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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기차 내리면 퀵보드로…공유서비스로 철도여행 편리성 UP
- 권신일 코레일관광개발 대표 (사진=코레일관광개발)[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지역관광 활성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 중 하나는 기차역, 버스터미널 등 대중교통 시설과 주요 관광지를 이어주는 연결 교통망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권신일(사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빠르고 편리한 교통수단인 철도조차도 이용객이 느끼는 가장 크게 불편한 점이 연결 교통편”이라며 “기차역과 주요 관광지 사이를 전기자전거와 퀵보드 등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를 이용해 연결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 회사에 자율성을 부여해 운영을 맡기는 방식으로 지역 내 취약한 교통망과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게 권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지역별로 운영 중인 테마관광열차에 언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촘촘한 연결 교통망이 더해진다면 지금보다 더 매력적인 인기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말 코레일관광개발 대표로 취임한 권 대표는 에델만 코리아 부사장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연구위원,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실 행정관 등 민간과 공공 부문에서 두루 활동한 홍보·마케팅 전문가다. 전 세계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홍보·마케팅 회사 에델만에선 정부·지자체 등을 상대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델만 EGA 대표도 역임했다.그는 철도여행을 외국인 관광객도 즐겨 찾는 K-관광의 전략 상품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열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삶의 질을 높여주는 고품격 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대표 취임 이후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는 테마관광열차 상품 다양화도 이 같은 그의 구상과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코레일관광개발은 최근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테마관광열차 상품인 ‘팔도장터열차’를 출시했다. ‘고개 넘어 불어오는 봄바람 문경’(문경새재·점촌점빵길), ‘핑크빛으로 물든 단양의 봄’(상암리 벽화마을·스카이워크), ‘세계문화유산 영주’(부석사·소수서원), ‘안동의 봄을 보다’(하회마을·월영교), ‘강원도 최고의 봄꽃 명소! 강릉’(경포호·강릉중앙시장), ‘제천의 봄’(청풍호·옥순봉) 등이 대표적이다.전북 고창군과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단위 여행객을 겨냥한 ‘감성 자극 고창 스토리 기차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철도여행의 고급화 바람을 일으킨 레일크루즈 ‘해랑’은 코로나19 사태 3년여 만인 올 하반기 운영을 재개한다. 권 대표는 “아직 전국 곳곳에는 아이디어를 잘만 입히면 특별한 가치와 경쟁력을 발휘할 관광자원이 수두룩하다”며 “최근 방문한 전남 곡성군에는 섬진강 강변을 따라 천문대를 여러 개 조성해 하늘정원을 만들어 순천만국제정원과 연계한 체류형 관광상품을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더 많은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 전통시장과 관광지, 축제 등을 연계한 테마관광열차를 매월 정기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홍보·마케팅 전문가로는 이례적으로 관광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앞으로 국가 경제에서 반도체보다 관광산업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소득 수준이 올라갈수록 여행 욕구는 점점 더 높아지게 되고, 이로 인해 관광·여행시장은 지금보다 더 커지게 될 것이라는 게 권 대표의 생각이다. 이 대목에서 그는 공기업 소속인 코레일관광개발이 추구하는 종합관광레저 기업으로서 공공성과 수익성 확보의 해법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권 대표는 “현재 한국에 대한 문화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향후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서울, 제주 등과 같은 기존 관광지만으로는 넘치는 관광객 수용이 어려울 수 있다”며 지방 분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역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철도여행 상품으로 관광시장은 물론 지역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서울 아파트 ‘거래량 증가, 하락폭 축소’[부동산 라운지]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규제지역이 대거 해제된 1월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영향으로 쌓여 있던 급매물들이 일부 해소되면서 가격 하락폭도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분위기다. 또한 최근 서울과 수도권 주요 분양 단지의 청약경쟁률이 높게(1~4월 서울 평균 46대 1) 나오고 3월 미분양 주택은 11개월 만에 감소했다. 다만 사회 문제로 확대된 역전세 현상과 전세 사기 이슈 등이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시장 전반에 어느 정도 파장을 일으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3% 하락해 지난 주(-0.04%)보다는 낙폭이 소폭 줄었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 모두 0.03% 하락했다. 신도시는 0.02%, 경기 · 인천은 0.03% 떨어졌다.서울은 급매물 위주로만 거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초, 송파 등 강남권 일부가 보합(0.00%)을 기록했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비강남권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역별로는 ▼금천(-0.10%) ▼강북(-0.08%) ▼강서(-0.08%) ▼구로(-0.07%) ▼도봉(-0.07%) ▼동대문(-0.07%) ▼강동(-0.05%) ▼관악(-0.05%) ▼양천(-0.05%) 순으로 떨어졌다. 금천은 가산동 두산위브, 시흥동 남서울럭키, 관악우방 등이 500만원-1000만원 빠졌다. 강북은 미아동 경남아너스빌, 수유동 극동 등이 500만원-1000만원 하락했다.신도시는 최근 이슈 부재로 인해 매도 · 매수 움직임이 제한된 분위기다. ▼산본(-0.06%) ▼일산(-0.05%) ▼분당(-0.03%) ▼판교(-0.02%) 등이 하락한 반면 나머지 신도시는 보합(0.00%)을 나타냈다. 산본은 산본동 가야5단지주공1차, 금정동 다산주공3단지 등이 500만원-1500만원 떨어졌다. 일산은 정발산동 밤가시건영빌라9단지, 백석동 백송3단지우성 등이 500만원-1750만원 하락했다.경기ㆍ인천은 ▼의왕(-0.10%) ▼고양(-0.08%) ▼인천(-0.07%) ▼남양주(-0.06%) ▼군포(-0.04%) ▼시흥(-0.03%) ▼의정부(-0.03%) 순으로 내렸다. 의왕은 내손동 e편한세상인덕원더퍼스트, 인덕원센트럴자이 등이 1000만원 하락했다. 인천은 송도동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 귤현동 계양센트레빌1단지, 중산동 영종하늘도시우미린2단지 등이 500만원-2000만원 떨어졌다.윤지해 부동산 R114 수석연구원은 “급격히 오르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5% 수준에 안착한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이 6월부터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하면서 국내도 이런 움직임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 집 마련 수요층들은 현 기준금리(연 3.5%) 수준에서 대출 이자 상환에 대한 능력을 갖추고 적응력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 노화가 주원인인 녹내장, 20~30대에도 생길 수 있다고?