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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쁘라삐룬' 가고 '마리아' 온다…이름에 숨겨진 비밀은?
- (사진=기상청 제공)[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제7호 태풍 ‘쁘라삐룬’에 이어 제8호 태풍 ‘마리아’가 등장을 예고한 가운데 태풍 이름에 대한 누리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기상청이 4일 오전 발표한 태풍 ‘쁘라삐룬’의 예상 이동경로(오전 6시 기준)에 따르면 현재 쁘라삐룬은 동해바다를 통과하고 있다.쁘라삐룬은 이날 낮 12시엔 독도 북동쪽 약 100km 부근 해상을, 오후 6시엔 독도 북동쪽 약 330km 부근 해상을 지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0시엔 일본 삿포로 남서쪽 약 430km 부근 해상으로 이동한다.태풍 쁘라삐룬이 물러가면 ‘마리아’가 다가온다. 유럽ECMWF에 따르면 태풍 마리아는 4일(현지시간) 괌 동쪽에서 발달할 예정이다. 점차 세력을 키운 뒤 마리아는 필리핀 북부와 대만 방향으로 북상하여 10일 정도에 필리핀에 상륙할 것으로 예측했다.이런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태풍’ 이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번 7호 태풍 ‘쁘라삐룬’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이었으며 바로 직전에 발생한 6호 태풍은 ‘개미’로 한국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다음으로 발생한 8호 태풍 ‘마리아’는 미국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20세기 초 호주의 예보관들이 태풍에 자신들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붙여 예보하면서 태풍에 이름이 붙기 시작했다. 2000년 ‘ESCAP/WMO 태풍위원회’에서 태풍의 이름을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지역 국민들의 태풍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회원국들이 제출한 이름을 붙였다.이후 아시아 14개 회언국에서 각각 10개씩 태풍 이름을 제출했고, 제출된 140개의 이름을 5개 조로 나눠 1개 조에 28개씩 구성했다.한국과 북한도 10개씩 이름을 제출해 태풍 이름에 한국어 이름이 많다. 우리나라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를 제출했다.매년 열리는 태풍위원회 총회에서는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의 이름 대신 새로운 이름을 짓는데 한국에서 제출했던 ‘나비’는 2005년 일본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면서 퇴출되고 ‘독수리’라는 이름으로 대체됐다.
- [별夜行③] 가득한 밤하늘 아래 즐기는 싱그러운 숲 산책
- 장흥읍 별 일주(사진=장흥군청)[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요즘 사람들, 하늘은 봐도 별은 보지 못한다. 밤이면 가로등과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불빛이 별빛을 삼켜버리기 때문이다. 대낮처럼 환한 밤, 아이들은 이제 별을 보며 공상에 빠지거나 상상의 나래를 펴지 않는다. 곧 여름방학이다. 아이들 손잡고 ‘빛 오염’이 없는 곳에서 ‘별 구경’을 하고 싶은 이들은 전남 장흥 억불산으로 가보자. 맑고 투명한 하늘을 인 곳이다. 해가 지면 서쪽 하늘 근처에 별이 하나둘 돋기 시작하고, 이내 쌀알을 뿌려놓은 듯 별이 가득 찬다.정남진 천문과학관 야경(사진=장흥군청)◇억불산에 올라 별을 보다억불산은 울창한 편백 숲으로 유명하다. 측백나뭇과에 속하는 편백은 보통 40m까지 자란다. 언뜻 보면 삼나무나 메타세쿼이아와 비슷하지만, 납작하게 펼쳐진 잎이 특징이다. 장흥군은 이 숲에 숙박 시설과 산책로, 삼림욕장 등을 마련해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를 조성했다. 주말이나 평일 할 것 없이 피톤치드를 즐기려는 사람이 몰려든다.편백 숲 산책은 잠시 미루고 억불산에 올라보자. 정상 가까운 곳에 정남진천문과학관이 자리한다. 주관측실을 비롯해 보조관측실, 천체투영실, 시청각실 등을 갖췄다. 주관측실에는 600mm 반사망원경과 152mm 굴절망원경이 설치되어 성운, 성단, 은하 등 우주의 실제 모습을 관측할 수 있다. 보조관측실에도 망원경 6대가 있어 태양의 홍염과 흑점 등을 살펴볼 수 있다. 흐리고 비가 오면 천체관측이 불가능하니, 출발하기 전에 날씨를 확인하고 천문과학관에 문의한다.억불산 정상 가는 길의 풍경(사진=최갑수 여행작가)2층에 위치한 전시실도 흥미롭다. 천상열차분야지도, 우주 탐험의 역사와 재미있는 우주 속 현상을 학습하고, 별자리 역사와 사계절 별자리, 태양계의 행성, 행성의 운동, 케플러법칙 등을 알아볼 수 있다.편백 숲을 걸으면서 보는 별은 어떨까. 사실 여름은 별을 관측하기 적당한 시기가 아니다. 대기가 불안정하고 희뿌연 안개가 많이 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억불산 편백 숲 주변은 대기가 깨끗해서 하늘 가득 뿌려진 별을 관찰하기 좋다.여름철 별자리는 저녁 무렵 하늘을 기준으로 동쪽에 있다. 한여름 밤에 고개를 들면 직각삼각형으로 놓인 밝은 별 세 개가 보인다. 이 별이 거문고자리에서 가장 밝은 베가(직녀성), 독수리자리에서 가장 밝은 알타이르(견우성), 백조자리에서 가장 밝은 데네브다. ‘여름철 대삼각형’이라고 불리는 이 세 별을 이용하면 다른 별자리를 찾기 쉽다. 베가와 데네브를 긋는 선을 경계로 알타이르와 반대되는 곳에 북극성이 자리한다. 이 별들을 찾았다면 여름철 별자리의 기본은 안 셈이다.걷기좋은 우드랜드 말레길(사진=최갑수 여행작가)◇피톤치드 가득한 숲에서 별을 보다별빛 가득한 숲 속을 산책하면 형용할 수 없이 기쁘고 즐겁다. 쭉쭉 뻗은 편백 숲 사이로 오솔길이 희미하게 뻗었다. 편백 톱밥을 깔아놓은 톱밥산책로는 솜이불 위를 걷는 듯 푹신푹신하다. 가끔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싱그러운 숲 향기가 묻어난다. 힘껏 심호흡을 하면 상쾌한 피톤치드 향이 가슴 가득 밀려든다. 도시에서 맡던 공기와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마치 다른 세상의 공기 같다.피톤치드는 ‘식물’을 뜻하는 phyton과 ‘죽이다’라는 뜻이 있는 cide를 합친 말이다. 