세일링&패들보드’바다를 그리며 제주까지 왔는데, 바다에 뛰어들기엔 이르다니 낭패다. 그렇다고 물러설 텐가, 기다리기보다 한 발 앞서 가기로 한다. 6월의 기온과 바닷바람에 몸을 맡기며 남들보다 먼저 여름을 열자. 지금 필요한 건? 나만의 취향저격 액티비티를 고르는 일! 언젠가 한번쯤 두둥실 떠오르고 싶던 소원은 파라세일링으로 이룬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몰라도 괜찮다. 별다른 준비 없어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어 더 반갑다. 균형 감각에 자신 있다면 패들보드를 픽!하자. 바다에 몸을 띄운 채 감행하는 보드 위 요가는 흐트러진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아준다. 초보자를 위한 강습코스도 있으니 겁내지 말고 도전할 것. 주머니 좀 가벼워지면 어때, 그 몇 배의 에너지로 돌아올 텐데.(기상상황에 따라 유동적, 사전확인 필수)염나니코지길 벵듸고운길◇태양이 이끄는 길 위로 ‘염나니코지길 벵듸고운길’구좌읍 평대리를 중심으로 인근 마을과 마을을 잇는 벵듸고운길. 편평하고 너른 들이라는 뜻의 ‘벵듸’와 ‘평대’가 어딘가 닮았다 했더니, 예부터 어른들은 평대를 벵듸로 불렀다고. 벵듸고운길 해안도로를 따라 한동리를 향하다 빨간 등대가 놓인 작은 방파제를 찾아보자. 바로 ‘염나니코지’다. 이른 아침 이곳을 찾는다면, 빨간 등대 뒤로 이제 막 걷히는 새벽하늘에 넋을 놓을지도. 염나니코지길을 돌아 나오다 반여동산에서 잠시 기지개를 켜고 막 깨어난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내자. 걷다가 만날 평대리 어촌계의 건물벽화는 평생을 바다에 흩뿌려온 해녀들의 생애와 그들이 거두어온 바다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침 해가 전하는 감동에 그네들 삶의 경이로움이 더해져 조용하고 은근한 응원으로 다가온다. 이 순간, 이름부터 곱고 사랑스러운 이 길 위에서 나는 혼자여도 혼자가 아니다. 원도심 심쿵투어◇가성비 갑 & 가심비 갑 ‘원도심 심쿵투어’,한때 구도심이라며 내물리던 곳이 본래의 이름을 찾아 새 도약을 꿈꾼다. 이름하야 ‘원도심 심쿵투어’는 도민과 관광객 모두를 위한 원도심 탐방 프로그램. 제주민속박물관을 출발해 삼성혈과 산지천, 동문시장을 경유하는 1코스와 관덕정에서 중앙 성당, 예술 공간 이아를 거쳐 탑동관광안내소까지의 2코스로 나뉘며, 중간 중간 요즘 힙하다는 옷가게, 서점과 맛집도 있어 감각은 젊어지고 인증스탬프를 모아 경품을 받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제주 곳곳을 넓게 살피기엔 시티투어버스와 관광지 순환버스가 제격! 저렴한 가격에 명소를 두루두루 찾는 편리함은 자가운전과는 가성비부터 비교불가. 시내권에서는 시티투어버스가, 중산간 여행엔 관광지 순환버스가 나를 위한 친절한 안내자로 나선다. 마음 머무는 곳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낸다 한들 누구 하나 투정하지도 눈살 찌푸리지도 않는다.산수국◇수수함과 경쾌함 사이, 꽃에 꽂히다 ‘산수국 & 해바라기’6월 제주의 수국이 익숙하다면 산수국은 어떨까. 당당하고 화려함보다 수수한 건 사실이지만 은근하고 진득한 매력을 사람으로 치자면 ‘츤데레’ 같달까? 영주산 천국의 계단에서, 삼의악에서, 그리고 사려니숲길 어디쯤에서 호위하듯 늘어선 산수국을 만나는 반가움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산수국의 은은한 매력에 취했다면 해바라기의 발랄함을 더해보자. 항파두리 항몽유적지에선 삼별초의 역사이야기보다 먼저 해바라기의 경쾌함에 빠져들지 모르니 주의할 것! 해바라기를 가꾸고 소개하는 농장도 있으니 참고하자. 어떻게 담아도 예쁜 꽃 옆에서 환한 웃음은 필수. 맑은 날엔 선명한 추억으로 물안개가 핀 날엔 몽환적인 분위기로 기록될 것이다. 설령 덜 핀 꽃이라도 그 빛깔은 덜하지 않으니...생각만으로 설레는 지금부터 나만의 꽃 여행주간이 시작된다. 명심하자, 꽃은 오래 기다려주지 않는다.제주의 문화공간◇문화로 감성충전, 제주곳곳 문화 공간들여행자의 감성을 채우는 것이 아름다운 풍경만일까. 제주 곳곳에 자리 잡은 문화공간들은 나와 이웃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시와 공연으로 풀어낸다. 유명 작가가 아닐지라도, 대형 전시장이 아닐지라도, 우리 삶이 예술과 다르지 않음을 이곳에서 확인한다. 산지천 갤러리에선 제주의 어머니, 해녀들의 문화와 일상을 읽고, 서귀포 문화빳데리 충전소에선 밀납으로 빚어낸 매화 ‘윤회매’를 통해 내면의 소리와 자신에 집중한다. 문화공간 양이 젊은 작가의 무의식에 드러난 4.3으로 잊혀져야 했던 역사에 다가서면, 옛 병원건물에서 예술공간으로 변신한 이아는 체험프로그램으로 예술과 삶을 이어준다. 국내외 유명 작품을 만나는 호사도 가능한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 1,2는 예약 도슨트제로 바뀐다니 참고할 것. 즐기는 만큼 고단해지기 쉬운 여행의 어느 지점에 무심하게 쉼표 하나 찍어두고 삶을 가꿔보자. 제주의 펍&양조장◇한 잔을 마셔도 나는 달라, 제주의 ‘펍&양조장’양보다 질이 중요한 여행자를 위해 아무데서나 맛보기 힘든 이곳만의 양조장이 있다. 4대에 걸쳐 전통방식을 지켜온 제주 술익는 집에선 제주 전통주와 발효음료 만들기 체험이 마련돼 있다. 남녀노소는 물론 외국인들의 좋은 반응에 주인장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국토최남단 브루어리, 서귀포에서 만든 신선한 맥주는 탐라에일 탭하우스의 담당. 페일에일부터 바이젠까지, 다양한 수제맥주를 만드는 공장투어는 단체보다 개인에게 열려있다. 국내유일의 멜로멜 와인(과실을 첨가한 벌꿀 술)은 제주허니와인에서 만날 수 있다. 꿀과 감귤과즙 모두 제주산 재료를 고집한 고급와인의 향긋하고 달콤함에 여행의 피로도 녹아내린다. 제주샘주를 찾는다면 오메기떡, 전통주 칵테일, 쉰다리를 만들어보자. 남들과 다른 것을 맛보고 듣고 만들 수 있어 6월 제주여행이 더 신선하고 알차다. 단, 체험프로그램은 예약필수.제주의 실속밥집◇착한 가격 더 착한 맛, 도민 인증 ‘실속 밥집’ 때론 큰 맘 먹고, 때론 무리하며 달려온 여행자들에게 유명 음식점의 메뉴판은 종종 부담을 안긴다. 여행 중 몇 끼 정도 화려하지 않으면 어떤가. 지나는 길에서 만난 빛바랜 간판을 따라 들어가 허름한 식탁을 차지하고 앉아보자. ‘정말 그래도 괜찮을까?’ 알쏭달쏭하다면 여기 힌트가 있다. 도민들이 인증하는 실속만점 현지인들이 찾는 밥집! 눈앞에서 익어가는 두루치기를 기다리다 현기증이 나고, 윤기 흐르는 수육정식 앞에서 체면은 사치다. 착한 가격의 정식차림에, 반찬집 운영경력의 사장님 덕에 화려한 반찬을 자랑하는 국수가게에서 국수보다 순두부가 주인공인 건 반전이라면 반전. 소박하고도 진득한 인심으로 배도 채우고 실속도 찾는 이곳이 있어 제주여행의 부담은 반이 되고, 추억은 배가 된다.
