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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반 레이스 고전?…안철수 "지지율 튀는 이유 있다"
-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3·8 전당대회 출마선언을 앞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는 책임당원 중심의 실제 당심과 차이가 있다는 의미다. 국민의힘은 당원투표 100%로 전당대회를 치른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경기도 하남시 한 음식점에서 열린 하남시 당협 당원 강연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안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기관들은) 당원 명부를 갖고 있는 곳은 없고 대강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많이 튄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실 ARS(자동응답방식) 여론조사는 적합하지 않다”며 “모바일 투표를 하게 되면 거의 면접원 여론조사 수준으로 나온다. 그러면 ARS보다는 훨씬 더 중도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많이 투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권구도는 최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유승민 전 의원의 장고로 출렁이고 있다. 권 의원의 불출마 이후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김기현 의원에게 향했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반면 나경원 부위원장과 선두를 달리던 안철수 의원은 초반 경쟁에서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3일 실시한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 412명에게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누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나경원 부위원장이 35.0%로 1위를 차지했다.김기현 의원이 15.2%로 뒤를 이었고, 유승민 전 의원 13.7%, 안철수 의원 12.4%, 황교안 전 대표 5.5%, 권성동 의원 3.4%, 윤상현 의원 1.9%, 조경태 의원 1.2% 순이었다. 잘 모르겠다는 9.1%, 없다는 2.6%로 나타났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다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아직 당권 구도조차 확정되지 않은데다 결선투표 등 변수가 많아 초반 성적만으로는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후보가 없는 만큼 어느 때보다 유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의원으로서는 나경원 부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하나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두 후보가 고심 끝에 불출마를 택한다면 이들을 지지하던 중도층이 안 의원에게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안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부부 동반 관저 초청을 받는 것을 두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안 의원은 당권주자 중 김기현 의원 다음으로 초청을 받았는데, 이를 계기로 윤심과는 거리가 있다는 세간의 평가를 일정 부분 불식할 수 있게 됐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윤심을 독점한 후보가 없다는 뜻”이라며 “(윤 대통령이)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우호적 관계를 맺을 것이니 대통령 의식하지 말고 페어플레이 하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정치권 인사는 “(안철수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됐을 상황을 가정하고) 일종의 보험을 들어놓은 것”이라고 짚었다. 안 의원은 윤 대통령 측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냐는 질문에 “아마 때가 되면 부르시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출마 시점에 대해서는 “결정되면 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 재벌들이 경쟁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에 뛰어드는 까닭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최근 SK, 현대, 롯데, CJ, 오리온 등 대기업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안정적 재무 능력을 가진 대기업의 투자를 통해 국내 헬스케어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안전지향적 투자 위주라는 지적도 나온다.[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4일 헬스케어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헬스케어 사업에 출사표를 내고 있다. 맞춤형 건강관리,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외에도 원격의료, 의료기기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대기업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헬스케어 분야는 단연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다. 여기에 디지털헬스케어를 융합한 서비스를 준비 중인 곳들이 눈에 띈다.◇디지털헬스케어 융합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인기’롯데지주는 지난해 4월 롯데헬스케어를 출범하며 헬스케어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헬스케어 사업을 점 찍고, 지난해 1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이훈기 대표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롯데헬스케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테라젠헬스와 협업하며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을 올해 4월 오픈 베타 후 8월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캐즐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일반 식품, 운동용품, 뷰티 분야 등 헬스케어 상품을 판매하는 등 유통 사업과 연계한다는 전략이다. 