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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물 물만났나, 중장기금리차 연중최저
  • [이데일리 이학선 황은재기자] 투자자들이 단기물 동향에 놀라 허겁지겁 채권을 내다팔던 사이 장단기 금리차가 연중 최저수준으로 좁혀졌다.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장기금리가 상대적으로 안정됐던 해외사례 등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될 수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8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5.26%, 국고채 5년물 금리는 4.98%로 두 종목의 금리차는 연중 최저인 0.28%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국고채 10년물과 3년물 금리차도 0.52%포인트로 연중 최저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10년물-5년물 스프레드가 좁혀진 것은 금리인상 가능성, 투신사 환매 등으로 단기물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투자자들이 중장기물에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리인상이 수익률곡선 평탄화로 이어질 수 있어 국내 채권시장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보험사 한 채권운용담당자는 "추세를 봤을 때 미국처럼 가는게 아닌가 싶다"며 "지금 10년물과 5년물 스프레드는 이제 누워버린 상태고 당분간은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호주와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지난 2002년 이후 금리를 올린 국가를 보면 금리인상 뒤 이들 국가의 수익률곡선은 평탄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의 경우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수수께끼`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10년물 금리 하락폭이 컸다. 이 같은 이유로 김경록 미래에셋투자신탁 본부장은 지난 22일 이데일리에 기고한 `콜금리 인상과 수익률 곡선` 칼럼에서 "정책금리를 인상하면 수익률 곡선은 평탄화될 것이며 장기금리로 갈수록 그 정도는 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금의 10년물 수요는 이자율스왑(IRS) 시장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IRS 10년물 금리가 떨어지면서 본드-스왑스프레드가 20bp 이상 역전됐고, 이 때문에 고평가된 IRS 10년물을 페이하고 저평가된 국고채 10년물을 매수하는 시도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당장 은행이 국채선물을 3000계약 이상 순매도하고 있는 것도 국고채 10년물 매수와 IRS 10년물 페이, 선물매도가 엮인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투신사 한 관계자는 "본드-스왑 스프레드를 볼 땐 10년물이 가장 매력적"이라며 "최근 2년내 최대로 벌어진 것은 그 구간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국고채 10년물 롱 수요가 있을 수 있으며 이 경우 IRS 10년물을 페이하거나, 국채선물을 매도하는 전략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2005.09.28 I 이학선 기자
  • (특파원리포트)뛰는 유가, 바빠진 미국 정가
  • [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허리케인 리타 위협을 받으면서 미국의 기름값이 다시 뛰고 있다. 리타가 오기 전에도, 카트리나 이전에도 기름값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비싸져 있었다. 휘발유를 넣기가 `고통 스럽다(gas pain)`는 말까지 나온다. . 원성이 비등하자 정치인들이 바빠졌다. 이런 때 침묵하고 있으면 정치인도 아니다. 제대로 한 번 뜰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가격 상한제 하와이주 의회가 이달부터 `도매가격 상한제`라는 법을 도입했다. 그러나, 성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정부가 규제하는 가격 가이드라인이라는게 대개 그랬듯이 값을 한껏 올리는 면죄부를 준 꼴이 됐다. AAA에 따르면 21일 현재 하와이주의 무연 보통 휘발유 소매가격은 평균 3.469달러로 미국 평균치보다 25.9% 높다. 일년전, 법이 시행되기 전에도 26.0% 더 비쌌었다. 한 달 전에는 8% 더 비쌌을 뿐이었다. 석유회사 담합 조사 이제는 비난의 화살이 석유회사로 모아졌다. 민주당 소속의 주지사 8명은 "정유사들이 카트리나로 인한 국가적인 비극을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조사를 청원했다. `부당` 여부는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어쨌든 석유회사들이 큰 돈을 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세계 최대의 상장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의 경우 올 상반기에만도 순이익이 38% 증가했다. 어떤 언론은 `Gas Pains, Big Oil Gains(국민들이 기름값으로 고통받는 동안 석유 대기업들은 돈을 벌고 있다)`라며 춘향전의 한 대목(歌聲高處 怨聲高)처럼 운율을 만들었다. 미국의 경쟁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즉각 담합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빌 락카이어는 벌써부터 담합 혐의를 조사해 온 인물이다. 2003년의 경우 캘리포니아 휘발유값에서 차지하는 정제마진의 비중이 14.4%에 달해 다른 주의 평균치인 6%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담합을 입증할 만한 물증(smoking-gun evidence)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석유회사 폭리 환수 폭리는 폭리인데, 불법행위는 아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세금을 더 매겨 환수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갤런당 40마일`이라는 친환경 자동차 운동단체가 천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9%가 "유가급등으로 생긴 정유회사들의 `가외수입(windfall profits)`을 세금으로 거둬들여 대체에너지 연구에 쓰자"는 항목에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상반된 결과의 조사도 있었다. 금융시장 전문 뉴스채널인 CNBC의 온라인 설문에서는 56%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기자도 반대를 찍었다. 돈을 많이 번다고 세금을 더 매긴다면, 적자를 낼 때는 당연히 정부가 돈을 대줘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유회사들로서는 공장을 더 지을 필요를 느끼지 못할 테다. 이런 공세들은 주로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다. 민주당은 카트리나 늑장대응으로 한 방 먹은 부시 행정부를 계속 몰아부칠 호기로 삼고 있다고 한다. 세금 인하 공화당 쪽에서는 전매특허인 `세금 인하`를 들고 나왔다. 정유회사 뿐 아니라 정부도 유가 급등으로 횡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름값이 오르는 만큼 정률로 받는 세금의 수입도 크게 증가하게 되는데, 뉴욕주 상원의 공화당 의원들은 세금이 일정액 이상으로는 오르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주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이 받아들일 생각을 않고 있다. 세금인하로 기름값 부담을 낮춰주면 석유수요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있고, 세금이 줄어든 만큼 정유업체들이 기름값을 더 인상해 뱃속을 채월 수도 있다는, 나름대로 일리 있는 반대논리를 펼치고 있다. 언 발에 오줌 누듯이 이런 저런 응급처방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렇듯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약발을 낼 것 같아 뵈는게 없다. 차라리 3년, 5년, 10년이 걸리더라도 기름값에 휘둘리지 않고 살 수 있게 할 무엇인가를 서두르는게 어떨까. 3년전, 5년전, 10년전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죄값은 지금부터 치르기로 하고.
