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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의 맛②] 푸른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귀향
- 가을이 깊어지면 남대천 갈대숲에 은빛물결이 출렁인다[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누구에게나 고향은 그리움이다. 수확의 계절, 시월이 오면 그리움도 들녘의 이삭처럼 무르익는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세찬 물살을 거슬러 남대천으로 돌아오는 연어의 회귀본능은 어떤 그리움보다 뜨겁다. 남대천 갈대숲이 은빛으로 출렁이고 어머니의 강으로 돌아온 연어가 산란을 시작하면, 남대천 일대는 단풍과 양양연어축제로 붉게 달아오른다. 이 가을, 핫 플레이스는 양양이다.양양8경에서 1경으로 꼽히는 남대천은 양양 남쪽을 흐르는 청정수역이다. 오대산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흘러드는 남대천은 영동 지역 하천 중에 가장 맑고 길어, 무성한 갈대숲에서 백로가 쉬는 풍광을 만나는 곳이다. 봄에는 황어, 여름에는 은어, 가을에는 연어 떼가 돌아오는 풍요로운 강이다. 지리적으로 바다와 강의 경계선에 있는 남대천은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연어 70% 이상이 강을 거슬러 오르는 대표적인 연어 회귀 하천이기도 하다.남대천으로 회귀하는 연어 떼회귀성 어류인 연어는 남대천에서 태어나 동해를 거쳐 오호츠크해와 베링해, 알래스카의 바다로 가서 3~5년간 성장한 뒤 남대천으로 돌아온다. 남대천 갈대가 은빛 물결을 이루면, 바다에서 강으로 물살을 거슬러 오르며 천신만고 끝에 돌아온 연어가 남대천에 산란한 뒤 생을 마감한다. 연어는 산란기가 다가오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고, 암컷과 수컷 모두 혼인색을 띠며, 먹이를 먹지 않는다. 짝짓기를 마친 연어는 강에서 죽고, 그 강에서 부화한 새끼가 이듬해 바다로 긴 여정을 떠난다.양양연어축제는 설악산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양양 시내 남대천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에 가장 인기 있는 연어 맨손 잡기 체험은 10월 16일까지 인터넷으로 선착순 접수한다. 참가비는 3만 원(초등학생 이하 2만 5000원, 5000원 상품권 지급)이고, 체험은 평일 2회(오후 2·3시), 토요일 5회(오전 11·12시, 오후 2·3·4시), 일요일 5회(오전 10·11·12시, 오후 2·3시) 진행한다. 1인당 연어 한 마리로 제한하고, 장갑을 제공한다. 축제 당일 현장 접수는 체험 한 시간 전에 시작한다.남대천 연어축제 소원등달기인터넷 예매가 일찌감치 매진되는 연어 맨손 잡기 외에도 연어 탁본 뜨기, 연어열차 생태 견학, 연어 소원 등 달기 등 흥미로운 체험 거리가 많다. 남대천 하구 코스모스 공원에서는 버스킹이 수시로 진행되어 흥겨움을 더한다. 맛 체험 행사장에서는 양양의 토속 별미와 담백한 연어 음식을 맛볼 수 있다.연어가 어떻게 그 먼 바다까지 갔다가 모천으로 돌아오는지 궁금하다면, 남대천 하류 손양면 송현리에 있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를 찾아보자. 내수면생명자원센터에 마련된 연어생태체험관은 연어에 관한 모든 정보를 만나는 곳이다. 연어의 부화와 성장 과정, 연어 회귀도 등을 통해 신비로운 연어의 일생을 살펴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연어포, 연어통조림, 연어뻥튀기 등 연어로 만든 가공식품과 연어 껍질을 활용한 지갑, 연어 정소와 정액을 활용한 바이오 제품 등 다양한 전시품이 흥미롭다. 양양연어축제 기간에는 남대천 축제장에서 내수면생명자원센터까지 왕복하는 연어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입구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는 1968년부터 동해안의 주요 회귀 어종인 연어의 자원량 증강을 위해 연어 생산, 방류 등 수산 종자 자원 관리 사업을 해왔다. 올해도 남대천에 지역 어업인, 학생들과 함께 어린 연어 640만 마리를 방류했다. 어린 연어는 지난해 가을에 돌아온 어미 연어에게서 알을 받아 부화한 뒤 5개월간 5cm 크기로 키운 것이다. 방류된 연어는 북태평양으로 이동해서 다 자라면 동해안 하천으로 돌아온다.내수면생명자원센터는 연어가 돌아오는 10월부터 어린 연어가 방류되는 3월까지 가족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다. 해마다 가을이면 어미 연어 맞이, 봄에는 어린 연어 보내기 생태 체험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생태 체험 행사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며, 체험비는 무료다.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 야외에 있는 선사시대의 움집 모형손양면 오산리에 위치한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은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유물을 전시한 곳이다. 양양 오산리 유적(사적 394호)에서 출토된 덧무늬토기와 점토제 인면상, 돌톱, 이음낚시 등 교과서에 나오는 선사시대 유물이 많다. 토기 제작과 어로, 수렵, 채집 등 선사시대 주요 생활상을 디오라마로 제작하여 아이들이 이해하기도 쉽다. 야외에는 신석기인이 살던 쌍호를 배경으로 움집, 체험장, 탐방로 등이 마련되어 역사 공부와 생태 학습은 물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좋다.송이밸리자연휴양림은 백두대간생태교육장과 목재문화체험장, 구탄봉 탐방 코스, 송이홍보관, 숲속의집 등 청정 자연을 만끽하는 산림 복합 문화 공간이다. 최근 송이밸리자연휴양림에 레포밸리(하늘나르기, 숲속기차)가 완공되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다. 하늘나르기는 울창한 숲 속에서 푸른 동해를 조망하며 580m를 쏜살같이 날아가는 짚라인이다. 숲속기차(모노레일)를 타고 숲 향기를 만끽하며 덜컹덜컹 오르는 시간도 여유롭다. 