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렬
  • 영역
  • 기간
  • 기자명
  • 단어포함
  • 단어제외

뉴스 검색결과 1,274건

태풍 '쁘라삐룬' 가고 '마리아' 온다…이름에 숨겨진 비밀은?
  • 태풍 '쁘라삐룬' 가고 '마리아' 온다…이름에 숨겨진 비밀은?
  • (사진=기상청 제공)[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제7호 태풍 ‘쁘라삐룬’에 이어 제8호 태풍 ‘마리아’가 등장을 예고한 가운데 태풍 이름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기상청이 4일 오전 발표한 태풍 ‘쁘라삐룬’의 예상 이동경로(오전 6시 기준)에 따르면 현재 쁘라삐룬은 동해바다를 통과하고 있다.쁘라삐룬은 이날 낮 12시엔 독도 북동쪽 약 100km 부근 해상을, 오후 6시엔 독도 북동쪽 약 330km 부근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0시엔 일본 삿포로 남서쪽 약 430km 부근 해상으로 이동한다.태풍 쁘라삐룬이 물러가면 ‘마리아’가 다가온다. 유럽ECMWF에 따르면 태풍 마리아는 4일(현지시간) 괌 동쪽에서 발달할 예정이다. 점차 세력을 키운 뒤 마리아는 필리핀 북부와 대만 방향으로 북상하여 10일 정도에 필리핀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했다.이런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태풍’ 이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번 7호 태풍 ‘쁘라삐룬’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이었으며 바로 직전에 발생한 6호 태풍은 ‘개미’로 한국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다음으로 발생한 8호 태풍 ‘마리아’는 미국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20세기 초 호주의 예보관들이 태풍에 자신들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붙여 예보하면서 태풍에 이름이 붙기 시작했다. 2000년 ‘ESCAP/WMO 태풍위원회’에서 태풍의 이름을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지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회원국들이 제출한 이름을 붙였다.이후 아시아 14개 회언국에서 각각 10개씩 태풍 이름을 제출했고, 제출된 140개의 이름을 5개 조로 나눠 1개 조에 28개씩 구성했다.한국과 북한도 10개씩 이름을 제출해 태풍 이름에 한국어 이름이 많다. 우리나라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를 제출했다.매년 열리는 태풍위원회 총회에서는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의 이름 대신 새로운 이름을 짓는데 한국에서 제출했던 ‘나비’는 2005년 일본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면서 퇴출되고 ‘독수리’라는 이름으로 대체됐다.
2018.07.04 I 김민정 기자
 가득한 밤하늘 아래 즐기는 싱그러운 숲 산책
  • [별夜行③] 가득한 밤하늘 아래 즐기는 싱그러운 숲 산책
  • 장흥읍 별 일주(사진=장흥군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요즘 사람들, 하늘은 봐도 별은 보지 못한다. 밤이면 가로등과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불빛이 별빛을 삼켜버리기 때문이다. 대낮처럼 환한 밤, 아이들은 이제 별을 보며 공상에 빠지거나 상상의 나래를 펴지 않는다. 곧 여름방학이다. 아이들 손잡고 ‘빛 오염’이 없는 곳에서 ‘별 구경’을 하고 싶은 이들은 전남 장흥 억불산으로 가보자. 맑고 투명한 하늘을 인 곳이다. 해가 지면 서쪽 하늘 근처에 별이 하나둘 돋기 시작하고, 이내 쌀알을 뿌려놓은 듯 별이 가득 찬다.정남진 천문과학관 야경(사진=장흥군청)◇억불산에 올라 별을 보다억불산은 울창한 편백 숲으로 유명하다. 측백나뭇과에 속하는 편백은 보통 40m까지 자란다. 언뜻 보면 삼나무나 메타세쿼이아와 비슷하지만, 납작하게 펼쳐진 잎이 특징이다. 장흥군은 이 숲에 숙박 시설과 산책로, 삼림욕장 등을 마련해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를 조성했다. 주말이나 평일 할 것 없이 피톤치드를 즐기려는 사람이 몰려든다.편백 숲 산책은 잠시 미루고 억불산에 올라보자. 정상 가까운 곳에 정남진천문과학관이 자리한다. 주관측실을 비롯해 보조관측실, 천체투영실, 시청각실 등을 갖췄다. 주관측실에는 600mm 반사망원경과 152mm 굴절망원경이 설치되어 성운, 성단, 은하 등 우주의 실제 모습을 관측할 수 있다. 보조관측실에도 망원경 6대가 있어 태양의 홍염과 흑점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흐리고 비가 오면 천체관측이 불가능하니, 출발하기 전에 날씨를 확인하고 천문과학관에 문의한다.억불산 정상 가는 길의 풍경(사진=최갑수 여행작가)2층에 위치한 전시실도 흥미롭다. 천상열차분야지도, 우주 탐험의 역사와 재미있는 우주 속 현상을 학습하고, 별자리 역사와 사계절 별자리, 태양계의 행성, 행성의 운동, 케플러법칙 등을 알아볼 수 있다.편백 숲을 걸으면서 보는 별은 어떨까. 사실 여름은 별을 관측하기 적당한 시기가 아니다. 대기가 불안정하고 희뿌연 안개가 많이 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억불산 편백 숲 주변은 대기가 깨끗해서 하늘 가득 뿌려진 별을 관찰하기 좋다.여름철 별자리는 저녁 무렵 하늘을 기준으로 동쪽에 있다. 한여름 밤에 고개를 들면 직각삼각형으로 놓인 밝은 별 세 개가 보인다. 이 별이 거문고자리에서 가장 밝은 베가(직녀성), 독수리자리에서 가장 밝은 알타이르(견우성), 백조자리에서 가장 밝은 데네브다. ‘여름철 대삼각형’이라고 불리는 이 세 별을 이용하면 다른 별자리를 찾기 쉽다. 베가와 데네브를 긋는 선을 경계로 알타이르와 반대되는 곳에 북극성이 자리한다. 이 별들을 찾았다면 여름철 별자리의 기본은 안 셈이다.걷기좋은 우드랜드 말레길(사진=최갑수 여행작가)◇피톤치드 가득한 숲에서 별을 보다별빛 가득한 숲 속을 산책하면 형용할 수 없이 기쁘고 즐겁다. 쭉쭉 뻗은 편백 숲 사이로 오솔길이 희미하게 뻗었다. 편백 톱밥을 깔아놓은 톱밥산책로는 솜이불 위를 걷는 듯 푹신푹신하다. 가끔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싱그러운 숲 향기가 묻어난다. 힘껏 심호흡을 하면 상쾌한 피톤치드 향이 가슴 가득 밀려든다. 도시에서 맡던 공기와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마치 다른 세상의 공기 같다.피톤치드는 ‘식물’을 뜻하는 phyton과 ‘죽이다’라는 뜻이 있는 cide를 합친 말이다. 식물이 몸에 상처가 나면 미생물을 죽이기 위해 분비하는 항균물질인데, 인간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한다. 편백은 침엽수 가운데 가장 많은 피톤치드를 뿜어내, 소나무와 잣나무를 능가한다. 사람들이 호흡을 통해 마시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혈중농도를 절반 이상 줄여준다. 고혈압과 심장병에 좋고, 면역력을 높이기 때문에 아토피피부염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숲이 좋은 것을 몸이 먼저 아는 듯, 걸음이 자꾸 느려진다.꼭 밤이 아니어도 괜찮다. 편백 숲에는 억불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3736m ‘말레길’이 있다. 말레는 ‘대청’을 일컫는 전라도 사투리. 장애인도 이 길을 즐길 수 있도록 계단을 놓지 않았다. 정상까지 완만한 나무 데크를 따라 흙 한 번 밟지 않고 오른다.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는 황토흙집, 목조주택, 삼나무한옥 등 다양한 숙박 시설을 갖춰 밤하늘의 별과 피톤치드를 함께 만끽하기 좋다.노력도에서 바라본 회진 풍경(사진=최갑수 여행작가)◇문학의 고장 ‘장흥’장흥은 문학의 고장이다. 이청준, 한승원, 이승우, 송기숙 등 한국 현대 소설을 이끈 문인들이 나고 자란 곳이 바로 장흥이다. 먼저 들러야 할 곳은 회진면이다.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쓴 한승원이 이곳에서 태어났다. 한승원은 2016년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회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한재공원을 지나 한승원 생가와 신상리 해산한승원문학현장비까지 ‘한승원소설문학길’이 조성되었다. 한재공원에 오르면 회진면 일대와 노력도를 품은 남해가 보인다. 봄이면 10만 ㎡에 이르는 이곳에 할미꽃이 가득 핀다.한재공원에서 내려오면 고 이청준 선생이 태어난 진목마을이다. 1960년대 중반 문단에 나와 40여 년 동안 우리 소설계를 이끈 선생은 지난 2008년 세상을 떠났다. 중편소설 〈인문주의자 무소작 씨의 종생기〉에 “큰 산 꼭대기 구룡봉에서 바라본 세상은 끝없이 넓었다. 작은 동산 같은 그의 마을 뒷산 너머로 남해의 푸른 바다가 아득히 하늘로 이어져가고 북으로는 수많은 산들이 부연 연무 속으로 겹겹이 멀어져가고 있었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진목마을은 이 묘사 그대로다. 마을 앞쪽 동산 같은 산 너머에는 회진 앞바다가 펼쳐지고, 마을 뒤쪽으로 천관산이 버티고 섰다.영화 천년학 세트장(사진=최갑수 여행작가)마을 입구에서 표지판을 따라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청준 생가가 보인다. 자그마한 집 방에는 선생의 사진과 유물이 다소곳이 놓였고, 마당에는 지금도 사람이 사는 듯 장독대가 앉았다. 선생은 이곳 진목에서 중학생 때까지 보냈다고 한다.마을에 들어서기 전, 〈천년학〉 세트장을 만난다. 〈천년학〉은 이청준 단편소설 〈선학동 나그네〉를 임권택 감독이 영화화한 것이다. 임 감독은 이청준 연작소설 《서편제》와 장편소설 《축제》 등도 영화로 만들었다.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에 자리한 곳이 장흥군 관산읍이다. 이곳에 10층 규모로 지은 정남진전망대가 있다. 보성과 고흥, 완도를 품은 그림 같은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장흥은 한우와 키조개, 표고버섯을 함께 먹는 ‘장흥삼합’이 유명하지만, 여름에는 된장물회를 맛보자. 된장을 푼 시원한 국물에 열무김치를 푸짐하게 넣어 색다른 물회다. 식초와 고춧가루를 뿌리고 회를 듬뿍 얹어 내는데,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숟가락을 바쁘게 만든다.정남진 전망대(사진=최갑수 여행작가)◇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정남진천문과학관△1박 2일 여행 코스=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정남진천문과학관→숙박→ 한재공원→진목마을 이청준 생가→정남진전망대△가는길= 경부고속도로→논산천안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광주제2순환도로→남해고속도로 장흥 IC→장흥읍→우드랜드길→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주변 볼거리= 보림사, 천관산문학공원, 방촌유물전시관 등
2018.06.30 I 강경록 기자
 ‘거인의 눈동자’로 바라보는 지구 밖 신세계
  • [별夜行②] ‘거인의 눈동자’로 바라보는 지구 밖 신세계
