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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포츠의 계절' 여름…유통·호텔업계, 레포츠 휴가객 잡아라
- 해운대글로리 콘도 송정 서프베이 서핑.(사진=켄싱턴호텔앤리조트)[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유통·호텔업계가 ‘레포츠 휴가객’을 잡기 위해 분주하다. 최근 들어 국내·외에서 휴가를 맞아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휴가객이 늘어나면서다. 유통업계는 수상 레포츠 관련 상품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펼치는 한편, 호텔업계에선 수상 레포츠 체험을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11일 숙박공유사이트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서핑, 스킨스쿠버 등 국내 레포츠 여행 예약 건수는 5월 기준 전년 대비 488% 증가했다. 이는 말레이시아, 태국 등 수상 레포츠 발달국에 이은 3위다. 국내 인구가 전세계로 레포츠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 수의 성장률은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레포츠 여행을 예약한 한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전년 대비 741%에 달해 무려 8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동남아시아 여행이 대중화되면서 20대를 중심으로 최근 수년간 수상 레포츠 활동 저변이 급격하게 확대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정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해양레저관광 이용객은 지난 2017년 580만명을 기록하는 등 연평균 8.8%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는 관련 산업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해양레저관광 이용객의 연간 지출액은 23조원, 총 생산 유발효과는 42조2000억원에 달한다. 실제 유통현장에서도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 이마트에선 수상스포츠 관련 상품 매출액이 지난 2018년 전년 대비 93.9% 증가했다. 올해 들어 6월까지도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나면서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이에 맞춰 이마트는 오는 7월3일까지 총 9억원 규모의 비치웨어 대전을 진행한다. 래쉬가드, 비치점퍼, 비치팬츠 등 총 180여종의 비치웨어를 25~46% 할인 판매한다. 또 서핑을 즐기는 서퍼들이 개인 서핑보드를 마련하는 추세에 따라 동호인 수요를 반영한 서핑보드도 기획·제작했다. 가격은 15만~19만원대로 입문자용 서핑보드가 20만원대를 넘기는 것과 비교해 저렴하다. 이밖에 방수팩, 아쿠아슈즈, 부력복, 튜브 등 각종 물놀이용품도 행사카드로 구매시 20% 할인한다. 데이즈 비치웨어. (사진=이마트)호텔업계에선 숙박에 각종 수상 레포츠 체험이 포함된 패키지를 출시하고 있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부산지역 호텔 광안리 바이 켄싱턴과 글로리콘도 해운대는 오는 7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익사이팅 서머’ 패키지를 판매한다. 켄트호텔에선 요트 체험 관광이 포함된 ‘프라이빗 요트 패키지’를 준비했다. 부산 광안리와 해운대 일대를 요트를 이용해 관광할 수 있다. 요트 투어는 약 60분간 운항하며, 수영만요트 경기장을 출발해 마린시티, 동백섬, 해운대, 광안대교 등 부산의 주요 명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 글로리콘도 해운대는 서핑으로 유명한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체험할 수 있는 ‘익사이팅 서머 서핑 패키지’를 마련했다. 숙박과 해수탕 입장권과 함께 전문 강사의 서핑강습을 받을 수 있는 강습권이 포함돼 있다. 2시간동안 서핑을 배운 뒤 1시간동안 자유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제주신라호텔에선 물 위에서 중심을 잡으며 요가 동작을 수행하는 ‘플로팅 요가’ 교실을 마련했다. 플로팅 요가는 일반 요가보다 약 3배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는 이색 레포츠다. 매일 오전 8시부터 40분간 성인 수영장에서 진행하며, 수업 정원은 10명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여름 휴가를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시기가 아닌 새로운 도전과 성취의 시기로 삼는 휴가객들이 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동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체험형 패키지들이 인기를 끌면서 업계서도 상품구성에 나서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 '만화책 사려다 화들짝'…쿠팡, 낯뜨거운 연관검색어 '눈총'
