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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화재, 국내 최초 '글로벌 보험 컨퍼런스, KIIC' 개최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삼성화재는 한국 손해보험(기업보험) 시장에 대해 관심이 있는 보험 전문가들을 초대해 국내 최초로 국제 보험 컨퍼런스인 KIIC(Korea International Insurance Conference)를 지난 4일부터 이틀 간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진행했다고 6일 전했다.삼성화재가 지난 4일 국내 최초로 진행한 국제 보험 콘퍼런스인 ‘KIIC’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삼성화재)삼성화재가 주최하고 손해보험협회, 화재보험협회,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원 등 국내 보험 기관이 공동 후원으로 참여한 이번 컨퍼런스는 손해보험업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한 의견을 공유하고,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지난 몇 년간 보험업계는 기후 변화, 인구 감소, IT기술 발전에 따른 사업의 변동성이 커졌다. 이에 삼성화재는 국내외 보험 전문가들과 함께 보험 산업의 대응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이번 컨퍼런스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이번 행사에는 이형주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축사를, 정부와 기관에서도 한국 보험 산업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참가자들은 오전 세션을 통해 인공지능(AI)과 관련된 특별 강연을 듣고 보험업에 AI를 적용하는 데 대해 논의했다. 조성준 서울대 교수가 ‘AI 비즈니스 기회’, 손재희 보험연구원 실장은 ‘보험 산업의 AI 활용과 과제’, 파비안 빈터 뮌헨재보험 박사는 ‘뮌헨재보험의 생성형 AI 전략’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이어 정광민 포스텍 교수는 발표자들과 ‘AI와 보험 가치 사슬의 변화’에 대한 대담을 진행했다.오후 세션에서는 한국 손해보험시장 오버뷰(Overview)를 주제로 엄준식 손해보험협회 팀장이 ‘한국 손해보험산업 발전에 대한 통찰’, 홍성호 보험개발원 일반손해보험실장이 ‘한국 손해보험시장 개요’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이어 △한국 보험시장의 이해 △전기기반 리스크 대응 △학술 연구를 주제로 세 개의 분과 세션이 동시에 진행됐다. 각 분과에는 코리안리, 화재보험협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립한국해양대, 삼성화재, 포스텍, 보험연구원의 여러 전문가가 참여했다.
- 카카오톡 ‘임시 ID 유출’ 파장…개인정보 맞지만, 법적 한계도
- [이데일리 김현아·김가은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카카오가 ‘카카오톡 오픈채팅 임시 ID 유출 사건’을 두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다투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사건에서 개인 식별이 불가능한 임시 ID라도 개인정보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나 IT 플랫폼의 특성상 임시 ID와 같은 연계 정보의 사용이 많은 만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기준이 되는 결합의 용이성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별도의 관리 원칙을 만들고 이를 지키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적용의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쉽게 결합해 식별 가능하면 개인정보이 사건은 해커가 카카오톡 오픈채팅의 임시 ID를 탈취한 후, 회원일련번호(고유 ID)와 결합하여 개인정보를 얻은 사건이다. 해커는 특정 오픈채팅방의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완성해 판매했으며, 여기에는 참여자의 실명, 휴대전화번호 등이 포함됐다.이에 대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카카오의 해석은 다르다. 개인정보위는 카카오에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15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최장혁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은 “카카오에 특별히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항을 강하게 적용한 것이 아니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분했다”고 설명했다.반면, 카카오는 입장 자료를 통해 “회원일련번호와 임시 ID는 단순한 숫자 문자열로 개인정보를 직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지 않아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카카오는 법무법인 세종으로부터 자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해커가 카카오톡 오픈채팅의 임시 ID를 탈취한 후, 회원일련번호(고유 ID)를 이용해 두 정보를 결합하여 개인정보를 얻은 사건이다. 해커는 특정 오픈채팅방의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완성하여 판매했으며, 여기에는 참여자의 실명, 휴대전화번호 등이 포함됐다.하지만, 개인정보보호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12명의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개인정보보호법’ 해설서를 쓴 최경진 가천대 교수(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은 “연계정보(임시 ID)가 완전히 분리돼 있었다면 카카오의 주장이 약간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연계정보가 개인 정보 파일 속에 함께 있었고, 이 해킹된 연계 정보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된 만큼 개인정보 유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최 교수는 “예를 들어 ‘콩나물국을 사먹었다’는 정보만으로는 개인정보가 아니지만, 그 정보가 개인 식별이 가능한 정보(성명 등)와 같은 파일에 있어 쉽게 결합해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있다면 ‘콩나물국을 사먹은 정보’의 유출도 개인정보 유출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이성엽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장(한국데이터법정책학회장)도 “그 자체로는 개인정보가 아니더라도 쉽게 결합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다면 개인정보로 보지 않기는 어렵다”면서 “결합의 용이성에 대한 부분이 쟁점”이라고 했다.◇IT 업계 위기…연계정보·행태정보 가이드라인 필요개인정보보호법 해석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IT 기업들의 고민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번 사건에서 카카오만 해도 임시ID를 개인정보로 보지 않아 유출 사건을 신고하거나 피해자에게 통지하지 않았고, 이로인해 151억 과징금과 별개로 과태료 780만원까지 받았다. 법무팀을 운영할 수 없는 소규모 기업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시ID와 같은 연계정보가 어느 정도로 결합돼야 개인 식별이 가능한 개인정보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임시ID와 같은 정보는 메신저를 포함한 다양한 온라인 및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수적인 정보이기 때문이다.‘맞춤형 광고’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웹·앱 방문 내역, 구매·검색 이력 같은 이용자의 온라인 행태정보를 분석하여 개인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용자의 행태정보가 오랜 기간 쌓이고 특정 데이터와 결합될 경우 개인정보로 간주될 수 있다.이에 따라 개인정보위는 작년에 국민의 개인정보 자기 결정권을 보호하면서도 기업이 행태정보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려 했으나, IT 기업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최경진 교수는 “행태정보를 별도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고, 개인정보 처리 시스템과 분리한다면 일정 부분 합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그결과, 이제 연계정보든 행태정보든 개인정보보호법의 일반적 해석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안타깝다”고 전했다.