2005.09.23 I 안근모 기자
  • (오정석의 환율定石)印尼발 외환위기 `기우`일까
  • [이데일리 오정석 칼럼니스트] 지난달말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움직임을 보면서 가슴이 철렁했다. 달러/루피아 환율은 올들어 서서히 상승폭을 늘리며 4월 9700루피아를 기록한 뒤 6월까지 9500루피아선으로 물러났으나 7월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재개했다. 중순무렵 9800루피아를 넘어섰고 지난달 22일 1만루피아를 돌파했다. 달러/루피아 환율이 1만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5월 9000루피라로 올라선지 1년 3개월여만이고 2002년 3월 이후 3년 5개월만에 처음이다.지난달말 10775루피아를 정점으로 달러/루피아 환율은 최근까지 10000루피아 부근에서 다소 안정세를 회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제외환시장에서는 루피아화에 대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계속 보내고 있다. ◇ 8월 아시아를 긴장시킨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8월말 인도네시아 루피아 환율 움직임이 일순간 아시아 지역을 긴장시켰다. 바로 97년 이 지역을 휩쓴 전대미문의 외환위기를 떠오르게 했기 때문이다. 루피아화는 97년 당시에도 우연의 일치인지 7월 중순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인 이후 8월 말을 기점으로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인도네시아에 외환위기를 불러왔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급락세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유가보조금의 지급 급증에서 출발하였다. 물론 유가보조금 지급이 늘어난 것은 국제유가의 끝모르는 상승 행진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현 수준에서 안정된다고 해도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유가보조금으로 140조루피아(약 143억달러)를 지급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재정부담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IMF는 97년 외환위기 직후 인도네시아 정부에 이러한 보조금 지급을 줄일 것을 권고했으나 문제가 불거진 최근까지도 유가보조금 지급은 계속 이어졌고 결국 이것이 다시 화를 부른 셈이다. 루피아화 급락세에 대처하여 인도네시아 정부는 단기금리를 세 차례에 걸쳐 인상했고 외환시장 직접 개입을 선언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전개하여 다행스럽게도 루피아화는 8월말 이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유가보조금 축소 또는 폐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 루피아화 폭락이 언제든지 재발할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 사실 유가보조금 지급은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나머지 아시아 국가들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이들 국가에서의 유가 안정과 소비증대에 어느 정도 기여해 왔다. 최근 문제가 불거지면서 아시아 諸 국가들은 유가보조금 지급을 축소 또는 재검토하는 단계에 있지만 이것이 정치 경제적 문제이다 보니 섣불리 결정을 못하고 있다. 보조금 축소 또는 폐지가 자국내 정치적 기반을 약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수 있고 소비위축을 불러와 결과적으로 국내 경제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한 시점에서 보조금을 축소한다는 것은 집권세력에게 있어서 거의 정치적 자살행위가 될 수 있어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 97년같은 위기 확대 가능성 희박 그다지 주목 받는 경제권이 아닌 인도네시아에서의 일련의 사태를 되돌아보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97년 외환위기라는 안 좋은 추억 때문이다. 97년 7월 태국에서 시작하여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거쳐 한국을 급습한 외환위기는 한 국가에서 발생한 위기에 인접한 주변 국가들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전염효과(contagion effect)의 전형을 보여주었고, 최근의 루피아화 폭락은 97년과 동일한 경로를 통해 외환위기가 확산될 가능성에 시장에는 아연 긴장감이 감돈 것이다. 일단 97년과 같은 사태가 재발될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이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외환위기라 칭할 정도의 폭락세를 보인 것은 아직 아니고 무엇보다도,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주변 국가들의 방어능력이 그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향상되었다는 것이 그 근거로 언급된다. 97년 경험에 따른 학습효과도 이제는 가만히 당하고 있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원천으로 작용하는 듯 싶고, 아시아 국가들의 펀더멘탈이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 국제투기세력들에게 아직 공격의 빌미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위기의 재발 가능성을 낮춰 준다. 특히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이 2067억달러(8월말 현재)에 달하고 있고 그동안 뼈를 깎는 노력으로 금융시장 개혁 및 경제 체질 개선을 어느 정도 완료하였기 때문에 아시아 그 어느 나라 보다도 위기에 대한 내성이 강해졌다고 감히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미리 대비해서 나쁠 건 없다 여러가지 주변 여건을 살펴봤을 때 한국, 나아가서 아시아 지역에 외환위기의 광풍이 다시 휘몰아 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97년과 같은 외환유동성 문제도 전혀 없으며 기업들의 재무적 안정성 제고로 대기업들의 부도 가능성도 제로(0%)에 가깝고 자본유입세가 갑자기 역전될 이유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외환위기라는 용어를 쓰는 것 자체가 쑥스럽기까지 하다. 괜히 불안 심리를 조장하는 것 같아서 이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망설여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일말의 불안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데, 그것은 바로 외환위기의 역사와 속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97년이 처음이자 (현재까지는) 마지막이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이미 1880년대부터 외환위기를 포함한 금융위기가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주기적으로 뒤흔들었고, 70년 1월부터 2002년 2월까지 20개 국가(선진국 포함)에서 발생한 외환위기 횟수가 무려 96회에 달한다는 연구보고서도 있을 정도로 경제학계에 있어서 외환위기는 결코 낯선 용어가 아니다. 또한 외환위기는 펀더멘탈이 악화되었을 때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펀더멘탈과 상관없이 찾아오기도 하며 경제구조가 유사한 인접국가의 위기가 전이되기도 하는 등 그 발생 원인이 다양하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는 등 정형화된 모습을 보이질 않아 예측이 어렵고 그 피해는 우리가 경험했듯이 상상을 초월한다. 일반적으로 라틴 아메리카를 비롯한 개발도상국가에서만 발생하는 줄 알았던 외환위기가 92년 EMS 외환위기를 통해 선진국들 역시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고 고도성장을 거듭하면서 위기와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었던 아시아 국가들도 97년에 위기에 직접 노출됨에 따라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외환위기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도 확인된 바 이러한 사실들을 상기한다면 과연 우리가 외환위기의 재발 가능성을 무시할 수 있을 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97년 외환위기가 발생한 지 벌써 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8년 이라는 시간 동안 위기가 재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외환위기가 2~3년의 기간을 두고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라틴아메리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위기 관리능력이 우월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배럴당 70달러선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도 60달러대 초반으로 안정세를 되찾았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체력도 양호하므로 외환위기는 당면 현안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앞서 지적하였듯이 외환위기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으며 때로는 별다른 징후 없이 찾아온다는 점에서 외환위기가 발발한 지 8년이 지난 지금 이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다시 한 번 살펴 보고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은 결코 시간낭비가 되지 않을 것이다. 위기를 야기할 만한 임박한 위협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8월말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움직임은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고 그것이 다시 위기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서서히 막을 내려가는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over-lending cycle의 종언과 자본유입이 갑자기 중단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선적인 관심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외환위기를 포함한 금융위기는 상당히 오랜 기간동안 연구되어 왔고 많은 진전이 있었다. 학계에서는, 60~70년대 라틴 아메리카 외환위기를 설명하기 위한 `1세대 모형`과 90년대 초 EMS 외환위기를 계기로 제시된 `2세대 모형`, 그리고 94년 멕시코 환율불안이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로 전염된 데킬라 위기(Tequila crisis)와 97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설명해 주는 `3세대 모형` 등이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예측능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기는 하지만 계량분석을 이용한 외환위기 예측모델도 상당수 나와 있다. 앞으로 기회가 닿는 대로 이에 대해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 (KB선물 투자전략팀장)
