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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왕국 밝혀낼 '고분군'…세계가 인정한 가야의 가치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고구려, 백제, 신라가 있었던 삼국 시대에 낙동강 유역에는 작은 나라들이 번성했다. 이들 왕국은 하나의 독립된 왕권 국가를 형성하지 못하고 연맹 왕국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경남 김해에 있었던 금관가야, 함안 아라가야 등을 통칭해 ‘가야’라고 불렀다. 5세기 후반에 전성기를 누릴 당시에는 22개의 소국이 있었다. 그러다 562년에 신라에 흡수됐고, 가야의 문화는 신라의 문화에 큰 영향을 주었다.경북 고령 ‘지산동고분군’(사진=문화재청).◇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 유산 등재 ‘임박’오늘날 신라의 수도 ‘경주’와 백제의 수도 ‘부여’에서 많은 유물이 출토되며 주목받은 것에 비애 가야는 상대적으로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았다. 가야를 연구할 수 있는 문헌이 거의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미지의 왕국’ 가야를 드러낼 단서로 꼽혀온 단서는 바로 수많은 무덤이다. 한반도 남쪽에는 가야와 관련한 고분군이 무려 780여 곳 남아있다. 구릉 능선을 따라 조성된 무덤을 모두 합치면 수십 만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가야의 7개 고분군으로 이뤄진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전망이다. ‘가야고분군’은 유네스코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로부터 최근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 이코모스는 고분군의 지리적 분포, 입지, 고분의 구조와 규모, 부장품 등을 통해 ‘가야고분군’이 자율적이고 독특한 체계를 유지해 온 ‘가야’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지금까지의 사례로 볼 때 등재 권고를 받은 유산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가 이뤄져 왔다. ‘가야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오는 9월에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9월 10~25일)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인 강동진 경성대 교수는 “‘가야고분군’을 통해 한반도에 있었던 가야 문명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며 “많이 알려진 삼국이 아닌 가야 자체로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가야’의 7개 고분군으로 이루어진 연속유산이다. 7개 고분군은 지산동고분군(경북 고령), 대성동고분군(경남 김해), 말이산고분군(경남 함안), 교동과 송현동고분군(경남 창녕), 송학동고분군(경남 고성), 옥전고분군(경남 합천),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전북 남원) 등이다.경남 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사진=문화재청).◇7개 고분군 연속유산…“가치 확장해 나가야”고령 ‘지산동고분군’은 5~6세기 가야 북부 지역을 통합하면서 성장한 대가야를 대표하는 고분군이다. 대형무덤에서 많은 양의 토기와 함께 금동관, 갑옷, 투구 등이 출토됐다. 연맹 중심 세력으로서 대가야의 위상과 함께 가야 연맹이 최전성기에 이르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김해 ‘대성동고분군’은 금관가야의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조사 결과 지배집단이 묻힌 것으로 확인됐으며 고인돌, 널무덤, 덧널무덤 등 다양한 형태의 무덤이 발견됐다. 평지에는 1∼3세기 무덤이, 구릉 정상부에는 4∼5세기 무덤이 모여 있어 시기적으로 범위가 넓다. 출토된 토기류와 중국제 거울 등을 통해 금관가야가 국제 교역에서 활발한 역할을 했음을 엿볼 수 있다.함안 ‘말이산고분군’은 아라가야 왕들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대형 고분 37기가 높은 곳에 조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말이산 45호분에서 나온 상형 도기 세트는 가야인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보물로 지정됐다.창녕 ‘교동과 송현동고분군’은 비화가야 최고 지배자 묘역으로 추정되며 150여기 가량이 확인됐다. 이 고분군의 묘제와 부장품은 신라와 자율적으로 교섭했던 가야정치체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고성 ‘송학동고분군’은 가장 높은 곳에 1호 무덤이 있고 아래로 나머지 6기의 무덤들이 있다. 이곳에서는 소가야식 토기뿐 아니라 마구 등 교역품으로 쓰였을 유물들이 발견됐다.합천 ‘옥전고분군’은 최고 수장급의 고분에서 발견되는 유물들이 쏟아져 나온 무덤이다. 토기류, 철제 무기류, 장신구류 등이 출토됐다. 최고 지배자의 상징인 봉황무늬, 용무늬 등을 새긴 둥근 고리 큰 칼도 4자루나 나왔다.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은 5~6세기 가야연맹의 가장 서북부 내륙에 있던 정치체를 대표하는 고분군이다. 32호분에서는 백제 왕릉급 무덤에서만 나오는 청동거울, 백제계 금동신발 조각이 나왔다. 호남 지역의 가야 유적으로서는 처음 사적으로 지정됐다.‘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우리나라는 총 16건의 세계유산(문화 14건, 자연 2건)을 보유하게 된다. 강동진 교수는 “가야고분군의 형태뿐 아니라 그 안의 부장품들이 가야의 문명을 설명하는 증거”라며 “세계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앞으로 가야고분군을 잘 가꾸고 확장시켜나가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가야고분군 위치도(사진=문화재청).
- 빛의 시어터 '달리: 끝없는 수수께끼'전, 얼리버드 티켓 오픈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복합문화예술공간 ‘빛의 시어터’가 두 번째 전시 ‘달리: 끝없는 수수께끼(Dali : The endless enigma)’ 개막을 앞두고 5월 15일 얼리버드 티켓을 오픈한다.‘빛의 시어터’ 공식 홈페이지와 네이버 예약을 통해 한정 판매된다. 1차 얼리버드 티켓은 5월 15일부터 28일까지 성인 입장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2차 얼리버드 티켓은 5월 29일부터 6월 14일까지 20% 할인된 가격에 예매할 수 있다.‘달리: 끝없는 수수께끼’전(사진=티모넷).6월 15일 빛의 시어터에서 개막하는 ‘달리: 끝없는 수수께끼’는 입체파, 초현실주의, 미래주의에서 영감을 받은 20세기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빛과 음악, 첨단 디지털 기술을 통해 전한다. 1904년 5월 11일 스페인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달리의 탄생 119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다. 회화, 사진, 대형 조각, 영상 등 60여년에 걸친 그의 작품을 선보이며 ‘괴짜’ 이미지 뒤에 숨겨진 천재성을 조명할 예정이다. 특히 작가의 독특한 개성과 무의식, 기이하고 초자연적인 것에 대한 집착, 뮤즈이자 공동 작업자였던 아내 ‘갈라’에 대한 깊은 애착 등을 집중적으로 그려낸다.함께 공개되는 전시 ‘가우디: 상상의 건축가’에서는 달리에게 큰 영감을 준 스페인의 상징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의 위대한 건축물을 선보인다.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고 말하며 자연의 구조와 형태를 모티브로 곡선과 곡면이 풍부한 건축 양식을 창조하고,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황홀한 빛을 표현한 가우디의 무한한 창의성과 대담함을 강조한다. 구엘 공원, 까사밀라, 까사바뜨요 등 가우디의 대표적인 건축물을 나선형의 그래픽과 거대하고 우뚝 솟은 형태로 표현해 몰입감과 감동을 선사한다.한편, 빛의 시어터에서는 ‘구스타프 클림트, 골드 인 모션’ 앵콜전이 오는 6월 6일까지 진행된다.‘가우디: 상상의 건축가’전(사진=티모넷).
