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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가 발목, 적응증 확장 난항” 유전자 치료제 시장 폭발 성장 가능할까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이나 유럽 연합(EU) 등에서 시판된 9종의 유전자 치료제와 유력한 후발물질의 적응증이 겹치고 있다. 초고가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 일부 시장에서 철수하는 사례도 나왔다. 기술적으로 가능하면서 상업성까지 갖춘 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열을 올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관련 시장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하진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제공=게티이미지)◇유전자 치료제 2022년 3배로 증가...“초고가 경신 행진”유전자 치료제는 결핍 혹은 결합이 있는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질환을 치료할 목적으로 유전물질 또는 유전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의약품을 의미한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2022년은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결실을 거둔 해로 기록되고 있다. 6종의 유전자 치료제가 주요국에서 새롭게 승인돼, 시판된 약물의 수가 총 9종으로 늘어났다. 2022년 이전까지 미국 또는 EU 등에서 승인된 유전자 치료제는 단 3종뿐이었다. 여기에는 △ 유전성 망막질환인 ‘레버선천성 흑암시’(LCA) 치료제 ‘럭스터나’(2017년 승인) △척수성 근위축증(SM) 치료제 ‘졸겐스마’(2019년 승인) △이염성백질영양장애(MLD) 치료제 ‘리브멜디’(2020년) 등이 포함된다. 그런데 지난해 △‘방향족 L아미노산탈산산효소 결핍증’(AADC) 치료제 ‘업스타자’ △A형 혈우병 치료제 ‘록타비안’ △B형 혈우병 치료제 ‘헴제닉스’ △대뇌 부신백질이영양증치료제 ‘스카이소나’ △지중해성빈혈 치료제 ‘진테글로’ △방광암 치료제 ‘애드스틀라드린’ 등 6종의 유전자 치료제가 주요국에서 추가로 승인됐다. 항암제인 애드스틀라드린을 제외한 8종의 유전자 치료제가 희귀 유전질환으로 승인된 셈이다.유전자 치료제의 약가도 계속 상승했다. 동종계열 최초 약물인 럭스터나는 출시 당시 85만 달러(한화 약 10억원)였다. 하지만 지난해 등장한 진테글로(280만 파운드), 헴제닉스(350만 달러) 등의 1회 투여 비용은 30~40억원을 웃돌고 있다.여기에 올하반기 미국에서 승인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 버택스 파마슈티컬스의 지중해성 빈혈 및 겸상적혈구 증후군 대상 유전자 치료제 후보 ‘엑사셀’의 투여 비용은 7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유전자 치료제 시장 2조원, 급여 진입 실패 사례 지속신약의 등장과 함께 초고가 경신 사례가 유전자치료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은 관측되고 있다. 현재 각사의 발표와 각종 시장조사업체의 분석 등을 종합하면 기존에 출시된 유전자 치료제 시장 규모는 15억 달러 내외로 미미한 상황이다.미국 시장에 최초로 등장한 유전자 치료제로 유명한 졸겐스마의 세계 매출은 지난해 13억7000만 달러로 전년(13억5000만 달러) 대비 1% 상승하는 데 그치고 있다. 럭스터나에 대한 세계 판권과 미국판권을 각각 보유한 노바티스와 로슈는 관련 2022년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해당 약물의 2021년 매출은 1억6000만 달러였다. 유럽에서 1회 투여에 40억~60억원이 드는 리브멜디는 지난 4월 네덜란드와 벨기에, 아일랜드 등 3개국에서 약가 협상에 실패해 급여 진입에 실패했다.이에 더해 미국의학전문지 바이오파마다이브에 따르면 최근 높은 약가로 인해 진테글로와 스타이소나의 판매 부진이 관찰됐고, 해당 약물을 개발한 미국 블루버드바이오는 EU 시장에서 해당 약물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유전자 치료제 개발 업계 한 관계자는 “시판된 약물에 대해 일반 환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임은 자명하다”며 “산업계로선 개발 비용을 회수하길 원하기 때문에 더 작은 환자군을 보유한 유전질환일수록 그 신약의 가격은 오를 것이다. 다만 시판된다면 사실당 타깃 적응증에 대해 유일한 대안일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의 현장 도입 문제는 출시국 정부와 협의로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전달 기술 부재...일부 적응증 신약 경쟁 가중유전자 치료제의 적응증 확장성도 더뎌, 폭넓은 질환을 해결하기에 시일이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유력한 신약 후보 엑사셀은 진테글로와 적응증이 겹친다. 이에 더해 국내 유전자 치료제 개발 전문 툴젠(199800)이나 진코어 등 후발주자들도 럭스터나와 같은 LCA 대상 신약 후보등을 발굴하려는 중이다.김용삼 진코어 대표는 “7000여종의 희귀 유전질환 중 지금의 기술로는 치료할 수 있는 유전질환이 제한적이다”며 “럭스터나를 보면 세부적으로 2형 LCA를 적응증으로 한다. 그런데 환자군에서는 10형 LCA가 더 많다. 전달체로 쓰이는 AAV는 크기가 큰 10형 LCA 유전자를 싣기 어려웠고, 그 결과 럭스터나가 2형 LCA를 타깃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결국 이상 유전자를 외부에서 교정하거나 정상 유전물질을 합성하는 것은 가능해졌지만, 이를 체내로 전달하는 등의 문제가 남아 있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LCA 같은 안과 질환이나 간질환을 고치는 유전자 치료제를 많이 개발하고 있다. 성공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이라며 “보다 다양한 희귀 유전질환을 타깃하는 시대가 오려면 다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삼일제약, 중추신경계(CNS) 의약품 매출 올해 300억원 돌파 전망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삼일제약(000520)이 최근 중점 성장 사업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중추신경계(CNS) 의약품 매출이 올해 300억원을 넘길 전망이라고 6일 밝혔다.