가족 여행객의 사랑을 받는 목재문화체험장은 나무와 숲, 목재 문화를 배우고 자연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다람쥐가 먹고 버린 열매와 솔방울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드는 물고기는 온기가 느껴질 만큼 정겹다.서퍼들의 성지로 떠오른 죽도해변죽도해수욕장은 올여름 젊은이들에게 서핑의 메카로 주목받았다. 수심이 깊지 않고 파도가 일정한 편이라 서핑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호평 속에 양양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서핑 숍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카페 거리를 걷다 보면, 외국의 휴양지를 방문한 듯 자유로운 분위기가 신선하다. 양양8경 중 6경으로 꼽히는 죽도정에 올라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파도가 깎아놓은 기암괴석을 지나 해안 절경이 한눈에 보이는 죽도전망대까지 짧은 트레킹 코스도 아름답다.양양의 대표적인 토속 음식은 뚜거리탕이다. 청정 하천인 남대천에서 잡은 토종 자연산 뚜거리에 제철 채소를 듬뿍 넣고 곰삭은 막장과 고추장을 풀어 얼큰하게 끓인다. 담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아 민물고기를 못 먹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세월에 빛바랜 간판과 외관은 허름해도, 20년을 지켜온 ‘강촌식당’의 인심은 변함없이 넉넉하다. 주인장이 직접 잡은 뚜거리와 정성껏 키운 텃밭 채소로 푸짐하게 차린 시골 밥상에서 고향의 맛을 만난다.양양의 대표적인 토속음식인 뚜거리탕과 은어튀김◇여행메모△1박 2일 여행 코스= 남대천생태관찰로→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송이밸리자연휴양림→숙박→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죽도해수욕장△가는길= 서울양양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양양IC교차로 양양·속초 방면→구교교차로→북단교차로 낙산대교 방면 좌회전→남대천 △먹을곳= 뚜거리탕·은어튀김은 ‘강촌식당’, 막국수는 ‘범바우막국수’, 함흥비빔냉면은 ‘단양면옥’, 송이영양돌솥밥은 ‘송이골’이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 낙산사, 휴휴암, 미천골자연휴양림, 하조대죽도전망대에서 바라본 죽도해변
- [추석맛기행②] 선홍빛 속살의 유혹, 연어의 변신은 무죄
- 가을이 깊어지면 남대천 갈대숲에 은빛물결이 출렁인다(사진=양양군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누구에게나 고향은 그리움이다. 수확의 계절, 시월이 오면 그리움도 들녘의 이삭처럼 무르익는다. 거친 파도를 헤치고 세찬 물살을 거슬러 남대천으로 돌아오는 연어의 회귀본능은 어떤 그리움보다 뜨겁다. 남대천 갈대숲이 은빛으로 출렁이고 어머니의 강으로 돌아온 연어가 산란을 시작하면, 남대천 일대는 단풍과 양양연어축제로 붉게 달아오른다. 이 가을, 핫 플레이스는 양양이다.양양8경에서 1경으로 꼽히는 남대천은 양양 남쪽을 흐르는 청정수역이다. 오대산에서 발원하여 동해로 흘러드는 남대천은 영동 지역 하천 중에 가장 맑고 길어, 무성한 갈대숲에서 백로가 쉬는 풍광을 만나는 곳이다. 봄에는 황어, 여름에는 은어, 가을에는 연어 떼가 돌아오는 풍요로운 강이다. 지리적으로 바다와 강의 경계선에 있는 남대천은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연어 70% 이상이 강을 거슬러 오르는 대표적인 연어 회귀 하천이기도 하다.남대천으로 회귀하는 연어 떼(사진=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회귀성 어류인 연어는 남대천에서 태어나 동해를 거쳐 오호츠크해와 베링해, 알래스카의 바다로 가서 3~5년간 성장한 뒤 남대천으로 돌아온다. 남대천 갈대가 은빛 물결을 이루면, 바다에서 강으로 물살을 거슬러 오르며 천신만고 끝에 돌아온 연어가 남대천에 산란한 뒤 생을 마감한다. 연어는 산란기가 다가오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고, 암컷과 수컷 모두 혼인색을 띠며, 먹이를 먹지 않는다. 짝짓기를 마친 연어는 강에서 죽고, 그 강에서 부화한 새끼가 이듬해 바다로 긴 여정을 떠난다.양양연어축제는 설악산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양양 시내 남대천 일대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에 가장 인기 있는 연어 맨손 잡기 체험은 10월 16일까지 인터넷으로 선착순 접수한다. 참가비는 3만 원(초등학생 이하 2만 5000원, 5000원 상품권 지급)이고, 체험은 평일 2회(오후 2·3시), 토요일 5회(오전 11·12시, 오후 2·3·4시), 일요일 5회(오전 10·11·12시, 오후 2·3시) 진행한다. 1인당 연어 한 마리로 제한하고, 장갑을 제공한다. 축제 당일 현장 접수는 체험 한 시간 전에 시작한다.맨손잡이 연어잡기 체험(사진=양양군청)인터넷 예매가 일찌감치 매진되는 연어 맨손 잡기 외에도 연어 탁본 뜨기, 연어열차 생태 견학, 연어 소원 등 달기 등 흥미로운 체험 거리가 많다. 남대천 하구 코스모스 공원에서는 버스킹이 수시로 진행되어 흥겨움을 더한다. 맛 체험 행사장에서는 양양의 토속 별미와 담백한 연어 음식을 맛볼 수 있다.연어가 어떻게 그 먼 바다까지 갔다가 모천으로 돌아오는지 궁금하다면, 남대천 하류 손양면 송현리에 있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를 찾아보자. 내수면생명자원센터에 마련된 연어생태체험관은 연어에 관한 모든 정보를 만나는 곳이다. 연어의 부화와 성장 과정, 연어 회귀도 등을 통해 신비로운 연어의 일생을 살펴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연어포, 연어통조림, 연어뻥튀기 등 연어로 만든 가공식품과 연어 껍질을 활용한 지갑, 연어 정소와 정액을 활용한 바이오 제품 등 다양한 전시품이 흥미롭다. 