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20대 중반인 김모(서울시 마포구 거주) 씨는 최근 시력교정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 사전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녹내장이 발견됐다. 또 30대 후반의 서모(서울시 양천구 거주) 씨는 한쪽 눈에 녹내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데, 반대쪽 눈이 근시가 심해져서 라식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사용한 스테로이드 때문에 안압이 상승하면서 괜찮았던 눈마저 녹내장이 진행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녹내장은 노화로 인한 안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젊은 연령대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실제로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의2018년부터 2021년 통계에 따르면 녹내장으로 병원에 내원한 환자의 약 10%는 20~30대이다.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점차 좁아지고 말기에는 결국 시력을 상실하게 되는 질환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이다. 보통 눈의 노화와 안압 상승이 함께 오며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노인성 질환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20~30대에 나타나는 녹내장은 고도근시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도근시 환자의 경우 안구 앞뒤 길이가 정상 눈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어 눈을 지지하는 구조물들의 두께가 얇고, 힘도 약해서 시신경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또한 고도근시가 있는 눈과 정시인 눈의 시신경유두 모양을 비교했을 때, 근시가 없는 눈은 동그란 도넛 모양을 하고 있는 반면, 고도근시가 있는 눈은 타원형으로 찌그러져 있고, 방향도 뒤틀려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시신경이 손상되어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이외에도 젊은 나이에 생길 수 있는 녹내장은 ▲영 유아 시기부터 눈의 방수 배출 기능 이상으로 안압 조절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발생하는 선천 녹내장 ▲당뇨가 있어 합병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신생혈관 녹내장 ▲라식 라섹 등 시력교정술과 포도막염 등 안질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오래 사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 녹내장 ▲외상으로 인해 눈을 다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녹내장 등이 있다.녹내장은 초기에 발견해서 꾸준히 잘 치료받는다면 실명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젊더라도 주기적으로 안압, 안저 검사 등 안과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녹내장학회에서 추천하는 연령별 검진 주기는 40세 미만은 2~4년이다. 40세이상 60세 미만과 60세 이상은 각각 2~3년, 1~2년이다.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장인 정종진 안과전문의는 “젊을수록 눈 관리에 소홀하기 쉽지만, 일반 건강검진에는 안저검사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꽤 진행된 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녹내장은 발견 시기와 대처 방법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서울 ICT이노베이션스퀘어, '디지털 소통' 행사 성료
- (사진=서울 ICT이노베이션스퀘어)[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디지털 소통’을 주제로 ICT이노베이션스퀘어 우수 개발물 시범적용에 대한 토크콘서트 및 스마트복지 박람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행사는 성동장애인복지관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으며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 한국디지털사회복지학회가 공동 주최·주관했으며,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가 후원했다.서울 ICT이노베이션스퀘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ICT분야 개발자 양성 및 취·창업 등을 지원하는 곳으로, 개발자의 역량강화와 사회적약자의 생활개선 및 복지향상을 위해 매년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여 SW개발 경진대회 ‘피우다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7월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과 공동 주관으로 진행한 ‘피우다프로젝트’에서는 우수 개발물 3건을 시범적용하였다.이번 디지털 소통 행사는 피우다프로젝트의 시범적용 사례를 발표하고, 서울 ICT이노베이션스퀘어 우수 개발물들을 소개하며, 관계자들의 사례 발표 및 토크콘서트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1부에서는 한국디지털사회복지학회 김용득 교수,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김경인 팀장, 성동장애인복지관 우술라 수녀의 인사말과 운영기관인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 장창영 팀장의 ‘피우다 프로젝트’ 소개로 시작되어 시범적용한 스마트모빌리티팀의 교통약자 이동지원 서비스 ‘gada’, 코스모스메딕팀의 장애인 응급상황 대처 서비스 ‘SEEK-SICK’, 이루다팀의 독거장애인 소통 서비스 ‘온새미로’의 사례발표와 실무자의 이야기, 서울 ICT이노베이션스퀘어 우수 개발물 발표가 진행되었으며, 2부에서는 시범적용 과정 및 결과를 토대로 개발팀과 관계자의 토크콘서트가 진행되었다.부대행사로는 서울 ICT이노베이션스퀘어 우수 개발물인 △장애인 여행 플랫폼 ‘베이띵스’ △응급상황(낙상/실신) AI care 솔루션 ‘AI Systems’ △전동보장구 응급상황 탐지·대응 시스템 ‘Ansim-e’ △그림카드 의사소통 앱 ‘악어톡’ △복약지도 서비스 ‘SaaS’에 대한 체험부스가 마련되었다.서울 ICT이노베이션스퀘어 관계자는 “디지털 접근성 강화를 위한 돌봄, 안전, 이동 부문의 앱 개발과 활용을 통하여 사회적약자의 생활이 보다 편리하게 변화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의 복지 증진을 위한 발전 및 협력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 대학로 빨간벽돌 미술관에 스민 기억, 예술이 되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하면 이곳에서 열정적으로 브레이크 댄스를 추던 댄스팀이 생각나요.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 청소년기를 보냈는데 그 당시 마로니에 공원에 오면 시끄러운 음악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젊음의 열기가 넘쳤죠. 그때의 에너지를 작품안에 담고자 했어요.”(박민하 작가)“마로니에 공원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 시위와 집회의 중심지였고, 희생자들을 추모한 애도의 광장이기도 했습니다. 관객들은 통창으로 보이는 6점의 파노라마 회화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중첩된 풍경을 경험하게 될 거예요.”(안경수 작가)안경수 ‘전야’(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 안에 자리 잡은 아르코미술관. 이곳은 옛 서울대학교 문리대가 자리했으며 1960년 4·19 혁명이 시작된 곳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의 미술관으로 1974년 ‘미술회관’ 개관이 첫 출발이었다.