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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광장 잔디밭 누워 하늘보고, 청계천 물소리 들으며 책 봐요"
-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와 좋다!” ‘책읽는 서울광장’ 모습(사진=함지현 기자)‘서울야외도서관’이 올해도 다시 돌아왔다. 3년 차를 맞은 야외도서관은 시민들의 인기를 반영해 기존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에 이어 청계천까지 장소를 확대했다. 한여름에도 휴장 없이 계속 운영한다. 오지은 서울도서관장은 18일 기자단 투어에서 지난 2년간 야외도서관을 찾은 시민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바로 ‘와 좋다’였다고 설명했다. 야외도서관 곳곳에 이 맨트를 위트있게 적어둔 것도 이때문이다.◇아이들 노는 모습 보며 안심하고 독서…날 더워지면 밤에 운영서울광장 야외도서관은 푸른 잔디밭에 형형색색 놓인 빈백(푹신한 의자)이 눈길을 끈다. 혼자는 물론 2~3인이 함께 앉을 수 있어 가족이 함께 누워서 하늘을 보거나 책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가족단위가 이용할 수 있는 빈백 디자인이 시중에는 없어 시에서 직접 디자인했다고 한다. 이 공간의 콘셉트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거실이자, 놀이 전문가가 상주해 어린이들도 도서관이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즐거운 도서관이다. 그동안 광장 한편에 자리 잡았던 ‘창의놀이터’는 광장 중앙으로 옮겨 엄마·아빠가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보면서 안심하고 독서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롭게 설치한 책 모양의 서울광장 상설무대에서는 연중 다채로운 공연과 행사를 진행한다.날이 더워지면 운영시간을 오후 4시부터 9시까지로 조정해 ‘밤의 야외도서관’으로 조정한다. 테이블마다 놓일 조명은 물론, 긴 기둥 위에 동그란 조명이 달린 구름 빛 조명은 밤에도 독서를 즐기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돕는다.서울야외도서관 광화문 책마당(사진=함지현 기자)◇청계천, 물소리 속 책 집중…광화문, 빈백 누워 북한산 한눈에청계천에는 ‘책읽는 맑은냇가’를 꾸렸다. 청계천을 따라 또 송봉규 디자이너의 ‘폼앤폼(Form&Foam)’ 벤치를 배치했다. 적당한 높이로 만들어 계단에 앉는 것보다 더욱 편안함을 주도록 했다. LG화학 후원으로 제작된 하지훈 작가의 서울 색 소반은 책이나 음료를 놓는 식탁이지만, 그 자체로도 디자인이 눈에 띈다. 이곳은 피로한 도시인들이 감미로운 음악과 물소리를 들으며 오롯이 책에 집중할 수 있는 몰입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다른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는다.광화문 책마당은 좀 더 활기찬 공간이다. 경복궁을 즐기고 내려오는 외국인들을 겨냥해 ‘웰컴 서울 부스’를 배치했다. 현재는 부채에 한글로 쓰고 싶은 말을 새겨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 놓인 빈백에서는 광화문을 넘어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테이블과 파라솔, 텐트 같은 공간까지 만들어 아기자기한 모습을 구현했다.광화문역과 세종문화회관에 연결된 라운지 등 실내 공간에도 책마당으로 꾸렸다. 교보문고처럼 고유의 향인 ‘봄날의 첫사랑’을 개발해 향기마케팅까지 진행하고 있다. 광화문 라운지’에서는 서울시 예술영재교육 지원을 받는 미술영재 작품 10점도 전시한다. 이렇게 세 곳 모두에 비치한 좌석은 2400석, 책은 1만2000권이다. 건물을 짓지 않고도 대규모의 도서관을 새롭게 꾸린 셈이다. 올해 서울야외도서관은 11월 10일까지 운영한다. ‘책읽는 서울광장’은 목~일 주 4회, 청계천 ‘책읽는 맑은 냇가’는 4~6월, 9~10월 주 2회(금~토), ‘광화문 책마당’은 금~일 주 3회 개장한다.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야외도서관은 실내에 한정됐던 도서관을 야외로 확장해 도심 속에서 쉼과 문화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세계 최초의 모델”이라며 “시민들에게 독서 공간을 제공함은 물론 다양한 문화공연, 정책 체험, 지역 상생 등이 어우러진 서울을 대표하는 매력적인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 '나는 솔로' 19기 모태솔로, 최종선택 0커플이지만…옥순·상철 현커
