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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바꾸는 부동산 명당
  • [목멱칼럼]기후변화가 바꾸는 부동산 명당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최근 강원 원주시에서 바나나가 재배된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깜짝 놀랐다. 그것도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 키운다니…. 경상남도 산청군에서 바나나의 대량 재배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이렇게 빨리 재배지가 북상할지는 몰랐다. 강원도에서 바나나 재배가 가능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재배기술이 발달한 것도 있겠지만 이보다는 빠르게 진행된 지구 온난화 때문일 것이다.우리나라는 ‘더운 나라’로 향해 가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진다. 벚꽃 피는 봄도 빨라진다. 여름철 자주 듣던 ‘지루한 장마’라는 말도 사라질 것 같다. 지구 온난화로 게릴라식으로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있어서다. 극한 호우를 알리는 긴급재난 문자를 자주 접하는 것도 기후재난이 그만큼 우리 곁으로 바짝 다가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는 주거지 선택도 기후문제를 고려해야 할 것 같다. 우선 기습폭우에 따른 피해를 볼 수 있는 잠재 위험지역은 피하는 게 좋다. 가령 아무리 풍광이 좋아도 골짜기 부근에 전원주택을 짓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문제는 골짜기가 아닌 곳에서도 예기치 않은 사고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몇 년 전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난 강원도 펜션 일대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겉으로 봐서는 산사태 피해를 입을 만한 곳이 아니었다. 호우로 지반이 약해진 뒷산의 토사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펜션을 덮친 것이다. 지구 온난화 시대에선 풍수지리 사상에 따른 전통적인 명당이 반드시 좋은 땅이 아닐 수도 있다. 전원에서 터 잡기가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복을 누리기보다는 재난을 줄이는 방어적 접근이 더 중요해지지 않을까.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면 전원보다 이를 피할 수 있는 도심 생활이 더욱 가치를 발휘할 것이다. 앞으로 대도시마다 폭우에 대비해 배수구와 하수구를 넓히는 작업에 나설 것이다. 기후문제가 심각해지면 도심에서도 저지대보다는 중간 고지대 주택단지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래에는 하나의 주거 트렌드가 될 수도 있다. 도심에서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취약한 곳은 반지하 주택이나 지하주차장 등 저지대다. 침수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의 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 해수면은 1991년부터 30년간 평균 9.1cm나 상승했다(국립해양조사원). 환경단체들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어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으면 금세기 안에 전 세계 해수면이 평균 7m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후 재앙으로 난민이 속출할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우리나라 역시 인천공항 등 수도권 해안가뿐만 아니라 서해안, 남해안도 침수 피해 대상이 될 수 있다. 부산, 창원, 울산, 인천 등 해안가 아파트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70%가 산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안 도시의 경우 해수면이 높아지면 바다에서 약간 떨어진 구릉 지대가 주거지로 각광받을 것이다. 지구 온난화는 거주 공간의 대이동을 유발할 것이다. 벌써 외국에서는 ‘기후 젠트리피케이션’(Climate Gentrification)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는 해안가에 살던 부자들이 침수 위험을 피해 중간 고지대로 이동하면서 구도심 원주민들이 밀려나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의 유명 해안가 아파트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고 침수 우려가 있는 지역에선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앞으로 침수 우려가 있는 해안가 주변의 땅이나 주택을 사는 것은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물론 방파제를 조성할 수 있겠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바다 조망권을 보고 덜컥 부동산을 사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이제는 폭우뿐만 아니라 바닷물 유입까지 고려해 가면서 부동산을 골라 사야 하는 시대가 됐다. 부동산시장에도 기후문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2023.08.21 I 송길호 기자
"서울부터 반등 국면 진입…금리·경기 변수에 회복 속도는 느릴 듯"
  • "서울부터 반등 국면 진입…금리·경기 변수에 회복 속도는 느릴 듯"
  • [이데일리 김아름 오희나 이윤화 기자] 부동산 시장에 ‘영끌족’이 돌아오고 있다. 집값 바닥 기대감에 상승장 재현 조짐이 보이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6개월 연속 증가 추세를 이어가면서 아파트 값도 반등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17일 기준 전주대비 0.07% 상승했다. 지난 5월 22일 이후 9주 연속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값이 반등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해석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가까워진 시장 연착륙…“아파트 값 더 오른다”25일 이데일리가 부동산 전문가 7명에게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을 물어본 결과 올해 정부가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 안정화에 나서면서 시장 연착륙에 한발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서울을 기준으로는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한다”며 “작년 아파트 값이 단기 급락했고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완화 이후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본다”고 말했다.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월말 기준 3792건을 기록했다. 올 들어 6개월 연속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00건 아래를 밑돌며 거래절벽을 이어가던 거래량은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 이후 올해 1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1월 1413건, 2월 2455건, 3월 2983건, 4월 3185건, 5월 3421건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 신고가 30일 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엔 4000건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일단은 지금은 반등 국면이다. 서울 실거래가와 전체적인 통계가 4개월 시차가 나기 때문에 1월부터 아파트 기준으로 올랐는데 통계는 5월부터 오르고 있어 수치상으로 7월에는 전국 단위의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상반기 아파트 값은 서울 잠정 수치까지 하면 9% 가까이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실거래가가 5월까지 7% 정도 올랐는데 이렇게 오른 여진이 표본통계로는 어느 정도 가기 때문에 반등세가 더 이어지긴 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수)가 늘어난 것에 대해서도 부동산 가격이 저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갭투자가 고개 드는 배경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저점을 찍었다는 인식과 금리가 급등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 여기에 완화된 금융규제까지 삼박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며 “수도권과 세종시 등 과거에 급등하다가 급격히 떨어진 곳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는 추세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신 센터장은 “다만 지금 갭투자 수요를 가수요로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며 “실수요자가 과거 집값 급등기 학습효과로 집 한 채는 가져야 한다는 생각할 수 있어서 실제 거주하지 않지만 갭투자로라도 집을 사려는 수요가 앞으로 좀 더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양극화 심화 현상 가속화…옥석 가리기는 필수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고 있다는 시장의 뚜렷한 시그널에도 전문가들은 역전세난과 금리 등이 변수로 남아 있어 낙관적인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하반기에도 바닥을 다지면서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가 심화하겠다”며 “내년 상반기에는 우상향 기조로 돌아서겠으나 그 기울기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월세 시장은 고가 전세 상승, 저가전세 하향기조가 지속하면서 보증부 월세 증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실거주 수요를 중심으로 입지가 좋은 곳은 앞으로도 가격이 버티거나 오른다. 지역적·국지적 양극화가 심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며 “지난 부동산 폭등기를 거치면서 신혼이고 미혼이고 일단 집은 살 수 있으면 사는 게 ‘위너’라는 인식이 생겼다. 다시 바뀌기 어려울 것이다”고 설명했다.청약시장이나 집 값·전·월세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으로 전망했지만 양극화 심화 현상은 피할 수 없어 옥석 가리기가 필수라고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국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이 지난해는 6.6 대 1이었지만 올해는 7.9 대 1을 기록하고 있어 분양가 상승에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다만 지방은 일부 광역시와 충청 지역을 제외하면 미분양과 공급과잉 우려로 전년보다 청약수요 감소와 시장 부진이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함 랩장은 “이자 부담, 경기둔화 우려, 차익 기대 심리 저하, 일부 지역 공급과잉 부담, 미분양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등 대기 수요가 남아 있는 지역 위주로 제한적인 시장 회복이 나타나겠다”며 “지역별 양극화 심화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고 했다.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시장도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오르면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하반기 정비시장은 긍정적이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운 시점이다”며 “재건축은 규제가 대부분 풀렸지만 공사비가 오르고 있고 금융비용도 크게 올라 건설사도 적자수주를 할 지경이어서 입지가 떨어지고 사업성이 나쁜 곳은 사업이 없어질 가능성이 커 옥석 가리기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3.07.26 I 김아름 기자
