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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 테라펙스 대표 "TRX-221, 계열 내 최고 표적항암제 노린다"
  • 이구 테라펙스 대표 "TRX-221, 계열 내 최고 표적항암제 노린다"
  •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테라펙스를 표적항암제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 기업을 성장시키겠다. 특히 선두 파이프라인인 TRX-221을 계열 내 최고 표적항암제로 꼭 만들겠다.”이구 테라펙스 대표.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이구 테라펙스 대표는 8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그래디언트(옛 인터파크) 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테라펙스는 2020년에 설립됐다. 그래디언트는 2022년 4월 이커머스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 후 인터파크에서 사명을 변경하고 새롭게 출범했다. ◇올해 5월 내 첫 환자 투약…임상 1상 이후 기술이전 추진그래디언트는 1996년 국내 최초의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 오픈을 시작으로 지난 28년간 국내 기업소비자간거래(B2C)ㆍ기업간거래(B2B) 온라인 유통의 성장과 함께 해왔다. 그래디언트는 2017년부터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온 바이오·헬스케어사업 영역에서 본격적으로 사업 성과를 만들어나가고 있다.2021년부터 테라펙스를 이끌고 있는 이구 대표는 서울대학교 화학교육과를 졸업한뒤 카이스트와 아이오와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대표는 198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프리스턴 대학교 연구원, LG생명과학 연구개발(R&D) 이노베이션센터장,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신약연구 총괄, 카이노스메드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 대표는 약 30여년간을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몸담은 신약 개발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테라펙스는 4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TRX-221’을 개발하고 있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 등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암폐암으로 구분한다. 폐암 환자 중 80~85%가 비소세포폐암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 비소세포성 폐암 중 약 절반에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에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된다.이를 치료하려면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돌연변이를 찾아 없애는 표적항암제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내성 발생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1·2세대 항암제 환자 상당수가 T790M 돌연변이 내성을 보인다. T790M을 극복하기 위해 나온 3세대 항암제 타그리스(오시머티닙)도 C797S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효과가 감소한다.TRX-221은 테라펙스가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공동연구로 발굴했다. TRX-221은 C797S 돌연변이 외에도 1~3세대 치료제가 타깃하는 T790M·ex19del·L858R 등 돌연변이까지 모두 억제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TRX-221의 경우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을 지향하고 있다”며 “TRX-221은 경쟁 신약들과 비교해 1~3세대 치료제들이 타깃하는 돌연변이 등 다중표적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테라펙스가 항암 타깃 단백질 결정구조 및 인 실리코 모델링에 기반해 기존 약물의 약점을 극복한 차별화된 신약 분자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인 실리코는 생명공학의 연구방법 중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가상실험에서의 실험 방법을 뜻한다. 기존에는 새로운 생명현상을 연구할 때 연구실에서 생체실험이나 시험관 실험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인 실리코 기술이 출현해 컴퓨터만을 사용해 생명공학이나 생물학을 실험할 수 있게 됐다.TRX-221은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인 타그리소 내성 폐암 환자유래 종양 오가노이드를 이식한 마우스모델(PDOX)에서도 용량 의존적인 항암 효능을 확인했다. 아울러 TRX-221은 타그리소 내성 환자의 종양을 이식한 마우스 모델에서도 종양크기를 현저히 감소시키는 효능을 보였다. 특히 TRX-221은 다른 경쟁 약물들이 동일 모델에서 도달하지 못한 완전 관해 개체들이 확인됐다. TRX-221은 돌연변이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사멸시킴으로써 야생형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저해로 인한 설사나 피부발진 같은 임상 부작용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TRX-221은 경쟁 약물과 비교해 종양 이식뿐만 아니라 환자유래 마우스모델에서도 우수한 효능을 보였다”며 “TRX-221은 부분·완전 관해를 포함한 관해 현상이 관찰된 개체가 50%이상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뿐만 아니라 TRX-221은 타그리소 저항성 뇌종양 마우스 모델에서도 뛰어난 항암 효능을 보여줘 뇌혈관장벽(BBB) 투과성을 지닌 차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도 개발…2026년 기업공개 목표테라펙스는 TRX-221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1/2상 승인을 받았다. 테라펙스는 올해 5월 내 TRX-221의 첫 환자 투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테라펙스는 TRX-221의 임상 1상을 내년까지 마무리한 뒤 기술 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보통 신약 후보 물질을 개발해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기까지 2년 이상이 걸린다”며 “테라펙스는 해당 기간을 크게 단축해 10개월 만에 이뤄냈다”고 말했다.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은 3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항암제 타그리소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은 2018년 1차 치료제 승인 후 빠른 속도로 성장해 2027년 글로벌 매출 15조원 이상을 달성할 전망이다.테라펙스는 항암 효능이 개선된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테라펙스는 항체·약물접합체 전문기업 피노바이오와 공동 연구를 하고 있다. 테라펙스는 자사 표적단백질 분해제 기술과 피노바이오의 항체·약물접합체 링커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분해제·링커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 후보물질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항체·약물접합체가 세포독성 물질을 페이로드(payload)로 활용했다면 이번 공동 연구에서는 표적단백질 분해제를 페이로드로 사용할 예정이다. 테라펙스는 정상 세포에 대한 선택성을 확보해 독성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테라펙스는 기업공개(IPO·주식상장)도 추진한다. 테라펙스는 2026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선두 파이프라인인 TRX-221를 시작으로 연구 중인 후속 과제들의 성공적인 임상 진입을 위해 신약개발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5.09 I 신민준 기자
경찰, 양귀비·대마 '몰래 재배' 단속 강화…"걸리면 고강도 수사"
  • 경찰, 양귀비·대마 '몰래 재배' 단속 강화…"걸리면 고강도 수사"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양귀비 개화기·대마 수확기를 맞아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양귀비·대마를 몰래 재배하는 행위 및 불법 사용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고 8일 밝혔다. (사진=경찰청)국수본은 올해 3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양귀비·대마 밀경행위 단속을 포함한 상반기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을 시행하고 있다.양귀비는 천연마약으로 분류되는 식물로 양귀비 열매에서 아편을 추출해 모르핀, 헤로인, 코데인 등 강력한 마약으로 가공될 수 있다. 대마는 일부 국가에서 사용을 합법화했지만 중독성이 강하고 환각작용을 일으켜 2차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마약류다. 또 대마를 원료로 젤리, 사탕, 초콜릿, 껌 등 다양한 형태로도 가공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경찰청은 양귀비와 대마를 몰래 재배하는 행위에 대하여 매년 집중단속 및 연중 상시단속을 진행하고 있으나 텃밭·야산·노지·도심지 실내 등에서 몰래 재배하는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밀경사범 검거 인원은 2902명으로 전년 대비 175.2%(1246명) 증가했다. 압수량도 18만488주로 148.0%(5만8505주) 늘었다.경찰청은 야생 양귀비·대마 발견 시 지자체 등 관계기관 협조를 통해 폐기하도록 하고, 불법행위가 확인될 때는 고강도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특히 최근 마약류 범죄가 지능화, 조직화됨에 따라 대규모 재배자, 동종 전과자, 제조·유통·판매자 등에 대해서는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여죄까지 면밀하게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하지만 전과자 양산을 방지하기 위해 50주 미만의 경미한 양귀비 몰래 재배 행위자에 대해서는 처벌 이력이 없는 경우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통해 즉결심판 회부 또는 훈방 조치하여 공감받는 단속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또 농어촌 지역 담당 경찰관서는 홍보 자료를 배부하고 현수막 부착, 마을 방송 송출 등 예방·홍보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양귀비·대마 등을 몰래 재배하는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 질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위협하는 마약류 범죄 근절을 위해 지속해서 경찰의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이며, 몰래 재배하는 행위는 제보가 결정적이므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2024.05.08 I 손의연 기자
인류의 권력과 항상 함께 했던 ‘먹는 금’(金)
  • 인류의 권력과 항상 함께 했던 ‘먹는 금’(金)[이우석의 식사]