식물이 몸에 상처가 나면 미생물을 죽이기 위해 분비하는 항균물질인데, 인간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한다. 편백은 침엽수 가운데 가장 많은 피톤치드를 뿜어내, 소나무와 잣나무를 능가한다. 사람들이 호흡을 통해 마시는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혈중농도를 절반 이상 줄여준다. 고혈압과 심장병에 좋고, 면역력을 높이기 때문에 아토피피부염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숲이 좋은 것을 몸이 먼저 아는 듯, 걸음이 자꾸 느려진다.꼭 밤이 아니어도 괜찮다. 편백 숲에는 억불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3736m ‘말레길’이 있다. 말레는 ‘대청’을 일컫는 전라도 사투리. 장애인도 이 길을 즐길 수 있도록 계단을 놓지 않았다. 정상까지 완만한 나무 데크를 따라 흙 한 번 밟지 않고 오른다.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는 황토흙집, 목조주택, 삼나무한옥 등 다양한 숙박 시설을 갖춰 밤하늘의 별과 피톤치드를 함께 만끽하기 좋다.노력도에서 바라본 회진 풍경(사진=최갑수 여행작가)◇문학의 고장 ‘장흥’장흥은 문학의 고장이다. 이청준, 한승원, 이승우, 송기숙 등 한국 현대 소설을 이끈 문인들이 나고 자란 곳이 바로 장흥이다. 먼저 들러야 할 곳은 회진면이다.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쓴 한승원이 이곳에서 태어났다. 한승원은 2016년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회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한재공원을 지나 한승원 생가와 신상리 해산한승원문학현장비까지 ‘한승원소설문학길’이 조성되었다. 한재공원에 오르면 회진면 일대와 노력도를 품은 남해가 보인다. 봄이면 10만 ㎡에 이르는 이곳에 할미꽃이 가득 핀다.한재공원에서 내려오면 고 이청준 선생이 태어난 진목마을이다. 1960년대 중반 문단에 나와 40여 년 동안 우리 소설계를 이끈 선생은 지난 2008년 세상을 떠났다. 중편소설 〈인문주의자 무소작 씨의 종생기〉에 “큰 산 꼭대기 구룡봉에서 바라본 세상은 끝없이 넓었다. 작은 동산 같은 그의 마을 뒷산 너머로 남해의 푸른 바다가 아득히 하늘로 이어져가고 북으로는 수많은 산들이 부연 연무 속으로 겹겹이 멀어져가고 있었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진목마을은 이 묘사 그대로다. 마을 앞쪽 동산 같은 산 너머에는 회진 앞바다가 펼쳐지고, 마을 뒤쪽으로 천관산이 버티고 섰다.영화 천년학 세트장(사진=최갑수 여행작가)마을 입구에서 표지판을 따라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청준 생가가 보인다. 자그마한 집 방에는 선생의 사진과 유물이 다소곳이 놓였고, 마당에는 지금도 사람이 사는 듯 장독대가 앉았다. 선생은 이곳 진목에서 중학생 때까지 보냈다고 한다.마을에 들어서기 전, 〈천년학〉 세트장을 만난다. 〈천년학〉은 이청준 단편소설 〈선학동 나그네〉를 임권택 감독이 영화화한 것이다. 임 감독은 이청준 연작소설 《서편제》와 장편소설 《축제》 등도 영화로 만들었다.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에 자리한 곳이 장흥군 관산읍이다. 이곳에 10층 규모로 지은 정남진전망대가 있다. 보성과 고흥, 완도를 품은 그림 같은 바다 풍경이 펼쳐진다.장흥은 한우와 키조개, 표고버섯을 함께 먹는 ‘장흥삼합’이 유명하지만, 여름에는 된장물회를 맛보자. 된장을 푼 시원한 국물에 열무김치를 푸짐하게 넣어 색다른 물회다. 식초와 고춧가루를 뿌리고 회를 듬뿍 얹어 내는데, 새콤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숟가락을 바쁘게 만든다.정남진 전망대(사진=최갑수 여행작가)◇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정남진천문과학관△1박 2일 여행 코스= 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정남진천문과학관→숙박→ 한재공원→진목마을 이청준 생가→정남진전망대△가는길= 경부고속도로→논산천안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광주제2순환도로→남해고속도로 장흥 IC→장흥읍→우드랜드길→정남진편백숲우드랜드△주변 볼거리= 보림사, 천관산문학공원, 방촌유물전시관 등
- [별夜行②] ‘거인의 눈동자’로 바라보는 지구 밖 신세계
- 좌구산천문대의 별 일주운동(사진=좌구산천문대)[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좌구산천문대는 증평과 청주 일대 최고봉인 좌구산(657m)에 자리한다. 주변에 도시의 불빛이 없어 맑고 깨끗한 밤하늘이 펼쳐진다. 국내에서 가장 큰 356mm 굴절망원경이 설치되어 작은 망원경으로 볼 수 없는 다양한 천체의 모습을 관찰하기 좋다. 여름철에는 토성과 목성 등을 찾아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다. 좌구산자연휴양림이 가까이 있어 밤늦게까지 별을 봐도 서둘러 집에 갈 필요가 없다. 휴양과 별 관측을 동시에 즐기는 가족 여행지다.국내에서 가장 큰 356mm 굴절망원경으로 태양 관측(사진=진우석 여행작가)◇휴양과 별 관측을 동시에낮에 맑다가 밤에 흐려진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낮 시간에 과감하게 좌구산천문대를 찾았다. 낮에는 별이 안 보여 천문대가 쉴 것 같지만, 태양 관측 외에도 볼거리가 많다. 좌구산천문대 앞에 서면 시뻘건 태양 구조물이 눈에 확 들어온다. 반구형 돔 스크린이 설치된 천체투영실의 둥근 외관을 태양으로 꾸민 것이다. 그 앞에는 토성과 목성 등 태양계 모형이 있다. 태양 크기에 비례해서 만들어 재미있다. 태양과 비교해 작은 목성과 토성이 장난감처럼 귀엽다.천문대에 들어가면 3층 주관측실로 향한다. 천문대의 상징인 관측 돔이 있는 공간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주관측실 가운데 356mm 굴절망원경이 위풍당당하다. 경통 길이가 무려 4.5m, 천체를 최대 700배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다. 그래서 굴절망원경을 ‘거인의 눈동자’라고도 한다. 차르르~ 관측 돔이 열리자 두근두근 심장이 뛴다. 망원경에 눈을 대니 태양이 거대한 홍시 같다. 자세히 보면 이글거리는 태양의 불기둥도 볼 수 있다.별자리를 알 수 있는 천제투영실(사진=진우석 여행작가)태양 관측이 끝나면 눈에 셀로판지를 대고 태양을 관찰하고, 해설사가 태양에 관한 PPT 자료를 열어 설명해준다. 