- ‘나는 솔로’[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나는 SOLO(나는 솔로)’ 19기가 최종 선택에서 커플 탄생에 실패했다. 그러나 촬영이 끝난 후 상철과 옥순이 현실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 결혼까지 꿈꾸는 현실커플로 탄생됐다.지난 17일 방송된 SBS Plus ENA ‘나는 SOLO’에서는 모태솔로 특집인 19기의 최종 선택 결과가 공개됐다. 그동안 3MC 데프콘 이이경 송해나는 “제발 한 커플이라도 탄생하면 좋겠다”라고 두 손 모아 염원해 왔으나 ‘솔로나라 19번지’ 안에서는 한 커플도 탄생하지 않았다. 모두가 아쉬워하던 찰나, 촬영 종료 후 ‘현커’로 발전한 상철과 옥순이 등장했다. 이후 두 사람은 ‘솔로나라 19번지’를 다시 찾아와 서로를 최종 선택하는 모습을 보였다.앞서 옥순 영숙 현숙에게 데이트 선택을 받았던 상철은 부담백배인 ‘3:1 데이트’를 시작했다. 그는 이동하는 차 안에서 수시로 옥순을 신경 썼으며, 석갈비 맛집에서도 옥순만 챙겼다. 급기야 ‘1:1 대화 타임’에서 상철은 영숙과 현숙에게 옥순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놔 두 사람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반면 옥순과 마주 앉은 상철은 적극적으로 호감을 어필했다. 곧 있을 최종 선택을 언급하며 “배신하기 없기로 했다. 약속해라”고 새끼손가락을 내밀었고, “못 믿겠는데?”라는 옥순의 발언에 “같이 있으면 재밌으니까 계속 같이 있고 싶다. 좋아하는 것 같다”고 진지하게 속마음을 고백했다. 데이트 후, 옥순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마음이 조금은 생기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아직 확신은 없으니까”라고 조심스레 말했다.영자는 이성적 감정이 없었지만 “기다려 달라”는 말로 상대에게 상처를 줬던 첫 연애의 마지막과 후회를 떠올리며 고민에 빠졌다. 뒤이어 여자 숙소를 찾아온 영식에게 “(영수를) 최종 선택하고 싶지는 않고, 사귈 생각도 없다. 그렇다고 아예 연을 끊는 것도 불편하다”고 상담을 했다. 영식은 “영수님하고 얘기할 때 너무 미안하다는 듯이 얘기하면 오히려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가볍게 거절 의사를 내비치라고 조언했다. 영식의 말을 듣고 마음이 편해진 영자는 즉각 영수를 불러내 “나 솔직하게 얘기할게. 내일 최종 선택 안 할 거야”라고 선포했다. 이어 “진짜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친하게 지내고 싶어”라고 덧붙였다. 갑작스레 영자의 ‘최종 선택 포기’ 발언에 영수는 “네가 부담 안 갖게 해줄게. 괜히 먼저 그런 말을 하게 해서 미안해”라고 답했다. 이후 터덜터덜 남자 숙소로 돌아온 영수는 멍하니 고민에 빠졌고, 제작진에게 “제가 알아듣기로는 (마음이) 바뀐 게 아니라 최종 선택을 하지 않은 채로 시작을 해보자는 것 같다”고 영자의 마음을 오해한 해석을 내놨다.마침내 다가온 최종 선택의 날, 순자는 전날 빌렸던 영수의 외투를 돌려주며 직접 만든 캐릭터 볼펜과 배지를 선물해 마음을 표시했다. 상철은 여자 숙소를 찾아왔고, 옥순은 “내가 선택을 할 때 누군가는 상처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힘들다”라고 영식을 의식한 발언을 했다. 이에 상철은 “그냥 저 믿고 따라오시는 건 어떠냐”라고 박력 있게 말했다. 창문을 통해 길어지는 상철, 옥순의 대화를 멀리서 지켜보던 영식은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나자 옥순에게 다가갔다. 그런 뒤, “나 같은 경우는 (마음이) 안 꺾이는 거야”라며 “최종 선택은 우리한테 큰 의미가 없다. 여기서 선택을 안 한다고 해도 계속 연락은 할 거고, (네가 좋아하는 취미인) 사진 찍는 것도 유튜브를 보고 배워보겠다”고 어필했다. 옥순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 일단 나가서 만나보는 것도”라며 영식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최종 선택 직전 모인 19기 솔로남녀는 무전기를 통해 ‘마지막 고백’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여기서 영호는 “저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다면 조금 덜었으면 좋겠다”고 현숙에게 무전을 쳤고, 현숙은 “내 마음이 그만큼 따라가주지 않아서 미안해”라고 답했다. 뒤이어 광수는 “오랜 세월이 지나 이 순간을 되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기 위해 이 마음을 전하려고 한다”며 영숙에게 호감을 표현했고, 영숙은 “광수는 좋은 사람. 서툴고 뚝딱대지만 진심을 다해줘서 고마워”라고 화답해 또다시 광수를 울렸다.영수는 영자에게 “이 자리에 네가 없었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거야”라며 눈물을 삼켰고, 영자는 “영수 덕분에 앞으로도 ‘솔로나라’를 나가도 더 자신감 있게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상철은 “시간이 지나가는 게 아깝다는 감정을 처음 느껴봤다. 이게 좋아하는 거라면 그런 것 같다”라고 옥순에게 고백했고, 뒤이어 무전기를 받은 영식은 “우리의 만남이 부산에서도 계속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옥순은 “서로를 좀 더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호감을 표시해줘서 고마워”라고 영식에게 무전을 보냈고, 상철에게는 “좀 더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봤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최종 선택 전 ‘무전기 고백으로 통한 솔로남녀는 마지막 데이트를 함께 했다. 그런 뒤, 최종 선택을 차례로 시작했다. 여기서 영숙, 영철, 정숙, 영호, 현숙, 순자는 모두 최종 선택을 포기했다. 반면 영수는 “‘솔로나라’에서의 5박 6일은 저에게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상형에 굉장히 가까운 분도 만났다”고 한 뒤 영자에게 직진했다. 앞서 최종 선택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던 영자는 “저에게 이곳은 정말 과분한 경험”이라며 예상대로 최종 선택을 하지 않았다. 