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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 “새롭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큰 큐모의 레스토랑에서 쉽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선호하던 소비자들이 컨셉을 갖춘 편안한 공간에서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받길 원하고 있다. 고객들의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며 전국망의 점포를 가진 브랜드 매장들이 고객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나섰다. ◇ 빕스, 새로운 시도로 브랜드의 대대적인 변화 선언 스테이크 & 샐러드 레스토랑 빕스(www.ivips.co.kr)에서는 변화한 국내 외식시장 트렌드를 수용, 각 매장 별 컨셉과 메뉴를 다각화하는 시도로 브랜드 전체의 대대적인 변화를 선언했다. 브랜드 변화의 새로운 기회로 삼고 자본과 인력을 투자해 고객이 요청한 다양한 모델을 실제 매장에 반영했다. 빕스는 기존 분위기와 메뉴에 변화를 주기 위해 빕스 매장을 직접 방문한 고객들의 피드백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고객의 만족을 위해 늘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빕스는 각 매장 고객의 연령층과 선호메뉴 등을 고려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매장분위기와 청결함, 더욱 고급스럽고 특별한 샐러드 바 메뉴와 함께 고객층에 따라 구별된 테마 공간을 메인으로 한 모델을 기획했다. 고객의 트렌드를 반영의 첫 시도로 빕스는 와인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는 점에 착안, 스테이크와 잘 어울리는 각종 와인을 매장에 비치해 매장의 분위기를 한층 고급화 하고 고객들이 편리하게 와인을 즐길 수 있게 했다. 또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많이 오는 매장에는 위한 각종 블록과 도서가 구비된 아이들 놀이공간을 마련해 고객의 편의를 높였다. 이처럼 빕스는 고객의 의견을 수렴, 전국 90여개의 매장 중 주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기존 빕스와는 전혀 다른 매뉴얼을 도입한 컨셉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 같은 빕스, 다른 테마. 빕스 문정점과 신정점 파크 인 더 시티(Park in the city)’를 테마로 새롭게 꾸며진 문정점의 경우 고객들이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전체 매장의 인테리어를 공원처럼 바꿨다. 또한 고객들의 고급화된 입맛에 따라 매장 내 전문 빠티쉐를 두고 홈메이드 방식으로 직접 구운 빵과 케잌을 샐러드 바를 통해 제공한다. 신정점은 립&샐러드를 테마로 스테이크 다음으로 인기 있는 빕스 폭립을 샐러드 바에 비치해 기존 샐러드 바와 동일한 가격으로 무제한 즐길 수 있게 했다. 또한 유럽풍 로스트 치킨, 아시아 풍미의 에스닉 메뉴 등 신정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를 샐러드 바에 구성, 빕스가 가진 또 다른 맛을 선보였다. 김상임 빕스 사업부장은 “빕스에서는 지금을 빕스의 전환점으로 삼고 고객들의 요구와 매장특성, 소비 트렌드 등을 충분히 고려해 다양한 매장 메뉴얼을 도입한 새로운 빕스를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부장은 “획일화된 매장과 메뉴에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빕스는 특화된 컨셉 매장을 더욱 넓혀나가 외식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 할 것” 이라고 덧붙였다.
2008.10.23 I 강동완 기자
`선량 추천` 끝내고 증시로 돌아온 시골의사 박경철
  • `선량 추천` 끝내고 증시로 돌아온 시골의사 박경철
  •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공천심사하는 6주 동안 최선을 다했다. 죽을 힘을 다해서 일했다. 6주의 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다."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국민들에게 `정치인 추천`을 끝낸 시골의사 박경철씨(사진·43세)가 다시 증시로 돌아왔다. 박경철씨는 18대 총선 다음날인 10일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1층에서 `증시 혼란기의 투자전략`이란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월간 매거진 `KRX` 창간 1주년을 기념해 초청한 행사다. 