삼일제약은 1967년부터 안질환 의약품 사업을 시작해 안구건조증치료제, 녹내장 치료제 등 40여종의 점안제를 보유한 전통적인 안과사업의 강자다. 삼일제약의 안질환 의약품 사업부는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를 통한 제품 라인업 강화로 22년도 43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최근 2년간 약 15~30%의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3년간 라인업을 확대한 주요 안질환 의약품은 ‘엘러간(Allergan)’의 세계1위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스타시스’, 프랑스 ‘떼아(THEA)’의 녹내장 치료제 ‘모노프로스트’ 등이 있다. 또한 올해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 ‘아멜리부’와 자체 개발 개량신약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바케이’를 출시했다. 최근 삼일제약은 경쟁력을 보유한 안질환 의약품 사업부 성장에만 안주하지 않고 중추신경계(CNS) 의약품 사업부의 성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삼일제약의 중추신경계(CNS) 의약품 사업부는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57억원, 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1년말 ‘비아트리스 코리아’의 우울증 치료제 ‘졸로푸트’, 불안증 치료제 ‘자낙스’, 조현병 치료제 ‘젤독스’에 대한 국내 유통 및 판매계약을 체결해 중추신경계(CNS) 의약품의 라인업을 강화했다. 그 결과 중추신경계(CNS) 의약품 사업부의 2022년 매출은 211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올해 상반기 중추신경계(CNS) 의약품 사업부의 매출은 약 120억원을 달성했으며, 이 같은 추세라면 작년 매출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한국산도스’로부터 항우울제인 ‘미트락스’, ‘산도스에스시탈로프람’, ‘산도스파록세틴’ 및 조현병 치료제 ‘산도스올라자핀’, 불면증 치료제 ‘산도스졸피뎀’ 등의 중추신경계(CNS) 의약품을 도입했다. 이를 반영시 올해 추가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삼일제약은 최근 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한 ‘노바티스’의 자회사 ‘한국산도스’로부터 의약품의 허가권과 판권을 확보했다. 확보한 품목의 IMS데이터 기준 작년 매출액은 263억원이며, 이중 중추신경계(CNS) 의약품 매출은 약 17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4.6%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산도스’로 도입 한 중추신경계(CNS) 의약품들의 매출은 7월1일부터 시작돼 하반기에 추가적인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며, “올해 중추신경계(CNS) 의약품 사업부의 매출은 300억원대를 기록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 바슈롬, ‘자이드라·미에보’로 안구건조증 시장 장악 예고...韓개발사는 좌초 위기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캐나다 바슈롬 코퍼레이션(바슈롬)이 노바티스의 안과 사업부를 흡수합병키로 합의했다. 렌즈 전문 기업으로 알려졌던 바슈롬이 전방위 안과 질환 신약 개발사로 입지가 강화될 것이란 평가다. 최근 신기전 안구건조증 치료제 ‘미에보’를 미국에서 승인받은 바슈롬이 노바티스의 동종 약물 ‘자이드라’및 다른 성장 동력 등을 두루 확보하면서다. 이에 따라 미국 애브비가 주도해 온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의 판도에도 영향을 줄지 업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HLB테라퓨틱스(115450)나 유유제약(000220) 등은 주력 후보물질의 안구건조증 임상에서 1차 평가 지표(지표)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향후 개발 방향을 재설정 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캐나다 바슈롬 코퍼레이션이 지난달 노바티스의 안과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안구건조증 시장을 장악할 발판을 다졌다.(제공=게티이미지, 바슈롬)4알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바슈롬은 1850년대부터 안과 사업 진행한 기업으로, 렌즈 및 광학기계 등 눈 건강용 생활용품 전문 기업에서 신약개발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회사가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71억4300만 달러(이날 기준 한화 약 9조2900억원)이다.지난 5월 바슈롬과 독일 노발릭이 공동개발한 안구건조증 치료제 ‘미에보’(플루오르핵실옥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미에보는 안구 가장 자리에서 눈물막의 기능을 받는 마이봄샘 기능을 개선해 안구 건조증을 완화하는 약물이다. 기존 항염증 또는 면역 조절 방식의 안구건조증과 다른 신기전을 보유했다. 안구건조증 환자의 90%가 마이봄샘 기능장애(MGD)를 앓고 있어 시장에서 파장이 클 것이란 관측이다. 바슈롬은 지난 2019년 노발릭으로부터 미에보의 미국과 캐나다 등 북아메리카 지역 판권을 기술도입했다.이런 바슈롬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최대 25억 달러 규모로 노바티스의 안과사업부를 합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노바티스가 보유한 안구건조증 치료제 자이드라(성분명 리피테그라스트)부터 저분자성 만성안구표면 통증 치료제 후보물질 ‘리브바트렙’, 안과 약물 전달기기 ‘아쿠스트림’, 2종의 전임상 단계의 후보물질까지 안과 자산을 흡수했다. 바슈롬이 안과 분야 차기 성장 동력까지 확보한 것이다.이중 자이드라는 미국 애브비의 ‘레스타시스’(성분명 사이클로스포린) 및 관련 제네릭(복제약) 제제 등과 함께 세계 안구건조증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제네릭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하는 레스타시스와 달리 자이드라는 매출이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실제로 애브비와 노바티스 등 각 사에 따르면 레스타시스는 지난해 6억6600만 달러(한화 약8670억원)를 올리며 전년(13억 달러) 대비 매출이 44%나 급감했다. 