- 美 장기 출장 나선 JY…"아무도 못하는 사업 먼저 해내자"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2주가 넘는 미국 장기 출장에 나섰다. 북미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을 시작으로 매일 분 단위로 나누는 빡빡한 일정을 30여건 소화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는 화두를 던지며 신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지난 2021년 11월 당시 미국 버라이즌 본사를 방문해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JY, 美서 2주간 분 단위 릴레이 회동6일 삼성전자(005930)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끝난 직후 출국해 삼성의 미래 사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의 주요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반도체, 통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릴레이 회동은 고객사 협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것으로 동부 뉴욕·워싱턴DC부터 서부 실리콘밸리까지 아우르고 있다. 매일 분 단위까지 쪼개는 빡빡한 일정 30여건이 이번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삼성전자 측은 전했다.이 회장은 지난 4일 뉴욕에서 북미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CEO와 만나 갤럭시 신제품 판매 등에 대한 협력을 논의했다. 두 인사는 △AI를 활용한 기술·서비스 방안 △차세대 통신기술 전망 △기술 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전략 △버라이즌 고객 대상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대 협력 △하반기 갤럭시 신제품 판매 확대 협력 등 사업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갤럭시 신제품과 관련한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버라이즌 매장 내에서 갤럭시 신모델의 AI 기능을 체험하도록 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미팅에는 노태문 MX사업부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삼성전자와 버라이즌은 사업 측면에서 각별한 사이다. 버라이즌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 중 삼성전자의 최대 거래 업체다. 두 회사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네트워크 장비 등에 걸쳐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가 2020년 체결한 ‘5G를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 장기공급 계약’은 7조9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시 수주를 계기로 미국 5G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며 “이같은 파트너십은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의 오래되고 각별한 인연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글로벌 통신 전시회 MWC에 당시 각각 삼성전자 부사장과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 자격으로 나란히 참석한 것을 계기로 10년 이상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베스트베리 CEO가 버라이즌으로 옮긴 뒤에도 계속 이어졌고, 실제 계약 과정에서 수시로 직접 화상 통화를 하면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JY, ‘신경영 선언일’ 맞춰 신사업 화두이 회장은 회동 이후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이 7일로 31주년을 맞는 가운데 이 회장이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최근 위기설까지 나올 정도인데, 이같은 메시지를 통해 조직 다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는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라는 이 선대회장의 당시 언급을 특히 주목하는 기류다. 이 회장이 신경영 선언을 전후해 미국 장기 출장에 나선 것은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버라이즌과 장기 협력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 통신업계는 지난 10년간 ‘비디오 콘텐츠’가 통신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것처럼 향후 10년은 ‘AI’가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중심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갤럭시 AI 스마트폰이 있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신 갤럭시S24 외에 지난해 출시한 제품들도 ‘갤럭시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해 AI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이 회장은 지난해 5월에도 20일 넘는 기간 미국 전역을 돌며 산업계 빅샷들과 회동해 관심을 모았다.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거물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 BMS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등 바이오업계 인사들도 만났다. 재계 관계자는 “AI, 바이오, 차세대 이동통신 등은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워낙 뛰어나 이들과의 관계가 존폐를 가를 정도로 중요하다”며 “이 회장이 직접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동해 미래 먹거리 돌파구를 위해 나선 것”이라고 했다.
- "다 바꿔라" 新경영선언 31주년 맞춰…JY, 美 '분단위' 신사업 강행군
-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중순까지 2주 넘는 기간 미국 전역에서 산업계 빅샷들과 회동하는 것은 미래 먹거리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미국 기업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 물꼬를 트는 것은 이 회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평가가 많다.특히 삼성전자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 31주년을 맞아 위기론이 나올 만큼 상황이 심상치 않다. 반도체 위기론에 더해 최근에는 예기치 못한 노조 리스크와 사법 리스크까지 직면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 회장은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는 화두를 던졌다. 지금 자리에 만족하고 머무른다면 미래는 없다는 절박함을 강조한 것이라는 관측이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지난 2021년 11월 당시 미국 버라이즌 본사를 방문해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JY, 美서 2주간 분 단위 릴레이 회동6일 삼성전자(005930)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끝난 직후 출국해 삼성의 미래 사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의 주요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반도체, 통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릴레이 회동은 고객사 협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것으로 동부 뉴욕·워싱턴DC부터 서부 실리콘밸리까지 아우르고 있다. 매일 분 단위까지 쪼개는 빡빡한 일정 30여건이 이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삼성전자 측은 전했다.이 회장은 지난 4일 뉴욕에서 북미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CEO와 만나 협력을 논의했다. 두 인사는 △AI를 활용한 기술·서비스 방안 △차세대 통신기술 전망 △기술 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전략 △버라이즌 고객 대상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대 협력 △하반기 갤럭시 신제품 판매 확대 협력 등 사업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갤럭시 신제품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버라이즌 매장 내에서 갤럭시 신모델의 AI 기능을 체험하도록 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미팅에는 노태문 MX사업부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배석했다.삼성전자와 버라이즌은 사업 측면에서 각별한 사이다. 버라이즌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 중 삼성전자의 최대 거래 업체다. 두 회사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네트워크 장비 등에 걸쳐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가 2020년 체결한 ‘5G를 포함한 네트워크 장비 장기공급 계약’은 7조9000억원 규모에 달했다.