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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코노믹 View]반도체, 이젠 정치의 영역
-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삼성전자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5%나 감소한 2023년 1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실적 공시 이후 오히려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감산 계획을 밝혔기 때문인데, 이는 전형적인 반도체 업황의 바닥권 통과 신호이다. 반도체 경기가 가장 좋았을 때 설비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무너지고, 업황 사이클의 최바닥에서 투자 계획의 축소나 감산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은 역사 속에서 반복돼 왔다. 반도체 주가는 ‘수요’가 아닌 ‘공급’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반도체와 같은 중간재(commodity)를 만드는 기업은 수요와 공급의 미세한 변화에도 실적이 요동치는데, 반도체 기업은 끊임 없이 설비투자를 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반도체 경기 호황 국면에서 큰 이익을 내면, 이 돈을 사내에 유보시켜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나눠주는 것보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공정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 생산 효율이 개선되면서 반도체 공급이 늘어나 공급과잉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생기는 순간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한다. 워낙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반도체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를 결정하는 것은 공급 쪽인 경우가 많다. 감산은 설비투자 확대와 반대의 효과를 가져온다. 이렇게 부침이 심한 업황 사이클을 거치면서 메모리 반도체 생태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몇몇 회사들이 지배하는 과점적 시장으로 변화해 왔다. 통상적인 과점시장과는 달리 플레이어들이 가져가는 이익의 진폭이 너무 크기는 하지만 말이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수급의 미묘한 개선에 따라 크게 돈을 버는 ‘물량떼기’ 장사에 가깝다. 이런 점에서 보면 향후 반도체 관련주 주가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변수는 고유의 업황 사이클이 이번에도 반복될 것인가라는 점과 더불어 반도체를 매개로 나타나고 있는 미중 갈등의 진행 양상이다. 반도체는 미국과 중국에게 가장 민감한 산업이다. 중국은 2015년에 ‘중국제조 2025’라는 산업 진흥책을 발표한 바 있다. 2025년까지 주요 첨단 산업 분야에서 강국의 반열에 오른다는 계획이었는데, 이 장밋빛 청사진에서도 반도체는 자국의 힘만으로 부흥시키기 힘들다는 점을 중국 당국은 인정했다. 미국이 중국의 약한 고리인 반도체를 매개로 대중 공세를 펴는 것은 맥을 잘 잡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문제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다.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규모가 가장 큰 국가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반도체 산업에 대해 따로 ‘반도체 법(Chips Act)’를 발효했는데, 중국 내에서의 반도체 생산을 규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작년 10월 발효 이후 최초로 가해진 규제는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로의 첨단장비 반입을 막는 것이었다. 한국을 비롯한 우방국들의 반발로 시행은 금년 10월까지 1년 유예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법 가드레일(투자제한 장치) 세부 규정을 발표했는데,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을 받은 기업의 중국내 첨단 반도체 공정은 향후 10년 간 5% 이내 범위에서만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았다. 끊임없는 설비투자를 통해 공정의 효율을 높여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할 반도체 기업에게는 치명적인 규제이다. 한국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는 일정 정도의 유예 기간을 얻어내야 하는데 이는 경제가 아닌 정치의 영역이다.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Inflation Reduction Act)도 발효했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IRA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관련이 없는 것 같다. 재생에너지·태양광·전기차 등 미래 성장산업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고,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에 대한 과세 방안까지 담겨있는 IRA를 통해 어떻게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는 말인가. 얼마전 IRA 세부지침 발표에서 미국은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인 일본에 특혜를 줬다. IRA 법안이 가진 정치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우리도 중국 반도체 생산과 관련해 나름의 혜택을 얻어내야 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반도체주들의 향후 주가는 업종의 고유한 스토리에 더해 미국에게 우리의 입장을 얼마나 관철시킬 수 있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뉴욕증시]CPI 대기 모드…연준 인사들 비둘기 발언 주목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주요 물가 지표를 기다리며 혼조를 보였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 결과에 따라 시장 흐름은 또 한 번 바뀔 가능성이 있다. 장중 연방준비제도(Fed) 고위 인사들이 비둘기파 색채의 언급을 하면서 약간 강세로 기우는 듯했으나, 다시 장 막판 혼조로 돌아섰다.(사진=AFP 제공)◇증시 보합권…CPI에 이목 집중1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29% 상승한 3만3684.79에 마감했다. 반면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7포인트 떨어진 4108.94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률은 0.00%였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43% 떨어진 1만2031.88을 기록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80% 오른 1786.59에 마감했다. 3대 지수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지난달 CPI 보고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오는 13일 나오는 생산자물가지수(PPI) 보고서를 앞두고 장 초반부터 보합권에서 오르락내리락 했다.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씨티그룹의 실적 발표까지 14일 예정돼 있다. 각종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긴장감이 만연한 것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지난달 CPI 상승률 전망치는 전년 대비 5.1%다. 전월(6.0%)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추세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데 기울어 있는 셈이다. 