  • 좌구산천문대의 별 일주운동(사진=좌구산천문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좌구산천문대는 증평과 청주 일대 최고봉인 좌구산(657m)에 자리한다. 주변에 도시의 불빛이 없어 맑고 깨끗한 밤하늘이 펼쳐진다. 국내에서 가장 큰 356mm 굴절망원경이 설치되어 작은 망원경으로 볼 수 없는 다양한 천체의 모습을 관찰하기 좋다. 여름철에는 토성과 목성 등을 찾아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다. 좌구산자연휴양림이 가까이 있어 밤늦게까지 별을 봐도 서둘러 집에 갈 필요가 없다. 휴양과 별 관측을 동시에 즐기는 가족 여행지다.국내에서 가장 큰 356mm 굴절망원경으로 태양 관측(사진=진우석 여행작가)◇휴양과 별 관측을 동시에낮에 맑다가 밤에 흐려진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낮 시간에 과감하게 좌구산천문대를 찾았다. 낮에는 별이 안 보여 천문대가 쉴 것 같지만, 태양 관측 외에도 볼거리가 많다. 좌구산천문대 앞에 서면 시뻘건 태양 구조물이 눈에 확 들어온다. 반구형 돔 스크린이 설치된 천체투영실의 둥근 외관을 태양으로 꾸민 것이다. 그 앞에는 토성과 목성 등 태양계 모형이 있다. 태양 크기에 비례해서 만들어 재미있다. 태양과 비교해 작은 목성과 토성이 장난감처럼 귀엽다.천문대에 들어가면 3층 주관측실로 향한다. 천문대의 상징인 관측 돔이 있는 공간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주관측실 가운데 356mm 굴절망원경이 위풍당당하다. 경통 길이가 무려 4.5m, 천체를 최대 700배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다. 그래서 굴절망원경을 ‘거인의 눈동자’라고도 한다. 차르르~ 관측 돔이 열리자 두근두근 심장이 뛴다. 망원경에 눈을 대니 태양이 거대한 홍시 같다. 자세히 보면 이글거리는 태양의 불기둥도 볼 수 있다.별자리를 알 수 있는 천제투영실(사진=진우석 여행작가)태양 관측이 끝나면 눈에 셀로판지를 대고 태양을 관찰하고, 해설사가 태양에 관한 PPT 자료를 열어 설명해준다. 관찰 후 이론 교육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여름철에는 토성과 목성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토성의 띠가 어떻게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태양 관측이 끝나면 1층 천체투영실로 이동한다. 의자에 눕듯 앉으면 돔형 스크린이 밤하늘로 바뀐다. 별이 하나둘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진다. 별자리가 그림과 함께 펼쳐지면 더욱 환상적이다. 백조자리의 백조가 하늘을 나는 방향으로 길게 은하수가 흘러간다. 은하수는 독수리자리에서 가장 밝은 견우성과 거문고자리에서 가장 밝은 직녀성 사이를 흐른다는 전설이 있다. 은하수 위에 놓인 오작교를 건너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의 아름다움에 취하다 보면 별자리 탐험 시간 30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마지막으로 둘러보는 2층은 우주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우주 지식을 넓히는 스페이스 랩(SPACE LAB)이다. ‘우주선에서는 뭘 먹고, 어떻게 자고, 화장실은 어떻게 이용할까?’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무슨 연구를 할까?’ 등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설명해놓았다.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건 로켓 시뮬레이션이다. 스크린을 통해 직접 만든 로켓을 우주 공간에 띄워 조종할 수 있다. 그밖에 테슬라코일, 중력렌즈, 스윙바이 등 흥미로운 체험이 가득하다.허골에 걸린 듯한 좌구산 명상구름다리(사진=진우석 여행작가)◇전국에서 가장 작지만 알찬 ‘증평’천문대 밖으로 나오면 울창한 숲이 펼쳐진다. 공기가 서늘하고 새소리가 평화롭다. 천문대 주차장에서 좌구산 정상까지 바람소리길이 40분쯤 이어진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면 다녀와도 좋겠다.이제 숲을 즐길 차례다. 좌구산자연휴양림 입구에는 좌구산명상구름다리가 허공에 걸렸다. 길이가 무려 230m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조심조심 다리 위를 걸어본다. 중간쯤 도달하면 양쪽으로 허공이 펼쳐지는 느낌이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현기증이 난다. 잠깐 내려다보니 까마득하다. 다리에서 계곡까지 약 50m 높이가 천 길 벼랑처럼 느껴진다. 다리 건너편 하트 조형물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 구름다리가 잘 나온다. 구름다리를 내려와 좌구산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 묵는다.휴양림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은 이른 아침이다. 선선한 바람에 나무가 후드득 어둠을 털어내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새들이 저마다 아침을 노래한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증평의 명소를 찾아 떠나보자.증평민속체험박물관의 한옥체험관(사진=진우석 여행작가)먼저 들른 곳은 증평의 전통문화를 느끼고 체험하는 증평민속체험박물관이다. 주차장 앞에 있는 두레관은 장뜰두레놀이를 주제로 꾸몄다. 장뜰두레놀이는 농사와 관련된 노동요를 풍장과 함께 구성한 증평의 민속놀이다. 전시된 징과 북, 장구 등 국악기를 두드리며 고된 농사일을 놀이로 승화한 선조의 멋과 흥을 느껴본다.향토자료관에는 증평의 역사를 전시하고, 한옥체험장은 사랑채와 안채에 들어가서 멋스러운 내부를 볼 수 있다. 공예체험장에서는 목공예와 도자기, 공예 체험 등이 진행된다. 증평민속체험박물관에서 증평 남하리 석조보살입상(충북유형문화재 208호)을 빼놓을 수 없다. 박물관 야외에 자리한 키 큰 보살상은 보관을 쓰고 살짝 미소 짓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옆에 작은 불상은 익살스러운 표정이 재미있다.박물관에서 나와 증평 시내로 들어간다. 증평장뜰시장 옆에 자리한 증평대장간은 최용진 대장장이의 작업장이다. 대장간 내부에 직접 만든 농기구가 주렁주렁 매달렸고, 최용진 씨가 땀을 뚝뚝 흘리며 무쇠를 두들긴다. 호미와 가위 등을 망치 몇 번 두들겨 뚝딱 만들어낸다. 최용진 씨는 40년 넘게 대장장이 외길을 걸었다. 온갖 농기구는 물론 전통 도검류까지 못 만드는 게 없어 ‘무쇠의 마술사’로 불린다. 1995년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국내 최초 대장간 부문 국가 기능 전승자로 선정하면서 그 노력과 능력을 인정받았다. 최용진 씨는 연세가 일흔이 넘었지만, 50대처럼 보인다. 비결은 정직하게 흘리는 땀이라며 사람 좋게 웃는다.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보강천 미루나무숲이다. 증평의 젖줄인 보강천 옆에 자리한 생태공원으로, 증평 시민이 즐겨 찾는 명소다. 아이들은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어른들은 미루나무 아래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평화롭다. 잔디밭을 설렁설렁 걸으며 증평 여행을 마무리한다.은은한 미소가 일품인 남하리 석조보살입상(사진=진우석 여행작가)◇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보강천 미루나무숲→증평대장간→증평민속체험박물관→좌구산천문대△1박 2일 여행 코스= 좌구산명상구름다리→좌구산천문대→좌구산자연휴양림→ 증평민속체험박물관→증평대장간→보강천 미루나무숲△가는길= 중부고속도로 증평 IC→중부로→광장로→율리삼거리→좌구산천문대△주변 볼거리=증평자전거공원, 삼기저수지, 증평 김득신 묘소 등최용진 대장장이의 힘찬 망치질(사진=진우석 여행작가)
2018.06.30 I 강경록 기자
4대강 보 개방 후 녹조 줄었다…올 하반기 개방 보 확대
  • 4대강 보 개방 후 녹조 줄었다…올 하반기 개방 보 확대
  • 4대강 보 개방 현황.(사진=환경부)[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지난 1년 간 4대강 보를 개방한 뒤 정체돼 있던 물의 흐름이 개선돼 조류 농도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수변생태공간이 넓어져 동식물의 서식환경 수준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 하반기 보 개방 대상을 확대하고, 물관리 일원화법 시행에 따라 국무조정실이 총괄하던 보 개방 관리·감독 기능을 7월에 구성될 환경부 소속 민관합동조사평가단으로 이관할 방침이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29일 서울청사에서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부처 합동으로 열린 ‘통합물관리상황반 회의’에서 지난 1년 간 진행된 4대강 보 개방·모니터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4대강 보 사업은 지난 2012년 완공된 후 녹조발생과 수질악화, 생태계 교란 등 부작용 논란이 지속돼 왔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4대강 16개 보 중 10개 보를 세 차례에 걸쳐 개방해 수질·수생태계 등 11개 분야 30개 항목을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처리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모니터링 진행 결과 개방된 보의 물 흐름이 전반적으로 좋아져 조류 농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방 폭이 컸던 보를 중심으로 조류 농도가 유의미하게 줄었다. 보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 세종보와 공주보의 조류 농도는 개방 전에 비해 40%나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산강 승천보도 지난 4월 완전개방한 후 조류농도가 37%나 감소했다. 그러나 최대 개방 보를 중심으로 수질 오염 척도의 일종인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과 총인(T-P)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최대 개방한 세종보는 예년 대비 많은 강우량으로 인한 유입지천의 비점오염원이 증가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었다”며 “승촌보와 공주보는 보 개방에 따른 유속증가로 하천 바닥에 쌓안 퇴적물이 다시 떠오르면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일 수 있어 개방 기간 및 개방 폭을 확대해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생태계 분야의 경우, 보 수위를 완전히 개방한 세종보와 승촌보 구간의 수변생태공간이 넓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승촌보에서는 보 개방 뒤 멸종위기 II급 노랑부리저어새의 개체수가 늘었고, 세종보 상류에서는 멸종위기 II급 독수리가 처음 관찰되기도 했다. 생물 서식처로 기능하는 모래톱은 증가한 반면 경관훼손 우려가 큰 퇴적물들은 식생이 자라나 악취 등 문제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보 관리수위 근처에 위치한 대규모 취수장과 양수장 때문에 완전한 보 개방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국무조정실장은 “제한적인 보 개방에도 불구하고 물의 체류 시간이 29~77%나 감소했고, 유속은 27%~43.1%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물관리 일원화법 시행에 따라 국무조정실이 총괄하던 4대강 모니터링 업무를 올 7월 구성되는 환경부 민관합동조사평가단으로 이관하고, 국가 물관리위원회 중심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환경부 조사평가단은 민간 중심 전문위원회와 실무지원조직으로 구성돼 향후 보 개방 계획을 구체화해 처리계획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산·영산강에 위치한 5개 보는 연말까지 충분히 모니터링을 진행해 올해 말 조사평가단에서 처리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이후 공론화를 거쳐 국가 물관리위원회가 구성되는 내년 6월에 최종 확정한다. 한강·낙동강에 위치한 11개 보 등 대규모 취수장과 양수장 때문에 개방이 제한적으로 진행된 보에 대해서는 용수공급대책을 보강해 보 개방을 확대하고 추가 모니터링을 진행한 후 처리계획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홍 국무조정실장은 “지금까지의 제한적 개방으로는 향후 모니터링과 함께 수질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내·외부의 지적을 수용했다”며 “대규모 취수장이 없는 보는 최대개방을, 대규모 취수장이 있는 보들은 취수장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개방하는 것으로 목표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개방된 4대강 보 10곳의 조류 농도 변화. (표=환경부)
2018.06.29 I 김보영 기자
군사훈련 연쇄 중단·유예…한미동맹 약화 우려
