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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절벽, ‘천만 영화’가 사라진다” K-콘텐츠의 미래는[ESF 2023]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한국 최초로 ‘쌍천만’을 기록한 영화감독이 있다. 2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웃기고 울린 윤제균 감독의 두 영화는 모두 가족의 사랑과 믿음을 그리고 있다. 그런 그가 “다시는 한국에서 ‘천만 영화’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구 절벽을 마주한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다.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연사로 나서는 윤제균 감독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윤제균 감독은 1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길을 창작자들이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가족 형태를 포용하는 동시에 독창적인 콘텐츠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자는 것이다.◇ 가족 소중함을 알기에…인구 절벽 위기감 커져윤 감독은 가족애를 중심으로 다룬 영화 두 편이 각각 1000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감독이 됐다. 영화 ‘국제시장’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격동하던 우리나라 격변기를 헤쳐온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 ‘해운대’에서도 가족의 소중함을 드러낸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줬다.가족애를 다룬 영화를 다수 제작하게 된 배경이 있다. 윤 감독은 “저는 화목한 가정에서 따뜻함과 위안을 굉장히 많이 느끼며 자랐다”며 “그래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혼해 가족을 꾸리고 두 아들을 키우면서는 그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따뜻하고 화목한 가족을 이뤘다고 자신하는 그는 지금도 아들들과 자주 대화를 나눈다.그러면서 윤 감독은 자녀 세대에게 결혼해 가족을 꾸릴 것을 강요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젊은 친구들에게 결혼에 대해 물으면 ‘이거 꼭 해야 하나요’라는 답이 돌아온다”며 “젊은 세대에게 결혼은 선택이지 필수가 아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 세대에게 모든 의사 판단의 기준을 개인의 행복에 두라고 한다”며 “행복하다는 판단이 서면 결혼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시대의 흐름에 따라 가족관도 변화하고 있다. 윤 감독은 “우리 (세대)가 참 격동의 시대를 살고 있지 않나 싶다”며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1969년생 베이비붐 세대인 그는 한 반에 60~70명이 모여 ‘산아 제한’을 주제로 포스터를 그리던 국민학교 시절을 보냈다. 이어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캠페인이 펼쳐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영화를 만들다 보니 어느새 저출산 대책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제는 세계 최저 합계출산율을 기록하는 나라가 됐다.그의 통찰에 따르면 산업화 세대를 거쳐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의 화두는 ‘국가’였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다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민주화 운동 등을 통해 ‘시민’이 주체로 등장했다. 이어 2000년대 중반부터는 ‘개인’이 사회의 중심이 됐다. 그렇기에 가족 역시 변화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꾸린 3~4인 가족에서 1~2인 가족으로 범위가 넓어졌다.이런 변화를 이해하기에 그는 인구 절벽에 대한 위기감도 느끼고 있다. 윤 감독은 “인구 감소가 가족 개념의 변화를 넘어 길게는 생존 문제와도 연결되는 듯하다”며 “학령인구 감소부터 경제·산업 등 인적 자원이 풍부하던 과거와 다른 세계가 오고 있다”고 봤다.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연사로 나서는 윤제균 감독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창작자로서 한국 콘텐츠 업계에 대한 고민도 크다. 윤 감독은 “제가 ‘천만 관객 영화감독’을 두 번 했다. 5000만 인구 중에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며 “하지만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 앞으로 영원히 우리나라에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할 영화는 나오지 못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관객 수가 줄어드니, 영화가 흥행할 가능성도 점차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현상적 내수 시장이 쪼그라들면 내수 작품들도 그 규모에 맞게 제작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그러다 보면 당연히 깊이가 낮아지고, 퀄리티도 떨어지면서 서서히 (한국 영화계가) 몰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영화 제작 현장에서도 젊은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체감할 때가 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해 카메라·조명 장비의 소형화로 영화 촬영에 필요한 스태프 수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젊은 인구가 줄면서 현장에 투입되는 청년 인력 역시 조금이나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하지만 시대를 역행할 수는 없다. 