2019.06.17 I 강경록 기자
④ 바람이 키운 산수국, 사려니숲길
  • [진서우의 제주살이]④ 바람이 키운 산수국, 사려니숲길
  • [이데일리 트립 in 진서우 기자]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라는 드라마의 대사처럼 숲과 함께하는 모든 날이 좋았다. 햇살이 따스해서, 날이 흐려서,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려서, 눈이 내려서, 숲은 모든 게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사려니숲길’이라는 이름은 사려니오름 가는 길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동안은 사려니오름을 오르지 못한 채 사려니숲길을 걸었는데 드디어 오늘, 사려니오름 가는 길 위에 있다. 길이 평탄해서 걷기 좋은 숲길은 입구부터 삼나무가 피톤치드를 뿜어내며 맞이한다. 고도가 높은 지대라 5월의 마지막 날인데도 활엽수들이 연한 초록으로 물들어 있어 숲은 더 생생하고 더 깊다.사려니숲길의 화산송이는 자연적으로 깔려있던 것이 아니다. 숲길을 조성하면서 깔았다고 하는데, 색감도 예쁘지만 사그락 사그락 나는 소리가 음악소리처럼 들린다. 비가 와도 물 빠짐이 좋아서 질퍽대지 않는다. 화산송이길과 함께 사려니숲길의 산수국은 환상적이다. 파랗고 하얀 산수국이 길 양쪽을 따라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꽃봉오리만 잔뜩 맺힌 채 아직 피지 않아서 2주만 늦게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입구에서 3.6km 지점에 있는 월든삼거리이다. 옆 길로 빠지면 사려니오름 가는 길이지만 물찻오름을 향해 직진했다. 한낮인데도 햇빛은 숲을 장악하지 못한다. 초록 잎새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청량하다. 하늘을 이불 덮고 살아가는 사려니숲에는 오래된 침묵이 있다. 때로는 침묵보다 더 큰 위로는 없을 것이다.드디어 물찻오름 입구다. 남조로 쪽 입구에서 5.4km 떨어져 있다. 뱀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라고 안내판이 떡하니 있지만 여행자들은 사진 찍는데 열중하고 있다. 이곳에서 모여 30분 간격으로 물찻오름에 오른다. 일 년에 한 번뿐인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여행자들이 삼삼오오 즐거운 표정으로 모여 있다. 물찻오름은 전체 길이가 1.42km이고 50분 정도 소요되는 작은 오름이다. 분화구에 물이 고인 화구호를 가지고 있다. 물찻은 ‘물이 차있는 성’이라는 뜻이다. 오랜 세월 분화구의 화산송이(스코리아)가 점토질로 바뀌면서 물이 고이게 되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이라고 표현했지만 겨우 몇 십만 년 전일까? 아님 겨우 몇 만 년 전일까? 내 머리로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물찻오름에 들어서자마자 박새꽃이 기다리고 있다. 숲을 여행한다고 해서 단번에 모두와 친구가 되는 건 아니다.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이름을 알아가야 하고 이름을 불러줘야 한다.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친구가 되기 어렵다는 걸 안다. 이 아이도 ‘박새꽃’이라는 것을 아는데 1년이 넘게 걸렸다. 추위가 물러가지 않은 이른 봄, 사려니숲길에 연둣빛 잎을 피워내는 모습이 신기했었는데 이제야 이름을 알았다.물찻오름 탐방로는 두 사람이 지나가기에 매우 좁다. 그래서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이 따로 있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야자수 매트 위로만 걸었다. 숲은 나무와 조릿대로 빽빽하고 빛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 물찻오름의 화구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우거진 나무 사이로 호수에 하늘이 잠겨있다. 봄에 새로 깨어난 초록들도 잠겨있다. 마음이 설레었다. 호수로 내려가는 길이 있지만 통행로가 제한 구역으로 되어 있다. 올해부터는 평상시에도 개방하려고 했는데 심하게 훼손된 오름의 복원 속도가 늦어서 어쩔 수 없이 개방이 연기되었다고 한다.물찻오름 정상이다. 어둡고 깊은 숲을 한참을 지나온 후 바라보는 한라산이 눈부시다. 이 느낌이 좋아서 오름을 오른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숲, 알콩달콩 모여 있는 오름들과 바닷가 마을까지 모두 내게 주어진 선물이다. 보라. 한라산 자락을 타고 내려온 초록의 원시림에 마음이 설레지 않나? 저 끝없는 깊은 숲은 무엇을 감추고 있을까?물찻오름에서 내려와 월든삼거리 쪽으로 갔다. 사려니오름 가는 길을 평소에는 갈 수 없다니 아쉽다. 해마다 초여름에 열리는 에코힐링 체험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 길은 넓지만 공중 위에 천막이라도 쳐놓은 듯 시원하다. 사려니숲길은 여름에도 걷기 좋다.사려니오름으로 가는 월든삼거리이다. 사려니오름까지 8킬로미터를 가야 한다. 이미 8킬로미터를 걸어왔는데 앞으로 걸어온 만큼 더 걸어야 하고, 오름까지 올라야 한다. 이때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숲길인 지라 어떻게든 걸어야겠지.사려니오름 가는 길에 접어들자 평평한 곳부터 찾았다. 아까부터 몰려온 허기를 채우려 돗자리를 깔고 김밥과 김말이 튀김, 닭강정을 꺼내놓았다. 막걸리로 목부터 축이니 행복한 기분이 두 배로 부푼다. 지나가는 어느 부부가 맛있겠다며 말을 건넸다. 시선이 돗자리 위에 잠시 머물렀다. 몇 초 후에 같이 먹자는 말을 하지 못한 걸 후회했다. 행동과 생각이 엇박자가 잘 나는 편이라 굼뜨고 곧잘 후회가 뒤따른다.화산송이 밟는 소리가 경쾌하다. 동영상을 찍어도 배경음악이 따로 필요 없다. 화산송이의 노래가 더 근사하니까. 때때로 내가 사려니숲길을 걷는 건지 사려니숲길이 나를 걷는 건지, 집에 돌아와 누우면 내 마음을 오래도록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그 길이 생각난다.숲길을 걷다 보면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을 향해 걸어갈 때도 있고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을 향해 걸어갈 때도 있다. 마치 우리 인생처럼. 지금 나도 어두운 곳을 통과해 가고 있다. 다섯 달 전, 상실감에 망가진 마음으로 제주에 내려왔다. 숲에서 울고 또 울었는데, 뿌려진 눈물만큼 숲은 나를 위로했다. 마음이 가득 채워져서 제주를 떠나는 날에는 더 이상 슬프지 않겠지. 그리고 제주에 다시 돌아오는 날에는 강해진 모습으로 숲을 여행하겠지.오래되어 갈라진 표피층과 이끼를 뒤집어쓰고 있는 이 나무는 몸통을 봐서는 알아보기 쉽지 않다. 잎을 보니 후박나무 같다. 이 정도 굵기가 되려면 아마 백 개의 나이테를 몸에 숨기지 않았을까. 봄이 되면 내면에 잠들어 있는 연둣빛 싹을 깨워서 사려니 숲을 온통 초록으로 뒤덮었을 테지. 후박나무를 어루만지며 빛나고 있는 저 태양은 백 년 동안 교감을 나누고 있는 친구일 테지. 사약의 재료로 쓰였던 천남성이라는 독초가 숲에 널려있다. 머리를 쳐들고 있는 독사의 형상이라 더 신기하다. 작년에 치유의 숲에서 빨간 천남성 열매가 예뻐서 손에 들고 걸었던 일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열매의 맛이 궁금했는데 먹어보지 않은 것은 조상의 은덕이다. 거문오름에서 만났던 한 해설사의 말이 생각난다. 앞으로 과학이 발달하여 이 독초로 어떤 불치의 병을 치료하는 약을 만들지 모르므로 자연이 키우는 대로 그대로 두는 게 옳다고.나는 직선의 길보다 굽은 길이 좋다. 저 길을 돌면 뭐가 있을까 상상할 수 있으니까. 때로는 구불구불한 길이 우리를 닮은 것 같기도 하다. 숲에 들면 하늘을 향해 나뭇잎 사진 찍는 일에 열중하기도 한다. 빛 때문에 나뭇잎의 농담이 수묵화를 그려놓은 것 같다. 사려니오름 가는 길에는 하천이 몸의 혈관처럼 여기저기 뻗어 있다. 제주 화산섬의 특징상 평소에는 건천이지만 오늘은 이틀 전 내린 비로 물이 고여 있다. 제주 산간지역은 비가 오면 하룻밤에도 몇 백 밀리미터씩 폭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그 빗물이 거대한 물길이 되어 온 숲길을 적시며 지나간다.월든삼거리에서 4km 정도 걸었을 때 여행자들을 태운 트럭이 지나갔다. 세워 달라고 손짓 한 적 없는데, 트럭이 저 앞에 멈춰 서 있다. 두 다리의 애원에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트럭에 올라탔다. 뚜벅뚜벅 걷다가 트럭을 타고 숲길을 달려가니 편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건성으로 보고 지나쳤을 숲이 궁금하다. 트럭은 사려니오름 앞에서 멈추었다. 제주의 숲길에는 삼나무가 많다. 하지만 사려니오름에 있는 삼나무는 보기에도 아찔하다. 심한 경사 지역에서 자라고 있어서다. 화산체에 우뚝 버티고 서서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 계단의 경사가 꽤 가파르다. 계단이 모두 770개다. 작년에 올랐던 물영아리오름의 계단은 천 개가 넘고 경사도 훨씬 가팔랐다. ‘이 정도쯤이야’ 하는 마음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계단 사이에 좁은 오솔길이 있다. 흙길을 밟는 게 좋아서 오솔길로 걷는다. 급경사를 크게 지그재그를 그리며 완만한 길을 걸어 올라가는지라 고도가 높아지지 않는다. 빽빽하게 자라는 삼나무 때문에 하늘이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삼나무 아래 세상에는 다양한 식물이 형성되지 못한다. 어린 나무가 큰 나무로 자라지 못하고 스러진다. 삼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새와 벌과 나비의 접근도 막는다. 삼나무 숲에 들면 새소리가 안 들리는 이유다. 그런데도 사람에게는 피톤치드가 좋다고 하는데, 과학을 잘 모르는 나는 이해하기 어렵다.결코 끝나지 않을 듯 뻗어있더니 계단 끝에 하늘빛이 보였다. 조금 후에 정상에 서 있을 내 모습이 떠올랐다. 정상에 오른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른다. 그냥 오른다. 숲을 떠나면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나는 아주 조금 성숙해져 있을 테지.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먼 바닷가 마을에는 창백한 하늘이 내려앉아 있다. 그러면 그런대로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에 빠져든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제주의 숲이 더 이상 사람들에 의해 훼손되지 않기를 빌었다. 숲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이 울창한 숲을 걸어갈 수 있기를 소망했다.먼 길을 걷고 또 오름을 두 개나 올랐으므로 전체 여정이 19km쯤 되었을까? 트럭 타고 온 거리를 빼도 대략 15km 이상 걸은 듯하다. 관리사무소를 지나면 셔틀버스를 타는 곳이 있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이, 십여 분을 못 참고 고사리 서너 주먹을 따다가 버스 한 대 놓치고 마지막 버스를 잡아탔다. 사려니숲에 아침 10시에 들어와서 오후 5시에 떠났다. 나는 숲에 어떤 이로움도 주지 못하고 숲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숲은 내게 많은 것을 주었다. 내 몸의 세포들이 숲이 주는 시원으로 인하여 깨어나는 순간들은 기쁨이다. 내 안의 아픔을 강물처럼 흘려보내라는 숲의 이야기도 들었다. 다음에 사려니숲에 가면 오랜 친구처럼 진한 포옹을 해 주어야겠다.[여행 Tip]사려니 숲길은 비자림로 쪽보다 남조로 쪽에서 진입하는 것이 편하다.사려니 숲길을 끝없이 수놓을 산수국은 6월 중순 이후 활짝 필 것으로 기대된다.
