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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지휘부 `무죄 확정`…세월호 유족들 "끝까지 책임 묻겠다"
  • 해경 지휘부 `무죄 확정`…세월호 유족들 "끝까지 책임 묻겠다"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업무 등을 소홀히 했던 혐의를 받는 해경 지휘부들이 참사 이후 9년 만에 대법원에서까지 최종 무죄를 선고받았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국가가 생명을 지켜야 할 책임을 저버려도 된다는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처벌을 이끌어내기 위해 끝까지 싸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와 4·16 국민연대가 2일 대법원 앞에서 대법원의 해경 지휘부에 대한 최종 무죄 판결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권효중 기자)2일 대법원은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김석균 전 해경청장 등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 지휘부에게 무죄를 선고했던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과 마찬가지로 업무상 과실을 증명하기 위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이들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승객들의 탈출을 돕는 등 구조 업무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303명을 숨지게 하고, 14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20년 이들은 이와 같은 혐의로 참사 이후 거의 6년여 만에 불구속 기소됐지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통신이 원활하지 않았고, 선체 자체의 결함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날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와 4·16 국민연대는 대법원의 판결에 맞춰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또다시 ‘피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며, 법원과 국가가 나서 책임을 져야만 했던 이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유족들은 물론,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도 모여 국가가 생명을 지키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일이 반복되는 와중 제대로 된 처벌도 이뤄지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기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유족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을 포함, 3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어갔는데 아무도 죄가 없다는 궤변과 같은 판결을 누가 수긍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사법부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최후 보루인 대법원까지 상식에 어긋난 판결을 하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은 누가 지키겠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책임을 묻고, 역사의 심판대에 세워 국민의 처벌을 받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10·29 이태원 참사 관련 단체에서도 국가가 국민을 지킬 책임을 저버리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미현 이태원 시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이번 판결은 세월호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태원 유족들 역시 이러한 미래를 두려워하고 있다”며 “행정부는 물론, 제대로 된 판결을 내리지 않는 사법부,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등에 나서지 않는 입법부 등 모두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재난 참사가 일어나도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않는다, 알아서 ‘각자도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국가가 나서 주고 있다”며 “그렇지 않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시민들이 나서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 발언을 통해서도 사법부에 대한 비판은 계속됐다. 인권운동공간 ‘활’의 랑희 상임활동가는 “책임을 묻는 행동은 곧 희생자에 대한 애도이며, 사회 전체가 재발 방지를 위해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이러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정의는 요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족들은 대법원의 최종 판결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은 “유족들은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는 아홉 글자를 듣기 위해 싸워온 것이 아니다”라며 끝까지 책임을 묻고, 사과를 요구할 의지를 시사했다.
2023.11.02 I 권효중 기자
‘세월호 구조 실패’ 해경 지휘부 무죄 확정…“과실 입증 부족”
  • ‘세월호 구조 실패’ 해경 지휘부 무죄 확정…“과실 입증 부족”
  •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업무를 소홀히 해 400여 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해경 지휘부에 대한 무죄가 확정됐다.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이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세월호 구조실패’ 관련 해경지휘부 2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발언 중인 모습. (사진=뉴시스)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 총 11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치내역을 조작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았던 김문홍 전 목표해경서장과 이재두 전 3009함장은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이 유지돼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이들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업무를 소홀히 해 303명을 숨지게 하고 14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아 왔다. 앞선 1·2심에서는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앞서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은 2020년 2월 “세월호 현장상황을 제대로 파악·지휘·통제해 즉각적 퇴선유도 및 선체진입 지휘 등을 해야 함에도 구조를 소홀히 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며 김 전 청장 등을 기소한 바 있다.1심 재판부는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로서는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구조의무를 방기하고 탈출하거나 세월호 승객들이 퇴선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선내방송에 따라 선내에 잔류하고 있는 상황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즉시 퇴선 조치가 필요할 정도로 침몰이 임박했다거나 선장을 대신해 퇴선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결정하기 어려웠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이어 “사고 당시 구조세력들은 영상송출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아 피고인들이 세월호 승객들의 상황과 침몰상황의 급박성을 인식하기 어려웠다”며 “각급 상황실과의 기술적 문제 등으로 통신이 원활하지 않았던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에게 구체적인 구조임무와 관련한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2심의 판단 역시 마찬가지였다. 재판부는 “참사 당시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상황실이 진도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에서 전달받아 인지하던 정보는 세월호가 50도가량 기울었고 세월호에서 승객 비상 탈출 여부를 문의한다는 제한적 정보”였다며 “이를 근거로 세월호 침몰이 임박했는데도 승객들이 선내에 대기 중이란 사실을 예견하긴 힘들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대법원은 업무상과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고 했다.한편 김 전 서장과 이 전 함장의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이들은 부하직원에게 ‘목포서장 행동사항 및 지시사항 문건’ 등에 허위 내용을 추가하도록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등 직권을 남용해 권리행사를 방해한 혐의 등을 받아 왔다.
2023.11.02 I 김형환 기자
"尹, 천인공노할 '천공' 정권" 맹폭한 민주당…이재명은 내일 尹 만난다(종합)
  • "尹, 천인공노할 '천공' 정권" 맹폭한 민주당…이재명은 내일 尹 만난다(종합)
  •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불참한 것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정부·여당을 향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사 1년이 다 되도록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여당의 반대로 여전히 국회에 묶여 있는 이태원참사 특별법 처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밝힌 추모의 뜻이 진심이라면 이태원참사특별법 합의 처리를 제1의 혁신 조치로 실천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정청래 최고위원은 “이태원참사 때 왜 혼잡경비를 하지 않았는지, 왜 기동대를 투입하지 않았는지, 마약 수사와 이태원 참사 방치는 무슨 관계가 있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태원 참사도. 세월호 참사도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은 역설적이게도 아무것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자는 처벌되지 않았으며 재발방지책은 가동되지 않고 있고 안전한 대한민국이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말했다.박찬대 최고위원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안타까운 참사의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도 (어제) 당정협의회의 핵심과제라고 말했다”며 “유가족과 야당이 요구하는 이태원특별법을 반대하는 것은 국민의힘이다.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면 이렇게 뻔뻔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그는 “참사에 아파하고 책임을 인정하고 유가족 눈물을 닦아주는 대통령을 기대했지만 끝내 국민들의 그 소박한 기대를 저버렸다”며 “정부·여당이 진정으로 참사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면, 국민을 조금이라도 두려워한다면 지금이라도 이태원참사 특별법 제정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서영교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은 카타르에서 돌아오자마자 44년 전 독재자였던 박정희를 위로한다며 구미로 달려갔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나서 일어났던 참사에서 유가족을 위로하는 일은 거부했다”며 “정말 비정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장경태 최고위원은 “당장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추진해달라”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처벌받지 않는 정권은 모두가 외면하는 천인공노할 ‘천공’정권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한편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앞둔 가운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시정연설에 앞선 사전환담 자리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대표의 결단으로 참석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전했다.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시정연설에서는 국민의 고통에 제대로 응답하길 바라고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실질적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31일 사전환담 자리에서도 이 같은 대화가 오고 갈 것으로 전망된다.이 대표는 “예산은 고통받는 국민의 삶을 지탱할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무너지는 경제를 지켜낼 마지막 보루”라며 “윤석열 정부는 1년 반 동안 아무 대책 없이 경제와 민생을 방치했다. 이제 민생 예산은 물론이고 미래성장을 견인할 R&D 예산마저 삭감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성한다면서 말 따로 행동 따로 하는 모습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이런 방식으론 결코 민심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3.10.30 I 이수빈 기자
대통령의 이태원 추모식 참석,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 [기자수첩]대통령의 이태원 추모식 참석,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일 년 전 오늘. 이태원에 핼러윈을 즐기러 왔던 수많은 청춘이 예기치 못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계절이 네 번 바뀌는 동안에도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은 물론 국민의 가슴에는 그날의 아픔과 비통함이 여전하다. 올해 이태원에는 추모 발걸음이 이어졌다. 참사가 벌어졌던 곳은 ‘기억과 안전의 길’로 조성됐다.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한 이들이 잠시 머무르면서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애도했다.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은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마련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의 추모 공간‘을 찾은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유가족들도 서울 시청광장 앞에서 추모집회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놓고 정치권은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결국 대통령은 야당이 주도하는 집회에 정치적 이유를 들며 불참을 통보했다.이는 최근 윤 대통령이 냈던 ‘국민은 늘 옳다’는 대통합 메시지에 부합하지 않는 행동이라 아쉬운 대목이다.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친구·연인을 잃은 국민을 위로할 수 있는 이보다 더 중요한 자리가 있을까. 이틀 전 박정희 전 대통령의 44기 추모행사에 참석했던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세월호·이태원 참사를 겪은 지금의 20대에게 국가는 더이상 안전한 울타리라는 인식은 없다. 오히려 마음에는 선명하게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새겨져 있다. 정부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외쳐봐야 참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세대에게는 공염불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정부·여당에 대한 20대 지지율이 이를 방증한다. 윤 대통령은 추모에 장소는 상관없다며 서울 성북동의 한 교회에서 여당 관계자들과 추모예배를 드렸다. 추모예배의 말씀으로 나온 구절은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로마서 12장15절)’였다. 우는 자들을 피해서 추모한 윤 대통령이 이 말을 듣고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지 궁금하다.민주당도 추모집회 불참을 윤 대통령의 퇴진공세로 연결하는 정치공세를 펼치기보다는 애도와 위로에 온전히 집중하길 바란다.