글로벌트 인베스트먼트의 키스 뷰캐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은 긴축의 정점은 지났고 이제는 지표가 우리가 향하는 방향을 확인해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시장은 그 지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은행들의 실적에 대해서는 “큰 금융기관들이 최근 위협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등이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윌리엄 노세이 선임투자책임자는 “이번주 데이터는 연방준비제도(Fed)의 다음달 FOMC 정례회의를 알리는 자료 중 하나라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장중 흐름이 다소 바뀐 것은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언급이 나온 이후부터다. 그는 이날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일단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기 시작하면 가능하면 금리 인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 연은 총재는 연준 내에서 의장과 부의장에 이은 ‘3인자’다. 연준 집행부의 시각을 사실상 대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윌리엄스 총재가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 발표를 하루 앞두고 다소 비둘기파 색채를 드러낸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윌리엄스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고 일자리 증가는 상당히 강력하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금리 인하 검토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는 사실에 위해 주로 추진할 수 있다”며 “우리는 통화정책을 보다 정상적인 기조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여파에 대해서는 “(은행권 신용 여건 강화 등) 분명한 변화의 징후를 보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이날 시카코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금융 역풍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얼마나 큰지 고려해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며 “너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역시 비둘기파 언급으로 해석된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금융 여건을 긴축해 왔다”며 “최근 은행 불안에 대한 대응이 금융 긴축으로 이어진다면 통화정책은 덜해야 한다”고 했다.◇윌리엄스·굴스비, 비둘기 발언중고차업체 카맥스의 주가는 분기 순이익이 예상을 웃돌았다는 소식에 9.64% 폭등했다. 그러나 새 독감 백신이 막판 임상에서 초기 성공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악재를 만난 모더나의 주가는 3.06% 떨어졌다. 애플(-0.76%), 마이크로소프트(-2.27%), 아마존(-2.02%), 알파벳(구글 모회사·-0.78%), 메타(페이스북 모회사·-0.42%) 등 빅테크주는 하락했다.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 2.9%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미국 성장률은 1.6%로 상향했다.IMF는 올해 세계 경제 여건을 두고 ‘험난한 회복 과정’으로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경제 분절화, 높은 인플레이션 등 지난해 불안 요인이 해결되지 않은 데다 최근 SVB 사태로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되고 있어서다.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37% 상승했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89% 뛰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0.57% 올랐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24% 오른 배럴당 81.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23일 이후 최고치다.특히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올해와 내년 원유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는 소식에 유가가 급등했다. EIA는 올해 WTI 가격을 평균 배럴당 79.24달러로 전망했다. 이전 전망치보다 2.8% 올렸다. 내년 전망치는 배럴당 75.21달러로 내다봤다. 브렌트유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배럴당 85.01달러, 81.21달러로 제시했다. 이 역시 이전보다 상향한 것이다.
- [마켓인]악마는 디테일에 있다?…QIPO 조항에 쏠리는 눈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공모주 대어’로 꼽히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연기하면서 기업과 재무적투자자(FI)간 맺은 QIPO(퀄리파이드 IPO·Qualified IPO) 조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뜩잖은 증시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일정 수익률과 상장 시기를 보장해야 하는 QIPO 조항을 언제쯤 지킬 수 있을지 기약이 없어서다. 기업과 투자자간 협의를 통해 기존 조항에 변화의 여지가 생겨날지도 관건이다. ‘공모주 대어’로 꼽히던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연기하면서 기업과 재무적투자자(FI)간 맺은 QIPO(퀄리파이드 IPO·Qualified IPO) 조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데일리 DB)◇ 공짜 투자는 없다…악마가 살고 있는 QIPO 디테일11일 자본시장에 따르면 연초부터 상장 연기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유일 흑자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인 오아시스와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달성한 컬리, 케이뱅크 등 상장 대어로 꼽히던 기업들이 상장 연기를 결정했다. 지난해로 범위를 넓히면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CJ올리브영 등 13개 기업의 상장 철회를 하며 이른바 공모 대형주의 부진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메머드급 규모로 상장을 노리던 기업들의 성장 구간에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촘촘하게 자리하고 있다. 상장 전 투자금을 회수하며 수익금을 챙긴 투자자도 있지만, IPO 임박 시점까지 엑시트(자금회수) 하지 않은 FI들도 적지 않다. 상장 이후의 수익실현을 보고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형태로 투자에 나선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프리IPO나 상장 이후의 수익 실현 투자에 핵심 요소로 꼽히는 게 QIPO 조항이다. 쉽게 말해 IPO를 하긴 하되, 투자자들이 요구한 일정 수준을 만족하는 IPO를 진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QIPO 조항은 크게 두 가지 테마로 나뉜다. 핵심은 ‘기간’과 ‘공모가’(또는 상장후 시가총액)다. 기간은 언제까지 IPO를 하겠다는 약속이다. 예컨대 2023년 1월 A사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은 B사가 A 운용사 측에 ‘2027년 1월까지는 무조건 상장한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다. 공모가는 최종 수익률에 근거해 IPO때 일정 수준의 공모가를 넘어야 한다는 내용을 QIPO 조항에 넣는다. 