- (사진=쿠팡 홈페이지)[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직장인 A씨는 최근 쿠팡에서 책을 한 권 사려다 낯 뜨거운 경험을 했다. 웹툰으로 인기가 있어 눈여겨본 단행본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사랑해’를 구매하기 위해 상품 검색을 했는데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원색적인 단어들이 연관 검색어로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물뽕’이나 ‘최음’과 같은 단어도 함께 노출됐다. A씨는 “아이가 옆에 있지 않았기에 다행이지 같이 봤으면 어쩔 뻔 했느냐”면서 “청소년도 보는 사이트에서 성인용품 구매를 유도하는 것 같아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몹시 불안하고 불쾌했다”고 말했다. 쿠팡이 낯 뜨거운 연관 검색어로 눈총을 받고 있다.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연관 검색어로 원색적인 성인용품이 노출되고 있어서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동·청소년 보호라는 도의적 책임감을 등한시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업체들은 상품 검색 시 연관 검색어나 추천 검색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상품과 관련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연관 검색어를 제공하는 업체는 쿠팡이 유일하다.A씨의 사례뿐 아니라 ‘인공’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도 쿠팡에서는 성인 자위기구를 지칭하는 연관검색어가 뜬다. 타사에서 ‘인공눈물’이나 ‘안구 건조’, ‘인조잔디’ 등만 제공되는 것과 대조적이다.티몬이나 위메프, G마켓, 옥션, 11번가 등 경쟁사에서는 ‘성인’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더라도 ‘성인용 기저귀’나 ‘성인구명조끼’ 등이 연관 검색어로 오르거나, 아예 연관 검색어를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쿠팡은 ‘성인용품’과 ‘성인기구’ 등 원색적인 연관 검색어가 제공된다.현행법상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규정된 성인용품의 경우 ‘19금’ 표시를 해 이미지가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쿠팡 역시 이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일반적인 제품의 연관 검색어로 성인용품이 노출되는 것을 필터링하고 있는 타 업체와 달리 쿠팡의 방관은 윤리적인 의식 결여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쿠팡 역시 자체적으로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쿠팡은 자사 홈페이지 청소년보호정책을 통해 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유해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별도의 인증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유해매체물 표시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유해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사전예방조치를 하고 있으며 청소년유해물건, 약품, 청소년유해매체 등 청소년에게 유해 할 수 있는 상품의 주문 및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업무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청소년보호 관련법령 및 보호정책, 대처방안 등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청소년보호정책 책임자와 외부 전문기관이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결국 쿠팡은 이번 19금 연관 검색어 논란으로 자체적으로 마련한 안전장치가 부실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고 해서 아무 검색어나 무방비로 노출하진 않는다”라며 “청소년이 볼 수 있는 만화책에까지 성인용품과 관련한 연관 검색어를 제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쿠팡 관계자는 “해당 키워드를 검색한 사람이 추가로 검색한 키워드가 자동으로 노출되는 방식”이라면서 “모니터링을 통해 수정·삭제 조치 등을 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모니터링을 강화해 재발방지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 [두 여사장의 性이야기] 시리즈를 마감하며...'나의 몸'이란 열린 바다로
- [최정윤·곽유라 플레져랩 공동대표] 8월의 마지막 날,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의 폐장일이다. 올여름 천 4백만 명이 넘는 피서객이 다녀갔단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해변은 적막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 텅 빈 바닷가를 보며 [두 여사장의 성 이야기] 시리즈를 마감하는 글을 쓴다.왜 갑자기 부산에 와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겠다. 바로 얼마 전 플레져랩의 세컨드 브랜드 ‘잇츠 마이 플레져(잇마플)’ 매장을 해운대 마린시티에 개장했기 때문이다. 우리를 포함한 몇 팀원이 한동안 부산에 머무는 중이다 보니 마지막 칼럼 역시 해운대에서 쓰게 되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친화적 섹스토이숍을 표방하며 플레져랩이 런칭한 것이 작년 8월. “왜 우리나라엔 여자가 맘 편히 섹스에 관해 이야기할 공간이 없을까?”라는 친구끼리의 대화가 계기가 되었다. 회사명엔 ‘기쁨을 연구하는 곳’이 되려는 바람을 담았다. 시작 당시 우리의 목표는 여성을 위한 섹스토이를 파는 한편 섹스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만드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성적 대상으로만 소비되고 섹스의 즐거움에선 소외되었던 여성들에게 딜도와 바이브레이터를 쥐여주고 자신의 기쁨을 찾을 용기를 주고 싶었다.우리의 포부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지만, 냉소적으로 바라본 이들도 적잖았다. 혹자는 “여자들이 이런 물건을 살 거 같냐”며 이 불황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것이 어리석다고도 했다.하지만 지난 1년간 온·오프라인을 아울러 수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플레져랩을 찾았다. 게다가 우리 고객의 70% 이상은 ‘보란 듯이’ 여성이다. 