반면 자이드라는 지난해 4억8700만 달러(한화 약 63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2021년(4억6800만 달러) 대비 4% 상승했다. 바슈롬 측은 자사 최초로 FDA 승인을 받은 미에보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브렌트 선더스 바슈론 CEO는 “눈물막에서 수분의 증발을 직접적으로 막는 유일한 처방용 점안제가 미에보다”며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안과질환 신약개발 업계 관계자는 “기전 면에서 적용가능한 환자군의 폭이 넓은 미에보가 더해지면 사실상 해당 시장에서 2종의 약물로 바슈롬이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027년경 65억 달러(한화 약 8조4000억원)로 성장할 안구건조증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HLB테라퓨틱스와 유유제약 등이 거대 안구건조증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위해 자체 발굴한 후보물질의 임상을 시도했지만, 1차 평가 지표(지표) 확보에 실패하면 난항을 겪고 있다.(제공=각 사)국내 HLB테라퓨틱스와 유유제약 등이 가장 큰 안구건조증 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후보물질의 임상개발에 나섰지만, 1차 지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HLB테라퓨틱스는 자사 RGN-259의 첫 임상 3상에서 1차 지표를 확보하지 못한 뒤, 현재는 네 번째 임상 3상을 시도 중이다. 회사 측은 “이미 3번의 임상을 400~600명 규모로 수행했고, 네 번째 3상에 수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해당 물질에 대해 다른 적응증 임상 3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 완료 시점을 논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란 얘기다.지난 5월 유유제약 역시 자사 안구건조증 대상 합성 펩타이드 신약 후보 YP-P10의 임상 3상에서도 ‘총각막염색지수’(TCSS) 및 ‘안구불편감’(ODS) 등의 1차 지표를 미충족했다. 회사 측은 “해외 전문가 등과 관련 임상의 진행 여부를 논의하고 있고 아직 관련해 언급할게 없다”고 말했다.앞서 언급한 RGN-259 및 YP-P10은 모두 항염증 기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안구건조증은 항염증질환으로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는 질환이다“며 ”항염증제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지만, 연관 효과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여러 번의 임상 3상이 시도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연관성을 입증한 항염증제가 레스타시스 등이고 신기전을 약물미에보까지 등장해 안구건조증 시장은 문자그대로 ‘그들’, 즉 해외사들만의 리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청출어람 K바이오]비임상CRO ‘크로엔’, 강스템 주춧돌로 '우뚝'⑤
- 존슨앤존슨(자회사: 얀센-전체 매출의 절반 담당), 로슈(알콘-시가총액 약 50조원), 노바티스(제넨텍-세계 최초 바이오테크) 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제약·바이오사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본사에 못지않은 혹은 더 뛰어난 자회사를 다수 거느리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을 지향한다는 국내 제약·바이오사들도 본사를 뛰어넘는 출중한 자회사를 키워내기 위해 회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데일리의 프리미엄 바이오플랫폼인 팜이데일리는 ‘청출어람’으로 정평이 난 국내 제약·바이오 자회사들을 톺아봤다. [편집자주](제공=크로엔)[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비임상시험 대행 전문 기업 ‘크로엔’(Croen)이 지난해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크로엔은 모회사인 강스템바이오텍(217730) 연결기준 매출의 64%를 차지할 만큼 모회사의 성장을 위한 주춧돌로 작용하고 있다.줄기세포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 2017년 크로엔의 주식 60%(당시 19만8000주)를 취득하며 자회사로 편입시킨 바 있다. 현재 상환전환우선주 및 자기주식을 제외하고 강스템바이오텍이 보유한 크로엔 지분율은 64.5%(118만3676주)다. 크로엔은 신약개발 초기 단계인 비임상 시험 분석 및 화학물질 독성 평가, 유해성 연구 등을 대행하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다. 크로엔은 2009년 서울대 실험실 벤처로 설립된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환경부 등으로부터 각종 독성시험을 수행할 수 있는 비임상시험실시기관(GLP) 인증을 획득했다.식약처로부터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일반 독성 GLP 지정, 설치류 단회투여 독성시험 GLP 지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설치류 반복 투여 독성시험(2016년)과 국소독성시험(2018년), 비설치류 단회 및 반복 투여 독성시험(2020년) 등 다양한 비임상시험의 GLP 지정을 받았다. 환경부로부터는 2013년 물벼룩 및 어류 급성 독성시험과 급성 경구 및 경피 투여 독성 시험, 눈 자극성 및 눈 손상 시험 등의 GLP 지정을 획득했다. 이후에는 유전독성 시험(2014년) 담수조류 생장 저해 시험(2016년) 등의 GLP 지정 등도 차례로 획득했다. 크로엔은 GLP 인증을 바탕으로 △환경 및 유전 일반 독성 △병리 △약효 및 생체 시료 등 신약과 화학물질 개발을 위한 통합 분석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0년 경기 수원에 GLP 센터를 준공한 바 있다. 