2005.09.13 I 오정석 기자
(르포)"개성이 열렸다"..버스 타고 개성 가다
  • (르포)"개성이 열렸다"..버스 타고 개성 가다
  • [개성=이데일리 좌동욱기자] 26일 오전 8시 도라산역 CIQ(출입국사무소). 15대의 버스가 줄지어 DMZ(비무장지대)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개성. 경의선 도로는 왕복 4차선으로 새로 포장돼 있었다. 북측 방향으로 송악산이 보였다. 전날 폭우가 쏟아진 탓에 시야가 선명했다. 송악산은 병풍처럼 개성을 두르고 있었다 동승한 북측 안내원 김철호씨는 "송악산은 임신한 여인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누워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8시25분. 출입국 절차를 위해 북측 CIQ에서 하차했다. 방북단 중 최고령자인 송한덕(97, 남)씨는 55년만에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았다. 개성이 고향인 송 씨는 1950년 12월 1.4 후퇴 때 가족 8명과 함께 남으로 피난 왔다. 큰 형과 조카들은 고향에 남았다. 송씨는 "꿈만 같다"며 "개성 시내가 벌써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최문식(82, 남)씨는 부인인 이필호(78, 여)씨와 아들인 최광남(47, 남)씨와 동행했다. 최 씨의 고향은 황해도 해주다. 최씨 가족은 1.4 후퇴 때 형과 아버지만 남으로 내려왔다. 어머니와 누이동생, 형수, 조카들은 포탄이 떨어지는 통에 함께 내려오다 황해도 해주로 돌아갔다. 최 씨는 "개성에서 차로 1시간이면 해주로 갈 수 있다"며 "죽기 전에 고향 땅에 한발이라도 더 가깝게 가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제일 보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눈에 눈물기가 서렸다. 8시 45분. 출입국 절차가 끝났다. 15분쯤 차로 달리니 개성 시내가 나왔다. 70km의 거리를 차로 오는데 2시간 45분이 걸렸다. 개성 시내는 한가했다. 자동차는 거의 볼 수 없었다. 대신 자전거가 많았다. 곳곳에 `위대한 김일성 동지`로 시작하는 표어와 비석이 보였다. 백화점도 보였지만 사람이 거의 없었다. 심야영화를 선전하는 영화관도 눈에 띄었다. 건물은 대부분 3층~5층짜리였다. 이따금씩 10층 이상 고층 아파트도 보였다. 9시 16분. 첫 목적지인 고려 박물관에 도착했다. 북은 고려 시대 최고 교육기관인 성균관을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개성시 인민위원회가 세운 비석에는 "고려 성균관은 972년 창설됐으나 임진왜란 시기 소실돼 1602년부터 8년간 복구됐다"고 설명돼 있었다. 박물관 내 해설원들이 역사와 유물의 이해를 도왔다. 리옥란(40, 여 ★사진 왼쪽) 해설원은 "남측은 물론 중국, 일본, 독일, 오스트리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우리 역사를 설명해 왔다"며 "남한 관광객들은 특히 언어가 통해 강의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그녀는 24살에 송도대학 역사학과를 졸업한 후 15년째 이 일을 해 왔다. 고려 박물관에는 고려시기 역사 유물 1000여점이 전시돼 있었다. 고려시기 역사와 문화도 소개됐다. 박물관에는 익숙한 것과 낯설은 것들이 섞여 있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와 고려청자는 친숙했다. 단원 김홍도의 `씨름도`와 혜원 신윤복의 `단오풍정`의 그림도 눈에 금방 들어왔다. 반면 `노비를 사고 파는 값`이라는 표는 낯설었다. 고려시대 노비들이 소값보다도 싸게 팔렸다고 설명돼 있었다. 리옥란 해설원은 "젊은 여자들은 노비를 재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장 비쌌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을 관람한 후 선죽교로 향했다. 선죽교는 이방원이 고려 충신 정몽주를 살해한 장소로 알려져 있다. 다리는 길이 8.35m, 폭 3.3m로 자그만했다. 다리 밑은 도랑 수준의 개천이 흘렀다. 이 다리는 원래 선지교로 불렸으나 정몽주 사후 참대가 돋았다고 해 선죽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다리 한 켠에 S자로 핏빛 자국이 희미하게 보였다. 북측 안내원은 "정몽주를 기리기 위해 철이 함유된 화강암을 넣어 이런 자국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철이 산화돼 불그스레한 색으로 변했다는 것. 시간이 흐르자 방문객들은 하나둘씩 사연들을 털어놨다. 윤정덕(81, 남 ★사진 중앙)씨는 선죽교에서 어린 시절 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꺼내 들었다. 55년전인 50년 3월 1일에 찍은 사진이다. 윤 씨는 "선죽교에서 이 사진을 들고 와 사진을 꼭 찍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근엽(83, 남)씨와 최금순(82, 여)씨는 60여년 전 개성 `로맨스`를 털어놔 화제가 됐다. 이씨와 최씨는 43년 개성에서 중매로 만나 44년 개성 북구교회에서 결혼했다. 최씨는 "만월대에 올라 갈대밭에서 어머니 눈치를 보며 이씨를 만나 데이트를 즐기곤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선죽교 인근의 숭양서원에도 올랐다. 이곳은 정몽주의 넋을 모신 곳이다. 97세의 송한덕씨는 100여개의 계단을 기어이 올라가 정몽주의 혼을 기렸다. 점심식사는 선죽교 인근의 자남산려관에서 했다. 북한에서 호텔급으로 평가되는 숙소라고 김철호씨는 귀띔했다. 식단은 우메기, 두부, 잡채, 편육볶음, 개성찰밥, 계란, 나물, 떡 등을 차린 전통 한식이 나왔다. 북한산 맥주인 봉학맥주와 소주인 령통술(25도)도 준비됐다. 접대원 마금향(18, 여)씨는 "우메기는 떡을 기름에 튀긴 뒤 엿물을 적시고 사탕가루를 뿌려 만든 떳으로 개성 전통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식사 후 박연폭포로 향했다. 황진이, 서경덕과 더불어 송도삼절로 불리는 곳이다. 신선들이 산다고 해서 선폭(仙瀑)이라고도 불린다. 북한 지리부문 천연기념물 388호로 지정돼 있다. 천마산의 계곡물이 37미터 높이의 떨어져 내렸다. 전일 비가 많이 온 탓으로 유량이 많았다. 폭포 곁은 유난히 시원했다. 홍성덕 광주시립극국단 단장은 감흥을 못이겨 즉석에서 창을 불렀다. "박연폭포 흘러가는 물은 법사정으로 감돌아 든다...박연폭포 제아무리 깊다해도 우리네 정보다 못하더라" 덩실덩실 춤을 추며 창을 하던 홍 단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손을 잡고 흥을 유도했다. 순간 머뭇거리던 현 회장도 어깨춤을 추며 동참했다.(★사진 오른쪽이 홍 단장)현 회장은 "개성은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7년만에 어렵게 성사된 관광이어서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북측 CIQ에서 출입국 절차를 마친 시각은 오후 5시. DMZ는 약속된 시간에만 넘을 수 있다. 30분을 기다린 후 방문객들은 DMZ로 진입, 남으로 건너왔다.
2005.08.28 I 좌동욱 기자
  • 美, 고유가로 서민 가계 `시름`-WP
  •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알프레드 존스(48)는 몇개월 전만 해도 그의 애마 `마쯔다 MX-6`를 몰고 나가 고속도로를 내달리곤 했다. 그렇지만 최근 다니던 직장을 잃은 그는 드라이빙 취미를 포기해야 할 처지다. 치솟는 기름값때문에 통장 잔고가 바닥나버렸고, 이 때문에 차량 등록증을 갱신할 수도 없었다. 그는 아예 운전을 포기해버렸다. 미국내 중산층에게는 고유가가 약간의 불편일 뿐이겠지만, 중산층 이하 서비스업 종사자나 실직자들에게 고유가는 먹고 쓰는 비용을 줄여야만 할 정도로 생존을 위협하는 부담이 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다. 교외에서 차로 출퇴근하는 워싱턴 지역내 서민층이 고유가의 최대 피해자가 되고 있다. 이들은 교외에 집을 구하면서 지금처럼 기름값이 오를 줄은 꿈도 꾸지 않았다. 자가용 출퇴근은 그저 실용적인 선택이었을 뿐이었다. 워싱턴 지역 휘발유 가격은 지난 19일 기준으로 갤런당 2.67달러를 기록했다. 1년전보다 42% 가까이 올랐다. 워싱턴 지역 운전자들의 주간 평균 주행거리는 280마일로, 1갤런당 주행거리가 20마일인 차를 운전할 경우 일주일 기름값은 대략 37.39달러인 셈이다. 1년전에는 26.36달러에 불과했다. 이를 한달 비용으로 계산하면 1년전보다 기름값으로만 44달러 이상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때문에 시내로 출근해야 하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기름값 부담으로 다른 소비를 줄여야 할 처지다. 워싱턴 교외에 거주하고 있는 스톰 살레(44)는 "기름값이 오르는 걸 볼 때마다 가슴이 쿵쾅거린다"면서 "기름값 때문에 아이들 장난감이나 간식을 포기해야 할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4월 시내 벨츠빌에서 교외의 헌던으로 이사한 티파니 포터(24)는 이사할 당시만 해도 기름값 걱정은 하지도 않았다. 그저 6살과 3살인 두 아이가 범죄없는 환경에서 자랄 수 있기만을 바랬을 뿐이었다. 모기지론 전문가인 포터는 매일 헌던에서 벨츠빌로 자가용으로 출근하고 퇴근후에는 근처의 프린스턴 조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있다. 기름값이 오르기 전만 해도 그녀의 교외 출퇴근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그렇지만 기름값이 오르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포터는 결국 자가용 출근을 포기하고 대신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오전 5시에 집을 나서야 했다. 일주일이 조금 지난 지금 그녀는 앓아 누웠다.