2023.10.29 I 윤정훈 기자
"진실의 별들을 기억해요"…SNS에서도 이태원 참사 추모
  • "진실의 별들을 기억해요"…SNS에서도 이태원 참사 추모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온라인 공간에서 국적을 초월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 사진을 추모 관련 이미지로 바꾸거나,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추모의 별’을 띄우는 등 활동을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사진=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지난 25일 SNS를 통해 1주기 추모 SNS 계정용 프로필 이미지를 공유했다. 보라색 리본과 별이 그려져 있는 이미지에는 ‘진실의 별들을 기억해요’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별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상징물로 쓰인다. 지난 26일 참사 장소인 이태원역 1번 출구에 조성된 추모 공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도 보라색과 주황색 별이 걸려 있다. SNS 프로필 사진을 바꿔 추모나 연대의 의미를 보여주는 것은 시민들에게 익숙한 일이다. 실제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대규모 집회가 불가능했던 때는 물론, 각종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 SNS 프로필은 주요 의견 표출의 통로로 활용돼왔다. 최근 서초 서이초등학교 사건 당시에도 전국의 교사들은 SNS 프로필 사진을 추모 사진으로 바꾸는 릴레이를 진행하기도 한 바 있다. 추모 릴레이에 참여한 대학원생 송모(30)씨는 “세월호 노란 리본과 같이 상징을 공유하고, 함께 기억하자는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것 같다”며 “특별법 추진 등 아직까지 남아 있는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글로벌 SNS라면, 해외 이용자들 역시 추모에 동참할 수 있다. 159명의 희생자 중에는 이란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희생자가 총 26명에 달하는 만큼 해외에서의 이러한 방법을 통해 추모의 마음이 전해지고 있다. 일본인 유학생 미야우치(29)씨는 “한국까지 와서 공부를 할 정도면 한국에 대해서 좋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안타깝다”라며 “SNS를 이용하면 많은 이들에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프로필 사진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SNS 프로필에 더해, 증강현실(AR) 기술로 추모의 의미를 담은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콘텐츠도 만들어졌다. 시민대책회의는 AR기업 모이버와 함께 ‘추모의 별’을 제작했다. 3D 모델링으로 만들어진 주황색과 보라색 별, ‘REMEMBER 10·29’ 등의 문구가 들어가 있으며, 이 효과를 사용하면 누구나 자신의 사진과 영상에 효과를 씌워 촬영할 수 있으며,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할 수 있다. 이미현 시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온라인상에서 시민들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함께 기억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기획 의도를 전했다. 모이버 관계자 역시 “누구나 쉽게 자신이 사는 곳의 하늘에 ‘추모의 별’을 띄워 캠페인에 참여하고, 주변의 관심과 참여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독려했다. 한편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 협의회는 오는 29일, 참사 1주기를 맞아 시민 추모대회를 서울광장에서 진행한다. 현장 부스에서도 추모를 원하는 시민들을 위한 보라색 리본 등 ‘기억 굿즈’가 마련될 예정이다.
2023.10.27 I 권효중 기자
용혜인 "이태원특별법, 내년초 국회 표결" 예상
  • 용혜인 "이태원특별법, 내년초 국회 표결" 예상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태원참사특별법이 올해 연말이나 내년초 정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참사 1주기 추모제에 불참하는 등 정부와 여당의 협조가 쉬워보이지 않는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27일 용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태원참사특별법이)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빠르게 심사를 마쳐 현재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단계에 넘어가 있는 상태”라면서 “법사위에서 빠르게 여야 합의로 처리할 수 있으면 좋겠으나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추모제에 첨석하지 않으시겠다고 하니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태원참사특별법은 원안보다 법 효력과 적용 범위가 줄어든 채 지난 8월 3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참사를 정쟁에 이용하지 말라’는 여당의 반대 속에 야권 의원들의 합의로 법사위로 올라갔다. 용 의원은 “그렇다고 해도 신속처리안건 지정 기한에 따라 올해 연말, 내년 초 정도가 되면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는 29일 열리는 이태원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유족 대표 측에서 참석 요청을 했지만 ‘정치 집회 성격’이라면서 참석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용 의원은 “귀국하자마자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 행사에 달려가는 건 비정치적인 일이고, 이태원 참사 행사 추모제에 참석하는 것은 정치적 일인가?”라고 물은 뒤 “그런데 이것을 거부하면서 참사를 정치적으로 몰고 가고 있는 선례가 많다,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고, 이태원 참사 때도, 오송 참사에서도 비슷한 프레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을 정치로 몰아붙이고 있는 건 결국 세월호 때는 박근혜 대통령이었고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면서 “유가족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아주 당연한 요구를 (정부가) 듣지 않았기 때문에 유가족들이 그렇게 나서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3.10.27 I 김유성 기자
'너와 나' 박혜수 "조현철→스태프 모두가 애틋, 서로를 사랑했다"②
  • '너와 나' 박혜수 "조현철→스태프 모두가 애틋, 서로를 사랑했다"[인터뷰]②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너와 나’는 PD님과 조현철 감독님, 그리고 저까지. 세 명이 기획을 시작해 한 분 한 분 씩 모여 완성한 작품이에요. 배우부터 스태프들까지 한 명 한 명이 서서히 작품에 녹아들며 사랑하는 과정을 지켜봤죠. 그렇게 모두가 서로를 사랑하게 됐고요.”배우 박혜수가 영화 ‘너와 나’를 향한 남다른 애정과 책임감을 전했다. 박혜수는 최근 ‘너와 나’의 개봉을 기념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너와 나’는 ‘D.P.’,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으로 주목받은 배우 조현철이 연출한 첫 장편 영화다. 서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마음 속에 담은 채 꿈결같은 하루를 보내는 고등학생 세미(박혜수 분)와 하은(김시은 분)의 사랑과 우정을 다룬다. 박혜수는 하은에게 복잡한 감정을 느끼며 고민을 겪는 여고생 ‘세미’ 역을 맡아 풋풋하고 애틋한 시절의 감성과 순수한 사랑을 표현했다.박혜수가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는 건 전작 영화 ‘삼진 그룹 영어토익반’(2020) 이후 약 2년 8개월 만이다. 박혜수에 앞서 ‘너와 나’의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났던 조현철 감독은 인터뷰에서 “우린 서로를 너무나 사랑했다”고 밝히며 작품과 동료들을 향한 애틋한 감정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주연배우로서 박혜수가 ‘너와 나’에 대해 갖는 애정 역시 남달랐다. 박혜수는 “개인적인 이유를 생각하면 그동안은 상업영화를 찍으면 배우로서 프리 프로덕션 단계의 막바지에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시스템을 많이 겪었다. 반면 ‘너와 나’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참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세 명이 모인 상태로 한 분 한 분 씩 모이는 과정에서 이분들이 서서히 작품에 녹아드는 과정을 지켜봤다. 그러다보니 나 역시 자연스레 작품, 그리고 모든 스태프들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게 커질 수밖에 없더라”며 “워낙 촬영 전부터 자주 만나왔기에 이분들의 개인적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도 많았다. 영화 자체가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인지 개인적인 상처와 아픔을 나누기 어려웠을 텐데도 공유해주셨다. 그렇게 서로 이야기 나누다 보니 친밀감 형성이 많이 됐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렇게 서로에게 사랑을 다 느꼈던 것 같다. 현장에서 감정적으로 슬픈 장면을 찍으면 카메라 뒤에 계신 스태프들가지 훌쩍거리셨다. 특히 세미가 극 중 ‘체념’이란 곡을 부르는 신은 촬영감독님이 우셔서 카메라가 흔들리기도 했다. 그 정도로 다들 이 작품에 애정이 컸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배우로서의 내적 성장도 겪었다고. 박혜수는 “모든 작품에 배울 점이 있지만, 그 전까진 저도 경험이 부족했다. 예전에는 내게 주어진 역할을 소화하는 데 급급했다. 맡은 역할만 잘해도 내 몫을 한 것 같았다”면서도, “이 작품을 통해 시야가 조금 더 넓어졌다. 세미를 잘 표현하는 것을 넘어 스태프들 한 분 한 분이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책임감도 더 생겼다”고 회상했다. 배우는 촬영이 끝나면 사실상의 제 역할을 다한 셈이지만, 이후의 편집 및 후시작업에도 관심을 가지며 많은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개봉 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등 여러 영화제들에 초청돼 관객들을 만난 것도 첫 경험이었다. 이 영화의 시작부터 극장 개봉해 관객과 언론을 만나는 지금의 모든 순간까지 자신은 한 번도 ‘너와 나’를 떠난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너와 나’는 조현철 감독이 개인적인 사고로 ‘죽음’이란 키워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기획한 첫 장편영화다. 세미와 하은의 사랑과 우정을 통해 개인과 주변 사람들의 죽음, 나아가 죽음과 관련한 사회적 비극까지 아우른다. 죽음을 향한 두려움을 톺아보다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그 끝에 사랑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작품이다. 