농식품부·aT, 외식창업 청년 대상 스타 셰프 토크콘서트
  • 농식품부·aT, 외식창업 청년 대상 스타 셰프 토크콘서트
  •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5월 한 달 동안 외식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2019 푸드 페스타’ 행사 로고. 농식품부 제공[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예비 외식창업 청년을 대상으로 스타 셰프 토크콘서트 ‘외식 톡톡(talk talk)’을 열었다고 21일 밝혔다.농식품부는 침체한 외식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에서 5월 한달을 ‘외식의 달’로 정하고 산하기관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푸드 페스타 2019’ 행사를 열고 있다.이날 행사는 농식품부가 외식창업 초년생이나 예비 창업 청년에게 힘을 불어넣고 노하우를 전달하자는 취지에서 열었다. 정부의 청년 외식창업 육성 사업인 외식창업 인큐베이팅 참가자와 청년 한식당 경영주, 외식 관련학과 재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또 에드워드 권 랩24·엘리멘츠 오너 셰프와 이재훈 비스트로 친친 오너 셰프,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 등 스타 셰프가 강사로 나서 현 외식 트렌드와 경영 노하우를 소개했다.농식품부와 aT는 또 5월 한 달 동안 ‘푸드 페스타’ 홈페이지에서 우리 동네 맛집 알리기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의 추천을 받아 지역별 맛집을 선정하고 이를 이후 맛집 지도 등을 통해 홍보에 나선다. 참가 희망자는 인스타그램 본인 계정에 푸드페스타2019 맛집추천 지역명 등 해시태그와 함께 본인이 찾은 식당 인증 사진을 남기면 된다. 홈페이지에서는 또 전국 1000여 식당의 할인 및 서비스메뉴 제공 등 혜택도 확인할 수 있다.김덕호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동네 맛집 탐방 이벤트가 5월 이후에도 이어져 외식업·자영업자가 활력을 얻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도 외식업 활성화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9.05.21 I 김형욱 기자
야근 퇴출 '바람'… 직장인 복부 지방엔 '청신호'
  • 야근 퇴출 '바람'… 직장인 복부 지방엔 '청신호'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한때 직장인의 ‘숙명’처럼 여겨지던 ‘무의미한 야근’을 없애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퇴근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PC가 꺼지고, 전기를 차단한다. 이와 함께 낮 시간에 ‘짧고 굵게’ 일하고 저녁에는 자기 시간을 갖는 문화가 조성되고 있다.이런 현상은 직장인들의 건강상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무실 밀집 지역 인근의 백화점 문화센터는 피트니스·건강강좌를 들으려는 직장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퇴근 후 북적이는 대중교통을 타기 싫어 회사 인근의 헬스클럽이나 요가·필라테스 수업을 신청해 운동하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도 적잖다. 자연스레 회식 자리도 줄어들었다. ‘반 야근’ 문화가 건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달라진 직장문화와 건강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365mc 영등포점 소재용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퇴근 후 매일 8시간 ‘꿀잠’… ‘체중증가 억제효과’야근에 치이며 매년 ‘체중’만 꼬박꼬박 적립된 직장인이라면, 제때 푹 자는 것이야말로 체중관리의 시작일 수 있다. 성인은 하루 7~8시간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 야근이 줄어도 늦게까지 스마트폰을 하거나, 밀린 ‘미드’를 보는 것도 피해야 하는 습관이다.잠을 제대로 못 자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이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입맛이 변한다. 잠이 부족한 날이면 달고 기름지고 짠 자극적인 음식이 유독 당기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포만감도 제대로 느끼지 못해 폭식할 가능성도 높다. 영국의 수면 전문의인 샤라드 타레히 박사가 이틀간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수면시간을 10시간에서 5시간으로 줄이자 체중이 4%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난 바 있다.소 원장은 “양질의 수면은 다이어트에 특효약으로, 매일 8시간 양질의 수면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며 “푹 자는 것만으로 호르몬 균형이 맞춰지며 적어도 체중이 늘어나지 않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규칙적인 식사’ 기본, 늦은 밤 혼술·혼밥은 피해야다이어트의 기본은 매일 같은 시간에, 영양소 균형을 갖춘 일정한 양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직장인들은 아침을 거르고 첫 끼로 점심식사를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식사시간이 불규칙하면 공복 시간이 오래돼 폭식할 확률이 높아진다. 공복이 길어질수록 인체는 이를 ‘기아상황’으로 인식해 다음에 들어오는 음식의 영양소를 빠르게 흡수하고, 지방으로 변환되도록 만든다.퇴근 후 즐기는 야식도 문제다. 야근이 줄었다고 바로 규칙적인 식사 패턴을 회복하는 것은 아닌 게 현실이다. 회사에서의 야식은 줄었더라도 오히려 저녁마다 친구들과의 ‘맛집 탐방’에 심취하거나, 혼술·혼밥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이렇다보니 의식적으로 밤 늦게 음식을 먹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소 원장은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못한 밤 시간대에는 음식을 무리하게 섭취하면 위산 분비액이 줄어 위에 부담이 되고 소화불량이 일어나기 쉽다”며 “잠들기 전 최소 3~4시간에는 공복상태를 유지하는 게 건강 측면에서나 몸매관리 측면에서나 유리하다”고 조언했다.◇퇴근후 피트니스·비만클리닉 찾아 ‘몸매관리’주 52시간 근무 후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직장인들이 취미생활에 투자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만큼 자신을 가꾸는 데에도 적극적이다.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거나, 짬을 내 비만클리닉을 찾아 콤플렉스로 여겨지던 부분비만을 해소하려는 등 ‘몸매’에 투자하는 사람은 점점 늘고 있다. 비만클리닉·피트니스 업계는 이같은 직장인들의 니즈를 반영해 퇴근 시간에 걸맞게 시간표나 운영시간을 재구성하는 분위기다.실제로 퇴근 후 몸을 가꾸기 위한 운동이나 비만시술은 긍정적인 자극제로 적용될 수 있다. 몸매관리를 위한 하나의 의식으로 자리잡아 규칙적인 ‘패턴’으로 변하기도 한다.소 원장은 “비만클리닉을 찾는 일부 의료소비자들은 어느 정도 체중감량에 성공한 뒤 허벅지, 복부, 팔뚝 등 죽어도 빠지지 않는 부위를 개선하려는 사람이 적잖다”며 “개중에는 지방흡입을 고려하기도 하는데, 무조건적인 시술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을 교정하는 ‘행동수정요법’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20~30대 여성 못잖게 중장년층 남성 환자도 부쩍 늘었다.직장인 대다수가 고려하는 ‘퇴근 후 운동’은 다이어트뿐 아니라 건강을 챙기는 데에도 유리하다. 소 대표원장은 “과체중인 사람이 운동을 하면 포만감을 유발하는 신경세포가 더욱 민감해져, 칼로리 섭취 자체가 줄어들고 체중이 빠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특히 운동을 할 때에는 정확한 자세를 유지해야 칼로리 소모량이 높아지는데 가령 사이클을 탈 때에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러닝머신·스텝퍼를 탈 때는 손잡이를 잡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9.05.13 I 이순용 기자
 조선 3대 시장 '서문시장'서 즐기는 ‘1만원의 행복'
  • [강경록의 미식로드] 조선 3대 시장 '서문시장'서 즐기는 ‘1만원의 행복'
  • 대구 서문시장 누른국수[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대구 중구 서문 시장. 대구 맛 탐방의 성지다. 이곳에 장터가 생긴 건 조선시대부터. 당시 이름은 대구장이었다. 대구읍성의 남문인 달서문 밖에 자리했다.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조선 3대 시장으로 꼽혔다. 근대 상업도시 대구를 떠받친 큰 장터였던 셈이다. 지금도 그 위세는 여전하다. 6개 지구에 4000여개의 상가와 5000여개의 노점이 다닥다닥 붙어 호객 중이다.서문시장을 찾은 이유는 바로 길거리 음식 때문이다. 전통시장은 주머니 가벼운 여행객에게 향토색 짙은 음식을 접하기에 더할 나위 좋은 곳이다. 서문시장도 마찬가지. 대구의 맛을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곳인 셈이다. 한 끼 식사부터 소소한 간식, 주전부리까지…. 가벼운 주머니 사정으로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서문시장의 먹거리는 대부분 노점상에서 판매한다. 노점이라고 단순히 길거리 음식만 떠올리면 오산. 노점마다 상점 번호와 상호까지 구색은 다 갖추고 있다. 덕분에 빼곡하게 시장을 메우고 있지만, 질서 있게 잘 갖췄다. 평일 낮에도 발 디딜 틈 없이 들어찬 사람들은 누구라도 예외 없이 기다란 나무의자에 앉는다. 장을 보러 온 모녀, 하굣길에 잠깐 들른 학생, 손님 없는 틈에 잠깐 끼니를 때우는 시장 토박이들까지 한 의자에 앉아 열심히 맛을 즐기고 있다.서문시장에서 가장 큰 먹거리 터는 1지구와 4지구 사이에 있는 칼국수거리다. 수십 개의 노점이 다닥다닥 어깨를 붙이고 칼국수나 잔치국수, 수제비 등을 판다. 노점의 장점은 조리과정을 눈으로 보고 완제품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 게다가 모르는 사람 틈에 앉아 한 그릇 시켜 먹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느 집이 맛있다 없다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냥 눈길 가는 대로 침샘이 고이는 대로 먹어보는 게 진정한 재미다.제법 이름난 곳을 알고 있다면 맛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서문시장 명물 중 하나인 ‘찜갈비’는 삼미식당이 유명하다. 매콤한 찜갈비로 이름을 날린 곳이다. 칼국수는 삼미식당 옆 합천할매손칼국수가 유명하다. 대구에서는 칼국수를 ‘누른국수’라고 부른다. 손으로 직접 눌러 만든다는 경상도 칼국수의 별칭이다. 뜨겁고 걸쭉한 국물을 좋아하지 않으면 ‘건누른국수’를 먹으면 된다. 한번 칼국수를 끓여낸 뒤 육수를 다시 붓기 때문에 깔끔하다. ‘납작만두’는 대구 곳곳에서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 이름처럼 납작하다. 만두 소로 당면만 쓴다. 얇은 피를 반 접어 부친 지짐(부침개)이라는 게 정확한 설명이다. 당면 외에도 부추와 당근, 양배추, 파 등을 넣기도 한다.찜갈비서문시장 노점대구 서문시장 누른국수대구 서문시장 누른국수