'원베일리' 온다…입주장 열리는 강남권, 전셋값 뚝
  • '원베일리' 온다…입주장 열리는 강남권, 전셋값 뚝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내달 ‘래미안 원베일리’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하반기 서울 강남에 대규모 입주장이 열린다. 연말까지 1만여 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일시적으로 이 일대의 전셋값도 출렁이고 있다.2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원베일리’가 내달 입주를 시작한다. 총 23개동으로 2990가구 규모다. 아파트빅데이터앱 아실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이 단지는 2990가구중 1217건이 전세 물량이다. 월세는 975건이다. 서초구 전세물건 4669건 가운데 ‘래미안 원베일리’가 약 26%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입주 시점이 다가오고 매물이 늘면서 전셋값도 하락하는 추세다.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전용 59㎡ 전세물건은 9억~11억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전용 84㎡는 12억~16억원 수준이다. 불과 몇 달 만에 전셋값이 수억원씩 떨어졌다.래미원 원베일리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원베일리 전세 물량이 많다 보니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다”며 “임차인도 가격이 낮은 매물을 먼저 찾다 보니 인근 단지 전셋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원베일리 입주와 맞물려 오는 11월 6702가구의 ‘개포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입주도 예정돼 있어 당분간 강남 전셋값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3375가구에 달하는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 당시에도 강남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인근에 있는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 59㎡는 이달 7억7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지난 1월만 해도 12억원에 거래됐지만 입주장이 이어지는 반년 새 4억4000만원이 하락했다.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 또한 이달 10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5월 16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지난 3월 입주장에 7억3000만원까지 떨어지는 등 부침이 이어졌다. 올 하반기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이는 ‘역전세난’과 더불어 강남권의 대규모 입주장 탓에 전셋값 하락세와 월세 전환이 늘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강남 입주 물량이 몰리면 역전세난이 다른 지역보다 심화할 수는 있다”며 “작년에 워낙 많이 빠졌기 때문에 크게 조정받기는 어렵다. 강남 전체보다는 국지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반등장이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어졌지만 하반기 역전세난이 가장 심각한 곳도 역시 강남이다”며 “입주장과 맞물려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삼성동 일대.
2023.07.23 I 오희나 기자
"부동산 시장은 8할이 심리다"…박원갑 '부동산 심리 수업' 펴내
  • "부동산 시장은 8할이 심리다"…박원갑 '부동산 심리 수업' 펴내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부동산 시장 분석가이자 명강사로 유명한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이 부동산과 심리를 쉽고 재미있게 엮은 책을 냈다.18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심리수업’를 출간했다.‘하우스 푸어’, MZ세대의 ‘영끌 푸어’ 등 부동산 재테크 잔혹사가 반복되고 있다. 미국발 고금리 태풍 이후 부동산 가격의 우상향 맹신은 산산이 깨지고 말았다. 공급이나 실물경제, 정책 같은 변수만으로는 흐름을 진단하기가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쫓다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비이성적·비합리적인 모습이 자주 나타난다. 저자는 부동산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내면 작용을 간단한 심리학적 용어와 이론을 활용해 다각도로 분석했다. 한쪽으로 쏠리는 시각을 늘 경계하고 냉철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균형 감각을 갖기를 제안한다. 또한 부동산 시장을 바라볼 땐 참여자의 심리적 특성도 감안해서 판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매매시장에서는 ‘손실회피’, ‘처분효과’, 그리고 ‘미래 기대치’가 크게 작용한다. 불황이 와도 가격이 바로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량부터 줄어든다.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 당장의 수급을 반영하는 전세가격은 크게 하락하지만 매매가격은 약세만 띠는 것은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부동산의 ‘소유효과’나 ‘앵커링 효과(닻내림효과)’ 등 부동산 시장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았다. 내 집마련을 위해 ‘영끌’ ‘빚투’에 나섰다가 집값 하락기를 맞아 힘겨워하는 MZ세대들을 위한 조언도 담겼다. 이들이 부동산 투자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위로하면서, 부동산 접근법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방향을 제시한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책을 통해 “부동산시장은 공급과 정책 외에도 인간 심리를 함께 읽어야 제대로 보인다”면서 “이 책을 통해 부동산시장을 바라보는 렌즈를 체질적으로 완전히 바꿀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2023.07.18 I 오희나 기자
대출 풀리자…3040 '강남3구 영끌'
  • 대출 풀리자…3040 '강남3구 영끌'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올해 아파트값 반등을 이끌어낸 30대가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금지 규제를 해제한 이후 송파·강동·강남 등 ‘똘똘한 한 채’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27일 이데일리가 한국부동산원 거래주체별 아파트 매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30대가 가장 많이 아파트를 매입한 지역은 송파구로 268건에 달했다. 강동구가 217건으로 뒤를 이었고, 강남구 172건, 성동구 152건, 서초구 85건으로 나타났다.부동산 큰손인 40대가 집중 매입한 지역도 강남권이었다. 같은 기간 송파구가 295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 224건, 강동구 211건, 서초구 154건 순이었다. 소위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강남 3구에서 3040세대가 아파트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셈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22일부터 4주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3040세대가 집중매수했던 송파는 4월초(4월10일 기준)부터 반등해 상승을 이어가고 있고 강남, 서초, 강동도 4월 중순(4월17일 기준) 이후부터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실제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84㎡는 지난 2월 18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20억선이 무너졌지만 지난 5월 23억1500만원에 실거래 되면서 석 달여 만에 4억9500만원이 올랐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84㎡ 또한 지난 1월 14억4700만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15억9900만원에 손바뀜이 나타났다.지난해 말부터 15억원 초과 고가아파트에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해지면서 강남권 진입을 노리는 젊은 층의 매수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30대들이 집을 다시 사고는 있지만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에 지속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급매가 대부분 소진되면서 가격이 올랐고 대출 금리가 다시 오른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부모 찬스가 가능하거나 고소득 전문직 30대가 대출을 통해 강남권에 유입되고 있다”며 “송파와 강동은 가격이 급락하자 모험적 투자에 나선 것이다”고 말했다.