삶과 죽음,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미와 하은의 일상을 통해 세월호란 사회적 비극과 희생자들을 향한 애도를 녹였다.박혜수는 ‘너와 나’의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당시에 대해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것들이 많이 들어있는 대본이란 생각을 했다. 내가 이 대본을 100% 이해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었다. 여러 번 대본을 읽었고, 그 때마다 새롭게 발견되는 부분들이 생겼다”며 “감정의 레이어가 섬세히 쌓여있는 글이라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을 꼭 하고 싶었던 건 세월호 참사란 사회적 사건을 두 여자아이의 이야기로 그려낸 방식이 인상깊었기 때문”이라며 “되게 섬세면서, 이 작품을 보는 어느 누구도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조심스러움이 느껴지는 대본이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으로서 소재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부담이 아주 없진 않았다”면서도 “감독님이 많은 고민을 하시고 쓴 글이니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글의 취지가 잘 전달될 수 있게 ‘세미’를 표현해내고 싶었다. 내가 어떻게 연기해야 감독님의 마음을 잘 담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답했다.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온전히 이해하고 마음 속에 품고 있되, 연기로 세미를 표현할 때만큼은 비극보단 수학여행 전날의 아름다운 하루를 중점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박혜수는 “그러기 위해 세미란 인물을 최대한 생동감있게, 지금 이 순간도 이 곳을 걸어다닐 것 같이 표현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박혜수는 전작 ‘삼진 그룹 영어토익반’에서 동료 배우로 조현철과 호흡한 바 있다. ‘너와 나’에선 배우 대 연출로 재회했다. 박혜수는 감독으로서 조현철은 어땠냐 묻자 “전작에서 뵀을 때는 워낙 말씀이 없으셔서 신비주의의 느낌이었다. 감독님의 캐릭터를 도무지 파악할 수 없었다”고 첫인상을 떠올렸다. 이어 “‘너와 나’를 통해 오랫동안 감독님을 지켜보면서 왜 이런 글을 쓰셨는지,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 덕분에 감독님의 철학과 담겨진 사상 등을 많이 알게됐다”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저와 달리 굉장히 넓은 분임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조현철의 디렉팅 스타일에 대해선 “디렉팅할 때도 별 말이 없으시다. 배우들에게 많이 맡겨주시는 편”이라며 “감독님께서 제가 만들고 해석하는 ‘세미’를 많이 믿어주셨기에 확신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었다. 특히 현장에서 꼭 디렉팅이 필요한 부분은 배우이시니 본인이 직접 연기를 하며 시범을 보여주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스로가 배우이셔서 배우의 언어로 이해가 쉽게 말씀 주셨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너와 나’는 지난 25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2023.10.27 I 김보영 기자
진시황·양귀비가 반한 술…‘대륙의 자부심’ 서봉주를 만나다
  • 진시황·양귀비가 반한 술…‘대륙의 자부심’ 서봉주를 만나다 [여행]
  • 서봉주 공장에서 최고급품 레드 프리미엄을 소개하는 현지 안내인[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술 한 방울이 중국 역사의 절반’이라는 명성을 가진 서봉주(西鳳酒). 중국 ‘4대 명주’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서봉주는 지금까지 그 지위를 내주지 않고 있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특유의 우아한 향으로 애주가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서봉주에는 중국의 자부심이 잔뜩 녹아 있었다. ◇양귀비와 시인 묵객이 사랑한 서봉주서봉주의 전통적인 저장고인 ‘주해’의 모양을 본뜬 용기1952년, 중국 북경에서 술의 품질을 평가하는 제1회 전국 평주회가 열렸다. 중국 전역에서 총 103종의 술이 출품된 가운데 4종만이 금상을 받았다. 당시 선정된 술은 모태주, 분주, 노주노교, 그리고 서봉주였다. 이후 이들 4종의 술은 전국적으로 알려지며 ‘4대 명주’로 불리게 됐다. 예로부터 고급주로 인정받아 온 서봉주가 4대 명주의 반열에 오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했던 진시황은 옹성(현 봉상구)에서 대관식을 치렀는데 이때 서봉주로 축하연을 열었다. 서봉주가 진나라 황실의 어주라는 뜻의 진주(秦酒)로 불렸던 이유다. 당나라 현종의 총애를 받은 양귀비가 온갖 산해진미와 즐겨 마신 술도 서봉주였다. 서봉주의 역사가 곧 중국 역사와 맞닿아 있는 셈이다. 수많은 시인 묵객도 서봉주의 향에 반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당나라 시인 소동파는 첫 부임지인 봉상현을 방문했을 때 서봉주를 맛보고 감탄하며 ‘꽃이 피고 술이 좋아 마셔도 취하지 않네, 남산의 서늘하고 푸른 기운을 와서 보게나’라는 글귀를 남기기도 했다. 1980년대 초반까지 서봉주는 중국 서북 지역 주류 시장을 휩쓸었고, 1980년대에는 인기가 치솟아 ‘술의 왕’으로 불리기도 했다.◇양조 공장에 소동파의 석상이 놓인 이유서봉주 본사 건물서봉주의 생산 업체인 산시서봉주주식회사는 당나라의 수도였던 천년고도 서안에서 서쪽으로 약 185㎞ 정도 떨어진 바오지시 펑샹구에 있다. 펑샹구는 오래 전부터 서봉주의 본고장이었다. 1924년 펑샹구에서 3000년 전에 만든 고대 청동기가 발견됐는데, 여기에 ‘음진음(飮秦飮)’이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진나라에서 만든 술을 마신다’는 뜻으로 지금도 그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견학을 위해 공장에 도착하자 입이 떡 벌어졌다. 서봉주 생산 공장은 첨단 IT 기기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 수준의 규모를 자랑한다. 132만㎡(약 40만평)의 대지에 지은 공장에서는 6000명 이상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정문에 들어서면 본관 앞에 소동파의 석상이 서 있다. 소동파가 서봉주를 마시고 칭찬했던 옛 맛을 그대로 전승하겠다는 의지로 읽혔다.자동화 시스템으로 생산하는 서봉주 공장서봉주 공장은 양조장, 증류소, 경작지 등을 갖추고 있는데 워낙 부지가 넓고 커서 견학을 하려면 버스를 타고 각 시설을 이동해야 한다. 공장 내부로 들어가면 전통주라는 편견과 달리 공장 곳곳에서 첨단 기술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기계가 술이 담긴 병을 밀봉하고, 로봇 팔은 부지런히 움직이며 직원을 도왔다. 기술 혁명이 이뤄지면서 변화된 풍경이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 따라 서봉주 본사는 ‘전통과 현대’를 혼합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고 2022년에 전 생산 과정의 네트워킹화, 자동화를 핵심으로 하는 ‘디지털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이를 통해 장인의 과다한 개입을 막고 체계적인 공정, 효율성 향상, 균일한 품질 달성 등을 이뤘다. 자동화 시스템으로 생산하는 서봉주 공장◇음양오행을 모두 갖춘 최고의 술최고급 등급인 서봉주 레드 프리미엄견학 중 방금 완성된 서봉주의 시음 행사가 있었다. 공장 방문객만 체험할 수 있는 특권이다. 새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의 술잔에 담긴 맑고 투명한 서봉주에서 특유의 향이 물씬 풍겼다. 50도가 넘는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갔다. 곧 식도를 타고 불타오르는 듯한 기운이 느껴지면서 약간의 꿀이 든 것 같은 달콤함 때문에 마치 진한 주스를 마신 듯한 기분도 들었다. 중국 백주는 제조 방법과 기술, 사용 원료에 따라 맛과 향이 천차만별이다. 크게 색, 향, 맛의 3대 요소에 따라 구분하는데 크게 장향형(醬香型), 청향형(淸香型), 농향형(濃香型), 봉향형(鳳香型) 등으로 나뉜다. 향이 가장 강한 농향형 술로는 수정방, 노주노교가 대표적이고, 장향형은 모태주, 청향형은 분주와 이과두주, 금문고량주 등이 대표 주자로 꼽힌다. 서봉주 본사 내부의 박물관서봉주는 봉향형 백주의 간판스타로 분류된다. 깊은 맛과 농후한 맛을 내면서 향은 우아하고 단맛을 내는 동시에 상쾌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 가지의 맛이 녹아 있지만 서로 균형이 잘 맞고 마신 후 향이 오래 남는다. 현지에서 만난 안내원은 “서봉주의 ‘봉’자는 자웅동체로 알려진 전설의 새 봉황을 의미하는데 음양이 조화롭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달고, 쓰고, 맵고, 시큼하고, 향기로운 다섯 가지 맛을 가진 서봉주는 음양오행을 갖춘 최고의 술로 인정받으면서 다른 술의 장점을 모두 가진 봉향형으로 분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봉주가 다른 술과 차별화되는 맛을 내는 비결은 자연환경과 제조 방법에 있다. 서봉주는 수수를 주원료로 하고, 술을 만들 때 사용하는 누룩은 밀, 소밀, 완두콩과 함께 발효, 증류해 최소 3년 이상 보관한 뒤 출하된다. 우선 기본이 되는 것은 원재료인 수수다. 서봉주의 양조장에는 수수 경작지가 있는데 계량 종자가 아니라 전분 함량이 높은 전통적인 종자만 심는 것을 고집한다. 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서봉주 생산지는 동경 107도, 북위 34도에 자리해 있으며 중국 남북의 경계가 되는 진령산맥을 등지고 있다. 이곳은 연평균 11.9도, 평균 습도 69.4%를 유지한다. 또한 생산지에는 100m가 넘는 두께의 황토층이 있고, 양조에 사용하는 물은 각종 원소와 기타 미네랄이 풍부한 천연 광천수를 쓴다. 다른 지역에서 서봉주의 맛을 재현하고자 많은 시도를 했지만 성공한 사례가 없는 것은 원재료, 기술 외에도 토양, 기후, 물, 미생물 조건 등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직 서봉주에서만 쓰는 ‘주해’의 비밀전통적인 술 저장고인 주해증류 과정을 거쳐 얻은 술을 숙성하는 방식도 서봉주 맛의 비결이다. 증류 후 얻은 술은 진령산맥에서 자라는 싸리나무를 엮어 만든 커다란 용기인 ‘주해’(酒海)에 저장해 숙성시킨다. 오래된 건물 안에 놓인 주해 보관소로 들어가니 방금까지 본 최첨단 시스템과 달리 과거로 돌아간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목재 울타리 안에 놓여 있는 성인 남성 크기만한 주해가 창고 안에 한가득 늘어서 있다. 큰 것은 약 5~8톤의 술을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주해를 만드는 방법은 무척 까다롭다. 우선 싸리나무 가지를 엮어 항아리 모양을 만들고, 안쪽에 찹쌀풀과 식물성 단백질로 채워 틈새를 막는다. 그 위에 달걀흰자와 가축의 피 등을 바른 흰 면포를 100겹 덮고, 마지막에 밀랍과 유채씨유로 도배한다. 이것을 건조해 항아리보다 단단하면서도 빈틈없는 주해를 만드는 것이다. 주해에 저장년도를 적어 놓은 종이주해의 내부 재료들은 숙성 과정에서 녹아 서봉주 특유의 풍미를 만든다. 서봉주의 숙성 기간은 짧게는 3년이고, 고급 등급의 경우 30년 이상 재운 것을 쓴다. 주해 보관소에는 종이에 저장일이 적혀있는데 1970년대도 있었다. 