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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팔긴 아깝지"…금싸라기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매각 연기 검토
-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KB자산운용이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매각을 연기할지를 수익자들과 협의하고 있다.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만큼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매각시점을 잡는 게 낫겠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해당 건물이 남부터미널역 역세권인데다 우량 임차인을 보유했고 주변 개발호재도 있어 물건 자체의 매력은 높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부동산경기 회복으로 지금보다 매각 환경이 나아질 수도 있다.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사진=김성수 기자)◇ 고금리에 부동산경기 냉각…“시장회복 기다린다”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와이즈스타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2호는 하이트진로 서초사옥 매각을 연기할지를 수익자들과 협의하고 있다. 펀드 만기가 오는 6월 말인데 만기도 연장한다.건물은 지하 3층~지상 18층, 연면적 3만7076.46㎡(1만1215.63평) 규모다. 이 중 KB자산운용이 소유한 지상 6~17층, 연면적 2만1582.44㎡(6528.69평)가 매각 대상 자산이다. 건물의 나머지 면적은 소유자가 각기 다르다.앞서 KB자산운용은 이 건물을 지난 2020년 4월 2280억원(3.3㎡당 2800만원 선)에 매입했었다. 이후 2년 남짓 지난 작년 9월 컬리어스, 애비슨영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매각작업에 나섰다.애초 목표는 작년 11월 양해각서(MOU) 체결, 올해 2월 거래종결(딜클로징)이었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잇따른 금리인상으로 이자 등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부동산 매수심리도 얼어붙은 만큼 매도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매각자 측도 급하게 팔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매각시점을 잡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상황이 안 좋으니까 조금 더 기다렸다가 팔지를 놓고 수익자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수익자가 여러 명이라서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펀드 만기를 2~3년 가량 연장할 것으로 보이는데 굳이 다음번 만기까지 채울 필요는 없다”며 “원하는 가격대가 나오면 중간에 청산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 하이트진로 사옥 ‘역세권·임차인·개발호재’ 3박자해당 매물은 입지, 양호한 임차인, 개발호재 등 ‘3박자’를 갖췄다.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고, 하이트진로가 장기 마스터 리스로 사용 중이다. 마스터 리스(Master Lease)란 특정 임차인 혹은 개발업체가 건물 전체를 장기로 임차한 후 이를 재임대해서 관리하는 사업 방식이다.잔여 임대차계약 기간은 약 10년이다. 임대차 계약 만료일이 오는 2032년 6월 28일로, 임대차 개시일(2012년 6월 29일)로부터 20년 후다. 임대료 인상률은 매년 2.5%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현금흐름 확보가 가능하다는 게 매각주간사 측 설명이다. 사용승인일은 1988년 1월이었지만 2003년 11월 리모델링했다.서리풀 지구단위계획 결정도서 (자료=서울시)또한 건물 주변에 개발 호재가 여럿 있다. 서울시는 서초구 방배동 서리풀 공원과 연계해서 미래형 업무·문화시설을 담은 복합업무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크게 3가지 존(구역)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서초~강남 업무기능을 강화하는 첨단융합(IT·바이오 등) 업무복합단지 △2호선 서초역~공공시설 등~서리풀공원~7호선 내방역을 연결하는 도심 속 시민참여형 복합 공공공간 △공개 공지로부터 서리풀공원까지 이어지는 문화거점공간 등이다.이밖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부지 개발, 롯데칠성 부지 개발 등 호재도 진행 중이다. 서초동 1005-6번지 일대 서초동 정보사령부 부지에는 미래형 친환경 업무복합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다. 엠디엠그룹, 신한금융그룹, 이지스자산운용이 컨소시엄을 맺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착공은 하지 않았다. 