양양연어축제 기간에는 남대천 축제장에서 내수면생명자원센터까지 왕복하는 연어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연어축제 행사장(사진=양양군청)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는 1968년부터 동해안의 주요 회귀 어종인 연어의 자원량 증강을 위해 연어 생산, 방류 등 수산 종자 자원 관리 사업을 해왔다. 올해도 남대천에 지역 어업인, 학생들과 함께 어린 연어 640만 마리를 방류했다. 어린 연어는 지난해 가을에 돌아온 어미 연어에게서 알을 받아 부화한 뒤 5개월간 5cm 크기로 키운 것이다. 방류된 연어는 북태평양으로 이동해서 다 자라면 동해안 하천으로 돌아온다.내수면생명자원센터는 연어가 돌아오는 10월부터 어린 연어가 방류되는 3월까지 가족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다. 해마다 가을이면 어미 연어 맞이, 봄에는 어린 연어 보내기 생태 체험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생태 체험 행사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며, 체험비는 무료다.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 야외에 있는 선사시대의 움집 모형손양면 오산리에 위치한 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은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유물을 전시한 곳이다. 양양 오산리 유적(사적 394호)에서 출토된 덧무늬토기와 점토제 인면상, 돌톱, 이음낚시 등 교과서에 나오는 선사시대 유물이 많다. 토기 제작과 어로, 수렵, 채집 등 선사시대 주요 생활상을 디오라마로 제작하여 아이들이 이해하기도 쉽다. 야외에는 신석기인이 살던 쌍호를 배경으로 움집, 체험장, 탐방로 등이 마련되어 역사 공부와 생태 학습은 물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좋다.송이밸리 자연휴양림, 목재체험장의 목재문화체험송이밸리자연휴양림은 백두대간생태교육장과 목재문화체험장, 구탄봉 탐방 코스, 송이홍보관, 숲속의집 등 청정 자연을 만끽하는 산림 복합 문화 공간이다. 최근 송이밸리자연휴양림에 레포밸리(하늘나르기, 숲속기차)가 완공되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다. 하늘나르기는 울창한 숲 속에서 푸른 동해를 조망하며 580m를 쏜살같이 날아가는 짚라인이다. 숲속기차(모노레일)를 타고 숲 향기를 만끽하며 덜컹덜컹 오르는 시간도 여유롭다. 가족 여행객의 사랑을 받는 목재문화체험장은 나무와 숲, 목재 문화를 배우고 자연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다람쥐가 먹고 버린 열매와 솔방울 등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드는 물고기는 온기가 느껴질 만큼 정겹다.서퍼들의 성지로 떠오른 죽도해변죽도해수욕장은 올여름 젊은이들에게 서핑의 메카로 주목받았다. 수심이 깊지 않고 파도가 일정한 편이라 서핑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호평 속에 양양의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서핑 숍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카페 거리를 걷다 보면, 외국의 휴양지를 방문한 듯 자유로운 분위기가 신선하다. 양양8경 중 6경으로 꼽히는 죽도정에 올라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파도가 깎아놓은 기암괴석을 지나 해안 절경이 한눈에 보이는 죽도전망대까지 짧은 트레킹 코스도 아름답다.양양의 대표적인 토속음식인 뚜거리탕과 은어튀김양양의 대표적인 토속 음식은 뚜거리탕이다. 청정 하천인 남대천에서 잡은 토종 자연산 뚜거리에 제철 채소를 듬뿍 넣고 곰삭은 막장과 고추장을 풀어 얼큰하게 끓인다. 담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아 민물고기를 못 먹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세월에 빛바랜 간판과 외관은 허름해도, 20년을 지켜온 ‘강촌식당’의 인심은 변함없이 넉넉하다. 주인장이 직접 잡은 뚜거리와 정성껏 키운 텃밭 채소로 푸짐하게 차린 시골 밥상에서 고향의 맛을 만난다.◆여행코스= 남대천생태관찰로→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내수면생명자원센터→송이밸리자연휴양림→숙박→오산리선사유적박물관→죽도해수욕장◇여행메모△가는길= 서울양양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양양IC교차로 양양·속초 방면→구교교차로→북단교차로 낙산대교 방면 좌회전→남대천 △먹을곳= 뚜거리탕과 은어튀김은 양양읍의 강촌식당이, 막국수는 강해면의 범바우막국수, 함흥비빔냉면은 양양읍의 단양면옥, 송이영양돌솥밥은 손양면의 송이골이 유명하다. △주변 볼거리=낙산사, 휴휴암, 미천골자연휴양림, 하조대
- [스냅타임] 동물을 사랑한 수의사, 펫 사업가 되다
- 아이앤퍼블릭 대표이사 남정우 수의학 박사 (사진=스냅타임)동물을 사랑한 아이, 수의사 되다한 아이는 동물을 너무 사랑했다. 항상 동물에게 둘러싸여 같이 놀고,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눴다. 좁은 집 때문에 완강했던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병아리, 다람쥐, 개, 고양이 등을 길렀다. 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이 마냥 행복했던 그 아이에게 사람들은 말했다. "역시 너는 수의사 될 줄 알았어."남정우 수의학 박사(46)는 고등학교 시절 푸들 강아지를 키웠다. 강아지가 파보바이러스로 생사를 오갈 때 한 수의사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그 수의사는 2주 동안 정성 들여 치료해 그의 강아지를 살렸다. 남박사는 그 후 수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동물병원을 차린 후 사랑하는 동물을 열심히 치료했다. 정성을 알았는지 그를 찾는 반려인이 늘어났다. 