지난 8일 서울 충정로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박경철씨는 증시에서 종목(투자할 기업)을 선정할 때도 사람을 판단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현재도 중요하지만 과거가 중요하며 과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했는지, 위기를 관리하는 에너지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는 충고다. 반면 `미래가치`에 대해선 보수적인 자세를 보였다. `현재는 미래가치의 할인`이라고 말들을 한다지만 미래는 기본적으로 알 수 없는 영역이라는 논리다. 기업은 언제 망할 지 모르고 과거나 현재로 추론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투자자의 자세로는 `부자의 마인드`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100억원을 가진 사람의 목표 수익률은 10%이지만, 100만원을 가진 사람의 목표는 100배인 1억원이기 때문에 100만원을 가진 사람이 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공 영역`이 아닌 정치에 잠시나마 몸담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것은 시민 정신이 아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추천한 정치인이 앞으로 4년간 국민들에게 `얼마의 수익률`을 안겨줄까?  박경철씨는 안동신세계연합병원 원장이지만 `시골의사`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한 투자분석가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등 여러권의 베스트셀러를 펴냈으며, 경제 케이블TV 진행자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통합민주당의 총선 공천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다음은 박경철씨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어떤 종목을 사야하나. ▲ 상위 100대 종목 이하는 볼 필요가 없다. 이 외에는 우량주가 아닐 가능성 높다.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우량주가 아닌 종목에서 수익을 내려고 한다. 최근 모 증권사가 동양제철화학의 목표주가를 터무니없이 올려놓은 것은 우리 주식시장의 비극적인 모습이다. 주식은 넓은 의미에서 자산이다. 집을 사놓고 10년을 기다리는데 왜 주식은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리지 못하나. -개인 투자자에게 조언 한다면. ▲ 시장을 이겨야 한다. 이기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운이 좋아야 한다. 투자하는 시점이 대세 상승기이면 돈을 많이 벌 수 밖에 없다. 최근 5년 동안 투자한 사람들은 운이 좋았다. 지금은 운이 다하고 있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시장을 보지 말고 종목을 보라`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건 사기꾼이 하는 말이다. 시장이 좋을 때는 아무거나 사도 좋다. -테마주는 어떻게 보나. ▲ 시장 자체가 원래 테마이다. 이중 모두가 공감하는 테마가 있다. 기업의 실적이나 경기, 금리 등이 하나의 테마다. 소규모 테마는 단편적 사건들이다. 이를테면 총선이나 대운하 등. 소규모 테마 문제는 시장의 맥락을 보는게 아니고 시장을 믿지 못한 패배자의 집합소이다. 이런 테마에 관심 기울이는 것은 자본시장에서 승리할 수 없다. 큰 테마에서 성공을 못한다면 주식을 안하는 게 낫다. -투자시 경계해야 할 것은. ▲ 투기는 항상 실패를 가져온다. 내가 100만원을 갖고 있어도 100억원을 가졌다는 마인드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돈들이 뭉쳐져 결국 부자에게 흘러간다. 이런말 하면 투자자들은 잘 받아 들이지 못한다. 배부른 자의 말이라고 한다. 나는 주식 시장을 20년동안 경험했다. 살아남은 사람이다. 지옥과 천당을 다녀와봤다. 사람들에게 꽃이 펴 있는 저승으로 가는 길과 멀고 험하지만 천국이라고 가는 길을 가르쳐 준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대부분 모른다. 불건전한 시장에서는 흔히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심하게 말하면 잡상인 같은 사람들이다. 운용사나 기관투자자들도 이러한 야바위꾼 같은 이들이 많다. ARS로 장사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카지노에서 블랙잭은 10번 중 1번의 빵빠레가 울린다. 노름을 하는 사람은 그 빵빠레 소리만 기억하고 나머지는 잊는다. 