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김수근 건축가의 설계하에 1979년 건물을 신축했다. 이후 붉은 벽돌 건물은 대학로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건축사적으로도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등재됐다.올해 10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설립 50주년과 내년 3월 아르코미술관의 개관 50주년을 기념한 의미있는 전시가 열린다. 7월 23일까지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주제기획전 ‘기억·공간’이다.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으로 ‘아르코미술관’을 기억해 보는 전시다.임근혜 아르코미술관장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아르코미술관은 이동, 경계, 다양한 종 등 시대의 첨예한 삶의 의제들을 다뤄왔다”며 “미술관이 사회의 변화를 목도하고 시대와 함께 호흡해 나가겠다는 선언적인 전시”라고 설명했다.박민하 ‘터(군중)’(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회화·조각·영상으로 만나는 미술관전시에서는 회화, 조각, 퍼포먼스, 영상, 사운드 설치 등 국내외 작가 9명(팀)의 23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을 비롯해 아카이브라운지, 야외 로비, 계단, 통로, 화장실 등 미술관 곳곳에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손뜨개 니트처럼 보이는 작품이 벽에 붙어 있다. 김보경의 ‘양손의 호흡-5mm 왕복 운동으로 만든 반사광2’이다. 아르코미술관을 중심으로 마로니에 공원, 대학로, 낙산 등을 탐색하며 뜨개질로 여러 이미지를 혼합하고 변형해 만들어 낸 작품이다.박민하의 ‘터(군중)’는 미술관 벽돌 사이의 정사각형 창문을 ‘건물의 눈’으로 설정하고, 창문을 통해 바라본 마로니에 공원의 활기를 그림에 담아냈다. 안경수의 ‘전야’는 학생시위의 배경이자 예술가들의 무대, 시민들의 쉼터가 교차했던 마로니에 ‘광장’의 모습을 소환한다. 긴 시간 변화해 온 광장의 모습을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 ‘전야’의 풍경으로 표현했다.양승빈의 ‘구니스’는 김수근 건축가가 왜 의자를 디자인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했다. 작가는 김수근 건축가에 대한 사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촬영한 ‘모큐멘터리(페이크 다큐멘터리)’ 영상과 미발표 테라코타 의자 원작을 복원했다. 양승빈 작가는 “김수근 건축가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하던 도중에 책에서 단서를 얻게 됐다”며 “그가 의자를 만든 적이 있었고 모종의 이유로 그 의자가 파괴됐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의자를 제작했다”고 말했다.문승현 ‘전시장의 투명한 벽은 시에나 색으로 물든다’(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퍼포먼스 영상 작품인 문승현·김경민 작가의 ‘전시장의 투명한 벽은 시에나 색으로 물든다’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기획자이자 퍼포머, 시인으로 활동 중인 문승현 작가의 퍼포먼스를 미디어아티스트인 김경민 작가가 영상에 담았다.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는 문 작가는 로비 바닥을 쓰다듬는 등의 퍼포먼스를 통해 휠체어로 접근이 불가능한 미술관의 공간을 짚어낸다. 김 작가는 30대 초반 유방암 절제술과 항암 치료를 계기로 장애 담론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이외에도 다이아거 날써츠 ‘앉히다: 다리가 자유로워질 때-의자 3’, 윤향로 ‘태깅-K’, 이현종 ‘아마데우스 의자’, 황원해 ‘슬러리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전지영 큐레이터는 “미술관의 아름다움만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다”며 “과거에는 고려되지 않았던 요소들을 짚어보면서 공간에 대한 반항같은 시선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기억·공간’ 전시 전경(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 대통령의 어깨엔 많은 것이 달려있다[씬나는경제]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영화 속 장면 곳곳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담겨있습니다. 씬(Scene)을 통해 보이는 경제·금융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스포일러 주의: 영화의 줄거리와 결말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미국 대통령인 제임스 먀살은 테러리스트 두목 이반 코슈노프와 비행기 안에서 치열한 격투를 벌인다. (사진=브에나 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러시아 테러리스트로부터 에어포스원을 통째로 납치당한 미국 대통령 제임스 마샬(해리슨 포드). 길고 긴 사투 끝에 테러리스트 두목 이반 코슈노프(게리 올드만)을 처치하는 순간 외칩니다. “당장 내 비행기에서 내려!”미국과 소련과의 기나긴 냉전은 끝났지만 여전히 미국과 러시아간 긴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1997년 개봉한 영화 ‘에어포스원’은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러시아 테러리스트 난입에 맞서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미국-러시아 관계, 납치된 가족과 승객들의 구출, 독재자의 석방까지 많은 책임을 짊어진 대통령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요.◇테러리스트와 육탄전, 대통령도 예외 없다영화는 1990년대 숱하게 나왔던 액션 영화의 구성과 상당 부분 비슷합니다. 당시에는 대(對)테러 경험이 많거나 임무 수행 능력이 뛰어난 주인공이 혼자서 빌딩이나 열차, 선박, 항공기 등 제한된 공간에서 테러리스트와 싸우는 영화들이 줄지어 개봉했습니다.1988년 첫 개봉했던 ‘다이하드’ 시리즈, 언더씨즈(1992년 개봉), 스피드(1994년 개봉), 더록(1996년 개봉), 콘에어(1997년 개봉) 등이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했습니다.‘에어포스원’이 특이했던 건 주인공이 미국 대통령이란 점입니다. 대통령이 직접 테러리스트와 육탄전을 벌이면서 자유를 수호(?)하는 모습이 신선한 충격을 줬죠.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해리슨 포드가 주인공 역할을 맡은 것도 주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물론 주인공만 다를 뿐 급진적인 사상에 물들었거나 거액의 돈을 좇는 테러리스트와의 대결 양상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영화 속 대통령인 제임스 마샬은 카자흐스탄의 파시스트 독재자인 라덱 장군을 잡기 위한 미국과 러시아의 합동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연설을 통해 “독재와 폭거는 응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냅니다.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납치돼 인질이 된 영부인과 딸. 마샬은 가족을 구하고 파시스트 응징이라는 명분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 움직인다. (사진=브에나 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문제는 연설 장소가 러시아 모스크바였다는 점입니다. 라덱 장군을 추종하는 테러리스트들은 언론인으로 위장해 비행기에 탑승하고 결국 내부를 장악합니다. 이후 미국 백악관에 라덱 장군을 석방하라는 조건을 내밉니다.탈출선을 타고 피한 줄 알았던 마샬은 백악관에 연락해 라덱 장군 석방 요구를 단호히 거절하는 한편 테러리스트들을 하나둘 처치합니다. 가족을 인질로 잡은 협박에 결국 라덱 장군을 풀어주지만 마지막에는 미국의 막대한 국방력을 바탕으로 영화는 행복하게 끝을 맺습니다.냉전은 종식됐지만 여전히 국제적인 긴장은 여전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러시아·중국 연대의 사회주의 국가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간 대립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 국가와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국제 정세에 더 민첩하게 대응해야겠죠.