그의 동물병원이 점점 확장되자 동물병원 네트워크를 만들겠다고 결심한 남박사는 15년 전부터 국내 최초로 '위즈펫'과 '쿨펫'이라는 동물병원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이것이 남박사 사업의 첫 발이었다. (사진=아이앤퍼블릭 홈페이지)수의사에서 반려동물 관련 사업자로"펫 시장의 각 분야별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요"동물병원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 이후 그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1000만 반려인구 시대에 동물병원으로만 반려인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이유였다. 남박사는 동물을 위한 다양한 일이 하고 싶어졌다. 펫용품, 펫미용, 펫분양 등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2015년, ‘토탈 펫케어 서비스 (Total Pet Care Service)’로 아이앤퍼블릭 회사를 설립했다. 반려동물의 장례·납골당·미용학원·훈련·분양·동물병원을 비롯하여 샴푸와 귀 세정제 같은 기능성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남박사의 사업철학은 '전문성'이다. 남박사는 아이앤퍼블릭 주주를 전문적인 수의사, 미용사 등 반려동물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사랑이 큰 사람들로 구성했다. 그는 "각 분야를 전문적으로 배우고 경험한 이에게 할당하여 고객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3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 매출과 지점·가맹점 개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진=스냅타임)끊임없는 연구는 원동력남박사는 사람과 동물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을 제일 큰 고민으로 꼽는다. 그의 바람대로 둘 다 만족을 시켰을 때 엄청난 보람과 행복을 느낀다.서비스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동물에 대한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객들의 수준 또한 높아지고 있어서 끊임없이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그에게 커뮤니케이션은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지속적으로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한다. 그가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하는 업무는 가맹점·지점마다 고객의 의견을 받는 것이다. 불만족스러운 점은 개선, 만족스러운 점은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사진=아이앤퍼블릭 홈페이지)꿈은 크게, 마음은 겸손하게“어떤 분야든 무조건 1등, 최고가 목표입니다.”남박사의 포부는 대단했다. 그가 운영하는 법인만 이미 2개다. 그는 안주하지 않고 아이앤퍼블릭을 설립했다. 아이앤퍼블릭이 어떤 회사라는 질문에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 단계지만 앞으로 펫 산업에서 많은 역할과 비중을 두어야 할 회사다”고 말했다.이어 "전국에 있는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네트워크로 묶어서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형 복합사업을 추진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고객이 있어야 회사가 있는 법. 그는 고객의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앞으로 많은 인재를 고용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을 충족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스냅타임)펫시장에 종사하려는 청년들에게"적극적인 사람은 어디를 가서도 환영받습니다. 열심히 노력하고 배워서 자기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일을 한다면 보람찬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남박사는 대학교에서 펫산업 강연을 하고 있다. 수의사가 반려동물 관련 사업가로 이직한 특별한 경험을 관심있는 청년들에게 선물하기 위해서다.그는 계속해서 확대되는 펫시장이 다양한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어 청년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동물들과 함께 해야 하는 직업인 만큼 동물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동물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펫산업 사업가가 된 남정우 박사는 앞으로도 동물을 위한 삶을 이어갈 것이다.
- 나보다 똑똑한 부하 다루기? '투명인간' 돼야
- 세기의 천재로 꼽히는 파블로 피카소(왼쪽부터), 찰리 채플린, 스티브 잡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저자 흐로마스 부자는 “천재를 지휘하는 리더가 덩달아 천재일 필요는 없다”며 “일반적인 리더십을 버리고 그저 ‘투명인간’이 되라”고 이른다(사진=더난출판사·이데일리 디자인팀).[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멀찌감치 떨어져 볼 때가 좋다. 가까이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힘들어지니까. 불통은 기본이요, 툭하면 휘리릭 사라지지, 극단의 개인주의에다가 상식·통념은 내다버린 듯 듣도 보도 못한 엄한 얘기만 해대고. 결정적으로는 나를 바보로 만드니까. 죽어라 공부한 것을 그저 그런 지식이라 하고, 미친 듯 쌓아올린 스펙을 말짱 ‘꽝’이라 하니까. 그래서 이들을 두고 ‘사과수레를 뒤집는 사람’이라고 하나. 울트라 초특급 4차원. 외계인도 이런 외계인이 없다. 누구? 흔히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 얘기다. 