이처럼 잡상인의 유혹들이 시장을 후진적으로 만들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주식을 자산 투자의 개념으로 한다. 반면 우리는 주식이 팔자 고치는 데 이용되고 있다. 주식 정보를 파는 사람들은 사기꾼이라고 보면 된다. -총선일 직후 증권선물거래소에 투자 강연회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 ▲ 나의 강연에는 섹시한 내용이 없다. 그런 것을 들기 위해 찾아 온다면 차비가 아까울 것이다. 나는 강연을 주체하는 곳의 신뢰성이 있어야 참석한다. KRX는 장사하려고 강연을 개최한 게 아니니까 선뜻 참석키로 했다. 언론매체 등에서 자리를 만들면 기꺼이 참석한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고객을 상대로 연다면 싫은 소리를 한다. -좋은 종목과 좋은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은. ▲ 사람을 판단할 때 그의 가치와 행적을 따져봐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현재도 중요하지만 과거가 중요하다. 과거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했는지, 위기를 관리하는 에너지가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그 다음으로 현재의 모습을 봐야 한다. 현재 좋은 기업인지를 살펴 본다. 나는 미래 가치란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현재가치는 미래가치의 할인`이라고 말들을 한다. 하지만 미래는 기본적으로 알 수 없는 영역이다. 기업은 언제 망할 지 모른다. 과거나 현재로 추론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이 나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에게 도대체 무슨 꿈을 갖고 있냐고 묻는다. 내가 너를 사고 싶은데 너의 꿈을 나에게 설득해봐라하는 것이다. -기술적 분석 어떻게 보나. ▲ 기술적 분석을 지나치게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물론 차트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자기 책상의 컴퓨터를 치웠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오버하는 것이다. 대중은 짧은 시간에서는 어리석은 판단을 많이 한다. 지나치게 큰 기대를 하거나 적정가치를 못 볼때도 많다. 좋은 종목을 골랐다면 테이블에 올리고 지금 칼질하냐, 나중에 하느냐를 기술적으로 해야 한다. 나는 조화를 강조한다. -정치권에서의 활약(?)은 의외였다. 민주당에서 공천심사위원 제의를 받은 이유는. ▲ 개인적으로 시민(市民)이란 말을 좋아한다. 백성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백성은 패배주의에서 출발한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한다. 반면 시민은 더럽다고 생각하면 나서서 고친다. 시민은 지식인 보다 한단계 상위 개념이다. 시민은 자신의 생각을 이루기 위해 참여한다. 현재를 고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공천 심사 제의를 받았을 때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하는 것은 시민 정신이 아니어서 니다. -심사 과정에서 청탁도 많았을 텐데. ▲ 많았다. 청탁을 한 사람은 엄청난 손해를 봤다. 100점 만점에서 10점을 감점했다. 부탁했던 사람들은 서운한 감정을 느낄 것이지만 이해할 것이다. - 총선 전망은? ▲ 통합민주당이 얻을 의석은 40~50석 보단 많고 90~100석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총선결과 통합민주당은 81석을 얻었다-편집자주) -이번 공천에 대해 만족하나 ▲ 세상에 모든 것을 만족할 수 있나.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공천심사하는 6주 동안 최선을 다했다. 죽을 힘을 다해서 일했다. 6주의 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다. 심사 후 일주일 동안 몸살이 났다. 당이 가진 한계 속에서 충실히 맡은 일을 했다. 결과는 국민이 평가할 일이다.  
2008.04.10 I 임일곤 기자
 면, 그것이 궁금하다
  • [세계 면요리 맛대맛] 면, 그것이 궁금하다
