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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aily리포트)선물 르네상스의 조건
  •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선물시장이 어느새 올해로 개장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물시장은 선진시장으로 우뚝 선지 오래입니다. 이에 대한 시장 안팎의 칭찬도 자자합니다. 이제는 과거 10년의 위용을 뽐내는데 더해 제2의 도약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선물 상품들도 쏟아질 예정입니다. 증권부 양미영 기자가 선물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소고(小考)를 전합니다. 생애 열번째 생일을 기억하십니까. 두려움보다는 꿈이 더 많은 때입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탈 없이 자라주는 게 그저 고마울 따름이겠지요. 앞으로 더 커서 어떤 사람이 될지 마냥 설레고 궁금하기도 합니다.한국 선물 시장이 이번주 열돌을 맞았습니다. 10년이란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겠지만 그동안 선물 시장은 몰라볼 정도로 훌쩍 커버렸습니다. 특히 선물거래의 막을 연 KOSPI200선물 시장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세계적인 수준으로 뛰어올랐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유수의 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합니다. 지난해 KOSPI200선물은 세계 5위권으로 성장했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당당히 1위를 차지했습니다.이같은 한국 시장의 비약적인 발전에 세계도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주식시장은 여전히 미국 시장을 추종할 수밖에 없는 커플링에 시달리고 있지만 한국 선물 시장은 역으로 미국 시장을 주무릅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찬사처럼 한국은 `파생금융시장의 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물론 주가지수 선물이 클 수 있었던 비결에는 종종 한국 투자자들의 투기적인 성향이 거론되곤 합니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레버리지(leverage) 효과에 매료된 투기적인 개인 투자자들이 나서서 선물시장을 키웠다는 낯 뜨거운 지적도 나옵니다. `투자(investment)`와 달리 `투기(speculation)`의 경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수밖에 없으니까요. 실제로 선물보다 레버리지 효과가 더 큰 옵션시장의 경우 세계 파생상품 시장에서 가장 높은 거래량을 기록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미 우리 선물시장은 양적인 성장에서 질적인 성장으로 행로를 바꾼지 오래입니다. 개인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고, 괴리율이나 시장 베이시스 면에서도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평가입니다.게다가 파생상품 시장의 경우 대개 투기적인 거래가 활성화된 후 자연스럽게 헤지수요가 증가하면서 정착하게 됩니다. 그만큼 한국 파생시장도 제대로 된 토양 위에서 성장해가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죠.선물업계 분이라면 지나온 10년을 뒤돌아보며 가슴이 벅차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더 성장해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에 더 주목해야할 시기입니다. 실제로 선물시장은 2008년 도입될 자산운용통합법 등과 맞물리며 제2의 도약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 마음처럼 어떻게 커 나갈지도 상당히 설레입니다. 이에 발맞춰 제도 정비와 함께 새로운 상품들이 쏟아질 예정인데요. 증권선물거래소는 통합이후 다양한 상품들의 도입 타당성을 검토하며 바쁜 준비 중에 있습니다. 5월 중에는 원화로 표시된 엔선물과 유로선물을 상장할 계획이고, 연내에 원유나 돈육선물 도입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향후 자산운용통합법이 시행되면 날씨나 자연재해, 범죄 등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다양한 상품들이 시장에 선보이게될 전망입니다. 그러나 기대와 동시에 우후죽순 생겨나게될 상품들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소위 시장에서 `히트`를 친 주가지수선물이나 옵션과 달리 나머지 상품들의 실효성이 과연 클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실제로 현물시장에 대한 이해나 인프라 부족으로 여타 선물시장의 경우 활성화가 요원한 것이 선물시장의 현주소입니다.한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리자면 "반찬은 참 많은데 정작 밥이 없다"고 합니다. 야심차게 내건 만큼 성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합니다. 개인 투자자의 입맛에 맞았던 주가지수 선물시장과 달리 여타 선물상품이나 앞으로 상장될 상품들의 경우 모두 탄탄대로가 예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원유나 돈육선물의 경우 제도적으로 많은 보완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물론 당장 선물수요에 대해서는 답이 쉽지 않습니다.상품선물 거래가 탄생한 일본의 거래소들도 급감하는 거래량에 골치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 거래가 증가하고,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 큰 시장이 버티면서 상품선물의 원조가 고사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은 파생상품 시장의 르네상스 시대를 꿈꾸는 우리 시장에게도 교훈이 되는 사례입니다.반찬만 많으면 뭐합니까. 배를 채울 밥이 있어야 손님도 오지요.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착한다면 정작 소중한 것을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도 우선 "서둘지 말 것"을 주문합니다. 앞으로의 10년도 겉치례가 아닌 내실을 채우는 선물 시장으로 한껏 도약하기를 바랍니다.
2006.05.04 I 양미영 기자
34kg에 불과한 그녀가 단식원을 찾은 이유
  • 34kg에 불과한 그녀가 단식원을 찾은 이유
  • [조선일보 제공] “자, 복부 깊숙한 곳으로부터 호흡을 끌어 올립니다. 이제 숨을 깊게 내쉬세요” 스무 명이 채 안 되는 여성들이 손을 배꼽 주변 단전에 모으고 강사의 지시에 따라 명상에 잠겨 있다. 고급 호텔을 연상케 하는 붉은빛 장미 모양의 벽지가 인상적인 요가 강습실은 고요한 명상 음악 속에 적막하기까지 하다. 가끔 어려운 동작이 나올 때면 들리는 “어이쿠!” 하는 낮은 탄성 소리가 전부다. “몸이 바짝 마른 걸 보니, 아가씨도 요양하러 왔구먼?” 쉰이 채 안 돼 보이는 아주머니가 대뜸 묻는다. “단식원에 요양을요? 다들 살 빼러 오신 거 아니에요?”라고 묻자, 피부 알레르기 치료를 위해 단식원에 왔다는 아주머니는 “살 빼러만 단식원 오냐”고 반문한다. 단식원 관계자는 “단식원 오는 분들의 60%는 살 빼려고, 40%는 건강을 위해 찾아와요. 그래서 다이어트·건강 프로그램을 같이 운영해야 장사가 된다”고 말했다. 에스테틱실(피부관리실)과 한의원을 겸한 이 단식원에는 대학생이 몰리는 성수기가 아닌데도 15명이 입소해 있었다. 21세부터 50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80kg에 육박한 사람부터 45kg이 채 안 돼 보이는 사람까지 입소자들의 체형도 다양하다. 지난달 25일 오후 4시. 단식원 복도가 시끄럽다. “회원님, 오렌지 주세요. 이러면 안 됩니다. 과자도 이리 주세요.” 트레이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안 먹을게요. 저 낼모레 나가잖아요”라고 입소자가 애원하자 트레이너는 나간다. “몰래 먹을 것 반입할 때가 제일 난처하죠. 무조건 압수할 수도 없고….” 단식원 1층 떡볶이집 아주머니는 “단식원에 온 손님들이 꽤 많이 찾아요. 먹는 것 참는 게 쉬운 일이 아닌가 봐요”라며 웃는다. 밤 10시. 각 방의 불이 모두 꺼졌다. “잠들어 버리는 게 상책이에요. 아니면 배고파서 못 참아요.” 같은 방을 쓰는 김지혜(가명·24)씨는 말이 끝나자 돌아눕는다. 새벽 2시는 돼야 잠이 오는 생활 패턴을 갖고 있던 기자는 1시간 내내 이불 속에서 뒤척였다. “잠 안 와요?” 김씨가 짜증 섞인 말투로 묻는다. “5일 이상 굶으면 옆집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정도로 예민해져요”라는 김씨는 오늘로 단식 7일째다. 복도는 쥐 죽은 듯 조용하다. 단식 기간이 길어지면 신경이 예민해져 밤 10시 이후엔 TV를 켜지 않는 것이 단식원에서의 에티켓이다.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갑자기 선녀 3번방이 시끄럽다. “큰일 났어요. 윤정 언니가 쓰러졌어요!” 김윤정(가명·28)씨는 하얗게 질려 떨고 있었다. 잠에서 덜 깬 입소자들이 몰려든다. “나 괜찮아요. 드레스 입을 거야!”라고 외치는 김씨를 119 구급대에 실어 보내고 나서야 단식원은 조용해졌다. 결혼을 두 달 앞둔 김씨는 날씬한 몸으로 웨딩드레스를 입는 것이 소원이다. 평소 폭식증에 위염 증세까지 있던 김씨는 갑작스런 단식으로 위경련이 일어난 것. N단식원 김한식 부원장은 “질병이 있거나 무조건 굶으려고만 하는 사람이 갑자기 단식하면 갑작스런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고 했다. 26일 오전 8시30분.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가수 현영의 ‘누나의 꿈’ 노래와 함께 단식원의 하루가 시작됐다. “힘이 없어서 못 일어나겠어요.” 기자와 같은 날 입소한 막내 김경희(가명·21)씨는 무용과 발레 전공자다. 세 달 전 만해도 경희씨의 체중은 34kg 이었다. 스트레스로 인한 폭식으로 두 달 새 12kg이 불었다. “친구들 안 만나려고 단식원에 왔어요. 만나면 또 먹게 될까봐….” 오전 10시30분에 요가강습을 마치자 식사시간이 됐다. 죽과 미음 간장과 두부, 동치미가 메뉴이다. 단식 전 감식(減食)이나, 단식이 끝난 다음 보식(補食)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식사다. 그러나 이것이라도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은 단식원 내에선 선망의 대상이다. 단식원에서 가장 활기있는 식사 시간에는 각자 먹고 싶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꽃이 핀다. “언니, 대치동 00상가 떡볶이 먹어 봤어? 장난 아닌데…” “난 피자 먹고 싶어. 치즈크러스트로.” 김진영(가명·26)씨는 “먹는 얘기가 가장 큰 즐거움”이라며 “그거라도 안 하면 못 견딜 것 같다”고 했다. 요양차 단식원에 온 고령층 입소자들은 줄곧 건강 이야기다. 양정숙(가명·39)씨는 단식 7일째다. 미혼인 그는 재작년 난소암 수술을 받고 요양원에 있다가 단식원에 왔다. 방송국 기자로 있던 양씨는 “난소암 수술 이후 틈날 때마다 단식원을 찾는다”고 했다. “원래 살 빼려고 한 번 왔었는데, 너무 좋더라고.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것 같고 마음의 여유도 생기고.” 그의 말에 가족과 함께 입소한 김성호(가명·남·49)씨가 맞장구친다. “전문직 스트레스 말도 못하지. 고혈압 당뇨에 단식이 좋다고 해서 왔어요. 만날 고기만 먹다가 단식 한 번 하고 나가면 속이 훨씬 편하더군요.” 이처럼 건강 때문에 단식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단식원은 건강을 위한 단식 주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부원장은 “다이어트든 건강 때문이든 입소자들은 단식원 문을 나설 때까지 자신과의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오후가 되자 방마다 탄성이 새어 나온다. 맛집 요리 프로그램이 나오는 시각이다. “아, 나가자마자 실컷 먹을 거야….” TV를 보던 한 입소자가 중얼거렸다. ▲ 단식원에서 가장 활기 넘치는 식사시간이 됐다. 죽, 간장, 두부, 동치미 등이 전부인 소박한 밥상에 입소자들이 둘러 앉았다. 단식원에서는 이 상차림을‘보식(補食)식단’이라고 부른다.
  • 정치-언론 '공짜 밥·술' 추적기
  • [오마이뉴스 제공] "기자에게 사준 밥·술값은 노터치"양당, 대변인단 식대만 1억원 넘어 ① 1회 조찬 287만원도 정치인과 기자가 만나 밥 먹고 술 먹는데 쓰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같은 질문에 대한 정치인과 기자의 답변은 각각 달랐다. "바다와 같다."대변인 출신의 한 국회의원은 "(정치인이 기자들과 만나는데) 욕심을 부리자면 한도 끝도 없다"며 액수의 범위를 '바다'에 비유했다. "모른다."기자들의 답변은 대체로 이랬다. 밥집과 술집을 선택한 것도, 비용을 부담한 것도 취재원 쪽이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가 새삼스레, 어쩌면 해묵은 기자들과 취재원의 접대 관행을 취재하기로 결심한 것은 '최연희 한나라당 사무총장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불거진 부적절한 식사·음주관행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이 있고 나서다.여론은 이 사건의 본질에 대해 '성추행'과 동시에 '부적절한 접대 관행'을 지적했지만, 후자에 대해선 별다른 추적 보도가 없었다. "다 한 통속 아니냐"며 언론의 자기검열을 꼬집는 논평도 많았다.이참에 <오마이뉴스>는 정치인·기자 접대비의 실상과 규모를 파악하고자 했다. 우선 데이터 수집을 위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2005년 회계보고서와 비례대표 49명, 각 지역별로 지역구 의원 10명을 엄선해 후원금 지출내역서를 살펴봤다.지난해 장부상 대변인단 식대 : 열린우리당 1억2055만원·한나라당 1억5800만원일단 가장 확실한 건 대변인 쪽이다(당대표와 사무총장의 지출 비용은 두번째 기사 참조). 대변인을 비롯해 부대변인, 대변인 행정실 관계자들의 지출은 기자들과 관계된 게 대부분이다. 식비, 회식비, 간식비 등이다.당대표나 사무총장의 경우 각사 반장(출입처 대표기자) 모임이나 상견례 등 '굵직한 모임'에 나타나지만, '작은 모임'을 일상적으로 하는 대변인들이 기자들과 만나서 쓰는 비용은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범위였다.우선 총액을 비교하자면, 열린우리당이 대변인단(부총장 포함) 식대로 작년 한해 1억2055만원 가량을 썼다. 한나라당의 대변인단이 쓴 액수는 그보다 조금 많은 1억5800만원이었다.부적절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의 경우, 2004년 연말 당시 박영선 대변인은 공보활동비 명목으로 중앙·경향·연합 3개사에 총 100만원 문화상품권을 돌렸다. 또한 지난해 6월 모 부대변인은 방송사 기자들과의 노래주점에서 뒤풀이 비용으로 34만6천원을 청구했다.한나라당의 경우, 박근혜 대표가 기자들에게 격려금이나 경조사비 등을 지원한 사례도 상당수였다. 작년 5월 중국 방문시 특파원 격려금으로 100만원을 썼고, 기자들의 경조사에는 꼬박꼬박 50만원씩을 부조했다. 양당 대표를 통털어 박근혜 대표가 중국 방문시 수행기자단과의 조찬식대(조어대 국빈관)로 287만원을 쓴 것이 1회 간담회로는 최고액이었다.대변인 활동비는 300만원, 그러나 턱없이 부족하다대변인에게는 양당 모두 300만원의 활동비가 지원된다. 때에 따라서는 추가 경비를 청구하기도 하지만 드문 예다. 사실 300만원은 이들의 지출 규모로 봤을 때 턱없는 액수다. "대변인 노릇 제대로 하려면 한 달에 1천만원은 든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한 열린우리당 전직 대변인은 "매달 500만원은 세비 등 개인 비용으로 충당했다"고 말했다.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은 부족분을 후원금(정치자금)으로 보탠 경우다. 2005년 전 의원이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지출 내역서에 따르면, 한 해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40여 차례의 식대를 지출했고 그 액수는 650만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전병헌 대변인은 "정치자금으로 써도 되는지 몰랐다"며 개인 카드로 충당했다고 말한다.현직 대변인의 비교도 흥미롭다. 취임 한달째인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10개 언론사를 상대로 한 500여만원은 쓴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게 적정수준인 것 같다"면서도 "이보다 더 적게는 못쓸 것 같다, 앞으로 이보다 더 나올까 걱정이다(웃음)"라고 말한다. 우 대변인 역시 추가비용은 사비로 충당하고 있었다.이계진 대변인은 당에서 지원받는 300만원 이상은 아예 쓰지 않는다. "민원을 받지 않고 세비로만 정치하겠다"며 후원회도 조직하지 않은 이 대변인의 경우, 당대표와 사무총장의 기자간담회 자리에 끼는 '더부살이'로 기자들을 만나거나 10만원 안팎의 소액 오찬으로 버티고 있다. 이 대변인은 "개인 재산이 있기는 하지만 노후를 위해 쓸 돈인데…"라며 사비 털 생각은 하지 않는다. 간혹 2차를 가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도망가는' 쪽을 택한다.초선의원, 한달동안 작심하고 20개 언론사 돌았더니... 600만원개별 의원이 기자들에게 쓰는 돈도 상당하다. 물론 편차는 있다. 이는 "기자들과 정치인의 진솔한 대화의 자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인식에서 "기자들과는 가급적 만나지 않는 게 상수다, 말 실수로 사고난다"는 인식차에서 기인한다.비례대표인 한 초선의원은 지난달 작심하고 인터넷 3개사를 포함해 방송·일간지·통신사 등 20개사와 술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 오찬의 경우엔 20~30만원, 만찬의 경우엔 술(소주·맥주)값이 보태지면서 40~50만원 정도가 들었다. 평균 30만원으로 치면 한달새 600만원을 기자들과의 밥값, 술값으로 쓴 셈이다. 