그는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미 출산율은 꺾였다”며 “정치인, 사업가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들도 이런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가 찾는 K-콘텐츠…새로운 가족상 담는다면인구 감소로 닥친 위기를 기회로 바꿀 방법은 바로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만큼 한국 영화·드라마의 해외 수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등을 통해 글로벌 관객과 만날 기회도 늘었다.윤 감독은 “영화계로서는 위기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드라마 ‘오징어게임’ 이후로 한국 배우들이 우리나라 말로 만든 콘텐츠여도 잘 만들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건 엄청난 발전”이라고 짚었다.보편성과 독창성을 아우른 ‘웰메이드’ 콘텐츠라면 전 세계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특히 윤 감독은 “우리나라 콘텐츠의 특징 중 하나라면 가족, 혈연에 대한 진하고 끈끈한 감정이 있는 것”이라며 “이런 점이 가족을 중시하는 동남아시아나 중동, 중남미 등에서 주목받는 이유인 듯하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가족에 대한 개념이 자유로운 서구 사회에서도 한국 콘텐츠의 이런 점을 주목한다.수많은 국내 감독들, 제작자들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통용할 수 있는 작품들을 구상하고 있다. 윤 감독 역시 창작자로서 이런 고민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 CJ ENM 스튜디오스 대표로 부임해 콘텐츠 부문을 맡은 그는 기회를 잡으려면 다가올 시대에 대한 예측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특히 윤 감독은 인구 감소에 따라 새로 등장한 사회상과 가족을 포용한 콘텐츠가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기존의 가족 형태와 다른 가족의 모습이 앞으로 계속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는 전 방향으로 열려 있다. 가족에 대한 획기적 관점을 담은 이야기는 앞으로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윤 감독이 꼽은 대표적 작품은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어느 가족’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가족이 된 이들을 주인공으로 일본의 사회상을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지난 2018년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인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그는 “이처럼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서로 의지하며 같은 공간에 살아가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한국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어쩌면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변화를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또한 윤 감독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 이민자에 대한 시각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앞으로 1인 가구가 늘면서 소형 주택이 늘어나는 등 산업적 파급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며 “그들에 대한 이야기와 영화가 앞으로 많이 나오게 될 것 같다”고 했다.외국인, 이민자에 대한 이야기도 늘어날 수 있다. 이미 외국인 이민자가 증가세에 접어든 만큼 다양한 문화를 포용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윤 감독은 “제가 ‘국제시장’에서 다뤘듯이 우리나라도 파독 광부, 간호사 등 이민의 역사와 핍박의 세월이 있었다”며 “이제는 우리가 이민자, 외국인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이들에 대한 시선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바뀐 사회와 변화한 가족상을 반영한 한국의 영화·드라마가 우리 사회, 나아가 전 세계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윤 감독은 오는 21~2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에 연사로 참석해 K-콘텐츠 속 변화하는 가족상과 산업의 미래에 대해 논한다.“뻔하고 반복적인 것보다는 새로운 분야를 찾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윤 감독 역시 창작자로서의 도전을 이어가고자 한다. 그는 “시대의 흐름이 바뀐 만큼 일, 사랑, 가정에서 어떻게 최선을 다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내게 동기부여가 되고 자극이 될 분야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 류승룡X한효주X조인성 '무빙', 8월 9일 공개
- 사진=‘무빙’[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이 오는 8월 9일 공개를 확정 짓고, 거대한 이야기의 첫 시작을 알리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티저 포스터를 전격 공개했다.‘무빙’은 초능력을 숨긴 채 현재를 살아가는 아이들과 아픈 비밀을 감춘 채 과거를 살아온 부모들의 이야기를 그린 휴먼 액션 시리즈이다. 공개된 티저 포스터는 텅 빈 교실 안 잠들어 있는 듯한 ‘봉석’(이정하)이 허공 위로 떠오르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우리 학교에 초능력자가 다닌다”라는 문구와 함께 교실 위로 떠오른 ‘봉석’의 모습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무빙’은 누적 조회수 2억 뷰를 돌파한 원작 웹툰 ‘무빙’의 강풀 작가와 ‘킹덤 시즌2’ 박인제 감독을 비롯, ‘오징어 게임’ ‘파친코’ 등에 참여한 제작진이 만들어낸 웰메이드 프로젝트다. 류승룡, 한효주, 조인성, 차태현, 류승범, 김성균, 김희원, 문성근 등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과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이정하, 고윤정, 김도훈 배우의 만남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빙’은 2023년 8월 9일 디즈니+에서 전세계 동시 7개 에피소드 공개 후 매주 2개 에피소드씩 공개될 예정이다.