과거에는 두 조건 중 하나만 요구하는 투자자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투자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두 조건을 QIPO 조항에 모두 삽입하고 있다. 회사 잠재력을 보고 투자자들이 자금을 대겠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유동성이 폭발하고 IPO마다 수조원의 공모금이 몰리던 시기에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요즘처럼 시장 분위기가 움츠려 있을 때는 얘기가 다르다. QIPO 조항은 협의가 아닌 투자자들의 재가를 얻어야 하는 ‘동의권’이어서 투자자 동의 없이는 사측은 상장에 나설 수 없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주춤한 공모시장…변화냐, 관망이냐 고민반대의 경우도 있다. 투자자들이 상장을 원함에도 사측이 하지 않을 때를 대비해 ‘드래그얼롱’(drag along·동반매각청구권)을 조항에 요구하는 투자자도 있다. 드래그얼롱이란 투자가가 보유 지분을 팔 때 대주주(또는 창업주) 지분까지 끌어와 다른 투자자에게 매도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말한다. 드래그얼롱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부가 조항을 마련하기도 한다. 가령,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이나 에비타(EBITDA·상각전 영업이익)를 기록하면 성장세를 증명한 것으로 간주하고 조항 발동을 무효화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자본시장에 따르면 투자처별 편차는 있지만, 투자자들은 통상 투자 단가 기준 약 8~10% 수준의 IRR(내부수익률)을 구해놓고 QIPO 조항을 짜는 게 일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얼마나 공격적(또는 보수적)으로 투자를 하느냐에 따라 IRR 기준도 변할 수 있다. 최근 기업과 투자자간 QIPO 조항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기업가치가 뚝뚝 떨어지며 예상 수준의 상장 규모가 형성되지 않고 있어서다. 공모가를 맞추자니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고, 그렇다고 무기한 연장하면 상호 확약한 상장 시기를 자칫 넘길 수 있어서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상장이 가능한 데 기업 측이 상장을 미루는 것도 아니고, 투자자 측도 IPO 실패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강행을 압박하기도 모호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기존에 논의한 QIPO 조항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존에 합의한 기준대로 상장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변화의 여지를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컬리는 지난 2021년 2500억원을 프리IPO 형태로 투자한 앵커PE와 추가 투자 유치를 논의 중이다. 2021년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4조원)보다 낮은 기업가치로 투자 유치를 논의하며 사실상 디밸류에이션(기업가치 하락)을 예고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양측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는 모르지만, 디밸류에이션을 전제로 QIPO 조항에도 변화의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기존 투자 단가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면 추가 투자 유치 과정에서 세부 조항 재논의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며 “떨어진 단가만큼 탄력성을 부여해서 기존 기준보다 상장에 유리한 구조로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반면 당장의 조정보다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견해도 여전하다. 상장을 앞둔 한 기업에 투자한 PEF 업계 관계자는 “QIPO 조항을 건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다 시장 분위기에 따라 충분히 예상 수준 상장이 가능하다고 보는 견해도 있어 섣부른 조정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 2차전지만 ‘잔칫날’…쏠림 현상에 '쏙' 들어간 리오프닝株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국내 증시에서의 수급이 2차전지 중심으로 몰리면서 시장에서 소외를 받는 주식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화장품·면세·여행 업종 등은 올해 초 중국의 리오프닝(경제재개) 등 여러 긍정적인 대내외적 환경이 조성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모였지만, 조명을 받지 못하고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이다.11일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사진=연합뉴스)◇ 수급 빨아들인 2차전지…리오프닝 등 소외株 일제히↓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중국 리오프닝의 최대 수혜주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은 2월부터 이날까지 약 두 달간 박스권에 갇혀 5.84%의 하락률을 보였다. 지난해 11월부터 1월까지 두 달간 56.96% 오르며 급등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11월부터 1월까지 LG생활건강(051900)과 코스맥스(192820)는 각각 45.69%, 70.96% 올랐다. 그러나 시장에서 2차전지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2월부터 이날까지 LG생활건강은 13.06% 하락했고, 코스맥스(192820)는 박스권에 갇혀 1.79% 상승률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롯데관광개발(032350)은 13.26% 떨어졌고, 하나투어(039130)와 참좋은여행(094850)은 각각 8.4%, 10.83% 하락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증권가에선 중국 직항 노선이 풀리면서 화장품과 면세·항공 등 관련 주가 중국 리오프닝의 첫번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올해 2분기까지는 상승 모멘텀이 지속할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분석이었다. 그러나 2차전지가 모든 수급을 빨아들이면서 상황은 반대로 흘러갔다. 리오프닝 주들에 거래대금이 붙지 않으면서 주가도 동시에 하락하고 있다는 형국이다. 같은 기간인 지난 2월부터 에코프로(086520)는 무려 526.22% 상승률을 보였다.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은 각각 195.09%, 53.88% 올랐다. 특히 에코프로는 ‘과열 논란’에도 전날 24.7% 상승한 데 이어 이날도 6.51% 오름세로 장을 마감하며 홀로 코스닥에 있는 대부분 자금을 끌어모았다. 에코프로 시가총액은 일주일 전인 지난 3일 12조9256억원이었지만, 일주일 새 19조8995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 시총은 22조6899억원에서 28조8025억원으로 올랐다. ◇ 업종별 양극화 ‘심화’…“대형주 중시 실적 개선되면 완화될 듯”2차 전지가 달릴수록 업종 쏠림 현상이 강화되면서 리오프닝주들 외에도 소외주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KB증권이 업종별 거래상태 변화와 주가 현황을 분석한 결과 거래가 감소하면서 주가가 감소해 국내 증시에서 소외된 업종은 △화장품 △미디어 △운송 △교육 △은행 등이다. 신한투자증권도 2차전지 쏠림 현상으로 인한 소외주로 △미디어 △음식료 △건설 △금융 등을 꼽았다. 실제 에코프로가 급등을 시작한 지난 2월부터 음식료 업종 대장주인 CJ제일제당(097950)은 두 달간 8.7% 하락했다. 