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7,397건
- 노인 빈곤율·자살률 OECD 1위…인권위 "노인 인권에 주도적 역할할 것"
-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10월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사회구성원들에게 노인의 존엄한 삶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기 수원시의 한 공원에서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창호)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이 2025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만큼 노인을 시혜와 복지의 대상으로 보았던 시각에서 벗어나 인권적 시각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기후위기와 AI 기술의 확산, 인구 고령화와 저출생 문제, 사회적·경제적 양극화 심화 등 급격한 사회변화에 가장 취약한 계층에 노인이 있고, 사회가 급변할수록 노인들이 겪는 소외나 차별, 사회적 배제와 노인 빈곤 등과 같은 문제도 함께 늘고 있다”며 “돌봄이 필요한 노인도 증가해 사회적 부담으로 작용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초고령사회 모습은 그리 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고 밝혔다. 한국은 급속히 진행된 인구 고령화로 인해 2017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내년에는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를 초과해 초고령사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노인 중 다수는 어려운 환경에서 지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40.4%)과 자살률(42.2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이고, 그 수치도 OECD 평균(빈곤율 14.2%, 자살률 16.5명)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 2038건 발생한 노인학대는 지난해 7025건으로 집계돼 18년간 3배 넘게 증가했다. 노인복지법 제2조 제1항은 ‘후손의 양육과 국가 및 사회의 발전에 기여해 온 노인이 존경받으며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받아야 함’을 기본 이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인권증진행동전략(2021~2025)’에서 ‘초고령사회 노인의 권리 강화’를 목표로 설정하고, 빈곤노인과 학대 노인, 치매노인 등의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을 정부에 권고하고 있다. 인권위는 “노인의 인권을 두텁게 보호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시급하고 주요한 현안 과제이고, 노인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해 사회구성원 모두가 각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때이다”며 “정부와 사회는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노인인권 보호 정책을 치밀하게 마련하고, 사회적 경각심을 제고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인권위원회는 노인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 K-장기지속형 기술, 글로벌 비만약 업계 러브콜...이유 있었다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비만치료제가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약효를 늘려주는 장기지속형 기술이 해당 치료제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으로 떠올랐다. 특히 블록버스터로 성장한 비만치료제를 개발한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물론 글로벌 제약사들은 일제히 국내 기업들의 장기지속형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가장 최적화되고 진보된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국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섰고,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량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2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1일 1회, 주 1회 자가주사제형 방식의 비만치료제를 짧게는 한달, 길게는 3개월 및 6개월에 1회 투여하는 제형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최근 인벤티지랩(389470)은 베링거인겔하임과 펩타이드 신약에 대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회사는 베링거인겔하임의 신약 후보물질에 장기지속형 기술을 적용한 주사제형을 개발하고, 비임상시험용 시료 공급을 맡게 된다. 이후 임상개발에 대한 공동 대응, 임상용 샘플 제조 및 상업화를 위한 글로벌 공급계약의 형태로 양사 간 공동개발이 진행될 계획이다.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업 지투지바이오는 지난해 1월 비만·당뇨치료제를 개발한 글로벌 제약사와 GLP-1 비만치료제에 자사 장기지속형 기술을 적용하는 공동연구와 이후 기술이전을 추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물질이전계약(MTA)보다 한단계 더 진전된 연구협약으로 알려졌다. 또한 글로벌 동물의약품 기업과도 약효를 6개월 늘린 의약품을 위탁개발하는 계약을 지난해 4월 체결한 바 있다. 