- '리턴 투 서울' 박지민, 어서와 연기는 처음이지 [인터뷰]
- 배우 박지민(사진=엣나인필름)[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신선한 발견이다. 영화 ‘리턴 투 서울’로 스크린에 데뷔한,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아티스트 박지민의 얘기다. 거대한 스크린에서 그의 얼굴을 보고 있다 보면 2시간 동안 그에게 흠뻑 빠져든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단지 비주얼이 매력적이어서만은 아니다. 그의 연기를 보다 보면 실제인지 연기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모호한 경계선 위에 선 그의 모습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어떤 감정인지 감히 예측할 수 없는 그의 표정 연기도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 기존 배우에게선 볼 수 없는 매력이 끝도 없이 쏟아진다.박지민은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아티스트다. 영화 ‘리턴 투 서울’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사실 그는 준비된 배우가 아니다. 배우 꿈을 꾸고 있던 것도 아니다. 데이비 추 감독의 제안을 받고 1년 정도 고심 끝에 ‘그래, 나 한 번 연기 해볼까?’란 생각으로 겁도 없이 스크린에 몸을 던졌단다.그런데 그 선택이 그의 인생에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줬다. 첫 작품으로 영화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것이다. 한 평생 연기를 했어도 단 한 번도 못 간 배우가 수두룩한데, 박지민은 데뷔작으로 당당히 칸에 입성했다. “첫 연기한 작품으로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는데요. 너무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한데, 아직도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어요. 오죽하면 주변에서 ‘너가 칸을 갔다고? 이해가 돼?’라고 말할 정도에요(웃음). 그만큼 칸에 다녀왔다는 사실이 아직도 꿈만 같고요. 그저 ‘칸이라는 지역에 다녀왔구나’ 정도로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중이에요.”박지민은 ‘리턴 투 서울’에서 한국에서 프랑스로 입양된 여성 프레디 역을 맡았다. 프레디는 당초 계획했던 일본 여행이 기상악화로 불발되면서 우연히 서울을 방문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겪은 에피소드를 스크린에 펼쳐냈다. 겉은 한국인인데 속은 프랑스인인 프레디는 모국인 한국에 왔는데도 이방인 같은 모습을 지울 수 없다. 우여곡절 끝에 생부를 만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점점 더 겉돌게 되는 복잡한 인물인 프레디의 모습이 다채로운 감정으로 표현됐다.박지민은 칸에서 이 영화를 주목한 이유가 무엇인 것 같으냐는 물음에 ‘공감’이란 단어를 꺼내들었다. 입양이란 주제,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습이 수많은 관객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배우 박지민(사진=엣나인필름)“전 세계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프랑스를 넘어 유럽, 미국 등 전 세계에 입양된 분들이 참 많잖아요. 프랑스 사회에서도 입양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이기도 한데,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요. 더 나아가면 이 영화는 입양뿐 아니라 한 여성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로도 볼 수 있어요. 프레디란 여성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느끼는 정체성 문제를 다룬 영화로도 접근할 수 있는데요. 누구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한 번쯤은 하잖아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재라고 생각해요.”스토리만큼이나 박지민이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도 흥미롭다. 박지민은 설치미술, 회화, 조각 등으로 프랑스와 유럽을 무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비주얼 아티스트다. 현재 직업에 엄청 만족하고 있고, 빼곡한 전시 일정으로 ‘본업’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정도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던 중 데이비 추 감독에게 출연 제안을 받았고, 1년 뒤에야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캐스팅이 성사됐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은 특별하게 없었어요. 지금 제 일에 만족하고요. 이 일을 하는 게 제일 행복해요. 제겐 아트가 전부거든요. 데이비 추 감독과는 2019년 한 영화제에서 알게 됐는데요. 제 친구와 데이비 추 감독이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저는 그때 데이비 추 감독을 소개받은 것뿐인데 이후 출연 제안을 받게 된 거예요. 데이비 추가 제게 ‘카메라 테스트 한 번 받아보지 않을래?’라고 수차례 물었지만, 코로나19도 터졌고 전시 일정도 바빠서 한동안 답을 못 줬거든요. 오랫동안 답을 못 준 미안함도 컸고,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 출연이 성사됐어요.”연기 경험이 전무했던 박지민은 데이비 추 감독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면서 프레디라는 캐릭터를 구축해갔다. 마치 논문을 써 내려가듯 데이비 추 감독과 캐릭터에 대한 열띤 연구를 이어갔고, 때론 즉흥 연기를 펼치며 캐릭터에 생명력을 부여하기도 했다. 박지민은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심도 있게 하지 않았다면, 프레디를 이렇게까지 진실되게 연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배우 박지민(사진=엣나인필름)박지민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한국 냉장고를 여는 신이라고. 프랑스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생경한 풍경이란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프레디에게도 흥미로웠다고 했다.“냉장고 문을 열면 그 안에 수많은 반찬통과 고추장, 된장 등이 있잖아요. 정말 한국적인 모습이에요. 프랑스 사람들의 냉장고엔 우유, 계란, 치즈, 햄 정도밖에 없거든요. 반찬 문화가 없어서 외국 사람들에겐 생소한 장면으로 보였을 거예요. 냉장고 문을 연 프레디에겐 한국 문화가 펼쳐진 순간이잖아요. 어쩌면 한국에 스며들고 있을지도 모르고요. 혹은 ‘이게 뭐지?’라는 놀라움의 감정도 있었을 수도 있고요. 여러모로 많은 감정을 들게 하는 장면이라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반면 박지민은 한국말을 이해 못 하는 장면을 찍을 때 가장 연기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만난 박지민은 여느 한국인처럼 능통하게 한국어를 구사했다. 그런 그가 한국어를 못 알아듣는 연기를 해야 했으니, 그의 고충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됐다.“제가 알고 있는 언어를 모르는 언어로 바꿔야 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냥 놔 버려야 하는데요. 이게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눈과 귀는 저절로 반응하더라고요. 이번 기회를 통해 사람의 습관과 언어가 특별하다는 걸 몸소 체감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연기할 땐 마치 외계어를 듣는 것처럼 하긴 했는데, 참 힘들게 연기했습니다. 하하.”그야말로 박지민에겐 도전의 집약체가 바로 ‘리턴 투 서울’이었던 셈이다. 그래서일까. 박지민은 이 영화가 본인의 인생사에 오래 남을 한 페이지가 될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결코 재밌는 영화는 아니라고 단언하기도 했다.“사실 깔깔대며 웃을 정도로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달콤한 맛도, 쓴맛도 있는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술을 처음 마시면 쓰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술맛에 익숙해지면 달콤한 맛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리턴 투 서울’도 그런 영화라고 생각해요. 처음엔 쓰지만 깊게 들어가면 단맛이 나는, 아주 맛있는 술을 마시는 듯한 느낌이 드는 영화라고 표현하고 싶고요. 연기적으로는 자연주의 영화라고 하고 싶어요. 마치 생 육회 같다고나 할까요?(웃음) 그런 날 것 같은 느낌을 관객분들께서도 꼭 한 번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尹 “집권 2년차 경제위기에 주안점…속도 더 낼 것”(상보)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년을 맞은 10일 “집권 2년 차 국정은 경제와 민생에 주안점을 두고, 외교의 중심도 경제 복합위기를 수출로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아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 대통령은 이날 여당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지난 1년은 잘못된 국정방향을 큰 틀에서 바로잡는 과정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민심은 불공정과 비상식을 바로잡으라는 거였다”며 “북한의 선의에 기댄 안보, 반시장적·비정상적 부동산 정책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무너진 거 다시 세우는 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지만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우리 국민이 변화와 개혁을 체감하는 데 시간이 모자랐다. 2년 차에는 속도를 더 내서 (국민들이) 변화를 직접 체감하도록 하겠다”며 “강 위에서 배를 타고 가는데 배의 속도가 너무 느리면 가는 건지 모른다. 속도가 더 나야 체감할 수 있다”며 국무위원, 당 지도부를 격려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강민국·유상범 수석대변인, 구자근 당대표비서실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오찬 메뉴는 잔치국수와 떡 2조각, 과일 3조각이었다.