더 나아가 호텔롯데의 실버타운 브랜드 ‘브이엘(VL)’에도 캐즐을 접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즐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오는 5~8일(현지시간) 진행되는 ‘CES 2023’에서 첫 공개된다.롯데헬스케어는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을 ‘CES 2023’에서 선보인다. (사진=롯데헬스케어)이재현 CJ그룹 회장은 4대 성장 엔진 중 하나로 ‘웰니스(Wellness)’를 지목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월 헬스케어 법인 CJ웰케어를 신설해 개인 맞춤형 건기식 사업을 개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CJ웰케어 신임대표로 박성선 종근당건강 전무가 선임됐다. 이는 이 회장이 강조한 웰니스 사업에 본격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CJ웰케어는 2025년까지 업계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같은 날 출범한 CJ(001040)바이오사이언스(구 천랩)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CJ웰니스는 CJ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노하우를 활용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맞춤형 유산균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IT기업들도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구축을 목표로 헬스케어 사업에 출사표를 내밀었다.네이버는 지난해 8월 헬스케어 스타트업 2곳에 투자를 단행하며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구축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 대상은 개인맞춤형 웰니스 플랫폼을 개발 중인 ‘가지랩’과 유전체분석 기반 솔루션을 개발 중인 ‘프리딕티브’다. 이외에도 네이버가 투자한 디지털헬스케어 기업은 엔서, 휴레이포지티브, 아모랩 등 10여 곳에 이른다.카카오는 3월 카카오헬스케어를 출범해 4월에 고대안암병원과 ‘디지털헬스케어 기반 스마트병원 구축’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5월에만 9곳의 기업·대학병원과 MOU를 맺는 등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에 공들이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첫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여기에는 지니너스(389030)의 소비자직접의뢰(DTC) 유전자검사 서비스 역량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SK·현대도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뛰어들어황선관 SK바이오팜 부사장(R&D 혁신본부장)은 지난달 CES 2023을 앞두고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의 비전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SK바이오팜)SK의 계열사 SK바이오팜(326030)은 2017년부터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을 준비해왔다. SK바이오팜은 CES 2023에 첫 참가해 뇌전증 발작 감지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제품을 공개한다. 향후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분야를 뇌전증에서 다양한 신경·정신질환으로 확장한 후 토탈 헬스케어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게 SK바이오팜의 포부다.HD현대(구 현대중공업지주)는 4대 미래산업분야 중 하나로 헬스케어를 손꼽았다. HD현대의 모바일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인 메디플러스솔루션은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메디플러스솔루션은 지난해 6월 교보생명과 손잡고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기로 했다. 양사는 보험가입 고객·기업 임직원용 헬스케어 솔루션을 공동개발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같은 해 7월에는 KT와 베트남 의료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맺고 베트남 원격의료 플랫폼을 출시하기로 했다.◇두산·오리온도 헬스케어 사업 진출 가세…“안전지향적 투자?”두산은 의료기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두산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료기기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가했다. 이를 위해 2021년 12월에는 미국 의약품 보관용기 업체 ‘SiO2’에 1억달러를 투자했다. SiO2는 글로벌 제약사 코로나19 백신 보관용기를 비롯해 사전 충전형 주사기, 채취된 혈액 용기 등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두산은 바이오의약품 용기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방침이다.오리온그룹은 2017년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바이오를 3대 신사업으로 선정했다. 이후 오리온그룹은 바이오사업 진출을 통해 식품을 넘어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오리온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1위 제과기업으로서 가진 역량을 활용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지난해 말에는 오리온이 국내 바이오벤처 하이센스바이오와 합작사 ‘오리온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며 치과 사업에 나섰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는 시린 이와 치주질환 증상을 개선하는 치약과 껌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는 하이센스바이오가 개발한 ‘코핀7(CPNE7)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를 해당 치약과 껌에 활용할 계획이다.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에 앞서 빠른 상용화가 가능한 아이템을 구상한 셈이다.헬스케어 업계에서는 대기업의 진출을 환영하면서도 안전지향적 선택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이 헬스케어 업체들에 투자하는 것은 반길 일”이라면서도 “지분 투자 등의 방식으로 간접적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많아 안전지향적 선택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리스크가 높은 신약개발 사업 등 바이오 사업에 대한 부담감에 비교적 안전한 헬스케어 사업으로 대기업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고 평했다.
