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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악의 악' 지창욱 "위하준, 질투 나고 부러워…시즌2, 머릿속에 있다" [인터뷰]③
- 지창욱(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배우로서 질투도 나고 부럽기도 했죠. ‘질 수 없다. 창피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2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최악의 악’ 인터뷰에서 지창욱은 위하준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최악의 악’은 1990년대, 한-중-일 마약 거래의 중심 강남 연합 조직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경찰 박준모(지창욱 분)가 조직에 잠입 수사하는 과정을 그린 범죄 액션 드라마. 지창욱은 강남연합의 보스 정기철(위하준 분) 조직에 언더커버로 잠입해 점차 ‘악’으로 변해가는 박준모를 연기했다.지창욱(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이날 지창욱은 “재밌었던 것 같다. ‘최악의 악’이라고 해서 그전에 했던 작품보다 다른 연기를 보여줬다기보다는 외부적인 요인이 많았던 것 같다. 제가 톤을 잡고 연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장, 의상, 촬영, 조명, 미술에 의해서 더 많이 달라 보인 게 아닐까 생각도 했다”라며 출연 소회를 전했다.이미지 변화에 대한 욕심이 항상 있다는 지창욱은 “그전에 했던 작품들도 새로운 모습을 찾기 위해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위해서 계속 변화하고 싶어 해서 시도하는 중인 것 같다”며 “새로운 모습들을 저 스스로도 보고 싶고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고 전했다.지창욱은 위하준과 치열한 신경전을 선보이며 몰입을 이끌었다. 그는 “연기하면서 개인적으로 우정이라고 해야 하나? 브로맨스를 염두하진 않았던 것 같다”며 “정기철은 잡아야 하는 인물. 그를 잡기 위해서는 경찰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정당화시키기 위해선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말의 연민,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안쓰러움 정도였다. 저한테 정기철은 목표였고 나중에는 잡지 않으면 안 되는 인물이었다”라고 설명했다.‘최악의 악’ 포스터(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위하준은 앞선 인터뷰에서 연기적으로도 후배로서도 지창욱에게 많이 배웠다고 강조했다. 위하준은 “제가 하준이한테 뭘 가르쳐준 건 없는 것 같은데 그렇게 얘기해주면 너무 감격이고 고맙다. 저도 하준이랑 작품을 하면서 누구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오랜 시간 지켜보지 않았나. 하준이의 장점들을 보고 배우로서 질투도 나고 부럽기도 했다”고 전했다.이어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시너지를 내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도 많이 했다. 이런 과정들을 봤을 때 너무나 좋았던 동료였다. 현장에서 즐거웠다. 하준이를 보면 본인 스스로도 열심히 하는 게 보이니까 선배지만 동료지 않나. ‘질 수 없다. 창피하면 안 되겠다’ 이런 생각들을 진짜 많이 했었던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극 중 욕심이 나는 역할에 대해선 기철과 의정(임세미 분)을 꼽았다. 또 그는 훈훈했던 촬영장 분위기에 대해 설명하며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냈던 순간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지창욱은 “칼 무는 장면은 제가 아이디어를 냈다. 이런 것들을 현장에서 많이 만들었다. 텍스트라는 뼈대에 살을 진짜 많이 붙였다. 그런 것들이 매 순간 이루어졌고 호흡이 중요했던 작품인 것 같다”고 전했다.지창욱(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시즌2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즌2가 나온다는 건 제가 하고 싶어서 나올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비즈니스적인 것들도 있고 (여러 상황이) 있어야 만드는 거니까. 저희들끼리 술 먹으면서 농담할 때는 ‘시즌2 때는 이러면 어때? 저러면 어때?’ 했다. 제 머릿속에는 있다. 저 혼자 상상을 하는 거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누구보다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지창욱은 “지쳐갔던 것 같다. 쉬운 스케줄은 아니었다. 공연했고 영화 ‘리볼버’ 촬영은 얼마 전에 마쳤고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우씨왕후’도 지금 촬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대본)을 보면 뭔가 계속... 올해가 좀 그랬던 것 같다. 뭔가 계속해 보고 싶었다”며 “계속 아이디어를 내고 표현을 해보는 과정들이 어떻게 보면 힐링이었던 것 같다. 그게 저한테는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최악의 악’이 어떤 의미로 남을까. 지창욱은 “필모그래피 한 켠에 잘 자리 잡을 것 같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이 작품 때문에 나라는 사람이 바뀌거나 거창한 느낌은 또 아닌 것 같다. 근데 분명히 저한테는 제 인생의 한 시간을 함께한 너무 소중하고 좋은 작품이다. 그렇게 남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이·팔 전쟁에 후퇴한 연준 매파
-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다음은 12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이·팔 전쟁에 후퇴한 연준 매파-‘고용세습 포기못해’…생떼쓰는 기아 노조-대통령실 “9·19 합의 효력정지 검토”-빈도체 바닥 쳤다…삼선전자 兆단위 영업익 회복-내년 성장률도 낮춘 IMF, 3고불황 탈출 동력 찾아야-위아래 따로 없는 나랏돈 축내기…공직 사회 왜 이러나△종합-‘재난앱’따라 대피소 가보니 놀이터 웬 말-마스크 벗고 첫 가을, 심상찮은 ‘독감’…저렴한 백신 찾아 발품 파는 시민들△중동전쟁에 숨죽인 시장-“이·팔 전쟁, 세계경제 불확실성 더해” 연준 매의 발톱 거뒀다-“경기부진 점진적 완화…국제유가가 최대 변수”-9·19합의로 北 감시에 구멍…하마스 같은 기습땐 속수무책△종합-‘퍼스트 무버’ 정의선…글로벌 톱3 넘어 ‘모빌리티 게임체인저’로-“삼성 반도체 내년 1분기 흑자전환…이·팔 전쟁이 변수”-산업계 “국내기업 현실 고려해 ESG 공사기준 마련해야”-희망 사라진 ‘신혼희망타운’△미리보는 WFESTA-“가족 범위 넓혀 ‘전통적 가족’ 프레임 깨야”-“법적 보호자 제도가 유연했더라면…‘친구 입양’은 없었을 겁니다”-“다문화가정 의식적 차별 크게 줄었지만…‘내 이웃’ 거부감 여전”-“입양한 내 조카들, 인생 바람되게 만들어주는 존재”△정치-총선 6개월 앞으로…정치권, 표시 향방에 ‘촉각곤두’-신원식·유인촌 장관 임명장 수여…尹대통령, 김행 후보자 놓고 장고-편향된 교재 폐기하는게 공교육 정상화 첫발-與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해야” vs 野 “안전판 남겨둬야”-野 “통일부, 재외동포 조직에 과태료 부과 과해”△경제-중대재해법 대상 느는데…수사관 증원 최소화-박성훈 “오염수 특별법 전혀 고려 안 해”-경상수지 4개월째 흑자…‘불황형’ 우려는 여전-정황근 “개식용 종식 특별법 제정해야”△금융-국민은행 이어 우리은행도…주담대 금리 올란다-50년 주담대 문제 있다던 금융위…특별보금자리론 60대도 취급했다-애플페이, 일반카드보다 수수료 수입 적네-퇴직연금 ‘커닝공시’ 퇴출에도…‘금리경쟁’ 여전할 듯△Global-이스라엘, 국경에 30만 병력·전차 집결…지상전 임박한 가자지구-‘전쟁 가짜뉴스’ 확산에…EU “머스크, 24시간 내에 대응하라”-中, 184조원 국채발행 검토…경기 반등 ‘불씨’ 살린다-레바논·시리아도 이스라엘 공격…바이든 “이스라엘 군사지원 확대” -나흘 만에 또 강진…아프간의 눈물△산업-MS·구글·애플 제쳤다…삼성전자, 4년 연속 ‘세게 최고 직장’-머리띠 두른 노조…‘대박’ 친 쏘렌토 생산 차질 우려 -북미시장 ‘선제 투자의 힘’…벌써 작년 