◇미·중 갈등, IRA·칩스 등 넘어야 할 과제 산적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부터 미국 국빈 방문길에 올라 30일 오후 귀국했습니다. 우리나라 정상의 미국 국빈 방문은 2011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12년만입니다.영화처럼 대통령이 해외를 방문할 때 전용기 안에서 ‘때리고 부수는’ 액션을 보일 일은 없지만(그래선 절대 안되겠죠) 오히려 액션보다 더 격렬하고 치밀한 전략이 오고 가게 됩니다.특히 이번 미국 순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적인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물론 한국과 미국간 관계에서도 많은 현안이 걸려있었습니다. 우선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칩스법)은 한·미 양국간 최대 쟁점이었습니다. IRA는 전기차 보조금, 칩스법은 반도체 장비 등과 연관이 있는데 전기차와 반도체는 한국의 주요 수출 상품이어서 미국이 규제를 하게 되면 큰 피해가 예상됐습니다. 테러리스트에게 일격을 준비하는 마샬. 하지만 현실은 영화처럼 단순히 때려 부수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진=브에나 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미국과 중국간 패권 경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얼마나 최대한 조건으로 협상할지가 관건이었습니다.한·미 정상회담에서는 IRA·칩스법에 대해 협의와 조율에 나서기로 했지만 기대처럼 구체적인 협상안이 도출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미국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화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기획재정부는 이번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경제 외교’로 규정하며 첨단 기술 동맹을 공고히 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만나 59억달러 규모 첨단기업 투자를 유치한 점도 높게 평가했습니다.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일명 ‘국뽕’ 영화라면 오히려 걱정이 덜하겠지만(적을 해치우면 되니까) 지금 현재 우리나라 대통령은 많은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이번 순방 성과에 대해 앞으로 정치권은 한참 동안 정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 중요한 경제 효과는 어떻게 나타날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겠습니다.[영화 평점 3.0점, 경제 평점 2.0점(5점 만점)]영화 ‘에어포스원’ 포스터. (사진=브에나 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 “역대급 국빈” 미국 뒤집어 놓은 윤 대통령…듀엣 제의까지
-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한미동맹의 든든한 후원자이고 주주이신 여러분께서 원하시면 한 소절만(불러보겠습니다)…근데 (가사가) 기억이 잘 날지 모르겠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 만찬장에서 노래해 화제가 된 팝송 ‘아메리칸 파이’(Amercian Pie)의 원곡자 돈 맥클린이 “윤 대통령의 영상을 보며 그 자리에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며 내년 한국에서 윤 대통령과의 듀엣을 제안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열창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트위터에 직접 올리기도 했다. 가히 폭발적인 관심이다.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특별공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싱어송라이터 돈 매클린의 친필 서명이 담긴 기타를 선물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27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맥클린은 이들 매체에 보낸 성명을 통해 “전날 백악관 국빈 만찬에 초대받았지만 콘서트 투어 중이라 참석할 수 없어 아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제 (윤 대통령이 노래하는) 영상을 보면서 그 자리에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며 “내가 사인해서 드린 기타로 윤 대통령이 연습해서 나중에 만나면 함께 노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맥클린은 “내년쯤 한국에 가서 (윤) 대통령과 같이 노래할까 싶다. 그렇게 되면 아마 또 다른 뉴스거리가 될 것”이라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이어 “이 곡은 요즘엔 찾아보기 어려운 멜로디를 가지고 있는데 그건 곡의 도입부일 뿐이다. 이 노래는 8분 30초에 이르는 로큰롤 곡”이라며 “나는 이 노래가 아직도 살아있다는 사실에 짜릿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가들은 연금술을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마법을 다룬다”면서 “우리가 하는 일의 일부는 실패하지만 아주 운이 좋다면 어떤 것들은 마법을 지니고 영원히 살아남는다”고 덧붙였다.또 돈 맥클린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이 노래를 부르는 영상 클립과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등 관련 기사들을 직접 게재하며 “이날 많은 청중이 윤 대통령이 무대에 올라와 영어 노래를 성공적으로 부르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바이든 대통령도 자신의 트위터에 국빈 만찬에서 윤 대통령이 해당 노래를 열창하는 영상을 게재하며 “윤 대통령은 재능이 많은 남자”라고 언급했다.이에 윤 대통령은 “잊을 수 없는 밤이었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대통령 부인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를 표한다”고 답글을 남겼다.해당 영상은 현재 트위터에서 70만회가 훌쩍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해당 게시물들을 접한 미국 누리꾼들은 “(윤 대통령의 모습)이 계속 퍼지고 있다. 목소리 좋다!” “즉흥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순간이다. 윤 대통령의 훌륭한 목소리와 관객들의 놀라움, 바이든 대통령의 기타 선물이 잘 어우러졌다” “훌륭한 공연, 훌륭한 노래” “미국인들은 행복감에 휩싸였다” “역대 최고 국빈 방문이다. 음악은 국경을 넘고, 산을 옮기고, 우리를 하나되게 한다” “내 평생에 본 것 중에 가장 고무적인 국제 외교다. 미국의 최고 수출품은 자유이고, 그 투자로 인해 돌려받는 것은 끝이 없다”는 등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앞서 한미 정상은 전날인 26일(현지시각) 백악관 국빈 만찬장에서 한국 4대 그룹 총수, 유명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와 연세대 재학 중인 아들 매덕스, 한국계 미국인 올림픽 스노보드 금메달리스트 클로이 김 등을 초대해 성대한 만찬을 즐겼다.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평소 맥클린 팬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만찬 말미에 맥클린의 친필 사인이 담긴 통기타를 깜짝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맥클린의 대표곡 아메리칸 파이를 직접 노래했고 장내에는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1971년 발표된 ‘아메리칸 파이’는 돈 맥클린의 대표곡으로,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한 로큰롤 스타 ‘버디 홀리(Buddy Holly)’를 추모하는 노래다. 8분 30초에 이르는 대작으로, 1972년 1월 15일부터 4주간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인기를 얻었다.돈 맥클린은 ‘아메리칸 파이’ 외에도 ‘빈센트(Vincent)’ ‘앤드 아이 러브 유 쏘(And I Love You So)’ ‘크라잉(crying)’ 등으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포크 가수다.
