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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 상장심사만 9개월…절반 단축 큐리옥스,라메디텍 뭐가 달랐나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 심사를 받고 있는 바이오텍의 심사 기간이 속절없이 길어지고 있다. 2년 전만해도 4개월 수준이던 평균 심사기간은 최근 9개월까지 늘어지면서 투자 적기를 놓칠까 걱정하는 바이오텍이 상당하다. 이런 가운데 비교적 빨리 상장 승인을 받은 기업도 있어 관심이 모인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거래소에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해 심사를 받고 있는 바이오 기업은 퓨쳐메디신, 넥스트바이오메디컬, 지피씨알, 에이치이엠파마, 온코크로스, 셀비온, 쓰리빌리언 등이 있다. ◇“최대 9개월 대기”… 늦어지는 심사이들 중 가장 먼저 심사를 청구한 퓨쳐메디신(2023년 10월 20일)의 경우 7개월 가량 지난 현재까지 ‘심사 중’ 상태다. 비슷한 시기 심사를 신청한 넥스트바이오메디컬(2023년 10월 31일) 역시 심사를 받고 있으며, 지피씨알과 에이치이엠파마 모두 지난해 12월 신청해 5개월째 심사 중이다.퓨쳐메디신과 비슷한 시기 심사를 신청한 엑셀세라퓨틱스(2023년 10월 31일)는 7개월이 지난 이달 14일이 돼서야 상장 승인을 받았다. 지난해 7월 예비심사를 청구한 노브메타파마는 9개월이나 걸렸다. 회사는 이달 거래소로부터 상장 미승인 통보를 받고 시장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르면 상반기 상장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이엔셀도 심사가 8개월 넘게 소요된 바 있다.지난해 파두가 상장 뻥튀기 논란을 일으킨 후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한 심사 기준이 훨씬 까다로워졌단 게 업계 중론이다. 바이오 신약 개발사의 경우 심사 지연은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투자 적기를 놓쳐 임상시험 진입이 늦어지면 성장동력 자체를 잃어버릴 수 있어서다. 원칙적으로 거래소의 상장예심 기간은 45영업일이다. 이 기간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아니지만, 9개월 가까이 결과가 나오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도 상장 지연에 따른 피로감이 상당한 분위기다. 투자금 회수(엑시트) 시기가 그만큼 늦어지기 때문이다. 한 VC 대표는 “자금 회수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도 꺼리게 된다”며 “가뜩이나 돈줄이 마른 바이오 업계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2년여 전까지만 해도 기술특례로 상장 승인을 받은 기업의 경우 평균적으로 4개월이 소요됐다. 샤페론(378800)은 2022년 1월 예심 청구 후 5월 승인받았고 보로노이(310210)는 2021년 9월 청구, 2022년 1월 승인을 받았다. 에이프릴바이오(397030)는 2021년 11월 청구했고 4개월이 지난 2022년 3월 결과를 통보받았다. 심사를 기다리다 자진철회한 곳도 있다. 올해 1분기 자진 철회한 바이오 기업은 피노바이오, 코루파마, 옵토레인, 하이센스바이오 등 4곳이다. 이들은 예비심사 7개월 가량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철회를 택했다.◇승인 빨랐던 기업, 뭐가 달랐나이런 가운데 5개월 만에 상장 승인을 받아낸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관심이 모인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445680)는 지난해 1월 예심 청구 후 5개월 만인 6월 승인을 받아 지난해 8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큐리옥스바이오는 세계 최초 세포분석 자동화 기기를 개발해 국내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 ‘대장주’로 꼽힌다. 회사는 상장 후 한 달 만에 시총 5000억원을 돌파했고 현재는 시총 4000억원 대에 안착했다. 공모가(1만3000원) 대비 주가는 300% 이상 뛰었다.큐리옥스는 매출과 기술의 ‘연계성’으로 규제 당국의 빠른 심사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바이오 3대 분석 필수 공정 중 하나인 세포분석 과정을 자동화한, 기존에 없던 혁신 장비를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들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 18곳에 혁신 장비를 납품 중이다. 그 동안 바이오 기업들은 원심분리기를 통해 세포분석을 해왔다. 하지만 원심분리기를 통한 분석은 비용이 많이 들고 분석 시간이 오래 걸리며, 연구원 숙련도에 따라 데이터가 차이를 보이는 등 한계가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큐리옥스는 기존 수작업 공정을 자동화하는 장비를 개발해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다.내달 상장을 앞둔 라메디텍의 경우 2023년 11월 심사 청구서를 제출해 2024년 4월 승인을 받아 역시 5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거래소는 라메디텍이 핵심기술에 바탕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라메디텍의 핵심기술은 초소형 고출력 모듈이다. 기존 병원에서 사용하는 장비는 레이저 모듈의 크기가 아무리 작은 것도 50㎝ 정도 된다. 라메디텍은 이를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성능은 유지한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설계·광학 제조 기술을 확보했다. 주력제품을 바탕으로 빠르게 매출도 올리고 있다. 2019년 제품을 본격적으로 판매한 이후 코로나19 등 악재에도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연매출 1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돈이 돈다'…통화승수 저점 찍고 반등한 의미[최정희의 이게머니]
- 한국은행 전경(사진=한은)[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시중 자금이 잘 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통화승수’가 2022년 저점을 찍고 꾸준히 반등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시중에 공급한 ‘본원통화’보다 시중 유동성을 보여주는 ‘M2(광의통화)’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통화승수의 상승 원인으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꼽힌다. 한은은 작년 2월부터 1년 4개월째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중 유동성은 오래 전부터 ‘유동성 파티’를 준비해오고 있다. 통화승수 상승이 실물 경제 호조로 이어질지, 자산 가격 상승세만 부추길지, 물가를 잡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의미할지 등은 지켜봐야 한다. 출처: 한국은행◇ 금리 인하 기대가 끌어올린 ‘통화승수’한국은행에 따르면 통화승수(M2/본원통화)는 2022년 3분기 14배로 2001년 12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후 상승세로 전환, 2024년 1분기 14.8배까지 상승했다. 전분기 14.9배보다는 낮아졌지만 추세적으로 반등하는 조짐이다. 통화승수는 2009년 5만원권 발행 이후 ‘5만원권’을 보유하려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10년 넘게 급락세를 보였다. 2009년까지만 해도 통화승수는 24.4배였으나 2022년 14.1배까지 급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한은이 금리를 연 0.5%까지 내리며 돈을 풀었음에도 통화승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돈맥경화, 유동성 함정이란 비판이 많았다. 2021년엔 5만원권 환수율이 17.4%로 최저치까지 떨어지며 현금 보유 경향이 강해졌다. 그러나 작년 5만원권 환수율은 67.1%까지 올라섰다. 통화승수를 구조적으로 떨어뜨렸던 요인이 하나 사라진 것이다.통화승수가 상승한다는 것은 한은이 공급한 본원통화보다 M2, 시중 유동성이 더 빠르게 증가함을 의미한다. 가계에서 기업으로, 기업에서 가계로 ‘신용 창출(대출)’ 등을 통해 자금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2022년 4분기부터 본원통화 전년동기비 증가율보다 M2 증가율이 더 빨라졌다. 올 1분기에도 본원통화는 3% 증가했는데 M2는 3.7% 증가했다. 작년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본원통화가 1%대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M2는 2%대 증가율을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통화승수가 상승해도 실물경제가 살아나는 것과의 연관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통화승수 상승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M2는 현금통화, 요구불 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M1(협의통화)에 2년 미만 정기예·적금, 2년 미만 금융채, 2년 미만 금전신탁, 시장형 상품, MMF, 수익증권 등을 더한 것이다. 금리 인하 기대에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파킹(Parking·대기) 자금’ 등 2년 미만의 단기성 자금 위주로 증가했다는 얘기다. 2022년 4분기와 작년 1분기에도 한은이 금리를 올렸지만 시장금리는 이미 고점을 찍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당시 한은은 레고랜드 관련 부도 사태로 단기자금시장이 위축되자 유동성을 대거 공급했다. 한은은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따른 단기자금 시장 위축은 단기 유동성 공급으로 분리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한은 입장에선 분리 대응이지만 경제주체들이 느끼기엔 더 이상의 시장금리 상승은 없다고 읽혔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예금은행의 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2022년 4분기 5.49%(신규취급액 기준)로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였다. 올 1분기 4.91%까지 내려왔다. 저축성 수신금리도 같은 기간 4.17%로 정점을 찍은 후 3.63%까지 떨어졌다. 출처: 한국은행◇ 통화승수 상승, 유동성 파티의 시작인가 통화승수는 2009년 5만원권 발행 이후 급락하면서 지표로서의 설명력을 일부 상실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통화승수 상승세가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들간 활발한 자금 이동을 의미, 실물 경제 호조세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전기비 상승률은 1.3%로 시장 예상치(0.5~0.6%)를 두 배 이상 뛰어넘었는데 그중에 민간소비 등 내수의 기여도가 0.7%포인트에 달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본원통화가 10%대씩 높은 증가율을 보였는데 반도체 수출 호조 등 경기가 안정되니 시중 유동성 중 일부는 소비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화승수의 절대 수치는 여전히 낮은 편이지만 분명한 것은 금리 인하 기대 등에 시중 유동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올 1분기 M2는 전기비 1.6% 증가해 3분기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M2는 3월에 전월비 64조2000억원, 1.6% 증가했다. 금액으론 1986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크게 늘어났고 증가율로 보면 2009년 2월(2.0%) 이후 최대다. 전월비 10개월 연속 증가세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투자 심리가 발동하면서 단기로 자금이 쏠린 영향이다.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기 전부터 시중에선 누적된 본원통화를 바탕으로 유동성 파티를 준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금리 인하시 유동성이 주식 또는 부동산 등으로 쏠리며 자산 가격 상승세를 자극할 수 있다. 한은이 물가상승률을 목표치 2%로 낮추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 세계 3위 쇼플리, 생애 첫 메이저 챔프..2주 만에 74억 벌어
