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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검색결과 75건

'레포츠의 계절' 여름…유통·호텔업계, 레포츠 휴가객 잡아라
  • '레포츠의 계절' 여름…유통·호텔업계, 레포츠 휴가객 잡아라
  • 해운대글로리 콘도 송정 서프베이 서핑.(사진=켄싱턴호텔앤리조트)[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유통·호텔업계가 ‘레포츠 휴가객’을 잡기 위해 분주하다. 최근 들어 국내·외에서 휴가를 맞아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휴가객이 늘어나면서다. 유통업계는 수상 레포츠 관련 상품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펼치는 한편, 호텔업계에선 수상 레포츠 체험을 포함한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11일 숙박공유사이트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서핑, 스킨스쿠버 등 국내 레포츠 여행 예약 건수는 5월 기준 전년 대비 488% 증가했다. 이는 말레이시아, 태국 등 수상 레포츠 발달국에 이은 3위다. 국내 인구가 전세계로 레포츠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 수의 성장률은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레포츠 여행을 예약한 한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전년 대비 741%에 달해 무려 8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동남아시아 여행이 대중화되면서 20대를 중심으로 최근 수년간 수상 레포츠 활동 저변이 급격하게 확대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정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해양레저관광 이용객은 지난 2017년 580만명을 기록하는 등 연평균 8.8%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는 관련 산업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해양레저관광 이용객의 연간 지출액은 23조원, 총 생산 유발효과는 42조2000억원에 달한다. 실제 유통현장에서도 매출 증가가 눈에 띈다. 이마트에선 수상스포츠 관련 상품 매출액이 지난 2018년 전년 대비 93.9% 증가했다. 올해 들어 6월까지도 전년 동기 대비 39% 늘어나면서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이에 맞춰 이마트는 오는 7월3일까지 총 9억원 규모의 비치웨어 대전을 진행한다. 래쉬가드, 비치점퍼, 비치팬츠 등 총 180여종의 비치웨어를 25~46% 할인 판매한다. 또 서핑을 즐기는 서퍼들이 개인 서핑보드를 마련하는 추세에 따라 동호인 수요를 반영한 서핑보드도 기획·제작했다. 가격은 15만~19만원대로 입문자용 서핑보드가 20만원대를 넘기는 것과 비교해 저렴하다. 이밖에 방수팩, 아쿠아슈즈, 부력복, 튜브 등 각종 물놀이용품도 행사카드로 구매시 20% 할인한다. 데이즈 비치웨어. (사진=이마트)호텔업계에선 숙박에 각종 수상 레포츠 체험이 포함된 패키지를 출시하고 있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부산지역 호텔 광안리 바이 켄싱턴과 글로리콘도 해운대는 오는 7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익사이팅 서머’ 패키지를 판매한다. 켄트호텔에선 요트 체험 관광이 포함된 ‘프라이빗 요트 패키지’를 준비했다. 부산 광안리와 해운대 일대를 요트를 이용해 관광할 수 있다. 요트 투어는 약 60분간 운항하며, 수영만요트 경기장을 출발해 마린시티, 동백섬, 해운대, 광안대교 등 부산의 주요 명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 글로리콘도 해운대는 서핑으로 유명한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체험할 수 있는 ‘익사이팅 서머 서핑 패키지’를 마련했다. 숙박과 해수탕 입장권과 함께 전문 강사의 서핑강습을 받을 수 있는 강습권이 포함돼 있다. 2시간동안 서핑을 배운 뒤 1시간동안 자유 서핑을 즐길 수 있다. 제주신라호텔에선 물 위에서 중심을 잡으며 요가 동작을 수행하는 ‘플로팅 요가’ 교실을 마련했다. 플로팅 요가는 일반 요가보다 약 3배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는 이색 레포츠다. 매일 오전 8시부터 40분간 성인 수영장에서 진행하며, 수업 정원은 10명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여름 휴가를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시기가 아닌 새로운 도전과 성취의 시기로 삼는 휴가객들이 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수상 레포츠를 즐기는 동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체험형 패키지들이 인기를 끌면서 업계서도 상품구성에 나서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2019.07.12 I 이성웅 기자
"정부 방관과 남성 침묵 속에서 약물범죄 카르텔 자라났다"
  • "정부 방관과 남성 침묵 속에서 약물범죄 카르텔 자라났다"
  • (사진=‘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 트위터)[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물뽕(GHB) 등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가 논란이지만 여전히 쉽게 약물을 구할 수 있다. 그렇게 판매된 약물이 다 어디에 쓰였겠나. 약물 범죄는 판매자와 구매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사회가 가담하는 조직적인 카르텔이다.”클럽 버닝썬 사태로 약물을 이용한 여성 대상 범죄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에서는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가 열린다. 같은 이름의 다음 카페는 지난 12일 카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집회를 예고하고 “신종 마약을 이용한 여성대상 범죄를 비판하겠다”는 시위 취지를 밝혔다.◇“약물 카르텔은 일종의 산업…클럽 아니어도 피해자 될 수 있어”지난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시위 주최 측은 “남성 약물 카르텔은 일종의 산업처럼 조직화돼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단순히 약물을 파고 사는 이들뿐 아니라 문제를 방관한 정부와 카르텔의 존재를 알면서도 침묵을 지켜온 남성 문화를 함께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2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팀장과 스태프를 모집했다. 서로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고 익명 채팅방 등을 통해 회의를 진행한다. 원래 지인 관계였던 3명을 제외하고는 서로 알지 못한다. 현재 50여 명이 함께 준비하고 있다.시위 명칭인 남성 약물 카르텔은 주최 측이 새롭게 만든 용어는 아니다. 버닝썬 사건 초기 약물 범죄 정황이 나오면서부터 SNS 상에는 남성약물 카르텔 해시태그가 퍼졌다. 주최 측은 “이 말이 현 상황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해 차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카르텔(담합)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약물 범죄는 약물을 팔거나 사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유통업자 등이 조직적으로 엮인 결과”라며 “앞에 남성이 붙은 건 약물 범죄의 가해 성별이 주로 남성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들은 약물 범죄를 클럽 내에서 발생하는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최 측은 “약물 범죄 과정에서 생산된 불법촬영물이 웹하드에 유통되고 있는데 이를 소비하는 남성들 역시 카르텔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직장 동료나 여자친구도 약물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클럽을 이용하지 않는 여성도 얼마든지 약물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마약류 등 금지품목 안내문구가 세워져있는 클럽 ‘버닝썬’ 모습. (사진=연합뉴스)◇“침묵의 카르텔·피해자 탓…약물범죄 존재조차 알기 어려워”이들은 시위를 통해 카르텔을 방관해 온 정부를 비판하고 관련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정부가 ‘한국은 마약 청정국가’라는 이미지를 챙기기 위해 약물 범죄를 지금까지 외면해왔다”며 “유통 과정을 추적하기 어렵다는 핑계로 방관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어 “약물 범죄는 과거부터 존재했다. 하지만 방관과 침묵 속에서 많은 이들은 카르텔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며 “이번 시위를 통해 많은 이들이 사회 전방위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남성 약물 카르텔의 밑그림을 인식하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시위 준비 과정에서도 GHB의 위험성 등을 알리는 홍보 활동에 집중했다”고 전했다.궁극적으로는 약물 범죄를 가볍게 여기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남성들에게는 약물 범죄도 범죄라는 인식이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들은 “성인용품 사이트 등에서 광고 배너로 약물 홍보 글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범죄를 위한 약물이라는 개념은 없다. ‘오늘 한 번’하는 식으로 가볍게 표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이들은 “클럽에서 약을 탄 술을 먹고 피해를 본 여성들에게 ‘클럽에 가서·모르는 남성이 주는 술을 마셔서 피해를 입었다’는 식으로 피해자를 탓하는 문화도 약물 범죄가 지금까지 공론화되는 것을 가로막은 걸림돌”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피해자 탓은 전형적인 2차 가해이며 역시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지난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에서 ‘남성 약물 카르텔 규탄 시위’ 주최 측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조해영 기자)◇“여성들에게 용기를 주는 시위가 됐으면”한편 이번 시위는 혜화역에서 진행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주목받았다. 혜화역은 지난해 불법촬영과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던 장소다. 일명 ‘혜화역 시위’로 알려진 이 시위는 6번 중 4번이 혜화역에서 열렸다.이들은 “약물 범죄 역시 여성 대상의 범죄”라며 “여성인권을 위한 시위가 열렸던 혜화역이라는 장소를 여성 시위의 대표적인 장소로 만들자는 차원에서 장소를 혜화역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준비 단계에서 의견을 받을 때 같은 이유로 혜화역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이들은 제2의 혜화역 시위라는 표현에 대해 “이전 시위(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와 저희 시위의 의제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규탄한다는 점에서 전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앞서 혜화역 시위를 보며 용기를 얻어 여성인권을 말하게 된 이들이 많은데 약물범죄 카르텔 규탄 시위도 여성들에게 그런 용기를 주는 시위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019.02.28 I 조해영 기자
  • [스냅타임] 밖으로 나온 성인용품점…‘19금 놀이터’로 변신