- [데스크의 눈]코리안 인베이전 이후가 더 중요하다
- [이데일리 피용익 증권시장부장] 기자가 되기 전 어느 음반회사에 면접을 보러 간 적이 있다. 면접관으로 들어온 사장은 대뜸 어떤 일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다. 한국의 우수한 음악을 해외 시장에 소개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사장은 큰 소리로 웃으며 “우리 가수들이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이길 수 있겠어요?”라고 물었다. “적어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는 있겠지요”라며 맞섰다. 면접은 어느새 논쟁이 되어 버렸고, 나는 보기 좋게 낙방했다.20여 년이 흐른 지금 한국 대중음악은 K팝이라는 이름을 달고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다. 과거 대중음악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조차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이 기적처럼 현실이 된 것이다. 방탄소년단(BTS)을 필두로 블랙핑크, 뉴진스 등이 팝의 본고장인 미국 차트를 수놓고 있다. 1960년대 중반 비틀즈를 비롯한 영국 록 밴드들이 미국을 점령했던 ‘브리티시 인베이전’에 빗대 ‘코리안 인베이전’이라는 말이 나온다. K팝에 대한 관심은 K컬처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지며 ‘오징어 게임’ 등 K드라마가 성공하는 바탕이 됐다. 브리티시 인베이전 당시 록 음악 외에도 ‘007’ 시리즈 등 영국 영화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과 판박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상당수는 K팝에 ‘꽂힌’ 이들일 것이라는 추측에 이견은 없다. 비틀즈가 여전히 영국 리버풀 관광업계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오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K팝이 인기를 끌면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주가도 고공 행진 중이다. BTS가 소속된 하이브(352820)는 지난 5일 26만5000원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무려 56.3% 상승한 수준이다. 에스엠(041510)은 33.6%,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89.6%, JYP Ent.(035900)는 87.9% 각각 올랐다. 여의도 증권가에선 엔터주가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문제는 대중음악의 유행이 짧다는 점이다. 지금 최정상의 아티스트가 10년 후에도 차트 상위권을 차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비틀마니아’ 현상을 일으켰던 비틀즈는 데뷔 10년도 안 돼 해체했고, 미국에서 경쟁자들이 탄생하면서 브리티시 인베이전은 흐지부지됐다. 인기 장르의 변화도 빠르다. 1970~80년대를 풍미했던 록을 듣는 사람은 요즘 많지 않다. 걸그룹과 보이그룹의 댄스 뮤직 중심인 코리안 인베이전 역시 한때의 유행으로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물론 영국 대중문화는 브리티시 인베이전을 계기로 글로벌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1970년대에는 레드 제플린, 퀸, 데이비드 보위 등 다양한 장르의 록 아티스트들이 세계를 재패했고, 1980년대 초에는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 무브먼트가 나타나며 헤비메탈 본고장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후 컬처 클럽 같은 팝 밴드 전성기에 이어 1990년대에는 댄스 걸그룹 스파이스 걸스뿐 아니라, 오아시스 등 모던록 밴드가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아델, 앤 마리, 샘 스미스 등 영국 가수들이 글로벌 최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제2, 제3의 브리티시 인베이전이 그냥 이뤄진 것은 아니다. EMI로 대표되는 영국 음반사들은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신인 발굴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를 통해 유행 장르의 변화를 선도했고, 때로는 미국의 유행을 빠르게 따라잡았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변화를 탐색하고, 변화에 대응하고, 변화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코리안 인베이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금의 성공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BTS나 블랙핑크의 아류만 양산해서도 곤란하다. 다양한 장르의 새로운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투자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엔터 산업이 지속 성장할 수 있고, 엔터주 역시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다.
- 현대차·기아 차 안에서 왓챠·웨이브·팟빵 감상한다
- [이데일리 박민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차량 안에서 왓챠, 웨이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현대자동차와 기아는 31일 대대적인 인포테인먼트(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배포를 시작해 다음달부터 이 같은 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한다고 밝혔다.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내 OTT 콘텐츠 제공이 가능한 것은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기능을 지원하는 자동차들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번 업데이트는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주요 차종을 대상으로 순차 진행되며, 고객은 무선(OTA, 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편리하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차량 내비게이션 화면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웨이브’에 접속한 모습.