그 결과 크로엔의 매출은 2020년 86억원으로 전년(36억원)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크로엔과 강스템바이오텍의 연결기준 매출 비교표(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래픽=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지난해 첫 흑자전환에 성공한 크로엔은 모회사인 강스템바이오텍의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하고 있다. 실제 2022년 크로엔의 매출은 106억원으로 전년(89억원) 대비 강스템바이오텍의 연결기준 매출(164억원)의 6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 기준 크로엔은 국내 1위 CRO 기업인 씨앤알리서치의(2022년 485억원)의 약 22% 규모다.크로엔은 유전자, 신규 줄기세포로 비임상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지난해 11월 회사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전문 넥셀과 비임상 평가에 대한 기술적 제휴를 맺었다. 또 지난 3월 크로엔은 유전자 치료제 개발 전문 메디치 바이오가 개발한 약물의 비임상 연구를 앞당기기 위한 연구 협약도 체결했다.강스템바이오텍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크로엔의 신규 비임상 관련 수주금액 40억원을 초과했다. 해당 수주금액은 2분기부터 매출로 잡힐 예정이다. 회사 측은 올해 크로엔의 수주 총액이 지난해 대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넥셀이나 메디치바이오같은 신시장 CRO에 대한 영향도 있지만 크로엔의 매출신장이 기대되는 가장 큰이유는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동물 투여 기술의 진보다”며 “마우스의 관절강이나 척수강에 투여하는 고난도 기술과 맞춤형 서비스 강화를 통해 크로엔의 고객군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실험의 실험 모델 설계 등이 강화돼 빠른 시간내 유효한 결과를 얻는데 특화됐다”고 덧붙였다.지난 2020년 이후 씨엔알리서치부터 에이디엠코리아(187660), 바이오인프라(199730) 등 동종 CRO 기업이 줄줄이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당시 일각에서는 크로엔의 상장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중 2021년 6월 상장 첫날 이른바 ‘따상’(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다음, 상한가로 마감한 것을 의미)을 기록했던 에이디엠코리아의 매출은 지난해 약 149억원이며, 크로엔과 규모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진 않는 상황이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벤처기업의 연간 당기순이익 요건인 10억원이 충족되는 대로 크로엔의 상장 일정을 진행하려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크로엔의 최근 분기별 당기순이익은 2000만~7000만원 사이를 오가는 중이다. 그는 이어 “크로엔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2025년경에는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강스템바이오텍은 크로엔을 비롯해 화장품 판매에 주력하는 ‘디앤케이 코퍼레이션’을 경영 참여 목적의 관계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외에도 회사는 △의약품 연구개발 전문 ‘프리모리스 테라퓨틱스’ 및 ‘마루 테라퓨틱스’ △화장품 도소매업 관련 ‘블루진’ 및 ‘프리모리스 인터네셔널’ 등을 관계사도 두고 있다.
- [청출어람 K바이오] 한국의 '우시' 넘보는 프로티움사이언스④
- 존슨앤존슨(자회사: 얀센-전체 매출의 절반 담당), 로슈(알콘-시가총액 약 50조원), 노바티스(제넨텍-세계 최초 바이오테크) 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제약·바이오사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본사에 못지않은 혹은 더 뛰어난 자회사를 다수 거느리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을 지향한다는 국내 제약·바이오사들도 본사를 뛰어넘는 출중한 자회사를 키워내기 위해 회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데일리의 프리미엄 바이오플랫폼인 팜이데일리는 ‘청출어람’으로 정평이 난 국내 제약·바이오 자회사들을 톺아봤다. [편집자주][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국내 바이오 산업은 반도체와 전지를 뛰어넘는 국부를 창출할 거라 봅니다.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고객사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자국의 수많은 바이오텍들을 고객으로 유치한 것처럼, 프로티움사이언스도 한국의 우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안용호 프로티움사이언스 대표는 지난 20일 이데일리와 만나 “신약에 도전하는 국내 바이오텍들이 믿고 맡기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안용호 프로티움사이언스 대표.(제공= 프로티움사이언스)프로티움사이언스는 난치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티움바이오(321550)의 자회사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분석(CDAO) 기업이다. 의약품 생산을 위한 생산 세포주 개발부터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전 공정개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설립 2년여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입소문이 나면서 올해 누적 수주 목표액인 185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함께 일한 바이오텍들의 만족도도 90%에 달한다.프로티움사이언스를 이끄는 안 대표는 30년 가까이 바이오시밀러 위탁공정개발· 생산 분야 한우물을 파온 전문가다. 안 대표는 서울대 공업화학과를 졸업 후 동대학 석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생명과학 박사학위를 수료하고, 필란드 알토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LG생명과학과 한화케미칼을 거쳐 삼성바이오로직스 위탁개발(CDO) R&D장 및 사업부장(상무)을 맡았다. 