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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자율성 제한 심각"…MBC PD협회 성명 발표
- ''무한도전'' 김태호 PD(사진=MBC)[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MBC PD협회가 기명 성명을 발표했다.MBC PD협회는 29일 오후 "다시 PD로 살아가겠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했다. PD협회 측은 "기획, 아이템 선정, 섭외, 촬영, 편집 모든 단계에서 PD로서의 제작 자율성은 사라진지 오래"라면서 "‘출연자가 세월호 리본을 달고 있느냐’, ‘보수정권에서 정부 비판적인 발언을 한 적이 있느냐’를 확인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어 "어느 연예인의 출연 여부나 무대 장치에 대한 소소한 결정까지 참견하고 나서며 자신이 열정적으로 일 한다고 착각했다. 돈만 열심히 깎아내면 수익이 생기는 줄 착각했다. 지원 없이 허리띠만 졸라매라 했다. PD들은 그 사이 결재를 받는 회사원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겠다는 이유로 직종 구분을 없앴고 협의 없이 PD들을 재배치했다. 하지만 우리는 스타 PD를 주조에 묶어두고 프로그램 잘 만들었다고 상 받고 돌아온 PD를 스케이트장으로 보내는 모습을 보며 헛웃음이 났다"고 인사 보복을 문제시했다. 이하 MBC PD협회가 발표한 기명 성명 전문이다. 다시 PD로 살아가겠다. 10년 전 여의도. PD에게 프로그램은 삶의 전부였다. 남들 눈엔 보이지도 않을 티 하나를 잡기 위해, 남들 귀엔 들리지도 않을 소리를 다듬으려 밤을 새고 주말을 반납했던 그때. 선후배 가릴 것 없이 프로그램을 향한 열정에 조직은 활화산 같았다. 시청률, 영향력, 신뢰도 모든 면에서 ‘1등 방송사’라 불렸고 PD들 스스로도 자긍심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시청률 잘 나온다고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기꺼이 회사에 인생을 걸었던 건 단지 부여받은 자율성만큼 큰 책임을 다하기 위함이었다. 그땐 그 무게를 감당하는 게 PD의 자존심이라 생각했다.오늘 상암. 사무실은 적막하다. 토론하기보단 기계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기획, 아이템 선정, 섭외, 촬영, 편집 모든 단계에서 PD로서의 제작 자율성은 사라진지 오래다. 만들라고 하면 만들고 찍으라면 찍는다. 10년간 싸움을 거치며 PD들은 모든 것을 빼앗겼다. PD의 본질인 제작 자율성을 내놓으며 애정은 사라졌다. 서로 마주쳐도 프로그램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 열띤 토론이 사라진 공간엔 완장 친 이들이 쏟아내는 알아듣기 힘든 요구들만이 가득하다. 자율성을 억압당하는 과정은 참담했다. PD들이 내놓은 생각들이 눈앞에서 찢겨졌다. 합리적 논박 없는 적대적 묵살이 도처에서 일어났지만 무엇이 왜 안 되는지 나서서 논쟁할 만큼 멀쩡한 보직자는 눈 씻고 봐도 찾기 어려웠다. 복잡하고 교묘한 이유를 한 꺼풀씩 벗겨낸 끝에 얻은 대답은 그저 ‘안 되니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저들의 얘기가 이상해도 밤새 고민을 거듭하며 논리적으로 이해하려 했다. 하지만 그 끝에 어렵게 준비한 말들은 매번 허공만을 갈랐다. 매일 벽을 보며 이야기하니 울분이 쌓여갔다. 어느 순간부터 저들이 우리처럼 회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직감했을 때 어떻게 싸워야할지 막막했다. ‘출연자가 세월호 리본을 달고 있느냐’, ‘보수정권에서 정부 비판적인 발언을 한 적이 있느냐’를 확인하여 높은 분들의 심기를 살피는 게 저들의 목적이라는 것을 아니 대화는 불가능하다 체념했다. 저들은 끝까지 저항하면 짓밟았다. 해고하고 징계하고 유배지로 보냈다. 행태가 폭력적일수록 그 근거는 빈곤했다. 우리는 언론 노동자를 죽이는 백정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그 머릿속이 궁금했다. 이미 기사화되어 조직원들을 근거 없이 징계 해고했다는 현 부사장 백종문의 ‘고백’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었지만 반성은 없었다. 경영진은 논리가 아닌 공포로 자신의 생각을 관철하려 했다. 폭력으로 쌓은 권력은 권위를 세울 수 없다. 결국 경영진에 동조하는 PD들은 생기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의 연대는 더 끈끈해졌다. 회사 밖에서, 멀리서, 또 제 자리에서 다시 일어설 날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회사는 침묵의 강요부터 사소한 요구까지 점점 더 다양한 형태로 PD들을 괴롭혔다. 제작 환경이 무력화되고 긴장이 사라질수록 경영진의 무능한 훈수도 늘어갔다. 그들은 어느 연예인의 출연 여부나 무대 장치에 대한 소소한 결정까지 참견하고 나서며 자신이 열정적으로 일 한다고 착각했다. 돈만 열심히 깎아내면 수익이 생기는 줄 착각했다. 지원 없이 허리띠만 졸라매라 했다. PD들은 그 사이 결재를 받는 회사원으로 전락했다. 아니 노예라고 느끼는 사람들도 늘어갔다. 최선의 결과가 아닌 무사통과가 매일의 미션이 되었다. 자괴감이 들어 밥벌이 말고는 회사 다닐 이유를 찾기 어려워졌다. 