한달 의원 세비와 맞먹는 액수다.이 의원의 경우 대부분 '사비'로 지불했고 몇 건의 경우만 후원금에서 정책간담회, 혹은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청구해 썼다. 따라서 각 의원들이 해당 선관위에 신고한 회계보고서에는 이같은 비용이 제대로 드러나 있지 않다.이런 전제로 기자와의 식대를 명시한 경우만 살펴보면, 비례대표 중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의원은 민주당의 김종인 의원. 김 의원은 지난 한해 31차례 '기자오찬 식대'로 880만원 가량을 썼다. 서상기 한나라당 의원은 17차례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520만원 가량을 지출했다.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당의장 하절기 활동 관련', '금산법 개정방향 관련' 이라는 '목적'을 명기하고 기자간담회를 12차례(230만원) 가졌다. 전여옥 의원은 한 회 기자간담회 비용으로 90만원 상당액을 지출하기도 했다.민주노동당은 어떨까?이는 한 명을 제외하고 8명 의원 전원이 비례대표인 민주노동당과 대조되는 실태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회계장부는 타당 의원들에 비해 몇 배 두꺼웠지만('성실신고' 했다는 방증이다), 기자간담회 항목은 물론 그와 유사하다고 의심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상대적으로 기자들과 접촉 빈도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 노회찬 의원의 경우, 작년 한해 총 5차례 기자들과 식사자리를 가졌다. 보통 한 번에 대여섯 명이 모이는데, 10만원 안팎의 식대를 노 의원이 지불하면 호프집에서 먹는 2차는 기자 쪽에서 냈다고 한다. 민주노동당이니까 가능한 '상례'인지 모른다.후원금의 대부분을 '출장비'로 쓴 단병호 의원도 급할 때는 기자들을 만났다. 작년 연말 비정규직법안 처리를 앞두고 여야 긴장이 높아질 즈음 3차례에 걸쳐 기자간담회를 갖고 46만원 상당을 지출했다.지역구 의원들의 경우 기자간담회 비용을 명시한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혐의'는 짙다. 정책개발비나 정책자문비 혹은 일반 식비 등 두루뭉수리하게 적은 지출내역은 선관위의 '실사'가 필요한 대목이다.총리 내정자인 한명숙 의원(고양·일산갑)은 작년 한 해 18차례에 걸쳐 480만원의 비용을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썼다."기자한테 쓴 거면 선관위도·언론사도 문제삼지 않는다"모 정당의 감사를 지낸 바 있는 한 공인회계사는 "한 언론사와의 식비로 30만원을 쓴 경우가 있었는데 영수증은 '인쇄비용'으로 청구되어 있었다"며 "왜 그런지 담당자에게 물으니 단란주점에서 먹은 건데 주인이 자신의 형이 운영하는 인쇄소의 영수증을 대신 끊어준 경우였다"고 말했다.또 이 회계사는 "중앙당이 쓴 접대비 중에 기자들에게 쓴 게 70%는 되는 것 같더라"며 "왜 이렇게 많냐고 물으니까, 기자한테 쓴 거면 선관위에서도 뭐라고 하지 않고 기자들도 문제삼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한 당직자의 '기막힌 답변'을 전했다.고백컨대 국회의원들이 지출한 기자들과의 밥값, 술값의 규모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했다. 곳곳에 숨어 있었다. 중앙당 재정 곳곳, 의원들의 후원금 곳곳, 그리고 의원들의 뒷주머니 등 다방면에서 지출돼 왔다.한나라당의 한 주요당직자는 "매달 사비로 쓰는 밥값이 1천만원을 넘는다"며 "그 중 기자들에게 절반이 지출된다"고 말한다. 지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선거 기간, 모 당의장 후보의 캠프에서 지원활동을 한 한 의원은 기자들 접대비로 18개사를 돌며 360만원을 썼다고 한다. 이런 의원들의 '빵꾸'난 카드를 메우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보좌관들도 여럿 된다.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기자 접대비에 대한 정치인들의 인식의 편차는 컸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 아니냐"고 말하는 정치인도 있었고, "차제에 '보이지 않는' 정치문화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취재진에게 연중 캠페인을 당부하기도 했다. 또 살림살이가 빠듯한 한 주요 당직자는 접대비 때문에 '고민'이라면서도 "이런 말 쓰지 마라, 기자들이 부담스러워 안 만나려고 한다"고 걱정했다.'뒷주머니' 없는 부대변인들은 어쩌나 지인이 주는 용돈으로 충당... 발상의 전환 필요한 때 각 당에는 대변인을 보좌하는 부대변인들이 있다. 이들은 또 상근(유급)과 비상근(무급)으로 나뉘는데, 열린우리당의 경우 각각 100만원 또는 20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받지만 한나라당은 그나마도 없다. 박근혜 대표가 한번 외유로 1억5천만원을 쓰는 것과 대조되는 현실이다. 이계진 대변인은 "부대변인들에게 자신의 활동비라도 나눠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고 말한다.당 저간의 사정에 밝은 부대변인의 경우 대변인이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를 지원한다. 또 기자들 민심을 청취해 당에 전하기도 한다. 또 '예비 정치인'으로서 기자들과의 교류에 적극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 역시 기자들에게 쓰는 술값, 밥값이 꽤 된다.열린우리당의 한 상근 부대변인은 "당에서 주는 활동비로는 열흘을 넘기지 못한다"며 "매달 그 두 배를 지출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부족분은 지연·학연을 매개로 한 선배, 지인들이 찔러주는 용돈이나 월급을 턴다.그나마 '스폰서'가 없는 경우엔 눈물겹다. 한나라당 대변인실 한 관계자는 "돈 없을 때는 기자들이 소주 한잔 하자고 하면 약속 있다고 둘러댄다"고 말한다.20년 가까이 정당 생활을 해온 한 부대변인은 "한때 대변인이나 대변인 행정실장은 요직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과거 '밀실정치' 시절엔 당에서 지원하는 대변인 활동비가 수천만원대에 이르기도 했다고 한다.모범사례도 있다.한 '돈 없는' 부대변인은 국회 식당에서 2천원짜리 식사를 하고 대변인실에서 공짜 커피를 탄 뒤 의원동산에서 얘기를 나눈다며 '발상의 전환'을 충고한다. 아울러 의원들과 기자들의 술자리 관행에 대해 "▲호텔에서 먹을 이유가 없다 ▲일식집에서 일인당 6~7만원짜리 식사할 이유도 없다 ▲칸막이 있는 술집, 이른바 까페에서 양주 먹을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꼬집었다. 한번 만나면 대체 비용이 얼마나 들까 지난 2월 24일 금요일, 한나라당과 <동아일보>의 상견례. 장소는 서울 광화문의 M한정식전문점.이 곳은 식사도우미가 배석하는 이른바 '요정식' 한정식당이다. 가령 4명의 식사자리라면 좌우에서 두 명의 도우미가 앞접시에 음식을 놔주고 술을 따르며 함께 마시기도 한다. 이 날 도우미는 주로 음식을 날랐지만, 양측 대표가 떠나고 난 뒤 10여명이 자리를 옮긴 지하노래방의 도우미는 적극적으로 흥을 돋궜다. 동원된 도우미는 1·2차 각각 3명, 2명.비용은 얼마나 들었을까? 이 식당에는 '메뉴판'이랄 게 없다. 저녁식사는 무조건 7만원짜리 코스, 그리고 '서버(식사도우미)' 비용이 7만원 추가된다. 식당 측이 취재진에게 공개한 양주 가격은 국산이 15만원, 발렌타인 17년산이 25만원. 맥주는 한 병당 5천원이다. 계산을 해보자. 한나라당의 한 주요당직자는 "1차에서 6병, 2차에서 3병 들어갔다고 하더라"며 소문을 전했고, 이계진 대변인은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정확하게 기억하진 못했다. 이 대변인은 "내가 마신 폭탄주(양주+맥주)는 서너 잔이었다"고 말했고, <동아> 쪽 한 참석자는 "1차에서 술에 취할 정도로 마시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적게 잡아 양주 3병에 각 20만원이라고 치면 60만원, 맥주 30병을 보태면 15만원. 1차 술값만 75만원. 종합해보면 1차 식사자리에서만 최소 200여 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2차에서도 역시 폭탄주가 돌았다고 하니 술값은 더 늘어난다.한달 전 '과거'에 대한 설명이 길어졌다. 그 때 그 사건을 다시금 들춰내는 것은 정당의 대표와 언론사의 편집국이 참석하는 대규모의 상견례 자리에서 쓰이는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해서다. 이날 비용은 한나라당에서 부담했고, 최연희 당시 사무총장이 결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계진 대변인은 말했다. 한나라당은 <동아> 뿐만 아니라 이미 유력 일간지 세 곳과 상견례 회동을 가졌고, 방송사들과도 자리를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일간지와는 중식 레스토랑에서 가졌지만 2차 술자리를 이어가지는 않았고, 가장 최근 상견례를 한 방송사는 여의도 모 횟집에서 식사를 한 뒤 2차를 갔지만 방송사 쪽에서 비용을 부담했다는 후문이다. 열린우리당도 예외는 아니다. 규모와 액수의 차이는 있지만 언론사와의 상견례 혹은 술자리를 갖는다. 2005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의 경우 작년 한해 당대표와 사무총장의 식대 총액은 1억3천만원이었고, 한나라당은 2억3천만원으로 좀더 많았다. 당에선 대표와 사무총장에게 활동비로 법인카드를 제공한다. 이 중 기자들과의 밥값, 술값으로 지출된 게 얼마인지는 추산이 불가능하다. 회계장부에 누구와 먹었는지는 기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당직자들은 최소 1/3 정도는 되지 않겠냐고 말한다.이 역시 전부는 아니다. 당대표와 사무총장이 '사비'로 쓰는 경우도 상당하다. 가령 한나라당의 경우 사무총장을 지낸 한 의원은 개인 비용으로 매달 1천만원 이상은 썼다고 귀띔했다. 김무성 전 사무총장은 한달 500만원씩 지원되는 활동비도 마다했다. 당 형편을 고려해서다.사비를 동원해야 하는 건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다. 매달 7천만원 가량 적자인 중앙당 재정 형편에 손을 내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열린우리당은 각 의원들에게 매달 당비 50만원씩을 의무적으로 납부토록 하고 있다. 사실 기자들과의 접대관행에서 거대 양당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한 열린우리당 당직자의 "우리가 그 M한정식집에 갔으면 절반으로 확 줄었을 거다, 우리는 '소폭(소주+맥주)'이니까"라는 우스개소리에서 별다른 인식차가 없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최연희 사무총장 성추행' 사건이 터지자 여론은 '정언유착'의 가능성을 꼬집었지만 정치권은 '관행'이라는 인식이다.열린우리당 한 전직 대변인은 "사고(성추행)가 나서 그렇지 늘상 있어온 회식 자리 아닌가"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고, 한나라당 한 전직 사무총장은 "기자들이 정보보고 올리는 걸로 어떻게 다 아나, 편집국장도 한번씩 취재원을 만나 직접 얘기를 듣는 자리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기자정신은 '술정신'일까 '맨정신'일까 [탐사기획] 정치-언론 '공짜 밥·술' 추적기 ③ 국회를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선 다양한 모임이 있다. 반장(출입처 대표기자) 모임부터 말진(막내)기자·사진기자·방송기자·여기자 모임 등. 최근엔 인터넷기자 모임도 생겼다. 이 외에도 학연·지연에 따라 다양한 모임들이 구성된다. 심지어 '00에 사는 싱글 남기자 모임'이라는 식의 거주지가 같고 처지가 비슷한 기자들끼리도 뭉친다. 이토록 별의별 공통분모를 동원해 모임을 만드는 것은 소속사 차원을 넘어 취재원과의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서다. 가령 반장모임에서 당대표를 초청해 오찬을 하거나 여기자모임에서 한 당직자를 호출해 만찬을 하는 식이다. 기자들 쪽에서 정치인을 요청하기도 하지만 의원이나 당직자 쪽에 먼저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 술자리에서 일용할 양식을 찾는 기자들정치부 기자들은 '일용할 양식'을 위해 정치인을 찾아 헤맨다. 기자에게 양식이란 '정보'다. 때문에 시간 외 근무를 마다 않고, 몸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저녁 술자리를 약속한다. 많을 땐 일주일 내내, 적어도 두세 차례는 저녁 모임이 있는 게 정치부 기자들에겐 예사다. 그렇다고 금방 끝나나? '깔끔하게'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만 하면 밤 10시를 전후한 시각에 끝나지만, 많은 경우 자정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2차를 간 경우다. '소폭'이든 '양폭'이든 폭탄주 돌리기도 필수항목이다.정상적인 근무시간에 정치인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의원회관을 돌며 정치인을 만나는(이를 '마와리 돈다'고 한다) 것으로 모자라,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정치인을 찾아 밤거리를 헤매는 것이 기자의 숙명임을 자처한다.그 저변에는 주요당직자회의, 대변인의 논평, 인터뷰 등 공식적인 취재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오프'(비공개) 정보와 상대의 감춰진 속내를 알아내고, 그 과정에서 취재원과 친밀감을 쌓아 신뢰를 형성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특히 속보성 외에도 그물같은 인적 취재망을 통해 보다 정확한 분석과 전망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정치기사의 특성상, '비공식 자리'가 기자들의 또다른 취재현장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밥과 술이 넘어가도 기자와 취재원 사이의 탐색전은 팽팽하다. 청와대 비서관들과 기자들이 식사나 술자리를 할 때는 '긴장!' '긴장!' 구호를 외칠 정도라고 하니.여기서 '폭탄주 불가피론'도 나온다. 폭탄주를 먹지 못하는 한 전직 대변인은 "폭탄주는 상대의 이성을 무장해제시켜 지인의 입장에서 대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기 몸 망가지더라도 취재를 한다는 직업의식 때문이지, 맛으로 먹겠냐"고 기자 입장에 섰다. 한 정치부 여기자도 "정치부 기자에게 위염은 기본"이라며 "낮에 들은 정보와 밥자리, 술자리에서의 정보는 분명히 다르다"고 말한다. 따라서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술 문화를) 바꾸지 않은 한 기자들이 먼저 거부할 수는 없다"고 항변한다.한 일간지 남자기자는 "정치부에 와서 10㎏이 불었다"고 한다. 술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술자리에) 어울리지 않고있는데 바보된 느낌"이라며 정보 풀에서 배제된 듯한 불안감을 토로했다.기자윤리강령, 너무 먼 그대?기자의 감시와 견제가 공식, 비공식을 넘나들며 이뤄질 수밖에 없는 건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비공식 루트가 발달한 한국사회에선 비공식 현장은 기자의 중요한 취재처다. 문제는 비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정화 노력이다. 우선 공짜 접대 관행.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발표한 언론인 자정선언문(2001년)에는 기자의 청렴 의무로 "취재와 관련된 식사와 음주에 대해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KBS는 지난 2003년 PD의 가족동반 외유파문이 터진 뒤 대국민 사과문과 함께 윤리강령을 선포하면서 "직무관련자로부터 3만원 이상의 식사와 향응 등의 대접을 받지 않는다"고 다짐했다.기자들의 향응과 접대 파문이 일 때마다 언론사는 윤리강령을 다지며 자정을 선언해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장호순 교수(순천향대 신문방송학)는 "일단 사회적으로 그래선 안된다는 원칙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문제가 남았다"고 지적한다.그런 점에서 장 교수는 "기자 개인보다 경영자, 즉 언론사주의 윤리의식이 더 문제"라고 말한다. 기자가 식대를 제 돈으로 낼 수 있도록 제반 경비를 사측에서 부담해야 하지만 그런 곳은 아직 소수이기 때문이다. KBS의 경우 접대금지 윤리강령을 발표하면서 예산지원와 법인카드 사용 의무화 등 제도적 장치를 지원해 실천의지를 보였다. "2차도 취재현장" - "매우 후진적 발상"또다른 문제는 이른바 '2차 문화'다. 무자비하게 폭탄주가 돌거나 요란한 노래방에서 집단적인 혼혈의식을 경험하는 것. 기자들의 몸이 상하는 시점이기도 하다.의견은 엇갈린다. 일반적으로 넓게 퍼져 있는 한국사회 술문화의 특성상 "2차도 취재현장"이라는 불가피론에 대해 "술좋아하는 사람들의 자기합리화"라는 반박논리가 맞선다. 장 교수는 전자의 논리에 대해 "매우 후진적 발상"이라고 일갈한다. "소수가 권력을 독점해 여론형성이 안되고 방석집이나 비밀요정에서 파벌과 인맥을 통해 정보 거래가 이뤄진 시대라면 술자리 역시 주요 취재현장이지만, 지금은 다르다. 권력이 대중으로 옮아갔다. 국민이 정치권을 압박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요구하는 시대다.따라서 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이 보는 앞으로 나오라고 압박해야 하는 게 기자의 역할이다. 그런데 되려 언론이 과거의 기준을 요구하는 꼴이다. 정치의 의사결정 과정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그런 시대 탓인지, 김소희 <한겨레21> 기자처럼 "상식과 가치관에 반하는 술자리에서 몇마디 얻어듣느니 기꺼이 낙종을 택하겠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기자도 나오고 있다. 또한 작년 한해 5차례 기자들과 식사를 했다는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술자리보다는 기자들과 자주 티타임을 갖는다. 일주일에 서너 차례 의원실로 찾아오는 기자들과 30분~1시간씩 부담없이 의견을 교환한다. 새삼스럽지만, 기자가 제공하는 정보의 기준은 정확성과 진정성. 기자의 생명은 '맨정신'인 셈이다.