군대가 사용하던 토지인 만큼 민간이 활용하기 전에 국방부가 토지오염 정화작업을 마쳐야 해서다. 현재 오염 정화작업이 진행 중으로 전해졌다.롯데칠성 부지의 경우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구역에 포함돼 있다.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구역은 서초역에서부터 교대역을 거쳐 강남역에 이르는 서초대로 일대 59만6277㎡에 해당한다.롯데칠성 부지(4만2312㎡), 라이온미싱 부지(5363㎡), 삼성 부지(5305㎡)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해외은행들 “한은, 연내 금리인하”…매각조건 개선 기대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부동산경기 회복으로 지금보다 건물 매각 조건이 나아질 수도 있다. 다수 해외은행들은 한국은행이 경기둔화 문제 때문에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네덜란드계 은행 ING는 한국 경제가 위축 국면을 이어갈 경우 올해 말 금리 인하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네덜란드계 은행 ING 분석자료 (자료=ING 홈페이지 캡처)ING는 지난 26일 분석자료에서 “한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위축됐다”면서 “누적된 금리 인상과 경제 재개(리오프닝) 효과 후퇴로 민간 소비가 둔화되기 시작했고, 글로벌 수요 부진이 한국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한국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5% 수준에 머물러 있고 더 상승할 위험도 높다”면서도 “GDP가 이번 분기에도 위축 국면을 이어가면 한국은행도 올해 후반 금리인하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투자은행 HSBC의 프레데릭 뉴먼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내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업황 침체로 한국 경제가 안팎으로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한국은행이 아시아 국가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며 “금리인상 여파로 인플레이션은 사라지더라도 경제성장이 매우 취약한 수준에 놓일 것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피치솔루션도 “한국 기준금리가 최고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전망했다.이어 “한국은행은 금리를 너무 공격적으로 올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위축된 크레딧시장과 경기 둔화는 한은이 금리인상을 조심스럽게 진행하는 데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이재명 檢소환` D-1, 與 "당대표 사퇴하라" 野 "함께 가자"(종합)
- [이데일리 이상원 이유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조사를 하루 앞둔 27일 여야는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정치 수사’라고 맞받았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전북 익산시 남중동 익산시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스1)◇與 “야당 탄압 프레임도 더 안 통해”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를 향해 “정정당당하게 조용하게 나가서 수사받고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에 따른 판단을 받아야 한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주 원내대표는 “검찰 수사가 구체화하자 인천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고, 당 대표가 되고, 이중·삼중의 방탄조끼까지 입고 있으니 국민이 ‘왜 저럴까’, ‘본인이 두렵고 겁나는 게 있으니 이중·삼중 안전장치를 하는구나’라고 먼저 알아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이어 그는 “이 대표가 전날에는 전북에 가서 잘 지켜달라고 호소했다”며 “이 대표 주장대로 ‘결백하다’면 무엇을 잘 지켜줘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조사에 조용히 임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야당 탄압 프레임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아무리 우겨도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하면서 모두 제기됐던 문제다. 