  • 터키식 향신료를 많이 쓰는 이스탄불 그릴인도 코친 지방의 후추밭과 후추열매향신료의 본향인 인도 캐릴라 지방의 향신료 가게[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향신료(spice). 뭔가 특별한 맛을 내는 낯선 느낌이지만 사실 우리는 매일 향신료를 섭취하고 있다. 오랜 시간 인류 요리 역사와 함께했다. 고대 로마 시대 이미 후추를 썼을 정도다. 사실 그보다 훨씬 전인 중국 삼황 염제 신농씨는 일일이 풀과 열매를 씹어 그 맛과 효능을 신농본초경에 기록했다고 전한다. 하물며 우리 단군 신화에도 마늘(야생 마늘로 추정)과 쑥이 등장한다. 둘 다 향신료다. 이후 야생 작물 중에 많은 것이 재배 작물로 편입되고 그중에 향신료로 쓰는 작물이 별도 구분됐다.◇향과 매운맛으로 인류의 입맛을 사로잡은 ‘향신료’향신료는 글자 그대로 ‘먹는 향료’를 뜻한다. 게다가 매운맛을 기본으로 한다. 향신료(香辛料)의 한자는 향(香)이 나고 매운(辛) 것이다. 스파이시(spicy), 스파이시 소스(spicy sauce) 등도 ‘매운맛’을 뜻한다. 식재료에 향신료를 써야 비로소 매운맛이 나니 그렇다. 가끔 핫(hot)으로 대체되기도 한다. 그런데 향신료가 많이 나는 지역도 열대다. 매운맛을 찾는 지역도, 계절도 핫(hot)한 곳이 많으니 이게 제법 맞아떨어진다.원래 영어 스파이스(spice)는 라틴어로 ‘토산품’이란 말에서 나왔다. 정확하게는 남의 나라 토산품이란 뜻이다. 라틴어를 쓰던 나라에는 ‘원래 없던 물건’이었던 까닭이다.원래 주변에 없던 것을 가지려고 드니 권력이 필요했다. 금권을 동원하고 물리적 침략을 통해 향신료를 독차지하려 덤볐다. 향신료를 둘러싼 분쟁도 끊이지 않았다. 십자군 전쟁도 대항해시대도 모두 명분뿐, 사실은 황금과 먹는 금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었다. 새로 이 ‘맛과 향’에 눈을 뜬 이들로부터 침략도 수탈도 많이 당했다. 정글이 우거진 외진 땅에 처음엔 유대인이 들어와 유럽에 갖다 팔 향신료를 가져갔다. 이 ‘짭짤한’ 상권을 노린 이슬람 상인들이 그 뒤를 이었다. 나중엔 포르투갈 등 서양 열강이 직접 ‘인도’를 찾아 돌아다녔다.가장 거대한 시장은 유럽. 이미 고대 로마 시절부터 후추를 수입해 썼을 정도다. 10세기 이후 정치적 안정을 통해 인구가 증가하고 가축 생산량도 늘어난 유럽은 향신료 소비도 덩달아 늘어났다.향신료는 약으로도 쓰였다. 당연히 가격이 비싸졌다. 금값도 이처럼 터무니없지 않았다. 그나마 대중적인 후추는 제쳐놓고 정향, 시나몬, 메이스, 육두구 등 희귀 향신료는 부르는 게 값이었다. 이에 영악한 유럽인들은 중개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인도로부터 향신료를 들여올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향신료를 찾아 나선 길, 대항해시대의 시작을 알리다유럽에선 너도나도 향신료를 찾아 나서기로 했다. 소위 ‘대항해시대(age of discovery)’의 시작이다. 1498년 바스쿠 다가마는 드디어 인도 캘리컷(케랄라주)에 도착했다. 1503년에는 말라바르 해안도시 코친에 식민지를 짓고 총독을 파견했다. 막대한 돈이 들어왔다. 포르투갈의 성공을 가만히 지켜본 다른 서유럽 왕조와 귀족 들은 ‘탐험가(사실은 무장한 장사꾼)’를 후원하며 배를 띄우기로 했다.말이 ‘대항해’지 사실은 침략의 시대다. 탐험가(?)가 도착한 곳마다 끔찍한 전쟁이 일어났다. 살육과 수탈이 향신료 이권 때문에 생겨난 것. 그들은 인도와 남아시아에 향신료를 생산 유통하는 식민지를 세웠다.침략과 전쟁 등 부정적인 일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인류는 향신료를 통해 금융 투자 활동을 본격화했다. 향신료를 찾는 탐사 작업에 대해 펀드가 생기고 주식이 발행됐다.동인도회사는 최초의 주식회사였다. 향신료를 찾으러 떠났다가 남미의 옥수수와 감자, 고추를 싣고 돌아왔으며 북미 미국 땅도 발견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대륙을 두고 인도로 믿었던 것도 애초 향신료 무역이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이 향신료 때문에 벌어진 사건이었다.향신료가 뭐길래 이 같은 탐욕을 일으켰을까. 인간의 욕심 중 가장 기본적인 식탐이 향신료를 ‘금’으로 인식하게 한 것이다. 냉동고가 없던 시절 고기를 맛있게 먹게 한 후추가 먼저였으며 나머지 열대작물이 그 뒤를 이었다.지금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잎채소 향신료(향신채)는 고수잎이다. 코리앤더(coriander)는 영어권에서 고수풀의 씨를 특정해 이르는 말이다. 아시아, 유럽, 중동, 중남미 등에서 요리에 범용적으로 쓴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선 특별히 꺼리는 악명(?)높은 향신료다.‘빈대 냄새’니 ‘오래된 집 다락’ 냄새 등 질색하는 표현도 다양하다. 신기하게도 코리앤더는 그리스어로 빈대(Koris)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특별한 학습경험 없이 우리도 고수를 빈대풀이라고도 부른다. “비누로 설렁설렁 빤 행주 냄새가 난다”는 이도 있다.해외여행 회화책 ‘식당 편’에는 “고수를 빼주세요” 항목이 반드시 있을 정도다. 단지 채소 종류 하나일 뿐인데 이처럼 극명한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또 있을까.◇수십가지의 향과 맛으로 음식에 마력을 불어넣다향신료는 이처럼 넓고도 깊은 마력을 지녔다. 향신료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음식에 빠뜨리면 안되는 존재다. 그 결과 인류는 많은 향신료를 찾아냈고 재배했다. 지금은 다양한 종이 사용된다. 열매와 잎뿐 아니라 껍질과 꽃, 씨, 심지어 꽃술(샤프란)도 사용한다. 이파리는 보통 ‘허브’라 부르며 특정 요리에 필수적으로 쓴다. 양식당은 보통 향신료 없이는 영업할 수가 없을 정도다.향신료는 식재료를 보다 맛있게 먹기 위한 것이다. 식재료 특유 냄새나 느끼함을 잡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생선에 고추냉이를 얹고 고기에 후추를 뿌리는 것이 이런 이유다. 가깝게는 우리가 돼지고기를 삶을 때 생강을 넣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다.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고기와 생선마다 어울리는 향신료가 생겨났다. 향이 강한 팔각은 돼지고기에, 소고기에는 커민을, 로즈메리 등 허브는 닭을 구울 때 바르거나 뿌린다. 시나몬과 계피, 민트는 양고기와 궁합이 좋다. 카다멈, 정향, 시나몬, 바닐라 역시 제각각 용도가 생겨났다.향신료의 본향이자 종주국인 인도는 아예 향신료 가루만 섞어서 마살라를 만들어 난(혹은 밥)과 함께 먹는다. 북아프리카나 터키, 이란 등에도 카레(커리)와 비슷한 전통 음식이 많다. 이들 국가에선 장을 볼 때 생선이나 고기 등 재료와 함께 향신료를 사는 까닭에, 우리네 반찬 가게처럼 곳곳에 향신료 전문점이 있다.500년 전보다 훨씬 저렴해진 덕분에 향신료는 하나만 쓰는 것이 아니라 주로 섞어 쓴다. 수십 가지 향신료를 잘 섞으면 맛과 향이 크게 달라진다. 어떨 때는 요리의 성패가 향신료 배합에 따라 갈릴 때도 있다.우리도 그렇다. 고춧가루에 찐 마늘 다진 양념을 기본으로 깻잎과 들깻가루를 넣고 들들 볶아 순대볶음을 만든다. 틀림없는 ‘스파이시 푸드’다. 이게 없으면 밍밍하고 냄새가 난다며 고개를 젓는다. ‘다대기’라 부르는 다진양념은 인도의 마살라와 결을 같이 한다. 국에 넣어 맛을 더하고 고기를 찍어 풍미를 강조한다.김치 역시 카레(커리)와 같은 스파이스 푸드다. 구성을 보면 고추와 마늘, 생강 등 향신료 범벅이다. 배추 사이에 향신료 덩어리 ‘김칫소’를 욱여넣은 것이다. 계절 변화는 심하지만 여름이 습하고 더운 탓에 한국 역시 알게 모르게 향신료를 많이 섭취하는 나라 중 하나다.◇향과 자극적인 맛에 세계가 중독되다향신료는 향을 내고 미각을 자극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중독(?)된다. 이탈리아인은 바질에, 한국인은 고추와 마늘에 분명히 중독되어 있다. 일본인은 강황, 중국인은 마라에 유난히 친숙함을 느낀다. 대단한 중독이다.일본인에게 시치미(七味)는 국민 향신료다. 일본의 식당 테이블에 기본으로 놓인다. 시치미는 진피, 참깨, 파래, 후추, 차조기, 생강, 소금 등 7가지 향신료를 섞은 것이다. 우동이나 쇠고기덮밥에 넣어 먹으면 풍미가 확연히 달라진다.마라는 중국 쓰촨(四川) 지방의 향신료 배합이다. 마(痲)는 ‘마비되다’는 뜻이고 라(辣)는 맵다는 의미다. 혓바닥이 마비될 정도로 맵고 얼얼해 특유의 음식을 만드는데 쓴다.고추기름을 낼 때 초피, 팔각, 화자오, 육두구, 정향, 회향 등 특유의 향신료를 섞은 것이 마라 소스이며 여기다 두반장이나 고춧가루를 첨가한 것이 마라탕 양념이다.마라샹궈나 마라룽샤 등 다양한 재료를 볶을 때 넣거나 훠궈의 홍탕 베이스로 쓴다.종주국인 쓰촨에선 기본양념인 까닭에 정작 현지에선 ‘마라’를 붙이지 않는다. 그래서 안심하다 망한다. 수이주위(水煮魚) 등을 주문하면 입에 불이 나고 만다. 마라 중 가장 매운 양념 배합이다. 국내에서 인기높은 마라탕은 쓰촨의 마오차이(冒菜)가 다소 덜 맵게 변형한 음식이다.마라는 정해진 배합률이 있는 게 아니라 김치맛처럼 집마다 풍미가 달라 ‘어느 집 마라가 맛있다’는 입소문이 따로 돌기도 한다. 인도 마살라와 마찬가지다.세계적 미식 국가로 꼽히는 태국도 향신료를 많이 쓰는 나라다. 대표적 수프 요리 똠얌꿍은 새우와 향신료를 넣고 끓여낸 것이다. 큼지막한 새우는 감칠맛을 내고, 고수와 민트, 레몬그라스, 고량갈(남방식 생강), 라임즙 등 향신료는 매콤하고 새콤한 맛과 달달한 향을 담당한다. 자칫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코코넛 밀크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보충한다.향신료는 오랜 세월 동안 인류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아온 보물이다. 화끈한 향과 맛으로 입맛을 리셋(reset) 시켜주는 향신료는 봄날 몽롱해진 우리 몸과 미각을 대번에 깨어나게 해준다.◇맛집▶터키식 양갈비 = 이스탄불 그릴. 쿠주 피르졸라(kuzu pirzola)라 불리는 양갈비 구이 정식이다. 민트와 정향, 칠리파우더 등 각종 향신료로 미리 숙성시켰다 주문 후 숯불에 구워낸다. 덕분에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없고 풍미는 좋아졌다. 육즙 풍부한 어린 양갈비에 살짝 매콤한 맛이 곁들여져 한입 베어 물면 진한 풍미가 한층 더 도드라진다. 샐러드와 감자튀김을 세트로 내준다. 서울 마포구 백범로 152.▶ 쌀국수= 괴흐엉관. 베트남 사람이 직접 운영하는 쌀국수집인데 이름이 어렵다. 고향집이란 뜻이다. 포 이외에도 후띠우(가느다란 국수)를 파는 것을 보면 남부식이다. 족발쌀국수와 소고기쌀국수, 비빔쌀국수 이외에도 공심채볶음, 튀긴만두, 검스언느엉(돼지고기덮밥) 등 다양한 현지식 메뉴가 있다. 면발은 가는 후띠우와 넓적한 면 등 메뉴에 따라 달라지는데 생면이라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좋다. 족발쌀국수에는 작은 족발 덩어리와 족편이 푸짐하게 들었다. 경기 파주시 금정24길 16-9.
2024.05.03 I 강경록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사 수렵인까지 확대한다
  • 아프리카돼지열병 검사 수렵인까지 확대한다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최근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인위적 요인에 의해 전파된 사례가 발견되자 정부가 ASF 검사를 수렵인까지 확대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야생멧돼지 ASF 국내 발생도. 그래픽=환경부.환경부는 30일 서울시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응 관리 개선 방안’을 상정했다고 밝혔다.환경부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일명 ‘돼지 흑사병’)이 지난 2019년 10월 경기도 연천군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울타리 설치, 포획 등 범부처의 다양한 대책으로 확산세는 진정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ASF 전파가 인접 시·군으로 전파됐던 것에 비해 지난해 12월엔 이전 발생 지역인 포항·청송으로부터 104km 떨어진 부산에서 ASF가 발생했다. 역학조사 결과 수렵인 차량, 도구(칼) 등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또 ASF 차단 울타리로 인한 야생동물 서식지 단절 및 주민 통행 불편 등의 문제도 제기되는 중이다. 이에 환경부는 ASF 대응 관리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먼저 환경부는 인위적 확산 요인 방지를 위해 야생멧돼지 위주로만 실시하던 ASF 검사를 수렵인의 총기와 차량 및 엽견 등 인위적 전파 요인까지 확대한다. 아울러 사체 창고 설치 의무화, 멧돼지 사체 이동 금지 등 포획·수색 및 사체 처리 전 과정에서 ASF 관리를 강화한다.또 ASF 차단 울타리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강원도 인제·양구 등 ASF 소강 지역의 울타리 일부를 개방해 야생동물의 이동 유형과 빈도 등을 모니터링하는 ‘부분 개방 시범 사업‘을 다음 달부터 내년 5월까지 1년 간 추진하고, 울타리 설치의 비용·효과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중장기 울타리 관리 이행 방안(로드맵)을 내년까지 마련한다.