  • (미리보는 경제신문)DBS탈락..외환銀 인수 `2파전`
  •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다음은 3월22일자 경제신문 주요기사이다.(순서는 가나다순) ◇매일경제신문▲1면-혁신적 PC 나온다..처리속도 4배, 무게는 4분의 1 불과-외환은행 인수 2파전.."DBS 자격에 문제"-판교 4채중 1채 특별공급..민간분양가 1200만원선-프랑스 학생, 노조 총파업 선언..정부 "새 노동법 강행"▲트렌드-생계형 창업 소형트럭 잘 나간다..800만원이면 창업-한국이 물부족 국가?..수돗물 남아돌고 생수 수출이 수입 능가-용인 남양주 화성인구 유입..서울 은평 강동은 빠져나가-은행도 금 원유등 파생거래 허용▲특별기획-서울 富지도가 바뀐다..목동 총자산 1위, 구로 예금자산 으뜸-노원 관악상권 뜬다..10~30대초반 거주 많아 소비활성화-100억이상 거액자산가, 증권사 은행 본점 선호▲금융 재테크-외환은행 인수 2파전 양상..금감위 입김 큰 영향 미칠듯-국민은행 인수땐 독과점 논란..금감위 "문제없다"-동아건설 건영 매각시동..회계 법률자문사 곧 선정▲경제 종합-플랜트산업 새 수출동력 부상..이틀에 1.5억달러씩 수주-술 도매상 30곳 세무조사..고급 유흥업소도 조사키로-국토균형발전에 15조원 투자-"중소기업 지원 정책자금, 무분별하게 집행"-종부세 대상자 40만명 육박..담당인력 크게 부족할 듯▲정치 외교안보-후임총리 한명숙 김병준 압축..여성총리냐 분권총리냐▲국제-프랑스 노동계 28일 총파업..새 노동법 강행-포기 갈림길-중국 노조권한 강화한 노동계약법안 마련..외국계기업 전전긍긍-미국 연방금리 추가 인상할 듯..버냉키 "미국 성장세 여전히 견고"-유럽-일본이 세계경제 성장 견인-델 인도시장 공략 박차..테스코도 합작 진출▲기업과 증권-CJ, 해외지주사 홍콩에 설립..5개국 사료법인 총괄-황창규 삼성전자 사장 "낸드 공급과잉 2분기엔 진정"-고 정주영 회장 5주기..범현대가 회동-삼성물산 경영권 방어 시동..420억규모 자사주 신탁계약 해지-정제마진 회복..정유주 실적 기지개-펀드따라 세금 다르네..주식 채권 혼합형 등 과세기준 따져야-주식형펀드 개인비중 77%..5년새 4.5배 늘어▲기업 경영-경총 "노조 전임자에 급여 주지말자"..기업에 지침 전달-GN모바일 부사장 전망..블루투스시장 연 2억대씩 확대▲중기 벤처 과학기술-안방서 입체영화 본다..3D영상 모니터 상용화 눈앞-중소기업 정책자금 대출방식 공방-광진공, 중국과 금 은 공동개발▲부동산-"입주자 입맛에 맞춰 드립니다"..공간 넓혀주고 아이교육 책임지고-부산 충무동 뉴타운 시범개발-판교청약 D-7 자격놓고 문의폭주..청약저축 1200만원이상 당첨권-부재지주 1억원이상 채권보상..감정가 10%차이땐 재평가◇서울경제신문▲1면-판교로 가는길 이것이 급소..현금 8000만원 있어야 안심-삼성전자 "노트북PC용 플래시메모리 개발"-올 종부세 대상 40만명 육박..예상보다 12만명 늘듯-외환은행 인수 2파전..금감위 "DBS 대주주 적격성 문제"▲종합-3개 국책은행 기능 재정비 착수..내달 국회에 산은 중장기발전안 제출-부재지주 채권보상 강화..이달중 본격 시행될듯-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 올 기업 단협 핵심쟁점 부각-한국경제연 "한국, 버냉키 여파 만만찮을 것"-한중일 금융당국 세미나..헤지펀드 공동대응방안 논의-국가균형발전에 올 15조 투자-"임대보증금 인상거부 이유 임차인 맘대로 못 내보낸다"-무자료 주류도매상 세무조사..거래 유흥업소 1500여곳도-한미 FTA 전담조직 설치 늦어진다..내달께나 출범▲해설-판교청약..부부중 아내만 청약예금 가입시 부인명의로 세대주 바꿔야-"1100만원대냐 1200만원대냐"..최종 분양가 막판 진통▲금융-국민은행 후순위채 발행..외환은행 인수협상자 선정대비-신한지주 주당 800원 현금배당-"국책은행-지방은행 대연합체 만들자"..보고펀드 제안-하나지주 DBS 로비전 치열-자동차보험 긴급출동 특약보험료 오른다▲국제-글로벌 기업들 줄줄이 `인도로`-실리콘밸리 돈 몰린다..벤처캐피탈, 유망벤처사 선제투자 활발-워런 버핏 "당분간 은퇴 안해"-"시베리아 천연가스 중국에 공급"..러시아-중국 합의▲산업-삼성 노트북용 플래시메모리 개발..차별화로 인텔 따라잡자-중국산 후판수입가 상승..`너무 비싸다` 논란 가열-삼성전자 "낸드플래시 분기매출 5조원 문제없다"-LS전선 올 R&D에 500억 투자..작년보다 50%이상 늘려-번호이동 휴대폰 가격 1주일새 10만원 올라-기간통신사업 전환못하는 케이블 사업자들 "초고속인터넷 사업 중단해야"-부품소재 CEO 모임 생겼다-코아바이오 "시험관 아기시술 성공률 90%로"-까르푸 매각 급물살 탄다..사측 "매각추진" 첫 표명-CJ, 홍콩에 지주사 설립..2008년 홍콩증시 상장도▲증권-삼성물산 자사주 직접취득 공시..경영권 방어막 치기 분석-"한전, 유틸리티 업종서 최고 유망"-외국계펀드, 새로 산 종목 늘었다..박스권서 종목위주로 매매-아이칸측 KT&G 추가 매입설..외국인 매수세 대거 유입◇한국경제신문▲1면-일본 혁신창조형 교토모델로 일본식 경영한계 넘었다-중국, 철강 자동차 등 투자제동..생산과잉 10개업종 제재-외환은행 인수 2파전 압축..DBS자격 문제있다-삼성 낸드플래시 "PC속으로"-올해 종부세대상 13만명 늘어 40만명..공시가 급등, 지난해 6배▲종합-재계 `노조전임자 급여금지` 권고..경총 지침 배포-두산중 인프라코어, `노사협상 전담 대표이사?`..선임 화제-용인 6년째 순유입 1위..남양주 신 베드타운 부상-강남 개포동 중개업소 또 집단휴업..재건축 급등에 해약속출-중국 비정규직 1년 밖에 못쓴다..새 노동계약법 전문 공개-국민 대 하나..막판 저울질 값이 문제다-무자료 술도매상 30곳 집중조사-정통부 인사태풍 예고..4월 조직개편-공정위, 서비스업 하도급 실태조사..건설 제조업도▲국제-일본 8년만에 수요>공급..디플레 탈출선언 올 여름께로 빨라질듯-프랑스 노동계 학생 28일 총파업..`개혁보다 현실안주` 비판도-미국 명품 임대사업 뜬다-버냉키 "미국 경제 큰 문제없다"..아시아 내수 늘려야▲산업-LCD TV 표준 중견업체에 물어봐..대우일렉 선택이 `변수`-대한전선 국내 첫 다공 광섬유 개발-GE에너지 사장 '해외 발전시장 한국과 공동진출"-WBC 중계명암..야후 `홈런`, 네이버 `안타`, 다음 `삼진`-홈쇼핑 하루매출 100억 시대-가격 오르기 전에 한병이라도 더..주류도매상 소주 사재기▲부동산-판교주공-민간 분양가 평당 100만원 차이-부재지주 1억원까지만 현금 보상-임대보증금 중도금대출 한도, 판교만 왜 50%..형평성 논란-수도권 택지지구 분양가 뜀박질..착년보다 49% 치솟아-마산서 102평형 22가구 나온다▲금융-연금보험 가입자 급증세..지난해보다 30% 증가-국민 기업은행 선거관리통장 잇따라 출시▲증권-박스권 언제 탈출하나..늦어도 4월중순엔 상승세 재진입 기대-외국인 중형주 애정 `듬뿍`..쌍용양회 두산 등 매집-아이칸, KT&G 추가매입?..외국계 창구통해 28.8만주 매수주문-삼성물산 자사주취득..6월말부터 매수 나설듯-자산운용사, 펀드과세 불만 고조..정부 유권해석 미뤄 토종 펀드오브펀드 `전무`-세신 급락때마다 릴레이 재료
2006.03.21 I 이정훈 기자
  • 설탕에 투자하면 수익도 달까
  • [조선일보 제공] <!-- 관련 사진 시작 --><!!--bodystart--><!--S_ARTICLE_CONTS-->커피, 설탕, 영화, 드라마, 원유(原油), 사회간접자본(SOC)….평소 먹고 즐기거나 산업의 근간으로만 여겼던 부문들이 펀드 투자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300대 초반에서 지루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톡톡 튀는 이색 펀드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개정되면서 펀드의 투자 대상이 주식·채권을 벗어나 다양해진 데다 투자자들의 입맛도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설탕도 투자의 대상대한투자증권은 커피, 설탕의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펀드를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자산의 대부분을 채권 등 비교적 안정적인 곳에 투자해 커피, 설탕의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원금 손실을 최소화했다. 대투증권 이상훈 상품전략팀장은 “커피, 설탕, 코코아, 옥수수, 오렌지 등은 지난해부터 국제시장에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금융자산에 버금가는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며 “금감원으로부터 약관 승인을 받는 대로 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유전개발에도 투자하는 펀드우리투자증권과 CJ자산운용은 자산의 일부를 카자흐스탄 유전광구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CJ 크로커스 채권혼합 투자신탁’을 이르면 이번 주중에 내놓을 계획이다. 펀드는 자산의 90~95%를 국공채 및 우량 채권에 투자하고, 그에 따른 이자액을 유전 개발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CJ자산운용 이혁진 특별자산운용본부장은 “유전개발에 성공할 경우 약 30~40%의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유전개발에 실패하더라도 채권 이자액만큼만 투자했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전체 모집금액은 1000억원.HSBC은행은 오는 23일까지 유가(油價) 연계 상품인 ‘파워 오일 인덱스 펀드’를 판매한다. 유가지수인 ‘GSCI WTI ER Index’(골드만삭스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지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상품지수)에 연동되는 이 상품은 6개월마다 기준지수가 최초 기준지수 이상이거나 운용기간 중 10% 이상 오른 적이 있으면 연 12%의 수익률로 조기 상환된다.◆영화·드라마 펀드도 인기급성장하는 한국 영화산업과 한류 열풍을 타고 영화, 드라마, 음반 등에 투자하는 엔터테인먼트 펀드들도 나왔다.CJ자산운용은 CJ엔터테인먼트 등과 손잡고 영화펀드인 ‘CJ 무비앤조이(Movie&Joy) 펀드’를 운용 중이다. 현재 펀드의 자산은 280억원. 이 상품은 전체 자산의 65% 이상을 채권에, 나머지 35% 정도를 영화 제작에 투자해 은행 정기예금의 약 2배 수준인 8%대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은 레저·엔터테인먼트 관련 주식에 70% 이상을 투자하고 나머지 30% 이하를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레저&엔터테인먼트 펀드’를 판매 중이다. ◆“대부분 장기투자… 투자에 신중해야”펀드들이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상품에 투자하다 보니 투자자들의 적지 않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렇다고 높은 수익률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색 펀드들은 대부분 투자기간(중도환매수수료 부과기간)이 길거나 만기 때까지 아예 환매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색 펀드는 펀드 투자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수준에서 전체 투자액의 일부분만 가입하고 지나친 수익률을 기대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제로인 최상길 상무는 “대부분의 실물 펀드들은 상품의 운용방법과 기대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선택이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다”며 “그동안 투자 경험이 거의 없는 새로운 상품에 투자되는 만큼 여러 조건들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E_ARTICLE_CONTS--><!!--bodyend--><!--S_ARTICLE_AUTHR-->홍원상기자 wshong@chosun.com
(edaily 인터뷰)`손님은 왕이다` 오기현 감독
  • (edaily 인터뷰)`손님은 왕이다` 오기현 감독
  •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매년 오스카 시상식중에는 그 해에 세상을 떠난 인물들을 애도하는 순서가 있습니다. 스크린에 `명복을 빕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이제는 고인이 된 사람들의 영상이 순서대로 비춰집니다. 유명한 주인공이나 스타에게는 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오지만 때때로 박수를 전혀 받지 못하는 이도 있습니다. 속삭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 여자 누구야?` `저 남자가 뭘 했는데?` `저 배우가 어디 나왔더라?` 화려한 스타와 주인공들만이 주목받는 세상. 그러나 스포트라이트가 비켜간 곳에는 수많은 조연과 엑스트라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비록 남들에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자신의 삶에서 치열했고 열정적이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손님은 왕이다`로 장편 데뷔식을 치르는 신예 오기현 감독(사진)에게 영화에 대해 물으니 돌아온 대답이다. 오 감독은 23일 edaily와의 인터뷰에서 `명계남에 대한 헌사`라는 세간의 영화 평에 대해 "배우 명계남이라는 손가락으로 별을 가리켰는데 사람들이 별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고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그저 잘써지는 볼펜으로 글을 쓰듯이 감독으로서 연기 잘하는 배우를 캐스팅해 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라며 "저널리즘의 속성과 맞물려 영화 외적인 면이 부각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동그랗고 까만 뿔테 안경에 긴 머리. 스타일이 범상치 않은 오 감독은 7년간의 유학에서 돌아와 첫 시나리오로 당당하게 충무로에 입성한 떠오르는 별이다. "목 뒤로 술술 넘어가는 스무디 같은 영화보다는 씹어서 즙을 내면 낼수록 맛을 알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눈은 진지하게 빛났다. 느와르풍 스릴러 `손님은 왕이다`는 이날 전국 185개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난다. 다음은 오 감독과의 일문일답. -첫 장편 작품이다. 작품을 완성한 소감이 어떤가. ▲재미있게 찍었기 때문에 담담하다. 평균에 못미치는 제작비에 빡빡한 일정으로 몸은 힘들었지만 행복하고 재미있었다. 나는 행복하고 재미있었는데 배우나 카메라 뒤에서 열심히 땀흘린 스탭들도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그런건 아쉽다. -마지막 반전에서 주제가 사회 문제로 귀결되는 느낌이 있다. 요즈음 노무현 대통령이 자주 정책 변화의 배경으로 언급하는 `양극화 해소`처럼 보인다. 각본까지 썼는데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무엇인가.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두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배웠다. `what to say`와 `how to show`다. 이 영화의 `what to say`는 임철우씨 장편소설 `그 섬에 가고 싶다`에서 따왔다. `모든 인간은 별이다. 각자 자기 만큼의 크기와 밝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별인지 모른 채 살아간다`가 그것이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당신은 왜 거기서 그 일을 하고 있나`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적어도 자기 안에서는 대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학 시절 빈 아파트에서 혼자 오스카 시상식을 보고 있는데 스크린에 `명복을 빕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이제는 고인이 된 사람들의 영상이 순서대로 비춰졌다. 평생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업을 기린 사람들이었다. 유명한 주인공이나 스타에게는 큰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지만 때때로 박수를 전혀 받지 못하는 이도 있었다. 화려한 스타와 주인공들만이 주목받는 세상이지만 스포트라이트가 비켜간 곳에는 수많은 조연과 엑스트라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 여기서 웬지 스포트라이트를 비켜갔지만 치열하고 열정적이었던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97년 연극 `콘트라베이스`를 보고 자극받아 그 해 4월 미국 유학을 떠났고 `콘트라베이스`를 인연으로 명계남씨와 이 작품을 함께 하게 됐다고 들었다. 실제로 작품을 보면 명계남씨를 위한 영화라는 느낌이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명계남씨를 염두에 두고 썼나. ▲대학을 졸업하고 CF쪽에서 일했다. 일하면서 약간의 회의가 들었다.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면 영원히 이 길을 가야겠구나`하는. 그러던 어느날 연극 `콘트라베이스`를 보게 됐다. 당시 수많은 영화에 감초처럼 조연급으로 등장하던 명계남씨가 2시간30분 동안 혼자 모노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것을 보면서 `배우 명계남`을 다시 보게 됐다. 연극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남몰래 사랑한 여인 `사라`의 이름을 부르기로 결심한다. 그 장면을 보고 `가슴이 시키는 대로 살자`고 결심, 유학을 떠나게 됐다. 당시 명계남씨와는 배우와 팬의 관계였다. 이후 명계남씨가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 들렀을 때 다시 만나게 됐고 그 인연으로 지금은 배우와 감독의 관계가 됐다. -명계남씨가 자신에 대한 `비호감` 때문에 작품이 가진 새로운 열정이 전달되지 않을까, 흥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는 걱정된다고 말했다. 정치 활동을 연기 활동과 따로 봐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실제 시사회장에 정동영 의장 등 정치인들이 참석해 이에 초점을 맞춘 기사들이 많이 나왔던데. 이에 대한 생각은. ▲당황스러운 부분이다. 명계남이라는 손가락으로 별을 가리켰는데 사람들이 별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고 있다. 나는 그저 잘써지는 볼펜으로 글을 쓰듯이 감독으로서 연기 잘하는 배우를 캐스팅해 영화를 만들었을 뿐이다. `헌정 영화는 왜 안되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왜 하필 명계남이야?`라고 묻는다. 그럼 명계남이 아니어야 하는 이유는 뭔가. 명계남은 한국 영화사에서 의미 있는 배우다. 저널리즘의 속성과 맞물려 영화 외적인 면이 부각되는 것이 안타깝다. -이 작품에서 명계남씨와 대립구도를 이루면서 두번째로 스포트라이트를 배우는 첫 주연을 맡은 성지루씨다. 성지루씨의 연기가 인상적이라는 평도 많다. 감독 입장에서 본 배우 성지루는 어떤가. ▲매우 성실한 배우다. 이번 영화에서 이발사 역할을 맡았는데 감독인 나는 이발사 흉내만 내면 된다고 했는데도 실제로 한달동안 이발학원을 다니며 이발을 배웠다. 살을 빼야 한다니깐 `(설)경구만 빼는 거 아니지`하며 12kg을 뺐다. 완벽한 캐릭터 설정 등 자기 준비가 철저한 프로다. 나는 배우의 역량이나 창의성을 잘 뽑아서 영화에 반영할 수 있는 감독이 훌륭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시나리오의 힘이 50%, 나머지 50%는 배우와 스탭의 노력으로 완성된다. 사실 이 영화는 배우들에게 빚진 영화다. 신인 감독에 신생 제작사, 그리고 저예산인 이 영화에 선뜻 출연을 결정을 내려준 배우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너무 열심히 잘해줬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 스탭들이 모두 젊어 젊은 분위기였다. 일을 즐기자는 분위기로 재미있게 했다. 한국 영화의 도제 시스템을 약간 벗어났으면 좋겠다 싶어 조명팀 막내와도 자유롭게 직접 커뮤니케이션했다. 그러나 도제 시스템의 장점도 있다. `초짜`인 내가 교과서에서 벗어난 앵글을 고집해도 경험있는 촬영감독과 조명감독 덕분에 현장 스탭들이 불안해 하지 않고 믿고 따라줬다. -시사회 관객 반응은 어떤가. 오늘 개봉인데 개인적으로 바람이 있다면. ▲시사회 반응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돈 벌 욕심으로 만든게 아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부담은 없지만 믿고 투자하고 맡겨준 시네마서비스에 손해가 안 갔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한국 영화의 다양성에 기여했으면 좋겠다. 최근 블록버스터 `태풍`이 흥행에 실패하고 저예산 영화 `왕의 남자`가 성공하면서 관객들의 취향이 다양해졌다고 이야기하는데 뜯어보면 그렇지 않다. `왕의 남자`에 이준기가 없었다면 과연 이렇게 까지 흥행할 수 있었을까. `태풍`도 손익분기점인 700만명에는 못미쳤지만 400만명이 들었다. 장동건의 힘이었다. 결국 스타의 힘인 것이다. 관객들이 편식하지 말고 다양한 영화를 소화해내야 한국 영화계에 발전이 있다. -영화 제작비는. 손익분기점은. ▲영화 제작비는 19억원 정도이고 손익분기점은 100만명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생각하고 있는 작품이 몇 개 있다. 다음에는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 이 영화를 보고 어느 영화 평론가가 `왜 결말에서 모든 주인공이 허구의 세계에서 내려와 현실의 땅에 발을 디디는데 유독 여자 주인공만 `팜므 파탈`이라는 허구의 세계에 가둬두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건 내가 여자를 잘 모르고 또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여자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목 뒤로 술술 넘어가는 스무디 같은 영화`보다는 `씹어서 즙을 내면 낼수록 맛을 알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가고 싶다. ◇오기현 감독 약력 72년 서울 출생 96년 서울예술대학 광고창작과 졸업 99년 미주리 주립대 영화학과 졸업 04년 캘리포니아 주립대 영화학과 졸업 단편 `Communication Devices`(02) 시나리오·연출·편집 단편 `Charlie's Dark Angels`(01) 시나리오·연출·편집