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시 수주를 계기로 미국 5G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며 “이같은 파트너십은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의 오래되고 각별한 인연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는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글로벌 통신 전시회 MWC에 당시 각각 삼성전자 부사장과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 자격으로 나란히 참석한 것을 계기로 10년 이상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베스트베리 CEO가 버라이즌으로 옮긴 뒤에도 계속 이어졌고, 실제 계약 과정에서 수시로 직접 화상 통화를 하면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JY, ‘신경영 선언일’ 맞춰 신사업 화두이 회장은 회동 이후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이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이 7일로 31주년을 맞는 가운데 이 회장이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최근 위기설까지 나올 정도인데, 이같은 메시지를 통해 조직에 긴장감과 절박함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재계는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라는 이 선대회장의 당시 언급을 특히 주목하는 기류다. 이 회장이 신경영 선언을 전후해 미국 장기 출장에 나선 것은 이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이 회장은 버라이즌 외에 AI, 반도체, 바이오 등의 빅샷들과 잇따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에도 20일 넘는 미국 출장에서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빅테크 거물들과 회동했다.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 BMS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등 바이오업계 인사들도 만났다. 재계 고위인사는 “한국 재계에서 이 정도의 글로벌 비즈니스 인맥을 가진 이는 이 회장 외에 찾기 쉽지 않다”며 “이 회장이 직접 신사업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미국은 AI, 반도체 설계, 바이오, 차세대 이동통신 등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이 많다. 이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지 못하면 자칫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출장 이후 삼성전자가 차세대 고성능 AI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퀄컴, AMD 등 대형 고객사들을 잡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미국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분야에서 단연 세계 1위다. 미국을 잡아야 삼성 파운드리가 대만 TSMC에 대적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 국내외 동향과 전망 세미나 개최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의장 이인호)가 오는 7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 국내외 동향과 전망’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이번 학술세미나는 온라인 기반 미디어 플랫폼 기업의 국내외 규제 동향을 파악하고, 바람직한 규제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로, 한국언론법학회(회장 윤성옥)가 주최하고 KISO가 후원한다.세미나는 조소영 교수(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사회로 진행되며, 김현경 교수(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가 제1주제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 추진 현황 및 특성 그리고 과제”를, 최은경 교수(한신대 평화교양대학)가 제2주제 “영국의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 현황의 함의점”을, 상윤모 교수(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가 제3주제 “온라인상의 불법·유해 정보 대응: 호주 온라인안전법의 공동규제 접근을 중심으로”를 발표한다.이어 종합토론에는 김송옥 박사(중앙대학교 법학연구원), 이승환 교수(대구대학교 법학과), 정필운 교수(한국교원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차원일 헌법연구원(헌법재판소)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김현경 교수는 제1주제 발표에서 한국에서의 플랫폼 자율규제 의의와 유형, 추진 현황과 특성을 살펴보고, 플랫폼 자율규제 추진 기본방향과 앞으로의 과제를 짚는다. 김 교수는 발표에서 표현의 자유 영역이 민감한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과 자율규제 필요성을 역설하며, △융통성 및 유연성 확보 △갈등 해결 능력 △글로벌 지향성 △집행력 및 효율성 확보를 기본방향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온라인 플랫폼에 적합한 자율규제 유형으로 ‘산업계 주도 설치형’을 꼽고, KISO를 비롯해 GSOK(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등의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KISO와 같은 ‘산업계 주도 설치형’ 자율규제는 높은 독립성·투명성·다양성·전문성·집행력·자율규약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최은경 교수는 제2주제 발표에서 영국 온라인 플랫폼 시장 현황과 특징을 살펴보고 영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동향 및 특징을 검토하여 함의점을 도출한다. 최 교수는 발표에서 영국의 인터넷자율규제기구인 IWF(Internet Watch Foundation)의 역할과 새로이 발효될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Bill)의 내용을 소개한다. 영국은 디지털 시장 경쟁 부분에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지만, 아동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온라인 유해물에 대한 대응은 자율규제기구에 전적으로 위임하여 민간중심형 공동모델, 신고 중심의 자율규제모델을 도입했다는 점을 주목한다.상윤모 교수는 제3주제 발표에서 호주의 온라인 플랫폼 관련 특성과 공동규제를 기본 접근 방식으로 채택하기까지의 과정, 자율규제와 직접규제를 통한 문제 해결 시도 등의 규제 현황을 살펴본다. 상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스스로 산업 강령을 만들고,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하는 체계인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Act 2021)상 공동규제의 구체적인 내용을 자세히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유연성과 공공의 이익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규제 프레임워크 마련과 자율규제 및 정부규제 사이의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이번 학술세미나는 언론학자 및 법학자들의 깊이 있는 분석과 토론을 통해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균형 잡힌 규제 정책을 제안하고,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KISO는 2009년 설립된 순수 민간 자율규제 기구로, 인터넷 게시물, 검색어를 비롯하여 인공지능(AI), 챗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자 공동의 자율규제 기준을 수립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 카카오, SK컴즈 등 인터넷 포털을 비롯해 온라인 커뮤니티, 챗봇 서비스회사 등 16개 인터넷 사업자가 KISO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 NIPA와 산단공, 디지털 전환·신산업 육성 MOU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원장 허성욱, 이하 ‘NIPA’)과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 이상훈, 이하 ‘산단공’)은 6월 5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구로구 소재)에서 산업단지와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관련 신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은 기업, 인력 등 산업단지의 풍부한 인프라에 인공지능, 5G, 클라우드 등 ICT 신기술을 접목하여 산업의 디지털 대전환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협약의 세부적인 내용은 ▲기관 간 디지털ㆍ탄소중립 기업지원 관련 상호 정보 공유 ▲5G, 인공지능, IoT 등 신기술 활용 공동과제 발굴 추진 협력 ▲지역 특화산업 ICT 전문인력 양성 및 협력 거버넌스 구축 ▲산업단지 데이터 기반 공동서비스 개발ㆍ실증 등 제조기업 디지털 전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상호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협약식과 함께 “한국형 등대공장 및 디지털전환 사례”라는 주제로 태림산업 오경식 대표가 제조데이터에 ICT기술을 실제 생산 라인에 적용한 MDCG(Manufacturing Data Community Ground) K-스마트 등대공장에 대해 발표했다.