2019.05.10 I 강경록 기자
페이신공으로 카드값 줄이기
  • [성 기자의 까칠한 재테크]페이신공으로 카드값 줄이기
  •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실물 카드를 들고 다닙니다. 재테크 좀 한다는 사람들은 신용카드 위에 견출지로 각종 혜택들을 붙이기도 하는대요. 커피 할인 카드, 마트 할인 카드, 밥값 할인 카드 등의 전월실적과 할인율을 메모해 놓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발전하면 재테크도 달라져야 하는 법. 이제 견출지로 카드 혜택을 붙여가며 재테크를 하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그보다 더 좋은 지불 결제 수단들이 쏙쏙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까칠한 성 기자는 간편결제 시대에 알아두면 유용한 ‘페이 재테크’를 알아봅니다. ◇삼성페이로 정가 2만원 AHC화장품 9900원에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의 80%가 모바일 간편 결제시스템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간편결제 앱의 압도적 1위인 삼성페이는 지난해에 이용자 10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NHN엔터의 역점 신사업인 페이코(PAYCO)는 지난해 말 기준 이용자수 900만명, 누적 거래액 8조 4000억원을 넘었습니다. 이처럼 간편결제 앱이 급성장한 이유는 그만큼 다양한 혜택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먼저 자체 쇼핑몰을 통한 할인 혜택들이 많습니다. 삼성페이는 ‘삼페쇼핑’을 통해 파격적인 할인가로 판매를 합니다. 최근 진행된 주말 특가 행사에는 정품 29만 8000원인 이경제 황제천용단이 87% 할인된 3만 8900원에, 정가 2만 4900원인 AHC화이트콜라겐 2종이 60% 할인된 9900원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삼페몰의 장점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인기 상품들 위주로 구성된다는 점입니다. 페이코는 생활밀착형 할인 쿠폰이 강점입니다. 아티제 커피와 엔젤리너스 커피가 각각 최대 50%, 15%씩 할인됩니다.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도 품목별로 24%까지 할인이 됩니다. 정가 6900원인 비비고 스팸 부대찌개를 4500원에, 정가 6500원인 비비고 고추장 삼겹구이를 5000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특히 문화생활 할인 혜택이 큽니다. 지난 28일까지 2만원 상당의 한남동 디뮤지엄 전시회 관람회를 무료 제공하기도 했고 오는 30일까지 제주 ‘빛의 벙커: 클림트’ 전시회를 주중 10% 싸게 판매합니다. 후발주자인 페이북은 올해 연말까지 국제선 항공권 예매시 최대 13%, 익스피디아 9%, 트립닷컴 5%를 상시 할인 중입니다. ◇맛집 미리 예약하고 1만원 할인 각종 페이를 잘 활용하면 저렴하게 맛집 탐방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온라인 중심 간편결제 시스템인 네이버페이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뷔페 예약시 최대 30% 할인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서울 지역 유명 호텔들에 대한 예약이 가능하고 10만원대 식사를 7만원에 할 수 있습니다. 페이북은 ‘마집엔BC’엔를 통해 상시 할인 중입니다. 토, 일, 월요일 맛집예약을 통해 예약을 할 경우 상시 1만원 인하 혜택이 주어집니다. 서울 및 전국의 맛집이 소개되고 있으며 여의도의 경우 ‘와인주막차차 여의도점’이 등록돼 있습니다. 여기에 해피아워 할인을 이용하면 최대 20%까지 저렴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결제 뿐만 아니라 송금도 간편결제를 통해서 하면 혜택들이 많습니다. 페이코로 첫 송금을 하면 10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끝으로 OR코드로 간편결제를 하면 추가 혜택들이 더욱 많습니다. 페이북은 QR코드로 결제를 할 때마다 500원이 할인되고 롯데마트에서 결제시 10% 할인이 됩니다. 페이코는 오는 30일까지 편의점 김밥 등 OR코드 결제 할인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2019.04.29 I 성선화 기자
“맛하면 목포”…서울서 '맛의 도시 목포' 선포
  • “맛하면 목포”…서울서 '맛의 도시 목포' 선포
  • 목포시가 12일 서울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맛의 도시 목포’ 선포식을 열었다.(사진=강신우 기자)[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목포시가 12일 서울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전국 최초로 ‘맛의 도시 목포’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번 선포식은 그동안 뛰어난 맛에 비해 덜 알려졌던 목포 식재료와 음식의 우수성을 전국적으로 알리고 ‘맛’이라는 브랜드를 선점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 박지원 국회의원, 최운열 국회의원,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 정인채 새천년종합건설 회장, 조충현 기업은행 부행장 등의 정·재계 인사와 배우 최불암 씨, 서울시 김원이 정무부시장을 비롯한 각계 초청인사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목포에서 활동하는 서예가 송홍범 선생의 대붓 축하 휘호쓰기, 목포 출신 국악인 박애리와 가수 팝핀현준의 오프닝 공연 후 김병찬 아나운서의 사회로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부 행사에서는 문정훈 서울대학교 교수가 ‘왜 목포가 맛의 도시인가’를 주제로 맛의 도시 목포 선포의 당위성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발표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이어 2부 행사에서는 국내 유명 미슐랭 셰프 4인의 목포 음식탐방 영상 상영과 이들이 목포 식재료로 개발한 새로운 레시피 조리 시연이 펼쳐졌다. 목포 9미(味)를 필두로 한 고유의 음식에 현대적인 감각으로 만든 새로운 메뉴가 더해지면서 목포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날 식사로 나온 홍어, 민어, 우럭, 젓갈 등 목포에서 올라간 식재료로 만든 다양한 음식들이 함께 제공돼 목포의 맛을 체험할 기회를 선사해 참석자들의 입맛을 돋우었다. 선포식을 시작으로 목포시는 음식특화거리 조성,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단품메뉴와 미슐랭셰프 레시피를 활용한 청년창업 지원, 으뜸맛집 경영 컨설팅, 음식관광코스 개발 및 상품화, 식당 위생물품 제작 및 보급 등의 다양한 사업을 통해 맛의 도시의 위상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선포식에서는 목포시가 맛의 도시 목포 조성의 핵심 사업으로 3차례의 심사를 거쳐 선정한 ‘으뜸맛집’ 100곳을 발표했다.
2019.04.12 I 강신우 기자
티브로드, 지역채널을 유튜브와 연동..전용 프로그램 제작
  • 티브로드, 지역채널을 유튜브와 연동..전용 프로그램 제작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티브로드 수원방송 행복충전 무지개쇼(왼쪽부터 순서대로 정채철 초대손님 고정MC 강현순 초대손님 유진표)태광그룹 계열 케이블TV방송사 티브로드(대표 강신웅)가 3월 25일 지역채널을 새롭게 개편한다.지역민 참여 기반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시청자들과 실시간 양방향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 페이스북에 이어 프로그램을 유튜브에 연동, 실시간 스트리밍을 진행한다.티브로드 중부방송은 천안과 아산 지역의 맛집과 볼거리 등 다양한 아이템을 직접 소개하는 체험형 프로그램 ‘어여와 중부는 처음이쥬’를 3월 29일 낮12시 ‘티브로드 중부방송’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첫 방영한다. 티브로드 수원방송은 ‘노래교실 퀸’ 강현순(MC 겸 가수)과 함께 초대가수의 노래를 배우는 ‘행복충전 무지개쇼’를 유튜브형 콘텐츠로 탈바꿈시켰다. 티브로드 전주방송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노래 실력을 선보이는 프로그램 ‘신났송’을, 티브로드 부산방송은 ‘신태성주희의 즐거운 노래교실’을 지역채널과 유튜브채널 양쪽으로 편성한다. 티브로드 기남방송은 동네 주부를 대상으로 유튜브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양성하는 프로그램 ‘줌튜버LIVE’를, 티브로드 부산방송은 유튜브 전용 콘텐츠로 부산에 거주하는 케냐인의 동네 탐방을 통해 문화의 차이를 보여주는 ‘흑형무사’를 신규 제작한다.구인·구직자를 연결해주고 지역 경제 활성화와 청년 실업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공익적인 프로그램도 대폭 강화했다. 티브로드 서울방송에 이어 세종방송도 지역 맞춤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 ‘내일을 잡아라’를, 티브로드 수원방송은 청년구직자들의 고충을 들여다보는 ‘최종면접’을 신규 편성했다. 지역의 실시간 이슈를 심층 분석하는 프로그램과 다큐프로그램도 신규 편성한다. 티브로드 대구방송은 ‘시사토크 250感(감)’을 29일 오전 8시 새롭게 제작, 방송한다. 티브로드 서울방송도 우리 동네에서 발생한 사건사고와 이슈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전통 시사물 ‘화끈한 시사토크’를 선보여 지역 내 고질적인 민생현안에 대해 상반된 견해를 가진 전문 패널들의 팽팽한 입담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개편과 함께 ‘티브로드 뉴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는 지역채널 뉴스에서 모두 담아내지 못한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낸 ‘B컷 뉴스 영상’과 지역의 핫 한 이슈를 총 망라한 ‘인터렉티브 티브로드 HOT 이슈 영상’이 별도로 제작돼 공개된다. 티브로드 송재혁 보도제작국장은 “방송시청환경의 다변화 시대에도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각 프로그램의 다변화를 꾀했고, 시청층을 넓히기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 지역 맞춤형 컨텐츠를 통해 보다 유익하고 공익적인 지역채널을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티브로드의 신규 프로그램은 티브로드 지역채널 홈페이지와 앱, 티브로드 디지털케이블TV VOD, 유튜브 ‘티브로드 뉴스’, ‘티브로드 엔터테인먼트’ 채널 등에서 무료 시청할 수 있다.