2006.02.23 I 전설리 기자
  • (채권전망)금통위서 환율 어떻게 볼까
  •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다. 지난달 `12월에 금리를 올릴지 1월에 올릴지 고민하다 12월에 올리기로 했다`는 박승 한은 총재의 발언 이후 1월 금통위는 사실 김빠진 맥주처럼 톡 쏘는 맛을 느끼기 어려웠다. 시장도 이미 콜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한 상태다. 일각에선 `완화정책의 폭을 좁히겠다`는 최근 몇달간의 표현에서 더 긴축적인 발언이 나오기 힘들 것으로 예상, 금통위 후 소폭의 랠리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나마 관심을 끌고 있는 부분이 환율과 통화정책이다. 환율하락에 따라 금리인상 가능성이 더욱 멀어졌다는 관측과 한은의 금리인상 배경이 물가가 아닌 성장률과 자산가격에 있는 만큼 금리인상 행진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기대는 지나치게 성급하다는 주장이 맞서 있다. 달러화 약세로 상징되는 글로벌 불균형 조정으로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각국이 내수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매크로한 전망에서 보면 금리인상은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눈치빠른 곳에선 외환당국의 개입행태가 전과 달라졌다며 물밑에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언젠가는 올릴 금리, 시간만 끌면 불확실성이 더 커진다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길게보면 금리인상이 끝나겠지만 당장 금리인상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은 앞에서 선뜻 채권을 사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은 환율도 지나치게 채권시장 우호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한다. 수출경기 위축, 물가안정 등을 이유로 `롱` 재료로 삼는 시각이 적지 않지만 환율이 세자릿수로 떨어졌다고 해서 당장 성장률에 큰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닌데 호들갑을 떤다는 것이다. 길게보냐 짧게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선 이날 금통위에서 환율이 급격한 롱재료로 부각될 가능성은 커보이지 않는다. 이데일리와 만난 한은 주요 인사들은 연초 원화가치가 3%나 절상되는 등 환율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경기회복세에 큰 지장은 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도 이같은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각 기관별 전망. ◆이트레이드증권=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 결과와 한은 관계자의 원/달러 환율 하락의 부정적 효과 한정 발언 등에 비추어 금통위 시각은 경기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20년물 낙찰 결과가 적정 금리라고 보기 힘들어 향후 채권시장에 부메랑으로 되 돌아올 소지가 다분한 바, 금일 채권 시장은 금리 하단을 다지는 가운데 금리 상승세를 거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금통위가 그 반대 경로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힘들다는 한계도 현실일 것이다. ◆우리선물=달러/원 환율이 안정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온통 금통위에 쏠리고 있다. 금일 금통위에 서는 콜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이후 금리 방향에 대한 경계감으로 섣부른 매매는 자제되고 있다. 금리인하 가능성은 배제한 상황에서, 동결 후 추가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 현재 5.10%선에 머물고 있는 지표금리의 4%대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금일 콜금리를 인상한다거나 동결 후 추가 인상이 점쳐진다면 4%대 진입이 수월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연초부터 금융시장의 이슈가 되면서 각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환율 하락세 에 대한 당국의 입장도 확인하려는 심리가 강해 이와 관련한 코멘트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통화정책결정보다 코멘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 있어 금일 발표 전까지는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므로 일단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이후 코멘트 내용에 따른 융통성 있는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삼성선물=금통위를 앞두고 대다수 기관들이 1월 콜금리 비중을 두고 있는 가운데, 콜 동결 여부보다는 박승 총재의 사후 기자간담회 멘트에 주목하는 하루가 될 듯하다. 만약 12월 산업생산 결과의 추가 강세를 점치며 올해 경기회복 속도의 가속화를 언급하고 중립금리 수준을 찾아가는 선제적인 통화정책 대응을 강조한다면 전일 20년물 국채입찰 결과에 상승세를 보였던 시장에 다시 충격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금융시장의 화두인 원화강세에 따른 수출 경기둔화 가능성, 수입물가 안정에 따른 인플레 우려 둔화 그리고 콜인상이 외환시장에 줄 수 있는 충격을 감안할 때 추가 금리인상 시기가 미뤄질 가능성을 염두한 발언이 나온다면 차후 시장이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듯하다. ◆제일선물 = 당장의 호재나 악재로서 측면보다 중기적인 금리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트리거 포인트로서 이번 금통위가 가지는 의미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도 연초 이후 박스권이 견조한 거래량을 동반하면서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금일 금통위가 박스권 탈피를 위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2006.01.12 I 이학선 기자
  • (가치투자)지금 내 투자법은 올바른가
  • [이데일리 하상주 칼럼니스트] 다음은 대한미국 시민 김씨가 주식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먼저 신문이나 방송에서 주가가 계속 올라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위에서 아는 사람이 투자해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 사람은 이것 저것 따져보아도 나보다 별로 잘난 사람도 아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앞으로 한국 경제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다.그래서 나도 한번 주식투자를 해보기로 작정하고 은행에 저축해둔 돈을 찾아서 증권회사로 가 증권계좌를 열었다. 그리고는 다시 신문이나 방송, 또는 가끔씩 증권회사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보고 앞으로 주가가 많이 올라갈 것 같은 몇 개 회사에 조금씩 나누어서 투자를 했다. 예를 들면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삼성전자가 좋다고 하고, 현대자동차를 좋다고 하고……. 이러다 보니 좋다고 하는 회사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매일매일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투자한 회사 수가 자꾸 늘어나고 투자한 돈의 양도 자꾸 많아졌다.그런데 이런 회사를 사고 나면 이상하게도 다른 회사의 주가는 올라가는데 내가 산 회사들은 주가가 떨어지거나 또는 옆으로 간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이상한 정도가 아니라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주가가 약 10% 정도 떨어지니까 조금씩 겁이 난다. 더 많이 떨어지면 손해가 크다. 값이 떨어지는 주가를 보고 있으면 앞으로 더 떨어질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팔아버린다. 그러면 또 이상한 일이 생긴다. 내가 주식을 팔고 나면 다시 그 주식의 가격이 올라간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이렇게 한번 판 회사 주식은 그 뒤로 값이 올라가도, 그리고 주위에서 그 회사 주가가 많이 올라갈 것 같다는 얘기를 해도 두 번 다시 손이 가질 않는다. 그래서 다음에는 10% 정도 떨어지더라도 팔지 않고 더 견디어 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드디어 그런 때가 왔다. 이번에도 주식의 값이 10% 정도 떨어졌다. 속으로는 겁이 났지만 그래도 한번 견디어 보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내려오든 주가가 하락을 멈추고 조금 올라갔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하고 다시 떨어졌다. 그래서 결국은 산 값에서 20%나 빠졌다. 어쩔 수 없이 다시 팔고 말았다.물론 내가 산 주식이 모두 떨어지기만 한 것은 아니다. 평균으로 보면 10개 회사 중 3개 정도는 떨어지고, 5개 정도는 산 가격 근처에 있고, 2개 정도는 10% 이상 올랐다. 주식이 산 가격에서 약 10% 정도 올라가면 팔고 싶다. 혹시 잘못하여 떨어지면 큰일이다. 올라간 것을 빨리 현금으로 만들어두어야 마음이 편하다. 어떤 경우는 내가 팔고 나면 그 주식이 정말 기분 좋게도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경우는 짜증나게도 내가 팔고 나면 지금까지 올라간 것보다 더 많이 올라가버린 경우도 있다.이런저런 경험을 하면서 2005년 한해의 투자성과를 보면 약 10% 정도 투자금액이 늘어났다. 은행에 저축한 것보다는 더 좋은 수익이다. 그러나 시장 전체는 지난 한 해에 약 50%나 값이 올랐다고 하고 어떤 개별 회사는 2배, 3배로 값이 올라간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것에 비하면 형편없이 낮다. 뿐만 아니라 은행에 예금해두면 그냥 잊어버리고 있어도 되는데 주식에 투자하느라 이것 저것 마음 고생 한 것을 생각하면 그다지 괜찮은 것도 아니다. 물론 때로는 돈을 벌어 기분이 짜릿한 경험도 했다. 이런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그리고 한국 경제에 대한 생각도 옛날보다는 더 많이 하게 되었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도 자꾸만 주식투자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렇게 고생했는데도 개별회사에 투자해서 겨우 10%밖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시장 전체 지수에 투자해놓고 그냥 잊어버리고 있어도 이보다 훨씬 더 높은 50%의 수익이 가능했다. 올해는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개별회사에 투자하면 때로 상한가도 치고 하여 마치 낚시꾼처럼 짜릿한 맛을 느낄 수도 있다. 시장 지수에 투자해두면 너무 가격 변동이 작아서 별로 투자하는 재미가 없다. 가능한 빨리 많은 돈을 벌고 싶다. 하루하루 가격이 많이 움직여야 투자하는 맛이 난다. 나는 이렇게 정리한 글을 들고 연초에 점집을 찾아가는 심정으로 소위 투자 전문가라는 사람을 찾아가 내가 투자하는 방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다음은 그 사람이 내린 진단과 처방이다. 마치 의사의 처방전처럼 날려 써서 어떤 것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르지만 나의 문자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1) 다음의 것이 가능할 때만 개별회사에 투자하라. 그렇지 않으면 시장 지수에 투자하라. 그렇다고 늙어 죽을 때까지 계속 시장 지수에 투자하라는 말은 아니다. 시장 지수에 투자하더라도 시장에서 발을 뺄 때와 시장에 발을 넣을 때를 알아야 한다. 그것을 알고 싶다고? 그것은 나도 모른다.2) 어떤 회사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그 회사에 투자하는 근거를 2~3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공책에 적어두어라. 비록 그 근거가 남이 하는 말이라도 괜찮다. 내가 그 말에 동의하는 마음이 들기만 하면 된다. 당연히 그 마음은 주관적 희망사항이 아니라 개관적 실현 가능성이 높아야 한다. 3)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겁이 나지 않을 회사에만 투자하라. 즉 그 회사에 대한 믿음이 확실할 때 투자하라는 말이다. 처음 회사를 고를 때 이것저것을 다 따지라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디서 갑자기 태풍과 같은 일이 아니고는 회사에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회사에만 투자하라.4) 다수의 사람들이 하는 말은 가능한 믿지 마라. 여러 사람들이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을 근거로 어떤 회사 주식을 사거나 팔지 마라. 여러 사람이 똑 같은 말을 하면 그 반대를 생각해보아라. 모든 사람이 파란 신호등에 멈추고, 빨간 신호등에 길을 건너간다고 같이 따라 하지 마라. 남을 따라 하면 중요한 순간에 치명적인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빨간불에 지나가다 차에 다쳐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 모두 같이 바보가 되었다고 내가 바보가 아닌 것은 아니다. 5) 오늘 시장이 어떻게 되고, 오늘은 무슨 회사가 좋고, 일년 뒤의 시장 지수는 얼마고…. 이런 말을 믿지 마라.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 스스로도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니다. 가끔이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자기 스스로 다른 사람 앞에 나설 만큼 자신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6) 인생과 마찬가지로 주식투자는 불확실한 것이 가득찬 세계다. 이 불확실한 것에 겁이 나면 주식투자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세상이 통째로 불확실한 것은 아니다. 주식투자나 인생은 불확실한 세계에서 최대한 확실한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더 키운다. [하상주 가치투자교실 대표]
2006.01.09 I 하상주 기자
  • LGT, 현대차와 `휴대폰기반 텔레매틱스` 출시
  •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LG텔레콤(032640)은 6일 현대자동차(005380)와 제휴, 휴대폰 기반의 네비게이션 서비스인 `LG텔레콤 텔레매틱스`를 오는 7일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LG텔레콤 텔레매틱스는 LG텔레콤과 현대자동차가 공동으로 개발한 휴대폰을 이용한 첨단 텔레매틱스(Telematics) 서비스다. 현대자동차의 차량용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모젠(MOZEN)에서 제공하는 네비게이션 관련 컨텐츠를 휴대폰 단말기를 통해 제공하게 된다.이 서비스는 자동차 제조사가 자사의 텔레매틱스서비스중 네비게이션 관련 컨텐츠를 이동통신사에 공급, 휴대폰 기반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이용이 가능하며 네비게이션 기능의 `차량 길안내 서비스`와 `위험지역·위험도로정보`, `추천 맛집 정보` 등을 제공한다.LG텔레콤은 "차량 길안내서비스는 교차로, 교량, 지하차도 등 주요 지점을 실감나는 3차원 입체영상을 통해 길안내를 해준다"며 "또한 텔레매틱스 전용 KIT를 차량에 장착하면 휴대폰 연결 없이도 위험지역 안내 등 정확한 안전운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외에도 버튼하나로 KIT에 장착된 마이크를 통해 목적지를 음성으로 입력하면 자동으로 목적지가 검색돼 길안내를 받을 수 있다.LG텔레콤 텔레매틱스 전용KIT 가격은 10만원 이하(9만7900원 예정)로 판매될 예정이며, 현재는 위피(WIPI) 탑재 휴대폰 모델 3종(LG-LP3900, LG-LP4100, LG-LB1200)에 적용이 가능하다. LG텔레콤은 향후 WIPI폰 전 모델에 사용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LG텔레콤 텔레매틱스 서비스 요금제는 목적지 설정을 위한 문자입력방식 및 음성인식 입력방식에 따라 종량제 및 번들형 등으로 다양하다. 기본요금이 각각 5000원, 8000원, 15000원인 `TM모젠5000`, `TM모젠8000`, `TM모젠15000` 요금제가 있다. 또 기본료없이 쓸때마다 요금이 부과되는 `TM모젠 쓸때마다`, 기본요금 2000원에 안심운전 알리미서비스를 제공하는 `안심운전 알리미` 등 총 5종의 전용요금제가 있다.