- 잰더 쇼플리가 20일(한국시간) 끝난 PGA 챔피언십에서 생애 처음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따. (사진=AFPBBNews)[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퍼트가 들어갔을 때 감정이 북받쳐 올라왔다. 우승한 지 오래됐고 디섐보와 연장전을 가고 싶지 않았다.”20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 골프클럽(파71) 마지막 18번홀(파5)에 골프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잰더 쇼플리(미국)가 우승하기 위해선 버디가 꼭 필요했기에 그의 샷 하나하나가 초미의 관심을 받았다.573야드로 길지 않은 파5 홀에서 쇼플리는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 벙커 쪽으로 보냈다. 공이 벙커 안에 들어가지 않았으나 페어웨이와 경계를 둔 러프에 멈췄다. 위치가 좋지 않았던 탓에 스탠스를 잡기 위해선 벙커에 들어가야 했고, 긴 클럽을 사용하기 어려워 직접 온그린을 노리는 게 쉽지 않았다. 쇼플리는 아이언을 꺼냈고 219야드를 쳐 공을 그린 앞까지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어진 세 번째 샷은 우승을 결정한 중요한 승부처였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36야드였고, 집중한 쇼플리는 웨지로 친 공을 홀 앞 1.8m에 붙였다.이때까지 공동 선두로 경기를 끝낸 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 중이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이 장면을 유심히 지켜보며 연장전을 준비했다.마지막 기회를 잡은 쇼플리는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했고, 퍼터를 맞고 굴러간 공은 홀 안으로 떨어졌다. 이 버디로 이날만 6언더파 65타를 기록한 쇼플리는 최종합계 21언더파 263타를 기록해 디섐보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생애 첫 메이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장면을 지켜본 디섐보는 연습을 중단하고 클럽을 내려놨다.경기 뒤 쇼플리는 “아마도 그 퍼트가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디섐보와 18홀 동안 이어지는 긴 연장전을 치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며 “마지막 퍼트를 앞두고 지금이 기회라고 다짐했고 그 기회를 잡았다”라고 우승의 순간을 돌아봤다. 이어 “인내심을 가지려고 노력했고, 9번홀까지는 리더보드가 보일 때마다 시선을 돌리기도 했으나 이후엔 리더보드를 보면서 경기했다”라며 “현재의 내 위치와 누구와 경쟁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아내와 가족, 뉴욕에서 응원을 온 친구 등이 나를 특별하게 대해줬고 그들을 위해 우승하게 돼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16~2017시즌 데뷔한 쇼플리는 2021년 도쿄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022년 7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까지 PGA 투어 통산 7승을 거뒀으나 이후 침묵에 빠졌다. 올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공동 2위, 지난주 시그니처 대회 웰스파고 챔피언십 준우승을 포함해 8번이나 톱10을 기록했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이날 우승으로 통산 8승에 성공했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그동안 이어져 온 긴 우승 침묵의 아쉬움을 씻어냈다.우승으로 333만달러(약 45억1000만원)의 상금을 추가한 쇼플리는 지난주 준우승을 포함해 최근 2주 동안에만 549만달러(약 74억4000만원)의 상금을 벌었다. 시즌 총상금은 1101만8071달러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1869만3235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1000만달러를 돌파했다.대회 첫날부터 단독 선두로 나섰던 쇼플리는 마지막까지 1위 자리를 지키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로 장식하는 기쁨까지 맛봤다.쇼플리가 작성한 21언더파는 역대 남자 골프 4대 메이저 대회 사상 최다 언더파, 최소타 신기록이다. 최다 언더파 종전 기록은 2015년 제이슨 데이(PGA 챔피언십), 2016년 헨릭 스텐소(디오픈)과 2020년 더스틴 존슨(마스터스), 2022년 캐머런 스미스(디오픈)가 작성한 20언더파였다. 최소타 종전 기록은 2016년 디오픈에서 스텐손과 2018년 PGA 챔피언십에서 브룩스 켑카(미국)가 기록한 264타(16언더파)였다.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18언더파 266타를 쳐 3위에 올랐고, 챔피언조에서 쇼플리와 함께 경기한 콜린 모리카와(미국)는 합계 15언더파 269타를 적어내 공동 4위에 올랐다.한국 선수 가운데선 김주형이 9언더파 275타를 쳐 공동 26위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고, 안병훈은 공동 43위(6언더파 278타), 김성현은 공동 63위(3언더파 281타)에 이름을 올렸다.대회 기간 경찰에 체포됐다가 풀려났던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공동 8위(13언더파 271타), 대회에 앞서 이혼 소송 소식이 알려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12위(12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쳤다.쇼플리의 우승으로 4월 마스터스를 제패한 스코티 셰플러를 포함해 올해 열린 2개의 메이저 대회에선 모두 PGA 투어 선수들이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골프의 다음 메이저 대회는 오는 6월 13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2번 코스에서 열리는 US오픈이다.잰더 쇼플리가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넣어 우승을 확정하자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이창용 '원점 재검토'의 결과는…짙어진 금통위 경계감[채권분석]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현지시간) 오후 조지아 트빌리시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기자단과 만나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20일 국내 국고채 시장에선 그 어느 때보다 2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달초 “세 가지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며 사실상 통화정책 원점 재검토를 시사한 영향이다. 미국 4월 물가지표 둔화에 들떠 있었던 국고채 시장은 이번 주초부터 소폭 조정 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관망세가 뚜렷해졌다. ◇ 국고채 금리 2~4bp 상승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 구분 없이 오르고 있다.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국고채 2년물과 3년물 금리는 이날 오후 1시 50분께 민평3사 기준으로 2.4bp, 2.5bp 오른 3.439%, 3.4%에 호가되고 있다. 1bp는 0.01%포인트를 의미한다. 5년물 금리는 2.5bp 오른 3.435%에 호가되고 있다. 장기물은 단기물보다 상승폭이 좀 더 커졌다. 10년물 금리는 3.2bp 오른 3.487%,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4bp, 2.9bp 오른 3.437%, 3.349%에 호가되고 있다. 아시아장에서 미 국채 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2년물 금리는 오후 1시반께 0.5bp 하락한 4.820%에, 10년물 금리는 0.6bp 떨어진 4.414%에 호가되고 있다. 미 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으로 4월 물가지표 공개 이전과 비교해 3.1bp 하락했다. 지난 14일 4.445%에서 이날 4.414%로 하락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더 크게 하락했다. 이 기간 6bp 가까이 떨어지며 미 국채 금리 하락폭의 두 배 가량 하락했다. 출처:마켓포인트이날 국채선물도 약세다. 3년선물은 6틱 떨어진 104.48에, 10년선물은 33틱 떨어진 112.63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양시장에서 각각 770계약, 110계약 가량을 순매도하고 있다. 금융투자도 3년선물 시장에서 2000계약 가까이, 10년선물 시장에서 520계약 가량 순매도중이다. 가장 큰 매수세를 보이는 곳은 은행이다. 은행은 양 시장에서 각각 3000계약, 230계약 가량 순매수하고 있다. 이날 국고채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이번 주 23일 예정된 한은 금통위에서 ‘매파적 동결’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달 초 조지아 트빌리시 출장 중 기자들과 만나 “세 가지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며 통화정책 원점 재검토를 시사했다.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돼왔는데 이러한 기조가 흐트러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총재가 밝힌 세 가지 전제 조건은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 지연 △1분기 국내총생산(GDP) 호조에 따른 성장률 상향 조정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 등이다. 그러나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4월 물가지표 둔화를 확인하기 전에 나왔다. 그로 인해 ‘재검토 발언’을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딜러는 “금통위에 대한 매파적 동결 경계감이 유지되고 있다”며 “이 총재가 5월초에 통화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는데 미국의 4월 물가지표 둔화에 대해 어떻게 판단할지 관심이다. 재검토를 그야말로 재검토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4월 물가지표 둔화에도 “인플레이션이 목표 달성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매파 발언을 쏟아냈다. 고작 한 달 지표로는 물가안정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동시에 한은은 23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2.1%에서 2%중반대로 상향 수정하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높일 가능성이 있다. 근원물가 상향 조정 여부가 핵심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 이번 주 22일(현지시간)에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나온다. 미 4월 물가지표가 나오기 전이라 FOMC의사록은 매파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저녁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연설 등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경계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번 주 금통위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국고채 금리는 하락보다는 상승 전망이 편한 상황이다. 운용사 딜러는 “국고채 금리 3.39~3.4%에서 많이 살 사람은 별로 없다”면서도 “국고채 금리가 밀렸을 때 매수한다는 마음은 다 있다”고 설명했다. 금통위 전에 국고채 금리가 추가 상승하면서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면 금통위가 매파적이어도 ‘매수’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근원물가 전망치를 상향하지 않는다면 통화정책으로 제어 가능한 수요 측 물가 압력은 예상 경로에 머문다는 뜻”이라며 “연내 인하 가능성만 살아있어도 국고채 매수세를 유지할 만한 동력은 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은 국고채 5년물 입찰 계약이 있었다. 5년물 2조3000억원 발행에 8조2600억원이 응찰했다. 응찰률은 359.1%, 응찰금리는 3.390~3.450% 범위였다. 낙찰금리는 3.420%로 집계됐다. 통화안정증권 91일물로 3.410%에 3300억원이 발행됐다. 발행예정액은 7000억원을 하회했는데 응찰 자체가 6000억원으로 발행예정액에 미달됐다.
