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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MZ직원이 만든 인플루언서엔 ‘제품 홍보’가 없다, 왜?
  • 아모레 MZ직원이 만든 인플루언서엔 ‘제품 홍보’가 없다, 왜?
  • [이데일리 염정인 인턴 기자] 이름은 ‘지지(G.G)’, 직업은 모델,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3.1만이다. 지난달 13일 유튜브 채널 ‘G.G.지지’에 공개된 뮤직비디오 ‘FIND MY COLOR’의 캡처 장면. 이날 4개의 ‘지지’가 공개됐다. 왼쪽부터 글로리, 아띠랑스, 오리지널, 순이다. (사진=유튜브 캡처) 그냥 2D 캐릭터일 뿐인데 인...플루언서라고요? 그렇게 말하면 ‘베베’들이 섭섭해한다. 가상 인플루언서 지지는 팬들을 ‘베베’라고 지칭하며 소통한다. 베베들은 지지가 ‘가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 내 댓글에 답을 달아주고, 내가 가고 싶었던 ‘핫플’을 방문하기 때문이다. (사진=지지 인스타그램 캡처) 지지의 세계관도 확실하다. 지난달 13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지지의 노래 ‘FIND MY COLOR’는 3주 만에 조회수 31만회를 돌파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만화 오프닝 영상같은 지지의 노래에는 다중우주 속 4명의 지지의 이야기를 담았고, 팬들은 숨겨진 지지의 이야기를 해석하며 논다.Gen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세대)를 제대로 겨냥한 가상 인플루언서 지지의 정체는 아모레퍼시픽이 만든 인플루언서다. 화장품 회사가 만든 인플루언서지만 지지의 게시글과 영상에는 ‘제품’이 등장하지 않는다. 노골적인 제품 마케팅은 오히려 젊은 세대들의 관심을 떨어트린다는 게 ‘지지’를 탄생시킨 아모레 디지털 신사업 TF팀의 생각이다. 이들은 GenZ세대가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확실한 팬층을 구축하기 위해 움직인다고 한다.이데일리 스냅타임이 2030 젊은 직원들로 꾸려진 디지털 신사업 TF팀을 만나봤다. 아모레퍼시픽 디지털전략 부서 내에 디지털 신사업 TF팀의 모습. 왼쪽부터 정지혜, 김새롬, 이영란, 이하린 담당자다.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Q. 지지는 GenZ세대에게 어떻게 다가갔나?A. 이영란 담당자: 소통이 가장 중요했다. TF팀이 생각하는 지지는 ‘언제 불러도 카페로 달려 나오는 친구’다.김새롬 담당자: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댓글이 달리면 전부 답을 달아준다. 좋아요를 누르는 것도 잊지 않는다. 특히 다이렉트 메시지(디엠)가 오면 꼭 답장하고 있다. 지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무물’(무엇이든 물어보세요)을 올리기도 하는데 많게는 100개 이상의 질문이 들어온다. 하나도 빠짐없이 답변하는 편이다. 특히 지난달 유튜브에 뮤직비디오를 올린 뒤, 디엠이 5~6배 늘었고 외국인 베베가 많아졌다. 6개월 전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마쳤을 때도 디엠 수가 크게 늘었었다.정지혜 담당자: 일반 인플루언서라면 화려하고 다가가기 어려운 느낌이지만 지지에게선 친근감이 느껴졌으면 했다. 지지는 “오늘 뭐 먹었어?”, “날이 추우니까 따뜻하게 입고 다녀”라고 답장하는 등 가볍고 편한 대화를 시도한다. 가끔은 베베들이 지지에게 미션을 주도록 유도한다. 그날 하루는 지지가 베베의 추천에 따라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가령 지지가 “나 동대문 시장 왔는데 어디 갈까?”라고 물으면 베베들은 직접 맛집과 핫플레이스 등을 추천한다. 지지는 이곳들을 방문하며 사진을 찍어 실시간으로 인스타그램 게시글을 올린다. 가상 인플루언서 지지가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추천받은 장소를 방문해 인증샷을 찍은 모습이다. (사진=지지 인스타그램 캡처) Q. 지지는 2D 캐릭터지만 유튜브 라이브 방송도 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진행했나? A. 김새롬 담당자: 라이브 방송은 매우 어렵다. 사실 라이브 커머스도 어렵고 생방송이라면 뭐든 어렵기 마련이다. 그래도 댓글이나 디엠 등 매번 활자로 대화했던 소통 방식에서 한 발짝 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목소리와 실시간 소통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가진 라이브 방송을 기획하게 됐다.정지혜 담당자: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주신 성우님께는 사전 미팅을 통해서 지지의 성격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해드렸다. 성우님께서 지지를 완벽히 숙지하고 계시는 것이 중요했다. 지지가 평소 무엇을 좋아하고 최근 어디를 다녀왔는지, 지지와 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알고 계셔야 했다. 리허설도 1회 진행해서 성우님께 피드백을 드렸다.Q. 지지는 하나고 팀원은 4명이다. 어떻게 일관적인 지지를 만들어 갔나? A. 정지혜 담당자: 초기에 지지의 성격을 설정하고 그걸 체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처음엔 인스타그램 댓글 하나에 답변하는 것조차 팀원 모두의 합의가 필요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현재는 ‘지지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이다’ 에 대한 합의가 어느 정도 생겼다.이영란 담당자: 물론 지지의 일관성은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로 꼭 고정된 모습을 유지해야 하는 건 아니다. 가령 이번 라이브 방송에 참여한 성우님이 반드시 다음 영상을 맡아주셔야 하는 건 아니다. 하나의 목소리를 고집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사람이라도 기분 좋을 때와 슬플 때 목소리가 다르지 않나. 또한, 지난달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뮤직비디오 ‘FIND MY COLOR’를 보면 지지의 인격체는 다양하다. 진짜 사람이 아닌 2D이기 때문에, 하나의 정체성만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지난달 13일 유튜브 채널 ‘G.G.지지’에 공개된 뮤직비디오 ‘FIND MY COLOR’의 캡처 장면. 이날 4개의 ‘지지’가 공개됐다. 왼쪽부터 글로리, 아띠랑스, 오리지널, 순이다. (사진=유튜브 캡처) Q. 다양한 색깔을 소화하는 것이 지지의 매력인가? A. 김새롬 담당자: 젊은 목소리로 아모레퍼시픽의 이야기를 전하는 친구가 있었으면 했다. 과거 아모레퍼시픽은 어떤 마케팅을 했었는지 하나씩 살펴보던 중 지금의 GenZ가 공감할 법한 키카피를 발견하게 됐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정지혜 담당자: 과거 아모레퍼시픽이 구 ‘태평양그룹’ 시절 출시했던 뷰티 브랜드인 ‘지지(Green Generation)’를 보면서 요즘 GenZ의 감성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지지는 누구인가?’, ‘젊음의 색깔은 몇 가지일까?’라는 헤드 카피들이 자신의 색을 찾고 싶어 하는 GenZ들과 닮아있었다.그래서 1980년대 뷰티 브랜드인 ‘지지(Green Generation)’로부터 이름과 외형적인 특징을 따온 인플루언서를 만들게 됐다. 특히 자신을 계속 탐구하고 변화하는 만큼 유행하는 것을 꾸준히 담을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또한 GenZ는 성장 과정에서 애니메이션을 즐겨보고 만화에 대한 향수도 있다. ‘세계관’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고 스토리텔링하는 문화를 좋아한다. 과거 1980년대의 뷰티 브랜드 속 ‘지지’가 2021년으로 타임슬립한 설정을 더해 세계관을 만들었다. 인터뷰를 마친 디지털 신사업 TF팀은 지지 굿즈를 꺼내 보여줬다. 책상에는 지지의 생일카페 이벤트를 위해 제작했던 굿즈와 컵홀더가 놓여 있다. 책상 우측에는 지지 생일카페 이벤트에서 사용됐던 세로 베너가 위치해 있다. 벽면에 붙은 포스터는 지난달 13일 공개된 뮤직비디오 ‘FIND MY COLOR’의 포스터다.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Q. 지난달 14일 공개된 지지 뮤직비디오에는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왜 그런가? A. 김미나 아모레퍼시픽 언론홍보팀 과장: 지지에 대한 몰입감을 깨지 않기 위해서 아모레퍼시픽 화장품을 등장시키지 않았다.이영란 담당자: 지지는 아직 수익화와 관련한 부분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고 있다. 외부 광고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지지가 현재 지닌 색깔이나 방향성과 다르면 거절하고 있다. 베베가 보고 ‘나도 저거 좋아하는데 지지도 좋아하는구나’와 같은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광고는 받고 있다.
2022.12.07 I 염정인 기자
국회 인턴은 왜 6월에 관둘까
  • 국회 인턴은 왜 6월에 관둘까 [SNAP 데이터]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국회 인턴은 ‘금턴’이라고 불릴 정도로 취업준비생들이 경험해보고 싶은 직무로 꼽힙니다. 하지만 쏟아지는 관심만큼 국회 인턴 업무에 대해 알려진 것은 많이 없는데요.국회사무처에서는 매년 300개 국회의원실에 인턴 1명을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기본 채용 기간은 1년(1월1일~12월31일)으로, 햇수가 넘어가면 계약을 종료하고 재약정을 해야 합니다. 다만 최대 근무기간은 22개월을 넘지 못합니다. 통상 인턴제도는 3개월가량 기업 실무를 경험하는 근무 형태이지만, 국회 인턴은 인턴보다는 ‘계약직’에 더 가깝죠.근무환경은 어떨까요. “국회는 작은 기업 300개를 합쳐둔 것과 같다”는 말도 있을 정도로 각 의원실마다 근무환경이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의원실에서는 국회 인턴에 간단한 SNS관리나 전화 받기 등 단순 업무를 시키지만, 어떤 곳에서는 국정감사에 직접 참여하는 등 본격적인 국회 업무를 맡기기도 합니다.월급은 국회사무처에서 정한 급여를 받습니다. 올해는 기본급에 연장근로수당을 더해 219만원(세전) 정돕니다. 만약 1년동안 계속 근무했다면 퇴직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그럼 국회 인턴은 평균적으로 얼마나 근무할까요?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1대 국회(2020.05.30.~2022.11.15.)의 인턴 1621명의 입·퇴사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21대 국회 인턴 고용 현황. 이미지 속 자세한 데이터는 이데일리 스냅타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프 클릭 시 상세데이터 확인 가능) ⓒ스냅타임 ◇ 국회 인턴 평균 근속기간은 5개월 지난 2년 6개월간 국회에서 일한 인턴 수는 총 1621명(재약정 포함)입니다. 올해의 경우 총 625명의 인턴이 채용되었는데요. 1개 의원실 당 인턴을 2번 이상 교체한 셈입니다.근속기간은 어떨까요. 지난 2020년~2021년 근무한 국회 인턴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약 163일로 5개월이 약간 넘습니다. 재약정 인원을 합치면 평균 8개월 가량 근속한다고 합니다.1개월 단위로 근속기간을 비교해보면 8개월차에 퇴사한 인턴이 209명(12.9%)으로 가장 많았고, 4개월차에 퇴사한 인턴은 199명(12.3%)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7개월차 퇴사자 164명, 6개월차 퇴사자 158명입니다.1~3개월 내로 짧게 근무하고 퇴사한 인턴도 적지 않았는데요. 국회 인턴 3명 중 1명(27.6%)은 3개월 이내에 퇴사를 선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1개월차 퇴사자는 139명, 2개월차 퇴사자 157명, 3개월차 퇴사자 153명이었습니다. ◇ 인턴은 6월에 퇴사한다? 국회사무처에서는 12월 31일을 기점으로 모든 인턴 계약을 종료하고, 이듬해 1월 1일부터 다시 인턴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인턴은 계약종료 후 재약정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12월 31일부로 계약이 종료된 인턴은 283명이었는데, 바로 다음날인 2021년 1월 1일 채용한 인턴은 261명이었습니다. 2021년 12월 31일도 마찬가지로 265명이 계약 종료되고, 다음날인 2022년 1월 1일 225명이 채용되었습니다.12월 31일을 제외하고 국회 인턴 퇴사율이 가장 높던 시기는 6월이었습니다. 2020년도 6월 퇴사율이 12.44%로 가장 높았고, 2021년도 13.31%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6월 퇴사율은 21.43%로 역대급이었죠. 만약 국회 인턴을 지원한다면 퇴사자가 많은 6월에 도전해 볼 수 있겠습니다.재밌는 점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이후에도 퇴사율이 치솟았다는 것입니다. 대선 직전인 지난 2월 퇴사율이 5.49%이었는데, 3~4월 퇴사율은 각 18.48%, 19.01%였습니다.그런데 인턴들은 왜 선거가 끝나고 퇴사를 했을까요? 모 보좌진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6월의 경우 ‘22개월’인 계약직의 수명이 다했다는 겁니다. 지난 2020년 5월 30일부터 21대 국회 인턴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그 해에 6~7월에도 입사자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당시 입사했던 인턴들이 계약 기간을 꽉 채우고 퇴사해 6월 퇴사자가 많았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선거 기간에 인턴들이 ‘현타’를 느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대선, 지선이 시작되면 국회 의원실 식구들은 각 지역으로 파견을 나가는데요. 선거를 시작하면 밤낮 없이, 주말도 없이 선거운동에 동원되어 아무래도 몸으로 더 고생하고, 본인이 생각했던 일이 아니라 어려움을 느끼고 퇴사를 결정했다는 의견입니다.