2005.12.06 I 박호식 기자
  • (윤영환의 크레딧스토리)크레딧 애널리스트의 가을나기
  • [이데일리 윤영환 칼럼니스트] `가을부채`라는 옛말이 있다. 무더운 여름날에는 옆에 끼고 살다가 좀 살만한 가을이 되면 뒷방 어느 구석에 내방치는 부채에 빗대어 외로운 신세를 한탄하는 말이다. 신용분석을 업으로 하는 크레딧 애널리스트의 요즘 입장이 딱 그렇다. ◇ 위기 사이클과 신용분석 위기의 순간이면 신용평가는 화제의 중심이 되고,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VIP가 된다. 물론 욕도 먹지만 주가는 그 이상 뛴다. 학계에서도 이즈음이면 신용평가에 대한 각종 연구가 쏟아진다. 그러나 일단 고비를 넘기면 분위기는 빠르게 냉각된다. `묻지마` 투자자에게 `딴지맨`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눈에 가시가 되고, 신용평가는 지루한 규제논의에 빠져든다. 신용평가를 주제로 한 연구도 자취를 감춘다. 시류의 가벼움과 민심의 조변석개는 당연한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이다. 아픔의 기억이 잊혀져야 새로운 성장이 시작된다. 위기의 망령에 계속 사로잡혀 투자를 하지 않으면 그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듯이 적당한 성장은 최고의 위기관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거시기` 만큼이나 어려운 말이 `적당히`다. 달리다 보면 더 높은 성과를 위해서 적당히 반칙을 하게 되고, 성과의 달콤함은 리스크에 대한 인식을 무디게 한다. 스스로 두려움이 생길 즈음에는 이미 반칙이 경쟁의 프로토콜이 되어 버린 상태라 멈출 수도 없다. 그렇게 무리가 쌓이다가 어떤 외부적 충격이 덮치면 바로 위기가 되고, 다시 신용평가의 계절이 된다. ◇ 큰 장 다음의 금단현상 나름대로 제도화되어 있는 신용평가에 비해 시장의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더욱 심하게 계절을 탄다. 위기 초기에는 죽을 맛이지만 점차 주가를 높여서 위기의 끝 자락 즈음에는 정점을 달린다. 신용투자에서 턴어라운드 만큼 멋진 모멘텀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소강상태가 시작되면 금단현상이 너무나 빠르게 다가온다. 부쩍 올라간 투자자의 눈 높이(요구 수익률)를 도무지 맞출 방법이 없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현저히 축소되고 저평가 종목을 찾아보기 어렵다. 일말의 불안감을 달래주던 초과이윤이 사라지면서 회사채에 대한 관심도 위축된다. 이 때쯤에는 선별적인 투자보다는 저가 종목에 무조건 베팅하는 묻지마 투자가 기승을 부린다. 실적에 쫓기면서 까다로운 크레딧 애널리스트의 동의를 ‘우회’하여 일단 팔고 보자는 식의 영업을 펼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뒷방의 가을부채가 되고 시장은 붕괴의 순간까지 비이성적 과열의 길로 접어든다. 이처럼 냉탕 온탕이 반복되면 투자자는 부담스럽다. 무조건 신용투자를 회피하는 이유가 된다. 결국 이러한 난폭한 변화를 피하는 것이 정답인데,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냉탕 온탕의 접근을 점진적 접근으로 바꿔야 한다. ◇ 신용평가의 `존재의 확인` 세분화된 신용평가 등급에서 힌트를 찾아볼 수 있다. 어느 경우에나 투자 판단은 Yes 아니면 No다. 하지만 부도가능성을 설명하는 신용평가는 절대로 `Yes or No`로 대답하지 않는다. 투자등급만 열 단계나 되는 신용등급도 부족해서 Outlook까지 만들어 기호라는 선문답으로 의견을 제시한다. 시장은 기호의 꼬리를 살짝 바꾸는 신용평가의 선문답에 반응하면서 `Yes or No`의 투자판단을 바꾼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부도가능성을 말하는 신용등급이 실제의 부도를 사실상 결정하게 된다. 이런 과정은 결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신용평가가 `존재의 이유`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다. 신용등급과 부도율의 함수관계를 쌓아가고, 논리 개발로 등급의 설명력을 높이고, 또 이를 시장의 프로토콜로 만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 신용평가도 평가 의무화라는 제도적 틀로 출발했지만 결국은 같은 길을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신용평가의 `존재의 확인`은 시장의 크레딧 애널리스트에게 큰 힘이 된다. 위기국면이 끝나면 `부도`는 거의 없어지지만 `등급 변화`는 항상 있고, 이에 따른 `가격 등락`은 시장에서 크레딧 애널리스트가 `존재하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하지만 시장의 활기를 유지하기에 신용평가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신용평가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등급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시장의 입장에서는 이불 위를 긁는 수준이 될 수 밖에 없다. 2001년 엔론사태 이후 S&P가 지적한 Rating cliff(작은 등급 변동에 시장이 크게 반응하는 현상)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 ◇ 주식시장의 영향력은 어디에서 이번에는 주식시장을 참고해보자. 주가변동에 기업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특히 대주주가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고, 주식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할 일도 없는데도 왜 그렇게 주가관리에 신경 쓰는 것일까? 주가변동을 지표로 삼는 기업신용평가 모형이 인기를 얻는 상황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채권시장보다 비중이 훨씬 작은 주식시장이 헤드라인을 장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식시장의 여론형성능력, 소위 `말빨`이 두려운 것이다. 주가 떨어지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적대적 M&A나 경영진 교체압력 등은 극히 일부기업의 이슈다. 문제는 기업이미지가 나빠지면서 각종 기업활동에 두루두루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시장의 공격을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경영활동이 건전해진다. 연못에 메기를 함께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건강해지는 이치와 다를 것이 없다. 위기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항상 적당한 수준의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얌전한 `가을부채`가 아니라 계절이 따로 없는 `전천후 사냥꾼`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시장도 산다. ◇ 시끌벅적한 장마당을 만들어라 장마당은 시끌벅적해야 한다. 회사채 발행과 유통시장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소란해져야 한다. 작은 문제든 큰 문제든 있는 그대로 장마당의 시시비비에 올려져야 한다. 지금처럼 대부분의 프로세스가 은밀하게 진행되는 방식으로는 장마당의 활력을 만들 수 없다. 더 많이 눈치보고, 더 많이 시비하면서 땀 흘리는 것이 위기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최근 회사채시장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투자은행(IB)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거론된다. 조금씩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이제 당위론 단계를 지나 추진주체에 대한 논의로 옮겨가는 듯 하다. 선진 금융기관 또는 신용평가의 유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것도 이러한 배경이다. 선진기법을 배우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전에 우리 장마당의 활력을 만들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난 8월 26일의 칼럼 "회사채 발행절차의 정상화"를 통해 `기업실사(Due diligence) 실질화`와 `기업설명회 의무화`를 주장한 바 있다. 당장 발행기업의 비용부담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대부분의 발행기업이 정말 우려하는 것은 비용이 아니라 소란스러움이다. 이제는 생각을 바꿀 때가 되었다. 위기를 막고 금융시장을 풍부하게 하는 것은 질서정연하게 움직이는 박물관이 아니라 시끌벅적한 장마당이다. 금융시장의 건강을 위해서는 더 많은 딴지맨이 필요하다. 윤영환/굿모닝신한증권 기업분석부 연구위원/Credit analyst
2005.11.03 I 윤영환 기자
(이재순의 생활 속의 펀드)가을을 먹고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배당주 펀드에 대해
  • (이재순의 생활 속의 펀드)가을을 먹고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배당주 펀드에 대해
  • [이데일리 이재순 컬럼니스트] 이른 아침 출근길에 입김 하나가 살포시 피어오르다 마술처럼 사라졌다. 어느새 가을인가 싶어 단단히 추스른 옷섶 사이로 어느 틈인가 가을의 쓸쓸함과 풍성함이 비집고 들어와 똬리를 튼다. 아파트 1층에 사는 덕분에 덤으로 주어진 작은 정원 감나무에도 엷은 분홍빛 감이 대롱대롱 열리기 시작했다. 인간의 무신경은 너무도 대단해, 찌는 듯한 한 여름의 무더위와 온 사지를 두들긴 비바람을 이겨 내고서야 맺혔을 그 열매를, 한 순간에 만들어진 깜짝 선물로만 생각한다. 그럼에도 올해도 아이들의 탄성에 가까운 응원을 받으며 까치발로 감을 따낼 생각을 하니 그저 흐뭇해진다.올해는 나뭇가지를 심하다 싶게 치는 바람에 작황(?)이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언 듯 보기에도 실속은 토실토실한 것 같다.돌이켜 보면 올 펀드시장 역시 이래저래 풍성한 가을 잔치를 벌이고 따스한 겨울을 맞이할 것 같다. 채권형을 제외하면 수익률이나 규모면에서 이전에는 미처 거두지 못할 만큼의 과실을 소쿠리 가득 채울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웬만한 악재에도 쉽사리 흔들리지 않을 자금줄이 뿌리를 옹골차게 쥐여 잡고 있음이다. 주식형으로 늘어난 대부분의 자금이 적립식으로, 적립식 자금은 수많은 소액 투자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해 투자되고 있다. 이러한 자금은 단기적인 주가하락에도 꿈쩍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존이나 앞으로의 투자자에게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그리고 이러한 풍요로운 가을이면 항상 관심의 대상이 되는 펀드가 있다. 배당주 펀드이다. 배당주 펀드는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사실 국내에도 수시 배당이 확대되면서 배당주 펀드를 비단 연말을 앞둔 상품만으로 한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계절이 오면 관심권내로 부상하곤 한다.특히 작년 하반기 이후 현재까지 배당주 펀드는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004년 3월말 배당주 펀드는 공사모 포함해 5000억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05년10월10일 현재 그 규모는 6조5천억까지 늘었다. 1년 반 만에 무려 6조원이나 증가한 것이다.배당주 펀드 중에서도 주식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성장형의 자금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펀드를 모집하는 공모형의 경우 성장형은 작년 3월말 대비 2조1000억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식편입비율이 낮은 안정성장형과 안정형은 각각 1조1995억, 1조7810억이 늘었다.이렇듯 배당주, 특히 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성장형의 수탁고가 많이 늘어난 데는 2004년 하반기 이후 중소형 배당가치주 종목들이 주가상승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적립식 투자가가 불을 지피는 시점에 배당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도드라진 점도 펀드수나 수탁고 증가에 폭발력을 가진 원인으로 분석된다.배당주 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종목 구성시 시가총액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예컨대, 시장내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어찌됐건 배당주 펀드는 자기 갈 길로 가는 것이다. 일반적인 펀드들의 경우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 한전, 국민은행, 포스코 등의 종목에서 굳이 멀리 떨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들 종목의 지수 영향력은 절대적이어서 이들 종목에만 투자하더라도 펀드 수익률이 시장과 크게 어긋날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과수익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투자 비중을 조절하거나, 이들 종목으로는 시장수익률을 따라가는 보험 형태로 투자하고 나머지 전략 종목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배당주 펀드는 이러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철저히 무시한다. 당연히 펀드 수익률도 종합주가지수 등 시장수익률과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또 다른 특징은, 배당주 펀드의 궁극적인 목표는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에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들 종목의 특징 중 하나는 주가의 변동성이 크지 않다. 따라서 펀드 수익률의 변동성도 상대적으로 낮다. 다시 말해 위험이 낮다라는 것이다.그러나 배당주 펀드도 인기를 끌면서 점차 변화를 겪고 있다. 작년 초만 하더라도 배당주 펀드는 대부분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로 시장수익률과 펀드수익률의 민감도(이를 베타로 나타냄. 베타가 1이면 시장수익률과 펀드수익률이 동일하게 움직임을 의미함)가 매우 낮았으나, 운용규모가 증가하면서 대형주 비중이 높아져 베타값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일부 펀드는 아예 대형주 투자를 목표로 하기도 한다. 당연히 펀드수익률이 시장수익률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게 된다. 결국 이는 배당주 펀드의 투자위험이 그 만큼 높아졌다는 것이다.다양한 성격의 펀드들이 시장에 등장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투자대상이 다양해짐에 따라 펀드수익률의 원천 및 그 위험의 질도 다양해지겠지만 역시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그 만큼 넓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투자스타일의 변화 못지않게 많은 투자자들이 배당주 펀드를 고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배당주 펀드는 궁극적으로 높은 배당이익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추구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무조건 달려야 된다는 일념으로 땅만 바라보며 달리다간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곳으로 향해갈 수도 있다. 중간 중간 지도를 펼쳐놓고 달려온 좌표와 달려갈 좌표를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겠다.한 가지 덧붙이자면, 운용사마다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을 고르는 기준이 다르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그 결과물로 달라질 수 있다. 이는 운용사간 펀드간 포트폴리오가 매우 다를 수 있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운용수익률도 같은 배당주 펀드라 하더라도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이다. 같은 과일이라도 그 맛은 서로 다르지 않는가.이젠 가을의 한 가운데 서 있다. 개인적으로 여름과 겨울로 푹 꺼지지 않는 아슬한 이 가을을 좋아한다. 따가운 가을볕마저도 못내 떠나기 아쉬워하는 녀석의 귀여운 투정처럼 보이니 말이다. 그리곤 이 가을이면 항상 막연한 설렘이 내 마음을 어루만진다. 그 설렘 속 한 귀퉁이에는 모든 시름 잊고 떠나라는 암시가 숨어 있는 것일까. 여러분도 투자는 펀드에 묻어두고 한 번 가을로 떠나보심이 어떨는지....(이재순 제로인 조사분석팀장)
2005.10.19 I 이재순 기자
  • 팬택앤큐리텔, 국내 첫 휴대폰 일본 수출(상보)
  • [이데일리 백종훈기자] 팬택앤큐리텔(063350)은 국내 휴대폰 제조사중 최초로 일본 KDDI와 공급계약을 맺고 내달부터 3세대&nbsp;휴대폰을 수출한다고&nbsp;12일 밝혔다.이번에 공급하는&nbsp;모델은 일본식 3G CDMA방식의 초경량폰(모델명 A1405PT)으로 팬택과 AU의 듀얼브랜드로 일본 전역에서 판매될&nbsp;예정이다.이 모델은 47(W)x93(H)x20(D) 크기에 무게가 98g으로 일본시장에서 가장 가볍고 작은 3G폰이 될 전망이다. 돌출된 부분을 최소화한 플랫폼 타입이어서 주머니나 핸드백에 휴대하기가 편리하며 경보버튼을 길게 누르면 경보음이 울리는 `방범기능`도 내장됐다.일본 2위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인 KDDI는 일본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최신 단말기로 팬택앤큐리텔이 큰 인기몰이를 할&nbsp;것이라고 기대했다.팬택앤큐리텔 관계자는 "국내 최초 일본 휴대폰 진출이라는 점이 의미가 크다"며 "구체적인 공급수량은 시장반응에 따라 조절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한편 일본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지난달말 기준 8900만명이며, 휴대폰 시장 규모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4400만대로 국내 3배 수준이다. 이는 세계 시장의 7%를 차지하고 있으며, 3세대 단말기 비중이 점차 늘어 올해말 7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지난해말 일본 단말기 시장점유율은 NEC가 17%로 1위, 샤프가 14.6%로 2위, 파나소닉모바일이 14.5%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2005.10.12 I 백종훈 기자
  • (edaily 리포트)한건주의 국감 `이제 그만`