- '현대유산' 남산 힐튼호텔…설계자 김종성 건축가가 바라는 개발 그림은
-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서울스퀘어가 지금 23층보다 더 높아져야 해요. 힐튼호텔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여도 문제없어요. 양동 재개발 구역 전체를 볼 때 높은 건물과 낮은 건물이 조화롭게 섞여야 입체적 디자인 구성이 나오거든요. 국제적 대도시 서울에 대한 장기적 비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한국 현대건축가 1세대’ 김종성 서울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명예대표는 1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밀레니엄 힐튼 서울(힐튼호텔)의 내부는 보존하되 서울역 일대 ‘큰 그림’에 맞게 개발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김종성 건축가 (사진=김태형 기자)◇ “호텔 알루미늄 외벽·아트리움 보존해야…새 건물과 연결”40년간 남산 자락을 지켜온 서울 중구 힐튼호텔. 김 건축가가 처음 설계한 호텔이자 인생에 ‘한 획’을 긋게 한 건물이다. 그는 이 호텔 설계를 의뢰했던 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의 인연을 떠올리며 당시를 회고했다. “(김우중 회장이) 나하고 면담 한번 하더니 호텔 지을 생각이 있냐고 하더라고. 그 분은 상대방하고 같이 일하면 될지, 안 될지를 금방 결론내리는 사람이에요. 난 호텔은 해본 적 없었지만 백지에서 시작한 건 아니었지. 지금 부영이 갖고 있는 소공동 땅이 당시 효성 거였거든. 효성이 거기에 호텔을 지을지 계획해달라고 해서 나도 (호텔 설계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 상태였지.”김 건축가는 미국 일리노이 공대 건축학과 교수 직도 내려놓을 정도로 힐튼호텔 프로젝트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후 힐튼호텔은 한국 정치사의 굵직한 협상 무대로 활용되면서 역사적·건축적 가치가 높은 건물로 등극했다. 현재 이지스자산운용은 현대건설과 함께 힐튼호텔을 철거하고 인근 메트로타워, 서울로타워와 시너지가 나게끔 개발할 계획이다. ‘분신’과도 같은 건물이 철거된다는 소식에 김 건축가는 누구보다 마음이 아팠을 터였다. 하지만 그는 담담하게 해결책을 제시했다. 호텔에서 건축·문화적 가치가 있는 부분은 유지하면서도 개발업체의 재산권은 훼손하지 않는 대안이다. 힐튼호텔 (자료=김종성 건축가)김 건축가가 보존을 원한 곳들은 크게 두 곳이다. 첫 번째는 알루미늄 소재로 된 ‘커튼월 외벽’이다. 당시 국내 호텔의 90%는 외벽이 ‘콘크리트 판넬’이었다. 하지만 김 건축가는 국제사회에서 선호되던 알루미늄 외벽을 도입하는 혁신적 시도를 했다. 다른 하나는 브론즈·대리석 등 3~4가지 재료로 마감한 ‘아트리움’ 공간이다. 아트리움이란 현대 건축에서 지붕이나 벽을 유리로 만든 실내 공간을 뜻한다. 건물 내부에 아트리움이 있으면 햇빛이 잘 들어서 옥외 광장에 있는 느낌을 준다. 힐튼호텔의 ‘아트리움’을 보면 당시 지어진 건축물에 비해 천장고가 높다. 아래층 바닥에서 2층 꼭대기까지 높이가 18m에 이른다. “객실 1000실짜리 롯데호텔도 천장이 생각보다 높지 않거든요. 반면 힐튼호텔은 천장이 높아서 답답하지 않고 시원해 보이죠. 돈을 버는 공간이 아니라 대중(퍼블릭)을 위한 공간인 겁니다. 내가 보존을 원하는 ‘내부 공간’을 전부 개방해서 새로 지어질 건축물 로비와 서로 연결하면 됩니다.” 만약 보존된 힐튼호텔 옆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면 자칫 부자연스럽지 않을까. 그는 일본 사례를 들며 문제 없다고 설명했다. “도쿄 미드타운 업무시설과 리테일 시설은 인접한 건물과 외벽 디자인이 달라도 이질감이 없어요. 메인 로비가 다른 재료로 구성돼도 하나의 도시를 구성하는 표면재료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러니까 (힐튼호텔 로비를 보존해도) 이질적일 가능성은 ‘제로’예요.”힐튼호텔 내부 (자료=김종성 건축가)◇ “공중권 도입해야…힐튼·메트로·서울로·남산그린 통합개발”김종성 건축가는 이지스자산운용이 힐튼호텔과 메트로타워, 서울로타워 건물을 통합 개발하는 것에 ‘대찬성’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별 건축물 단위로만 개발해선 안 되고 양동 재개발 구역의 ‘큰 그림’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 건물 뿐만 아니라 인근 SK남산그린빌딩과 서울스퀘어, 남대문경찰서, 서울역 일대 대로변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 그는 이를 위해 유럽 등 외국에서 보편화된 ‘공중권’(air right) 도입이 필요하다고 소개했다.‘공중권’이란 특정 땅의 용적률이 활용되지 않았을 경우 법규상 허용범위 내 있는 다른 땅 주인이 그 용적률을 매입할 수 있는 제도다. 예컨대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의 유명한 성당은 층수가 1층이고 용적률은 20%밖에 안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만약 성당이 중심상업지구에 있으면 유럽의 경우 용적률 1200%까지 개발할 수 있는데 성당이라서 용적률을 20%밖에 못 쓴다. 이 경우 나머지 용적률 1180%를 법적 허용범위 내 있는 다른 땅 주인이 매입할 수 있다. 힐튼호텔 인근에 공중권 도입이 필요한 이유는 개별 건물의 면적이 작아서 용적률을 최대한으로 활용해도 ‘랜드마크’ 건물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로타워, 메트로타워는 허용용적률 800%로 지어도 개발하면 18층 정도밖에 안 된다. 하지만 미래의 서울을 생각하면 그 지역은 18층 건물로 끝나면 안 된다는 게 김 건축가의 생각이다.“(힐튼호텔, 서울로타워, 메트로타워를) 통합 개발하는 것에 100% 찬성입니다. 근데 SK남산그린빌딩도 같이 묶어 개발해야 도시설계 관점에서 균형이 맞아요. 그러려면 서울시가 땅 주인의 공중권을 인정해줘야 해요.현재 서울스퀘어는 지상 23층인데, 더 높아져야 합니다. 적어도 30여층은 돼야 해요. 인접한 다른 땅의 공중권을 합리적 가격에 사서 서울스퀘어에 보내는 거죠. 양동지구 안에는 쪽방촌 등 공중권을 팔 만한 부지들이 많이 있어요. 그러면 서울스퀘어는 서울역 앞 관문으로서 36층짜리 손색 없는 건물이 됩니다.”그는 남산·성곽 등 경관을 유지하기 위한 ‘고도제한’ 문제도 문화재청이 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힐튼호텔 바로 앞에는 한양도성 성곽과 남산이 있다. 사대문 안의 국가지정 문화재 주변 건축물은 높이기준인 앙각(올려다보는 각)을 맞춰야 한다. “역사 문화재를 가리지 않기 위해 ‘앙각’이라는 고도제한이 있는데 이걸 문화재청이 20%까지 완화해준 사례가 있거든요. 힐튼호텔 서쪽에서 서울스퀘어까지 신축되는 부분은 높이 90m 규제가 적용되지만, 20% 완화하면 108m까지 가능해지는 거죠.”◇ “서울역 대로 지하화, 언젠간 해야…양동지구 큰 그림 중요”서울스퀘어가 너무 높아지면 힐튼호텔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지 않을까. 