2023.06.27 I 오희나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량 늘고있지만 '안갯속 장세'
  • 서울 아파트 거래량 늘고있지만 '안갯속 장세'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5개월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두 달 연속 3000건을 넘어서면서 시장이 반등했다는 분석과 일시적 상승인 ‘데드캣 바운스’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하반기 역전세 우려와 대규모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이어서 관망세가 짙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26일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5월 아파트 거래량은 3270건으로 집계됐다. 4월 3191건에 이어 이달에도 3000건을 넘어섰다. 6월 거래량이 1233건을 기록 중인데 부동산 거래 신고가 30일 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에도 3000건을 넘어 5월 거래량을 추월할 가능성도 크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6월 1065건 이후 1000건 아래를 밑돌던 거래량은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 이후 올해 1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지역별로는 송파구가 287건을 기록, 지난달에 이어 최다 거래 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뒤이어 강남구가 244건, 노원구가 232건, 강동구가 209건 등으로 나타났다. 서초구도 134건을 기록했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강남권에서 거래가 크게 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가격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아파트가격은 5월22일 이후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송파, 서초, 강남, 강동 등을 중심으로 가장 먼저 가격 반등이 나타났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다만 일각에서는 하반기 역전세난과 대규모 입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집값이 오르는 현상인 ‘데드캣 바운스’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2년 새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기존에 계약했던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자 집주인이 내놓는 매물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해석이다. 여기에 올해 입주물량이 대폭 늘면서 집값·전셋값에 부담이 되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7월 입주물량은 총 3만542가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올해 월평균 입주물량(2만5948가구)보다 많다. 수도권은 1만4149가구로 서울에서는 4990가구가 입주하며 물량이 많이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을 의미 있게 봐야 한다고 했다. 1·3대책 이후로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에서 연착륙으로 돌아서면서 살아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절대적 거래량 자체는 많지 않지만 늘어나는 추세는 유의미하다. 고가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며 “거래량 증가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평가하기에는 시장에 남아 있는 규제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다만 여전히 5~6000건의 평균 거래량에 못 미치는데다 역전세난 우려, 금리 인상,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낙관적인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지금은 집을 사기도·안 사기도 모호한 계륵장이다”며 “상반기 실거래가 기준으로 이미 7%가량 올랐기 때문에 반등탄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박 수석연구위원은 “급매물, 저가매물이 소진된 데다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하반기 소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데드캣 바운스까진 아니지만 조정 가능성이 있어 추격 매수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06.27 I 오희나 기자
시장 침체기 프롭테크, '사업확장하거나 vs 버티거나'
  • 시장 침체기 프롭테크, '사업확장하거나 vs 버티거나'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버티거나 사업을 확장하거나’부동산 침체기 속 프롭테크 업체의 엇갈린 생존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이데일리가 지난해 프롭테크 매출 기준 상위 1~10위까지 수익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매출 1840억원으로 업계 1위 매출을 기록한 알스퀘어는 전년(972억)과 비교해 매출은 2배 가까이 커졌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손실로 돌아섰다.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인 알스퀘어는 자체적으로 지니고 있는 빅데이터를 통해 오피스 중개업, 빅데이터 판매업 등 다양한 사업을 확장 중에 있다. 업계 매출 3위인 패스트파이브도 매출은 2021년 830억원에서 지난해 침체기 속 1186억원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영업손실 폭은 -38억원에서 -93억원으로 커졌다.업계 매출 규모 4위인 직방 역시 지난해 매출 8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558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 폭은 -82억원에서 -370억원으로 폭증했다. 특히 직방은 지난해 삼성SDS 홈IoT(사물인터넷) 부문 인수부터 가상현실(VR)을 이용한 모델하우스 체험, 고도의 부동산 연관 데이터를 유료로 서비스하는 직방 레드(RED) 등의 서비스를 출시하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반면 직방과 유사한 사업 모델로 시작한 다방은 지난해 부동산 침체기에서 영업수익이 흑자로 전환한 업체다. 다방은 프롭테크 업체이지만 다양한 기술이나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취하는 대신 기존에 해오던 매물 소개 등의 사업을 유지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시장이 침체하면 직격탄을 맞아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어 매출은 지난해 230억원으로 전년 동기(246억원)와 비교해 감소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프롭테크 업체의 성장성은 결국 자본력의 차이인데 수익창출을 과감히 낮추더라도 신기술 등 투자에 과감한 곳이 결국 살아남을 수 있지만 리스크가 있기에 쉽게 뛰어들기에도 부담이 큰 업종이다”며 “앞으로 시장이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살아남고 뒤처지는 업체에 대한 윤곽은 더 뚜렷해질 것이다”고 말했다.직방 로고와 다방 로고(사진=각 업체)
2023.06.26 I 박지애 기자
삼성·청담·대치·잠실 등 상가·업무시설 '토허제' 푼다
  • 삼성·청담·대치·잠실 등 상가·업무시설 '토허제' 푼다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서울시가 청담동과 삼성동, 대치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상가와 업무시설에 대해 규제를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토지거래허제(토허제)가 투기수요 유입에 의한 집값 불확실성을 막기 위한 취지였던 만큼 집값에 영향을 주지 않는 상가나 업무시설에 대한 부동산 거래는 규제를 풀겠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상가나 업무시설에 대해 토허제를 푼다면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사업의 흥행 초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실거주 요건과 다름없었던 ‘직접 영업’ 요건이 사라지면서 상업용 업무시설 투자 시장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신(新)국제문화복합지구 조성 계획안 예시도. (사진=서울시)서울시 관계자는 8일 “오는 10월 ‘부동산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종합적인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에 개정하는 법률은 특정 용도 및 지목을 특정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어 이 관계자는 “토허제 자체가 개발 호재를 보고 들어온 투기 세력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 만큼 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더 자유롭게 이뤄져야 한다”며 “건축물 용도상 주거용 이외에 대해선 심층적인 검토를 진행해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규모 이상의 주택·상가·토지 등 거래 시 해당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없이 토지거래계약을 체결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토지가격의 30% 상당 금액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현재 기준 서울시 내 토지허가구역으로 묶인 곳은 총 55.54㎢이다. 주거용 이외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토허제가 풀리면 업무용 오피스텔 시설에 대한 투자 수요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행 토허제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에선 임대 가능한 항목으로 공관, 기숙사, 제1~2종 근린생활시설(상가)만 적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토허제 구역 내 중소형 업무시설을 사옥으로 쓰길 원하는 법인은 매입 후 빌딩이나 오피스 전체를 직접 쓰지 않으면 거래 허가를 받을 수 없다. 토허제에서 풀리면 이러한 규제를 더는 받지 않아도 된다.서울시의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사업의 흥행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카드를 꺼내 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제교류복합지구는 코엑스~현대차GBC(옛 한전부지)~잠실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166만㎡ 부지에 4가지 핵심산업시설(국제업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시·컨벤션)과 수변공간을 연계한 마이스(MICE) 거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규모 개발로 토지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토허제 규제를 풀면 투자와 분양의 걸림돌을 없앨 수 있다.전문가들은 중심업무지구 내 업무시설 거래 활성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실사용 장벽은 상업업무시설의 평단가와 거래량을 꾸준히 떨어뜨리고 있다. 이를 완화하면 기업의 투자·매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롭테크 기업 벨류맵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서울 상업업무 거래량은 282건으로 4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 거래금액은 2조 2828억만원으로 전년대비 71% 감소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행 토허제로 인한 업무시설 규제는 기업들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빌딩은 투기 가능성이 크지 않아 해제 방향이 바람직하고 주거용 토지와 상업용 토지를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지해 R114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주거용 부동산은 투기성 수요가 많아 국민의 주거 안정을 저해하는 요소가 있어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지만 상업용 시장은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규제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2023.06.08 I 신수정 기자
수도권 일부에도 퍼진 온기…과천 아파트값 2억~3억 '쑥'
  • 수도권 일부에도 퍼진 온기…과천 아파트값 2억~3억 '쑥'