  • [김관용의 軍界一學]군사훈련 연쇄 중단·유예…한미동맹 약화 우려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우리가 한미연합훈련의 비용 대부분을 지출하고 있다. 훈련을 중단할 경우 엄청난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우리가 북한과 매우 포괄적이고 완전한 합의를 협상하는 상황에서 워게임(war game)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매우 도발적인 상황이기도 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한 말입니다. 이같은 언급에 따라 당장 8월 진행될 예정이었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중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프리덤가디언이 잠정 중단됐습니다. 정부가 유사시 전시행정체제로 전환하는 절차를 훈련하는 ‘을지연습’ 역시 취소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공군 F-15K 전투기와 미 B-1B 전략폭격기 등 양국 항공기가 편대를 이뤄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사진=공군]물론 과거에도 UFG 연습이 조정되거나 중단된 사례가 있습니다. 1990년 남북고위급회담 개최와 미국의 걸프전 참전으로 UFG의 전신인 UFL 연습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또 1991~1993년에도 남북회담 진행에 따라 UFL 연습 중 군사훈련은 축소되고 정부 훈련은 분리해 별도로 실시한바 있습니다. ◇프리덤가디언→을지·태극연습→KMEP 연쇄 중단하지만 문제는 UFG 연습의 잠정 중단으로 한반도에서의 군사훈련이 연쇄적으로 유예·중단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UFG 유예에 따라 우리 군 단독의 ‘태극연습’도 연기됐습니다. 태극연습은 전·평시 작전수행과 지휘능력을 증진하기 위해 매년 합참이 주도하는 정례적인 지휘소 연습(CPX)입니다. UFG나 키리졸브(KR) 훈련이 합참과 한미연합사가 주관하는 한미연합군의 CPX라면, 태극연습은 한국군 단독의 CPX입니다. 합참은 평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한 이후 작전 수행 능력 배양을 위해 1995년 첫 태극연습을 실시했습니다. 1999년 이후에는 작전사령부(군단급)까지 연습에 참가해 전구급 합동 지휘소 연습으로 발전했습니다. 매년 5~6월에 실시되던 태극연습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여기에 더해 7~9월 예정돼 있던 한미 해병대의 연합훈련인 KMEP(Korea Marine Exercise Program)도 무기한 연기된 상황입니다. KMEP 훈련은 일본에 주둔하는 미 해병대의 대대급 이하 부대가 포항과 백령도 등에 전개해 우리 해병대와 함께 실시하는 소부대 연합훈련입니다. 한미 해병대의 연합작전 수행능력과 상호 운용성 향상을 위해 2012년부터 매년 12~19회 가량 진행됩니다. 매년 연말 실시하고 있는 한미 양국 군 항공기 수백대가 참가하는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 역시 취소될 가능성이 큽니다. 내년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도 실시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훈련 중단 여파…연합방위태세 약화, 한미동맹 이완 가능성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기간 뿐 아니라 비핵화가 진행되는 내내 한미 군사훈련들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의 방위력 약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군은 오랫동안 한국군의 작전계획 수립과 전술 전기 연마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특히 지휘정찰 장비 등 미군 자산에 대한 우리군의 의존도 상당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미군의 주요 지휘관과 참모들의 교체 주기가 1~2년이어서 연례적 훈련이 없으면 유사시 실제 작전 수행은 어려워 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미 해병대 장병들이 KMEP 일환으로 백령도에서 전술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해병대]특히 ‘돈 낭비’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인식은 결국 한미군사동맹의 이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실 미국 입장에서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동맹국들과의 군사훈련 보다 한반도에서의 훈련이 더욱 중요한게 사실입니다. 다양한 시나리오로 모든 종류의 훈련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대규모 훈련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군과 연합훈련을 하는 게 미군의 실전 전투력 유지에 그만큼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연합훈련을 하지 않으면 주한미군과 한미연합사의 일이 크게 줄어들게 뻔합니다. 한미 군사동맹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꼭집어 얘기한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 역시 그리 비싸지 않다는게 중론입니다. 미 CBS 방송이 미 공군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B-1B(랜서) 전략폭격기, B-2A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B-52H 장거리 폭격기의 시간당 운용비용에 따르면 이들 3대 전략자산을 한 대 씩 한꺼번에 한반도에 전개할 경우 약 347만 달러(약 38억7000만원) 가량이 소요됩니다. 그러면서 이 방송은 “미 국방부가 신청한 2019년 예산 약 6811억 달러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부분”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으로 이뤄진 한미연합훈련 중단에 따라 이득을 본 나라는 북한과 중국 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2018.06.24 I 김관용 기자
스위스 '독수리 세리머니' 논란...세르비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
  • 스위스 '독수리 세리머니' 논란...세르비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
  • 독수리 세리머니로 정치적 메시지 논란을 빚은 스위스 공격수 셰르단 샤키리. 사진=AFPBBNews[로스토프=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스위스가 세르비아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가운데 스위스 선수들의 골 세리머니가 논란에 휩싸였다.스위스는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2차전에서 전반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7분 그라니트 샤카의 동점골과 후반 45분 세르단 샤키리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세르비아를 2-1로 제압했다.이번 대회 26경기 만에 나온 첫 역전승의 주인공이 된 스위스는 1승1무 승점 4점으로 브라질과 함께 조 선두로 올랐다.문제는 골을 터뜨린 뒤 샤카와 샤키리가 했던 골 세리머니였다. 샤카와 샤키리는 이날 골을 성공시킨 뒤 양손 엄지손가락을 엇갈리게 잡은 뒤 손가락을 펼쳤다. 마치 새가 날아가는 듯한 모습을 만들었다.이에 대해 외신들은 이들이 알바니아 국기에 새겨진 독수리 문양을 손동작으로 표현한 것이라 분석했다. 슬라브 계통의 기독교 중심인 세르비아는 회교도인 알바니아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대립해 왔다. 특히 두 나라는 오랜 기간 인종·종교적 대립으로 수십 만명이 숨지는 ‘피의 역사’를 갖고 있다.세르비아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보스니아 내전(1992~1995년) 당시 무슬림 약 30만명을 몰살시킨 ‘인종 청소’를 자행했다.1990년대 말에는 세르비아내 자치주였던 코소보에서 알바니아계 주민이 분리독립 운동을 일어났다. 코소보는 알바니아계 주민이 80%나 차지한다. 알바니아와 형제나 다름없다.세르비아계와 알바니아계 사이에 내전이 벌어져 수천명이 사망하고, 알바니아계 주민 30여만명이 난민이 됐다.코소보는 2008년 독립을 선언했지만 세르비아는 아직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샤카와 샤키리는 국적은 스위스지만 뿌리는 알바니아에 두고 있다. 샤카는 부모가 코소보 출신 알바니아인이고 샤키리는 코소보에서 태어나이듬해 스위스로 이민했다.이같은 배경을 가진 샤카와 샤키기가 세르비아를 겨냥해 독수리 세리머니를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는 경기 중 선수는 물론 관중들의 정치적, 종교적 표현 조차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만약 이 골세리머니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판단되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심지어 이 세리머니로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세르비아와 알바니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18.06.23 I 이석무 기자
  • [사설] 북·중 밀월 맞서 한·미 공조 굳게 다져야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보가 자못 눈부시다. 문재인 대통령과 두 번 만났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한 지 일주일 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세 번째로 마주앉는 등 3개월 새 정상회담을 6번이나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오는 9월의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초청했으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연일 만나자고 조르는 등 국제무대에서 김 위원장의 인기가 드높다.북·미정상회담으로 한층 격상된 김 위원장의 국제적 위상 덕분인지 자신감도 부쩍 커졌다. 앞선 두 번의 중국 방문은 귀국길에 오를 때까지 극비에 부쳐졌으나 이번엔 언론에 실시간 노출됐다. 이젠 정변 걱정 없이 평양을 비울 만큼 체제가 굳건하다는 뜻일 게다. 백악관이 벽면에 걸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을 김 위원장 것으로 바꿨다니, 이미 ‘은둔의 독재자’에서 벗어난 셈이다.김 위원장의 행보가 실속 없이 요란한 것만도 아니다. 제3차 북·중 정상회담이 열리던 날 한·미 양국은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중단을 발표했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팀스피릿 훈련을 건너뛴 1992년 이후 26년 만이다. 도상 위주인 을지훈련마저 중단한다면 기동작전이 포함된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은 보나마나다.미·중 무역전쟁이 불붙은 상황에서 ‘북한 카드’의 쓸모를 꿰뚫고 있는 시 주석이 관계개선을 요구하는 김 위원장을 박대하진 않았을 게다. 중국이 한국 관광을 여전히 규제하면서도 북한에는 제한을 풀고 국경 교류를 사실상 재개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실리를 챙기는 김 위원장에게서 김일성의 ‘중국·소련 줄타기 외교’가 연상된다는 얘기가 나올 만도 하다.그렇다고 김 위원장의 외교 행적에 시비 걸 필요는 없다. 하지만 비핵화 조치가 전혀 없는데도 우리 안보를 북한의 선의에 맡기는 위험한 선택은 위험스럽다. 이번 기회에 서울을 겨냥한 장사정포의 후방 철수를 관철시키는 등 상응 조치를 끌어내야 한다. 북·중 밀월 움직임에 맞서 한·미 혈맹의 찰떡 공조를 다지는 데 소홀해선 결코 안 될 것이다.