2022.12.06 I 김혜선 기자
월드컵 열기 후끈...불법 스포츠 도박 사기 조심하세요
  • 월드컵 열기 후끈...불법 스포츠 도박 사기 조심하세요
  • [이데일리 한승구 인턴 기자] A씨는 스포츠 경기에 베팅해 결과를 맞췄다. 이후 당첨금을 환전하기 위해 사이트에 들어갔지만 기존 원금 그대로였다. 사이트에서 해당 경기는 무효처리돼 있었다. A씨는 사이트에 문의했고 직원들의 실수였다며 곧 당첨금을 주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얼마 뒤 A씨의 아이디는 삭제됐다.B씨는 불법 토토 사이트에서 50만원을 충전해 300만원까지 보유 금액을 늘렸다. 이후 환전을 하려 했으나 사이트는 원금 50만원만 환전 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베팅금 상한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이후 B씨는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베팅 기록을 사이트에 제시했다. 사이트 측은 제대로 알아보겠다며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얼마 뒤 B씨의 아이디는 삭제됐다. (출처: 이미지 투데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하면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부분 불법 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수시로 잠적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사기 피해 위험에 무방비하게 노출돼있다. 스냅타임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의 위험성과 사기 수법을 알아보았다. '적중픽 골라주세요' , '애국배팅 갑니다'최근 월드컵이 개막하면서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스포츠 도박 관련 게시물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불법 사이트는 ‘각종 이벤트 365일 진행', '상한 5천만원'등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식의 다양한 베팅 옵션과 수수료가 없다는 점을 내세우며 이용자들을 현혹한다. 경찰청에서 조사한 사이버 도박 범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스포츠 토토는 3415건 발생했다. 이는 작년 사이버 도박(카지노, 경륜, 기타 등) 건수의 62%에 해당하는 수치다.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들은 온라인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누구든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친구의 권유로 불법 스포츠 도박을 시작한 26세 취업준비생 J씨는 스냅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든 베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J씨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쉽게 사이트를 찾을 수 있고 가입 시 복잡한 인증절차도 없었다”면서 “당시 걸었던 종목(해외축구)의 경기 진행 상황에 따라 계속 새롭게 베팅했다”고 말했다. 불법 스포츠 사이트에는 성인인증 절차도 없어서 입출금 계좌만 있으면 청소년들도 쉽게 유혹에 빠질 수 있다. ‘먹튀·후적중·졸업’...사기 수법 다양해불법 사이트의 사기 수법은 다양했다. A씨처럼 각종 불합리한 규정, 이유 등을 내세워 돈을 주지 않거나 계정을 삭제시키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었다. 일명 ‘먹튀’라고 부르는 사례다. 먹튀는 불법 스포츠 도박계에서 쓰이는 은어로 환전·입금 요청에 불합리한 이유를 들며 계정을 정지시키거나 사이트를 폐쇄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실제로 인터넷에 올라온 불법 사이트 피해 사례를 보면 불법 사이트는 규정이 새롭게 바뀌었다는 말부터 기상악화 등의 이유까지 들며 출금을 거부했다.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이용자들 사이에선 ‘후적중’, ‘중적’ 등 사기 수법을 일컫는 다양한 은어도 있었다. 후적중은 경기 후 적중한 경기를 무효 처리하면서 당첨금을 주지 않는 수법이다. 그 외에도 중적(경기 도중에 무효처리를 해버리는 행위), 부먹(당첨금의 부분만 먹튀하는 행위), 심지어는 수익률이 좋은 계정 이용을 금지시키는 ‘졸업’이라는 사기 수법도 있었다. (온라인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배너. 웹사이트 캡쳐) 우회 사이트 사용...피해 구제 어려워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는 대부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우회 사이트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대포폰, 대포통장 이용하며 사이트를 폐쇄한 뒤 잠적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운영자를 체포하지 못하면 사이트를 경찰측에서 폐쇄해도 금방 새롭게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용자들이 승패와 상관없이 언제나 사기 당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부분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다”며 “해외에서는 국내법이 작용할 수 없기 때문에 검거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해당 국가에서 자발적으로 협조해야 하는데 강제성이 없어서 협동 수사가 쉽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애초에 불법인 탓에 사기를 당해도 신고하기 어렵다. 사이버 도박이 ‘피해자 없는 범죄’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 교수는 “사기 피해 신고는 가능하나 본인도 불법 도박을 했다는 사실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신고가 어렵다”고 말했다. 스포츠 베팅 유사행위 모두 불법입니다한국에서는 ‘스포츠토토’와 ‘베트멘’을 제외한 스포츠 베팅 사이트는 모두 불법이다. 국내에서 불법 사이트에 돈을 거는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벌받는 범죄행위다. 경찰은 이번 월드컵 시즌에 맞춰 전국 시·도경찰청 사이버 도박 전담 수사팀을 통해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2022.12.05 I 한승구 기자
최저임금 안 주는 편의점·카페 알바 ‘수습근로자’ 꼼수
  • 최저임금 안 주는 편의점·카페 알바 ‘수습근로자’ 꼼수
  • [이데일리 염정인 인턴 기자] “최저임금도 못 받아요. 수습기간 적용하면 불법 아닌가요?”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의 단골 질문이다. 정답은 불법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잘 따져 봐야 한다는 뜻이다.최저임금법은 법 적용의 예외로 ‘수습근로자’를 인정했다. 즉, 수습근로자에게는 보수로 최저임금의 90%만 지급해도 된다. 그런데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①1년 미만으로 근로계약을 한 경우 ②단순노무 종사자인 경우는 최저임금 감액 대상이 아니다. 최저임금의 자의적인 감액을 막기 위해 마련된 예외 조항이지만 현장에서는 ‘수습기간’과 관련된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저, 단순노무 종사자인가요?단순노무업무에 대해서는 수습기간을 이유로 최저임금보다 적은 보수를 줄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떤 직종이 단순노무업무에 속할까? 단순노무업무에 대한 정의는 고용노동부의 고시를 따른다. 고용노동부는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한국표준직업분류의 대분류9에 해당하는 ‘단순노무 종사자’를 단순노무업무의 의미로 파악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현행 표준직업분류 방식이 최저임금제도의 목적이나 수습근로자의 개념 요소 등을 반영하고 있지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이 분류에 따르면 통상 편의점이나 카페 아르바이트생은 단순노무 종사자가 아니다. 계산이나 판매 등을 전혀 하지 않고 청소만 해야 ‘단순노무 종사자’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재현 노무법인 남영 공인노무사는 “최저임금 감액 제도가 편의점이나 카페 등 각 직종의 특수성을 고려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수습기간을 이유로 최저임금도 안 주면 부자연스러운 일종의 기준선을 정한 것뿐”이라 설명했다. 이어 “고용주에게 최저임금을 감액하도록 ‘허용’해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란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감액 제도에는 최저임금 수급권을 보장하는 법적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결국 최저임금 감액 적용이 정당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한국표준직업분류상의 단순노무 종사자에 해당하는지 스스로 확인하고 점검해봐야 하는 구조다. 이 노무사는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관할 고용노동청에 질의해 확인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 단순노무업무 해석에 대해 현행 한국표준직업분류를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할지 검토하는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해당 연구 제목은 ‘최저임금 감액적용 제외대상인 단순노무업무 직종에 대한 조사·분석’으로, 연구 기간은 지난해 10월~12월이었다. 그런데 고용부는 해당 연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2년간 ‘비공개’ 상태로 묶어둔 상태다. 편의점 수습기간 불법 적용 만연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대학생 K씨(22)는 “6개월 계약했는데 그중 3개월이 수습기간이었다”고 전했다. K씨는 수습기간에 일명 ‘대타’도 많이 뛰었다. K씨는 “땜빵을 채울 정도면 일에 능숙한 것이 아니냐”며 “필요하다고 해서 일했는데 최저임금도 못 받았다”고 말했다. K씨는 수습기간에 추가로 일한 시간에 대해서도 모두 최저임금의 90%만 받았다.실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대부분은 “수습기간 적용이 법에 따라 이뤄지기보단 사장님에 따라서 달라지고 있다”며 “부당해도 참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45만 명 회원이 모인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카페에서는 “돈이 급하다면 일단 참고 나중에 신고하라”, “적금 넣는다고 생각하고 나중에 신고하라”라는 의견이 일종의 팁처럼 공유되고 있다.김지현 청년유니온 집행위원은 “편의점은 24시간 영업하기 때문에 새벽에도 인건비가 든다”며 “편의점은 인건비 부담이 크고 일이 쉽다는 사회적 인식이 있어, 최저임금조차 안 주려는 꼼수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이데일리 스냅타임은 대학생 S씨(23)로부터 근로계약서 1부를 건네받았다. S씨는 지난 8월 한 커피전문점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때 2주간의 ‘수습근로’를 약속했다. S씨의 고용주는 계약 기간을 별도로 정하지 않고 2주간 최저임금의 80%만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최저임금법 제5조 2항에 따르면 근로계약을 1년 이상 체결한 경우 수습기간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이 기간에는 최저임금 감액이 가능하지만, 최저임금의 90% 이상은 지급해야 한다. (사진=독자 제보) 최저임금 감액 시 “경력도 고려해야”단순노무 종사자가 아니라면 ‘경력자’라도 ‘수습근로자’로 분류될 수 있다. J씨(23)는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1년 이상 일한 베테랑이다. 그런데 같은 브랜드의 다른 지점으로 근무지를 옮기자 ‘수습근로자’가 됐다. J씨는 “다른 지점일지라도 매뉴얼이 같아서 쉽게 적응했다”면서 “수습기간에는 최저임금보다 적은 돈을 받았다”고 전했다.이 노무사는 “단순노무 종사자가 아닐 경우, 최저임금 감액에 있어서 제한이 없다”며 “새로운 근무지에선 이전 경력을 고려하지 않고 수습기간을 설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저임금 감액 적용 기준을 조금 더 보완하고, 추후 최저임금 감액의 예외 조항인 단순노무 종사자의 기준을 재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2.12.05 I 염정인 기자
  • 쌀·인삼·감자...우리 농산물 맥주 먹어봤습니다[스냅리뷰]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수제맥주는 코로나19로 특수를 맞은 시장입니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늘면서, 소비자들은 각자 취향에 따라 독특한 스타일의 수제맥주를 골라 마시고 있는데요. 누적 판매량 2500만캔을 기록한 곰표밀맥주가 대표적인 예죠. 이밖에 버터맥주, 노동주, 쥬시후레쉬맥주 등 우리가 편의점에서 보는 수제맥주는 대부분 위탁생산(OEM) 제품들입니다. 대형 주류업체가 소규모 수제맥주 업체의 제품을 대신 생산해주는 형태이기 때문에, 대량생산에 적합한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아무래도 수제맥주의 독특한 스타일을 그대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그런데 이런 OEM 제품 외에 ‘우리 농산물’로 만든 맥주도 있다는 걸 아시나요? 국내 농산물을 원료로 만든 수제맥주는 제조 과정이 복잡하거나, 단가가 맞지 않는 등 어려움으로 대량생산이 어려운데요. 오히려 그런 점이 수제맥주의 독특한 맛을 살려주기도 합니다. 이에 더해, 우리 농산물 소비를 촉진시켜 농민들에 도움이 되기도 하죠.우리 농산물로 만든 맥주는 손쉽게 구매하기 어렵습니다. 수제맥주를 맛보기 위해 해당 양조장이 위치한 지역으로 가거나, 그 제품을 판매하는 가게를 찾아가야 합니다.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3개 소규모 양조업체, 총 6개 종류의 수제맥주를 직접 맛보고 소개해 드립니다. △ (공동1위) 에너진 홍삼쌀맥주 ? 김포파주인삼농협“평범하고 대중적이라 맛있다. 가격 경쟁력이 있네”“무난한 맥주 맛. 끝에 홍삼 단맛이 난다”“약간 쌉싸름하고 뒷맛이 은근히 매력적” 스냅타임이 선택한 수제맥주는 김포파주인삼농협이 만든 ‘에너진 홍삼쌀맥주’입니다. 가장 대중적인 맛이고, 저렴한 가격 덕분에 선택됐습니다. 에너진 홍삼쌀맥주는 김포 금쌀과 개성인삼을 이용해 만든 라거 맥주인데요. 6년근 홍삼 농축액이 들어갔습니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에서 연 ‘수제맥주 캔이 되다’ 오디션에서 실버캔을 받기도 했습니다. △ (공동1위) 토마토로 ? 감자아일랜드“토마토향이 올라온다. 지금껏 먹어본 맥주 중 가장 특이한 맛”“새콤, 상큼하고 싱싱한 느낌. 일반 맥주보다 선홍빛이 나서 사진이 예쁘게 나올 것 같다.”“케첩향.” 감자아일랜드가 만든 ‘토마토로’도 공동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예쁜 패키지 디자인과 솔솔 올라오는 새콤한 토마토향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토마토로는 강원도 영월 토마토가 들어간 맥주인데요. 진짜 바질이 들어가있어 뒷맛에 바질향도 은은히 스칩니다. 파스타와 함께 마시면 좋을 것 같은 맥주입니다. △ 포타 페일에일 ? 감자아일랜드“맛있어요! 강렬한 맛!”“피트한 느낌. 깔끔하시고 맛있어.”“강렬한 전분맛” 감자아일랜드의 대표 수제맥주 포타 페일에일은 강원도 특산물인 감자로 만든 맥주입니다. 아메리칸 페일에일 스타일로 만들어진 맥주로, 홉향이 비교적 강하게 나타나 호불호가 꽤 갈리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끝에는 은은한 감자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맥주입니다. △ 미미사워 ? 에잇피플브루어리“시고, 약간 타이어향.”“사워 맥주 본연의 맛. 청량감이 좋다”“새콤해서 식전주로 딱이다” 미미사워는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경기도 품종 쌀 ‘참드림’으로 개발한 맥주로, 에잇피플브루어리가 생산합니다. 일반적인 라거, 에일 맥주와는 다르게 신맛을 강조한 ‘사워 맥주’(Sour Beer) 계열입니다. 세계 3대 맥주대회 중 하나인 ‘일본 IBC’ 국제맥주대회에서 올해 금메달(아메리칸스타일 사워에일 부문)을 차지하기도 했죠. 스냅타임에서는 사워맥주 특성상 호불호가 강하게 갈렸습니다. 감자아일랜드의 사워맥주 계열보다 훨씬 더 신맛이 강하다는 평가입니다. △ 말랑피치사워 ? 감자아일랜드“은은한 과일향이 좋다. 다만 새콤한 맥주라 안주 맞추기 어려울 듯”“진짜 과일향이 나는데 달지는 않고 깔끔한 맛. 맥주같지 않은 특별한 느낌”“시지만 과일 풍미가 있고 달지 않아 좋다” 감자아일랜드의 말랑피치사워는 소양강 복숭아를 넣어 만든 사워 에일입니다. 스냅타임에서는 선호도 2위로 선택됐습니다. 달달한 과일향이 나지만 생각보다 달지는 않아 마시기 좋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 벨지안윗비어 - 김포파주인삼농협“인삼으로 이러지 마세요”“살짝 김빠진 맛”“무난한 밀맥주. 싸다!” 김포파주인삼농협의 두번째 인삼맥주 벨지안 윗비어입니다. 마찬가지로 홍삼 농축액이 들어간 벨기에식 밀맥주입니다. 밀맥주 특유의 부드러운 맛과 인삼맛이 조화롭게 섞이지만, 청량감이 적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22.12.01 I 김혜선 기자