- 작가주의와 상업주의가 만나 찾은 '스윗 스팟'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남자충동’ ‘베르테르’ 등 30여년 동안 다수의 연극·뮤지컬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대한민국 대표 극작가 겸 연출가 조광화(59). 그리고 ‘레베카’ ‘웃는 남자’ 등 대극장 뮤지컬 흥행작을 꾸준히 배출해온 굴지의 공연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가 처음 만났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벤자민 버튼’을 통해서다. 공연계에선 자기 색 강한 이 둘의 조합을 두고 ‘작가주의’와 ‘상업주의’의 만남이라는 평가도 나온다.지난 11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벤자민 버튼’의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EMK와 같이 작품을 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안 어울리지 않아?’라는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하하하.” 뜻밖의 조합이 성사된 이유가 궁금해 최근 세종문화회관에서 조 연출을 만나 작품 제작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조 연출은 “엄홍현 EMK 대표와는 오며 가며 인사만 주고받는 사이로, ‘쇼 비즈니스의 귀재’ ‘미다스의 손’이라고만 생각했다”며 “직접 이야기를 나눠보니 작품을 바라보는 안목이 깊어 놀랐다”고 털어놨다.◇큰 제작비의 ‘퍼펫 뮤지컬’, EMK 만나 정식 공연화뮤지컬 ‘벤자민 버튼’의 작가 겸 연출가 조광화. (사진=EMK뮤지컬컴퍼니)조 연출이 2017년 ‘모래시계’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신작 뮤지컬 ‘벤자민 버튼’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인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조 연출이 CJ ENM ‘크리에이터 랩’에 참여하면서 낸 아이디어 중 하나였다. 주인공이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설정에 매료된 그는 같은 해 영국 국립극장(NT)에서 대형 말을 퍼펫(인형)으로 표현한 연극 ‘워 호스’를 관람한 뒤 ‘퍼펫 뮤지컬’로 작품의 기본 콘셉트를 정했다. 2015년 첫 쇼케이스를 가진 작품은 이후 한참을 묵혔다 2021년 CJ문화재단의 ‘스테이지업’을 통해 다시 쇼케이스를 선보이게 됐다.퍼펫 때문에 제작비가 많이 들지만, 대극장에 올릴 규모의 작품은 아니었다. 고민하던 정 연출에게 EMK와 여러 번 작업해본 경험이 있는 정승호 무대·영상 디자이너가 “EMK가 중소극장 뮤지컬 제작에 관심이 있다”며 연락해볼 것을 제안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어요. 2021년 쇼케이스 때 김지원 EMK 부대표가 공연을 보러 왔었죠. ‘음악이 좋다’면서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덕분에 이렇게 정식으로 공연을 올릴 수 있게 됐습니다.”‘벤자민 버튼’은 원작 소설의 기본 설정만 살리고 조 연출이 전부 새롭게 이야기를 썼다. 원작 소설과 같은 제목으로 2008년 개봉한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와도 아무런 연관이 없다. 뮤지컬의 배경이 된 시기는 피츠제럴드의 또 다른 대표작 ‘위대한 개츠비’와 같은 1920년대 미국 재즈시대, 이야기를 끌어가는 큰 줄기는 70대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난 벤자민 버튼과 재즈가수 블루 루 모니에의 인생사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웠던 재즈시대와 갑작스럽게 닥친 대공황, 그리고 낙천적인 벤자민 버튼과 상실과 결핍에 시달리는 블루 루 모니에의 모습을 대비시키며 인생에서 가장 좋은 순간은 언제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이나오 작곡가가 흥겨운 재즈 분위기의 음악으로 활기를 더하고, 문수호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퍼펫들이 벤자민 버튼의 각기 다른 나이대를 표현한다. 조 연출은 “2015년 쇼케이스 때는 담고 싶은 주제가 많았는데, 2021년 쇼케이스를 준비하면서 원작 소설의 요소를 많이 빼고 대신 ‘위대한 개츠비’의 시대적 배경, 그리고 피츠제럴드의 또 다른 에세이 ‘재즈 시대의 메아리’를 모티브로 삼아 한 사람의 긴 인생을 돌아보는 이야기로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인생의 회한, 행복에 대한 고민으로 공감대뮤지컬 ‘벤자민 버튼’의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작품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스윗 스팟’(스위트 스폿·sweet spot)이다. 골프채나 테니스 라켓 등에 공이 맞았을 때 가장 멀리 빠르게 날아가는 부분을 뜻하는 스포츠 용어다. 뮤지컬에선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표현할 때 이 단어를 사용한다. “스윗 스팟은 어느 한 때 한 순간이 아냐 / 스윗 스팟이 끝날지라도 이미 내 마음에 있어”라는 넘버 ‘비포 앤드 애프터’의 가사처럼 작품은 인생의 모든 순간이 ‘스위트 스폿’이 될 수 있음을 노래한다.‘벤자민 버튼’은 어느새 공연계 중견이 된 조 연출의 인생에 대한 회한이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인생을 자꾸 되돌아보며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 아쉬움을 돌아보게 된다”며 웃었다. 그러나 ‘벤자민 버튼’의 미덕은 이러한 회한을 넘어 지금 이 순간이 인생의 행복한 순간일 수 있다는 공감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이다. 작가주의와 상업주의의 만남이 빚어낸 놀라운 결과물이라 할 만하다.조 연출은 ‘벤자민 버튼’이 관객이 현실을 잊을 만큼 황홀함을 선사하는 쇼 뮤지컬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래된 사진첩을 다시 볼 때처럼 웃음과 눈물이 천천히 찾아오는 작품”이라며 “바쁜 삶 속에서 허전함이 찾아올 때, 편안한 마음으로 공연을 보러 온다면 작품이 더 와 닿을 것”이라고 했다. 공연은 오는 6월 30일까지.뮤지컬 ‘벤자민 버튼’의 한 장면.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저출산·고령화 위기를 기회로…실버산업에서 신성장동력 찾아야"[ESF2024]
- [이데일리 김형욱 최연두 기자] “저출산·고령화는 전 세계의 노동력 부족, 그리고 생산성과 경제성장 저하로 이어질 겁니다. 그러나 실버경제(Silver Economy)는 이 같은 영향을 상쇄하는 것은 물론 웰빙, 건강, 패션, 미디어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에스코 아호(Esko Aho) 핀란드 전 총리(70)는 지난 16일 이데일리와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저출산·고령화와 마주한 우리의 과제에 대해 “1990~2000년대 시작한 녹색경제(Green Economy)가 우리 경제의 돌파구가 됐듯 앞으론 실버경제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현재 각국 기관이나 기업에 컨설팅 서비스를 활발히 제공하고 있는 아호 전 총리는 제15회 이데일리 전략포럼(6월18∼20일) 마지막날인 6월20일 이를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다. 에스코 아호 핀란드 전 총리◇65세 이상 인구 거대 시장 형성할 것실버산업의 폭발적 성장은 이미 예고된 미래이기도 하다. 유엔 인구국 최근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현재 9.4%이지만 2050년이 되면 16.5%로 늘어난다. 약 16억명이다. 20년 전부터 고령화한 일본의 경우 이미 30%에 이르렀고 우리나라 역시 19%로 올해 20%를 넘어설 전망이다.이처럼 늘어난 실버세대가 전체 소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리란 게 세계 유수기관의 전망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는 중산층 기준 소비 인구에서의 65세 이상 비중이 2020년 4억5900만명(비중 12.7%)에서 2030년 7억6000만명(13.7%)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은퇴자협회는 현재 세계 최대인 미국 실버경제 시장(50세 이상)이 2020년 2조달러에서 2030년 3조50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아호 전 총리는 “내가 태어난 1954년 핀란드에 75세 이상 인구는 8만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6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또 과거 이들은 오롯이 돌봄의 대상이었으나 현재는 여전히 일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아호 전 총리는 꽤 오래전부터 실버산업의 잠재력에 대해 역설하고 있지만 많은 나라·기업이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본인의 경험을 소개했다.그는 “지난 2019년 실버이코노미란 포럼을 열기 위해 세계적 패션 그룹 경영자를 연사로 초청했는데 그는 ‘가고 싶지만 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거절했다”며 “굴지의 기업조차 실버시장 공략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많은 기업·기관의 서비스가 구매력 높은 실버 세대의 증가를 고려치 않은 기존 표준화된 비즈니스 솔루션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특히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 실버산업에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가능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실버세대라고 하더라도 수요는 저마다 다르다”며 “디지털 기술, AI를 통해 스마트폰이 어려운 고령자를 위한 적절한 통신기기를 제공하고, 원격 케어가 필요한 사람에게 더 나은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돌봄경제로의 영역 확장 시도 ‘기회’최근 실버경제는 돌봄경제(Care Economy)로 영역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실버세대에 대한 돌봄 수요뿐 아니라 장애인, 아동 돌봄 수요에 대한 공급도 시장경제를 통해 해결해보자는 것이다.