실적 넘은 LG엔솔-삼성SDI, 북미 공략 가속-HD한국조선해양, 연료전지 시장 진출△ICT-이종호 “R&D 비효율 걷어내야”-“디지털 콘텐츠 지출항목 필요”-‘접시’ 안달아도 위성방송 볼 수 있게 진화-‘큰손’ 막은 韓코인시장…“투기적 경향만 키워”△제약·바이오-독보적 기술·한계 넘은 플랫폼…‘투자 러브콜’ 쏟아졌다-딥로이드 “AI 생태계 확장…내년 매출 200억원 목표”-코로나 치료 뚝심…‘K바이오 저력’ 보여줬다-인니에 혈액제제 공장 짓는 SK플라즈마, 국부펀드 투자 유치△과학카페-다양성 커졌지만…韓, 노벨의·과학상 수상 ‘0’-예산 삭감 여파에 감염병 연구도 ‘휘청’△증권-삼성전자 해뜰날 오나…외인도 5일만에 샀다-당국 “공매도 전산화 투자자보호와 무관…외국서도 안해”-SGI 희망가격은 너무 높지만 고배당 기대…흥행 성공할 듯△증권-삼전·LG엔솔 깜짝실적에 어깨 편 코스피-에코프로 반등하자 개미들 ‘탈출’-한투운용 “만기채권형 ETF로 변동성 장세 대응”-“2차전지 소모품 생산…수익 탄탄”△부동산-‘수십 대 1’청약 경쟁률 무색…계약포기 속출-탈락하면 수백억 헛돈 된다…건설사, 재건축 입찰 신중모드-부동산PF보증 ‘15조원’ 확대…‘자금수혈’ 시동 -강남상가도 못 피한 ‘0%대’ 수익률△문화-독재자 대역이 된 배우, 다시 전하는 위로-‘덕수궁 돈덕전’ 100년 전 외교현장 한눈에-‘강원2024’ 성화, 전국 방방곡곡 밝힌다△피플-매일 3만보씩 걸으며 응원…선수들과 함께해 영광-“SW개발자 도전하세요”…크래프톤, 인재 양성 앞장-고양시, MICE 도시 세계 14위에 선정…2년 연속 아·태지역 1위-석유협회, 유연백 전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 상근부회장 선임-LH, 포항 지진피해 이재민 위한 공공임대주택 착공-대한피부과학회 차기 회장에 은평성모병원 강훈 교수△오피니언-액티브 ETF, 진보인가 퇴행인가-중동 사태 ‘망전필위’의 교훈△전국-창동~도봉산 GTX 지하화에…“우리도 지하로” 목소리 높이는 의정부-시장 바뀔 때마다 계획 뒤집혀…안산 초지역 개발 16년간 스톱-‘144억 지방소멸기금’ 잡아라…지자체들 총성 없는 전쟁△사회-한동훈 “김경수·오거돈도 결국 실형”…‘이재명 영장기각 책임론’ 선그어-대학원도 학생 감소 직격탄…10곳 중 9곳은 ‘정원 미달’-‘日 오염수 영향’ 보고서 공개 안한 질병청-변협 “대법원장 후보 16일 공개 추천”-모바일 운전면허증 157만건 발급·주점선 여전히 “실물카드 주세요”-‘쪼개기 후원’ 구현모 전 KT 대표…횡령 혐의로 벌금 300만원 추가
- '거미집' 김지운 감독 "송강호, 차가운 연기에도 뜨거움 느껴져"[인터뷰]②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거미집’ 김지운 감독이 ‘밀정’ 이후 오랜만에 재회한 송강호와의 작업 소감과 함께 배우들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그만의 미장센 철학을 밝혔다.김지운 감독은 최근 영화 ‘거미집’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7일 개봉한 영화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다.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달콤한 인생’ 등을 만든 김지운 감독이 약 5년 만에 내놓는 스크린 작품이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과 함께 올 추석 연휴 한국 영화 3파전에 뛰어들었다. 앞서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평단과 매체들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앞서 송강호는 ‘거미집’의 매체인터뷰에서 오랜 시간이 흘러도 김지운 감독과의 작업은 늘 설렌다고 밝힌 바 있다. ‘거미집’을 찍으며 김지운 감독과의 첫 영화 ‘조용한 가족’의 촬영 현장을 떠올리기도 했다고.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와의 작업에 대해 “저 역시 찍으며 ‘조용한 가족’ 생각이 많이 났다”며 “다시 송강호 이야기를 하자면, 최근 이런 밈들이 되게 유행했었다. 송강호의 작품 속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짤인데, 박찬욱은 송강호의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봉준호가 송강호의 찌질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김지운 감독은 자기가 재미있으려고 그런 얼굴을 보여주려 한다더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 말이 반은 맞다”며 “다른 사람이 웃지 않아도 내가 웃긴 지점이 있지 않나. 나는 이게 웃기고 좋은데 다른 사람들도 그런 지점을 좋아해줄까 고민되는 지점들을 송강호가 해낸다. 그런 독창적인 지점들이 있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의 협업은 ‘조용한 가족’을 시작으로 ‘반칙왕’, ‘놈놈놈’, ‘밀정’에 이어 이번이 약 다섯 번째다. 햇수로 약 25년에 걸친 긴 인연이다. 송강호는 ‘거미집’에서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바꿔 걸작을 만들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 김열 감독을 연기했다. 송강호는 천재라 불리던 스승 신감독과 늘 비교를 겪어 뿌리깊게 자라온 김감독의 열등감과, 걸작을 만들어 세간의 무시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 주변 상황이 어떻든 바라던 영화의 결말을 찍어나가야만 하는 그의 광기 등을 입체적으로 표현해냈다.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를 향해 “보편적이지 않은 유머를 보편화시킬 수 있는 배우”라는 찬사를 덧붙였다. 그는 “설명을 만들어내는 배우다. 송강호란 배우가 아니라면 그 장면이 죽어버릴 수 있는 독특한 뉘앙스, 그런 부분들을 너무 잘해준다”며 “이상한 방식으로 전달해도 송강호가 표현하면 히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강호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될 수 있던 비결이 어떤 역할도 인간적으로 그려내는 그의 역량에서 비롯된다고도 강조했다. 김지운 감독은 “건달을 연기해도, 스파이를 해도 늘 강력한 힘이 있다”며 “그렇게 인간적이고 낯설지 않은 친숙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가 순간적으로 서늘하게 만드는 지점이 있다. 그런 면에서 송강호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각한다. 차가운 연기를 하는데 뜨거움이 느껴진다”고도 부연했다. ‘거미집’에서는 배우 정우성이 김감독의 스승 ‘신감독’ 역으로 깜짝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정우성과 송강호가 한 화면에서 합을 맞추는 것은 김지운 감독의 전작 ‘놈놈놈’ 이후 무려 15년 만. 김지운 감독은 “개인적으로 ‘놈놈놈’에 대해 애증을 갖고 있다. 찍으면서 정말 많이 고생했고, 현실의 벽에 많이 부딪혔다”며 “욕망을 현실화하기 위해 희생해야 할 대가가 많음을 깨닫게 한 작품이다. 그래서 ‘놈놈놈’의 세 주연 배우를 향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각별한 감정을 털어놨다. 앞서 전작 ‘밀정’에 이병헌이란 강렬한 카메오가 있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거미집’에서 정우성을 등장시킨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김지운 감독은 “농담삼아 이야기하자면 일종의 ‘놈놈놈 유니버스’가 아닐까 싶다”고 너스레를 덧붙였다. 김감독의 눈빛으로 마무리돼 ‘거미집’ 관객들을 강렬히 사로잡은 엔딩 장면의 취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지운 감독은 “아놀드 하우저가 쓴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에선 예술가와 창부의 공통점을 이야기하는 대목이 있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걸 총동원해 상대를 황홀경에 빠뜨리지만, 정작 자신은 그 황홀경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존재’란 문장이다. 저는 이 문장의 내용을 믿는 사람이고, 그게 예술가의 초상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송강호 씨에게도 그런 주문을 했고, 그의 오묘한 표정으로 관객들이 영화에 많은 질문을 던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김지운 감독 본인에게 따라붙는 ‘미장센의 대가’란 수식어에 대한 솔직한 소신도 전했다. 