그날 이태원 도로, 100m가는데 20분 넘게 걸렸다
  • 그날 이태원 도로, 100m가는데 20분 넘게 걸렸다 [SNAP데이터]
  • [이데일리 한승구 인턴 기자]이태원 참사 당일 교통체증이 평소보다 최대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원 일대 교통정체가 사고 직후 응급처치를 늦춰 피해를 더 키웠다는 분석이다. 급작스럽게 인파가 몰리는 큰 행사에는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사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자료출처: 10.29 서울시 노선별 정류장 구간별 평균 운행시간 정보. 그래픽: 스냅타임) 스냅타임에서 ‘서울시 노선별 정류장 구간별 평균 운행시간 정보’를 분석한 결과 참사 당일(10월 29일) 버스 운행시간은 전주(10월 22일) 대비 최대 1.8배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태원역 인근 500m 정류장을 지나가는 버스 6대가 다음 정거장까지 걸리는 운행시간을 분석한 결과다. 405번 버스가 1.8배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고 그 뒤로 400번 버스(1.6배), 110B번 버스(1.6배) 등이 뒤를 이었다. 이태원에 낮부터 핼러윈 행사로 인해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인근 버스 운행시간 역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사고 직후 교통정체는 극심했다. 참사 이후 오후 11시부터 한 시간 동안 405번 버스는 ‘이태원역.보광동입구’ 정류장에서 ‘이태원119안전센터’ 정류장까지 가는데 평균 40분이 소요됐다. 두 정거장의 거리는 약 220m이다. 또한 참사 당일 버스 6대의 평균 운행시간을 평소 주말 운행시간과 비교한 결과 참사 당일 낮(12~5시)에는 운행시간이 살짝 높거나 비슷했지만 밤(6~12시)에는 두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먼저 도착한 소방대...현장까지 평균 23분 소요혼잡한 교통 상황은 응급처치 속도를 늦췄다. 올해 9월 기준 서울시 자치구(소방서) 별 통계 자료를 보면 화재 신고 접수 후 소방차가 현장에 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5분 1초였다. 이번 이태원 참사 당시 소방청이 작성한 ‘사고 이송 현황’을 보면 최초 신고가 이루어진 시각은 오후 10시 15분이었다. 가장 먼저 출동한 종로 소방대는 6km 거리에도 불구하고 출동부터 현장까지 24분이 소요됐다. 참사 현장에서 140m 떨어진 이태원 119 안전센터 구급차는 도착하기까지 13분이 걸렸다.이태원 참사 119 이송 198건 중 23시 이전 현장 도착은 단 10건에 불과했다. 스냅타임에서 ‘사고 이송 현황’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3시 이전에 현장에 도착한 10개의 소방대가 출동한 뒤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23분이었다. 초동대처가 중요한 압사 사고의 골든타임은 5분으로 빠른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당시 혼잡한 교통 상황이 아니었다면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 “복잡한 도로 상황 구조에 영향...사전 대처 필요”전문가는 재난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것을 응급처치가 늦어진 원인으로 지목했다. 채진 목원대학교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참사 당시 교통 체증이 심해지고 인파가 늘어나면서 빠른 대처가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지자체에서 수행해야 할 재난 관리 체계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사건의 징후가 있으면 재빨리 경찰 등을 동원해서 교통체증을 감소시켜야 했다”고 말했다.실제로 기동대 투입 전후로 119 구급차의 도착시간이 더 짧아졌다는 분석이다. 참사 당일 경찰 기동대는 오후 11시 40분쯤 도착했다. 이후 도로 상황은 정리되고 구급차·소방대가 원활하게 구조활동을 할 수 있었다. 앞서 현장까지 24분이 걸렸던 종로 119 안전센터는 두 번째 출동(00시 20분)에서 10분 만에 현장을 도착했다. 이태원 119 안전센터도 경찰 기동대가 배치된 이후 현장까지 걸린 시간은 단 2분이었다.윤용균 세명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특히 서울시에는 도로가 복잡하고 불법주차가 많아 119 출동이 늦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과 대비”라며 “큰 행사가 있을 때는 일방통행, 유도로 지정 등 도로를 통제하는 사전 대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사 한 달...재난방지대책은 어디에참사 후 한 달이 지났다. 여전히 재발 방지에 대한 논의는 요원하다. 대형 인파 재난 에방과 관련해 여야가 발의안 개정안은 이제야 상임위원회에 돌입했다. 그마저도 법안의 내용이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재난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과 대비다. 소모적인 정쟁에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게 옳다.데이터가 재난을 대비할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번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데이터는 꾸준히 사고의 위험성을 암시했다. 스냅타임은 이번 ‘서울시 노선별 정류장 구간별 평균 운행시간 정보’를 통해 평일과 주말, 낮과 밤에 따라 얼마나 도로 상황이 복잡한지 알 수 있었다. 이외에도 ‘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 ‘서울 생활인구 데이터’에서는 실시간으로 인구가 얼마나 혼잡한지, 또 대중교통은 원활하게 운영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정치권에서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의 대형 재난에서는 데이터가 사후 문제 제기가 아닌 사전 예방 대책으로 쓰이길 바란다.
2022.11.29 I 한승구 기자
쿠팡, 28일부터 3일간 '사이버먼데이' 할인 행사
  • 쿠팡, 28일부터 3일간 '사이버먼데이' 할인 행사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쿠팡은 ‘사이버먼데이(Cyber Monday)’를 맞이해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쿠팡은 28일부터 3일간 ‘사이버먼데이’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사진=쿠팡)사이버먼데이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 후 첫 월요일을 의미한다. 미국에선 일상으로 돌아온 고객들이 온라인 쇼핑을 즐기면서 온라인 쇼핑계의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린다. 쿠팡은 이를 겨냥해 △인기특가 △테마딜 △브랜드딜 △NBA 팬스토어 등을 마련했다.먼저 인기특가 상품으로는 재로우 유산균·닥터스베스트 MSM 등 인기 건강식품과 레노버 태블릿·샤오미 홍미노트·QCY 이어폰·낫싱 폰 원 등 인기 디지털, 그리고 맥·랩시리즈·YSL 등 뷰티 상품을 선보인다. 테마딜은 환절기 건강·겨울 시즌 뷰티·가전 등 겨울을 준비하는 고객들을 위한 상품을 중심으로, 또 브랜드딜은 재로우·스타벅스·레노버·로지텍 등 인기 직구 브랜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특히 올해 사이버먼데이 행사에서는 올타임 레전드 선수들의 유니폼을 포함한 각종 레트로 아이템을 선보이는 ‘NBA 팬 스토어’가 새롭게 열린다. 농구 팬들은 물론 빈티지 패션 매니아에게 NBA 레전드들의 레트로 유니폼을 25%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대표 상품으로 NBA 전설들의 레트로 저지·빈티지감성 아우터·스냅백·비니 등이 있다. 쿠팡은 최대 75% 할인에 추가로 적용 가능한 쿠폰을 발급한다. 10만원 이상 구매시 1만원을 추가로 할인 받을 수 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 고객들이 사이버먼데이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3일 간 특별한 가격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한다”며 “평소 해외 인기 상품을 눈여겨본 고객은 물론 블랙프라이데이를 놓친 고객에게 좋은 쇼핑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용어 없이 ‘금투세’ 설명 드립니다
  • 경제용어 없이 ‘금투세’ 설명 드립니다
  • [이데일리 한승구 인턴 기자] ‘현행 세법상으로 금융투자소득세제가 2023년 시행이나, 올해 세법개정 논의 과정에서 그 시행이 일정 기간 유예될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한 투자증권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한 공지사항입니다. 내년에 시행하기로 예정된 금투세가 최근 들어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정치적 사안으로 번지며 갈등이 격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체 금투세는 무엇인지 또 정치권까지 번진 이유는 무엇인지. 스냅타임에서 경제용어 없이 ‘금투세’ 설명해 드립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금투세 대체 뭔데?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채권·펀드 등의 금융투자 상품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을 의미합니다. 주식과 주식형 펀드는 연 5000만원 이상, 기타 주식과 상품은 250만원 이상 벌면 20%(지방세 포함 22.5%)의 세금을 내야 하는데요. 순이익이 3억원 이상이면 최고세율인 27.5%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원래 우리나라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일반 투자자의 수익에 세금을 매기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 종목을 10억 이상 보유한 개인 투자자는 대주주로 보고 양도 소득세(3억 이하 20%, 초과 시 25%)를 매겼는데요. 이번 금투세가 도입되면 대주주 여부와 상관없이 일반 투자자도 과세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세금을 부과하는 투자 대상도 새롭게 규정했는데요. 금투세는 이전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채권, etf 등의 파생증권·상품을 모두 금융투자 상품으로 묶어버렸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하는 상품 대부분이 ‘금융투자 상품’ 범주에 들어가게 된 것이죠. 금투세 무엇이 달라지나그럼 금투세가 도입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첫째로 과세방식이 바뀝니다. 지금의 자본시장에서는 상품별로 과세를 진행하는데요. 금투세가 시행되면 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자의 손익을 따져보고 남은 순이익에 세금을 부과합니다.쉽게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주식에서 2000만원 손해를 보고 펀드에서 1000만원 이익을 보게 되면 결과적으로 1000만원 손해 본 것이죠. 현재는 주식 따로 펀드 따로 이익을 계산해서 세금을 냅니다. 종합적으로 마이너스일지라도 펀드에서 낸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는데요. 금투세가 통과되면 세금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둘째로 결손금이 5년간 이월 가능합니다. 결손금은 손해를 본 금액입니다. 기존에는 손실과 이익을 계산하는 게 1년 단위였습니다. 올해 손실이 1억이고 이익이 5000만원이면 결손금 5000만원은 1년이 지나면 아무 의미 없이 사라졌는데요. 금투세가 통과되면 5년간 해당 결손금을 소득에서 공제할 수 있습니다. 손실금 5000만원이 5년간 남아 향후 소득에서 공제해 과세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셋째로 세금 납부 방식이 달라집니다. 금투세는 과세방법으로 일 년에 두 번 상반기·하반기 때 금융회사에서 원천징수를 합니다. 원천징수는 세금을 미리 뗀다는 말입니다. 바로 이 내용을 두고 개인 투자자들이 불만을 내비쳤는데요. 투자의 기회비용을 잃기 때문입니다.상반기에 2000만원의 소득을 냈다고 가정해봅시다. 기존 법 대로면 내년 5월에 소득만큼의 세금을 내면 되는데요. 금투세법에 의하면 당해 상반기에 세금을 떼 갑니다. 우리는 주식을 판매해서 얻은 이익을 가지고 다음 투자에 더 큰돈을 넣으며 복리를 만드는데요. 6개월마다 세금을 떼 가면 그만큼 투자금이 적어지니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불만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여당 ‘개미증세’ vs 야당 ‘부자감세’그렇다면 왜 갑자기 금투세가 정치권에서 급부상하게 된 것일까요? 사실 금투세는 2020년 12월 2일, 21대 첫 정기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됐습니다. 당시 시장 거래에는 증권 거래세를 걷었지만 소액 주식·채권·펀드 및 파생상품 투자 소득 등 비과세 상품이 다양했는데요.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소득에 과세한다’는 조세원칙에 맞지 않는다 비판이 나오게 되면서 금투세의 필요성을 주장했습니다.. 그 결과 2023년 1월 1일부터 금투세를 시행하기로 한 것인데요.그런데 시장이 2020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습니다. 하반기부터 고환율과 고금리, 경기 침체와 기업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주식 시장도 긴 침체를 겪고 있는데요. 이에 정부는 지난 7월 금투세 시행을 2025년까지 2년 유예하고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2년간 주식 시장 하락으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였는데요. 거기에 여당은 금투세가 시행되면 주식투자로 5000만원 이상 벌어들이는 큰손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야당인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개정안에 반발했는데요. 금투세의 과세 대상이 극소수라는 지적입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개 증권사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5000만원을 초과하는 수익을 거둔 투자자들은 개인 투자자의 0.9%(2309만 4832명 중 20만 1843명)으로 추산된다고 합니다. 애초에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려면 5억을 투자하고 평균 10% 이상의 소득을 벌어야 합니다. 사실상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겐 쉽지 않다는 것이죠.여야는 작금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2년 유예’는 잠정 합의하는 분위기인데요. 세부 사항에서 계속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증권 거래세가 대표적인데요. 정부는 이번 금투세 개정안에서 증권 거래세 2%(현재 0.23%)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민주당은 원안대로 0.15% 까지 낮춰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방기선(왼쪽)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고광효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조세소위원회에 참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세재개편안 심사 취소...혼란 가중정치권에서 금투세 줄다리기는 여전히 팽팽합니다. 지난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의 내년도 세재개편안 심사가 무산됐는데요. 국회법에 따르면 여야는 11월 30일까지 예산 부수 법안(내년 세수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을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해야 합니다. 여야가 기한을 지키지 못하면 국회의장 권한으로 정부안을 본회의 안건에 올릴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교섭단체 간 합의를 진행하는데요. 이에 따라 이번 세제개편안 정기국회 막판까지 원내대표 협상 테이블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이런 상황에서 금융투자 업계의 혼란도 가중되는 상황입니다. 증권사는 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시스템 구축 및 마케팅에 나서야 하지만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지지 않아 난처한 상황입니다. 제도의 불확실성은 증권사의 비용을 증가하고 관련 상품 및 투자 전략을 제시할 수 없게 만드는데요. 이는 결국 개인 투자자의 손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처리기한까지 앞으로 일주일. 어떤 결말이든 금투세에 관해 조속한 합의가 필요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2022.11.25 I 한승구 기자