경영진은 PD들의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말살하기 시작했다. MBC를 더 나은 조직으로 만들겠다고 호기롭게 떠들고 다녔고 우리는 믿지 않았지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들은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겠다는 이유로 직종 구분을 없앴고 협의 없이 PD들을 재배치했다. 하지만 우리는 스타 PD를 주조에 묶어두고 프로그램 잘 만들었다고 상 받고 돌아온 PD를 스케이트장으로 보내는 모습을 보며 헛웃음이 났다. 회사는 또한 사내 평등주의가 경쟁력에 발목을 잡는다며 우수한 PD들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바뀐 보상 체계는 저항하는 사람들을 색출하여 벌하고 쫓아내는데 방점이 찍혀있다는 것을 매번 확인했다. 얼굴에 분칠을 하고 그럴듯한 말을 늘어놓았지만 항상 피 냄새가 나 섬뜩했다. 그 과정에서 조직은 더 순치되고 활력을 잃었다. 자유를 빼앗긴 PD들의 엑서더스는 매해 반복되었다. 경영진은 자신의 과오는 생각하지 않고 PD들이 금전적 보상을 이유로 떠났다고 단언했다. 그건 보상으로 사람을 붙잡겠다는 자신의 전략이 실패했음을 자인하는 동시에 ‘왜 지금인가?’란 물음에 답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궁색하다. 회사는 PD에게 자유가 어떤 의미인지 애써 모른 채 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혁신하라고 했지만 채널은 가장 ‘올드’해졌다. 변화의 시기마다 경영진은 선택을 주저했다. 요란한 말로 떠들었지만 정작 그들은 그저 무탈하기만을 기원했다. 자신의 목숨 줄이 회사의 경쟁력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자들의 처신과 사고는 PD 각자가 짊어져야할 자율성을 빼앗은 공간을 채우기에 역부족이었다. 한 임원은 문서의 오탈자를 잡아내어 사내 기강을 잡는 것을 자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믿은 채 정작 중요한 결정은 미루기만 했다. 그 근엄한 표정을 보면 웃음이 나왔다. 또 전(前) 사장이 하명을 받고 어느 자제분의 출연을 위해 동분서주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무능했고 마음이 자신의 영달에만 가있으니 회사가 뒤처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제작 자율성이 사라진 결과 회사의 위상과 경쟁력은 곤두박질쳐졌고 수익성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었다. 각종 지표는 MBC가 가장 불신 받는 인기 없는 방송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등 방송사’라는 자부심은 없어진지 오래다. MBC가 찍힌 명함을 꺼내놓기 부끄러워졌다. MBC라는 브랜드는 프로그램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주는 현실이 됐다. 자유를 잃은 PD들은 그간 회사 안에 머물며 거대한 악의 부속품이 되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했음에도, MBC의 현재 모습을 비판하는 시민들이 뱉는 침을 함께 맞으며 비애를 느끼고 있다. 다시 PD로 살겠다. 회사에 애정을 가지고 치열하게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10년 전의 그 모습으로 돌아가겠다. 대한민국을 뒤흔들 수 있는 콘텐츠 왕국 MBC를 우리 손으로 재건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다시 우리의 권리와 책임을 찾을 것이다. 적폐청산의 뜨거운 시대적 요구에도 홀로 권위주의적 폭압을 무한 반복하고 있는, 더 이상 언론·방송인도 아닌 악덕 업주에 불과한 현 경영진들과 전면전을 치를 것이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의 인내심은 없다. 우리는 PD로 살겠다. 김장겸, 백종문 및 이하 부역자들은 즉각 회사를 떠나라! 2017년 6월 29일MBC PD협회 강대선 강성아 강인 강정민 강지웅 강철 강효임 강희구 고성호 권성민 권성창 권해봄 김근홍 김나형 김남원 김대진 김동희 김만진 김명진 김문기 김민식 김병철김보람 김보슬 김봉근 김빛나 김상민 김상협 김선영 김성용 김성욱 김성진 김신완 김애나 김영원 김영진 김영혜 김영호 김원 김윤집 김인수 김재영 김재희 김정민김종우 김준현 김지우 김지하 김지현 김진만(드라마국) 김진만(콘텐츠제작국) 김진용 김창일 김철영 김태현 김태호 김현경 김현기 김현수 김현철 김형민 김호성 김호영 김희원 ​ 남궁성우 남유정 남태정 노승욱 노시용 노영섭 문형찬 박건식 박관수 박대환 박상언 박상우 박상준 박상환 박상훈 박석원 박선영 박선희 박성은 박승우 박원국 박정언 박정욱 박진경 ​박창훈 박혜영 박혜화 배준 서미란 서정문 서정호 선혜윤 성기연 손미경 손수정 손한서 손형석 송명석 송연화 송인배 송일준 송지웅 송효은 신석균 신성훈 신현창 심소연 심호준 안동진 ​안수영 안재주 안정민 안준식 안혜란 안희남 양시영 엄재웅 오경훈 오누리 오다영 오동운 오미경 오상광 오행운 오현종 오현창 용승우 유성은 유천 유한기 유해진 유현 유현종 윤미현 ​윤석호 윤성환 윤영조 윤재문 윤혜진 이경용 이경원 이규화 이근행 이길섭 이대용 이대호 이도윤 이동윤 이동현 이동희 이모현 이미영 이민선 이민지 이병덕 이선태 이수현 이승준이영백 이우람 이우환 이윤화 이은성 이은우 이은주 이응주 이재석 이재진 이정식 이종혁 이준엽 이중각 이지은 이지현 이창호 이한재 임경식 임남희 임동현 임재윤임찬 임채원 임채유 임화민 장수연 장승민 장우성 장재훈 장준호 장호기 전성관 전여민 정길화 정다히 정대윤 정명훈 정상희 정영선 정유진 정윤정 정지인 정창영조강진 조능희 조성현 조수현 조윤미 조정선 조준묵 조진영 조철영 주성우 주승규 주창만 진창규 채환규 최민근 최별 최병길 최병륜 최상열 최석기 최선민 최승호최용원 최우용 최원준 최윤정 최정규 최정인 최준배 최창규 최행호 최현종 하정민 한봉근 한승훈 한영롱 한재희 한학수 한혜원 한홍석 한훈기 함영승 허진호 허태정허항 현솔잎 현정완 홍동식 홍민구 홍석우 홍지은 홍희주 황순규 황승욱 황재석 황지영 황철상 ​​가나다순 / 총 263명 