(사진=현대차)이번 업데이트의 가장 큰 변화는 왓챠나 웨이브와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 콘텐츠를 차량의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는 ‘시네마’ 기능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시네마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가 제공하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 앱에서 ‘스트리밍 플러스(월 7700원, 6월 1일 론칭)’ 서비스에 가입한 뒤, 내비게이션 홈 메뉴 상의 ‘시네마’ 버튼을 선택하고 구독 중인 스트리밍 서비스의 계정에 로그인하면 된다. (왓챠 또는 웨이브 가입 고객 대상)차량 OTT 콘텐츠는 안전을 위해 주차(P단) 상황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국내 최대 팟캐스트 서비스인 팟빵도 ‘팟빵 Auto’라는 차량 전용 서비스를 통해 차 안에서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내비게이션 메뉴 화면에서 ‘팟빵 Auto’를 선택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음성으로 ‘팟빵 틀어줘’ 또는 ‘팟빵에서 00(채널명) 틀어줘’라고 말해도 작동한다.팟빵 Auto는 현대차그룹과 팟빵 간의 상호 협력으로 탄생한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로, 현대차그룹 고객은 차 안에서 로그인이나 광고 없이 간편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시네마와 팟빵 Auto 기능은 고급형 6세대 내비게이션 또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ccIC 및 ccNC 시스템이 탑재된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차량에서 지원된다.이 외에도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스마트한 사용자 경험을 강화한 다양한 기능들이 대거 추가됐다. 기존에는 차량 내에서 일반 음질의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멜론과 지니뮤직에 유료 가입한 고객이 추가로 월 3,300원의 이용료를 내야 했지만, 6월부터는 프로모션을 통해 무료로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기생충’과 ‘오징어게임’의 음악을 프로듀싱한 정재일 감독이 만든 자연의 소리 4가지도 새롭게 포함됐다. 새로 감상할 수 있는 음원은 ‘봄이 오는 소리’, ‘여름 밤의 휴식’, ‘가을의 정취’, ‘겨울 속 온기’ 등이다.이 외에도 한국관광공사에서 인증하는 ‘경치 좋은 길’ 정보를 지도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운전 중 안내받고 있는 경로 주변이나, 현재 위치 주변, 목적지 주변의 ‘경치 좋은 길’도 검색할 수 있다.전기차 내비게이션의 우측에 위치하는 분할 화면 정보도 보다 충실해졌다. 기존에는 배터리 상태와 주행가능 거리, 가까운 충전소 위치만 제공됐지만, 업데이트 이후에는 다양한 충전소 정보 외에도 전기차의 전력 소비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전력 사용량 그래프가 추가됐다.블루투스 오디오 기능도 한층 편리해졌다. 지금까지는 차량에 기본 연결된 스마트폰 이외의 기기에서 음악을 재생하려면 내비게이션 화면 조작을 통해 연결 전환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업데이트 이후에는 스마트폰에서 미디어 콘텐츠를 재생하면 별도의 조작없이 자동 전환돼 편리하게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번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 안에서도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편리하고 안전한 이동 경험을 위해 새로운 서비스와 편의 사양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한편 현대차는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와 함께 특별 프로모션을 선보인다. 현대차는 웨이브와 협력해 스트리밍 플러스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 1만명을 대상으로 ‘웨이브 1개월 무료 구독권’을 제공할 예정이다.
- 홍희경 문정원장 “문화의 디지털 전환, 컨트롤타워 역할할 것”
- 홍희경 한국문화정보원 원장은 지난달 문체부 최초의 ‘디지털 혁신’ 청사진이 나온 것을 두고 “문화의 디지털 전환을 수행하는 문정원의 역할과 위상이 인정 받은 것”이라며 “문화의 디지털 전환 전문기관인 만큼, 문체부의 디지털 전략 추진에 맞춰 컨트롤타워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문화의 디지털 전환은 K컬처의 핵심 동력이 될 겁니다.”홍희경(53) 한국문화정보원 원장의 설명은 거침 없었다. 디지털 기술이 일상화한 지금, 문화의 디지털 전환이야말로 시대적 요구라는 확신에서다. 지난 2020년 10월 취임 후 줄곧 문화의 디지털 혁신 전략 수립에 집중할 수 있었던 점도 종합적인 디지털 문화정책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홍희경 원장은 최근 서울 상암동 집무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문화 디지털 전환 전문기관으로서 한국문화정보원의 역할이 막중하다”며 “문화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컨트롤 타워(전담 조직) 역할에 힘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한국문화정보원(이하 문정원)은 인공지능·5G·빅데이터 등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문화 정보 서비스를 국민에게 선보이고 문화 분야의 정보화 사업을 발굴·추진하는 등 문화데이터 활용을 통한 신기술 융합에 앞장서는 문체부 문화정보화 전담기관이다.◇尹정부, 문화 분야 첫 디지털 혁신 추진 ‘관련 예산 2배로’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지난달 문화 분야 최초로 ‘디지털 혁신 기본계획 2025’을 수립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문화 디지털 및 문화기술 연구개발(R&D) 관련 투자 예산을 현재 5400억원(전체예산 대비 8%)에서 1조1000억원(10% 이상)으로 2배 이상 늘리기로 했다. 자료=문체부 제공이를 제언한 곳이 ‘문정원’이다. 홍 원장은 취임 당시 문화의 정보화 업무를 수행하는 문정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그에 맞는 위상 적립과 실질적인 정책 전략을 주도했다. “코로나19 심화 당시 ‘디지털전환’에 대한 시대적 요구 속 기관의 존재 이유와 역할을 다시금 돌아보게 됐다”는 홍 원장은 “취임하자마자 ‘문화 디지털 전환 전문기관’이란 새 비전을 가지고, 정관을 고치고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문화정보의 지능화, 문화데이터 생태계 조성, 디지털 기반 확대라는 3대 전략과제도 도출했다”고 말했다.