  • ‘신세계’ 등 대기업도 시장 진출…2030커플 방문 점차 늘어‘2년 후 전 세계 시장 58조라는데’…관련 통계조차 없는 韓 R국내 성인용품점 브랜드의 가게 내부 (사진= R사 이태원점 공식 내부 영상)‘붉은 간판과 암막’ 성인용품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이런 성인용품점이 확 바뀌었다. 마치 인테리어 소품점처럼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밝은 인테리어는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확 잡아끈다. 2030세대 데이트 장소로 손꼽히는 가로수길, 이태원, 홍대, 종각역의 젊음의 거리 등에서도 쉽게 성인용품점을 볼 수 있다.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성인용품점이라 하면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고 도대체 안에서 무슨 물건을 파는지 폐쇄적이고 음침한 이미지를 떠올렸다. 요즘은 남녀 사이에 이색 데이트 코스로 성인용품점이 꼽힐 정도다.양지로 나온 성인용품점직장인 이모(28)씨는 “인테리어 소품점인줄알고 남자친구와 들어갔다가 성인용품이 진열돼 있어 놀랐다”며 “밝은 인테리어가 거리낌을 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국내 성인용품 브랜드 R사의 한 관계자는 “2030 젊은 층이 주요 고객”이라며 “과거보다 성인용품점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가”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요즘 젊은 세대의 트랜드에 맞게 밝고 산뜻한 인테리어를 추구하거나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취급한다”며 “친절하고 상세히 제품설명을 하도록 직원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고객이 성인용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거부감을 줄이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배정원 행복한성문화센터 대표는 “성인용품점·피임기구와 같은 성 관련 시장이 과거보다 개방적이고 자유로워지는 분위기는 긍정적이고 건강한 성문화를 형성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며 “추가로 올바른 성교육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B사 콘돔 피팅룸 광고 포스터)급성장 성인용품시장…대기업도 뛰어든다성인용품 산업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1인 가구’의 성장에 따라 주목을 받고 있다.글로벌 통계 정보 사이트 스태티스틱 브레인은 2016년 전 세계 섹스토이 산업 규모를 연간 152억5000만달러(약 17조418억원)로 집계했다.시장조사 업체 마켓워치도 세계 섹스토이 시장 규모가 2020년까지 520억 달러(약 58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에 스타벅스 체인점보다 성인용품 판매 상점이 훨씬 많다고 전했다.실제로 중국의 성인용품 시장 규모는 매년 30%씩 성장하면서 지난해 기준 약 1000억 위안. 우리 돈 약 15조원의 규모로 성장했다. 전 세계 성인용품의 70%가 ‘메이드 인 차이나’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이처럼 전 세계적인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자 국내 대기업도 성인용품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그룹이 시작한 ‘삐에로쑈핑’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곳은 ‘성인용품 코너’다.삐에로쑈핑이 추구하는 ‘B급 감성’과 맞물려 코스프레용 란제리부터 콘돔·바이브레이터·딜도 등 성인용품점에서 취급하는 웬만한 물건은 다 있다. 거기에 ‘난 혼자 싼다’, ‘1초 만에 내 손으로 홍콩’ 등 웃음을 유발하는 상품명은 소비자의 관심을 더 이끄는 요소가 되고 있다.일본의 글로벌 섹슈얼 브랜드 ‘텐가(TENGA)’도 국내 진출을 선언했다. 텐가는 2005년 일본에서 설립된 이래 자위기구 글로벌 누적 판매 수 7000만개의 기록했다. 텐가는 ‘성기를 대상화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반영해 누가 봐도 거부감 없는 디자인을 탄생시켰다. (사진=이미지투데이)규제·안전관리는 제자리 걸음성인용품산업의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정확한 경제적 가치 추산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의 시장규모가 어느 수준이고 앞으로 한국 내 성인용품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연구결과조차 없다. 이유는 정부의 규제와 안전 관리 체계가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국세청 관계자는 “성인용품 업체의 취급 품목(성인용품)에 관한 업체코드가 아직 개설돼 있지 않아 ‘문구 소매’나 ‘장난감 소매’로 등록할 것”이라며 “현재 국내 성인용품점의 규모를 정확한 수치로 내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업계 관계자들은 성인용품 관련 주무부처가 없고 아직 각종 규제가 애매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성인용품 산업을 관리하는 주무부처가 없다는 점도 큰 문제다.관리·감독 기관이 없다 보니 안전 기준도 없다. 성인용품점들은 ‘문구업’이나 ‘잡화업’으로 등록돼 있다.지난 2014년 소비자원이 보건복지부에 성인용품에 대한 안전 기준을 마련해 달라 건의했지만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가 없다”는 답만 되풀이하고 있다.해외에서 들여오는 성인용품은 심의위원회를 거쳐 통관이 허용돼야 수입할 수 있다. 하지만 관세사별로 미풍양속을 해치는 물품이라 판단하면 통관을 보류할 수 있다.배정원 대표는 “성인용품과 콘돔과 같은 위생·피임기구를 밝고 건강한 시각으로 보는 사회가 와야 한다”며 “성에 대한 담론이 자유롭고 긍정적으로 이뤄져야 건강한 성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장영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인용품이 양지로 나올수록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양성화를 통해 적절한 규제가 수반되면 더 안전하고 건전한 성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8.12.17 I 김민지 기자
  • [스냅타임] 첫 성관계 나이 평균 13.1세...10대 “콘돔을 어떻게…”
  • [외면받는10대의性①]의료기기 콘돔…‘성인용품’ 취급첫 성관계 나이 평균 13세…불법 낙태시술로 사망까지 합리적 피임 방법 절실하지만…실질적 정책 마저 없어 (사진=이미지투데이)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에 청소년이 콘돔을 살 수 없어 비닐봉지나 랩을 사용해 피임한다는 글이 올라와 충격을 줬다. 대부분 콘돔은 성인인증을 하거나 성인용품코너에 있어 10대가 접근하기 어렵다.외면받는 10대의 성. 제대로 된 피임을 하지 못한 채 원치 않는 임신으로 낙태를 선택하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청소년의 성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서구에서는 이미 10대 성교육이 현실적으로 이뤄지지만 우리 사회에선 10대의 성을 말하는 것조차 금기시하고 있다.첫 성관계 나이 평균 13.1세2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 조사 결과 10대의 첫 성관계 나이가 13.1세로 나타났다.한국 청소년들의 첫 성경험이 평균 초등 5~6학년 때 이뤄진다는 이야기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청소년의 임신 경험률은 0.2~0.3%다. 이 가운데 임신을 경험한 청소년의 약 79%가 임신중절수술을 받았다.청소년 성 경험은 점점 더 빨라지고 많아지고 있다.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6.5%만이 ‘항상 피임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2016년 청소년 피임실천율은 51.9%에 그쳤다.미국 청소년의 98.8%가 피임을 하고 있다는 점을 비교해봐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원치 않은 임신을 했다가 불법 낙태 시술로 목숨까지 잃는 사고도 발생한다.2012년에는 임신 23주째였던 여고생이 임신 중절 수술을 받다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생은 수술 도중 자궁에 생긴 구멍 때문에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해당 병원은 현금 650만원을 요구하며 수술을 권했고 문제가 생기자 잠적했다.첫 성경험 나이가 낮아지면서 질병에 걸릴 가능성도 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치단체 청소년상담는 “10대 여학생의 임질, 자궁경부암 등 성병 상담이 최근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합리적 피임 방법 시급하지만…콘돔은 성인용품이 아닌 피임·성병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3등급 의료기기’에 속한다. 따라서 현행법상 나이와 무관하게 누구나 콘돔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특수형이다.일반형은 누구나 살 수 있지만 특수형은 ‘유해 물건’으로 지정돼 미성년자가 살 수 없다. 특수형을 사는 미성년자나 이를 판매하는 업주 모두 청소년보호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는다.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지난 2011년 성적 자극을 위해 제작된 특수형 콘돔은 유해물건으로 지정해 미성년자에게 팔 수 없도록 지정했다”며 “청소년의 심신을 심각하게 손상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대학생 박모(20)씨는 “특수형이나 일반형 상관없이 콘돔은 피임기구이자 성병 예방을 위한 것일 뿐인데 어떤 근거에서 청소년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는지 도통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콘돔을 판매하는 업주는 일반형과 특수형을 나눠 진열해 판매해야 하지만 이런 규정을 잘 모르거나 성인용품 코너에 그냥 섞어놓고 판매하고 있어 청소년들의 접근이 사실상 어렵다.온라인 쇼핑몰에서 사고 싶어도 성인인증을 해야 한다. 약국에서 사고 싶어도 약사와 직접 대면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약국 구매는 꿈도 못 꾸는 실정이다. ‘먹는 낙태약’인 미프진 또한 불법 사이트나 ‘카톡 거래’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다.미프진을 검색하면 ‘청소년에게 유해한 결과는 제외됐습니다’라며 성인 인증을 요구한다. 김영숙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은 “100%의 피임 방법이 없는 이상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문승관 김민지 기자]
2018.11.22 I 김민지 기자
'만화책 사려다 화들짝'…쿠팡, 낯뜨거운 연관검색어 '눈총'
  • '만화책 사려다 화들짝'…쿠팡, 낯뜨거운 연관검색어 '눈총'