관찰 후 이론 교육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여름철에는 토성과 목성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토성의 띠가 어떻게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태양 관측이 끝나면 1층 천체투영실로 이동한다. 의자에 눕듯 앉으면 돔형 스크린이 밤하늘로 바뀐다. 별이 하나둘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진다. 별자리가 그림과 함께 펼쳐지면 더욱 환상적이다. 백조자리의 백조가 하늘을 나는 방향으로 길게 은하수가 흘러간다. 은하수는 독수리자리에서 가장 밝은 견우성과 거문고자리에서 가장 밝은 직녀성 사이를 흐른다는 전설이 있다. 은하수 위에 놓인 오작교를 건너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의 아름다움에 취하다 보면 별자리 탐험 시간 30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마지막으로 둘러보는 2층은 우주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우주 지식을 넓히는 스페이스 랩(SPACE LAB)이다. ‘우주선에서는 뭘 먹고, 어떻게 자고, 화장실은 어떻게 이용할까?’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무슨 연구를 할까?’ 등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설명해놓았다.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건 로켓 시뮬레이션이다. 스크린을 통해 직접 만든 로켓을 우주 공간에 띄워 조종할 수 있다. 그밖에 테슬라코일, 중력렌즈, 스윙바이 등 흥미로운 체험이 가득하다.허골에 걸린 듯한 좌구산 명상구름다리(사진=진우석 여행작가)◇전국에서 가장 작지만 알찬 ‘증평’천문대 밖으로 나오면 울창한 숲이 펼쳐진다. 공기가 서늘하고 새소리가 평화롭다. 천문대 주차장에서 좌구산 정상까지 바람소리길이 40분쯤 이어진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면 다녀와도 좋겠다.이제 숲을 즐길 차례다. 좌구산자연휴양림 입구에는 좌구산명상구름다리가 허공에 걸렸다. 길이가 무려 230m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조심조심 다리 위를 걸어본다. 중간쯤 도달하면 양쪽으로 허공이 펼쳐지는 느낌이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현기증이 난다. 잠깐 내려다보니 까마득하다. 다리에서 계곡까지 약 50m 높이가 천 길 벼랑처럼 느껴진다. 다리 건너편 하트 조형물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 구름다리가 잘 나온다. 구름다리를 내려와 좌구산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 묵는다.휴양림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은 이른 아침이다. 선선한 바람에 나무가 후드득 어둠을 털어내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새들이 저마다 아침을 노래한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증평의 명소를 찾아 떠나보자.증평민속체험박물관의 한옥체험관(사진=진우석 여행작가)먼저 들른 곳은 증평의 전통문화를 느끼고 체험하는 증평민속체험박물관이다. 주차장 앞에 있는 두레관은 장뜰두레놀이를 주제로 꾸몄다. 장뜰두레놀이는 농사와 관련된 노동요를 풍장과 함께 구성한 증평의 민속놀이다. 전시된 징과 북, 장구 등 국악기를 두드리며 고된 농사일을 놀이로 승화한 선조의 멋과 흥을 느껴본다.향토자료관에는 증평의 역사를 전시하고, 한옥체험장은 사랑채와 안채에 들어가서 멋스러운 내부를 볼 수 있다. 공예체험장에서는 목공예와 도자기, 공예 체험 등이 진행된다. 증평민속체험박물관에서 증평 남하리 석조보살입상(충북유형문화재 208호)을 빼놓을 수 없다. 박물관 야외에 자리한 키 큰 보살상은 보관을 쓰고 살짝 미소 짓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옆에 작은 불상은 익살스러운 표정이 재미있다.박물관에서 나와 증평 시내로 들어간다. 증평장뜰시장 옆에 자리한 증평대장간은 최용진 대장장이의 작업장이다. 대장간 내부에 직접 만든 농기구가 주렁주렁 매달렸고, 최용진 씨가 땀을 뚝뚝 흘리며 무쇠를 두들긴다. 호미와 가위 등을 망치 몇 번 두들겨 뚝딱 만들어낸다. 최용진 씨는 40년 넘게 대장장이 외길을 걸었다. 온갖 농기구는 물론 전통 도검류까지 못 만드는 게 없어 ‘무쇠의 마술사’로 불린다. 1995년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국내 최초 대장간 부문 국가 기능 전승자로 선정하면서 그 노력과 능력을 인정받았다. 최용진 씨는 연세가 일흔이 넘었지만, 50대처럼 보인다. 비결은 정직하게 흘리는 땀이라며 사람 좋게 웃는다.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보강천 미루나무숲이다. 증평의 젖줄인 보강천 옆에 자리한 생태공원으로, 증평 시민이 즐겨 찾는 명소다. 아이들은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어른들은 미루나무 아래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평화롭다. 잔디밭을 설렁설렁 걸으며 증평 여행을 마무리한다.은은한 미소가 일품인 남하리 석조보살입상(사진=진우석 여행작가)◇여행메모△당일 여행 코스= 보강천 미루나무숲→증평대장간→증평민속체험박물관→좌구산천문대△1박 2일 여행 코스= 좌구산명상구름다리→좌구산천문대→좌구산자연휴양림→ 증평민속체험박물관→증평대장간→보강천 미루나무숲△가는길= 중부고속도로 증평 IC→중부로→광장로→율리삼거리→좌구산천문대△주변 볼거리=증평자전거공원, 삼기저수지, 증평 김득신 묘소 등최용진 대장장이의 힘찬 망치질(사진=진우석 여행작가)
- 미국인 10명중 8명 "北核, 여전히 위협적"