보통 이런 식이다. 1969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미국의 물리학자 머리 겔만. 열다섯 살에 예일대에 입학했다는 국대급 천재다. 그가 어느 날 못 보던 방정식을 하나 꾸려놓고 이런 말을 했단다. “아름다워서 만들었다”고. 이 무슨 매너 없는 소린가. 게다가 이 방정식은 자신이 기존에 발표한 연구를 뒤엎은 것이라는데. 결국 새 방정식으로 노벨상까지 받긴 했지만. 그래 좋다. 여기까지는 먼 나라 얘기라고 해둘 수 있다. 그런데 말이다. 그 천재가 내 밑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면? 아무리 부인하고 뭉개보려 해도 소용이 없다. 부하직원인 그 녀석이 특출한 건, 그래서 상사인 나보다 한참은 더 똘똘하다는 건 회사가 더 잘 안다. 내가 더 똑똑해져야 하나. 그런데 할 수가 없다. 그건 신의 영역이다. 모차르트로 인해 절망한 살리에리의 비애가 이런 건가. 그렇다면 방법은 두 가지뿐. 다독여 잘 이끌고 가든지, 꼬투리를 잡아 ‘너희 별로 돌아가라’고 내치든지.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나 세상의 진보를 위해서나 ‘다독여 잘 이끌고 가는 것’이 100번 타당하다. 하지만 그게 가능한 일인가 말이다. 상사는 천재를 지휘하는 법을 모르고, 천재 부하는 팀플레이를 모르는데. 최고의 조직과 혁신적 성과? 하루하루가 고난의 행군인데 무슨 수로 이루나. 미국 텍사스대 샌안토니오캠퍼스 의과대학장인 로버트 흐로마스, 또 플로리다대 건강센터 프로젝트매니저인 그의 아들 크리스토퍼 흐로마스가 도와준단다. 이들이 공동저자로 나서 정리한 ‘천재를 지휘하는 10가지 법칙’이란 거다. △아인슈타인의 진짜 보스 플렉스너 아버지 저자의 고충이 만만치 않았나 보다. 수백 명의 전문의와 과학자·엔지니어·심리학자 등 차고 넘치는 ‘천재과’ 전문가들을 이끌다 보니 ‘아인슈타인의 보스’ 노릇을 하고 있단 느낌이 자주 들더라고 했다. 책은 그 안타까움이자 속터짐이고, 성찰이자 제안인 셈이다. 근거이자 배경이 있다. 진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보스’ 스토리다. 1933년 아인슈타인이 나치 독일을 피해 미국에 망명한 뒤 조직생활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감히’ 그를 ‘다룬’ 인물이다. 프린스턴고등연구소란 연구집단의 소장격인 에이브러햄 플렉스너(1866∼1959). 그는 아인슈타인을 1930∼1940년대 연구소 대표 ‘얼굴’로 만들었다. 저자들은 플렉스너가 물리학자도 과학자도 아니었던 데다가 그리 똑똑하지도 않은 인물이었다는 데 주목한다. 다만 한 가지. 천재를 다루는 비범한 재주가 있었다는 거다. 실제 연구소에는 노벨상 수상자 33명, 최고 수학자에게 수여하는 필즈상 수상자가 38명이 있었단다. 뛰고 난다는 과학자·수학자·경제학자를 싹쓸이하듯 데려다 놓은 셈이다. 그런데 천재로 꾸리는 집단이란 게 정말 ‘되는 일’인가. 플렉스너가 한 ‘짓’이라곤 딱 하나. 그들이 창의력을 무한히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유를 허용한 거란다. ‘벽돌과 모르타르’보단 ‘사람’이 먼저란 생각으로. 물론 곁다리가 있긴 하다. 최고의 급여, 종신교수직, 교수연금제도 등. 마땅히 요구한 것도 있다. 보통이 아닌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결과를 낼 것. 과연 그랬다. 탁월한 수학자로 스카우트돼 연구원이 된 존 폰 노이만이 메모리 저장능력을 갖춘 최초의 컴퓨터를 뚝딱 만들어낸 것도 여기서였으니. 수학자가 전기기사처럼 지하실에 처박혀 땜질을 하든 조립을 하든 내버려둔 결과였다. △천재는 천재를 이끌 수 없다 천재를 지휘하는 데 덩달아 천재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저자들의 지론이다. 아니 오히려 방해가 된단다. 천재 리더는 천재 부하의 프로젝트를 사사건건 간섭할 거고, ‘외골수’란 그들의 속성이 서로 부딪치기 딱 좋을 테니까. 대단히 희박하지만 천재가 천재를 지휘해서 성공한 경우가 없진 않다.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 일론 머스크 정도라면. 그러면서 누누이 강조한 것이 있으니, 제발 일반적인 리더십 개념을 들이대지 말라는 거다. 똑똑한 부하보다 더 뛰어나야 한다는 부담감은 되레 일을 그르치기 일쑤라고. 그렇다면 뭘 해야 하나. ‘투명인간’이다. 천재의 리더라면 ‘투명인간’이 덕목이란 거다. 그들이 원하는 데이터·지원을 제공하되 특정한 해법·방향을 지시하지 말란다. ‘이래라 저래라’ ‘이리로 저리로’가 하나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는 소리다. 다시 말해 천재가 화학반응을 일으키게 하는 촉매가 되려 하지 말고 반응이 일어나게 하는 그릇으로 머물라는 조언이다. ‘예전에’ ‘왕년에’ 등 리더의 과거경험은 더더욱 조심할 일이라고도 했다. 개인적인 일화가 그들을 움직일 데이터는 절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람쥐 쫓는 사냥개를 다루는 법 저자들에게 천재는 ‘다람쥐를 쫓는 사냥개’와 다를 게 없단다. 사냥개는 먹이를 물고 있다가도 휙 지나가는 다람쥐를 절대 놓치는 법이 없다고. 핵심과제로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리더로선 그런 사냥개가 영 탐탁지 않을 수밖에. 다람쥐 따위에 눈길을 돌리다니. 하지만 결국 승패는 여기서 갈린다. 조직의 집중과 천재의 자유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는가 말이다. 천재도 잡고 프로젝트도 잡으려면? ‘천재를 지휘하는 10가지 법칙’은 이쯤에서 유용하다. ‘다람쥐를 무시하라’는 게 그중 하나다. 비록 과제와는 무관하게 사소한 아이디어에 천재가 정신을 팔아도 ‘그냥 놔두라’는 뜻이다. 더 큰 성과를 물어올 수도 있으니까. ‘길에서 비켜서라’도 있다. 천재의 성공에 가장 큰 장애물은 리더라는 걸 알라는 뜻이다. 프로젝트의 중심은 리더가 아니니, 더 똑똑한 그들에게 길을 내주란 얘기다. ‘문제로 유혹하다’는 천재의 속성을 간파하고 이용하는 방법. 어떤 문제에 매혹될 때 엄청난 동기를 유발하는 그들이니까. 비단 ‘천재’란 타이틀이 붙은 이들뿐이겠는가. 결국 책은 고뇌에 찬 리더십의 가치를 말한다. “자신이 직접 위대한 일을 하기도 어렵지만 누군가를 움직여 그 일을 하도록 하기는 더 어렵다”고 하지 않나. 영민하고 기발하고 창의적인 부하는 덜 영민하고 덜 기발하고 덜 창의적인 상사가 하기 나름이란 의미가 행간을 채웠다.