  • (사진=쿠팡 홈페이지)[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직장인 A씨는 최근 쿠팡에서 책을 한 권 사려다 낯 뜨거운 경험을 했다. 웹툰으로 인기가 있어 눈여겨본 단행본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사랑해’를 구매하기 위해 상품 검색을 했는데 차마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원색적인 단어들이 연관 검색어로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물뽕’이나 ‘최음’과 같은 단어도 함께 노출됐다. A씨는 “아이가 옆에 있지 않았기에 다행이지 같이 봤으면 어쩔 뻔 했느냐”면서 “청소년도 보는 사이트에서 성인용품 구매를 유도하는 것 같아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몹시 불안하고 불쾌했다”고 말했다. 쿠팡이 낯 뜨거운 연관 검색어로 눈총을 받고 있다. 누구나 구매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연관 검색어로 원색적인 성인용품이 노출되고 있어서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동·청소년 보호라는 도의적 책임감을 등한시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업체들은 상품 검색 시 연관 검색어나 추천 검색어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상품과 관련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연관 검색어를 제공하는 업체는 쿠팡이 유일하다.A씨의 사례뿐 아니라 ‘인공’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도 쿠팡에서는 성인 자위기구를 지칭하는 연관검색어가 뜬다. 타사에서 ‘인공눈물’이나 ‘안구 건조’, ‘인조잔디’ 등만 제공되는 것과 대조적이다.티몬이나 위메프, G마켓, 옥션, 11번가 등 경쟁사에서는 ‘성인’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더라도 ‘성인용 기저귀’나 ‘성인구명조끼’ 등이 연관 검색어로 오르거나, 아예 연관 검색어를 제공하지 않는다. 반면 쿠팡은 ‘성인용품’과 ‘성인기구’ 등 원색적인 연관 검색어가 제공된다.현행법상 청소년 유해물건으로 규정된 성인용품의 경우 ‘19금’ 표시를 해 이미지가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쿠팡 역시 이 규정을 어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일반적인 제품의 연관 검색어로 성인용품이 노출되는 것을 필터링하고 있는 타 업체와 달리 쿠팡의 방관은 윤리적인 의식 결여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쿠팡 역시 자체적으로 안전장치를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쿠팡은 자사 홈페이지 청소년보호정책을 통해 19세 미만의 청소년이 유해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별도의 인증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유해매체물 표시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유해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사전예방조치를 하고 있으며 청소년유해물건, 약품, 청소년유해매체 등 청소년에게 유해 할 수 있는 상품의 주문 및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업무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청소년보호 관련법령 및 보호정책, 대처방안 등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청소년보호정책 책임자와 외부 전문기관이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결국 쿠팡은 이번 19금 연관 검색어 논란으로 자체적으로 마련한 안전장치가 부실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고 해서 아무 검색어나 무방비로 노출하진 않는다”라며 “청소년이 볼 수 있는 만화책에까지 성인용품과 관련한 연관 검색어를 제공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쿠팡 관계자는 “해당 키워드를 검색한 사람이 추가로 검색한 키워드가 자동으로 노출되는 방식”이라면서 “모니터링을 통해 수정·삭제 조치 등을 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모니터링을 강화해 재발방지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2018.05.24 I 함지현 기자
27조원 성인용품시장 꽃 피우려면
  • [기자수첩]27조원 성인용품시장 꽃 피우려면
  •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외관을 뒤덮은 빨간 시트지와 하트모양 스티커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출입구. 성인용품점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게 이처럼 ‘들어가기 부끄러운 곳’이었다. 이런 성인용품점이 세련된 분위기를 무기로 양지로 나오고 있다. 첫 스타트는 지난 2015년 말 홍대에 플레져랩이라는 여성전용 성인용품점이 문을 열면서다. 플래져랩의 분위기는 기존의 성인용품점과는 완전히 다르다. 화장품 등을 파는 부띠끄숍으로 오해를 할 만도 하다. 실제로 부띠끄숍으로 알고 들어왔다가 당황해 하는 손님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여자들이 밖에서 망측하게 성인용품을 사겠어?’라는 부정적 시선과 달리 플레져랩은 문을 열자마자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월 2배 이상의 매출액 성장을 이뤄냈으며 1년도 되지 않아 강남에 2호점을 냈다. 사람들 마음속에 감춰뒀던 성에 대한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탄생한 것. 플레져랩의 성공에 이어 전국 각지에서 부띠끄샵 형태의 성인용품점이 생겨나고 있다. 독일의 유명 성인용품업체인 베아테우제도 이태원에 얼마전 문을 열었다. 온라인에서 성상담 등을 했던 성생활종합사이트 바디로는 대구와 부산에 오프라인 숍을 열었다. 일본 성인용품 업체 텐가 역시 한국에 오프라인 매장문을 연다하니 그야말로 한국 성인용품시장의 대격변기다. 성인용품시장 규모는 생각보다 크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세계 성인용품시장은 2020년까지 약 2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성인용품을 ‘저질스러운 물건’쯤으로 여긴다. 성인용품에 대한 어떠한 광고도 금지돼 있으며 유일하게 할 수 있는 통로는 SNS(소셜네트워크) 뿐이다. 심지어 미성년자도 구입할 수 있는 콘돔마저도 온라인에서는 성인인증을 해야 구입이 가능하니 한국사회가 아직 얼마나 보수적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성인용품시장은 한국에서 꽃피지 못한 최고의 블루오션 중 하나다. ‘체통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억누르고 경제적인 가치를 무시하는 건 아직 의식 수준이 조선시대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성인용품시장을 하루라도 빨리 양지로 올려 고부가가치 신사업으로 육성해야 하며, 의료용품과 같은 철저한 시장 관리를 통해 건강한 성생활도 함께 도모해야 한다.
2017.01.26 I 채상우 기자
  • 최음.성기능 개선제 약 30%서 식품 사용불가 부정물질 혼입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성기능 개선·원기 증강 효과를 표방하며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인 최음제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중 약 30% 가량이 식품에 사용 불가한 부정물질이 섞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제품에서 가장 많이 검출된 부정물질은 삼지구엽초 성분인 이카린이었다. 1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 신종유해물질팀 조천호 주무관팀이 온라인에서 124건, 서울 등 전국의 대형마트, 백화점, 성인용품점 등 오프라인에서 37건 등 모두 161건(성기능 개선이나 최음제로 판매 중인 제품)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식품 중 발기부전치료제 및 사용금지 성분 모니터링)는 한국식품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조 주무관팀의 분석결과 161건 중 48건(30%)에서 식품에 사용해선 안 되는 부정물질이 검출됐다. 부정물질이 확인된 제품 48건 중 39건(81%)은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것이었다. 9건(19%)은 오프라인(성인용품점)에서 구매한 제품이었다. 부정물질이 확인된 48건을 유형 별로 분류하면 식이보충제가 34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미(未)표시 11건, 허브보충제 3건 순이었다. 제조국 별로는 미국산이 40건으로 최다를 기록했고, 호주ㆍ이탈리아ㆍ영국산이 각각 11건이었다. 국적 불명도 5건 있었다. 조 주무관팀은 논문에서 “미국 제품에서 부정물질이 많이 검출된 것은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미국산을 가장 쉽게 살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가장 많이 검출된 부정물질은 이카린(20건)이었다. 요힘빈(16건)ㆍ타다라필(16건)ㆍ실데나필(11건)ㆍ클로로프레타다라필(4건)ㆍ디메틸실데나필(1건)ㆍ디메틸티오실데나필(1건)도 검출됐다. 삼지구엽초 성분인 이카린은 주류엔 사용할 수 있으나 식품엔 사용 불가인 성분이다. 요힘빈이 함유된 요힘베 껍질(yohimbe bark)도 식품 사용이 금지돼 있다. 조 주무관팀은 논문에서 “천연(natural)이어서 안전하다는 소비자 인식으로 인해 허브ㆍ식품에 사용 금지된 생약ㆍ한약재 등이 포함된 제품이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며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서 허브ㆍ식품 등을 구입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조 주무관팀이 성인용품점에서 구입한 제품 11건 중 5건은 가짜 발기부전치료제였고, 여기선 실데나필(비아그라 성분)이나 타다라필(시알리스 성분)이 검출됐다. 이 중 3건에선 제품에 표시된 함량보다 적은 양의 실데나필이 나왔다. 나머지 2건에선 표시된 함량보다 1.2∼3.7배나 높은 양의 실데나필과 타다라필이 검출됐다. 조 주무관팀은 논문에서 “시판 중인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는 허가받지 않은 시설에서 불법적으로 제조돼 순도(純度)가 낮다”며 “단기간에 효과를 내기 위해 과량 혼입하거나 둘 이상의 성분을 함께 섞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특히 실데나필ㆍ타다라필이 함께 든 제품 중 중 일부는 하루 권장 복용량을 초과한 용량이 들어 있어, 심혈관계 질환이나 저혈압 환자가 섭취하면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2016.11.16 I 이순용 기자
 "VR·드론 체험해요"..플레이앤셰어
  • [e기업] "VR·드론 체험해요"..플레이앤셰어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아직 콘텐츠가 부족하고 기기 또한 비싸 설익었다는 평가를 받는 가상현실(VR). 그래도 돈을 버는 VR 사업체가 있다. VR이 아직 일반 소비자들한테 익숙하지 못하다는 점을 착안해 VR 체험형 카페를만든 플레이앤셰어다. 플레이앤셰어의 창업자이자 VR방 전문업체 VR플러스의 본부장인 김재헌 대표는 농심에서 5년 4개월을 일했다. 김 대표는 농심 재직 당시 신사업 등을 발굴하는 기획 일을 했다. 신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는 그에게 있어 익숙한 일이었다. 김재헌 VR플러스 본부장 겸 플레이앤셰어 대표회사를 나오기 전 김 대표가 주목한 분야는 VR이었다. 시장 초기인데다 VR에 호기심을 갖는 소비자가 타깃이었다. 하지만 시작은 녹록지 않았다. VR 장비와 콘텐츠가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VR 장비를 대여하고 소비자에 요금을 받기에는 무리라고 판단했다. 이후 김 대표는 사업 방향을 수정했다. VR기기 외에 전동휠, 드론과 같은 장비를 구비했다. 성인들의 취미용품으로 동호회까지 생길 정도지만 직접 구매하기는 부담스러웠던 장비다. 수익은 커피나 차 등 음료에서 냈다. 커피 한 잔만 사면 VR이나 드론이나 무료로 써 볼 수 있는 사업 구조다. 김 대표는 “도심형 성인들의 테마파크 혹은 오락실로 보면 된다”며 “VR을 비롯해 70여 제품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업 아이디어는 매출로 이어졌다. 창업 한 달만이던 지난해 10월 임대료 정도 수익을 냈다. 두 달 뒤에는 월 매출 1500만원으로 증가했다. 김 대표 본인은 물론 공동창업자도 ‘먹고살 만한 정도’가 됐다. 입소문이 나자 업체에서 먼저 찾아왔다. 소비자들에 자신들의 제품을 체험하게 만들 목적이다. 덕분에 플레이앤셰어의 제품 도입 비용은 줄었다. 방문객이 제품을 장기 렌탈을 하거나 구매하면 수수료 수익까지 올릴 수 있게 됐다. 체험형 오프라인 카페는 방문객들의 호응을 받았지만 김 대표의 고민은 여전했다. 일부 방문객이 장시간 나가지 않고 버틸 때다. 그는 “심지어 12시간 넘게 있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이용 시 제한 시간을 두고 있다. 순서를 기다리는 방문객이 있을 때는 100분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또 한 가지는 온라인 사업. 온라인을 통한 렌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지만 예상만큼 성과는 나지 않았다. 김 대표는 공유 경제의 일환으로 값비싼 드론이나 전동휠을 소비자가 서로 나눠 쓰자는 취지로 온라인 사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장 가격 형성이 되지 않아 온라인 사업 비중은 줄어들었다. 자본력을 갖춘 대형 기업이 물품 렌탈 사업에 진입하면서 ‘가격 파괴’를 했던 것. 렌탈 비용이 1000원대까지 떨어지자 자신의 값비싼 장비를 공유해 수익을 올리려는 수요가 사라졌다. 김 대표는 VR방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본격적인 전문 VR 체인인 셈이다. 그는 VR방 전문 업체 VR플러스에 플레이앤셰어를 매각했다.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한 확장을 선택한 것이다. VR플러스는 부산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VR방을 설립중이다. 김 대표는 “아직 VR에 대한 법적 제도적 기준이 없다보니 여러 규제를 받곤 한다”면서도 “하지만 VR이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란 점을 감안하면 (VR방 등을 통해) VR을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팟캐스트 링크 http://www.podbbang.com/ch/12414?e=22112099