문화 분야 첫 디지털 전환의 종합 계획인 만큼 문체부를 설득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개별 기관들이 각각 고유 업무에 맞춰 문화정보를 데이터로 축적하다 보니 애써 만들어진 문화정보가 산발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었다”며 “중복 사업을 파악하고, 이를 연계·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운영 체계의 필요성을 피력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문정원의 역할’이라는 말을 여러 번 사용했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신념의 표현이다. 문화정보원은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디지털 전략과 맞아떨어진 점도 주효했다.◇문화 한류에도 디지털 대전환 필수…“K컬처의 경쟁력↑”홍 원장은 문화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문화의 디지털 대전환은 국민 누구나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서 지역·계층의 제약 없이 쉽고 편리하게 문화를 즐기고 누릴 수 있는 대변환의 과정”이라면서 “문화 데이터의 구축과 활용, 유통에서 나아가 민간산업과 협력할 수 있도록 문정원이 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대표적인 ‘디지털 전환’ 사례로는 자율주행 기반의 문화전시 해설 도슨트 로봇인 인공지능(AI) 큐레이팅봇 ‘큐아이’와 저작권 걱정 없이 사용 가능한 ‘안심글꼴’ 무료 개방을 비롯해 한옥, 한복, 궁궐 처마, 기와 형상 등 전통문양의 3D 데이터 작업을 예로 들었다. 홍 원장은 “한류 열풍으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드라마 ‘킹덤’, ‘오징어게임’과 같은 K-콘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전통문양의 경우 게임제작용 그래픽 자료를 공유하는 민간 사이트에 무료 개방한 결과, 개인 창작자와 민간사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를 지켜본 일부 중국인들이 ‘중국 문양’이라는 댓글 테러를 단 최근 사건은 문화 디지털의 폭발성을 알린 반증이자 좋은 선례”라고 웃었다. 다만 중국의 이 같은 횡포에 대해서는 “공유 시 고증을 더 명확히 명시해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불과 취임 후 2년하고 7개월여 만에 거둔 성과들이다. 그의 추진력의 8할은 ‘경험’에 있다. MBC 예술단으로 입사한 그는 프로덕션 이벤트 팀장을 거쳐 MBC C&I에서 전략사업팀장·출판팀장·기획팀장·스마트미디어팀 부국장을 역임하는 등 문화 전반을 경험했다. 홍 원장은 “문화예술 관련 사업기획, 제작홍보는 물론 행사기획 등 문화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이 문화 행정과 정책 역할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며 “민간 및 문화콘텐츠 현장에서 문화의 디지털 전환이 더 구체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후 연암 박지원의 법고창신(法古創新·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뜻) 정신으로 달려왔다고 했다. 문정원의 역할도 다르지 않다는 게 홍 원장의 생각이다. “아직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번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실행하고, 필요한 예산 확보도 치열하게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문정원의 대변인이자 홍보대사 역할도 멈추지 않을 겁니다. 하하.”(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덱스터, '택배기사' 열풍에 웃었다…자회사 라이브톤 음향 참여
- (사진=넷플릭스)[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가 공개 후 단 3일 만에(넷플릭스 집계 기준) 글로벌 톱10 비영어 부문 1위에 등극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덱스터스튜디오가 이번에도 관련 기업으로 이름을 올려 미소지었다. VFX·콘텐츠 제작 전문기업 덱스터스튜디오는 자회사인 라이브톤이 넷플릭스 시리즈 ‘택배기사’의 음향 부문에 참여했다고 17일 밝혔다. 라이브톤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을 비롯해 한국타이어 아이온 CF의 음향 제작사로도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택배기사(감독 조의석, 프로젝트318 제작)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 살 수 없는 2071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액션 드라마다. 뛰어난 전투 실력을 가진 택배기사 ‘5-8’이 난민 ‘사월’을 만나 혼란스러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천명그룹’에 맞서는 서사를 담았다. 음향 작업을 총괄한 라이브톤 최태영 대표는 “택배기사 보급 용품과 전자기기 구동, 천명그룹 내부 건물 환경과 이들이 제어하는 공기 순환 시스템, 보급품을 탈취하는 테러범들의 전투로 벌어지는 총기 액션과 추격 폭발 등 모든 장면에서 음향 작업이 이뤄졌다”며 “작품 특성상 전반적으로 어둡고 차가우면서 위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사운드를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9년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을 시작으로 승리호, 오징어게임, 고요의바다, 모럴센스, 소년심판, 카터, 모범가족, 서울대작전, 택배기사까지 다수의 넷플릭스 콘텐츠 사운드 작업을 수행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장르물을 스트리밍하는 글로벌 OTT 영향으로 라이브톤의 작업 레퍼런스도 확장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TV, 극장, OTT, 뉴미디어를 넘나들며 대중들에게 더욱 멋진 사운드를 선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이브톤은 덱스터스튜디오가 지분 9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이자 핵심 계열사다. 앞서 아카데미를 석권한 영화 기생충 음향을 제작해 미국 음향 편집 기사 조합(MPSE)에서 개최하는 MPSE 골든 릴 어워드에서 비영어권 사운드 편집 기술상을 수상해 유명세를 더했다. 최근에는 모회사와 협업해 한국타이어 CF 및 아세안문화원 실감콘텐츠 등 다양한 프로젝트 참여로 사업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 무역적자 늪 빠진 K술…"수출 급급말고 전통주 넓혀 내수 키워야"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막걸리 빚기는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로 등재됐지만 정작 막걸리는 현행법상 전통주가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부터 막걸리가 전통주인지 아닌지 싸우는 마당에 해외에 막걸리를 들고 나갔을 때 우리 술이라고 홍보할 수 있을까요.”