미디어 업종 대장주인 CJ ENM(035760)도 같은 기간 23.62% 떨어졌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쏠림 현상이 강화되면서 업종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소외업종은 대체로 약세를 보이며 하락 종목 수가 지배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개인 거래 비중도 동반 확대되고 있고, 고객예탁금은 50조원 초반대에서 정체된 만큼 신규 자금 유입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단타 매매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짚었다. 다만, 증권가에선 2차전지의 쏠림 현상은 결국 꺾일 것이라며 이후 대형주 중심으로 실적이 받쳐주면 쏠림 현상이 빠르게 완화할 것이라 말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의 쏠림 현상은 주요 기업들, 특히 대형주들의 실적이 부진한 결과로 판단되는데 이럴 때 실적이 양호한 몇 개의 섹터와 종목으로 쏠리는 건 이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하면 대형주들의 이익 전망이 개선될 것이고, 그러면 쏠림도 자연스레 완화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 모두가 에코프로 바라볼 때…증권가는 이 업종 '주목'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이럴 때 잘해야 진짜 잘하는 거다.” 지난 10일 에코프로(086520) 그룹주 주가가 고공행진할 때 유한양행(000100)이 3% 넘게 오르자 주식 운용 경력 12년차인 베테랑 펀드매니저는 이렇게 평가했다. 코스피지수는 반도체가, 코스닥지수는 2차전지가 상승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조용히 꿈틀대는 제약·바이오 등 헬스케어 종목들에 주목할 때라는 것이다. ‘반박불가 주도주’ 2차전지 이후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통상 섹터를 이끄는 1등 종목 주가만 오르는 상황과 달리 2차전지 후발주자들까지 모조리 오르는 등 2차전지가 과열에 가까운 초강세를 보이는 만큼, 주가를 결정하는 외인과 기관 자금이 2차전지 다음으로는 저평가된 헬스케어 관련주로 흐를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헬스케어 펀드, 46개 테마 중 수익률 1위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가 전거래일보다 11.16포인트 오른 898.94포인트로 마감한 가운데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지수기여도는 0.78포인트로 에코프로(086520)(2.6포인트)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3.56%(2300원) 오른 6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헬스케어 펀드 수익률도 최근 들어 심상치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최근 1주일간 헬스케어 부문 펀드 수익률은 3.35%로 전체 46개 테마 중 1위를 차지했다. 원자재(주식)(3.14%), 레버리지펀드(3.07%)보다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헬스케어 펀드를 구성하는 개별 종목들이 최근 급등하면서다.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한미약품(128940) 주가는 28.74%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13.39%)와 유한양행(000100)(12.52%)도 두자릿수대 급등을 이어가고 있다. 헬스케어 반등 조짐은 미국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는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모두 하락한 가운데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만 0.6% 올랐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보다는 헬스케어주로 투심이 몰렸다는 평가다. 또 S&P500 헬스케어 지수 역시 이달 들어 3.1% 오르면서 지수 수익률을 웃돌았다. ◇헬스케어, 넥스트 2차전지 되나증권가에선 최근 몇 년간 소외된 헬스케어 관련주가 ‘넥스트 2차전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널리스트 출신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 팀장은 “넥스트가 나오려면 2차전지를 팔고 다른 종목을 사야 하는데, 대부분 기관과 외국인은 주가가 많이 빠진 기업 가운데 버는 돈에 비해 싼 주식을 많이 찾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헬스케어 관련주는 지난 2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제약·바이오 지수는 저점 대비 약 158% 상승했다”며 “하지만 2021년 상반기 일부 바이오텍들의 연이은 부정적 임상 소식이 발표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셀트리온그룹의 실적 모멘텀 축소,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 부각에 따른 수혜 기업 주가 및 실적 약화가 지속됐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후 주요국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이 가속화하면서 성장주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도 헬스케어 관련주 약세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하지만 올 1분기 실적 반등이 기대되면서 관련주 주가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SK증권은 셀트리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43.6% 증가한 2043억원으로 추정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전년동기대비 28.8% 늘어난 58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키움증권도 유한양행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40% 증가한 147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반의약품과 처방의약품, 해외사업부 등에서 호실적이 전망되면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별 종목으로 들어가면 셀트리온 3사 합병 이슈도 주가에 좋은 뉴스로 반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3사 합병 관련해 법적 절차와 내부 실무 검토를 마쳤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단기적으로 투심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다. 제약바이오 업종 실적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제약 업종은 코로나19 영향에서 완전히 회복하며 매출 성장이 예상되고 연구개발비, 마케팅비 등 비용 절감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실적은 엔데믹 및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 개화됨에 따라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성은 그대로인데 밸류에이션만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제약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제약업종 밸류에이션은 역사상 최하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며 “상위 6개 제약사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평균은 현재 약 23배 수준까지 하락해 있으며 이 수치는 최악의 시기였던 2016년 12월, 2020년 3월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 이창용 '매파' 발언에도 CD금리, 두 달 만에 기준금리 하회(종합)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로 재차 동결한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피벗(pivot·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시장 기대가 과도하다며 매파(긴축 선호)적 메시지를 던졌다. 