  •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서울 아파트 회복세에 따른 부동산 시장 온기가 수도권까지 확산하고 있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마·용·성(마포·용산·성동)으로 이어진 회복 분위기는 경기 과천 등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과천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 4월 1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거래로 과천자이는 4월 기준 경기도에서 가장 비싸게 매매된 단지에 등극했다. 올 초 15억7500만원까지 떨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3개월만에 3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이데일리 김아름 기자]관악산에서 바라본 과천시내 아파트 전경과천 위버필드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8억4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12월 15억5000만원에 손바꿈이 이뤄졌는데 5개월 새 3억원가량 상승한 것이다. 과천자이나 과천 위버필드 같은 신축 이외에 구축 단지도 매매가를 회복하는 모습이다. 과천래미안슈르는 지난달 14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12억2000만원에 손바뀜한 지 4개월만에 2억1000만원 올랐다.과천 A공인중개소 대표는 “급매는 모두 없어지고 매매와 전세 모두 2억~3억원 정도 올랐다”며 “집사겠다고 하는 매수 문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매도자인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다 보니 급매도 사라진 지 오래고 실제 거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 등 상급지 위주로 반등 기미가 나타나자 이러한 모습이 다음 상급지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과천은 편리한 교통 이외에도 시 전체가 재건축 등으로 신축 아파트 단지가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지난 부동산 상승장에서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실수요가 뒷받침하고 있어 부동산 거래 빙하기 때에도 하락폭은 크지 않았다. 아울러 강남과 인접했지만 이들 지역과 다르게 투기과열지구에서도 벗어나 상대적으로 규제를 받지 않는 장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과천처럼 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반짝 상승이 나타나는 지역별 편차가 심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지속적인 규제 완화 효과에 15억원 대출제한폐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지난해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기술적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며 “일부 지역은 4월부터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어 강남을 중심으로 한 상승세 영향을 받은 곳과 그렇지 못한 지역 간의 편차가 점차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실수요를 중심으로 매매시장이 재편된 상황에서는 전체 시장이 활성화하기보다는 지역적 양극화가 차츰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3.06.08 I 김아름 기자
집주인은 자금줄 생기고, 임차인은 보증금 지키고 '윈-윈'
  • 집주인은 자금줄 생기고, 임차인은 보증금 지키고 '윈-윈'
  •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보증금을 묶어두는 임대인이 어디 있나. 전셋값 급락하면서 보증금 못 돌려줘서 세입자한테 매달 월세를 내면서 나가지 말라고 하는 집주인이 한둘이 아니다.”(경기도 일산·임대인 A씨)“보증금을 못 돌려받을까 봐 안전하다곤 해도 꾸역꾸역 월세를 내면서 살고 있다. 솔직히 월세가 너무 부담인데 보증금을 떼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사회 초년생 직장인 B씨)역전세가 급증하면서 한국 부동산 시장은 대혼란을 겪고 있다. 이전에 없던 ‘역월세’까지 등장한데다 당장 현금이 없더라도 전세보단 월세를 선택하는 기현상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고금리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집값은 물론 전셋값까지 추락하며 2년 전 전셋값보다 보증금이 낮아진 역전세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오는 8월부터 전국에 만료되는 임대차계약이 대거 몰리면서 임차인 보호를 위해서라도 반환보증금에 대한 저리 대출을 시행하는 등 집주인에게 퇴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역전세 2월 2만건…석 달 만에 10배 폭증31일 이데일리가 직방에서 제공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년 전 평균 전셋값보다 하락거래가 이뤄진 역전세 계약은 지난해 11월 기준 2545건이었지만 이사철인 올해 2월에 들어서면서 2만건을 돌파해 석 달 만에 10배 가까운 폭증세를 보였다. 이사철 이후인 지난 3월에도 여전히 2만건대를 유지했으며 4월에는 1만 5000여건으로 소폭 줄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셋째 주까지 집계된 건수가 7000여건으로 5월 한 달간 약 1만여건에 이를 전망이다.더 큰 문제는 역전세 문제가 올 하반기부터가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란 점이다. 당장 입주 물량을 포함한 매물이 이번 달부터 증가하면서 하반기엔 전셋값을 더 가파르게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분석한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지난 24일 기준 6만 4675건으로 1월 5만 513건보다 1만 4000여건 증가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반적으로 전셋값은 매맷값에 비례해 책정하기 때문에 매물이 늘어 매맷값이 하락하면 전셋값도 빠른 속도로 하락한다”며 “2년 전보다 매맷값이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당연히 전셋값도 떨어졌는데 하반기 공급 물량이 급증하면 역전세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역전세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문제가 내년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연구원은 집값이 20% 하락하면 보증금 미반환 위험은 40%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부동산리서치법인 ‘광수네 복덕방’의 이광수 대표는 “전셋값이 하락하면 매도 물량이 증가할 수 있고 이런 상황은 올해 하반기부터 빈번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를 지나 2024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집주인 특례대출로 역전세 충격 줄여야”전문가들은 이 같은 역전세가 고금리에 따른 주택거래 시장 침체이기도 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한 ‘임대차 3법’이 역전세난을 불러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전·월세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근본적인 원인은 모두 문재인 정부 시절 졸속입법이 몰고 온 후유증 때문이다”며 “지난 2020년 7월 임대차3법 개정으로 당시 비교적 안정적이던 국내 임대차 시장에 급격하고 큰 충격파를 안겨줬다”고 지적했다.두 대표는 “문재인 정부 당시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한 재산세 부담이 커지면서 세금부담을 보전하려는 임대인이 4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올리면서 임대차 시장은 아수라장이 됐다”며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아파트 전세공급이 갑자기 부족해지면서 빌라시장으로 그 수요가 몰렸고 전셋값이 급등했다. 이후 거래절벽이 장기화하면서 전셋값이 폭락했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빌라 집주인이 급증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도 “역전세는 지난해 금리 상승 등으로 전셋값 급락 때문만은 아니다”며 “앞선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전세 시장이 왜곡돼 전셋값에 거품이 잔뜩 끼었던 것이 시장 침체로 터진 것이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교란하지 않으면서도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보호받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으로 ‘전세보증금반환 차액 대출’ 제도를 꼽고 있다. 임대인은 당장 반환할 보증금을 마련할 통로가 생기고 임차인은 보증금을 떼일 위기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은형 연구위원은 “집주인에 특례대출 등으로 자금 공백만 막아주면 역전세 충격을 줄일 수 있다”며 “물론 모든 임대인이 똑같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대출지원이라도 해주면 전세금반환이 가능한 집주인은 물론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놓인 임차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인위적으로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방법을 최소화하면서도 국민 주거 안정화를 위해 해당 제도를 고려하고 있다. 지난 30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역전세 대란을 대비해 “집주인이 전세금을 반환하기 위한 대출을 받을 때 규제를 일정 부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23.05.31 I 박지애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 드디어 볕드나, 1년만 가격 '상승전환'
  • 서울 아파트 거래 드디어 볕드나, 1년만 가격 '상승전환'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약 1년 만에 상승전환했다. 강남권 급매물 소진을 시작으로 주요 지역에서 상승 거래가 늘어난 분위기가 곳곳으로 확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시ㆍ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자료=한국부동산원)2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3년 5월 4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은 0.03% 올랐다. 지난주에는 -0.01%의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이번주 상승전환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한 것은 하락세가 시작된 지난해 5월 마지막 주 이후 51주 만이다.한국부동산원은 “가격 회복 기대심리로 인해 주요 지역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된 후 추가 상승거래가 발생해 전체적으로 상승전환됐다”며 “일부 지역은 여전히 매도·매수 희망가격 격차로 인해 관망세를 보이며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지역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또한 “지속적인 규제완화 효과에 15억원 대출제한 폐지, 지난해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매수세가 겹쳐 반등했다”며 “추세적 상승세보다 기술적 반등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구별로 살펴보면, 이번주 아파트값이 상승한 자치구는 지난주 7곳에서 8곳으로 늘어났다.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는 각각 0.13%, 0.19%, 0.26%, 0.05%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용산구 또한 0.04% 올랐다.지난주 -0.05% 하락했던 마포구 아파트값은 이번주 0.02% 올라 상승전환했고, 중구도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0.03%로 상승전환했다. 성동·노원·양천구는 이번주 보합(변동률 0%)으로 나타났다.박 위원은 “서울은 선행지수격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3개월째 오르고 있어 반등세는 좀 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역전세난, 경기침체, 미미한 통화량 팽창, 소득대비 집값 고평가 등을 감안할 때 V자형 회복은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일부 지방은 4월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어 지역별 편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서울 외에도 지난주 상승전환한 인천도 0.02%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경기는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06%로 낙폭이 확대됐다.매매시장 뿐 아니라 전세시장에서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전환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6%의 하락률을 기록했지만 이번주 0.01% 올랐다. 부동산원은 이 같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에 대해 “국지적으로 정주여건이 양호한 주요 대단지 위주로 급매물이 소진돼 상승조정 매물 계약이 성사되며 상승전환됐다”고 분석했다.