주해를 쓰는 숙성 방식은 중국 술에서 오직 서봉주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그 특성 때문에 주해는 2017년에 국가 문화재로 지정됐고, 2021년에는 서봉주의 양조 기술이 국가 무형 문화 유산 5차 목록에 등재되기도 했다. ◇새로운 시기 맞이한 서봉주…재정비 후 도약 준비 중고급 제품 중 하나인 서봉주 블루서봉주는 중국 4대 명주 중에서 가장 저평가된 술이다. 4개 브랜드 중 유일하게 증시에 상장되지 않은 것이 서봉주다. 다른 유명 주류 회사들이 해외에 수출되고 중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 동안 서봉주는 이러한 흐름에 타지 못했다. 한때 서봉주는 관리 시스템 부재로 인해 OEM 브랜드가 넘쳐났다. 260개 이상의 제품이 시중에 돌았고 싸구려 제품이 등장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었다. 나중에 문제를 인지한 서봉주 측은 OEM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정리하고 체중 감량을 시작했다. 2021년부터 모든 OEM 제품 제작이 중단됐고, 비핵심 제품을 정리하며 정비에 나섰다. 그 결과 2021년 서봉주는 80억 위안(약 1조4780억) 이상의 판매 수익을 달성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제는 이루지 못했던 상장에 대한 꿈도 키우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수십 년의 시간을 응축한 서봉주를 맛보기 위해 중국으로 갈 필요는 없다. 현재 국내 공식 유통사인 화강주류가 서봉주를 수입하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병 색깔로 등급 구분을 할 수 있는데 최고급품인 레드 프리미엄, 30년산 블루, 20년산 골드, 10년산 주해, 가장 기본급인 그린까지 있다. 백화점 기준 가격은 5만원부터 100만원에 이른다. 노란 빛이 인상적인 서봉주 골드현재 롯데호텔 도림, 앰배서더 서울 풀만의 호빈 등 고급 호텔을 비롯해 서울 종로의 고량주관, 전국 소재 우육면관 등의 음식점에서 서봉주를 맛볼 수 있다. 온라인의 경우 편의점 GS25의 모바일앱인 ‘우리동네GS’를 통해 구매 가능하다. 중국의 역사와 자부심을 담아 제조하는 3000년 전통의 명주를 집이나 가까운 매장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축복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서봉주를 마시면서 중국의 깊은 역사와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2023.10.27 I 김명상 기자
이태원 참사 다룬 ‘크러시’ 한국에서 못 보는 이유
  • 이태원 참사 다룬 ‘크러시’ 한국에서 못 보는 이유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미국에서 이태원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크러시(Crush)’가 공개됐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정식 공급 계약을 맺지 않아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상황이다.이태원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크러시’ (사진=파라마운트)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파라마운트플러스는 2부작 다큐멘터리 ‘크러시’를 지난 17일 공개했다. ‘크러시’는 지난 2017년 일어난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11분’(2022)연출한 제프 짐발리스트가 제작자로 참여했고, 미 방송사 CBS 관계사인 씨 잇 나우 스튜디오가 제작했다.‘크러시’는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 한 거리에서 159명이 사망한 참사를 다뤘다. 청년들이 핼러윈을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방문했다가 사상 최악의 인명 사고로 이어진 참상을 생생하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큐멘터리에는 당시 현장에 있던 생존자의 전화 통화 음성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 1500시간 분량의 영상을 압축해뒀다고 한다. 현장에서 한 구조대원이 “포기할 사람은 포기하고 살릴 수 있는 사람부터 살려야 한다”는 외침도 포함됐다.제프 짐발리스트는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대규모 군중을 다루는데 경험이 많은 한국에서 2014년 세월호 참사와 지난해 이태원 참사 때는 왜 예외였는지 물어야 한다”며 “이 두 가지 대규모 비극은 참석자와 희생자 대다수가 젊은 세대였다는 공통점”이라고 말했다.한편, ‘크러시’는 한국 참상을 다뤘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제작사가 공급 계약을 파라마운트플러스 미국에만 맺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티빙이 파라마운트 시리즈 일부를 서비스하지만 ‘크러시’는 방영하지 않는다.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방영하는 해외 OTT 작품은 각 작품별로 공급 계약을 맺는다. 통상 전년도에 다음 해 방영할 작품을 계약하기 때문에 금방 보기는 힘들 것”이라며 “제작사가 국내 OTT 채널과 공급계약을 맺어야 한국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3.10.23 I 김혜선 기자
"기억으로 '사회적 애도' 이어져야" 이태원 참사 1주기 토론회 개최
  • "기억으로 '사회적 애도' 이어져야" 이태원 참사 1주기 토론회 개최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참사 장소였던 이태원역 인근에 ‘기억과 안전의 길’이 조성된다. 12일 첫 삽을 뜬 공간 조성에 맞춰 모인 이태원 유족들과 활동가들은 “사회적 애도를 통해 기억을 이어가고, 재발 방지 등으로 나아갸아 한다”고 입을 모아 전했다.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가 12일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이태원참사 1주기 토론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피해자권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이태원역 1번 출구,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사회적 애도를 말하다’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태원 유족들은 물론, 이태원역 인근 포스트잇 등 기록보존 활동에 참여했던 활동가들과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등에서도 함께해 기억과 추모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이날 인사말을 맡은 희생자 신애진씨의 어머니 김남희씨는 “처음에는 유족들 역시 경황이 없어서 ‘아카이브’를 고민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유족으로서 참사의 원인 규명, 희생자 159명 모두의 삶에 대한 기록 등이 잘 보존되기를 바란다”며 “애도를 위해서는 이러한 기억의 파편들을 모아, 사회적으로 의미있게 남아있어야 한다”고 기록보존의 의미를 설명했다. 박이현 기록보존팀 활동가는 시민들이 남긴 메시지를 통해 참사의 공간에서 ‘애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2만5000여점의 조화를 포함해 추모 물품 정돈을 시작했고, 지난 3월부터는 기록보존을 시작했다. 이들이 현재까지 수거해 기록한 추모 메시지는 수십만장에 달한다. 박 활동가는 “기록보존에 활동한 이들 모두가 참사를 기록하고, 때로는 무력감을 이겨내기도 했다”며 “추모와 애도는 물론, 미안함과 자책, 분노 등 다양한 감정과 기억들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활동은 국가가 규정한 방식을 넘어, 시민의 자기 기반이 되어주고 있다”며 “기록보존을 통해 더 많은 메시지가 사회에 남고, 안전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들은 오는 26일까지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에 ‘기억과 안전의 길’이라는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까지 이태원참사 특별법 등 법안 처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이번 공간은 ‘중간 단계’로서 명명됐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 과제가 남아있고, 특별법에 따른 공간 조성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들이 스스로 기억하며 애도를 이어나가겠다는 의미다. 예술감독을 맡은 권은비 미술가는 ‘기억과 안전의 길’ 조성에 유족들은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참여가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권 미술가는 “참사가 일어난 공간은 사적 소유의 토지로, 이곳이 공적인 애도와 추모의 역할을 하게끔 만들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러한 어려움을 딛고 함께 유족은 물론, 인근 상인들과 시민들이 모두 참여해 긴밀하게 소통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종적인 기억공간 조성을 위해 어떻게 애도하고, 기억해나갈지는 사회 모두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4·16 세월호 유족들이 만들어갔던 기억과 애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정부자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추모부서장도 참여해 경험을 나눴다. 정 부서장은 “국가가 해주지 않는 일은 시민사회에서 함께 해결해야 한다”며 “잊기를 바라는 정부에 맞서 ‘기억’을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주민 등 공동체 차원에서도 함께 기억해나가며,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3.10.12 I 권효중 기자
조현철 "'너와 나'가 날 불러…무고하다는 박혜수 눈물 믿었다"