- 관람객·판매액 집계도 못 내놨다…열기 꺾인 '아트부산'
-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연 ‘아트부산 2023’의 전경. 갤러리현대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케니 샤프의 입체작품 ‘블루마마’ ‘GRR 가이’ 등(1986·2021)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과열이 꺼지고 공간까지 확장한 덕에 아트부산 전시장은 내내 한산해 보이기까지 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부산=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출발은 괜찮았는데….” 한 갤러리스트의 흐려진 말끝엔 아쉬움이 잔뜩 묻어 있다. 입장을 위해 긴 줄을 마다않던 VIP들로 첫날 잠깐 북적였던 분위기가 끝까지 이어지진 못했다는 뜻이다. “심심찮게 눈에 띄던 ‘오픈런’도 없고, 살 사람은 다 사가는 ‘첫날 완판’도 드문 일이더라.” ‘혹시’ 했지만 ‘설마’도 했더랬다. 그도 그럴 것이 흥행보증을 담보하던 ‘아트페어’가 아니었나. 이태 전에도 그랬고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뚜껑을 열기까지가 힘들지 일단 판을 벌리기만 하면 그다음은 되레 쉬웠다. 신기하게도 말이다. 걸어놓는 족족 그림은 잘도 팔려나갔으니까. 그림 파는 일보다 오히려 미술장터에 자리를 만드는 일, 그러니까 부스를 배정받는 일이 더 어려웠다는 얘기인 거다. 그런데 그 신통방통한 일, 아트를 팔고 사는 그 가장 쉬운 일에 올해는 제동이 걸린 거다. ‘아트부산 2023’의 전경. 한 관람객이 페레스프로젝트 부스에 설치된 슈앙리의 작품 ‘먼로빌의 이른 일몰’(Early Sunsets over Monroeville·2022) 앞에 한참을 머물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상반기 국내 최대 규모인 아트페어 ‘아트부산 2023’이 7일 폐막했다. 국내 주요 갤러리 111곳과 해외 갤러리 34곳 등, 22개국에서 찾아든 145개 갤러리가 수천 점의 미술품을 내놓고 손님맞이에 나섰던 올해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지난 4일부터 나흘간 열린 아트부산을 찾은 관람객 수는 확실치 않다. 그저 지난해 ‘아트부산 2022’와 비교해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할 순 있다. 관람객 수만이 아니다. 그 관람객들이 사들인 미술품 판매액도 지난해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예상만 할 뿐이다. 지난해 아트부산에선 관람객 10만 2000명이 들어 미술품 746억원어치를 사갔고, 앞서 2021년엔 관람객 8만여명이 판매액 350억원을 써내며, 두 해 연거푸 ‘역대급 실적’이란 말을 끌어냈던 터. 사실 올해 ‘추측뿐인 결산’이 나온 건 행사를 주최한 아트부산 측의 ‘상황무마식’ 결정 탓이다. 올해 판매액과 관람객 수 등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갑작스럽게 입을 닫아버린 건데. 하물며 “여러 경로로 발권한 티켓의 집계가 어려워 방문객 수를 취합하는 작업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놀라운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역대급’ 운운하며 관람객 수와 판매액 홍보에 열을 올렸던 예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란 얘기다. ‘아트부산 2023’의 전경. 학고재갤러리 부스에 설치된 백남준의 대형 미디어작품 ‘구-일렉트로닉 포인트’(1990)가 보인다. 전시장 중앙에 놓인 작품은 오가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어쨌든 ‘예년만 못하다”는 성적표를 받아든 미술계에선 “미술시장이 확실한 조정기에 들어갔다”는 데 목소리를 모으는 모양이다. 발단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화랑미술제’부터였다. 역시 지난 두 해 연속 끌어올린 ‘역대급 실적’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던 거다. 해마다 가장 처음 열리는 ‘화랑미술제’가 한 해 돌아갈 미술시장을 가늠하는 ‘간 보는’ 자리쯤 된다면, 아트부산은 그해 미술시장의 판도를 확정하는 ‘양념을 투하하는’ 자리쯤 된다고 할까. 결국 올해 아트부산으로 미술시장을 향하던 열기가 제대로 꺾인 양상을 확인할 수 있게 된 거다. ‘아트부산 2023’의 전경. 관람객들이 313아트프로젝트 부스에 걸린 우국원의 판화 연작 ‘그들에게 케이크를 먹게 해’(Let Them Eat Cake·2022)를 둘러보고 있다. 젊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연신 붙잡은 우 작가의 작품들은 일찌감치 팔려나갔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고가의 대작 아닌 작품에서 ‘완판’ 소식 들려그렇다고 아트페어에 나온 미술품 모두가 찬밥신세였던 건 아니다. 대형 컬렉터에게 맡겨 놓다시피 하는 ‘개막 장사’에선 어떤 상황에 놓여도 팔리는 작품들의 저력이 도드라졌다. 국제갤러리가 하종현 ‘접합 22-28’(2022)을 7억원대에, 최욱경의 ‘무제’(1960s)를 9000만원대에, 다니엘 보이드의 ‘무제’(2023)를 2000만원대에 팔았다. 모자이크 작업으로 시선을 끈 줄리안 오피의 ‘크노케에서 걷기’(2021)는 2억 1700만원대, 알렉산더 칼더의 회화 ‘무제’(1971)는 3억 9000만원대에 팔리기도 했다. 또 리안갤러리는 김춘수의 100호 규모 작품 두 점을 3000만원대에, 김택상의 100호 규모 작품 두 점을 7000만원대에 판매했다. 여기에 갤러리스탠이 내세운 이소연·백향목, 페레스프로젝트의 전속작가 레베카 에크로이드, 애드 미놀리티, 베이롤 히메네즈 등의 작품들도 모두 첫날 판매 리스트에 올랐다. ‘아트부산 2023’의 전경. 