이 정권 들어와서 새로 인지하거나 문제 삼은 것들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난방비 폭등’을 이유로 이 대표가 제시한 3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요청도 ‘사법 리스크’로부터 국민의 시선을 돌려보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민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당시 대장동 일당과 결탁해 거둬들인 1조 원이 횡재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런 횡재를 하도록 설계하고 결재한 이 대표에게 횡재세를 물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대표는 자신이 횡재를 감추고자 말로 국민을 기만하는 잘못된 정치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김석기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 대표는 일 핑계로 주중이 아닌 휴일 출석을 일방 통보했다”며 “본인이 소환조사일정과 방식까지 조율하는 오만을 보였다. 마치 동네 마실을 나가듯 한다”고 쏘아붙였다.그는 “이 대표는 검찰 출석 앞두고 친명계(친이재명계)와 회동하고 자신을 지켜달라 호소했다”며 “죄가 없다면서 무엇을 지켜달라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고 질책했다. 이어 “이 대표와 민주당은 제발 그만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민생에 힘쓰도록 이 대표가 당대표직을 내려놓으라. 그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전했다.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野 “與, 총선위해 여론 조성”이에 맞서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를 ‘정적 제거’용이라고 규정하며 반박에 나섰다. 검찰 조사를 하루 앞두고 ‘당내 결속’에도 나섰다.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전북 익산시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 대표를 대상으로 한 전방위 수사와 재판을 통해서 정권의 무능과 실정, 치부를 덮고 총선을 유리한 여론조성을, 총선을 위한 유리한 여론조성을 위한 명백한 정치기획 수사”라고 질타했다.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영학 변호사의 녹취록을 읊으며 이 대표의 무고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세상을 그렇게 떠들썩하게 했던 그분도 정영학 녹취록에 나오지 않았다”며 “지목했던 그분도 이재명이 아니다”고 전했다.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검찰이 유동규 남욱 등의 번복된 진술에 의존해 조작 편파수사를 하고 있지만, 나오는 게 없으니 궁여지책으로 만들어낸 것이 배임”이라고 반박했다.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도 검찰 비판에 한목소리를 냈다. 서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이재명 대표 수사하듯이 수사하라고 지시하지 않는 이상 윤석열 대통령의 수족인 정치검찰의 이재명 죽이기 수사는 공정한 수사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일부 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출석에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정 최고위원은 “저는 이재명 대표의 출석을 반대했지만 (이 대표가) 내일 출석한다고 한다. 함께 갑시다”라며 결속을 요청했다.장경태 최고위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지자들이 (검찰 출석 현장에)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지지자들과 만남을 통해 여러 사안을 공유하고 의견들을 청취할 예정”이라며 “대표와 함께 포토라인에 서진 않겠지만 지지자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다른 의원도) 많이 갈 것 같다”고 했다.김남국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많이 진짜 고민된다. 당연히 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대표가 오지 말라고 계속해서 간곡하게 호소를 하고, 혼자 가겠다 (하는데) 아마 마음이 다른 의원들이나 많은 당원·지지자들에게 부담을 주거나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은 그 생각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는 “혼자 가게 하는 게 마음이 너무 안쓰러워서 같이 가야 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며 출석의 의지를 밝혔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오는 28일 ‘위례·대장동 신도시 개발 특혜’의혹으로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다.
- "친구야, 생일 축하!" 몸에 기름 끼얹고 화형…불길 휩싸인 그 날