2005.08.21 I 김현동 기자
  • (주식Cafe)나의 주식브로커는 하나님
  • [이데일리 김대환 칼럼니스트] 여름 휴가철이 다 끝나기는 했지만, 혹 늦은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해변가에 누워서 가볍게 읽을 만한 소설 두 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 하바드 대학의 경제학 교수였던 케네스 갈브레이드가 쓴 ‘테뉴어 받은 교수’라는 소설은주식시장의 비밀을 찾아낸 한 교수에 관한 이야기다. 제목에 나오는 ‘테뉴어’라는 말은 정기적으로 재임용 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는 교수직을 일컫는 말이다. 대학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게 조교수나 부교수에서, 정교수로 승진되고 나면 더 이상의 재임용 심사 없이 평생 고용이 보장되곤 한다. 테뉴어를 받고 나서야 교수들은 연구실적에 대한 부담 없이 자신들이 정말로 원하는 연구에 모든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갈브레이드의 소설 속 주인공은 테뉴어를 받기 전까지는 냉장고 가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다가, 테뉴어를 받은 후 여유가 좀 생기고 나서는 냉장고 가격에 관한 이론을 주식시장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얼마간의 연구 후 이 교수는 냉장고 가격에 관한 이론을 조금 수정하면 주가를 예측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이 교수가 주가 예측 이론을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식투자에 나섰다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이 교수의 투자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이 교수가 주식 A를 사면 많은 투자자들도 주식 A를 사 들였고, 이 교수가 주식 B를 팔면 많은 투자자들이 좇아서 주식 B를 팔아 치웠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상황에서는 주가 예측 이론이 맞건 틀리건 상관없이 이 교수는 ‘투자의 귀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교수가 주식 A를 사자마자 주식 A에 대한 매도가 갑자기 늘어나기 때문에 A의 주가는 치솟게 되고, 이 교수가 주식 B를 팔자마자 주식 B에 대한 매수가 갑자기 늘어나 B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게 된다. 즉 이 교수는 항상 낮게 사서 높게 파는 ‘천재성’을 지니게 된 거다. 교수가 엄청난 투자 수익을 올리자 미 정부의 증권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고, 결국 교수에게 주가 조작 혐의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가가 오를 것이란 걸 알고 남들보다 먼저 사고, 주가가 내릴 것이란 걸 알고 남들보다 먼저 팔았다는 혐의다. 증권가에서 쓰이는 용어로 이 교수는 ‘프런트 런닝’을 한 것에 해당된다.소설은 교수가 투자이익금을 전부 사회에 환원하고 주식투자를 더 이상 하지 않기로 정부와 합의하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경제학자가 쓴 소설이라 그런지 결말이 좀 밋밋하기는 하다.뉴욕에서 활동하는 컬럼니스트인 크리스토퍼 버클리와 존 티어니가 쓴 ‘나의 주식브로커는 하나님’은 수도승이 된 주식브로커의 이야기다. 고객의 돈을 마음대로 투자하다가 주가 폭락으로 큰 손실을 입고 회사에서 쫓겨나게 된 주인공은 수도원에 들어가 수도승이 된다. 그런데 수도원은 기부금이 줄어들어 큰 재정압박에 시달리고 있었고, 전직 주식브로커인 주인공은 수도원의 재정상태를 개선시킬 것을 주문 받는다. 이 때 수도승의 규율을 따라 성경을 읽던 주인공은 성경의 한 구절 한 구절이 사실은 신이 내려 준 주식 힌트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가령 사과가 떨어진다는 구절이 나오면 애플 컴퓨터의 주가가 떨어지는 식이다. 성경에서 얻은 주식 힌트로 주인공은 큰 돈을 벌게 되고 수도원도 부유해진다. 하지만 자금이 넘치던 수도원은 와인 판매라는 무리한 투자를 하다가 다시 파산 상태에 이르게 되고, 하늘에서 내려준 주식 힌트는 더 이상 작용하지 않게 된다. 신의 저주를 받은 것이다. 이 소설은 수도원이 와인 사업을 접고 수도원의 성격에 보다 부합하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끝난다. 수도원의 새로운 사업은 일종의 ‘최고경영자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재무관리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이 두 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써 오라고 했더니 반응이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학생들은 좀 `오버`해서 이 소설을 읽고 주식시장의 작동에 관한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종교적인 학생들은 신에 대한 불경이라며 읽지 않으려 하기도 한다. 그냥 재미있는 책 소개해 줘서 잘 읽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어쨌든 휴가지에서도 주식시장으로부터 마음을 뗄 수 없는 ‘중독성 투자자’들은 해변가에 누워 휴대폰으로 주가를 확인하는 대신에 소설이라도 읽으며 마음을 좀 식히는 것이 휴가의 본래 취지에도 맞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그냥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는 꿈을 꾸며 잠깐 낮잠을 자는 것도 아주 나쁘지는 않을 듯 싶다.[김대환 불가리아 아메리칸대학 경제학 교수]
2005.08.19 I 김대환 기자
  • (프리즘) 공정위 "재경부 말만 믿었다"?
  •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당정과 정재계가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금산법)` 개정안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부칙조항의 사전 인지 여부를 놓고 법안개정을 주도한 재정경제부와 기업 소유지배구조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간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개정안 부칙이 도마위에 오른 이유는 이 조항에 의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소유 허용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 사정은 이렇다. 지난 97년 3월, 재벌 금융사가 다른 회사 주식을 5% 이상 취득할 경우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받도록 한 금융산업 구조개선법(금산법)이 시행에 들어갈 무렵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8.5%를 가지고 있었다. 삼성생명은 금산법 발효 이후에도 삼성전자 주식을 사고 팔았고 현재는 7.25%를 가지고 있다. 금산법 시행 이전은 차치하고, 그 이후에 재벌 금융사가 감독기관 승인없이 5%가 넘는 다른 회사 주식을 거래해 5% 이상을 보유한 것은 금산법 위반에 해당한다. 재경부는 그러나 이번에 금산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부칙조항을 새로 만들어 논란이 돼 온 이 부분을 명확히 했다. 즉 97년 3월 금산법이 새로 제정돼 시행에 들어갈 당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5%가 넘더라도 이를 `보유한도`로 인정해 준다는 것.재경부로서는 금산법 제정 이전 보유지분에 대해 명확한 한도을 정해줌으로써 앞으로의 의결권 제한이나 취득제한 등 규제범위의 선긋기를 확실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셈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부칙조항은 삼성생명이 97년 3월 이후 삼성전자 주식 5% 이상을 승인없이 거래, 현재 7.25%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합법화시켜주고 있다. 부칙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법 시행당시 보유지분인 8.5%만큼은 합법적으로 의결권을 유지한 채 보유한도로 인정을 받게 된다. `삼성 봐주기`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재경부가 주도적으로 마련한 이같은 금산법 개정안에 대해 관련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가 불만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정위는 개정안에 새로 삽입된 부칙조항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안이 확정됐다며 불만을 슬금슬금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관회의와 국무회의까지 거쳐 통과된 정부 개정안에 대해 공정위가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부칙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내놓자, 정부안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온 시민단체와 여당 일부 의원들은 부처간 조율이라는 기본절차를 거쳤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형국이다. 공정위는 입법예고 뒤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등을 거치면서 신설된 부칙에 대해 명확하게 고지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공정위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초 재경부에서 개정안 초안을 받았을 때는 문제가 된 부칙내용이 없었고, 이후 차관회의를 앞두고 수정된 개정안이 당초안과 별로 달라진 점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재경부 개정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통과하도록 둔 것은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별한 변경내용이 없다고 전달받은데다 회의 자리에서 법안에 대한 별도 설명도 없었기 때문에 사전에 부칙내용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또 개정안 내용이 달라졌으면 신구조문 대비표처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표가 있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했다는 것. 