2024.04.30 I 이연호 기자
신종 코로나 유행 대비 어떻게? 국내 연구진 치료 전략 제시
  • 신종 코로나 유행 대비 어떻게? 국내 연구진 치료 전략 제시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을 대비해 코로나바이러스 별 ‘맞춤형 치료전략’을 수립할 단서를 제시했다.최영기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신변종바이러스연구센터장 연구팀은 이주연 국립보건연구원 신종바이러스연구센터장 연구팀과 인체감염을 유발했던 4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서로 다른 숙주세포 감염 전략을 확인했다.‘맞춤형 치료전략’ 단서를 제공한 연구진.(왼쪽부터)최영기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신변종 바이러스 연구센터장, 김세미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신변종 바이러스 연구센터 선임연구기술원, 박동빈 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신변종 바이러스 연구센터 박사후연구원.(사진=IBS)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와 소화기 감염병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다. 지금까지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킨 코로나바이러스는 총 7종이다. 2003년 사스, 2012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19 등 팬데믹을 유발한 코로나바이러스와 매년 반복되는 감기 코로나바이러스 등이 포함된다.코로나바이러스는 야생동물과 가축에 널리 존재해 종을 넘어 전파될 가능성도 커 차후에도 팬데믹을 유발하리란 우려가 제기된다.전염병 연구에는 사람의 장기 구조를 인공적으로 만든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를 주로 쓴다. 코로나바이러스에서도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감염경로나 숙주세포 반응, 잠재적 치료법 개발 연구가 이뤄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구는 개별 코로나바이러스만 다뤘을 뿐 코로나바이러스 간 감염 메커니즘 차이를 복합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연구팀은 사스, 메르스, 코로나19, 감기 코로나바이러스 등 4종의 코로나바이러스를 오가노이드에 감염시켜 숙주와 바이러스 간 상호작용을 종합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우선 인간 기관지를 구성하는 주요 네 가지 세포인 기저세포, 클라라세포, 잔세포, 섬모세포가 온전하게 자라난 기관지 오가노이드를 제작했다. 이후 4종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모두 감염 시 총 세포 수는 감소하지만, 호흡기 점액을 생성하는 잔세포 수는 늘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침입에 대항해 점액을 바탕으로 기도 상피의 면역반응이 일어난다다는 의미다.각 코로나바이러스가 주로 표적하는 기관지 세포에도 차이가 있었다. 감기 코로나바이러스는 클라라세포를 주로 감염시키는 반면 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섬모세포를 주로 감염시켰다.연구팀은 4종 바이러스에 대한 숙주의 반응을 확인했다. 바이러스 감염 시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을 증가하지만, 바이러스 감염과 증식을 저지하는 인터페론 유전자 발현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다만, 바이러스 증식을 저해하기 위한 전략은 각각 달랐다 감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시엔 소포체에서 유래하는 부적절한 단백질에 대항하는 반응이 주로 작동해 바이러스 증식을 저해했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숙주세포가 인산화반응을 매개로 바이러스 증식에 필요한 에너지를 조절해서 증식도 저해했다.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세포는 점액 생산을 조절했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세포 내 중요한 신호전달자인 칼슘이온을 매개한 방어기작이 활성화됐다.최영기 센터장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치료에서 섬모세포만 중요하게 다룬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클라라세포와 잔세포의 역할이 더 클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라며 “숙주-바이러스 간 상호작용 및 항바이러스 메커니즘에 대한 통찰력을 확장한 만큼, 향후 각 코로나바이러스에 특이적인 표적 치료전략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연구 결과는 지난 9일 국제학술지 ‘의학바이러스저널(Journal of Medical Vir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2024.04.30 I 강민구 기자
‘DMZ 평화의 길’ 10개 테마노선, 5월 13일 개방
  • ‘DMZ 평화의 길’ 10개 테마노선, 5월 13일 개방
  • (사진=DMZ 평화의 길 홈페이지 갈무리)[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의 생태·문화·역사자원을 경험하는 길이 열린다. 정부는 5월 13일부터 ‘DMZ 평화의 길’ 10개 테마노선(이하 테마노선)을 개방한다. 참가 희망자들은 4월 30일부터 ‘평화의 길’ 누리집과 걷기여행 모바일 앱 ‘두루누비’를 통해 온라인으로 사전 신청하면 된다.이번 테마노선은 인천 강화, 경기 김포, 고양, 파주, 연천, 강원 철원,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비무장지대 접경 지자체별 특성을 살린 10개 코스로 나뉜다. 각 코스에서는 비무장지대에 서식하는 각종 야생 동식물 보호와 참여자의 안전을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며, 주요 구간에서는 군부대의 협조를 받아 참가자가 직접 걷는 구간으로 운영한다. 참가자들은 접경지역의 고유한 관광자원을 보고, 해당 지역 마을주민 등으로 구성된 해설사나 안내요원을 통해 그 안에 숨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특히 10개 테마노선은 지자체와 협의해 지역의 역사와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볼거리를 토대로 ‘강화 평화전망대코스’, ‘김포 한강하구-애기봉코스’, ‘화천 백마고지코스’, ‘파주시 임진각-도라산 코스’ 등으로 세부 명칭을 선정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통일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환경부 등과 함께 비무장지대의 생태적 가치 보존과 그 일원의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DMZ 평화의 길 조성을 위한 통합운영체계를 구축해 협력한다. 박종택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앞으로도 비무장지대 접경지역을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세계적인 안보·생태체험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관계부처, 접경 지자체와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며 “이번 테마노선 개방으로 비무장지대 접경지역의 안보관광이 활성화돼 인구감소, 개발 제한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가 회복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4.04.30 I 김명상 기자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의·정갈등 해결, 영수회담이 마지막 기회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다음은 24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의·정갈등 해결, 영수회담이 마지막 기회-“삭감된 문화예산, 내년 원상복구”-中저가공세에 전 세계 관세전쟁…“한국, 동맹국과 공조 필요”-삼성, 9세대 290단 V낸드 세계 첫 양산△2면 특별 인터뷰-“선택폭 좁은 ‘국무총리 적임자 찾기’ 尹대통령, 이재명에 ‘추천권’ 양보해야”-“與, 차기 대권후보 안보여…한동훈은 콘텐츠 부재”△3면 의·정 갈등 풀 마지막 기회-번아웃 의료진 “주1회 셧다운”…수술 밀린 환자들 “피가 마른다”-“DJ처럼 영수회담 통해 돌파구 마련을”△4면 종합-“中, 과잉생산 제품들 헐값 수출…제2의 ‘차이나 쇼크’ 대응해야”-‘점수 찔끔 오르면 뭐하나’…신용사면, 대출문턱만 높였다-“방통위 정책 따랐을 뿐인데” 이통3사, 수백억 과징금 위기-野, 가맹사업법·민주유공자법 본회의 직회부…단독 의결△5면 고환율 시대 슬기로운 대처법-해외 여행족, 수수료 없는 카드 OK…환테크족, 무료 환전통장 주목-달러 ETF 22종, 한달새 391억원 몰려-환차익 노린 투자자, 달러예금 하룻새 1.5원 인출 △6면 만났습니다-“나눠주기식 지원, 예술인 역량강화에 한계…새 틀 마련해 자립도울 것”-“청와대 원형보존이 원칙”…베르사이유 궁전 구상 백지화△8면 정치-與 원내 수장에 김도읍·김성원·이철규 거론…또 영남vs非영남 대결-尹“방산·원전 협력 강화”…요하니스 “함께가자”-의제 놓고 힘겨루기 치열…영수회담, 이번 주 개최 어려울 듯-“뿌리부터 바꿀 로드맵 짠다” 총선 백서TF 가동하는 與-北‘핵 탑재 가능’ 초대형 방사포 4발 ‘꽝’△9면 경제-노동공급 확대보다 불균형 완화 정책 우선돼야-배추값 36% 껑충…생산자물가 넉달째 고공행진-벗방에 수억씩 후원한 큰손, 알고보니 BJ·기획사 한통속-“중동발 불확실성, 범정부 차원서 대응”△10면 금융-장사 잘했는데…생보사, 바뀐 회계에 울었다-금융앱 만족도 보니 토스>카뱅>뱅크샐러드順-일몰 코앞인데…국회 발묶인 예금자보호법 개정안-SC제일은행 첫 고객에 최고 年 3.5% 금리 혜택△12면 글로벌-‘反유대주의’ 시위 확산 美대학가…대선 영향 주나-코치·베르사체 합병 제동, 美명품공룡 꿈 무산 위기-엔·달러 155엔 육박 ‘34년來 최저’-샘 올트먼, 이번엔 태양광 투자-메타, VR 헤드셋 OS 개방한다△13면 산업-“경영환경 예측 미흡했다”…SK그룹 전열 재정비-전고체 앞세운 삼성SDI…셀투팩 선보인 LG엔솔-HD현대重 조선해양사업, 조선·해양에너지로 분리-베테랑 농부도 무인트랙터엔 ‘백기’-데이터센터·AI폰…고사양 쑥, ‘HBM조정론’ 속 낸드 공략 속도전△14면 산업-카디비가 불닭볶음면 먹방해주네…‘숏폼’에 꽂힌 식품업계-“키오스크 생각보다 쉽네”…디지털 격차 해소 앞장-쿠팡 “PB상품 상단 노출 등 우대 사실 아냐” 반박-“한국 흰쌀밥 든든하네”, ‘햇반 백미’ 북미서 인기△16면 ICT-금융권, 알뜰폰 시장 진출…이통3사 ‘긴장’-사칭광고 여전…말뿐인 메타 단속 강화-상금 1500만원, 쿠폰 100만원, 코인거래소 화끈한 이벤트 경쟁-디플정위 ‘공공기관 초거대 AI 도입·활용 가이드라인’ 마련△17면 증권-변동성 증시 피하자…‘파킹형 ETF’ 뭉칫돈-“포스코와 공동연구실 건립…AI로봇 자동화 생태계 앞장”-내년 금투세 어쩌나, 브라질채권개미 한숨△18면 증권-중동 긴장 줄고 밸류업 윤곽…코스피 ‘반등’ 촉각-‘불닭면’ 너무 매웠나…삼양식품, 숨고르기-벚꽃배당 놓쳤다면…‘고배당주 ETF’ 어때요-“글로벌 라이다 선두 기업 도약”△20면 부동산-안되면 재건축 끝…분당·일산 선도지구 쟁탈 후끈-서울 인허가, 계획대비 32%뿐…“2~3년 후 집값 우려”-서울 소형아파트 분양가 1년새 1.1억↑-평택선·GTX-C 등 개발호재 수두룩,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 선착순 계약△21면 건강-세계가 인정한 