  • ▲ 세계의 국수. 자장면이나 짬뽕에 들어가는 중화면, 일본 메밀면(소바), 이탈리아 파스타를 대표하는 스파게티, 가정용 냉면 국수, 굵은 빨대를 사선으로 똑똑 잘라낸 듯한 펜네(이탈리아)와 나선형으로 말린 푸실리(이탈리아), 동남아에서 즐겨 먹는 쌀국수(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가운데는 칼국수 생면. [조선일보 제공] 김이 무럭무럭 올라오는 국물에 잠긴 통통한 면발. 반투명하게 익은 통통한 국수가 하얗게 반짝거린다. 희롱하듯 입술을 미끄러져 지나가면서 입속으로 매끄럽게 빨려 들어간다. 쫄깃하고 따뜻하다. 그리곤 입안을 가득 채우는 뜨끈한 국물. 행복하다. 더울 땐 더워서, 추울 땐 추워서 그리운 음식. 면요리다. ::: 국수를 먹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혼자만의 착각이 아니다. 국수에는 탄수화물이 풍부하다. 탄수화물에는 '행복호르몬'이라는 별명을 가진 '세로토닌'이 다량 함유돼 있다. 세로토닌이 뇌에서 진정효과를 발휘, 마음이 편해지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이다. '후루룩' 먹는 면발은 촉각과 청각을 자극해 기분 전환에도 좋다. 탄수화물은 국수 말고도 밥이나 감자에도 많지만, 국수의 전분은 밥보다 훨씬 쉽게 분해된다. 세로토닌이 더 빨리 활동할 수 있다. 그래서 피로 회복에도, 머리를 많이 써야할 때 에너지 공급에도 이상적이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늦은밤 국수를 먹으면 살로 들러붙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 국수는 누가 처음 뽑았을까?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 음식사학자는 국수가 중앙아시아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주장하나, 확실하지 않다. 중국에선 서기 100년경인 한(漢)나라 시대 이미 면을 상업적으로 대량생산하고 있었다고 역사학자들은 말한다. 고대 중국에서 밀가루와 보릿가루로 만든 음식을 면(麵)이라고 통칭했다. 요즘 분식(粉食)과 비슷하다. 그러다 곡물 가루로 만든 반죽을 길게 늘리고 뽑은 음식을 두루 아우르는 말로 굳었다. ::: 이탈리아 스파게티는 마르코 폴로가 중국으로 부터 들여왔다? 중국에 가면 "이탈리아 스파게티는 중국에서 건너간 것"이라며 자랑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한국에도 그렇게 믿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아닐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 유럽 문헌에서 국수는 1279년 처음 등장한다. 이탈리아 제노아 공문서에서 기록이 나왔다. 폰지오 바스토네(Ponzio Bastone)라는 사람이 죽으면서 남긴 재산을 리스트로 남겼는데, 여기에 'bariscella piena de macaronis'라고 적혀있다. '마카로니 한 광주리'란 뜻이다. 마카로니는 짧은 튜브 모양의 파스타지만, 당시에는 요즘의 파스타(pasta)와 같은 의미로 쓰였다. 파스타는 밀가루로 만들어 삶은 음식을 총칭하는 이탈리아말이나, 원뜻은 '반죽(dough)'이다. 마르코 폴로가 이탈리아 베네치아로 돌아온 건 1298년. 그러니 그가 돌아오기 20년쯤 전에 이미 국수를 먹고 있었다는 셈이다. ::: 국수는 왜 쫄깃할까? 밀가루에는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란 단백질이 들었다. 이들 단백질은 나란히 줄지어 서있다. 그런데 글리아딘과 글루테닌이 물과 만나면 질서가 무너지고 혼란이 찾아온다. 단백질이 글루텐이라는 단백질 덩어리가 된다. 나란히 열을 맞춰 서 있을 때는 뚝뚝 끊기던 녀석들이 서로 엉키면서 끈기가 생긴다. 우리는 이를 탄력이라 부른다. 먹을 때는 '쫄깃하다'고 표현한다. 소금은 이 결합 작용을 도와준다. ::: 국수는 왜 밀가루가 많나? 밀은 껍질이 딱딱하지만 속은 무른데다, 낟알 옆구리에 홈이 파여있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알곡으로 먹기 힘들고, 가루를 내 국수나 빵으로 만들어서 섭취해야 한다. 쌀은 알곡으로 먹기도 편하지만, 한국이나 일본에서 쌀이란 그 자체로 먹어도 감지덕지한 귀하고 비싸고 심지어 신성한 음식이었다. 반면 쌀농사가 일년에 네 차례까지 가능한 동남아에선 쌀이란 흔하디 흔한 곡물이다. 그래서 동남아에서는 쌀국수를 만들었다. 찜통을 깨끗한 천으로 덮고, 물과 섞은 쌀가루를 천 위에 붓고 펼친다. 뚜껑을 잠시 덮었다 열면 얇고 납작한 쌀전병이 만들어진다. 이 쌀전병을 가늘게 자르면 쌀국수가 된다. ::: 한국과 일본의 면요리 면은 중국에서 한국과 일본, 베트남 등으로 퍼졌다. 한국에서는 통일신라 시대까지 문헌에 등장하지 않다가, 고려시대 송(宋)나라 사신이 쓴 여행기 '고려도경(高麗圖經·1123년)'에 처음 나타난다. 한강 이북에서는 냉면, 이남에는 칼국수가 발달했다. 작은 구멍이 촘촘하게 뚫린 바가지에 반죽을 넣고 누르면 물이 끓는 솥에 떨어지면서 국수가 된다. 냉면은 이렇게 만든다. 점성이 약한 메밀이 재료라 늘이는 대신 누르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든 방식이다. 국수가 중국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건 1200여년 전 나라시대로 알려졌다. 당시 국수는 요즘 만두에 더 가까웠다. 밀 반죽을 얇게 펴서 고기나 채소 등을 감쌌다. 