- [습지여행 ①] 대한민국 람사르 습지 1호, 인제 대암산 용늪
- 대암산 정상(사진=인제군청)용늪을 가로지르는 생태탐방로(사진=인제군청)원대리 자작나무 명품숲[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강원도 인제군 대암산(1304m) 정상 인근에 자리 잡은 용늪은 국내에서 유일한 고층습원(식물 군락이 발달한 산 위의 습지)이다. 일찍이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73년 용늪을 포함한 대암산 전체가 천연기념물 246호로 지정되었고, 1989년에는 용늪만 따로 생태계보전지역이 되었으며, 1997년에는 대한민국 최초 람사르협약 습지로 등록되었다. 람사르협약은 물새가 서식하는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1971년 이란 람사르에서 채택된 국제조약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101번째로 람사르협약에 가입했다.대암산 용늪의 봄(사진=인제군청)◇선택받은 자만 허락하는 ‘용늪 탐방’용늪 탐방은 대암산 동쪽 인제군과 서쪽 양구군에서 각각 출발한다. 아이와 함께라면 개인 차량으로 용늪 입구까지 이동하는 인제군 인제읍 가아리 코스가 좋다.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용늪을 둘러보고 대암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등산로는 비교적 평탄하지만 막바지에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하니, 비가 오거나 안개가 낀 날에는 주의할 것. 용늪평화생태마을에서 출발해 용늪까지 오르는 인제군 서화면 서흥리 코스는 왕복 5시간 남짓 걸린다. 올해 10월 람사르협약의 습지 도시 인증을 기다리는 용늪평화생태마을은 용늪의 생태를 미리 볼 수 있는 전시관과 펜션, 식당 등을 갖췄다.생태계보전지역인 용늪을 탐방하기 위해서는 미리 방문 신청을 해야 한다. 인제군 생태관광 홈페이지(http://sum.inje.go.kr)와 양구생태식물원 홈페이지(www.yg-ec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인제군은 방문 2주 전, 양구군은 20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하루 탐방 허가 인원은 인제군이 150명, 양구군이 100명이다. 용늪 탐방 기간은 5월 16일~10월 31일이며, 날씨에 따라 변동 가능하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장 다양한 생물을 볼 수 있는 탐방 적기는 8월이다.용늪에 도착하면 지역 주민 가이드의 해설로 본격적인 탐방이 시작된다. 용늪이란 이름은 ‘승천하는 용이 쉬었다 가는 곳’이란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습지보호지역을 가로지르는 탐방 데크를 사이에 두고 큰용늪과 작은용늪, 애기용늪이 있다. 융단처럼 자란 습지식물이 바람에 따라 출렁이는 습지 전체 면적은 1.06㎢에 이른다.용늪의 담비(사진=원주지방환경청)용늪의 산양(사진=원주지방환경청)◇단군이 나라 세운 이후부터 지금까지용늪에서만 볼 수 있는 비로용담(사진=원주지방환경청)해발 1000m가 넘는 산지에 용이 쉬어 갈 만한 늪이 생긴 것은 4000~5000년 전이다. 단군이 태백산 신단수 아래 신시를 열고 한반도 최초의 나라를 세울 무렵에 용늪이 태어난 셈이다. 전체가 바위투성이인 대암산 정상부는 1년에 5개월이나 기온이 영하에 머물고, 안개가 자주 낀다. 이처럼 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바위로 스며든 습기가 풍화작용을 일으켜 우묵한 지형이 만들어졌고, 여기에 빗물이 고여 습지가 생겨난 것이다.하지만 바위 지형에 빗물이 고였다고 곧바로 다양한 생물이 둥지를 트는 건 아니다. 용늪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너무 추워 죽은 식물이 채 썩지 않고 차곡차곡 쌓인 이탄층이다. 이탄층이 켜켜이 쌓인 뒤에 비로소 여러 생물이 자리를 잡았는데, 특이한 지형과 기후 덕분에 끈끈이주걱과 비로용담, 삿갓사초 같은 희귀 식물이 군락을 이뤘다. 산양과 삵, 하늘다람쥐 같은 멸종 위기 동물도 산다. 평균 1m, 최대 1.8m에 이르는 용늪 이탄층은 수천 년에 이르는 식물의 잔해가 그대로 남아 한반도의 식생과 기후변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다.한국DMZ평화생명동산 전시실◇늦봄에 가면 더 아름다운 인제용늪평화생태마을에서 차로 10분쯤 가면 한국DMZ평화생명동산에 닿는다. 삼팔선 넘어 휴전선 가까이 위치한 한국DMZ평화생명동산은 DMZ 일원의 생태계와 역사, 문화를 보존하고 후세에 전달하기 위한 연구·교육기관이다. 한국전쟁의 역사와 의미, 용늪을 비롯한 DMZ의 생태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이 마련되었고, 생태 체험과 민통선 현장 체험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인제읍을 가로지르는 소양강 변에 인제산촌민속박물관과 박인환문학관이 나란히 있다. 인제산촌민속박물관에서는 강원도 인제의 산촌 생활을 계절별로 전시한다. 각종 유물과 영상, 디오라마, 체험을 통해 산촌 사람의 생활을 생생히 알아볼 수 있다. 인제가 고향인 시인 박인환을 기념해 세운 박인환문학관은 그가 활동한 1940~1950년대 명동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전시관이 인상적이다.인제산촌민속박물관을 지난 소양강은 내린천과 인북천이 합쳐진 강이다. 두 강이 만나는 자리에 조선 시대 정자인 합강정이 있다. 1676년(숙종 2)에 처음 지었다가 불에 탄 것을 1756년(영조 32)에 다시 지었다. 정자 옆에는 가뭄이나 전염병을 막기 위해 제사를 지낸 강원도 중앙단이 보인다.원대리의 자작나무 명품숲은 자작나무 수십만 그루가 있는 순백의 세상이다. 입구 주차장부터 한 시간 남짓 임도를 걸으면 하얀 숲을 만난다. 남면 수산리에 자작나무 숲이 하나 더 있는데, 원대리 자작나무 명품숲이 더 크고 둘러보기 편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자작나무숲속교실◇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용늪평화생태마을→대암산 용늪→한국DMZ평화생명동산△1박 2일 여행 코스=용늪평화생태마을→대암산 용늪→한국DMZ평화생명동산→숙박→합강정→인제산촌민속박물관→박인환문학관→원대리 자작나무 명품숲△가는길=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홍천 톨게이트→성산교차로→원통교차로→원통오거리→금강로 우회전, 302m 이동→용늪평화생태마을△주변 볼거리= 백담사, 만해마을, 내설악예술인촌 공공미술관, 설악산, 곰배령, 방태산 등
- 5월, 가족과 함께 서울근교 힐링 여행지