재경부는 이에 대해 "차관회의 상정 전 수차례 부칙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통보했고 공정위가 참석한 가운데 차관회의가 이어 국무회의까지 거쳤는데도 잘 몰랐다는 것은 `직무유기`가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입법예고 때 없었던 부칙내용이 새로 삽입됐다고는 하나, 이제서야 부칙내용을 잘 몰랐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초안에 없던 부칙들이 회의를 거치며 포함된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차관회의 3일전에는 변경안을 통보해 관계부처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쳤는데도 이제와서 문제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재경부 관계자는 "수차례 문서를 받고도 자세히 살피지 않아 부칙 내용을 몰랐다면 그것은 공정위 책임"이라며 "게다가 변경안은 애초 입법예고안에 있던 부칙들을 별도로 분리해 좀 더 명확히 한 측면이 있는데도 제대로 파악못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수많은 안건이 올라오는 국무회의에서 특별한 문제제기가 없는데도 설명을 했어야 했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부칙 내용이 공정위 방침과 맞지 않는다면 그동안 진행됐던 많은 회의에서 지적했어야 옳았다"고 말했다. 또 "부칙 변경과 관련해서는 신구조문 대조표를 첨부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자 원칙"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과천 관가에서는 정부안에 대해 시민단체 뿐 아니라 여당에서도 삼성 특혜성 법안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삼성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공정위가 뒤늦게 궁핍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는게 아니냐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부 일각에서는 "누워서 침뱉기"라는 거친 표현으로 공정위의 변명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05.08.08 I 최한나 기자
  • [이경은기자의 쏙쏙 재테크]초고속 인터넷 재계약만 하면 ''누워서 할인''
  • [조선일보 제공] 이경은기자 diva@chosun.com <!--E_ARTICLE_AUTHR--><!!--bodystart--><!--S_ARTICLE_CONTS-->초고속 인터넷 약정 할인, 체크해 보셨나요? 얼마 전 신문에서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이 치열한 고객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A업체에서 B업체로 옮기면 이용 요금도 깎아주고, 사은품도 듬뿍 준다는 내용이었어요. 무심코 저도 통신비를 확인해 봤는데 월 2만8500원(모뎀료 제외)이었습니다. 케이블TV 등에서 파격가에 제공하는 인터넷 요금보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KT에 문의해 봤죠. 그랬더니 첫 가입시 약정기간을 1년으로 정했기 때문에 2001년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5% 할인만 받았다는 겁니다. 통신업체는 따로 약정기간 만료를 고객에게 알려 주지 않으며, 고객이 스스로 알아서 약정기간 재계약을 할 경우에 한해 15%까지 깎아 준다는 겁니다. &nbsp;가령 2004년 1월에 1년 약정으로 시작했으면 2005년 1월이 약정기간 만료입니다. KT메가패스 라이트의 경우, 월 요금은 5% 할인된 2만8500원이죠. 그런데 약정 만료 시점에서 1년 더 사용하겠다는 추가 약정을 맺으면, 10% 할인된 2만7000원으로 떨어집니다. 하지만 약정 만료가 되어도 저처럼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다음해에도, 또 그 다음해에도 요금은 계속 2만8500원이 빠져 나갑니다. 저는 당장 약정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바꿨습니다. 요금은 2만5500원으로, 바로 3000원이 줄더군요. 하지만 갱신을 하지 않은 기간까지 소급 적용은 안 된다고 합니다. 3년 동안 10만원 정도 손해를 본 셈이네요. 하나로텔레콤도 약정 기간별(1~3년)로 할인율이 3%, 5%, 10%로 각각 다릅니다. 약정기간 도중에도 계약 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니 확인해 보세요. 아울러 이들 회사 모두 약정기간을 채우지 않고 해약하게 되면, 기존에 받았던 할인액은 모두 토해내야 하니 유의하세요.
  • 온라인 기부활동 확산
  • [edaily 좌동욱기자] 인터넷 매체를 이용한 기부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17일 인터넷 포탈업체인 야후코리아,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과 함께 야후코리아 사이트내 온라인 기부 사이트 `야후! 나누는 마을-나누里`(가칭)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이 사이트는 어려운 이웃들의 사연을 전달하거나 꿈과 희망을 주는 따뜻한 뉴스를 게재해 네티즌들이 해당 페이지에서 곧바로 후원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한화석유화학(009830)은 네티즌들이 일정 금액을 기부할 경우 일정 비율의 금액을 지원하는 `매칭 그랜트 제도(Matching Grant)`를 도입해 기부활동을 지원한다. 한화석유화학은 기사당 최대 300만원까지 기부금을 후원할 수 있도록 했다. 월드비전은 기부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후원자 선정과 후원금 집행 등에 관련한 모든 업무를 웹사이트에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경매 업체인 `옥션`도 지난 2일 자선단체들의 인터넷 매장인 `사랑의 e가게` 1호점을 열었다. 옥션은 `옥션스토어`(stores.auction.co.kr) 사이트내 각 자선단체가 단독 매장을 내고 판매금을 자선활동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사랑의 e가게` 개설과 운영에 들어가는 이용료, 수수료 등 비용을 면제해 주고 지속적인 이벤트를 지원함으로써 온라인 기부활동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온라인 기부활동은 인터넷 매체의 신속성과 기부의 편의성, 익명성 등이 어울려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아시아 지진해일 피해 당시에도 아마존 닷컴 등의 미국 인터넷 업체들은 온라인 기부 활동을 적극 펼쳐 대규모 기부금을 유치한 바 있다. 월드비전 김이경 간사는 "어려운 이웃들에 관한 네티즌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지만 이를 직접적인 사회 기부활동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국내에는 아직까지 마련되지 못했다"며 "지역, 성별 등을 초월해 기부활동을 펼칠 수 있는 온라인 기부는 앞으로 기부 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5.05.17 I 좌동욱 기자
  • (edaily 리포트)사회주의 똥, 자본주의 똥
  • [edaily 안승찬기자] 최근 수도권의 공장 허용 문제를 두고 경기도와 정부간의 마찰이 있었습니다. 외국계기업 3M은 공장 착공식이 무산될 뻔 했지요. 정부가 한발 물러나면서 사태는 급속히 수습됐지만, `균형적 개발`이라는 논리와 `기업 경쟁력`이라는 논리가 맞부딪치는 전형적인 사례여서 고민들은 여전히 남습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했던 산업부 안승찬 기자는 다소 씁쓸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사회주의 밥을 먹고 있지만, 자본주의 똥을 눈다. 그러나 한국은 자본주의 밥을 먹으면서도 사회주의 똥을 누는 것 같다" `별안간 왠 똥이냐`며 반문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얘기는 최근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한 중국 지방정부 관료로부터 들은 것입니다. 중국은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더 자본주의적`인 모습이죠. 중국의 지방정부가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외자유치 경쟁은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외자유치를 위해 각종 세제 혜택을 비롯해 토지 제공, 현지 자금 조달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며 세계의 유수 기업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 공장을 설립한 H회사의 경우를 볼까요. 공장 부지의 경우 지방정부가 20년간 무료로 임대해 줍니다. 도로를 정비했을 뿐 아니라 국제선까지 들여놓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현지 금융권을 통해 저리로 10억달러까지 조달해줍니다. 당시 H회사의 중국 진출과 관련해 기술유출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회사측은 "당신이라면 이렇게 좋은 조건을 거부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했었죠. 심지어 중국 지방정부 관료들의 경우 외자유치의 성과에 따라 중앙정부로부터 인센티브까지 받는다고 하더군요. 중국이 얼마나 외자유치에 신경쓰는 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죠. 중국이 현재와 같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데는 중국의 값싼 노동력 때문만은 아닌 셈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상황은 어떤가요. 최근 수도권 외자유치 문제를 둘러싸고 경기도와 정부간의 마찰이 있었습니다. 외국투자 기업에 대해 수도권 공장 신·증설을 허용해야한다는 경기도의 입장과 수도권의 개발난립을 막아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이 엇갈린 거죠. 물론 손학규 경기도 지사와 정부간의 정치적 힘겨루기의 모양새가 됐지만, 어찌됐든 정부가 한발 물러나면서 수도권 공장 허용쪽으로 가닥이 잡혔습니다. `국토를 균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논리에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또 하나둘씩 예외를 두다보면 결국 원칙이 무너져 통제가 어려워진다는 하소연에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그러나 수도권의 과밀집화를 해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힘겹게 키워놓은 첨단 산업의 발전을 지켜주기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경기도에 한참 공장건설을 진행중인 L회사 임원은 이런 말을 들려주더군요. "여러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를 선택한 것은 회사 입장에서 가장 합리적이기 때문입니다. 행정 편의를 위해 아무런 인프라도 없는 지역으로 갈 바에는 차라리 중국으로 진출하는게 낫겠죠. 회사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국내 공장을 세울 이유가 뭐가 있겠습니까" `모든 선택에는 비용이 따른다`고 했던가요. 사회주의 똥이건, 자본주의 똥이건간에 어차피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과연 얼마나 좋은 선택을 했느냐`를 끊임없이 되묻는 것이겠죠. 정부도 경기도도, 기업도 다시한번 곱씹어 볼 대목입니다.