발표 이후에는 오경식 태림산업 대표, 신성델타테크 김광후 팀장, 드림열처리 최병길 대표, 코아시스템 오양환 대표, 뉴젠스 임영필 대표, 에이아이더뉴트리진 김수화 대표가 자리한 가운데 “제조 현장 디지털 기술 적용 사례 및 기업 디지털 전환 활성화”에 대한 기업간담회가 진행됐다.이 자리에서 산단공 이상훈 이사장은 “이번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의 업무협약으로 5G, 클라우드를 비롯한 ICT 신기술을 산업단지에 도입하여 기업의 생산성 향상 및 디지털ㆍ무탄소 산업단지 전환 촉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지속적인 협력으로 산업단지 기업들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NIPA 허성욱 원장은 “국내 산업단지의 디지털에 대한 인식이나 전환 의지는 높아졌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경험이나 지식 등이 부족하여 다양한 애로사항들이 발생한다”면서 “산업단지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디지털 전환 및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NIPA는 나이스(NIce)한 우리 기업들의 파트너(PArtner)가 되기 위해 산업계와 더 소통하고 진실한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내수시장 장악한 뷰노, "하반기 해외 진출로 흑자전환"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뷰노(338220)가 ‘뷰노메드 딥카스’(VUNO Med-DeepCARS, 이하 딥카스)의 빠른 국내 시장 공략 덕에 분기 매출이 5분기 연속 증가 추세다. 뷰노는 좁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부터 해외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빠르면 올해 하반기 분기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상황이다.◇‘딥카스’ 국내 시장 잠식에 힘입어 매출 지속 성장[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뷰노는 주요 의료인공지능(AI)업체 중 지난해부터 매 분기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루닛의 경우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10억원→55억원→33억원→34억원→51억원으로 들쭉날쭉한 매출을 낸 반면 같은 기간 뷰노는 18억원→30억원→36억원→49억원→55억원으로 꾸준히 우상향하는 매출 실적을 냈다. 1분기에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환자가 줄어들었음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한 셈이다.이러한 매출 성장을 이끄는 동력은 딥카스이다. 환자의 기본적인 생체 활력 징후 데이터를 활용,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감시하는 AI의료기기인 딥카스는 올해 1분기 매출 45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55억원)의 81%를 차지했다. 딥카스는 지난달 기준 89개 병원, 3만5000곳 이상의 병상에서 실제로 사용되며 비급여 청구가 진행 중이다. 이 중 딥카스를 도입한 상급종합병원은 16개에 이른다. 금융투자업계에선 2분기 중 국내 빅4 병원에 딥카스가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뷰노는 연말까지 딥카스 도입 병원을 150개로 늘릴 예정이다.딥카스 도입 병원과 병상 수 현황 (자료=뷰노)◇내수만으론 성장 한계…급여 인정 여부에도 ‘촉각’뷰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내수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국내 상급 종합병원(45개)와 종합병원(319개)의 시장 규모는 연간 2965억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뷰노는 국내 시장 점유율 50%인 약 1500억원 규모의 시장 침투를 목표로 하고 있다.국내에 경쟁 제품인 에이아이트릭스의 ‘바이탈케어’가 있다는 점도 위협적인 부분이다. 이에 대해 뷰노는 19개 생체 데이터가 필요한 바이탈케어와 달리 딥카스는 일상적으로 측정하는 데이터만으로 예측이 가능하다는 강점을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더 나아가 뷰노는 국내 사업 전략으로 장기적으로는 일반병원, 요양병원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한편, 재택 의료 시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모델을 개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딥카스의 해외 진출 시기가 내년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까지는 딥카스의 국내 매출이 주요 매출원이 될 전망이다. 불안 요소는 오는 7월 31일이면 비급여 적용 기간이 종료된다는 점이다.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해 급여 적정성이 인정받지 못해 비급여 판정을 받는다면 국내 사업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딥카스는 국내 AI의료기기 최초로 선진입 의료기술에 확정된 데 이어 2022년 8월 비급여시장에 진입한 업체인 만큼, 의료AI업계에서 딥카스의 급여 인정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업계에선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기간이 올해부터는 최장 5년으로 늘린다는 보건복지부의 시행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규정이 뷰노에도 소급 적용될 경우 딥카스의 비급여 기간은 2027년 7월 31일까지로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딥카스가 평가 유예 기간에 병원에 활발하게 도입됐고, 선진입 의료기술에 선정된 ‘1호 국내 AI의료기기’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해당 규정을 소급 적용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올해부터 해외 진출 가시화…흑자 전환 기대한편 좁은 내수 시장은 딥카스의 해외 진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게 하는 요소이다. 뷰노는 딥카스가 진출할 미국 시장의 규모가 연간 23억2000만달러(한화 약 2조 7840억원), 유럽 시장의 경우 21억9500만달러(약 2조 6340억원)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외에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4644억원)과 남미 시장(약 6888억원)까지 합하면 해외 시장 규모가 54억7600만달러(약 6조 571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딥카스는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된 만큼 올 하반기에는 FDA 허가 여부가 결론날 것으로 전망된다. FDA 허가 획득 이후 코드 등재, 보험 수가 책정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매출 발생 시기는 내년 하반기부터일 것으로 예상된다. 뷰노는 빠른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해 최근 미국에서 상표권 등록을 마친 상태다. 지난 4월에는 104억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해외 진출 자금도 마련해뒀다.딥카스 외 다른 제품으로는 이미 해외 진출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올해 1월에는 ‘뷰노메드 렁CT’(VUNO Med-LungCT)가 일본 보험급여 대상으로 인정되자 파트너사인 M3가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렁CT는 일본 내 보험 적용과 파트너사 M3의 영업 확장으로 예상치 못했던 매출이 더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또 미국 현지 법인을 통해서는 올해 ‘뷰노메드 딥브레인’(VUNO Med-DeepBrain)의 미국 판매를 개시할 계획이다. 딥브레인은 2020년 6월 유럽 허가에 이어 지난해 10월 미국 FDA 허가(510k)를 획득했다. 딥브레인은 2019년 6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고 2022년 6월 급여 적용이 시작된 제품이다. 올해 딥카스 외에도 ‘하티브’(Hativ), 렁CT의 FDA 허가를 신청해 4개 제품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뷰노는 올해 분기 기준 흑자를 기대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연간 흑자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기 기준 흑자를 내기 위한 손익분기점(BEP)은 약 75억원이므로 빠르면 올해 3분기에는 분기 흑자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뷰노의 올해 목표 매출은 260억~300억원이며, 내년은 550억~600억원이다. 내년이면 흑자 전환을 이룰 것으로 자신하는 셈이다.뷰노 관계자는 “한 번 발생한 매출이 지속적으로 쌓이는 사업 구조와 단순한 비용 구조를 감안하면 2025년부터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4년 하반기 중 (분기 기준) 흑자 전환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비인칭시점' PD "시청자 헷갈리게 하는 AI 지양…방송계 방향성 필요"[인터뷰]②