2019.03.22 I 김현아 기자
  • 건전한 회식문화를 찾습니다
  • (사진=성남시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회식. 구성원 간 친목을 강화하거나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누구는 오늘, 누구는 내일 회식을 하는 게 직장인의 일상이다. 하지만 술을 권하는 분위기나 예고 없이 진행되는 점, 퇴근 후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없다는 점 등은 많은 이들이 회식이란 단어만 들어도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있다.어느새 기피의 대상이 돼버린 회식문화를 바꾸려는 다양한 노력들은 전부터 있어왔다. 112(1종류의 술, 1차까지, 2시간 이내로 끝내기), 119(1종류의 술, 1차까지, 9시까지 끝내기)처럼 회식 시간이나 술 종류를 미리 정하자는 절주 캠페인도 있고, 맛집 탐방이나 문화 공연 관람 등으로 ‘회식=술’이라는 개념 자체를 바꾸려는 다양한 노력도 있다. 바뀔 듯 바뀌지 않는 회식문화를 놓고 오늘도 누군가는 ‘어떻게 회식을 바꿀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회식 문화에 대한 이런 고민을 이벤트와 결합시켜 하나의 움직임으로 만드는 공모전이 있다. 바로 성남시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에서 매년 실시하는 ‘건전한 회식문화만들기 사례공모전’이다. (사진=성남시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감사카드 전달하는 '감사 회식' 등 음주 회식 대체한 실제 사례 공모식사를 하면서 미리 작성한 감사카드를 전달하고 감사왕을 뽑는 ‘감사 회식’, 휴식 시간에 다과를 먹으며 재능나눔으로 진행되는 바리스타 강의, 사진 강의를 듣는 ‘재능나눔 회식’. 이런 회식이 정말 가능할까 싶지만 모두 2018년 5회 ‘건전한 회식문화만들기 사례공모전’에서 수상한 실제 사례들이다. 직급에 상관없이 ‘금주/절주 카드’를 사용하여 음주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절주 회식’, 도서관에서 서로 책을 추천해주는 ‘독서 회식’ 등의 이색 회식 사례도 눈에 띈다.올해로 6회째를 맞는 건전한 회식문화만들기 사례공모전은 과음/폭음회식을 지양하고 워라밸이 있는 삶을 만든다는 목적으로 매년 진행되고 있다. 작년에 진행된 5회 공모전에는 성남시 소재 기업, 관공서, 학교 등에서 33개 팀(500명 이상)이 신청, 총 72회의 건전회식을 실행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건전회식은 문화, 식사, 운동, 취미개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중 우수회식사례로 선정된 8개의 팀은 총 350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사진=성남시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공모전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131명, 복수응답)에서는 공모전 참여 후 회식이 다양해졌다는 답변(74%)이 많았다. 바뀐 회식의 종류로는 점심, 휴식시간, 퇴근 1시간 전을 활용해서 간식, 식사, 다과 등을 나누는 식사 회식(67.2%)이 가장 많았다. 또 공모전 참여 후에 절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음주 위주의 회식이 줄어들었다는 답변(48%), 1차 후 귀가를 권하는 등의 건전회식에 대한 회사의 방침이 생겼다는 답변(13%)도 있었다.실제로 참여자들은 ‘음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회식이 다소 벅차게 느껴질 수 있는 직원들에게 좀 더 마음의 짐을 덜어줌으로써 회식에 참여하는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회식=술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술 말고도 즐거운 활동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등 긍정적인 소감을 밝혔다.'회식=술'이란 인식 바꾸기 위한 지속적 노력 중요공모전을 주최하는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의 담당자는 “알코올 중독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단순히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지 말라고만 하는 게 아니라 음주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활동을 시도하도록 하는 것”이 공모전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회식=술’이라는 사람들의 인식과 그에 기반한 조직 문화가 음주 중심의 회식 문화를 바꾸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모전은 건전한 회식문화를 조성하는 데 매개체 역할만 할 뿐 나머지는 참여자들의 지속적인 노력에 달렸다”고 전하며 공모전 이후 참여자의 역할이 더 중요함을 강조했다. (사진=성남시 중독관리 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회식=술’이란 편견을 바꾸기 위해 올해 시행되는 6회 건전한 회식문화만들기 사례공모전은 ‘회식에 술을 빼다! 아이디어를 더하다!’라는 표어로 공모를 진행한다. 공모전 신청은 이번 3월 18일부터 4월 30일까지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가능하고, 신청 가능한 대상은 성남시 내 기관, 사업체, 대학, 동호회 등에 소속된 단체이다. 우수 사례로 선정된 15개 팀에게는 30만원의 외식 및 문화상품권이 상금으로 주어질 예정이다./스냅타임
2019.03.18 I 공태영 기자
 바다전망이 아름다운 가족경영 강릉 카페 `브라질`
  • [심보배의 로스팅 탐방기] 바다전망이 아름다운 가족경영 강릉 카페 `브라질`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국내 로스팅 카페 탐방 7번째 장소는 강릉 브라질 카페다. 커피 소비 공화국인 우리나라는 1999년 미국 스타벅스가 국내 1호점을 내면서 급격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1년에 한 사람이 소비하는 커피는 500잔 이상이다. 2005년부터 직접 커피를 로스팅 하는 로스터리 카페가 늘어나면서 커피 문화는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이면 복잡한 일상도 잠시 잃게 된다. 브라질 카페의 감미로운 클래식 음악과 부드러운 커피는 엄마의 품처럼 포근하고 평온해진다. 해변을 걷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은 차가운 겨울 바다도 카페에서는 아름답기만 한 풍경이다. 2007년부터 조용한 영진해변 카페로 10년 이상 변함없이 맛있는 커피를 내리고 있는 카페지기 엄우성 대표의 특별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커피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첫 직장 생활을 강원도에서 시작했다. IMF로 선배들이 강제로 정리 해고되는 시기였다. 회사는 경영위기라는 이름 아래 정리 해고를 자행했다. 사회 초년생인 나에게도 닥치겠다는 불길한 예감을 감출 수 없었다. 정든 사람들이 떠나고 남아 있는 사람들도 몇 년 후의 앞날을 기약할 수 없게 되었다. 다가올 불확실한 미래를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수만 없어 퇴근 후 새로운 직업을 찾기 위해 강연도 듣고, 목공도 배우며 바쁜 직장인으로 살았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결정한 것이 커피였다.직생활을 하면서 공부를 겸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업무상 주말에도 나가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직장 동료들과의 친목도 필요한 시기여서 많은 갈등이 있었다. 휴일이면 서울을 오가며 커피 수업을 듣고, 유명하다는 분들아 찾아다니며 커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며 배우게 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커피에 대해 궁금한 것도 많아졌고, 형용할 수 없는 묘한 커피 맛에 매료되었다.그 무렵 또다시 회사는 2번째 정리 해고를 단행했고, 퇴직금 중간 정산이 가능해졌다. 고심 끝에 퇴직금과 대출을 받아 지금의 이 자리를 매입하게 되었다. 해변 길 옆이라 바다전망은 물론 바다를 보러 온 사람도 많아 카페 자리로도 적합했다. 30년 이상 된 오래된 주택을 매입하면서 단층 건물을 개보수해 2007년 3월 쏠메이트 카페를 오픈해 아내가 먼저 운영하기 시작했다.바닷가 주변에는 몇몇 횟집과 시골집만 있었고 카페도 없었다. 해변 주위에 자판기 커피만 있는 시기라 원두커피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 기기 위해 여름철 한시적으로 생맥주를 팔기도 했다. 커피와 맥주를 한곳에서 팔다 보니 카페 이미지도 안 좋아지고, 처음 생각했던 방향으로 흐르지 않았다. 그 후 카페 분위기에 어울리는 실내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카페에 더욱 매진했다.회사를 다니며 퇴근 이후, 휴일이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커피 공부도 열심히 했다. 회사는 3번째 정리해고를 반복했고 나는 진급을 하면서 퇴직을 권하는 사람이 되었다. 예견한 일이 현실로 다가오니 회사를 다니는 일이 힘들어졌다. 그 이후 기존에 사용한 카페 상호를 브라질로 변경했고, 2013년 9월 단층 건물을 허물고 2층 건물로 전면 새로 단장했다. 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까지 카페를 운영 중이다.카페 슬로건이 있다면?IMF를 통해 제2의 인생 커피를 시작하며, 국내는 물론 일본을 오가며 배움의 깊이도 다져졌다. 커피는 어떤 마음으로 내릴 것인가? 일본 장인들이 말하기를 “커피는 마음으로 내려 마음으로 전한다.”라고 했다. 나 역시 커피를 알아갈수록 그 말에 공감이 되었고, 카페 슬로건이 되었다. 카페를 찾는 사람들의 소소한 행복을 바라는 마음은 지금도 앞으로도 맛있는 커피로 전할 것이다. 브라질 커피만의 차별화는 무엇인가?해돋이를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바다 전망 카페라는 점이다. 좋은 원두로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직화 방식 로스팅을 고집한다. 디저트 또한 가족의 건강을 생각하듯 머무는 사람들의 건강까지 고려해 좋은 원재료를 사용해 직접 만든다. 가족 모두가 함께 카페를 운영하기 때문에 가족적이고 따뜻한 카페를 만들고자 한다. 커피가 맛있는 바다전망 강릉 카페, 커피가 맛있는 곳으로 기억하며, 대를 이어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카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브라질 카페에는 다양한 세계 커피를 맛볼 수 있게 13가지 원두를 사용한다. 원산지의 맛 그대로를 느끼고 싶다면 핸드 드립을 추천한다. 매일 먹는 커피도 좋지만 다양한 커피 맛에 도전해 보는 것도 권하고 싶다. 직화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 직화 방식 로스팅은 예열 시간이 짧고 저온 로스팅과 고온 로스팅 모두 가능해 산지별 커피의 맛과 향을 독특하게 표현할 수 있다. 드럼 겉면에 일정한 크기의 구멍이 뚫려있어 드럼 밑에 있는 버너의 열량이 직접 전달된다. 드럼 내부의 열량 조절이 어렵고 규닝한 로스팅이 어렵지만 숙련된 사람이 사용한다면 차별화를 맛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카페 창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다양한 커피 분야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체계화했다면 카페 창업을 추천한다. 커피에 대한 지식과 실전 경험이 5년 이상이 되면 창업을 하더라도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2~3년 차 경력으로 창업을 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카페를 시작할 때 장사가 안될 수 있는 1년이라는 시간을 버틸 수 있을 때 시작해도 늦지 않다. 처음부터 올인 할 것이 아니라 롱런할 수 있는 자신만의 전략과 노하우를 겸비해야만 향후 10년 이상을 지속할 힘이 생긴다. 쉽게 시작하지 말고, 처음부터 올인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커피도 커피 명인마다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 다양한 공부와 실습을 해 나만의 커피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에서는 카페가 7년이 되어야만 비로소 카페로 인정해 줄 정도라 한다. 카페 창업은 어쩜 쉬울 수 있으나 가장 실패할 확률도 높다는 점을 꼭 명심하자. 나만의 힐링 장소가 있다면?카페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휴휴암이다. 온갖 번민을 내려놓고 쉬고, 또 쉬어가라는 휴휴암. 이름 자체로도 위안이 되는 곳이다. 1997년 묘적전이라는 법당 하나로 창건된 곳으로 99년 바닷가에서 누운 부처 형상의 바위가 발견되면서 동해의 명소가 되었다. 100평 남짓한 너럭바위인 ‘연화대’는 해수관음 와불상이 자리 잡고 있다. 휴휴암은 타종을 하며 소원을 비는 것으로 유명해 낙산사와 또 다른 지혜 관세음보살을 볼 수 있다. 이곳에 오면 마음도 한결 편안해지고, 일상의 번뇌도 내려놓을 수 있어 좋다.향후 계획이 있다면?IMF를 겪으며 커피를 배우고, 카페를 운영하며 느꼈던 많은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창업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좋아하는 커피를 즐기며 운영할 수 있는 카페인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전통 있는 일본의 커피문화처럼 우리나라에도 다음 세대들이 이어갈 만한 카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싶다. 지금처럼 가족이 함께 운영하며 삶이 되는 가족 창업의 노하우도 전수할 계획이다. 카페 창업은 오묘한 커피 맛처럼 다양한 경험과 커피 문화의 변화, 실내 인테리어까지 평소 꾸준한 관심과 노력을 요구한다.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카페, 그의 감성이 묻어나는 곳이라면 그 어떤 트렌드보다 확실한 차별화로 완성할 수 있다. 브라질 카페는 가족의 행복뿐 아니라 카페를 찾는 사람에게도 일상의 행복을 공유한다. 엄우성 대표가 좋아하는 탄자니아 커피는 레몬처럼 신맛과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큰 욕심 없이 즐기며 커피인으로 살아가는 그의 인생은 과감한 선택과 집중의 연속이 만들어낸 결과라 볼 수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선택과 집중은 꼭 필요한 삶의 지표다. 모두가 불안해했던 IMF 시대를 슬기롭게 극복해 커피인으로 살고 있는 그를 보면서 다시 깨닫게 된다. 늘 우리 곁에는 희망이 존재한다는 것을.즐기며 롱런 할 수 있는 나만의 길, 지금 우리가 고민해봐야 할 시기인 것 같다.