2005.05.12 I 안승찬 기자
  • `9만9천원` 제주도 여행상품 어떨까?
  • [edaily 피용익기자] 9만9000원에 제주도를 2박3일 여행할 수 있는 여행상품이 등장했다. 지금까지 소개된 제주도 여행상품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캉스여행사는 2일 "지난달부터 9만9000원에 제주도를 여행할 수 있는 `제주 타이타닉 투어` 여행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주5일 근무제 실시와 항공료 인상 등에 따라 뱃길을 이용한 저비용의 제주 관광 여행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캉스여행사가 내놓은 초저가 여행상품은 월·수·금 오후 7시에 인천항을 출발해 다음날 아침에 제주도에 도착, 하루 동안 관광한 후 다시 저녁에 배를 타고 다음날 오전 인천에 돌아오는 코스다. 선상에서 2박을 하게 되므로 실제로 제주도에서 머무는 기간은 한나절이다. 인천항에서 제주항까지는 6000톤급의 카페리선 `오하마나호`를 이용한다. 그러나 영화 `타이타닉`에 나오는 호화 유람선을 생각하면 안 된다. 일본에서 10년 사용한 배를 들여와 다시 4년 남짓 사용한 선박이라 다소 낡았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 여행상품으로 배를 탄 사람들은 3등실을 이용한다. 군대 내무실처럼 여러명이 일렬로 누워 잠을 자야 하는 구조의 단체실이다.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 잠을 자기가 불편한 사람들은 예약시 3만원을 추가로 내면 침대가 있는 2등실을 준다. 인천에서 제주까지의 항로는 1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운항중 선상에서는 레크리에이션, 라이브 공연, 불꽃놀이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아침에는 제주도의 일출을 선상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선상에서는 출발 당일 저녁식사와 다음날 아침식사가 무료 제공된다. 밥과 국에 김치, 나물 등이 반찬으로 나온다. 돌아오는 배에서는 5000원을 내야 저녁을 먹을 수 있다. 또는 선상 편의점에서 라면 등으로 끼니를 대신할 수도 있다. 제주도에 도착하면 한라산을 등반하거나 제주 시내를 관광하게 된다. 제주 시내 관광은 소인국 테마파크, 상황버섯 농장, 외돌개, 섭지코지, 유채꽃 촬영지, 제주공예마을, 해수 사우나 등의 코스로 짜여 있다. 등반 및 관광이 끝나고 인천행 배에 승선하기 전에는 내국인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 `제주 타이타닉 투어` 여행상품은 선상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단체 관광객에 적당하다. 다만 화려한 호화유람선을 타고 우아한 선상파티를 즐기는 `영화같은` 상상을 하면 곤란하다. 9만9000원 초저가라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여행이 즐겁다.
2005.05.02 I 피용익 기자
  • 문희상과 추미애의 <잡보장경>
  • [오마이뉴스 제공]국회의원실을 방문했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의미있는 구절을 적어놓은 액자들을 마주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보이지 않게 의원들의 초심을 일깨워주는 풍경소리 같은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각 의원실의 문자향을 하나씩 건져올려 그것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먼저 각당 대표의 의원실부터 찾았다. 이 연재가 "낭만이 없어진 정치판"에서 목을 축일 수 있는 한모금의 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과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평소 불경 <잡보장경(雜寶藏經)>을 애송한다는 점이다. 문 의장의 의원회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른쪽 벽에 <잡보장경>의 일부 구절이 담긴 액자가 걸려 있다.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며/이치가 명확할 때 행동하라/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역경을 참아 이겨내고/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라/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 문 의장 "잘 나갈 때 조심하라" 문 의장이 <잡보장경>을 처음 접한 것은 1998년 초겨울이다. 당시 브라질로 연수를 떠난 문 의장은 현지에 살고있는 지인의 집에 걸려 있던 <잡보장경>을 발견했다. 문 의장은 당장 지인에게 똑같은 것을 구해달라고 간청했다. 마침 액자에 담겨 있던 <잡보장경> 구절은 지인의 처제가 쓴 것이어서 문 의장은 손쉽게 똑같은 액자를 구할 수 있었다. 문 의장은 "글귀가 너무 좋아서 내가 얻어온 것"이라며 "내가 중요한 일을 하는 사무실에는 늘 이 액자를 걸어놓고 가슴에 새긴다"고 말했다. 사무실은 바뀌어도 걸어놓는 액자는 바꾸지 않는다는 것. 문 의장에게 <잡보장경>은 한 마디로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뜻이다. 문 의장은 "전체 구절 중 하나도 빼놓을 게 없다"면서도 "특히 당 의장 취임 후에는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는 구절이 가장 가슴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 초대 비서실장 시절인 2003년 11월, 문 의장은 청와대 직원들에게도 <잡보장경>의 구절을 소개했다. 노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걸고 국민들의 재신임을 받겠다"고 선언한 지 한 달이 채 안된 시점이었다. 문 의장은 당시 청와대 내부통신망(CUG)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들은 정치적 기류에 촉각을 곤두세우거나 민감해지지 말고 맡은 바 직무를 또박또박 챙기고 뚜벅뚜벅 나가야 한다"며 "외부에 나가서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행위를 일절 금지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의장은 이 글 말미에 <잡보장경>의 구절을 첨부하고 청와대 직원들의 신중한 처신을 강조했다. 추미애 전 의원이 <잡보장경> 구절을 인용한 까닭은? 추미애 전 의원이 암송했던 <잡보장경>의 의미는 문 의장의 그것과 다소 차이가 있다. 추 전 의원은 지난해 노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인 3월 1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잡보장경>을 꺼내들었다. 거센 탄핵 후폭풍과 민주당 내분 사태의 한복판에서였다. "우리의 기대가 실현되지 않아도/아직 우리의 기도와 꿈이 이루어지지 않아도/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한 번도 쓰러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쓰러질 때마다 일어나는 것이다."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미국으로 날아간 추 전 의원은 지금 <잡보장경>의 구절을 되새기며 "재기"를 꿈꾸고 있지 않을까?
  • 스왑금리 하락 지속..IRS커브 `눕고` CRS `서고`
  • [edaily 강종구기자] 스왑금리가 30일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급락이 지나쳤다는 경계심리가 있기도 했지만 내달 국채발행물량이 시장 안정을 고려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재차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현물시장과 국채선물의 분위기가 경기회복 지연 전망과 양호한 수급전망으로 매우 호전되면서 스왑금리에도 상승압력으로작용했다. 전날에 이어 수익률곡선은 평평해지는 모습이다. 그동안 미국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지나치게 기울기를 키웠다는 조정심리에 전날 산업생산 결과의 기대치 이하 등으로 자신감도 붙은 모습이다. 이자율스왑(IRS) 10년 금리는 전날보다 4bp(오퍼와 비드의 중간값으로 산업은행 호가기준) 하락한 4.70%를 기록한 반면 1년은 1bp 내리는데 그친 3.60%에 마감했다. 스왑스프레드는 전날 수준을 유지한 가운데 부분적으로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도 나타났다. 3년 스왑스프레드는 마이너스 5bp로 전날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2년은 통안채와의 거리를 1bp 좁힌 마이너스 -22bp로 좁혔다. 통화스왑(CRS)시장은 거꾸로 단기에서 더 낙폭이 컸다. 환율이 초반에 오른 상황에서 횡보를 하자 기업들의 선물환 헤지 관련 물량이 나왔다. 2년 크로스 금리는 전날보다 5bp 하락한 3.47%를 기록해 이날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1년과 3년 크로스는 3bp 내린 3.36%와 3.63%에 마감했다.