당시 삼성바이오와 아스트라제네카의 합작법인인 아키젠 바이오텍 CMC 본부를 7년 간 이끌기도 했다.프로티움사이언스가 티움바이오의 ‘청출어람’ 자회사로 꼽히는 첫번째 이유는 도전 영역에 한계를 두지 않아서다. 합성의약품부터 단일클론 항체, 재조합 단백질, 백신, 유전자·세포치료제와 ADC 치료제까지 다양한 신약 분야에 대해 투자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공정을 개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 대표는 “티움바이오는 기존에 치료제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약을 개발해 생명을 구한다는 신약 개발 기업이란 정체성이 강하다. 이는 곧 개발 분야가 특정 분야에 한정돼 있다는 한계이기도 하다”며 “반면 우리는 이 바운더리가 없다. 항암제, 항염증제를 포함해 백신, 톡신, ADC(항체약물접합), 디지털치료제, AI(인공지능) 등 향후 미래에 치료제를 이끌어갈 분야를 선도적으로 조사, 검토하고 발빠르게 그 기술을 확보하는 게 프로티움사이언스가 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CDAO는 위탁개발인 CDO에 분석을 의미하는 ‘Analysis’를 붙인 개념이다. ‘분석 지향형’을 강조한 건 그만큼 신약 개발에서 분석이 갖는 의미가 중요해서다. 안 대표는 “임상 진입 전 후보물질에 대한 체계적이고 깊이있는 분석을 하면 사실상 상업화 가능성도 가늠해 볼 수 있다”며 “프로티움사이언스는 초기 물질 단계에서부터 어떤 제형으로 개발할지, 단백질 항체 의약품의 경우 결합 정도는 어떤지, 약물 유지 시간은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철저히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분석 데이터 프로그램부터 최신식 설비까지 두루 갖췄다. 데이터의 변조, 위조, 유출 없이 정확한 데이터만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림스’(LIMS) 프로그램과 전자문서, 전자연구노트, 문서중앙화 시스템을 통해 특정 권한을 가진 사람만 접근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의약품에 대한 고도 분석 기술과 고가의 장비도 구축했다. 항체 순도, 분자량 등 단백질에 대해 2차, 3차 구조 특성까지 분석해주는 장비를 갖췄다. 안 대표는 CDAO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유연성’(Flexability)을, 롤 모델로는 중국의 우시바이로직스를 각각 꼽았다. 우시는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는 글로벌 톱4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152억6870만 위안(약 2조7700억원)에 달했다.그는 “10년 전만 해도 우시바이오 사옥은 외딴 도시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응대가 느리고 커뮤니케이션도 잘 되지 않는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좋은 인재를 영입하고 새로운 바이오 분야에 투자를 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났다. 얼마 후 중국에서 바이오붐이 일면서 많은 바이오텍이 우시와 계약을 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도 10년 전 우시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본다. 우시가 자국의 바이오텍의 든든한 파트너사로 성장한 것처럼 프로티움도 국내 바이오텍과 밀접하게 협업해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 프로티움사이언스는 2026년 매출 500억원, 순이익 100억원을 달성한 후 IPO(기업공개)에 도전할 예정이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엑스탄디' 新병용요법 전립선암 시장 장악력 강화...·노바티스·바이엘 맹추격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엑스탄디’를 포함하는 새로운 병용요법이 전립선암 1차 치료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면역항암제 최강 약물인 ‘키트루다’마저 전립선암 관련 적응증 획득에 실패한 가운데, 엑스탄디의 시장 장악력이 더 강화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스위스 노바티스와 독일 바이엘은 각각 방사선 리간드 치료제 ‘플루빅토’나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 방식의 ‘뉴베카’ 등 새로운 기전을 가진 후발약물로 엑스탄디를 추격할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국내 퓨처켐이나 부광약품(003000)이 전립선암 시장 진입을 위한 임상개발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항안드로겐제‘엑스탄디’(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와 PARP 억제제 ‘탈제나’(성분명 탈라조파립)의 병용요법을 상동재조합복구(HPP) 유전자 변이가 있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압(mCRPC)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제공=화이자, 아스텔라스)◇문어발 전립선암 적응증 확보 중인 ‘엑스탄디’전립선암은 전이 가능 여부나 호르몬 치료 가능여부 등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류한다. 이중 생명에 위협이 큰 전이성 전립선암은 호르몬 치료가 소용없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과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mHSPC) 등으로 분류된다. 전립선암 환자의 10~20%가 진단 이후 5~7년 이내에 mCRPC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뷰 리서치’는 세계 전립선암 치료 시장 규모는 2021년 105억5116만 달러(한화 약 12조원) 수준에서 2030년경 21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 화이자와 일본 아스텔라스의 비스테로이성 항안드로겐제 엑스탄디(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는 세계 각국에서 단독 또는 병용요법 등 크게 네 가지 적응증을 획득하고 있다. 