  • 조현철 "'너와 나'가 날 불러…무고하다는 박혜수 눈물 믿었다"[인터뷰]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너와 나’를 제가 하고 싶었다기보다는 ‘너와 나’란 작품이 저를 부르는 느낌이었어요.”조현철 감독은 자신의 첫 장편 영화 ‘너와 나’를 만난 과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연출로서의 도전과 의지였다기보단 이 작품과의 만남 자체가 ‘운명’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영화 ‘너와 나’는 조현철이 7년의 기다림을 거쳐 ‘감독 조현철’이란 타이틀로 처음 세상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너와 나’는 당초 소중한 것들을 떠나보낸 뒤 남겨진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해 기획된 이야기였지만, ‘죽음’에 얽힌 개인적 사고를 겪은 조현철 감독 본인에게도 위로를 안긴 작품이다. 그가 느꼈던 ‘죽음’에 대한 공포, 공포를 이겨낸 뒤 바뀐 삶에 대한 시각, 그 끝에 다다른 ‘사랑’이라는 결말과 철학이 담겨 있다. 조현철 감독은 영화 ‘너와 나’ 개봉을 앞둔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너와 나’(감독 조현철)는 수학여행 전날 벌어진 여고생 세미(박혜수 분)와 하은(김시은 분)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다. ‘너와 나’는 ‘D.P.’, ‘차이나타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에서 인상깊은 열연을 펼친 배우 조현철이 감독으로서 출사표를 던진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조현철은 사실 대학 재학시절 연기보다 뛰어난 ‘연출’적 재능으로 업계의 주목받던 유망주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재학 당시 연출을 전공했고, 그 시절 만든 단편 영화 ‘척추측만’, ‘뎀프시롤: 참회록’ 등 작품들이 영화제에서 호평을 얻기도 했다. ‘너와 나’는 지난해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섹션, 서울독립영화제 등에 초청돼 베일을 벗었다. 영화제 상영까지 6년, 국내 개봉을 앞둔 현재 기준 세상에 보여지기까지 7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아직 국내 개봉 전이지만, 영화제를 통해 작품을 접한 실관람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팬덤이 유독 두텁다. 조현철 감독은 “작품 관련한 반응은 다 모니터링하는 편이지만, 칭찬이나 혹평을 마음에 담아두는 편은 아니다”라며 “다만 무주산골영화제 때 대구에서 오신 분이 이런 말을 하셨다. 다양한 연대로 활동을 하시면서 많은 분을 떠나보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위로를 받으셨다고 했다. 이 영화를 찍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고 기억에 남는 관객의 반응을 전했다. ‘너와 나’는 2016년 조현철 감독이 처음 이야기를 착안, 촬영 및 개봉을 앞둔 현재까지 무려 7년이란 기다림을 거친 작품이다. 수차례 공모에서 떨어지고 투자가 엎어진 끝에 2021년 촬영에 돌입할 수 있었다. 조현철 감독은 “워낙 작품에 우여곡절이 많았어서인지, 내가 무덤덤한 건지 이야기를 쓸 때부터 막연히 ‘이 영화는 세상에 나오게 될 영화’란 생각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죽음과 사랑, 기억. ‘너와 나’의 스토리를 내내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다. 조현철 감독은 ‘삶과 죽음’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을 어떻게 첫 장편 데뷔작으로 쓸 생각을 했을까. 조 감독은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너와 나’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게 된 계기로 2016년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개인적 경험이 있었다고 털어놨던 바 있다. 조 감독은 이에 대해 “모든 창작자가 작품을 만들 때 개인의 이야기에서 출발해서 주변의 이야기들로 생각을 엮어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면서도, “저 또한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2016년에 개인적 사고를 겪었다. 그 사고를 계기로 삶이나 죽음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 이후 사회적으로나 여러 방면에서 2016년이 특히 이상한 해였던 것 같다. 죽음을 떠나 사회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전반적인 환경 면에서 세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그 변화 속에서 우리 영화를 진행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크고 작은 아픔을 안고 사시지 않나. 저희 영화는 그런 점에서 특히나 더 스태프들나 배우들이 아픔을 안고 시작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세미’(박혜수 분)와 함께 이 영화의 스토리를 이끄는 ‘하은’(김시은 분)이란 캐릭터는 소중한 것을 잃고 남겨진 사람의 슬픔과 기억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조현철 감독은 ‘하은’으로 대표되는 이들을 위로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너와 나’의 이야기를 착안하게 됐다. 그는 “제가 하은이로 대표되는 사람들을 위로하겠다고 시작한 이야기였지만, 돌이켜보면 제가 이들의 이야기를 쓰며 위로를 받고 있었던 것 같다”며 “이 이야기에서 오는 힘이 그런 것이었던 거 같다. 제가 이 영화를 준비하며 위로받은 만큼 관객들이나 함께 참여한 사람들이 똑같은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개인적으로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변화했다고도 털어놨다. 조현철 감독은 “사실 2016년 이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는 스스로 많이 개인적인 사건들로부터 가까웠던 시점이라 감정적 널뛰기를 많이 했다”며 “깊숙한 감정 속에 들어가 있었는데 여기서 빠져나오다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젠 어떤 사건이나 이야기에 얽힌 감정 같은 것들, 정말로 구체적인 사실들이나 진실들에 파묻혀 있기보다는 좀 더 넓은 시선을 갖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너와 나’에 개인적인 죽음과 함께 세월호 참사 등의 사회적 비극을 함께 녹여낸 취지도 밝혔다. 조현철 감독은 “제가 2016년 개인적 사고를 겪고 죽음에 대해 생각했을 때 먼저 느낀 감정이 공포였다”며 “그런데 공포 이면, 삶의 본질에 대한 생각도 함께 찾아오더라. 그때 느꼈던 세세한 감정들, 저희가 아주 커다란 숫자로만 뭉뚱그려 이야기하는 어떤 것에 세세히 감정들이 하나하나 들어있었다는 하니까 그 일이 다르게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또 “왜 이걸 굳이 끄집어내서 기억하나 말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제 의지를 떠나서 이 일을 기억하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연출을 하면서는 꿈과 현실, 너와 나, 과거와 현재 미래, 등 명확히 개념이 분리되어 있는 단어들의 경계를 지우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가 평소 확실하다고 생각하며 의심하지 않는 개념들의 경계를 조금은 흐뜨려놓고 싶었던 것 같다. 꿈과 현실이 모호하게 표현됐으면 했다”며 “이 영화의 제목은 2013년 친구가 ‘너와나’란 일본의 만화책을 소개해준 적이 있다. 그 만화를 읽진 않았지만 제목을 듣는 순간 예감을 했던 것인지 언젠가 이 제목을 언젠가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조현철 감독은 ‘너와 나’에서 여고생들의 삶과 행동들을 실감나게 그리고자 직접 입시학원을 2달간 취재하기도 했다. 그는 “기존 콘텐츠가 다룬 10대 학생들의 전형적인 모습들을 그대로 따라하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복합적이고 미우면서, 사랑스럽고 슬프지만 웃기기도 한 이런 다채로운 면들이 중요했다”며 “캐스팅할 때도 그런 점에서 배우 자체가 지닌 생동감을 가장 중시했다”고 떠올렸다. 실제 고등학생들을 관찰해본 소감에 대해선 “처음에는 그들이 되게 낯설고 먼 세계처럼 느껴졌다. 근데 계속해서 보다 보니 사실상 나와 별다를 게 없더라”며 “말투와 웃음, 장난을 치는 행동들이 그리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워낙 제가 여자인 친구들도 많고 주변 지인들도 거의 다 여자이기도 하고. 제 성향상 비슷한 것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영화 속 사랑의 주체를 두 여고생을 설정한 취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조 감독은 “저는 이게 이상하다. 이 이야기가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었다면 이상하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여자와 여자의 사랑도 제겐 마찬가지”라며 “저에게는 세미와 하은의 사랑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세미와 하은을 연기한 박혜수, 김시은을 향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박혜수의 연기에 대해선 “혜수 씨는 지금까지 연기로든 어떤 면으로든 제가 경험했던 연기자들, 모니터로 지켜봤던 연기자들 중 가장 연기를 잘 하는 사람 같다”며 “기술적인 의미가 아니라 이 배역을 임하는데 있어서의 태도가 그렇다. 어떤 진정성을 가지고 이 인물을 표현할지의 관점에서 뛰어난 사람이다”라고 전했다. 또 “자신이 납득이 안되고 감정적으로 묻어나오지 않으면 연기를 못하는 사람인데 그런 점에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이 사람이 가진 영혼이 영화에 그대로 보여지는 증거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시은에 대해서는 “천재인 것 같다. 동물적이면서, 시나리오에 담지 못한 세세한 부분까지 놀랍도록 잘 표현해줬다”며 “영화계에서 몇 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한 그런 배우”라고 칭찬했다. 향후에도 새로운 작품으로 연출에 도전해볼 생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엔 이렇게 답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도전’이라 이야기하기엔 거창한 것 같아요. ‘너와 나’란 작품이 저를 부르는 느낌이었던 것처럼 그런 느낌이 살면서 앞으로는 두 세 번 정도 더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해요.”‘너와 나’ 촬영 당시 불거졌던 박혜수의 학폭(학교폭력) 의혹을 접했던 심경과 굳은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박혜수의 학폭 논란은 2021년 이 영화의 투자가 극적으로 결정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 발생했다. 당시 박혜수와 소속사 고스트스튜디오 측이 사실무근이라 주장하며 진실 규명을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여론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너와 나’ 팀은 박혜수를 끝까지 믿고 그와 팀으로 함께했다. 조현철 감독은 “저희는 서로를 사랑했다. 모든 스태프들도 그랬다”며 “저희 내부적으로도 회의를 거쳤지만 우린 이미 박혜수가 좋은 사람임을 알고 있었다. 사실 기사로 나가는 것만 보고 그 사람이 이런 사람이었구나 판단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저희가 보고 경험한 박혜수가 있었고, 그런 점에서 인터넷에서 떠도는 소문은 얼마든지 과장되고 왜곡될 수 있음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로 인해 동료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떠나간 적도 있었고 그걸 저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았다. 이 업계로 인해 (당사자가) 폐기처분된 상품 취급을 받더라도 저는 이 사람의 행동, 보여준 모습, 자기는 무고하다며 눈물을 흘리며 했던 주장을 믿었다. 그래서 영화가 받을 반응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연출자로서 바라본 배우 박혜수의 강점과 매력도 언급했다. 조현철 감독은 “혜수 씨를 처음 만난 건 이 영화를 제작하기 약 1년 전부터다. 그 때부터 이미 꽤 많이 만나고 있었다”며 “박혜수 배우가 얼마나 용기와 강단이 있고 좋은 사람인지 겪어봐서 알고 있었고 그 후 영화 투자가 결정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이슈가 터진 걸로 기억한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 사람의 이야기를 눈앞에서 듣고, 그 전에 제가 경험해온 그의 모습도 있기에 (계속 함께하기로 결정하기까지가) 자연스러웠다”고 부연했다. 한편 ‘너와 나’는 10월 25일 개봉 예정이다.