펩트론(087010)도 자체 개발한 장기지속형 기술 관련 2022년 9월 글로벌 제약사 2곳과 기술이전 협의 중임을 밝혔고, 12월에는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했다. 시장에 따르면 협상 기업은 비만치료제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로 알려졌다.펩트론 장기지속형 플랫폼 ‘스마트데포’ 개념도.(자료=펩트론)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는 장기지속형 기술 확보를 위해 혁신 기술 도입을 최우선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은 체중을 얼마나 많이 감소시키는지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면, 앞으로는 1회 주사로 약효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 다니엘 M. 스코브론스키(Daniel M. Skovronsky) 일라이 릴리 부사장은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GLP-1 비만치료제 기전은 같다. 따라서 더 이상 효능 및 체중 감소 측면에서 차별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용량을 높이면 원하는 체중 감소량을 조절할 수 있다”면서도 “용량을 빠르게 높이면 내약성이 떨어진다. 원하는 효능과 내약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회사가 자체적으로 용량을 늘려야 하는데, 핵심 변수가 반감기다. 반감기가 길수록 용량을 원활하게 늘릴 수 있다. 긴 반감기가 그 어떤 것보다 차별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JP모건에 따르면 GLP-1 시장은 2022년 224억 달러(약 30조원)에서 연평균 13.3% 증가해 2030년 1000억 달러(약 133조원)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왼쪽부터) 이희용 지투지바이오 대표,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사진=각 사)◇GLP-1 최적 기술은 마이크로스피어, 한국 기업 의존도↑약효를 늘려주는 장기지속형 기술은 대표적으로 일본 다케다가 가장 먼저 개발한 마이크로스피어(Microsphere/1달 제형), 암젠의 항체접합방식(1달 제형), 노보노디스크 비만치료제 위고비·젭바운드(1주 제형)에 사용된 알부민(인체 내 혈액에 존재하는 단백질) 결합 방식 등이 있다. 다양한 장기지속형 기술이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비만치료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를 기반이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GLP-1은 인체 내 소장의 L세포에서 식후에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위장관 운동을 저하해 식욕을 낮추고, 포만감을 지연시켜 비만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GLP-1 효능을 가장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기술로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이 꼽힌다. 국내 기업들은 혁신적인 장기지속형 기술을 확보했다. 펩트론은 ‘스마트데포’, 인벤티지랩은 ‘마이크로플루딕’, 지투지바이오는 ‘이노램프’라는 장기지속형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들 플랫폼 모두 마이크로스피어 기술 기반이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유독 한국에 많이 몰려있는 상황”이라면서 “해외 기업들은 다른 방식으로 장기지속형 기술을 구현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마이크로스피어 기술 개발 난도가 높지만, 비만치료제 장기지속형 부분에서는 가장 좋은 결과물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펩트론과 지투지바이오에서 마이크로스피어 기술 연구를 20여년간 지속해 온 이희용 지투지바이오 대표도 “암젠 기술은 기본적으로 하루에 한 번 주사가 아닌 여러 번 주사해야 하는 기전을 갖고 있고, 그만큼 투약 시간도 늘어난다”며 “물에 잘 녹는 GLP-1(펩타이드 약물)을 부작용 없이 안정적으로 체내에 고용량으로 투여해 방출될 수 있는 부분에서 마이크로스피어가 최적화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마이크로스피어는 펩타이드 약물인 GLP-1을 생분해성 고분자로 감싸 미립구로 만든 뒤 서서히 체내에서 방출되는 기술이다. GLP-1이 물이 잘 녹는 성질이 있어, 체내에 들어가면 금방 녹아 약효가 짧은 단점을 극복했다. 피하주사(자가주사)가 가능하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립구 약물을 안정적으로 최대한 많이 봉입해야 한다. 하지만 봉입률을 높이는 기술과 생산 공정이 까다로워 기술 장벽이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韓, 20년 전 마이크로스피어 기술 확보...지속 혁신으로 글로벌 도약전문가들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을 확보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한국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기술 수준마저 높다 보니 글로벌 기업들이 계속 한국을 찾아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내 기업들은 이미 20년 전 마이크로스피어 관련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리지널 기술은 일본 다케다가 30여 년 전에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케다와 애보트는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을 적용한 지속형 전립선암 치료제 루크린(성분명 류프롤리드)을 개발해 1980년대 말 출시했다.오리지널약이 출시된 지 40년이 넘었지만, 제네릭 제품 개발에 성공한 것은 한국 기업이 유일하다. 