- [여행] 원기회복 끝판왕 '남도 삼시세끼'
- 전남 장흥의 대표 특산물인 한우·키조개·표고버섯으로 만든 ‘장흥삼합’. 달궈진 불판에 한우를 적당히 구운 다음 수분을 버금은 구운 표고버섯과 육수물에 담근 키조개를 깻잎이나 상추에 올려 함께 먹는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올여름 유난히 덥다. 피서를 떠난 사람들이 ‘더워서 잘 쉬질 못했다’고 말할 정도니. 피서는커녕 더위를 견뎌낼 보약이라도 한 첩 지어먹어야 할 판이다. 그래도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사실 보약을 따로 챙길 필요는 없다. ‘밥이 보약’이란 말처럼 밥만 잘 챙겨 먹으면 된다. 이번에 소개할 전남 장흥은 더위를 피하기도 좋고 보약 같은 밥을 먹을 수도 있어서 여름을 나기에 더할 나위가 없는 곳이다. 장흥은 서울에서 정남향으로 금을 그어내리면 그 끝에 닿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산이 병풍처럼 서 있고, 그 사이로 탐진강이 이곳저곳을 적시며 흐르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숲과 강, 바다가 어우러진 보기 드문 여행지인 셈이다. 그렇지만 ‘금강산도 식후경’. 일단 장흥에 가면 입맛부터 잡아야 한다. 드넓은 득량만에서 쏟아져 나오는 갯것과 청정한 들판과 산의 정기가 듬뿍 담긴 먹거리가 넘친다. 이름만 들어도 건강해질 것 같은 ‘장흥삼합’ ‘된장물회’ ‘갯장어샤부샤부’ ‘바지락초무침’ 등. 더위에 달아났던 입맛이 언제 그랬냐는 듯 침샘을 자극하는 전남 장흥으로 여름 끝자락에 몸보신 여행 한번 떠나보자. ◇별미 중 별미 ‘된장물회’여름철 대표음식인 ‘물회’. 무더위를 잊게 하고 피부에도 좋다고 알려진 음식이다. 일반적으로 초장에 양념으로 얹어 먹는 게 기본. 포항물회가 대표적이다. 이곳 장흥에서는 조금 다르다. 일단 초장 대신 된장을 육수에 풀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특유의 된장냄새는 생각보다 덜하다. 오히려 더 깔끔할 뿐더러 생선회 본연의 맛도 잘 드러낸다. 차가운 된장물에 김치를 종종 썰어놓고 식초와 고춧가루를 뿌린 뒤 회를 말아 내온다. 새콤하면서도 짙은 맛이 일품이다. 마치 여름별미인 오이냉채처럼 담백하다. 횟감은 득량만에서 갓 잡은 농어나 돔 같은 싱싱한 생선이다. 된장국물은 약간 시큼하게 익은 열무김치에 집에서 담근 된장을 풀고 풋고추, 오이, 양파, 마늘을 썰어 넣어 만든다. 주된 양념이 된장인지라 속을 풀어주는데 좋고 소화가 잘 된다. 매운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식욕을 잃기 쉬운 여름철 별미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 원래 된장물회는 며칠씩 고기잡이를 나간 어부들이 식사 대용으로 먹던 음식. 준비해간 김치가 시었는데 버리기는 아까울 때 갓 잡아 올린 생선과 된장을 섞어 먹었다고 한다. 된장과 생선이 김치의 시큼한 맛과 어우러지며 중화돼 비린내도 없애고 적당히 신맛을 낸다. 장흥에서 된장물회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제법 많다. 그중 ‘싱싱회마을’(061-863-8555)은 여행객이 많이 찾는 횟집으로 구수한 된장맛이 일품이고 양이 넉넉하다. 4인분에 4만원. ‘우리횟집’(061-867-5280)은 장흥된장물회의 원조식당으로 알려진 곳. 소박하고 정겨운 맛이 특징이다. 가격은 1만원. ‘명희네음식점’(061-862-2269)은 생선 대신 한우를 각종 채소로 버무린 한우물회가 별미다. 2만원~4만원대다. 전남 장흥의 여름철 보양식인 ‘된장물회’. 육수에 초장 대신 된장을 푼 것이 특징이다. 횟감은 득량만에서 갓 잡은 새끼 농어나 돔을 주로 사용한다.◇낯선 듯 익숙한 ‘장흥삼합’장흥에는 ‘장흥삼합’이란 특별한 음식이 있다. 삼합을 이루는 세 가지 재료는 한우와 키조개, 표고버섯. 한우는 장흥의 대표적인 특산품이다. 사육하는 한우의 숫자가 지역주민의 수보다 많을 정도. 또 바다를 접한 덕에 신선한 키조개도 많이 난다. 장흥산 키조개는 육질이 두껍고 맛이 뛰어난 것이 특징. 예전에는 키조개를 전량 일본에 수출했지만 얼마 전부터는 국내서도 판매하고 있다. 표고버섯 또한 장흥을 대표한다. 청정 무공해지역에서 소나무나 편백나무의 정기를 받고 자란 최상품이다. 장흥삼합을 맛있게 먹는 법은 따로 있다. 달궈진 불판에 한우 한 점을 올린다. 표고버섯은 수분을 머금어 탱탱한 것만 골라 불판에 올리고 키조개는 육수물에 담궈 둔다. 고기의 육즙이 배어 나올 때 뒤집어 살짝 익힌 뒤 깻잎에 익힌 고기와 표고, 키조개를 싸서 입속으로 넣으면 된다. 입안으로 들어온 삼합은 부드러운 한우의 담백함과 표고의 은은한 풍미가 더해진다. 마무리는 역시 키조개다. 쫄깃함으로 무장한 키조개가 뒷맛을 잡아주는 느낌이다. 조금은 낯설지만 이 세 가지 재료를 합한 맛은 말 그대로 환상궁합이다. 한 가지 덧붙인다면 겨자를 푼 간장이나 소금장에 찍어 먹으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더 짙어진다. ‘만나숯불갈비’(061-864-1818)는 다른 식당과 달리 숯불을 이용해 한우에 숯향이 배게 한다. 삼합 세팅비가 3000원, 표고버섯과 키조개 1접시가 1만 3000원이다. 한우는 원하는 부위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전남 장흥의 대표 특산물인 한우·키조개·표고버섯으로 만든 ‘장흥삼합’. 