한국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전 세계적으론 이미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아호 전 총리는 본인이 직접 재직하며 컨설팅을 제공했던 미국 시니어 케어 기업 ‘홈 인스테드(Home Instead)’의 사례를 들며 돌봄경제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그는 “1994년 미국 오마하에 설립돼 단기간 내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등지에 10만명 이상의 간병인을 확보한 글로벌 회사가 됐다”며 “실버산업, 돌봄경제가 미래 어떤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말했다.네덜란드 헬스케어 기업 뷔르트조르흐(Buurtzorg)도 좋은 사례로 꼽았다. 네덜란드어로 ‘이웃 돌봄’이라는 뜻의 이 기업은 홈 인스테드보다 저비용으로 더 가벼운 홈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내세워 2006년 출범해 시장에 안착했다. 전통적인 1대 1 케어 대신 각 지역에 10~12명의 간호 인력이 50~60명을 맡아 돌보는 방식으로 효율화를 꾀했다. 이곳은 현재 유럽과 일본 등지에서 수만명을 대상으로 돌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는 “‘덜 돌보는 게 좋은 돌봄’이라는 원칙을 잘 실행한 곳”이라고 평했다.에스코 아호(Esko Aho) 핀란드 전 총리(70)가 지난 16일 이데일리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실버경제의 잠재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韓 높은 R&D 투자비중…미래 경쟁력 될 것한국 역시 실버산업, 돌봄경제의 성장에 대한 준비는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시작 시점이 늦었던 만큼 아직 미국·유럽과 달리 고령 친화 제품·서비스는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이는 고령화하는 각국 시장에 대한 수출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아호 전 총리는 그러나 한국은 현재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4년 이후 한국을 20차례 이상 방문한 지한파이기도 하다.그는 “한국은 과학, 기술, 경제 분야에서 인상적인 성과를 거뒀으며 특히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지출 비중이 세계 최고 수준인 5%에 이른다”며 “이 지출과 투자의 상당 부분을 실버산업, 돌봄경제에 투입한다면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실버경제(Silver Economy)·돌봄경제(Care Economy)란실버경제는 고령자를 위한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으로 50세 이상 소비자 시장이란 의미에서 시작했으나 현재는 통상 65세 이상 시장을 의미한다. 돌봄경제는 노인 -뿐 아니라 장애인, 아동 등에 대한 돌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시장으로 그동안 복지 성격의 서비스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지역사회와 함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 경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아호 전 총리는… 1991년 36세에 유럽 최연소 총리 타이틀을 달았던 정치인 출신 경영인. 재임 기간 소련 붕괴 여파로 침체한 자국 경제상황 속에서 과감한 정부 구조조정으로 반발을 사기도 했으나 결국 핀란드 경제 회복의 발판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2003년 정계 은퇴 후엔 핀란드 혁신기금 회장, 노키아 부사장 등 경영계에서 활동했다. 현재는 본인이 회장을 지냈던 핀란드산업협회에서 중국사무소 이사회 의장과 JP모건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세계 유수 기업에 대한 자문 활동과 저작 활동을 하고 있다.
- 민희진 "네이버·두나무 만남=사적 자리… 인수 제안 NO" [전문]
-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기자회견 이후 처음으로 개인 입장을 밝혔다.민 대표는 19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기자회견 이후 처음으로 개인의 입장에서 글을 쓴다”며 “딱딱한 입장문의 형식을 빌리지 않고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밝히고자 하는 사안의 성격이 공식 입장문의 형식으로는 전달되지 않는 맥락이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먼저 민 대표는 네이버, 두나무와의 만남에 대해 “지인 A씨와의 식사자리 도중 동석한 것”이라며 “투자와는 무관한 사적인 자리”라고 밝혔다.민 대표에 따르면 지인 A씨와 식사하던 도중 두나무의 C씨, 네이버의 B씨와 연락이 닿아 민 대표의 의지와 무관하게 함께 자리를 갖게 됐다. 민 대표는 두나무의 C씨에 대해 “오래전 방시혁 의장을 통해 저를 만나보고 싶다고 말씀을 주셨던 분”이라며 “뉴진스에 관심이 많았고 제작자인 나를 궁금해했다”고 만남이 성사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민 대표는 또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처음 만난 분들인데 상식적으로 인수 제안이 말이 되는 일인가”라며 “거듭 말하지만, 이에 대한 확실한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면 하이브를 포함해 4자 대면을 요청한다”고 했다.민 대표는 또 뉴진스 멤버들을 뒷담화했다는 하이브의 카톡 공개에 대해 “짜깁기된 카톡 대화로 공격받은 직후 멤버들은 일제히 제게 위로의 문자를 보내왔다”며 “그냥 위로의 문자가 아닌 사랑이 넘치는 내용이었다. 위로의 문자는 다음날 오전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뉴진스를 조금이라도 생각해주시는 분들이시라면 여러분께서 해주실 수 있는 일은,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사안에 최대한 멤버들이 오르내리지 않게 해주시는 일 같다”고 당부했다.그러면서 민 대표는 “현재 저희는 법리 다툼 중에 있다. 사실 관계에 입각한 판사님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시기”라며 “여러분께서는 본질을 봐주시기 바란다”고 재차 당부했다.◇민희진 대표 입장문 전문안녕하세요. 민희진입니다.기자회견 이후 처음으로 개인의 입장에서 글을 씁니다.딱딱한 입장문의 형식을 빌지 않고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밝히고자 하는 사안의 성격이 공식 입장문의 형식으로는 전달되지 않는 맥락이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과 밝히게 되는 내용들이 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고 불특정 다수를 향해 이런 입장을 전해야 하는 것인지 저조차 의아하고 본의 아니게 죄송합니다만, 4월 22일부터 매일매일 당혹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오해를 최소화하고, 법정에서의 하이브 측이 주장한 허위사실에 대한 정정이 필요하기에 글을 씁니다저의 솔직한 성격은 이미 기자회견으로 접하셨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가감 없이 말씀드립니다.본 글에서 솔직함이 더욱 필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사안의 본질이 엄격, 근엄, 진지한 내용과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실제 겪은 이는 접니다. 중한 일을 경히 본다-라는 편견은 감히 사양하겠습니다.1.먼저, 네이버 두나무 사안과 관련하여 말씀드립니다.저의 지인 A씨는 24년 3월 6일 7시 30분에 저를 저녁 식사에 초대합니다.A는 본인의 오랜 친구들이 동석할 것이니, 불편해하지 말라고 얘기했고 만나뵌 A의 지인분들은 저보다 연배도 있으신 편한 분들이셨습니다.식사를 하던 중에 A의 지인 한 분이 또 다른 지인을 불렀다고 말씀하셨고 저는 당시 어떤 분이 오시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한 시간쯤 뒤 그분이 오셨고 처음엔 누구인지도 몰랐습니다. 본인 소개를 하실때 두나무의 C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오래전 방시혁 의장을 통해 저를 만나보고 싶다고 말씀을 주셨던 분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이 저녁 자리에 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본인도 참석하고 싶다고 하셨다고 합니다. 뉴진스에 관심이 많았고 제작자인 제가 궁금한 이유라고 하셨습니다. 그 와중에 저는 몰랐지만, 참석자들 모두와 친분 관계가 있던 네이버의 B분께도 연락이 되었는지 B분도 오시게 되었습니다. 제 의지와 무관하게 그렇게 모든 분들이 모인 자리를 갖게 되었고 그 자리는 당일 참석자들이 모두 증언을 해줄 수 있을 만큼, 투자와는 무관한 사적인 자리로 마무리 되었습니다.하이브의 거창한 언론몰이와는 다르게, 놀랍게도 두나무 C분과의 만남은 그것이 전부입니다.해당 만남에 참석하지 않았던 하이브는 무엇을 근거로 허위 주장을 하는 것인지요.C분은 뉴진스 도쿄돔 공연에 놀러 오고 싶다고 말씀하셨고 이후 그분과의 대화는 도쿄돔 공연 관련한 짤막한 대화가 끝이었습니다. B분과도 이후 사적인 고민을 나누는 연락을 몇 차례 주고받은 것이 전부입니다.