2018.06.21 I 허영섭 기자
매번 현실이 되는 문정인 '예언'…북핵 대응 '3축 체계'도 조정?
  • 매번 현실이 되는 문정인 '예언'…북핵 대응 '3축 체계'도 조정?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정부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미국과 협의할 수 있다.”문정인 통일·외교·안보 대통령 특별보좌관(이하 특보)는 지난 해 6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1년여가 지난 현재 한미 군 당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문 특보 ‘예언’은 현실이 됐다. 지난 3월에는 “한미연합훈련은 군사연습과 달라서 조정할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독수리연습은 야외기동훈련을 한 달로 단축됐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그의 예언은 대부분 적중해 ‘문 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까지 붙은 상황이다. 이런 그가 지난 19일 ‘국방개혁 2.0’의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공군회관에서 열린 ‘제21회 항공우주력 국제학술회의’ 사회자로 나선 그는 “판문점 선언과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에 상황 변화 요인이 생겼는데 국방개혁2.0도 전반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한국형 3축 체계의 조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국형 3축 체계는 선제타격체계(Kill Chain)·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대량응징보복체계(KMPR)를 의미한다. 적의 도발을 사전에 포착해 이를 무력화 하고, 미사일 방어 능력과 응징 보복 능력을 구비하는게 핵심이다. 이는 북한에 대응한 전력으로 핵·미사일 위협에 맞춰져 있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형 3축 체계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속도를 내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면 남북간과 북미간 대화 성공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북한 위협이 여전한 상황에서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을 중단하거나 계획을 수정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방부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하지만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은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전환의 핵심 조건이다. 전작권 전환이 현 문재인 정부의 숙원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형 3축 체계는 딜레마다. 과거 한·미간에 합의한 전작권 전환은 전환 시기(2015년 12월 1일)를 우선 결정한 후 이를 이양받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한국의 군사적 능력과 안보환경을 전환 조건으로 설정해 조건이 충족되는 시기에 전작권을 전환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한·미간에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은 △한국군이 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우리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선제타격체계와 미사일방어 등의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다. 또 △안정적인 한반도 및 지역안보 환경이 관리되는 것도 전환 조건 중 하나다.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을 재검토 하기 위해선 전작권 전환 조건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군 일각에서 문 특보의 이번 발언이 한미간 전작권 전환 조건을 수정하는 논의를 예고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이유다. 올해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관련 문제가 의제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해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에 대응한 우리 군의 공지 미사일 합동 실사격 훈련에서 킬체인 및 대량응징보복 핵심 무기체계인 현무-2A 탄도미사일이 동해상 표적지를 향해 발사되고 있다. [사진=국방홍보원]
2018.06.20 I 김관용 기자
한·미연합 UFG 훈련 유예, 한국군 단독 '태극연습'도 연기
  • 한·미연합 UFG 훈련 유예, 한국군 단독 '태극연습'도 연기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미 군 당국의 연합훈련 잠정 중단 결정으로 한국군 단독의 훈련도 영향을 받게 됐다. 8월 예정된 프리덤가디언(UFG)이 유예됨에 따라 당초 이달 26일부터 진행할 예정이었던 ‘태극연습’도 연기된 것이다. 20일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UFG 연습 유예 결정이후 합참 주도로 계획된 합동연습과 훈련 일정 등을 고려해 연중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유사시 임무수행 능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가장 적절한 시기에 최선의 방안으로 태극연습 시행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태극연습은 전·평시 작전수행과 지휘능력을 증진하기 위해 매년 합참이 주도하는 정례적인 지휘소 연습(CPX)이다. UFG나 키리졸브(KR) 훈련이 합참과 한미연합사가 주관하는 한미연합군의 CPX라면, 태극연습은 한국군 단독의 CPX다. 합참은 평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한 이후 작전 수행 능력 배양을 위해 1995년 첫 태극연습을 실시했다. 1999년 이후에는 작전사령부(군단급)까지 연습에 참가해 전구급 합동 지휘소 연습으로 발전했다. 매년 5~6월에 실시되던 태극연습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군은 3~4월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 및 독수리연습과 6월 한국군 단독의 태극연습, 8월 한미연합 UFG, 11월 한국군 단독 실기동훈련인 호국훈련을 진행하며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하고 있다. 올해 태극연습은 8월경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06.20 I 김관용 기자
미국인 10명중 8명 "北核, 여전히 위협적"
  • 미국인 10명중 8명 "北核, 여전히 위협적"
  • 사진=연합[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도, 미국인 10명 중 8명은 여전히 북한 핵이 위협적인 것으로 봤다. “북한 핵위협은 없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판단과는 상당한 괴리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SSRS에 의뢰해 지난 14~17일 유·무선을 통해 설문조사(전국 성인 1012명)를 벌인 결과를 보면, ‘북한 핵위협’에 대한 질문에 ‘장기적 위협’이라는 답변은 54%, ‘임박한 위협’이라는 답변은 25%로 각각 집계됐다. 응답자의 79%가 여전히 북한 핵은 ‘위협적’이라고 본 것이다. 반면, ‘위협이 없다’는 응답은 16%에 머물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13일 트위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내가 집권한 날보다 지금 더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더 이상 북한으로부터의 핵위협은 없다”고 단언했다. 더 나아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북한이 가장 크고 위험한 문제라고 말했다”며 “더는 그렇지 않다. 오늘 밤 푹 주무시기를”이라고 썼다.다만, 북·미 정상회담 성과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52%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답변(36%)보다는 많았다. 정치성향에 따라 평가가 갈렸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공화당 지지층에서 85%에 달했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선 28%에 불과했다. 이익을 얻은 쪽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엔 응답자의 40%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35%가 트럼프 대통령을 꼽았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목표치를 얻어내지 못했다는 인식과 맞물린 결과”라고 풀이했다.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방침엔 반대 여론이 높았다. 찬성은 40%, 반대는 48%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은 사실상 중단됐다.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도 중단될 공산이 커졌다.