우리를 적극 지지하는 여성들이 쇼핑뿐 아니라 섹스토이 세미나, 영화 관람, 저자와의 만남, 클럽 파티 등 플레져랩 주최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조언과 격려뿐 아니라 각종 관련 서적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가끔 이 모든 게 기적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골목 안쪽에 자리해 길을 잃지 않으면 절대 발견할 수 없는 합정점, 검색이 잘 안 되는 플레져랩 온라인 사이트를 어떻게 알고 찾아내는지. 늘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다.두 명의 여자들로 시작한 플레져랩은 이제 프랜차이즈인 ‘잇츠 마이 플레져’까지 갖춘 종합 어덜트 토이 브랜드로 성장했다. 국내외 업계에서 주목을 받는 우리는 라스베이거스, 홍콩 등지에서 열리는 국제 성인용품 박람회에 참여할 때마다 해외 거래처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예쁜 섹스토이숍”이란 찬사를 듣는다.하지만 그런 칭찬보다 더 우리를 춤추게 하는 건 매장에 온 여성들이 방문을 계기로 비로소 즐거움의 힌트를 찾았다고 할 때다. 가족과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을 우리에게 털어놓을 때 뭉클하게 감동한다.많은 여성이 우리를 찾는 이유는 여전히 한국에 여자가 섹스에 대해 말하고 즐거워지고 싶은 마음을 토로할 곳이 너무 없기 때문이다. 아직 한국의 성 문화는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올 하반기엔 건강한 섹스 라이프를 위한 큰 물결을 만들고 싶다. 부족한 실력에도 이데일리의 전폭적인 격려 덕분에 20회가 넘게 연재하게 되었다. 시간을 쏟은 만큼 괜찮은 글이 나오면 좋겠지만 늘 아쉬움이 많았다.자신을 인용하는 것은 쑥스러운 일이지만, 마지막으로 첫 칼럼의 한 문단을 다시 소개하면서 이 시리즈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동안 구독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바다가 깊을수록 많은 신비와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오르가즘도 한 꺼풀, 두 꺼풀 안으로 들어갈수록 새로운 짜릿함이 있다. 아직 자신의 성감을 잘 모른다면 섹스토이를 사용하며 자신의 반응에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 몸을 만지며 자신의 숨소리, 점점 격렬해지는 몸의 반응, 머릿속에서 진해지는 판타지, 그리고 뿜어내는 숨 막히는 에너지와 짜릿하게 훑고 지나가는 경련까지 느껴보자. 그리고 마침내 찾아올 오르가즘은 누군가에겐 폭죽, 누군가에겐 불꽃놀이, 혹은 우주 속으로 튕겨 나가는 느낌일 것이다. 그런 경험은 찰나의 신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 내내 이어지는 낮은 허밍 같은 기쁨이리라 확신한다.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나의 몸’이란 열린 바다로 들어가 보자. 거기서 무얼 만날진 당신에게 달렸다.
- 한여름에 패딩 구매..‘청개구리’ 쇼핑객 늘었다
-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철’ 잊은 역시즌 쇼핑이 인기다. 한여름에 겨울 의류는 물론 난방용품을 구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5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겨울의류 판매량이 전년 동비 대비 품목별로 2~4배 증가했다. 아동용 패딩은 지난해 대비 3배 이상(203%), 성인 남성용 패딩 점퍼도 2배 이상(115%) 판매가 늘었다. 스포츠 여성 패딩 조끼는 전년 대비 4배(350%) 이상 크게 증가했고, 여성용 패딩 점퍼도 75% 늘어났다. 보드 또는 스키 장비와 의류, 방한화 등도 여름에 구매하는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보드 장비 판매가 24% 증가했으며 보드용 비니도 150% 늘어났다. 스키복 재킷도 10배 이상(926%) 급증했으며 스키복 팬츠는 82% 증가했다. 등산용 방한화와 부츠도 5배 이상(420%) 판매가 늘었다. 심지어 난로와 보일러 등 겨울 가전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최대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겨울 가전인 보일러와 연탄난로의 판매가 각각 90%, 91%,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일반형 온풍기는 102%, 천장형 온풍기도 6배(500%) 급증했다. 벽난로도 8배 이상(788%) 판매가 늘었으며 연탄난로도 91% 증가했다. 이처럼 계절을 거스르는 역 시즌 쇼핑이 늘면서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겨냥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마련하고 있다. G마켓에서는 오는 10일까지 ‘역 시즌 패션위크’를 진행해 패딩, 코트, 무스탕, 부츠 등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행사기간을 이용하면 ‘랩 부클 무스탕 코트’를 4만9000원에, ‘랩 패딩 벨티드 롱 점퍼’를 5만9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패션지오 울코트’도 69% 할인한 9800원에 판매한다. 행사 기간 1만5000원 이상 구매 시 최대 1만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는 역 시즌 전용 20%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남성헌 G마켓 마케팅 실장은 “의류 및 잡화뿐 아니라 난방용품까지 전반적으로 겨울 용품 수요가 급증하는 등 역 시즌 소비가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최근 유통업계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관련 프로모션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면 보다 알뜰한 구매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두 여사장의 性이야기](22)성인용품사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 [최정윤·곽유라 플레져랩 공동대표] 플레져랩을 창업한 지도 어느새 8개월하고도 2주가 되었다. 