- 왼쪽부터 KBS 조현웅, 전인태, 신민섭, 유경현 PD(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사실을 현혹하거나 어긋난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선 항상 경계하고 고민할 지점이죠.”KBS2 시사교양 프로그램 ‘김이나의 비인칭시점’(이하 ‘비인칭시점’) 연출을 맡은 전인태, 유경현, 조현웅, 신민섭 PD가 방송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장악한 AI(인공지능)의 전망과 미디어 업계의 역할에 대해 짚었다.AI는 예능 뿐만 아니라 뉴스, 드라마 등 음성 복원, 디에이징(배우를 실제보다 젊게 보이게 하는 특수효과), 딥페이크(인간 이미지 합성 기술), TTS(음성합성 기술 등을 통해 사람의 목소리를 구현하는 것) 등으로 이미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러나 최근 인권유린, 가짜뉴스, 범죄 악용 등 윤리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이에 대해 신 PD는 “저희도 방송이니까 어느 정도 재미를 추구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사실에 바탕을 두고 프로그램을 만들기 때문에 시청자가 받아들일 때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걸 시도할 때도 시청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해야 하고, 시청자를 헷갈리게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김이나의 비인칭시점’ 포스터(사진=KBS2)전 PD는 “AI, 딥페이크 등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확실한 기준을 세우고 인간의 윤리를 훼손 않는 선에서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게 방송계가 해야 할 일이고 저희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그러면서 “결국엔 KBS의 역할도 그런 데에 있는 것 같다. 지상파 방송, 레거시 미디어에서 해야될 것은 ‘악용되니까 쓰지 말자’가 아니라 좋은 기술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되 아노미 현상(행위를 막을 수 있는 공통 가치나 도덕 기준이 없어 어지러운 상태)이 오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좋은 쪽으로 활용한다면 인간의 경험을 확장하고 인간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유 PD는 “지금 방송을 보면 ‘이 영상이나 이미지는 AI로 제작됐다’는 자막이 뜨는데, 한 5년만 지나면 오히려 반대로 ‘이 영상은 인간 PD가 실제 촬영한 장면입니다’라는 자막이 뜰지도 모른다. 나머지는 전부 다 AI가 생성하는 거다. 그런 시대가 분명히 도래할 것”이라고 봤다.그는 1회 스토킹 가해자 음성 파일을 예로 들며 “‘비인칭시점’을 만들면서도 윤리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사실 가해자의 음성을 업체에 맡기면 그 음성으로 생성해 방송에 내보내는 건 어렵지 않다. 그렇게 하면 생생은 하겠지만 피해자들에겐 2차 가해고 윤리적으로 문제가 확실하지 않나. 그렇기에 실제로 적용하지 않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유 PD는 “딥페이크로 실제 가해자를 재연할 수도 있겠지만 과연 그게 옳은가. 방송계가 직면한 문제고 반드시 짚어야 할 문제다. AI 재연 이미지나 음성 복원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왼쪽부터 KBS 조현웅, 전인태, 신민섭, 유경현 PD(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AI와 함께한 소통형 프로그램을 통해 ‘비인칭시점’이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신 PD는 “오히려 AI를 통해 인간이 갖추고 지켜야 할 것들. 꿈이라든지 약자에 대한 배려, 정의 같은 것들에 대해서 더 생각하게 되는 것 아닐까 싶다”며 “현실을 AI를 통해 역설적으로 보여주면서 소중한 가치를 드러내면 보는 사람들이 조금 더 좋은 마음을 갖고 인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조 PD 또한 방송업계의 역할에 대해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미 현실은 와버렸는데 사람들은 답이 정해졌다고 생각하고 지나간다. 우리는 항상 과정 중에 있고,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질문을 던지는 정도”라며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대결 상대가 아닌 공생해야 할 기술”이라고 말했다.유 PD는 “배달 앱도 AI 알고리즘에 따라 배달비를 책정하더라. 그런데 거기서 빠져있는 건 배달 노동자가 어떤 환경에 처할지에 대한 것”이라며 “노동 감수성은 AI 알고리즘에서 빠져있지만, 인간은 그 고민을 하지 않나. 알고리즘이 놓치고 있는 감수성이나 환경에 대해 더 생각하고 상호작용 속에서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이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가 내부에서 우려도 있고 엇갈리기도 하거든요. 팀 입장에서는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하. 그런데 절반의 성공에 좀 더 초점을 맞춰줬으면 좋겠습니다. 그 절반에서 어떤 걸 우리가 가져올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거죠. 방송은 항상 반 발짝 앞서야 한다고 하는데, 저희는 한 발짝 앞선 것 같습니다. 계속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 '비인칭시점' PD들의 'AI스러움'이란[인터뷰]①
- 왼쪽부터 KBS 조현웅, 전인태, 신민섭, 유경현 PD(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제작진의 해석보다 AI의 데이터, 정해진 답보다 새로운 시도와 질문으로 차별화를 뒀죠.”KBS2 시사교양 프로그램 ‘김이나의 비인칭시점’(이하 ‘비인칭시점’) 연출을 맡은 전인태, 유경현, 조현웅, 신민섭 PD가 시사교양 프로그램에 AI(인공지능)를 접목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김이나의 비인칭시점’ 포스터(사진=KBS2)‘비인칭시점’은 스토리에 진심인 ‘인간’ 김이나와 인간이 궁금한 ‘비인간’ AI가 인간을 파헤치며 함께 스토리텔링에 나섰다. 인간과 소통하는 AI라고 하면 으레 인간의 모습을 한 AI를 떠올리지만, ‘비인칭시점’은 텍스트와 목소리로 AI의 기능을 충실하게 담았다.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비인칭시점’ PD들은 이것이 ‘AI스러움’이라고 봤다고 말했다.전 PD는 “보통 AI를 만들면 인간화 시키는 게 고전적인 클리셰이지 않나. 그런데 사실 우리가 실제로 쓰는 챗GPT 같은 것들은 다 텍스트 기반이다. 이것이 오히려 지금 시기에 더 AI스럽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이어 “또한 저희 MC가 작사가 김이나 씨이지 않나. 비주얼라이징이 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AI 프로그램이 뭐 저래?’ 할 수도 있지만 간결한 게 요즘 AI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또 시각화에 대해 AI에게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 PD는 “AI에게 ‘너를 갖고 프로그램을 할 것인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일종의 문답을 해보기도 했다”며 “360도를 담는 카메라라든지 이런 것들이 실제로 챗GPT와 이야기를 하면서 힌트를 얻은 것들”이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왼쪽부터 KBS 조현웅, 전인태, 신민섭, 유경현 PD(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비인칭시점’은 성폭력, 악성 민원, 전세 사기, 도박 중독, 동물 학대 등 사회적 이슈를 다뤘다. 기존 시사교양 프로그램, AI 프로그램과 달랐던 점은 ‘인간이 궁금한’ 콘셉트를 가진 AI가 오히려 질문을 던졌다는 것이다. 또한 김이나가 스토리텔링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며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유 PD는 기획 의도에 대해 “기존의 AI가 들어가는 방송 같은 경우에는 인간과 AI의 대결, 누가 잘하고 뛰어날지에 중점을 뒀다면 저희는 ‘협업’에 중점을 뒀다. AI를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경쟁 상대로 바라보지만 궁극적으로는 함께해야 할 존재”라며 “서로 모르는 것들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공유해서, 우리도 잘 몰랐던 인간에 대한 탐구를 시사교양적으로 들어가 보자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김이나의 목소리를 한 AI 기술에 대해 묻자 “김이나 씨가 음성 AI 전문업체 스튜디오에 가서 약 1시간 동안 다양한 문장을 읽고 녹음했다. 그러면 AI가 김이나 씨의 음성을 학습하고, 저희가 원고를 주면 AI가 김이나 목소리로 읽게 된다”고 답했다.이어 “답변 자체도 제작진이 쓰는 게 아니라 챗GPT나 다른 AI를 통해서 생성된 답변이다. 제작진은 AI의 대답을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축약하고, 그 문장을 김이나 목소리가 학습된 AI를 통해서 발현한다”고 설명했다.‘비인칭시점’은 하나의 회차마다 세 가지의 주제로 이야기를 펼쳤다. 신 PD는 “세 가지 주제를 사건·인물·현장으로 나눠서 기획했고, 차별화를 위해 AI를 추가했다”며 “통일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한 주제를 길게 가져가는 것보다 사람들이 많이 관심을 갖는 주제를 담는 게 중요했다. 