모자이크 작업으로 시선을 끈 줄리안 오피의 ‘크노케에서 걷기’(Walking in Knokke·2021)가 국제잴러리 부스에 걸렸다. 작품은 첫날 2억 1700만원대에 팔렸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일반 관람객이 입장한 둘째 날부터도 “팔릴 작품은 팔렸다”. 갤러리현대는 이승택의 ‘묶은 돌’ 연작을 3000만∼6000만원대에, 이건용의 ‘바디스케이프’ 신작을 3억∼4억원대에, 이강소의 ‘청명’(2018)을 2∼3억원대에 팔아냈다. 학고재갤러리는 강요배의 ‘대지 아래 산’(2021)을 2억원대에, 송현숙의 ‘17획’(2007)을 6100만원에, 토마스 샤이비츠의 ‘플로라’(2022)를 520만원에 파는 등의 성과를 냈다. ‘완판’ 소식은 되레 고가의 대작이 아닌 작품들에서 들려왔다. 초이앤초이는 매튜 스톤의 작품 8점을 태국 한 컬렉터에게 전부 넘겼고, 디스위켄드룸은 독일 신진작가 루카스 카이저의 작품을 죄다 팔았다. 또 313아트프로젝트는 우국원의 ‘그들에게 케이크를 먹게 해’ 연작의 원화(2023)와 판화(2022)를 솔드아웃시켰고, 아뜰리에아키는 콰야의 ‘잠에 빠지는 법’(2023)을 포함해 신작 5점을, 정성준의 ‘내가 잃어버린 보물’(2023) 등 신작 3점을 모두 컬렉터의 품으로 넘겼다. ‘아트부산 2023’의 전경. 한 관람객이 아뜰리에아키 부스에 걸린 콰야의 작품 등을 둘러보고 있다. ‘잠에 빠지는 법’(A Way to Fall Asleep·2023), ‘수영’(Swimming·2023) 등 과야의 작품 5점은 솔드아웃됐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트부산 2023’의 전경. 관람객들이 페레스프로젝트 부스에 걸린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도나 후앙카의 ‘블리스 클리트’(Bliss Clit·2022·왼쪽), 딜런 솔로몬 크라우스의 ‘미궁’(Labyrinth·2022) 등이 걸려 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트페어 성패의 관건은 ‘젊은’…취향에 움직이는 시장으레 아트페어라면 복닥거린다는 게 머리에 박혀 있어선가. 올해 아트부산이 첫줄에 내건 ‘축구장 3.7배 면적’(2만 6508㎡·약 8000평)은 대단히 신선했다. 지난해보다 1.5배 정도 넓힌, 국내 최대규모로 확장한 공간이 그거다. 갤러리와 관람객 모두에게 쾌적하고 여유로운 미술품 향유의 환경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였다. 덕분에 아무리 붐벼도 붐비지 않는, 오히려 지나치게 넓어 간혹 썰렁하기까지 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할까. 한 관람객은 “이제야 부스에 걸린 미술품들이 눈에 제대로 들어오더라”며 반겼지만, 한 갤러리스트는 “우르르 몰려다녔던 작년에 비해 공간이 넓어져, 가뜩이나 줄어든 손님의 빈자리가 더욱 도드라진 듯하다”며 허전해하기도 했다. ‘아트부산 2023’의 전경. 아라리오갤러리 부스에 놓인 돈선필의 조각작품 ‘정동현상표본시리즈’(2022)가 한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초록의 화초들과 어울린 작품들은 신선한 분위기로 눈길을 끌었다. 아라리오갤러리는 “조각작품도 이렇게 부담 없이 집안에 전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고 귀띔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트부산 2023’의 전경. 필립 콜버트의 작품들로만 꾸린 더페이지갤러리 부스(왼쪽)에서 콜버트(오른쪽) 작가가 관람객들에게 드로잉이 곁들인 사인을 해주고 있다. 부스는 ‘가재작가’로 불리는 콜버트의 작품들을 찾아온 관람객들로 내내 북적였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갈수록 ‘젊은’의 비중이 높아지는 아트페어의 추세는 아트부산에서도 이어졌다. 작가는 작가대로, 컬렉터는 컬렉터대로 미술시장에 차지하는 비중을 키워가며 ‘취향’을 좇는 게 보였다는 말이다. 이는 이태 남짓 전부터 미술시장의 판도 변화를 이끌어온 젊은 컬렉터가 ‘칼을 쥔’ 위치에 섰다는 동시에, 이젠 그들의 전폭적인 호응을 얻은 젊은 작가들이 미술시장을 움직이는 ‘주요 작가군’으로 떴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문이 열리자마자 작품을 향해 달려가는 ‘오픈런’이 사라진 것도 “젊은 컬렉터의 취향이 다채로워진 영향”이라는 미술계의 분석도 들린다. 오픈런이란 게 한 작가, 한 작품에 대다수가 집중해야 벌어질 수 있는 현상이니 말이다. ‘아트부산 2023’의 전경. 한무리의 관람객들이 갤러리조은 부스에 걸린 작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독특한 화풍을 가진 가브리엘 그래슬의 ‘예예’(Yee·2022·왼쪽) 연작을 바롯해 성연화의 한지작업 ‘플로우’(Flow·2023) 연작 등이 관심을 끌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장터를 찾는 게 반드시 뭘 사야 하는 목적이 아닐 수 있는 이들을 위한 볼거리가 적잖았다. 백남준이 거대한 원에 브라운관을 들인 미디어아트 설치작품 ‘구-일렉트로닉 포인트’(1990 학고재갤러리), 케니 샤프가 기하학적 문양으로 조각한 미래지향적 로봇인간 집단(‘블루마마’ ‘GRR 가이’ 외 1986·2021 갤러리현대), 전광영이 커다란 쇳덩어리로 형상화한 입체작품 ‘집합 06-SE057’(2006 두손갤러리), 공간을 압도하는 노은님의 300호 대작 ‘무제’(2002 가나아트) 등은 미술관급 전시를 무기로 ‘그림장사’의 격을 높였다. ‘아트부산 2023’의 전경. 가나아트가 부스 바깥의 전시장 통로에 내건 노은님의 300호 대작 ‘무제’(2022)는 내내 지나다니는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아트부산 2023’의 전경. 한 관람객이 두손갤러리 부수에 매달린 전광영의 입체작품 ‘집합 06-SE057’(2006)을 한참 바라봤다. 전 작가 고유의 한지접기로 커다란 쇳덩어리를 형상화한 작품은 내내 관람객들의 눈과 발을 붙들었다(사진=오현주 문화전문기자).