위함 치료기술…수술 후 생활습관·식단까지 관리-당뇨 환자, 운동 후엔 발 상태 꼼꼼히 체크하세요-까치발로만 다니려는 아이…아킬레스건 짧은지 의심해봐야△22면 Book-기분 피고 생각 펴고…방방곡곡 책 권해 봄-한강의 기적 이끈 13인의 경제관료-한가닥 실에서 뽑아낸 인류 문명 시작△24면 MICE-원화 약세…해외진출 전시회 웃고 방한 단체관광 울고-킨텍스 3전시장 건립 난항…연계할 CJ 라이브시티도 ‘제자리’△25면 오피니언-에너지안보 구멍낸 반값 전기·가스료-미술은 얻을 게 없는 ‘대한민국 미술축제’-총수일가 싸움에 등 터지는 아워홈 직원들△26면 피플-27년 만에 연극…배우로서 피가 끓어 출연 결심했죠-이훈기 대표, 인도네시아 현장방문…“글로벌 생산역량 강화”-현대오토에버, ERP센터장에 김선우 영입-LG전자 북미법인, 韓 최초 야생서식지 인증-KT, 더 안전하게…‘책임감있는 AI센터’ 세운다 △27면 사회-비수도권 대학원 증원 자율화, 인재 가뭄 지역특화산업 ‘단비’-주말 휴식족은 ‘K패스’, 외출족은 ‘기후동행카드’가 유리-“부실 대응으로 기본권 침해”, 헌재 간 정부 기후위기 정책-순찰 다녀와 순직한 소방관, 34년 만에 국립묘지 간다-라자루스·안다리엘·김수키…北해킹조직 3곳, 방산업체 10여 곳 서버 뚫었다△B1면 이순신방위산업전-K-2 전차, K-9 자주포 ‘쌍끌이’ K무기, 동유럽의 창·방패 됐다-K방산 수출 최전선, 25개국 무관단 참관△B2면 업그레이드 K방산-FA-50 끌고, K-21밀고 수리온 헬기 중동서 눈독-무인차량 HR-셰르파 경호·정찰·후송 척척-중남미 방산수출 신기록 美MRO시장 진출 채비-한랭·사막·습지 전천후 가동 소형전술차 폴란드까지 수출-기관총부터 저격총까지 소구경 화기 제조 명가△B3면 2024 이순신 방위산업전-초연결·초지능·초융합 스마트배틀십 비전제시-수중·수상·공중 아우른다,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구현-잠수함 배터리·함정 엔진…군함 최적화 솔루션 제시-KDDX·울산급 배치3 등 수상함 명가 기술력 뽐내-상륙공격헬기용 20mmTGS 조종사 헬멧 연동 정밀 사격
2024.04.23 I 최정훈 기자
한약재 웅담의 잘못된 오해..."한의원선 국내 사육 웅담 안 써요"
  • 한약재 웅담의 잘못된 오해..."한의원선 국내 사육 웅담 안 써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지난 해 말 야생생물법이 개정되며 국내 사육곰 산업의 종식이 공식화하면서 국산 농가에서 사육되는 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약업계는 현재 국내에서 사육되는 곰의 웅담은 한의원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23일 밝혔다.지난 해 수십 년 만에 러시아 웅담을 의약품용 한약재로 수입한 으뜸생약 곽한식 이사는 “아직도 국내에서 사육되는 곰에서 웅담을 채취해 한의계에서 사용하는 줄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 한의계에서는 생명윤리 등으로 국내에서 사육한 곰에서 채취한 웅담은 수십 년 넘게 사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곽 이사는 “지난 해 러시아에서 수입한 웅담 역시 웅담을 채취하기 위해 곰을 사냥한 것이 아니라, 개체수 조절을 위해 러시아에서 합법적으로 매년 만 마리 이상 사냥한 곰에서 버려지던 것을 채취해 수입한 것”이라며 현재 한의계가 사용하는 의약품용 웅담에는 생명윤리 문제가 없음을 거듭 밝혔다.생명윤리 이슈에서 벗어난 러시아 웅담은 한의계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예로부터 자양강장에 탁월한 효과를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80년대에는 웅담 하나에 1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릴 정도로 대표적인 고가 한약재임에도 지난 해 첫 수입 이후 사용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러시아 웅담을 수입하는 으뜸생약에 따르면 지난 해 9월 첫 수입 물량이 한 달 만에 품절이 될 정도로 관심을 모으며 6개월간 약 6만 캡슐이 처방됐으며 올해의 경우 약 3만명 분(30만 캡슐) 이상 처방될 것으로 예상된다.과연 웅담은 옛 이야기처럼 효과가 좋을까.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박용기 교수는 “웅담은 보약이라기보다는, 간기능 개선에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 복용 후 느끼는 피로회복 효과 역시 간기능 개선에 의한 것이 크다”면서 “간의 섬유화를 막거나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 간세포암의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등 간 질환개선에 장점이 크다”고 강조했다.그렇다고 아무나 복용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큰나무한의원 원외탕전실 최윤용 대표한의사(원장)는 “웅담은 한의학적으로 열을 식히는 효능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평소 몸이 차거나 웅담을 복용할만한 증상이 있지 않은 경우라면 복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하며 “만성적인 간 질환이나 간에 의한 만성피로 증상 등이 있을 경우 반드시 한의사의 진단 후 복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04.23 I 이순용 기자
90만 유튜버 ‘희귀동물 포럼’에 돼지탈 쓰고 나타난 동물단체
  • 90만 유튜버 ‘희귀동물 포럼’에 돼지탈 쓰고 나타난 동물단체
  •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구독자수 92만명의 유튜버 ‘다흑’이 지난 1월 개최한 희귀 반려동물 전시회에서 한 동물단체가 ‘돼지탈’을 쓰고 나타난 사연을 전했다.(사진=‘다흑’ 유튜브 캡처)지난 21일 다흑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반려동물 사육을 반대한다며 돼지탈을 쓰고 찾아오셨습니다. 제 생각을 말해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앞서 다흑은 지난 1월 경기 수원시에서 ‘제1회 코리아 애니멀 포럼(Korea Animal Forum - KAF)’을 개최한 바 있다. 애니멀 포럼은 파충류, 양서류, 소동물 등 120종 이상(약 8000마리)의 희귀 반려동물을 소개하고 전문 수의사의 희귀동물 사육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다흑은 “(동물) 단체분께서 오셔서 일종의 퍼포먼스를 하셨다. 반려견, 반려묘, 파충류를 사육한다는 것은 인간이 권력과 힘을 갖고 이 생물을 강제로 납치, 강간, 힘으로 억눌러서 키우는 이기적인 행동이라는 말씀을 하셨다”며 “인간은 동물과 지내야 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어 영상을 만들었다”고 운을 뗐다.다흑은 행사 진행 중 한 참석자가 ‘아이들이 겁을 먹고 있다’는 민원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현장에 가) 보니까 돼지탈과 몸에 물감을 피처럼 바른 분장을 한 분이 오셨다”며 “관계자가 나가 달라고 요청했지만 ‘구경만 하러 왔다. 신경 쓰지 말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이어 “저는 사람이 생물을 사용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삶 자체가 모든 생물과 아름다운 교류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물을 보고 만지고 키워봐야 생물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한다”며 “사람들이 동물보호라고 외치지만 놀러 갔을 때 벌레를 보면 살충제로 없애려 하는 것이 태반이다. 자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람의 삶”이라고 말했다.이어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동물을 보고 느끼면 훨씬 동물보호에 대한 마음과 생각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또 “동물을 사육하는 문화가 자리를 잡아야 그것과 관련한 동물 복지 수준도 상승한다고 생각한다”며 “사육인구가 늘어나야 인프라가 늘어나는 게 사실이다. 반려동물에 필요한 의료기술과 보존과 관련한 번식기술도 사람이 동물을 사육함으로써 같이 상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식지 파괴로 야생에서 거의 볼 수 없는 헤라클라스 장수풍뎅이, 기후변화로 타격을 입은 훔볼트 펭귄 등은 상당수를 넘어 개체 증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다흑은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사육하는 인구가 1500만명이다. (동물단체의 말은) 이 모든 인구를 부정하게 된다”며 “극단적인 표현과 행동은 양극화 마찰을 만든다. 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과는 다름을 이해하고 대화하면서 발전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2024.04.23 I 김혜선 기자
기아, 첫 번째 픽업트럭 ‘타스만’ 전용 위장막 모델 공개
  • 기아, 첫 번째 픽업트럭 ‘타스만’ 전용 위장막 모델 공개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기아(000270)가 브랜드 첫 번째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의 전용 위장막 모델을 23일 공개했다.기아의 브랜드 첫 번째 픽업트럭 ‘더 기아 타스만’ 전용 위장막 모델. (사진=기아)기아 타스만 위장막 모델은 ‘미처 가보지 못한 길’(The Paths Never Taken)을 주제로 개발됐다.호주·뉴질랜드 아티스트 리처드 보이드 던롭과 협업해 만든 타스만 위장막 모델은 호주 풍경의 야생적 아름다움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땅과 바다의 조화를 중심으로 호주의 자연을 추상화한 유기적이고 대담한 패턴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모험에 대한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모험 정신을 드러낸다.위장막은 호주의 불타는 노을과 건조한 호주 내륙 지역인 ‘아웃백’의 유기적 형상을 강렬하게 표현한 점이 특징이다. 또 호주의 수중 생물 다양성을 추상화한 다채로운 패턴과 서핑 문화의 에너지, 열정을 담은 파란색을 활용해 바다도 표현했다.미지의 아름다운 풍경으로 사람들을 안내함과 동시에 인생의 가장 대담한 도전들을 함께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위장막을 디자인한 아티스트 던롭은 개발 과정을 담은 인터뷰 영상에서 “시각적으로도 대담하고 강렬한 이번 협업은 호주의 풍경과 더불어 문화에 내재된 연대와 기쁨, 모험심을 표현하는 과정이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타스만과 함께 미처 가보지 못한 길을 따라 여행하고 영감을 받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기아는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을 오는 2025년부터 국내와 호주, 아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해 고객들의 다양한 생활 방식을 만족시킨다는 계획이다.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타스만은 혁신에 대한 기아의 노력과 모험 정신을 담은 차량”이라며 “위장막 디자인에 타스만의 핵심 정체성인 모험 정신을 투영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2024.04.23 I 이다원 기자
"촬영으로 죽어가는 동물들"…‘파묘’와 ‘도그데이즈’의 차이는?