상철은 “( 여러분들이) 사람 하나 만들었다”며 옥순에게 다가갔고, 영식은 “우리의 끝은 여기가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이라면서도 최종 선택을 포기했다. 마지막으로 옥순은 “여기 와서 제가 몰랐던 제 자신을 알았고 깨달음을 얻고 간다”고 밝힌 뒤 최종 선택을 포기했다. 이후, 옥순은 “연인이기보다는 아직까지 (상철과) 좋은 친구로만 남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상철은 최종 선택이 종료되자, 혼자 구석에서 눈물을 쏟았다. 옥순은 그런 상철에게 다가가, “2라운드가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다독여줬다. 급기야 두 사람은 함께 부여잡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0커플’이란 초유의 결과로 끝나는가 싶었던 ‘솔로나라 19번지’는 꽃피는 봄, ‘현커’가 된 상철과 옥순의 깜짝 등장으로 3MC 데프콘-이이경-송해나를 소름돋게 만들었다. 행복한 커플 무드로 나타난 옥순은 “최종 선택하지 않겠다고 하고 돌아서는 순간 후회했다. 그래서 펑펑 울었다. 그때 왜 그랬을까”라고 민망해했고, 상철은 “지금도 그걸로 놀린다”며 웃었다. 뒤이어 ‘솔로나라 19번지’ 최종 선택 그 자리에 다시 선 상철은 “지금 너무 행복하다. 제 첫 연애가 마지막 연애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면서 옥순에게 직진해 최종 선택을 재연했다. 옥순은 “저를 이렇게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평생 생각만 해왔는데 그런 사람을 만났다”며 활짝 웃었다. 심지어 옥순은 상철에게 먼저 ‘박력 뽀뽀’를 날렸고, 두 사람은 “내년 여름께 결혼까지 희망하고 있다”고 해 안방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나는 솔로’는 24일 수요일 오후 10시 30분 SBS Plus와 ENA에서 방송한다.
- 신세계百, 로에베 팝업스토어…‘스퀴즈백’ 최초 공개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신세계백화점이 또 한 번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손을 잡는다.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서 오는 28일까지 스페인 명품 브랜드 ‘로에베’의 ‘2024 파울라 이비자 컬렉션’ 팝업스토어를 연다고 18일 밝혔다.로에베 스퀴즈백. (사진=신세계백화점)강남점 1층 ‘더 스테이지’에서 진행되는 이번 팝업은 시원한 색감으로 이비자 섬의 여름을 연출했다. 로에베 파울라 이비자는 로에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조나단 앤더슨이 유년시절 많은 시간을 보낸 이비자의 작은 마을 파울라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하는 컬렉션으로 매년 4월 신상품이 공개된다.이번 팝업에서는 여성복·남성복과 가방, 슈즈 등을 선보인다. 휴가지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도 만날 수 있다. 대표 상품으로는 여성 드레스(260만원), 남성 바지(130만원), 여성용 샌들(160만원), 토트백(160만원) 등이 있다.신세계백화점만의 단독 상품도 있다. 딸기와 수박, 키위, 패션프루트 등 여름철 과일 디자인을 입힌 ‘스퀴즈백’을 이번 팝업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강남점 더 스테이지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이색적인 콘셉트와 함께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곳이다. 그간 루이 비통, 샤넬, 고야드, 구찌, 디올, 보테가 베네타, 프라다 등이 거쳐갔다.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백화점 1층 한복판에 팝업 공간을 연출해 누구나 쉽게 둘러볼 수 있는 더 스테이지는 신제품 론칭을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를 벌일 수 있다. 때문에 팝업을 원하는 브랜드의 문의가 많다. 백화점도 다양한 브랜드들의 새로운 팝업을 지속 선보여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앞서 강남점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와 손잡고 K팝 그룹 ‘세븐틴’ 멤버들이 직접 만든 굿즈를 소개하는 팝업과 신예 아이돌 ‘아일릿’의 데뷔 기념 스토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올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피치스와 함께 ‘해링턴카’를 국내 최초로 소개했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마이바흐 익스클루시브 라운지’ 팝업을 열어 국내 20대 한정 모델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80 4MATIC 오뜨 부아튀르 에디션’을 선보였다.김선진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장(부사장)은 “신세계 강남점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신상품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무대로 자리잡았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늘 새롭고 즐거운 오프라인 쇼핑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어머니의 품 같은 山에서 자연의 겸손함을 배운다