여기에는 △무증상 또는 경미한 mCRPC 1차 치료 단독요법 △도세탁셀에 반응하지 않는 mCRPC 2차 치료 단독요법 △고위험 ‘비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nmCRPC) 1차 치료 단독요법 △mHSPC 환자 대상 ‘안드로겐 차단요법’(ADT)과 병용투여 등이 포함된다.엑스탄디의 기존 경쟁 약물은 미국 얀센의 항안드로겐제 ‘자이티가’(아바라테론 아세테이드)와 비스테로이드성 ‘얼리다’(성분명 아파루타마이드)였다. 자이티가는 mCRPC와 mHSPC 등에 두루 쓰인다. 얼리다는 nmCRPC 적응증에 활용된다. 자이티가나 얼리다 대비 적응증 활용도가 높은 엑스탄디는 지난해 6610억1000만엔(약 6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해당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같은기간 자이티가와 얼리다의 매출은 각각 18억8100만달러(약 2조4500억원)와 17억7000만 달러(약 2조3100억원)에 그쳤다.이런 상황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의 PARP 억제제 ‘탈제나’(성분명 탈라조파립)와 엑스탄디의 병용요법을 ‘상동재조합복구’(HRR) 유전자 변이가 있는 mCRPC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추가 승인했다. 화이자에 따르면 HPP 변이는 전체 mCRPC 환자의 25%에서 발병하며, 해당 변이가 없는 환자대비 예후가 좋지 않다. 이번 병용요법 승인으로 1차 치료 단계에서 엑스탄디의 시장성이 크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엑스탄디를 추격하는 신기전 전립선암 치료제로 왼쪽부터 스위스 노바티스의‘플루빅토’, 독일바이엘의 ‘누베카’다.(제공=각 사)◇노바티스, 바이엘 모두 신기전 약물로 추격 자신최근 엑스탄디를 위협할 것으로 꾸준히 회자돼 온 미국 머크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포함 병용요법들이 mCRPC나 mHSPC 등 전립선암 관련 적응증 임상 3상에서 실패를 선언했다. 키트루다라는 강력한 대항마가 사라진 상황에서 스위스 노바티스의 ‘플루빅토’(성분명 177Lu-PSMA-617)나 독일 바이엘의 뉴베카(다로루타마이드) 등 신기전 약물이 엑스탄디를 뒤쫓고 있다.지난해 3월 미국에서 승인된 플루빅토는 2달 뒤인 5월 품질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던 가교 임상 연구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플루빅토의 시장 확대 시기가 늦춰진 셈이다. 다만 최근 플루빅토의 수요가 확대되면서, 노바티스가 미국 뉴저지주에 추가 생산시설을 승인받는 등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중이다. 회사는 2024년경 이후부터 매년 최소 25만회 분량의 플루빅토 관련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각국에서 nmCRPC 치료 단독요법 적응증으로 최초 승인된 뉴베카는 엑스탄디를 따라잡기 위해 적응증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날까지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등에서 뉴베카와 ADT, ‘탁소텔’(성분명 도세탁셀) 삼중병용요법이 mHSPC 적응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바이엘 측은 1~2년 내 뉴베카가 연매출 30억 유로 이상(약 4조원)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하지만 이 같은 약물이 엑스탄디를 누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립선암 개발업계 관계자는 “방사성 리간드 치료제는 아직 엑스탄디나 뉴베카 같은 항드로겐제 등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2차 치료제로 시장성의 한계가 있다”며 “뉴베카 역시 mCRPC를 획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엑스탄디보다 시장성이 쳐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엑스탄디는 가장 위협하는 것은 단연 2027년으로 예정된 특허만료 타임라인이다”며 “경구용 약물인 엑스탄디의 경우 제네릭(복제약) 약물이 봇물처럼 쏟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한편 국내에서도 퓨처켐이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플루빅토와 같은 방식의 mCRPC 신약 후보물질 ‘FC705’의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FC705에 대해 현재 미국 임 상1/2a상 및 국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대체 치료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이밖에도 부광약품도 지난 3월 mCRPC 대상 개량 신약 ‘SOL-80-4’의 국내 허가용 임상 1상을 허가 받았다. 이를 통해 2025년경 약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국내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을 정조준하려는 것이다. 회사 측은 “개량신약이기 때문에 임상 1상후 내년 중 품목허가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 中그라셀, 이중타깃 CAR-T 확장성 주목...‘큐로셀·앱클론' 긴장
-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중국 그라셀 바이오텍(그라셀)이 개발한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신약 후보 ‘GCO12F’의 적응증별 성공적인 임상 1상 결과가 연달아 공개되면서 업계에서 화제다. 혈액암을 일으키는 B세포 표면의 ‘CD19’와 ‘B세포성숙항원’(BCMA)을 동시에 타깃하는 GCO12F가 시판된 CAR-T치료제들의 적응증을 모두 획득할수 있는데다, 생산 기간이 1일 안팎으로 짧아 향후 시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큐로셀이나 앱클론(174900) 등 후발 CAR-T 신약 개발사도 긴장하며 이를 지켜보고 있다. 