  • "촬영으로 죽어가는 동물들"…‘파묘’와 ‘도그데이즈’의 차이는?[댕냥구조대]
  • 영화 ‘파묘’ 스틸컷. (사진=쇼박스)[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No Animals Were Harmed®(어떠한 동물도 다치지 않았습니다.)”이 문구는 동물이 등장하는 할리우드 영화의 엔딩크레딧에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바로 영화가 동물촬영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인증하는 문구입니다.미국의 동물보호단체 ‘미국 인도주의 협회’에서 지난 84년간 동물 보호를 의무화하기 위해 만든 이 인증은 연간 1000여편의 작품에 출연하는 동물 10만 마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작동하고 있습니다. 132페이지에 달하며 양서류, 조류, 야생생물, 파충류, 영장류 등 동물별로 세세한 가이드라인을 담고 있어 꽤 방대합니다. ◇퇴역 경주마 촬영 후 사망 2년…바뀐게 없는 현실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일까요? 우리나라 역시 동물이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장면은 흔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1년 한국방송(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퇴역 경주마 ‘까미’가 학대당한 사건 이후 촬영장의 동물학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해결방안을 찾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당시 제작진은 까미의 다리에 와이어를 걸고 달리게 해 넘어뜨렸고, 까미는 촬영 일주일 간 고통스러워 하다 결국 사망했습니다. 이 사건 후 정부는 동물보호단체와 미디어 종사자들과 함께 협의체를 만들고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과 주도하에 ‘동물 촬영 미디어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지자체에 배포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안이 발표되진 않은 상태입니다. 퇴역 경주마 ‘까미’가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낙마하는 모습. 까미는 이 장명 촬영 후 며칠을 고통스러워 하다 사망했다.◇쇼박스 “생존 연한 지나 촬영에 사용”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인기를 끈 영화 ‘파묘’가 동물학대로 최근 논란이 됐습니다. 파묘 장면에는 실제 죽어 부패하고 있는 돼지 사체가 무더기로 등장하고, 이 사체 중 5마리를 칼로 다시 난도질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살아 있는 닭을 목덜미로 잡아 칼로 위협하고, 살아있는 은어를 땅에 두며, 1m 남짓되는 줄에 묶여 있는 진돗개가 등장합니다. 대살굿을 하는 파묘 영화 장면에 등장한 실제 돼지 사체 무더기(상단)카라의 ‘동물출연 미디어 모니터링 본부’의 질의에 무응답이면 제작사 쇼박스는 논란이 되자 “생존 연한을 넘긴 은어를 선별해 활용했고, 물 밖 촬영 직후 수조에 옮겼으나 일부는 죽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촬영 중 수의사는 대동하지 않았지만 양식장 대표 등 관리 주체가 동행했다”고 밝혔습니다.동물 단체는 실제 동물 사체로 촬영하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질병 확산 등 인간의 안전에도 해를 끼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티빙 드라마 ‘장미멘션’ 속 실제 살아있는 고양이로 거칠게 움켜쥐며 폭행해 촬영한 장면 일부(사진=티빙, 동물자유연대)넷플릭스 드라마 ‘썸바디’ 속 실체로 고통스러워하는 고양이 모습이 등장하는 장면(사진=넷플릭스, 동물자유연대)이 외에도 다양한 드라마나 영화 속에선 실제 살아있는 동물을 위협하거나 폭행을 하는 장면들을 여전히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 권나미 활동가는 “해외에서는 긴 촬영으로 부패하거나, 질병 확산 가능성이 있기에 실제 사체를 이용하는 것을 엄격하게 감시하고, 촬영 후에는 법률에 따라 즉각적인 화장이나 적절한 매장방법으로 사체를 처리한다”며 “‘파묘’ 제작진이 촬영 후 축산물 업체로 돼지사체를 반환했다는 것은 국내 축산물 위생관리법으로도 부적절한 것으로 정부에서는 미디어 동물 출연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제작사가 이를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동물들이 안전하게 촬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정부, ‘미디어 가이드라인’ 배포한다더니…2년째 “묵묵부답”지난 2021년 퇴역 경주마 사건 이후 2022년 비난이 빗발치자 2022년 2월 농림축산식품부는 ‘미디어 출연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 제작을 위한 민관 협의체를 구성했습니다. 이후 2022년 3원 ‘출연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 마련 협의회’ 1차 회의를 진행하고 같은해 6월 지자체 가이드라인 초안 공유됐지만, 미디어 종사자들이 ‘가이드라인 자체가 부담이며 규제로 확대될까 우려스럽다’는 반발이 있다는 이유로 해당 가이드라인 배포는 2년 여가 지난 현재까지 배포되지 않고 있습니다. 퇴역 경주마 사망 사건 이후 KBS 자체적으로 가이드 라인을 만들었습니다. 다만 다른 방송사들은 아직까지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서 2020년 동물권행동 카라가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배포했지만 촬영 현장에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지 않아 대부분 지키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동물자유연대는 “2022년 상반기 중 미디어 출연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겠다는 정부의 약속과 달리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이드라인은 마련되지 못했다”며 “업계 일부 관계자들은 동물 보호 가이드라인이 제작될 경우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전하고 있지만 그 어떤 영상물도 생명의 안전과 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표현의 자유’ 수정헌법 1조인 美, 동물학대 촬영만은 ‘NO’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의 경우 촬영 중 학대당하는 동물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더 앞서 있습니다. 특히 수정 헌법 1조가 ‘표현의 자유’일 정도로 언론, 미디어, 종교 등에 있어 의견 등을 표현할 자유를 중요시 여기는 미국은 ‘생명 존중’을 우선하며 보다 철저하고 세심하게 촬영장의 동물 학대를 감독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촬영장에서 동물 학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증제도’를 통해 알리고 있습니다. ‘미국 인도주의 협회’에서 운영하는 이 인증제도는 영화 현장에 직접 전문가나 협회 사람들이 조사자로 참여해 외부 감사를 버리고 인증을 하고 있습니다. 헐리우드 영화 배우들 역시 이에 대해 적극 동의하고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무려 132페이지에 이를 정도로 방대함에도 대부분 이를 준수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영국은 많은 촬영장에서 BBC 방송국에서 만든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참고하고 있으며 정부에선 가이드라인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추가적인 문의가 필요할 경우 동물복지 단체 LSPCA에 묻고 참고하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영화 ‘멍뭉이’ 스틸컷.◇가이드라인 없던 시절, 직접 연락온 ‘멍뭉이’ 제작진우리나라 영화라고 무조건 촬영 현장에서 동물을 소품처럼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지난 2023년 개봉한 유연석, 차태현 주연의 영화 ‘멍뭉이’ 제작진은 동물권행동 카라에서 미디어가이드라인을 배포하기 전에 촬영이 시작됐음에도 먼저 동물단체에 연락을 해 촬영현장에서 준수할 가이드라인에 대해 요청을 해오기도 했습니다.올해 2월 개봉한 ‘도그데이즈’ 역시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촬영을 하기 위해 노력한 작품 중 하나 입니다. 도그데이즈는 촬영 중 개가 위험한 도로 등을 달리는 씬에선 개가 믿을 수 있는 훈련사를 앞에 두고, CG로 그 훈련사를 지우는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됐습니다. 또 어린동물 출연시키지 말라고는 가이드라인에 맞춰 어린동물 출연을 시키지 않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영화 ‘도그데이즈’ 스틸컷. 개가 달리는 장면 촬영을 위해 훈련사가 목줄을 하고 함께 달리고 있다. 실제 영화에서 훈련사와 목줄은 CG로 삭제처리 됐다.물론 도그데이즈와 멍뭉이 말고도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촬영한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는 더 많을 것입니다.하지만 ‘예외 없이’ 대부분의 영상 콘텐츠에서 우리나라도 ‘어떠한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다’는 엔딩 크리딧을 볼 날이 오길 바라봅니다.
2024.04.20 I 박지애 기자
환경부-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 봄철 산불 예방 합동 점검
  • 환경부-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 봄철 산불 예방 합동 점검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환경부는 국립공원공단과 합동으로 19일 지리산국립공원 일대에서 봄철 대형 산불 예방을 위한 기관 합동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지난해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남 하동군 현장 모습. 사진=환경부.이번 합동 점검은 과거 산불 피해 현장의 식생 자연 복원 현황과 국립공원공단의 산불 예방 및 산불 발생 시 대응 태세를 중점 점검하고, 마을 주민들을 만나 건의 및 애로 사항을 듣기 위해 실시한다. 현장 점검 지역은 지난해 3월 대형 산불이 발생해 산림 128.5ha의 피해가 발생했던 지리산국립공원 내 지역인 경남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다.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올 봄 산불조심기간(2.1.~5.15.) 동안 일부 탐방로(131구간 592.53km)를 통제하고 감시 체계를 강화하는 등 국립공원 산불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강원도 원주시 소재 국립공원공단 본사 및 지방 주재 사무소 32곳에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운영하며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산불 감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을 산불 빈도가 높은 지리산, 북한산, 설악산 등 5개 국립공원사무소에 시범 설치할 예정이다. 또 ‘실시간 산불 정보 알림’ 시스템을 고도화해 산불 재난 상황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사무소별 2개팀 10명 내외의 초동 진화팀을 운영해 초기 즉각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국립공원은 우리나라의 주요 탄소 흡수원이자 국민의 쉼터로 이곳 일대가 산불로 훼손되면 야생 동식물의 터전을 빼앗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점검과 진화 훈련, 산불 예방 운동을 전개해 국립공원을 보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24.04.19 I 이연호 기자
LG전자의 ESG 경영…멸종 위기 동물 보호 캠페인
  • LG전자의 ESG 경영…멸종 위기 동물 보호 캠페인
  •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전자(066570)가 오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급격한 기후 변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 알리기에 나선다.LG전자는 미국 현지시간 기준 16일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LG와 함께하는 위기 동물 보호 캠페인(The LG Endangered Species Series)’ 영상을 공개했다고 18일 밝혔다.LG전자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서 ‘LG와 함께하는 위기 동물 보호 캠페인(The LG Endangered Species Series)’ 영상을 상영한다. (사진=LG전자)이 영상은 국제적 멸종 위기종 ‘눈표범’의 역동적 이미지를 3D로 구현했다. 기후 변화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알리고 탄소 배출과 지구 온난화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기획했다. 올해 말까지 △흰머리 독수리 △바다사자 △그린란드 순록 등 총 4종의 멸종 위기종을 다뤄 일반 시민들의 탄소 저감 실천을 독려할 계획이다.LG전자는 이외에도 다양한 멸종 위기 동물 보호 활동을 펼친다. 약 790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세스’와 협업해 캠페인 주목도를 높인다. 세스는 뉴욕 거리에서 재치 있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혼자 들어 유명해진 미국인 인플루언서인데, 이번에는 타임스스퀘어에서 멸종 위기 동물에 관한 피켓을 들고 이를 SNS에 업로드 해 메시지를 확산한다.또 글로벌 교육 전문업체 ‘디스커버리 에듀케이션(Discovery Education)’ 및 미국 국립야생동물연합과 협력해 멸종 위기 동물 관련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해 미국 1만여 개 학교에 온라인으로 무료 배포한다. LG전자는 두 단체와의 지속적 파트너십을 위해 총 15만달러(약 2억원)의 후원도 추진한다.그 외 지역의 LG전자 해외 법인들도 지구의 날 기념 환경 보호 활동에 나선다. △독일 ‘에너지 고효율 제품 판매 금액 기부’ △태국 ‘해양 보호 자원봉사’ △대만 ‘디스커버리 협업’ 등 각국 실정에 맞춘 친환경 캠페인을 진행한다.LG전자는 ‘모두의 더 나은 삶(Better Life for All)’이라는 ESG 지향점을 세우고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런던 등 해외에 보유한 전광판으로 국제기구나 NGO의 공익 영상을 상영하는 ‘LG 희망스크린(LG Hope Screen)’을 운영하고 있다.아울러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 △자원순환(Circularity) △친환경 기술(Clean Technology) △안전한 사업장(Decent Workplace) △다양성과 포용성(Diversity & Inclusion) △제품과 서비스 접근성(Design for All) 등 ESG 6대 전략과제인 ‘3C3D’도 실천한다.정규황 LG전자 북미지역대표는 “이번 캠페인으로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고객들에게 LG전자의 ESG 경영활동을 알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4.04.18 I 김응열 기자