- 사진=연합[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도, 미국인 10명 중 8명은 여전히 북한 핵이 위협적인 것으로 봤다. “북한 핵위협은 없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판단과는 상당한 괴리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SSRS에 의뢰해 지난 14~17일 유·무선을 통해 설문조사(전국 성인 1012명)를 벌인 결과를 보면, ‘북한 핵위협’에 대한 질문에 ‘장기적 위협’이라는 답변은 54%, ‘임박한 위협’이라는 답변은 25%로 각각 집계됐다. 응답자의 79%가 여전히 북한 핵은 ‘위협적’이라고 본 것이다. 반면, ‘위협이 없다’는 응답은 16%에 머물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13일 트위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내가 집권한 날보다 지금 더 안전하다고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더 이상 북한으로부터의 핵위협은 없다”고 단언했다. 더 나아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북한이 가장 크고 위험한 문제라고 말했다”며 “더는 그렇지 않다. 오늘 밤 푹 주무시기를”이라고 썼다.다만, 북·미 정상회담 성과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52%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답변(36%)보다는 많았다. 정치성향에 따라 평가가 갈렸다. ‘만족한다’는 응답은 공화당 지지층에서 85%에 달했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선 28%에 불과했다. 이익을 얻은 쪽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엔 응답자의 40%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35%가 트럼프 대통령을 꼽았다. 이와 관련,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목표치를 얻어내지 못했다는 인식과 맞물린 결과”라고 풀이했다.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방침엔 반대 여론이 높았다. 찬성은 40%, 반대는 48%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은 사실상 중단됐다.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도 중단될 공산이 커졌다.
- [김관용의 軍界一學]남·북 '백두산·한라산' 호출 재개, 육·해상 핫라인도 복원
-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지난 14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열렸습니다. 햇수로 11년만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 군사당국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데 필요한 제반 사항들을 진지하게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군사적 충돌의 원인이 돼 왔던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지하는 문제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조성하는 문제 △남북 교류협력과 왕래 및 접촉에 대한 군사적 보장 대책을 수립하는 문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시범적으로 비무장화하는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이번 회담의 성과 중 하나는 남북 군사당국이 지난 2004년 6월 4일 합의한 ‘서해해상에서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에 관한 합의서’를 복원한 것입니다. 이번 군사회담에서 북측단장이었던 안익산 중장(우리군의 소장)은 6·4 합의 체결 당시 소장(우리군의 준장)으로 북측 단장으로 참석한바 있습니다. ◇6·4 합의 복원…서해상 충돌방지· 전방지역 선전 중단6·4 합의는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돼 있습니다. 서해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것과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의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 입니다. 서해상 우발적 충돌 방지 합의는 남측이 요구한 것입니다. 북측이 1970년대 들어 서해 NLL 무력화에 나선 이후 경비정 60여척을 동원해 1973년 10월부터 같은 해 말까지 43차례에 걸쳐 서해 NLL을 침범하는 등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특히 1999년 6월 15일에는 첫 번째 연평해전을 일으켰고, 같은 해 9월에는 경기도와 황해도의 경계선을 기준으로 삼은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을 일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듬해 3월에는 백령도·대청도·소청도·연평도·우도 등 서해 5개 도선의 출입 시 북측의 승인을 받으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2002년 6월에는 2차 연평해전을 일으켰습니다. 남북장성급회담 수석대표를 맡은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소장)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으며 북측 대표단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국방부]이에 반해 MDL 일대에서의 선전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는 북측이 요구한 것입니다. 대북확성기와 선전물(일명 삐라)이 북한군과 주민들에게 그만큼 영향을 끼쳤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북확성기 방송은 우리 군의 대표적인 심리전 수단으로 남한의 발전상과 북한의 실상, 남북 동질성 회복, 북한 체제 비판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대북확성기 방송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실제로 탈북자들은 대북확성기 방송을 듣고 남한 사회에 대한 동경심을 키웠다고 잇따라 증언한바 있습니다.◇천안함 사건 여파 6·4 합의 사실상 폐기하지만 이같은 6·4 합의는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사실상 파기됐습니다. 