당시 일본에서는 이런 음식을 '곤돈(こんどん)'이라 불렀다. 곤돈은 '혼돈(混沌·chaos)'에서 비롯된 말로, 요즘 중국사람들이 아침식사나 간식으로 먹는 물만두의 일종인 '훈둔'과 어원이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곤돈은 ‘운동'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운동’이라고도,‘ 우동’이라고도 읽었다. 17세기 에도(江戶·도쿄의 옛 이름)시대에 들어서면서 우동(うどん)으로 완전히 정착했다. 메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것 역시 에도시대로 추정된다. 도쿄를 중심으로 하는 간토(關東) 지역에서는 소바(메밀국수)를, 오사카와 교토가 있는 간사이(關西)에서는 우동을 선호하는 편이다. ▶ 관련기사 ◀☞[세계 면요리 맛대맛] 영혼까지 만족시키는 3國 국수 대결☞[세계 면요리 맛대맛] 고수들이 말하는 ''맛있는 국수''
우리 엄마 책바다 빠졌네
  • 우리 엄마 책바다 빠졌네
  • ▲ 파주 헤이리 아티누스 안에 있는 레스토랑‘파머스 테이블’에서 차 한잔 앞에 두고 책을 읽고 있는 여성[조선일보 제공] 낙엽 흩날리고, 찬 비라도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면 따끈한 차 한 잔에 소설 한 자락 읽으며 뒹굴고 싶은 게 여자 마음이다. 친구 두셋이 모처럼 모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면….문제는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 아이들이다.어디 맡길 데도 마땅치 않고, 두고 가자니 마음이 불편하고. 날이 추워지니 아이들도 실내에 오래 있으면 좀이 쑤시는 눈치다.이럴 땐 ‘북 카페’만큼 좋은 아이디어도 없다.마침 최근 들어 책을 주제로 한 복합문화공간이 서울 안팎에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한잔의 차는 입안을 적시고 한권의 책은 마음을 적시고… 도서관 싫어하던 우리 개구쟁이도 여기선 책벌레 가을 여행, 잘 왔다. ◆카페 위 어린이도서관, ‘꿈과 쉼’ 삼청감리교회에서 운영하는 서울 삼청동 북까페 ‘엔’(02-733-1054)은 전문 바리스타가 끓여내는 달마이어 커피를 마시면서 최신간 양서들을 읽을 수 있는 공간. 넉넉한 크기의 수제 의자들 덕에 책을 오래 앉아 읽어도 피곤하지 않다. 까페라떼 4000원, 아이스크림 3000원, 샌드위치는 3500원인데, 참치 와사비호밀 샌드위치에 아메리카노 커피를 곁들인 세트 메뉴(6000원)가 간단히 요기하기에 좋다.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위층에 ‘엔’의 수익금으로 운영하는 어린이도서관 ‘꿈과 쉼’(02-734-1054)이 있다는 것. 신내동에서 초등 3학년 아들과 일부러 이 곳을 찾은 권수경(38)씨는 “큰 도서관에 가면 책이 너무 많아 오히려 골라 읽기가 어려운데 여기는 수필·소설·만화 등 베스트셀러가 선별돼 있고, 월별 코너에 신간이 따로 마련돼 있어 좋다”고 말한다. 도서관에서는 매달 ‘생물화석 표본 만들기’ ‘그림동화 읽기’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미리 체크해볼 것. 나온 김에 경복궁이나 근처 부엉이박물관(02-3210-2902)에 들러도 훌륭한 나들이가 된다. 삼청교회의 넓은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 단, 어린이도서관 이용시간은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다. ◆그림책의 천국, ‘초방’ 이화여대 후문 건너편 골목에 자리한 북 카페 ‘초방’(02-392-0277, www.chobang.com)은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갤러리와 서점을 한데 겸한 45평 가량의 공간이다. 길가에 면한 창가 쪽에는 그림책부터 초등학생 동화책 2000여 권이 구비된 어린이 서가와 어린이용 책걸상들이 놓여 있고, 안쪽에는 벽면을 따라 책과 미술작품이, 중앙에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테이블이 놓여 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 ‘볼로냐어린이국제도서전’ 심사위원을 맡았던 신경숙씨가 주인장. 그래서인지 볼로냐도서전에서 수상한 우리 창작 그림책들이 비중 있게 전시돼 있다. 정기적으로 그림책 작가들을 위한 워크숍이 열리는 ‘사랑방’. 매주 수요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일본 그림책 읽기 모임’에서는 일본 그림책을 통해 일본 문화를 탐구한다.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 엄마들을 따라 나들이에 나선 아홉 살 단짝 친구 인화와 윤빈이가 장난을 치며 책을 읽고 있다.◆책이랑 놀아요, ‘헤이리 아티누스’ 12월1일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들어서는 어린이 책 복합문화공간.