수년간 직장인으로, 프리랜서로 커리어를 꾸려 온 우리가 이십 대의 끝자락에 전 재산을 털어 성인용품 매장을 차린 것은 나름 인생을 건 도박이었다. 사업 초기, 대출은 줄줄이 거절당하고 규제까지 신경 써야 하는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지만, 그래도 오픈 하자마자 ‘젊은 비혼 여성 둘이 여성을 타겟으로 한 성인용품 사업을 한다’라는 특이점으로 관심을 끌 수 있었다.그간 30차례 이상 국내외 언론에 소개된 덕분에 꽤 많은 이들이 플레져랩을 찾고 있다. 작년 8월 서울 합정역 인근의 점포 하나로 시작한 우리가 지난달 신사동 가로수길에 두 번째 매장을 차리는 등 첫 자영업 도전치곤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최정윤(오른쪽), 곽유라 플레져랩 공동대표. 사진=플레져랩몇 번 우리의 매출 규모를 경제지 인터뷰에서 밝혔는데, 그 이후 부쩍 창업 문의가 늘었다. 전화, 이메일, 그리고 직접 방문으로 성인용품점 창업에 관심이 있는데 컨설팅을 해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수년간 비슷한 아이템을 고민했노라는 이들부터 은퇴 후 한 번 도전해 보고픈 사업이라는 사람들까지 그 사연과 연령대가 다양하다. 절박한 심정을 담아 “한 수 가르침을 받고자 한다”는 자필 편지를 등기로 보낸 사람도 있었다.안타깝지만 현재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씩 일을 하는 우리로선 창업 관련 상담을 할 여력이 없다. 그렇지만 하루에 적게는 한두 명, 많게는 다섯 명 이상으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받다 보니 그냥 단순히 거절하는 것으로는 좀 모자란 것 같았다. 우리가 당장 돕진 못해도 무언가 건설적인 조언을 할 수 있다면 그리해야 하지 않을까. 사실 이 사업을 한 지 일 년이 채 되지 않은 우리 보다 업계에서 10년 이상 버텨 온 터줏대감들이 해줄 말이 더 많을 것이다. 이들이 지난 세월 동안 법정 싸움 끝에 성인용품 수입 합법화를 이뤄내는 등의 노력을 했기에 이젠 큰 무리 없이 합법적으로 성인용품 사업을 할 수 있다.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성인용품 사업은 특수하고 제약이 많다는 점을 작년에 플레져랩을 세우면서 톡톡히 느꼈기에, 그걸 보탠 몇 가지 생각을 나누려 한다.먼저 이 사업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적성은 ‘섹스토이를 좋아하는 것’이다. 성인용품을 접할 기회가 없어서 안 써본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앞으로 관련 사업을 하고 싶다면 남자건 여자건 본인이 직접 사용해 보고 기기가 주는 감각과 그 기쁨을 느껴보는 것이 맞는 순서라 생각한다. 자신도 매혹하지 못하는 물건을 남들에 파는 것이 잘 되기 어렵다는 게 우리의 지론이다.다음, 사업적 전망을 보자. 국내 섹스토이 산업은 지속해서 팽창하겠지만, 새로 유입된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다. 일단 국내 온라인 성인용품 사이트는 현재 포화상태다. 이미 많은 물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들이 자리 잡은 지 오래고, 그 이외의 사이트들의 상품과 가격, 서비스는 비슷비슷하다. 아주 특이한 물건을 판매한다거나 확 튀는 신선한 방식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꾸밀 재량과 예산이 없다면, 괜히 사이트 제작비만 낭비하는 셈이 될 수 있다. 온라인 홍보엔 제약도 많다.성인용품점 ‘미스에스리더’ 전경. 사진=플레져랩그렇다면 오프라인 매장을 차리는 건 어떨까? 과거에는 많은 상점이 정식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기기, 디자인 카피 제품, 불법 의약품 등을 마구잡이로 ‘부르는 게 값’ 식으로 팔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게 통하지 않는다. 검열과 단속도 더 까다로워졌음은 물론, 소비자도 검색을 통해 대략의 시세를 파악하고 있다. 아,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을 차린 후 홍보를 하고 싶어도 역시나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만약 자리를 잡을 몇 달간 버틸 여력이 있다면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초조해질 것이다. 또 점포를 차리는 데는 아무리 간단하게 해도 기본적으로 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부담이 커진다. 게다가 성인용품은 ‘향락 산업’으로 분류되어 그 어떤 창업 지원금도 받을 수 없다. 간혹 이 일이 ‘소액 창업이 가능한 쉬운 사업’이라 하는 문구가 눈에 띄기도 하는데, 이 비즈니스는 절대로 간단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그 어떤 업종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업종이다. 문화 트렌드를 읽어내는 한편, 다양한 섹스토이와 그 특질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굿바이브레이션즈 전경. 사진=플레져랩우리가 이상적으로 보는 섹스토이의 천국, 샌프란시스코엔 이름을 떨치는 가게만 해도 스무 군데가 넘는다. 이 상점들은 제각각 고유의 개성을 갖고 있고, 몇 년에서 수십 년 까지 영업하며 지역의 명물로 거듭났다. 대표적인 섹스토이 브랜드 ‘굿 바이브레이션즈(Good Vibrations),’ 지난 27년간 가죽 페티시 제품을 판매해온 ‘미스터 에스 레더(Mr.S Leather),’‘ 란제리에 방점을 둔 ’핑크 버니(Pink Bunny),‘ 소규모에 좀 더 캐쥬얼한 ’시크릿츠(Secrets)‘ 등이 각기 다양한 고객층을 유치하며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다.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생기 있는 섹스토이 생태계가 생겨날 수 있다면 우리로서도 반가운 일이다. 그러니 위에 열거한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꼭 성인용품점을 열고 싶다면 자신의 철학을 녹여낸 특별한 성인용품점을 기획하길 바란다. 섹스토이 소비자로서 불편했던 점, 아쉬웠던 점 등을 곰곰이 생각해 보고, 그걸 해결할 수 있는 그런 공간,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를 만든다면 그나마 승산이 있을 것이다.