  •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국정감사가 전체 일정의 3분의 1를 소화해,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국정감사는 정부에 대한 감시기능을 수행하는 국회의 중요한 업무입니다. 국회의원들의 자질이 높아지면서 정책국감으로 위상을 정립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nbsp;그러나&nbsp;이번 국감에서도&nbsp;한건주의식 폭로, 고자세 질의, 피감기관의 불성실한 답변 등 과거의&nbsp;구태는 여전히 눈에 보입니다. 특히 일부 국회의원들은 `아니면 말고`식의 자료와 질의를 거듭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합니다. 산업부&nbsp;윤진섭 기자가 전하는 국정감사 백태입니다. 지난 22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A의원은 `공기업 급료 인상률, 정부 시책 비웃나`라는 흥미로운 국감 자료를 배포했습니다. "건교부 산하공기업 임금이 최고 22% 인상돼, 정부의 인상률인 3%를 훨씬 웃돈다"는 게 요지였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사례로 `한국감정원 상무이사는 급료로만 4억500만원을 받는다`며 `급료 잔치`라고 질타했습니다. 대다수 공무원이나 직장인의 임금인상이 한 자릿수를 맴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공분을 살만한 대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자료는 엉터리였습니다. 기자가 A의원측에 `근거를 보여달라`고 하자 돌아온 답은 정말로 어처구니없는 내용이었습니다.&nbsp;A의원측은 `감정원 상무 3명의 월급을 합산했는데, 최종 자료를 내면서 3명이란 표기가 빠졌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더욱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nbsp;잘못된 자료를 확인하고도 수정자료를 내거나 해명 자료를 내지도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정말로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A의원은 또 판교 협의양도택지에 대한 한성의 특혜를 주장하면서 `한성은 구자홍 GS건설회장의 동생인 구자철 회장이 소유하고 있다. 결국 한성이 공급받은 땅은 GS건설이 아파트사업을 전담하게 된다`는 자료를 돌렸습니다. 자료대로라면 GS건설은 판교택지를 공급받기 위해 바지회사를 내세운 부도덕한 회사가 됩니다. 그러나 구자홍 회장은 GS건설과 전혀 관련 없는 LS그룹의 회장입니다. 당연히 구자철회장이나 구자홍 회장은 GS건설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국회의원이 이번 국정감사를 어느 정도 무성의하게 준비했는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한나라당&nbsp;B의원은 23일 한국토지공사 국감에서 `토지공사가 법을 바꿔 삼성전자에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제공했다`며 삼성전자 특혜를 제기했습니다. 삼성이 국정감사의 이슈로 부상한 상태였기 때문에 B의원의 지적은 국정감사 전날부터 공중파 뉴스를 비롯한 전 언론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습니다. 그러나 불과 6개월 전 같은 한나라당 소속인 손학규 경기도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낸 `지휘 보고`를 통해 `삼성전자로서는 토지에 대한 과도한 투자부담으로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잃게 된다`며 `땅값 인하`를 요청한 바 있습니다. 한나라당 역시 기업들의 수도권 투자를 위해 과감한 지원을 해야 한다면 공장 증설에 따른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요지의 논평을 한 바 있습니다. 물론 의원 개개인이 입법 기관으로 소속된 당이나 경기도지사와 시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부지가 임야 상태로 조성이 필요 없어 감정가대로 공급했기 때문에 다소 싸게 공급된다는 사실은 무시한 채 삼성 특혜를 제기한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이번 국감에선 과거에 나왔던 국감자료를 그대로 베끼거나 최근 수치만 넣어 다시 써먹은 경우도 흔합니다. 무려 여,야 8명의 의원이 제기한 토지공사의 장기 미분양 산업단지는 2002년부터 재탕, 삼탕해 버젓이 `새 버전` 인양 내놓았습니다. 의원들의 고자세와 막말도 여전했습니다. 건설교통부 국감에서 마이크가 고장나 스피커에서 굉음이 나자 모 의원은 `작년에 가스공사에서 이렇게 마이크가 고장 났다가 사장이 짤렸지`라고 말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피감기관도 옛 모습이긴 마찬가지였습니다. 특히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기사 뒤에 건설회사가 있다`는 발언을 해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언론탓으로 돌려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국회 국정감사가 전체 일정의 3분의 1를 소화했습니다. 이번 국감에서 초, 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책성 질의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멱살잡이와 폭언 등 극한적인 감정대립이 사라지는 등 예전에 비해선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또 인력풀의 한계나 피감기관의 무성의한 자료 제출 등의 어려움 속에서도 일부 의원들은 전문적인 지식과 현장 취재의 정책 자료를 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국정감사는 의혹을 제기하고, 해명자료 받는 맛에 한다`는 과거 의원들의 구태도 전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기초 자료 확인조차 하지 않고 내놓은 한건주의식 폭로, 재탕·삼탕의 질문 자료 등등...얼핏 보기에 사소해 보이는 이런&nbsp;태도나 자세들이&nbsp;결국은 `국감 무용론`을 부추킨다는&nbsp;점을&nbsp;국회의원들은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2005.09.30 I 윤진섭 기자
  • 64비트 게임 시대 ''임박''
  • [inews24 제공] 64 비트 온라인 게임 시대가 곧 도래한다.20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 분야의 선두 주자인 엔씨소프트가 4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자사의 인기 온라인 게임 '리니지2'에 64비트 서버 기술을 첫 적용키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온라인 게임 서비스에 64비트 기술을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64비트 컴퓨팅 환경은 '20년만의 진화'로 주목받으면서도 지금까지는 이를 적용할 마땅한 킬러 콘텐츠나 소프트웨어가 나오지 않아, 일반 사용자들까지 확산되는 데는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하지만, 일반 PC 사용자에게 파급력이 큰 게임을 축으로 64비트 기술이 적용되면, 64비트 컴퓨팅 시대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엔씨, 64비트 게임 곧 공개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리니지2를 역대 최대 규모로 업데이트하면서 64비트 서버 기술을 처음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엔씨소프트는 내달 중순 '크로니클4:운명의 계승자들'이라는 이름으로 리니지2를 업데이트할 계획이고, 이에 앞서 오는 21일 테스트 서버를 통해 이를 공개할 방침이다.따라서 이를 계기로 64비트 게임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이를 계기로 앞으로 내놓을 대작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 RPG)에는 모두 64비트 기술을 적용한다는 방침도 세우고 있다.이와관련, 컴퓨터 업체인 HP의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400~500대 가량의 64비트 서버를 구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64비트 게임, 뭐가 달라지나64비트를 적용하면 컴퓨터의 데이터 표현 능력은 비약적으로 증가한다.특히 사용 가능한 메모리(램) 용량이 기존 32비트 환경의 최대 4기가바이트(GB)에서 이론상, 무려 1천800만 테라바이트(TB)까지 늘릴 수 있다. 1TB는 1천GB를 뜻한다.때문에 그만큼 게임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박진감을 살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2를 64비트로 업데이트하면서 가장 달라진 특징으로 "게임 속의 특정 공간에 담을 수 있는 몬스터나 보조 캐릭터 수를 종전에 비해 적어도 두배 이상 늘리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또 배경 화면, 액션, 마법 등의 그래픽 효과를 더욱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애썼다는 것이다.HP 관계자는 64비트 PC의 또 다른 잇점으로 "데이터 처리 속도가 기존에 비해 50% 이상 향상된다"고 덧붙였다. ◆64비트 환경 '새로운 전기'하지만, 온전한 64비트 컴퓨팅 환경을 구현하는 것은 아직은 무리다.하드웨어 분야만 보면 64비트 컴퓨팅 환경은 거의 완성단계에 접어 들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서버 쪽에선 이미 32비트와 64비트를 호환, 지원하는 기종 도입이 추세가 되고 있다는 것이 컴퓨터 업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얘기다. 또 PC 쪽을 봐도 AMD가 2년전 32비트와 64비트를 지원하는 호환 프로세서를 처음 내놓은 후 인텔도 올초 이에 가세하면서, 64비트 가격이 이미 32비트 가격에 근접할 만큼 떨어졌다는 설명이다.앞선 트렌드를 반영하는 용산 조립PC 시장의 경우에는 64비트 점유율이 40% 수준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또 삼성전자나 HP, 주연테크, 델 등이 주도하는 브랜드 PC 시장도 64비트 기종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문제는 소프트웨어 쪽이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외하고 보면 일반 사용자들의 마음을 잡아 끌만한 64비트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는 거의 없다.마이크로소프트(MS)가 두달여전 64비트를 지원하는 운영체제로 '윈도XP 프로페셔널 x64 에디션'을 내놨지만, 이 역시 전문가들용이다.때문에 게임사 등이 64비트로 게임을 만들어 서비스를 하더라도, 일반 사용자은 32비트 PC로 이용할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64비트 PC 환경이 반쪽짜리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다.이 같은 점에서, 64비트 게임의 등장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매우 크다.일반 사용자들도 64비트 컴퓨팅 환경의 참맛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길이 비로소 열리게 되는 셈이다. HP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64비트 게임을 내놓으면 경쟁사들도 이 같은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MS가 내년부터는 일반 OS에도 64비트를 지원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게임과 OS가 64비트 PC 시대 도래의 첨병 노릇을 할 것"이라고 내다 봤다.또 게임사 외에도 포털사이트인 다음, NHN 등도 64비트 서버 도입에 나서고 있어 이들 역시 때가 되면 64비트 서비스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2005.09.20 I inews24 기자
인터넷 세상, 한가위 `풍성`
  • 인터넷 세상, 한가위 `풍성`
  •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가 다가오면서 온라인 세상도 들뜬 분위기다.쇼핑몰은 대목을 놓칠세라 네티즌 잡기에 나섰다. 포털은 고향가는 길을 안내하는 등 실속있는 정보로 무장했다. 온라인 게임은 연휴 동안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다채로운 경품을 내걸었다.추석 장보기 "발품 팔지 말자"올 추석 장보기는 멀리까지 발품 팔 일 없이 가까운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해보자. 몇번의 클릭만으로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실속 만점의 명절 쇼핑을 즐길 수 있다.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auction.co.kr)은 이번달 13일까지 정육, 과일, 수산물 등 선물세트 100여종을 백화점·할인점의 시중가보다 최고 60% 할인 판매한다. 이 기간동안 한우 등 정육세트와 영광굴비 등 수산물, 나주 배 등 특산품 먹거리와 생활용품은 평균 30% 이상 저렴하다. 전 품목 배송비는 무료다. 옥션은 아울러 16일까지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와 네비게이션을 시중보다 최대 40% 저렴하게 판매하는 특가전을 연다.&nbsp;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035080)(interpark.com)는 오는 19일까지 600명의 구매 고객에게 총 3000만원어치의 경품을 준다. 결제할 때마다 원하는 경품을 선택해 `쇼핑 도장`을 받으면 추첨을 통해 애니콜 블루투스 블루블랙폰, 소니 디지털 카메라, 아이리버 MP3플레이어 등을 제공한다.인터파크는 아울러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추석 고향길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고에 대해 보장해주는 `안심보험` 무료가입 혜택을 제공한다. 인터파크 회원 중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다음커뮤니케이션(035720)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 디앤샵(dnshop.com)은 14일까지 정육, 한과, 과일 등 2000여종의 추석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 같은 기간동안 매일 두 개의 상품을 선정해 최저가로 판매하고 최저가가 아닐 경우 100% 환불해준다.디앤샵은 이 기간동안 구입한 선물이 추석까지 배송되지 않을 경우 전액 환불해주고 추가로 다음캐쉬 1만원을 준다. 또 이마트콜에서 상품을 구입하면 고객과 가장 가까운 이마트 매장에서 오전 주문시 당일 배송해준다.KT커머스가 운영하는 KT몰(ktmall.com)도 오는 12일까지 정육, 수산물, 농산물 등 추석 상품을 판매한다. 또 한가위 장터 상품 페이지 속에 숨어있는 보름달 이미지를 가장 많이 찾는 고객을 선정해 푸짐한 경품을 준다.KT커머스는 아울러 해외교포들이 국내에 계신 부모님이나 친지에게 선물을 보낼 수 있는 `고국선물관`도 운영한다. 주문 사흘만에 국내 배송이 가능하고 해외카드 결제가 가능해 편리하다.고향길 "우리가 안내할께요"귀성길 정보가 필요하다면 인터넷 포털을 이용해보자. 재미있는 컨텐츠와 이벤트도 풍부하다.인터넷 포털 야후코리아(yahoo.co.kr)는 한국도로공사와 제휴를 맺고 실시간으로 전국 고속도로 교통상황을 중계한다. 네티즌중 야후 고향길 리포터를 뽑아 현장에서 살아있는 교통정보도 전달한다. 또 16일~20일 닷새간 교통사고 재해에 대해 최대 5000만원까지 보장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밖에 추석 특집 페이지를 통해 추천 영화, 연휴에도 문 여는 맛집 소개, 여행 정보, TV프로그램 정보 등을 소개한다. KTH(036030)가 운영하는 인터넷 포털 파란(paran.com)은 온가족이 모이는 추석을 맞아 `사랑의 엽서 보내기` 이벤트를 벌인다. 파란 `블루리본 캠페인 블로그`에 접속해 아버지에게&nbsp;사랑의 메시지를 남기면&nbsp;엽서로 제작해 추석에 맞춰 배달해준다. `블루리본 캠페인`은 전립선암 조기검진을 확대하기 위해 매년 9월 대한비뇨기과학회에서 전개하는 캠페인이다.네이트닷컴(nate.com)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네이트몰은 13일까지 네이트몰 상품 구매고객에게 상품군에 따라 5%, 10%, 15%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또 우수 상품평을 작성한 회원에게 3000원의 적립금을 준다. 메신저 네이트온(nateonweb.nate.com)에서는 대화명 앞에 보름달 이모티콘을 달고 소원을 비는 회원에게 추첨을 통해 상품을 준다. 커뮤니티 포털 드림위즈(dreamwiz.com)도 추석 선물과 제삿상을 위한 쇼핑 정보와 고속도로 등 전국 주요도로 정보, 추석시즌에 개봉하는 영화 등 한가위 관련 모든 정보를 담은 `2005 추석종합가이드`(http://life.dreamwiz.com/letter/200509.htm)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추석 정보 이용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소니플레이스테이션2(PS2), 인라인, 명품지갑 등 다양한 경품을 준다.네이버(naver.com)는 추석 동안 가능한 여행이나 아르바이트 자리를 소개해주는 추석 관련 정보를 모아서 보여준다. 뉴스란 시사퀴즈 코너에서는 추석 관련 특집 퀴즈 행사를 벌인다. 검색포털 엠파스(066270)(empas.com)도 추석 선물을 비교검색할 수 있는 `한가위 상품전`을 진행중이다.게임세상 "추석 선물 한가득"짧은 연휴 놀거리가 없다면 온라인게임을 즐겨보자. 다양한 추석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게임업체 넥슨은 `마비노기`,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 등 인기 온라인 게임에서 한복, 한과 만들기, 벌초, 보름달 등 추석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소재로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이벤트를 통해 동경 디즈니랜드 여행권, 아이리버 딕플, 게임 머니 등 풍성한 경품을 준다.네오위즈(042420)가 운영하는 게임포털 피망(pmang.com)에서는 `뉴맞고`, `뉴포커` 등 웹보드게임을 즐기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현금 100만원과 백화점 상품권, 홈씨어터, 공기청정기, 게임머니 등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CJ인터넷(037150)이 운영하는 게임포털 넷마블(netmarble.net)도 오는 22일까지 `강강수월래` 이벤트를 통해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넷마블 캐릭터 쿠션, 게임 아이템 등을 준다.엠파스(empas.com)도 오는 29일까지 `강호동신(新) 맞고`를 즐긴 이용자를 대상으로 500만원 상당의 게임 머니와 1000만원 상당의 아바타 상품권을 준다.