그는 이런 우려에 대해 ‘도시 디자인’ 측면에서 문제 없다고 일축했다. “도시 디자인에는 변화, 대조가 있어야 합니다. ‘아이콘’ 역할을 하는 건물이 있으면 주변에 낮은 건물들도 몇 개 있어야 돼요. 낮은 건물들도 똑같은 높이가 아니라 어디는 높고, 어디는 낮은 식으로 입체적 구성이 돼야 하죠. 도시 디자인 관점에서 균형 잡힌 높이의 건물이 들어서도록 서울시가 장기 비전을 세워야 합니다.”특히 김 건축가는 서울역 앞 대로변 지하화는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도쿄 등 국제적 대도시의 철도 종착역 앞은 대부분 도보로 횡단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역도 언젠가는 도로를 지하화해서 지상에 공원부지를 조성하고, 서울스퀘어 4층과 힐튼호텔 로비까지 대중에게 개방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일본 도쿄역 마루노우치 쪽 역사 (사진=도쿄역 페이스북)그는 과학적으로 공사 관리하는 기법이 크게 발전해서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8차선 도로 중 4차선은 그대로 유지하고, 나머지 4차선을 지하화하는 공사를 먼저 진행하는 것이다. 공사가 끝나면 다시 나머지 4차선 공사를 진행한다.물론 이 구상을 현실화하려면 초대형 공사가 불가피하고, 교통난이 심각해질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서울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 겪어야 할 ‘성장통’이라고 봤다.“(지하화로 겪는 교통난은) 다른 세계적 대도시들이 다 한 번씩 겪는 홍역이에요. 뉴욕 펜실베니아역이 새로 탄생하기 위해서 옛날 우체국 건물에 유리 지붕을 씌우고 기차가 아래로 들어오게 했거든. 뉴욕 시내는 한 4년 정도 정체됐지만, 그 4년의 희생 덕분에 지금은 얼마나 자랑거리가 됐는지. 서울역 앞 지하화 공사도 우리 시민들이 몇 년은 겪어야할 고통이 될 거에요. 하지만 누가 해를 입는 것도 아니고, 엄청나게 좋은 사업이에요. 언젠가는 해야 합니다.” 김 건축가는 남대문경찰서가 서울역 앞 전면에 있는 것보다 후암동 뒤쪽에 들어가는 것이 도시계획 관점에서 어울린다고 조언했다. “50년 후 재개발되는 양동지구의 비전을 생각하면 남대문경찰서가 서울역 앞을 차지하는 건 부자연스러워요. 양동 재개발 지구의 다른 곳에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나는 건 어떨까요. 예를 들어 후암동 길이라든지. 경찰이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요.”◇ “힐튼 외 아끼는 작품, 서린동 SK빌딩과 서울역사박물관”김종성 건축가의 주요 작품은 전국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서울시내 건물만 꼽아도 남산 힐튼호텔, 아트선재센터, 서울역사박물관, 서린동 SK빌딩, 육군사관학교 도서관, 서울로타워(구 대우재단 빌딩), 서울대박물관, 우리금융아트홀(구 88올림픽 역도경기장) 등 즐비하다.그에게 힐튼호텔 외에 가장 애착이 가는 건물이 뭘까. 그는 주저없이 ‘SK서린빌딩’과 ‘서울역사박물관’을 꼽았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사진=SK)“오피스 빌딩을 하나만 꼽으면 당연 SK서린빌딩이죠. 내가 설계한 18층짜리 오피스 빌딩은 여럿이지만, 36층짜리는 그거 하나밖에 없거든요. 디자인도 제일 자랑스럽구요. 실사용 면적에 비해 부대면적의 효율이 아주 높죠.다른 하나는 서울 역사박물관입니다. 일제강점기의 쓰라린 경험을 다 담은 땅이죠. 그 자리에는 일제시대 때 일본 정부 관계자 자녀들을 교육하는 경성중학교가 있었는데 역사박물관이 들어선 거에요. 공사 도중에 유구(옛날 토목건축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자취)가 나와서 남겨놓다 보니 건물이 ‘디귿자’가 됐습니다. 규모가 2만㎡인데, 서울시내 그 정도 규모 문화시설은 많지 않죠. 그래서 굉장히 애착이 갑니다.”‘국내 현대건축 1세대’인 김 건축가를 기념하는 건물을 세운다면 어떤 스타일을 원할지 궁금했다. 글로 기억할 수도 있지만 건물로 기억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는 “우리 시대는 기념관을 짓는 시대가 아니다”며 웃음지었다. “내 도면, 작업물들은 과천 현대미술관에 전부 기증했어요. 목천문화재단은 나 포함한 건축가들 인터뷰 기록을 담은 구술집(대화록)을 만들었구요. 그걸로 됐죠. 다만 길 가다 누구나 들를 수 있는 정자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구술집을 여러 부 갖다놓고 누구나 볼 수 있게 하는 거죠. 모니터에 띄울 영상도 만들구요. 수익이 생기면 들어온 사람한테 음료도 제공하구요.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김종성 건축가 (사진=김태형 기자)◇ 김종성 건축가 프로필△1935년 출생 △경기고등학교 졸업 △일리노이공과대학 건축학 학사 △일리노이공과대학 대학원 건축학 석사 △미스반데어로에 건축연구소 근무 △일리노이공과대학 건축학, 플래닝 앤 디자인 학장 △서울건축종합건축사 사무소 대표 △한국건축문화대상 입선(아트 선재센터) △한국건축가협회상(SK빌딩) △파라다이스상 심사위원 △제1회 한국건축가협회 골드메달
- 김주현 “주가조작, 총동원해 신속 처리…증시교란 특별 대처”(종합)
- [이데일리 최훈길 노희준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소시에떼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조작 관련해 조사 역량을 총동원해 신속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차전지를 비롯한 증시 과열·이상거래 관련해서도 시장교란 행위를 조사하고 특별 대처를 하기로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김주현 위원장은 27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 협약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관계기관이) 협력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이 사건을 빨리 신속히 처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금융감독당국이 모든 역량을, 검찰이 모든 역량을 다 동원해서 가장 신속하고 가장 효율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 금융감독원, 검찰 등은 SG증권 매도로 주가가 급락한 8개 종목(삼천리(004690), 서울가스(017390), 대성홀딩스(016710), 세방(004360), 다올투자증권(030210), 하림지주(003380), 다우데이타(032190), 선광(003100)에 주가조작·공매도 정황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단순 하락이 아닌 이상거래”라는 판단에서다.금융위는 27일 오전 H투자컨설팅 업체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과 관계자들 명의로 된 업체 등을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서울 강남구 소재 골프업체도 포함됐다. 