2019.02.27 I 심보배 기자
"금전적인 지원 無"…뚝섬 경양식집 사장, '생생정보' 의혹 해명
  • "금전적인 지원 無"…뚝섬 경양식집 사장, '생생정보' 의혹 해명
  • (사진=‘뚝경TV’ 캡쳐)[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골목식당’ 뚝섬 경양식집 사장이 ‘생생정보’ 의혹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 뚝섬 편에 출연했던 경양식집 사장 A씨는 18일 유튜브 채널 ‘뚝경 TV’를 통해 지난해 방송된 KBS2 ‘생생정보’에 자신의 가게가 맛집으로 소개된 것을 직접 언급하며 “금전적인 지원은 없었다”고 말했다.A씨가 운영하는 경양식집은 ‘생생정보’에 뚝섬 맛집으로 소개된 바 있다. A씨는 자신만의 노하우라며 돈까스 등의 레시피를 소개했고, 식당에 방문한 손님들은 “된장국이 와인잔에 담겨 우아해 보였다” “맛의 혁명이다”라며 경양식집에 극찬을 보냈다.하지만 불과 1년 후 경양식집은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으며 수준 이하라는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다. 때문에 ‘생생정보’에서 뚝섬 경양식당을 가짜 맛집으로 소개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사진=SBS ‘골목식당’)A씨는 이날 “‘생생정보’ 출연과 관련해 악성 루머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첫 번째는 ‘돈을 지불하고 출연한 가짜 맛집’이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출연 사실을 숨기고 골목식당에 출연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루머를 바탕으로 ‘생생정보는 거짓방송’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A씨는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생생정보’에 어떠한 금전적인 지원도 하지 않았다. 악성루머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당시 ‘대동맛지도’ 코너에 출연했는데 KBS 제작진이 직접 성수동을 탐방한 후 여러 곳의 후보지 중 우리 가게가 선정하면서 섭외됐다. ‘골목식당’ 뚝섬 편이 종료되는 시점에 ‘생생정보’ 제작진이 저를 찾아왔다. 내부적으로 검토가 진행 중이며 어떤 금전적 거래도 없었다는 확인 동의서를 받아갔다. 악성 루머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몇몇 고소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마지막으로 A씨는 “‘골목식당’ 제작진은 (‘생생정보’ 출연을) 알고 있었다. ‘골목식당’ 촬영이 확정되기 전 생생정보 내용을 검토했고 무리가 없다고 판단해 방송을 진행했다”며 “‘생생정보’ 논란이 발생했을 당시 제작진은 왜 함구하고 있었을까. 일반인 출연자를 보호한다던 그들의 입장과는 너무 다른 행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2019.02.18 I 김민정 기자
유시민, '강동모임' 참여...타의적 차기 대권주자와 시국 걱정?
  • 유시민, '강동모임' 참여...타의적 차기 대권주자와 시국 걱정?
  •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강동모임’에 함께 했다.가수 이승환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강동모임 with 유시민 작가님. 지혜와 우정의 성찬에 해학과 풍자가 곁들어지니 이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사진에는 ‘강동모임’ 멤버 만화가 강풀, 이승환, 주진우 시사인 기자, 영화감독 류승완, 방송인 김제동과 나란히 앉아 있는 유 이사장의 모습이 담겼다.‘강동모임’에 참여한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사진=이승환 페이스북)지난 2017년 11월 tvN ‘인생술집’에 출연한 이승환과 주진우 기자는 ‘강동모임’에 대해 “강동 맛집 탐방 모임인데 모여서 시국 이야기만 한다”며 “여성계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그 얘기는 5분만 하고 주로 시국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주 기자는 ‘강동모임’ 멤버들이 시국 걱정에 사로잡힌 이유가 “외면할 수 없어서, 포기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젊고 정치를 모른다는 이유로 권력이 그들을 억압하는 건 잘못됐다.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는 게 제 일”이라며 “잘못된 걸 보았기에 외면할 수 없어서 계속 외칠 뿐이다. 큰 기자 정신이나 신념 같은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유 이사장은 지난 2016년 10월 이승환 공연 ‘차카게살자-언중유곡’(言中有曲)에 주 기자, 강풀 등과 함께 출연한 바 있다.자신은 계속 거부하고 있지만 최근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유 이사장과 시국을 걱정하는 ‘강동모임’의 만남에 누리꾼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댓글에는 “절대로 현실 정치에는 복귀하지 마세요. 지금 그대로의 모습이 좋습니다”, “이 멤버 이대로 ‘알릴레오’ 번외편 촬영했으면…”,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 궁금하다”는 등의 내용이 보였다.
2019.02.08 I 박지혜 기자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경주 '성동시장'
  • ['설'에 가면 좋은 곳①]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경주 '성동시장'
  • 경주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성동시장’[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천 년 고도 경주에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시장이 있다. 경주를 대표하는 성동시장이다. 경주역에서 건널목을 건너면 바로 시장이라, 경주 시민은 물론 여행객도 많이 찾는다.원래 성동시장은 지금 시내 중심가에 자리한 명동의류공판장 자리에 있었다. 규모도 약 1300㎡(400평)로 작았다. 의류나 공구, 간단한 먹거리 등 저렴한 물건만 팔아서 염매 시장으로 불렸다. 염매는 ‘염가 판매’의 줄임말이다.성동시장이 지금의 자리로 옮긴 때는 1971년이다. 당시 3300㎡(1000평) 규모로 큰 시장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경주시가 점점 커지면서 시장도 함께 성장했다. 지금은 약 1만 3200㎡(4000평)에 달하는 경주 최고의 시장으로 꼽힌다. 성동시장 상인회 신우현 회장에 따르면, 먹자골목과 생선 골목, 폐백 음식 골목, 채소 골목, 의류 골목 등에 600여 개 상점이 입점했고, 상인도 8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신 회장은 “경주뿐만 아니라 언양, 울산 사람도 찾는 시장”이라고 덧붙인다.경주 성동시장 ‘먹자골목’시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떡집 골목이 보인다. 인절미, 송편, 수수팥떡, 절편 등 갓 만든 떡이 쌓였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성동시장 둠배기떡집 골목을 지나면 생선 골목이다. 어물전마다 조기, 갈치, 고등어, 문어, 오징어 등 동해안에서 잡히는 각종 어류가 진열되었다. 이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문어다. 어물전 입구에 커다란 문어 여러 마리를 길게 걸어놓은 풍경도 성동시장의 볼거리다. 유교 전통이 강한 경북 지역에서는 집안 대소사나 제사 등 큰 행사 때 문어가 빠지지 않는다. 문어 이름에 ‘글월문(文)’ 자가 들어가 선비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문어의 먹물로 먹을 대신하기도 했다. 문어 다리를 반 잘라 꼬치에 가지런히 꿴 뒤 소고기, 상어 고기 등과 함께 상에 올린다. 참치처럼 보이는 생선 토막은 소금에 절여 숙성시킨 상어 고기다. 경주를 비롯해 안동, 영주, 영천, 봉화, 청송 등 경북 지역에서는 ‘돔배기’ ‘돔배 고기’ 등으로 부른다. 상어 고기를 ‘돔박돔박’ 썰어 돔배기가 됐다는 말이 있고, 돔발상어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전라도 제사상에 홍어가 빠지지 않듯, 경상도 제사상에는 돔배기가 빠지지 않는다. “요걸 꼬치에 꿰서 묵으면 억수로 맛있는 기라. 굽거나 찌서(쪄서) 초장에 찍어 묵어도 맛있고.” 주인아주머니가 방금 소금을 뿌린 돔배기 하나 건네며 하는 말이다. 돔배기는 검붉은 색이 도는 귀상어와 흰색을 띄는 청상아리가 많이 팔리는데, 귀상어가 약간 비싸고 맛도 좋단다.시장 구경에서 제일 재미있는 건 역시 먹자골목 탐방 아닐까. 성동시장 먹자골목의 명성은 여느 전통시장에 뒤지지 않는다. 좁은 골목 양쪽으로 순대며 튀김, 어묵, 떡볶이, 김밥을 파는 조그만 가게가 늘어섰다.성동시장 우엉김밥성동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먹거리는 우엉김밥이다. 간장과 물엿을 넣고 조린 우엉이 들어가, 부드럽고 달짝지근한 맛에 자꾸 손이 간다.순대도 유명하다. ‘서울찹쌀순대’를 비롯해 네 곳에서 모두 순대를 직접 만들어 판다. 찜통에 수북이 쌓여 모락모락 김이 나는 순대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게 유혹한다. 값도 싸다. 찹쌀순대는 이름 그대로 찹쌀을 넣어 쫄깃하고, 매운 순대는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은근히 중독성 있다. 커다란 접시에 푸짐하게 담긴 순대가 이곳 인심을 보여준다.초밥을 파는 식당도 있다. 일식집 주방 경력 10년이 넘는 요리사가 싱싱한 활어를 바로 잡아서 초밥을 만든다. 생선을 잡는 시간만큼 기다려야 하지만, 그 맛은 여느 일식집에 뒤지지 않는다.성동시장에서는 싱싱한 활어회도 뜰 수 있다.뷔페 골목은 성동시장 먹자골목을 대표하는 명소다. 경주 사람들은 이곳을 ‘합동식당’이라고 부른다. 6㎡(2평)도 안 되는 식당 10여 곳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기다란 테이블에는 20가지가 넘는 반찬이 수북하게 쌓였다. 콩나물무침, 두부조림, 버섯볶음, 오이무침, 멸치볶음, 동그랑땡, 달걀말이, 불고기 등 먹음직스러운 반찬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게다가 무한 리필이다. 접시에 먹고 싶은 반찬을 담으면 주인아주머니가 따뜻한 밥과 국을 내준다. “30년 전에 밥값이 700원이었거든. 그때 밥 묵으러 오던 총각이 인자(이제) 마누라하고 아들(애들) 손잡고 온다 아이가. 엄마 손잡고 오던 꼬맹이가 남편 손잡고 오기도 하고.” 주인아주머니는 “먼 길 갈 낀데 더 묵고 가라”며 밥을 한 공기 더 내준다.