북측이 ‘쌍방은 서해해상에서 함정(함선)이 서로 대치하지 않도록 철저히 통제하고, 상대측 함정(함선)과 민간 선박에 대해 부당한 물리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6·4 합의서 조항을 어긴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북측은 2009년에도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와 우리측의 경고사격에 조준사격을 가한 ‘대청해전’ 도발을 한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2010년 5월 24일 대북 FM 자유의 소리 방송을 재개한 이후 2015년 8월 4일 경기도 파주 우리 측 비무장지대(DMZ)에서의 북한군 지뢰 도발 사건으로 10일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했습니다. ‘쌍방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쌍방 군대들 사이의 불신과 오해를 없애기 위해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을 중지하고 선전수단들을 제거하기로 한다’는 6·4 합의가 무효화 된 것입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양측은 MDL 일대에서의 선전활동을 중단하고 선전수단 역시 제거한바 있습니다. 판문점 선언의 서해 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및 우발적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는 문제가 남아 있었는데, 이번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이를 위해 6·4 합의를 복원시킨 것입니다. 국방부는 이번 회담에서 6·4 합의 복원에 많은 노력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6·4 합의 복원에 따라 남북 선박간 ‘한라산’과 ‘백두산’이라는 호출 용어가 되살아 날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은 6·4 합의에서 약속한 국제상선공용주파수(주주파수 156.8Mhz·보조주파수 156.6Mhz)를 이용해 우리 함정이 “여기는 한라산”이라고 부르면, 북측은 “여기는 백두산”이라고 응답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같은 해 6월 14일 첫 가동 이후 잘 운영되다 북측이 2008년 5월부터 우리 함정 호출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가동이 중단됐습니다.전방부대 우리 군 장병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위한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국방부공동취재단]◇軍 통신선 모두 복원…우발충돌·착오에 의한 전쟁 방지이와 함께 또 다른 성과로 꼽을 수 있는게 남북간 군 통신선의 완전 복원입니다. 당초 남북은 2002년 9월 서해지구 통행 보장을 위한 군 통신선 3개 회선을 설치하고 12월에는 동해지구에도 3개 회선을 설치한바 있습니다. 또 2005년 8월에는 서해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군 통신선 3개 회선도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과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 악화를 문제삼아 서해지구와 서해 우발 충돌 방지용 군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했습니다. 이듬해 3월에는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 등 한미연합훈련 대응 차원에서 동해지구 군통신선도 차단했습니다. 2010년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동케이블에서 광케이블로 전환하고 기존 동케이블 1개 회선은 예비로 운용하기로 했지만 같은 11월 MDL 이북 지역 산불화재로 동해지구 군 통신선 소실 이후 현재까지 복구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해지구 군통신선도 2016년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차단한 이후 올해 1월 9일 일부가 재개됐지만, 전화통화만 가능한 상태로 팩스 송·수신은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합의에서 남북은 서해 및 동해지구 군통신선과 서해우발충돌방지용 통신선 모두를 복원하기로 함에 따라 군사당국 간 육상·해상 핫라인이 모두 가동될 전망입니다. 이같은 군통신선은 우발전쟁이나 착오에 의한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불신과 오해를 없애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北 공동보도문, 서해 NLL 대신 ‘서해열점수역’ 명기물론 이번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서해 NLL 관련 부분에 합의를 보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북측 단장인 안익산 중장은 공동보도문 낭독 당시 “서해 열점 수역을 평화수역으로 만들기 위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서해 NLL 일대를 서해 열점 수역이라고 한 것입니다. 북한은 그간 서해 NLL을 ‘서해 열점 수역’, ‘서해 분쟁수역’ 등으로 지칭해왔습니다. 앞서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라고 돼 있는 문구에 합의한바 있습니다. 이를 보도한 북한 매체들 역시 서해 북방한계선 즉, NLL(Northern Limit Line) 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썼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지만, 이번 군사회담에서도 여전히 자신들의 용어를 사용한 것은 사실상 북한의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 [선택 6.13]부·울·경, 보수 이미지 벗었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6.13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1990년 3당 합당 이후 고착화된 보수 이미지를 벗었다. 자치단체장을 선거로 뽑기 시작한 1995년 이후 23년간 진보 성향 후보들은 부·울·경에서 맥을 추지 못했다.하지만 이번 선거는 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울·경 기초단체 총 39군데 가운데 64%에 달하는 25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자유한국당은 12곳에 그쳤다. 무소속 후보는 2곳에서 당선됐다. 특히 울산에선 민주당이 구청장·군수 다섯 자리를 말 그대로 싹쓸이했다. 부산도 파란 물결로 뒤덮였다. 