김지운 감독은 “저에게 미장센을 평상시 많이 활용하고 그걸 돋보이게 하는 감독이란 이야기들을 하시는데, 사실 내게 가장 결정적으로 아름다운 미장센은 배우의 표정과 얼굴”이라는 철학을 밝혔다. 언젠가 자신이 세상을 떠난다면 ‘배우의 얼굴을 가장 아름답게 쓰는 감독’이란 평가를 받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김지운 감독은 “결국 나는 사람들의 표정을 담기 위해 영화를 하는 것이었구나, 이런 생각이 어느 순간 들었다”며 “배우의 표정이야말로 그 영화의 풍경이자 가장 아름답고 진실한 미장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거미집’은 지난 27일 개봉해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 '거미집' 김지운 감독 "나이 들어도 내 영화는 늙지 않았으면"[인터뷰]①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 일을 아무리 사랑해도 어느 순간 환멸이 날 때가 있지 않나. 자기 환멸, 그리고 세계에 대한 환멸. 그런 점에서 ‘거미집’은 나에게 힘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룰 준 작품이다.”김지운 감독은 영화 ‘거미집’이 영화에 대해 던진 그의 질문에 길잡이가 되어준 작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지운 감독은 최근 영화 ‘거미집’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지운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든 건 팬데믹 기간 영화에 대해 거쳤던 일종의 ‘성찰’의 의미였다”며 “그 시기 많은 상념에 빠져있었고, 영화가 이렇게 사라지고 마는 건가에 대한 고민이 컸다. 영화란 무엇인가, 그 당시 내가 영화에 대해 던진 질문과 고민의 찰나 만든 작품이었다”고 고백했다. 결과적으로 ‘거미집’은 김지운 감독이 영화를 계속 찍어야겠다는 마음을 잃지 않게 일깨워준 작품이 됐다고. 지난 27일 개봉한 영화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다.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달콤한 인생’ 등을 만든 김지운 감독이 약 5년 만에 내놓는 스크린 작품이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과 함께 올 추석 연휴 한국 영화 3파전에 뛰어들었다. 앞서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평단과 매체들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김지운 감독은 ‘거미집’의 VIP 시사 이후 주변 지인들에게 접한 반응을 들려줬다. “뒤풀이만 보면 성공적이었다. 그런 이야기들을 하더라. 한국 영화가 좋았던 시절 그 때의 뒤풀이 현장을 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김지운 감독은 “다른 나리에 비해 유독 한국 영화 시장의 팬데믹 이후 회복 속도가 더딘 것 같다”며 “그런 시점에 뭐랄까 속을 탁 풀리게 하는 영화를 본 것 같다 말해주는 반응도 있었다. 한 동료 감독은 이 영화를 너무 좋게 보고 곧바로 시나리오를 쓰러 가 뒤풀이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는 문자를 보내주기도 했다. ‘아, 이 작품이 힘을 주는 영화가 됐구나’ 싶었다”고 떠올렸다. 최근 할리우드에선 ‘바빌론’(감독 데이미언 셔젤), ‘파벨만스’(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 극장 영화의 역사와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짚는 성찰적 의미의 작품들이 영화인들의 가슴을 울렸다. ‘거미집’도 좁은 의미에선 김지운 감독 자신의 영화인생을 되돌아보는 작품이면서, 나아가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창작자들의 마음과 의미를 되새긴 작품이었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시기가 됐구나 생각을 했다. 나의 힘이 더 빠지지 않게 북돋아줘야지,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회상했다. ‘거미집’의 작중 배경은 1970년대다. 유독 검열이 심했던 암흑기에 걸작을 만들고 싶은 열망에 휩싸인 ‘김열’ 감독이 주인공이다. 김지운 감독은 굳이 1970년대를 배경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현재의 침체기에서 한국 영화를 다시 되돌아보니 70년대가 한국 영화의 침체기이자 암흑기였다. 당시 검열이라는 창작자에게 고통스러운 어떠한 장치가 있던 때”라며 “그 시대의 선배들은 어떻게 그 시기를 돌파해 영화를 만들었을까 생각했다. 그런 곤경을 어떻게 돌파해 2000년대 두 번째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를 가져오는 주춧돌을 세웠을까 생각이 들더라”고 떠올렸다. ‘거미집’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바꾸려는 김감독의 좌충우돌 촬영 현장과, 김감독이 만든 극 중 극 ‘거미집’의 스토리를 교차해 보여준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 속에서 영화를 찍는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관객들이 어느새 극 중 영화도 보고 싶어지게 만들 수 있는 플랜이 필요했다”며 “처음엔 헌신적인 여성상과 가부장제 집안 풍경 등 그 시대의 풍속을 이야기하는 영화처럼 다가가다가 위기감과 긴장을 자아내고, 장르적 변주를 통해 ‘이런 과정까지 치닫는다고?’란 느낌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선 극 중 극 ‘거미집’을 통해 그 시대의 틀에 박힌 현실적 여성상, 욕망을 가진 현대적 여성상을 동시에 표현해낼 수 있는 배역이 필요했다. 임수정이 연기한 ‘이민자’란 캐릭터가 대표적이다. 임수정은 ‘장화, 홍련’ 이후 오랜만에 ‘거미집’으로 김지운 감독과 재회했다. ‘장화, 홍련’이 개봉 20주년을 맞은 상황에 ‘거미집’이 세상에 선보여진 타이밍이 절묘하다. 김지운 감독은 “‘이민자’란 캐릭터를 베테랑 여배우가 연기해야 했다. ‘장화, 홍련’ 땐 신인이었지만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베테랑 여배우 중 한 명이 임수정”이라며 “일본의 거장 오스 야스지로와 ‘만춘’, ‘동경이야기’ 등에서 호흡한 하라 세츠코란 여배우가 있다. 임수정에게 그런 모습을 표현하길 바랐다. 임수정이 기본기가 잘 다져진 배우라 잘 표현해낼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고 회고했다. ‘거미집’은 개봉 전 고(故) 김기영 감독의 유족들과 갈등으로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당시 유족들은 고인을 부정적으로 모방하고 묘사했다며 ‘거미집’의 제작사 앤솔로지스튜디오를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언론배급 시사회를 앞두고 오해를 풀며 극적인 갈등 봉합에 성공했다. 김지운 감독은 이에 대해 “김기영 감독의 독창적 세계에 개인적인 존경심을 품고 있었고, 그 진심이 유족들에게도 전달됐을 거라 생각한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김열 감독은 김지운 감독 본인의 페르소나였을까. 그에게도 걸작들을 향한 열등감과 질투심이 있는지 물었다. 김지운 감독은 “한국에서 잘 되는 모든 영화들은 질투나는 영화들”이라면서도,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 탐나는 작품들은 있지만 내 자신이 여태껏 영화를 만들며 상대적으로 그 때 그 때 하고싶은 것들을 해왔다고 자부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그는 “나는 영화적 야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성공한 영화들을 또 만드는 건 내게 의미가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다른 장르를 시도하고 모색하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안주하는 것은 예술가들에게 내려지는 사형 선고다.’ 그는 서태지와 데이비드 보위의 이같은 어록에 자신도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운 감독은 “항상 나를 리프레시된 상태에 놓는 게 중요하다”며 “내가 나이 드는 건 괜찮아도 영화만큼은 늙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지운 감독은 영화 제작과 함께 OTT 드라마에도 도전한 바 있다. 