어머니의 품 같은 山에서 자연의 겸손함을 배운다
  • 어머니의 품 같은 山에서 자연의 겸손함을 배운다
  • [편집자주] 산과 숲의 의미와 가치가 변화하고 있다. 가치와 의미의 변화는 역사에 기인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황폐화한 산을 다시 푸르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렵고 힘든 50년이라는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산림청으로 일원화된 정부의 국토녹화 정책은 영민하게 집행됐고 불과 반세기 만에 전 세계 유일무이한 국토녹화를 달성했다. 이제 진정한 산림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산림을 자연인 동시에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본보는 지난해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품 숲을 탐방, 숲을 플랫폼으로 지역 관광자원, 산림문화자원, 레포츠까지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100회에 걸쳐 기획 보도하고 지역주민들의 삶을 조명하고자 한다.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조성된 독일가문비나무숲. (사진=박진환 기자)[무주=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전북 무주의 덕유산 산행은 눈이 즐겁고, 마음이 포근해진다. 특히 4월에는 산과 길에 벚꽃이 만개해 있어 산행 자체가 보약 한첩을 먹는 듯한 힘이 난다. 덕유산(德裕山)은 덕이 많아 어머니의 품처럼 너그러운 산으로 불린다. 이름에도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병들의 길을 안개로 막아 산속에 숨은 백성의 목숨을 구했다는 전설이다. 그 뒤로 주민들은 이 산을 ‘광여산(匡廬山)’에서 ‘덕유산(德裕山)’으로 바꿔 불렀다고 한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조성된 독일가문비나무숲. (사진=박진환 기자)◇덕유산(德裕山), 덕이 많아 어머니의 품처럼 너그러운 산전북 무주군과 장수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있는 덕유산은 봄에는 벚꽃이 아름답고, 여름에는 높은 고도로 시원한 계곡이, 겨울에는 눈꽃여행지로 유명한 산이다. 주봉인 향적봉(1614m)을 중심으로 해발 1300m 안팎의 장중한 능선이 남서쪽을 향해 30㎞에 걸쳐 뻗쳐 있다. 북덕유에서 무룡산(1491m)과 삿갓봉을 거쳐 남덕유(1507m)에 이르는 주능선의 길이만도 20㎞가 넘는다.신라와 백제 사이에 문화교류를 하던 관문인 라제통문에서 향적봉에 이르는 계곡 일대에는 무주구천동 33경이 산재해있다. 덕유산에서 발원한 계류가 북쪽의 무주로 흘러 금강의 지류인 남대천에 유입되는데 설천까지의 28㎞ 계곡이 바로 무주구천동이며, 예전부터 전국에서 알아주는 여름휴가지이다.어머니의 품처럼 누구에게나 포근한 느낌을 주는 명산이지만 구한말에는 일본에 항거해 분연히 일어난 의병들의 은신처이자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덕유산 의병길은 덕유산에 의지해 의병들이 왕성하게 활동한 곳이자 한을 품고 쓰러져간 안타까운 곳이다. 덕유산 칠연의총에서는 의병장 신명선의 의기와 한이 서려있다. 대한제국 시위대 출신인 신명선은 1907년 정미7조약이 체결된 후 군대가 해산되자 덕유산을 중심으로 동지들을 규합해 의병장이 됐다. 신 의병장과 의병들은 전북 진안과 장수, 경남 거창과 함양 등을 오가며 숱한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1908년 4월 칠연계곡에서 전열을 가다듬던 중 일본군 토벌대의 기습을 받아 신명선과 휘하 의병 150여명이 모두 전사했고, 당시 살아남은 의병 중 한명이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유해를 수습, 송정골에 안치한 것이 지금의 칠연의총이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조성된 독일가문비나무숲 안내판. (사진=박진환 기자)◇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리기다나무·편백나무·삼나무 등 다양한 수종 자랑덕유산의 아픔을 뒤로하고, 목적지인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에 들어섰다. 이 휴양림은 전북 무주군 무풍면 구천동로 일원에 744㏊ 규모로 1991~1993년 조성됐다. 17동·36실·175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함께 야영·교육·위생시설 및 바비큐장과 산림생태텃밭 등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수종은 독일가문비나무, 리기다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특징이다.이 중 독일가문비나무는 국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의 최대 자랑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나무의 원산지는 유럽이다. 곧은 원뿔 모양의 수형이 아름다워 크리스마스트리로 가장 흔히 이용하는 나무가 바로 독일가문비나무이다. 독일 서남부 산악지대를 검푸르게 뒤덮고 있는 흑림도 이 나무가 주종이다.독일가문비나무가 덕유산에 뿌리를 내린 시점은 1931년이다. 당시 일본은 홋카이도제국대학에 의뢰해 외래 수종의 생육에 적합한 지역을 찾기 위해 시험 삼아 이 일대에 독일가문비나무를 인공조림했다. 식민지의 땅 하나라도 더 수탈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100년 후 200여그루의 독일가문비나무는 덕유산의 명물이 됐다.독일가문비나무숲에 조성된 산책로. (사진=박진환 기자)◇독일가문비나무, 1931년 외래수종의 생육 시험…수탈 아픔 뒤에 명소로 재탄생산림청은 2000년부터 이 일대를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생태적 보전가치와 학술적 연구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해발 700m에 위치한 덕유산자연휴양림의 독일가문비나무숲은 1.2㏊ 면적에 200여그루가 울창하게 솟아 있었다. 평균 높이 30m로 가장 굵은 나무의 가슴높이 지름은 81㎝, 임목축적도 500㎥/㏊에 달한다. 산림청은 지난해 독일가문비나무숲을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에 선정했다.숲에 들어서자 원뿔 모양으로 곧고 높은 독일가문비나무가 방문객들을 앞도하고 있었다. 이 나무는 거인들의 열병식처럼 웅장하고 장쾌했다. 덕유산휴양림 내 독일가문비나무숲은 낙엽송과 잣나무 조림지와 이어져 있어 숲길의 향취를 다양하게 만끽할 수 있었다. 또 독일가문비숲과 같은 목적으로 1933년에 40㏊ 규모로 조성된 리기다소나무숲도 우람한 생장을 자랑하고 있었다. 리기다소나무숲의 하층에는 신갈나무와 산벚나무 등이 생장하며, 복층 숲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에는 독일가문비나무를 비롯해 낙엽송과 잣나무, 편백나무, 리기다소나무 등이 조림돼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휴양림 입구에서 산벚나무가 방문객들에게 인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신갈나무와 잣나무, 낙엽송에 이어 구상나무, 종비나무 등이 층층으로 연결돼 있어 국내외 어느 숲에서도 느낄 수 없는 다양함과 초록의 싱그러움이 넘쳤다. 오랫동안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을 지키고 있는 심규현(48) 산림주무관은 “덕유산휴양림의 가장 큰 장점은 입지로 독일가문비나무가 명품숲으로 이뤄지면서 굉장한 관심을 받고 있다”며 “그간 편백나무와 자작나무, 리기다소나무, 낙엽송 등을 순차적으로 조림해 현재 모두 완료한 상태로 이제 20여년간 잘 가꾸면 더 울창한 숲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설치된 야외 데크 야영장. (사진=박진환 기자)주변 산촌에 거주하는 주민들과의 협력사업도 휴양림이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사안이다. 심 주무관은 “예전부터 인근 산촌에서 채취한 임산물 등 특산물 판매에 앞장섰고, 숲가꾸기를 통해 나온 나무들을 판매하고 있다”며 산림 경제의 선순환 구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산불예방 및 진화에 인근 산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으며, 휴양림에서는 그에 대한 대가로 고로쇠 및 송이버섯 등의 임산물 채취권을 주민들에게 허용하면서 산촌경제의 상생모델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에서 근무 중인 심규현 산림주무관(왼쪽)과 전영숙(오른쪽)·정공례(오른쪽 2번째)숲 해설가, 박한균 산림청 대변인실 주무관이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산림청, 인근 산촌경제 활성화 주력…생태 관광 프로그램 개발 나서또 인근 주민들을 휴양림에서 채용,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산림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었다.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숲속의 야외 데크 야영장이 조성돼 있었다. 인공조림 외에 생강나무와 층층나무, 노린재나무와 개옻나무 등 교목과 관목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서 사계절 신선한 휴식처가 바로 야외 야영장이었다. 인공조림을 한 초창기에는 임산물 채취를 위해 잣나무 식재를 많이 했다면 이후에는 자작나무, 편백나무 등으로 빠르게 수종 전환이 이뤄지고 있었다.심 주무관은 “과거 국토녹화 시기에는 빨리 자라는 나무를 식재했고, 이후 임산물 채취가 가능한 나무에서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만한 나무까지 왔다가 최근에는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탄소를 가장 많이 흡수할 수 있는 나무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울창한 숲이 주는 가치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경제적 가치에 더해 수치화할 수 없는 굉장한 가치가 숨어 있어 숲의 가치가 아직도 저평가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숙박시설. (사진=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덕유산휴양림에서 숲 해설가로 활동 중인 전영숙(62)씨와 정공례(58)씨도 “독일가문비나무숲 중앙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트레킹의 마지막 코스로 명상을 한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그 편안함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적지 않다”면서 “어린아이들도 처음에는 싫다고 하다가도 한번 하면 또 오고 싶다고 하면서 성향 자체가 변화한다. 이것이 바로 숲이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전영숙·정공례 숲 해설가는 “독일가문비나무는 나이가 들면 줄기와 잎이 아래로 처져 있다. 결국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겸손해진다는 것을 자연이 알려주는 것”이라며 “매일 숲에 오면서도 매번 배우는 것은 자연에서 배우는 겸손함”이라고 입을 모았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산림문화휴양관. (사진=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산림청은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독일가문비나무숲과 지역 산촌과 연계한 다양한 사업들을 기획,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중심으로 한 숲 해설과 야생 동식물 관찰, 사진 촬영 투어, 명상 프로그램 등 생태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또 독일가문비나무숲과 연계해 지역에서 계절별로 다양한 축제나 행사 개최를 지원하고, 지역 특산품인 반딧불 사과, 오미자 등의 판매 장터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봄과 가을, 겨울 등 독일가문비나무숲의 다양한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계절·테마별 탐방 프로그램도 검토 중이다. 장영신 산림청 산림휴양치유과장은 “앞으로 독일가문비나무숲을 활용한 산촌경제 활성화 사업을 다각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024.04.18 I 박진환 기자
사찰 '꽃살문' 아름다움 불교 달력에 담는다…공모전 성료
  • 사찰 '꽃살문' 아름다움 불교 달력에 담는다…공모전 성료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김영한 씨의 ‘꽃살문’ 사진이 ‘제4회 불교 달력 사진·미술 작품 공모전’에서 금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공모전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사업부가 주최하고 대한불교조계종 사업지주회사인 도반HC가 주관했다. 지난 2월 23일부터 3월 31일까지 진행한 공모전 결과 금상 ‘꽃살문’을 비롯해 은상에 차정순 씨의 ‘야생화’, 동상에 모동신 씨의 ‘연꽃’, 안홍범 씨의 ‘인도’가 선정됐다. 김남국 씨의 ‘양양 낙산사 홍련암’ 등 13명의 입선작 23컷도 함께 선정됐다.김영한 씨의 ‘꽃살문’(사진=조계종).금을 수상한 김영한 씨는 “사찰의 꽃살문은 궁궐보다 화려하고 정교한 특징을 보이며 색채는 물론 조각 기법까지 아름다움과 장엄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며 “꽃살문의 의미와 가치를 여러 불자들에게 소개하고 공유할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이번 공모전에는 사진 176명, 그림 50명 등 총 226명의 작가가 지원했다. 금상 350만 원, 은상 300만 원, 동상 250만 원, 입선 수상자에게는 각 15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오는 4월 1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차정순 씨의 ‘야생화’(사진=조계종).