- [단독]"광고 발각시 불이익"…'보이즈 플래닛', 논란 방지에 총력
- 5일 상암동 DMC 문화공원에서 Mnet ‘보이즈 플래닛’(BOYS PLANET) 매력 발표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엠넷 ‘보이즈 플래닛’은 오는 2월 2일 첫 방송된다. 지난해 12월 29일에는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시그널 송 ‘난 빛나’를 공개했고, 본격 데뷔 여정에 뛰어들 95명의 참가자 사진과 프로필을 공개했다.(사진=노진환 기자)[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CJ ENM 음악 채널 Mnet이 새 보이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이즈 플래닛’의 성공적 론칭과 논란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5일 이데일리 취재결과 ‘보이즈 플래닛’ 제작진은 각 기획사에 자체적으로 유튜브 광고나 전광판 광고를 진행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소속 연습생을 홍보하지 말라는 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부정한 행위를 진행한 소속사가 있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가요 기획사 관계자 A씨는 “제작진이 최근 ‘소속사가 광고를 진행해 소속 연습생을 별도로 홍보하거나, 공정하지 못한 방식으로 소속 연습생의 프로그램 관련 영상 조회수를 올리는 행위 등이 발각될 경우 해당 연습생에게 불이익이 있을 예정’이라는 내용의 공지글을 보냈다”고 밝혔다.투표 조작 등 각종 논란으로 뭇매를 맞은 ‘프로듀스101’ 시리즈와 ‘아이돌 학교’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앞서 ‘보이즈 플래닛’은 투표 집계 검증을 외부 전문 기관인 삼일 PwC에 맡겼다는 사실을 알리며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강조한 바 있다.5일 상암동 DMC 문화공원에서 Mnet ‘보이즈 플래닛’(BOYS PLANET) 매력 발표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엠넷 ‘보이즈 플래닛’은 오는 2월 2일 첫 방송된다. 지난해 12월 29일에는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시그널 송 ‘난 빛나’를 공개했고, 본격 데뷔 여정에 뛰어들 95명의 참가자 사진과 프로필을 공개했다.(사진=노진환 기자)Mnet은 논란 방지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사전 홍보에도 힘 쓰고 있다. 지난달 29일 음악 쇼 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에서 시그널송 ‘난 빛나’(HERE I AM) 무대를 최초 공개했고, 공식 홈페이지에는 퇴소자 3명을 제외한 참가자 95명의 프로필을 게재했다.하루 뒤인 같은달 30일에는 참가자들의 사전 오디션 영상 등을 담은 프리뷰 에피소드 ‘보이즈 플래닛 : 스타 이즈 본’을 방송했다. 방송에는 윤지성, 김재환, 권은비, 최예나, 최유진, 샤오팅, 마시로, 김채현, 히카루, 서영은 등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스타들까지 총출동시켰다. 아울러 Mnet은 유튜브 채널에 시그널송 개인 직캠을 게재하고 영상 조회 수에 따라 참가자들에게 미션 베네핏이 주어진다고 밝혀 참여 열기를 끌어올렸다. 정식 투표는 시작은 아직이지만 이미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논란 방지를 위해 일찌감치 나선 것으로 보인다.5일 상암동 DMC 문화공원에서 Mnet ‘보이즈 플래닛’(BOYS PLANET) 매력 발표회가 열려 팬들이 연습생 등 참가자들을 촬영하고 있다. 엠넷 ‘보이즈 플래닛’은 오는 2월 2일 첫 방송된다. 지난해 12월 29일에는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시그널 송 ‘난 빛나’를 공개했고, 본격 데뷔 여정에 뛰어들 95명의 참가자 사진과 프로필을 공개했다.(사진=노진환 기자)이날 오후 서울 상암동 DMC 문화공원에서 ‘매력 발표회’라는 오프라인 행사도 진행했다. 참가자들과 팬들이 처음으로 만나는 이벤트라 수많은 인파가 몰려 ‘보이즈 플래닛’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실감케 했다. 이 가운데 각 기획사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소속 연습행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스타 탄생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가요 기획사 관계자 B씨는 “데뷔조에 들지 못하더라도 프로그램을 통해 탄탄한 팬덤을 어느 정도 확보하면 추후 활동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촬영 시작 전 노래와 춤 트레이너를 추가로 고용해 연습생 실력 향상에 공을 들였다. 론칭을 준비 중인 그룹의 데뷔 시기도 ‘보이즈 플래닛’ 종영할 때 쯤으로 맞춰 뒀다”고 말했다.‘보이즈 플래닛’은 2월 2일 오후 8시에 첫방송한다. Mnet은 시청자 투표로 프로젝트 보이그룹으로 활동할 데뷔조를 선발할 예정이다. 아직 데뷔 그룹의 인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 “확률형 아이템·P2E 사후규제로 가야…게임, 산업으로 봐달라”