달궈진 불판에 한우를 적당히 구운 다음 수분을 버금은 구운 표고버섯과 육수물에 담근 키조개를 깻잎이나 상추에 올려 함께 먹는다.◇여름보양식 ‘갯장어 샤부샤부’갯장어는 겨우내 깊은 바다를 떠돌다가 여름이 시작되면 산란을 위해 남해 연안으로 올라온다. 갯장어잡이를 개시하는 5월 초부터 맛볼 수 있고, 여름철 보양식으로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이맘때쯤 남해안에는 한바탕 갯장어잔치가 벌어진다. 사실 갯장어가 우리네 식탁으로 올라온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장어 중에서도 몸값이 가장 비쌌기 때문에 전량 일본으로 팔려 나갔다. 최근에서야 국내소비가 많아지면서 우리 식탁으로 올라올 수 있게 됐다. 갯장어는 회로도 많이 먹지만, 샤부샤부로 먹는 게 더 맛있다. 갯장어 샤부샤부는 일본요리인 ‘유비키’를 따라한것. 장흥의 요리법은 약간 다르다. 유비키는 끓는 물에 장어를 데치는 반면 장흥에서는 장어로 낸 육수에 부추·버섯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다음 갯장어 살을 담가 살짝 익혀 먹는다. 다듬는 요령은 이렇다. 갯장어 머리와 뼈를 발라내고 5㎜ 간격으로 촘촘하게 칼집을 넣는다. 끓는 육수에 살짝 데친 갯장어가 함박꽃 모양으로 동그랗게 말려 더 예쁘게 먹을 수 있기 때문. 익힌 갯장어 살은 씹을 틈도 없이 허물어지면서 특유의 담백한 감칠맛이 입안에 퍼진다. 자색 양파나 상추, 묵은지에 싸 된장과 마늘을 곁들여 먹는 게 가장 맛있다.‘여다지회마을’(061-862-1041)에선 갯장어를 샤부샤부로 즐길 수 있다. 장어뼈 끓인 물에 대추와 각종 한약재를 넣어 육수를 만든다. 낙지·전복을 추가하면 국물 맛이 더 깊어진다. 전남 장흥의 ‘갯장어 샤부샤부’. 장어로 낸 육수에 부추·버섯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다음 갯장어 살을 담가 살짝 익혀 먹는다.◇술안주로 으뜸…새콤달콤한 ‘바지락초무침’장흥에서 바지락회를 제대로 먹으려면 수문해수욕장으로 가야 한다. 장흥읍에서 동남쪽으로 약 16㎞. 길 양옆으로는 환상적인 종려나무가 이어져 남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특히 백사장 주변은 소나무숲이 울창해 여름 피서객의 더위를 한층 덜어주는 조용한 휴양지다. 사실 수문해수욕장이 유명해진 건 바지락초무침 때문. 더 자세히 말하자면 해수욕장 인근에 자리한 식당 때문이다. 5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바다하우스(061-862-1021)의 바지락초무침은 장흥의 일미로 통한다. 득량만에서 갓 캐낸 신선한 바지락만을 초무침에 사용한다. 냉동 바지락은 국거리는 될 수 있어도 횟감은 안 된다는 철학을 고수한다. 그렇기에 산지가 아니면 맛보기 힘든 음식이 바로 바지락초무침이다. 양념장 비법도 따로 있다. 막걸리 식초다. 6개월 이상 숙성시킨 막걸리 식초는 초무침의 깊은 맛과 청량감을 더해준다. 또 매실 엑기스를 첨가해 맛은 물론 배탈도 방지한다. 이 양념장에 돌미나리나 배, 오이, 양파, 참나물 등을 함께 버무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콤새콤한 바지락초무침을 완성한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참기름과 김가루를 넣고 밥에 비벼 먹어도 일품이다. 가격은 3만~5만원이다. 전남 장흥의 청정한 득량만에서 갓 잡은 바지락으로 만든 ‘바지락초무침’. 6개월 이상 숙성한 막걸리 식초를 사용해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여행메모△가는길=자가용을 이용한다면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문흥IC에서 29번 국도를 갈아타고 장흥으로 나가면 된다. 기차를 이용한다면 KTX를 타고 광주나 나주까지 가서 시외버스를 타고 장흥으로 이동한다. △주변볼거리=부산천이 내려다보이는 장동면 동백정 원림. 소나무가 성벽처럼 솟아 있다. 이맘 때 평화마을 백일홍 군락지인 송백정에는 연못 위에 곱게 핀 백일홍이 한가득이다. 전남 장흥의 여름철 보양식인 ‘된장물회’. 육수에 초장 대신 된장을 푼 것이 특징이다. 횟감은 득량만에서 갓 잡은 새끼 농어나 돔을 주로 사용한다.전남 장흥의 청정한 득량만에서 갓 잡은 바지락으로 만든 ‘바지락초무침’. 6개월 이상 숙성한 막걸리 식초를 사용해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전남 장흥의 대표 특산물인 한우·키조개·표고버섯으로 만든 ‘장흥삼합’. 달궈진 불판에 한우를 적당히 구운 다음 수분을 버금은 구운 표고버섯과 육수물에 담근 키조개를 깻잎이나 상추에 올려 함께 먹는다.전남 장흥의 ‘갯장어 샤부샤부’. 장어로 낸 육수에 부추·버섯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다음 갯장어 살을 담가 살짝 익혀 먹는다.
- 천관산 정상아래 한려해상이 넘실대고 편백나무 그늘아래 쉬어갈 수 있는 곳... 전라남도 장흥