2024.04.16 I 이윤정 기자
 롯데월드 '루프탑 갤러리' 개관 등
  • [여행브리프] 롯데월드 '루프탑 갤러리' 개관 등
  •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종합 경제 일간지 이데일리가 ‘투어라운지’ 코너를 통해 한 주간의 국내외 여행 및 관광산업의 현장과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롯데월드 어드벤처 4층에 ‘루프탑 갤러리’ 개관롯데월드 어드벤처 4층에 있는 ‘루프탑 갤러리’ (사진=롯데월드 제공)롯데월드가 서울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 4층에 ‘루프탑 갤러리’를 개관했다. 실력파 신직 작가의 예술 작품과 다양한 콘셉트의 아트 굿즈를 선보이는 상설 전시관이다. 현재 이곳에선 동그랗고 포근한 모습의 캐릭터 ‘셔니’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셔니 아일랜드’ 전시가 개관행사로 진행 중이다. 캐리커처 전시 공간인 ‘마이 네임 이즈 포지’에선 관람객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반영해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유명 대중문화 이미지를 팝아트 스타일로 익살스럽게 재해석한 작가 ‘조니보이’의 작품도 만나 볼 수 있다.3층 민속박물관에선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국가유산체험센터’를 운영한다. 이곳에선 현대적인 가구와 국가무형유산 소목장들이 제작한 상품으로 구성된 한옥 쇼룸, 전통 다과를 즐기는 소반 찻방을 둘러볼 수 있다. 무형유산 전승자와 함께하는 원 데이 클래스, 한복체험 등도 이어진다. 센터는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교원투어, 패키지여행+공기청정기 결합상품 선봬호주 시드니 항구 전경 (사진=교원투어)교원투어 여행이지가 패키지 여행을 떠나면 공기청정기를 무료로 설치해주는 이색 결합 상품을 출시했다. 선착순 100팀(4인 기준)을 한정으로 호주 시드니·골드코스트(6일), 베트남 다낭(4·5일) 상품을 예약하면 교원 웰스의 최신 공기청정기 ‘미니맥스’ 스페셜 에디션을 설치해주는 방식이다. 호주 시드니·골드코스트 6일은 캥거루, 코알라, 웜뱃 등 다양한 종류의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커럼빈 와일드 라이프 보호구역 방문이 포함된 패키지다. 베트남 다낭 4·5일은 5성급 리조트 숙박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호이안 구시가지, 다낭의 랜드마크인 바나힐 골든브릿지 관광 등을 둘러보는 노팁·노옵션 상품이다.여행이지 관계자는 “여행에 생활가전을 접목한 이색 결합 상품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그룹 계열사 간 마케팅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인스파이어 리조트, 인터내셔널 푸드코트 오픈10일 개장한 인터내셔널 푸드코트 오아시스 고메 빌리지인천 영종도의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이하 인스파이어)는 인터내셔널 푸드코트 ‘오아시스 고메 빌리지 바이 글로우서울’을 10일 오픈했다. 약 3500㎡ 면적에 총 1000석 규모다. 세계의 중심, 자연의 근원이 되는 거대한 나무를 뜻하는 ‘세계수’를 모티브로 기획했다. 세계수로부터 흘러나온 물줄기를 따라 이색적인 공간을 거닐면서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다양한 음식 메뉴와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글로우서울의 대표 레스토랑인 ‘온천집,’ ‘우물집,’ ‘창창’과 더불어 ‘다다미분식,’ ‘스모킹번,’ ‘피자 브루클린’ 등 총 6가지 외식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다.
2024.04.12 I 김명상 기자
바위에 핀 '잘 늙은 절'…국보로 지정된 까닭은
  • 바위에 핀 '잘 늙은 절'…국보로 지정된 까닭은 [여행]
  • 화암사 극락전 전경[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봄을 맞아 찾은 전북 완주는 도심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지친 영혼을 위한 편안한 쉼터 같은 곳이었다. 이내 휴일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 누워 무의미하게 보냈던 시간이 아까워졌다. 번잡함을 피해 오롯이 마음을 채우고 기운을 북돋워 줄 명소도 여럿. 특별히 뭔가를 하지 않고 그저 머물기만 해도 새로운 내일을 꿈꾸게 만드는 곳이다.◇불명산에 살짝 내려앉은 화암사2층 구조의 화암사 우화루와 주변 풍경안도현 시인이 ‘잘 늙은 절’이라고 표현한 사찰. 산길을 따라 올라간 길 끝에 이르자 깊은 밀림 속 고대 유적처럼 보이는 절이 나타났다. 신라 문무왕 이전에 세워져 역사가 1300여 년에 이른다는 화암사다. ‘바위 위에 핀 꽃’이라는 뜻을 가진 절이지만 화려함보다 단아한 절제미가 짙게 서려 있다.화암사는 입구부터 여느 사찰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일주문, 천왕문 대신 바로 2층 구조의 누각 ‘우화루’가 나온다. 사찰의 정문 역할을 하는 건물로 현판에는 ‘불명산화암사(佛明山華巖寺)’라고 쓰여 있다. 유려하면서도 힘 있는 글씨체가 화암사의 성격을 보여주는 듯하다.화암사의 정문 역할을 하는 2층 구조의 누각 ‘우화루’누각 아래에 계단을 놓아 경내 마당과 이어지도록 한 일반적인 사찰과 달리 화암사는 돌담으로 막아 놨다. 옆에 있는 입구를 통해 경내로 들어가면 방금까지 2층이었던 우화루가 다른 건물과 마당을 공유하는 단층으로 바뀐다. 우화루에 난 창을 통해 바라보는 차경은 특별한 조경을 갖추지 않은 사찰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곳에 매달려 있는 목어(나무 물고기 조각)는 수수하지만 인상적이다. 다채로운 색으로 칠하는 것이 일반적인 목어와 달리 나무의 결을 그대로 드러낸 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잘 늙어’ 있다.화암사 우화루의 목어우화루 건너편 극락전은 고색창연하면서도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규모가 작고 깊은 산 속에 자리해 유명해질 일도, 그럴 필요도 없던 화암사는 극락전이 국보 제316호로 지정된 이후 주목받았다.극락전은 국내에 단 하나뿐인 하앙식(下昻式) 목조 건물이라 국내에선 그 가치를 견줄 만한 것을 찾아보기 힘들다. 경내에 들어선 이들은 대체 하앙이 무엇인지 몰라서 아리송한 표정을 짓는다. 안내하던 문화관광해설사는 긴 장대를 들고 극락전 처마 아래에 있는 나무를 가리켰다. 용머리 모양으로 장식된 나무들이 모두 하앙이라는 건축 부재다.용머리 모양으로 조각된 극락전의 ‘하앙’“하앙은 처마를 받치는 서까래 밑에 끼우는 긴 목재 구조물입니다. 하앙을 사용하면 처마를 더 높게 들어 올리고 바깥으로 길게 내밀 수 있어 건물의 웅장함을 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극락전은 동북아 건축사를 새롭게 썼다. 이전까지 하앙식 건물은 중국, 일본에만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화암사 극락전은 국내 유일의 하앙식 건물로 건축학도들 사이에선 하나의 성지로 남아 있다.극락전 내부의 닫집 안에 있는 용과 비천상극락전 내부로 들어가면 아미타삼존불상이 있고, 그 위에 화려한 닫집이 보인다. 닫집 안에는 용 한 마리와 한 쌍의 비천상이 불상을 호위하듯 날고 있다. 한 방문객은 “그동안 많은 사찰을 다녔지만 이렇게 멋진 닫집은 처음 본다”라며 한참이나 고개를 젖히고 바라봤다. 밤이면 저절로 울려 스님과 신도들을 깨웠다는 전설이 깃든 전북 유형문화재 제40호 동종도 함께 만날 수 있다.화암사로 가는 계곡에서 만난 얼레지불명산의 숲길 따라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봄을 맞아 피어난 야생화는 눈을 즐겁게 한다. 7년을 기다려야 꽃을 피운다는 보랏빛 얼레지부터 푸른 빛의 현호색, 노란색 산괴불주머니 등이 지천이다. 불명산을 하나의 거대한 산수화로 만드는 야생화를 눈여겨보느라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 행여 사람들의 발길에 망가질지 두려워지기도 한다. 안도현 시인이 ‘내 사랑 화암사,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 주지는 않으렵니다’라고 쓴 이유를 알 것 같았다.◇고택에서 사색하고 힐링마을에서 건강 챙기고소양고택의 잔디마당종남산과 위봉산이 아늑하게 감싼 오성한옥마을에는 전통 한옥 20여 채가 자리 잡고 있다. 다른 한옥마을에 비해 상업화가 덜해 북적임 없이 한옥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며 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그중에서도 소양고택은 치유라는 주제에 잘 맞는 분위기를 지녔다. 고창과 무안에 있던 철거 위기의 180여 년 된 고택 3채를 그대로 옮겨 지은 한옥이라는 스토리가 특이하다. 넓은 잔디밭을 앞에 두고 종남산을 바라보고 있는 고택은 세월의 흔적은 그대로 살리되 단점을 개선해 쾌적하면서 깔끔한 인상을 준다. 전통 한옥의 멋을 살리기 위해 유리 창문, 방충망 하나도 달지 않은 고집도 담았다. 대청마루에 앉아 종남산을 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에 평화가 저절로 깃들 것만 같다.소양고택의 인근에 자리한 카페 ‘두베’고택 내부는 숙박객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지만, 인근 카페 ‘두베’로 가면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두베는 현대적인 노출 콘크리트 방식으로 디자인된 카페 겸 복합문화시설이다. ㄱ자 형태 건물을 따라 연못, 징검다리가 차분하게 놓여 있는데 묘하게 주변 한옥과 잘 어울린다. 차 한 잔의 여유와 함께 창밖으로 보이는 산세를 즐기는 사람들의 표정은 힐링에 푹 빠진 모습이다. 카페 인근 독립서점 플리커 책방은 사색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다. 원하는 책을 빌려 흐르는 냇물 옆에 앉아 있으면 순식간에 이야기 세계에 빠져든다.구이 안덕 건강힐링체험마을을 알리는 간판완주에선 건강을 챙기며 편히 쉬는 일거양득의 행복도 느낄 수 있다. 구이 안덕 건강힐링 체험마을은 전국 최초로 건강힐링 체험마을을 테마로 운영 중인 곳이다. 지역에는 한의원과 한증막, 황토 펜션, 농가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다. 레이저 자기장, 원적외선 온열 돔, 쑥뜸, 척추 온열 치료 등 시설과 기구를 갖춰 놓은 한의원에선 상담 후 필요한 기구를 이용할 수도 있다. 바로 옆에 있는 토속한증막은 참나무 장작을 태워서 황토를 데우는 전통 구들 방식으로 만들었다. 땀을 쫙 빼고 장독대가 늘어선 개울가를 거닐면 시원한 산바람이 몸을 감싼다.‘W-스카이23 누리마루’가 있는 우석대 본관. 옥상에 전망대가 있다.독특한 관광자원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호남평야와 전북권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계획된 ‘W-스카이23 누리마루’다. 우석대에서 가장 높은 본관 옥상에 전망대를 만든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덕분에 당초 300억원에 이르는 전망대 구축 비용이 10억원 수준으로 확 줄었다. 전망대 옥상 루프탑 가든에 오르면 만경강과 호남평야가 시원스레 펼쳐지며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달 말 공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우석대에 있는 전망대 ‘W-스카이23 누리마루’ 내부
2024.04.12 I 김명상 기자
국립수목원, DMZ자생식물원에 '봄의 전령사' 야생화 개화
  • 국립수목원, DMZ자생식물원에 '봄의 전령사' 야생화 개화
  • [포천=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우리나라에서 봄이 가장 늦게 찾아오는 곳 중 하나인 비무장지대(DMZ)에도 복수초, 바람꽃 등 봄의 전령사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9일 산림청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DMZ자생식물원이 소재한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접경지역은 봄이 늦고 여름은 빨리 찾아오는 기후 특성 상 봄꽃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짧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얼레지, 너도바람꽃, 복수초, 꿩의바람꽃,(사진=국립수목원 제공)DMZ자생식물원과 DMZ펀치볼둘레길 주변에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모데미풀과 동강할미꽃을 비롯해 복수초와 너도바람꽃, 들바람꽃, 얼레지, 꿩의바람꽃, 노루귀, 깽깽이풀, 노랑제비꽃, 동의나물 등 야생화들이 무리지어 개화하고 있다.이곳에는 5월 초까지 다양한 봄 야생화가 피고 DMZ자생식물원에서는 다양한 북방계식물과 북한식물들도 감상할 수 있다.DMZ자생식물원은 DMZ원, 희귀특산식물원 등 9개 전시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매주 월요일(휴관일)을 제외하고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또 DMZ펀치볼둘레길은 누리집을 통해 탐방을 예약해 살펴볼 수 있다.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우리나라 최북단 DMZ 자생식물원은 접근이 어려운 현장을 오가며 땀과 노력으로 수집·증식한 다양한 야생화를 볼 수 있는 곳”이라며 “일상에 지쳐 아직 봄을 즐기지 못한 국민들이 이곳에서 아름다운 봄꽃들을 보며 웃음과 행복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2024.04.09 I 정재훈 기자
짜이찌엔, 푸바오…판다를 보면 시진핑 외교가 보인다?