우리나라 주52시간제, 트위터코리아 고용 중단 시킬까
  • 우리나라 주52시간제, 트위터코리아 고용 중단 시킬까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최근 미국 빅테크 업계에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한 직후 절반 이상의 직원이 해고됐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1만 1000명의 직원 정리해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 아마존도 직원 1만명 이상 감축하는 역대 최대 구조조정을 시작했습니다. (사진=로이터) 이들 기업은 모두 전세계에 지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그런데 최근 빅테크 업계 전문가가 흥미로운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트위터가 앞으로 노동법에 엄격한 나라에서 고용을 중단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유럽 국가를 들었죠.우버와 스카이프 등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한 게르겔리 오로스(Gergely Orosz)는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유럽처럼 노동법이 엄격한 나라에서도 장시간 근무와 뛰어난 성과만이 합격점을 받는 정책이 흥미롭다”며 “(대량해고를 진행하고 있는) 트위터는 이런 나라에서 간단하게 고용을 중단하거나, 폐업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머스크 ‘기행’이 가능한 이유, at will employment미국은 ‘at will employment(원하는대로 고용한다)’라는 고용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별다른 해고 사유 없이도 직원을 해고할 수 있죠.머스크의 트위터 직원 해고 방식은 해고가 자유로운 미국에서도 상당한 충격을 줬습니다. 미 매체 더 버지(theverge) 등에 따르면, 약 7500명에 달하던 트위터 직원은 3주 만에 2700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직원 3명 중 2명이 하루아침에 잘리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또다른 충격은 머스크의 ‘직장관’입니다. 트위터는 워라밸이 좋은 기업으로 소문이 나 있었는데요. 반면 머스크는 “성공하려면 주 80시간에서 100시간은 일해야 한다”고 말하는 ‘일벌레’입니다.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는 재택근무 문화부터 없앴습니다. 그리고 CNN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들에게 이런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하드코어하게 일하거나 퇴사하세요. 고강도로 장시간 일하라는 말입니다. 뛰어난 성과만이 ‘합격점’을 받을 겁니다.”직원들은 이 이메일에 ‘동의(YES)’를 클릭해야 했습니다. 만약 클릭하지 않으면 3개월치 임금을 받고 퇴직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도 덧붙여져 있었다고 합니다. 머스크는 어떤 ‘사탕발림’도 없이 트위터의 운영방침을 선명하게 보여줬습니다. ◇ 사유 없이 해고 불가한 우리나라는우리나라도 머스크의 칼춤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트위터코리아는 지난 10월 기준 국민연금을 납부하는 직원이 23명입니다. 트위터코리아 정직원의 해고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PR업계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팀 전원이 해고당했다고 합니다.하지만 우리나라는 근로기준법 상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가 불가능합니다. 또한 해고를 결정해도 30일 전에 예고해야 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만약 직원이 해고될만한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면, 법적 판단을 거쳐 해고 결정이 무효가 될 수도 있습니다.트위터코리아를 담당하는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에서도 트위터 측에 행정지도를 위해 여러 차례 회사와 접촉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트위터 측에서 ‘잠수’를 타버려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연락을 받지 않아 트위터의 강남 사업장까지 찾아갔지만 이미 2년 전부터 사무실을 빼고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트위터의 인사팀이 각국의 노동법을 고려해 해고메일을 보낸 게 아니라 ‘무차별 해고 폭탄’을 던진 정황이 빤히 보입니다.우리나라보다 노동법이 엄격한 유럽 국가에도 트위터 직원들에 ‘해고 메일’이 날아들었는데요. 스페인은 일찌감치 노동부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욜란다 디아즈 스페인 노동부 장관은 “모든 회사는 노동권을 준수해야 한다. 트위터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며 “근로감독관이 이 사건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지난 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해고 방식 뿐 아니라 앞으로 트위터의 장시간 노동이 국내법에 저촉될 소지도 있습니다.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들에게 주 84시간을 일하라고 지시했다는 미 CNBC 보도도 나온 상황입니다. 미국은 일명 ‘화이트칼라 이그젬션(면제제도)’가 있어 연봉 10만달러(1억 2000만원) 이상 사무직 근로자는 노동시간을 제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용노동법 상 52시간 이상 일할 수 없습니다. 김윤정 변호사는 24일 이데일리 스냅타임과의 통화에서 “트위터코리아는 국내에 법인과 사업자를 낸 회사이기 때문에 국내법을 적용받는다”며 “주 52시간 일을 강요한다면 이는 형사법으로 처벌받게 된다”고 말했습니다.게르겔리 오로스의 전망처럼 ‘고강도로 장시간 일하는’ 것이 근로기준법상 불가능한 나라는 트위터가 폐업을 결정하게 될까요. 가능성은 있습니다. 트위터는 우리나라에서 ‘원화’ 결제를 전혀 지원하지 않고 있는데요. 유료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도 미국이나 캐나다 등으로 우회해서 결제해야 하고, 트위터 광고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IO(광고 주문서)를 작성하고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사로 달러를 송금해야 합니다. 굳이 한국 법인을 통하지 않아도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구조라 노동법 분쟁보단 폐업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아직 해고된 트위터코리아 직원들은 지역 노동위원회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합니다.
2022.11.24 I 김혜선 기자
수능 본 고삼이들 주목!…이거 모르고 알바해?
  • 수능 본 고삼이들 주목!…이거 모르고 알바해?
  • [이데일리 염정인 인턴 기자] 수험생 여러분 아르바이트 구직 시작하셨나요? (사진=이미지투데이)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올해 수능 수험생 2천4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수능 이후 하고 싶은 일 1위로 ‘아르바이트(57.6%)’가 꼽혔습니다. 특히 한 번도 ‘알바’를 해본 적 없다는 응답자 중 68.2%가 수능 이후 첫 아르바이트 도전을 계획 중이라 답했습니다.수능 본 수험생들이 대거 ‘알바’ 취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가운데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알바’ 초심자가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정리해봤습니다. ◇ 근로계약서 꼭 작성해야 할까요?지난 3월 한 대학교 익명게시판 ‘에브리타임’에는 “말하기 껄끄러워서 근로계약서 작성을 안 했는데 괜찮을까요?”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댓글에는 “꼭 작성하라”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나도 굳이 요구하지 않았다”는 반응도 꽤 있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아직 수습 기간 중이거나 매우 단기간 일할 때도 근로계약서는 꼭 작성하라”고 입을 모읍니다.김윤정 법무법인 율화 변호사는 22일 이데일리 스냅타임과의 통화에서 “나중에 고용주가 맘대로 근로 조건을 바꿀 수 있다”면서 “서류로 증거를 남겨 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갈등이 커지면 노동자를 도와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김 변호사는 “고용주가 사업장 내 CCTV 영상 등 모든 정보를 갖고 있고 동료들은 계속 그 사업장에서 일해야 하니 증언을 비롯한 도움을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더구나 고용주에게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법적 책임이 있습니다. 근로계약서는 반드시 서면으로 작성해 노동자와 고용주가 각 한 부씩 나눠 가져야 합니다. 만약 고용주가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를 이행하지 않았다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기간제 혹은 단기간 노동자인 경우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근로계약서에 필수적으로 기재되어야 하는 사항은 △임금 △근로시간(소정근로시간·휴게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취업 장소 △업무 내용(취업 장소) 등이 있습니다. 기간제 노동자일 우 ‘근로계약기간에 관한 사항’을, 단시간 노동자일 경우 ‘근로일 및 근로일별 근로시간’을 추가로 명시해야 합니다. ◇ 부당한 근로계약도 효력이 있나요?“계약 당시엔 몰랐는데 시급이 최저임금에 못 미쳐요. 부당한 근로계약도 효력이 있나요?” 알고도 계약한 내 잘못도 있으니까 어쩔 수 없는 걸까요? 아닙니다. 근로기준법 제15조 1항을 보면 법에 미달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면 해당 조건은 무효 처리가 됩니다.근로기준법 제15조 2항을 보면 ‘제1항에 따라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즉, 근로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부당한 내용만 적법한 조건으로 바뀌어 적용됩니다. ◇ 주 15시간 일하면 하루 임금이 공짜?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라면 ‘주휴수당’을 주목해야 합니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일 경우 야간수당 등 각종 추가근무수당은 못 받아도 주휴수당은 받을 수 있습니다. 주휴수당은 주휴일에 나오는 수당으로, 주휴일엔 노동하지 않아도 하루치 임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특히 지난해 8월 주휴수당 발생요건과 관련한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이 변경되어 차주에 근무가 예정돼 있지 않아도 ①1주간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고 ②1주간 소정근로일을 개근하였을 경우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단,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일자리의 경우 주휴수당이 포함된 시급으로 채용공고를 올리기도 하는데요. 이때 다른 일자리보다 시급이 높아 보이는데 단지 주휴수당이 포함된 효과이니 잘 비교하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오늘 몇 시간 일했지?”…스스로 기록하자“매주 똑같은 요일과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하는데요. 굳이 매번 근무시간을 적어둬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귀찮아도 자기 근무시간은 매번 기록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합니다. 근로계약서에서 약속한 근무 일정이 있으나 현실에선 종종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업무시간이나 근무 특이점을 매번 기록해두면 임금체불 등 분쟁 상황에서 증거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 ◇ 카페 알바하려면 ‘이것’ 챙겨라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은 예비 알바생들이 ‘외식·음료업종’을 가장 선호한다고 21일 전했습니다. 무려 80.5%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치였는데요. 카페나 베이커리 등 식품을 다루는 업종에선 ‘보건증’이 있어야 일할 수 있습니다.식품위생법에 따라 식품을 취급하거나 조리하는 작업자의 경우 건강진단을 통해 보건증을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보건증은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을 통해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신청부터 발급까지는 일주일 정도가 소요됨으로 알바 합격 전 미리 발급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2022.11.23 I 염정인 기자
무일푼 대학생 2명, 연매출 9억 ‘감자맥주’ 대박 낸 사연