이에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 총재가 예의주시했던 3개월물 양도성예금증서(CD)는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또 다시 하회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4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물 가리지 않고 올랐다.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3.9bp(1bp=0.01%포인트) 오른 3.231%로 마감했다. 2년물, 5년물 금리도 각각 3.2bp, 2.6bp 오른 3.293%, 3.191%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1.9bp 오른 3.255%를 기록했고, 20년물 금리는 0.4bp 올랐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인 발언을 낸 것에 대해 시장이 반응, 약세를 보인 것이다.금통위는 이날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시장의 과도한 인하 기대를 차단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를 고려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며 “(시장 반응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경고를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정작 이 총재가 가장 예의주시했던 단기 금리는 외려 기준금리 아래로 하락했다. 91일물 양도성 예금증서(CD)금리는 이날 전일 대비 3bp 내린 3.48%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월 14일(3.48%) 이후 최저치로,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올초 4%에 육박했던 CD금리는 올해 첫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된 지난 2월 금통위를 전후로 올해 최저치(3.46%)까지 하락한 바 있다. 91일물 통화안정증권(통안채)는 0.1bp 오른 3.229%를 기록했지만 이 역시 기준금리를 하회하고 있다. 91일물 통안채 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봇 기대감이 커진 지난 달 13일 이후 계속해서 기준금리를 하회했다. 이 총재는 “3년물 금리 등이 떨어지는 것은 그럴 수 있지만 90일물 단기 금리가 너무 많이 떨어지는 것은 금리 인하 기대가 좀 과도하다”며 “SVB 상황이 지난 다음이 연준이 피봇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한은도 경기가 나빠지면 빨리 피봇을 하지 않겠냐는 기대가 형성된 것이지만 경기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CD금리가 이날 기준금리를 하회한 것은 4월 CD발행이 없다가 이날 한 은행에서 80일물짜리를 3.46%에 발행하는 등 호가가 낮게 제시된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91일물 통안채, 91일물 은행채 등이 기준금리를 먼저 하회했고 CD금리가 이를 뒤늦게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이 총재의 매파 발언에도 시장에선 여전히 금리 인하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 발언으로 초단기 금리가 상향 이동하겠으나, 전반적인 금리의 하향 안정 흐름은 거스르긴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펀더멘털 여건은 오히려 악화됐고, 추가 금리 인상과 차후 인하 가능성을 가늠해봤을 때 후자로 무게가 쏠린다”고 평가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1320원대를 돌파했다. 장중 환율이 1316.5원까지 내려가는 등 시장 참가자들이 이 총재의 매파적인 발언에 주목하는 듯했지만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와 연준의 긴축 경계감에 환율은 1322.2원에 마감,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출처: 금융투자협회
- “SC의 성공기는 글로벌 진출 때였다”…사업 다각화 주문한 KB금융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스탠다드차타드(SC)의 성공기는 글로벌 금융사로서 지역별·사업별 다각화를 추진했을 때다. 금융그룹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을 지속하려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국내서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105560)지주가 글로벌 금융회사인 SC와의 비교를 통해 지속 성장에 대한 고찰을 내놨다. 최근 금융권에 대해 고금리에 의존해 큰 이익을 거둔다며 비이자이익을 키워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은행과 비은행간 사업 균형, 해외 진출 다각화 등으로 성장성을 키워야 한다는 진단이다. 재임기간이 긴 SC를 예로 들며 안정적인 지배구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KB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KB금융)◇해외 진출+M&A로 성장 일군 글로벌 금융그룹KB금융지주 산하 KB경영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SC와 KB금융 성장 과정 비교 통한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SC의 성공기, 위축·재정비기, 재도약 추진기와 KB의 정비기, 위축기, 성공기를 분석했다.SC의 성공기는 지역 다각화를 통해 그룹 전체 고성장과 고수익이 지속됐던 2001~2012년이라고 정의했다. 2001년부터 영업이익이 가장 컸던 홍콩 비중을 줄이면서 아시아·태평양과 인도, 중동·남아시아, 아프리카에서 기반을 확대한 SC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총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갔다.사업 포트폴리오에서 홀세일(법인영업) 비중이 확대된 상황에서 중국과 신흥시장 금융시장이 약세를 나타내면서 총영업이익이 감소했던 2014~2016년은 위축기다. 이때를 사업구조를 전환하고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하며 재정비기간으로 삼기도 했다.2017년부터는 자산관리(WM)가 총영업이익 증가를 이끌고 홀세일은 위험성이 낮은 수수료 기반 거래로 이익을 창출하며 사업 균형을 찾아가는 등 재도약을 추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2001년 국민·주택은행 합병 등 정비기를 거친 KB는 2008~2014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주가 하락과 기업 대출 부실화, 인수합병(M&A) 지연으로 수익성과 성장성이 악화하는 위축기를 맞았다.2015년부터는 비은행 계열사와 글로벌사업 확충이 지속되며 성장성과 수익성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KB캐피탈, KB손해보험, KB증권, KB라이프생명 등 비은행 계열사를 지속 확충했고 비이자이익도 꾸준히 확대했다.◇“SC, 전문성 쌓은 의장·대표가 리더십 발휘”연구소는 SC와 KB금융의 성장 과정을 보면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SC는 지역별·사업별 다각화를 추진했을 때, KB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인수가 성공기의 발단이 됐기 때문이다.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면 인오가닉(inorganic) 전략이 필요한데 신속하게 통합을 완료해 목표를 빠르게 달성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봤다. 인오가닉이란 M&A를 통해 신사업·역량을 키우는 전략이다. KB금융도 2014년부터 LIG손해보험·우리파이낸셜·현대증권 인수·통합 과정을 신속하게 진행함으로써 그룹 차원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었다.