2023.05.25 I 박경훈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량 3000건 넘어서…집값 상승은 '글쎄'
  • 서울 아파트 거래량 3000건 넘어서…집값 상승은 '글쎄'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000건을 돌파했다. 올들어 정부의 대규모 규제완화에 힘입어 증가세를 보이던 아파트 거래량이 3000건을 상회하면서 거래 시장이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삼성동 일대.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000건이다. 지난 2월 2457건, 3월 2979건에 이어 3000건을 넘어섰다.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최종 거래량은 더 늘어날 수 있다.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2021년8월 4065건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라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월평균 거래량은 약 997건이었다. 월 최고 거래량은 1742건(4월)에 불과했다.하지만 올들어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고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로 인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의 1·3부동산정책 등으로 매수 심리가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강남 3구·용산을 제외한 서울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고, 무주택자 대상 특례보금자리론도 출시된 바 있다. 무주택자 기준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규제지역인 4개 구를 제외하고는 50%에서 70%로 높아졌고,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내 15억원 초과 아파트도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해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세도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기준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07%) 대비 -0.05% 내리면서 하락폭이 둔화됐다. 강남, 송파, 용산, 서초, 노원 등 일부 지역은 상승세로 전환되기도 했다. 집값 하락기 가격 하락폭이 컸던 곳이나 서울 외곽지 특례보금자리론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거래량 증가는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가늠할수 있는 주요 지표긴 하지만 집값 반등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거래량이 늘고는 있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통상 월평균 5000~6000건 거래되던 것에 비하면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셋값이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집값 반등에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지난 2021년 집값 고점시기 임대차 계약 2년차 갱신이 도래한 주택은 역전세 가능성이 커지기도 했다.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3~4월 거래량을 보면 시장이 연착륙되고 있다는 신호다. 집값 하락폭도 둔화되고 국소적으로 상승 지역도 나오고 있다”면서 “규제완화로 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서울 아파트 월평균 거래량은 평균 6000건 정도다. 그에 비하면 여전히 거래는 부진한 상황이다”면서 “바닥권에서 올라와 숨통이 트이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거래가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국지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역전세 우려, 경기침체 우려 등이 여전하기 때문에 추세로 전환될지는 미지수다”고 강조했다.
2023.05.19 I 오희나 기자
 오디세우스가 아파트에 산다면
  • [목멱칼럼] 오디세우스가 아파트에 산다면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밀랍으로 귀를 막아라.” 그리스 영웅 오디세우스는 노를 젓는 선원들에게 근엄한 표정으로 명령을 내렸다.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을 유혹해 파멸시켰던 마녀 세이렌(Seiren)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었다. ‘세이렌의 유혹에서 벗어날 묘책은 없을까?’ 오디세우스의 고민 끝에 해법을 찾아냈다. 바로 자신을 구속하는 것이다. 자신은 몸을 돛대 기둥에 밧줄로 꽁꽁 묶도록 하고 선원들은 귀를 막도록 했다. 그 덕에 모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우리가 잘 아는 오디세우스의 영웅담이다. 당신은 혹시 아파트에 살고 있는가? 그렇다면 오디세우스의 지혜를 빌리면 마음의 평정을 얻는 데 적게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바로 심리적 휘둘림에서 벗어나려면 유혹의 대상으로부터 일정한 ‘거리 두기’를 하라는 주문이다. 아파트는 일반적인 부동산과는 달리 롤러코스터처럼 가격 변동성이 크다. 가격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아파트를 재테크 대상이 아닌 ‘사는 공간’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유혹의 원인 제공자인 가격을 멀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거친 격랑도 멀리서 바라보면 평온한 바다일 뿐이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자신이 사는 아파트 가격이 얼마인지 시세를 확인한다면 그 행위는 무슨 뜻일까? 자신이 사는 아파트는 더 이상 ‘집’이 아니라 교환의 대상인 ‘투자 자산’이라는 의미다. 아파트를 살 때에는 대부분 은행 대출을 끼고 산다. 대출을 많이 안고 아파트를 사는 사람의 심리는 주식을 외상 거래하는 사람과 비슷한 것 같다. 주식 외상 거래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보다는 시세 차익을 거두기 위한 우상향 베팅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주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좌불안석이다. 한국에서 아파트의 경우 배당과 비슷한 성격의 임대 소득이 극히 낮기 때문에 대체로 가격 상승에만 초점이 맞춰진 상품이다. 아파트는 주식처럼 가격을 쉽게 알 수 있어 나도 모르게 가격에 예민해진다. 세입자의 돈을 빌려 우상향 기우제를 지내는 갭투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집값에서 보증금 비율이 높을수록 시세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 비율이 높은 전세형 임대인이 상대적으로 그 비율이 낮은 월세형 임대인보다 가격 흐름에 신경을 곤두세운다는 얘기다. 자본이득을 염두에 두고 투자한 사람은 예상대로 가격이 상승했을 때에는 희열을 맛볼 것이다. 하지만 가격이 하락했을 때에는 고스란히 고통으로 다가온다. 가격은 시장에서 정확한 교환가치를 가르쳐주는 저울 역할을 하지만 가격에 너무 몰입하면 가격 자체가 마음의 평화를 훼방하는 ‘악마’로 바뀐다. 아파트를 사는 이유가 시세 차익이라면 가격에 따라 행복도 출렁일 수밖에 없다. 아파트에 살더라도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아파트 시세를 자주 보는 습관부터 고쳐보자. 이는 주식에 투자할 때 포트폴리오를 자주 점검하지 말라는 격언과 맥락을 같이한다. 부침을 거듭하는 주식에 투자해놓고 포트폴리오를 쳐다보지 않는 사람이 시도 때도 없이 자주 점검하는 사람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자주 시세를 보면 정서적으로 불안해진다. 부동산 투자는 100m 달리기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이다. 일희일비하기보다 길게 바라보는 게 마음이 편하다. 자주 사고 팔면 취득세나 양도소득세 등 거래비용이 만만치 않아 실익도 없다. 오늘날 같은 정보의 홍수 시대에 가격 정보를 모르고 살 수는 없다. 자신이 원하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이 정보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연히 집 앞 부동산 중개업소를 지나다가 창문에 붙어 있는 아파트 매물 가격표를 보는 경우가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와 평형 가격에 눈이 가는 것을 어찌하랴. 눈을 감고 중개업소 앞을 지나갈 수 없는 노릇이다. 나의 의도와 관계없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일부러 부동산 앱 등에서 가격을 너무 자주 ‘보는 것’은 오히려 안온한 삶을 방해할 수 있다. 보는 것과 보이는 것은 능동과 피동의 사소한 차이지만 심리적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아파트는 현대인에게 편리한 주거 상품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거듭 강조하거니와 행복해지려면 아파트 가격을 너무 자주 쳐다보지 마라.