2023.10.12 I 김보영 기자
'너와 나' 조현철 "개인적 사고 후 달리보인 세월호…기억할 수밖에"②
  • '너와 나' 조현철 "개인적 사고 후 달리보인 세월호…기억할 수밖에"[인터뷰]②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조현철 감독이 영화 ‘너와 나’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된 개인적인 경험과 이 작품을 촬영한 후 변화한 삶의 가치관들을 털어놨다. 조현철 감독은 영화 ‘너와 나’ 개봉을 앞둔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현철 감독은 “공식석상은 어떤 자리이든 긴장되고 떨리는 것은 똑같은 것 같다. 하지만 그 긴장감도 즐겨보려 한다”며 “부국제 때는 영화가 처음 공개되는 거라 궁금하고 떨리기도 했는데 오히려 지금은 별다른 생각이 없이 무덤덤한 기분”이라고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이후 1년 만에 ‘너와 나’의 극장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너와 나’(감독 조현철)는 수학여행 전날 벌어진 여고생 세미(박혜수 분)와 하은(김시은 분)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다. ‘너와 나’는 ‘D.P.’, ‘차이나타운’,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에서 인상깊은 열연을 펼친 배우 조현철이 감독으로서 출사표를 던진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조현철은 사실 대학 재학시절 연기보다 뛰어난 ‘연출’적 재능으로 업계의 주목받던 유망주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재학 당시 연출을 전공했고, 그 시절 만든 단편 영화 ‘척추측만’, ‘뎀프시롤: 참회록’ 등 작품들이 영화제에서 호평을 얻기도 했다. ‘너와 나’는 지난해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비전’ 섹션, 서울독립영화제 등에 초청돼 베일을 벗었다. 영화제 상영까지 6년, 국내 개봉을 앞둔 현재 기준 세상에 보여지기까지 7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아직 국내 개봉 전이지만, 영화제를 통해 작품을 접한 실관람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팬덤이 유독 두텁다. ‘너와 나’는 2016년 조현철 감독이 처음 이야기를 착안, 촬영 및 개봉을 앞둔 현재까지 무려 7년이란 기다림을 거친 작품이다. 수차례 공모에서 떨어지고 투자가 엎어진 끝에 2021년 촬영에 돌입할 수 있었다. 조현철 감독은 “워낙 작품에 우여곡절이 많았어서인지, 내가 무덤덤한 건지 이야기를 쓸 때부터 막연히 ‘이 영화는 세상에 나오게 될 영화’란 생각을 했었다”며 “그렇게 될 것이란 예감이 개인적으로 있었는데 PD님께선 투자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하셨다”고 떠올렸다. 죽음과 사랑, 기억. ‘너와 나’의 스토리를 내내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다. 조현철 감독은 ‘삶과 죽음’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을 어떻게 첫 장편 데뷔작으로 쓸 생각을 했을까. 조 감독은 지난 1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너와 나’의 시나리오를 집필하게 된 계기로 2016년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개인적 경험이 있었다고 털어놨던 바 있다. 조 감독은 이에 대해 “모든 창작자가 작품을 만들 때 개인의 이야기에서 출발해서 주변의 이야기들로 생각을 엮어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면서도, “저 또한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2016년에 개인적 사고를 겪었다. 그 사고를 계기로 삶이나 죽음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 이후 사회적으로나 여러 방면에서 2016년이 특히 이상한 해였던 것 같다. 죽음을 떠나 사회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전반적인 환경 면에서 세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그 변화 속에서 우리 영화를 진행했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크고 작은 아픔을 안고 사시지 않나. 저희 영화는 그런 점에서 특히나 더 스태프들나 배우들이 아픔을 안고 시작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세미’(박혜수 분)와 함께 이 영화의 스토리를 이끄는 ‘하은’(김시은 분)이란 캐릭터는 소중한 것을 잃고 남겨진 사람의 슬픔과 기억을 대변하는 인물이다. 조현철 감독은 ‘하은’으로 대표되는 이들을 위로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너와 나’의 이야기를 착안하게 됐다. 그는 “제가 하은이로 대표되는 사람들을 위로하겠다고 시작한 이야기였지만, 돌이켜보면 제가 이들의 이야기를 쓰며 위로를 받고 있었던 것 같다”며 “이 이야기에서 오는 힘이 그런 것이었던 거 같다. 제가 이 영화를 준비하며 위로받은 만큼 관객들이나 함께 참여한 사람들이 똑같은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개인적으로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 역시 변화했다고도 털어놨다. 조현철 감독은 “사실 2016년 이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는 스스로 많이 개인적인 사건들로부터 가까웠던 시점이라 감정적 널뛰기를 많이 했다”며 “깊숙한 감정 속에 들어가 있었는데 여기서 빠져나오다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젠 어떤 사건이나 이야기에 얽힌 감정 같은 것들, 정말로 구체적인 사실들이나 진실들에 파묻혀 있기보다는 좀 더 넓은 시선을 갖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너와 나’에 개인적인 죽음과 함께 세월호 참사 등의 사회적 비극을 함께 녹여낸 취지도 밝혔다. 조현철 감독은 “제가 2016년 개인적 사고를 겪고 죽음에 대해 생각했을 때 먼저 느낀 감정이 공포였다”며 “그런데 공포 이면, 삶의 본질에 대한 생각도 함께 찾아오더라. 그때 느꼈던 세세한 감정들, 저희가 아주 커다란 숫자로만 뭉뚱그려 이야기하는 어떤 것에 세세히 감정들이 하나하나 들어있었다는 하니까 그 일이 다르게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또 “왜 이걸 굳이 끄집어내서 기억하나 말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제 의지를 떠나서 이 일을 기억하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한편 ‘너와 나’는 10월 25일 개봉 예정이다.
2023.10.12 I 김보영 기자
'에탄 수송 파이프라인' 유동화증권 약 500억, 만기 1년 연장
  • '에탄 수송 파이프라인' 유동화증권 약 500억, 만기 1년 연장
  •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미국이 캐나다에 수출하는 에탄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파이프라인 관련 유동화증권(약 500억원)이 만기 1년 연장에 성공했다.에탄은 셰일가스의 일종이다. 셰일가스는 오랜 세월 모래·진흙이 쌓여 단단하게 굳은 암석의 미세한 틈새에 넓게 분포된 가스다. 난방·발전용으로 쓰이는 메탄 70~90%, 석유화학 원료인 에탄 5%, LPG 제조에 쓰이는 콘덴세이트 5~25%로 구성된다.◇ EIP인베 펀드 지분증권 유동화…내년 10월 7일 만기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특수목적회사(SPC) 신한유토피아제일차가 484억원 한도로 발행한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484억원은 지난 7일 만기를 맞아서 1년 리파이낸싱(차환발행) 됐다. 이 ABSTB는 집합투자기구(펀드)가 발행한 지분증권을 유동화한 상품이다. 제34회차까지 차환발행될 경우 내년 10월 7일이 만기가 된다. 지분증권이란 회사, 조합 또는 기금 등 순자산에 대한 소유지분을 나타내는 유가증권을 말한다. 보통주, 우선주, 수익증권 또는 자산유동화출자증권 등이다. 또한 일정 금액으로 소유지분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신주인수권 또는 콜옵션) 또는 소유지분을 처분할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나타내는 유가증권도 지분증권에 포함된다.(자료=EIP인베스트먼트)신한유토피아제일차 ABSTB의 기초자산은 ‘이아이피(EIP)인베스트먼트 인프라 2호 사모투자 합자회사’(이하 이아이피인베스트먼트 펀드)가 발행한 지분증권이다. 이아이피인베스트먼트는 에너지·인프라 투자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지난 2021년 사명을 이아이피(EIP)자산운용으로 바꿨다. 이아이피인베스트먼트 펀드는 북미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에 투자해왔다. ST EIP 홀딩스에 대한 지분투자를 통해서다. 또한 ST EIP 홀딩스는 유토피아 파이프라인 지분을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유토피아 파이프라인은 에탄 수송 목적 파이프라인을 소유·운영하는 해외 현지 법인이다.미국 오하이오주 마셀러스·유티카 셰일 가스전에서 생산된 에탄을 캐나다 온타리오주 사미카 석유화학시장으로 하루 4만배럴씩 오는 2038년까지 수출한다. 이는 미국에서 캐나다로 수출하는 양의 절반에 해당한다. 유토피아 파이프라인 길이는 총 연장 431㎞에 이른다. (자료=글로벌 컨설팅 업체 아에콤(AECOM) 홈페이지)◇ 유동화증권 상환 어려우면…신한투자증권 ‘자금보충’신한유토피아제일차는 지난 2019년 11월 이아이피인베스트먼트 펀드가 발행한 지분증권 및 사모펀드 ‘KIAMCO 미국 UTOPIA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전문투자형)’가 발행한 수익증권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ABSTB을 발행했다. 수익증권이란 투자자(고객)가 맡긴 재산을 투자운용해서 발생하는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는 권리(수익권)를 표시하는 증서를 말한다. KIAMCO는 산업은행의 자회사 KDB인프라자산운용이다. KDB인프라자산운용은 지난 2003년 설립된 후 도로, 철도, 발전, 신재생에너지, 임대형민자사업(BTL), 지적재산권(IP), 선박금융 등에서 국내외 포트폴리오를 운용하는 국내 최대 특별자산 전문운용사다.이후 신한유토피아제일차는 기존에 보유한 이아이피인베스트먼트 펀드 지분증권 일부 및 ‘KIAMCO 미국 UTOPIA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이 발행한 수익증권 전부를 매각했다. 신한유토피아제일차는 이아이피인베스트먼트 펀드 지분증권 관련 현금흐름과 유동화증권 차환발행 대금 등을 활용해서 기존에 발행한 유동화증권을 상환할 계획이다. 이 때 ‘지분증권 관련 현금흐름’이란 이아이피인베스트먼트 펀드 지분증권을 보유한 데 따른 회사재산 분배 또는 지분증권 매각대금 등을 말한다. 신한투자증권은 이 지분증권 유동화 거래의 주관회사, 자금보충기관, 자산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다. 업무수탁자는 교보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이 ‘자금보충기관’이라는 것은 유동화증권 만기일에 자금부족으로 상환이 어려울 경우 그 부족 자금을 신한투자증권이 보충하기로 약정했다는 의미다. 신한유토피아제일차가 유동화증권 상환 목적에서 신용공여어음을 발행하면, 신한투자증권은 이 어음을 484억원 한도에서 인수해야 한다.