2005.03.30 I 강종구 기자
  • (FX전망)한달째 1000원선 유지..반등 노릴까
  • [edaily 최현석기자]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달러강세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이머징 마켓 증시에서 자금이 이탈해 미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외국인이 12일째 주식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 역시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달러/원이 반등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시점이다. 지난달 22일 1000원선으로 떨어진 이후 당국 방어노력 등으로 한달째 1000원선이 지켜진 점도 매수심리를 부추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기 회복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역시 원화강세에 대한 기대심리를 누그러 뜨리를 수 있는 요인이다. 여기에 고유가 행진이 멈추지 않는 점 역시 달러 매수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일머니가 유로를 선호하고는 있으나,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에 대비해 달러비중을 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수출 호조세 영향으로 매물공급이 지속될 수 있으나, 외국인 주식매도분과 배당금 역송금 수요 등으로 상쇄될 수 있는 데다 정유사 결제수요까지 가세할 경우 달러/원 고점 높이기 작업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하며 달러강세를 부추길 지 주목된다. 선물사들은 이날 저점 매수세 유입으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물 부담으로 박스권을 유지할 수 있으나, 지난주보다는 상승한 1000원선 후반에서 주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LG선물 = 지난주 서울환시는 1000원 하방 경직성 유효한 가운데, 1000-1005원의 박스권 움직임을 보였다. 특히, 지난 금요일에는 역외 매수세가 장중 내내 지속되며 주요 저항대인 10005원에서 마감함에 따라 금일 이 선의 상향 돌파에 대한 기대와 함께 2차 저항대인 1008~1010원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유가와 국내 주식시장에서 12일 연속 순매도(약 1.2조)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들의 동향, 그리고 금주로 예정된 미국의 FOMC에서의 금리 정책 스탠스 변화 기대감 및 이머징 마켓 불안 등의 요소는 이러한 단기 상승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금일은 저점 매수 관점의 접근이 유효해 보이는 가운데 저항대에서 출회될 네고 물량을 자발적 매수세가 얼마나 흡수할 지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예상범위: 1002~1008원.
2005.03.21 I 최현석 기자
  • (채권전망)⑤상당기간 금리인상 가능성 희박 -LG증권
  • [edaily 최현석기자] LG증권 서철수 애널리스트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채권시장에 이미 선반영됐으나, 일부에서는 기대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급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회복 기대에 따른 금리 상승에 대한 본격적인 조정이 가능하다는 것. 다만 당분간은 채권시장이 방어적 입장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4.2% 근처에서는 매수 가능하나, 3%대 진입시에는 이익실현도 괜찮다"며 "중립적 관점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LG증권=레인지 장세...중립 관점 경기회복 기대감은 이미 반영되었다고 보며, 다소간 앞서나가는 측면이 있을 수도 있다. 이미 여러 차례 밝혀 왔듯이 우리의 기본 입장은, 현 시점에서 예상되는 하반기 경기회복 강도를 감안할 경우 상반기 중 선반영 차원의 금리 고점은 4.2%대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 다. 주지하는 것처럼 연초부터 시작된 금리급등은 수급상 꼬임과 정책상의 불확실성 확대로 비롯된 측면이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어쨌든 간에 결과적으로 금리가 과도할 정도로 많이 올랐었다는 점이, (수급 꼬임이 해소되고 정책 불확실성도 크게 완화되었으나) 또 다른 한편으로 최근 들어 확대되어온 경기회복 기대감에 의한 금리 상승 압력을 이미 충분히 흡수해 버린 꼴이 되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최근 주식시장과 언론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경기회복 기대감이, 현실보다 ‘다소 앞서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소 앞서간다’는 것이지, ‘거꾸로 간다’는 것은 물론 아니다. 우리도, 내수경기가 바닥을 형성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지난 주 3월 금통위 직후 한은총재가 내린 꽤 긍정적인 경기 판단만큼은 아니지만 말이다. 사실, 내수경기 회복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실물 데이터는 아직 없다. 일부 데이터의 개선 조짐이 있고 선행지수의 상승 반전이 이제 처음 나타난 상황에 불과하다. 이러한 가운데, 심리지표들이 먼저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3월 지표가 3.5%까지 오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면(base-effect측면에서도 그렇고 9가지 구성요소의 동향을 봐도 그러하다), 채권시장이 설정해 놓은 81bp는 실물경기의 회복 가능성 지표 측면에서는 다소 과도하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이다. 요컨대 소비자기대지수는 81bp보다 큰 폭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고, 선행지수는 81bp도 많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황을 다소 도식적으로 정리해 보자면, 일반의 경우 기회복 기대감 > 채권시장 > 실물지표 의 순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앞서나가고 있는’ 일반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그것을 충분히 써포트 해 주지 못하는 실물지표들에 의해) 조정을 받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일단은 ‘앞서가는 기대감’의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상기한 바와 같이 채권시장은 이미 기대감을 선반영해 왔으나, 자꾸만 앞서간다면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채권시장 입장에서 당분간 ‘회복 기대감’은, 이미 반영되었다는 측면에서 방어되는 양상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기반영’에 대한 믿음과 ‘기대감이 조정을 받게 될 날’에 대한 기대가 버팀목이 될 것이다. 우호적 수급 여건이 경기측면의 껄끄러움을 누그러 뜨리고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양호한 수급 여건이 커다란 우군이다. 지난 주 언론에도 나왔지만, 주요 기물 중에서 실제로 유통되는 물량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연초 이후 계속되었던 손절매 끝에 지금은 곳간이 비어있는 곳들이 많다고들 한다. 최근에는, 금리 급등 결과 확보된 가격 메리트와, 적어도 상반기 중 고점은 확인한 것 같다는 안도감이 수요 우위의 장세에 일조하고 있다. 수급측면에서 보면 시장은 기로에 있는 듯 하다. 은행권이 매수행렬에 동참하느냐, 아니면 투신권이 이익실현에 나서느냐에 따라 (경기회복 기대감 측면에 의한 영향력을 중립으로 보았을 때) 지표금리가 3%대 안착하느냐 4.2%대까지 다시 밀리느냐가 결정될 것 같다. 그런데 단기적으로만 보자면 어느 쪽도 뚜렷한 움직임을 가시화하지는 않을 듯 하므로 당분간 3.90%∼4.20%의 레인지 장세를 예상한다. 신중한 매수 타진이라면 4.2%대에서, 캐리를 염두에 둔 매수세라면 4.1%대에서도 매수 가능하다는 3월 월간전략의 입장을 견지하며, 다만 단기적으로는 3%대 진입시 일부 이익실현도 괜찮다는 판단이다. 만일 조금 더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숏엔드 쪽에서의 급격한 스티프닝 결과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롤링 전략을 추천한다. 금리 인하는 몰라도, 적어도 인상 가능성은 상당기간 희박하다고 본다면, 만기 1년 혹은 1년 반 이하에 대한 롤링은 금리변동 리스크가 작으면서도 괜찮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2005.03.13 I 최현석 기자
  • 李부총리, 세번째 고비도 넘기나
  • [edaily 김수헌기자] 땅 투기 의혹을 받던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직접 기자들 앞에서 처음으로 사실관계를 해명했다. 국민들께 송구하고 죄송하다며 머리까지 숙였다. 편법을 할 의사가 없었지만 시비를 일으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거래과정에서 `불법`이나 `편법`이 `있었다`고 인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결과적으로 편법시비를 일으켜 유감"이라고만 표현했다. 사실 질문내용 중에 불법이나 편법을 따지는 것도 별로 없었다. 이 부총리로서는 불법과 편법여부에 대한 답변을 할 만한 질문이 없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이번 의혹의 핵심은 현지 거주자가 아니면 땅을 매입 등기할 수 없다는 법 때문에 위장전입하거나 명의신탁하는 방법 등을 동원해 불법 또는 탈법을 했는지 여부다. 이에 대한 명쾌한 해명이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 투기의혹에 대한 국민감정이 누그러질지는 미지수다. 또 국민들의 감정이 지속된다해도 이 부총리 거취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도 짐작하기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 부총리에 대해 전폭적인 신뢰를 강조하고 있다. 이해찬 총리도 마찬가지다. 청와대에서는 경제정책은 일관성이 중요하고, 이 부총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총리는 총리대로 `국민들의 동의`를 전제로 깔기는 했지만, 이 부총리를 그대로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공개발언했다.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앞으로 경기활성화를 위해 이 부총리가 짊어지고 있는 일들을 생각하면 청와대 입장도 이해할만하다는 여론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이 부총리가 고사끝에 지금 자리를 맡아 헌신하고 있는 것은 사실 아니냐"며 "이에 비하면 이번 사건은 크게 문제삼을만한 수준이 못된다"고 말했다. 설사 일부 불법이 있었을지라도 워낙 오래전 일이고, 땅을 장기보유한 것은 투기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여론도 일고 있다. 반면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치 않는 참여정부가 이런저런 이유를 달아 투기의혹을 받고있는 경제수장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은 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판도 있다. 특히나 시민단체들도 일제히 부총리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앞으로 이번 사건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케한다. 이 부총리 스스로도 이번 사건초기에 감정의 혼선을 상당히 많이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에는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를 만나 부총리직을 그만두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와 관련해 기자간담회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인정햇다. 일부 언론은 이 부총리가 서울대 법대 동창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아마도 이 부총리는 청와대가 생각보다 강한 어조로 재신임 의사를 확고하게 하고, 자신을 강력하게 필요로 하면서 사퇴의사를 누그러뜨린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은 3일 오전 정부부처 가운데 가장 먼저 이 부총리로부터 재경부 업무보고를 받고 매우 흡족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이 예정에도 없이 이 부총리와 오찬을 같이하며 경제현안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청와대 김영주 경제정책수석과 재경부 김광림 차관이 비슷한 시간에 동시에 기자들에게 전했다. 재경부 업무에 대한 칭찬도 꽤많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부총리 투기의혹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 부총리에 대한 청와대의 신뢰가 어느정도인지 짐작케하는 부분이다. 투기의혹이라는 뜻하지 않은 폭풍을 만난 이 부총리가 바람을 잠재우고 다시 경제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 부총리 스스로 사건 뒤 처음 언론 앞에 나선 만큼,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전적으로 여론향방에 달려있어 보인다. 여론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해명은 했는데, 납득된 부분은 없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에서 이 부총리의 위기는 이번이 세번째다. 부총리 임명후 초기에 국민은행 자문료 문제로 한번 시비에 휘말렸다. 또 386출신들, 이정우 청와대 정책위원장과의 시장경제 논쟁에서도 힘겨운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 세번째 고비는 국민 감정과의 싸움이어서 이를 넘어서기가 가장 힘들어 보인다.