- [편집자주] 산과 숲의 의미와 가치가 변화하고 있다. 가치와 의미의 변화는 역사에 기인한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황폐화한 산을 다시 푸르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렵고 힘든 50년이라는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산림청으로 일원화된 정부의 국토녹화 정책은 영민하게 집행됐고 불과 반세기 만에 전 세계 유일무이한 국토녹화를 달성했다. 이제 진정한 산림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산림을 자연인 동시에 자원으로 인식해야 한다. 본보는 지난해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품 숲을 탐방, 숲을 플랫폼으로 지역 관광자원, 산림문화자원, 레포츠까지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100회에 걸쳐 기획 보도하고 지역주민들의 삶을 조명하고자 한다.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조성된 독일가문비나무숲. (사진=박진환 기자)[무주=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전북 무주의 덕유산 산행은 눈이 즐겁고, 마음이 포근해진다. 특히 4월에는 산과 길에 벚꽃이 만개해 있어 산행 자체가 보약 한첩을 먹는 듯한 힘이 난다. 덕유산(德裕山)은 덕이 많아 어머니의 품처럼 너그러운 산으로 불린다. 이름에도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병들의 길을 안개로 막아 산속에 숨은 백성의 목숨을 구했다는 전설이다. 그 뒤로 주민들은 이 산을 ‘광여산(匡廬山)’에서 ‘덕유산(德裕山)’으로 바꿔 불렀다고 한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조성된 독일가문비나무숲. (사진=박진환 기자)◇덕유산(德裕山), 덕이 많아 어머니의 품처럼 너그러운 산전북 무주군과 장수군, 경남 거창군과 함양군에 걸쳐있는 덕유산은 봄에는 벚꽃이 아름답고, 여름에는 높은 고도로 시원한 계곡이, 겨울에는 눈꽃여행지로 유명한 산이다. 주봉인 향적봉(1614m)을 중심으로 해발 1300m 안팎의 장중한 능선이 남서쪽을 향해 30㎞에 걸쳐 뻗쳐 있다. 북덕유에서 무룡산(1491m)과 삿갓봉을 거쳐 남덕유(1507m)에 이르는 주능선의 길이만도 20㎞가 넘는다.신라와 백제 사이에 문화교류를 하던 관문인 라제통문에서 향적봉에 이르는 계곡 일대에는 무주구천동 33경이 산재해있다. 덕유산에서 발원한 계류가 북쪽의 무주로 흘러 금강의 지류인 남대천에 유입되는데 설천까지의 28㎞ 계곡이 바로 무주구천동이며, 예전부터 전국에서 알아주는 여름휴가지이다.어머니의 품처럼 누구에게나 포근한 느낌을 주는 명산이지만 구한말에는 일본에 항거해 분연히 일어난 의병들의 은신처이자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덕유산 의병길은 덕유산에 의지해 의병들이 왕성하게 활동한 곳이자 한을 품고 쓰러져간 안타까운 곳이다. 덕유산 칠연의총에서는 의병장 신명선의 의기와 한이 서려있다. 대한제국 시위대 출신인 신명선은 1907년 정미7조약이 체결된 후 군대가 해산되자 덕유산을 중심으로 동지들을 규합해 의병장이 됐다. 신 의병장과 의병들은 전북 진안과 장수, 경남 거창과 함양 등을 오가며 숱한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1908년 4월 칠연계곡에서 전열을 가다듬던 중 일본군 토벌대의 기습을 받아 신명선과 휘하 의병 150여명이 모두 전사했고, 당시 살아남은 의병 중 한명이 주민들의 도움을 받아 유해를 수습, 송정골에 안치한 것이 지금의 칠연의총이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조성된 독일가문비나무숲 안내판. (사진=박진환 기자)◇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리기다나무·편백나무·삼나무 등 다양한 수종 자랑덕유산의 아픔을 뒤로하고, 목적지인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에 들어섰다. 이 휴양림은 전북 무주군 무풍면 구천동로 일원에 744㏊ 규모로 1991~1993년 조성됐다. 17동·36실·175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함께 야영·교육·위생시설 및 바비큐장과 산림생태텃밭 등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수종은 독일가문비나무, 리기다나무, 편백나무, 삼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특징이다.이 중 독일가문비나무는 국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의 최대 자랑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나무의 원산지는 유럽이다. 곧은 원뿔 모양의 수형이 아름다워 크리스마스트리로 가장 흔히 이용하는 나무가 바로 독일가문비나무이다. 독일 서남부 산악지대를 검푸르게 뒤덮고 있는 흑림도 이 나무가 주종이다.독일가문비나무가 덕유산에 뿌리를 내린 시점은 1931년이다. 당시 일본은 홋카이도제국대학에 의뢰해 외래 수종의 생육에 적합한 지역을 찾기 위해 시험 삼아 이 일대에 독일가문비나무를 인공조림했다. 