2019.02.05 I 강경록 기자
 서울 속 동네시장 나들이 어때요
  • [설레는여행②] 서울 속 동네시장 나들이 어때요
  • 금남시장 거리 모습[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시장만큼 지역민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공간이 또 있을까. 예부터 지금까지, 지역에서 나는 토종의 먹거리며 재화부터 온갖 소문과 정보까지, 시장에는 한 동네의 회로애락이 다 모인다. 거래와 교환 뿐 아니라, 만남과 소통이 이루어지는 공간. 여행자들이 지역만의 맛과 매력을 경험하기 위해 전통시장을 찾는 이유다. 편리와 효용으로 무장한 대형마트 등에 밀려 쇠락해 왔지만, 저마다의 풍경과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는 동네 시장과 그 안의 ‘맛집’들이 젊은 세대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새로이 사람들을 모으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림중앙시장 전경◇영등포구 대림중앙시장= 대림중앙시장은 영화 ‘범죄도시’의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서울 속 차이나타운으로 많이 알려졌다. 영화에서는 사건사고가 많은 공간으로 묘사되었지만, 대림중앙시장의 분위기는 밝고 활기차다. 인근 구로공단에서 일하는 중국인 노동자들이 대림동 일대에 몰려 살면서 자연스레 중국거리가 형성되었다. 대림역에서 중앙시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한글보다 중국어나 한자로 적힌 간판이 더 많이 보인다. 좌판에 펼쳐진 중국식 만두와 소시지, 연변 순대 등 다양한 중국음식들이 이색적이다. 오가는 이들의 언어마저도 중국어가 더 많이 들리는 터라 마치 중국으로 여행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중국 음식을 하나씩 맛보며 먹거리 탐방을 하는 것만으로도 짧은 여행을 하듯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시장이다. 대림중앙시장 먹거리들시장 인의 문래예술촌도 함께 가보면 좋은 곳이다. 문래역 7번 출구로 나와 걷다 보면 철공소에서 쓰던 기계나 부품들로 만들어진 독특한 조형물을 만나게 된다. 문래 창작촌, 또는 예술촌으로 불리는 곳이다. 2000년대 초·중반부터 대학로와 홍대 일대의 비싼 임대료를 피해 철공소가 밀집한 문래동으로 이주해 온 예술가들이 형성한 자생적 예술가 마을로 서울시 도시재생사업 지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골목에 낡은 철공소와 예술가들의 공방 그리고 트렌디한 카페와 음식점들이 섞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남성사계시장 모습△동작구 남성사계시장= 남성시장은 아파트 단지와 지하철역 사이에 위치해 평일에도 찾는 사람이 많은 활기찬 시장이다. 2016년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의 테마로 시장을 브랜딩하면서 지금의 남성사계시장으로 재탄생 했다. 봄 구역은 시장의 시작점으로 공산품 위주의 상품을 판매한다. 여름 구역은 전통시장의 역사를 잇는 길로 과일, 채소, 정육 등 식료품을 파는 점포가 늘어서 있다. 가을 구역은 아파트 단지로 가는 길목에 자리하여 간편한 먹거리들이 눈에 띄고, 겨울 구역은 차가운 바람 부는 날에도 즉석해서 끓여내는 뜨끈한 육수를 맛볼 수 있는 먹자골목이다. 남성사계시장 사색 인절미남성사계시장에는 이른바 ‘인스타 성지’로 통하는 명물 떡집이 두 군데 있는데, 팥 앙금과 버터를 이용해 달콤한 맛을 내는 백설기, ‘앙버떡’으로 유명한 정애맛담(민속떡집)과 고운 빛깔을 내면서도 인절미 특유의 쫀득한 식감에 부드러움을 더한 ‘사색 인절미’를 만드는 몰랑이수(떡사랑)이다. 특이하면서도 맛좋은 메뉴 덕에 남녀노소 즐겨 찾는다. 명절 가족모임을 위한 특별한 떡을 찾고 있다면 추천할 만하다. 남성사계시장 인근의 국립서울현충원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순국한 이들이 안장된 국립묘지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묘역도 자리하고 있다.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차분하게 산책하기에도 좋다. 봄이면 수양벚꽃이 만발하여 풍경이 특히 아름답다. 서대문구 영천시장 입구◇서대문구 영천시장= 영천시장은 안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냇가 위에 지어진 시장이다. 안산의 약수가 질병을 낫게 하는 약효가 있다고 하여 신령한 물이 흐르는 샘이라는 뜻으로 영천이라는 지명을 얻게 되었다. 영천시장은 과일부터 해산물까지 다양한 식자재를 판매할 뿐 아니라 문구점, 헌책방까지 시장 내에 함께 어우러져 있어 그야말로 없는 것이 없는 시장이다. 전통시장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동시에 꽈배기며 떡볶이, 튀김 등 특유의 먹거리로 SNS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층에도 인기가 높은 동네시장계의 ‘핫플’이다. 영천시장 명물 ‘꽈배기’특히 저렴한 가격에 양과 맛을 모두 사로잡는 꽈배기는 영천시장의 명물. 저녁때 가면 다 팔리고 없기 일쑤다. 수산시장에서나 볼법한 킹크랩과 랍스타를 판매하는 점포도 있다. 해산물 좋아하는 손님들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인기가 있어 시장의 이색 점포로 자리했다. 멀리 수산시장까지 가지 않아도 될 만큼 맛과 신선도가 보장된다니, 영천시장이 인근이라면 이번 설 특별 메뉴로 킹크랩을 쪄내는 것도 색다르겠다. 서대문구에서 가볼만한 곳으로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있다. 일제강점기 독립투사들을 투옥하기 위해 만들었던 서대문형무소를 활용해 1998년 11월 역사교육의 장으로 개관했다. 서대문독립공원 내에 있으며 3·1운동 직후 유관순 열사가 투옥되어 숨을 거둔 지하 옥사와 감시탑, 고문실, 역사전시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방, 감옥, 사형장 등을 실감 나게 재현해 놓아 아이들의 역사체험코스로도 추천할 만하다. 연서시장 전경◇은평구 연서시장= 연서시장은 은평구에 있는 크고 작은 여러 군데 전통시장 중 가장 활발한 시장이다. 연신내역 바로 앞에 위치하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물론 북한산을 오고가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미로처럼 형성되어 있는 시장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물건이며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골목길들을 연결하는 중앙의 먹자골목에는 생선이나 홍어회, 족발 등 고기류를 비롯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잔치국수며 김밥 등을 파는 가게들이 모여 있어 시장을 돌다 허기를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다. 풍성한 먹거리로 유명한 광장시장 일부를 연서시장으로 옮겨온 것 같은 풍경이다. 연서시장 먹자골목명절 시즌에 가장 붐비는 점포는 단연 떡집이다. 장수떡집에서는 현미가래떡과 귀리현미가래떡을 만들어 파는데 귀리와 현미를 넣은 떡이라니 떡국을 끓여도 보다 건강한 맛이 날 것만 같다. 인근의 은평한옥마을은 북한산 자락에 자리한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마을이다. 전통 한옥과 현대 주택의 장점을 혼합하여 만든 최신식 한옥을 구경할 수 있다. 북한산의 봉우리 아래 포근하게 자리하고 있는 한옥 마을의 모습 자체도 아름답지만 역사박물관, 문학관, 한옥 카페 등이 있어 마을의 정취를 느끼며 나들이를 즐기기에도 좋다. 성동구 금남시장 입구◇성동구 금남시장= 금남시장은 한국전쟁 이전부터 금호동에 터를 잡아 지금까지 이어져 온 시장이다. 도로를 따라 길게 점포들이 늘어섰고, 늘어선 점포 사이의 골목을 따라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금호동 일대가 재개발되어 전반적으로 많이 변했지만, 금남시장과 그 주변 풍경은 여전히 90년대 중후반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 어린 시절 장 보러 가는 엄마 손을 잡고 따라 나섰던 추억이 떠오르는 친근하고 따뜻한 풍경의 동네시장이다. 왕족발에 순댓국, 즉석 핫바 등 전통시장답게 역시 다양한 먹거리들을 만날 수 있다. 떡집으로는 지장수를 이용해 떡을 만드는 백미당이 유명하다. 황토에 구덩이를 파 물을 붓고 기다린 후 입자들이 가라앉으면 위에 뜬 물만 건져내는 것을 지장수라 하는데 동의보감에 실려 있을 정도로 해독작용에 좋다고 전해진다. 성동구의 대표산은 응봉산이다. 서울에서 가장 먼저 개나리를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응봉산이다. 작은 바위산이지만 봄이면 산 전체를 노랗게 뒤덮은 개나리가 장관이다.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있어 해발 94m의 낮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에서 보는 풍경이 그만이다. 성수대교와 동호대교 일대의 한강 풍경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망을 자랑한다.