구청장·군수 16명 중 민주당 소속이 무려 13명이다.4년 전과는 전혀 딴판이다. 당시에는 부·울·경 기초단체장 당선자 39명 중 34명이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 속해 있었다. 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시장이 유일했다. 부산과 울산에는 민주당 간판으로 기초단체장에 당선된 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민주당은 부산과 울산 시의회도 장악했다. 민주당은 42개 부산시의원 지역구 선거에서 38곳을 승리했다. 또 울산시의원 선거구 19군데 중 15곳을 석권했다. 이들 역시 4년 전에는 민주당이 한 석도 가져가지 못했었다.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이 같은 기대 이상의 성과에 놀라워하고 있다. 민주당은 선거 막판까지 ‘절반 이상’ 승리를 기대했을 뿐이다. 압승의 비결은 구도와 이슈에서 민주당이 앞섰다는 평가다. 예컨대 20대 총선에서 부산 지역구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독수리 5형제’를 자처하며 남구, 연제구, 부산진구, 사하구 등에서 ‘파란’을 견인했다. 또 영도구, 북구, 강서구에선 보수표가 갈라진 것이 민주당 후보들에게는 호재가 됐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와 경남에서 나고 부산에서 자란 문재인 대통령의 압도적인 인기도 빼놓을 수 없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자신의 말실수에 대해 “경상도 사투리를 써서 그렇다”며 지역 폄하 발언 논란을 일으킨 점도 부·울·경 민심 이반에 한몫했다.압승을 거둔 부산·울산과 달리 경남은 민주당이 약진했지만 한국당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경남의 18개 기초단체장 중 10곳을 지켜냈다. 4년 전에는 17곳에서 승리했다. 전통적 보수층이 밀집된 진주, 사천, 의령, 함안 등 서부경남 지역에서는 한국당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은 양산, 고성, 통영 등 동부경남을 따내며 소속 기초단체장 수를 1명에서 7명으로 불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민주당은 경남 ‘정치 1번지’ 창원에서의 승리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한 술에 배부르냐’는 속담을 인용하며 “점차 서부경남에서도 보수 잔재가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강재호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 같은 선거 결과와 관련해 “지난 1년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홍준표 대표에 대한 심판이 결합돼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 사향노루·재두루미…DMZ에 멸종위기종 등 야생생물 6천종 숨쉰다
-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이 DMZ 생태계 조사를 진행한 결과 발견한 멸종위기 생물 사진. (사진=국립생태원)[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비무장지대(DMZ)에 멸종위기종 등 야생생물 6000종이 서식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산양과 사향노루 등 멸종위기종의 비중이 전체의 40%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DMZ 일원 동부해안과 동부산악, 서부평야 등 3개 권역 생태계를 조사한 자료와 1974년부터 누적된 조사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DMZ에 멸종위기종 101종 포함 총 5929종의 야생생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국립생태원은 2014년부터 DMZ 현장을 찾아가 생태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는 △동부해안 △동부산악 △서부평야 △중부산악 △서부임진강하구 등 5개 권역으로 구분해 매년 한 권역씩 조사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이미 지난 2008~2009년 DMZ 내부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돼 접근이 어려워져 현재는 무인 카메라를 설치해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DMZ에는 곤충류 2954종, 식물 1926종,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417종, 조류 277종, 거미류 138종, 담수어류 136종, 포유류 47종, 양서·파충류 34종 등 총 5929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된 야생생물 중에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험 위급(CR) 수준으로 평가한 산양과 사향노루, 위기(EN) 등급으로 지정한 두루미, 취약(VU) 등급으로 분류한 재두루미가 포함돼 있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산양과 사향노루는 화천과 양구, 인제, 고성 등에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고, 민간인통제선 이북 내 서식밀도를 분석한 결과 사향노루 24마리와 산양 732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DMZ 서부의 파주와 연천, 중부의 철원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수달과 검독수리, 수원청개구리 등 멸종위기 I급 야생생물 18종도 확인됐다. 멸종위기 II급 생물로는 △가는동자꽃, 가시오갈피나무 등 식물 17종 △담비, 삵 등 포유류 5종 △개리, 검은머리물떼새 등 조류 35종 등 총 83종이 발견됐다. 국립생태원 관계자는 “DMZ에서 발견된 야생생물 중 멸종위기종은 전체(267종)의 37.8%나 달했다”며 “특히 지난해에는 2006년 월악산에서 최초 보고된 뒤 11년 만에 희귀종인 등뿔왕거미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립생태원은 DMZ 일원 생태계조사로 생물종 정보를 구축한 뒤 내년까지 중부산악과 서부임진강하구의 권역 조사가 끝낼 계획이다. 또 2020년까지 DMZ 일원의 생물다양성 지도와 국제적 멸종위기 야생생물 서식 분포 지도를 제작할 방침이다.