- 탑산사 입구에서 천관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한려해상이 내려다보인다. 날이 맑으면 제주도까지 보인다. 파란 하늘 위로 뭉게뭉게 떠 있는 구름과 보석처럼 박힌 섬들은 한폭의 그림과도 같다.천관산 정상에서 바라본 한려해상의 모습. 바다 위 보석 처럼 알알이 박힌 저 섬들이 없었다면 아마 하늘과 구분짓지 못했을 것이다. 사진의 인쪽 상단의 구름 너머가 아마도 제주도 일 것으로 보인다. 시원하게 확 트인 시야로 잊지 못할 선물받은 느낌이랄까.[사진, 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정동진이 어디인지는 다 아시죠. 그럼 정남진이 어디인지 아시나요. 바로 전라남도 장흥입니다. 지난 주부터 시작된 물축제로 장흥은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한 낮의 폭염에 지친 여행객들이 쉴새없이 떨어지는 물 폭탄을 맞으며 다들 즐거워하더군요. 축제로 한창 들 뜬 장흥을 취재차 들렀습니다. 비록 축제는 즐기진 못했지만 장흥의 숨겨진 보석같은 곳들을 둘러 보았습니다. 이틀간 둘러본 장흥은 볼거리·먹을거리가 참 많은 곳이었습니다. 일상에서 지친 몸과 심신을 다스려주는 편백숲 우드랜드와 우연히 들른 천관산 정상의 아름다운 절경은 여행의 진정한 기쁨을 누리게 해 주었습니다. 그러다 배꼽 시계가 울릴 때 즈음이면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다양한 먹거리도 여행을 더 풍부하게 하더군요. 이제, 축제 분위기를 충분히 만끽했다면 장흥의 숨겨진 볼거리들을 찾아 나서는 건 어떨까요.천관산 정상 즈음에 이르면 기암괴석들이 장관을 이룬다. 그 위에 올라 바라본 한려해상의 모습은 가히 신의 작품이라 부를 만 하다. 카메라 셔터를 쉴새없이 눌러댈 수 밖에 없는 풍경이다.기나긴 장마는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하늘을 회색 커튼으로 가린 듯한 저 구름을 어서 빨리 거두어 버리고 싶었다. 저 구름 때가 지나가길 기다리다 지쳐 문득 든 생각은 구름이 없는 곳을 찾아가는 게 빠르지 않나 싶었다. 그래서 찾아 나선 곳이 장흥이다. 장흥에 도착하니 파란 하늘이 가장 먼저 반긴다. 마음도 덩달아 파란 하늘처럼 맑아지는 기분이다. 파란 하늘을 더 보고싶은 마음에 당초 예정됐던 편백숲 우드랜드를 뒤로 하고 먼저 천관산을 찾았다. 마중 나온 장흥군 측 공무원이 “오늘은 날씨가 맑아 천관산 아래 그려진 한려해상이 다 보일 겁니다”라고 추천한 것에 혹했기 때문이다. ▲천관산 정상에 올라 한려해상을 굽어보다이미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했기에 마음이 급해졌다. 그래서 택한 등산로는 산 중턱에서 올라갈 수 있는 탑산사 입구부터 시작되는 지름길. 돌탑들이 무더기로 쌓여있는 곳까지 차로 이동했다. 탑산사로 들어가는 입구 쪽에 차를 대고 정상까지 올라가면 약 1시간가량 걸린다. 천관산 등산로 중 가장 가파르다는 구간이다. 그래서인지 조금은 힘들게 느껴지는 코스다. 하지만 이 코스의 가장 큰 장점은 정상과 가까워질수록 한려해상의 속살을 조금씩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중간에 힘에 부친다면 너럭바위에 앉아 쉬어갈 수 있는 곳도 있다. 너럭바위에 앉아 땀을 식히고 있노라면 신선이 따로 없다. 한려해상의 바다바람이 천관산의 등선을 타고 넘어오면 그 시원함과 상쾌함은 에어컨 바람에 비할 바가 아니다. 쉬엄쉬엄 올라가다 보면 기암괴석들이 장관을 이룬다. 그러고 보니 천관산은 암산이다. 아마도 수만 년 동안 비와 바람에 흙을 씻겨내고 덩그러니 드러난 산의 속살일 것이다. 한참을 바위 위에 서서 수 만년 이어진 시간을 느끼고 있다 보니 저 멀리 구름 너머로 보이는 한려해상이 눈에 들어온다. 날씨도 맑은데다 시야가 확 트여 있어 바다 위에 보석같이 박힌 섬들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섬들 너머 뿌옇게 보이는 능선은 아마도 제주일 것이다. 이 곳 장흥 노력항에서 제주까지는 1시간 30분 거리라 한다. 그만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제주를 육지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먼저 신기했고 그것을 허락해준 장흥의 날씨에 감사했다. 장흥의 자랑 ‘편백숲 우드랜드’. 피톤치드를 내뿜는 편백나무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다. 뙤약볕이 내려쬐는 한 낮에도 그늘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상쾌함이 느껴지는 곳이다.해먹에 누워 한 낮의 여유를 즐기는 방문객의 모습. 편백숲 우드랜드의 풍림욕장인 ‘비비 에코랜드’는 한 때 누드산림욕장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으나, 지금은 간소복을 입고 입장할 수 있다.▲편백나무 그늘 아래 해먹에 누워보고…편백숲 우드랜드남부지방은 폭염이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주르륵 흐른다. 그래서인지 이 곳 사람들은 하나 둘 그늘을 찾아 한 낮의 더위를 식히고 있다. 힘들게 오른 천관산을 뒤로 하고 다음 방문지인 편백숲 우드랜드로 향했다. 우드랜드는 장흥읍 우산리에 위치해 있다. 우드랜드로 향하는 내내 이미 마음은 울창한 편백나무 숲 그늘아래 놓인 해먹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편백숲 우드랜드는 장흥의 자랑이다. 편백나무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 성분은 이곳을 찾는 방문객의 몸과 마음을 다스려주기에 인기가 높다. 평일이라 그런지 방문객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가족끼리 친구끼리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억불산 자락에 위치한 우드랜드는 약 100ha에 걸쳐 조성된 단지다. 방문객들이 오랫동안 쉬어갈 수 있도록 숙박시설이 설치되어 있고 산책로와 산림욕장 등이 조성되어 있다. 우드랜드가 조성되고 난 후 장흥이 갑자기 세간에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바로 누드 산림욕장 때문. 이 곳 풍욕장인 ‘비비 에코토피아’는 개장 당시 누드 산림욕장으로 조성했다. 일부 종교계에서 거센 반발이 있었고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간소복을 입고 출입할 수 있게 됐다. 