2016.10.18 I 김유성 기자
 시리즈를 마감하며...'나의 몸'이란 열린 바다로
  • [두 여사장의 性이야기] 시리즈를 마감하며...'나의 몸'이란 열린 바다로
  • [최정윤·곽유라 플레져랩 공동대표] 8월의 마지막 날,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의 폐장일이다. 올여름 천 4백만 명이 넘는 피서객이 다녀갔단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해변은 적막하다. 그리고 우리는 그 텅 빈 바닷가를 보며 [두 여사장의 성 이야기] 시리즈를 마감하는 글을 쓴다.왜 갑자기 부산에 와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도 있겠다. 바로 얼마 전 플레져랩의 세컨드 브랜드 ‘잇츠 마이 플레져(잇마플)’ 매장을 해운대 마린시티에 개장했기 때문이다. 우리를 포함한 몇 팀원이 한동안 부산에 머무는 중이다 보니 마지막 칼럼 역시 해운대에서 쓰게 되었다. 한국 최초의 여성 친화적 섹스토이숍을 표방하며 플레져랩이 런칭한 것이 작년 8월. “왜 우리나라엔 여자가 맘 편히 섹스에 관해 이야기할 공간이 없을까?”라는 친구끼리의 대화가 계기가 되었다. 회사명엔 ‘기쁨을 연구하는 곳’이 되려는 바람을 담았다. 시작 당시 우리의 목표는 여성을 위한 섹스토이를 파는 한편 섹스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를 만드는 것이었다. 오랫동안 성적 대상으로만 소비되고 섹스의 즐거움에선 소외되었던 여성들에게 딜도와 바이브레이터를 쥐여주고 자신의 기쁨을 찾을 용기를 주고 싶었다.우리의 포부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지만, 냉소적으로 바라본 이들도 적잖았다. 혹자는 “여자들이 이런 물건을 살 거 같냐”며 이 불황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것이 어리석다고도 했다.하지만 지난 1년간 온·오프라인을 아울러 수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플레져랩을 찾았다. 게다가 우리 고객의 70% 이상은 ‘보란 듯이’ 여성이다. 우리를 적극 지지하는 여성들이 쇼핑뿐 아니라 섹스토이 세미나, 영화 관람, 저자와의 만남, 클럽 파티 등 플레져랩 주최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조언과 격려뿐 아니라 각종 관련 서적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가끔 이 모든 게 기적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골목 안쪽에 자리해 길을 잃지 않으면 절대 발견할 수 없는 합정점, 검색이 잘 안 되는 플레져랩 온라인 사이트를 어떻게 알고 찾아내는지. 늘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다.두 명의 여자들로 시작한 플레져랩은 이제 프랜차이즈인 ‘잇츠 마이 플레져’까지 갖춘 종합 어덜트 토이 브랜드로 성장했다. 국내외 업계에서 주목을 받는 우리는 라스베이거스, 홍콩 등지에서 열리는 국제 성인용품 박람회에 참여할 때마다 해외 거래처로부터 “세상에서 가장 예쁜 섹스토이숍”이란 찬사를 듣는다.하지만 그런 칭찬보다 더 우리를 춤추게 하는 건 매장에 온 여성들이 방문을 계기로 비로소 즐거움의 힌트를 찾았다고 할 때다. 가족과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을 우리에게 털어놓을 때 뭉클하게 감동한다.많은 여성이 우리를 찾는 이유는 여전히 한국에 여자가 섹스에 대해 말하고 즐거워지고 싶은 마음을 토로할 곳이 너무 없기 때문이다. 아직 한국의 성 문화는 바뀌어야 할 부분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올 하반기엔 건강한 섹스 라이프를 위한 큰 물결을 만들고 싶다. 부족한 실력에도 이데일리의 전폭적인 격려 덕분에 20회가 넘게 연재하게 되었다. 시간을 쏟은 만큼 괜찮은 글이 나오면 좋겠지만 늘 아쉬움이 많았다.자신을 인용하는 것은 쑥스러운 일이지만, 마지막으로 첫 칼럼의 한 문단을 다시 소개하면서 이 시리즈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동안 구독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바다가 깊을수록 많은 신비와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처럼 오르가즘도 한 꺼풀, 두 꺼풀 안으로 들어갈수록 새로운 짜릿함이 있다. 아직 자신의 성감을 잘 모른다면 섹스토이를 사용하며 자신의 반응에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 몸을 만지며 자신의 숨소리, 점점 격렬해지는 몸의 반응, 머릿속에서 진해지는 판타지, 그리고 뿜어내는 숨 막히는 에너지와 짜릿하게 훑고 지나가는 경련까지 느껴보자. 그리고 마침내 찾아올 오르가즘은 누군가에겐 폭죽, 누군가에겐 불꽃놀이, 혹은 우주 속으로 튕겨 나가는 느낌일 것이다. 그런 경험은 찰나의 신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 내내 이어지는 낮은 허밍 같은 기쁨이리라 확신한다.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나의 몸’이란 열린 바다로 들어가 보자. 거기서 무얼 만날진 당신에게 달렸다.
2016.09.07 I 채상우 기자
한여름에 패딩 구매..‘청개구리’ 쇼핑객 늘었다
  • 한여름에 패딩 구매..‘청개구리’ 쇼핑객 늘었다
  •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철’ 잊은 역시즌 쇼핑이 인기다. 한여름에 겨울 의류는 물론 난방용품을 구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5일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겨울의류 판매량이 전년 동비 대비 품목별로 2~4배 증가했다. 아동용 패딩은 지난해 대비 3배 이상(203%), 성인 남성용 패딩 점퍼도 2배 이상(115%) 판매가 늘었다. 스포츠 여성 패딩 조끼는 전년 대비 4배(350%) 이상 크게 증가했고, 여성용 패딩 점퍼도 75% 늘어났다. 보드 또는 스키 장비와 의류, 방한화 등도 여름에 구매하는 고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보드 장비 판매가 24% 증가했으며 보드용 비니도 150% 늘어났다. 스키복 재킷도 10배 이상(926%) 급증했으며 스키복 팬츠는 82% 증가했다. 등산용 방한화와 부츠도 5배 이상(420%) 판매가 늘었다. 심지어 난로와 보일러 등 겨울 가전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최대 8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겨울 가전인 보일러와 연탄난로의 판매가 각각 90%, 91%,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일반형 온풍기는 102%, 천장형 온풍기도 6배(500%) 급증했다. 벽난로도 8배 이상(788%) 판매가 늘었으며 연탄난로도 91% 증가했다. 이처럼 계절을 거스르는 역 시즌 쇼핑이 늘면서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겨냥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마련하고 있다. G마켓에서는 오는 10일까지 ‘역 시즌 패션위크’를 진행해 패딩, 코트, 무스탕, 부츠 등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행사기간을 이용하면 ‘랩 부클 무스탕 코트’를 4만9000원에, ‘랩 패딩 벨티드 롱 점퍼’를 5만9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패션지오 울코트’도 69% 할인한 9800원에 판매한다. 행사 기간 1만5000원 이상 구매 시 최대 1만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는 역 시즌 전용 20%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남성헌 G마켓 마케팅 실장은 “의류 및 잡화뿐 아니라 난방용품까지 전반적으로 겨울 용품 수요가 급증하는 등 역 시즌 소비가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며 “최근 유통업계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관련 프로모션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면 보다 알뜰한 구매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6.07.05 I 최은영 기자
어린이날 선물, 카봇·터닝메카드 등 국산장난감 1~3위
  • 어린이날 선물, 카봇·터닝메카드 등 국산장난감 1~3위
  •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올해 어린이날 선물 시장에서는 국산 캐릭터 장난감이 강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온라인쇼핑사이트 옥션(www.auction.co.kr)에 따르면 어린이날을 앞두고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장난감·완구 상품군의 판매 순위를 살펴본 결과, 토종 애니메이션 ‘헬로카봇’의 변신로봇 장난감이 1위를 차지했다. 2, 3위 역시 국산 캐릭터 장난감으로 ‘터닝메카드’와 ‘또봇’이 그 뒤를 이었다. 옥션 관계자는 “2014년 미국 월트디즈니 영화 ‘겨울왕국’ 관련 완구, 지난해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요괴워치’ 완구가 각각 1위에 오른 것과 대조적으로 올해는 국산 캐릭터 장난감이 판매 상위를 휩쓸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해외 브랜드 장난감으로는 레고(LEGO) 시리즈 신상품 ‘넥소나이츠 클레이어 럼블 블레이드(5만7200원)’가 인기를 얻고 있다. 옥션은 19~25일 고객 667명을 대상으로 올해 ‘어린이날 선물 트렌드(유행)’에 관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그 결과 부모·가족 등 성인이 가장 선호하는 어린이날 선물은 장난감 완구로 48%의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는 학용품(18%)과 패션용품(12%) 등이 꼽혔다. 1인 기준 예상 선물 가격대로는 ‘2만원 이상~3만원 미만(25%)’이 가장 많았다. 응답 고객 17%는 ‘4만원 이상~5만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평균 예상 지출 금액은 4만4000원으로 집계됐다.선물을 사줘야 할 대상은 자녀(36%)보다 조카(39%)가 더 많았다. 옥션은 다음 달 2일까지 ’올킬 슈퍼위크-동심저격 어린이 선물‘ 행사를 열고 날마다 한 개씩 파격적 가격으로 어린이날 인기 상품을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다. 또 다음달 4일까지 ’우리 아이 취향 저격 어린이날 선물대전-장르별 선물‘ 행사도 진행한다. 옥션 연도별 어린이날 장난감 판매 순위
2016.04.26 I 최은영 기자