동국제약과 대웅제약이 제네릭 제품을 출시했는데, 대웅제약이 이때 손을 잡은 기업이 펩트론이다. 이 과정에서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을 확보했던 것이 현재 국내 기업들의 마이크로스피어 기술 시초라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그는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의 안정성 문제와 제조공정의 복잡함으로 인해 미국 등 해외에서는 제네릭 제품이 나오지 않았다. 유일하게 약 20년 전에 국내 두 개 기업이 제네릭을 개발했고, 이후 제네릭 규정이 까다로워지면서 추가 제네릭 출시가 어려워졌다”며 “결과적으로 한국이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이후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많아졌고, 이들이 다양한 기업으로 옮기거나 바이오 기업을 창업하면서 기술이 진보에 진보를 거듭했다”고 말했다.실제로 현재 국내 기업들의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은 다케다 기술보다 진보됐고, GLP-1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다. 다케다 기술은 가장 중요한 약물 봉입률이 10%에 불과하다. 또 초기 많은 약물 방출 후 낮은 농도로 한 달 이상 방출이 필요한 전립선암 치료제 메커니즘에 맞춰져 있어 비만치료제에는 적용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반면 국내 마이크로스피어 기반 장기지속형 플랫폼은 봉입률이 다케다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고, 비만·당뇨 외에도 치매, 탈모, 전립선비대증, 동물용 의약품 등 다양한 적응증에 활용될 수 있다.이 대표는 “국내 기업보다 늦게 마이크로스피어 기술 개발에 나선 유럽과 미국 기업들이 있다. 국내에도 지투지, 펩트론, 인벤티지랩 외에도 여러 회사가 마이크로스피어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앞으로 마이크로스피어 기반 장기지속형 기술 경쟁력은 미립구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약물을 많이 넣느냐의 봉입률 차이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수면무호흡·심한 코골이·고혈압 환자, 비만대사수술로 근본 치료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수면무호흡증, 심한 코골이, 고혈압 환자는 비만대사수술로 근본적인 비만을 치료하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수면무호흡증으로 수면 중은 물론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받는 환자들이 있다. 이들 중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의 비만 환자에게서는 비만저환기증후군까지 발견된다. 이 증후군은 주간 고탄산증이 동반되고, 폐포 저환기를 일으킨다. 심혈관계 질환의 이환율과 사망률 증가에 관련이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인천세종병원 이성배 비만대사수술센터장(외과)은 “수면무호흡증은 통상 양압기로 조절하는 비수술적 치료를 하고 있는데, 수면무호흡증은 물론 비만저환기증후군은 통상 비만이 원인이고 고혈압 등 각종 합병증을 동반하므로 비만대사수술을 통해 비만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30일 이같이 밝혔다. 비만저환기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은 함께 자는 사람의 수면을 심각하게 방해할 정도의 심한 코골이다. 또 수면무호흡도 동반한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10초 이상 숨이 멈추는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이다. 대개 1시간에 5번 이상 무호흡 증상을 호소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한다. 대부분 혈중 산소포화도 감소를 동반하게 된다. 이밖에 호흡곤란, 만성기침, 구강건조 및 구갈, 주간 과다수면, 주간 피로감 증가, 우울증, 인지장애, 두통 등을 유발해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준다.이 같은 비만저환기증후군, 수면무호흡증은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한다. 반복되는 저산소증이 체내의 염증반응 및 산화스트레스를 일으켜 심박동수 저하, 교감신경계 및 부교감신경계 둔화를 일으킨다. 결국 치매, 심·뇌혈관 질환, 대사성 질환 위험이 커지고, 사망률까지 증가한다.특히 폐쇄수면무호흡증은 이차성 고혈압의 원인 중 하나다. 심장 방실의 형태 변화, 좌심실벽의 압력 부하를 일으켜 부정맥까지 악화시킨다. 폐쇄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심방세동 위험도는 4배, 심실빈맥 위험도 3.4배, 심부전 위험도 2.2배 증가시킨다고 보고되고 있다. 관상동맥 석회화가 폐쇄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서 현저히 많이 관찰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이처럼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비만저환기증후군, 수면무호흡증은 치료가 필수적이다. 미국수면학회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의 표준 치료로 ‘양압기(CPAP)’를 권고한다. 마스크, 호흡기, 본체로 구성된 양압기는 수면 중인 환자의 호흡기에 공기를 주입해 기도 협착을 방지하는 비수술적 치료방식이다.그러나 비만이라는 근본적인 질환을 치료할 수는 없다. 비만저환기증후군, 수면무호흡증은 비만 치료를 하면 대부분이 호전되는데, 양압기는 호흡을 보조하는 기구일 뿐 비만 치료와는 연관 없기 때문이다.