- [두 여사장의 性이야기](19)소라넷 폐쇄가 우리에 던지는 의미
- [최정윤·곽유라 플래져랩 공동대표] 날씨가 무척이나 화창했던 지난 화요일, 출근하자마자 등기 한 부를 받았다. 여성가족부가 보내온 이 우편물의 골자는 ‘플레져랩이 회사 사이트에 청소년유해매체물 광고를 했으니 시정하라’라는 내용이었다.회사 소개 및 위치 안내를 게재한 우리의 공식 홈페이지에 ‘청소년유해물건’인 성인용품을 파는 플레져랩 쇼핑몰 주소를 올려둔 것이 화근이었다. 온라인몰 입장을 위해 철저히 19세 인증 절차를 거치게 하고, 무미건조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자극적인 사진이나 문구를 의식적으로 배제해온 우리가 ‘청소년의 심신발달에 장애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물건을 파는 ‘유해업소’ 취급을 받으니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그러면서도 이 우편물은 10대들에게 정말 해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곱씹는 계기가 되었다. 경험으로 우리가 하는 일이 성적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성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깨달았지만, 과연 10대들에겐 어떨까? 섹스와 섹스의 기쁨에 대한 말하는 것이 청소년에게 진짜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걸까? 개인적인 자아와 세계 사이에 틈이 생겨나며 사춘기를 맞는 청소년기. 모순투성이인 세상을 알아가는 이때, 호르몬은 춤을 추고, 욕망은 충동적이다. 그리고 어른들이 감추려 하는 것일수록 더 알고 싶어진다.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우리가 청소년이었던 십 몇 년 전에도 ‘섹스’라는 단어를 철저히 금기시했다. 그 말을 들으면 간지러운 기분이 들고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한편 그게 도대체 뭔지 알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PC통신 초창기 시절에도 클릭 몇 번으로 야한 소설부터 포르노까지 검색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온라인, 그리고 성인소설과 만화, 잡지 등으로 얻은 성에 대한 정보는 뒤죽박죽이었고, 틀린 내용이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현실적인 성교육의 부재였다. 학교와 가족 내, 그리고 대중문화에 성 담론이 없었고, 성에 관해 당당히 이야기하는 롤모델을 찾기 어려웠다. 성관계 영상 유포 범죄의 피해자인 여성 연예인들은 되려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사과했고, 그게 TV 연예 프로그램에 반복 재생되었다. 성범죄에 대한 보도는 자극적이었고, 주로 여성 피해자에 불필요하게 초점을 맞췄다. 이런 장면들이 모여 자라나는 이들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드라마와 영화 등 대중문화가 10대 여성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성욕을 가지는 것, 섹스에 대해 말하는 것은 여자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나마 90년대 말, 우리 또래라면 기억하는, 성에 관한 전국적 신드롬이 있었다. 성교육 강사인 구성애씨의 ‘아우성-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성’ 강연이 공중파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어머니 세대의 여성이 자신의 사례는 물론, 실제 있었던 케이스를 들어가며 성에 관해 또렷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공중파로 보는 것은 매우 신선했다. 최정윤·곽유라 플래져랩 공동대표. 사진=플래져랩돌이켜보면 우리의 청소년기에 ‘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더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 일으킨다’고 말해주는 어른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이전보다 온갖 정보 검색이 편해진 지금, 청소년들에게 가장 유해한 것은 제대로 된 정보의 부재, 그리고 대중문화가 은연중에 풍기는 왜곡된 성 인식이다.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성적 즐거움을 음란한 것, 쉬쉬해야 하는 것으로 여긴 잘못된 인식의 결과 중 하나가 소라넷이다. 지난 17년간 최대 음란 사이트로 군림해오다 얼마 전 폐쇄된 이 온라인 커뮤니티는 ‘성인이 은밀한 욕망을 탐험하는 공간’이 아니라 강간 모의, 유출된 성관계 영상, 몰카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던 범죄 사이트다. 그러나 대다수 회원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것’을 ‘성인으로서의 성적 즐거움과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것’으로 착각하고 이 공간을 이용해왔다. 올바른 성적 즐거움을 찾는 방법에 대한 교육도, 논의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소라넷같이 음지에 있는 사이트가 아니어도 청소년의 건강한 심신 발달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들은 한국 대중문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 평균치에서 조금 다른 외모를 희화화하는 것, 폭력을 로맨틱하게 보여주는 것 등은 비뚤어진 메시지를 전한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거칠게 상대를 제압하거나 자기 멋대로 하는 행동을 ‘상남자’로 포장해 주는 것이 그 예다. 이런 상황이지만 어쨌든 청소년에게 해로운 것은 섹스토이를 판매하는 우리(라고한)다. 억울한 노릇이다. 만일 우리의 10대 시절에 성적 기쁨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탐구하는 것이 괜찮은 것이라고 말해주는 어른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지금 10대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는 성적 행위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지만 책임감 없는 행동과 파트너를 배려하지 않는 게 나쁘다는 것, 건강과 위생 문제는 타협해서 안된다는 현실적인 조언일 것이다.