- [닥터몰라의 IT이야기]컴퓨텍스2018 스케치: 인텔·AMD 공수교대
-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 닥터몰라 제공[IT벤치마크팀 닥터몰라] 예로부터 선공은 추격자의 몫이었다. 기습적으로 이목을 끌고 디펜딩 챔피언에 앞서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그것이니까.아직까지 데스크탑 프로세서는 4코어가 당연하던 작년 3월 -이 대목을 써놓고 다시 달력을 보고, 한번 더 생각했다. 지난 한 해 정말 많은 일이 있었구나- 별안간 8코어 프로세서를 출시한 AMD의 행태는 전형적인 ‘후발주자의 선공’ 이었다. 10코어까지 출시되어 있던 하이엔드 데스크탑 (HEDT) 프로세서 시장에 무려 16코어 프로세서를 끼얹은 것 또한 AMD의 만행이었고 역시 이 시장에 지분이 없던 후발주자의 ‘관심 끌기용’ 퍼포먼스로서의 역할을 겸하고 있었다.언더독(underdog)의 반란이 잠시 주목받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를 무자비하게 진입하는 집권자의 카운터 역시 정형화된 양식의 일부였다. AMD의 라이젠 7 출시에 대응해 인텔은 6코어 + 최대 4.7GHz에 이르는 8세대 코어 프로세서 ‘커피레이크’로 맞불을 놓았고, 라이젠 스레드리퍼를 목도해서는 꼭 작년 이맘때, 아이맥 프로 등 워크스테이션에 공급할 예정이었던 제온 W 시리즈를 간판만 ‘코어 X’로 바꿔 HEDT 프로세서 라인업에 추가하는 것으로 대응했다.닥터몰라/AMD 제공비록 이 대결에서 AMD가 ‘진압’ 당하지만은 않았고, 관점에 따라 언더독의 반란으로서는 대단히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지만, 어쨌든 ‘가격따위 생각하지 않는’ 먹이사슬 최상위 소비자에게 있어서 인텔이라는 선택지는 ‘아직은’ 빛이 바래지 않은 어떤 것이었다. 간단히 말해 여전히 최상위 프로세서 대결에서 라이젠 스레드리퍼 1950X는 코어 i9-7980XE보다 코어 수가 적으며, 최대 부스트클럭이 낮고, 그 둘의 곱에 비례해 10% 가량 성능이 더 낮다.따지고 보면 선공에 이어지는 카운터가 더 강력해야 한다는 것은 불문율과도 같다. 선공의 위력에 미치지 못하는 카운터가 의미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지난 한 주 우리 모두가 목격한, 대만에서 벌어진 인텔-AMD 양사의 장외전은 실로 오랜만의 공수교대와도 같았다. 가만히 있는 AMD에게 인텔이 먼저 28코어 차세대 HEDT 프로세서로 도발을 날렸고, 정확히 24시간만에 AMD는 32코어 라이젠 스레드리퍼 2세대를 공식화하는 것으로 카운터를 친 것이다.닥터몰라 제공인텔은 올해 창사 50주년이자 기념비적인 i8086 프로세서의 출시 40주년을 맞았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코어 i7-8086K 리미티드 에디션은 그 제원에 40과 50이라는 숫자를 담았다. 4.0GHz라는 베이스클럭은 4년 전 코어 i7-4790K가 이미 등정한 적 있는 고지이지만 6코어 프로세서로서는 i7-8086K가 최초다. 어떤 방식으로든 5.0GHz라는 최대 부스트 클럭이 인텔 프로세서의 제원으로 명기된 것 역시 i7-8086K가 최초다.또한 인텔은 같은 날 정체불명의 28코어 프로세서 데모를 선보였는데, 최대 1770W의 발열량을 냉각할 수 있는 베이퍼 칠 (Vapor chill) 냉각시스템으로 무장한 이 시스템은 무려 전 코어 5.0GHz 구동에 성공했으며 이때의 시스템 소비전력은 1600W에 달했다고 전해진다.닥터몰라 제공아난드텍에 따르면 18코어 코어 i9-7980XE를 4.9GHz 근처로 오버클럭할 경우 CPU 소비전력만 1000W를 넘어가는 경우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으므로, 28코어 프로세서를 오버클럭한 경우는 그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코어 i9-7980XE의 TDP는 165W이고, 현재까지 28코어를 제공하는 유일한 라인업인 제온 플래티넘은 LGA 3467 소켓을 사용하는데 이 규격은 최대 265W까지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소문에 따르면 인텔의 차세대 28코어 HEDT 프로세서는 300W의 TDP를 가질 것이라고도 한다.닥터몰라 제공현재 인텔의 28코어 라인업은 TDP 165W의 제온 플래티넘 8176과 205W의 8180 단 둘로 나뉘고, 이들의 속도 차로 미루어보면 차세대 28코어 HEDT 프로세서가 어느 정도 TDP 레벨에서 어느 정도 클럭을 가질지 짐작해볼 수 있을지 모른다. 다행히(?) 예측의 변수를 줄여 줄 소식 중 하나는, 차세대 HEDT 프로세서가 여전히 14nm(++) 제조공정을 고수할 것이라는 사실이다.제온 플래티넘 8176의 작동 속도는 기본 2.1GHz, 전 코어 터보 2.8GHz, 최대 터보 3.8GHz이며, 그보다 소비전력이 높은 8180은 기본 2.5GHz, 전 코어 터보 3.2GHz에 최대 터보는 8176과 같다. 확실한 것 하나는, 이날 데모로 보여준 5.0GHz는 아주 심각하게 오버클럭된 수치라는 것이다.그리고 정확히 24시간 뒤. AMD는 최대 32코어를 탑재하는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를 발표했다.닥터몰라/AMD 제공닥터몰라 제공최대 코어수가 같게 된 EPYC과의 관계 설정 문제도 있고, 일반 컨슈머 프로세서 (라이젠 7으로 최대 8코어 제공) 와의 간극을 고려하면 1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가 커버하던 8-16코어 밴드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닐 것이기에, 2세대 최상위 제품의 가격은 1세대보다 다소 상향되는 것이 불가피하다.특히 1소켓 전용의 EPYC P-모델은 라이젠 스레드리퍼와의 차별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하는 자기 PR의 시대에 내몰리게 되었다. 참고 삼아 언급하지만, 인텔이 HEDT 프로세서의 가격을 더 올리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현재 코어 i9-7980XE가 맡고 있는 1999달러 포지션에 28코어 모델이 자리잡을 것이다.마침 AMD는 거기서 멀지 않은 2100달러에 1소켓 전용 32코어 EPYC 7551P를 판매하고 있다. 대충 그림이 그려진다. 아마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의 가격은 EPYC 7551P를 넘지 않을 (넘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설령 작동 속도가 더 높아져서 성능 관계가 역전될지언정 말이다.