금융위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들을 분석한 뒤 관계자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관련해 김 위원장은 “금융위, 서울남부지검, 거래소, 금감원 합동으로 34명이 오늘 압수수색을 나갔다”며 “거래소뿐 아니라 금감원, 검찰과 협의해서 (주가조작 사건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주가조작 제보 관련해) 최근에 인지했다”며 “수법에 대해 내부적으로 몇 가지 가능성을 보고 있는데, 세부사항은 지금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를 정확히 해야 하기 때문에 수사 결과에 따라 제도보완 필요성이 나오면 당연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전방위 조사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복현) 금감원장도 얘기했는데, 몇가지 의심되는 (주식)시장 교란행위가 있기 때문에 금감원도 집중적으로 보겠다고 했다”며 “‘거래소와 금감원에 다른 시장교란 요인도 있을 수 있으니까 특별히 관심있게 면밀하게 대처하라’는 얘기를 (하면서)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5일 임원회의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로 인한 손실 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금감원은 27일 즉시 보도자료에서 “2차전지 등 투자 주의가 필요한 사업 분야를 별도로 선별해 기재사항에 대한 중점 점검을 추진하겠다”며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 종목에 대해 신속히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오는 28일 오전에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 주재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에 대한 신용공여나 CFD 등에 대해 리스크 관리를 부탁하기 위해 자리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위, 주가조작단 압수수색…임창정 “8000억 현금 거래”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금융위원회가 최근 소시에떼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폭락에 연루된 주가조작단 일당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오전 H투자컨설팅 업체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과 관계자들 명의로 된 업체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서울 강남구 소재 골프업체도 포함됐다. 금융위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들을 분석한 뒤 관계자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소시에테 제네럴과 임창정 (사진=로이터, 이데일리)금융위, 검찰 등은 SG증권 매도로 주가가 급락한 8개 종목(삼천리(004690), 서울가스(017390), 대성홀딩스(016710), 세방(004360), 다올투자증권(030210), 하림지주(003380), 다우데이타(032190), 선광(003100))에 주가조작·공매도 정황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 “단순 하락이 아닌 이상거래”라는 판단에서다.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들 8개 종목 중 대성홀딩스(-29.94%), 선광(-29.93%), 삼천리(-29.92%), 서울가스(-29.85%) 등 4개 종목은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세방(-25.72%), 다우데이타(-19.94%), 하림지주(-5.04%), 다올투자증권(-4.89%)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들 8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지난 24일부터 3거래일 만에 7조3906억원 증발했다.이들 종목들은 업종 등의 연관성이 없다. 지난 3년간 특별한 호재가 없는데도 상승 폭을 꾸준히 높였다가 지난 24일부터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주가조작 세력이 SG증권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이용해 주가를 끌어올리다가 어떤 이유로 일제히 매물을 던진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CFD가 주가 급락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관련해 수천억원의 현금 거래를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재계, 의사, 연예인, 기업 오너까지 연루된 인원이 1500명에 달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26일 JTBC에 따르면 가수 임창정은 주가조작 규모에 대해 “이게 지금 8000억 정도가 현금이 왔다갔다 한 거고 이게 더 큰 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투자자 수는 대략 1500명”이라며 “의사 집단이 200~300명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제보에 따르면 주가조작단은 마라탕집에서 수백만원 요리를 결제하고, 강남의 골프연습장에서 연간 골프레슨비로 3000만원씩 챙겼다. 마라탕 식당이지만 카드깡을 하기 쉽게 수백만원짜리 메뉴도 있었다. 이들은 골프장, 리조트, 드라마 제작 업체들을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수수료를 챙겼다.(그래픽=이미나 기자)횡령·탈세 정황도 드러났다. 투자자들의 수수료 장부에는 의사들 개인 이름이 아닌 병원 명의로 경영컨설팅 명목의 지불 내역이 적시됐다. 개인이 수익을 얻는 대가로 내는 수수료를 법인 돈으로 지급했다면, 업무상 횡령죄가 적용될 전망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음식점에 신용카드를 맡겨 허위로 수수료를 결제했다. 국세청은 이같은 허위 매출 혐의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경찰은 주가조작단이 사용한 사무실에서 휴대전화 200여대를 긴급 압수한 뒤, 법원 영장을 받는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작전세력 10명을 출국 금지 조치했고, 금융위는 주가조작 일당들 조사에 나섰다.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리는 서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 협약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협약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을 검토하고 있다.