- [미리 보는 이데일리 신문] “韓日 반도체·배터리 파트너십 강화하자”
- [이데일리 허윤수 기자] 다음은 3일 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韓日 반도체·배터리 파트너십 강화하자”- 부실 채권 매입 독점권 준 정부, 가격 반값 이하로 책정한 캠코- 인플레 꺾였다지만... 농산물·석유 뺀 근원 물가는 4%대- 아파트 착공 2년 만에 82% 줄었다- 막판까지 미룬 전기료 조정, 정치적 계산 이제 없어야- 수렁에 빠진 수출... 반도체·중국 시장 부진 탓만 할 건가△종합- “메뉴·기기·로열티, 내가 정한 대로” KFC·맥도날드에 질린 KG·동원- 120년 ‘금단의 땅’ 열린다, 용산 어린이정원 내일 개방△인천 ADB 총회- “한일 가치 공유, 협력할 분야 많아”, “세계 경제 대응 함께할 중요한 이웃”- “외국인 가사도우미 받아들여 여성 경제 활동 늘려야”- “기후 재해 피해액 막대... 개도국에 1000억 달러 기후 금융 제공”△화장품도 맞춤형 시대- 1.8만 개 중 ‘나만의 제품’ 뚝딱, K뷰티 ‘글로벌 5조 시장’ 눈독- 검증된 성분도 건건이 안정성 보고... 규제 풀어야- 맞춤형 뷰티, 수익보다 투자에 무게... 합리적 가격으로 접근성↑△부칠 채권 헐값 매입 논란-“부실 채권 민간에 넘기면 1.5배 받을 수 있다”... 안 팔고 버티는 저축은행- 허용하자니 과잉 추심... 불허하자니 건전성 걱정- 금융위, S&P와 고위급 협의.... 주가조작·PF 리스크 대응 논의△종합- ‘토레스가 효자’... 간판 바꾼 KG 모빌리티, 7년 만에 흑자 전환- ‘간호법 반대’ 의료연대 “연가 투쟁 효과 없으면 17일 총파업”- 공시가 4억짜리 1주택자 올해 재산세 5만 1000원 덜 낸다- 외식 7.6%, 서비스 5.0%↑ 물가 안심하기엔 이르다△국제 정치 대가가 본 한미 정상회담- 경제 탈세계화는 없어... 미국 투자 늘려도 중국 사업은 유지해야- “NCG 창설은 한미동맹 최고의 옵션... 나토 NPG보다 심층적 기구”△정치- 설화 가라앉자 또 악재 터져... ‘태영호 녹취록’에 당·대통령실 진화 진땀- 與 노동개혁특위 출범... 1호 입법 ‘공정 채용법’- 4월 넘긴 北 정찰위성 시험 발사 시점, 대북 전문가들 “기술적인 문제 가능성”- 민주, ‘돈 봉투 의혹’ 관련자 자진 탈당으로 뜻 모으나- 日 기시다, 7-8일 방한, 정상 셔틀 외교 본격 가동△경제- “최저 임금 1만 2000원”vs“경영 상황 가시밭길” 노사 신경전 팽팽- 만장일치 금리 동결했지만... “물가 안정 확신 못 해”- 한 총리 “전세 사기 피해에 재정 투입 타당하지 않아”△금융- 5대 은행 기업 대출 한 달 새 5조↑... 유동성 악화 신호일까- 연체율 급등에... 1분기 카드사 실적 ‘털썩’- 저축 은행·네이버, 대환 대출 서비스 협력... 이자 부담 낮춘다- 인천 ‘ADB 연차 총회’ 금융사들 ‘홍보’ 후끈△글로벌- 월가 황제 “위기 끝났다”지만... 상업용 부동산 ‘뇌관’으로 떠올라- 옐런 “6월 1일 美 디폴트 가능성”... 바이든, 의회 지도부 소집- ‘AI에 뺏기는 일자리’ 벌써 시작- 佛, 연금 개혁 반대 시위 가열... 정치·사회 불안에 신용 등급 강등- 모건스탠리·GM 추가 감원... ‘칼바람’ 확산△산업- 날개 단 전치가 배터리에 안착... ‘K소재 빅3’ 신바람- 사흘간 2.9조 원 ‘수주 잭팟’, 순풍에 돛 단 HD 한국조선해양- “LG엔솔 재임 기간 무조건 1등 만들 것”- 63층 높이 생산 타워 우뚝 LS전선, 해저케이블 초격차- 기아 대형 전기 SUV, ‘EV9’ 사전 계약 시작... 7337만 원부터△ICT- IT 서비스 3사 ‘클라우드 앱 현대화’ 승부수- 한국 넘어 일본·유럽 시장서 가식적 성과 낼 것- AI가 쓴 소설 저작권 인정될까- “美 시버트 인수로 주식거래 편의성·수수로 경쟁력 대폭 강화”△산업- “MZ 공략”... 현대百, 제주·양양에 쇼핑몰 세운다- 키자니아서 우주 관찰하세요- 실적 부진에도 잠재 고객 노려... 가구 매장 확대- 가성비 앞세워... 버거·치킨집, 피자 틈새시장 공략△증권- 5월엔 팔라vs올해는 사라... 2600 벽 넘을ᄁᆞ- 미지근한 IPO 시장, 옥석 가리기 지속- 걸그룹 신곡 러시, 엔터주 ‘볼륨 UP’△증권- 조정장은 매수 기회... “실적 탄탄한 소외주에 주목해야”- 울고 싶을 때 ‘SG사태’로 뺨 때려... 양·돼지 되지 말라- “주가 조각 사태 신속히 조사” 금융위, CFD 제도 개선 착수- 운용사들 MMF 시가 평가제도 대응 분주... KB,ETF로 초단기물 공략△부동산- 3년 후 아파트 공급 부족 불 보듯... 정부도 속수무책- 엔데믹에 늘어난 나들이, 교통 공기업 실적도 활짝- ‘준서울’ 광명뉴타운... 1만 2000가구 분양 대전 개막- 부도 아파트 피해자 1000가구, 16년째 LH 매입 임대 거주△건강- 키 크는 열쇠‘숙면·운동·영양’... 성장 자해 원인 분석해 ‘숨은 키’ 찾는다- 육회·하몽 즐기는 당신... ‘E형 간염’ 주의보- 당뇨·고혈압으로 약해진 방광... ‘요도열림술’로 해결△북- “이동권은 곧 노동권” 지하철 승강장 앞 전사들의 외침- 여성스러움이란 본래 어떤 것일까- 中의 한국 전쟁을 바라보는 시선 변천사△오피니언- 한중 관계, 정경 분리하려면- 어서 와 이민은 처음이지- 한전·가스公 때리기 볼모 된 에너지 요금- 정연회 ‘달콤한 인생’△피플- 즉흥 연주는 큰 도전이지만 매우 흥미로운 일- 삼성전자, 희귀난치병·중증 장애 아동 집중 후원- 롯데케미칼, 어린이날 맞아 환아들에 ‘뽀로로 팝업북’ 기부- 하나금융·K리그 ‘모두의 축구장, 모두의 K리그 시즌3’ 시동- OCI 홀딩스 출범... ‘오너 3세’ 이우현 회장 승진- “공익신고 법적 분쟁 가장 많은 나라... 기업 경영에 준법 필수”- 도미노피자, 어린이날 앞두고 서울대어린이병원에 1억 기부- 윤세영 SBS 창업 회장, 세계체육기자연맹 공로상- 우주발사체 스타트업 페리지 대표에 서성현... “각자대표 전환”△사회- 공짜로 칼 갈아주고 우산 수리... “한푼이라도 아껴야지” 어르신들 우르르- 초등학생 4명 중 1명 “의·약대 목표로 공부”- 송영길, 구속 대비 명분 쌓기?... ‘지지층 결집’ 의도도- ‘분신’ 건설노동자 숨져... 민주노충, 대정부 강경 투쟁 예고- 나들이 어쩌나... 어린이날 많은 비- ‘대전 꿈씨’ 시조 됐어요
- 대학로 빨간벽돌 미술관에 스민 기억, 예술이 되다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하면 이곳에서 열정적으로 브레이크 댄스를 추던 댄스팀이 생각나요.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 청소년기를 보냈는데 그 당시 마로니에 공원에 오면 시끄러운 음악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고 젊음의 열기가 넘쳤죠. 그때의 에너지를 작품안에 담고자 했어요.”(박민하 작가)“마로니에 공원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 시위와 집회의 중심지였고, 희생자들을 추모한 애도의 광장이기도 했습니다. 관객들은 통창으로 보이는 6점의 파노라마 회화작품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중첩된 풍경을 경험하게 될 거예요.”(안경수 작가)안경수 ‘전야’(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 안에 자리 잡은 아르코미술관. 이곳은 옛 서울대학교 문리대가 자리했으며 1960년 4·19 혁명이 시작된 곳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의 미술관으로 1974년 ‘미술회관’ 개관이 첫 출발이었다.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김수근 건축가의 설계하에 1979년 건물을 신축했다. 이후 붉은 벽돌 건물은 대학로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건축사적으로도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서울 미래유산으로 등재됐다.올해 10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설립 50주년과 내년 3월 아르코미술관의 개관 50주년을 기념한 의미있는 전시가 열린다. 7월 23일까지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하는 주제기획전 ‘기억·공간’이다. 동시대 작가들의 시선으로 ‘아르코미술관’을 기억해 보는 전시다.임근혜 아르코미술관장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아르코미술관은 이동, 경계, 다양한 종 등 시대의 첨예한 삶의 의제들을 다뤄왔다”며 “미술관이 사회의 변화를 목도하고 시대와 함께 호흡해 나가겠다는 선언적인 전시”라고 설명했다.박민하 ‘터(군중)’(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회화·조각·영상으로 만나는 미술관전시에서는 회화, 조각, 퍼포먼스, 영상, 사운드 설치 등 국내외 작가 9명(팀)의 23점을 선보인다. 전시장을 비롯해 아카이브라운지, 야외 로비, 계단, 통로, 화장실 등 미술관 곳곳에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손뜨개 니트처럼 보이는 작품이 벽에 붙어 있다. 김보경의 ‘양손의 호흡-5mm 왕복 운동으로 만든 반사광2’이다. 아르코미술관을 중심으로 마로니에 공원, 대학로, 낙산 등을 탐색하며 뜨개질로 여러 이미지를 혼합하고 변형해 만들어 낸 작품이다.박민하의 ‘터(군중)’는 미술관 벽돌 사이의 정사각형 창문을 ‘건물의 눈’으로 설정하고, 창문을 통해 바라본 마로니에 공원의 활기를 그림에 담아냈다. 안경수의 ‘전야’는 학생시위의 배경이자 예술가들의 무대, 시민들의 쉼터가 교차했던 마로니에 ‘광장’의 모습을 소환한다. 긴 시간 변화해 온 광장의 모습을 사건이 벌어지기 직전 ‘전야’의 풍경으로 표현했다.양승빈의 ‘구니스’는 김수근 건축가가 왜 의자를 디자인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했다. 