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이 온통 어린이 책으로 장식된다. 온라인 서점 리브로(www.libro.co.kr)가 오프라인에 여는 ‘어린이 리브로’(031-948-0740)가 메인 공간. 2만 권에 달하는 어린이·청소년 책과 부모를 위한 자녀교육서가 구비된 2층 서점 안에는 책 모양의 거대 조형물을 비롯해 ‘괴물들이 사는 나라’(모리스 센닥) 주인공들이 꼬마손님들을 반긴다. 15일에 문 여는 네버랜드 피처북 갤러리(031-948-6685)는 국내외 그림책 작가들의 원화를 전시하는 공간. 갤러리 안에는 3000여 권의 그림책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책 놀이터’가 따로 마련된다. 1층에 자리한 레스토랑 ‘파머스 테이블’(031-948-6225)에선 스파게티, 피자 등 이탈리아 음식을 15일부터 판매한다. 화덕에서 막 구워낸 피자(1만1000~1만8000원)는 이 집의 자랑거리. 허브와 빵 굽는 가게, 티 하우스도 들러볼 만하다. 아티누스 말고도 예술마을 안에는 북하우스, 반디 북카페, 동화나라 등 책을 테마로 한 문화 공간이 많으니 산책 겸 둘러보자. ◆오래 되어서 정겨운, ‘진선북카페’ 삼청동 초입의 갈림길 사이 삼각형 땅에 세워진 2층짜리 통나무 카페. 멋진 나무들 아래 야외 테이블을 놓은 정원이 운치 있다. 다양한 분야의 책들과 백과사전, 어학사전류를 합해 3000여 권의 책이 구비돼 있고, 어린이 책도 200여 권 가량 있다. 차 종류는 4000원선, 스테이크는 1만5000원~2만원, 스파게티는 8000원~1만원, 샌드위치는 5000원이다. 주말에는 빈 자리가 거의 없으므로, 아이를 데려가기에는 평일 오후가 조용하고 좋다. 모(母)회사인 진선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은 20%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밖에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북 카페로 광화문 성곡미술관 맞은 편에 자리한 ‘커피스트’(02-725-5557)와 홍대 앞 ‘다방(D’AVANT)’(02-325-5510)이 있다. ‘커피스트’는 생두를 직접 볶아 우려낸 커피와 직접 만든 쿠키, 빠니니를 맛보면서 카페 주인장이 모아둔 커피·와인·음식 관련 책과 만화, 잡지들을 읽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다방’은 맛있는 와플, 팬케이크, 에스프레소 커피로 유명하며, 책은 물론 클래식·재즈CD들까지 구비돼 있어 듣고 싶은 곡을 골라 신청할 수 있다.
 잔인했던 여름, 더 잔인한 가을
  • [지방 건설경기 르포] 잔인했던 여름, 더 잔인한 가을
  • [조선일보 제공] “(경기가) 바닥에 붙어부렀어. 일꾼들도 이젠 잘 안 나와.” 지난 5일 오전 5시30분쯤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시장 인근 ‘근로자 대기소’. 4평 남짓한 사무실에는 문모(59) 소장 혼자 연방 담배를 빨고 있었다. 주로 건설 현장에 날품팔이 일꾼과 건설업체를 연결해 주는 이곳에는 일꾼이 하루에 10여 명도 나오지 않는다. “나오면 뭘 혀. 1주일에 절반은 공치고 들어가는데…” 일당(잡부 기준)도 6만원에서 5만5000원으로 떨어졌다. 2년 전만 해도 사정은 달랐다. 남악 신도시 건설, 아파트 개발 붐 등으로 건설 현장이 많아 업체마다 “사람 좀 구해달라”고 아우성이었다고 한다. “집값 잡는다고 서민경제는 빵점이 돼부렀어.” 문 소장은 대기소 등록증을 반납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지방 건설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일부에선 IMF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방 건설시장을 떠받쳤던 버팀목인 주택경기는 미분양이 5만5000가구로 1999년 이래 최다를 기록할 정도로 얼어붙었다. 그나마 지역 중소업체의 숨통을 틔워 주던 관청 발주 공사도 급감하고 있다. 올 상반기 건설 수주액은 44조3130억원으로 작년 동기(50조970억원)보다 6조원(11%) 줄었다. 지방의 감소 폭은 23%에 달해 타격이 더욱 컸다. ◆지역 중소 하청업체는 빈사상태= 부산 해운대 주상복합 현장에서 간이식당(함바)을 운영하는 최모(48)씨. 그는 현장 하청업체가 떼어먹은 넉 달치 밥값 900만원을 아직도 못 받고 있다. 그는 “어느 날 몰래 직원들 데리고 현장을 떠나거나 부도 내고 잠적하는 업체 사장들이 늘면서 외상값이 쌓여만 간다”고 말했다. 하청업체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현장 인부들에게 제공하는 밥도 2끼에서 1끼로 줄이고 1끼는 라면으로 제공하는 업체도 있다고 최씨는 말했다. 