애플tv+ ‘닥터 브레인’이 첫 시도였고, 지난 6월 말부터 두 번째 드라마 ‘망내인’의 촬영을 진행 중이다. 2013년엔 한국 감독 중 처음으로 영화 ‘라스트 스탠드’로 할리우드에 진출하기도 했다. 김지운 감독은 “미국에 간 것도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이루고 편해진 상태에서 내린 결정이다. 주변의 작업하는 모든 사람들이 내게 어려운 말을 해주지 않고, 그런 리액션이 불안하더라”며 “가장 밑바닥에서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가짐이었다. 그 자체가 리프레시의 과정이라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영화 한 편의 성공이 내게 중요하지 않다. 영화를 통해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게 아닐까 싶다.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며 텐션을 유지하는 나만의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팬데믹 이후 더 보수적인 분위기로 변한 영화 시장을 더 큰 모험과 도전들로 타개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거미집’ 역시 그런 생각으로 만든 작품이었다고 한다. 이는 재능있는 감독들의 등장만으로 이뤄질 순 없고, 그런 감독들을 발굴해 영화적 비전을 시행할 수 있게 돕는 제작자들도 함께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양한 영화적 시도들이 이뤄지기 위한 관객들의 역할도 강조했다. 김지운 감독은 “모든 이야기는 특수한 상황을 통해 보편성으로 확장해나간다”며 “그 작업은 독자와 관객의 몫이다. 요즘을 지켜보면 그것마저도 안 하려는 게 아닐까, 관객들도 퇴행을 한 게 아닐까 싶어 안타까웠다. 관객이 감독에게 질문을 던지듯, 감독인 나도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용기 있는 확장이 이뤄져야 대중성의 영역도 넓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거미집’은 지난 27일 개봉해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 '거미집' 송강호, 다시 한 번 되새긴 영화의 맛 [인터뷰]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 영화를 찍으면서 느꼈다. ‘그래, 이게 영화지’.”영화 ‘거미집’으로 김지운 감독과 재회한 배우 송강호가 이 작품을 촬영하며 느낀 자부심이다. 송강호는 “팬데믹을 거치며 OTT 등 다양한 콘텐츠로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점들이 생겼지만, 그만큼 영화의 소중함이 얻어지는 것 같다”며 “이 영화를 통해 영화만이 가진 영화의 매력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송강호는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거미집’을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다.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달콤한 인생’ 등을 만든 김지운 감독이 약 5년 만에 내놓는 스크린 작품이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과 함께 올 추석 연휴 한국 영화 3파전에 뛰어들었다. 앞서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평단과 매체들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의 협업은 ‘조용한 가족’을 시작으로 ‘반칙왕’, ‘놈놈놈’, ‘밀정’에 이어 이번이 약 다섯 번째다. 송강호는 ‘거미집’에서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바꿔 걸작을 만들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 김열 감독을 연기했다. 송강호는 천재라 불리던 스승 신감독과 늘 비교를 겪어 뿌리깊게 자라온 김감독의 열등감과, 걸작을 만들어 세간의 무시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 주변 상황이 어떻든 바라던 영화의 결말을 찍어나가야만 하는 그의 광기 등을 입체적으로 표현해냈다. 송강호는 작품을 통해 영화감독의 역할을 간접 체험해본 소감이 어떻냐는 질문에 “감독 역할이 쉬운 직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예전에 감독이 배우들만 고생시키고 뒤에 앉아 지켜보는, 편해보이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면서도 “이 영화를 찍고 ‘김열’처럼 누구도 책임지지 못할 고통 속에서 결정을 하고 고뇌 속에서 창작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일개 배우가 감당할 몫은 아니구나 실감했다. 이건 어마어마한 세계다, 카메라 뒤가 편한 자리는 아니구나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칸 국제영화제 이후 국내 관객들을 만나는 소감에 대해선 “그동안 못 봐왔던 형식이랄까, 익숙한 패턴의 영화들만 보시다가 이런 생소하고 파격적인 면이 있는 작품을 보셨을 때 어떻게 보실지 등이 궁금하다”며 “저희들 입장에선 사실 ‘영화의 맛’이랄까, 이런 느낌을 받는 게 귀해진 시대인 것 같다. 영화만이 가진 영화의 맛, 에너지를 즐기는 게 오랜만”이라고 전했다. 오랜만에 만난 김지운 감독과의 작업은 ‘반칙왕’, ‘공동경비구역 JSA’ 등 작품들을 찍던, 한국 영화의 황금기로 불리던 1990년대말~2000년대 초반의 촬영 기억을 떠올리게 해 반가웠다고도 회고했다. 송강호는 “김지운 감독은 영화적인 장르의 변주를 통해 늘 새로운 영화를 찍으시다 보니 함께한다는 자체가 설ㅤㄹㅔㅆ다. 한 영화를 찍을 때 영화 여행을 떠난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 편인데, 이번엔 어떤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까 두려우면서 설렘이 컸다”고 회상했다. 이어 “‘조용한 가족’, ‘반칙왕’, 더 나아가 비슷한 시기에 찍은 ‘공동경비구역 JSA’와 ‘살인의 추억’까지. 그 당시 현장에서 느낀 감정을 이번에 다시 느꼈다”며 “25년 전 합을 맞춰가며 열정적으로 촬영했던 그 때 그 설렘, 열정적이고 에너지 넘쳤던 그 때의 느낌을 참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여러 배우들과 합을 맞춰 조화로운 앙상블을 이뤄가는 느낌을 오랜만에 받았다고도 강조했다.25년간 다섯 작품을 함께하는 만큼 김지운 감독과는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서로가 뭘 원하는지 아는 가족 같은 사이라고. 송강호는 극 중 김감독과 실제 김지운 감독의 싱크로율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마지막 김감독이 혼돈 속에서 엔딩을 찍어나갈 때와 비슷한 김지운 감독의 모습을 ‘놈놈놈’ 촬영 현장에서 본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당시 중국의 한 사막에 100일간 있었다. 내일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다시 찍고 싶은 장면들은 있고, 아직 다 찍지 못한 것들도 있고 여러모로 시간이 제한돼있었다. 당시 광기의 도가니에서 촬영을 감행한 기억이 난다”며 “그 모습은 김지운 감독 뿐 아니라 모든 영화감독들이 느낄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자신도 더 좋은 작품을 위한 욕심에 이미 찍은 영화를 수차례 재촬영한 기억이 있다고 털어놨다. 송강호는 “어떤 작품을 8번이나 재촬영을 한 기억이 있다. 결과물이 훨씬 좋았기 때문에 당시 감독님께 ‘이렇게만 나오면 100번이라도 다시 찍겠다’고 말씀드렸다. 그 감독님이 미안해하면서도 고마워하시더라. 그만큼 나는 진심이었다”며 “요즘은 그렇게 할 수가 없는 산업 환경이다. 미리 사전에 완벽히 준비해 촬영장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거미집’을 통해 영화적 체험이 주는 소중함을 되새겼다고도 전했다. 송강호는 “다시 관객과 극장에서 소통하고 같이 웃고 감동받고 울고 하던 공간의 매커니즘이 그립다”고 말했다. ‘거미집’은 ‘절박함’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도 부연했다. 