-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만큼이나 잔혹한 폭력 사건이 등장해 대중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소중한 사람들과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야 하는 생일날, 누군가의 위험한 장난으로 3년째 고통받고 있는 청년의 사연이 전해지면서다. 그럼에도 가해자들은 초범이라는 이유 등으로 집행유예와 벌금 처분을 받았다.(사진=MBC 캡처)26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는 친구인 줄로만 알았던 가해자들이 몸을 결박하고 불을 질러 전신에 화상을 입게 된 피해자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A씨의 온몸에는 화상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는 “누워있을 때나 잘 때 오른쪽으로 돌아 누워있으면 얼굴이 빨개지면서 간지럽고 따갑다. 햇빛 같은 거 비추면 진물이 나오고 살가죽이 벗겨진다. 무조건 모자 쓰고 생활해야 한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3년 전 A씨의 생일날, 어머니를 도와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던 그는 그날도 노래방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당시 4명의 가해자들은 “생일 기념 이벤트를 준비했다”며 A씨를 불러냈다. 이후 밖으로 나온 A씨에게 그들은 두건을 씌우고 양쪽 팔을 붙잡아 차에 태워 인적이 드문 공터로 끌고 갔다.이후 그들은 A씨의 팔, 다리를 의자에 묶고 휘발유를 둘렀으며 폭죽에 불을 붙였다. 폭죽의 불은 삽시간에 휘발유로 옮겨붙었고 A씨의 몸은 불길에 휩싸였다. A씨는 “당시 가해자들은 시시덕거리면서 다른 사람이랑 영상통화를 하고 있었고, 또 다른 사람은 동영상을 찍으면서 즐기고 있었다”라고 말했다.A씨의 어머니는 “아들 전화로 가해자 중 한명이 전화해선 ‘어머니 지금 A씨가 화상 입어서 병원가는 길이다’라더라. 갔더니 이미 붕대로 다 감겨있더라. 그 가해자는 옆에서 ‘죄송하다’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A씨는 이로 인해 얼굴과 목, 팔과 다리, 엉덩이 등 몸의 약 40%에 달하는 부위에 화상을 입었다. 그 중 절반인 20%는 피부 전체가 손상된 3도 화상이었다. 병원비는 4000만원이 들었다.그는 “수술실에서 비명지르고 울었다. 한번은 부모님한테 ‘이렇게 고통 받으면서 치료하고 살아갈바에는 그때 죽어버릴걸 그랬어 엄마, 미안해’라는 말도 했다”고 털어놨다.A씨의 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가해자 4명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 하지만 가해자들의 처벌은 집행유예와 벌금에 그쳤다. 혐의는 중과실치상으로, 그들의 범행이 초범이고 합의를 했다는 이유로 참작됐다. A씨는 가해자들을 ‘감옥’에 보내고 싶다고 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 A씨의 어머니는 합의금 1000만원이라도 받아 병원비에 보태고자 아들 몰래 합의를 해준 것이다.A씨는 현재 가해자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가해자들 중 한명인 B씨는 MBC와이 인터뷰에서 “나머지 세명은 연락 안되고 피해자한테 돈 갚을 생각을 안하고 있다. 저는 재판 출석을 한번도 빠짐없이 다 진행하고 있고 피해자한테 사과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가 평생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에 “알고 있다. 민사적으로 책임을 진 다음에 제가 사과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60세 이상’ 정년 연장 논의 시동…올해 안에 결론 낸다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정부가 60세 이상 정년 연장 논의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급격한 고령화로 우리나라가 2025년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법적인 정년을 연장하거나 정년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지난 25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20203년 제1차 고용정책심의회을 열어 ‘고령층의 숙련과 경험이 미래성장동력으로 이어지기 위한 고용전략’을 의결했다. 이번 전략은 오는 2025년부터 한국이 65세 이상 비중이 20.6%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한국은 일본, 미국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해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 속도라면 2030년에는 인구 4명 중 1명이, 2039년에는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청년 인구도 급격히 감소하면서 산업현장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또 우리나라의 ‘65세 이상’의 고용률은 연금소득 부족에 따른 경제활동 참가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 ‘55~64세’ 고용률은 고령화율이 높은 독일, 일본 등 다른 주요국가와 비교시 낮은 편이다. 