2023.10.11 I 김성수 기자
  • [사설]나랏돈까지 축낸 가짜뉴스, 민심왜곡 이대로 둘 건가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대 대선 후보시절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의 ‘윤석열 커피’ 가짜뉴스를 공식 선거운동 메시지로 대량 유포했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밝혔다. 당시 이 후보는 대선 전날인 지난해 3월 8일 오전 9시 이 매체의 기사를 선거운동 메시지로 475만 1051건 발송했다고 한다. 문자 비용으로 최소 4800만원이 들었다고 하는데 추후 선거비로 전액을 보전받았으니 결국 국민 혈세로 가짜뉴스를 마구 퍼뜨린 셈이다. 더 놀라운 건 이런 식의 가짜뉴스를 만들고 유포하는 데 앞장섰던 좌편향 인사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가짜뉴스를 검증한다는 팩트체크 조직을 운용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신설된 ‘팩트체크넷’은 2020년 이후 25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객관성과 신빙성은 떨어진 채 당시 문 정부와 민주당에 유리한 내용으로 기사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정권이 바뀌자 올해 초 그동안 자신들이 어떤 활동을 했는지 흔적도 남기지 않고 예산 부족을 이유로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와 사전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해산했다. 광우병 선동, 천안함·세월호·사드 전자파 괴담 등 정치권에 만연된 가짜뉴스는 이미 도를 넘었다. 최근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괴담,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청담동 술자리 등 민주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제기한 허위뉴스들이 SNS, 유튜브를 타고 빠르게 유포·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다음의 아시안게임 응원페이지 조작 의혹에서 볼 수 있듯 반신반의했던 포털에서의 여론 조작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2017년 대선 당시 드루킹 사건의 폐해를 연상케 한다.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로 포장된 가짜뉴스는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고 민심을 왜곡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다. 윤석열 대통령이 엊그제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선동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정부가 여론 왜곡·조작 방지를 위한 범부처 TF를 구성한다고 하는데 가짜뉴스를 의도적으로 유포하는 세력에 대한 실효적 대응책을 속히 마련하기 바란다. 무엇보다 가짜뉴스 살포를 통한 선거 개입을 막기 위해선 공직선거법 개정 등을 통해 처벌수위를 대폭 높여야 한다.
2023.10.06 I 송길호 기자
제25회 김상열연극상에 극작가 겸 연출가 하수민
  • 제25회 김상열연극상에 극작가 겸 연출가 하수민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김상열연극사랑회는 ‘제25회 김상열연극상’ 수상자로 극작가 겸 연출가 하수민(47)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제25회 김상열연극상 수상자 극작가 겸 연출가 하수민. (사진=김상열연극사랑회)심사위원단은 “그(하수민 연출)의 연극 인생은 이제 10년이라 그리 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동시대성을 천착하고 새로운 유형을 탐구하는 그의 창작 정신은 정상급 작가, 앞장서 있는 연출가로서 충분히 자리매김할 만하다”며 “이 시대의 예술가로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귀감이 된다”고 심사평을 전했다.하수민 연출은 극단 즉각반응의 대표를 맡고 있다. 2013년 연극 ‘굿 데이 투데이’(Good Day Today)를 시작으로 용산 참사를 다룬 ‘육쌍둥이’, 세월호 참사를 모티브로 한 ‘새들의 무덤’ 등을 발표하고 여러 차례 재공연을 올렸다. 이밖에도 주요 작품으로 ‘무라’, ‘찰칵’, ‘슈미’ 등이 있다.‘김상열연극상’은 극작가 겸 연출가 김상열(1941~1998)의 예술정신과 연극사랑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1999년 제정된 상이다. 고인의 연극 정신에 걸맞은 연극인을 선정해 활동을 격려하고 있다. 시상식은 오는 23일 서울 종로구 김상열연극사랑의집에서 열린다.한편 제19회 김상열연극장학금 수여자로는 윤수연(중앙대 연극학과 4학년)씨가 선정됐다.
2023.10.04 I 장병호 기자
2014년 생·엔트로피·우주로봇레이·안경부부~
  • [웰컴 소극장]2014년 생·엔트로피·우주로봇레이·안경부부~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대학로의 여러 소극장을 비롯한 서울 시내 많은 공연장에서 올라가는 연극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란 쉽지 않다. ‘웰컴 소극장’은 개막을 앞두거나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중 눈여겨 볼 작품을 매주 토요일 소개한다. <편집자 주>연극 ‘2014년 생’ 포스터. (사진=낭만유랑단)◇연극 ‘2014년 생’ (10월 6~14일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기념관 / 낭만유랑단)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우회전 시 일시정지를 의무화한지 1년이 지났다. 시원은 집 앞 횡단보도에서 불법 우회전 차량을 목격한다. 시원은 예상되는 참사를 막기 위해 경찰서를 찾아간다. 하지만 아동청소년의 안전은 비아동청소년(성인)들의 이유로 뒷전에 머물러 있음을 발견한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태어난 어린이의 관점에서 아동청소년의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는 연극. 제1회 이영만연극상 작품상 수상작이다. 송김경화 연출이 구성·연출하고 배우 백송시원, 이나리가 출연한다.연극 ‘엔트로피’ 포스터. (사진=극단 불)◇연극 ‘엔트로피’ (9월 28일~10월 10일 대학로 드림시어터 / 극단 불)극장을 탈출하고자 하는 6명의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극장을 나가는 방식을 놓고 대립한다. 어느 쪽도 과반수가 되지 못한 상태로 각자의 방식을 이어나간다. 그러던 중 이들 앞에 7번째 사람이 나타나는데…. 선택을 강요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전기광이 연출하고 배우 황도석, 한필수, 이윤상, 한동현, 권동렬, 이동숙, 정연주, 오지숙, 김희정, 안호주, 송인준, 이혜진, 김산, 황정후, 주인서, 전시하, 김동현 등이 출연한다.연극 ‘우주로봇레이’ 포스터. (사진=극단 마밀라삐나따빠이)◇연극 ‘우주로봇레이’ (10월 6~15일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 / 극단 마밀라삐나따빠이)한 무리의 존재들이 ‘나’와 극장을 우주로 만든다. 회사의 로봇 레이에 대한 광고가 진행되고, 남주의 곁으로 레이가 도착한다. 레이는 작동하자마자 자신을 인간이라 소개하며 남주의 심장소리를 듣겠다며 달려든다. 남주가 레이를 밀쳐내자 레이는 고장난 것처럼 보인다. 남주는 당황해 레이를 교체해달라고 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레이에게는 특이점이 생기고, 회사는 모든 레이를 회수하려고 하는데…. 먼 미래의 로봇과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남기헌이 극작·연출하고 배우 최연오, 홍철희, 정해린, 김태양, 김재환, 양지운, 윤새얀이 출연한다.연극 ‘안경부부의 이스탄불 여행기’ 포스터. (사진=청룡영화제)◇연극 ‘안경부부의 이스탄불 여행기’ (10월 6~15일 나온씨어터 / 청룡영화제)도쿄의 한 아파트. 아키코는 사랑하는 고양이를 안락사 시킨 뒤 그 충격으로 실의에 빠져 있다. 그런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이웃집 부부가 찾아온다. 그녀는 그들이 일부러 고양이를 살해했다고 믿기 시작한다. 고양이의 죽음을 둘러싸고 숨겨졌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부부 간의 갈등 또한 계속 깊어져만 간다. 일본 극작가 야마우치 겐지의 희곡을 연출가 박용희가 무대화한다. 배우 강민우, 김경균, 김기주, 김민지, 김소이, 남현우, 박민호, 한다솔 등이 출연한다.