본인이 감독을 해볼 생각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선 “감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며 “그런 점에서 감독도 겸할 수 있는 배우들이 부럽다. 아직 나에겐 배우 하나도 벅차다. 다재다능한 능력과 열정 이런 게 내겐 없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등 거장들과 오랜 기간 작업하며 ‘송강호’란 이름 자체가 한국영화의 상징이 됐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송강호는 “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 해서 그 부담에 짓눌리진 않는다”며 “부담을 조금이라도 털고 관객들에게 선물이 될 만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책임감을 전했다. 20년이 넘게 거장들과 꾸준히 다작할 수 있는 본인만의 매력과 비결이 ‘평범함’에서 나오는 것 같다고 꼽기도 했다. 송강호는 “잘생기지 않아서, 평범한 이웃같은 느낌이 비결이라면 비결이지 않을까”라며 “그래서 그런 기회들이 의도치 않게 많이 찾아와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겸손을 드러냈다. 다만 “‘반칙왕’ 때 제 모습만큼은 ‘달콤한 인생’ 때의 이병헌 씨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너스레를 덧붙여 폭소를 자아냈다. 한편 ‘거미집’은 지난 27일 개봉해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 '1947 보스톤' 하정우, 영화 인생 20년…여전히 그는 달린다[인터뷰]①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맞이해야 할 일, 피할 수 없는 일이죠. 워낙 오래 전에 찍은 영화고, 개봉일은 우리의 힘이 닿을 수 없는 영역이니. 그저 이 영화가 잘 되길 바랄 뿐이고, 영화와 관련된 모든 배우, 제작사 관계자분들까지 행복하길 기원하는 마음이에요.”배우 하정우가 올해 전작 ‘비공식작전’으로 유독 경쟁이 치열했던 여름 극장가에 이어 또 다른 극장가 성수기인 추석에 영화 ‘1947 보스톤’으로 연달아 작품을 선보이는 심정을 담담히 밝혔다. 하정우는 최근 영화 ‘1947 보스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7일에 개봉한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이야기다. 영화 ‘은행나무 침대’를 시작으로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마이 웨이’ 등 히트작들로 한국 영화의 패러다임 전환은 이끌었던 강제규 감독이 ‘장수상회’ 이후 약 8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다. 하정우가 대한민국 마라톤 영웅 손기정을, 임시완이 ‘제2의 손기정’으로 불리던 손기정의 제자이자, 광복 후 처음 태극 마크를 달고 보스턴 마라톤대회에 출전한 마라토너 ‘서윤복’ 등 실존 인물들을 연기해 화제를 모았다.하정우는 “2019년 촬영을 시작해 2020년 말 촬영을 끝냈던 작품이니 약 4년 만의 개봉이다. 올 여름부터 지금 일이 너무 많이 몰렸다”며 “영화 ‘로비’ 촬영도 지난 주(인터뷰 시점 기준) 시작해 전날까지 5회차를 찍었다. 7월달부터 사실상 쉬는 날이 없다”고 근황을 전했다. 지난 여름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에서 흙수저 외교관으로 관객들에게 모험과 감동을 선사했던 하정우가 이번 추석엔 마라톤 소재 영화로 돌아왔다. 데뷔 20주년. 지난 20년간 그의 연기 인생도 마라톤에 가까웠다. 여러 단역들을 거친 하정우는 2003년 영화 ‘마들렌’으로 데뷔했다. 이후 ‘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추격자’, ‘멋진 하루’, ‘황해’,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아가씨’, ‘터널’, ‘신과 함께’,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굵직한 화제작들로 충무로를 든든히 받치는 톱배우가 되기까지 하정우는 쉼없이 달렸다. 하정우는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정우성과 이정재, 조은지 등 지금처럼 배우들이 영화감독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기 전, 하정우란 선례가 있었다. 하정우는 ‘롤러코스터’(2013)로 입봉해 ‘허삼관’(2015)까지 2개의 연출작을 보유 중이다. 최근 ‘1947 보스톤’ 개봉과 더불어 세 번째 연출작인 ‘로비’ 촬영에 눈코뜰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1947 보스톤’은 대학 시절 연기자를 꿈꿨던 하정우의 로망을 뒤늦게 실현시켜준 작품이다. 하정우는 “강제규 감독님은 저희 대학교 선배님이셔서 신인 때부터 오며가며 자주 인사드렸다”며 “2003년쯤 압구정의 한 고깃집에 밥을 먹으러 갔다가 강 감독님과 연출부로 보이는 무리들이 영화에 대해 열띤 토론을 나누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난 한창 졸업해 오디션을 보러다니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저기 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꿈을 꿨다”고 강제규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을 언급했다. 이어 “이후 ‘마이 웨이’ 때도 감독님이 언제 불러시지 않을까 계속 기다렸다. 마침내 ‘1947 보스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드디어 왔구나’ 생각했다. 거의 15년 만에 꿈을 이룬 것”이라고 회상했다. 대한민국 실존 영웅 ‘손기정’을 연기하며 느낀 책임감과 준비과정도 털어놨다. 하정우는 “감독님과 유족, 재단분들로부터 생전 선생님의 모습이 어떠셨는지, 어떤 삶을 사셨는지 전해들었다”며 “감독님이 외적으로 손기정 선생님이 저랑 많이 닮았다고 말씀해주셨다. 처음엔 진짜 그런가 싶었는데 캐릭터를 준비하며 선생님의 사진, 영상 등을 계속 보니 내가 봐도 외적으로 비슷해보이는 지점들이 있더라”고 떠올렸다. ‘1947 보스톤’에서 손기정이 직접 뛰는 장면은 등장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마라토너의 마음을 이해해보기 위해 직접 풀코스를 뛰어보기도 했다고. 하정우는 “2018년 12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다. 하프 코스는 뛰어봤는데 42.195km 풀코스를 달린 건 처음이었다. 뛰다 걷다 해도 보통일이 아니더라”며 “달린 뒤 잔디밭에 누워 한시간 정도 꼼짝도 못했다. 굉장히 힘들었다”고 기억했다. 캐릭터 성격을 구축하는 과정에 대해선 “손기정 선생님이 이북 분이신데 우리 집안 윗분들도 이북 출신이다. 큰아버지 등 집안 어르신들의 모습이 손기정 선생님 캐릭터에서 겹쳐보이더라. 그래서인지 캐릭터의 성격에 접근하는 과정도 비교적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기정의 당시 심정을 표현해내는 과정은 상당히 조심스러웠다고도 토로했다. 하정우는 “가슴에 일장기를 단 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을 받고, 한국에 돌아온 후에는 일제의 앞잡이가 되길 강요받던 삶이셨다. 그러다 서윤복을 만나 보스톤 마라톤 대회를 출전시켜 어렵게 태극 마크를 달고 뛰게 하기까지 그 여정이 엄청나게 많은 갈등과 고난의 시간이셨을 것”이라며 “그 감정을 함부로 해석하고 표현하기 조심스러웠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감독님과 특히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기억”이라고 부연했다. ‘수리남’과 ‘비공식작전’에 이어 ‘1947 보스톤’에서도 빛난 하정우식 생존 영어 대사의 비하인드도 들려줬다. 하정우 특유의 친근한 생존 영어 대사와 애드리브는 작품의 긴장감을 해소하는 웃음 포인트로, 이 영화에서도 톡톡히 활약을 펼친다. 그는 “시나리오를 여러 차례 읽으며 더 좋은 대사 표현이 없을지를 고민한다. 단어 하나로 천냥빚을 갚듯, 대사 한 마디가 주는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1947 보스톤’에 등장한 영어 대사도 애드리브였다”며 “대사를 고민해 감독님께 애드리브 검사를 받는 편이다. 영어를 쓰는 상황 자체는 작가님, 감독님들이 설정하시는데 신기하게도 우연이 겹친다”고 말했다. 올 여름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엔 실패한 ‘비공식작전’의 결과물에 대해선 전보다 훨씬 담담해진 모습이었다. 