정부가 날로 심화하는 주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하기 위해 전통주를 중심으로 수출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전통주 개념 재정립을 포함한 관련법 개정 등을 시급히 선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정부, 전통주 기준 재정립 나섰지만 1년째 답보 정부는 방탄소년단(BTS),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세계적인 K컬처 붐을 활용해 ‘대한민국 술’을 브랜딩해 널리 알린다는 계획이다.주류업계 관계자는 “우리 술에 대한 외국의 인지도가 낮은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정책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현재 ‘전통주’에 대한 모호한 법적 정의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현행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전통주산업법)에 따르면 원재료나 제조 방식이 아니라 ‘누가 만들었느냐’가 전통주의 판단 기준이다. 명인·장인이 제조한 ‘민속주’와 ‘농업법인’처럼 농업경영체가 지역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지역특산주’가 대표적인 전통주다.전통제조법을 따르지 않은 외국인이 설립한 국내 농업법인에서 국산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해 제조한다면 전통주로 지정되는 식이다. 통상 전통주 회사로 분류되는 인 광주요, 서울장수, 국순당, 지평주조 등이나 주류 대기업의 약주, 증류식 소주는 설령 100% 국산 농산물을 사용하고 전통 방식으로 제조해도 전통주로 분류되지 못하는 실정이다.정부 역시 모호한 전통주 분류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지만 법 개정은 더디기만 하다. 지난해 7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연내 전통주산업법 개정계획을 밝혔지만 답보상태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전통주 개념을 다시 정립해 내수 활성화를 끌어내야 수출도 확대할 수 있다는 업계 의견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국산·수입쌀 등 원료에 대한 농가와 정치권의 반발, 대·중소기업 간 형평성 논란, 국제 분쟁 가능성 등 복잡하고 어려운 난제들이 많다”고 설명했다.(그래픽= 김일환 기자)◇위스키·와인 몰려드는데…소주·막걸리는 ‘방콕’전통주 기준 재정립이 시급한 이유는 날로 커지는 주류 무역적자 때문이다.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류 수입액은 2019년 1조295억원에서 지난해 1조7219억원으로 3년새 6924억원이나 늘었다. 반면 수출액은 같은 기간 4047억원에서 3979억원으로 뒷걸음질 했다. 2019년 6248억원이던 주류 무역수지 적자는 심화해 지난해에는 3년 만에 2배가 넘는 1조3240억원으로 증가했다.정부는 국내 주류의 수출확대를 지원한다는 계획이지만 주류업계는 이보다 먼저 내수 시장 활성화를 통한 경쟁력 있는 우리 술 발굴이 먼저라고 입을 모은다.대형 주류업체들도 “국내에선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의 술’로 통하는 희석식 소주도 수출을 하면 상당히 비싸진다”며 “위스키, 와인, 사케, 보드카 등과 품질로 승부하면서 우위를 점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내수 시장에서 다양한 프리미엄 술을 발굴해야 해외 시장에서 품질 경쟁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일부 주류업체들은 현재 위스키와 희석식·증류식 소주 등 증류주에 부과하는 종가세를 종량세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증류주는 출고가의 72%를 주세로 부과하는 종가세 방식이라 좋은 원재료를 사용해 원가가 높은 술일수록 세금이 많이 붙는 구조다. 주류 수출은 영세(0% 세율)를 적용받아 국내 주세는 직접적 영향이 없는 듯 보이지만 내수 시장의 주세 감면만으로도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다양한 프리미엄 술을 내놓을 여력이 생긴다는 논리다.하지만 이는 증류주 간 형평성 문제로 쉽지 않다. 이른바 ‘서민의 술’인 희석식 소주는 도수가 높고 출고되는 양 또한 많아 종량세 부과시 가격이 크게 뛸 수 있어서다. 위스키와 증류식 소주 등 프리미엄 술의 주세 부담을 줄이고자 서민의 술 가격을 올릴 수는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기도 하다.(그래픽= 김일환 기자)◇전통주 분류 재정립…내수 물론 수출 확대 ‘시작점’전통주 기준 재정립 방안 중에서는 전통주산업법이 정한 전통주에서 ‘지역특산주’를 분리하는 방안이 우선 거론된다.전통주 전문가인 이대형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는 “전통주에서 지역특산주를 떼어내면 ‘원소주가 전통주가 맞냐’는 등의 논란이 사라질 수 있다”며 “전통주라 부르기 모호하지만 지역 농산물을 주원료로 하는 우리 맥주, 위스키, 브랜디 등도 지역특산주의 혜택을 누려 시장 활성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만 지역특산주를 떼어낸 전통주에 기존 국가 지정 명인·장인이 제조한 ‘민속주’와 함께 일반 주류업체의 막걸리, 약주, 증류식 소주 등 우리 술을 포함시키자는 방안에서 논의가 멈춰섰다. 전통제조법에 따라 술을 제조했다고 하더라도 수입 농산물을 원료로 한 술을 전통주라 할 수 있느냐는 지역 농가와 정치권의 반대 목소리가 크다. 또 기존 전통주를 대상으로 한 주세 감면 및 온라인 판매 허용 등 혜택이 중견·대기업까지 확대될 경우 시장이 망가질 수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 연구사는 “일반 주류업체의 우리 술 가운데에서도 우리 농산물을 원료로 한 제품만 전통주에 편입하자는 의견, 새로 전통주에 편입되더라도 중견·대기업은 혜택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안들이 나오고 있다”며 “농식품부 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가 모두 나서 범 정부 차원에서 의지를 갖고 발전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남도희 한국막걸리협회 사무국장은 “최근 전통주 분류를 두고 벌어지는 논의가 점차 이종산업, 주종 간 소모적인 패권싸움으로 번지는 듯해 안타깝다”며 “이번 논의의 궁극적 목적은 우리 술의 내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수출까지 도모하자는 데에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일반 주류업체들은 우리 술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있지만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이 크다”며 “해외에서 각국의 유산을 앞세운 위스키나 와인, 사케 등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우리 술들이 전통주 이름을 쓸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호소했다.김창기 국세청장(앞줄 왼쪽 5번째)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오른쪽) 등이 서울지방국세청에서 열린 ‘K-Liquor 수출지원협의회’ 출범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 국세청)