방문객들이 풍림욕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내부를 볼 수 없게 길게 울타리가 처져 있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내부에는 쉬어갈 수 있게 나무의자며 해먹, 그리고 나무 움막이 설치되어 있다. 될 수 있으면 간소복을 입고 맨발로 2~3시간 정도를 조용히 즐기는 것이 좋다고 한다. 간소복을 빌리는데 3000원의 요금을 받는다. 단 숙박을 원한다면 최소 2개월전에 예약해야 한다고 한다. 방 값은 6만원~30만원 선. 30만원 객실은 개별 시설이기에 단체 여행을 온 방문객이 이용하기 좋다.장흥의 편백숲 우드랜드. 길게 뻗은 편백 나무 사이로 나있는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여행정보▲교통정보▷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문흥IC→29번 국도→장흥, 서해안고속도로→목포광양간 고속도로→장흥IC를 통하면 된다.▷KTX는 서울→광주/나주→시외버스→장흥, 고속버스를 이용할 경우 서울→장흥(일 6회), 부산→장흥(일 6회), 광주→장흥(일 32회).▲먹거리▷장흥삼합= 전라남도의 대표적인 먹거리 삼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새롭게 메뉴를 개발했다. 장흥 특산물인 한우와 키조개, 그리고 표고버섯이 주 재료. 특수 고안된 불판에서 세가지를 함께 구운 후 싸 먹도록 했다. ▷된장물회= 일반적으로 물회라고 하면 초장을 양념으로 얹어 먹지만 이곳에서는 조금 다르다. 물회에 된장을 풀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특유의 된장 냄새는 생각보다 덜하다. 물론 맛도 좋다. 무더위로 입맛을 잃은 사람에게는 별미 중에 별미다.▲그 외 볼거리▷장동면 동백정 원림은 부산천이 내려다보이는 이 곳은 소나무가 성벽처럼 하늘 높이 솟아있다. 또 지금쯤 평화마을 백일홍 군락지인 송백정에는 연못 위에 곱게 핀 백일홍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장흥이 새롭게 개발해 내놓은 대표적인 먹거리 장흥 삼합, 야들야들한 소고기와 부드럽게 익힌 관자, 그리고 표고버섯까지 함께 돌돌말아 싸 먹으면 신선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장흥의 대표적인 먹거리 ‘장흥물회’. 초고추장으로 양념하는 일반적인 물회와 달리 장흥에서는 된장으로 물회를 양념한다. 된장의 구수함이 횟감의 비릿한 냄새를 잡아주어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장흥의 동백정 내부 모습. 동백정 앞으로 부산천이 흐르고 거대한 소나무들이 성벽처럼 펼쳐져 있는 곳이다. 이곳에 앉아 옛 조상들이 노닐던 모습을 상상해 본다.장흥 평화리의 평화마을 ‘송백정’ 백일홍 군락지에서 마주친 백일홍의 모습. 지금쯤이면 송백정 연못 위로 백일홍의 꽃잎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불붙은 단풍… 불타는 식욕
- [조선일보 제공] 단풍이 아무리 고와도 배고프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단풍산(丹楓山)도 식후경(食後景)'이다. 단풍으로 유명한 산 주변, 단풍의 아름다움도 가릴 음식과 식당을 골랐다. 선운산(전북 고창) ▲장어구이_ 선운산 올라가는 길목을 따라 '신덕식당'(063-562-1533)과 '동백정'(063-562-1560) 등 장어구이집 수십곳이 늘어섰다.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두 가지가 있다. 대개 1인분 1만8000원 받는다. 선운산에서 좀 떨어진 고창읍에는 '자연화(化)갯벌장어'라고 내건 식당이 꽤 있다. 양식장어를 6개월 정도 갯벌에 풀어두고 사료를 주지 않는다. 구워보면 일반 장어보다 기름이 적다. '우진갯벌장어'(063-564-0101), '용궁회관'(063-564-1331) 등이 알려졌다. 우진갯벌장에선 자연화갯벌풍천장어 1인분(1마리) 1만5000원, 1㎏ 6만원, 풍천장어구이(일반 양식산 장어) 1인분 1만3000원 받는다. 대둔산(전북 완주) ▲산수장가든_ 경천저수지 주변 붕어찜집 중 역사가 오랜 곳이다. 붕어찜 말고도 민물고기찜, 매운탕, 민물회 등 하여간 생선 들어간 음식을 다 잘한다. 붕어찜 1만2000원, 메기찜 1만4000원, 메기탕 3만·3만5000·4만원. (063)263 -5078 ▲원조화심두부_ '모두부'를 시키면 썰지 않고 큼직한 덩어리째로 나온다. 숟갈로 퍼먹는다. "칼을 대면 두부 맛이 떨어진다"는 게 이 집 주장. 주장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갓 만든 두부 맛이 기막히다. 모두부 3500원, 순두부백반·두부김치찌개 5000원, 굴순두부백반 7000원. (063)243-8952 ▲할머니국수집_ 잘 삶은 국수를 맑은 국물에 말고 고운 고춧가루와 파를 올려 낸다. 담백하면서 얼큰 개운하다. 부뚜막을 가운데 두고 ㄴ자로 배치된 의자에 앉아 먹는 맛이 정겹다. 할머니국수 3000·3500·4000원. (063)261-2312 ▲ 내장산이 있는 전북 정읍 ‘태인막걸리’. / 조선영상미디어 주왕산(경북 청송) ▲닭불고기_ 경북 청송군 진보면 신촌리는 약수가 유명하다. 이 약수에 끓인 닭백숙을 먹던 손님들은 가슴살만 남겼다. 퍽퍽한 닭가슴살을 맛있게 먹는 법을 고민하다 탄생한 닭불고기다. 닭가슴살을 갈아 고추장, 간장 등에 버무려 숙성시킨다. 석쇠에 닭가슴살 반죽을 가스불에 굽는다. '신촌식당'(054-872-2050) 등 닭불고기와 닭백숙을 내는 식당 네댓이 모여있다. '닭불백숙'(1인분 1만원)을 주문하면 닭불고기와 닭백숙 둘 다 나온다. 닭불고기만 주문하면 8000원, 닭백숙 9000원이다. 