(이미지=KB경영연구소)시장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관리·조절할 필요성도 있다. 연구소는 신흥시장에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한 통화는 보수적으로 접근·관리하고 신흥시장 통화와 미국 달러화 익스포저간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안정적인 지배구조도 중요하다. SC는 민간에서 전문성을 쌓은 이사회 의장과 그룹 대표가 오랜 기간 역할을 수행하면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연구소는 “시장의 경쟁 원리를 따르는 최고경영자(CEO) 선출·연임 등 안정적 지배구조는 SC의 고성장·고수익 실현뿐 아니라 위축기에 사업 구조를 신속히 전환하는 데에도 기여했다”고 분석했다.한국 금융회사들의 글로벌 산업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경상수지 흑자에도 기여할 것으로 봤다.한국의 금융서비스수지는 2017년 1억9000만달러로 흑자 전환한 후 2020년 14억4000만달러까지 증가했다. 작년 금융시장 불안에서도 3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한국 금융회사의 해외 점포가 2010년 340개에서 지난해 488개로 증가하는 등 해외 진출이 확대된 영향이다.한국의 경상수지 내 금융서비스 수입이 서비스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2.9%로 독일(8.1%)과 일본(8.4%)보다 낮은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편이다.연구소는 “금융업은 평상시에 한국 경제의 외환 건전성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고 위기 때 외화 부문 안전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한국 금융회사들이 글로벌 사업을 지속 확대·다각화해 금융업을 글로벌 산업으로 발전시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코스피 마감]4거래일 연속 상승…2550선 턱밑
-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코스피 지수가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550선 턱밑까지 올라섰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78포인트(1.42%) 오른 2547.86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2500선에 올라선 코스피 지수는 이날 2523.33으로 출발해 2514.42까지 밀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상승폭을 확대해 장중 2550.97까지 고점을 높였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550선을 터치한 것은 지난해 8월 19일(2510.72) 이후 8개월 만이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장 초반 매도 우위였던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매수 우위로 돌아서 각 1896억원, 2951억월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3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로 4944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는 차익 거래 29억 3300만원 매도 우위, 비차익 거래 1160억 8200만원 매도 우위로, 1190억 1500만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대형주가 1.48% 오른 가운데 중형주와 소형주도 각 1.16%, 1.22% 올랐다. 업종별로는 화학이 2.90%, 운수장비가 2.80% 상승했고, 섬유의복(2.44%), 증권(2.19%), 기계(2.08%) 등의 상승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0.30%, 1.21% 상승 마감했다. 2차전지 관련주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는 각 2.35%, 2.40% 올랐고,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한 LG화학(051910)은 7.47% 상승 마감했다. 전기차 투자 확대 기대감에 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도 각 3.34%, 4.94% 올랐다. 이날 거래량은 7조 5664억주, 거래대금은 13조 9037만 3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1개 종목과 함께 688개 종목이 상승했고, 203개 종목이 하락했다. 40개 종목은 보합에 그쳤다.
- 이창용 "금통위원 5명 최종금리 3.75%…금리 인하 고려 단계 아냐"[일문일답]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재차 현 수준 3.5%로 동결한 가운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향후 최종금리 수준을 3.75%로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금통위원이 6명 중 5명이라고 밝혔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4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 총재는 11일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5명은 당분간 최종금리를 3.75%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1명은 3.5% 수준으로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한은이 바라보는 물가 경로에 있어 불확실성이 아직 해소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아울러 이 총재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과도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금통위원들은 시장 기대가 너무 과하다는 입장”이라며 “시장에선 미국이 긴축 기조를 꺾을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국내에 영향을 미친 게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를 아직 고려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까지 수렴되는지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며 “한은 입장에선 이렇게 가는 게 정상적이지 않다는 경고를 줄 필요가 있다고 금통위원 몇명이 말했다”고 덧붙였다.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금통위원들의 향후 3개월 동안의 금리수준 전망이 궁금하다.△최종금리에 관해선 지난 2월 금통위와 동일하게 이번 회의에서도 위원 5명은 당분간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1명은 3.5% 동결이 적절하다고 했다. 5명의 위원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고 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 물가가 한은이 예상한 대로 둔화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산유국의 추가 감산이 국제유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와 공공요금 인상 시기와 폭이 하반기 이후의 물가경로 불확실성으로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주요국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한미 금리 격차 1.5%가 유지됐다. 한미 금리 격차의 적정 수준 없다고 늘 언급했지만, 원화 약세흐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시장 불안이 심해지면 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외환시장 불안을 특정 원·달러 환율 수준을 염두에 둔다면 금리로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변동성이 클 경우 당연히 금리뿐 아니라 여러 다른 정책을 통해서 이에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무역수지 적자나 4월 배당금 이슈는 이미 반영됐을 것으로 본다. 