이 센터장은 특히 고도비만일 경우 ‘비만대사수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이 센터장은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비수술적 치료는 거의 효과가 없다”며 “30~40대 고도비만 환자가 자력으로 체중 감량 할 가능성은 1천명 중 1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비만대사수술은 크게 섭취 억제형인 ‘위소매절제술’과 흡수 억제형인 ‘루와이 위우회술’이 있다. 위소매절제술은 위를 바나나 모양으로 절제해 위용적을 수술 전과 비교해 약 14%로 감소시킨다. 위 전체 크기가 작아지면서 포만감을 쉽게 느끼게 되고, 호르몬의 변화로 식욕과 입맛이 변한다. 복강경 수술로 통상 2일 뒤 퇴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수술 후 1년이 되면 위용적이 수술 전 위용적의 30%로 증가 및 유지되면서 수술로 인한 체중 감량 효과가 끝나게 된다.루와이 위우회술은 위 상부를 작은 주머니 모양으로 분리하고 소장을 Y자 모양으로 연결하는 수술법이다. 음식물이 십이지장에서 췌장액·담즙액을 만나는 시점을 하부 소장으로 이전시킴으로써 췌장 기능을 보존하고 혈당이 올라가는 것을 차단한다. 2형당뇨 완전관해율(병의 증상과 징후가 감소하거나 사라진 상태)이 매우 높은 수술로, 일명 당뇨 수술이라 부른다. 인슐린을 맞거나 당뇨약을 3종류 이상 복용하는 환자에게 추천한다.2가지 수술 모두 수술 전과 비교해 체중이 30~35% 감량되는 효과를 낸다. 당뇨를 가진 고도비만 환자가 비만대사수술을 받게 되면 9.3년의 기대수명이 증가하게 되고, 암 발생률과 암사망률도 각각 50%, 30%로 감소한다. 요요현상도 드물어 15년 이상 감량이 유지되게 한다. 정부에서도 그 중요성을 인식해 비만대사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했다.인천세종병원 이성배 비만대사수술센터장(외과)은 “비만대사수술은 제2형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비알코올성 지방간, 천식 등 다양한 대사질환을 완화시키고 사전에 차단해 뇌졸중과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질환을 예방하는 게 목적”이라며 “비만대사수술은 현존하는 비만 치료 중 가장 효과적이다. 위 용적의 물리적 제한을 줄 뿐만 아니라 식욕을 감소시키고 입맛을 변화시키는 호르몬의 변화도 유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수면무호흡과 심한 코골이, 고혈압 같은 합병증이 있는 환자들은 더는 고통받지 말고, 전문 의료진과 함께 체중을 감량 및 조절, 다가올 미래의 질환까지 예방해 삶의 질을 높이길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 [건강 칼럼] 노인성 치매와 우울증의 다른 점은?
-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조성훈 교수] 노인성 치매란 65세 이후 노년기에 발병하는 치매를 총칭한다. 크게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매가 있으며, 이 외에도 뇌종양이나 알코올 중독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이차성 치매가 있다. 치매는 초기에 발견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노년층의 우울증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심리적·정신적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치매를 ‘매병’이라고 표현한다. 즉, 뇌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손상 받아 기억력이나 이해력, 판단력 등에 장애를 일으켜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주된 증상은 기억력 장애로, 가장 최근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병이 점점 진행되면서 과거의 일도 잊어버리는 것이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지만 심해지면 기억력과 판단력, 이해력 등이 유치원생 수준으로, 아주 심해지면 모든 정신기능이 4세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다.한의학에서는 매병과 건망을 기본으로 신경을 안정시키고 몸에 막힌 기혈을 소통시켜 담과 어혈을 없애고 몸을 보하는 방법을 응용하고 있다.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물과 침구치료를 통해 치매증상을 개선하는 것. 한약물로는 주로 조위승청탕을 사용하는데, 예부터 한의학에서 뇌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널리 활용하던 처방이다. 지난 2000년대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시행된 ‘치매에 대한 한약제제 개발’의 연구과제에서 기억증진 효과를 선보이기도 했다. 조위승청탕의 주약재인 원지가 산화스트레스에 대한 신경세포 보호 효과와 신경줄기세포의 증식 및 분화촉진 효과를 나타낸다.노인성 치매와 함께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문제는 ‘노인성 우울증’이다. 어르신은 신체적, 심리적 노화와 생활 여건의 변화로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다. 쌓인 스트레스로 정신과 신체 건강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불편하고 아픈 부위에 관련된 병원만 찾게 되거나, 그저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하여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검사를 해도 기질적인 원인이 없는 복합적이고 모호한 통증이 계속 된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는 노인성 우울증에 대해 고려해볼 수 있다.일반적으로 노인성 우울증은 노인 인구의 15%에 해당된다. 불면, 식욕 및 체중감소와 모호한 신체 증상의 호소, 인지기능 감퇴 및 불안, 초조가 두드러진다. 식욕, 체중 감소가 먼저 나타나고, 이후 인지기능도 불안정해질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작은 외부 환경 변화에 항상성 유지가 어려워진다. 한방치료는 신체 원기를 북돋워 균형 있는 상태로의 자연스러운 회복을 이끌 수 있다. 