2005.09.09 I 전설리 기자
  • (유통단신)갤러리아 홈플러스 J&B 등
  • [edaily 피용익기자] ○…갤러리아 백화점이 여름 정기 바겐세일을 실시한다. 세일 기간은 명품관과 천안점이 7월1일부터 17일까지, 콩코스와 수원점은 7월1일부터 18일까지다. 대전 지역의 동백점과 타임월드점은 6월24일부터 7월17일까지. 각 점포별로 경품권 증정, KTX 승차권 소지고객 10%할인, 이월상품 특별전, 선착순 추가 세일 등 다채로운 사은행사를 진행한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6월30일부터 7월13일까지 14일간 `여름맞이 빅세일`을 마련, 여름용품·생필품을 최고 50% 할인 판매한다. 행사기간 동안 에어콘, 홈바형 양문냉장고, 김치냉장고 등가전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추가할인 및 훼밀리카드 추가 적립 등을 받을 수 있다. 생활용품, 식료품 등을 30~50% 할인해 판매하는 `홈플러스 균일가전`은 990원·1990원 두 가지로 진행된다. ○…코코비아(www.cocobia.co.kr)는 오는 17일까지 여름철 질병, 냉방병에 좋은 예르바마테차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마테차 2통 주문시 따라구이 허브차 1통을, 따라구이 허브차 3통 주문시 따라구이 마테차 1통을 증정한다. ○…DHC코리아는 간편한 아침대용식으로 좋은 저칼로리 곡죽 `DHC 일본식 십일 혼합죽`을 출시한다. 7월초에 선보이는 이 제품은 적미, 찰수수, 대두, 납작보리, 율무 등 몸에 좋은 11가지 잡곡으로 만들었다. 화학 조미료를 전혀 첨가하지 않고 가쯔오(가다랭이포)와 다시마로 시원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 가격은 1인분(200g)에 3200원. 7월 한 달간은 출시 기념으로 2880원에 판매한다. ○…던킨도너츠는 7월1일부터 휴가철을 맞아 여름행사를 실시한다. 쿨라타를 포함, 8000원이상 구매고객에게 자사 제품이 그려진 바캉스용 돗자리 `던킨매트`를 제공한다. 전국 340여개 던킨도너츠 매장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J&B는 7월3일까지 고객의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한여름밤의 나이톨로지` 경품 이벤트를 실시한다. J&B 홈페이지(www.jnbscotch.co.kr)에 접속해 `라이프 스타일`에 관한 설문조사에 답하면 참여 고객 34명을 추첨해 최신형 DMB폰, 선글라스, 캐리비안 베이 자유이용권 등의 경품을 제공한다. ○…진로발렌타인스는 오는 8월말까지 `임페리얼 고객감사 행운 대잔치`를 실시한다. 임페리얼 17과 12년(클래식) 제품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병뚜껑 위에 붙어있는 행사용 스티커를 떼어내면 당첨 결과를 알 수 있다. 당첨된 병뚜껑을 행사본부로 보내면 총 2만8000명의 고객에게 고급 골프클럽, 삼성 케녹스 디지털 카메라, 아이나비 네비게이션 등을 증정한다. ○…LG생활건강(051900)은 6월30일부터 7월24일까지 전국 460여개 대형매장에서 `하하夏 빙고 페스티벌`을 실시한다.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스크래치 복권을 제공해 모든 고객에게 쿨러백 혹은 제품 미니어처 등을 선물한다. 7월25일부터 8월15일까지 서울 기준으로 섭씨 35도 이상이 7일 이상이면 스크래치 복권 응모자중 1000명을 추첨해 1인당 10만원씩 지급한다. 또 매장별로 최고 50만원의 현금이 들어있는 누드 금고를 전시해 비밀번호를 맞추는 고객에게 준다. ○…옥시싹싹은 장마철에 기승을 부리는 곰팡이를 확실하게 없애주는 신제품 `옥시싹싹 곰팡이제거 900g`을 출시했다. 손이 잘 닿지 않는 곳도 스프레이로 뿌려 물로 헹궈 주기만 하면 된다. 거품 유지력이 2배 강화돼 소독시간이 길어진 게 특징. 전국의 할인 매장에서 5900원에, 리필팩은 3900원에 판매된다.
2005.06.28 I 피용익 기자
  • (시승기)혼다 CR-V 선택과 집중의 `美`
  • [edaily 좌동욱기자] 혼다 CR-V는 수입차로선 수수한 느낌이 난다. 이 차는 국내차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전동식 사이러 미러가 없다. 앞좌석 중앙 콘솔에는 오디오 장치와 에어 컨디셔너 작동 장치만 달렸다. 대신 차값의 거품은 확 뺐다. 2륜구동이 2990만원, 4륜구동이 3390만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 뿐일까? CR-V는 지난 10월 국내 첫 출시 이후 무려 8개월 연속으로 수입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가격대가 달라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2~3위인 렉서스 RX330와 BMW X5 3.0i와 꽤 격차가 있다. 이유가 궁금해 지난 주말 4륜구동 `CR-V`를 시승해 봤다.목적지는 경기도 청평 유원지. 시동을 켜니 SUV 특유의 엔진 떨림이 느껴진다. 조용하지도 시끄럽지도 않다. 토요일 늦은 밤이라 시내엔 차가 별로 없었다. 80Km까지는 밟는 대로 나간다. 시속 80Km까지 급가속을 했더니 튀어 나가는 느낌. 차체가 큰 탓에 체감 가속이 더 크다. 망우리 고갯길에서는 에어컨을 최대로 틀고 달렸다. 2400cc에도 불구하고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없다. 혼다가 자랑하는 `i-VTEC` 엔진의 위력이다. 이 엔진은 엔진회전수의 차이에 따라 흡기 밸브와 캠샤프트를 조절, 엔진에 들어가는 공기의 농도를 조절한다. 이 때문에 엔진은 회전수와 상관없이 최적의 효율을 발휘한다. 기어변속시에도 끊기는 맛이 적다. 엔진 하나만으로도 선박엔진, 제트기 시험운행, 아시모 로봇 등을 통해 축적된 혼다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다. 양수리를 지나 서종으로 가는 길에 속도를 올려봤다. 120km까지는 속도계가 거침없이 올라간다. 그 이상 속도를 올리자 차체의 떨림이 심해진다. 손에 땀이 날 정도. 고갯길과 커브길에서도 속도를 높이자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차체가 단단하게 설계됐기 때문이다. 혼다는 여기에 프론트 듀얼 에어백, 앞좌석 사이드 에어백,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까지 기본으로 설치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충돌안전도 실험에서 최고수준인 별 다섯개를 받았다고 회사측은 강조한다. 사실 도시에서 급격한 핸들링이나 120km이상의 속도가 불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혼다의 선택은 합리적이다. 최고 속도보다는 최고의 안전도를 선택한 것. CR-V의 또 다른 미덕은 `공간`에서 나온다. 뒷자석을 모두 접으면 MTB 자전거 두대를 분리하지 않고 넣을 수 있다. 차안 곳곳에는 24곳에 이르는 수납공간을 설치했다. 운전석의 선글라스 케이스가 독특했다. 기어변속 레버와 사이드 브레이크를 계기판 옆에 달아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접이식 중앙테이블을 놓았다. 테이블을 접으면 뒷자석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다. 대신 기어 변속은 어색한 느낌. 변속레버 위치가 생소한데다 변속간 거리가 적어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라면 불편을 느낄만 하다. CR-V는 전체적으로 선택과 집중이 잘된 차라는 느낌을 받았다. 불필요한 것을 적절히 희생했지만 갖출 것은 확실히 갖췄다.
2005.06.24 I 좌동욱 기자
  • (한국경제 반세기)"기적의 볍씨"..녹색혁명①
  • [edaily 이종석기자] “혁명이라는 말은 많이 남용돼 왔다. 하지만 새로운 식량종자가 가난한 국가들에 미친 영향을 표현하는 데는 이 말 이상으로 적합한 것이 없다” 60년대 미국 농무성 국제개발국장이던 레스터 R 브라운(Lester R. Brown)은 식량증산을 위한 신품종 개발의 중요성을 혁명에 비유, 처음으로 ‘녹색혁명(Green Revolut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먹고사는 문제를 풀어야 하는 가난한 국가들에 있어 식량증산을 위한 신품종 개발은 ‘혁명’이나 다름없다는 평가였다. ◇ 기적의 볍씨 ‘IR 667’ 한국의 녹색혁명은 필리핀에 있는 국제미작연구소(IRRI)에서 부터 출발한다. 농촌진흥청 지원으로 66년 IRRI에 파견된 서울대 농대 허문회 교수는 이 연구소에서 개발한 ‘IR8’ 볍씨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토양과 기후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볍씨 연구에 몰두했다. 내냉성(耐冷性)이 강하고 미질이 좋은 일본산 ‘유카라’ 품종을 관심있게 연구해 온 허 교수는 먼저 ‘유카라’와 대만산 ‘臺中在來1호’를 교접시키고, 여기에 다시 IRRI가 개발한 ‘IR8’을 3원 교배시키는데 성공한다. 허 교수는 이 같은 3원교배를 통해 666개의 교배조합을 육성하고 이 조합을 ‘IR 667’ 이라고 명명했다. 이 ‘IR 667’이 바로 70년대 우리 농촌에 다수확 혁명의 불씨를 일으킨 ‘통일볍씨’였다. 농촌진흥청 연구진은 통일벼 개발을 시발점으로 ‘유신’ ‘밀양23호’ ‘밀양30호’ ‘수원264호’ ‘노풍’ 등 신품종을 잇따라 개발, 보급함으로써 77년 연간 쌀 수확 4000만섬을 돌파하는 개가를 이룬다. 쌀은 크게 구별해서 자포니카계(日本系)와 인디카계(印度系)의 두 종류로 나뉜다. 자포니카계는 종래 우리가 먹던 찰진 단립형의 쌀이고, 인디카계는 소위 안남미라 하여 남방에서 생산되는 가느다랗고 찰기가 적으며 부석부석한 쌀이다. 인디카계는 밥맛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 반면 수확률은 자포니카계 보다 월등히 높았다. 통일벼(IR667)는 인디카계인 IR8과의 교배를 통해 탄생한 품종인 만큼 속성상 인디카계에 속했다. 자포니카권인 한국인 입맛에는 맛없는 쌀이었던 셈이다. 통일벼는 수확량 증산을 통해 녹색혁명을 이루는데는 기여했지만 궁극적으로 ‘밥맛’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맛없는’ 통일벼는 결국 78년 보급이 중단된다. 병충해에 약점을 보인 ‘노풍’도 79년 자취를 감추었으며, 75년 보급된 ‘유신’도 79년에는 보급품종 명단에서 사라졌다. 통일벼로 녹색혁명을 달성한 70년대 후반 이후 우리 농촌의 재배 품종은 인디카계이면서도 맛은 자포니카계에 가까운 ‘밀양23호’와 ‘밀양30호’ ‘수원264호’ 등이 주종을 차지하게 된다. ◇ 통일벼, 보급 첫 해의 실패 통일벼가 일반 농가에 확대 재배된 1972년 9월18일 오후. 농촌진흥청 회의실에서는 통일벼 생육관리에 관한 긴급대책회의가 소집됐다. 김인환 당시 농진청장을 비롯해 산하 국장급과 각 도 기술보급과장 등 30여명이 모였지만 누구 하나 선뜻 말문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잠시 후 출수(出穗)되지 않은 통일벼 포기와 고개 숙이지 않은 뻣뻣한 볏대가 책상 위에 올라왔다. 통상 8월10일경이면 출수돼 9월중순 쯤이면 누렇게 영글어 수확을 기다려야 할 벼가 아직 출수조차 되지 않았다는 명백한 증거물이었다. 회의장엔 긴 한숨이 퍼졌다. 72년 처음으로 전국 18만8천 정보에 확대 보급된 통일벼는 정부의 기대와 달리 일부 지역에서 심각한 실패를 기록했다. 다른 벼들은 8월10일경부터 패기 시작해 8월 하순에는 모두 출수됐으나 일부 지역에 보급된 통일벼는 9월10일이 지나도록 전혀 출수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충북 옥천과 영동 지방의 피해가 특히 심했다. 경북 월성군에서는 통일벼 단지의 냉해 피해가 극심했다. 지역별 피해사례가 하나 둘 알려지면서 농촌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1년간의 가계를 좌우하는 농사가 이처럼 폐농지경으로까지 악화되자 농민들은 정부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부의 권유로 심었다가 피해를 보았으니 보상해 달라는 주장이었다. 정부는 결국 이 해 통일벼 피해농가에 대해 1억5500만원의 보상금을 지불했다. 수확이 전무한 674정보에 대해서는 정보당 6만4000원, 80% 이상 감수된 2189정보에 대해서는 정보당 5만1200원씩 지급하는 등 통일벼 보급에 따른 농가 피해를 전액 금전으로 보상했다. 이해 첫 수확된 통일벼는 3백평 단당 평균수확량이 386Kg을 기록해 재래종의 321Kg에 비해 20% 이상 증수됨으로써 그나마 다수확 품종이라는 사실만큼은 입증했다. 하지만 출수 지연과 냉해 피해 등으로 기적의 볍씨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훼손됐다. 수확량이 재래종에 비해 20%이상 늘었다고는 하지만 그 정도로는 ‘기적의 볍씨’ 소리를 듣기에 부족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 연이은 통일벼 ‘大豊’…연 4천만섬 돌파 첫 확대 재배에서 성과를 인정받지 못한 통일벼는 73년도 농림부의 장려품종에서 제외된다. 농림부는 73년도 식량증산 시책을 시달하면서 “금후 특종 품종을 농가에 강요할 때는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문책 하겠다”고 밝혔다. 통일벼 품종을 권장해서는 안된다는 암묵적 지시였다. 농림부의 이 같은 태도에 새 볍씨를 개발한 농촌진흥청 측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농진청은 “통일벼가 다수확 품종이라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재배상의 결점을 보완해 확대재배하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농진청은 73년 1월24일 각 도 진흥원장과 기술보급과장, 농촌지도소장 등을 소집해 “각 시 군의 재배 적지를 선정해 통일벼를 재배하라”고 별도 지시를 내린다. 두 기관간 알력 속에 73년도 통일벼 재배면적은 전년보다 35% 줄어든 12만1000 정보로 조정돼 2차년도 재배에 나서게 된다. 재배 결과 73년도 통일벼 수확은 대풍작을 기록했다. 농진청의 예상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 해 재래품종은 단당 350Kg을 생산한데 반해 통일벼는 481Kg을 기록, 37.4%나 증수됐다. 12만1천 정보의 통일벼 재배면적에서 110만2000섬의 쌀이 증산됐으며, 농가 순소득증가액만 226억원에 달하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이 같은 대풍은 통일벼를 장려품종에서 제외했던 농림부를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농림부는 특히 73년부터 단당 600Kg 이상을 생산하는 농가에 대해 10만원씩의 상금을 지원하겠다는 획기적인 시상제도를 발표해 놓은 터였다. 농림부는 600Kg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농가가 100여명선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한 상금만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런데 통일벼 대풍으로 600Kg 이상 다수확 농가가 총 376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3억6000여만원에 달하는 추가상금을 확보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이 해 통일벼 재배를 성공적으로 지도하면서 단당 780Kg이라는 사상 최고 수확량을 이끌어낸 농진청은 ‘쌀 3000만섬 돌파’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됐고, 74년 18만9000 정보를 대상으로 통일벼 3차 재배에 나선다. 74년 통일벼 농사도 대풍이었다. 이 해 쌀 수확량은 3086만섬을 넘어서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3000만섬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74년에는 600Kg 이상 다수확 농가가 2만9000명선으로 급격히 늘어나 정부는 30억원의 시상금을 준비해야만 했다. 통일벼의 대성공에 이어 75년부터 유신, 밀양23호, 수원264호, 노풍 등 신품종들이 잇따라 개발 보급되면서 75년 3242만섬, 76년 3596만섬에 이어 77년에는 4170만섬을 넘어서 사상 처음으로 연간 쌀 수확 4000만섬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8.15 해방 이후 수없이 겪어 왔던 미곡 부족과 쌀 파동을 근본적으로 극복하고, 비로소 ‘주곡 자립’의 문을 활짝 열게 된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77년12월 농업진흥청을 방문, 뿌듯한 마음으로 “녹색혁명 성취”라는 휘호를 남겼다. ("한국경제 반세기"는 매주 화, 목요일 게재됩니다.)