2018.06.20 I 이준기 기자
한·미 군사훈련 중단 장기화 땐 연합방위태세 차질 우려
  • 한·미 군사훈련 중단 장기화 땐 연합방위태세 차질 우려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미 군 당국이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포커스가디언(UFG) 연습의 잠정 중단을 19일 공식 발표했다. 북미간 남북간 대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기 위한 조치라는게 국방부 설명이다. 하지만 대화가 장기화 될 경우 전체 한미연합훈련의 중단 가능성도 있어 한국의 방위력 약화나 한미동맹 관계의 조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8월 UFG 연습 유예 관련 “한미 연합방위에는 조금의 차질도 없이 한미가 충실히 준비해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연합훈련 유예라는 조치가 있었기 때문에 이에 상응하는 (북한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오산기지에서 당시 테렌스 오쇼너시 미 제7공군사령관(왼쪽)등 주한 미 공군 관계자들이 괌 앤더슨기지에서 날아온 B-52 폭격기와 한미 전투기의 연합 기동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사진=주한미군]UFG 연습은 1953 년 10월 1일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일환으로 정전협정에 의해 매년 진행되고 있다. 한반도 우발상황 발생 시 한미 연합군의 협조 절차 등을 숙지하기 위한 것이다. 전쟁상황을 가정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며 실제 병력이나 장비가 투입되지는 않는다. 1954년부터 시작된 유엔군사령부 주관의 군사연습 ‘포커스렌즈’(FL)가 그 시초다. 이와 함께 1968년 발생한 북한 무장공비 청와대 기습 사건, 일명 ‘김신조 사건’을 계기로 그해 7월 ‘을지연습’이 시작됐다. 각기 따로 진행되던 두 연습은 1976년부터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으로 통합됐다. 2008년 UFG로 명칭이 변경됐다. 이번 UFG 유예 결정에 따라 정부 주도의 을지훈련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프리덤가디언 처럼 같이 훈련을 유예하는 방법과 예전대로 해 오던 대로 하는 방법, 상황에 맞게 성격을 변화시켜 하는 제3의 방법 이 있을 수 있다”며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UFG와 함께 3대 연합훈련으로 꼽히는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의 진행 여부도 관심사다. 최현수 대변인은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서 한미간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면서 “후속하는 다른 훈련에 대한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한미 연합훈련이 조정되거나 중단된 사례가 있다. 1990년 남북고위급회담 개최와 미국의 걸프전 참전으로 UFG의 전신인 UFL 연습이 중단된바 있다. 또 1991~1993년에도 남북회담 진행에 따라 UFL 연습 중 군사훈련은 축소되고 정부 훈련은 분리해 별도로 실시했다. 1992년에는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 수용에 따라 키리졸브 훈련의 전신인 ‘팀스피릿’ 훈련이 취소됐다. 1994년에도 북미간 ‘제네바 기본합의’ 체결에 따라 팀스피릿 훈련이 중단된바 있다. 지난 해 9월 정경두 합참의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이 취임 후 첫 한미연합사령부 방문 행사에서 빈센트 브룩스 연합사령관 등 한미 양국군 주요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주한미군]하지만 연합훈련의 중단 상황이 지속될 경우 한국 방위 역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군이 오랫동안 한국군의 작전계획 수립과 전술 전기 연마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기 때문이다. 지휘정찰 장비 등 미군 자산에 대한 우리군의 의존성도 큰 상황이다. 특히 미군의 주요 지휘관과 참모들의 교체 주기가 1~2년이어서 연례적 훈련이 없으면 유사시 혼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우리군은 한국군 단독의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 주도의 기존 호국훈련과 태극연습으로 훈련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독수리연습이 한미연합사와 합참 주관의 실기동훈련이라면, 호국훈련은 합참 단독의 한국군 실기동훈련(FTX)이다. 매년 11월 진행된다. 또 합참 주도의 태극연습은 UFG나 키리졸브 같은 지휘소 시뮬레이션 연습(CPX)이다. 최현수 대변인은 “한미 간에 연합훈련 관련 사안에 대해서 긴밀하게 공조를 하고 있다”면서 “또 국민들께서 불안해 하시지 않도록 연합방위태세에 빈틈 없이 긴밀하게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06.19 I 김관용 기자
한·미 국방부, 8월 UFG 연기…"KR·FE 훈련 중단 여부도 협의 중"(종합)
  • 한·미 국방부, 8월 UFG 연기…"KR·FE 훈련 중단 여부도 협의 중"(종합)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한·미 군 당국이 올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했다. 사실상 무기한 연기로 올해 UFG 훈련은 취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발적’이고 ‘비싸다’며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언급한지 일주일 만의 공식발표다. 국방부는 19일 “한미는 긴밀한 공조를 거쳐 8월에 실시하려고 했던 방어적 성격의 프리덤가디언 군사연습의 모든 계획활동을 유예(suspend)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UFG가 연례적·방어적 훈련이긴 해도 북한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는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992년 북한의 남북기본합의서 및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이행 조건에 따라 키리졸브 훈련의 전신인 ‘팀스피릿’도 일시 중단된바 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선의’(in good faith)로 협상을 진행하는 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 역시 지난 14일 NSC 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여부와 관련 “북한이 진정성 있게 비핵화 조치를 실천하고 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남북간, 북미간 성실한 대화가 지속된다면,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상호 신뢰구축 정신에 따라 대북 군사적 압박에 대해 유연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UFG 연습은 1953 년 10월 1일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일환으로 정전협정에 의해 매년 진행되고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이다. 한반도 우발상황 발생 시 한미 연합군의 협조 절차 등을 숙지하기 위한 것이다. 전쟁상황을 가정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며 실제 병력이나 장비가 투입되지는 않는다. 1954년부터 시작된 유엔군사령부 주관의 군사연습 ‘포커스렌즈’(FL)가 그 시초다.이와 함께 1968년 발생한 북한 무장공비 청와대 기습 사건, 일명 ‘김신조 사건’을 계기로 그해 7월 ‘을지연습’이 시작됐다. 각기 따로 진행되던 두 연습은 1976년부터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으로 통합됐다. 2008년 UFG로 명칭이 변경됐다. 한편 국방부는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한미간 계속 협의할 예정”이라면서 “후속하는 다른 훈련에 대한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른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 중단 여부는 추가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작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당시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아파치 헬기가 이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8.06.19 I 김관용 기자
남·북,北 장사정포 철수 논의.. 한·미 3대 연합훈련 잠정중단 가닥
  • 남·북,北 장사정포 철수 논의.. 한·미 3대 연합훈련 잠정중단 가닥
  • 북한군이 인민군 창설 85주년인 지난 해 4월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장사정포 등을 동원한 건군 사상 최대 규모의 ‘군종 합동타격시위’를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남북한 군 당국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배치된 북한의 장사정포를 후방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장사정포는 핵·미사일과 함께 수도권의 최대 위협이다. 이를 후방으로 물린다는 건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 구축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한미 국방부는 북미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포함한 키리졸브(KR)·독수리연습(FE) 등 3대 한미연합훈련을 중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화 중단이나 북한의 관련 합의 불이행 때는 훈련을 재개한다는 구상이다. ◇ 北 장사정포 70% 전방 배치, 수도권 최대 위협지난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제8차 장성급군사회담에서 MDL 인근에 배치된 북한의 장사정포를 후방으로 철수하는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회담 속기록과 회의록을 살펴본 결과 장사정포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며 “장사정포 후방 배치와 관련한 논의를 한바 없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하지만 남북은 회담 직후 공동보도문을 통해 “쌍방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데 필요한 제반 사항들을 진지하게 협의했다”고 밝혀 비공식적으로 북한 장사정포 위협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북측은 적대 행위 중단 관련 의제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한미연합훈련 관련 북측 언급을 묻는 질문에 “기존 입장대로 적대행위와 관련해 중단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면서 “이에 (우리 측은)한미간에 논의 중인 사항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북한군의 장사정포는 40km 이상 사거리를 가진 북한의 야포와 방사포를 의미한다.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8600여문의 견인포·자주포와 5500여문의 방사포(다련장로켓)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70%가 평양~원산 이남에 배치돼 수도권 지역에 대한 기습·대량 공격 태세를 갖추고 있다. 특히 MDL 인근의 신형 300mm 방사포는 중부권 지역까지 공격이 가능하다. 앞서 남북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단계적 군비축소도 실현해 나가기로 합의한바 있어 북한 장사정포 문제는 남북 군 당국간 논의에서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 UFG·KR·FE 등 3대 한미연합훈련 중단 방침한미 군 당국은 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3대 한미연합훈련인 UFG와 키리졸브 훈련, 독수리 연습을 중단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연례적·방어적 훈련이긴 해도 북한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 중에는 잠정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1992년 북한의 남북기본합의서 및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이행 조건에 따라 키리졸브 훈련의 전신인 ‘팀스피릿’이 중단된바 있다. 이번 주 내 한미 국방부는 논의결과를 공동으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UFG와 키리졸브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워게임(War Game) 형태로 진행된다. UFG는 매년 8월 경, 키리졸브는 매년 3월 진행된다. 이들 훈련에는 실제 장비가 동원 되진 않지만 미 본토에서 관련 병력이 한국으로 와 훈련에 참가한다. 작년 UFG 연습에 해외 증원 병력 3000명을 포함한 1만7500명의 미군이 참가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연기된 올해 키리졸브 훈련에도 해외 증원 병력을 포함한 총 1만2200여명의 미군이 참가한바 있다. 독수리연습은 키리졸브와 연계해 이뤄지는 장비 및 병력의 실기동 훈련이다. 이 때 항공모함 등 미 전략무기가 한반도에 전개한다. 한미 양국은 이같은 3대 훈련을 중단하더라도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거나 대화가 중단될 경우 언제든 이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른바 ‘스냅백’(snap back)이다. 또 한미 양국군의 부대 단위 또는 각 군별 훈련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해 3월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한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비행갑판에 F/A-18 전투기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18.06.17 I 김관용 기자
  • 韓美, 3대훈련 중지하되 北비핵화 합의 불이행 땐 재개로 가닥