- [두 여사장의 性이야기](18)아름다운 섹스토이..1700만원 고급제품까지
- [최정윤·곽유라 플래져랩 공동대표] 잊을만하면 인터넷 유머 사이트에 한 번씩 등장하는 ‘택배 레전드’ 중 하나. 섹스토이를 온라인으로 구매한 고객이 메모에 ‘성인물품이란 거 티 안 나게 보내달라’ 라고 요청한 내용을 떡하니 송장에 인쇄해 배송한 것을 찍은 사진이다. 남들 모르게 물건을 받아보려다 오히려 내용물을 만천하에 공개한 모순된 상황이 웃음을 자아낸다.위의 에피소드는 남의 일이니 피식 웃고 넘긴다지만, 사실 실제로 인터넷으로 성인용품을 사는 이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비밀 배송 여부다. 플레져랩도 항상 송장에 물품 내역이 인쇄 되는지, 포장은 꼼꼼한지 등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아무래도 자신이나 파트너 외에 누군가 내가 성인용품을 쓴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불편하기 때문이다. 성생활을 하거나 섹스토이를 쓰는 것, 혹은 남들과 조금 다른 성적 취향을 가진 게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지만, 굳이 내 사생활을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성인용품은 보통 침대 옆 서랍장, 아니면 상자 안에 넣어 비밀스럽게 보관한다. 나 역시 과거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 위험한 동행 취재를 위해 중국으로 떠나면서 ‘만약 나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가족이 내 자취방을 정리하다가 섹스토이를 발견하면 곤혹스러울 테지,’하며 출국 전 모든 물건을 내다 버린 적이 있다. 지금이야 성인용품 판매업에 종사하고 있으니 뭐, 말 다했지만 말이다.한편으론 우리가 이 일을 하는 덕에 친구들의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 주기도 한다. 곽 대표의 경우 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딸의 방을 치우다 섹스토이를 발견했는데, 추궁에 당황한 이 친구가 ‘성인용품 사업을 하는 곽유라라는 친구의 부탁 때문에 해외여행 갔다가 사온 것’이라는 변명을 했다고 한다. 어머님이 그걸 믿으셨을는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성인용품을 ‘나만 알고픈 기쁨’으로 감춰두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반영해 21세기에 들어와서는 디자인이 세련된 제품, 혹은 그냥 인테리어 소품 같아 보이는 물건들이 섹스장난감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특히 여성용 섹스토이는 한계가 없다고 할 정도로 발랄한 디자인의 제품이 지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물론 좋은 섹스토이는 예쁜 외양보다는 기능이 우선이지만, 최근 글로벌 성인용품 시장에서 눈에 띄게 선전하는 제품들은 아름다움과 기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제품들이다. 부드러운 곡선, 고급스러운 소재, 흠 잡을 데 없는 마감에 매끈한 거치대까지, 이젠 감추는 게 아니라 꺼내어 전시하고플 정도로 매력적이다. 크레이브의 목걸이형 성인용품. 사진=크레이브게다가 이젠 아예 몸에 두르고 다니는 액세서리형 섹스토이도 있다. 영국 왕립 예술 대학 출신의 여성 디자이너와 스탠퍼드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가 뭉쳐 설립한 미국의 크레이브(Crave)는 최초의 충전식 목걸이 바이브레이터로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의 히트상품인 ‘베스퍼’는 늘씬한 외양으로 원하는 부위를 정확하게 짚어서 자극을 가할 수 있으면서도 어쩌다 핸드백에서 굴러 나와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실 ‘액세서리 겸용’인 제품치고 정말 괜찮은 물건은 찾기 어려운데, 이 제품은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런 디자인의 다양화가 민망함을 방지해 줄 뿐 아니라, 어떤 문화권에선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해준다. 해외 매체에 플레져랩이 소개된 덕에 이슬람 국가에서 온 여성 관광객들을 매장에서 종종 만나볼 수 있는데, 이들은 ‘만약 내 가방에서 섹스토이가 나온다면, 난 말 그대로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 자신은 물론이고 언니, 여동생, 친척까지 다양한 이들을 위한 토이를 구매하면서 당연히 ‘가장 성인용품같이 보이지 않는 제품들’만 산다.물론 노골적인 성인용품도 여전히 수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나는 대다수의 여성 고객들은 나뭇잎, 눈사람, 도토리 모양 등의 귀여운 제품들을 압도적으로 선호한다. “그 누구도 이게 뭔지 모르겠네요!” 또는 “너무 예뻐서 실내 장식으로 두고 싶어요!” 라며 말이다.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는 중인 섹스토이는 이제 초고가 상품, 혹은 예술적 오브제로까지 진화했다. 레로의 24캐럿 금으로 도장된 성인용품 ‘이네즈’. 사진=레로2000년대 초반부터 국제 성인용품 산업을 선도해온 스웨덴의 레로(LELO)가 내놓은 24캐럿 골드 딜도형 바이브레이터 ‘이네즈(Inez)’는 무려 1만5000달러다. 유리장에 넣어서 장식해도 될 만큼 아름다운, 그야말로 하나의 작품이다. 레로는 이 제품이 “기쁨엔 가격을 매길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이들”을 위한 제품이라 말한다. 늘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몇 배로 비싼 가격의 기기가 몇 배의 큰 오르가즘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장인정신과 정성이 깃든, 미세한 디자인 디테일까지 신경 쓴 제품이라면 사용자의 기쁨을 꼼꼼히 고려했을 확률이 높다. 올해엔 또 어떤 아름답고 기발한 ‘기쁨 기기’가 나올는지, 다음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성인물품 박람회에 참가를 준비하는 마음이 설레온다.