이들이 진행하는 남은 확대 임상 2상에서 어떤 CAR-T 신약 후보물질이 보다 뚜렷한 효능 우위를 나타낼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중국 그라셀 바이오텍이 자체개발한 이중 타깃 CAR-T 신약 후보 ‘GCO12F’에 대한 임상 결과를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해당 약물의 다발성 골수종 임상 결과를, 10일에는 ‘유럽혈액학회(EHA) 2023’에서 GCO12F의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임상 1상 장기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제공=그라셀바이오텍)1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미국이나 유럽 연합(EU) 등 주요국에서 시판된 CAR-T 신약은 총 6종이다. 이중 스위스 노바티스의 ‘킴리아’(티사젠렉류셀)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악시캅타진 실로류셀) 및 ‘티카투스’,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브레얀지(이소캅타진 마라류셀) 등 4종은 CD19를 타깃하는 혈액암 치료제다. 거대B세포 림프종(BLBCL)이나 급성 립프구성 백혈병(ALL), 소포림프종 등의 적응증을 획득했다.이와 달리 BMS의 ‘아벡마’(이데캅타진 비크류셀)와 미국 얀센과 중국 레전드바이오텍이 공동개발한 ‘카빅티’(실타캅타젠 오토류셀) 등은 BCMA 타깃 재발성 및 불응성 다발성 골수종(RRMM) 치료제로 시판됐다. 각 사가 공개한 매출에 따르면 CD19 타깃 CAR-T 시장은 지난해 약 20억 달러에 달했다. 예스카타(약 12억 달러)와 킴리아(약 5억 달러)가 해당 시장을 주도한다. 또 BCMA 타깃 CAR-T 시장은 약 3억~4억 달러 수준이다. 가장 먼저 출시한 아벡마는 시장의 80%를 석권하고 있다. 아벡마는 미국과 EU 이외에 일본과 캐나다, 영국 등에서 시판되고 있다. 카빅티는 미국과 유럽을 넘어 지난 3월 한국 등에서도 승인돼 시장성을 넓히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CD19와 BCMA를 동시에 타깃해 모든 CAR-T의 적응증을 시도할 수 있는 GCO12F의 임상 1상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0일(현지 시간) 그라셀은 ‘유럽혈액학회(EHA) 2023’에서 자사의 이중 타깃 CAR-T 후보 ‘GCO12F’를 DLBCL 환자 9명에게 적용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100%이며 6개월 완전관해율(CRR)은 66.7%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해당 약물로 RRMM 및 전신 홍반성 루푸스(SLE) 적응증에 대한 평가도 진행하는 상황이다. 웬디 리 그라셀 최고의학책임자(CMO)는 “지난해 EHA2022에서 GCO12F에 대한 초기 데이터만 밝혔는데, 이번에 장기 투약 결과를 종합해 내놓을 수 있게 됐다”며 “DLBCL부터 RRMM까지 광범위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라셀은 지난 3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29명의 RRMM 대상 GCO12F의 초기 임상에서 평균 30개월간 분석 내용을 종합할 경우 ORR은 83%, CRR은 82.8%에 각각 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맞서는 국내 후발주자들의 임상 결과도 만만치 않다. 국내사 중 가장 앞선 개발 단계를 밟고 있는 큐로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린 국제림프종학회(ICML)에서 CD19 타깃 CAR-T 신약 후보 ‘안발캅타진 오토류셀’(안발셀·프로젝트명 CRC01)의 DLBCL 환자를 대상 임상 2상의 공식 중간 결과를 내놓았다. 여기에 따르면 안발셀의 ORR은 84%, CRR은 71%이었다.앱클론도 지난 7일 ASCO에서 자사의 CD19 타깃 CAR-T 신약 후보 ‘AT101’의 ORR은 91.7%, CRR은 67%에 달했다는 임상 1상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외 CAR-T 신약 개발 후발주자들이 앞다퉈 주요 학회에서 임상 성과를 꾸준히 내놓고 있는 것이다. 큐로셀이나 앱클론, 그라셀 등 국내외 후발 CAR-T 개발사들은 초기 임상 1상이나 2상에서는 엇비슷한 결과를 얻은 셈이다. 결국 남은 후기 임상 2상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큐로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위스 루가노에서 열린 국제림프종학회(ICML)에서 CD19 타깃 CAR-T 신약 후보 ‘안발캅타진 오토류셀’(안발셀·프로젝트명 CRC01)의 DLBCL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임상 2상의 공식 중간 결과를 발표하공 있다.(제공=큐로셀)이런 상황에서 그라셀은 자사의 생산 기술력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라셀에 따르면 GCO12F의 경우 자체 보유한 FasTCAR 플랫폼이 적용돼 생산 기간을 22~36시간 정도까지 단축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시판된 CAR-T의 경우 최소 1주~6주 가량 소요된다. 환자 대기시간을 사실상 1일 안팎으로 크게 줄인 GCO12F가 상용화한다면 그만큼 시장성이 높다는 평가다. 현재 국내 큐로셀이나 앱클론 역시 CAR-T 제조를 위해 2주 안팎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AR-T 신약 개발 업계 관계자는 “그라셀의 기술력과 임상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며 “DLBCL 대상 임상 결과 자체는 사실 국내 개발 업계의 CD19 타깃 CAR-T 신약 후보물질보다 높지 않다. 하지만 적응증 확장성과 획기적으로 단축한 생산 기간 등이 더해져 관심도가 높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킴리아나 예스카타 등 기본적으로 3차 치료제로 최초 시판된 CAR-T 신약들이 2차 치료제나 추가 혈액암 적응증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며 “후발 주자들은 결국 CRR을 높여, 후기 임상에서 높은 완치 가능성을 보여줘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청출어람 K바이오]에스티팜, 동아쏘시오 애물단지에서 핵심으로 '우뚝'①