  • 무일푼 대학생 2명, 연매출 9억 ‘감자맥주’ 대박 낸 사연 [청년사장]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번뜩이는 아이디어만으로 대박이 날 수 있을까. 수제맥주 브루어리 사업에 뛰어든 안홍준(27)·김규현(28) 대표는 ‘강원도 특산물인 감자로 맥주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 하나로 감자아일랜드를 시작했다. 300번 이상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포타 페일에일’을 개발하고 현재는 연매출 9억, 정직원 8명(아르바이트생 12명)이 있는 회사가 됐다. 18일 강원도 춘천시 우두동에서 만난 감자아일랜드 안홍준 대표. (사진=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감자맥주뿐만이 아니다. 소양강 복숭아를 이용한 ‘말랑 피치사워’, 영월 토마토로 만든 ‘토마토로’도 있다. 춘천 닭갈비와 잘 어울리는 ‘닭갈비어’는 춘천에서 잘 나가는 맥주라고 한다.무일푼 대학생 두 명은 어떻게 청년사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18일 안홍준 공동대표를 만나 물었다. ◇ 대학 과제로 사업을 결심한 한마디 “아이디어 좋네”감자아일랜드는 두 공동대표의 모교인 강원대학교의 캡스톤디자인(창의적 종합설계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 수업 과제물에서 시작됐다. 감자 공급 과잉으로 농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두 청년은 지역 특산물을 이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안 대표는 “그 당시 감자가 풍년이 들어 상품성이 떨어지는 감자가 마구 버려지고 있었다. 이 감자를 사용해 맥주를 만들면 추가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폐기 비용 절감은 물론 농부와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그런데 제출한 과제물을 본 교수님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안 대표는 “어떤 교수님은 ‘너무 좋은 아이디어다. 너희가 이 사업을 안 할거면, 후배들에게 물려줘서 창업을 하게 하라’고까지 해주셨다”며 “그런 이야기를 듣고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두 대표는 대학 내 캡스톤디자인 경진대회에서 감자아일랜드를 검증해보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결정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결과는 ‘대상’이었다. 감자아일랜드의 사업성에 확신을 얻은 순간이었다. 그렇게 지난 2020년 5월 21일 감자아일랜드가 탄생했다. ◇ 무일푼 대학생, 창업패키지로 사업자금 마련하다맥주 제조 사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 진입장벽이 크다. 두 대표는 가진 돈이 없었다. 하지만 ‘어디서’ 사업 자금을 지원해주는지는 알았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청년창업 사업을 알아보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운영하는 창업포털 ‘K스타트업’을 매일 들락거렸다고 한다.“저희가 이 사업을 정말 하고 싶었는데 돈이 한 푼도 없고 기술도 없었어요. 할 수 있는 건 알아보고, 발로 뛰는 것밖에 없었죠. 처음에는 중기부의 예비창업 패키지에 선정됐어요. 그리고 농림부 벤처 육성 지원사업, 강원대 산학협력단 브릿지 플러스사업으로도 도움을 받았습니다.”그렇게 두 대표는 1억 5000만원의 초기 자본금을 확보했다. 이제 필요한 건 ‘기술’이었다. 안 대표는 경기대 평생교육원에서 수제맥주 강좌를 수강하며 맥주 양조에 필요한 지식을 쌓기 시작했다. 맥주 양조에 필요한 설비가 무엇인지, 어떻게 설비를 구매해야 하는지, 어떤 규격을 맞춰야 하는지 현업의 ‘디테일’을 쌓아갔다. 감자아일랜드 우두점에 갖춘 맥주 제조 설비. (사진=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감자맥주의 ‘맛’도 중요했다. 처음 만든 감자맥주는 감자 특유의 비릿한 향취로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다. 안 대표는 “맥주에 대해 조금 더 알았다면 감자로 맥주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안했을 텐데, 맥주를 실제로 만들다보니 ‘괜히 감자로 정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연구일지를 적어가며 매일 맥주를 만들었다. 발효기간이 한달정도인데, 300번 이상 만들면서 비린맛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두 대표는 감자맥주 개발 과정에서 수제맥주에 정통한 허주용 양조팀장과 감자연구소 근무 경력의 김태준 연구원을 만났다. 그렇게 수백번의 시도 끝에 ‘포타 페일에일’을 개발했고, 네 사람이 공동으로 특허를 등록했다. ◇ 주류사업의 핵심 ‘유통’, 박람회에서 힌트 얻다감자아일랜드의 포타 페일에일은 지난해 5월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감자로 만든 맥주라는 특이한 콘셉트에 입소문이 났고, 그 해 매출 1억 6000만원을 달성했다. 그리고 올해는 예상 연매출 9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고속 성장의 비결은 지역별 유통회사와의 만남이었다.감자아일랜드의 맥주는 음식점, 펍, 세계주류 판매점 등 다양한 곳으로 유통되고 있다. 직접 트럭으로 맥주를 배송하기도 하고, 각 지역의 유통회사의 네트워크를 이용할 때도 있다고 한다. 이런 유통망은 ‘박람회’에서 얻은 인연으로 시작됐다.안 대표는 “맥주 박람회에 많이 참가하면서 유통 업계와 교류를 시작했다”며 “업계 분들을 직접 만나서 ‘저희가 이런 사업을 할 건데 잘 부탁드린다’며 얼굴 도장을 찍었다. 나중에 SNS로 새로운 제품 출시를 알리면, 감사하게도 물건을 달라는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어려움은 없었을까. 안 대표는 최근 원자재 값이 많이 올라 곤란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초기 사업을 잡아가는 시기이기에, 가격 인상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안 대표는 “정부 사업으로 받은 투자금은 대부분 설비투자를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 설비를 임대한 것들이 있다”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 수익은 다시 설비로 재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럼에도 감자아일랜드의 ‘가치관’은 확실하다. 대형 주류업체와의 콜라보 등을 묻자 그는 “대형 양조장에서 만들 수 있는 맥주 스타일이 제한적이어서 공정상 어려움이 있을 듯 하다”며 “원료비가 좀 더 들더라도 마니아층이 원하는 맥주를 만드는 데 초점을 더 두고 있다. 아직 대중적인 맥주는 저희가 노리는 시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 역시 ‘전통주’ 분류를 받기 위해 억지로 제품을 만들어내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판단도 있었다고 한다.현재 감자아일랜드는 지역농협 등과의 협업으로 유통채널을 더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안 대표는 “아직 고객들에게 많이 알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분간은 감자아일랜드의 몸집을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2.11.18 I 김혜선 기자
각자 방법으로 이태원참사 추모...공연 무대 애도 붐
  • 각자 방법으로 이태원참사 추모...공연 무대 애도 붐
  • [이데일리 염정인 인턴 기자] 공연계가 멈췄다.이태원참사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다. 국가애도기간은 지난 5일 끝났지만 공연이 재개할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선 추모를 위해 공연을 취소해야 한다고 하지만 공연계는 “공연장으로 출근한다고 우리의 애도가 끝난 건 아니다”라며 반발한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 공간의 모습. 시민들은 국화꽃을 비롯한 조문품을 두고 간다.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애도기간이 끝났는데 공연 재개는 불투명작곡가 겸 DJ 래피는 지난 9일 이데일리 스냅타임과의 통화에서 “국가애도기간 중 주변 예술인 대부분이 공연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5일 국가애도기간은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하지만 이태원동이 속한 용산구는 다음달 31일까지 애도기간이 이어진다. 공연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애도기간인 용산구는 생계형 예술인이 많은 지역이라 우려가 더 크다”고 전했다.◇ 애도는 눈물로만? 음악으로 추모 밴드 빌리카터는 △베이스 공진 △보컬 김지원 △드럼 유연식 △기타 김진아로 구성돼 있다.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밴드 빌리카터는 9일부터 릴레이 애도 공연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음악은 축하의 방법일 수도 있고 시련을 극복하는 방법일 수도 있고 또한 애도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면서 “공연의 방식을 빌어 애도의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에서 빌리카터는 ‘슬픈’ 노래만 준비하지 않았다. 빌리카터가 늘상 해왔던 신나는 음악도 빼놓지 않았다. 9일 이데일리 스냅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기타리스트 김진아는 “음악하는 사람에게서 마이크와 악기를 빼앗은 것과 같은 상황인데,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보컬 김지원은 “애도의 자리이기에 슬픈 음악만 해야 한다는 것 또한 규제일 수도 있다”면서 “평소 하던 음악대로 애도의 뜻을 전하고 관객을 위로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밴드 빌리카터는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에 위치한 ‘제비다방’에서 추모 공연을 진행했다. ‘제비다방’ 한쪽 벽면에는 애도 공연임을 알리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공연은 함께 추모하는 사회적 표현의 하나”이경엽 목포대 국문학과 교수는 15일 이데일리 스냅타임과의 통화에서 “국가애도기간이 끝났음에도 형식적 애도, 통제된 애도로 남을까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우리 전통에선 누군가의 죽음을 고립되고 쓸쓸한 죽음으로 취급하지 않았다”며 “노래와 춤으로 공동체가 함께 위로하고 슬퍼하는 사회적 장치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시래기’를 언급하며 한국 장례 전통에는 ‘음악’와 ‘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시래기란 진도 장례 전통 중 하나로, 상갓집 마당에서 펼쳐졌던 연극이다. 다시래기는 죽음으로부터 비롯된 상실의 아픔을, 웃음과 신명의 활기를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교수는 “초상집에서 연극이냐 싶겠지만, 장례에서 공연은 서로 위로하고 추모하는 전통이었다”고 전했다. 이은정 영남대 문화인류학 교수는 “2019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뉴질랜드 사람들이 마오리족 ‘하카(HAKA)’라는 춤으로 공연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춤과 노래는 기쁠 때만 추는 것이 아니”라며 “엄숙한 방식으로 추모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때로는 춤 등 공연으로 더 깊은 감정의 결속을 불러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래피는 “국가애도기간은 끝났는데도 당시 분위기 여파로 연말 공연까지 취소됐다”며 “각자의 방법으로 추모하는 걸 인정하는 성숙한 사회가 된다면 공연계의 속앓이도 멈추게 될 것”이라 말했다.
2022.11.16 I 염정인 기자
머스크의 뼈있는 한마디 “콜드월렛에 넣어야지”
  • 머스크의 뼈있는 한마디 “콜드월렛에 넣어야지” [FTX사태 정리]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세계 3위 거래소 FTX가 순식간에 몰락한 사건은 가상화폐 거래소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던졌습니다. 국내에서도 FTX를 통해 코인을 거래하던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금 인출이 중지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죠. FTX는 ‘이 친구들, 사실 돈 없는 거 아냐?’라는 의구심이 제기된 지 단 9일만에 파산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정리해봤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유동성 의혹 제기 9일만에 ‘파산’ FTX의 위기는 지난 2일 미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US의 보도에서 시작됐습니다. FTX가 만든 회사 ‘알라메다리서치’가 갖고 있는 자산 중 대부분이 FTX가 자체 발행한 코인 FTT로 이뤄져 있다는 내용이었죠. 알라메다리서치 자산 146억달러 중 58억달러가 FTT와 연결돼 있었다고 합니다.알라메다리서치는 FTT를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그 돈으로 다시 FTT를 사면서 가치를 끌어올렸습니다. 만약 FTT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알라메다리서치는 실제 가진 자산이 없어 은행에 돈을 갚을 수 없고, 파산하게 되겠죠.FTT를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이런 의심을 하기 시작합니다.“코인은 사려는 사람이 많을 때 가치가 올라가는데, 알라메다리서치가 FTT를 많이 샀으면 인위적으로 가치를 올린 거 아냐? 그럼 FTT 가격은 거품이네?”그리고 세계 1위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액션’에 나섭니다. 바이낸스 CEO 자오창펑이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바이낸스가 가진 FTT를 팔겠다”고 선언한 것이죠. 그리고 FTT 청산 이유를 두고 “루나에게서 받은 교훈”이라며 폭탄을 던져버립니다. FTX와 알라메다리서치가 마치 루나 사태처럼 연쇄청산의 위험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FTX가 발행한 가상화폐 FTT 거래 차트. (사진=코인마켓캡) FTT가격은 폭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하겠다며 급한 불을 끄는가 싶더니(8일), 하루 만에 인수계획을 철회해버렸습니다. FTX에 돈을 넣고 코인을 거래하던 투자자들도 불안감에 휩싸여 ‘코인런’을 시작합니다. 가상화폐 분석 사이트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FTX의 비트코인 잔액은 2만개에서 단 1개(10일 기준)로 쪼그라들었습니다. 16일 현재는 조금 늘어나 비트코인 6개 정도가 있는 상황입니다.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비트코인 잔액. (사진=코인글래스(Coinglass)) ◆ 머스크의 뼈있는 한마디, “콜드 월렛!”FTX는 보유하고 있던 가상화폐와 현금이 뭉텅이로 빠져나가자, 출금 정지라는 초강수를 둡니다. 그리고 FTX의 CEO 샘 뱅크먼 프리드는 자리에서 물러나고, 11일 미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죠. 샘 뱅크먼 프리드의 트위터. 결국 파산 신청을 하며 투자자들에게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를 남겼다. (사진=@SBF 트위터) 이제 투자자들은 새로운 의심을 하기 시작합니다.“왜 갑자기 출금을 막지? 내가 FTX에 넣은 현금, FTX에서 거래하던 코인이 ‘빠져나가면 안 되는’ 이유가 있나? 혹시, 내 돈을 다른 데 쓴 건가?”의심은 곧 현실이 되었습니다. 12일 로이터통신은 FTX가 고객 자금 100억달러(13조1840억원)를 알라메다리서치로 몰래 옮겼고, 이 중 10~20억 달러가 사라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알라메다리서치는 루나코인 사태로 자금난에 시달려왔는데, 지난 6월부터는 대출 상환 압박도 커졌다고 합니다. 업계에서는 알라메다리서치의 빚을 갚기 위해 FTX가 고객 돈을 유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이 난리통에 일론 머스크는 13일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채팅 서비스 ‘트위터 스페이스’에서 샘 뱅크먼 프리드를 만났던 ‘개인적 인상’을 밝혔습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자금 마련 건으로 뱅크먼과 30분 간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를 “헛소리 하던 녀석(this dude is bullshit)”으로 표현했죠. 또 “이 친구는 뭔가 잘못됐고, 돈도 없고, 성공도 못할 것이라는 게 내 예상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그리고 머스크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뼈있는 한마디를 던집니다.“아마 미래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이 있을 것 같다. 만약에 이 세 가상화폐를 콜드 월렛에 보관하고, 거래소에서 빼두면(off an exchange), 내 추측으론 잘 될 것이다.”가상화폐 지갑은 온라인에 연결된 ‘핫 월렛’과 온라인과 단절된 ‘콜드 월렛’으로 나뉘는데요. 보안이 더 뛰어난 것은 콜드 월렛입니다. 그런데 거래소는 개인이 가진 가상화페를 전송받아서, 핫 월렛이나 콜드 월렛에 저장해둡니다. 대부분 대형 거래소는 가상화폐를 콜드 월렛에 저장해두긴 하는데, 따지고보면 이는 개인 지갑이 아닌 ‘거래소 지갑’에 들어가 있습니다. 개인은 철저하게 거래소를 ‘믿고’ 가상화폐를 맡겨두기에, 거래소에 무슨 일이 생기면 자산을 보호받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머스크는 그동안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자주 드러내왔습니다. 개인이 가진 가상화폐는 개인이 스스로 자금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머스크의 생각입니다.한편 FTX 사태를 통해, 투자자들은 거래소가 과연 ‘내 자산’을 ‘거래소 지갑’에 잘 보관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바이낸스를 비롯한 9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는 앞다퉈 ‘준비금 증명’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고객이 전부 코인과 돈을 인출해도 충분히 지급할 ‘체력’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준비금 증명도 거래소가 마음먹고 고객의 돈을 유용하는 것을 막지는 못하죠. 앞으로 거래소 규제안이 더 촘촘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2022.11.16 I 김혜선 기자