앞서 하정우는 지난달 주지훈과 함께 성시경의 웹예능 ‘먹을텐데’에 출연해 관련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비공식작전’의 저조한 박스오피스 성적을 향한 속상함과 애틋한 마음을 진솔히 전해 대중의 응원을 받았다.하정우는 “속상한 마음을 숨긴다고 숨겨지는 게 아니지 않나. 시청자들이나 관객분들이나 저를 1, 2년 보신 것도 아니고 말이다”라면서도, “‘먹을텐데’ 나왔을 땐 저나 지훈이나 솔직한 심정이었다. 영화가 못났든 잘났든 배우에겐 모든 작품이 자신이 낳은 자식이나 다름없다. 당시 속상하고 답답했던 건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지금은 그때보다 조금 더 상황이나 결과를 이해가 된 부분들이 있다”며 “얼마 전 ‘비공식작전’ 팀을 다시 만나 해단식 개념으로 모였다. 난 안 울었지만 다들 눈시울이 살짝 붉어져 또 한 번 눈물 파이팅을 했다. 너무 오래 준비한 작품이기도 하고, 있는 파이팅 없는 파이팅 다 넣었으니 남다른 마음인 건 맞다”고 덧붙였다.연출 및 제작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전했다. 하정우는 “이번 ‘로비’같은 경우는 대본 전체 리딩만 10번 정도 했다. 부분 리딩도 하고 배우들을 따로 만나 개별적으로 이야기도 나눈다. 그렇게 이야기해서 좋은 아이디어를 기록해뒀다 시나리오에도 반영하는 편”이라고 본인의 연출 스타일을 귀띔했다. 이어 “마음은 제작과 연출도 연기하는 것만큼이나 왕성히 하고 싶다”며 “제작자나 감독 등 거창한 타이틀을 따고 싶어서라기보단 어떤 식으로든 영화를 꾸준히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 같다”는 진심을 내보였다. 한편 ‘1947 보스톤’은 현재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 '가문의 영광' 윤현민 "김수미 선생님께 연기의 방향·진심 배워"[인터뷰]②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윤현민이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에서 함께 호흡한 대선배 김수미로부터 연기를 향한 진심을 다시 한 번 배우고 되새긴 경험을 전했다. 윤현민은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 개봉을 기념해 2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1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가문의 영광: 리턴즈’(감독 정태원 정용기)는 잘 나가는 스타 작가 대서(윤현민 분)와 가문의 막내딸 진경(유라 분)을 결혼시키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장 씨 가문의 사생결단 결혼성사 대작전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2000년대 초반부터 배우 김수미와 탁재훈, 정준하를 주축으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여섯 번째 이야기다. 신현준과 정준호, 김정은 등이 출연해 당대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추억과 영광을 되새기기 위해 돌아온 리부트 작품이다. 2012년 ‘가문의 귀환’ 이후 11년 만에 돌아온 신작이다. 오리지널 캐스트인 김수미, 탁재훈, 정준하와 함께 시리즈의 새로운 얼굴로 유라와 윤현민이 출연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가문의 영광’의 스테디셀링 포인트라 할 수 있는 김수미표 욕, 코미디 연기의 대부분은 김수미가 즉석에서 직접 준비해온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김수미가 대본 리딩을 할 때 순간의 감정을 살려 실어낸 애드리브를 정태원 감독이 현장에서 대본을 고쳐가며 반영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현민은 “지금까지 연기하며 되게 놀랐던 지점”이라며 “리딩 때 그렇게 하시는 경우를 진짜 처음 뵀다. 사실은 제가 그날 리딩이 끝난 후 회식 때 선생님께 ‘선생님 덕에 연기관이 달라졌다’고도 말씀드렸다”고 감상을 털어놨다. 그는 “저도 선배님처럼 드라마가 됐든 영화가 됐든 대본리딩 때 베스트의 상태로 모든 것을 준비해가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렇게 받아들여줘서 고맙다 말씀하셨다”며 “선생님께선 ‘나는 연기하는 게 너무 즐겁다. 첫 리딩날이 소풍가기 전날처럼 설레 잠을 못 잤다’고 하시더라. 그 부분이 저에겐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많이 배웠고 앞으로 제가 배우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회상했다. 지난해 부친상이라는 개인적인 슬픔을 겪으며 달라진 연기관도 고백했다. 윤현민은 “작년 기준으로 조금 제 인생관이 바뀌었다”며 “아버지가 떠나시기 전까지 약 2년간 일을 못했다. 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보내려 했다. 그 과정에서 한 아들이나 남자로서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내적으로 성숙해질 시간들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전에는 작품을 하나 놓고 그 다음 작품은 장르물을 할까, 로코물을 해야 할까 이런 식으로 좀 다양한 장르를 고려해 극을 선택했다면 지금은 최대한 많이, 관객들에게 혹은 시청자들에게 나의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깨지더라도 많이 하자, 어떤 연기를 하면 호평을 받을 수도 있고 깨질 수도 있겠지만 그 경험 역시 제게 살이 될 테니까요.”윤현민은 “그렇게 경험치가 쌓이다보면, 마흔 살을 넘어섰을 때 제가 꿈꿔온 모습 앞에 한 발짝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쉬지 않고 일하며 뭐가 됐든 보여주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진심을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 하나를 끝내보고 나니 관객분들의 티켓값이 아깝지 않게 연기해야겠다는 중압감도 들고, 사람으로서 한 단계 성숙한 기분이 든다”며 “과거엔 배우로서 개인의 욕심만 있엇는데 이번 작품 덕분에 좀 더 주변의 스태프, 제작사들과 다 함께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폭넓은 시야가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첫 스크린 주연 신고식을 마친 윤현민은 오는 10월 18일 호러 장르의 옴니버스식 영화 ‘괴담만찬’으로 또 한 번 관객들을 만난다. 짧은 출연이지만, 이 작품 역시 손꼽아 개봉을 기다려온 애정어린 영화라고. 윤현민은 “제가 참여한 시간적 분량은 10분 정도인데 그 영화를 정말 좋아했다”며 “제안이 오면 무조건 해야지 생각으로 참여했다. 그간 왜 개봉이 안 될까 기다렸는데 때마침 10월에 연달아 선보일 수 있어 겹경사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지금으로선 최대한 저라는 사람을 많이 보여드리는 게 목표예요. 다양한 작품, 플랫폼을 오가며 가리지 않고 연기해 언젠가는 연기력 좋은 배우로 받아들여지길 바라죠. 요즘은 30대 초반 때를 떠올리면 ‘내가 왜 이리 거울을 많이 봤지’ 이불킥을 하게 돼요. 지금의 저는 그런 것들이 이제 눈에도 안 들어와요. 배우니까 배우답게 연기만 잘하고 싶어요.”한편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지난 21일 개봉해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 '거미집' 송강호 "카메오 정우성, 광기의 열연…처음 본 새로움"[인터뷰]③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거미집’ 배우 송강호가 ‘놈놈놈’ 이후 약 15년 만에 김지운 감독 작품으로 다시 만난 정우성의 카메오 출연 소감을 전했다. 송강호는 1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거미집’을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다.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달콤한 인생’ 등을 만든 김지운 감독이 약 5년 만에 내놓는 스크린 작품이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과 함께 올 추석 연휴를 겨냥하는 한국 영화 기대작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프리미어 상영회로 처음 베일을 벗은 바 있다.