라이트한 이슈를 담을 포맷 및 프로그램이 KBS에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왼쪽부터 KBS 조현웅, 전인태, 신민섭, 유경현 PD(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기존에 없던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도 많았을 터. 유 PD는 “AI가 자료 조사는 빠른데 100% 사실이 아니라서 체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저희가 생각하지 못했던 이미지를 구현하거나 사례를 제시할 때가 있다. 인사이트를 얻는 부분에서는 좋은 것 같다”며 생성형 AI의 장단점에 대해 설명했다.그러면서 “인간이 볼 땐 뻔한 아이템이어도 AI는 우리가 당연히 생각하고 있는 문제의식을 생경해 한다. 같은 아이템도 다르게 생각하고 취재하는 인사이트의 힘을 생성형 AI한테서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에 더해 신 PD는 “아직까지 AI가 구현하는 것 중에 방송에서 쓸 수 있는 정도는 이미지 정도다. 영상 기술이 계속 개발되고 있지만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과거에 일어난 일이나 카메라로 담을 수 없는 대상이 있으면 AI으로 재현할 수가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조 PD는 이러한 흐름에 대해 “과도기적이다. 사진이 처음 나왔을 때 한 번 열어두고 수 시간을 놔뒀어야 하지 않나. 어떤 기술이 처음 도입되고 본격적인 힘을 발휘할 때까지의 과정이 있는데, AI도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이러한 기술이 편한 점도 있지만 편해서 쓴다기 보단 손이 가더라도 우리가 먼저 해보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비주얼이 없나’, ‘왜 저렇게 나오나’ 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런 면도 과도기적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편해야 하고 세련돼야 한다기 보다 AI 그 자체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짚었다.이슈에 이슈가 덮이는 세상. 인간과 AI의 소통으로 ‘비인칭시점’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신 PD는 “인간과 AI가 만들어나가고 주고 받는 것. 스마트하다거나 논리적이라기 보다는 따뜻하게 보이고 싶은 저희만의 욕심이 있었다. 그런 게 결국 AI랑 인간이 같이 가야 하는 방향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 구글과 인공지능으로 맞짱뜨는 토종 AI신약 기업은[AI신약社 생존전략下]
- 신약 개발은 해당 국가의 과학기술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성공하면 상상 못할 큰 수익이 따른다. 실제 화이자는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발매 9개월 만에 약 3조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그만큼 고위험, 장기투자의 과정을 거쳐야한다. 신약 개발에는 평균 15년의 기간과 1조원(기회비용 포함)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비효율성을 인공지능(AI)이 일정 부분 해소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를 통해 개발 기간은 7년, 비용은 6000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 이에 미국과 중국은 AI신약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AI신약개발은 세계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을까. 이데일리는 해외 기업과 비교 분석을 통해 토종 AI신약개발 바이오텍의 경쟁력을 분석하고 미래시장을 전망한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이 인간 영역을 뛰어넘고 있다. 신약개발의 ‘키’라는 단백질 구조 예측 대회(CASP)에서 우승했고 초전도체 등 세상에 없던 물질 38만개도 찾아냈다.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변이의 해석을 인공지능으로 예측하고, 이 원인 유전변이의 단백질 구조를 파악, AI 신약개발을 혁신해 나가겠다는 것이 구글 딥마인드가 가진 복안이라 볼 수 있다.하지만 국내에도 구글 딥마인드와 경쟁하는 바이오텍이 있다. AI로 유전자 변이로 인한 희귀질환을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한 ‘쓰리빌리언’, 신약개발 전 영역에서 AI를 활용하는 스탠다임, 한 때 구글을 이겼던 갤럭스 등이 주인공이다. ◇ 한국 스탠다임, 구글과 차별되는 기술력은한국 AI 신약 개발 회사 중에서는 꾸준히 거론되는 기업은 스탠다임이다. 송상옥 스탠다임 대표는 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구글와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에 따르면 스탠다임의 AI 모델과 알파폴드3는 모두 딥러닝을 사용하여 생물학적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일부분 차이점이 있다. 먼저 적용 범위에서 스탠다임이 더 광범위하다. 송 대표는 “알파폴드3는 단백질뿐만 아니라 DNA, RNA, 소분자 등 다양한 생체 분자의 상호작용을 예측할 수 있다. 반면 스탠다임의 AI 모델은 주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최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송상옥 스탠다임 대표 (사진=이데일리DB)모델 구성에서도 알파폴드3는 ‘Evoformer 모듈’과 ‘디퓨전 네트워크’를 사용해 최종 분자 구조를 예측하는 반면, 스탠다임의 플랫폼은 지식그래프 기반 모델, PPI 디퓨전 모델, 대사 네트워크 모델, 구조기반 시뮬레이션 및 SAR 모델, ADMET 예측모델, 분자생성 및 리드최적화 모델, 특허성 평가 모델 등 다양한 모델을 통합, 질병 타겟 발굴과 약물 탐색을 수행한다. 사용 목적도 다르다. 알파폴드3는 주로 구조 예측과 생체 분자 상호작용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생물학적 이해를 깊게 하고 신약 개발을 촉진한다. 이에 비해 스탠다임의 AI 모델은 신약 개발의 전 과정을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다중 파라미터 최적화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의 활성, 물성, 합성 용이성 등을 최적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이어 ”알파폴드3와 스탠다임의 AI 모델은 각각의 강점을 가지고 있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신약 개발과 생물학적 연구를 지원한다고 볼 수 있다“며 ”알파폴드3가 과학적 이해를 심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반면, 스탠다임은 보다 폭넓은 신약 개발 과정에 AI를 적용하여 실질적인 의약품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 구글과 진검승부 앞둔 쓰리빌리언...이번엔 정확도 압승할까쓰리빌리언은 AI를 기반으로 7000개 이상의 희귀질환을 진단하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미스센스가 경쟁 제품이다.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에 따르면 회사 측은 구글과 AI희귀질환 분석 성능 평가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미스센스’가 최근 AI 대회에서 내놓은 지표를 보면 현재 시점에서 쓰리빌리언이 앞서고 있다는 게 금 대표의 주장이다. 실제 AI 희귀질환 성능 평가에서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미스센스가 또 다른 AI ‘EVE’ 대비 3.1% 우위를 보인 반면 쓰리빌리언 ‘3cnet’이 17.5% 우위로 구글을 앞섰다. 동일 ‘test set’ 에 대한 비교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간접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는 수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쓰리빌리언은 2022년 ‘CAGI6’ 와 2023년 ‘Xcelerate Rare’ 글로벌 AI 경진대회에서 두차례 우승하기도 했다.쓰리빌리언 금창원 대표(사진=쓰리빌리언)이 두 AI의 성능 대결은 이르면 올 하반기에 본격 이뤄질 예정이다. 쓰리빌리언 3cnet은 2024년~2025년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CAGI7 대회에서 딥마인드 알파미스센스와 정면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쓰리빌리언의 신약개발 플랫폼은 △특정 질병 타겟을 발굴하는 ‘치료제 타겟 발굴 및 효과검정’ △타겟을 적절하게 컨트롤해서 실제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는 후보물질을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생성하는 ‘신약 후보물질 생성’ △후보물질이 임상 1상에 해당하는 안정성을 갖고 있는지 검증하는 ‘약물 안전성 검정’ 등 3요소로 나뉘어 있다. 구글보다는 더 광범위한 신약개발 범위를 커버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금대표는 “희귀유전 질병을 컨트롤 할 수 있는 후보물질까지 추출해냈고 ‘밸리데이션(검증)’ 직전 단계까지 왔다“며 ”앞으로 찾아낸 후보물질의 실제 기능 확인에 주력하고 단계별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밸리데이션’이란, 의약품의 제조 공정, 설비·장비·기기, 시험방법, 컴퓨터 시스템 등이 판정 기준에 맞는 결과를 도출하는지 검증하는 절차를 말한다.한편 쓰리빌리언은 지난달 기술성평가 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올 하반기 상장이 목표다.