- 이재홍 숭실대 교수(한국게임정책학회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정다슬 기자)[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확률형 아이템이요? 우선은 업계의 자율규제에 맡겨 두는 것이 시장을 위해 바람직합니다. 국가가 모두 규제를 하려면 한도 끝도 없어요. 게임은 산업입니다. 산업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이끌어가는 게 맞습니다. 정부는 사후관리에 더 신경을 쓰면 됩니다.”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은 지난달 19일 숭실대학교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규모가 20조 원이 넘는 게임을 여전히 산업으로 보지 않는 인식이 아쉽다. 게임을 산업으로 보고 규제 이전에 진흥부터 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 학회장은 2014년 제7대 한국게임학회 회장과 2018년 3대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국내 게임 업계 전문가다. 2021년 게임위 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온 후 게임정책학회를 출범시켰다. 게임이 주요 콘텐츠 산업으로 부상했지만 여전히 정부와 산업계 간 인식차가 큰 만큼,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최근 국내 게임 업계를 둘러싼 대표적인 규제 움직임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의무화 법제화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사가 정한 확률에 따라 이용자들이 일종의 ‘뽑기’ 방식으로 아이템을 구매하는 형식이다. 현재 국회는 게임사들에 의무적으로 확률형 아이템 확률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게임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 중이다.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자는 이유지만, 국가가 게임사 고유의 비즈니스모델(BM)에 관여하는 것이기도 해서 업계의 반발이 심하다. 이 학회장은 “과거 유료 정액제 방식이었던 국내 게임은 자체 BM 설계를 통해 무료 기반의 부분유료화로 대부분 전환했다”면서 “게임사들이 노력을 안 하는 것도 아니다. 소비자 신뢰도 향상을 위해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자체적으로 일부 확률 정보 공개)를 하고 있으니 일단 맡겨보는 게 맞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확률형 아이템 자체에 대한 찬반이 분분하다. 국내 업계도 중장기적으론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국내 게임사들이 신규 BM을 발굴할 때까지만이라도 우선 업계 자율로 맡겨 두는 게 바람직하다. 무조건적인 규제 일변도의 흐름은 산업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문제가 생기면 사후관리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지난해 게임시장의 화두 중 하나였던 P2E 게임(돈버는 게임·Play to Earn)에 대해서도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가벼운 선까지는 국내에도 허용했으면 한다”면서 “무조건 막으면 P2E 자체가 음성으로 가서 불법 게임만 양산된다”고 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상황이나 내년에도 P2E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많을 것이다. 이제라도 정부, 산업계, 학계가 머리를 맞대고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블록체인이 흐름이라면 진지하게 논의해 새 규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이재홍 숭실대 교수(한국게임정책학회장)는 확률형 아이템 법제화 등에 대해 “우선은 업계 자율규제에 맡기고 사후관리를 하는 식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이 학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지난해 새로운 정부가 출범 후 국내 게임 산업 지원에 대한 평가는.△다사다난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오면서 기대하는 것도 많았는데, ‘현 정부 역시 표를 위한 계산된 약속이었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움직임이 없어 안타깝다. 게임은 큰 산업이다. 과거 ‘바다이야기’ 사태 없이 꾸준히 잘 성장했다면 지금쯤 국내 최고의 산업으로 우뚝 섰을 것이다. 현재 게임 시장 매출은 20조원(2021년 기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정도인데, 꾸준히 컸다면 40조~60조 원까지 갔을 거다. 우리나라는 문화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매우 보수적인 국가다. 게임에 대한 인식 부족도 있다. 게임 산업 진흥은 박한 편이다.-중국의 게임 산업과 비교가 많이 되는데. 어떤 점에서 한국이 부족한가△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과거 통 크게 게임 분야의 규제를 열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팍팍 밀어주니 자국 게임사들이 빠르게 성장했다. 자국 게임사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자 이제야 규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자본주의 국가인데도 이런 것을 못했다. 게임 산업이야말로 우리만의 힘으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인데, 이를 계속 규제(셧다운제, 확률형 아이템 등)만 하면서 왔다. 한 번쯤은 정부에서 통 크게 게임 분야 진흥을 이끌었으면 한다. 이후 ‘핀셋’ 사후관리로 문제점을 잡아내면 되는 거다. -대표적인 규제 중 하나로 ‘확률형 아이템’ 법제화가 추진되고 있다. 어떻게 보는지.△국가가 하나의 산업을 두고 규제하려면 한도 끝도 없다. 산업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때문에, 현재 국내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체제를 계속 유지하되, 정부가 사후관리를 하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는 게 나의 철학이다. 