이에 55~64세를 핵심 인적자원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이에 고용부는 ‘계속고용’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낸다. 계속고용은 만 60세 정년이 지난 직원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으로 정년 연장·폐지, 재고용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논의는 사회적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고용부는 3월까지 경사노위 내 논의체를 구성하고 2분기부터 사회적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결론을 내고 계속고용 로드맵 마련할 방침이다.이번 논의는 △계속고용 방식 및 시기 △임금·직무 조정 근거 마련 △기업·근로자 지원방안 등 다양한 과제를 포함한다. 특히 이번 논의과정에는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 등 계속고용 방식에 대한 논의와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도 포함될 예정이다.또 고령자 계속고용과 연계한 임금·직무 등 조정에 대한 법적 근거와 연금수급연령, 기업의 계속고용 운영실태 등을 고려한 도입 일정도 논의 대상이다. 기업규모, 유형별(민간,공공) 도입시기 차등 여부와 제도화에 따른 기업의 부담 완화, 근로자에 대한 한시적 지원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자료=고용노동부 제공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기 전 자율적인 계속고용 도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지난해 3000명 대상이던 계속고용장려금도 올해 8만3000명으로 대폭 늘렸다. 이 장려금은 중소·중견기업의 근로자가 만 60세 정년 이후에도 기존 일자리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정년 퇴직자를 계속 고용한 사업주를 지원하는 사업이다.상생임금위원회도 조만간 설치해 직무·성과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한 기업에 대해 정부지원 차등화 등의 제도적 지원방안을 논의한다. 기업의 공정한 보상시스템 구축 지원을 위해 시장임금정보를 제공하는 ’통합형 임금정보시스템‘도 구축한다.고령자 고용지원금 예산은 작년 54억원에서 올해 558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고용센터에는 ‘중장년 전담 창구’를 설치해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노인을 대상으로 한 공공형 일자리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 일자리 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미래 세대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낡은 법과 제도를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 "세계 임플란트 시장서 러브콜… 올해 매출 2배 성장 확실"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표면처리기 제품은 지난해 말 런칭했는데 현재 전체 계약금의 25%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성이 높습니다. 중국과 일본 등 신규 대형 거래사들과 수주를 논의하고 있고 이미 진출한 미국에서도 1차 판매 후 2차 수주를 논의 중입니다.”임유봉 플라즈맵 대표가 지난 19일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제공= 플라즈맵)임유봉 플라즈맵 대표는 지난 19일 이데일리와 만나 올해 매출 2배 성장(약 400억원) 및 흑자전환을 달성할 수 있는 근거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3~5년 중장기 계약 기반의 수주 잔고 약 3200억원 중 올해 일부(약 270억원 규모)가 매출로 전환되고 신제품도 연달아 출시되면서 급성장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플라즈맵(405000)은 바이오 플라즈마 기반 의료용 기기를 만드는 기업이다. 플라즈마는 고체, 액체, 기체에 이은 제4의 물질이다. 기체에 높은 에너지를 가하면 많은 에너지를 흡수한 전자가 원자로부터 분리되면서 이온과 전자가 뒤섞인 또 다른 물질로 변하는데, 이 물질이 플라즈마다. 높은 전기전도도를 가지며, 전기장과 자기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플라즈맵은 플라즈마 기술을 기반으로 저온 멸균 기술을 활요안 감염관리 솔루션을 개발했다. 193건의 특허,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포함해 44개 의료기기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플라즈맵이 판매 중인 제품은 크게 저온 플라즈마 멸균기인 ‘스터링크’(STERLINK)와 임플란트 등을 위한 표면 처리기 ‘액티링크’(ACTILINK)가 있다. 