- [AI신약社 생존전략上] AI로 신약개발 판 바꾸는 구글...K바이오 미래는
- 신약 개발은 해당 국가의 과학기술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성공하면 상상 못할 큰 수익이 따른다. 실제 화이자는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발매 9개월 만에 약 3조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그만큼 고위험, 장기투자의 과정을 거쳐야한다. 신약 개발에는 평균 15년의 기간과 1조원(기회비용 포함)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비효율성을 인공지능(AI)이 일정 부분 해소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I를 통해 개발 기간은 7년, 비용은 6000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일 수 있다. 이에 미국과 중국은 AI신약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AI신약개발은 세계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을까. 이데일리는 해외 기업과 비교 분석을 통해 토종 AI신약개발 바이오텍의 경쟁력을 분석하고 미래시장을 전망한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AI 신약개발 기술이 제약·바이오업계의 판을 바꾸고 있다. 미국 빅파마(연 매출 13조 이상 제약사)들은 진행 중이던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멈추고, AI가 도출하는 결과를 본 뒤 파이프라인 우선 순위를 바꿀 정도다.가장 앞서는 기업은 구글 딥마인드다. 2016년 ‘알파고’로 세계 바둑을 제패한 구글 딥마인드는 인공지능(AI)을 통해 신약 개발의 비밀을 하나하나 풀고 있다. 단백질 구조 예측에 그치지 않고 생체 분자와 단백질 간 상호작용까지 예측하는 수준으로 진화했다. 실제 알파폴드는 폐 질환 신약후보물질을 46일 만에 발굴하기도 했다. 수년은 걸릴 작업을 두 달 남짓으로 줄인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구글 딥마인드가 엔비디아 생성형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바이오니모나 마이크로소프트(MS) AI 에보디프보다 앞서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딥마인드 알파폴드3, 어디까지 진화했나인공지능(AI)을 이용한 신약개발이 효율적인 이유는 사람이 발견할 수 없는 패턴을 AI가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어서다. 사람은 단백질 구조를 1000개 본다고 해도 공통적인 패턴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AI는 수학적 모델이기 때문에 그런 패턴을 사람보다 쉽게 찾아낼 수 있다. AI신약개발 기업 한 관계자는 “신약 개발의 핵심은 일종의 패턴을 찾아내는 일이다. 약물이 질환을 일으키는 단백질에 잘 붙느냐, 안 붙느냐가 관건이다. 물리적인 방식을 거치는 AI는 기존 계산하는 방식보다 정확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신약개발에서 단백질은 인간 질병의 자물쇠로 불리고, 약은 열쇠로 비유된다. 질병과 연관되어 있는 단백질을 찾을 수 있으면, 이 단백질에 꼭 맞는 물질을 찾아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단백질은 세포의 관문으로서 물질 수송이나 외부 신호 감지 등 중요한 생리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단백질의 구조에 대한 정보는 단백질에 결합하는 화합물을 단백질의 작용원리에 따라서 찾을 수 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정보다. 코로나19 백신도 이런 방식으로 탄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에는 ORF8 등 20여 종의 단백질이 있고 이것을 몸에 주입해서 항체를 만드는 방식이다. 인공지능(AI)가 활용되는 신약개발 과정 (자료=딜로이트)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구글의 알파폴드3는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단백질-리간드 및 단백질-DNA 상호작용까지 예측할 수 있어 생물학적 이해와 약물 개발에 큰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단백질 구조 분석을 통해 타겟을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고 후보물질 스크리닝 과정에서 약물과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후보물질을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딥마인드 관계자는 “약물 효능을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백질 상호작용을 예측하여 실험을 줄이고 임상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AI 신약개발기업, 경쟁력 세계 8위 수준...산업 시스템 변화 필수그렇다면 향후 AI신약개발 시장 판도는 어떻게 바뀔까. 알파폴드로 인해 한국의 AI신약 회사는 도태되는 것이 수순일까. 여러 의견이 있지만 일단 현 단계에서는 구글 알파폴드의 모델이 ‘게임체인저’는 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국내 AI신약개발 업체 경쟁력이 강화되지 않는다면 미국의 국내 시장 잠식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한국은 세계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영상판독 산업 역량은 우수하지만 신약개발AI 분야에선 상당 부분 뒤처져 있다. 특허청이 최근 10년 주요국(한, 미, 중, 유럽연합, 일)에 출원된 특허를 분석한 결과, 루닛(328130), 딥바이오 등이 이끄는 한국의 AI의료영상(X선·초음파·CT·MRI 등) 데이터 분석 특허 수는 중국, 미국에 이어 3위였다. 하지만 AI신약개발 분야에서는 논문 수(특허도 비슷한 수준) 기준 세계 8위 수준이었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유럽 대비 각각 6년, 5년 기술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일본 대비 3년, 중국에 비해서도 기술 역량이 1년 가량 늦다.김우연 카이스트 교수(전 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 부원장, 히츠)김우연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 부원장)는 “AI 기술은 독점력이 강하고, 전체 논문 수보다 각 분야 최고 기술이 얼마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단순히 순위 차보다 영향력 지수로 따지면 훨씬 더 격차가 큰 것 같다”며 “LLM(거대언어모델)의 경쟁이 기술보다는 컴퓨팅 파워, 데이터 등 자본력의 경쟁으로 변해간 것처럼 알파폴드3 최신 기술 개발에 있어서 점점 더 자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이 투입되다 보니 앞으로 한국의 경쟁력이 미국, 중국, 유럽에 비해 더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국내 제약산업 규모는 글로벌 3%도 미치지 못하고, 미국, 유럽, 일본 등 전통적인 제약 강국에 비해 매우 미미하다. 민간의 자본 만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국 및 유럽과 경쟁하기 위해 당분간 정부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추가로 신기술의 발전을 방해하는 낡은 규제들을 과감히 철폐함으로 AI신약개발의 더 빨리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업계 “알파폴드도 투명성 등 문제점도 많아”이에 반해 빅테크의 AI신약개발 모델이 과대 평가 받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알파폴드는 분자 상호작용 예측과 분석, 즉 과학적 이해에 도움을 준다면 한국의 스탠다임, 쓰리빌리언 등과 같은 AI신약개발 회사는 신약 개발 과정에 AI를 적용하여 실질적인 의약품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살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알파폴드는 ‘단백질 구조 예측 인공지능 모델’이지, 이 자체로 ‘신약개발’이 되지는 않는다. 결국 신약개발을 위한 하나의 부분인 것”이라며 “국내 AI신약개발사의 살길은 알파폴드가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에 기술을 집중해 메꾸는 형태가 맞을 것으로 본다. 이를테면 사이드 체인 예측이라던가, 구조 예측에서도 여전히 해결 안 된 부분들이 있다. 이런 부분이 신약을 정밀하게 디자인 하는데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구조 기반 신약 개발사들은 이런 기술에 앞으로 집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데이터 투명성 문제도 있다. 미국 AI 기업 리커전의 발표에 따르면 알파폴드는 양적으로 인상적인 결과를 가져왔지만 모델이 결합을 정확하게 예측했는지에 대한 실험실 검증 데이터가 정확히 검증되지 않았다. 송상옥 스탠다임 대표는 “알파폴드는 단백질, DNA, RNA, 소분자 등 다양한 생체 분자의 상호작용을 예측할 수 있지만 스탠다임 AI 모델은 주로 신약후보물질 발굴과 최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는 알파폴드가 스탠다임의 구조기반 약물탐색 워크플로우의 한 구성요소로써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AI신약개발 전문가 김우연 카이스트 교수(전 AI신약융합연구원 부원장)와의 일문일답.-서울대 석차옥 교수가 만든 갤럭스, 석차옥 교수 제자인 고준수 박사가 창업한 아론티어는 한때 구글과 단백질 분석에서 앞서기도 했다. 해외와 한국의 기술 격차가 벌어진 이유는. △이 두 회사에 특정짓기보다는 소위 현존 최고 모델 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회사들에 대해서 답변하겠다. 인공지능의 예측 성능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어떤 조건하에서, 어떤 벤치마크를 이용하여 테스트 했는지에 따라 성능의 왜곡이 매우 크다. 특히 데이터가 적고,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매우 크게 받는 바이오 문제에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크게 관찰된다. 알파폴드3와 같은 기술은 창의적인 아이디어 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엄청난 자본력을 바탕으로한 컴퓨팅 파워와 각 요소 기술 부문에서 최고의 인재들을 통한 극한의 엔지니어링이 결합되어야 한다. 각 부분에서 상대적인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더 나은 성능을 보였다는 것은 긴시간에 걸친 선행 연구를 통해 추적된 기술이 바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딥러닝 기술은 기존의 물리 기반 방법과 원리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기술의 역전은 자명하다고 할 수 있다.-구글 알파폴드3가 진화하면 시장 독과점 우려가 있는지△어떤 시장인지가 중요하다. 단백질, DNA, RNA, 저분자 구조 예측에 있어서 매우 강력한 기술이다. 적어도 이 분야에서는 당분간 선도하는 기술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알파폴드3 자체의 독과점 우려는 없다. 