식사를 마치고 집에 가던 길에 저는 L부대표에게 그렇게 당일 우연히 만나게 된 분들에 대해 말했고, 그 얘기를 들은 L부대표는 차라리 하이브에 투자한 회사 중 하나인 두나무 같은 곳이 어도어의 주인이 되면 하이브나 어도어나 서로 좋을 수 있겠다는 막연한 대화를 나눕니다. 그런데 이 생각은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하이브 동의 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것을 저희가 모를 리 없습니다. 두나무 C분과는 그 날 처음 만난 사이이기 때문에 해당 내용에 대한 대화를 나눴을 수 조차 없습니다.실현 가능성을 떠나, 당시 이 내용을 듣고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습니다.저는 그간 어도어 대표로서 어도어가 하이브 내에서 은근한 괴롭힘과 따돌림에 시달리는 ‘은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지내왔습니다. 벗어날 수 없는 가해자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상상을 해봤다는 것이 죄가 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생각을 검열’하는 세상에 사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어떤 문제가 된다는 것인지, 저도 하이브 임원들의 생각을 검열해 보고 싶어집니다.L부대표는 어도어에 입사한 뒤, 같은 하이브 내 있었지만, 어도어가 하이브로부터 이렇게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줄 몰라 놀랐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게 ‘그 동안 어떻게 지내오신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L부대표와 저는 그간 하이브로부터 각종 괴롭힘을 받지 않기 위한 방법과 대응 방향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을 뿐인데, 하이브는 이 대화를 캡쳐하여 편집하고 뭔가 대단한 모의와 실행을 한 듯 악의적으로 이용했습니다.마치 대역죄에 대한 해명을 하듯 사적 만남에 대한 스토리를 이렇게나 길게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그렇게 진지하게 주장하시던 사우디 국부의 실체는 찾으셨는지요.그리고 하이브가 본인들과도 지인 관계인 사람들을 끌어들여가며 그들을 곤란함에 빠뜨리고, 상황을 이용하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처음 만난 분들인데 상식적으로 인수 제안이 말이 되는 일인가요. 거듭 말하지만, 이에 대한 확실한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면 하이브를 포함해 4자 대면을 요청합니다.저는 네이버나 두나무에 그런 제안한 바 전혀 없으니, 하이브는 네이버나 두나무에 인수 제안 받은 적이 있는지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말장난처럼 ‘만남’을 확인받지 마시고, ‘만남의 목적과 나눈 대화’에 대한 확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사실과 무관하게, 그간의 경험상 “어쨌든 네이버 두나무 만난거 인정” 이런 식의 말장난 기사 헤드라인이 뽑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언급했습니다.제가 그간 말한 “투자자를 만나지 않았다”라고 한 내용이, “경영권 찬탈을 목적으로 만나지 않았다”는 의미라는 것은 익히 알고 계실 것이지만 뻔한 말장난에 속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씀드립니다.사람들에게는 여러 사회적 지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장, 변호사, 의사, 선생님 등. 가령 학교 학부모 모임이라면, 어떤 투자회사 대표가 나왔든 그 모임은 학부모 모임일 뿐, 변호사 미팅이나 투자자 미팅이 될 수 없습니다.설령 투자자를 만났다 한들, 한 회사의 대표이사나 부대표가 투자자를 만난 것이 대체 무슨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까. 하이브 내 타 자회사 사장들이 투자자를 만났다고 이렇게 의심하고 추궁합니까. 투자자, 거래처를 접대한다고 룸싸롱, 텐프로에 수시로 들락대는 이들은 다 감사하셨는지요.그리고 감사 전에 왜 미팅 제안이나 구두 질의가 없으셨던 겁니까.내부 고발 문건으로도 협의할 만한 이유가 충분했는데, 왜 한번도 만남을 요청하지 않으셨던 겁니까.“상법상 자회사 조사권 내용”을 보자면, “자회사와 모회사의 독립성을 고려할 때, 우선 모회사 감사위원회는 자회사에 대해 조사 보고 요구를 먼저 한 다음에 조사 보고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보고 내용이 미흡한 경우 직접 감사할 수 있는 것”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하이브가 왜 주가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위법한 감사를 한 것일까요. 하이브가 제시하는 증거도 모두 불법적으로 취득된 자료임을 말씀 드립니다.아무리 우기고 억지로 두들겨 때린다 한들, 없던 일을 있던 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투자자를 만났느냐 아니냐’와 같은 말장난식의 사실을 왜곡시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시길 바랍니다.2.복잡한 인간사, 인간 관계는 단순히 멋대로 오려 붙여진 카톡 몇 자로 설명되지 않습니다.변명을 할 이유도 없고, 해명을 할 사안도 아닙니다.제 성격과 평소 말투, 농담이나 장난 스타일, 그리고 처했던 상황과 그 대화의 대상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러쿵 저러쿵 단순하게 치부해 평가할 일도 아니고, 하이브의 저열한 방식으로 짜깁기 당하면 누구라도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할 것이라 확신합니다.뉴진스와 저는 그간 여러분이 모르실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일과 다양한 상황을 겪어왔습니다. 그것들을 이 자리에서 다 설명할 수도 없을 뿐더러, 설명해야 할 이유도 없으며, 쓸데없는 부가 설명은 다른 이들의 사적인 내용을 말해야 하고 또 다른 이간질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상처를 야기 시키기 때문에 불필요합니다.여러분들이 모르는 수많은 일들로 그간 미치게 괴로웠지만, 또 그렇게 남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저희 안의 많은 일로 우리 관계는 더 돈독해지고, 단단해 졌습니다.어찌보면 20여년 종사해왔지만 아직도 이해 안 되는 아이돌 사업이란 것이 우리를 그렇게 만든 것 같습니다.편견 어린 사업 환경에서, 어린 친구들과 함께, 남의 돈으로 사업을 한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괴롭고 난관을 극복해내야만 하는 일이었습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자로 태어나지 않습니다.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은 평범한 집안에서 자라, 내 돈으로 사업 자금을 마련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은 일입니다. 돈이 없는 사람이 재능으로 투자를 받는 것도 능력입니다. 그렇게 투자를 받아 일을 시작하는 것이 죄도 아니고, 초단기간 내 이미 투자를 받은 금액의 10배 이상을 갚았으며, 금전으로 계산되지 않은 막대한 가치로 되돌려 줬음에도 최초 투자를 받아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제가 왜 배신자니, 자아비대니, 찬탈이니 어이없는 프레이밍에 걸려 들어야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가 하이브에 제공해왔던 가치는 어디로 증발해 버린 것인가요? 그 가치를 갖고 싶어 저를 영입하셨던 것 아닌가요.제가 겪어 본 아이돌 사업은 모순으로 점철된 일이었습니다. 이윤을 추구하면서 특히 어린 친구들의 안위를 동시에 균형 맞추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제가 강박이 덜 했다면 오히려 수월했을 수도 있고, 단순한 월급 사장 역할이었다면 이렇게 고단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쓸데없는 책임감으로 모든 것들에 흠결을 내고 싶지 않았던 열정이 독이 된 것인가 수없이 자책하게 만들지만, 지나온 일을 돌이켜 보면 또 후회가 남는 상황은 없습니다.괴롭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곤란하기도 했던 이런 모든 과정을 함께 겪으며 뉴진스와 저는 가족 같지만 그런 단순 가족 관계와는 또 다른 단단함으로 뭉쳐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뉴진스와 저의 관계는 여러분이 어떤 생각을 하시든 그 생각 이상의 관계라고 설명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짜깁기된 카톡 대화로 공격받은 직후, 멤버들은 일제히 제게 위로의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그냥 위로의 문자가 아닌 사랑이 넘치는 내용이었습니다. 위로의 문자는 다음날 오전까지 이어졌습니다. 제가 소리내어 울었던 이유는 낯 모르는 타인들에게 오해받고 욕을 먹어서가 아니라 이 상황에 처한 모든 이들이 이런 최악의 거지 같은 일들을 겪어야만 하는 것이 한스러워서였습니다. 의도가 훤히 보이는 작태에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것은 선동을 하는 이들의 문제이지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죄는 아닌 것 같습니다.하지만 뉴진스를 조금이라도 생각해주시는 분들이시라면 여러분께서 해주실 수 있는 일은,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사안에 최대한 멤버들이 오르내리지 않게 해주시는 일 같습니다.제가 아무리 미워도, 멤버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런 짓을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간 악성 유튜브 채널을 고소하는데 혈안이었습니다. 평소 그런 채널에 누가 사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것인지 악의적이라고 생각해왔기에 금번 사태를 접하며 아이러니한 감정이 들었습니다.