2023.05.19 I 송길호 기자
'낙폭과대·학군지'…'송·양·강' 뜬다
  • '낙폭과대·학군지'…'송·양·강' 뜬다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 이후 부동산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집값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낙폭과대, 학군지 대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자가 몰리고 있다.[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잠실 아파트 밀집지역.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연초 이후 서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단지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로 134건이 거래됐다. 송파구에서는 ‘파크리오’ 79건, ‘트리지움’ 50건, ‘리센트’ 45건, ‘잠실엘스’ 34건 순으로 거래가 많았다. 송파구는 대단지가 몰려 있어 급급매 거래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집값 하락세가 가팔랐던 지역이다. 이들 단지 전용 84㎡ 매물이 심리적 지지선인 20억원이 무너지면서 집값 하락기 ‘바로미터’역할을 하기도 했다. 헬리오시티(9510가구) 뿐만 아니라 송파구 잠실동 ‘엘리트’ 3대장으로 불리는 잠실엘스(5678가구), 리센츠(5563가구), 트리지움(3696가구) 등 이들 가구 수만 2만 4000여가구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들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이들 단지의 집값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헬리오시티 전용 84㎡는 지난달 19억 5000만원에 거래돼 20억원 회복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17억 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4개월여 만에 2억원이 올랐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21억7000만원에 거래됐고 트리지움 전용 84㎡도 21억원에 거래됐다. 낙폭과대 지역에 이어 거래가 증가한 곳은 학군지 대단지 아파트다. 같은 기간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는 73건이 거래됐고,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74건,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는 52건이 팔렸다. 목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학군지이고 고덕지구는 한영중·고·외고, 배재중·고 등 학군이 좋아 실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시장에서는 정부의 대규모 규제 완화,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허용 등이 이들 단지 가격 반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송파구는 이번 하락장에서 진앙지 역할을 했을 정도로 가격이 크게 하락한 곳”이라며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이들 낙폭과대 단지에 실수요자가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입지가 괜찮은 지역 중에서도 가격 메리트가 있는 곳은 상승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며 “정책 효과로 실수요자의 거래가 늘고 있지만 투자 수요가 늘어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05.08 I 오희나 기자
깡통전세·전세사기 여파…빌라 낙찰률 한자릿수 뚝
  • 깡통전세·전세사기 여파…빌라 낙찰률 한자릿수 뚝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깡통전세·전세사기 여파에 서울 빌라 낙찰률이 한자릿수로 내려앉으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빌라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면서 경매물건 10개 중 1개만 주인을 찾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날 기준 4월 서울 빌라 경매 낙찰률은 9.10%를 기록했다. 서울 빌라 낙찰률은 지난 3월 9.60%를 기록한 이후 또다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낙찰가율은 81.40%를 기록했다. 인천과 경기도 역시 4월 빌라 낙찰률이 각각 21.50%, 20.30%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낙찰률이 3월 13.60%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낙찰가율은 각각 70.40%, 68.80%를 기록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 우려에 매수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집값·전셋값이 동반 하락세를 기록하자 빌라 수요도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집값 급등기에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끌었던 빌라가 집값 하락기에는 수요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빌라는 통상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입)를 통한 임대수익과 정비사업 호재를 기대하고 투자를 하는 데 최근 같은 분위기에서는 두 가지 모두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집값·전셋값이 급락하면서 역전세난이 커지고 있는데다 전세 수요가 급감해 신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상황이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동 지하철 9호선 석촌고분역 인근 빌라 밀집지역의 모습.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부동산 거래가 늘고 있지만 ‘전세사기’ 여파에 빌라 시장은 한동안 냉랭한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강은형 EH경매연구소 대표는 “전세사기 등으로 빌라 낙찰률이 급락했다”며 “금융위기 당시에도 한자릿수를 기록한 적이 없는데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강 대표는 “시장 분위기가 냉각되다 보니 투자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도 경매에 참여하기 꺼려질 것이다”며 “최근 낙찰되는 물건은 임차인이 없고 입지가 좋거나 선순위가 있는 경우 임차인의 보증금을 인수하는 선까지 유찰되면 제한적으로 낙찰되고 있다”고 말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대부분 경매 투자자는 갭투자를 원하지만 임차인은 전세가 불안하기 때문에 월세를 원하고 있어 수요공급 불일치가 나타나고 있다”며 “당분간 경매에서 빌라 투자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2023.05.01 I 오희나 기자
피해자에 경매유예 신청권·공공임대 입주권 부여…공은 국회로(종합)
  • 피해자에 경매유예 신청권·공공임대 입주권 부여…공은 국회로(종합)
  • [이데일리 김아름 박경훈 기자]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해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을 신속 제정해 구제에 나선다.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해서는 소득자산요건 없이 매입임대 입주자격을 부여한다. 정부는 전세사기 등 대규모 재산범죄 가중처벌 추진에 나선다. 이제 특별법의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경매 직접 유예하고 경매 완료 임차인도 지원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범부처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 지원방안’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특별법은 법 공포 후 즉시 시행하고 통상의 임대차계약 기간을 고려해 시행 후 2년간 유효하다. 특별법에는 피해 임차인이 직접 경매 유예·정지 신청을 할 방안을 담았다. 피해 임차인이 거주 중인 주택이 경·공매되면 피해 임차인에게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우선매수 신고 시 최고가낙찰액과 같은 가격으로 낙찰 가능하며 임차인이 희망 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우선매수권 양도도 가능하다. 이미 경·공매가 완료된 피해자에게도 요건 충족 시 LH의 공공임대 우선 입주기회를 부여한다.‘조세채권 안분’(세금징수 권리를 임대인이 보유한 모든 부동산에 고르게 배분하는 방안)도 담긴다. 구체적으로 임대인의 전체 세금체납액을 개별주택별로 적절히 나누고 주택 경매 시 조세 당국은 해당 주택의 세금 체납액만 분리 환수한다. 경·공매 낙찰 시 금융·세제 지원도 담겼다. 주택기금 구입자금대출(디딤돌) 시 최우대 요건인 신혼부부와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거치기간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한다. 금리는 소득별 연 1.85~2.70% 수준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전세사기 피해자는 소득 관계없이 0.04% 우대한다. 금리는 우대형 기준 연 3.65~3.95% 수준이다. 분할상환, 원금 30%까지 만기 일시상환도 가능하다.민간금융사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대출규제도 1년 한시적(필요 시 연장)으로 완화한다. 경·공매 이후 전세대출 잔여채무에 대한 분할상환 지원프로그램 혜택을 확대하고 연체정보 등 신용도 판단정보 등록도 유예한다.세제도 지원한다. 기존 임차주택 낙찰 시 200만원 한도에서 취득세를 면제하고 등록면허세도 면제한다. 전용 60㎡이하에 대해서는 50%, 60㎡초과에 대해서는 25% 수준으로 3년간 재산세를 감면한다. 전세사기 피해자는 최대 1년간 지방세 납부기한 연장 및 징수·고지·체납처분 유예 등을 해주기로 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역전세 vs 전세사기, 어떻게 가리나이 법 적용을 위해서는 △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 △임차주택에 대한 경·공매 진행(집행권원 포함) △면적·보증금 등을 고려한 서민 임차주택(세부요건 하위법령 위임) △수사 개시 등 전세사기 의도 판단 △다수 피해자 발생 우려 △보증금 상당액이 미반환될 우려 등 6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지원대상 확인은 국토부 내 ‘전세사기 피해지원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시·도는 신청접수(접수 즉시 국토부 통보), 기초조사 등의 역할을 한다. 