2019.02.03 I 강경록 기자
 등대지기 시골카페 가치 있는 성공스토리
  • [심보배의 로스팅 탐방기] 등대지기 시골카페 가치 있는 성공스토리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평창송어축제로 북적이는 평창 오대천에 위치한 유럽풍 저택 ‘엘림커피’ 전문점을 다녀왔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좋은 원두를 만났을 때 희열을 느낀다는 커피 장인 평창 ‘엘림커피’ 김대래 대표의 말처럼 나 또한 커피 탐방을 하면서 커피 맛과 진솔한 사람들을 알아가는 즐거움에 빠져 있다. 모든 생명체는 정체되지 않고 꿈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한 길을 가더라도 그 안에서 새로움을 찾고 발전시키며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도전하는 것만큼 귀한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오늘이다. 커피 이외에 특별한 취미가 없는 그에게 평창의 자연은 벗이자 휴식의 공간이다. 카페 마감 밤 10시, 자전거를 타며 유일한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는 푸근하고 정 많은 사람, 어둠이 내린 시골길을 따라 월정사까지 달리며 수없이 반짝이는 별빛을 마주하는 사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빛을 내며 오늘 하루에 감사할 줄 아는 감성 바리스타 ‘김대래’ 대표의 시골카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엘림커피 김대래 대표는 2013년 강원도에서 최초로 유럽 바리스타 및 로스트 심사관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국제바리스타 (AST=Athorised Specialty coffee Trainer) 심사관으로 활동 중이며, 아시아 스페셜티 커피협회 심사관, 골든 커피 어워드 입상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였다. 평창 엘림 커피는 개인카페로 본관과 신관, 교육장, 로스팅 공간으로 체계적인 시스템과 규모를 갖추고 있다. 스페셜 커피는 물론 다양한 커피를 갖춰 커피 전문가들도 즐겨 찾는 평창을 대표하는 커피 전문점으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커피 이외에도 건강한 천연효모 발효 빵을 제공한다. 커피를 시작하게 된 계기?커피를 좋아해 맛있는 카페를 찾아다니며 지금의 아내와 함께 데이트를 즐겼다. 그 당시 용인에서 컴퓨터 분야 일을 했는데 그만두고 카페 창업을 결심했다. 둘은 바다가 잘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예쁜 카페를 시작하고 싶었다. 동해안 일대를 다니며 카페 자리를 알아보았다. 수많은 답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이 양양 낙산사였다. 2003년에 테이크 아웃 카페를 오픈했다.그 시기 서울에는 커피 문화가 있었지만, 주변에는 원두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는 거의 없었다. 커피 믹스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원두커피를 판매하는 것은 낯선 도전이었지만, 결과는 좋았다. 점차 입소문이 나 카페도 잘 되었다. 생소한 카푸치노, 커피 모카를 선보이며 메뉴 개발에 집중해 다양한 커피 맛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후 여행자들에게도 알려져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러다 낙산사 화재로 관광객들이 뜸해지고 손님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과감한 결단이 필요했다. 화재 후 낙산사 카페를 정리하고, 커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창고에서 원두와 로스팅 공부를 하며 제2의 커피 인생에 도전하게 되었다.그때 바리스타 자격증이 처음 생겼지만, 자격증보다는 실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몸으로 부딪치며 커피를 파고들었다. 원두를 시작으로 커피 기계를 만들어 보고, 다양한 로스팅 방법을 시도하며 신기하고 오묘한 커피 맛에 힘든 시간도 성취감으로 해소되었다. 이후 지금의 엘림 커피를 평창에 오픈하게 되었다.평창에서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평창은 고향이다.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고, 오랜 시간 동안 좋아하는 카페를 운영하기에 이곳만 한 곳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 자리를 매입하면서 카페를 오픈하고 알려지기까지 힘든 시기도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얼마나 커피를 좋아하는지. 사람은 가장 극한 상황이 닥쳤을 때 비로소 자신의 내면을 알 수 있다는 것을. 손님이 없는 날에는 커피 공부를 더욱 열심히 했다. 이런 노력은 커피가 맛있는 집으로 입소문이 나 먼 거리를 달려 이곳 평창까지 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단연 매출도 상승곡선을 달렸다. 엘림커피 슬로건이 있다면?카페는 서비스 업종이다. ‘고객을 만족하게 하라’ 이것이 엘림커피의 슬로건이다. 불편하더라도 고객이 요구하는 일은 다 하자. 주변 사람들이 노인공경카페라고 할 정도다. 흔히 커피를 주문하면 벨이 나가는데 어르신이나 아기 엄마가 있는 손님은 벨을 드리지 않는다. 정말 바쁜 시간을 제외하고 직접 테이블까지 가져다 드린다. 커피를 대하는 자세도 다르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고객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고객이 원하는 커피를 만들어 주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한다.카페에 커피 관련 자격증이 너무 많은데?카페에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가끔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커피가 맛있으면 된다고만 생각했는데 시대가 그런 사람을 원한다면 나 역시 흐름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을 바꿨다. 2010년부터 국내는 물론 국외 자격증까지 20여 개 대회나 기관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커피 공부의 달인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열심히 파고들었고, 그로 인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고 엘림커피도 더욱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다.하루 일과는 어떡해 되나요?커피로 시작해 커피로 끝나는 일상을 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카페를 오픈한다. 한 달에 1톤 정도의 커피를 납품하기 때문에 매일 커피를 볶는 일부터 시작한다. 로스팅 공간은 행복한 공간이지만 가장 건강에 안 좋은 곳이기도 하다. 로스팅할 때 발생하는 LPG 가스가 이산화탄소로 바뀌어 메스거움, 구토 증상, 머리가 어지러울 때도 있다. 그래서 1시간에 40봉지를 만들 수 있는 큰 기계를 사용하고 최대한 짧은 시간에 빨리 볶고 그 공간을 벗어난다. 1시간을 볶으면 기운이 다 빠져 1시간 이상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야만 회복된다. 그럼에도 나는 그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카페 운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에게 영감을 주신 분들이 많다. 오픈 초기 일요일은 교회를 가서 카페 문을 열지 않았다. 혹시 찾아오는 손님을 위해 더치 커피를 내려 놓기 시작했다. 교회를 다녀와 보면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는 분도 계셨고 감사의 메시지를 남기고 가신 분도 많았다. 외진 곳까지 방문해 준 고마운 사람들에게 맛있는 커피를 대접하면서 미안함을 조금 덜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계속 늘어나는 손님을 더 이상 이 방법으로는 해소가 되지 않아 휴일에도 카페를 오픈하게 되었다. 지금처럼 쉬는 날이 없는 카페가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엘림커피는 그때 이미지가 좋아져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 정 많은 시골카페로 자리잡게 된 것 같다. 엘림커피의 차별화가 있다면?로스팅의 차별화 맛의 차별화는 자부한다. 국내 들어오는 모든 원두를 테스트해 본다. 까다로운 선별 과정을 거친 후 좋은 원두를 사용한다. 엘림커피는 로스팅에서 쓴맛을 완전히 제거하는 약배전이 원칙이다. 로스팅 후 빨리 내리는 것이 기술인데 드립에서도 차별화가 확실하다. 우리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는 취향에 따라 에스프레소나 핸드드립 등 다양한 방법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또 하나 스페셜티 원두와 지역 특산물인 메밀을 섞어 메밀 향 나는 메미리카노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특유의 메밀 향과 구수한 커피 맛은 커피를 연하게 즐기는 분들이 즐겨 찾는다. 드림팩을 만들어 판매량도 높은 편이다. 그 외 세계3대 커피 예멘 모카 마타리,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하와이언 코나는 물론 게이사, 아리차 등 고급커피와 흔히 접할 수 없는 커피 맛을 경험할 수 있다.엘림커피의 시그니처 메뉴는?엘림커피의 시그니처 메뉴는 에티오피아 아리차다. 좋은 원두는 과일 향이 나는데 이번에 만난 아리차가 딱 그랬다. 최종 로스팅 후 아리차 맛을 보는데 내가 찾던 그 맛이라 정말 행복했다. 마치 보물을 찾은 기분 이랄까. 그날 거래처에서 아리차 전량을 모두 구매했다. 시그니처 메뉴는 주기적으로 바뀐다. 좋은 커피를 찾는 일은 많은 시간과 테스트 비용도 들지만, 그 만큼 중요하다. 좋은 커피는 국내 수입처를 통해 구입하기도 하지만, 현지 농장을 직접 방문해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질 좋은 커피 품종은 농장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다음 시그니처 메뉴도 기대해도 좋다.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막연히 좋아해서 시작하는 것은 금물이다. 실제 경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양한 상황이 닥쳤을 때 자신과의 무수한 싸움에서 이기는 자만이 좌절하지 않고 한 길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좋아하면 매출이 0원이 되더라도, 손님이 없더라도 할 수 있는 강인한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을 헤쳐나갈 자신이 있다면 도전하라. 커피는 정말 매력적인 일이다. 엘림커피는 자체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 후 매장을 오픈 하더라도 가맹비를 받지 않는다. 엘림커피 상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좋은 원두를 공급해준다. 이곳 원두를 사용하는 곳은 50여 곳이 넘고, 수료한 사람 중 8년 이상 카페를 운영하는 이도 많다.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동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주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좋은 아이템은 공유하기도 하고, 특별한 경우 파견업무를 지원하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려 한다. 15년 차 엘림 커피의 현재와 미래?평창은 본점이고, 서울 신대방사거리에 엘림 커피를 오픈해 직영점을 영업중이다. 사이폰이나 핸드드립을 선택해 메미리카를 먹을 수 있어 커피 전문점으로써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있다. 엘림커피의 원두를 사용하는 가맹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원주, 속초, 동해, 알펜시아, 평창, 신대방, 횡계, 인터콘티네탈 호텔 등이다. 2월에는 세부에 엘림커피를 오픈한다. 이미 세팅이 완료된 상태다. 외국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지만, 외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 커피를 공급할 계획이다. 평창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해 대를 이어 한 자리에서 전통을 이어가며 대한민국의 성공적인 시골 카페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 시골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엘림카페. 시골 카페가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을 두루 갖추고 있어 김대표의 바람이 이루어지리라 확신이 들었다. 복잡한 도심에서 창업을 하기 보다는 한발 물러나 시골에서 시작하는 것이 오히려 경쟁력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비록 더디게 걸어가야 하는 험한 길일지라도 가치 있는 시간은 반드시 재 평가되기 때문이다.어둠을 밝히는 작은 빛은 등대 같은 역할을 한다. 무수히 많은 카페 창업자에게 희망의 빛을 밝혀 주는 등대기지 시골카페. 가장 강한 경쟁력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2019.01.24 I 심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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