제가 포기하면 된다고 누군가는 쉽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인간성을 붙들고 한번 더 생각해 본다면, 그리고 우리가 겪어오고 처했던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럴 수 없는 일입니다.하루에도 수천만번 이 일이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하는 일인지 생각하게 됩니다.적당히 타협하면서 일하면 임기를 마친 뒤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보장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위험을 감내하며 내부고발을 진행한 것은, 지키고 싶은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돈이 목적인 사람이 굳이 힘들게 내부 고발을 하며 싸우고 최종적으로 하이브 승인이 필요한 법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을 어렵게 도모할까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돈은 애시당초 제 관심영역이 아니었다고 여러번 말해도 저를 모르는 이들은 각자 생각하고 싶은대로 생각합니다. 아무리 저를 매도하려 해도, 저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입니다. 어떤 말보다 앞으로 제가 내리는 결론과 결정이 제 생각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이에 대해 오해하는 사람들을 구차하게 설득하고 싶지 않음에도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돈 이상의 것임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그간 제가 일해왔던 과정, 결정, 판단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솔직히 말하면, 돈이고 뭐고 그간 부조리가 가득한 이 업을 수없이 버리고 떠나고 싶었습니다.모르는 이들에게 굳이 저를 포장하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이런 일을 겪자니 그간 왜 안간힘으로 싸우며 이 일을 이어온 것인지 다시금 황망해지지만 그간 늘 대의가 있을 것이라 되새김질하며 버텨 온 생각을 다시금 곱씹습니다.하이브는 이미 뉴진스라는 팀을 곤란하게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까지 일을 몰고 온 그들이 끔찍하고 징그럽습니다.인간은 인형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판단, 낙인으로 인형화 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각자의 인생은 소중하기 때문에 함께 일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의 인민재판으로 판가름 할 일이 아닙니다.하이브가 아무리 저를 마녀로 만들고 싶어해도, 저에 대해 더 잘 아는 것은 그들이 아닙니다.3.세상을 살다보면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세상의 모든 반목을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갈등은 싫지만 더 나은 도약을 위해 괴로워도 필수불가결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평소 자조적 성향이지만 그나마 제 안의 긍정 기운을 최대한 끌어모아 생각해 본다면 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도 동일 맥락에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제가 어려움에 처했다고 편을 나누어 어떤 특정 세력이나 성별에 감정을 호소하거나 지지를 바라지 않습니다. 인간의 개성은 단순히 성별의 나눔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특징이 다르기에 서로 다른 존재 이유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저는 생각과 고민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사 이유와 설명이 넘친다는 건 저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화 맥락, 시점, 대상이 생략된 단편적 짜깁기 따위로 제 평소 생각이나 철학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습니다.이러한 제 성향 때문에, 저는 가급적 소규모/소수와 일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어도어 내 저와 직접적으로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구성원들은 5명 내외로 아주 소수입니다. 이는 개인적 트라우마 때문에 생긴 이유 같습니다.저는 이상하게도 전 직장 시절부터 제가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모함 받거나,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음에도 마치 저를 만나본 것처럼 저에 대해 거짓말하는 이들로 인해 다양한 스트레스를 꾸준히 받아왔습니다. 술, 담배, 유흥을 즐기지 않고 평소 스트레스 푸는 법을 잘 몰라 치료를 받았던 이력 때문에 자기 방어 차원에서 만남을 더 최소화했던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그렇기 때문에 어도어 외 하이브 구성원들과 업무로 직접 소통한 적이 거의 없음에도 저와 직접 일해본 것처럼 말하거나 그런 듯 떠벌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제보를 듣고 상당히 의아했지만, 이와중에도 조심스럽게 전달된 하이브 타 조직 구성원들의 응원 메시지는 꼭 감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이번 일을 겪으며 문득, 언젠가 지나가는 말로 박지원 대표이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본인이 이전 직장에서 구조조정을 얼마나 잘 해왔는지, 그래서 무엇무엇에 대한 주의가 어떻게 필요한 것인지, 흘려 들었던 것들이 퍼뜩 떠올라 오싹했습니다. 그때는 관심없던 내용이라 귓등으로 흘렸는데 이런식으로 돌아올 줄 몰랐습니다.하이브는 제가 입사 시 받아 사용했다가 초기화 시켜 2년 전 반납했던 노트북을, 감사 이전에 ‘동의 없이 사전 포렌식’하여 저의 개인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서로 공유하고 감사 문건에 넣었습니다. 어도어 설립 전의 일이 본 감사와 어떤 연관이 있습니까.또한 수십 명의 기자들이 공개법정에서 방청하고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 법리적인 주장은 하지 않은 채 개인 사생활 속에서 이루어진 사담 중에서도 일부만을 꺼내어 자극적인 어감으로 낭독하였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법정에 있지 않아 나중에 전해들은 입장에서 개인의 사생활과 명예를 해치는 행위를 그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소름 끼칩니다.어도어 설립 이전의 개인사를 함부로 공공에 공개하고, 저에 대한 공격거리를 찾고자 부대표의 노트북을 무단으로 가져가 형사 책임을 운운하며 부대표를 협박 및 회유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도어 구성원을 압박하여 밤 늦은 시간에 집 안까지 들어와 개인 소유의 휴대폰을 요구하였고, 관련없는 사적인 대화를 짜깁기 해 유출하는 행위까지 하였습니다.이러한 비상식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를 하고도 구성원들을 보호한다는 기사를 배포했습니다. 감사의 진짜 의도가 궁금해집니다.사적인 카톡 대화까지도 사찰한 하이브는 편집되지 않은 맥락에 제게 유리한 내용이 얼마나 많은지, 그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얼마나 더 많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상법상 자회사 조사권’에 명시된 내용이 있음에도, ‘그들만의 기준’으로 시행한 불법 감사로 얼마나 저열한 수준의 만행을 저지른 것인지, 하이브의 도덕적 불감증에 다시한 번 의문을 표합니다.4.여러분께서는 본질을 봐주시기 바랍니다.진정 감사가 목적이고 경영권 찬탈의 증거가 확보됐다면, 대대적 언론 플레이는 필요 없습니다. 정확한 증거와 적법한 감사 프로세스로 신속, 조용하게 처리한 뒤 외부엔 결과만 발표했으면 될 일입니다. 그랬다면 주가 하락도 막을 수 있었고 이간질도 필요하지 않습니다.현재 분쟁의 본질은, 저를 비롯한 수많은 누군가들의 미래를 담보로 심각한 어떤 문제가 생겨났고 그것을 최선의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도달하는 것에 있습니다.단편적이고 편향된 정보와 날조에 의한 제 개인에 대한 인민 재판이 아닙니다.현재 저희는 법리 다툼 중에 있습니다.사실 관계에 입각한 판사님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시기입니다.하이브가 주장하는 바를 관철하기 위해 본질에서 벗어난 주제를 악의적으로 끌어와 날조하여 호도하는 것에 이제 신물이 나지만, 이런 행태가 허용되면 앞으로 제게만 적용되지 않을 것이 더욱 끔찍합니다. 때문에 포기가 되지 않습니다.방시혁 의장이 제출했다는 탄원서는 보지 않았지만, 헤드라인에 적힌 ‘악’이라는 표현이 인상 깊었습니다. 같은 단어도 그 용례가 참 다르다는 것을 다시금 절감했습니다.출처 무근의 사실과 다른 기사들이 너무 파생되고 있습니다.사실무근의 기사가 한번 나면 사실이 아님에도 그것이 프레임이 되어, 해명을 해야하는 기사를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과정이 지난해 집니다. 그리고 먼저 공격한 주장에 선동되기 쉬울 수 밖에 없습니다.이처럼 대중의 입장에선 무엇이 사실인지 가름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기에, 무분별한 기사에 휘둘리기 보다는 차분히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또 그 이후의 수순을 정리하는 것이 옳습니다.부득이하게 시끄럽게 심려 끼쳐드리는 점 죄송하다는 말씀을 끝으로 글을 맺습니다.감사합니다.어도어 대표이사 민희진 드림
- 5·18로 개헌 공감대 이뤘지만…野 ‘거부권 제한’ 압박에 첩첩산중