작가는 김수근 건축가에 대한 사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촬영한 ‘모큐멘터리(페이크 다큐멘터리)’ 영상과 미발표 테라코타 의자 원작을 복원했다. 양승빈 작가는 “김수근 건축가에 대한 리서치를 진행하던 도중에 책에서 단서를 얻게 됐다”며 “그가 의자를 만든 적이 있었고 모종의 이유로 그 의자가 파괴됐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의자를 제작했다”고 말했다.문승현 ‘전시장의 투명한 벽은 시에나 색으로 물든다’(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퍼포먼스 영상 작품인 문승현·김경민 작가의 ‘전시장의 투명한 벽은 시에나 색으로 물든다’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기획자이자 퍼포머, 시인으로 활동 중인 문승현 작가의 퍼포먼스를 미디어아티스트인 김경민 작가가 영상에 담았다.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는 문 작가는 로비 바닥을 쓰다듬는 등의 퍼포먼스를 통해 휠체어로 접근이 불가능한 미술관의 공간을 짚어낸다. 김 작가는 30대 초반 유방암 절제술과 항암 치료를 계기로 장애 담론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이외에도 다이아거 날써츠 ‘앉히다: 다리가 자유로워질 때-의자 3’, 윤향로 ‘태깅-K’, 이현종 ‘아마데우스 의자’, 황원해 ‘슬러리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전지영 큐레이터는 “미술관의 아름다움만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다”며 “과거에는 고려되지 않았던 요소들을 짚어보면서 공간에 대한 반항같은 시선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기억·공간’ 전시 전경(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 [뉴욕증시]아마존도 날았다…빅테크發 나스닥 2.4% 급등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모처럼 급등했다. 미국이 시장 예상을 밑돈 성장률을 공개했음에도 메타(페이스북 모회사)를 비롯한 빅테크의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장 마감 후 아마존까지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 다만 경기 침체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사진=AFP 제공)◇빅테크 호실적이 투심 살렸다2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8% 상승한 3만3826.16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6% 뛴 4135.35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43% 급등한 1만2142.24를 나타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20% 오른 1751.22를 기록했다.3대 지수가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인 것은 메타의 깜짝 실적 덕이다. 메타는 전날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8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276억5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2.20달러를 나타냈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2.03달러)를 웃돌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구글 모회사)에 이어 또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놓은 셈이다.메타는 아울러 2분기 매출액은 295억~320억달러로 제시했다. 전문가 예상치(295억달러)를 넘는 양호한 가이던스를 내놓은 것이다. 메타의 깜짝 실적은 올해 들어 이어진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이 큰 요인으로 여겨진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좋은 분기를 보냈다”며 “우리의 커뮤니티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이에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등 주요 기관들이 일제히 메타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메타 주가는 13.93% 폭등했다. 애플(2.84%), MS(3.20%), 아마존(4.61%), 알파벳(3.75%) 등 다른 빅테크주 역시 오르고 있다. 테슬라는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의 추가 매입 소식에 4.19% 뛰었다. 이외에 월가 전망을 웃돈 실적을 나란히 내놓은 텔라독과 컴캐스트의 경우 각각 6.36%, 10.27% 각각 올랐다.아마존마저 이날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놓았다. 아마존은 1분기 매출액은 1274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1245억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은 231센트를 나타냈다. 이에 아마존의 시간외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오후 4시11분 현재 10.91% 폭등하고 있다.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전략가는 “시장은 빅테크 실적을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것은 실망 시키지 않았다”며 “시장은 그것을 필요로 했다”고 했다.최근 시장을 흔들었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는 8.60% 반등했다. 주가는 6달러대로 여전히 ‘휴지조각’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추가 하락하지는 않았다. 이에 JP모건체이스(1.35%), 뱅크오브아메리카(BoA·1.60%), 씨티그룹(0.36%), 웰스파고(0.51%) 등 미국 4대 은행의 주가는 모두 반등했다.그러나 위기설이 잠잠해진 것은 전혀 아니다. 블룸버그는 “퍼스트리퍼블릭을 둘러싼 운명은 당국과 대형 은행간 치킨게임 양상으로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의 독자적인 재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둘 중 아무도 먼저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번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같은 직접 개입은 꺼리는 기류다. JP모건체이스 등 대형 은행들은 자산을 헐값에 매수하는 식의 손실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은행 위기는 당분간 시장 투심을 억누를 가능성이 있다.◇은행권 위기·스태그 우려 변수경기 침체 우려가 성큼 다가왔다는 점 역시 변수다. 개장 전 나온 미국 성장률은 예상을 하회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1.1%(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는 각각 2.0%를 전망했는데, 이를 큰 폭 밑돌았다. 지난해 4분기(2.6%) 이후 한 분기 만에 성장세가 급격하게 식은 것이다.이는 민간의 투자가 줄어든 탓이다. 1분기 민간 총투자는 무려 12.5% 급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년여간 기준금리를 4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역대급 긴축을 편 여파다. 문제는 추후 성장세가 더 가라앉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소비마저 식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퍼스트리퍼블릭을 둘러싼 위기설이 계속 나오는 것도 신용 경색과 대출 감소를 통해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징후다. 이 와중에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4.2% 상승하면서 전기 수준(3.7%)을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이보다 높은 4.9%로 나타났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 오후 현재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금리를 25bp 올릴 확률을 87.4%로 보고 있다. 전날 72.2%에서 더 높아졌다. 6월 FOMC 때 추가로 25bp 더 인상해 5.25~5.50%에 이를 것이라는 베팅 역시 13.7%에서 24.8%로 높아졌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111%까지 치솟았다. 19bp 가까이 뛴 수준이다. 