최근 아파트 건설이 붐을 이루고 있는 충북 청주시에서도 지역 중소업체는 죽을 맛이다. D건설 김모 사장은 “서울의 대형 업체가 공사를 싹쓸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건설인력종합지원센터 김두호 사무국장은 “대형 업체들은 기능인력, 자재, 금융은 물론 함바집까지 데리고 오기 때문에 지역경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진 폐업 6배나 늘어= 사정이 이렇다 보니 스스로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현재 전국에서 폐업을 신청한 건설사는 3534개로 작년 같은 기간(469개)보다 6.5배쯤 늘었다. 대한건설협회 광주시회 강영순 사무처장은 “올 상반기 공사를 한 건도 못 딴 업체가 40%쯤 된다”면서 “1억~2억원짜리 공사만 수주해도 축하 전화를 받는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6년째 건설업을 하는 N사 김모(36) 사장은 “직원이 15명인데, 매달 3000만~4000만원씩 은행 빚으로 월급을 주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구 S건설은 작년까지 12곳이나 됐던 현장이 최근 4곳으로 줄어 직원을 30명으로 절반쯤 감축했다. 이 회사 문모 이사는 “10년 이상 건설 밥을 먹고 있지만 지금처럼 힘들었던 적은 없다”고 하소연했다 ◆레미콘·시멘트 업계도 ‘휘청’= 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레미콘·합판·보일러 등 연관 산업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올해 시멘트 예상 출하량은 4600만t으로, 2004년(5494만t)보다 900만t쯤 급감(急減)할 전망이다. 건축 공사에 들어가는 합판 쪽도 사정은 비슷하다. 합판업계에서는 올해 생산량이 작년(63만㎥)보다 10~20%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철근의 경우도 국내 7대 제강사의 하루 출하량이 2만∼2만5000t으로 작년보다 절반쯤 줄었다. 건설산업연구원 백성준 부연구위원은 “건실한 중소업체마저 도산하지 않도록 불합리한 규제는 빨리 풀고, 사회간접자본 예산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Cool한 여행지]④디날리 국립공원
  • [스포츠월드 제공] 디날리국립공원 여행자 안내소에서 2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탔다. 이 버스는 디날리국립공원으로 가는 캠퍼를 위한 전용버스다. 최종 목적지인 원더호수(Wonder Lake) 캠핑장까지는 6시간 거리. 시작부터 끝까지 비포장인 험로다. 그러나 여행자들은 디날리의 품으로 든다는 생각에 고달픈 여정에도 표정은 밝다. 캠퍼 버스에 탄 이들은 시애틀에서 온 의사 일행 4명을 포함해 모두 7명. 이 가운데 2명은 중간에 내리고, 다시 몇 명이 버스에 올랐다. 디날리국립공원 안에서는 어디서나 캠퍼 버스를 얻어 탈 수 있고, 내릴 수 있다. 캠퍼들은 걷다 지치면 버스를 세우면 된다. 아니 세우지 않아도 큼지막한 배낭을 메고 걷고 있으면 버스가 먼저 서고, 운전자가 ‘태워 줄까’ 묻는다.원더호수로 가는 길은 마치 야생동물을 찾아 나선 사파리 투어와 같다. 야생동물들이 수십 마리씩 떼를 지어 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심심할만하면 한 마리씩 나타나 지루함을 덜어준다. 처음 모습을 내민 것은 산양이다. 이 녀석들은 수목 한계선 위의 가파른 산비탈에서 놀기 때문에 눈을 부릅뜨지 않으면 보기 어렵다. 캐러부(북미산 순록)나 ‘땅다람쥐’ 등은 그나마 모습을 자주 드러내는 편이다. 세이블 패스(Sable Pass)를 지나면 곰의 땅이다. 녀석들은 때로 길을 막고 차량을 막는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터클라 강가나 숲을 따라 거니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디날리에는 300마리의 회색곰이 산다고 한다. 제 아무리 불행한 여행자라 해도 오가는 길에 최소한 몇 번은 볼 수가 있다. 폴리크롬전망대(Polychrome Point)에서 엘리슨 여행자안내소로 이르는 길은 몇 개의 고개를 넘으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한다. 수십 길 낭떠러지 위로 아슬아슬하게 길이 걸려 있기도 하고, 앞으로 가야할 길이 장쾌하게 펼쳐진 곳도 있다. 그 길을 따라 곡예를 하듯 지나거나 흙먼지 속으로 아스라이 멀어지는 버스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하다. 원더호수를 찾아가는 여행자들은 모두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5m)를 보고 싶어 한다. 제 아무리 수백 마리의 곰이 나타난다 해도 매킨리를 한 번 본 것과 바꿀 수 없다. 그러나 매킨리는 일년의 대부분이 구름에 가려 있다. 설령 모습을 드러낸다 하더라도 잠시 뿐이라 한눈을 팔고 나면 금새 구름에 휘감기기 일쑤다. 원더호수 캠핑장은 아름답다. 캠핑장은 매킨리 강으로 부드럽게 흘러내린 고원의 중턱에 자리를 잡았다. 로마의 원형경기장처럼 반원형을 그리며 펼쳐진 캠핑장은 하나같이 매킨리를 바라보게 돼 있다. 어느 자리에서건 눈만 들면 매킨리와 마주한다. 