- [이데일리 트립in 심보배 기자] 봄이 축복인 것은 가정의 달 오월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늘 바쁜 일상에 가장 큰 힘이 되는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좋은 날이다.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명품인 가족을 위해 힐링 여행코스를 소개한다. 사랑은 표현하고, 행복은 더하고, 좋은 추억은 함께 만들어가 보자. △마음이 명품인 가족이 선택한 ‘제이드가든’숲 속의 작은 유럽 ‘제이드가든’은 2011년 5월 개장 이후, 7년이 지났다. 중부지역에서 생육이 가능한 식물을 수집해 새로운 테마정원을 개발해 특별한 힐링여행을 제공한다. 천 년을 살고, 천 년을 서 있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 주목이 테마정원 길을 안내한다. ‘이탈리안가든’은 잔디밭과 꽃 화단으로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키친가든’은 수목원 레스토랑의 텃밭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재배하는 유기농 식물과 꽃은 식자재로 사용된다. ‘은행나무미로원’에는 아기 다람쥐 가족이 살고 있다. 인기척이 들리면 땅속으로 들어가 모습을 감추다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기도 한다. 연둣빛 작은 이파리와 꽃 잔디는 어린 아이의 미로찾기 놀이로 적당하다. 5월이면 꼬리 모양 벚꽃인 귀룽나무의 꽃잎이 눈처럼 내린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듯한 백목련이 햇살에 활짝 웃는다. 꽃물결원을 지나 수생식물원에 다다른다. 시원하게 뿜어내는 분수를 바라보며, 여름이 머지않았음을 실감케 한다. 데크길로 연결된 로도덴드론가든을 따라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을 감상한다. 얇은 잎이 겹겹이 펼쳐져 있는 라네시아나벚나무 ‘알보로제아’ 꽃나무 아래에서 꽃과 하늘을 바라본다. 야리야리한 풍경에 시선이 멈춰진다.‘제이드가든’은 평소 보기 어려웠던 다양한 꽃과 식물이 가득하다. 4천여 가지 종류들이 분포되어 있어 걸어 다니면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식물백과사전과 같다. 시간은 수목원을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만들어 국내 명품수목원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행자는 이곳에서 새로운 꽃을 보고, 이름을 몰랐던 야생풀을 보며, 알아가는 즐거움도 찾는다. 어둠이 내리면 빛이 정원을 밝힌다. 5월에는 빛의 정원으로 야간개장도 시작된다. 녹음이 짙어지며, 여름이 오고, 숲은 더위를 식혀줄 만큼 그늘을 만들어준다. 계절은 그렇게 지금에 충실하며, 다음을 준비한다. 우리에 인생처럼 말이다. 수목원은 전 지역 금연이며, 주류 및 취사 음주가 불가능하다. 애견 동물은 입장할 수 없으며, 그늘막과 텐트 반입이 안 된다. In the garden(Restaurant & Cafe)이 있어, 식사 및 커피, 음료가 가능하다.△가족 모두가 한마음 ‘가평 레일바이크’ 경강역에서 출발!“레일바이크는 힘들지 않아요? 네. 가평 레일바이크는 오르막이 나올 때 자동레일이 설치되어 조금만 힘을 주고 페달을 밟으면 됩니다.” 4인 가족 기준 35,000원, 가평역에서 출발해 경강역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즐기신 다음, 다시 경강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왕복 8km 거리로 자연 그늘이 많아 자연도 감상하며, 쉬엄쉬엄 레일위에 몸을 맡겨도 좋다. 하루 총 6회가 운영되면 오전 8시 30분부터 운영을 시작해 1시간 30분 간격으로, 오후 5시에 마지막 레일 바이크가 출발한다. 경강역은 영화 ‘편지’, 드라마 ‘닥터스’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오래도록 남길 수 있는 추억여행은 체험만 한 것이 없다. 행복한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면 경강역에서 출발해 보자. △자연치유 숲이 있는 조용한 남양주 ‘송라예술숲’ 펜션 갤러리1박2일의 가족여행이라면 잠자리가 중요하다. 즐겁게 관광지도 둘러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이제는 편안한 휴식이 있는 장소로 이동해 보자. 서울근교 남양주에 있는 ‘송라예술숲’은 숲 속 산책길을 가지고 있는 보기 드문 공간이다. 넓은 잔디광장은 야외 결혼식과 가족 모임 장소로도 활용된다. 잘 관리된 산책로에는 철쭉꽃, 제비꽃, 철쭉꽃, 초롱꽃이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아이들과 정원에서 배드민턴과 공놀이도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하다. 만약 대가족이라면 힐링 숲 족구장에서 게임을 즐겨도 좋다. 소나무 아래 돗자리를 펴고,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산림욕을 해보자. 여행의 피로감,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상쾌한 에너지를 충전하기에 그만이다.
- [가족과 봄을 걷다]①당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초록 숲, 포천 국립수목원
- 국립수목원의 핫플레이스, 전나무숲길[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5월에 가장 빛나는 숲이 있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국립수목원이다. 500년 넘게 지켜온 초록 숲이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고, 이름도 정겨운 들꽃이 눈을 떼지 못할 만큼 고혹적이다. 피톤치드 가득한 전나무 숲을 걷고, 식물과 꽃 6000여 종이 피어나는 전문 식물원까지 돌아보면 묵직하던 몸과 마음이 5월의 꽃바람처럼 나긋나긋해진다.5월에 아름다운 관상수원 철쭉길(사진=국립수목원)◇550년간 지켜온 보물 같은 숲1987년 봄에 개원한 국립수목원의 옛 이름은 광릉수목원이다. 1468년 세조의 능림(陵林)으로 지정된 후 550년 동안 생태적으로 잘 보존된 광릉숲은 전 세계 온대 북부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온대 활엽수 극상림을 이룬다. 광릉숲 전체 면적 2420ha에서 1119.5ha가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국립수목원이다. 특히 광릉숲은 희귀 생물이 많이 살며, 크낙새와 하늘다람쥐, 장수하늘소 등 천연기념물 20여 종이 서식하는 보물 같은 곳이다. 국립수목원은 일반인에게 힐링의 장소지만, 다양한 국가적 기능을 갖춘 연구 기관이기도 하다. 국립수목원이 있는 광릉숲은 다양한 식물(944분류군)이 살아,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 종이 서식하는 곳이다. 장수하늘소를 비롯한 산림 곤충(3977분류군), 까막딱따구리와 오색딱따구리 등 조류 180종이 산다. 그 외에 버섯(696종), 포유류(21종), 양서·파충류(22종), 어류(22종) 등 6100여 분류군의 다양한 생물이 있다. 2010년에는 생물 다양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국립수목원 전나무숲길(사진=포천시청)◇최고의 삼림욕은 ‘전나무 숲’ 국립수목원의 핫 플레이스는 남쪽 끝에 있는 전나무 숲이다. 1927년 월정사에서 전나무 씨앗을 가져다 키운 묘목이 까마득한 높이로 자랐다. 