- [이데일리 이도영 기자] 야권에서 제안한 5·18 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국민의힘이 긍정적인 견해를 내놓으면서 여야가 22대 국회에서 개헌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헌법 개정 범위에 대해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데다 야권 일각에서 대통령 거부권 제한과 대통령 임기 4년 중임제 등 권력구조 개편까지 압박하면서 실제 개헌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5·18 계기로 정치권서 개헌 논의 활발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제7공화국’ 개헌을 제안한 이후 거대 양당이 개헌 이슈에 뛰어들고 있다.앞서 조 대표는 지난 17일 △부마 민주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는 조항 신설 △대통령 4년 중임제 △검사 영장 신청권 삭제 △사회권 강화 일반 조항 신설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수준 임금 명문화 △토지공개념 강화 등을 제시했다.이 중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데엔 여야가 공감대를 이뤘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것(5·18 정신)이 지역적으로 광주에 국한된 게 아니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운동의 요체가 돼서 헌법 정신을 구현하는,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밝혔다.민주당은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여권을 재차 압박했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스스로 공약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입장을 기대했지만 올해도 답을 듣지 못했다. 벌써 세 번째”라고 지적했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단지 유권자들의 표를 노린 거짓이 아니었다면 민주당이 제안하는 원포인트 개헌 제안에 응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민주당 내부에선 개헌 범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18 원포인트 개헌’을 앞세우고 있으나, 일부 의원들은 여기에 더해 대통령 권력 견제를 주장하는 것이다.민주당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윤호중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헌법 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라고 명시하고 대통령이 당적을 가질 수 없도록 하는 개헌을 제안했다.‘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해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특검’ 등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자신의 주변 인물을 지키는 데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 의원은 “무소불위 대통령 권한은 이제 제한돼야 한다”고 역설했다.염태영 민주당 경기 수원무 국회의원 당선인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37년이 흐른 지금, (헌법이) 그동안의 시대적 변화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평가를 꾸준히 받아왔다”며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비롯해 수도 이전을 위한 조항 신설, 5·18 헌법 전문 수록 등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고 있는데 모두 좋은 의제들이다. 여기에 지방분권형 개헌이 꼭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대통령 거부권 제한, 생각할 여지 없어”정치권에서는 실제 개헌 논의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헌 범위에 대한 여야의 생각이 다른 데다가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주장한 ‘5·18 원포인트 개헌’을 받아들여도 정작 논의에 착수하면 거대 야당 입맛에 맞는 조항을 압박할 것으로 의심한다.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은 받을 수 있겠지만, 전문만 다루는 개헌이 되겠느냐”며 “원포인트 개헌을 기회로 논의 테이블을 만든 다음 대통령 4년 중임제 등을 넣자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더군다나 민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통령 거부권 제한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의힘 입장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 거부권 제한은 생각해 볼 여지가 없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며 “이견 때문에 개헌 논의를 오래 끌지 말고 양당이 서로 합의한 부분에 대해서만 하자”고 선을 그었다.이 의원은 대통령 4년 중임제에 대해서도 “다른 것은 손을 안 보고 중임제로만 가자는 것은 조국 대표가 당장 이번 대통령을 4년 만에 밀어내겠다는 단기적인 시각”이라며 “권력구조 개편은 장기적으로 논의해 제대로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속죄' 이유비, 딸과 눈물의 재회… '7인의 탈출' 해피엔딩
- (사진=SBS ‘7인의 부활’ 방송화면)[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7인의 부활’ 7인이 거대악을 처단하고 속죄 후 행복을 찾았다.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이 지난 1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최종회에서는 기나긴 싸움의 끝, 매튜 리(=심준석/엄기준 분)의 추악한 민낯을 세상에 알리고 방다미(정라엘 분)와 가족의 복수를 이뤄내는 엔딩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한모네(이유비 분), 차주란(신은경 분), 양진모(윤종훈 분), 고명지(조윤희 분), 남철우(조재윤 분). 각성 후 회개의 삶을 선택한 이들의 변화가 짙은 여운을 남겼다. 최종회 시청률은 평균 4.5%, 순간 최고 시청률은 6.0%를 기록했다. (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이날 매튜 리는 폭주했다. 민도혁(이준 분)은 자신이 어떻게 양진모를 죽였는지 이야기해보라며, 그의 거짓말을 일부러 끌어냈다. 민도혁이 증명할 길이 없다고 믿은 매튜 리는 더 악랄한 거짓말로 민도혁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상상치도 못한 민도혁의 반격에 매튜 리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민도혁을 제2의 방다미, 이휘소로 만들 생각’이라는 매튜 리의 비밀톡을 공개했고, 살아 돌아온 양진모의 증언이 그를 나락으로 떨어트린 것. 불안에 휩싸인 매튜 리는 무장경찰의 총을 빼앗아 총기를 난사했고 얼마 못 가 그는 경찰에 붙잡혔다.하지만 매튜 리가 쥔 권력은 만만치 않았다. 그가 일정 시간 안에 ‘루카’에 접속하지 않으면, 루카가 전국의 전산망에 침투해 세상 사람들의 비밀톡을 공개하도록 버그를 심어둔 것. 매튜 리는 버그를 믿고 여유만만한 태도를 보였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못했다. 루카는 비밀톡을 공개하기는커녕 만천하에 심준석(=매튜 리)이 저지른 악행을 나열하기 시작했다. 황찬성(이정신 분)의 백도어 프로그램으로 자유롭게 루카에 접속 가능해진 민도혁이 손을 써 놓았던 것이다.매튜 리는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심판을 받는 마지막까지 위기에서 빠져나갈 궁리를 했다. 그러나 노한나(심지유 분)에게 좋은 아빠가 되어주고 싶다는 매튜 리의 발언은 차단됐고, 판사는 그에게 항소조차 전부 기각시키는 사형을 내렸다. 그리고 민도혁과 강기탁(윤태영 분)은 매튜 리의 교도소를 찾았다. 매튜 리는 두 사람에게 방다미와 그의 가족, 민도혁의 가족이 죽음을 맞이했던 똑같은 방법으로 최후를 맞았다.지독한 싸움이 끝난 십 년 후, 죗값을 치른 이들은 하나둘씩 자신의 자리를 찾아갔다. 양진모와 고명지는 노한나(신수연 분)와 쌍둥이들을 데리고 단란한 가정을 꾸려 나갔고, 차주란은 아들과 죽은 남철우를 추억하며 살았다. 민도혁은 강기탁과 함께 어려운 아동들을 후원하면서 성찬그룹을 성장시켰다. 그리고 숨어 지내던 한모네의 소식도 전해졌다. 십 년 전, 경찰서에 찾아가 모든 죄를 자백한 한모네. 시간이 흘러 서로를 마주한 한모네와 노한나의 눈물 어린 재회 엔딩은 가슴 뭉클한 여운을 안겼다.‘7인의 부활’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반전으로 K-복수극의 묘미를 선사했다. 출생부터 얽히고설킨 매튜 리와 민도혁의 치열한 싸움, 죄를 뉘우치고 인간성을 회복하는 악인들의 서사는 흥미로웠다. 무엇보다도 휘몰아치는 전개 속 변화무쌍한 감정선을 놓치지 않는 김순옥 작가와 오준혁 감독의 시너지는 완벽했다. 또한 진폭 큰 연기와 탁월한 완급 조절로 담아낸 ‘연기 맛집’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열연은 극을 이끈 핵심이었다.‘악’의 축 매튜 리로 소시오패스의 섬뜩한 얼굴을 선보이며 역대급 ‘빌런’을 탄생시킨 엄기준의 활약은 더할 나위 없었다. 각성 후 처절한 절규를 토해내는 모성애를 그려낸 황정음은 스펙터클한 반전 명장면을 만들어내며 보는 이들을 몰입시켰다. 복잡다단한 감정 연기와 거침없는 액션을 빈틈없이 소화한 이준. 자신만의 색으로 민도혁 캐릭터의 서사를 탄탄히 그려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유비 역시 인생 캐릭터를 경신, 폭넓은 감정선으로 설득력을 더했다. 신은경, 윤종훈, 조윤희, 조재윤, 윤태영, 이정신까지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극적 재미를 배가시킨 반전 술사들의 ‘퍼펙트’ 시너지도 빛을 발했다.