- “K콘텐츠, 넷플릭스 하청공장 전락 위기… IP 확보 대응 고민해야”
- 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넷플릭스 한국투자, 어떻게 볼 것인가’ 세미나에 앞서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희 동국대학교 교수,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 백승혁 콘텐츠진흥원 팀장, 허승 왓챠 이사, 노동환 웨이브 정책협력팀 리더(사진=김윤덕 의원실)[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하청공장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쓰는 이유는 글로벌 미디어 시장서 지식재산권(IP)을 갖는 게 중요한데 정작 우리는 제작 단계에만 머무를까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적 상황에 맞는 제도가 무엇인지 고민할 때입니다.”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넷플릭스 한국투자, 어떻게 볼 것인가’ 세미나에서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미디어 생태계에 놓인 국내 업계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이날 세미나는 김윤덕·이상헌·임종성·유정주·임오경·이병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의 공동 주최로 열렸으며 발제 발표는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과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가, 토론에는 노동환 웨이브 정책협력팀 리더와 허승 왓챠 이사, 백승혁 콘텐츠진흥원 팀장,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이 참석했다.◇ 이성민 방통대 교수 “넷플릭스의 4년 투자가 지난 4년과 같을지는 의문”최근 넷플릭스의 3조3000억원 규모 국내 투자를 놓고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이들은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는 마중물이라고 공통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지식재산권(IP) 확보 차원에서 한국적 상황에 맞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와 주목된다.이 교수는 “넷플릭스의 앞으로 4년 투자가 지난 4년과 같을지는 의문이 든다”면서 “한국은 대부분의 국가와 달리 OTT 활성화에도 불구하고 방송과 영화가 버티고 있는 드문 케이스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이어 “넷플릭스는 미국서 디즈니처럼 IP도 없는데 어떻게 사업을 이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던 상황이었는데 여기에 답을 준 케이스가 ‘오징어게임’”이라면서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콘텐츠 투자를 정당화할 수 있냐는 질문에 아시아에서 만들었더니 먹히더라고 답한 셈”이라고 설명했다.또한 그는 국내 업계가 IP 확보에 밀릴 경우 자칫 하청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IP를 갖는 게 중요한데 우리는 제작단계에 머무를까 우려된다. IP를 대가로 보상금을 달라는 입장은 IP 소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면서 “한국에서 벌어지는 IP 논쟁은 IP를 갖고 싶은 건지, 보상금을 받는 우수한 슈퍼 을이 될지는 고민해야 할 문제이며 한국적 상황에 맞는 제도가 무엇인지 고민할 때”라고 짚었다.이날 발표를 진행한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넷플릭스 투자의 긍정적인 측면은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K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제작비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넷플릭스 국내 투자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OTT, 콘텐츠 분야에 관심이 집중돼 있는 상황 속에서 넷플릭스의 영향을 받고 있는 타분야 사업자들의 상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노동환 웨이브 리더 “국내 규제 막다가 글로벌 사업자 도움 주는 것 같아 회의감”발표 이후에 마련된 토론에서는 허심탄회한 업계의 반응이 나왔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노동환 웨이브 정책협력팀 리더는 “넷플릭스에 따른 국내 업계의 영향이 명확하게 연구된 바 없다”면서 “이번 기회에 그런 영향력이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 지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다만 국내 규제에 대한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사업자만 도와주는 게 아닌가 하는 회의감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2019년부터 규제 대응을 근무하면서 최근에 회의감을 느끼게 됐다”면서 “규제를 막으려 열심히 일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아무 일도 안 하는 글로벌 사업자에 우리가 도움을 주는 게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었다”고 털어놨다.허승 왓챠 이사는 규제와 제도적인 측면만으로 접근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허 이사는 “IP 이슈에 대해 미국 작가노조 파업을 예로 들면 이들은 협상력이 있기에 가능했다”면서 “지금 우리가 창작자 스스로 구조적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아닌 제도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한다면 성공적 방향으로 가는게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이에 정책적인 지원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백승혁 콘텐츠진흥원 팀장은 “지금은 콘텐츠가 미디어를 이끄는 시대”라며 “투자나 기업 성장 등 콘텐츠 산업의 아픈 부분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말씀드리면 7900억원 정도 정책금융이 마련되면서 예산이 편성되는 등 과거의 제작지원 사업 형태가 아닌 기업들의 수익성을 키우기 위한 지원이 마련되고 있다”고 전했다.