피해자 인정신청은 임차인이 한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특별법의 지원대상은 다음 6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므로 전세사기의 피해자만이 정책대상이 될 수 있다”며 “즉 역전세는 지원대상이 아니고 고가전세나 소액피해 등을 별도로 고려해 적용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다만 특별법 지원대상의 기준이 주관적인 판단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어서 일반 역전세와 어떻게 구분할지에 대한 명확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전세사기의 유형이 다양하고 피해자들이 처한 요구사항도 너무나 다르다”며 “전세사기라는 큰 원칙만 정하고 여기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위원회에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서 전체에 대한 구체적인 그 사례에 대한 형펑성, 그리고 신속한 구제가 가능하도록 이런 법을 취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 장관은 “지금까지 피해 접수된 사례를 보면 보증금 3억원, 그리고 면적으로는 85㎡ 정도면 대부분 포괄하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면적이나 가액을 일률적으로 정해놓으면 본의 아니게 제외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어 탄력적인 판단을 위해 피해지원위원회 의결기구에 넘겨주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원희룡(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피해자들, 처지에 따라 다른 선택할 것”집주인의 단순 갭투자 실패로 보증금반환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전세사기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여러 피해자의 구제 여부도 갈릴 수 있다. 정부의 피해자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면 지원해주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원 장관은 “주가조작 또는 보이스피싱, 이런 사기 피해가 국가가 세금으로 그 피해금을 먼저 대납, 반환해주고 나중에 이 부분을 그 채무자나 또는 경매절차에서 그 물건에 대한 가격을 환수해온 경우는 현재까지 있지않다”며 “앞으로도 이런 선례를 남겨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전세사기 의도나 다수의 피해자 발생, 보증금 상당액 미반환 등 요건에 대해서는 국토부 전세사기 피해지원위원회의 해석 논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피해자들은 자신의 처지, 앞으로의 집값 전망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할 것”이라며 “세입자는 자신이 거주 중인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가 있다면 경매에 참여해 낙찰을 받겠지만 경매 입찰 참여, 내 집을 갖는 것에 부정적인 세입자가 있을 수 있다. 빌라나 다세대주택을 낙찰받아도 당장 가격이 하락할 수 있고 미래 전망도 밝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3.04.27 I 김아름 기자
정부, 금융기관에 경매 유예 요청…피해자 보증금 공중분해 막는다
  • 정부, 금융기관에 경매 유예 요청…피해자 보증금 공중분해 막는다
  • [이데일리 김아름 박지애 기자]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 주택 2700여채를 보유한 건축업자, 이른바 ‘건축왕’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3명의 피해자가 숨진 가운데 피해 세입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정부가 경·공매 중단에 나서는 ‘특단의 카드’를 꺼냈다. 그간 내놓은 정부의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책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이날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한 것은 그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오락가락하면서 피해가 커지면서 고육지책이라도 내놓아야 할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이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전세 사기 피해 경·공매 ‘중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8일 “당장 힘들어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강제집행을 중단해 유예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장관은 “금융기관이 강제집행 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 위해 지난 17일부터 전수조사를 한 결과 해당 금융기관에서 제1금융권은 거의 없고 새마을금고나 신협 등 제 2금융권이었다”며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가 관리하며 신협은 금융위원회가 관리하는 만큼 관련 기관의 협조를 받아 해당 금융기관이 자발적으로 강제집행 유예에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강제집행 중단을 악용하는 사례에 대해 방지할 수 있는 방지책도 함께 내놓을 방침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피해 주택의 경매를 진행하지 않도록 최근 경매 기일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캠코 인천지역본부가 관리 중인 인천 미추홀구 소재 주택 210건 가운데 3월에 37건, 4월에 14건 등 총 51건의 경매 기일 변경 신청이 이뤄졌다. 법원의 경매 일정도 변경될 전망이다. 경매는 법원이, 공매는 캠코가 맡고 있다.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긴급주거지원 방안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임대 확대 등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언제 나가야 할지 모르는 강제관리주택 대신 LH 공공임대를 더 늘리고 전세사기 피해자의 임시거처 기간도 기존 6개월에서 늘리는 방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일단 세입자의 보증금이 공중분해 되는 일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주로 빌라, 다세대 등 경매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정부개입, 사회적 합의 필요…장기 대책 세워야국토교통부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 ‘찾아가는 지원 서비스’ 등을 가동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통해 근본 대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전세사기 위험에 취약한 빌라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해 정부의 개입을 어느 수준까지 할지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 강력한 정부 개입 없이는 현재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 것이다.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아파트는 집단이 커서 전세 시세나 전세가율이 평균값을 구할 수 있는데 빌라는 시세 자체가 없어 공인중개사 마음대로 시세를 조정할 수 있다”며 “빌라는 준공 후 바로 감정평가를 제대로 한 뒤 일정 퍼센트 이상의 전세가율을 넘지 못하도록 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일시적인 대책은 역부족이며 실효성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세가 특히 민간계약, 사인 간의 계약이다 보니 정부가 나서서 피해액을 물어주는 방법은 쉽지 않다”며 “그래서 지금까지 나온 정부대책이 재발방지에만 집중했고 따라서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해온 것이다”고 설명했다.이어 이 연구위원은 “이번에 나온 경매 중단과 유예 방침은 보증보험금을 늦게라도 받을 수 있다면 피해 복구 가능성이 있을때도움이 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해당 주택에서의 거주기간을 연장해주는 정도가 추가로 나올 수 있는 피해자 보호 대책일 것이다”고 덧붙였다.이강훈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변호사)은 “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선구제, 투입 비용의 후회수 대책,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주거지원 대책, 파산 및 회생에 대한 소송구조 지원 대책, 선순위 국세채권의 부동산별 안분 등 피해 유형별로 빈틈없는 구제 대책을 수립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윤지해 부동산R114연구원은 “사기에 노출된 상황에서 경매 집행됐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막을 수 없다”며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개입해서 저리대출, 강제경매 연기 등 해주는 것이 맞느냐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윤 연구원은 “전세사기 1건 일 때는 해주지 않고 10건일 때 해주는 상황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사기 건이라면 그 건에 대한 절차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명확한 사기라는 게 밝혀지면 정부가 개입을 어느 정도 할지 제도 보완을 통해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3.04.18 I 김아름 기자
"불확실성은 해소…상승장으로 전환하긴 역부족"
  • "불확실성은 해소…상승장으로 전환하긴 역부족"