식민지의 땅 하나라도 더 수탈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100년 후 200여그루의 독일가문비나무는 덕유산의 명물이 됐다.독일가문비나무숲에 조성된 산책로. (사진=박진환 기자)◇독일가문비나무, 1931년 외래수종의 생육 시험…수탈 아픔 뒤에 명소로 재탄생산림청은 2000년부터 이 일대를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생태적 보전가치와 학술적 연구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해발 700m에 위치한 덕유산자연휴양림의 독일가문비나무숲은 1.2㏊ 면적에 200여그루가 울창하게 솟아 있었다. 평균 높이 30m로 가장 굵은 나무의 가슴높이 지름은 81㎝, 임목축적도 500㎥/㏊에 달한다. 산림청은 지난해 독일가문비나무숲을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에 선정했다.숲에 들어서자 원뿔 모양으로 곧고 높은 독일가문비나무가 방문객들을 앞도하고 있었다. 이 나무는 거인들의 열병식처럼 웅장하고 장쾌했다. 덕유산휴양림 내 독일가문비나무숲은 낙엽송과 잣나무 조림지와 이어져 있어 숲길의 향취를 다양하게 만끽할 수 있었다. 또 독일가문비숲과 같은 목적으로 1933년에 40㏊ 규모로 조성된 리기다소나무숲도 우람한 생장을 자랑하고 있었다. 리기다소나무숲의 하층에는 신갈나무와 산벚나무 등이 생장하며, 복층 숲 구조를 이루고 있었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에는 독일가문비나무를 비롯해 낙엽송과 잣나무, 편백나무, 리기다소나무 등이 조림돼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휴양림 입구에서 산벚나무가 방문객들에게 인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신갈나무와 잣나무, 낙엽송에 이어 구상나무, 종비나무 등이 층층으로 연결돼 있어 국내외 어느 숲에서도 느낄 수 없는 다양함과 초록의 싱그러움이 넘쳤다. 오랫동안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을 지키고 있는 심규현(48) 산림주무관은 “덕유산휴양림의 가장 큰 장점은 입지로 독일가문비나무가 명품숲으로 이뤄지면서 굉장한 관심을 받고 있다”며 “그간 편백나무와 자작나무, 리기다소나무, 낙엽송 등을 순차적으로 조림해 현재 모두 완료한 상태로 이제 20여년간 잘 가꾸면 더 울창한 숲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설치된 야외 데크 야영장. (사진=박진환 기자)주변 산촌에 거주하는 주민들과의 협력사업도 휴양림이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사안이다. 심 주무관은 “예전부터 인근 산촌에서 채취한 임산물 등 특산물 판매에 앞장섰고, 숲가꾸기를 통해 나온 나무들을 판매하고 있다”며 산림 경제의 선순환 구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산불예방 및 진화에 인근 산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으며, 휴양림에서는 그에 대한 대가로 고로쇠 및 송이버섯 등의 임산물 채취권을 주민들에게 허용하면서 산촌경제의 상생모델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에서 근무 중인 심규현 산림주무관(왼쪽)과 전영숙(오른쪽)·정공례(오른쪽 2번째)숲 해설가, 박한균 산림청 대변인실 주무관이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산책하고 있다. (사진=박진환 기자)◇산림청, 인근 산촌경제 활성화 주력…생태 관광 프로그램 개발 나서또 인근 주민들을 휴양림에서 채용,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산림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있었다.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숲속의 야외 데크 야영장이 조성돼 있었다. 인공조림 외에 생강나무와 층층나무, 노린재나무와 개옻나무 등 교목과 관목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서 사계절 신선한 휴식처가 바로 야외 야영장이었다. 인공조림을 한 초창기에는 임산물 채취를 위해 잣나무 식재를 많이 했다면 이후에는 자작나무, 편백나무 등으로 빠르게 수종 전환이 이뤄지고 있었다.심 주무관은 “과거 국토녹화 시기에는 빨리 자라는 나무를 식재했고, 이후 임산물 채취가 가능한 나무에서 관광자원으로 활용될 만한 나무까지 왔다가 최근에는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탄소를 가장 많이 흡수할 수 있는 나무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울창한 숲이 주는 가치는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경제적 가치에 더해 수치화할 수 없는 굉장한 가치가 숨어 있어 숲의 가치가 아직도 저평가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숙박시설. (사진=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덕유산휴양림에서 숲 해설가로 활동 중인 전영숙(62)씨와 정공례(58)씨도 “독일가문비나무숲 중앙에서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트레킹의 마지막 코스로 명상을 한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그 편안함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적지 않다”면서 “어린아이들도 처음에는 싫다고 하다가도 한번 하면 또 오고 싶다고 하면서 성향 자체가 변화한다. 