(22)성인용품사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 [두 여사장의 性이야기](22)성인용품사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 [최정윤·곽유라 플레져랩 공동대표] 플레져랩을 창업한 지도 어느새 8개월하고도 2주가 되었다. 수년간 직장인으로, 프리랜서로 커리어를 꾸려 온 우리가 이십 대의 끝자락에 전 재산을 털어 성인용품 매장을 차린 것은 나름 인생을 건 도박이었다. 사업 초기, 대출은 줄줄이 거절당하고 규제까지 신경 써야 하는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지만, 그래도 오픈 하자마자 ‘젊은 비혼 여성 둘이 여성을 타겟으로 한 성인용품 사업을 한다’라는 특이점으로 관심을 끌 수 있었다.그간 30차례 이상 국내외 언론에 소개된 덕분에 꽤 많은 이들이 플레져랩을 찾고 있다. 작년 8월 서울 합정역 인근의 점포 하나로 시작한 우리가 지난달 신사동 가로수길에 두 번째 매장을 차리는 등 첫 자영업 도전치곤 나쁘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최정윤(오른쪽), 곽유라 플레져랩 공동대표. 사진=플레져랩몇 번 우리의 매출 규모를 경제지 인터뷰에서 밝혔는데, 그 이후 부쩍 창업 문의가 늘었다. 전화, 이메일, 그리고 직접 방문으로 성인용품점 창업에 관심이 있는데 컨설팅을 해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다. 수년간 비슷한 아이템을 고민했노라는 이들부터 은퇴 후 한 번 도전해 보고픈 사업이라는 사람들까지 그 사연과 연령대가 다양하다. 절박한 심정을 담아 “한 수 가르침을 받고자 한다”는 자필 편지를 등기로 보낸 사람도 있었다.안타깝지만 현재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씩 일을 하는 우리로선 창업 관련 상담을 할 여력이 없다. 그렇지만 하루에 적게는 한두 명, 많게는 다섯 명 이상으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받다 보니 그냥 단순히 거절하는 것으로는 좀 모자란 것 같았다. 우리가 당장 돕진 못해도 무언가 건설적인 조언을 할 수 있다면 그리해야 하지 않을까. 사실 이 사업을 한 지 일 년이 채 되지 않은 우리 보다 업계에서 10년 이상 버텨 온 터줏대감들이 해줄 말이 더 많을 것이다. 이들이 지난 세월 동안 법정 싸움 끝에 성인용품 수입 합법화를 이뤄내는 등의 노력을 했기에 이젠 큰 무리 없이 합법적으로 성인용품 사업을 할 수 있다.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성인용품 사업은 특수하고 제약이 많다는 점을 작년에 플레져랩을 세우면서 톡톡히 느꼈기에, 그걸 보탠 몇 가지 생각을 나누려 한다.먼저 이 사업에 가장 잘 어울리는 적성은 ‘섹스토이를 좋아하는 것’이다. 성인용품을 접할 기회가 없어서 안 써본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앞으로 관련 사업을 하고 싶다면 남자건 여자건 본인이 직접 사용해 보고 기기가 주는 감각과 그 기쁨을 느껴보는 것이 맞는 순서라 생각한다. 자신도 매혹하지 못하는 물건을 남들에 파는 것이 잘 되기 어렵다는 게 우리의 지론이다.다음, 사업적 전망을 보자. 국내 섹스토이 산업은 지속해서 팽창하겠지만, 새로 유입된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다. 일단 국내 온라인 성인용품 사이트는 현재 포화상태다. 이미 많은 물품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들이 자리 잡은 지 오래고, 그 이외의 사이트들의 상품과 가격, 서비스는 비슷비슷하다. 아주 특이한 물건을 판매한다거나 확 튀는 신선한 방식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꾸밀 재량과 예산이 없다면, 괜히 사이트 제작비만 낭비하는 셈이 될 수 있다. 온라인 홍보엔 제약도 많다.성인용품점 ‘미스에스리더’ 전경. 사진=플레져랩그렇다면 오프라인 매장을 차리는 건 어떨까? 과거에는 많은 상점이 정식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기기, 디자인 카피 제품, 불법 의약품 등을 마구잡이로 ‘부르는 게 값’ 식으로 팔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게 통하지 않는다. 검열과 단속도 더 까다로워졌음은 물론, 소비자도 검색을 통해 대략의 시세를 파악하고 있다. 아,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을 차린 후 홍보를 하고 싶어도 역시나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만약 자리를 잡을 몇 달간 버틸 여력이 있다면 괜찮지만, 그게 아니라면 초조해질 것이다. 또 점포를 차리는 데는 아무리 간단하게 해도 기본적으로 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부담이 커진다. 게다가 성인용품은 ‘향락 산업’으로 분류되어 그 어떤 창업 지원금도 받을 수 없다. 간혹 이 일이 ‘소액 창업이 가능한 쉬운 사업’이라 하는 문구가 눈에 띄기도 하는데, 이 비즈니스는 절대로 간단하지 않다. 아니, 오히려 그 어떤 업종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업종이다. 문화 트렌드를 읽어내는 한편, 다양한 섹스토이와 그 특질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굿바이브레이션즈 전경. 사진=플레져랩우리가 이상적으로 보는 섹스토이의 천국, 샌프란시스코엔 이름을 떨치는 가게만 해도 스무 군데가 넘는다. 이 상점들은 제각각 고유의 개성을 갖고 있고, 몇 년에서 수십 년 까지 영업하며 지역의 명물로 거듭났다. 대표적인 섹스토이 브랜드 ‘굿 바이브레이션즈(Good Vibrations),’ 지난 27년간 가죽 페티시 제품을 판매해온 ‘미스터 에스 레더(Mr.S Leather),’‘ 란제리에 방점을 둔 ’핑크 버니(Pink Bunny),‘ 소규모에 좀 더 캐쥬얼한 ’시크릿츠(Secrets)‘ 등이 각기 다양한 고객층을 유치하며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다.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생기 있는 섹스토이 생태계가 생겨날 수 있다면 우리로서도 반가운 일이다. 그러니 위에 열거한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꼭 성인용품점을 열고 싶다면 자신의 철학을 녹여낸 특별한 성인용품점을 기획하길 바란다. 섹스토이 소비자로서 불편했던 점, 아쉬웠던 점 등을 곰곰이 생각해 보고, 그걸 해결할 수 있는 그런 공간,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를 만든다면 그나마 승산이 있을 것이다.
2016.04.24 I 채상우 기자
(19)소라넷 폐쇄가 우리에 던지는 의미
  • [두 여사장의 性이야기](19)소라넷 폐쇄가 우리에 던지는 의미
  • [최정윤·곽유라 플래져랩 공동대표] 날씨가 무척이나 화창했던 지난 화요일, 출근하자마자 등기 한 부를 받았다. 여성가족부가 보내온 이 우편물의 골자는 ‘플레져랩이 회사 사이트에 청소년유해매체물 광고를 했으니 시정하라’라는 내용이었다.회사 소개 및 위치 안내를 게재한 우리의 공식 홈페이지에 ‘청소년유해물건’인 성인용품을 파는 플레져랩 쇼핑몰 주소를 올려둔 것이 화근이었다. 온라인몰 입장을 위해 철저히 19세 인증 절차를 거치게 하고, 무미건조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자극적인 사진이나 문구를 의식적으로 배제해온 우리가 ‘청소년의 심신발달에 장애를 초래할 우려’가 있는 물건을 파는 ‘유해업소’ 취급을 받으니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그러면서도 이 우편물은 10대들에게 정말 해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에 대해 곱씹는 계기가 되었다. 경험으로 우리가 하는 일이 성적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성인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깨달았지만, 과연 10대들에겐 어떨까? 섹스와 섹스의 기쁨에 대한 말하는 것이 청소년에게 진짜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걸까? 개인적인 자아와 세계 사이에 틈이 생겨나며 사춘기를 맞는 청소년기. 모순투성이인 세상을 알아가는 이때, 호르몬은 춤을 추고, 욕망은 충동적이다. 그리고 어른들이 감추려 하는 것일수록 더 알고 싶어진다.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우리가 청소년이었던 십 몇 년 전에도 ‘섹스’라는 단어를 철저히 금기시했다. 그 말을 들으면 간지러운 기분이 들고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한편 그게 도대체 뭔지 알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PC통신 초창기 시절에도 클릭 몇 번으로 야한 소설부터 포르노까지 검색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렇게 온라인, 그리고 성인소설과 만화, 잡지 등으로 얻은 성에 대한 정보는 뒤죽박죽이었고, 틀린 내용이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현실적인 성교육의 부재였다. 학교와 가족 내, 그리고 대중문화에 성 담론이 없었고, 성에 관해 당당히 이야기하는 롤모델을 찾기 어려웠다. 성관계 영상 유포 범죄의 피해자인 여성 연예인들은 되려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사과했고, 그게 TV 연예 프로그램에 반복 재생되었다. 성범죄에 대한 보도는 자극적이었고, 주로 여성 피해자에 불필요하게 초점을 맞췄다. 이런 장면들이 모여 자라나는 이들의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특히 드라마와 영화 등 대중문화가 10대 여성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성욕을 가지는 것, 섹스에 대해 말하는 것은 여자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그나마 90년대 말, 우리 또래라면 기억하는, 성에 관한 전국적 신드롬이 있었다. 성교육 강사인 구성애씨의 ‘아우성-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성’ 강연이 공중파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어머니 세대의 여성이 자신의 사례는 물론, 실제 있었던 케이스를 들어가며 성에 관해 또렷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공중파로 보는 것은 매우 신선했다. 최정윤·곽유라 플래져랩 공동대표. 사진=플래져랩돌이켜보면 우리의 청소년기에 ‘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더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 일으킨다’고 말해주는 어른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이전보다 온갖 정보 검색이 편해진 지금, 청소년들에게 가장 유해한 것은 제대로 된 정보의 부재, 그리고 대중문화가 은연중에 풍기는 왜곡된 성 인식이다.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성적 즐거움을 음란한 것, 쉬쉬해야 하는 것으로 여긴 잘못된 인식의 결과 중 하나가 소라넷이다. 지난 17년간 최대 음란 사이트로 군림해오다 얼마 전 폐쇄된 이 온라인 커뮤니티는 ‘성인이 은밀한 욕망을 탐험하는 공간’이 아니라 강간 모의, 유출된 성관계 영상, 몰카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던 범죄 사이트다. 그러나 대다수 회원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것’을 ‘성인으로서의 성적 즐거움과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것’으로 착각하고 이 공간을 이용해왔다. 올바른 성적 즐거움을 찾는 방법에 대한 교육도, 논의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소라넷같이 음지에 있는 사이트가 아니어도 청소년의 건강한 심신 발달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들은 한국 대중문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 평균치에서 조금 다른 외모를 희화화하는 것, 폭력을 로맨틱하게 보여주는 것 등은 비뚤어진 메시지를 전한다.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거칠게 상대를 제압하거나 자기 멋대로 하는 행동을 ‘상남자’로 포장해 주는 것이 그 예다. 이런 상황이지만 어쨌든 청소년에게 해로운 것은 섹스토이를 판매하는 우리(라고한)다. 억울한 노릇이다. 만일 우리의 10대 시절에 성적 기쁨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탐구하는 것이 괜찮은 것이라고 말해주는 어른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지금 10대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는 성적 행위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지만 책임감 없는 행동과 파트너를 배려하지 않는 게 나쁘다는 것, 건강과 위생 문제는 타협해서 안된다는 현실적인 조언일 것이다.