  • [이데일리 신수정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개월 연속 현행 연 3.50%로 동결하면서 부동산 시장에서도 그간 거래절벽을 가져온 고금리 행진이 멈출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선 그간 거래와 가격을 옥죄던 기준금리 인상의 종착점이 보인다며 반등의 기회가 머지않았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전문가들은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이 부동산 시장에 기대감을 줄 순 있지만 곧이어 시장 반등으로 나타나긴 어려우리라 전망했다. 애초에 기준금리와 주택담보대출금리 간 차이가 크지 않은데다 한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해석을 내리기에도 이르다는 것이다. 미국과의 금리 차로 추가 인상 압박이 남아 있는 데다 미국에서 여전히 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내고 있어서다.따라서 시장 심리에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본격적인 상승장세로의 전환은 아직 멀었다고 전망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거래절벽을 이어온 지난해와 비교하면 부동산 거래 측면에서 정상 수준까지 이를 여건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기준금리, 예측 가능해져…불확실성 해소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기준금리의 움직임이 ‘변수’가 아닌 ‘상수’가 돼 금리의 영향이 줄어들 것이란 설명이다.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가능성도 한층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11일 “금리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박스권에 들어왔다는 점에서 변수보다는 상수나 고정변수가 됐다”며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은 금리변수보다는 경기침체나 역전세난,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효선 NH농협은행 수석연구위원도 “올해 들어 정책 완화부터 시작해서 금리가 두 차례나 동결되면서 작년 시장에 가장 영향을 줬던 금리와 정책 변수가 이제 상수로 완전히 전환됐다”며 “작년 하반기 때는 이런 불안한 요인 때문에 거래절벽이 이어졌는데 올해에는 정상적인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리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김 수석연구위원은 “정부에서 유도한 것처럼 연착륙으로 잘 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아직 유가나 고물가·고환율 부분 등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고 집값이 더 하락한다는 심리도 있어 반등까지 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서울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에 붙은 매물. (사진=연합뉴스)◇상승장 반등, 녹록지 않아…시장 영향 제한적고금리 공포에서 다소 벗어났지만 시장이 곧바로 회복하기는 녹록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슈에 따라 출렁거릴 수밖에 없어 매물 소화 과정을 더 거치리라 예상했다.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단이 막혀 있고 2024년은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는 만큼 금리 요소가 의사결정을 제약하는 수준은 다소 완화하면서 금리 적응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는 금리가 아닌 다른 호재에 더 반응하는 등 의사결정 요소가 다양하게 분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미국 역시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손실이 커지면서 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떨어지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다시 인상되지 않는 시장 상황이 형성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계획에 큰 부담을 덜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동결이 아니라 인하로 방향성 자체가 달라지지 않는 이상 부동산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며 “직전 동결 때도 미분양 주택 수가 줄지 않았고 거래량도 일부 회복됐으나 대폭 늘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2023.04.11 I 신수정 기자
거세진 집값 하락 후폭풍…강제경매 내몰린 깡통주택 급증
  • 거세진 집값 하락 후폭풍…강제경매 내몰린 깡통주택 급증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집값이 전세보증금보다 낮아지는 이른바 깡통주택이 늘면서 부동산 임의·강제경매 신청 사례가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 하락기가 장기화하자 아파트 매맷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절벽’ 현상도 심해 강제경매 건수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임대계약 전 물건의 시세와 전세가율(집값에서 전셋값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확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적혀 있는 아파트 매매 및 전·월세 가격표.(사진=뉴스1)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부동산 임의경매 개시결정(집합건물과 건물, 토지 제외) 등기 신청건수는 4019건으로 전월(3889건)과 비교해 3.3%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2599건)과 비교하면 54.6%나 증가했다.임의경매 개시결정 신청건수는 지난해 12월 2929건에서 올해 1월 3194건으로 3000건을 넘더니 2월 3889건, 3월 4019건으로 4000건을 넘기며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임의경매는 재판 없이 저당권을 근거로 경매를 신청하는 절차다. 은행이 담보권을 근거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강제경매 개시결정 건수도 올 들어 ‘우상향’이다. 지난달 강제경매 개시결정(집합건물과 건물, 토지 제외) 등기 신청 건수는 2661건으로 지난 2월 대비 2.1% 증가했다. 지난해(2481건)와 비교해 7.3% 늘었다. 마찬가지로 올 들어 1월 2215건, 2월 2607건 등을 기록해 매달 증가세다. KB국민은행의 월간시계열을 보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원 밑으로 내려갔다. 중위가격이란 서울 아파트 매매가를 가격 순으로 줄 세웠을 때의 중간값이다. 지난 2월 9억9333만원을 기록하면서 21개월만에 10억원 밑으로 떨어진 후 지난달 9억7500만원으로 더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5억333만원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으로 커진 원리금 상환 부담에 집값 하락 전망 확산 등이 뒤섞여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12억원대인데 중위 가격이 10억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고가 주택보다 중저가 주택 가격이 더 많이 하락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문제는 경매를 진행해도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단 점이다. 최근 경매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하락하고 있다. 지지옥션의 전국 주거시설 경매 지표를 살펴보면 낙찰률은 1년 전인 2022년2월 42.3%에서 올해 2월 27.3%로 크게 줄었다. 낙찰가율 역시 2022년2월 86.4%에서 6월 86.8%, 12월 72.2%로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올해 2월 기준 72.6%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빌라 낙찰률은 현저히 낮다. 집값 하락기에는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 빌라 낙찰률은 9.6%로 지지옥션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1년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강제경매 신청 사례가 앞으로도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세가율이 높은 주택일수록 집값 하락시기에 보증금을 제때 반환받기 어려울 수 있어 적정시세로 임대차 계약을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이주현 지지옥션 연구원은 “금리 인상과 경기둔화로 주택과 상가 등에 강제경매와 임의경매 신청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시장과 경기상황에 영향을 주는 금리가 하향 안정화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2023.04.09 I 신수정 기자
경쟁률 격차 2배…임대아파트도 '수도권 쏠림' 심화
  • 경쟁률 격차 2배…임대아파트도 '수도권 쏠림' 심화
  •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부동산 시장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커지는 모양새다. 청약시장에 다소 온기가 돌고 미분양 해소와 거래량 증가 등 좋은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온도차이는 확연하다. 임대아파트에서도 비슷한 현상을 보인다. 지난해 임대아파트 청약 경쟁률을 확인해 본 결과 수도권으로의 쏠림현상이 더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2022년 ‘공공지원 민간임대’, ‘민간임대’의 공급가구는 총 1만461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청약 접수건수는 7만7968건으로 평균 7.4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중 수도권은 5944가구 공급 중 5만2564건이 접수돼 8.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지방은 4517가구 중 2만5404건으로 5.62대 1이다. 특히 지방 접수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세종(1만815건)을 제외하면 지방 청약 경쟁률은 3.74대 1로 수도권과 비교해 봤을 때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수도권에 공급한 임대아파트의 청약률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작년 7월 서울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관악 뉴포레는 139가구 모집에 1만5023건이 접수돼 108.0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2월 수원역 푸르지오 더 스마트도 252가구 모집에 6880건이 몰려 27.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둘 다 공공지원 민간임대 주택으로 합리적인 임대료와 안정적인 거주 조건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와 집값 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입지와 지역 등에 따라 청약시장 양극화의 간극은 더 벌어질 수밖에 없으리라 전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서울 집중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여 전체적인 청약시장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며 “대구·경북 등 미분양 고위험지역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청약시장은 시세 차익이 있는 곳으로 몰리는 초 양극화 현상을 나타낼 것”이라며 “가격 경쟁력이 있는 곳만 흥행이 이어지면서 미분양도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023.04.03 I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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