특히, 노인성 우울증에 대한 한방 치료의 강점은 무엇보다 부작용이 적다는 데 있다. 혈압약, 당뇨약, 기저질환 치료약 등 여러 가지 약을 이미 복용 중인 노인들에게 한방 치료(침구 치료, 한약 치료, 한의정신요법 등)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가 될 수 있다.‘노인층의 인지 개선 효과에 대한 한약물 임상연구’, ‘노인성 우울증에 대한 한방 집중치료 프로그램의 효과’, ‘우울증에 대한 한약물 치료 문헌적 고찰 등 노인성 우울증’ 등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연구 결과를 보면 치료뿐만 아니라 병이 오기 전 예방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환경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심신에 적당한 자극을 주고, 작더라도 자신의 역할을 찾아 삶의 보람을 얻는 것이 좋다. 단체 활동, 취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는 것도 좋다. 매일 30분 정도 가벼운 산책과 함께 햇볕을 쬐는 일도 노인성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노인성 치매를 자가 진단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 최근 6개월 간 아래 증상 중 7개 이상이 관찰되면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 1.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을 기억하기 힘들다 2. 약속해놓고 잊을 때가 있다.3. 과거에 쓰던 기구 사용이 서툴러졌다. 4.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5. 갈수록 말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6. 물건을 항상 두는 장소를 망각하고 엉뚱한 곳에서 찾는다.7. 방향감각이 떨어졌다. 8. 돈 관리하는 데 실수가 있다.9. 계산능력이 떨어졌다. 10.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찾는다.11. 뚜렷한 이유 없이 감정기복이 심하다.12. 의심이 많아지고, 의존적으로 변하는 등 성격에 변화가 생겼다.13. 수동적으로 변해 TV 앞에만 앉아 있거나 과다수면을 취한다.
- 단백질 많이 먹으면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도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알츠하이머병은 노인에게서 가장 흔한 신경퇴행성 질환 중 하나로 기억을 포함한 여러 인지기능의 저하로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현재까지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증상개선제 외에 손상된 뇌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치료제가 없는 실정으로 이 때문에 치료보다는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단백질 섭취가 많을수록 노년층의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기능인 삽화기억이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욱(교신저자) · 금무성(제1저자) · 서국희 · 최영민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김현수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 섭취와 삽화기억: 아포지단백 E4 유전자형의 조절 역할(Protein intake and episodic memory: the moderating role of the apolipoprotein E ε4 status)’ 연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 논문은 알츠하이머병 연구 및 치료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Alzheimer’s Research & therapy’ 8월호에 실렸다.연구팀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알츠하이머 관련 코호트연구에 참여한 치매가 없는 65~90세 196명을 대상으로 노년층에서 단백질 섭취와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저하, 특히 삽화기억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이들 중 113명은 인지기능이 정상이었고, 83명은 경도인지장애가 있었다. 삽화기억은 정보를 저장하고 회상하는 능력인 기억의 종류 중에서 시간과 공간의 맥락에서의 기억으로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주로 손상이 일어난다.먼저 단백질 섭취량의 분류는 노인의 영양상태를 평가하는 간이영양평가(Mini-Nutritional Assessment)방법으로 숙련된 연구자가 인터뷰를 통해 참가자들의 3개월간 음식 섭취를 평가했다. 단백질 섭취는 유제품(우유, 치즈, 요거트), 콩류, 계란, 육류, 생선, 가금류 섭취량을 바탕으로 낮음, 중간, 높음으로 분류했다. 또 인지기능 평가 외에도 다양한 영향 변수들을 통제하기 위해 혈관질환 여부, 전반적인 신체활동, 연간소득, 영양생체지표, 혈액검사 및 알츠하이머병 관련 유전자검사 등도 진행했다.이 결과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의 전체 인지기능 점수는 83점으로 낮은 단백질 섭취 그룹의 인지기능 점수 67점에 비해 24% 높게 나타났다. 특히 삽화기억 점수는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이 43점으로 낮은 단백질 그룹 34점보다 27% 높았다. 영향변수들을 보정한 경우에도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에서 낮은 단백질 섭취 그룹에 비해 전체 인지기능과 삽화기억이 약 20% 더 높았다. 