2016.04.11 I 채상우 기자
(18)아름다운 섹스토이..1700만원 고급제품까지
  • [두 여사장의 性이야기](18)아름다운 섹스토이..1700만원 고급제품까지
  • [최정윤·곽유라 플래져랩 공동대표] 잊을만하면 인터넷 유머 사이트에 한 번씩 등장하는 ‘택배 레전드’ 중 하나. 섹스토이를 온라인으로 구매한 고객이 메모에 ‘성인물품이란 거 티 안 나게 보내달라’ 라고 요청한 내용을 떡하니 송장에 인쇄해 배송한 것을 찍은 사진이다. 남들 모르게 물건을 받아보려다 오히려 내용물을 만천하에 공개한 모순된 상황이 웃음을 자아낸다.위의 에피소드는 남의 일이니 피식 웃고 넘긴다지만, 사실 실제로 인터넷으로 성인용품을 사는 이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비밀 배송 여부다. 플레져랩도 항상 송장에 물품 내역이 인쇄 되는지, 포장은 꼼꼼한지 등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아무래도 자신이나 파트너 외에 누군가 내가 성인용품을 쓴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불편하기 때문이다. 성생활을 하거나 섹스토이를 쓰는 것, 혹은 남들과 조금 다른 성적 취향을 가진 게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지만, 굳이 내 사생활을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성인용품은 보통 침대 옆 서랍장, 아니면 상자 안에 넣어 비밀스럽게 보관한다. 나 역시 과거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던 시절, 위험한 동행 취재를 위해 중국으로 떠나면서 ‘만약 나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가족이 내 자취방을 정리하다가 섹스토이를 발견하면 곤혹스러울 테지,’하며 출국 전 모든 물건을 내다 버린 적이 있다. 지금이야 성인용품 판매업에 종사하고 있으니 뭐, 말 다했지만 말이다.한편으론 우리가 이 일을 하는 덕에 친구들의 든든한 방패막이 되어 주기도 한다. 곽 대표의 경우 친한 친구의 어머니가 딸의 방을 치우다 섹스토이를 발견했는데, 추궁에 당황한 이 친구가 ‘성인용품 사업을 하는 곽유라라는 친구의 부탁 때문에 해외여행 갔다가 사온 것’이라는 변명을 했다고 한다. 어머님이 그걸 믿으셨을는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성인용품을 ‘나만 알고픈 기쁨’으로 감춰두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반영해 21세기에 들어와서는 디자인이 세련된 제품, 혹은 그냥 인테리어 소품 같아 보이는 물건들이 섹스장난감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특히 여성용 섹스토이는 한계가 없다고 할 정도로 발랄한 디자인의 제품이 지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물론 좋은 섹스토이는 예쁜 외양보다는 기능이 우선이지만, 최근 글로벌 성인용품 시장에서 눈에 띄게 선전하는 제품들은 아름다움과 기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제품들이다. 부드러운 곡선, 고급스러운 소재, 흠 잡을 데 없는 마감에 매끈한 거치대까지, 이젠 감추는 게 아니라 꺼내어 전시하고플 정도로 매력적이다. 크레이브의 목걸이형 성인용품. 사진=크레이브게다가 이젠 아예 몸에 두르고 다니는 액세서리형 섹스토이도 있다. 영국 왕립 예술 대학 출신의 여성 디자이너와 스탠퍼드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가 뭉쳐 설립한 미국의 크레이브(Crave)는 최초의 충전식 목걸이 바이브레이터로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이들의 히트상품인 ‘베스퍼’는 늘씬한 외양으로 원하는 부위를 정확하게 짚어서 자극을 가할 수 있으면서도 어쩌다 핸드백에서 굴러 나와도 전혀 위화감이 없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사실 ‘액세서리 겸용’인 제품치고 정말 괜찮은 물건은 찾기 어려운데, 이 제품은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이 없다. 이런 디자인의 다양화가 민망함을 방지해 줄 뿐 아니라, 어떤 문화권에선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해준다. 해외 매체에 플레져랩이 소개된 덕에 이슬람 국가에서 온 여성 관광객들을 매장에서 종종 만나볼 수 있는데, 이들은 ‘만약 내 가방에서 섹스토이가 나온다면, 난 말 그대로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 자신은 물론이고 언니, 여동생, 친척까지 다양한 이들을 위한 토이를 구매하면서 당연히 ‘가장 성인용품같이 보이지 않는 제품들’만 산다.물론 노골적인 성인용품도 여전히 수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만나는 대다수의 여성 고객들은 나뭇잎, 눈사람, 도토리 모양 등의 귀여운 제품들을 압도적으로 선호한다. “그 누구도 이게 뭔지 모르겠네요!” 또는 “너무 예뻐서 실내 장식으로 두고 싶어요!” 라며 말이다.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는 중인 섹스토이는 이제 초고가 상품, 혹은 예술적 오브제로까지 진화했다. 레로의 24캐럿 금으로 도장된 성인용품 ‘이네즈’. 사진=레로2000년대 초반부터 국제 성인용품 산업을 선도해온 스웨덴의 레로(LELO)가 내놓은 24캐럿 골드 딜도형 바이브레이터 ‘이네즈(Inez)’는 무려 1만5000달러다. 유리장에 넣어서 장식해도 될 만큼 아름다운, 그야말로 하나의 작품이다. 레로는 이 제품이 “기쁨엔 가격을 매길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이들”을 위한 제품이라 말한다. 늘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몇 배로 비싼 가격의 기기가 몇 배의 큰 오르가즘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장인정신과 정성이 깃든, 미세한 디자인 디테일까지 신경 쓴 제품이라면 사용자의 기쁨을 꼼꼼히 고려했을 확률이 높다. 올해엔 또 어떤 아름답고 기발한 ‘기쁨 기기’가 나올는지, 다음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성인물품 박람회에 참가를 준비하는 마음이 설레온다.
2016.04.03 I 채상우 기자
②"엄지족이 왕이다"..웹 추월 '골든크로스' 임박
  • [손 안의 쇼핑카트]②"엄지족이 왕이다"..웹 추월 '골든크로스' 임박
  • (사진=티몬 제공)[이데일리 최은영 기자] 마트에서 장을 보고,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구매한 물건을 한데 모아 편하게 들거나 끌고 다녔던 ‘쇼핑백’과 ‘쇼핑카트’의 개념도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발품을 팔기보다 손품을, 이젠 그것도 모자라 이동을 하면서까지 손가락만 움직이면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유통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손 안의 쇼핑’ 시대가 활짝 열린 셈이다. 올해 10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 동향(자료=통계청)모바일 쇼핑 시장의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스마트폰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모바일 쇼핑 거래액 비중이 50%에 육박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해 10월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은 4조769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0.6% 증가한데 비해 이 기간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2조286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9.3% 늘었다. 온라인 쇼핑 전체에서 모바일 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은 47.9%에 달한다. 이는 전자상거래 추세가 PC 기반 웹 사이트 쇼핑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쇼핑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말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PC를 통한 인터넷 쇼핑 거래액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품목에 따라선 모바일 쇼핑 매출 비중이 웹 매출을 뛰어넘는 ‘골든크로스’ 품목이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 속출하고 있다. 10일 온라인쇼핑사이트인 11번가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여성 소비자가 즐겨 찾는 상품군을 중심으로 모바일 쇼핑의 웹 역전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모바일 매출이 온라인 매출을 뛰어넘은 품목들(자료=11번가)품목별로 보면 물티슈·생리대·성인패드(77%), 여성의류(73%), e쿠폰·상품권·이용권 (66%), 인테리어·DIY(65%), 언더웨어·잠옷·보정속옷(65%), 출산유아용품(65%), 라면·통조림·과자(62%), 애완용품(60%), 장난감·인형·유아교육(58%), 화장품·향수(58%), 침구·커튼·카페트(56%), 건강식품·홍삼·다이어트식품(56%), 수입명품(54%) 등이 웹 구매를 뛰어넘었다. 애완용품, 인테리어 상품, 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 건강식품 등을 모바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1인 가구의 증가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여성들이 주로 구매하는 상품 카테고리에서 모바일 매출 비중이 커 여성 소비자 만족도 향상을 위한 모바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모바일 특화 생필품 코너와 여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생활용품 브랜드 직영몰, ‘쇼핑톡’ ‘1:1톡’ 등 모바일에 특화한 서비스가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에서 같은 기간 모바일 매출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43%를 나타냈다. 하지만 품목에 따라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인 PC를 통한 구매가 압도적인 제품군이 있다. 컴퓨터, 냉장고, TV, 세탁기 등과 같은 대형·디지털 가전이다. 이 사이트에서 노트북·데스크톱, PC부품·주온라인 매출이 여전히 모바일보다 높은 품목들.(자료=11번가)변기기의 매출은 70%가 웹에서 나왔다. TV·냉장고·세탁기(68%), 사무용품·문구(65%)도 PC를 통한 구매가 여전히 활발하다.이는 디지털 제품이나 대형 가전 등은 고가의 제품이 많고 제품 사양을 자세히 살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모바일 쇼핑은 창이 작아 상세한 제품 비교가 어려운 점이 이러한 구매 패턴의 차이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직장인과 청소년이 주로 구매하는 사무용품·문구 역시 모바일로 이동 중에 사기 보다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컴퓨터로 사는 사람들이 많은 대표적인 인터넷 쇼핑 품목으로 꼽혔다.이렇듯 유통시장이 급변하며 결제, 배송 등 관련 서비스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지난 7월 신세계그룹이 모바일 통합 결제 서비스 ‘SSG페이’를 출시한데 이어 9월에는 롯데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이 각각 ‘엘페이’와 ‘H월렛’을 출시하고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브루노말리가 신제품으로 선보인 스마트 월렛 ‘우니카’.쿠팡의 ‘로켓배송’부터 신세계의 ‘오토바이 퀵배송’까지 구매한 상품을 최대한 빨리 받아볼 수 있게 하는 신속 배송 서비스도 강화되는 추세다. 이러한 쇼핑 행태의 변화는 우리 주위 패션 상품도 바뀌게 했다. 스마트폰이 지갑의 역할을 대신하며 지갑 크기가 작고 얇아지는 특징을 보인다.10일 온라인 쇼핑사이트 G마켓에 따르면 최근 5년동안 1월부터 11월까지 종류별 지갑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카드지갑과 머니클립이 장지갑과 반지갑을 제치고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스마트폰 수납이 우선인 지갑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함께 지폐, 동전, 카드 등을 수납할 수 있도록 하고, 여기에 끈을 달아 핸드폰을 따로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을 해소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브루노말리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지갑 사용이 감소하고 있다”면서 “‘모바일 퍼스트’에서 ‘모바일 온리’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데 이러한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생활양식에 맞게 출시하는 제품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2015.12.11 I 최은영 기자
  • [욕망을 팝니다]⑤포르노산업, 소셜미디어의 미래?