먼저 스터링크는 7분만에 멸균 작업을 끝낸다. 기존 시장 제품들이 1시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초고속’이다. 지난 2021년 11월 FDA로부터 2등급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받았다. 미국 외 다른 나라 제품 중 FDA 허가를 받은 것은 스터링크가 처음이다. 기존 시장에서 집중하던 대형 병원 시장이 아닌, 중소형 의료시설(의원급)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형 멸균기를 상용화해 새로운 수요층을 확보했단 평가다.임 대표는 “세 번 도전 끝에 허가를 받았다. FDA 허가는 단순히 멸균기 제품 하나가 아닌 멸균 솔루션 자체에 대한 인증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멸균이 끝난 후 멸균이 잘 됐는지를 확인하는 멸균 지시계, 포장재까지도 인증을 받았다. 여기다 기존 FDA 인증 제품과도 비교하고 안전성 데이터도 더 꼼꼼히 본다”고 말했다. FDA 허가를 받으면서 수주 행진도 본격화됐다. 플라즈맵은 최근 북미와 호주 시장에서 대표 품목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두 달 만에 누적 수주 계약 금액이 1000억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 9월 기준 2190억원이던 계약 금액은 11월 약 3200억원을 돌파했다. (왼쪽부터) 플라즈맵의 액티링크 리본, 액티링크 크라운 제품.(제공= 플라즈맵)표면처리기인 액티링크는 플라즈마를 활용해 임플란트 유통과정서 발생하는 임플란트 표면의 탄화수소와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품이다. 1분 내로 깨끗한 표면적을 90%까지 끌어 올린다. 회사는 최근 표면처리기 제품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액티링크 ‘미니’(mini)에 이어 액티링크 ‘리본’(reborn)이 지난해 출시됐고 올해 3월에는 치과용 보철물의 접착성을 높이기 위한 액티링크 ‘크라운’(crown), 5월에는 액티링크 ‘플러스’(plus) 라는 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다. 주요 타깃 시장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IBIS월드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임플란트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은 시장 규모는 약 36억 달러(약 4조5000억원)다.임 대표는 “올해는 액티링크 리본 성장세가 가장 돋보일 전망”이라며 “기존 액티링크 제품은 특정 임플란트 회사들에 ODM(제조자 개발 생산) 형태로만 판매했지만 앞으로는 치과 대리점들, 일반 판매 채널을 통해서도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신규 계약들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급증하는 글로벌 수주를 위한 대비책도 마련해뒀다. 플라즈맵은 2021년 전략투자자로 참여한 인탑스(049070)와 플라즈마 표면처리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인탑스는 가전제품, 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하는 매출 1조원 대 대형 생산 업체다. 플라즈맵은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계획 중인 액티링크 신제품에 대해서도 협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임 대표는 “인탑스의 생산 캐파(CAPA)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신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며 “생산 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를 걱정하지 않고 생산 시간을 줄이면서 할 수 있으니, 직접 생산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비용 측면에서는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 류지현 "리틀 아이유? 제1의 류지현 되고 싶어요" [인터뷰]
- 류지현(사진=n.CH엔터테인먼트)[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리틀 아이유요? 제1의 류지현이 되고 싶어요.”청아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노랫말을 내뱉는 가수가 있다. Mnet ‘슈퍼스타K7’, 채널A ‘청춘스타’에 출연해 스타성과 음악성을 입증한 싱어송라이터 류지현이다.듣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음색에 출중한 가창력, 탁월한 무대매너까지 갖춘 류지현은 ‘청춘스타’ 방송 내내 ‘리틀 아이유’로 불리며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하지만 류지현은 ‘리틀 아이유’란 수식어에 대해 ‘과분하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오히려 류지현은 최근 진행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내 음악 스타일을 꾸준히 지켜나가고 싶고, 제1의 류지현이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류지현(사진=n.CH엔터테인먼트)◇“4년 만… 다시 데뷔하는 기분”류지현이 신곡을 발표한 건, 2019년 1월 발매한 첫 정규앨범 ‘너와 같은 하루’ 이후 4년 만이다. ‘청춘스타’ 출연을 감안해도 너무나 긴 공백기에는 틀림없었다.