그러나 비기억성 인지기능(언어능력, 집행기능, 시공간능력, 주의력)에서는 그룹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또한 교호작용 분석결과 단백질 섭취량과 알츠하이머병 유전자인 아포지단백 E4(이하 APOE4) 사이에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발견돼, APOE4가 단백질 섭취와 삽화기억 간의 관계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POE4가 존재하는 경우에 높은 단백질 섭취 그룹의 전체 인지기능과 삽화기억이 낮은 단백질 섭취 그룹보다 약 40% 더 높았다. 이는 APOE4가 단백질과 인체의 대사활동 간의 상호작용에 끼치는 영향 때문으로 분석됐다.금무성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단백질 섭취가 많을수록 노년층의 삽화기억이 더 좋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 단백질 섭취가 인지기능 유지에 특히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지욱 교수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는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신경가소성을 촉진하고, 인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영양인자의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높은 단백질 섭취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 인지저하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APOE4 유전자의 지질 대사 및 아밀로이드 베타 침착 기전과 상호작용해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또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에 속하는 노년층에서 단백질 중심의 식단이 인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했다”며 “노년층에서의 단백질 섭취가 인지저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이를 보다 명확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좌)단백질 섭취에 따른 전체 인지기능의 차이. (우)단백질 섭취에 따른 삽화기억의 차이.
- [단독]퀀타매트릭스 치매 진단키트, 비급여 시장 진입 확정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혁신 의료 기업 퀀타매트릭스(317690)가 개발한 알츠하이머병 조기진단보조 검사 ‘알츠플러스’가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의료 현장에서 약 2년 간 비급여 처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퀀타매트릭스의 알츠하이머병 진단키트‘알츠플러스’.(제공= 퀀타매트릭스)26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는 최근 퀀타매트릭스의 알츠하이머병 진단키트가 평가 유예 신의료기술로 선정됐다고 고지했다. 이에 따라 알츠플러스는 의료 현장에서 평가유예(2년) 및 신의료기술평가(체외진단의 경우 최대 150일) 기간을 포함해 약 2년 반 동안 비급여 처방이 가능해진다. 처방 가능 시기는 올해 12월 1일부터다.신의료기술평가 유예 제도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 받은 의료기기 중에서 비교 임상 결과가 있고, 안전성 등에 우려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 2년간 평가를 유예하는 제도다. 새로운 의료 기술의 평가를 유예함으로써 비급여로 의료 현장에서 조기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신의료기술평가 인증이 있어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험 수가를 정하는 품목코드에 잡히게 되고 이후 병원에서 쓸 수 있는 제품이 될 수 있다. ◇바이오마커 4종 활용… 높은 정확도 자신퀀타매트릭스는 지난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알츠플러스에 대해 품목허가를 받았고 이후 2년 간 서울대학교 병원, 서울삼성병원 등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회사는 알츠플러스가 기존 경쟁사 제품보다 더 많은 4종의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치매 위험도를 조기 예측한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또 전자동화된 검사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결과값을 분석하기 때문에 알츠하이머의 진행 정도와 위험도 예측에 있어 정확성도 높다는 설명이다. 특히 알츠플러스에 사용된 ‘다중 마커 진단’ 플랫폼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소개되기도 한 퀀타매트릭스의 원천 기술이다. 회사는 지난 7월 네이처에 패혈증 환자에게 맞는 항생제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찾아주는 플랫폼을 소개했다. 이 플랫폼에 들어간 핵심 기술 중 하나가 바로 다중마커 진단 플랫폼 ‘QMAP’(Quantamatrix Multiplex Assay Platform)이다. QMAP은 한 번의 검사로 혈액 내에 존재하는 여러 종류의 진단 마커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50μm크기 미세 입자에 다양한 코드를 새겨 넣고 각각의 코드가 다른 종류의 바이오마커를 검출할 수 있도록 하는 원리다. 퀀타매트릭스는 빠른 시일 내 건강검진 시장에 진입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단 전략이다. 회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40대 이상 건강검진 수검 인원은 약 1270만명으로 추산된다. ◇경쟁사 제품 이길 전략은다만 이미 국내 건강검진 시장에는 피플바이오(304840)의 ‘알츠온’(AlzOn)이 진입한 상태인 만큼 경쟁은 불가피하다. 피플바이오는 혈액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하는 제품 브랜드 알츠온을 론칭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알츠온은 2018년 4월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2021년 12월 신의료기술평가제도를 통과했다. 