2005.06.21 I 이종석 기자
  • (edialy 인터뷰)김홍기 현대이미지 사장
  • [edaily 안승찬기자] "삼겹살에 소주 한잔 같이 해야하는데 갑자기 중요한 약속이 생겨서 정말 미안합니다. 다음에 꼭 한잔 합시다" 소탈함. 강남역 현대이미지(048410)퀘스트 서울 사무소에서 만난 김홍기 현대이미지퀘스트 사장의 첫 이미지는 그랬다. "와인은 왠지 어색해서..고기도 좀 굽고 술도 한잔씩 따라주고 해야 제맛"이라는 김 사장은 소문난 삼겹살 예찬론자다. 그러나 엔지니어 출신인 김 사장은 80년대 국내 PC산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국내 IT산업 1세대로 통한다. 사업에 관해서는 소탈함이 없다. "싼 가격으로만 승부하는 것은 문제 아닌가요? 우리가 삼성, LG처럼 막대한 자금 동원해 할 수는 없지만 결국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현대전자에서 2000년 현대이미지퀘스트로 자리를 옮긴 김 사장은 뚝심있는 경영으로 현대이미지퀘스트의 체질개선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김 사장이 부임했을 때 현대이미지퀘스트의 브랜드 매출은 35%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이를 65%까지 끌어올렸다. 매출이 다소 줄어들더라도 수익성 위주의 경영만이 살 길이라는 원칙에 충실했던 것. "수익도 나지 않는데 매출만 늘리는 OEM은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그래서 수익성이 나지 않은 OEM은 과감하게 모두 잘라버렸죠. 앞으로도 철저히 수익성 위주로 해나갈 겁니다" 2003년부터 시작한 디지털TV 사업도 점차 본괘도에 올라서고 있다. 사업 첫 해 디지털TV 매출의 비중은 4%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디지털TV 매출이 주력인 LCD 모니터를 넘어설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디지털TV용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을 생각입니다. 새로운 브랜드와 차별화된 제품으로 국내 시장도 열심히 해봐야죠. 해외 시장도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인터뷰가 마무리될 무렵 김 사장은 "프로젝션이나 입체영상 등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것은 다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사업 아이템을 보다 다양화할 것임을 내버쳤다. 벌써 현대이미지퀘스트는 종합디스플레이 업체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다음은 김홍기 현대이미지퀘스트 사장과의 인터뷰 전문. "자금력 갖춘 제대로된 오너 오면 한단계 도약" -최대 주주였던 하이닉스가 최근 빅터스캐피탈 컨소시엄에 지분을 매각키로 했다는 발표가 있었다. 앞으로 빅터스가 어떤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게 되나. ▲아직까지 빅터스측과 본격적인 접촉은 없었다. 또 매각건은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또 이번 매각은 자산을 양수도하는 개념이 아니다. 최대 주주만 변경된 것일 뿐이다. 하이닉스도 그간 최대 주주로서 경영권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을 뿐 자산을 통째로 판 것은 아니다. 그래서 엄밀하게 말하면 M&A가 아니다. -빅터스가 적절한 주인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어찌됐건 하이닉스에 비해 자금이 풍부한 주인이 되는 것 아닌가. ▲현대이미지퀘스트는 20년간의 유통망과 개발인력 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충분한 자금력을 갖춘 제대로된 오너가 오면 현대이미지퀘스트는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목적이 아닌 사람이 오너로 오면 오히려 위기일 수도 있다. -빅터스와의 매각으로 주가도 탄력을 받았는데. ▲그간 2대 주주였던 한화증권이 호재때마다 지분을 팔아서 주가에 늘 부담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매각건으로 한화증권이 대부분의 지분을 매도하면서 주가 걸림돌이 제거됐다. -분사이후 하이닉스와도 결별하게 되는 셈인데, 기존 거래선 등의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기존의 거래선이 변하는 일은 없을 거다. 과거 현대전자에서 분사할 때도 그런 우려들이 있었다. 그러나 브랜드도 `현대` 그대로고, 생산과 개발자도 그대로다. 주인만 바뀌는 셈이다. -현대상사도 현대 브랜드 TV를 내놓고 있는데. ▲현대상사는 산모양의 과거 현대 브랜드를 쓰고 있고, 우리는 현대전자가 만들어낸 동그란 문양의 현대를 쓴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OEM으로 브랜드만 붙여서 판매하는 사업이 얼마나 오래동안 지속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반기 DTV용 신규 프리미엄 브랜드 선보일 것" -디지털TV용 신규 브랜드를 만든다는 얘기가 있던데. ▲고급스런운 디지털TV용 세컨드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도요타의 차가 렉서스란 브랜드로 시장에 나온 것처럼, 그냥 현대라고 브랜드는 사명이라는 점에서 계속 이것만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현대 브랜드는 중공업의 이미지가 강한 것이 사실이다. 아파트나 차를 먼저 떠올린다. 디지털TV의 브랜드로 사용하기는 다소 어색하다. 신규 사업인 만큼 처음부터 프리미엄 브랜드를 갖는 것이 제품 차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반기에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걸맞는 세컨드 브랜드를 사용한 고급 디지털TV 제품을 내놓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해볼 생각이다. 일단 국내에 내놓은 디지털TV에 사용하고 해외시장에도 새 브랜드를 적용할 생각이다. 그러나 물론 현대 브랜드를 아예 쓰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디지털TV의 가격경쟁이 치열하다. 현대이미지퀘스트는 과감한 가격인하 경쟁에는 다소 소극적인 모습인데. ▲디지털TV 시장은 막강한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해야 하는 치열한 시장이다. 후발업체들은 가격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물론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선두적인 가격인하를 현대이미지퀘스트가 리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제살깎아먹기식 가격인하는 안할 생각이다. 가격만 싼 것으로 승부하는 것은 곤란하다. 차별화된 제품으로 승부해야한다. -디지털TV를 내놓으면 내수시장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역대로 내수물량은 항상 5% 정도였다. 유럽형 등 수출모델을 개발한 이후 나중에 내수 제품을 내놓곤 했다. 그러나 디지털TV의 경우에는 국내 시장에 우선권을 둘 생각이다. 모니터는 한 제품을 개발하면 전세계에 수출이 가능하지만 TV는 국가별로 방식이 다르다. 따라서 하반기부터는 내수쪽에 먼저 런칭해서 적극적으로 해볼 생각이다. 세컨드 브랜드를 만든다는 계획도 같은 맥락이다. 유럽의 경우 대기업과 거의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할 수 있지만, 국내 시장이 뚫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 향후 내수가 전체 매출의 10% 정도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일본 틈새시장 공략..성과 기대할만" -최근 일본시장 진출에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성과가 어떤가. ▲일본은 CRT가 거의 없다. 디지털TV 보급율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 시장은 대기업도 고전하는 시장이다. 하지만 일본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와 거래를 하고 있고, 양판점 납품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일본형 디지털TV 튜너를 잘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일본향 디지털TV 제품을 만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경우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가 일본 부품회사와 링크해 일본향 디지털TV 튜너를 개발을 시작했다. 올해안에 일본전용 디지털TV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쓸데없는 기능은 빼 가격도 낮출 생각이다. 모두 독자브랜드로 들어간다. 또 가라오케, 호텔 등 일본 틈새시장도 많이 노리고 있다. 호텔에서 쓰는 디지털TV의 경우 시스템 업체와 번들로 들어가기로 계약이 되어있는 상태다. 일본의 유명 가라오케 업체와도 하반기 초부터 우리 제품을 공급하기로 얘기가 된 상태다. 가라오케 납품하는 제품은 대형 모니터에 가까운데, 관세도 적고 수익성이 좋은 편이다. 대기업들은 자기 브랜드로 밀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니치마켓은 생기게 마련이다. 틈새 시장을 잘 공략하면 올 4분기나 내년도에는 일본에서 TV로 상당한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내년 DTV 주력 부상..브랜드 매출 강화" -그간 여러가지 구조조정이 많이 됐던 것으로 안다.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은. ▲지난 95년 회사에 처음 부임했을 때 CRT 모니터가 매출의 100%였다. 2000년 현대전자에서 분사할 당시에도 메인제품은 CRT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메인이 LCD로 바뀌었다. 올해 CRT 모니터는 전체 매출의 비중이 10% 미만이 될 것이고, 디지털TV는 매출의 20% 이상이 될 것이다. 70% 이상은 역시 LCD 모니터다. 내년이 디지털TV의 매출이 LCD 모니터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판매대수는 LCD 모니터가 많겠지만, 디지털TV가 고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액으로는 디지털TV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OEM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데. ▲2000년부터 현대 브랜드로 제품을 내놓고 시작했다. 그때는 브랜드 매출이 35% 수준이었고 나머지는 OEM이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향을 보면 OEM이 많은 회사는 모두 망했다. 그래서 브랜드 매출을 점점 늘여 지난해에는 64%까지 올라갔다. 결과적으로 전체 매출은 감소하고 있지만, 수익이 안나는 OEM은 모두 잘라버렸다. 수익성을 유지하는 방향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브랜드 매출을 착실히 해나갈 생각이다. 디지털TV 세컨트 브랜드를 내놓겠다는 생각도 이런 맥락이다. 물론 신규로 시작한 디지털TV의 경우 절대물량을 유지해야할 필요성 때문에 일부 OEM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니터의 경우는 수익성 없는 OEM은 절대 안할 생각이다. -디지털TV 시장은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상당수 뛰어든 시장이다. 현대이미지퀘스트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최근에는 델이나 HP 등 IT업체들도 가전사업에 뛰어든 상황이다. 기술적으로만 보자면 디지털TV시장에서 IT업체들이 전통적인 가전업체보다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현대 TV는 하드디스크, 네트워크 등 거의 PC에 가까운 기능이 들어간다. 기존에 브라운관 TV만 하던 업체들은 IT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다. 현대이미지퀘스트의 경우 과거 현대전자에 속해 있을 때 PC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절반은 IT를 한 셈이다. 또 분사하기 전부터 씬 클라이언트(thin clients)를 연구했다. 이는 서버를 공용으로 사용하고 개인 PC는 터미널의 역활만을 담당해 비용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이를 기반으로 IP TV 개발도 상당히 진전됐다. 디지털의 복제 특성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디지털TV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2~3년쯤 되면 많이 정리가 될 것 같다.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은 모두 관심" -디지털TV 이외에 새로운 사업영업에 뛰어들 생각이 있나. ▲눈으로 보는 것과 관련된 디스플레이는 생활에서 필수 불가결한 아이템이다. 또 디스플레이는 점점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처음에는 모니터만 했지만 지금은 디지털TV로 사업을 확대했다. 앞으로도 눈과 관련된 디스플레이 사업은 모든 영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입체영상, 프로젝션TV 등도 고려중이다. 실제로 현대이미지퀘스트는 CCTV 카메라용 모니터도 납품하고 있다. 유럽지역 공항의 검사용 모니터도 시스템회사와 같이 납품해 우리제품이 장악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시장이 존재한다. 인지도가 있는 고유 브랜드와 기술력을 갖추고 그런 시장을 뚫는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 ◇김홍기 현대이미지퀘스트 사장 약력 ▲1948년 경북 경산 출생 ▲1967년 경북대학교 사대부속 고등학교 졸업 ▲1971년 인하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1976년 인하대학원 전자공학과 졸업 ▲1986년 (구)현대전자 컴퓨터 본부 개발 담당이사 ▲1992년 (구)현대전자 미국자회사 Laserbyte 관리담당 부사장 ▲1998년 (구)현대전자 모니터사업본부장 전무이사 ▲2000년 이미지퀘스트(주) 대표이사 부사장 ▲2001년 이미지퀘스트(주) 대표이사 사장 ▲2005년 현대이미지퀘스트㈜ 대표이사 사장(사명 변경)
2005.05.25 I 안승찬 기자
  • (윤영환의 크레딧스토리)신용등급 상승의 속도
  • [edaily] 신용등급 상승 바람이 거세다. 이러한 등급상승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의 기업실적 개선이 경기흐름에 편승한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 펀더멘털의 한단계 도약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등급상승의 속도는 흔쾌히 공감하기 어렵다. 너무 서두르는 느낌이 영 개운하지 않다. 더욱이 평가회사가 제시하는 등급상승의 논리를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도 없지 않다. ◇ 신용평가의 중심 잡기 경기흐름에 따라 신용등급이 춤추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신용평가의 원론이다. 일시적인 실적변동을 가지고 자꾸 신용등급을 움직이면 등급의 안정성이 깨지고 투자자의 의사결정도 혼란스러워 지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신용평가는 무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용평가는 기본적으로 ‘경기변동을 일관하는 신용등급(Ratings through the cycle)’을 지향한다. 물론 경기변동에 따른 실적 개선을 무조건 무시할 수는 없다. 시장의 가격흐름을 마냥 외면하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시장의 지지를 얻고 지도력을 유지하려면 무게와 함께 적당한 수준에서 입맛도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것이 아무리 일시적인 것이라고 하더라도 실적개선 자체가 재무나 사업측면에서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어 펀더멘털을 향상시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신용평가의 원론은 이럴 때 중용을 취하라고 가르친다. 경기변동에 따른 실적변동을 가감하여 신용등급에 반영하라는 것이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등이 발표하는 등급별 중위수를 살펴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경기가 좋으면 등급상승률도 높아지지만 등급별 중위수도 함께 올라간다. 신용등급 요구수준을 높여서 무리한 신용등급 상승 러시(rush)를 견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적 선택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아무리 논리의 틀을 강조한다지만 신용평가는 기본적으로 주관적 판단에 크게 의존하는 시스템이다. 분위기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기는 불가능하다. 특히 낙관적 전망이 득세할 때 리스크 관리의 원칙을 견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금융위기의 역사를 살펴보면 시나브로 무너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 역사적인 신기원에 환호하다가 불현듯 추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절정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크고 작은 무리와 전략의 표류, 성공신화에 매몰된 리스크, 그리고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취약한 시스템이 위기를 부르는 것이다. `경기변동을 일관하는 신용등급`은 탁월한 명제이지만 실천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투자자나 신용평가나 분위기에 휩쓸려 리스크를 잊지 않도록 경계하고 또 경계하는 것밖에 다른 길은 없다. 만일 실패하면? 화려한 축제의 여운이 미처 가시지도 않은 어느 날 불현듯 위기의 순간이 다가온다. 그것이 신용리스크의 본질이다. ◇ 펀더멘털에 대하여 펀더멘탈이란 무엇일까? 그 때 그 때 다르다. 경제학에서는 ‘기초경제여건’이고, 경영학에서는 ‘기업의 기본적인 내재가치’이며, 주식분석에서는 보통 ‘주당순이익(EPS)’의 동의어로 쓴다. 신용분석에서의 펀더멘털은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능력’ 정도로 보는 것이 옳겠다.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 대부분의 경우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능력(=펀더멘털)도 개선된다. 보다 적극적으로 말하면 기업 펀더멘탈에서 기업실적은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아무리 중요해도 전부는 아니다. 채권은 주식보다 훨씬 더 하락위험(downside risk)에 민감한 자산이다.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작아서 손절매(loss-cut)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펀더멘털의 다른 부분인 구조적 취약성에 대하여 채권은 다른 어떤 자산보다도 훨씬 더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다시 한번 금융위기의 전개과정을 돌아보자. 앞에서 말했듯이 위기의 전야는 화려하다. 가장 최근의 금융위기였던 신용카드의 예를 보자. 02년 3월에 발표된 01년 경영실적은 정말 대단했다. 그리고 정확히 1년만인 03년 3월 카드위기가 시작된다. 앞서 위기를 겪었던 미국의 신용카드사 Providian이나 Capital One도 똑 같은 과정을 겪었다. 공격적인 경영전략이 한편으로는 최고의 실적을 만들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실을 키운 것이다. 결론적으로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절대 구조적 취약성에 눈 감지 말라는 것이다. 적어도 채권 투자자만큼은 그렇게 해야 한다. ◇ 구조적 취약성 과거에 가장 비근한 구조적 취약성의 사례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빠르게 증가하는 ‘운전자금 확대형’ 부실이었다. 외상 깔고 재고 쌓아가면서 하는 장사가 가장 쉬운 장사다. 하지만 이런 장사는 표면적인 성장성과 수익성은 좋겠지만 도무지 자금이 돌지 않아 만성적인 자금부족을 겪게 된다. 그래서 부족한 자금을 외부에서 끌어오기 위해 분식의 유혹에 쉽게 휩쓸리고 만다. 이제 이런 유형의 부실은 찾아보기 어렵다. 공시제도 확대로 쉽게 비교 확인(cross-check)될 뿐만 아니라, 과거와 달리 투자자들이 운전자금 확대를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쟁점은 좀 다르다. 정확하게는 최근에 등장한 것이 아니라, 최근에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취약성들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변동성-편중-투명성` 등이다. 또한 이 이슈들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구조적 취약성을 언급할 때 대개의 반응은 “설마 그런 일이 벌어지겠나?”다. 구조적 취약성이 지속되는 이유는 그만큼 든든한 버팀목이 있기 때문이고, 이 버팀목의 역할 상실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드위기의 기폭제로 SK글로벌 분식충격을 사전에 지목한 이가 있었을까? 구조적 취약성이 위기로 이어지는 과정은 오로지 사후적으로만 설명될 뿐이다. 리스크 관리가 얼마나 잘되고 있는지를 설명할때 편의상 자주 이용되는 것이 바로 확률이다. 신용평가의 신뢰도를 검증할 때도 `등급별 부도율`이나 `등급 전이율` 등의 확률지표를 쓴다. 하지만 확률에 매몰되면 곤란하다. 취약한 순서대로 위기가 닥치는 것도 아니다. 구조적 취약성은 어디까지나 그 자체로 평가되어야 한다. 신용카드에 대해서는 무리한 자산확대와 자금조달 구조의 왜곡을 비판하는 것이 옳다. 그래야만 배우는 것이 있고 시장도 발전한다. 외환위기 때와 같이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별일 없었다는 식의 접근은 절대 피해야 한다. 리스크 관리는 기술(technical skill)이 아니라 예술(art)이라고 하지 않던가. 보다 생생한 이야기를 해보자. 어떤 사례들이 있을까? 유동비율이 15%도 되지 않는 초우량기업, 투자회임기간이 10년도 넘는 장기 대규모 투자의 상당부분을 만기 2년 내외의 회사채 발행으로 꾸려가는 우량기업, 차입으로 자기 덩치보다 큰 M&A를 감행한 기업의 신용등급 상승, 수천억 원의 해외자산에 대한 설왕설래에도 불구하고 분석자료 하나 없는 우량기업, 사실상 무한책임인 계열기업의 모험적인 대규모 투자와 신용등급 상승 등등.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모두 나름대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한가지만 묻고 싶다. 만일 우리 기업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우리 금융시장의 안정성은 어떻게 되겠는가? 윤영환/굿모닝신한증권 기업분석부 연구위원/Credit analyst
2005.04.06 I 윤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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