“이전 회사와 계약이 끝나 자연스럽게 공백기를 갖게 됐어요. 급기야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활동할 수 있는 상황이 더 안 됐던 것 같아요. 공백기가 길어지다 보니 자존감도 낮아지더라고요. 그러던 중 ‘청춘스타’ 오디션을 알게 돼 지원했고, 좋은 성과를 거둬 새 소속사에 몸담고 신곡을 낼 수 있게 됐어요. 너무 오랜만이라서 마치 다시 데뷔하는 기분이에요.”지난 26일 발매한 첫 디지털 싱글 ‘씰룩씰룩’에는 총 2곡이 담겼다. 갓 사랑에 빠진 귀여운 마음을 솔직한 가사로 표현한 ‘씰룩씰룩’(Green Light), ‘청춘스타’ 예선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던 자작곡 ‘내가 내게’(To You)가 수록됐다. 그중 타이틀곡 ‘씰룩씰룩’은 화창한 봄날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곡이었다. 밝고 청아한 류지현의 음색이 듣는 내내 기분 좋게 만들었고, 멜로디에 담긴 상큼 발랄한 사운드는 사랑이란 감정을 싹트게 하는 마성의 힘을 자아냈다.류지현(사진=n.CH엔터테인먼트)“‘청춘스타’로 인연을 맺은 황성제 작곡가님이 만들어주신 곡이에요. 굉장히 아끼는 곡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곡을 제게 주셨어요. 저는 작사에 참여했고요. ‘씰룩씰룩’이란 단어가 참 귀엽잖아요. 그런 단어적 느낌을 사운드에도 녹여냈어요. 드럼, 베이스, 트럼펫 등 리얼 악기 사운드를 듣는 재미가 쏠쏠해요. 노랫말에는 갓 사랑에 빠진 귀여운 마음을 표현해 보려고 했어요. 누군가를 좋아할 때의 설레발이랄까요(웃음). 아참! 이 노래엔 안무도 있어요. 사실 율동 수준이지만 듣는 재미도 보는 재미도 있는 곡입니다.”두 번째 트랙인 류지현의 자작곡 ‘내가 내게’는 ‘청춘스타’에서 선보인 적이 있는 곡이다. ‘청춘스타’에서 들려준 ‘내가 내게’는 기타 리듬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 발표한 ‘내게 내게’는 온기 가득한 동화풍 멜로디가 귀를 즐겁게 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듣고 싶은 말을 생각하며 쓴 곡인 만큼, 노랫말은 한 구절 한 구절 낭만으로 가득 찼다. 축가로 손색없을 정도였다.“제가 사실 기타를 조금 치거든요(웃음). 그래서 ‘청춘스타’ 당시엔 기타를 치면서 ‘내게 내게’를 불렀어요. 코드 진행을 보면 동화스러운 느낌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발표할 때 동화풍 느낌이 잘 나올 수 있도록 편곡에 신경을 썼어요.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이 들도록요. 사실 이 곡은 제가 위로받고 싶어 쓴 곡인데요. 제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을 반대로 제가 해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위로일 것 같다는 생각으로 가사를 썼어요. 그래서 제목도 중의적인 느낌이 들도록 ‘내게 내게’로 정했어요. ‘내게 내게’ 혹은 ‘네가 내게’처럼요.”‘씰룩씰룩’과 ‘내게 내게’를 언제 들으면 좋을지 류지현에게 직접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씰룩씰룩’은 출근하실 때나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힘을 북돋아주는 곡인 만큼 ‘씰룩씰룩’을 들으면 조금 더 기분 좋은 시작을 할 수 있을 거예요. ‘내게 내게’는 포근한 느낌이 필요할 때 들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류지현(사진=n.CH엔터테인먼트)◇“오래 음악 하는 사람 되고파”류지현은 모처럼 발표하는 신곡인 만큼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고 단지 수치적인 성과만을 바라는 건 아니다. 차트에 올라 더 많은 사람이 이 노래를 듣고, 위로와 힐링을 받았으면 한다는 소소한 바람을 내비쳤다.“이번 신곡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음원차트 톱100에 들고 싶어요. 정말 좋은 노래인 만큼 많은 분이 듣고 즐기셨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이게 가장 앞에 있는 목표고요. 장기적인 목표는 계속해서 꿈을 꿔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현실을 생각하면 철없고 어리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현실적인 부분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사람이고 싶진 않아요. 한 방을 노린다기보단, 오래오래 꾸준히 신념을 갖고 음악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고요. 그 누구보다 음악에 진심인 만큼, 진심 담은 음악을 계속 들려드릴 수 있는 가수 류지현이 되겠습니다.”