  • (서울=연합뉴스) 한미 양국 국방부가 비핵화와 대북체제안전보장 논의를 위한 북미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포함한 대북 전면전 가정 3대 훈련을 중지하되 대화 중단이나 북한의 관련 합의 불이행 때는 재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17일 전해졌다.정부 당국자는 우선 “한미 군 당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단하겠다고 언급한 연합훈련 문제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금주 내 한미 국방부가 논의결과를 공동으로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 기간 실시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도발적이라고 언급한 대상은 대규모 전쟁을 상정한 ‘워게임’”이라며 “따라서 전면전을 가정한 대규모 연합훈련의 중단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한반도 전면전을 가정한 3대 한미연합훈련은 UFG 연습과 키리졸브(KR) 연습, 독수리(FE) 훈련이다.그는 아울러 “한미가 대규모 연합훈련의 중단 혹은 연기를 발표하더라도 ‘스냅백’(snapback) 조항이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거나 비핵화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한미연합훈련을 언제든 재개하는 조항이 발표 내용에 포함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북한은 그동안 이런 3대 한미 연합훈련을 “북침전쟁 소동”으로 규정하며, 지속해서 중단을 요구해왔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 확대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상대방을 자극하고 적대시하는 군사행동 들을 중지하는 용단부터 내려야 한다”고 요구한 것도 이들 3대 훈련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가운데 8월로 예정된 워게임 형식의 지휘소훈련(CPX)인 UFG 연습은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한 정부 연습과 한미연합훈련으로 나뉜다. 1954년부터 유엔사 주관으로 시행하던 포커스렌즈 연습과 1968년 1·21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정부 차원의 군사지원 훈련인 을지연습을 통합해 컴퓨터 워게임 기법을 적용했다. 2008년부터 UFL(을지포커스렌즈) 연습에서 UFG 연습으로 명칭이 바뀌었다.UFG연습에 정부 행정기관과 주요 민간 동원업체, 군단급 이상 육군부대, 함대사령부급 이상 해군부대, 비행단급 이상 공군부대, 해병대사령부, 주한미군, 전시증원 미군 전력이 참가한다. 작년 UFG 연습에 미군 1만7천500명(해외 증원군 3천명 포함)이 참가했다.매년 3월 실시되는 키리졸브 연습도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전쟁 수행절차 숙달에 중점을 둔 워게임 형식의 지휘소훈련이다. 키리졸브 연습이 끝나면 개최되는 독수리 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FTX)이다.한미 양국은 북미대화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3대 훈련을 중단하더라도 부대 단위 또는 군별훈련은 계획대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부대 단위 또는 군별훈련은 예정대로 실시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말에는 한미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가 예정돼 있다. 이 훈련은 양국 공군의 전투준비태세 점검 차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중단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hojun@yna.co.kr
남·북 '백두산·한라산' 호출 재개, 육·해상 핫라인도 복원
  • [김관용의 軍界一學]남·북 '백두산·한라산' 호출 재개, 육·해상 핫라인도 복원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14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열렸습니다. 햇수로 11년만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 군사당국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데 필요한 제반 사항들을 진지하게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군사적 충돌의 원인이 돼 왔던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지하는 문제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조성하는 문제 △남북 교류협력과 왕래 및 접촉에 대한 군사적 보장 대책을 수립하는 문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시범적으로 비무장화하는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번 회담의 성과 중 하나는 남북 군사당국이 지난 2004년 6월 4일 합의한 ‘서해해상에서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에 관한 합의서’를 복원한 것입니다. 이번 군사회담에서 북측단장이었던 안익산 중장(우리군의 소장)은 6·4 합의 체결 당시 소장(우리군의 준장)으로 북측 단장으로 참석한바 있습니다. ◇6·4 합의 복원…서해상 충돌방지· 전방지역 선전 중단6·4 합의는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돼 있습니다. 서해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것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 입니다. 서해상 우발적 충돌 방지 합의는 남측이 요구한 것입니다. 북측이 1970년대 들어 서해 NLL 무력화에 나선 이후 경비정 60여척을 동원해 1973년 10월부터 같은 해 말까지 43차례에 걸쳐 서해 NLL을 침범하는 등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특히 1999년 6월 15일에는 첫 번째 연평해전을 일으켰고, 같은 해 9월에는 경기도와 황해도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삼은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을 일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듬해 3월에는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 등 서해 5개 도선의 출입 시 북측의 승인을 받으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2002년 6월에는 2차 연평해전을 일으켰습니다. 남북장성급회담 수석대표를 맡은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소장)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으며 북측 대표단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방부]이에 반해 MDL 일대에서의 선전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는 북측이 요구한 것입니다. 대북확성기와 선전물(일명 삐라)이 북한군과 주민들에게 그만큼 영향을 끼쳤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북확성기 방송은 우리 군의 대표적인 심리전 수단으로 남한의 발전상과 북한의 실상, 남북 동질성 회복, 북한 체제 비판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대북확성기 방송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실제로 탈북자들은 대북확성기 방송을 듣고 남한 사회에 대한 동경심을 키웠다고 잇따라 증언한바 있습니다.◇천안함 사건 여파 6·4 합의 사실상 폐기하지만 이같은 6·4 합의는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사실상 파기됐습니다. 북측이 ‘쌍방은 서해해상에서 함정(함선)이 서로 대치하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하고, 상대측 함정(함선)과 민간 선박에 대해 부당한 물리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6·4 합의서 조항을 어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북측은 2009년에도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와 우리측의 경고사격에 조준사격을 가한 ‘대청해전’ 도발을 한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2010년 5월 24일 대북 FM 자유의 소리 방송을 재개한 이후 2015년 8월 4일 경기도 파주 우리 측 비무장지대(DMZ)에서의 북한군 지뢰 도발 사건으로 10일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했습니다. ‘쌍방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쌍방 군대들 사이의 불신과 오해를 없애기 위해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을 중지하고 선전수단들을 제거하기로 한다’는 6·4 합의가 무효화 된 것입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양측은 MDL 일대에서의 선전활동을 중단하고 선전수단 역시 제거한바 있습니다. 판문점 선언의 서해 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및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는 문제가 남아 있었는데, 이번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이를 위해 6·4 합의를 복원시킨 것입니다. 국방부는 이번 회담에서 6·4 합의 복원에 많은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6·4 합의 복원에 따라 남북 선박간 ‘한라산’과 ‘백두산’이라는 호출 용어가 되살아 날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은 6·4 합의에서 약속한 국제상선공용주파수(주주파수 156.8Mhz·보조주파수 156.6Mhz)를 이용해 우리 함정이 “여기는 한라산”이라고 부르면, 북측은 “여기는 백두산”이라고 응답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같은 해 6월 14일 첫 가동 이후 잘 운영되다 북측이 2008년 5월부터 우리 함정 호출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가동이 중단됐습니다.전방부대 우리 군 장병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위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국방부공동취재단]◇軍 통신선 모두 복원…우발충돌·착오에 의한 전쟁 방지이와 함께 또 다른 성과로 꼽을 수 있는게 남북간 군 통신선의 완전 복원입니다. 당초 남북은 2002년 9월 서해지구 통행 보장을 위한 군 통신선 3개 회선을 설치하고 12월에는 동해지구에도 3개 회선을 설치한바 있습니다. 또 2005년 8월에는 서해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군 통신선 3개 회선도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 악화를 문제삼아 서해지구와 서해 우발 충돌 방지용 군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했습니다. 이듬해 3월에는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 등 한미연합훈련 대응 차원에서 동해지구 군통신선도 차단했습니다. 2010년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동케이블에서 광케이블로 전환하고 기존 동케이블 1개 회선은 예비로 운용하기로 했지만 같은 11월 MDL 이북 지역 산불화재로 동해지구 군 통신선 소실 이후 현재까지 복구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해지구 군통신선도 2016년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차단한 이후 올해 1월 9일 일부가 재개됐지만, 전화통화만 가능한 상태로 팩스 송·수신은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합의에서 남북은 서해 및 동해지구 군통신선과 서해우발충돌방지용 통신선 모두를 복원하기로 함에 따라 군사당국 간 육상·해상 핫라인이 모두 가동될 전망입니다. 이같은 군통신선은 우발전쟁이나 착오에 의한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불신과 오해를 없애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北 공동보도문, 서해 NLL 대신 ‘서해열점수역’ 명기물론 이번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서해 NLL 관련 부분에 합의를 보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북측 단장인 안익산 중장은 공동보도문 낭독 당시 “서해 열점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서해 NLL 일대를 서해 열점 수역이라고 한 것입니다. 북한은 그간 서해 NLL을 ‘서해 열점 수역’, ‘서해 분쟁수역’ 등으로 지칭해왔습니다. 앞서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라고 돼 있는 문구에 합의한바 있습니다. 이를 보도한 북한 매체들 역시 서해 북방한계선 즉, NLL(Northern Limit Line) 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썼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지만, 이번 군사회담에서도 여전히 자신들의 용어를 사용한 것은 사실상 북한의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2018.06.17 I 김관용 기자
  • 中매체 "한미연합군사훈련 없어지면 한반도 더욱 새로워질 것"