지리산(전남 구례) ▲평화식당_구례에서 '비빔밥' 하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식당. 뜨겁게 데운 스테인리스 사발에 뜨거운 밥을 담고 콩나물·녹두나물·시금치·배추숙지·육회·김가루 따위를 얹어 낸다. 누룽지 가루와 찹쌀가루를 섞어 넣은 고추장 맛이 깊다. 숟갈 적시라고 따라나오는 돌새우 국물이 아주 시원하다. 육회비빔밥 5000·6000·7000원, 육회 3만원. (061)782-2034 ▲목화식당_ 겉보기엔 허름한 가정집이지만, 20년 내공을 자랑하는 해장국집이다. 선지, 곱창, 양, 허파 따위가 들어간 국물이 보기엔 맑지만 맛은 진하다. 소내장탕 5000원. (061)782-9171 ▲양미한옥가든_ 지리산에 방목한 닭은 육질이 질기달 만큼 쫄깃하다. 후추, 참기름, 마늘로만 간하고 숯불에 구워 닭고기 자체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산닭구이 4만·4만5000원, 한방백숙 4만원. (061)783-7079 ▲ 내장산국립공원 입구 ‘한일회관’ 산채한정식. / 조선영상미디어 내장산(전북 정읍) ▲한일회관_ 반찬 그릇이 그릇 위에 얹어지고 포개진다. 울긋불긋 단풍 진 산봉우리들이 겹쳐진 모양이다. 고수, 돌미나리, 취나물, 돌나물, 고들빼기, 고추나물, 산마늘 등 각종 나물과 홍어찜, 불고기 등 30여 가지 반찬이 나온다. 산채한정식 1만5000원, 산채비빔밥 7000원, 버섯찌개백반 8000원, 도토리묵·감자전·고추전·버섯전 각 7000원. 내장산 공원파출소 뒤 (063)538-2546·3515 ▲백학정_ 떡갈비가 너무 달지도 짜지도 않다. 질 좋은 한우 암소 고기 맛을 살릴 정도로만 절제한 양념 솜씨가 노련하다. 삼대를 이어온 솜씨답다. 떡갈비 주변이 20여 가지 반찬으로 빽빽하다. 발갛게 색이 날 정도로만 고춧가루를 넣은 민물새우탕이 아주 시원하다. 구수한 청국장, 각종 나물, 젓갈 등 떡갈비가 없더라도 행복할 밥상이다. 떡갈비백반 2만2000원, 백반 7000원, 갈비탕 9000·1만6000원. (063)534-4290 ▲산외한우마을_ 정읍시 산외면은 전국 방방곡곡에 들어선 '한우마을'의 시초다. 마을 전체가 고깃집이나 마찬가지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 양쪽으로 정육점 50여곳이 들어찼다. 정육점에서 원하는 부위를 구입해 식당으로 가져간다. 한우 암소 보통육(보통 서울 고깃집서 먹는 고기는 1등급으로 이들보다는 육질이 처진다) 기준 등심·안심 600g 2만5000원. 식당에선 상을 차려주고 600g당 7000원 정도 받는다. (063)535-0551, 537-8539 www.sanoee.co.kr ▲태인막걸리_ 태인주조장 송명섭씨는 100% 쌀로, 그것도 자기가 직접 농사한 쌀로 막걸리를 만든다. 감미료 등 첨가제는 섞지 않는다. 단맛이 거의 없이 시큼하고 묽은 편이다. 달착지근하고 진한 막걸리에 혀가 길들었다면 별로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막걸리 본래 맛에 가깝다. 살아 있는 막걸리다. 병마개에 가느다란 홈이 파여 있다. 이 홈이 없으면 막걸리가 발효를 계속하면서 가스가 생겨 병이 터진다. 그래서 택배로 받은 고객에게 "막걸리가 왜 터졌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한단다. 20병 1박스 단위로 판다. 1만6000원, 택배비 포함 2만1000원이다. (063)534-4018 설악산(강원도 속초) ▲학사평순두부_ 너무 알려져 굳이 소개해야 되나 싶지만, 많은 사람이 찾는다는 건 그만큼 훌륭하단 소리. 뽀얀 두부 덩어리가 입속에서 씹힐 틈도 없이 사르르 녹아 사라진다. 고소한 감칠맛만 입에 남는다. '김영애할머니순두부'(033-635-9520), '재래식초당순두부'(033-635-6612) 등에서 순두부백반·모두부를 대개 6000~7000원 받는다. ▲감자옹심이_ 감자를 갈아서 녹말을 걸러내 반죽한 감자옹심이는 무미(無味)한 듯 담담한 강원도의 맛을 대변하는 음식이다. 속초 중앙시장 '감나무집감자옹심이'(033-633-2306), 청학동사거리 '감자바우식당'(033-632-0734)에서 대개 한 그릇 6000원 받는다. ▲ 정읍 ‘백학정’ 떡갈비. / 조선영상미디어 청량산(경북 봉화)▲봉화한약우_ '거세육'은 생식기를 제거한 수소 즉 '거세소'의 고기다. 거세육은 수소 특유의 누린내가 없지만 맛이 밋밋하단 단점이 있다. 봉화에선 이 단점을 보완하려고 거세소에게 천궁, 당귀 등 한약재를 먹인다. '한약우'라고 부른다. 아직 생산량이 적어 봉화 바깥에서 맛보기 힘들다. 봉화군청 근처 '봉화한약우본점 식육식당'(054-672-1091)에선 생등심 150g에 1만6000원 받는다. 갈빗살 1만8000원, 왕소금구이 1만원. 모두 150g 기준. ▲송이버섯_ 봉화는 송이의 고장. '용두식당'(054-673-3144) '산송이솥밥'(1만5000원)은 송이향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 주문을 받으면 흰쌀과 흑미, 좁쌀, 대추, 잣, 은행 등이 들어간 영양밥을 돌솥에 안친다. 뜸들이기 직전 얇게 썬 송이 몇 조각을 밥에 얹는다. 송이향이 밥 전체에 스며든다. 대개 나물과 고추장을 넣고 먹지만, 송이향을 즐기려면 간장양념장에만 비벼 먹는 편이 낫다. '산송이 불고기'(4만원)도 맛나다. 쇠고기(100g)와 송이(100g)를 불판에 깔고 알루미늄 포일로 덮는다. 송이 향이 밴 고기가 혀와 코를 동시에 자극한다. 덕유산(전북 무주) ▲어죽_ 덕유산을 끼고 있는 무주는 어죽(魚粥)으로 이름났다. 깊은 골 맑은 물에서 자라는 민물생선에 채소를 듬뿍 넣고 걸쭉하게 끓인다. 얼큰하고 시원하다. 앞섬 주변에 '섬마을'(063-322-2799), '금강식당'(063-322-0979) 등 어죽 잘하는 식당이 몰렸다. 섬마을에서 빠가어죽 6000원, 빠가매운탕 3만5000원·4만원, 빠가국밥 7000원 받는다.