- "사비로 킹크랩 사오라고"…극단적 선택한 농협 직원이 남긴 유서
-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전북의 한 지역 단위농협에 근무하던 A(32)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A씨의 유족은 “금품 갈취 정황도 있었다”고 밝혔다.故 A씨의 동생 B씨는 지난 26일 CBS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과의 인터뷰에 자신의 형이 당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A씨는 지난 2018년 장수농협에 입사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지난해 1월께 C씨가 센터장으로 부임하며 시작됐다고 B씨는 전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당시 A씨는 유서에서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사무실에서는 휴직이나 하라고 해서 (괴로웠다)”며 “이번 선택으로 가족이 힘들겠지만,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힘든 날이 더 길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는 내용을 남겼다.B씨는 “(형에게) 인격 모독과 조롱 등은 기본이고 상하 관계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찍어누르는 등(행위를 했다)”며 “유언장에 의하면 (형은 상사들에게)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서 킹크랩을 사오라는 지시도 받았고, 실제로 택시를 타고 직접 가서 사비로 사오기도 했다”고 전했다.이어 그는 “형이 평소 대장·항문 질환이 있었는데 (상사들이) CCTV로 개인 동선을 파악, 화장실 가는 횟수까지 확인해 면박을 주기도 했다”며 “사생활마저 없었다.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였다”고 주장했다.A씨의 유족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들과 괴롭힘을 방관하고 묵인한 책임자들을 상대로 한 진성서를 노동부와 농협중앙회 감사실에 제출한 상태다.B씨는 자신의 형에 대해 “순진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뭐든지 퍼주려 하고 본인 것을 아끼지 않고 나눠주는 사람이었다”며 “군대에 가서도 열심히 하다 다쳐서 국가유공자가 되기도 했고, 초중고 땐 레슬링을 해 전국 체전에서 메달도 많이 땄다”고 했다.그는 또 “대학교 가서는 과대까지 하는 등 리더십이 있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항상 보였다”며 “C 센터장이 부임하기 전까지 직원들도 저희 집에 놀러 왔고, 부모님 얼굴도 보고 소개해주는 등 재미있게 회사생활을 했다”고 말했다.A씨는 회사에 C 센터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회사에서는 징계나 분리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B씨는 “정식적인 인사 발령을 낼 수 있음에도, 구조적인 지시만 했다. 결국 사망 전인 2주 전부터는 가해자들과 어떠한 분리도 되지 않았다”며 “형의 평소 카톡을 보면 그분들의 이름 세 글자만 봐도 치가 떨리고 온몸이 떨린다고 했다”고 말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유족 측은 조사에 참여한 노무사가 가해자와 지인 사이라면서 증거 인멸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B씨는 “형이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서 본인 업무용 PC에다가 시간과 날짜, 그리고 어떠한 행동들과 말투를 했는지 기록을 해놓은 일기장이 있었다”며 “이같은 사실을 노무사를 믿고 다 이야기했다. 유급 휴가를 들어가기 전에 컴퓨터가 잘 있는지 확인하고 갔지만, 휴가를 돌아온 후에는 컴퓨터가 모두 다 폐기 처분되어서 없어진 상태였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B씨는 “크고 작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겪는 사람들이 많을 거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인정되지 않아서 저희 형처럼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물리적인 폭력도 있겠지만 정신적인 고통이 가장 심하다. 이번 일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법이 확실하게 개정돼 모든 사람이 피해 보지 않고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유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2일 본인이 근무하던 사무실 앞 주차장에 세워둔 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이에 앞서 A씨는 지난해 9월27일 근무지에서의 괴로움을 이유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남긴 뒤 잠적했다. 당시 A씨는 결혼을 3주가량 앞둔 상태였다. 다행히 A씨는 경찰 추적을 통해 무사히 발견됐고, 농협은 이 사건을 계기로 조사에 착수했다.하지만 농협 측은 지난해 12월5일 정식조사결과 심의위원회를 통해 피신고인의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공인노무사가 작성한 조사결과보고서에 기초한 심의위원의 조사 결과에 따른 판단이라는 설명이다.해당 노무사는 C 센터장과 알던 사이라는 유족의 주장에 대해선 “전에 농협중앙회 근무를 했을 때 교육 차원에서 B씨를 한두 번 만난 적이 있다”며 “그렇지만 그 사실이 여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이와 관련해 장수농협 측 역시 “아는 노무사가 따로 없어서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노무사에게 연락하게 됐던 것이고 피고인과 일면식이 있다는 건 전혀 몰랐다”며 “당시 조사에서 직원들과 신고자의 주장이 상당히 달랐기 때문에 노무사가 그런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