시장은 경기 하강을 아랑곳 않고 긴축 지속에 기울어 있는 것이다.CNBC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느린 성장세는 1970~80년대 미국 경제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묘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에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며 “연준은 계속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연준은 금리를 올려 경제를 둔화 시킬 것”이라며 “이는 시장이 기대하지 않는 결과”라고 전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추후 시장을 덮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미국 고용시장 과열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건으로 전주 대비 1만6000건 줄었다. 강한 노동시장은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꼽힌다.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03% 상승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23% 올랐다. 반면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0.27% 떨어졌다.국제유가는 3거래일 만에 소폭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0.62% 오른 배럴당 74.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속보]'메타 14%↑' 미 증시 급등…스태그 공포는 변수로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모처럼 급등했다. 미국이 시장 예상을 밑돈 성장률을 공개했음에도 메타(페이스북 모회사)를 비롯한 빅테크의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다만 경기 침체와 높은 인플레이션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사진=AFP 제공)2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8% 상승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6% 뛰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43% 급등했다.3대 지수가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인 것은 메타의 깜짝 실적 덕이다. 메타는 전날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8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276억5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은 2.20달러를 나타냈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2.03달러)를 웃돌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구글 모회사)에 이어 또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놓은 셈이다.메타는 아울러 2분기 매출액은 295억~320억달러로 제시했다. 전문가 예상치(295억달러)를 넘는 양호한 가이던스를 내놓은 것이다. 메타의 깜짝 실적은 올해 들어 이어진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이 큰 요인으로 여겨진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좋은 분기를 보냈다”며 “우리의 커뮤니티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이에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등 주요 기관들이 일제히 메타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메타 주가는 14% 가까이 폭등했다. 애플, MS,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다른 빅테크주 역시 올랐다. 테슬라는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의 추가 매입 소식에 4% 이상 뛰었다. 시장은 이날 장 마감 직후 나올 아마존과 인텔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LPL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전략가는 “시장은 빅테크 실적을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것은 실망시키지 않았다”며 “시장은 그것을 필요로 했다”고 했다.최근 시장을 흔들었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는 9% 가까이 반등했다. 주가는 6달러대로 여전히 ‘휴지조각’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추가 하락하지는 않았다. 이에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4대 은행의 주가는 모두 반등했다.그러나 위기설이 잠잠해진 것은 전혀 아니다. 블룸버그는 “퍼스트리퍼블릭을 둘러싼 운명은 당국과 대형 은행간 치킨게임 양상으로 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의 독자적인 재기가 쉽지 않은 가운데 둘 중 아무도 먼저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번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같은 직접 개입은 꺼리는 기류다. JP모건체이스 등 대형 은행들은 자산을 헐값에 매수하는 식의 손실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은행 위기는 당분간 시장 투심을 억누를 가능성이 있다.경기 침체 우려가 성큼 다가왔다는 점 역시 변수다. 개장 전 나온 미국 성장률은 예상을 하회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는 1.1%(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는 각각 2.0%를 전망했는데, 이를 큰 폭 밑돌았다. 지난해 4분기(2.6%) 이후 한 분기 만에 성장세가 급격하게 식은 것이다.이는 민간의 투자가 줄어든 탓이다. 1분기 민간 총투자는 무려 12.5% 급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년여간 기준금리를 475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역대급 긴축을 편 여파다. 문제는 추후 성장세가 더 가라앉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소비마저 식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퍼스트리퍼블릭을 둘러싼 위기설이 계속 나오는 것도 신용 경색과 대출 감소를 통해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징후다. 이 와중에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4.2% 상승하면서 전기 수준(3.7%)을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이보다 높은 4.9%로 나타났다. CNBC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느린 성장세는 1970~1980년대 미국 경제 같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묘사할 수 있다”고 전했다.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에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며 “연준은 계속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연준은 금리를 올려 경제를 둔화 시킬 것”이라며 “이는 시장이 기대하지 않는 결과”라고 전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추후 시장을 덮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미국 고용시장 과열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건으로 전주 대비 1만6000건 줄었다. 강한 노동시장은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꼽힌다.
- 휴지조각 된 미술사, 다시 시작된 미술사[정하윤의 아트차이나]<29>