현재 국내 검진 시장 톱3 안에 드는 KMI 한국의학연구소와 하나로의료재단에 공급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일본, 말레이시아, 미국 등으로의 진출도 추진 중이다. 다만 아직 보험급여는 적용되고 있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알츠온의 병원 공급가는 2~3만원 대이며, 소비자 구매가는 10~15만원 대를 형성하고 있다.퀀타매트릭스는 알츠플러스가 알츠온보다 더 많은 바이오마커를 활용한다는 점, 전자동화된 장비로 대량의 검사 수행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앞세워 점유율을 높여가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알츠플러스는 대표적인 치매 기전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Aβ) 외에도 갈렉틴-3 결합 단백질(LGALS3BP),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페리오스틴 등까지 바이오마커로 보유하고 있어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점진적으로 악화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고, 이미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 치료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 이 때문에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강조된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진단법은 문진을 통한 인지 및 행동수행 능력 평가와 뇌영상진단(MRI, PET, CT 등), 뇌척수액 검사법 등이 있다. 하지만 고비용, 부작용 위험 등 한계가 있어 최근에는 혈액으로 간편하게 진단하는 방식이 뜨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 기관 잉크우드리서치에 따르면 혈액으로 간편하게 조기 진단하는 시장의 경우 그 규모가 2020년 15억9800만 달러(약 1조9875억원)에서 연평균 4.5%씩 성장해 2025년 19억8900만 달러(약 2조4743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 [목멱칼럼]디지털 헬스케어 시대 노년기 정신건강 관리
- [최희정 웰에이징연구소 대표] 초고령사회에서 노인의 정신 건강은 점점 더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되고 있다. 노년기에는 신체적 변화와 더불어 사회적 고립, 정신 건강 서비스 접근성의 제약, 만성질환으로 인한 우울증 등 다양한 정신 건강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웨어러블 기기 등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이 점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가 노인의 정신 건강에 기여하는 첫 번째는 사회적 고립 극복이다. 한국은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독거노인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2024년 기준 65세 이상 독거노인이 약 197만 가구에 이른다. 이로 인해 많은 노인이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며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통신사는 ‘행복커넥트’와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AI 스피커를 통해 사용자와 소통하고 응급 상황에 대응하며 노인이 정서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노인은 이동하지 않고도 전문가와 소통하며 정서적 교류를 지속할 수 있다. 두 번째,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의 향상이다. 많은 노인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지만 신체적 제약이나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낙인 때문에 쉽게 치료받기 어려워한다. 2021년 한국노인정신건강학회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35%가 정신건강 문제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온라인 상담과 원격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인드카페’는 AI 기반 상담 서비스로 노인들도 익명으로 상담받을 수 있으며 2023년 기준으로 사용자가 150만 명에 이르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AP)을 제공해 노인들의 정신건강 관리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세 번째, 인지건강 관리다.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치매와 알츠하이머 같은 인지 장애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두뇌 훈련 애플리케이션(앱)이나 AI 기반 인지 평가 도구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스마트 기기와 결합한 AI 기반 인지 훈련 프로그램은 노인의 인지 건강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면 패턴, 신체 활동, 심박 수 등을 추적하며 인지 저하를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갤럭시, 핏비트(Fitbit), 애플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운동량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저하될 경우 사용자는 알림을 받아 자신의 건강 상태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네 번째, 돌봄 제공자를 위한 지원이다. 