“코로나19 확진이면 밤늦게라도 전화하세요”...수능 D-1 유의사항 정리
  • “코로나19 확진이면 밤늦게라도 전화하세요”...수능 D-1 유의사항 정리
  • [이데일리 한승구 인턴 기자] 2023 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늘 각 시험장에서는 수험생 예비소집이 실시된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시험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스냅타임에서 올해 수능 유의사항과 코로나 증상이 나타났을 시 대처 방법을 알아봤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오늘 예비소집일 반드시 참여할 것오늘(16일) 수험생 예비소집이 실시된다. 모든 수험생은 예비소집에 참여하여 수험표를 수령받아야 한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은 다니던 학교에서 수험표를 받게 된다. 재수생 등 졸업생인 경우 원서 접수한 학교 혹은 교육지원청을 방문해 수험표를 받을 수 있다.수험표에 기재된 선택과목이 본인이 선택한 내용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시험장 위치를 확인해 시험 당일 시험장에 잘 도착할 수 있도록 유의해야 한다. 수험표 수령 시에는 방역상황 유지를 위해 시험실 건물 안으로 입장이 금지됨으로 주의해야 한다.격리 수험생은 해당 수험생의 직계 가족 또는 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자(형제자매, 직계가족, 담임교사 등)가 증빙서류를 지참하면 대리수령할 수 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 학교의 예비소집에서는 가족이나 친인척의 경우 ‘대리 수령인의 신분증’, ‘수험생 신분증’, ‘가족관계증명서’, ‘원서접수증’이 증빙서류로 필요하다. 지역에 따라 격리 수험생에게 시험 당일 수험표를 교부하는 경우도 있으니 지역별로 관할 시도교육청에서 지시받은 안내를 따르면 된다. 코로나19 증상 발현 시 행동요령만약 수능을 앞두고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인근 병·의원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아 확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확진·격리 통지를 받은 경우에는 즉시 관할 시도교육청에 연락해야 한다. 그러면 ‘수능 코로나19 상황실’에서 수험생의 연락처, 시험 당일 이동수단,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 예정 병원 등을 조사한다. 이후 수험생이 수능을 응시할 시험장과 시험실을 배정한다.빠르게 검진 결과를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급적 PCR 검사보다 신속항원검사가 권고된다. 수능 전날(11월 16일) PCR 검사를 희망하는 PCR 우선순위 대상자는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본인이 수험생임을 밝히고 PCR 검사를 받아야만 수능 전날 밤까지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는 당일 안에 관할 교육청에 알려야 별도 시험장 배치 등 원활한 응시지원이 가능하다.만약 수험생이 오늘 늦은 저녁에 코로나19가 확진돼도 절차에 따라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교육청 관계자에 따르면 관할 시도교육청은 자정 넘어 24시간 코로나19 대응이 가능하다. 수험생이 오늘 밤늦게 혹은 당일 새벽에 확진이 판정된 경우도 시도교육청에 연락하면 시험 안내를 받을 수 있다.수능 당일 갑자기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도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입실 전 체온 검사에서 37.5도 이상이 2~3회 이상 나오면 유증상자로 분류된다. 해당 학생은 일반시험장 내 분리시험실에 배정돼 시험을 치르게 된다. 시험 당일...방역 지침 준수하세요 수능 당일(17일) 시험장 출입은 오전 6시 30분부터 허용된다. 수험생은 오전 8시 10분까지 수험표와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지참하여 시험실에 입실해야 한다. 올해도 작년과 동일하게 수험생을 대상으로 입실 전 체온 측정, 증상 확인을 실시한다. 입실 시간보다 여유 있게 시험장에 도착하는 것이 필요하다.평소 체온이 높게 나오는 수험생의 경우. 시험 전에 종합병원장 등 의사소견서를 받아 시험 당일 2차 측정 대기장소에서 보건요원에게 보여주면 시험실 배치 안내를 받을 수 있다.올해 수능은 시험장 방역 방침에 따라 수험생은 유형별로 다른 환경에서 시험에 응시한다. 지난해처럼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는 대신 일반 시험장과 구분되는 별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칠 수 있게 됐다.격리자가 아닌 수험생은 ‘무증상 수험생’과 ‘당일 유증상 수험생’으로 나뉜다. 무증상 수험생은 일반 시험실에서, 유증상 수험생은 분리 시험실에서 응시하게 된다. 방역당국으로부터 격리 통지를 받은 격리자는 ‘재택치료 수험생’과 ‘입원 치료 수험생’으로 나뉜다. 재택치료 수험생과 입원 치료 수험생은 각각 별도 시험장과 병원 시험장에서 응시하게 된다. (출처:한국교육과정평가원) 마스크 역시 시험장 기준에 맞게 상시 착용해야 한다. 무증상 수험생의 경우 일반 마스크 착용이 가능하다. 분리 시험실에 응시하는 유증상 수험생은 K94 등급 이상의 마크 착용이 권장된다. 별도 시험장에서 응시하는 수험생은 KF94 등급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병원 시험장은 병원 내 별도 지침에 따른다.점심식사 시간에는 지급받은 종이 칸막이를 직접 설치해야 한다. 준비해 온 개인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며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하거나 이야기를 나누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올해 2023년 수능은 전국 84개 시험지구 1373개 시험장에서 실시한다. 응시자는 50만 8030명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수능 당일에는 고기압 영향으로 전국이 맑을 예정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도에서 영상 9도 사이며 낮 최고기온은 영상 14~19도 일 것으로 전망된다.
2022.11.16 I 한승구 기자
알바비 700만원 모았다면 '선납이연' 꼭 하세요
  • 알바비 700만원 모았다면 '선납이연' 꼭 하세요
  • [이데일리 염정인 인턴 기자] ‘선납이연’ 정기적금이 예테크에 나선 20·30대 청년들에게 인기다. 선납이연은 적금을 납입하는 날과 월 등을 조정해 최적치의 이자를 얻는 예테크다. 고금리 예·적금을 통해 한 푼이라도 더 챙기려는 금융 소비자들은 ‘적금을 예금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정기적금 ‘선납이연’을 주목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매달 돈 드는 적금? 예금처럼 들자‘선납이연’은 정기적금을 납입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정기적금은 매달 약속된 일정 금액을 납입해야 한다. 하지만 ‘선납이연’ 방식을 잘 활용하면 납입 시기를 당기거나 미뤄 최적치의 이자를 거둘 수 있다. 선납은 ‘적금 일부를 먼저 내는 것’을 말하고 이연은 ‘나머지 금액을 늦게 넣는 것’을 뜻한다. 선납이연은 선납일수(+)와 이연일수(-)의 합이 0이 되면, 매달 일정액을 납입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정기적금 방식이다.1년 12개월 동안 고정금리 5%로 100만 원씩 적금을 든다고 예를 들어보자. 정기적금의 경우 매달 정해진 날짜에 100만 원을 입금해야 한다. 이와 달리 선납이연 방식은 미리 내거나 늦게 내도 된다. 특히 선납이연 적금은 예·적금담보대출을 활용해 70~80% 넘는 이자를 거둘 수도 있다.먼저 선납이연 방법은 대표적으로 ‘6-1-5’ 방식이 있다. 1회차에 6개월치(선납일수+6)에 해당하는 금액을 먼저 넣는다. 이후 7회차에 1개월치(이연일수-1)를, 마지막 회차에 5개월치(이연일수-5)를 납부하면 된다.‘6-1-5’ 방식 외에도 ‘3-6-9’나 ‘1-11’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특히 마지막 달에 예·적금담보대출로 이자를 극대화하는 꼼수까지 등장한다. ◇ 선납이연…내 마음대로 커스텀할 수 있다?전문가들은 개인마다 특수한 자금 상황을 고려해 ‘나에게 딱 맞는’ 적금 스케줄을 짤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 말한다.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내 자금 상황에 따라 돈을 부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내 현금 흐름을 마음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고 밝혔다.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보유한 목돈과 향후 생길 여유자금을 잘 파악해 최적치의 이율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 밝혔다.최 교수는 “통상 예금보다 적금 이율이 높은 데다가, 선납이연하면 매달 돈이 나가지 않는다”면서 “여유자금이 있을 때 또 다른 예·적금 상품에 가입해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실제 ‘6-1-5’ 방식으로 선납이연 한다면, 소비자는 1회차 납입 후 마지막 납입일까지 목돈이 나가지 않는다. 7회차 때는 1개월치만 내면 되기 때문이다. 이때 1회차 납입과 동시에 6개월 만기인 고금리 예금 상품에 가입하면 추가적인 이익을 볼 수 있다. ◇ 주식 하락장…안전 자산 노리는 청년들11일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회원수 87만 명의 직장인 재테크 카페를 분석한 결과, 7월 20일(수)부터 11월 11일(금)까지 ‘선납이연’과 관련된 게시글은 1천 5백 건 이상이었다. 선납이연에 나선 금융 소비자들은 “단지 돈을 몰아서 넣을 수 있어 좋은 것이 아니라, 1회차 납입 후 다음 납입일까지 생긴 그 틈에 돈을 굴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선납이연은 재테크에 밝은 20·30대 청년층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대학신문이 발표한 ‘전국 대학생 의식 조사’ 결과, 은행 예·적금에 투자하는 대학생들의 수가 지난해 대비 24% 증가해 36.4%를 차지했다.‘예·적금’ 돌풍 속, 주식투자에 적극 나섰던 청년들도 예·적금 상품 가입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주식 또는 펀드에 투자하는 20대 응답자는 52.4%로 여전히 높았으나 지난해 대비 10.1% 하락한 수치였다. 전문가에 따르면 하락한 관심사는 선납이연 등 안정적인 예·적금 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된다.지난해 8월 보고서를 통해 청년층을 “저축보다 투자에 관심이 많다”고 분석했던 김혜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9일 이데일리 스냅타임과의 통화에서 “MZ세대의 특징이 변했다기보단 금융 시장 자체가 안 좋아지니까 청년들 역시 보수적인 접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에서 청년희망적금·도약계좌 등 적금 상품을 계속 출시하며 예·적금을 독려한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목돈 없어…담보대출? “주의 필요”주의할 점이 있다. 선납이연은 예·적금담보대출과 함께 활용하면 보유 자산보다 더 큰 액수의 이율로 적금을 들 수 있어 좋지만, 전문가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가령 1년 12개월 동안 매달 100만 원씩 내는 정기적금을 선납이연 방식으로 납부한다고 하면, 700만 원만 있어도 시작할 수 있다는 거다.대표적인 ‘6-1-5’ 방식으로 납부하면 1회차 때 600만 원, 7회차 때 100만 원이 들어간다. 마지막 회차 때 500만 원은 단타로 예·적금담보대출을 받아 해결한다. 이는 예·적금담보대출 이율이 통상 가입한 적금 금리에 약 1% 정도만 가산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김대종 세종대 경악학부(경영학 전공) 교수는 “예금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원금의 95%까지 빌려준다”며 “청년들이나 재테크족들이 이러한 대출 제도를 잘 알면 자산 증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하지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선납이연 스케줄을 자기 자산에 맞게 계획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처음부터 무리하게 대출받을 생각부터 하는 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최 교수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예·적금담보대출을 선택하는 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대출금리가 예금금리에 비해 더 비싸다는 기본 원리를 염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선납이연이 불가능한 상품이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기관 및 약관 등을 통해 가입 전 선납이연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통상 선납이연 방식을 적용할 수 있는 적금 상품은 2금융권에 있는 경우가 많다. 한 번 입출금통장을 개설할 경우, 20영업일 간 모든 은행에서 신규 계좌를 만들 수 없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2022.11.14 I 염정인 기자
제임스웹 놀라운 성능, 과학자들 초단위로 줄 선 결과(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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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우주에 자리잡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은 인류 우주과학 기술의 집약체입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인간의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영역을 관측했다면, 제임스웹은 근적외선(0.6~5㎛)과 중적외선(5.5~25.5㎛) 영역까지 관측해 인류의 시야를 넓혔죠. 제임스웹이 촬영한 남쪽고리성운. Credits: NASA, ESA, CSA, and STScI. (사진=나사 홈페이지) 제임스웹이 1주기(Cycle1)동안 관측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은 단 6000시간. 제임스웹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전세계 천문학자들의 ‘꿈’과도 같았습니다.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는 블라인드 평가를 통해 과학적 가치를 철저히 따져 총 286개의 연구 제안을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제임스웹은 지난 7월 첫번째 사진을 보내온 이후 쉴 틈 없이 관측 스케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2022.11.7.~14 제임스웹의 주간 관측 일정. 초단위로 관측 일정이 빽빽히 적혀 있다. (사진=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나사에서는 철저히 동료 검증(peer review)된 제임스웹 사진을 공개하고 있는데요. 지난 9월 19일부터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사전 출판’된 이미지를 격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과학 논문이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동료 평가를 반드시 거쳐야 하지만, 빠른 정보 공유를 위해 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사전 출판’을 하기도 합니다.이런 논문 발표 방식은 코로나19 사태 당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요.