이유는 1) 단백질, DNA, RNA, 저분자 구조 예측 외에도 신약개발에는 여러 난제가 있다, 2) 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서 아직 기술 발전의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등이다. AI신약개발 기술이 실제 신약개발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신약개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AI가 만들었다고 해도 실제 실험에서 검증해야 하는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한국은 기존 제약 산업과 협업 생태계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실제 신약개발 성과로 이어지기가 어려운 것 같다. -국내 AI신약개발 경쟁력 향상에 결정적인 부분은 데이터 표준화 미흡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부분이 정확한 지적인가. 아니라면 다른 어떤 부분을 강화해야 하나△데이터 표준화도 미흡하겠지만, 주요 이유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딥마인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개된 데이터를 이용해서 알파폴드3를 개발했다.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더 많은 돈을 투자하여서 인재를 유치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구글의 1년 R&D 예산은 50조원 정도다. 우리 정부의 1년 R&D가 40조원이 되지 않는다. 정부주도로 최신 AI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고,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향후 국내 AI신약개발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언이 있다면△끝으로 신기술의 등장은 산업의 지형을 바꾸어 놓기 때문에 사회의 어떤 사람들에게는 득이 되지만, 또 다른 집단에는 손이 될 수 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집단간 갈등이 신기술의 시장 진입을 더디게 하고, 결국 발전의 때를 놓쳐 경쟁력을 잃게 한다. 미국이나 영국 등 시장 경제가 잘 자리 잡은 나라에서는 민간 스스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러한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 타다와 같은 것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겠다. 이러한 갈등 요소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도록 여러 유관 단체들이 새로운 기술의 이해를 높이고,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 나스닥·S&P500 또 사상 최고치…엔비디아 시총 '2위'[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S&P500과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뉴욕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뜨거운 고용시장이 점차 식고 있다는 또 다른 데이터가 나오면서 투심이 고조됐다. 엔비디아는 5% 이상 급등하며 애플을 제치고 시총 2위에 올라섰다. 애플 역시 5개월 만에 시총 3조달러를 재돌파했지만, 엔비디아의 랠리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상대적으로 빛이 바랬다. 국채금리도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크게 반영하고 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4.3% 아래로 뚝 떨어졌다.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마주보고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AFP)◇뜨거운 고용시장 둔화 신호 또 나왔다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5% 상승한 3만8807.33을 기록했다.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1.18% 오른 5354.03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도 1.96% 오른 1만7187.90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4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이어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의 5월 고용보고서마저도 고용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ADP에 따르면 5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15만2000명 증가했다. 지난 1월(11만1000명)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7만5000명)도 밑돌았다.여기에 4월 증가 폭도 기존 19만2000명에서 18만8000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5%로 3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이어갔다.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로 갈수록 일자리 증가와 임금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며 “노동시장은 견조하지만 생산자 및 소비자 모두와 관련된 주목할 만한 취약점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국채금리 계속 급락…10년물 4.3%도 하회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의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장 마감 무렵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릴 확률을 70.6%까지 높여 반영했다. 12월 금리가 현재보다 0.5bp 내릴 확률은 68.1%까지 반영하고 있다. 올해 두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잇따른 고용시장 둔화 신호에 국채금리는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오후 4시 기준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5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83%까지 뚝 떨어졌다.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44bp 내리며 4.726%에서 거래되고 있다.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 총재 (사진=AFP)◇캐나다 중앙은행…G7 중 첫 피벗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이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피벗(긴축 정책서 전환)에 나선 것도 투심을 고조시켰다. 캐나다은행은 이날 기준 금리를 기존 5.00%에서 4.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팬데믹 발발 직후인 지난 2020년 3월 이후 4년여 만에 처음이다.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결정 후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다는 추가적이고 지속되는 증거가 나오면서 더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성이 사라졌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하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몇달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계속 가까워질 것이라는 자신감이 커졌다는 설명이다.캐나다은행에 따르면 캐나다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지난 2022년 6월 8.1%까지 올랐으나, 지난 4월 2.7%로 둔화했다. 여기에 캐나다 경제도 지난 몇달간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로, 시장 예상치 2.2%를 밑돌았고, 4월 실업률은 6.1%로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캐다다는 팬데믹 이후 금리를 0.25%까지 낮췄다가 인플레이션 문제가 발생하자 지난해 2022년 3월부터 금리를 5.0%까지 올렸고, 지난해 7월부터 동결해왔다. 이달까지 10개월 넘게 5.00% 금리를 유지해 오다 드디어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이다.◇엔비디아 시총 2위 등극…애플도 3조달러 재돌파국채금리 하락에 기술주들이 대거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무려 5.16%나 급등했고, 시가총액이 무려 3조110억달러까지 늘어나면서 미국 증시 시총 2위에 올라섰다. 1위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격차는 1400억달러에 불과하다.인공지능(AI) 기대감에 엔비디아 주가는 올 들어 무려 154.19%나 늘었고, 1년 전과 비교해서는 216.76%나 증가했다. 그야말로 ‘AI황제주’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엔비디아 칩 ‘사재기 현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매출의 절반가량은 아마존닷컴, 메타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의 구글 등 클라우드컴퓨팅 제공업체인 ‘하이퍼스케일러’(방대한 데이터센터 운영자)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는 엔비디아가 사업 다각화의 초기 단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빅테크 외 스타트업, 미국 외 다른 기업들이 AI 기술개발에 나서면서 엔비디아 칩을 대거 사고 있기 때문이다.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비디아가 30% 이상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반도체주도 일제히 상승했다. 인텔(2.5%), 브로드컴(6.18%), 마이크론 테크놀로지(5.58%), 퀄컴(3.68%) AMD(3.86%), TSMC(6.85%) 등 모두 일제히 급등했다. ◇달러는 강보합…국제유가 6일 만에 반등달러가치는 오전 중 약세를 보이다 현재는 소폭 오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2% 오른 104.32를 기록 중이다. 엔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급락한 게 영향을 미쳤다. 달러·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79% 오른 156.13엔을 기록 중이다.국제유가는 6일 만에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82달러(1.12%) 오른 배럴당 74.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0.89달러(1.2%) 오른 배럴당 78.41달러에 거래됐다. 최근 연이은 하락세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는 OPEC+(OPEC 플러스·OPEC과 주요 산유국 연대)가 점차 일부 감산을 줄여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최근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유럽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18%, 독일 DAX지수는 0.93%, 프랑스 CAC40지수는 0.87%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