이것이 바로 숲이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전영숙·정공례 숲 해설가는 “독일가문비나무는 나이가 들면 줄기와 잎이 아래로 처져 있다. 결국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겸손해진다는 것을 자연이 알려주는 것”이라며 “매일 숲에 오면서도 매번 배우는 것은 자연에서 배우는 겸손함”이라고 입을 모았다.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산림문화휴양관. (사진=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산림청은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 내 독일가문비나무숲과 지역 산촌과 연계한 다양한 사업들을 기획,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독일가문비나무숲을 중심으로 한 숲 해설과 야생 동식물 관찰, 사진 촬영 투어, 명상 프로그램 등 생태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또 독일가문비나무숲과 연계해 지역에서 계절별로 다양한 축제나 행사 개최를 지원하고, 지역 특산품인 반딧불 사과, 오미자 등의 판매 장터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봄과 가을, 겨울 등 독일가문비나무숲의 다양한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계절·테마별 탐방 프로그램도 검토 중이다. 장영신 산림청 산림휴양치유과장은 “앞으로 독일가문비나무숲을 활용한 산촌경제 활성화 사업을 다각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에버랜드는 '100만 송이 꽃 대궐'…“5대 테마정원에서 힐링하세요”
- 에버랜드 포시즌스가든과 산리오 캐릭터즈 (사진=김명상 기자)[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현재 에버랜드는 ‘정원’ 문화를 주요 콘텐츠 중 하나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5개의 테마정원을 보유한 에버랜드는 놀이기구, 동물, 공연 등의 콘텐츠에 더해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연출되는 정원들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배택영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부장(부사장)은 16일 에버랜드에서 진행된 ‘5대 테마정원’ 관련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위해 포시즌스가든, 장미원 등 보유 정원을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에버랜드는 포시즌스가든, 장미원, 뮤직가든, 하늘정원길, 포레스트캠프 등 각기 다른 주제와 스토리를 가진 5대 정원을 소개하고 향후 계획에 대해 알리는 시간을 가졌다. 에버랜드 포시즌스가든의 캐릭터 포토존 (사진=김명상 기자)봄을 맞은 에버랜드는 말 그대로 ‘꽃 대궐’이었다. 평일임에도 튤립, 매화, 수선화, 유채꽃 등 형형색색의 꽃들을 즐기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에버랜드를 말할 때면 이제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야외 정원 포시즌스가든은 제33회 튤립축제 기간을 맞아 약 120만 송이의 화사한 봄꽃으로 뒤덮여 있었다. 봄꽃 구경을 겸해 놀이기구, 동물원, 퍼레이드, 쇼를 즐기려는 이들로 에버랜드 곳곳은 북적였다. 특히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면서 빈자리가 커진 판다월드의 대기시간은 평일임에도 50분을 넘길 정도로 인기였다. 아기 판다 루이바오, 후이바오의 재롱을 지켜보는 이들은 연신 사진을 찍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높이 7m 크기의 대형 쿠로미 포토존 (사진=김명상 기자)올봄 에버랜드는 정원 콘텐츠에 대대적인 강화를 기하며 변신을 꾀했다. 1만㎡ 규모의 포시즌스가든 곳곳에는 헬로키티, 마이멜로디, 쿠로미, 시나모롤 등의 산리오 캐릭터즈가 꽃들과 어우러져 있었다. 정원에 설치된 7m 높이의 대형 쿠로미 인형을 비롯해 케이크 조형물, 캐릭터 포토존이 설치됐고, 방문객들은 좋아하는 캐릭터와 기념사진을 찍고 꽃과 함께 봄기운을 만끽했다. 꽃잔디로 가득한 ‘하늘정원길’을 걷는 에버랜드 캐스트 (사진=김명상 기자)매화 테마정원인 하늘정원길에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에버랜드는 입장권을 구입하지 않고도 하늘정원길만 별도로 이용할 수 있는 단독 상품을 올해 처음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부터 보름 동안 약 1만 명이 단독 상품을 이용했고, 매화가 절정이었던 3월 말 진행된 고객조사에서는 이용자 중 약 90%가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하늘정원길 현장을 안내한 이준규 삼성물산 그룹장은 “이곳은 오랫동안 개원을 못했습니다. 당시 위에서 내려다보면 나무가 아니라 맨땅이 보였어요. 사업부장님하고 ‘이거 어떡하지’라며 아침마다 한숨을 푹푹 쉬었던 기억이 납니다. 고객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서 오랜 준비 끝에 2019년에야 문을 열었죠. 