- 고창 길령천 약수… 성곽 안에 있는 물다운 물
- [조선일보 제공] 서울에서 온 중년 여성 셋이 고창읍성(高敞邑城) 성곽을 돌고 있었다. 앞서 가던 둘이 멈추더니 뒤처진 친구를 기다린다. 뒤따르던 여성은 넓적한 돌을 머리에 이고 있었다. "어머, 그냥 돌기도 힘든데 웬 돌멩이를 머리에 이고 걸어?" "원래 이렇게 하는 거래." "그래, 아까 성문 옆 성곽 시작하는 지점에 푯말 있잖아. 거기 써 있더라. '윤달에 돌을 머리에 이고 성곽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 돌면 극락승천한다'고." "그래? 그럼 네 바퀴 돌면 어떻게 될까?" 셋은 여고생들처럼 "까르륵" 웃더니 성곽 밟기를 계속한다. ▲ 고색창연한 성곽이 초현대적 설치미술작품으로 변신했다. 고창읍성이 야간 조명을 받아 빛난다. / 조선영상미디어 전북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에 있는 고창읍성은 '답성(踏城)놀이', 그러니까 성곽 밟기로 유명하다. 국내에서 드물게 원형이 잘 보존된 자연석 성곽이다. 북문(北門) 옆 안내판에는 '단종원년(1453년) 왜침(倭侵)을 막기 위해 전라도민이 만들었다'고 적혀 있다. 성곽은 높이가 4~6m이고 둘레가 1684m이다. 성곽 위를 한 바퀴 돌면 약 1.7㎞, 두 바퀴면 3.4㎞, 세 바퀴면 5.1㎞를 걷는 셈이니 운동량이 꽤 된다. 무거운 돌까지 머리에 인다니, 극락승천까지는 장담 못해도 웬만한 다릿병 예방과 무병장수에는 충분히 효과를 보지 않겠는가. ▲ 고창읍성 길령천(吉靈泉). 원래 수량이 그리 풍부하지 않은데 최근 더욱 줄었다.고창읍성에는 답성놀이 말고도 건강에 좋은 것이 하나 더 있다. 물이다. 북문을 들어서 잠시 직진하다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약수터'란 갈색 안내판이 보인다. 계단 위로 돌을 쌓아 고대(古代) 무덤처럼 만든 정사각형 공간이 있다. 계단을 올라가니 맞은편 석벽 머릿돌에 세로로 새겨진 한자(漢字) 셋이 보인다.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손가락으로 더듬어가며 읽어보았다. '길(吉) 영(靈) 천(泉)'. '길하고 신령한 샘'이란 뜻이다. 길령천은 발견된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예전엔 샘물이 존재하는지도 잘 몰랐다. 고창읍성이 황폐해지고 허물어지면서 길령천도 땅속에 묻혀 있었다. 읍성을 1976년 발굴 복원하면서 길령천이라고 암각된 머릿돌을 발견하고 주위를 살펴보니 샘터와 수맥이 확인됐다. 고창읍성관리사무소에서 7년을 일한 송영래 고창문화원 원장은 "'동국여지승람'에는 고창읍성 안에 삼지사천(三池四川), 그러니까 연못 셋과 샘 넷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했다. 영(靈) 자가 붙는 샘은 일년에 한두 차례 분수처럼 넘쳐 흐르거나 피부병에 특효가 있다거나 하는 '영험함'을 지녔다고 한다. 송 원장은 "(길령천은) 옛날부터 흘러내려온 이름이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 전설도 없다"며 과장과 허풍을 경계했다. "물은 상당히 좋은 물이랍니다. 물론 그냥 마시기 좋은 생수로서 말이에요. 그냥 약수다 그런 뜻이에요." 물맛은 나쁘지 않다. 입술에 닿은 물은 미지근하지 않지만 너무 차지도 않다. 마시기 딱 알맞게 시원하다. 입에 들어온 물은 무겁지 않고 상쾌하고 약한 단맛이 감돈다. 탄산이 보글거리거나 철분이 시뻘겋게 보여서 엄청난 효과를 볼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마시고 밥 먹고 마시고 목 마를 때 마시면 딱 알맞을, 물다운 물이다. 그래서인지 길령천은 고창 주민들에게 귀한 대접을 받진 않지만 친근하고 편한 약수터로 사랑받는다. 고창읍성관리사무소 직원 이인철씨는 "새벽 4시면 성문을 여는데, 5시면 주민들이 물을 받으러 온다"고 했다. 고창읍성 자체가 주민들의 문화센터 겸 헬스센터 겸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다섯 시 반이면 주민들이 성곽 안 공터에서 체조도 하고 에어로빅도 해요." 이인철씨와 대화를 하던 중, 성곽을 돌던 여성들의 의문이 떠올랐다. "성곽을 네 바퀴 돌면 어떻게 되냐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던데요?" "농담처럼 하는 말인데, 우리(고창 주민들)는 '네 바퀴 돌면 (그동안 돌았던 게 모두 무효가 돼) 다시 돌아야 한다'고 하죠." 고창 여행 정보 고창읍성_ 새벽 4시부터 밤 10시까지 연다. 성문 앞 매화가 이미 하얗게 발갛게 피었고, 약수터 앞 목련이 언제라도 꽃망울 터뜨릴 태세다. 4월이면 벚꽃과 개나리, 철쭉이 장관을 이룬다.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군인 600원, 아동 400원. 주차비 승용차 1500원. 고창읍성 관광안내소(063-560-2710)에 미리 부탁하면 무료로 안내·해설해준다. 성문 바로 앞 초가집은 신재효 고택(古宅)이다. 판소리 여섯 마당을 집대성한 신재효가 철종 1년(1850년) 이 집을 짓고 1884년까지 살면서 후학을 양성했다. 고택 뒤로 판소리박물관(063-560-2761)이 있다. ▲ 수령이 정무를 보던 청사인 동헌(東軒). ‘ 백성과 가까이 지내면서 고을을 평안하게 잘 다스린다’는 뜻의 평근당(平近堂)이란 현판 건물 정면에 걸려 있다. 1987년 발굴조사를 거쳐 1988년 본래 모습대로 복원됐다. 선운사·청보리밭_ 선운사(禪雲寺)는 백제 위덕왕 24년(577년) 검단선사가 창건한, 1500년 고찰(古刹)이다. 봄이면 만발하는 벚꽃이 수행에 방해되진 않을까 걱정될 만큼 요염하다. 입장료 어른 2500원. 4월 18일부터 학원관광농장(063-564-9897, www.borinara.co.kr)을 중심으로 '청보리밭축제'가 고창군 전역에서 펼쳐진다. ▲ 풍천장어 양념구이(앞)와 소금구이.고창 하면 장어이고, 장어 하면 고창이다. 선운사 부근 장수강 하류는 바닷물 염도가 높아 장어 맛이 좋았다. 선운사 올라가는 길목을 따라 수십여 장어집이 늘어섰다. 자연산은 찾기 어렵고 대개 양식산을 쓴다.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두 가지가 있고, 대개 1인분 1만8000원 받는다. 신덕식당(063-562-1533), 동백정(063-562-1560)이 오래됐다. 고창읍성 근처에서는 용궁회관(063-564-1331·고창읍 월곡리 155-1)과 우진갯벌장어(063-564-0101·고창읍 월곡리 283-1)가 괜찮다. 두 집은 양식장어를 갯벌에 풀어놓고 6개월 동안 사료를 먹이지 않은 '자연산화'된 장어를 쓴다. 고창군청 문화관광과 (063)560-2457~8, www.gochang.go.kr ▶ 관련기사 ◀☞명수(名水)야, 어디 있니☞과거·미래가 있는 동양의 파리☞서천 쭈꾸미맛과 동백꽃 보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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