왜냐면, 프로세서 자체의 성능에 상관없이, EPYC 플랫폼은 엄연히 라이젠 스레드리퍼 플랫폼보다 풍부한 확장성으로 무장한 더 상위의 플랫폼이기 때문이다.닥터몰라/AMD 제공닥터몰라/AMD 제고구체적으로 32코어 EPYC은 모든 기능이 활성화된 완전체 제플린 다이 4개를 이어붙인 것이다. 똑같이 ‘풀 칩’으로 간주되는 8코어 라이젠 7, 16코어 1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도 실은 사용하지 않고 봉인해 둔 기능이 있으니, 다이 사이의 통신을 위한 인피니티 패브릭 접속단자(인터커넥트)가 그것이다.닥터몰라/AMD 제공닥터몰라/AMD 제공반면 (24-32코어의)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제플린 다이 4개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EPYC과 닮았으나, 동시에 이들은 1세대와 같은 X399 플랫폼에 수용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X399 플랫폼은 쿼드채널 메모리 / 64 PCIe Gen3 라인을 지원하는데 이들은 프로세서로부터 유래한다.닥터몰라/AMD 제공결국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4개의 제플린 다이 중 2개분의 메모리 채널과 PCIe Gen3 라인을 제거해 X399와 호환성을 보장한 것이다. EPYC과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기도 하다. 그 밖에도 EPYC은 12nm Zen+ 기반 제플린 적용을 건너뛰고, 곧바로 7nm Zen 2로 직행할 것으로 공언된 바 있다. 끝으로 한 가지만 더. 1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 1950X / 1920X는 TDP 180W로, 각각 TDP 95W의 라이젠 7 1800X / 5 1600X의 제원을 두 배 부풀린 것과 같았다. (‘같았다’의 기준은 코어 수, 그리고 올 코어 부스트 속도를 의미한다) 따라서 1950X는 최대 3.7GHz로 16개의 코어를 구동할 수 있었다. 32코어의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는 TDP가 250W일 것으로 알려졌는데, TDP 65W의 라이젠 7 2700을 네 배 부풀린 것과 엇비슷할 것 같다.*발표장에서 시연된 제품은 올 코어 부스트 속도가 3.4GHz였으며 AMD는 현재 최종 제원이 확정되지 않았다 (working in progress) 고 밝혔다. 한편 라이젠 7 2700의 올 코어 부스트 속도는 닥터몰라가 측정한 바 대략 3.5GHz 언저리였다. 이변이 없다면 이 선에 맞춰지거나, 수율이 매우 좋은 다이를 수작업으로 선별해 100-200MHz 정도 상향시키는 선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결국 이것은 인텔-AMD의 경쟁 문제이기도 하지만,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자칫 페이스가 꼬일 위험이 점증하는 각 회사 내부의 교통정리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예년과 같은 주기로 제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었다면 인텔은 28코어 다이를 HEDT 프로세서 시장에 끌어내리는 강수를 두지 않았을 것이고, AMD는 12nm Zen+ 기반 제플린 다이 4개로 2세대 EPYC을 출시했을지 모른다. 이 세계관에서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가 다이 4개를 채용했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그러나 10년만에 촉발된 경쟁이 점차 격화되어 가는 탓으로 AMD는 2세대 라이젠 스레드리퍼에 제플린 4개를 탑재하기로 결정, 자연스레 EPYC은 운신할 폭이 현 12nm Zen+ 하에서는 매우 좁아진 탓에 곧장 7nm Zen 2로 직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는 작년 이맘때의 전망보다도 훨씬 신규 라인업의 경사가 가팔라짐을 의미한다.닥터몰라/AMD 제공비슷한 시각에서, 인텔 역시 28코어 다이를 HEDT 시장에 끌어내리되 자사의 서버 라인업과 상호경쟁하는 구도를 피하기 위해 몇 가지 핸디캡을 부여할 여지가 있다.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메모리 확장성의 제한이다.구체적으로, 현재 LGA 3467 플랫폼은 6채널 DDR4 ECC 메모리를 지원하지만 적어도 코어 X의 간판을 달고 나오는 모델에서 ECC 메모리 지원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메모리 채널 수를 4개로 제한하는 것 역시 인텔로서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미 수많은 제온 브론즈/실버/골드가 그러한 방식을 통해 코어 X가 되었다) 닥터몰라 제공결국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방식에 다소 차이가 있을지언정 AMD와 인텔이 선택할 수 있는 ‘다음 단계’는 비슷한 양상으로 수렴해가는 것이다. 로드맵을 훨씬 건너뛰는 세대교체의 아웃페이싱, 서버용 기획의 HEDT에의 적용, 그리고 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혹은 궁색하게) 취해야 할 서버와 HEDT의 차별점 만들기까지.하지만 이것이 결코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적어도 소비자에게는. 바라건대 내년에도 올해처럼 기분 좋은 뒤통수를 맞게 되었으면 좋겠다.▲닥터몰라 소개= 다양한 전공과 배경을 가진 운영진이 하드웨어를 논하는 공간이다. 부품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폭 넓은 하드웨어를 벤치마크하는 팀이기도 하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이미 알려진 성능의 재확인을 넘어 기존 리뷰보다 한층 더 깊게 나아가 일반적으로 검출하기 어려운 환경에서의 숨은 성능까지 예측가능한 수리모델을 개발하고 있다.필진으로 이대근 씨(KAIST 수리과학 전공)와 이진협 씨(성균관대학교 생명과학 및 컴퓨터공학 전공), 이주형 씨(워싱턴대 세인트루이스 재학) 등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