개원 당시 저보다 작았던 매화나무들이 이제는 제 키보다 더 크게 성장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꽃의 볼륨도 200~300% 증가했고요.”튤립이 가득한 에버랜드 포시즌스가든 (사진=김명상 기자)지금의 푸르른 나무와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한 에버랜드의 모습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원래 용인자연농원(현 에버랜드) 자리에는 대규모 양돈장이 있었고 거의 황무지에 가까웠다. 나무를 심은 것은 양돈장에서 나오는 거름을 사용해 과수원을 키우고 수익을 얻겠다는 구상 때문이었다. 기자간담회에서 배택영 사업부장은 “당시는 먹고 사는 게 급한 때여서 땅에 과실나무를 심고 여기서 나오는 과일을 제일제당으로 보내서 통조림을 만들었습니다. 과수원과 양돈장이 서로 사료와 비료 역할을 한 것이죠. 1980년대에 저 넓은 땅에 장미와 튤립을 심는다는 것은 사치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소득의 증가에 맞춰 테마파크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하자는 개념으로 에버랜드 개장 당시부터 있었던 포시즌스가든과 장미원을 비롯한 정원을 본격적으로 가꾸기 시작했죠. 현재 5대 정원은 다른 테마파크와는 차별화된 에버랜드만의 고유한 특징이 되었습니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포시즌스가든 (사진=에버랜드)향후 에버랜드는 5대 정원을 통해 고객들에게 매 시기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다른 테마파크와 차별화된 콘텐츠를 더하겠다고 밝혔다. 에버랜드를 대표하는 포시즌스가든은 계절마다 주제에 따라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꾸민다. 봄에는 튤립·수선화를 중심으로 하고 여름에는 바나나·열대식물, 가을에는 메리골드·코스모스, 겨울에는 상록수·억새류 등 계절을 대표하는 꽃과 식물로 채울 예정이다. 에버랜드 뮤직가든 (사진=에버랜드)다른 정원 역시 다른 매력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클래식 명곡과 에버랜드 테마송 등이 흐르는 ‘뮤직가든’은 370미터의 산책로에서 수목들과 교감하고 힐링할 수 있는 곳이다. ‘포레스트 캠프’는 34만여 나무와 초화류가 있는 약 9만㎡ 규모의 자연 생태 체험장으로, 10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다목적 잔디광장과 야외 공연장도 마련돼 있다. 특히 ‘장미원’에서는 내달 17일부터 720품종 약 300만 송이 장미가 만발하는 장미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배택영 리조트사업부장은 “어트랙션, 동물, 공연 등 콘텐츠는 물론 계절마다 다른 컨셉과 테마로 연출되는 다채로운 정원들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에버랜드 정원 투어만의 특징”이라며 “여가 트렌드와 다양한 고객 니즈 변화에 맞춰 에버랜드 리조트도 지속적으로 변신하고 고객들이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에버랜드 포레스트캠프 (사진=에버랜드)
- 페퍼톤스 "남들이 스타크래프트 할 때 음악, 어느덧 20년 됐네요"[인터뷰]
- 페퍼톤스신재평[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데뷔 20주년을 맞아 20곡을 준비했어요. ‘참 풍성한 앨범구나’ 하고 느껴주셨으면 좋겠네요.”2인 밴드를 표방하는 듀오 페퍼톤스(PEPPERTONES·신재평, 이장원)가 새 앨범 ‘트웬티 플렌티’(Twenty Plenty)로 17일 돌아온다. 데뷔 20주년을 맞아 준비한 신작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두 멤버는 앨범 앨범에 앞서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해 20주년 및 앨범 발매 소감을 밝혔다.우선 신재평은 “시간이 참 빨리 갔다. 한 해 한 해 할 수 있는 것들, 하고 싶은 것들을 조금씩 하다 보니 어느덧 20주년이 된 것 같다”면서 “엄청 대단한 일처럼 축하받는 게 부끄럽고 쑥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뒤이어 이장원은 “10주년 기념 공연을 했을 땐 10주년이란 타이틀이 붙이느냐 마느냐가 우리끼리 논란이었는데, 이번엔 20주년을 기념하는 무언가를 해야했다는 생각이 일치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팀을 만들 때부터 홈페이지에 ‘SINCE 2004’를 내걸어 뒀는데, 2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보니 그게 관록 있는 맛집 같은 느낌을 내주는 것 같아 자랑스럽다”며 웃었다.이장원두 사람은 카이스트 전산학과 99학번 동기다. 동행을 이어온 시간은 이미 진즉 20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었다.신재평은 “굉장히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며 같이 일을 했다. 이렇게 계속해서 곁에 있는 친구가 있고, 그런 친구와 계속해서 음악 활동을 함께 이어갈 수 있다는 건 복 받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21년 가수 겸 뮤지컬 배우 배다해와 결혼한 이장원은 “‘친구와 어떻게 일을 같이 하냐. 