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의 협업은 ‘조용한 가족’을 시작으로 ‘반칙왕’, ‘놈놈놈’, ‘밀정’에 이어 이번이 약 다섯 번째다. 송강호는 ‘거미집’에서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바꿔 걸작을 만들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 김열 감독을 연기했다. 정우성은 ‘거미집’에서 김열 감독의 스승이자 신성필림을 당대 최고의 영화사로 키운 천재 영화감독 ‘신감독’으로 깜짝 등장해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정우성과 송강호의 만남은 ‘놈놈놈’ 이후 거의 15년 만. 송강호는 “정우성 씨가 먼 남쪽에서 다른 작품을 촬영 중이었는데 ‘거미집’을 위해서 그 먼 곳에서 올라와 왔다갔다 왕래하며 도와줬다”며 “그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물리적 시간이 걸리는 문제도 있지만, 웬만큼의 마음과 정성이 없다면 힘든 결정이다. 같은 동료로서 그의 연기를 옆에서 지켜보는 게 감동이었다. 고마우면서도 찡했던 기억”이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잠깐 출연하는 특별출연이었지만, 정우성이 ‘거미집’에서 보여준 연기력은 최고의 수준이라 극찬하기도 했다. 송강호는 “정우성 배우가 다른 작품에서도 정말 좋은 연기를 많이 보여줬지만, ‘거미집’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 중에서도 특히 새로운 모습이었다. 저도 보면서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너무 웃기기도 했다. 연기를 하며 그에게서 ‘광기’가 튀어나와서 너무 놀랐다”며 “그 장면을 하루종일 찍었는데 지치지도 않고 씩씩하게 촬영장을 왕래하더라. 관객분들이 이미 알고 계시는 정우성이란 배우의 멋잇고 젠틀하고 세련된 모습들도 좋지만, 이런 새로운 모습은 처음 볼 것”이라고 귀띔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일각에서 걱정하는 ‘거미집’을 향한 대중성과 호불호 섞인 우려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바람도 전했다. 송강호는 “제목만 보시면 ‘거미집’이 공포인가 어려운 영화인가, 난해해 보일 순 있다. 말씀드리면 ‘거미집’은 그냥 되게 영화적인 영화”라며 “그런 느낌으로 편안하게 관객들이 봐주셨으면 한다. 거미를 생각하지 마시고(웃음), 선입견 없이 다가와주셨으면 한다. 새로운 영화 한 편 감상하신다 생각하면 굉장히 즐거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거미집’은 추석연휴를 앞둔 오는 27일 개봉한다.
- '거미집' 송강호 "故 김기영 모방 NO…70년대 영화 전체에 대한 오마주"[인터뷰]①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송강호가 개봉을 앞둔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을 둘러싼 논란을 언급하며 원만히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을 털어놨다. 송강호는 1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거미집’을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다.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달콤한 인생’ 등을 만든 김지운 감독이 약 5년 만에 내놓는 스크린 작품이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과 함께 올 추석 연휴를 겨냥하는 한국 영화 기대작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프리미어 상영회로 처음 베일을 벗은 바 있다.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의 협업은 ‘조용한 가족’을 시작으로 ‘반칙왕’, ‘놈놈놈’, ‘밀정’에 이어 이번이 약 다섯 번째다. 송강호는 ‘거미집’에서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바꿔 걸작을 만들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 김열 감독을 연기했다. 하지만 ‘거미집’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고(故) 김기영 감독의 유족들로부터 고인을 모방하고 부정적으로 묘사해 인격권과 초상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유족들이 이에 ‘거미집’의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 시사회 전날인 지난 13일 심문 기일이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송강호는 이에 대해 “(고인을)모방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 작품은 70년대 한국 영화 현장에 대한 전체적 오마주다. 김기영 감독님뿐 아니라 수많은 거장 감독들의 작업 형태, 현장, 당시 걸작들의 모든 것에 대한 오마주”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말씀드릴 부분은 아니지만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한다. 애초부터 특정한 누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만큼 오해는 안 하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칸 국제영화제 이후 국내 관객들을 직접 만나는 소감과 떨림도 전했다. 송강호는 “그동안 못 봐왔던 형식이랄까. 그러다보니 관객분들 입장에선 익숙한 패턴의 영화들을 보시다가 좀 생소하고 파격적인 면이 있으실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반응이 궁금하긴 하다”고 귀띔했다. 이어 “저희들 입장에선 사실 ‘영화의 맛’이랄까 이런 느낌을 받는 것 자체가 귀한 시대가 된 거 같다. OTT다 뭐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극장을 안 가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많다보니 영화만이 가진 영화의 맛, 에너지를 즐기는 게 오랜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거미집’은 추석 연휴를 앞둔 오는 27일 개봉한다.
- '신병2' 김민호 "'박민석 전문 배우' 우려? 안 그럴 자신있다"[인터뷰]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신병’ 시리즈가 잘 되니 제게 ‘박민석 전문 배우’가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죠. 하지만 전 안 그럴 자신이 있어요(웃음).”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2’로 MZ세대를 사로잡은 주인공, 배우 김민호가 드러낸 자신감이다. 김민호는 최근 드라마 ‘신병2’의 종영 후 서울 강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12일 막을 내린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2’는 일병으로 진급한 ‘군수저’ 주인공 박민석(김민호 분) 앞에 화생방보다 독한 중대장 오승윤(김지석 분)이 부임하면서 펼쳐지는 파란만장한 생활관 라이프를 그린 작품. ‘신병2’는 화제를 모은 장삐쭈의 유튜브 애니메이션 ‘신병’을 리메이크한 드라마 ‘신병’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다. 지난해 시즌1을 선보인 ‘신병’은 김민호를 주인공으로 남태우, 이충구, 장성범, 이정현, 전승훈, 강효승, 조진세 등 연기력으로 똘똘 뭉친 새로운 얼굴들을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기 배우는 없었다. 그럼에도 내공 깊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실제 군 생활을 고증한 듯 현실감과 위트 넘치는 에피소드들이 매화 화제를 모으며 순식간에 MZ세대들을 사로잡는 킬러 콘텐츠로 우뚝 섰다. 김민호는 아버지가 사단장인 ‘군수저’이지만, 어리바리한 성격으로 이 엄청난 혜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주인공 ‘박민석’ 역으로 활약을 펼쳤다. 시즌1에선 답답하고 눈치없는 이등병으로, 시즌2에선 후임이 생긴 일병 ‘박민석’으로 어리바리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코믹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실 김민호는 고등학생 때부터 단역으로 연기를 시작해 영화 ‘스윙키즈’, ‘카운트’, 드라마 ‘지리산’ 등에서 짧지만 강렬한 신스틸러로 존재감을 입증해왔다. 