2005.03.03 I 김수헌 기자
  • (정해근의 국제금융단상)춤판같은 시장을 …
  • [edaily] 엊그제 밤을 거의 새우다시피 하여 어제는 하루종일 정신이 몽롱하고 뒷골이 무거운 가운데 지내야만 했습니다. 차라리 무엇이라도 하면서 밤을 새웠더라면 오히려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자리에 누워 잠을 설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소름끼치도록 배운 하루였습니다. 밤새 열번 가까이 그것도 거의 30~40분 간격으로 전기가 끊겼다가 들어오고 그 와중에 현관에 붙은 인터폰이 울려 처음엔 술취한 이웃이 잘못 눌렀나 하다가 나중엔 누가 우리집을 집중적으로 괴롭히나 하다가 이거 진짜로 아파트 계단에 장난기 어린 귀신이라도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망상까지 해보았을 정도였습니다. 아침이 되어 전기실에 문의해보고서야 온 아파트가 다 잠을 못자고 난리가 났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단순한 해프닝으로 여기기엔 어제 하루가 너무 고통스러웠습니다. 전기는 당연히 안정적으로 공급될 것이란 기본관념이 무너지고 그게 불규칙하게 작동되어 일종의 고장(disorder)상태가 될 때 얼마나 우리의 삶을 괴롭힐 수 있는지를 겪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안사람과 그런 대화를 다 나눌 정도였습니다. 요즘 기계가 반란을 일으키는 공상과학영화처럼 문명의 이기들이 잘못 작동되었을 때 주는 혼란과 불편은 말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긴 영화 `이탈리언잡`에서도 의도적인 교통혼잡을 이용한 범죄가 주된 내용이었고 얼마전 미국에서의 정전상태에서의 치안부재도 그런 예일 것입니다. 어제 밤 미국에서는 앨런 그린스펀 의장의 이야기가 화두가 되었습니다.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작년 6월 이후 연방기금금리(Fed Rate)를 1.5%포인트나 인상했음에도, 최근 장기채권 금리가 떨어지는 것을 이해할 수 없으며... 장기채권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수수께끼"라고 말했답니다. 아울러 인플레압력이 낮은 수준이라고까지 했으니 오히려 그린스펀의 그말 자체가 수수께끼인 셈입니다. 단기금리야 시장의 수급과 정책적인 금리수준이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장기금리란 그야말로 시장의 기대가 가장 민감하게 반영된다는 측면에서 시장에서는 장기적인 경제전망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음을 읽고 있는 그린스펀으로서는, 물가안정(인플레이션 억제)과 함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루어야 하는데 장기적인 경제불안이 자칫 미국의 쌍둥이적자를 고정화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을 야기한다는 것이겠지요. 더구나 쌍둥이 적자가 미국의 낮은 생산성과 과도한 소비성향과 맞물려 있는 민감한 사항이다보니 금리를 올려 소비를 억제하려던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될 가능성도 있다보니 불안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또 그동안 미국으로의 자금유입이 감소되는 부작용을 초래함에도 국제무역시장에서의 균형달성이란 표제하에 추진되어오던 약달러정책을 통한 무역수지개선까지도 금리상승이란 절대적 재료앞에선 어쩔 수 없이 강달러로 전환될 수 밖에 없는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도 국내문제를 우선해야하는 처지가 안타까와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경제란 물풍선같은 것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한쪽을 죄면 다른 쪽이 튀어나오고 총량은 변함이 없는... 덕분에 그래도 말발은 먹혔는지 장단기 금리는 5~6bp 정도씩 올라가고(2년 3.4%, 10년 4.15%) 달러까지 속등했습니다.(엔 105.45, 유로1.3030) 그래도 우리 원화는 꿋꿋합니다.(1026원/달러) 자랑스러워해야 할지 아니면 외부의 변화나 충격에 반응하지 않는 경제적 문둥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제게 있어서 시장이란 춤판같아서 신명나는 음악이 있고 격렬하게 돌아가는 춤사위가 있어야 제격이 아닌가 합니다. 시장이 안정적이란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하고 결국 시장의 실패란 계획경제의 시작이란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의 활성화는 적절히 관리되고 있는 투기꾼들을 얼마나 잘 끌어들일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최근 불거졌던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혼란도 결국은 안정이란 미명에서 벌어진 부작용이요, 부동산시장에서의 숱한 문제점도 결국은 정부의 안정책에서 원죄가 시작되었던 것 아닐까요. 그제 한밤중의 전기고장(disorder)에 따른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의 실패 또는 고장이 초래할 엄청난 부작용과 혼란을 떠올려봅니다. 우리가 시장에서 추구해야할 화두는 안정과 균등이 아니라 조화와 균형속의 발전이란 사실을 말입니다. 더구나 오늘 아침 재정수지 악화가 지속되고 있고 향후의 경제불안으로 말미암아 개선이 불투명해 보인다는 이유로 다시 신용등급이 하락한 필리핀( BB2에서 B1으로 )을 보며 고장과 실패란 단어의 처절함을 다시 느껴봅니다. 당초 작년에 주요 기관에서 예측한대로 올해의 세계경제의 모습은 작년보다는 둔화되는 조짐입니다. 악재로 가정되었던 장기화될 것이란 고유가행진이나 중국위안화의 절상거부와 미국의 쌍둥이적자의 지속도 여전히 바뀐 것 없이 그렇고 그러하여 전반적인 성장이 작년수준에는 못미치는 모양입니다. 유럽의 성장률 발표나 일본의 내용도 기대에 미달하여 세계적인 물가불안에 금리상승 기조에 불안한 모습입니다. 작년에는 세계전체가 좋은데 비하여 우리나라만 죽을 쑨 해였다면 올해는 세계전체가 죽을 쑨다해도 우리만 좋을 수는 없을까 하는 꿈을 꾸어봅니다. (대우증권 트레이딩 영업본부장)
2005.02.17 I 정해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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