- [손 안의 쇼핑카트]②"엄지족이 왕이다"..웹 추월 '골든크로스' 임박
- (사진=티몬 제공)[이데일리 최은영 기자] 마트에서 장을 보고,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구매한 물건을 한데 모아 편하게 들거나 끌고 다녔던 ‘쇼핑백’과 ‘쇼핑카트’의 개념도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발품을 팔기보다 손품을, 이젠 그것도 모자라 이동을 하면서까지 손가락만 움직이면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유통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손 안의 쇼핑’ 시대가 활짝 열린 셈이다. 올해 10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 동향(자료=통계청)모바일 쇼핑 시장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모바일 쇼핑 거래액 비중이 50%에 육박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해 10월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4조76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0.6% 증가한데 비해 이 기간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조286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9.3% 늘었다. 온라인 쇼핑 전체에서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47.9%에 달한다. 이는 전자상거래 추세가 PC 기반 웹 사이트 쇼핑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쇼핑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말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PC를 통한 인터넷 쇼핑 거래액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품목에 따라선 모바일 쇼핑 매출 비중이 웹 매출을 뛰어넘는 ‘골든크로스’ 품목이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 속출하고 있다. 10일 온라인쇼핑사이트인 11번가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여성 소비자가 즐겨 찾는 상품군을 중심으로 모바일 쇼핑의 웹 역전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모바일 매출이 온라인 매출을 뛰어넘은 품목들(자료=11번가)품목별로 보면 물티슈·생리대·성인패드(77%), 여성의류(73%), e쿠폰·상품권·이용권 (66%), 인테리어·DIY(65%), 언더웨어·잠옷·보정속옷(65%), 출산유아용품(65%), 라면·통조림·과자(62%), 애완용품(60%), 장난감·인형·유아교육(58%), 화장품·향수(58%), 침구·커튼·카페트(56%), 건강식품·홍삼·다이어트식품(56%), 수입명품(54%) 등이 웹 구매를 뛰어넘었다. 애완용품, 인테리어 상품, 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 건강식품 등을 모바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1인 가구의 증가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여성들이 주로 구매하는 상품 카테고리에서 모바일 매출 비중이 커 여성 소비자 만족도 향상을 위한 모바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모바일 특화 생필품 코너와 여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생활용품 브랜드 직영몰, ‘쇼핑톡’ ‘1:1톡’ 등 모바일에 특화한 서비스가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에서 같은 기간 모바일 매출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43%를 나타냈다. 하지만 품목에 따라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인 PC를 통한 구매가 압도적인 제품군이 있다. 컴퓨터, 냉장고, TV, 세탁기 등과 같은 대형·디지털 가전이다. 이 사이트에서 노트북·데스크톱, PC부품·주온라인 매출이 여전히 모바일보다 높은 품목들.(자료=11번가)변기기의 매출은 70%가 웹에서 나왔다. TV·냉장고·세탁기(68%), 사무용품·문구(65%)도 PC를 통한 구매가 여전히 활발하다.이는 디지털 제품이나 대형 가전 등은 고가의 제품이 많고 제품 사양을 자세히 살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모바일 쇼핑은 창이 작아 상세한 제품 비교가 어려운 점이 이러한 구매 패턴의 차이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과 청소년이 주로 구매하는 사무용품·문구 역시 모바일로 이동 중에 사기 보다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사는 사람들이 많은 대표적인 인터넷 쇼핑 품목으로 꼽혔다.