- 고혈압, 무시하면 안되는 이유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국내 성인 10명 중 3명은 고혈압 환자로 추정될 정도로 많다. 하지만 정작 본인의 혈압이 높은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손일석 교수의 도움말로 왜 고혈압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본다.1. 젊은 사람도 피할 수 없지만, 본인이 고혈압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2021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세 이상 고혈압 유병률은 28.4% (추정 고혈압 유병자 1,230만명), 인지율은 74.1%로 나타났다. 하지만, 20~30대로 제한하면 인지율이 25% 미만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손일석 교수는 “젊다고 해도, 가족 중에 고혈압을 비롯한 심뇌혈관질환 병력이 있거나,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위험 내지는 혈압이 높다고 한다면 일정한 시간을 두고 적어도 한 번 이상 추가로 혈압을 측정하여 계속 135/85mmHg 이상 유지된다면 근처 병원 혹은 보건소를 찾아 상담해볼 것을 권유한다”라고 말했다.2. 혈압은 그때그때 다르다혈압은 고정된 수치가 아니다. 잴 때마다 다르고, 하루 중에도 재는 시간에 따라, 혹은 날씨,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계속 변한다. 심지어 평소에 문제없다가 병원만 가면 혈압이 상승하는 ‘백의고혈압’, 병원 밖에서는 혈압이 높게 나오지만, 진료실에서는 정상으로 측정되는 ‘가면고혈압’도 있어 한 장소에서만 재거나, 가끔 재는 혈압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내 혈압을 더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여러 번 측정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가정에 혈압계를 두고 자주 측정하는 것이 좋지만, 여건이 되지 않으면 외출 시에 여러 장소에 비치된 혈압계로 틈틈이 재보는 것도 좋다. 최근에는 지하철 역사, 버스 정류장에도 설치된 곳이 있으니, 대중교통을 기다리면서 5분 정도 휴식 후에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3. 방치하면 시한폭탄, 그래서 별명도 ‘침묵의 살인자’고혈압은 말 그대로 혈압이 정상보다 높은 경우를 말한다. 혈관(동맥)에 피가 잘 흐르려면 일정한 압력이 필요하지만 (정상 혈압) 이보다 높게 압력이 계속되면 문제가 생기게 된다. 고무호스와 같이 탄력있는 정상 혈관이 고혈압에 계속 노출이 되면 결국 혈관벽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되고, 높은 혈압은 심장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커지게 된다. 이로 인해 심장 기능이 망가지는 심부전 상태로 진행된다. 이뿐 아니라 높은 압력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3대 사망 원인 중 암을 제외한 심장 및 뇌혈관 질환 두 가지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고혈압으로 별 증상이 없다가도 동맥경화로 인해 치명적인 심뇌혈관질환이 생겨 자칫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어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로 부른다.4. 전 세계 사망 기여도 1위 질환이 고혈압매년 약 1,000만 명가량이 고혈압으로 인해 사망한다. 또한, 저명한 세계적 의학 학술지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204개 국가를 대상으로 286가지의 사망 원인과 87개의 위험 요인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사망에 기여도 1위 질환은 고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은 나이에 상관없이 기간이 오래되면 심뇌혈관 합병증 발생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젊어도 적극적인 혈압 관리가 중요하다.5. 관리하는 만큼 좋아지므로 관심이 필요하다고혈압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약물치료보다 생활 습관 개선이 더욱 중요하다. 생활요법을 통해 약의 용량이나 갯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손 교수는 “실제로 진료 보던 환자 중 담배를 끊고, 식이, 운동 요법을 통해 건강을 되찾아 혈압약 복용을 중단하고서도 130/80mmHg 정도로 혈압을 잘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고혈압 위험인자를 일상생활에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약물치료는 생활요법에 추가되는 치료로 추가적인 강압 효과를 얻는 것이다.고혈압의 예방은 적극적 유산소 운동, 건강한 식단(저염식, 육류를 피하고 야채 위주), 체중감량, 금연, 절주 등 건강한 생활 습관 개선으로도 가능하다. 젊은 층은 특히 고혈압 및 심뇌혈관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비만, 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를 가진 경우 더욱 고혈압에 대한 관심과 주기적인 측정, 그리고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가 필요하다.◇ 고혈압 예방 수칙1. 음식은 지방질을 줄이고 야채를 많이 섭취하며 싱겁게 먹는다.2. 매일 적당한 운동을 통해 살이 찌지 않도록 체중을 유지한다.3. 담배는 끊고 술은 삼간다.4. 스트레스를 피하고 평온한 마음을 유지한다.5.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 93분의 미친 몰입, 소지섭이 주목한 유니크 호러 '악마와의 토크쇼'[스크린PICK]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핼러윈 특집 생방송 ‘올빼미 쇼’> - 오늘의 큐시트 1부 출연자 - 영매 VS. 영능력자 사냥꾼 “기적의 사나이라 불리는 영매, 초자연 현상의 실체를 밝히는 마술사 출신 회의론자. 과연 진실은?” (*중간 광고 후 2부 시작*) 2부 출연자 - 악마에게 빙의된 소녀 & [악마와의 대화] 저술한 초심리학자 “사탄교회 집단자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소녀, 악마에게 빙의됐다는 것이 사실인지 현장 검증!” 1977년 핼러윈 전날 밤,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일단 틀고 보는 방송국 놈들 때문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송사고 발생! 그리고 마침내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트렸던 그날 밤의 생방송 ‘악마와의 토크쇼’ 녹화영상이 최근에 발견됐는데… 47년간 숨겨진, 절대 생중계돼서는 안 될 최악의 토크쇼가 마침내 공개된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비하인드 영상과 함께!1970년대초 미국 OBC 방송국의 심야 토크쇼 ‘올빼미 쇼’. ‘올빼미 쇼’를 이끄는 MC 잭 델로이는 ‘올빼미 쇼’의 개국 공신이자, 초창기 인기를 이끄는 상징적 존재였다. ‘올빼미 쇼’는 어느 순간 경쟁 방송사의 토크쇼에 밀려 시청률 2위가 되고 설상가상 잭의 사생활을 둘러싼 각종 구설수까지 떠올라 위기에 처한다. 오랫동안 암 투병 중이던 잭의 아내 매들린이 ‘올빼미쇼’에 출연해 잠깐 화제를 모았지만, 그마저도 시청률 2위에 그쳤고 아내의 사망 이후에는 ‘올빼미쇼’는 그대로 나락의 늪에 빠진다. 포기하지 않고 재기에 도모한 ‘올빼미 쇼’. 잭과 OBS 방송국은 1977년 핼러윈 특집 생방송으로 역전을 꿈꾼다. 당대 최고의 인기를 모은 심령술사 크리스투와 심령과 악마를 믿지 않는 오컬트 회의론자 카마이클, 최면학자 로스 미첼 및 악마에 씌였다는 연구대상 소녀 릴리를 한 자리에 모은 것. 1970년대 미국은 초능력과 오컬트에 유독 열광했던 시대다. 이번이 사실상 ‘올빼미 쇼’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였고, 잭과 방송국 사람들은 어떻게든 이 쇼를 이어가기 위해 눈물겨운 고군분투를 펼친다. ‘범죄도시4’, ‘그녀가 죽었다’ 등 한국 영화 및 외화 애니메이션 신작들이 치열히 경쟁을 벌이는 5월 박스오피스. 호주의 저예산 영화 ‘악마와의 토크쇼’(감독 캐머런 케언즈)가 신작들의 공세에도 조용히 독립예술영화계에서 저력을 발휘 중이다. 국내 관객들에게 생소한 호주 영화인데다, 장르성이 강한 스토리에도 개봉 9일 만에 누적 관객 6만명을 넘어선 것. 지난 18일 기준 ‘악마와의 토크쇼’의 누적 관객수는 6만 6352명, 19일 7만명 돌파가 확실하다. 동시기 상영작들에 비해 저조한 좌석점유율, 좌석 수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연일 좌석판매율 상위권을 이어간 뜻깊은 결실이다. 여기에 최근 박스오피스 순위까지 역주행하는 등 흥행 청신호를 제대로 켰다. ‘악마와의 토크쇼’는 1970년대 미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사상 최악의 생방송 사고 영상이 47년 만에 뒤늦게 발견돼 세상에 공개되는 생중계 공포 영화다. ‘악마와의 토크쇼’는 배우 소지섭이 공동 제공한 작품으로 알려지며 개봉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소지섭은 오래 전부터 배우 활동과 더불어 개봉이 어려운 해외 예술영화들을 국내에 들인 외화 투자자로도 활발한 행보를 이어왔다. 다양성 영화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국내에 수입한 영화가 ‘유전’, ‘더 스퀘어’, ‘카페 소사이어티’, ‘필로미나의 기적’, ‘그린 나이트’ 등 수십 편에 달한다. ‘악마와의 토크쇼’는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호러 영화다. 파운드 푸티지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연출 기법의 일종으로, 우연히 발견된 과거 영상을 틀어주는 콘셉트다. 구식 캠코더로 촬영한 듯 부글부글 입자가 낀 거친 화면 질감이 특징이다. ‘악마와의 토크쇼’가 선사할 가장 큰 매력은 뛰어난 고증을 통한 블랙코미디다. 실제 70년대로 회귀해 TV 앞에서 ‘올빼미 쇼’를 시청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방송 내내 시도때도 없이 등장하는 중간광고 영상부터 화면 질감, 세트장의 분위기와 방청석, 진행자의 헤어스타일 등 70년대 미국의 미디어 풍경을 완벽히 고증했다. 세트장을 잇달아 강타한 섬뜩한 초자연적 현상들. 스크린 밖 관객들은 그 순간 ‘올빼미 쇼’의 방청객이 된 듯 공포를 맞닥뜨린다. 동시에 의문이 든다. 카메라 렌즈는 과연 진실만 이야기하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나에게 공포를 유발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혼란스럽다. 공포를 유발하는 건 기이한 현상들인지, 심령 혹은 악마 등 기이한 현상을 불러일으킨 초자연적 존재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사람이 다치고 어떤 이의 고통을 까발리는 비윤리를 감수하고도 시청률을 위한 전시 포르노를 멈출 수 없는 방송국 놈들인지. 93분, 짧은 러닝타임동안 가파른 전개와 긴장감으로 숨이 멎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결정적인 순간 중간광고로 맥을 끊는 교묘함과 세트장 안과 밖을 흑백 화면으로 대비를 준 재기발랄한 연출력도 돋보인다. 사실 호주는 슬래셔부터 스릴러, 공포 코미디 등 뿌리깊은 호러 영화의 전통을 지니고 있다. ‘트루먼쇼’ ‘죽은 시인의 사회’의 세계적인 거장 피터 위어 감독의 데뷔작 ‘파리를 삼킨 자동차’가 대표적. 이 영화는 호주의 자국 공포영화 제작의 마중물이 됐고, 역시 호주 출신인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맥스’에 영향을 주었다. 피터 위어 감독도 텔레비전에 대한 공포물 ‘더 프럼버’를 만든 바 있다.최초의 호주 공포영화 ‘나이트 오브 피어’는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의 근간이 됐다. ‘사이코2’의 리처드 프랭클린, ‘나이트 메어5’ ‘프레데터 2’ 스티븐 홉킨스 모두 호주 공포영화의 주창자들로 세계적인 공포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필립 노이스 감독, 니콜 키드먼, 샘 닐의 ‘죽음의 항해’ 또한 대표적인 호주 공포영화다. 스피어리그 형제 감독의 ‘언데드’와 ‘울프 크릭’ ‘데이브레이커스’도 있다. 최근에는 ‘툭 투 미’ 등 호주 영화들이 힙하고 독창적인 연출 및 스토리로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악마와의 토크쇼’가 국내 극장가에 호주 오컬트 붐을 이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