- 이선균·주지훈 '탈출', 칸 영화제 막차…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거미집’, ‘화란’, ‘잠’, ‘우리의 하루’에 이어 또 한 편의 한국 영화가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25일 오전(한국시간)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측은 올해의 공식 초청작을 추가로 발표했다. 칸 영화제 측은 공식 초청작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초청작들을 발표하지만, 회견 이후 추가로 공식 초청작 라인업을 공개하기도 한다. 올해 이선균, 주지훈 주연의 한국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이선균은 이에 앞서 정유미와 함께 출연한 영화 ‘잠’(감독 유재선)으로 올해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바 있다. 이와 함께 또 다른 자신의 출연작 ‘탈출’로 잇달아 두 작품을 국내 개봉 전 칸에서 선보일 수 있게 됐다. ‘탈출’이 초청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은 밤 12시 심야 상영을 하는 섹션으로, 주로 스케일이 큰 장르물, 액션물들을 선보인다. 주로 상업적 흥행할 가능성과 잠재력이 높은 작품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현지 프리미어 상영에서 가장 열띤 반응을 모으는 부문이기도 하다.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는 부문으로 알려져 있다. 작년에는 이정재 감독의 연출 데뷔작 ‘헌트’가 이 부문에 초청됐다. 이밖에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이원태 감독의 ‘악인전’,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 등이 이 부문에 상영돼 현지에서 화제를 모았다. ‘탈출’은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직전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그 안에 도사리고 있는 예기치 못한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칸 영화제 상영 당시 재난 스릴러인 ‘부산행’이 특히 많은 화제를 불러모으며 국내에서도 흥행한 바,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과 잘 어울리는 스케일 큰 한국형 재난물이다. ‘굿바이 싱글’(2016)의 김태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이선균, 주지훈을 비롯해 김희원,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박희본, 박주현, 김수안 등 연기파 배우들과 가능성 많은 신예들이 총출동했다.각본 및 연출의 김태곤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정말 기쁘다. 영화인의 한사람으로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칸 국제영화제에서 좋은 반응 얻기를 기대한다”고 뜻깊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제작을 맡은 김용화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어려운 제작 환경 속에서도 감독 이하 배우 & 스탭들이 열심히 만든 작품인 만큼 국경을 초월해 많은 관객들이 보고, 응원해 주길 바란다”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영화의 투자 배급을 맡은 CJ ENM은 ‘탈출’이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국내 투자배급사 가운데 가장 많은 13편의 작품을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시키는 영광을 안았다. 앞서 CJ ENM은 ‘달콤한 인생’(2005년 비경쟁 부문)을 시작으로 ‘밀양’(2007년 경쟁 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년 비경쟁 부문), ‘박쥐’(2009년 경쟁 부문), ‘마더’(2009년 주목할 만한 시선), ‘표적’(2014년 비경쟁 부문), ‘아가씨’(2016년 경쟁 부문),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년 비경쟁 부문), ‘공작’(2018년 비경쟁 부문), ‘기생충’(2019년 경쟁 부문), ‘브로커’(2022년 경쟁 부문), ‘헤어질 결심’(2022년 경쟁 부문)까지 자사 투자배급 작품 중 총 12편의 영화를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시켰다.한편 올해 칸 영화제에 이름을 올린 한국 작품은 5개나 된다. 다만 두 작품이나 경쟁에 진출했던 작년과 다르게 올해는 경쟁 진출작이 하나도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는 내달 16일부터 27일까지 프랑스 칸 일대에서 개최한다.
- 尹 “넷플릭스 파격 투자 환영”…서랜도스 “韓 창작업계 믿음 바탕”
- [워싱턴 DC=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국빈 방문차 미국을 찾은 가운데 넷플릭스가 한국에 4년간 3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 첫 일정으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를 만나 환영의 뜻을 전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영빈관 접견장에서 열린 글로벌기업 최고 경영진 접견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 DC에 있는 백악관 영빈관 접견장에서 서랜도스 대표를 만났다.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방금 전에 넷플릭스의 테드 서랜도스 대표 등 최고경영진들과 만나서 매우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이 자리에서 서랜도스 대표께서는 넷플릭스가 앞으로 4년간 K-콘텐츠에 25억 달러,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했다.이어 “이번 투자는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과 창작자, 그리고 넷플릭스 모두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넷플릭스의 파격적인 투자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서랜도스 대표는 “대통령께 제가 말씀드렸습니다만 넷플릭스가 이번에 25억 달러를 한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서 앞으로 4년간 한국 드라마, 영화 그리고 리얼리티쇼의 창작을 도울 것”이라며 “이 금액은 저희가 한국에 진출한 2016년부터 작년까지 투자한 총금액의 2배에 달하는 액수”라고 강조했다.그는 “저희가 이렇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창작업계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또 한국이 멋진 이야기를 계속 들려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또한 대통령께서 한국의 엔터 사업과 한류에 대해서 애정과 강력한 지지를 보내주신 것도 한몫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서랜도스 대표는 “한국의 문화, 한국의 창작물들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을 보는 것이 정말로 아주 환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서 나온 그런 이야기들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문화적인 시대정신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라며 한국 문화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이번에 저희의 투자가 한국과의 장기적인 그런 파트너십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창작업계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저희는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아주 훌륭한 히트작들, ‘오징어게임’이나 ‘더 글로리’, ‘피지컬: 100’과 같은 작품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이어 “이러한 파트너십을 저희가 지속함으로써 한국의 창작사업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 한국의 이야기꾼들이 전 세계적으로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저희가 계속 함께해 나가겠다”며 “마지막으로 저와 넷플릭스 임직원은 대통령님, 그리고 한국의 창작업계의 훌륭한 파트너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