이렇듯 유통시장이 급변하며 결제, 배송 등 관련 서비스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 7월 신세계그룹이 모바일 통합 결제 서비스 ‘SSG페이’를 출시한데 이어 9월에는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각각 ‘엘페이’와 ‘H월렛’을 출시하고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브루노말리가 신제품으로 선보인 스마트 월렛 ‘우니카’.쿠팡의 ‘로켓배송’부터 신세계의 ‘오토바이 퀵배송’까지 구매한 상품을 최대한 빨리 받아볼 수 있게 하는 신속 배송 서비스도 강화되는 추세다. 이러한 쇼핑 행태의 변화는 우리 주위 패션 상품도 바뀌게 했다. 스마트폰이 지갑의 역할을 대신하며 지갑 크기가 작고 얇아지는 특징을 보인다.10일 온라인 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최근 5년동안 1월부터 11월까지 종류별 지갑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카드지갑과 머니클립이 장지갑과 반지갑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스마트폰 수납이 우선인 지갑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함께 지폐, 동전, 카드 등을 수납할 수 있도록 하고, 여기에 끈을 달아 핸드폰을 따로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브루노말리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지갑 사용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모바일 퍼스트’에서 ‘모바일 온리’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데 이러한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생활양식에 맞게 출시하는 제품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 [욕망을 팝니다]①자본시장 눈뜨다
-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불륜조장 데이팅 회사, 중국 성인용품 제조업체의 기업공개(IPO), 불륜 테마주의 부각…”욕망산업(desire industry)이 자본 시장으로 밀려오고 있다. 과거 은밀하게 거래됐던 상품들도 당당하게 양지로 나오는 것이다. 관련 시장 규모만 최소 120조원 규모가 넘는다. 미국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업체 매치그룹(Match Group)이 최근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뉴욕증권거래소(SEC)에 신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치그룹은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오케이큐피드, 매치닷컴, 틴더를 거느린 업계 선두기업이다. 데이팅앱은 주로 소셜미디어처럼 사회적 네트워크 확장 수단으로 주로 활용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데이팅앱(응용프로그램)이나 사이트가 성관계를 위한 가벼운 만남이나 매춘이나 불륜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비판한다. 데이팅회사가 모바일 시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이용자를 배경으로 시장에서 자유롭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심지어 “인생은 짧습니다. 바람 피우세요”란 자극적 문구로 도덕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기혼자 데이팅 회사 애슐리 매디슨도 런던 증시에 IPO를 추진하기도 했다. 불륜을 앞세운 노골적 노이즈마케팅을 통해 오히려 몸값을 높이는 전략을 추구한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중국 성인용품 제조업체 저장러버헬스사이언스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성문화가 보수적인 중국에서 성인용품업체가 IPO를 타진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세간의 부정적 인식에도 시장에서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간통죄가 위헌이란 판단을 내놓은 이후 콘돔과 피임약, 등산복 업체 등 이른바 ‘불륜 테마주’ 가 주목받았다. 관련 산업군이 주식시장에 자리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 통계 전문 사이트인 스태틱스틱브레인 등에 따르면 작년 기준 데이팅앱과 사이트 시장규모는 16억달러, 성인용품시장은 150억달러, 스트립바 매출은 750억달러, 포르노 산업은 150억달러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를 합하면 적어도 1066억달러(122조원) 수준이다. 브라이언트 폴 미국 인디애나대 교수는 “머지 않은 미래에 소프트웨어와 기구가 결합해 실제(성관계)와 같은 경험이 가능한 세상으로 (관련업계가)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욕망을 팝니다]②돈 되는 곳에 돈 몰린다☞ [욕망을 팝니다]③불륜도 돈이다…욕먹어도 맞춤식 특화☞ [욕망을 팝니다]⑤포르노산업, 소셜미디어의 미래?☞ [욕망을 팝니다]④변화하는 공자의 나라‥性산업 지각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