  •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연 후,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매체가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없으면 한반도는 더욱 새로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15일 중국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한반도 정세의 중요한 진전”이라며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핵 실험장을 폐기하는 일련의 조치에 대한 한미 양국의 첫 중요한 응답”이라고 해석했다. 이 매체는 최근 몇 년간 한반도 정세가 긴장분위기를 유지하며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과 키 리졸브, 독수리 훈련 등 한미 양국군의 연합훈련이 강화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구시보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은 한반도 정세 불안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중단 결정을 단호하게 이행해 나간다면 중국이 지난 2017년에 제기한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발사와 한미 대규모 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는 것)‘ 제안은 현실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과 미국 양국의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연합훈련을 양국 동맹 유지의 결정적인 연결고리로 생각하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와 연관해 적지 않는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환구시보는 “미국이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선언했다면 쉽게 번복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이 이런 약속을 지킬지 여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순조로운 진행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반도에 핵 실험과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이 없고 한미연합 대규모 군사훈련도 없으며 북미간 고위급 교류까지 추가된다면 한반도는 새로워 질 것”이라면서 “과거에 상상할 수 없었던 일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18.06.15 I 김인경 기자
부·울·경, 보수 이미지 벗었다
  • [선택 6.13]부·울·경, 보수 이미지 벗었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6.13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1990년 3당 합당 이후 고착화된 보수 이미지를 벗었다. 자치단체장을 선거로 뽑기 시작한 1995년 이후 23년간 진보 성향 후보들은 부·울·경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하지만 이번 선거는 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울·경 기초단체 총 39군데 가운데 64%에 달하는 25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자유한국당은 12곳에 그쳤다. 무소속 후보는 2곳에서 당선됐다. 특히 울산에선 민주당이 구청장·군수 다섯 자리를 말 그대로 싹쓸이했다. 부산도 파란 물결로 뒤덮였다. 구청장·군수 16명 중 민주당 소속이 무려 13명이다.4년 전과는 전혀 딴판이다. 당시에는 부·울·경 기초단체장 당선자 39명 중 34명이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 속해 있었다.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시장이 유일했다. 부산과 울산에는 민주당 간판으로 기초단체장에 당선된 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민주당은 부산과 울산 시의회도 장악했다. 민주당은 42개 부산시의원 지역구 선거에서 38곳을 승리했다. 또 울산시의원 선거구 19군데 중 15곳을 석권했다. 이들 역시 4년 전에는 민주당이 한 석도 가져가지 못했었다.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이 같은 기대 이상의 성과에 놀라워하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 막판까지 ‘절반 이상’ 승리를 기대했을 뿐이다. 압승의 비결은 구도와 이슈에서 민주당이 앞섰다는 평가다. 예컨대 20대 총선에서 부산 지역구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독수리 5형제’를 자처하며 남구, 연제구, 부산진구, 사하구 등에서 ‘파란’을 견인했다. 또 영도구, 북구, 강서구에선 보수표가 갈라진 것이 민주당 후보들에게는 호재가 됐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와 경남에서 나고 부산에서 자란 문재인 대통령의 압도적인 인기도 빼놓을 수 없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말실수에 대해 “경상도 사투리를 써서 그렇다”며 지역 폄하 발언 논란을 일으킨 점도 부·울·경 민심 이반에 한몫했다.압승을 거둔 부산·울산과 달리 경남은 민주당이 약진했지만 한국당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경남의 18개 기초단체장 중 10곳을 지켜냈다. 4년 전에는 17곳에서 승리했다. 전통적 보수층이 밀집된 진주, 사천, 의령, 함안 등 서부경남 지역에서는 한국당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양산, 고성, 통영 등 동부경남을 따내며 소속 기초단체장 수를 1명에서 7명으로 불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민주당은 경남 ‘정치 1번지’ 창원에서의 승리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술에 배부르냐’는 속담을 인용하며 “점차 서부경남에서도 보수 잔재가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강재호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 같은 선거 결과와 관련해 “지난 1년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홍준표 대표에 대한 심판이 결합돼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2018.06.14 I 유현욱 기자
한미연합훈련 축소·조정 불가피, 美 전략무기 전개도 중단
  • 한미연합훈련 축소·조정 불가피, 美 전략무기 전개도 중단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선의’(in good faith)로 협상을 진행하는 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향후 훈련의 규모와 방법 등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오는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일정 부분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표적인 한미연합훈련은 2월에 진행되는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이다. 키리졸브는 주로 시뮬레이션을 통한 지휘소 연습이고, 독수리연습은 미 증원군 전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실기동훈련이다. 지난 해 훈련 당시에는 핵타격 체계인 미국 전략무기가 대거 참가했으며 투입된 한미 병력은 30만명에 달했다. 한미 양국군은 하반기에도 UFG 훈련을 한다. 야외에서 실제 부대가 기동하는 훈련이 아닌 지휘소에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이뤄진다. 이 외에도 한미 각 군은 한 달에 한 번꼴로 연합훈련을 한다. 연합작전 수행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달 한미 공중전투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가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 비행을 마치고 착륙하고 있다. 북한은 F-22 등 미 전략무기가 참가하는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바 있다. [사진=연합뉴스]미 국방부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에게 조언을 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히 ‘돈’ 문제만 따져서 나온 언급이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청와대와 국방부는 사전에 관련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분위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연합훈련을 ‘워 게임’(war game)이라고 칭했다. 이는 말 그대로 전쟁연습이다. 한미 양국은 보통 연합훈련을 ‘콤바인드 엑서사이즈’(combined exercise)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게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 문제인지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함께 하는 훈련인지, 미 본토 증원 미군까지 함께 하는 훈련을 의미하는지 모호하다. 우리 정부가 진의 파악에 나선 이유다.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훈련 중단 등 발언의 정확한 의미나 의도 파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실상 관련 내용을 모르고 있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고 한미연합훈련 등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전제조건이 있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따라 향후 연합훈련의 축소나 형식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키리졸브와 하반기 UFG 훈련을 합쳐 1년에 한 번으로 변경하거나 훈련을 실기동이 아닌 시뮬레이션 형태로만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 1992년 북한의 남북기본합의서 및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이행 조건에 따라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릿’이 중단된바 있다. 특히 1994년 북·미 간 제네바 합의 이후 팀스피릿 훈련은 대폭 축소돼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으로 대체됐다. RSOI는 2008년 키리졸브로 명칭이 변경됐다.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 역시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잦아졌기 때문에 그 이전으로 돌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주한미군이 있으면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안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할 수 있지만, 북한이 위협으로 인식하는 전략무기를 동원 한 대대적인 군사연습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8.06.13 I 김관용 기자
사향노루·재두루미…DMZ에 멸종위기종 등 야생생물 6천종 숨쉰다
  • 사향노루·재두루미…DMZ에 멸종위기종 등 야생생물 6천종 숨쉰다
  •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DMZ 생태계 조사를 진행한 결과 발견한 멸종위기 생물 사진. (사진=국립생태원)[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비무장지대(DMZ)에 멸종위기종 등 야생생물 6000종이 서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산양과 사향노루 등 멸종위기종의 비중이 전체의 40%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DMZ 일원 동부해안과 동부산악, 서부평야 등 3개 권역 생태계를 조사한 자료와 1974년부터 누적된 조사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DMZ에 멸종위기종 101종 포함 총 5929종의 야생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국립생태원은 2014년부터 DMZ 현장을 찾아가 생태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는 △동부해안 △동부산악 △서부평야 △중부산악 △서부임진강하구 등 5개 권역으로 구분해 매년 한 권역씩 조사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이미 지난 2008~2009년 DMZ 내부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돼 접근이 어려워져 현재는 무인 카메라를 설치해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DMZ에는 곤충류 2954종, 식물 1926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417종, 조류 277종, 거미류 138종, 담수어류 136종, 포유류 47종, 양서·파충류 34종 등 총 5929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된 야생생물 중에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험 위급(CR) 수준으로 평가한 산양과 사향노루, 위기(EN) 등급으로 지정한 두루미, 취약(VU) 등급으로 분류한 재두루미가 포함돼 있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산양과 사향노루는 화천과 양구, 인제, 고성 등에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고, 민간인통제선 이북 내 서식밀도를 분석한 결과 사향노루 24마리와 산양 732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DMZ 서부의 파주와 연천, 중부의 철원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수달과 검독수리, 수원청개구리 등 멸종위기 I급 야생생물 18종도 확인됐다. 멸종위기 II급 생물로는 △가는동자꽃, 가시오갈피나무 등 식물 17종 △담비, 삵 등 포유류 5종 △개리, 검은머리물떼새 등 조류 35종 등 총 83종이 발견됐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DMZ에서 발견된 야생생물 중 멸종위기종은 전체(267종)의 37.8%나 달했다”며 “특히 지난해에는 2006년 월악산에서 최초 보고된 뒤 11년 만에 희귀종인 등뿔왕거미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립생태원은 DMZ 일원 생태계조사로 생물종 정보를 구축한 뒤 내년까지 중부산악과 서부임진강하구의 권역 조사가 끝낼 계획이다. 또 2020년까지 DMZ 일원의 생물다양성 지도와 국제적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 분포 지도를 제작할 방침이다.