2023.09.30 I 장병호 기자
국회의 단식史…정치인의 쇼인가 투쟁인가
  • 국회의 단식史…정치인의 쇼인가 투쟁인가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내겠다. 마지막 수단으로 단식을 시작한다.” 지난달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깜짝 발언을 했습니다. 윤석열 정권을 ‘무능한 폭력 정권’이라고 줄기차게 비판해왔지만, 이에 저항하는 수단으로 무기한 단식을 선언할 줄은 아무도 예상 못 했기 때문인데요. 결국 건강상의 문제로 24일만에 단식은 중단됐습니다. 그럼 과연 단식 효과는 있었을까요? 당초 이 대표가 단식을 시작하며 요구했던 사항은 크게 3가지입니다. 우선 첫째로 “대통령은 민생 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고, 국정 방향을 국민 중심으로 바꾸라”는 요구 사항입니다. 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입장 천명 및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전면적 국정 쇄신과 개각 등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단식이 중단될 때까지 요구사항은 관철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내각총책임자인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가결됐습니다. 헌정 사상 초유의 일입니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자인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지 않아 정치적 행위에 불과하다는 평가입니다. 더욱이 단식을 하는 사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민주당의 단일대오가 무너지고, 친명과 비명 간 당내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내홍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20일째 단식으로 입원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사진=뉴스1 제공)그렇다면 역대 국회의원들의 단식은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요? 보통 단식은 여당보다는 야당, 다수당보다는 소수당 정치인들이 자기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활용돼 왔습니다. 집권여당이나 과반 이상의 의석을 가진 원내1당인 정당 대표가 단식 투쟁을 하면 비(非)지지층에게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서인데요. 그런 측면에서 과반 이상의 의석을 가진 원내1당의 이재명 대표가 단식을 하는 것을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 것도 사실입니다. 국민의힘은 한 술 더 떠서 이 대표가 본인의 사법리시스크를 피하기 위한 ‘방탄 단식’, ‘출퇴근 단식’, ‘웰빙 단식’을 한다며 조롱 섞인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대표적인 단식 투쟁은 민주화 과정에서 야당 지도자들이 감행한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23일간 벌인 단식이 대표 사례로 꼽히는데요. 그는 신민당 총재 시절인 1983년 5월 대통령 직선제와 언론 자유 등을 내걸고 가택연금 상태에서 단식 투쟁을 벌였습니다. 그는 또 정치범 구속 인사 석방과 복권, 정치활동 규제 해제, 해직 교수와 근로자 및 제적 학생들의 복직·복학 등 구체적인 사유도 제시했습니다. 결국 이 단식 투쟁은 민주화 투쟁에 불을 붙여 결국 직선제 개헌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이끌어냅니다. 1983년 단식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 모습김 전 대통령과 민주화 투쟁 동지이자 정계 라이벌이기도 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1990년 10월 야당(평화민주당) 총재 시절 단식을 했습니다. 당시 그는 노태우 정부를 상대로 1987년 개헌 당시에 약속한 지방자치제를 도입하라며 13일간 단식 투쟁을 벌였습니다. 이같은 단식 투쟁에 정부는 결국 지방 자치제를 약속하고, 이듬해인 1991년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을 뽑는 지방선거를 실시했습니다. 최장 기간 단식 기록을 세운 인물은 강기갑 전 의원입니다. 그는 2005년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 신분으로 쌀 시장 개방 저지를 위해 무려 29일간 단식 투쟁을 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단식 투쟁을 벌인 바 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2014년 8월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 상임고문을 맡을 당시 세월호 특별법 처리를 촉구하며 단식 중인 유민이 아빠 김용오씨와 동조 단식을 열흘 동안 벌였습니다. 결국 한달 여 뒤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 단식 효과가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앞선 사례들과는 조금 다르게 일각에서 명분없는 단식이라며 비판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2016년 9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이 그 사례로 꼽히는데요. 당시 집권여당 대표였던 이 대표는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본회의에서 가결한 것을 두고 일주일 간 단식 농성을 벌였습니다. 그는 당시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했지만, 여당 대표 단식을 두고 국면전환용이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또한 2019년 11월에는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과 공직선거법 개정 반대를 내세우며 8일간 단식 투쟁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해당 시점이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세월호 특별수사단을 출범한 직후였다는 이유로 수사 방해 의혹, 사안이 급박하지 않은 뜬금포 단식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2023.09.29 I 김기덕 기자
추석 3파전→BIFF 호스트…송강호, 韓영화 위기에 내민 손길
  • 추석 3파전→BIFF 호스트…송강호, 韓영화 위기에 내민 손길[스타in 포커스]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칸과 아카데미가 사랑한 배우 송강호가 내홍 이후 28년 만에 초유의 비상체제로 열릴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구원투수로 나선다.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과의 다섯 번째 협업작 ‘거미집’으로 이번 추석 연휴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송강호는 강동원 주연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 하정우 임시완 주연 ‘1947 보스톤’(감독 강제규)과 함께 추석 한국 영화 3파전에 돌입했다. 침체된 극장가에 숨결을 불어넣어야 할 책임감, 다시 관객들이 극장을 많이 찾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연휴 대부분을 무대인사 등 영화 홍보 일정에 할애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는 10월 4일 열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호스트로 부산을 향한다. 국내 1호 영화제이자 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제인 BIFF가 28년 역사상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이 아닌 국내 배우를 ‘호스트’로 내세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월 인사잡음 이후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이 나란히 사퇴하며 생긴 공백 때문이다. 앞서 지난 5일 BIFF 집행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가 온라인 생중계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당 소식을 전했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이사장, 집행위원장이 공석인 가운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배우 송강호를‘올해의 호스트’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송강호를 호스트로 선정한 이유와 과정도 설명했다. 남 수석프로그래머는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대한민국 대표 배우 송강호는 올해 영화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을 고려해 흔쾌히 제안을 수락했다”며 “올해의 호스트는 개막식에서 게스트를 맞이하는 등 다방면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대표하는 인물로 활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사상 초유 이사장과 집행위원장 없이 치러지는 BIFF의 공백을 메워야 할 송강호의 부담이 적지 않을 터. 그럼에도 송강호는 30년 가까이 한국 영화의 역사와 동고동락해온 의리, 영화계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도움의 손길을 외면하지 않았다. 송강호는 ‘거미집’의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BIFF 호스트를 맡은 취지 및 소감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그는 “비상체제이니 올해만 그렇게 운영될 것 같다. 어차피 ‘거미집’ 오픈토크 등 관련 행사 때문에 부산에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번 호스트를 맡게 돼 이틀 정도 더 미리 (부산에) 내려가있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28년이란 긴 세월동안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돋움한 부산국제영화제가 비상체제에서 열리게 됐다. 약간의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돕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당시 제안을 수락한 배경을 전하기도 했다. 송강호는 “저도 사실은 손님들을 맞이하고 그런 것이 되게 민망스럽다”면서도 “여러 게스트들이 오시지 않나.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에서 방문하시는 게스트분들 중 저를 아시는 분도 모르시는 분도 계실텐데 구체적으로 누가 오실지는 잘 모르겠다. 또 해외 분들 못지 않게 우리 감독 배우들도 많이 찾아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호스토로서 영화제를 대표해 인사드리는 사실 자체를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앞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5월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선임으로 허문영 집행위원장과 사실상의 공동 위원장 체제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인사잡음으로 내홍을 겪었다. 허문영 당시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밝혔고, 그를 복귀시키려는 여러 시도들이 있었지만 허문영 위원장의 성폭력 의혹까지 불거지며 돌이킬 수 없게 됐다. 내홍 과정에서 이용관 이사장까지 사퇴하고, 조종국 운영위원장도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부산국제영화제는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를 필두로 대행체제에서 운영 중이다. 허 전 집행위원장의 성폭력 의혹도 함께 조사 중인 상황.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2020년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이후 지난해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로 한국 배우 최초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영화 발전을 상징하는 대표적 배우로 꼽힌다. 1996년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스크린 데뷔 이후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살인의 추억’,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괴물’, ‘기생충’ ‘설국열차’ 등 한국 영화에 전환점을 가져다 준 거장들의 작품에 꾸준히 출연해왔다. 약 30년 가까이 한국 영화 역사에 헌신해왔으며, 배우로서 평생 한 번을 초청되기가 어렵다는 칸 국제영화제에 무려 8번이나 초청되는 등 세계적 인지도도 높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선 시상자 자격으로 참석해 자리를 빛내기도. 송강호는 올해 BIFF의 호스트로서 기존의 이사장이나 집행위원장의 역할이던 손님맞이를 집중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콩 배우 주윤발과 호스트 송강호의 만남을 향한 관심이 높다. 홍콩 영화의 대부로 불리는 톱스타 주윤발이 올해 BIFF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 아시아를 대표하는 두 배우의 만남이 BIFF의 뼈아픈 공백을 다시 풍성히 채워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올해 BIFF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개막식 사회는 이제훈과 박은빈이 맡으며, 공식 초청작과 커뮤니티 비프 상영작을 포함해 269편을 상영한다. 폐막식 사회자는 홍경, 고민시가 맡을 예정.
2023.09.28 I 김보영 기자
文 "진정성 보였다" 단식 만류…이재명 "세상이 망가져"
  • 文 "진정성 보였다" 단식 만류…이재명 "세상이 망가져"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입원해 있는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그의 단식을 만류했다.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9일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가 누워있는 병상을 찾았다. 이날 예정된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 가기 전 이 대표를 만나러 들린 것이다. 그는 자신의 단식 경험을 회상하며 이 대표의 단식을 만류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금 이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을 것”이라면서 “지금 하는 일에 대해서도, 길게 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또 국면도 달라졌다”면서 “빨리 기운 차려서 다시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또 문 전 대통령은 “이제는 이 대표 혼자 몸이 아니지 않는가”라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한다, 다시 또 일어서기를 바라고 있다”고 단식 중단을 재차 촉구했다. 이에 이 대표는 “세상이 망가지고 있는 거 같아 단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4년 8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 단식을 한 바 있다. 당시 ‘유민아빠’ 김영오 씨를 돕기 위한 단식이었다.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이기도 한 김 씨는 광화문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을 했다.
2023.09.19 I 김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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