여행자들은 이곳에 며칠씩 머물며 ‘매킨리 바’로 트레킹을 하거나 모기와 씨름하면서 매킨리가 모습을 드러내기를 기다린다. 매킨리가 속한 전체 산군을 디날리라 부른다. ‘디날리’는 이곳 원주민어로 ‘큰 하나’라는 뜻. 디날리 산군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매킨리는 25대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다. 1917년 주봉의 이름을 따서 매킨리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가 1972년 디날리국립공원으로 바꿨다. 디날리국립공원으로 드는 길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땅다람쥐.폴리크롬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디날리의 산군을 바라보는 관광객들.원더호수 캠핑장에서 트레일을 따라 ‘매킨리 바’까지 갔다 돌아오는 트레커 뒤로 흰눈을 이고 있는 디날리 산군이 보인다.한국 산악인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 산은 히말라야 산군의 고봉에 비하면 높이는 특별하지 않다. 그러나 북극에 가까워 산소가 희박하고 날씨가 변화무쌍해 등반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초등한 고상돈도 이 산을 등반하다 숨졌다. 원더호수 캠핑장에 머무는 이들은 하나같이 찾는 곳이 있다. ‘매킨리 바’ 트레킹이다. 캠핑장에서 매킨리강까지 8㎞에 이르는 툰드라 산책 코스다. 사실 ‘매킨리 바’는 원더호수 캠핑장 주변에 마련된 유일한 트레킹 코스다. 캠퍼들은 이 길을 거닐며 블루베리나 버섯, 툰드라의 여름꽃을 찾아본다. 여름철에는 백야 현상으로 자정이 가까워도 밖이 훤하다. 이 때문에 트레킹 행렬은 오후 늦게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캠퍼들의 마음은 항상 한 곳에 붙밖아 있다. 바로 매킨리와 마주하는 것이다.일반차량 출입금지… 다양한 셔틀버스로 대신여행객 취향에 맞추어 세가지 종류 준비얼굴만 보호할 수 있는 모기장을 쓴 여행자. 디날리국립공원을 여행하기란 쉽지 않다. 일반 차량은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 1974년 앵커리지와 패어뱅스를 잇는 하이웨이가 개통되면서 관광객이 몰려들자 국립공원측에서 공원 안으로 드는 차량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그 대신 국립공원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셔틀버스가 비포장 외길을 따라 오간다. 공원을 순환하는 셔틀버스는 크게 3가지. 하나는 운전사 겸 가이드가 딸린 투어다. 커피와 빵을 비롯한 간단한 요기도 제공한다. 원더호수 캠핑장까지 갔다오는 투어는 12시간이 소요된다. 비용은 100달러를 호가한다. 당일 여행객을 위해 5시간·9시간·12시간 등 목적지에 따라 셔틀버스가 운행되기도 한다. 이 버스는 가이드와 먹을거리를 제공하지 않는다. 마지막은 캠퍼를 위한 버스다. 이 버스는 야영장을 순회하며 캠퍼를 실어 나른다. 어디서나 내릴 수 있고, 또 어디서나 탈 수 있다. 목적지에 따라 운행시간이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먼 곳까지는 하루에 4번 운행된다. 요금은 가는 거리에 상관없이 일정(23달러)하다. 공원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몇 번이고 이용할 수 있다. 디날리국립공원 안에는 6곳쯤의 야영장이 있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여행자안내소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그러나 원더호수캠핑장처럼 인기가 좋은 곳은 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다. 야영장을 예약하지 않을 경우 공원 내에서의 야영은 금지된다. 야영장 주변에는 툰드라를 산책할 수 있는 트레일이 만들어져 있다. 이 트레일을 제외한 다른 곳을 간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 단서가 하나 있다. 본인의 안전은 본인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툰드라에서 길을 잃거나 혹은 곰을 만나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더라도 그것은 본인의 책임이다. 그런 연유로 대부분의 여행자는 정해진 트레일을 따라 간다.디날리국립공원은 여름에는 모기의 천국이 된다. 모기장을 쓰지 않고는 식사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입 속으로 달려들고 눈꺼풀에 달라붙어 사정없이 피를 빨아댄다. 따라서 야영을 하려면 모기를 퇴치할 수 있는 만반의 대책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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