숲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피톤치드의 달고 시원한 공기는 보너스다.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계절은 하절기. 오전 10시부터 정오 사이에 전나무 숲을 걸으면 최고의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수목원 정문에서 어린이정원을 거쳐 왼쪽으로 난 오솔길을 지나면 숲생태관찰로와 아름다운 육림호로 이어진다. 관람객이 즐겨 찾는 숲생태관찰로는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만한 데크가 구불구불하다. 운이 좋으면 그림 같은 들꽃 군락과 마주칠 수 있다. 바람과 나뭇잎이 전하는 감미로운 공기에 취해 느릿느릿 걷다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숲길이다. 육림호 곁에는 산책하다 잠시 쉬기 좋은 숲 속 카페가 있다. 1989년에 지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통나무집이 숲 속의 쉼터에 잘 어울린다. 향이 좋은 원두커피와 직접 담근 자몽차, 레몬차가 맛있다. 고즈넉한 호수를 바라보며 데크에 앉아 차를 마시는 시간이 여유롭다. 비 오는 날에 운치 있게 커피를 마시러 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수목원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덩굴식물원, 수생식물원을 지나 피라미드 모양으로 된 난대식물온실을 만난다. 유리온실에는 남해안이나 남쪽 섬에 자생하는 식물이 있어 사철 푸르다. 상록활엽수인 팔손이와 돈나무, 유자나무, 외국 수종인 커피나무와 병솔꽃나무가 있다. 그 외에 벌레잡이식물 네펜테스, 자란, 새우란 등 320종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국립수목원 정문 방문객센터 풍경(사진=국립수목원)◇우리나라 숲의 모든 것 ‘산림박물관’수목원 내 산림박물관은 우리나라의 숲과 식물, 들꽃에 대한 자료를 영상과 전시물로 만나는 곳이다. 우리나라 산림과 임업의 역사, 현황, 미래를 설명하는 각종 임업 사료와 유물, 목제품 등 1만 1,300점이 전시된다. 영상 시스템을 통해 계절에 따라 변하는 숲을 감상하고, 국내외 목재 표본도 관찰할 수 있어 자연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에 적당하다. 국립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다양한 희귀 식물을 보유한 희귀·특산식물보존원, 꽃이 예쁜 나무를 모아놓은 화목원, 수생식물원, 관목원, 습지식물원, 난대식물온실 등 22개 전문 전시원을 갖췄다. 희귀·특산식물보존원은 우리나라에 자라는 희귀 식물과 특산 식물 400여 종을 모아놓은 곳이다. 한라산, 울릉도, 백두산, 석회암 지대 등 식물에 맞는 서식 환경을 재현하여 한라투구꽃, 설앵초, 동강할미꽃 등이 자란다. 국립수목원은 가족과 함께 가기 좋은 숲이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순부터 세월을 견뎌온 믿음직한 고목까지 사이좋게 모여 사는 가족을 닮았다. 매주 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5일간 개방하고, 숲을 보호하기 위해 예약제로 운영한다.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예약할 수 있다. 평일 하루 5,000명, 토요일은 3,000명이 입장 가능하다. 처음 방문할 때 예약이 번거로울 수 있지만, 여유롭게 숲을 산책하고 나면 예약의 미덕에 공감한다. 국립수목원을 더 많이 알고 싶다면 숲해설센터를 이용하자. 여름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출발하며,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국립수목원의 어린이정원(사진=국립수목원)◇한과문화박물관 등 주변 볼거리도 많아 한가원은 한과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한과문화박물관이다. 우리 전통 과자인 유과, 약과, 다식 등을 살펴보고 체험과 견학을 할 수 있다. 온 가족이 좋아하는 한과 만들기 체험은 자연 발효한 유과떡을 튀기고 조청을 묻혀 모양을 내며 전통 먹거리에 대한 이해를 돕는 시간이다. 체험 중에 만든 한과는 가져갈 수 있는데, 식은 다음에 먹으면 바삭해서 더 별미다. 포천아트밸리는 버려진 채석장이 복합 문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가장 아름다운 곳은 천주호다. 화강암 채석으로 생긴 웅덩이에 지하수와 빗물이 유입되어 만들어진 호수인데, 바닥에 가라앉은 화강토가 반사되어 신비로운 에메랄드빛을 띤다. 그 외에 전시장과 공연장, 조각공원, 천문과학관 등 다양한 문화 공간이 있다. 국립수목원 인근에 자리한 아프리카예술박물관은 아프리카의 문화와 예술을 체험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케냐, 탄자니아,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30여 개국, 150여 부족에게서 수집한 유물과 민예품, 예술 작품 등 3,000여 점을 전시한다. 대형 전시실 3개, 야외 전시장, 공연장, 체험 학습장, 산책로 등을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연못 주변에 캠핑카와 캐러밴이 있고, 인디언 텐트 30여 동이 설치되어 야외 숙박 체험도 가능하다. 이동갈비는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다. 일반 갈비보다 폭이 좁은 3cm 갈비를 가격 대비 푸짐하게 먹는 게 원조 이동갈비다. 트렌드가 바뀌면서 갈비 사이즈도 변했다. 이동갈비촌 초입에 있는 ‘갈비1987’은 세련된 외관만큼 맛과 서비스가 독보적이다. 뼈를 붙이지 않은 갈빗살 그대로 11cm 폭에 스테이크처럼 두툼한 갈비를 참숯에 직접 구워준다. 파스타샐러드와 모닝빵 덕분에 갈비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속의 생태계를 살펴볼 수 있는 수생식물원(사진=포천시청)◇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국립수목원→아프리카예술박물관→포천아트밸리→한가원 △1박 2일 여행 코스= 광릉→국립수목원→아프리카예술박물관→숙박→포천아트밸리→한가원→산정호수△가는길=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퇴계원 IC→퇴계원·구리 방면→국도47호선 임송 IC→의정부·별내 방면→광릉·봉선사 방면→국립수목원△주변 볼거리= 허브아일랜드, 평강식물원, 산사원, 산정호수, 백운계곡, 서운동산 삭막했던 채석장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 아트밸리 인공협곡(사진=포천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