- 존슨앤존슨(자회사: 얀센-전체 매출의 절반 담당), 로슈(알콘-시가총액 약 50조원), 노바티스(제넨텍-세계 최초 바이오테크) 등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제약·바이오사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본사에 못지않은 혹은 더 뛰어난 자회사를 다수 거느리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을 지향한다는 국내 제약·바이오사들도 본사를 뛰어넘는 출중한 자회사를 키워내기 위해 회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데일리의 프리미엄 바이오플랫폼인 팜이데일리는 ‘청출어람’으로 정평이 난 국내 제약·바이오 자회사들을 톺아봤다. [편집자주][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에스티팜(237690)이 불과 5년여 만에 동아쏘시오그룹 애물단지에서 핵심 계열사로 거듭났다.김경진 에스티팜 대표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 위취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의 올해 실적은 매출 2815억원, 영업이익 291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티팜의 매출액은 2020년 1241억원, 2021년 1656억원, 지난해 2493억원 순으로 매년 급증세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88억, 56억원, 179억원 순으로 늘어났다.에스티팜은 불과 5년 전 그룹 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에스티팜은 2018년만 하더라도 매출액 973억원, 영업손실 151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원료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주 감소가 사업 부진의 원인이었다. 이 시기 업계에선 동아쏘시오그룹이 에스티팜을 내놓은 자식 취급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돌았다. 에스티팜의 전신인 삼천리제약은 지난 2010년 동아쏘시오그룹에 피인수됐다.하지만 에스티팜은 5년 여 만에 동아쏘시오그룹을 이끄는 핵심 계열사로 우뚝 섰다. 에스티팜은 지난해 동아쏘시오홀딩스 산하 관계기업 중 동아에스티를 제치고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에 낸 배당금도 3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에스티팜의 시가총액은 23일 기준 1조6533억원으로, 동아쏘시오홀딩스 5524억원, 동아에스티 4928억원 등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이데일리는 짧은 시간 환골탈태한 에스티팜의 비결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해 10월, 11월, 올해 3월 등 세 차례 걸쳐 국내외에서 김경진 대표를 밀착 취재를 했다.김 대표는 지난 2017년 에스티팜 각자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듬해 에스티팜은 각자 대표이사 공동경영체제에서 단독 체제로 개편했다. 김 대표는 2018년 이래 에스티팜의 전체 사업을 진두지휘 하며 에스티팜을 동아쏘시오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탈바꿈 시켰다.◇ 올리고 CDMO 사업 시작이 성공비결에스티팜의 환골탈태 비결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이하 올리고) 원료의약품(API) 위탁개발생산(CDMO)에 뛰어든 것이다. 에스티팜은 지난 2018년 반월공장 부지에 4층 높이의 제1올리고동을 신축하면서 올리고 해당 사업에 진출했다.김경진 에스티팜 대표는 “올리고 CDMO라고 해서 완전히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 게 아니다”며 “에스티팜의 올리고 기술은 어느 한순간 튀어나온 것이 아니고, 40년 이상 축적되고 계속 진화를 거듭한 결과”라고 말했다.지난해 11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CPHI 행사에서 에스티팜 부스 앞에선 김경진 대표. (사진=김지완 기자)에스티팜의 전신인 삼천리제약은 1988년부터 영국 그락소웰컴(현 GSK)에 HIV치료제 ‘지도부딘’(Zidovudine)의 중간체인 싸이미딘을 공급했다. 씨이미딘은 오각형 케미칼 구조로, 이 오각형 케미칼을 22~25개 이어붙이면 올리고가 된다. 김 대표는 “에스티팜은 원래 CDMO 기업”이라며 “CDMO 정체성을 살리면서 40년 이상 축적된 기술을 잘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격적인 올리고 증축에 기업가치↑에스티팜의 기업가치가 크게 올라간 계기는 올리고 글로벌 수요 폭발을 전망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한 것이다.에스티팜의 현재 올리고 생산능력은 연간 6.4몰(mole, 약 1t~3.2t)로 세계 1위다. 에스티팜은 오는 2024년 1단계, 2026년 2단계 추가증설로 올리고 생산량을 14몰까지 늘릴 계획이다. 14몰에서 생산되는 올리고는 ㎏으로 환산하면 최소 2.3t에서 최대 7t에 이른다.김 대표는 “올리고는 유전병 치료제에서 만성질환으로 치료 영역을 넓히며 임상 숫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임상 중인 올리고 치료제들이 상업화되면 원료가 되는 올리고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상업화가 임박한 올리고 신약들은 모두 글로벌 블록버스터 치료제가 유력하단 전망을 곁들였다. 치료제 하나에 3t~7t의 올리고가 필요하단 얘기다.실제 에스티팜의 올리고 API CDMO 매출은 연평균 79%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에스티팜의 올리고 CDMO 매출은 2018년 143억원, 2019년 253억원, 2020년 452억원, 2021년 865억원, 2022년 1468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머지않아 올리고 확보전쟁 일어날 것”김 대표는 “저분자 화합물은 효능이 아쉽고 항체치료제는 천문학적인 임상 비용 소요로 개발 부담이 심화되고 있다”며 “올리고는 항체치료제 효능을 내면서도 개발비는 항체치료제 절반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향후 올리고가 치료제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고 단언했다.통상 분자화합물(알약)을 개발하는데 80억원이 들면, 항체치료제(바이오의약품)를 개발하는 데는 800억원이 소요된다. 올리고는 개발비가 400억원 수준이면서도, 알약 치료제 22개에서 25개의 효능을 낸다.그는 “문제는 올리고 시장 수요전망이 분명한데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c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관리) 인증을 받은 올리고 제조사는 글로벌 전체에 에스티팜을 포함 3곳뿐”이라며 “머지않아 올리고 확보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