- 황융핑의 ‘중국회화사와 서양예술약사를 세탁기에 2분간 돌리다’(1987). 타이틀 그대로다. 중국의 왕보닌이 쓴 ‘중국회화사’와 서양의 허버트 리드가 쓴 ‘서양미술사’ 번역본 등 두 권의 책을 세탁기에 넣고 2분간 돌려, 흐물흐물 휴지조각이 된 종이뭉치를 작품화했다. 이전 시대 미술사를 부정하고, 나아가 중국이나 서양 그 어디에도 없던 예술을 하겠다는 황융핑의 야망을 ‘다다이즘’으로 녹여낸 작품이다. 2017년 국제예술품감정위원회(ICEWA)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비싼 현·당대 예술작품 10점’에 선정되기도 했다. 혼합재료, ⓒ황융핑·탕컨템포러리아트 제공.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혹시 세탁기에서 흐물흐물 찢어진 종이조각을 발견한 적 있는가. 바지 주머니에서 미처 못 꺼냈던 영수증 같은 것 말이다. 축 젖은 채 갈기갈기 찢긴 종이를 보며 난감했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황융핑(1954~2019)의 이 작품도 낯설지 않을 거다. 그의 대표작, 이름도 길고 긴 ‘중국회화사와 서양예술약사(簡史)를 세탁기에 2분간 돌리다’(1987) 말이다. 제목에서 친절히 설명하듯, 이 작품은 두 권의 책을 세탁기에 넣고 2분간 돌린 것이다.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작품인데, 더 당황스러운 것은 이 작업이 2017년 국제예술품감정위원회(ICEWA)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비싼 현·당대 예술작품 10점’에 선정되기도 했다는 사실. 누군가 그만큼 큰 값을 치르고 구매를 했다는 이야기인데. 세탁기에 들어갔다가 나온 종이 쪼가리들이 왜 그리 비싸단 말인가. 당최 이해가 가지 않으니 한 번 내막을 들여다보기로 하자. 일단 이 황당무계한 작품을 만든 미술가 황융핑에 대해 좀 알아봐야겠다. 그는 1954년 샤먼이란 동네에서 태어나 마오쩌둥의 중국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마오의 시대 동안 굳게 닫혔던 대학의 문이 다시 열렸던 1977년, 황융핑은 그 길로 저장미술학원에 입학해 유화를 전공했다. 당시 중국의 미술대학은 여전히 소련식 사실적인 그림을 가르쳤지만, 황융핑은 그밖의 미술에 대해 공공연하게 돌아다니던 서양미술 개론서나 미술잡지 등을 통해 습득했다. 그리고 이 모두는 범상치 않은 그의 졸업작품에서 빛을 발했다. 마오의 시대부터 인기주제였던 공장 노동자를 다루긴 했지만, 붓과 물감이 아닌 공업용 스프레이를 이용한 것이다. 매체의 변화를 통해 전통적인 방식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했던 거다. 황융핑은 이때부터 도전과 혁신의 아이콘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80년대 중국에서 가장 급진적인 미술그룹 평가 그런데 웬걸. 중국 정부는 이렇게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청년을 고향 샤먼의 중학교 교사로 발령했다(그 무렵 중국은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나라에서 직업을 배정해줬다). 혁명적인 미술가를 꿈꾸던 청년에게 교사가 웬말인가. 그것도 미술의 변방 샤먼에서! 이 사건은 황융핑의 반항심을 제대로 자극했고, 그는 1986년 ‘샤먼다다’ 운동을 주창하며 기존 제도와 관습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샤먼지역의 다다’라는 그룹 이름 그대로 황융핑의 고향인 샤먼을 본거지로 삼아 마르셀 뒤샹(1887∼1968) 등이 1910년대 시작했던 반예술운동 ‘다다이즘’을 표방했다. 1980년대 중국에서 우후죽순 생긴 여러 미술 단체 중 가장 급진적인 그룹으로 평가하는 샤먼다다의 멤버들은 그 명성답게 가히 획기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예를 들면 이전에 그린 모든 회화작품을 가져와 불태우는 작업. 황융핑은 이전 작품에 불을 지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예술가에게 작품은 일반인에겐 아편과 같다. 예술이 파괴되기 전에는 삶은 결코 평화롭지 않다.” 뭣이라? 예술이 파괴되어야 한다고? 예술가가 할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예술’은 예술의 전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직 과거·기존·전통의 예술을 말하는 거다. 그렇게 말한다면 고개를 끄덕이게도 된다. 다다이스트들이 전통적인 예술을 거부했던 것처럼 황융핑 또한 예술 그 자체보다는 고리타분하고 케케묵은 옛 예술을 부정했던 거다. 이런 혁명적인 미술가가 황융핑이었다. 제작자를 알았으니 이제 다시 작품으로 돌아가 보자. ‘중국회화사와 서양예술약사를 세탁기에 2분간 돌리다’를 위해 황융핑은 저장아카데미의 미술사 교수였던 왕보닌이 쓴 ‘중국회화사’와 허버트 리드가 쓴 ‘서양미술사’의 번역본을 넣었다. 명실공히 중국과 서양의 미술사를 대표하는 책 두 권을 세탁기에 돌려 모두 휴지조각으로 만들어 버린 거다. 작품에 대한 해석은 여러 가지다. 가장 먼저는 이전의 미술, 그러니까 미술의 역사를 몽땅 부정하겠다는 거다. 황융핑의 일관된 주제인 ‘전통적인 미술에 대한 거부’란 점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해석이다. 또 다르게는 중국이나 서양 그 어디에도 없던 예술을 하겠단 야망의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시대적인 배경을 고려해 말하자면, 이는 그 무렵 중국의 문화적 홍수에 대한 언급이기도 하다. 1980년대 초중반은 그야말로 중국에서 ‘문화 열기’가 가득했던 때다. 마오의 시대 동안 금지됐던 서양의 미술이 물밀듯이 들어오는 동시에 역시 접근이 불가능했던 중국의 전통미술에 대한 빗장도 풀린 터였다. 서양의 근현대 철학가들의 번역서와 도가·유가·불교에 대한 서적도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왔다(황융핑은 피에르 카반느이 쓴 ‘마르셀 뒤샹과의 대화’를 직접 번역하기도 했다). 마오쩌둥 어록 외에는 어떤 것도 자유로이 읽을 수 없었던 시대를 살았던 황융핑 같은 젊은이들은 이 모두를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황융핑이 중국과 서양의 미술사 책을 한방에 세탁기로 버무린 것은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전통과 현대, 서양과 동양의 문화 모두를 한꺼번에 흡수하려 했던 시대에 대한 묘사인 거다. ◇‘중국계 프랑스 미술가’로 활동하다 눈감아그런데 사실 황융핑의 이 작품은 서구의 현대미술사를 기준으로 보면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니다. 기존의 미술을 전복시키겠다는 목표나 레디메이드 오브제를 재료로 사용하는 방식 모두 서구미술에서는 이미 오래된 것이니까. 하지만 ‘더 늦었기 때문’에 ‘가치가 덜하다’는 공식은 성립할 수 없다. 각 지역마다 특수한 역사적·문화적·사회적 배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황융핑의 ‘관음의 100개의 팔’(1997). 철제 구조물에 마네킹의 팔 100개를 매달아 마르셀 뒤샹의 ‘병걸이’(1914)를 패러디했다. 1989년 프랑스로 옮겨가 ‘중국계 프랑스 미술가’로 활동하던 시절에 제작한 ‘동서양 문화가 혼재’된 작품이다. 이로써 전통과 현대, 서양과 동양의 문화 모두를 한꺼번에 흡수하려 한, 예전 중국과 서양의 미술사 책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던 때의 문제의식을 이어가고 있다. 혼합재료, ⓒ황융핑·탕컨템포러리아트 제공.중국 또한 그만의 독특한 상황이 있었다. 이전 미술을 부정하는 것은 감히 마오의 시대에선 할 수 없었다. 그 살벌한 시대를 겪은 후에야 전복이나 혁신을 논할 수 있었다. 그것이 바로 황융핑이 세탁기에 책을 돌려버린 1980년대였다. 중국에서는 이때야말로 기존의 미술을 부정하는 적기였고, 그 혁명의 신호탄을 강렬하게 쏘아올린 자가 황융핑이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할 때야 비로소 황융핑의 작품이 갖는 미술사적 의의를 이해할 수 있다. 샤먼다다가 뒤샹의 다다보다 반세기 이상 늦었더라도 말이다. 그 의미를 안다면 이 말도 안 되는 빨래 작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10대 작품에 드는 것에 수긍 못할 이유도 없다. 아방가르드 미술가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황융핑은 서른다섯 살이던 1989년, 전시를 계기로 프랑스로 건너가 그 길로 정착해 버렸다. 아무래도 그가 파리에 머물 때 터진 톈안먼사태를 보며 귀국하지 않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후 황융핑은 도교나 불교 철학에 집중한 작품을 펼치기도 하고, 스케일이 훨씬 더 큰 작업을 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다다적인 면을 갖고 있는 작품이 많다. 예를 들면 ‘관음의 100개의 팔’(1997). 철제로 된 구조물에 마네킹의 팔 100개가 달린 이 작품은 뒤샹이 제작한 ‘병걸이’(1914)의 패러디이자 동서양 문화가 하나로 혼재된 작품이기도 하다. 사는 지역이 달라졌고, 국제적인 명성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올라갔을 때지만 중국과 서양의 미술사 책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던 때의 핵심은 여전하다. 이후 황융핑은 1999년 베네치아비엔날레에서 프랑스관 대표작가로 선정되기도 하며 ‘중국계 프랑스 미술가’로 활발히 활동하다가 2019년 눈을 감았다. 거성의 죽음은 중국미술사의 한 챕터가 닫히는 순간이기도 했다. 서양의 미술사는 모든 것을 부정했던 다다 이후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초현실주의로 이어졌다. 기존 예술을 부정했던 황용핑 이후, 중국의 미술가들이 어떤 세상을 만들어 나갈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