피곤하지 않냐’고 하던 (배)다해가 요즘은 20주년이 됐다고 하니 ‘부럽다’고 한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이어 그는 “‘남들이 스타(스타크래프트)할 때 우린 음악 만들어’ 하는 게 멋질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거였다”고 결성 당시를 돌아보면서 “(신)재평이가 제 멋대로 사는 저와 계속해서 함께 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2004년 데뷔한 페퍼톤스는 이듬해 발매한 1집 ‘컬러풀 익스프레스’(Colorful Express)로 대중과 평단의 귀를 모두 만족시키며 주목받았다. ‘레디, 겟 셋, 고!’(Ready, Get Set, GO!), ‘슈퍼판타스틱’(Superfantastic), ‘세계정복’, ‘에이프릴 펑크’(April Funk), ‘바이크’(Bike) 등을 수록한 앨범이다. 이후 이들은 경쾌하고 명랑한, 이른바 ‘뉴테라피 음악’을 꾸준히 선보여 음악 애호가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신재평20주년 기념 앨범인 ‘트웬티 플렌티’는 기존 발표곡들을 후배 아티스트들이 재해석해 부른 리메이크 곡들을 수록한 A 사이드(A Side) ‘서프라이즈’(SURPRISE!!)와 미발표곡들과 새롭게 작업한 신곡을 담은 B 사이드(B side) ‘리와인드’(<리메이크곡 제작 계기를 묻자 신재평은 “회사(안테나)와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하다가 20주년이니까 20곡을 내보는 게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왔고, 20곡을 갑자기 쓸 수 없으니 리메이크를 떠올리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섭외는 회사가 주도해서 추진해줬는데, 저희 공연장에 와봤다는 후배들도 있어서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리와인드’에 담은 곡들에 대해선 “다른 노래들과 잘 섞이지 않아서 기존 앨범들에 수록하지 못했던 노래들이 대부분”이라면서 “10곡을 추리는 과정에 가장 긴 시간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떻게 보면 패자부활전이자 회고록 느낌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부연하며 미소 지었다. 2CD의 타이틀곡인 ‘라이더스’에 대해선 “음반 기획을 마치고 나서의 생각과 정서를 담아 마지막에 쓴 신곡”이라고 소개했다.무려 20곡으로 구성한 앨범을 제작하는 건 소속사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쉽지 않은 일. 그런 점에서 볼 때도 페퍼톤스는 복 받은 팀이다. 소속사 안테나를 이끄는 유희열이 팬카페 회원 출신일 정도로 페퍼톤스의 음악의 열혈 팬이기 때문. 신재평은 “저희와 (유)희열이 형은 되게 오래되게 오래된 관계이고 그렇기에 서로 신뢰하는 감정이 있다”면서 “저희가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는 보금자리 역할을 해주시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안테나가 나아가는 길에 있어 변화가 많았는데, 그런 것들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진득한 자세로 믿으며 활동을 이어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재평은 “(유희열이) 이번 앨범에 대해서도 당연히 많은 응원을 해주었고, 사적으로 좋다는 얘기도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20주년 기념 만화페퍼톤스포근한 둥지에서 20주년을 맞은 페퍼톤스는 앨범뿐만 아니라 다채로운 콘텐츠로 팬들 곁을 찾을 예정이다. 이들은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청춘물 만화책 발간, 단독 공연 개최 등을 준비 중이다. ‘레디, 겟, 셋, 고!’를 제목으로 붙인 만화책의 경우 공식 SNS 계정에 티저컷을 공개해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신재평은 “20주년을 맞아 팬들을 위해 하지 않았던 걸 해보려고 한 것”이라면서 “부끄럽지만 재미있는 이벤트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이장원은 “연말까지 재미있는 일을 많이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말을 보탰다. 20주년 활동의 중심에 있는 앨범 ‘트웬티 플렌티’에 대해선 “이전 앨범들처럼 관통하는 메시지는 없지만, 페퍼톤스의 20년을 다룬 앨범이니 괜찮은 서사시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이렇게 지내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겁니다’라는 이야기를 들려드릴 것”이라면서 관심을 당부했다.△앨범 트랙리스트1CD ‘SURPRISE!!’1.SUMIN-계절의 끝에서2.잔나비-행운을 빌어요 *타이틀3.LUCY-Ready, Get Set, GO!4.나상현씨밴드-New Hippie Generation5.이진아, 정동환-공원여행6.wave to earth-검은 산7.유다빈밴드-노래는 불빛처럼 달린다8.Dragon Pony-데네브9.스텔라장-청춘10.권순관-Thank You2CD ‘<1.rewind2.라이더스 *타이틀3.코치4.불쑥5.dive!6.스퀴즈번트7.왜냐면..8.home9.늦여름하늘10.Freshman(rem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