물론, 확률형 아이템은 낮은 확률 및 과도한 결제 유도로 이용자 불만이 쌓이고 있고, 도박적인 성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실제 영국은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규정했고, 벨기에도 확률형 아이템 판매를 금지했다. 확률형 아이템을 마냥 찬성한다는 게 아니다. 국내 게임사들도 이제는 확률형 아이템을 넘어선 새로운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데 정부가 시간을 줬으면 한다는 거다. 자율규제에 맡기더라도 게임사들은 결국 시장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신규 BM을 만들어갈 거다. 확률형 아이템 구조를 바꿔 이용자 만족도를 높인다든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BM을 찾는 노력이 뒤따를 것으로 확신한다. -지난해부터 P2E게임이 화두로 떠올랐는데, 역시 법으로 국내 규제가 돼 있다. △우리나라는 ‘바다이야기’의 트라우마가 있다. 게임을 하면 돈으로 보상을 주는 P2E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싫은 거다. 하지만, P2E의 핵심인 블록체인 기술은 이제 전 세계적인 흐름이 됐다.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이 P2E 게임 시장(해외)에선 흥행했지만 정작, 국내에선 게임법상(사행성) 즐길 수 없다. 최근 블록체인 시장이 타격을 입었지만 미래엔 갈 수밖에 없는 분야여서 올해 역시 게임사들의 P2E 사업 추진이 이어질 것이다. 완전히 막지 못할 거면 가벼운 선에서는 (P2E 규제를) 열어줬으면 한다. 정부, 산업계, 학계 등이 머리를 맞대고 사회적인 공론의 장을 만들면 어떨까. 지금처럼 P2E 게임 자체를 보지 않으려는 상황에선 아무것도 해결되는 게 없다. 오히려 산업 자체를 위축만 시킬 거다. 새로운 시스템이 나왔다면 진지하게 논의해 새로운 규범을 만드는 게 맞다. 최근 일부 국회의원들 사이에선 P2E 게임 허용에 대해 생각해보자는 분들도 있다. 올해는 국회나 정부에서도 어떤 형태이든 P2E 게임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을까. 고작 환금성 문제로 블록체인 게임 기술을 사장시키는 건 국가적인 손실 아닌가. 다만, 업계도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무작정 보상을 준다는 개념이 아닌, 정말 재밌는 P2E 최적화 지식재산(IP)을 만들어야 한다.-게임 이용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한 문제가 됐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올해 각종 트럭시위, 마차시위 등이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게임 수요가 늘면서 이용자 불만이 더 늘어났다.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조사 결과 평소 5000~6000건 수준이었던 분쟁건수가 2020년 1만 7000건까지 늘었다. 원초적 원인은 게임 업계가 제공했다. 초창기 이용자들이 게임에 대한 요구나 불만을 토해낼 때 대응이 소극적이었다. 이런 불만들이 쌓여 조직, 집단적 단계로 확장된 거다. 이제야 게임사들이 이용자들과 소통하겠다고 나섰지만, 이용자 운동은 이미 하나의 패턴화가 됐다. ‘게임사들에겐 ‘액션’을 취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일종의 학습 효과랄까. 처음부터 이용자들과 제대로 소통했더라면 경영자까지 나와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될 문제였다. 업계가 대응 미숙으로 문제를 키운 것, 이게 본질이다. 다만, 이용자들도 허위사실 유포, 비속어, 인신공격 등 과도한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 이런 문제들이 더 부각되면 이용자 집단 운동의 가치가 반감될 수 있다. -게임이 산업적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과거 박근혜 정권 시절 대통령이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에 방문해 상당히 기대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큰 변화는 없었다. 정권에 따른 것도 아니다. 그냥 정치권 자체가 게임에 대한 관심이 적다. 노무현 정권이나 박근혜 정권이나 문재인 정권이나 마찬가지였다. 대선 전에는 게임이야기를 자주 꺼내지만 끝나면 미동조차 없다. 일반 국민의 게임 인식 개선뿐만 아니라 국회, 대통령까지 모두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제발, 게임을 산업으로 봐달라. 그것이 첫걸음이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 교수, 왼쪽 6번째)이 지난해 11월 지스타가 열렸던 부산 벡스코에서 ‘2022 게임정책 공동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왼쪽 5번째) 등 게임 업계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게임정책학회)이재홍 학회장은…△1959년생 전남 목포 출생 △숭실대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학 박사 수료 △숭실대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 △한국문화콘텐츠 기술학회 이사 △게임물등급위원회 등급재분류자문위원 △서강대 게임교육원 전임교수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위원 △제7대 한국게임학회 회장 △제3대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게임정책포럼 대표 △한국게임정책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