  •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포르노(Pornography)는 성적 욕망과 미디어 기술, 자본이 결합한 대표적 산업이다. 성(性)에 대한 금기와 엄격한 도덕적 잣대, 보수적 분위기의 압박 속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했다. 미디어 환경이 발달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덩치를 무시할 수 없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시련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근 급변하는 인터넷 환경에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고 사회적 압박도 강화하는 분위기다. 포르노 산업은 엄혹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 카멜레온 같은 변신과 진화를 추구하고 있다. 살아남으려는 몸부림인 셈이다. ◇‘홈 비디오’ 시대 개막…‘1990년대’가 황금시대과거 포르노물은 값이 비쌌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불법 딱지를 붙이거나 금기시해 공급은 제한적인데 수요는 늘 존재했기 때문이다. 팔기만 하면 꽤 짭짤한 사업이란 얘기다. 포르노산업의 황금기는 지난 1990년대다. 당시 비디오와 DVD가 보급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 있는 수많은 포르노 제작사들이 매년 수백 편의 필름을 찍어 팔거나 빌려주며 앉아서 목돈을 챙겼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당시 청계천 거리를 중심으로 포르노물을 판매하는 업자들이 넘쳐났다. 인터넷이 도입된 초기까지도 포르노산업은 여전히 수익성이 높은 산업에 속했다. 수익모델은 단순했다. 돈을 계좌로 입금하거나 카드결제를 하면 인터넷을 통해 그림이나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2000년대 초 미국에서만 3000개 성인물 사이트가 성행했다. ◇공유사이트가 대세‥수익성은 되레 악화포르노산업도 ‘무료시청’ 개념이 도입되면서 업계에 큰 변화가 몰아닥쳤다. 업자들이 초기에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려 맛보기로 예고편을 보여주거나 ‘섬네일’(thumbnail·미리보기 이미지)을 제공하는 식이었다. 인터넷이 빨라지며 그림은 영상으로 대체됐고 광고를 시청하면 많은 영상을 자유롭게 내려받아 볼 수 있는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Youtube) 시대가 열리며 무한 경쟁이 일상화했다. 동영상 사이트가 활개를 치면서 콘텐츠 제작자들이 죽을 맛이 됐다. 미국에서 포르노영화 제작사는 전성기 때 200개에서 최근 20개로 줄었다. 연기자들 임금은 시간당 1500달러에서 500달러로 급전직하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극적인 콘텐츠 생산에 내몰렸다. 동영상 사이트가 생기기 직전 전 세계 포르노산업 매출은 약 400억~500억달러 수준이었다. 최근에는 당시와 비교해 매출의 4분의 3은 사라졌다. ◇‘클릭=돈’ 알아 챈 포르노업계요즘 포르노는 대부분 무료다. 인터넷에서 구하기도 쉽다. 많은 방문자가 동영상 사이트에 몰리며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다. 포르노를 유통하는 유튜브(Youtube)와 비슷한 플랫폼인 ‘폰허브’의 작년 방문자 트래픽량은 180억 이상을 돌파했다. 방문자들은 이 사이트에서 800억개의 비디오를 시청했다. 포르노업계는 트래픽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챈 곳이다. 북미에서만 7억~8억개 개인 포르노페이지가 있다. 동영상공유사이트가 생기기 시작했던 초기에는 다른 유료사이트를 연결해주는 중계업자에게 트래픽을 판매해 수익을 올렸다. 최근에는 사용자 데이터를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여 광고회사에 넘기면 이 정보를 활용해 타깃 광고를 하는 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트래픽정키’라는 광고회사는 포르노사이트에서 받은 정보를 활용해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게이의 모바일로 맞춤광고를 보낸다. ◇동영상사이트 수익 독식…콘텐츠 생산업자는 죽을 맛동영상사이트 영향력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부작용도 커졌다. 포르노 산업에서 발생한 수익 대부분을 동영상사이트가 독차지하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포르노공유 사이트에는 수많은 광고가 몰린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이 사이트에 접속하기 때문에 1000명 방문자 가운데 1명만 유료 구독을 결정해도 남는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또 막강한 힘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헐값에 사들이고 이렇게 축적한 콘텐츠로 소비자를 끌어들여 점점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 생산업자 입지는 점점 더 축소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현상이 소셜미디어(SNS) 생태계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페이스북·스냅챗·인스타그램은 사용자에게 맞춰 제공하는 뉴스를 통해 자사 트래픽을 높이는 데 활용한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소셜미디어가 단지 뉴스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주인행사를 한다고 꼬집었다.◇성장한계 도달한 업계‥변화 통해 활로 모색포르노 동영상 사이트는 덩치가 커지면서 포화상태에 도달했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추진하거나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자극적인 이벤트로 사회적 이목을 끌어 사용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미국의 한 포르노공급업체는 매달 10달러를 내면 고품질의 동영상을 제공하는 유료 스트리밍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성장 모멘텀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규제 리스크와 구글을 포함한 포털의 검열도 한층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또 비자나 마스터카드가 포르노사이트의 결제를 거부하고 범람하는 악성코드에 대한 불안도 포르노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업계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포르노업계는 특히 가상현실(VR) 부문을 주목하고 있다. 비디오게임 기술이나 성인용품 업체와 손잡고 환상을 실제화하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 기세다. 이코노미스트는 “포르노업계가 예전처럼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변신하지 않는다면 열매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관련기사 ◀☞ [욕망을 팝니다]①자본시장 눈뜨다☞ [욕망을 팝니다]②돈 되는 곳에 돈 몰린다☞ [욕망을 팝니다]③불륜도 돈이다…욕먹어도 맞춤식 특화☞ [욕망을 팝니다]④변화하는 공자의 나라‥性산업 지각변동
2015.10.28 I 장순원 기자
③'맞춤형 온라인 데이팅기업' 전성시대
  • [욕망을 팝니다]③'맞춤형 온라인 데이팅기업' 전성시대
  •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클릭 한 번에 모든 걸 공짜로 볼 수 있는 세상에서 여성 누드사진은 과거의 유물이 됐다.”미국 성인잡지 대명사인 플레이보이지(誌)의 코리 존스 최고경영자(CEO)가 앞으로 전신 누드사진을 잡지에 싣지 않겠다고 발표하며 던진 말이다. 이는 인터넷이 보편화하면서 검색만으로도 쉽게 자료를 찾을 수 있는 시대에 대한 대응책인 셈이다. 이런 시대 흐름을 타면서 흥행하는 사업이 있는 반면 흐름을 놓쳐 사라지는 기업도 부지기수다. ◇‘인연을 찾아 드려요’…온라인 데이팅 기업 전성시대데이팅 산업은 가장 대중적이면서 저비용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쉬워 각광받는 영역이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비스월드(IBISWorld)는 올해 미국 데이팅 사이트와 데이팅 앱 매출액이 각각 11억7000만달러(약 1조3223억원)와 6억288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과 비교해 10% 가량 성장이 예상된다. 인기 비결은 취향별로 특화한 맞춤식 서비스다. 글로벌 데이팅 앱 ‘틴더’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세대인 젊은층을 위한 서비스를 특화했다. 헐리우드 배우나 가수를 활용해 회사가치를 끌어올리면서 하루 동안 2600만건의 만남을 주선한다. 젊은층이 몰리면서 최근에는 10억달러 가까운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익명성을 이용한 범죄에 대한 불안감을 여전하다. 최근 잡지 ‘배니티 페어’는 틴더가 훅업문화(Hookup culture·모르는 사람과 만나 하룻밤 즐기고 헤어지는 문화)를 조장한다는 비판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애슐리 메디슨은 기혼자들을 대상으로 만남을 주선한다. 불륜 조장이란 비판을 감수하고 사업을 특화한 것이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45% 급증한 1억1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에서 남성 동성애자들을 위한 앱을 개발한 블루드도 히트를 쳤다. 잠재 소비자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현재 4000만명에 가까운 동성애자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블루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실리콘밸리에 있는 벤처캐피탈 DCM로부터 3000만달러(약 334억원)의 투자를 유지하기도 했다. (자료=아이비스월드)◇27兆 성인용품 시장도 변화…가상현실 기술이 대세성인용품(섹스토이) 시장의 미래도 밝은 편이다. 급속도로 발달하는 기술을 수용하면서 진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가상현실(VR)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VR용 포르노가 제작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 UC글래스는 세계 최초로 무선 시스템을 이용해 육체적 접촉 없이 가상 현실 속에서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파이퍼 재프레이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VR 가상현실 포르노 시장은 오는 2020년 1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 조류 놓친 전통기업은 퇴물신세사업기반이 온라인으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전통적으로 각광받던 인쇄·영상 매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플레이보이지(誌)의 쇠락이다. 플레이보이는 1970년 한때 700만부의 판매고를 기록해 미국 남성의 생활 방식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인터넷으로 쉽게 누드사진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경쟁력을 잃어 판매부수가 80만부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플레이보이는 내년 3월부터 여성의 전신 누드사진을 게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953년 배우 메릴린 먼로가 첫 표지모델이 된 후 60여년 만에 변화인 셈이다. 세계적인 호텔 체인 하얏트호텔은 지난 15일 객실 내 유료 성인영화 서비스를 더이상 제공하지 않기로 선언했다. 과거보다 유료 성인 영화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판단에 따른것이다. 앞서 메리어트 호텔도 몇년 전에 성인 영화 서비스를 중단했다. 시장 조사 업체 ‘PKF 호스피탤러티 리서치’에 따르면 객실당 연간 유료 영화 수입은 2000년 339달러에서 지난해 107달러로 크게 줄었다. 투숙객들이 스마트폰이나 랩톱 등으로 영화를 관람하기 시작하면서 유료 영화 서비스가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 관련기사 ◀☞ [욕망을 팝니다]①자본시장 눈뜨다☞ [욕망을 팝니다]②돈 되는 곳에 돈 몰린다☞ [욕망을 팝니다]④변화하는 공자의 나라‥性산업 지각변동☞ [욕망을 팝니다]⑤포르노산업, 소셜미디어의 미래?