  • 짜이찌엔, 푸바오…판다를 보면 시진핑 외교가 보인다?
  • 세계엔 다양한 지도자가 있습니다. 같은 정치를 두고도 누군간 독재, 누군간 강력한 카리스마로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쎈캐’(스트롱맨)들을 통해 그 나라를 알아보고 한국을 돌아봅니다.<편집자주>[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행복을 주는 보물’ 푸바오(福寶)가 지난 3일 중국으로 떠났다. 2020년 탄생한 푸바오는 한국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판다다.푸바오의 아빠 러바오와 엄마 아이바오는 2016년 한국에 왔다. 2014년 한국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빈 방한 선물로 한국에 판다를 ‘선물’했다. 지난해 푸바오의 쌍둥이 여동생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태어나면서 ‘바오 가족’은 더욱 다복해졌다.한국에 있을 적 푸바오와 강철원 사육사.(사진=유튜브 채널 ‘말하는동물원 뿌빠TV’)중국 워룽중화자이언트판다원 선수핑기지 격리·검역 구역에서 생활하는 푸바오.(사진=연합뉴스)◇언제간 러바오·아이바오와도 이별해야푸바오가 가족과 떨어져 홀로 중국으로 떠난 건 워싱턴조약 때문이다. 희귀동물을 팔거나 기증할 수 없도록 한 워싱턴조약에 따라 중국 정부는 자국 ‘소유물’인 판다를 외국 동물원에 임대만 하고 있다. 선물이지만 언젠간 돌려줘야 하는 선물인 셈이다. 특히 푸바오처럼 중국 밖에서 태어난 판다는 성적으로 성숙하는 만 4세가 되면 번식을 위해 중국으로 가야 한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역시 임대기간 15년이 끝나면 고향인 중국으로 떠날 가능성이 크다.1900마리 정도밖에 안 되는 희소성과 독특한 소유권 정책 때문에 판다는 중국이 어떤 나라와 사이가 좋고 어떤 나라와 사이가 안 좋아졌는지를 볼 수 있는 지표 역할을 하고 있다.657년 당나라가 일본에 판다 한 쌍을 보낼 정도로 ‘판다외교’의 역사는 오래 됐지만 본격화한 건 1970년대부터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찾은 영부인 팻 닉슨은 담뱃갑에 그려진 판다를 보며 귀엽다고 했는데 이를 들은 저우언라이 당시 중국 총리가 판다 선물을 약속했다. 몇 주 후 미국 워싱턴DC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으로 판다 한 쌍이 도착했다.이들은 미·중 데탕트(긴장 완화)의 상징 역할을 했다. 이후 중국은 우호적이거나 관계를 개선하고 싶은 나라에 판다를 적극적으로 선물하고 있다. 2013년 추이톈카이 당시 주미 중국대사가 “워싱턴DC에 중국 대사가 둘 있다. 나와 국립동물원의 새끼 판다다”고 할 정도로 판다외교 효과는 좋았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을 제외한 18개 나라에 판다 56마리가 살고 있다.2019년 모스크바 동물원에서 판다를 보는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AFP)◇시진핑, 판다 통해 ‘늑대 외교’ 이미지 세탁시진핑은 판다 외교를 특히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2013년 시진핑이 국가주석에 취임한 후 외국에 선물한 판다는 21마리에 이른다. 전임자인 장쩌민(19마리), 후진타오(14마리)보다 많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결재를 받아야만 판다가 외국에 나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전문가들은 중국과 시진핑이 판다를 통해 ‘전랑외교’(늑대전사 외교·늑대란 이름을 가진 영화 속 특수부대처럼 거친 힘을 감추지 않는 외교)로 악화한 중국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소프트파워(정신적·문화적 매력을 통해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힘)를 확대하길 바란다고 해석한다. ‘판다외교’란 책을 쓴 이에나가 마사키 도쿄여대 교수는 “중국은 대외 선전전에서 팬더의 온화하고 평화로운 이미지를 국가 이미지와 결부시켜 잘 활용했다”고 NHK에 말했다. FT는 중국은 판다를 선물하기에 앞서 상대국 국가원수나 정부수반이 중국에 판다 선물을 요청하는 형식을 취하도록 한다고 전했다.폴 젭슨 옥스포드대 선임 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판다가 어디에 있는지 보면 중국에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라 중 중요한 나라가 어딘지 알게 된다”며 “판다는 (중국과) 다른 나라와의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상징하고 보증하는 ‘보증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지난해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열린 자이언트판다 샤오치지의 생일파티. 샤오치지는 지난해 말 아빠 톈톈, 엄마 메이샹과 함께 중국으로 돌아갔다.(사진=AFP)반면 중국과 사이가 안 좋은 나라에선 판다를 구경하기 힘들어진다. 2010년 미국 태생 판다 타이샨이 중국으로 돌아갔다. 미국은 그해 연말까지 타이샨이 미국에 머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지만 중국은 거부했다. 이를 두고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대만에 무기를 지원하고 달라이라마와 만난 데 대한 항의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로도 미·중 관계, 중·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중국은 시진핑 집권 후 미국이나 일본에 판다를 보낸 적이 한 마리도 없다.변화의 기미가 감지된 건 지난해부터다.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시진핑은 미국 기업인과 만난 자리에서 “판다는 오랫동안 중국과 미국 국민 사이에 우정의 메신저”라며“판다 보전을 위해 미국과 계속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미·중 갈등 수위를 조절하려는 노력의 일환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은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판다를 보내기 위해 미국 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외교적 역할’ 때문에 중국의 판다의 ‘가치 변동’에 민감하다. 2016년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판다의 멸종 위험 등급을 ‘멸종 위기’에서 ‘취약’으로 낮췄는데 중국은 이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판다의 멸종 위험 등급이 낮아지면 판다의 중요성이 작아지고 (관광과 임대료 등을 통한) 자금 조달과 관심 끌기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엄청난 분노가 있었다”고 FT에 전했다. ‘판다의 길’을 쓴 헨리 니컬러스는 “오늘날 판다의 정치적·외교적 메시지는 선의의 보존이라는 메시지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2015년 야생으로 돌아간 판다.(사진=AFP)◇“판다 위해선 국가 도구 이용돼선 안돼”2000년대 들어선 중국의 판다 외교에 대한 거부감도 확산하고 있다. 2005년 대만은 중국이 기증한 판다에 대만을 병합하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한동안 기증받기를 거부했다. 중국이 기증하려던 판다의 이름은 ‘퇀퇀’(團團)과 ‘위안위안’(圓圓)이었는데 두 이름을 합치면 퇀위안(團圓), 흩어진 가족이 하나가 된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퇀퇀과 위안위완은 2008년 친중 국민당이 집권한 후에야 대만에 갈 수 있었다. 2022년 미국에선 중국이 판다를 이용해 ‘이미지 세탁’을 한다며 미국에서 태어난 판다를 중국에 보내지 말자는 법안이 발의됐다.막대한 판다 임대료도 중국의 판다 외교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은 판다를 대여하며 판다 보호·연구 기금 명목으로 한 해에 100만달러(약 13억원)을 받고 있다. 새끼를 낳으면 40만달러(약 5억원)을 더 내야 하고 임대 기간 중 판다가 사망하면 50만~100만달러(약 7억~13억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닛케이는 중국이 판다 임대를 통해 한 해 3억달러(약 4100억원)을 벌고 있다고 추산했다. 서방에선 이 돈이 정말 판다 보호·연구 기금에 쓰이고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일부 동물원에선 임대료를 감당 못해 판다 조기 반환을 검토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진짜 판다를 위해선 ‘보호’라는 명목으로 야생 판다가 포획되고 사육되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피터 리 휴스턴대 교수는 MSNBC 기고에서 “판다가 아무리 귀여워도 더는 국가의 도구로 이용돼서 안 된다”며 중국이 판다 외교가 아니라 야생 판다 보존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나가 교수는 “19세기에 판다가 발견된 뒤 인간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느냐는 측면에서 여러 정치·외교 문제에 휘말려 온 것이 판다”라며 “그대로 내버려두는 편이 판다에겐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04.06 I 박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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