노인의 정신 건강 문제는 돌봄 제공자에게도 큰 부담이 된다. 장기적인 돌봄 과정에서 돌봄 제공자는 쉽게 소진되기 때문에 이를 예방할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의 ‘AI 돌봄 서비스’는 AI 스피커를 통해 노인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찰하며 응급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게 도와줘 돌봄 제공자의 부담을 덜어준다. 한편 미국의 ‘케어웰’(Carewell) 플랫폼은 돌봄 제공자에게 유용한 정보와 자원을 제공하며 심리적 지원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케어웰은 패밀리 케어기버 얼라이언스(Family Caregiver Alliance) 및 내셔널 얼라이언스 온 멘탈 일니스(National Alliance on Mental Illness·NAMI)와 같은 외부 정신 건강 자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 돌봄 제공자들이 상담, 웰빙 프로그램, 위기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돕고 있다. 이를 통해 돌봄 제공자는 자신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며 이는 심리적 소진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의 정신 건강을 지원하는 중요한 도구이다. 사회적 고립의 해소,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 강화, 인지건강 관리, 돌봄 제공자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의 긍정적인 효과가 두드러진다. AI와 웨어러블 기기 같은 기술들은 노인에게 보다 개인화한 정신 건강 관리를 제공하고 예방적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변화는 노인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과 사회 전체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 ‘치매극복의 날’ 맞은 서울 자치구…“함께 이겨내요”[주간 동네방네]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서울 자치구들이 ‘치매극복의 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면서 치매에 대한 인식개선과 치매 친화적 지역사회 조성을 도모한다. 치매극복의 날은 매년 9월 21일로,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제정한 국가기념일이다.(사진=마포구)21일 자치구에 따르면 마포구는 오는 25일 기념행사를 연다. 구청 로비의 안내 홍보관에는 전문 장비로 디지털 인지훈련 프로그램 체험을 할 수 있는 스마트존을 운영한다. 이와 함께 치매 OX 퀴즈와 컬러매칭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두뇌체험존과 치매 홍보영상과 치매 어르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존을 마련한다.야외광장에는 치매 검진과 상담, 치매 관련 사업을 안내하는 ‘기억건강존’을 설치한다. 이밖에도 경증 치매 어르신이 바리스타로 운영하는 커피트럭을 준비해 치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치매 환자와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응원과 지지를 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든다.서울 중구도 같은 날 주민 200여 명을 대상으로 치매 예방 관련 토크콘서트를 개최한다. 최호진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로부터 단순 노화와 치매로 인한 기억력·판단력 저하를 구분하는 기준, 치매 검사와 조기 발견의 중요성, 가족의 역할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을 통해 치매에 관해 궁금했던 내용을 알아본다.아울러 중구치매안심센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어르신의 작품 30점도 전시한다. 장기요양기관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상담·홍보 부스도 함께 운영한다.구로구는 24일 치매 어르신과 가족,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온보듬 대축제’를 개최한다. 기념행사는 치매 예방 체조를 따라 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어 치매 예방 프로그램 회원들과 주민자치교실 회원들의 우쿨렐레·난타 등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체험 공간 프로그램에는 치매안심센터를 비롯한 유관기관이 참여해 스트레스·혈관건강검사, 스마트 인지프로그램 체험, 치매환자 가족 작품전시회, 페이스 페인팅 체험, 우울·자살 척도 검사, 정신 건강 인식 이벤트, 실종 예방 사전지문 등록, 이동형 기억 다방 등의 부스를 무료로 운영한다.치매 예방·케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양천구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신기술인 ‘스마트미러’를 도입, 10월부터 선착순으로 모집한 구민 100명을 대상으로 인지 운동교실을 운영한다. 전신 거울 형태의 이 터치스크린 기기는 20여 가지의 전문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게 구 측 설명이다. 아울러 사용자가 거울 속 자신의 동작을 따라 하는 방식으로 뇌를 활성화해 치매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자치구 관계자는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 대응은 국가적 과제가 됐다”며 “치매라는 질환을 이해하고 치매 환자와 가족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