2015.10.28 I 신정은 기자
②돈 되는 곳에 돈 몰린다
  • [욕망을 팝니다]②돈 되는 곳에 돈 몰린다
  • △미국 TV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한 장면. 주인공 사만다 존스(왼쪽서 두번째)는 성에 대해 화끈하고 개방적이다.[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미국 인기 TV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주인공 사만다 존스는 성’(性)에 대한 노골적인 얘기를 거리낌 없이 쏟아낸다. 그녀가 여러 가지 성인용품을 사용하는 장면이 방영되면서 성인용품 업계에 ‘사만다 컬렉션’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일본 편의점 한쪽에 자리 잡은 서적 코너에 가면 낯뜨거운 일러스트나 사진이 표지를 장식한 잡지가 잔뜩 꽂혀 있다. 공공장소나 다름없는 곳이지만 일본인들은 개의치 않는다. 중국에서는 20만개 이상의 성인용품점이 성업 중이다. 성을 입 밖에 꺼내는 것을 터부시했던 ‘공자(孔子)의 나라’가 지금은 혼전동거를 찾기 어렵지 않고 마트 계산대 옆에 콘돔을 쌓아놓고 팔 정도로 성에 대해 개방적인 나라가 됐다. 한국도 점점 바뀌고 있다. TV를 틀면 SNL코리아 같이 성을 소재로 삼은 예능을 볼 수 있고 유흥가나 외곽 으슥한 곳에 변변한 간판도 없이 암암리에 영업했던 성인용품점은 홍대 앞 같은 번화가로 진출했다.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인 면에서뿐 아니라 경제적인 면에서도 성 산업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쉬쉬하며 은밀하게 성장해왔다면 이제는 당당하게 투자자금도 유치하고 기업공개까지 나섰다. 한때 금기시됐던 산업들이 당당하게 전면으로 나설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인식의 변화다. 과거 금욕적인 생활을 강조한 서구의 청교도 정신이나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일곱 살만 되면 남녀가 한 자리에 같이 앉지 아니한다는 옛 가르침)을 강요한 동양의 유교문화로 성에 대한 욕구가 억눌렸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문화 교류와 자본주의 발전, 일정부분 억압에 대한 반발과 어우러지면서 성인을 위한 ‘19금(禁) 산업’이 클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됐다. 유통경로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성인잡지를 돌려보던 수준에 머물렀지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온라인 상에서 성인물을 접하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신경과학자인 오기 오가스(Ogi Ogas)와 사이 가담(Sai Gaddam)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 백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웹사이트 중에 4%가 포르노 사이트다. 또 2009년 7월부터 2011년 2월까지 4억3400만개 검색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중 11%인 4900만개가 성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새에는 개인 대 개인 파일 공유(P2P) 플랫폼이 성인물 유통에 있어서 대세로 자리잡았다. 게다가 지난해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이 송금 어플 스냅캐시 등을 개발하면서 P2P를 통해 성인물을 팔고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이 다양해졌다. 마이크로 블로깅 사이트 텀블러 등도 성인물 유통 경로로 활용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동영상으로 보는 수준이 아니라 가상현실(VR)로 확대되는 추세다. 가상현실로 성인영상을 제공하는 버추얼리얼티포르노는 월 7달러의 수수료를 받지만 이미 수천 명이 가입했다. 온라인 쇼핑몰과 물류의 발달로 성인용품 구매도 쉬워졌다. 오프라인 상점을 출입하기에 주변 시선이 의식된다면 간단하게 인터넷 상에서 구매하면 된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만큼 온라인 성인용품 시장도 날로 커가고 있다. 이처럼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돈이 되는 곳에 돈이 몰리는 자본주의 근본이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미국 MSNBC와 킨제이 인스티튜트, 로이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에서 한해 생산되는 성인영화는 1만1000편에 달한다. 이로 인한 매출액은 133억달러(약 14조9691억원) 수준이다. 2014년 현재 글로벌 섹스 토이시장의 거래 규모는 150억달러에 이른다. 일각에서는 2020년까지 52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논란도 상당하다. 대표적인 사레가 온라인 매칭 사이트 ‘애슐리 메디슨’(AshleyMadison) 사건이다. ‘인생은 짧다, 그러니 연애하라’는 캐치프라이즈를 내세워 기혼자들에게 대놓고 불륜을 권한 애슐리 메디슨은 세계 곳곳에서 관심을 끌며 고속성장했다. 그러나 해킹으로 회원정보가 공개되면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로 인해 자살한 이들이 나오기도 했고 파탄에 이른 가정도 줄을 이었다. 사춘기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지난 2013년 영국 아동위원회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동이 성인물에 노출될 경우 성에 대해 비현실적인 믿음을 갖게 돼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 관련기사 ◀☞ [욕망을 팝니다]①자본시장 눈뜨다☞ [욕망을 팝니다]③불륜도 돈이다…욕먹어도 맞춤식 특화☞ [욕망을 팝니다]④변화하는 공자의 나라‥性산업 지각변동☞ [욕망을 팝니다]⑤포르노산업, 소셜미디어의 미래?
2015.10.28 I 권소현 기자
  • [욕망을 팝니다]①자본시장 눈뜨다
  •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불륜조장 데이팅 회사, 중국 성인용품 제조업체의 기업공개(IPO), 불륜 테마주의 부각…”욕망산업(desire industry)이 자본 시장으로 밀려오고 있다. 과거 은밀하게 거래됐던 상품들도 당당하게 양지로 나오는 것이다. 관련 시장 규모만 최소 120조원 규모가 넘는다. 미국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업체 매치그룹(Match Group)이 최근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뉴욕증권거래소(SEC)에 신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치그룹은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오케이큐피드, 매치닷컴, 틴더를 거느린 업계 선두기업이다. 데이팅앱은 주로 소셜미디어처럼 사회적 네트워크 확장 수단으로 주로 활용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데이팅앱(응용프로그램)이나 사이트가 성관계를 위한 가벼운 만남이나 매춘이나 불륜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비판한다. 데이팅회사가 모바일 시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이용자를 배경으로 시장에서 자유롭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심지어 “인생은 짧습니다. 바람 피우세요”란 자극적 문구로 도덕적 논란을 불러일으킨 기혼자 데이팅 회사 애슐리 매디슨도 런던 증시에 IPO를 추진하기도 했다. 불륜을 앞세운 노골적 노이즈마케팅을 통해 오히려 몸값을 높이는 전략을 추구한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중국 성인용품 제조업체 저장러버헬스사이언스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성문화가 보수적인 중국에서 성인용품업체가 IPO를 타진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세간의 부정적 인식에도 시장에서 충분히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월 헌법재판소가 간통죄가 위헌이란 판단을 내놓은 이후 콘돔과 피임약, 등산복 업체 등 이른바 ‘불륜 테마주’ 가 주목받았다. 관련 산업군이 주식시장에 자리를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 통계 전문 사이트인 스태틱스틱브레인 등에 따르면 작년 기준 데이팅앱과 사이트 시장규모는 16억달러, 성인용품시장은 150억달러, 스트립바 매출은 750억달러, 포르노 산업은 150억달러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를 합하면 적어도 1066억달러(122조원) 수준이다. 브라이언트 폴 미국 인디애나대 교수는 “머지 않은 미래에 소프트웨어와 기구가 결합해 실제(성관계)와 같은 경험이 가능한 세상으로 (관련업계가)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욕망을 팝니다]②돈 되는 곳에 돈 몰린다☞ [욕망을 팝니다]③불륜도 돈이다…욕먹어도 맞춤식 특화☞ [욕망을 팝니다]⑤포르노산업, 소셜미디어의 미래?☞ [욕망을 팝니다]④변화하는 공자의 나라‥性산업 지각변동
2015.10.28 I 장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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