- 대통령실 "부산엑스포, K-소프트파워 활용한 육해공 유치전"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파리행 대한항공 항공기에 블랙핑크의 사진이 래핑돼 세계의 영공을 누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영공까지 활용하는 2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대한민국의 소프트파워를 전면에 내세워 유치전을 확대할 방침이다.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 두번째)가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인천 정비 격납고에서 열린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래핑 항공기 공개행사에서 참석자들과 래핑 항공기를 살펴본 뒤 행사장으로 돌아가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경호 유치지원단장, 한덕수 총리, 장성민 대통령비서실 미래전략기획관, 최태원 공동유치위원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유종석 부사장.(사진=연합뉴스)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4일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국빈방문 중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문화콘텐츠는 양국 국민이 국적과 언어의 차이를 넘어 더욱 깊은 이해와 우정을 쌓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면서 “한국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가 아카데미 수상을 하고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만들고 BTS와 블랙핑크를 강조한 것은 곧 한국의 소프트파워에 대한 대통령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하버드대학교의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소프트파워의 대가인 조셉 나이 교수와의 대담은 말할 것도 없고, 전쟁 중 피난민이 넘쳤던 부산은 환적 물량 기준 세계 2위의 항만 도시가 되었고, 이제 2030년 세계 박람회 유치를 위해 뛰고 있다”고 부연했다.장 기획관은 부산엑스포 유치 업무를 이끌고 있다. 그의 말대로 부산엑스포 유치전략은 다채롭게 진행되는 국면으로 전환했다. 전날 대한항공은 블랙핑크의 사진을 입힌 보잉 777-300ER 항공기를 공개했다. 블랙핑크는 약 150만명 관객을 목표로 현재 월드투어를 진행하고 있을만큼 탄탄한 글로벌 입지와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고 있는 아티스트다.해당 항공기는 이날 인천발 파리행을 시작으로 전 세계 하늘을 누리며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기내 엔터테인먼트시스템(AVOD)와 인천공항 라운지에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영상을 상영하는 한편, 대한항공 기내잡지인 모닝캄(Morning Calm)에 유치활동 소개 특별기사를 싣는 등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전 세계 승객들에게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당위성을 적극 알리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제는 땅과 바다, 하늘에서 유치전을 전개하는 육해공 작전에 돌입했다”고 평가했다.대통령실은 소프트파워를 활용한 유치 전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디지털 매체의 발전으로 과거와 같이 세계 시장과 지역 시장이 구별되지 않고 전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움직이고 있어서다. 몇 년 사이 K-팝, K-드라마, K-영화 등 한국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도 디지털 매체 발전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징어게임’이 대표적이다. 오징어게임은 미국 에미상 6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기록하기도 했다.유치현장에서도 소프트파워를 실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방문하는 국가마다 한국이 대세라는 얘기를 듣는다는 후문이다.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한 뒤 관계자와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장 기획관은 “세계는 지금 SNS를 통한 초연결시대로 윤 대통령이 주장한 글로벌 연대를 통해 글로벌 공감, 글로벌 공유, 글로벌 공존이라는 새로운 글로벌 소사이어티를 구축해 내는 새로운 글로벌 비전을 보여줄 생각”이라며 “그래서 지구의 위기, 인류의 위기, 문명의 복합위기를 해결해 보고자 한 것이 바로 엑스포와 한류의 포인트이고, 이를 통해 진정한 한국형 글로벌 스탠더드를 추구하자는 것이 국가 미래전략 핵심의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