무역수지도 중요하지만 SVB 사태 이후 주요국 통화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등도 크게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는 과거와 달리 채권국이자 외환보유액도 충분하다. 어느정도 무역수지 적자가 나도, 어느정도 변화가 있어도 예정처럼 스스로 불안해 할 필요가 없고 충분히 대처 가능한 방안이 있다. 큰폭의 변동성에 언제든지 대처할 수 있다는 말씀드린다.-금리인상 효과가 상반기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더디게 떨어지고, 상향조정한 이유가 무엇인가.△한은이 금리를 올린 지 1년 반 됐다. 올해 상반기 물가에 영향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를 비교할 때 근원물가 둔화세가 더딘 것은 소비자물가가 빨리 떨어진 이유다. 이는 에너지가격이 작년 3월부터 많이 오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다. 작년 에너지 가격이 올랐음에도 전가, 가스 요금이 덜 오른 경향이 있다. 이게 반영되는 효과가 있어서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천천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하나는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투자나 수출을 위축됐지만 소비는 소폭 회복세를 보였다. 이에 서비스 물가가 다른 물가에 비해 둔화 속도가 느린 것이다.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천천히 떨어질 것이지만, 연말에는 3%대로 기대하고 있다.-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그대로인데, 근원물가 상승률을 상향 조정한 것은 식료품, 에너지 가격이 2월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는 것인가.△에너지나 식료품가격 예상은 상반기까진 한은 예상대로 갈 것으로 보기 있다. 기저효과가 워낙 커서 2분기엔 3%대로 들어가는 물가를 전망한다. 에너지 가격은 OPEC+ 감산 효과에 유가가 오를 것이라 믿는 기대감과 SVB 사태 이후 경제 성장률 하방 조정으로 감산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반기 유가 변동상황에 따라 가공식품 등 가격이 많이 변화하는 등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2월 금통위 당시 불확실성을 ‘안개’에 비유했다. 최근 물가가 전망치에 부합하고 있고, 연준 최종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었다. 이같은 안개가 걷혔다고 보는지 궁금하다.△지난 2월 안개 비유는 한은이 7차례 금리 인상 이후 처음 동결하는 상황이기에 안개에 비유한 것. 지금 상황에선 기존 불확실성이 명확해진 반면 SVB 사태 등 새로운 불확실성이 제기됐다. 아직 불확실성이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다.-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하향할 수 있다고 하고 물가가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금리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보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경제 성장률을 낮출 수 있다고 한 것은 우리나라만의 영향이 아니다. 1~2월엔 미국과 유럽의 경제성장이 예상보다 좋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SVB 사태로 찬물이 끼얹어졌다. 이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성장 둔화가 예측되고 있다. 금융시장 반응에 대해 금통위원들은 시장 기대가 너무 과하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미국이 긴축 기조를 꺾을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되면서 국내에 영향을 미친 게 있다. 해외 기대와 국내 기대가 선 반영돼서 시장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게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다.-은행권 중심 금융불안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침체와 금융불안이 동시에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어떻게 보시나.△금리 인상을 하게 되면 물가를 잡는 장점이 있고, 반대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한은이 금리를 빠르게 올렸던 것은 물가를 빠르게 잡지 못하면 더 큰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게 정책 목표다. 각국 중앙은행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 각각 다른 도구를 사용해 대응하는 게 원칙이다. 이번 SVB 사태에서 미국의 경우 물가를 봐야함에도 유동성 공급을 통해서 금융안정을 유지한 바 있다.-금리 인하 시기 어떻게 생각하시나.△금리 인하에 대해선 올해 한은이 예상하는 물가 수준이 3% 초반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물가가 충분히 그 이하로 떨어져 중단기 목표(2%) 수렴하는 확신이 들기 전까진 금리인하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상반기 물가경로는 확신이 있지만 하반기는 불확실성이 많기에 이를 확인하기 전까진 금리인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시장의 금리 인상 종결 기대가 과도하다고 했다. 연준보다 금리 인상을 먼저 한 것을 보면 금리인하를 먼저 하지 않을까라는 시장 기대감이 있다.△금리인하 가능성 언급할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국 통화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살펴봐야 한다. 금통위원 5명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겠다.-금통위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하면 시장에선 겁만 준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한국뿐 아니라 미국은 더한 상황이다. 미국 국채 금리 보면 기준금리와 절반 2배 이상 차이고, 시장은 연준보다 통화정책 전환을 빠르게 생각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공통 현상이다. 다만 금통위원들은 금리 인하를 아직 고려할 단계가 아니고 물가가 2%까지 수렴되는지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이 맞는지 한은이 맞는지는 사후적으로 판단될 것이다. 다만 한은 입장에선 이렇게 가는 게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는 경고를 줄 필요가 있다고 금통위원 몇명이 말했다.-한전채가 시중 자금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지난해 같은 자금 고갈 우려가 있다.△한전채 물량 자체 부담이 작년엔 컸지만, 이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시장 전체가 경직되면서 충격이 컸던 측면이 있다. 지금은 시장이 안정된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전기요금이 올라 작년 같은 부담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래도 한전채 물량이 많이 발행되면 부담이 될 수 있기에 정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대응할 것으로 생각한다.-새마을금고 PF 부실대출에 대한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인가.△새마을금고뿐 아니라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많다. 작년 급격히 하락한 부동산 경기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하락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 연착률 가능성이 작년보다 커졌다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중요 변수이기에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줄었다고 생각한다. 