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체 염기서열이 빠르게 공유되는 등 전세계 ‘집단 지성’으로 활용되었죠. 나사도 이런 학계 분위기를 받아들여서, 좀 더 빨리 제임스웹을 통한 연구 결과를 공유하기로 한 것입니다.이데일리 스냅타임이 제임스웹의 흥미로운 사전 출판 이미지 몇장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Wolf-Rayet 140 우주 나이테미 국립과학재단 소속 라이언 라우(Ryan Lau) 박사는 제임스웹을 통해 백조자리에 위치한 볼프-레이에 별(Wolf-Rayet 140)의 신기한 파장을 관측하고 지난달 12일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쌍성에서는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보이는 무늬가 퍼져 나오고 있는데요. 지구에 있는 망원경으로는 단 2개의 무늬만 볼 수 있었는데, 제임스웹은 무려 17개의 무늬를 볼 수 있었죠. 처음 라이언 박사가 이 사진을 봤을 땐, 빛이 너무 강해서 착시효과가 일어난 게 아닌가 의심했다고 합니다.라이언 박사는 이 무늬를 ‘먼지 껍질’이라고 불렀습니다. 볼프-레이에 별은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높은 아주 무거운 별로, 막대한 양의 가스를 주변으로 흩뿌리는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데 WR140은 두개의 별이 상호작용하며 나이테 모양의 특이한 패턴을 형성했죠. 별이 8년 주기로 서로 가까워지면 가스와 먼지가 잔뜩 만들어지고, 멀어지면 가스가 줄어들어서 ‘나이테’가 생긴 것입니다. 볼프-레이에 별(Wolf-Rayet 140)에서 발견된 17개 이상의 먼지 껍질. NASA, ESA, CSA, STScI, JPL-Caltech. (사진=나사 공식 블로그) ◆ 중력렌즈로 엿본 원시우주, 알고보니 점이 두개였네유럽 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의 댄 코 박사 연구팀은 지난달 26일 중력렌즈로 유명한 은하단 MACS0647 부분을 들여다봤습니다. 이 은하단은 빛이 구부러질정도로 너무 무거워서, 그 뒤에 숨겨진 ‘우주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은하’ MACS0647-JD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은하단 자체를 ‘망원경’으로 사용해 멀리 떨어진 은하를 보는 것이죠. 중력렌즈 현상을 설명하는 그림. 실제로는 하나지만, 중력렌즈 현상으로 2개의 이미지로 보일 수 있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중력렌즈가 있는 부분은 원래 천체 모양처럼 보이지 않고 확대 변형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개로 보이기도 합니다. MACS0647-JD도 중력렌즈 현상으로 총 3개의 이미지로 보이는 은하입니다. 댄 코 박사는 지난 2012년 허블 망원경을 통해 MACS0647-JD를 처음 발견했는데요. 허블에서는 MACS0647-JD이 ‘빨간점’으로 보였는데, 제임스웹으로 다시 살펴보니 두 개의 덩어리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제임스웹으로 본 MACS0647-JD. 왼쪽 큰 사진에서 흰색 상자 1~3이다. 오른쪽에 MACS0647-JD를 각각 확대한 모습. NASA, ESA, CSA, STScI 및 Tiger Hsiao(Johns Hopkins University) 이미지 처리: Alyssa Pagan(STScI) (사진=나사 공식 블로그) 댄 코 박사는 아직 이 두 덩어리가 ‘별’인지 ‘은하’인지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진들은 “초기 우주의 은하 병합일지도 모른다”며 아주 설레하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그것들을 연구하면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계와 같은 은하계로 어떻게 진화했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주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좀 더 설명하면, 우리가 보는 MACS0647-JD의 빛은 무려 133억년 전 빛입니다. 우주 나이가 137억년 정도니까, MACS0647-JD는 원시 은하를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실마리가 될 겁니다. ◆ 제임스웹의 놀라운 줌 능력, WLM지난 9일 미 럿거스대 크리스틴 맥퀸(Kristen McQuinn) 교수는 난쟁이은하 WLM을 관측하고 제임스웹의 놀라운 ‘줌 능력’을 체험했습니다. WLM는 지구에서 300만 광년 떨어진 이웃 은하로, 다른 큰 은하에 비해 먼지나 가스가 부족한데도 별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어 천문학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연구팀은 WLM이 다른 은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반사회적’ 은하인 점에 주목했습니다. 또한 원시 우주 당시 은하와 비슷한 화학 구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원시 우주에서 어떻게 별이 생성되는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무엇보다 연구팀이 감탄한 부분은 기존 망원경에서 보지 못했던 ‘더 많은 별’을 발견한 것입니다. 제임스웹은 WLM에서 색깔, 크기, 온도, 나이, 진화 단계가 다른 무수히 많은 별을 확인했습니다. 스피처 우주 망원경의 적외선 배열 카메라(왼쪽)와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오른쪽)로 촬영한 왜소은하 Wolf-Lundmark-Melotte(WLM)의 일부. 훨씬 많은 별을 확인할 수 있다. NASA, ESA, CSA, STScI 및 Kristen McQuinn(Rutgers University). 이미지 처리: Alyssa Pagan(STScI). (사진=나사 공식 블로그) 한편, 제임스웹의 놀라운 ‘줌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또다른 영상도 준비했습니다. 캐나다우주국(CSA)은 지난달 7일 공식 트위터에 칠레 고지대에 위치한 초거대망원경(Very Large Telescope·VLT)이 찍은 영상에서 시작해, 제임스웹의 사진으로 끝나는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영상은 밤하늘에 아름답게 펼쳐진 은하수에서 시작해, 그 근처에 있는 대마젤란 은하, 그 안에 있는 타란튤라 성운(독거미)까지 들어갑니다. 영상 속 맨 마지막 이미지는 그동안 두꺼운 가스로 가려져 보이지 않던 독거미 성운 속 수많은 별들을 제임스웹이 포착한 것입니다. 우주의 광활함이 느껴집니다.
2022.11.12 I 김혜선 기자
경제용어 없이 ‘킹달러’ 설명 드립니다
  • 경제용어 없이 ‘킹달러’ 설명 드립니다
  • [이데일리 한승구 인턴기자] ‘환율 따라 식당 이용 가격이 바뀝니다’ 국내 씨푸드 레스토랑 ‘바이킹스 워프’ 이야기입니다. 북미에서 직접 랍스터를 수입하기 때문에 달러 가격에 따라 이용 가격이 책정되는데요. 올해 1월 1일, 성인 기준 130,680원이었던 가격은 155,076원(7일 기준)으로 올랐습니다. ‘999달러=155만원?’ 애플은 지난 9월 7일(현지시각) 아이폰14 시리즈를 발표했습니다. 아이폰13 시리즈와 똑같이 가격을 정했다고 밝혔는데, 한국 판매가는 더 비싸졌습니다. 13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16~26만원 오른 155만원부터 판매합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위 사례들의 가격 상승 배경에는 달러 가치가 고공 행진하는 일명 ‘킹달러’ 현상이 있습니다. 킹달러 현상은 달러와 연관된 상품뿐만 아니라 소비자 물가, 나아가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요. 대체 킹달러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 또 우리 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스냅타임에서 경제용어 없이 설명해 드립니다.‘킹달러’란 국제 금융 시장에서 달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을 의미합니다. 킹달러 현상을 정확히 알기 위해선 먼저 ‘환율’의 개념을 알아야 하는데요. 환율이란 쉽게 말하면 ‘외국돈의 가격표’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이라고 말할 때, 1달러의 가격이 1400원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 달러는 어떻게 ‘킹달러’가 되었나달러 가격은 어떻게 오를까요. 흔히 전문가들은 환율이 ‘신의 영역’으로 예측이 어렵다고 말하는데요. 명확한 인과관계가 없고, 다양한 경제 현상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달러 가치가 올라갈 일들이 잇따라 발생했죠. 그 일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첫 번째는 먼저 미국의 강도 높은 금리 인상입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물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의 수요 공급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지난 3일, 미 연준은 4번 연속(6월·7월·9월·11월) 기준 금리를 0.75%씩 올렸는데요. 이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도 했습니다.금리가 올라가면 이자율도 높아지는데요. 일반적으로 높은 이자율에서는 투자와 소비가 줄고 예금이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량이 줄게 되겠죠. 한 마디로 시장에서 달러의 양이 줄어들게 되면서 가치가 오르게 되는 것입니다.또 미국의 기준 금리가 다른 주요국의 금리보다 높아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달러의 수요가 증가했습니다. 한국의 경우를 예로 든다면 한국의 기준금리(이하 7일 현재)는 3%이고 미국은 4%의 기준금리입니다. 같은 돈을 예금하면 한국보다 미국에서 이자를 더 주는 것입니다. 당연히 투자자들은 한국에서 달러를 가져가 미국에서 투자하고 싶겠죠. 그렇게 달러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 동시에 공급은 줄어들면서 달러 가치가 상승하게 되는 것입니다.두 번째는 주요국들의 경제 지표 악화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환율은 모두 비교 대상이 있는 상대적 지표입니다. 다른 나라의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 우리나라의 화폐 가치가 상대적으로 오르게 되는데요.중국은 최근까지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주요 도시에 고강도 봉쇄 조치를 내리면서 경제적 타격을 입었습니다. 애초 목표로 했던 2022년 경제성장률 5.5%를 올해 상반기 기준 2.5%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인데요. 이를 극복하고자 중국은 시장에 돈을 풀면서 소비를 늘려 경제성장률을 높이려 했습니다. 그 결과 위안화가 시장에 많이 풀리면서 11월 달러 대비 환율이 7.3위안으로 진입했습니다. 이는 15년 만에 최저치입니다.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에 계속 돈을 풀면서 엔화 가치가 폭락하고 그만큼 달러 가치가 높아졌습니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35년 만에 150선을 넘겼습니다.세 번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기축통화인 달러의 가치가 더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경제위기설이 돌면서 유로화 대신 달러화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요. 지난 7월에는 무려 20년 만에 처음으로 유로와 달러의 가치가 같아지기도 했습니다.지난달 25일 NH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주요국들이 러시아산 수입을 줄이면서 미국 상품의 수입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석유·석탄 제품의 수출액이 50억 달러 가량 증가했습니다. 이 중 미국의 독일·프랑스 시장 수출은 전보다 약 10억 달러 증가한 것이죠. (2022.01.01 이후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 추이. 한승구 인턴기자) ◆ 환율 높아지면 물가도 높아진다그럼 달러 가치의 상승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환율이 각국의 무역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달러인덱스(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가 높아지면 같은 1달러 제품을 사기 위해 들어가는 돈이 많아지기 때문에 수입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의 비용이 증가하게 됩니다.반대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는다지만 최근 국내 경제 상황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인 일본·중국의 경기 둔화로 수출이 적어진 것인데요. 또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탓에 원유 등 원자재, 중간재 수입액이 급증했습니다. 그 여파로 우리나라는 25년 만에 7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습니다.환율 상승에 따른 기업의 비용 부담 증가는 고스란히 서민에게 이어집니다. 한국은행이 지난 9월 8일에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상승이 금년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를 0.4%p 높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통계청 조사를 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했습니다. 거기에 농산물과 에너지류를 제외해 물가의 기본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주변 환경에 민감하지 않은 물품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물가)는 4.8% 오르면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서민의 경우 금리 인상 탓에 대출 이자도 늘어나는 가운데 물가 상승까지 더해지며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입니다. ◆ 고환율 위기...내년까지 이어질 수도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환율 상승의 위기는 지속될 전망입니다. 지난 3일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 전환 고려에 “매우 시기상조”라며 “최종 금리 수준이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은행 역시 내년 1분기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글로벌 경기 침체와 더불어 큰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2022.11.08 I 한승구 기자
호가 낮추는 노원·강북, 버티는 강남3구