2018.06.13 I 김보영 기자
컴퓨텍스2018 스케치: 인텔·AMD 공수교대
  • [닥터몰라의 IT이야기]컴퓨텍스2018 스케치: 인텔·AMD 공수교대
  •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 닥터몰라 제공[IT벤치마크팀 닥터몰라] 예로부터 선공은 추격자의 몫이었다. 기습적으로 이목을 끌고 디펜딩 챔피언에 앞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그것이니까.아직까지 데스크탑 프로세서는 4코어가 당연하던 작년 3월 -이 대목을 써놓고 다시 달력을 보고, 한번 더 생각했다. 지난 한 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구나- 별안간 8코어 프로세서를 출시한 AMD의 행태는 전형적인 ‘후발주자의 선공’ 이었다. 10코어까지 출시되어 있던 하이엔드 데스크탑 (HEDT) 프로세서 시장에 무려 16코어 프로세서를 끼얹은 것 또한 AMD의 만행이었고 역시 이 시장에 지분이 없던 후발주자의 ‘관심 끌기용’ 퍼포먼스로서의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언더독(underdog)의 반란이 잠시 주목받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를 무자비하게 진입하는 집권자의 카운터 역시 정형화된 양식의 일부였다. AMD의 라이젠 7 출시에 대응해 인텔은 6코어 + 최대 4.7GHz에 이르는 8세대 코어 프로세서 ‘커피레이크’로 맞불을 놓았고, 라이젠 스레드리퍼를 목도해서는 꼭 작년 이맘때, 아이맥 프로 등 워크스테이션에 공급할 예정이었던 제온 W 시리즈를 간판만 ‘코어 X’로 바꿔 HEDT 프로세서 라인업에 추가하는 것으로 대응했다.닥터몰라/AMD 제공비록 이 대결에서 AMD가 ‘진압’ 당하지만은 않았고, 관점에 따라 언더독의 반란으로서는 대단히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지만, 어쨌든 ‘가격따위 생각하지 않는’ 먹이사슬 최상위 소비자에게 있어서 인텔이라는 선택지는 ‘아직은’ 빛이 바래지 않은 어떤 것이었다. 간단히 말해 여전히 최상위 프로세서 대결에서 라이젠 스레드리퍼 1950X는 코어 i9-7980XE보다 코어 수가 적으며, 최대 부스트클럭이 낮고, 그 둘의 곱에 비례해 10% 가량 성능이 더 낮다.따지고 보면 선공에 이어지는 카운터가 더 강력해야 한다는 것은 불문율과도 같다. 선공의 위력에 미치지 못하는 카운터가 의미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지난 한 주 우리 모두가 목격한, 대만에서 벌어진 인텔-AMD 양사의 장외전은 실로 오랜만의 공수교대와도 같았다. 가만히 있는 AMD에게 인텔이 먼저 28코어 차세대 HEDT 프로세서로 도발을 날렸고, 정확히 24시간만에 AMD는 32코어 라이젠 스레드리퍼 2세대를 공식화하는 것으로 카운터를 친 것이다.닥터몰라 제공인텔은 올해 창사 50주년이자 기념비적인 i8086 프로세서의 출시 40주년을 맞았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코어 i7-8086K 리미티드 에디션은 그 제원에 40과 50이라는 숫자를 담았다. 4.0GHz라는 베이스클럭은 4년 전 코어 i7-4790K가 이미 등정한 적 있는 고지이지만 6코어 프로세서로서는 i7-8086K가 최초다. 어떤 방식으로든 5.0GHz라는 최대 부스트 클럭이 인텔 프로세서의 제원으로 명기된 것 역시 i7-8086K가 최초다.또한 인텔은 같은 날 정체불명의 28코어 프로세서 데모를 선보였는데, 최대 1770W의 발열량을 냉각할 수 있는 베이퍼 칠 (Vapor chill) 냉각시스템으로 무장한 이 시스템은 무려 전 코어 5.0GHz 구동에 성공했으며 이때의 시스템 소비전력은 1600W에 달했다고 전해진다.닥터몰라 제공아난드텍에 따르면 18코어 코어 i9-7980XE를 4.9GHz 근처로 오버클럭할 경우 CPU 소비전력만 1000W를 넘어가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으므로, 28코어 프로세서를 오버클럭한 경우는 그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코어 i9-7980XE의 TDP는 165W이고, 현재까지 28코어를 제공하는 유일한 라인업인 제온 플래티넘은 LGA 3467 소켓을 사용하는데 이 규격은 최대 265W까지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소문에 따르면 인텔의 차세대 28코어 HEDT 프로세서는 300W의 TDP를 가질 것이라고도 한다.닥터몰라 제공현재 인텔의 28코어 라인업은 TDP 165W의 제온 플래티넘 8176과 205W의 8180 단 둘로 나뉘고, 이들의 속도 차로 미루어보면 차세대 28코어 HEDT 프로세서가 어느 정도 TDP 레벨에서 어느 정도 클럭을 가질지 짐작해볼 수 있을지 모른다. 다행히(?) 예측의 변수를 줄여 줄 소식 중 하나는, 차세대 HEDT 프로세서가 여전히 14nm(++) 제조공정을 고수할 것이라는 사실이다.제온 플래티넘 8176의 작동 속도는 기본 2.1GHz, 전 코어 터보 2.8GHz, 최대 터보 3.8GHz이며, 그보다 소비전력이 높은 8180은 기본 2.5GHz, 전 코어 터보 3.2GHz에 최대 터보는 8176과 같다. 확실한 것 하나는, 이날 데모로 보여준 5.0GHz는 아주 심각하게 오버클럭된 수치라는 것이다.그리고 정확히 24시간 뒤. AMD는 최대 32코어를 탑재하는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를 발표했다.닥터몰라/AMD 제공닥터몰라 제공최대 코어수가 같게 된 EPYC과의 관계 설정 문제도 있고, 일반 컨슈머 프로세서 (라이젠 7으로 최대 8코어 제공) 와의 간극을 고려하면 1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가 커버하던 8-16코어 밴드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기에, 2세대 최상위 제품의 가격은 1세대보다 다소 상향되는 것이 불가피하다.특히 1소켓 전용의 EPYC P-모델은 라이젠 스레드리퍼와의 차별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하는 자기 PR의 시대에 내몰리게 되었다. 참고 삼아 언급하지만, 인텔이 HEDT 프로세서의 가격을 더 올리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현재 코어 i9-7980XE가 맡고 있는 1999달러 포지션에 28코어 모델이 자리잡을 것이다.마침 AMD는 거기서 멀지 않은 2100달러에 1소켓 전용 32코어 EPYC 7551P를 판매하고 있다. 대충 그림이 그려진다. 아마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의 가격은 EPYC 7551P를 넘지 않을 (넘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설령 작동 속도가 더 높아져서 성능 관계가 역전될지언정 말이다.왜냐면, 프로세서 자체의 성능에 상관없이, EPYC 플랫폼은 엄연히 라이젠 스레드리퍼 플랫폼보다 풍부한 확장성으로 무장한 더 상위의 플랫폼이기 때문이다.닥터몰라/AMD 제공닥터몰라/AMD 제고구체적으로 32코어 EPYC은 모든 기능이 활성화된 완전체 제플린 다이 4개를 이어붙인 것이다. 똑같이 ‘풀 칩’으로 간주되는 8코어 라이젠 7, 16코어 1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도 실은 사용하지 않고 봉인해 둔 기능이 있으니, 다이 사이의 통신을 위한 인피니티 패브릭 접속단자(인터커넥트)가 그것이다.닥터몰라/AMD 제공닥터몰라/AMD 제공반면 (24-32코어의)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제플린 다이 4개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EPYC과 닮았으나, 동시에 이들은 1세대와 같은 X399 플랫폼에 수용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X399 플랫폼은 쿼드채널 메모리 / 64 PCIe Gen3 라인을 지원하는데 이들은 프로세서로부터 유래한다.닥터몰라/AMD 제공결국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4개의 제플린 다이 중 2개분의 메모리 채널과 PCIe Gen3 라인을 제거해 X399와 호환성을 보장한 것이다. EPYC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그 밖에도 EPYC은 12nm Zen+ 기반 제플린 적용을 건너뛰고, 곧바로 7nm Zen 2로 직행할 것으로 공언된 바 있다. 끝으로 한 가지만 더. 1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 1950X / 1920X는 TDP 180W로, 각각 TDP 95W의 라이젠 7 1800X / 5 1600X의 제원을 두 배 부풀린 것과 같았다. (‘같았다’의 기준은 코어 수, 그리고 올 코어 부스트 속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1950X는 최대 3.7GHz로 16개의 코어를 구동할 수 있었다. 32코어의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TDP가 250W일 것으로 알려졌는데, TDP 65W의 라이젠 7 2700을 네 배 부풀린 것과 엇비슷할 것 같다.*발표장에서 시연된 제품은 올 코어 부스트 속도가 3.4GHz였으며 AMD는 현재 최종 제원이 확정되지 않았다 (working in progress) 고 밝혔다. 한편 라이젠 7 2700의 올 코어 부스트 속도는 닥터몰라가 측정한 바 대략 3.5GHz 언저리였다. 이변이 없다면 이 선에 맞춰지거나, 수율이 매우 좋은 다이를 수작업으로 선별해 100-200MHz 정도 상향시키는 선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결국 이것은 인텔-AMD의 경쟁 문제이기도 하지만,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자칫 페이스가 꼬일 위험이 점증하는 각 회사 내부의 교통정리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예년과 같은 주기로 제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었다면 인텔은 28코어 다이를 HEDT 프로세서 시장에 끌어내리는 강수를 두지 않았을 것이고, AMD는 12nm Zen+ 기반 제플린 다이 4개로 2세대 EPYC을 출시했을지 모른다. 이 세계관에서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가 다이 4개를 채용했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그러나 10년만에 촉발된 경쟁이 점차 격화되어 가는 탓으로 AMD는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에 제플린 4개를 탑재하기로 결정, 자연스레 EPYC은 운신할 폭이 현 12nm Zen+ 하에서는 매우 좁아진 탓에 곧장 7nm Zen 2로 직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는 작년 이맘때의 전망보다도 훨씬 신규 라인업의 경사가 가팔라짐을 의미한다.닥터몰라/AMD 제공비슷한 시각에서, 인텔 역시 28코어 다이를 HEDT 시장에 끌어내리되 자사의 서버 라인업과 상호경쟁하는 구도를 피하기 위해 몇 가지 핸디캡을 부여할 여지가 있다.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메모리 확장성의 제한이다.구체적으로, 현재 LGA 3467 플랫폼은 6채널 DDR4 ECC 메모리를 지원하지만 적어도 코어 X의 간판을 달고 나오는 모델에서 ECC 메모리 지원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메모리 채널 수를 4개로 제한하는 것 역시 인텔로서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제온 브론즈/실버/골드가 그러한 방식을 통해 코어 X가 되었다) 닥터몰라 제공결국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방식에 다소 차이가 있을지언정 AMD와 인텔이 선택할 수 있는 ‘다음 단계’는 비슷한 양상으로 수렴해가는 것이다. 로드맵을 훨씬 건너뛰는 세대교체의 아웃페이싱, 서버용 기획의 HEDT에의 적용, 그리고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혹은 궁색하게) 취해야 할 서버와 HEDT의 차별점 만들기까지.하지만 이것이 결코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적어도 소비자에게는. 바라건대 내년에도 올해처럼 기분 좋은 뒤통수를 맞게 되었으면 좋겠다.▲닥터몰라 소개=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운영진이 하드웨어를 논하는 공간이다. 부품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폭 넓은 하드웨어를 벤치마크하는 팀이기도 하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이미 알려진 성능의 재확인을 넘어 기존 리뷰보다 한층 더 깊게 나아가 일반적으로 검출하기 어려운 환경에서의 숨은 성능까지 예측가능한 수리모델을 개발하고 있다.필진으로 이대근 씨(KAIST 수리과학 전공)와 이진협 씨(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 및 컴퓨터공학 전공), 이주형 씨(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재학) 등이 참여한다.
2018.06.09 I 이재운 기자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