부동산 PF 연체율 등이 과거에 비교해 더 낮은 수준이고, 부동산 관련 부실 비율이 금리를 올린 것을 고려해 다른 나라보다 크지 않다. 감내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부동산 가격이 금리가 올라 조정되는 과정에서 일부 기관 한 두개가 어려움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한은이 해야할 일은 이같은 어려움이 생길 때 전체로 번지는 걸 막는 것이다. 여러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지난주 호주는 금리를 동결하고 뉴질랜드는 0.5%포인트 인상했다. 전체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경향으로 바뀌는 것 같은데 한국 통화정책과 차이점이 무엇인가.△직접 비교는 어렵다. 호주와 뉴질랜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6%를 넘어서고 있다. 두 나라는 연말 5% 수준 물가가 예상되는 반면 한국은 3% 예상된다. 가계부채도 호주는 GDP 대비 115%이지만, 뉴질랜드는 95% 수준이다. 결정문을 보니 위험 가중치를 어디에 뒀는지 차이가 있다. 호주는 금리를 많이 올렸기에 앞으로 물가 하락 속도를 보고 결정하겠고, 향후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입장이다. 뉴질랜드는 선제적으로 물가를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가를 강조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가장 크게 작년 한해 미국이 금리를 빠른 속도를 올리면서 전세계가 할 수 없이 그 영향권에 있기에 흐름을 맞추는 통화정책을 펼쳤다. 저도 연준 결정에 독립적일 수 없다고 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그런 기대가 누그러진 것 같다. 각국에 처한 상황에 따라 독자적 결정을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고 있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SVB 사태가 한국엔 제한적이라고 했다. 향후 우리나라에 추가적인 영향 미칠 수 있다고 보는가.△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물가안정 목표와 금융안정 목표에 상충관계가 더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른 방법을 준비해야 겠다는 공감대가 많이 펴졌다. 두 번째는 이번 사태로 인해 금융불안으로 인해 전세계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영향이 있겠으나 전반적으로 직접적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보는게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은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 대출이 컸고 증권이나 채권 만기가 훨씬 길기 때문에 이자가 오를 때 자산가격이 떨어지는 게 컸다. 우리나라는 변동금리 채권이 많고 채권 만기도 해외에 비해 짧다. 충격 영향이 다른 것이다. 공통적으로 본 것은 이번 일로 디지털뱅킹이 발전하면 감독이나 위기관리 대처에서 다양한 부분 느꼈다는 것이다. 디지털 뱅킹 하에서 규제와 금융위기 관리를 어떻게 할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는 것 같다.-올해 성장률 기존 예상보다 소폭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그것보다 더 부진할 수 있다는 시각 있는것 같다. 특히 반도체분야 어려움 계속되고 있는데 반도체 분야 경기가 하반기 반등 가능하다고 여전히 보는지.△시장은 경기가 한은 생각보다 훨씬 안 좋아서 금리를 낮출 수 밖에 없다고 보는 것 같다. 극단적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떨어지는 건 기대할 수 있는데 CD 91일물 금리가 떨어지는 게 과다하다고 보는 것이다. 경기에 관해선 불확실성이 크다. 한은 데이터를 보면 반도체 분야 예측은 어렵지만 하반기 상승하지 않을 것이란 증거도 없다. 또 반도체 등 IT 분야를 제외한 성장률은 현 수준에서도 1.9% 정반 된다. 만일 기조적으로 IT 분야를 제외한 다른 부분 성장률이 견고하다면 역사적으론 낮은 수준이겠지만, 성장률은 전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나쁜 수치가 아니다. 우리만 혼자 빠르게 성장할 수 없는 것. 그런 면에서 과연 금리로 대응해야 할 상황인지 시장도 잘 판단해야 한다고 본다.-최근 일본은행(BOJ)이 초완화 정책을 유지한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어떤 경제정책이건 급격한 변화보단 점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 임금인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충분히 나올 때까지 현 정책기조를 유지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어떤 면에선 국제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안정적이기에 우리에게도 바람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단기 기대인플레이션 지난달 3.9%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를 끌어올릴 수도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기대인플레이션 역사적으로 볼 때 실제 물가상승률 움직임과 같이 움직인다. 전문가들의 물가 기대를 보면 낮은 수준이다. 기대인플레이션만 보고 판단하긴 어렵다. 당연히 앞으로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시키기 위해 한은이 물가안정 중요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달성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게 중요하다. 금통위원 5명이 강조한 게 한은의 첫번째 목표가 물가안정이라는 것이다. 통화정책 통해서 달성하도록 하겠다.-2월 금통위 당시 경기침체보다 물가를 더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이번엔 중점을 어디에 뒀는가.△근본적으로 한은 중점은 물가안정이고 두번째는 금융안정이다. 경기에 대한 걱정은 어떤 숫자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경기가 나빠짐으로써 금융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가 관심사다. 경기 변동에 따른 성장률과 중장기 성장률을 달리 생각한다. 성장률을 걱정하냐고 묻는다면 중장기적으로 1%로 내려올까봐 걱정한다. 단기적으로 1%를 걱정하냐고 묻는다면 상대적으로 덜 하다고 생각한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경기가 갑자기 나빠져 금융불안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문제와 장기적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을 섞어 걱정하면 안 된다. 장기적으론 중국 경제 의존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새로운 산업을 어떻게 만드는지가 중요하다. 이번에 경기 상황을 좀 더 봤는지, 물가를 고려했는지를 묻는다면 항상 물가를 먼저 본다고 대답하겠다.-단기금리가 낮은 것에 대해 경고했다. 이는 정부 한은 차입이 많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생각이 다르다. 한은 차입금 규모를 보면 법적으로 40조 정도 된다. 이는 변동성이 있기에 단기채권에 영향을 준다고 하면 하루이틀새 변동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수가 덜 걷혀 채권 발행이 늘어나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전체적인 금리 변화를 시켜야 하는 것이지 단기 시장에 몰리는 것은 그런 영향이 아니라고 본다. 단기 금리가 많이 내려간 데는 미국이 이번 SVB 사태 이후 금리를 낮출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그로 인한 자금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우리 국채시장에 들어오는 등 해외 요인이 많이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