  • 호가 낮추는 노원·강북, 버티는 강남3구 [SNAP 데이터]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서울 내 매수 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급매나 급급매 매물만 겨우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죠. 집을 팔고자 하는 사람들은 하락장이 끝날 때까지 버티고, 사고자 하는 사람은 원하는 가격의 부동산이 나올 때까지 관망하는 모양새입니다. 이 치열한 눈치싸움 사이,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부동산 급매물 호가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스냅타임 7일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회원수 17만명의 아파트 직거래 카페 게시글(5월 25일~10월 27일) 1027건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221개 단지 중 106개 단지에서 직전월 거래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하겠다는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서울에서 아파트 ‘급매물’ 가격 하락세가 가장 강한 지역은 강북·노원이었습니다. 강북구와 노원구는 부동산 광풍 시기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던 지역으로, 다주택자들이 부동산 하락세에 빠르게 반응해 급매물 가격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실거래보다 호가 낮추는 강북·노원강북구 게시글의 경우, 같은 전용면적의 직전월 거래가보다 희망 매매가가 평균 -6.71% 낮았습니다.구체적으로 강북구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1차(60㎡)는 지난해 10월 9억 17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7억 8000만원에 ‘초급매’로 매물이 올라왔습니다. 미아동 두산위브트레지움(59㎡)도 지난달 7억 2000만원에 팔겠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는데, 8월 실거래가는 8억 3000만원이었죠.노원구도 직전 가격보다 급매물을 훨씬 더 싸게 내놓는 경향이 두드러졌는데요. 노원구 아파트 매매 게시글의 희망 매매가는 기존 실거래가보다 평균 -4.14% 낮았습니다.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84.9㎡)의 경우, 지난 6월 12억 25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세달 후인 지난 9월 11억 5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고요. 중계무지개(39㎡)는 지난 3월 5억 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10월에는 1억 내린 4억 8000만원에 급매물이 나왔습니다.이 밖에 동작구는 상도동을 중심으로 매매 호가가 낮아져 평균 -3.37%에 매물이 올라왔고, 강서구는 평균 -2.25% 낮은 매물이 올라왔습니다. 중구(0.08%), 중랑구(0.62%), 관악구(1.70%), 도봉구(1.90%) 등은 기존 실거래가와 큰 차이 없는 가격에 팔겠다는 게시글이 올라왔습니다.그동안 급매물은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비정상거래’로 여겨져왔죠. 그러나 금리 인상 등으로 시장이 전반적인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거래량이 급감해 급매물 가격이 아파트 가격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도봉 삼성래미안(84㎡)은 지난 6월 직전 거래가격인 11억원(3월 실거래가)에 급매물이 올라왔는데, 7월에 10억 5000만원, 8월 1억원, 9월 9억 8000만원으로 호가가 내려갔습니다. 결국 9월에 9억 5000만원에 같은 면적 아파트가 실거래됐습니다.노·도·강 지역은 호가 뿐 아니라 실거래가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최근 3개월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을 살펴보면, 노원구와 도봉구의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이 강남 3구보다 크게 두드러집니다. ◆ 실거래가 떨어져도 호가 버티는 강남3구, 왜?반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는 오히려 직전 판매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집을 팔겠다는 게시글이 많습니다. ‘급매’ 거래에 흔들리지 않고 제값을 받겠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죠. 강남은 직전월 실거래가보다 14.85%, 서초 10.90%, 송파 7.96% 더 높은 가격에 매물을 올려뒀습니다.지난 7월 판매글이 올라온 송파구 헬리오시티(85㎡)의 경우 직전달 같은 면적이 20억 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희망 매매가는 이보다 높은 23억 5000만원이었습니다. 지난 9월 판매글이 올라온 올림픽선수기자촌(126㎡)은 직전월 거래가가 29억원이지만 희망 매매가는 30억원이죠.그러나 실제로는 강남3구 역시 수억씩 낮춘 가격에서 거래가 성사되고 있는데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는 지난달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19억 9000만원에(신고가 26억 3500만원), 송파구 레이크팰리스가 17억 9500만원(신고가 24억 8000만원)에 거래됐죠.왜 유독 강남3구가 노원, 강북 지역보다 부동산 호가가 더 높을까요?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부동산에 호가는 의미가 없으나, 강남3구의 경우 실거래가 하락이 보이는데도 이를 반영하지 않은 매물이 보인다”며 “다주택자가 많은 노원, 강북을 중심으로 부동산 하락장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지만, 강남 지역은 부동산 하락장에 크게 반응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2022.11.07 I 김혜선 기자
“숏폼…트라우마 불러와”…이태원 참사로 드러난 개인정보법 사각지대
  • “숏폼…트라우마 불러와”…이태원 참사로 드러난 개인정보법 사각지대
  • [이데일리 염정인 인턴 기자] “참사 현장이 자꾸 제 유튜브에 떠요”사건 직후 유튜브에서 ‘이태원 참사’를 1~2번 검색한 게 전부라는 대학생 J씨(25)는 당분간 유튜브 쇼츠를 아예 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J씨는 “쇼츠는 화면 스크롤을 내리면서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영상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평소 자주 보던 채널의 영상을 보다가 갑자기 이태원 참사 영상을 보게 되면 숨이 가빠진다”고 전했다. J씨는 “모자이크 처리는 당연히 없고 CPR을 하는 모습 등 적나라한 영상들이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숏폼’의 위험한 확산을 들여다봤다. 31일 오전 9시경 이태원역 인근의 추모 공간의 모습이다.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실제 기자가 검색기록이 남지 않는 구글 ‘시크릿모드’로 유튜브 쇼츠 약 200건을 확인해본 결과, 25개의 영상이 이태원 참사 현장을 모자이크 없이 전하고 있었다. 그중 11건은 △사상자가 노출되는 장면 △심폐소생술 하는 장면 △사고 직전 군중이 한쪽으로 쏠리는 장면 등 지나치게 사실적이고 선정적인 영상이었다. 이는 KBS 보도본부가 지난달 31일 밝힌 ‘사용하지 않기로 한 장면’에 해당한다.3일 이데일리 스냅타임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사고 현장 영상이 미디어를 통해 여과 없이 퍼지고 있다”며 “시민들의 간접 외상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숏폼 콘텐츠인 '쇼츠'를 지원하는 유튜브 대표적인 숏폼 콘텐츠 플랫폼인 틱톡 검색하지도 않았는데 보이는 숏폼…“트라우마에 더 취약”백종우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학회장은 “알고리즘에 의한 숏폼 영상은 본인이 선택하지 않은 영상을 보게 한다”며 “현재 정신건강상담전화에 영상을 보고 고통을 느낀 분들이 속속 접수되고 있는 실정”이라 밝혔다.이정현 국가트라우마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트라우마는 내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경험하게 되는 특징이 있다”며 “요즘은 충격적인 미디어에 불시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라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덜 자극적인 영상이더라도 충분히 심리적 충격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충격이 간접적인 트라우마 경험이 되면서 영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 등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로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과거 외상후스트레스(PTSD) 장애 진단기준이 만들어진 것은 1980년대 무렵으로, 당시 현장 사진은 흑백 텔레비전과 신문에 실린 사진 정도였다. 하지만 오늘날엔 고화질 동영상 등 생동감 있는 전달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져 그 충격이 더 크다.유성은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는 시기인 재난 초기와 급성기 때는 무분별한 영상 배포와 시청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라우마 부르는 SNS 영상…한국인터넷진흥원 “벌써 70건 삭제”이태원 참사 이후 온라인상에서 자극적인 영상 배포 문제가 심각해지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나섰다. 11월 한 달간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적인 콘텐츠를 차단?삭제하겠다고 지난 1일 밝혔다.KISA 관계자(관계자)는 이데일리 스냅타임과의 통화에서 지난 3일 오후 2시 기준 총 300여 건의 개인정보 노출 등 침해 게시물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약 70여 건 정도의 게시물 삭제를 완료했다고 전했다.관계자는 “현재 12개 주요 사업자 핫라인 외에도 포괄적인 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 영상을 삭제하고 있지만 관련 법의 ‘사각지대’로 인해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12개 주요 사업자 핫라인에는 △메타 △네이버 △카카오 △트위터 △데일리모션 △VK △타오바오(알리바이) △텐센트 △핀터레스트 △MS(Bing) △SK컴즈(네이트)이 포함돼 있다.관계자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CCTV와 같은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에 대한 규정은 있는데, 스마크폰이나 블랙박스과 같은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에 대한 조항은 따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참사의 경우 핸드폰으로 촬영된 것이 대부분”이라며 “사업자들에게 삭제를 요청할 때도 마땅한 법적 근거를 대기 어려운 상황”이라 전했다. 현재 KISA는 이번 참사의 심각한 피해를 강조하며 각 사업자에게 협조를 요청 중인 상황이다.또한 KISA는 △피해자 얼굴이 모자이크 없이 노출 △특정인을 지속 촬영 △영상물과 함께 그 피해자의 신상 정보가 노출 △자극적인 피해 상황이 노출된 경우 삭제 조치를 하고 있으나, 다수의 인파가 촬영된 경우엔 규제할 마땅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밀집된 군중이 모여있는 덜 자극적인 영상물도 충분히 트라우마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KISA 관계자는 “개인이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영상을 발견했다면 해당 플랫폼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라 설명했다. “개인정보법, 휴대폰으로 찍은 건 관련 조항 없어”송혜미 변호사는 “현행법상 핸드폰으로 촬영해 유튜브 등에 올리는 영상들이 위법하다고 하긴 어렵다”며 “현재로선 올린 사람의 동의를 받아 지워야 하는데 하나하나 처리하기엔 건수가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이나 엄중한 사태에 대해선 핸드폰으로 촬영된 영상물 중 과도하게 트라우마를 유발하거나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것에 대해선 법적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 덧붙였다.한편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정의를 ‘이동형’까지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이태원 참사’로 불안, 우울 등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022.11.04 I 염정인 기자
 평범한 20대의 참담한 죽음…조문 행렬 이어진다
  • [르포] 평범한 20대의 참담한 죽음…조문 행렬 이어진다
  • [이데일리 염정인 인턴 기자] “젊은 애들이 깔려서 죽을 수도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지난달 31일 낮 12시경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장섭씨(68)의 말이다. 한씨는 친한 친구의 손녀가 이번 사고로 명을 달리했다고 전했다. “용돈 몇 번 쥐여준 기억이 난다”며 “젊은 애들이 꿈도 못 이루고 이렇게 간 게 너무 황망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이날 서울에는 녹사평역, 서울광장 등 25개 자치구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오후 5시까지 서울광장 분향소에만 4038명의 시민들이 다녀갔다. 이데일리 스냅타임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청년들을 만났다. 직접 만난 청년들은 “내게도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그날 밤 단톡방서 안부 물었다…“남 일 아냐”경기도 일산에 사는 대학생 K씨(23)는 등교 전 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분향소를 찾았다. K씨는 참사 다음 날인 30일 오전, 학과 단톡방에서 “피해 당사자거나 연락이 닿지 않는 지인이 있다면 말해달라”는 카톡을 받았다. 대학 본부 차원에서 피해 현황을 확인하고 나선 것이다. K씨는 “정말 내 곁의 사람들이었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 모습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이솔씨(26)도 녹사평역 분향소를 찾아 “피해자분들 중 제 또래가 많아 마음이 아프다”며 “참사 당시, 이태원에 있냐고 묻는 연락이 정말 많이 왔다”고 답했다. 이씨는 “여러 단톡방에서 친구들이 안부를 확인했고 부모님께 전화도 왔었다”고 전했다. 가게 문 앞에는 애도 기간 동안 영업을 쉰다는 공지가 붙어 있다.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정다은씨(29)도 “저도 그 또래니까 착잡한 심경”이라면서 “그날 밤 주변 친구들에게 괜찮냐는 연락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도 오버랩되더라”라고 덧붙였다.같은 날 오후 2시경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은 대학생 J씨(21)는 “할로윈에 이태원을 찾는 청년들이 따로 있지 않다”며 “많은 20대가 할로윈하면 이태원이라 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31일 이태원역에서는 '핼러윈 행사 취소'라는 공지를 볼 수 있다.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이어 J씨는 “그날 밤 친구들이 대부분 이태원 인근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너무나 평범한 20대들이 당한 참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음악 컸어도 확성기 있었다면… 이태원 할로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의 모습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29일 밤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었다는 이정하씨(21)를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이씨는 “아무리 음악 소리가 컸다지만 확성기가 있었다면 들렸다”라면서 “누군가 사고의 심각성을 전하고 질서를 관리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서울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의 모습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이씨는 “당시 현장에서 불이 났다거나 마약을 했다는 식의 잘못된 정보가 많이 퍼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이 너무 많았다”고 설명했다.이어 “큰 도로와 차량 통제만 했다”면서 “안쪽 골목을 통제하거나 질서를 잡아주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통제된 이태원 거리의 모습 (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한편 녹사평역 분향소에서 만난 강병천씨(28)는 “기사로 경찰 인력이 137명이었단 소식을 듣고 크게 놀랐다”며 “불꽃축제나 대규모 축구장 등의 안전요원 아르바이트를 해봤는데 보행로에 안전요원을 틈틈이 배치하는 게 기본이었다”고 밝혔다.실제 참사 당시 경찰 대부분은 마약 혹은 불법촬영과 같은 범죄 단속에 집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홍기현 경찰청 경비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사고가 난 골목 통제와 관련한) 별도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22.11.01 I 염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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