이미 업계에선 끼와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로 잘 알려져 있지만, 대중적으로 주인공으로서 큰 존재감을 각인시킨 건 ‘신병’ 시리즈가 처음.김민호는 “흥행은 전혀 예상 못했다. 걱정도 기대도 안했다. 앞에 주어진 것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저 최선만 다했다”면서도, “그래도 시즌1 때까지 소심했던 배우 친구들이 시즌2부터는 다들 감을 잡아 드라마가 더 재밌어진 거 같다”고 흥행 소감을 전했다. ‘신병’은 비슷한 시기 군대 문제를 소재로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D.P.’와 함께 대중 앞에 등장했다. 이 때문에 비교와 흥행에 대한 우려도 많이 받았지만, ‘D.P.’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팬덤을 양산하며 온라인상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김민호는 “사실 시즌1 때 잘되고 나서 좀 통쾌했다. 저희는 저희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플랫폼이니 투자니 이런 생태계를 잘은 모르지만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한마디로 잘 안 될 거 같은 느낌있지 않나”라며 “윗분들이 저희가 누구냐고 엄청 물어보시진 않을까, 그런 분위기를 알아서 죄송한게 있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기가 죽어있었다. 그런 상황에 잘 되고 나니 통쾌했던 건 있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처음 저희 드라마에 발을 담그려다 뺀 회사들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 분들이 지금은 저희를 택하지 않아 후회하고 있다고 알음알음 듣기도 한다”고 귀띔해 눈길을 끌었다. ‘신병2’의 결말도 내내 화제였다. 지난 12일 종영한 ‘신병2’ 마지막회에선 박민석이 소속된 분대에 모두를 놀래킨 미스터리한 신병이 입소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신병의 얼굴과 이름이 제대로 등장하지 않아 그의 정체를 둘러싼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는 상황. 김민호는 “‘신병2’ 결말이 나온 뒤 주변에서 엄청나게 연락을 받았다. 핸드폰 진동이 쉴새없이 울리더라”며 “다들 그 신병이 누구냐고 묻는데 저희도 자세히 모른다. 모르는 상태로 연기해서 저희로서도 어떻게 표정연기를 해야 할지 난감했다. 감독님이 일부러 신병의 정체가 더 모호해질 수 있게 배우별로 표정 연기 디렉팅을 다 다르게 주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즌1이 각 인물 설명과 소개에 초점을 맞췄다면, 시즌2는 고증에 더 큰 심혈을 기울였다고. 김민호는 “시즌2는 야외신이 특히 많았다. 그래서 실제 군대생활했던 시절 기억이 더 많이 났다. 군장 소품도 리얼함을 구현하기 위해 실제 군장 무게에 가깝게 맞췄다. 연기할 땐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결과물을 보니 만족스럽더라”고 설명했다. 시청자들 사이에선 이미 시즌3에 대한 요청이 쇄도하는 상황. 김민호는 ‘신병’ 시리즈의 인기 비결에 대해 “자랑을 하자면 머리가 아프지 않다는 점”이라며 “누워서 편히 낄낄대며 감상하는 매력이 있다. 누워서보다가, 그 다음엔 앉아서, 그 후엔 일어나서 시청자들이 몰입해 봐주셨으면 했는데 그 의도가 정확히 닿은 것 같아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 나 역시 시즌3가 무조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시청자도 원하고 우리 배우들도 원한다. 모든 걸 다 쏟아부었지만 아직까지 보여줄 게 좀 더 남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라며 “만약 시즌3가 만들어진다면 캐릭터들이 군대에 없었을 때의 이야기도 다뤄주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또 훈련병 시절이나, 생활관 멤버들이 다 같이 외출을 받아 놀러가는 에피소드도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도 덧붙였다. ‘신병2’는 ‘1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속설을 깨고 시즌1보다 더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작품이기도 하다. 김민호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며 “사실 시즌1 촬영 전 배우들과 연습할 때만 해도 원작이 워낙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 작품이라 아무리 우리가 잘해도 욕을 먹을 것이란 이야기를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원작을 뛰어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저 욕을 덜 먹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임했다”며 “시즌2에선 시즌1이 사랑받았으니 부담이 덜할 줄 알았는데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오히려 더 크더라.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천만 다행”이라고 겸손을 드러냈다. 주변의 생생한 반응도 전했다. 김민호는 “군대 후임 선임 동기들에게 연락 많이 왔다. 시즌1 끝났을 땐 대대장님 연락도 받았다. ‘시즌1 재밌게 봤다, 신병 재밌게 봤다’고 하시더라”며 “몇 주 전엔 2박 3일 예비군을 다녀왔는데 거기서 군대 선임, 후임, 동기들을 다 만났다. 맞선임을 만나 너무 반가워 5분을 끌어안은 기억이다”라고 전했다. 또 “은근히 절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아졌다”며 “나중에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제 눈두덩이 눈매나 이마가 특이하게 생겼다고 하더라. 그래서 알아봐주시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민호는 ‘신병2’ 흥행의 기쁨을 만끽할 겨를 없이 차기작 촬영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조병규, 이열음 씨와 함께 드라마 ‘낙원’을 촬영 중”이라며 “민석이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라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병’은 제게 이제야 제대로 시작하는 느낌을 가져다 준 작품”이라며 “그동안 ‘신병’을 하려고 이 모든 것들을 해왔던 것 같은 느낌이다. 인생 역할이고 인생 작품”이라고 ‘신병’ 시리즈를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 "배우 인생 17년…관객과 못다한 이야기 나눌래요"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배우 차지연(41)에게는 ‘외강내유’라는 말이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 ‘위키드’의 녹색 마녀 엘파바, ‘레베카’의 댄버스 부인, ‘잃어버린 얼굴 1895’의 명성황후 등 뮤지컬에서 차지연은 늘 ‘센 캐릭터’였다. 강한 이미지 덕분에 ‘젠더프리 캐스팅’(배우의 성별과 관계없이 배역을 맡아 연기하는 것) 도전에도 적극적이었다.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맡은 남자 주인공 살리에르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실제로 차지연을 만나보면 그가 예상과 달리 무척 털털하고 솔직하다는 것, 그리고 마음은 무척 여리다는 점에 놀라게 된다.뮤지컬배우 차지연. (사진=씨엘엔컴퍼니)차지연이 그동안 관객에게 꺼내지 못한 이야기를 공개한다. 9월 2일과 3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여는 첫 단독 콘서트를 통해서다. 2006년 뮤지컬 ‘라이온 킹’의 라피키 역으로 데뷔한 차지연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것은 17년 만에 처음이다. 콘서트 제목은 ‘전시회’(Exhibition). 배우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차지연이 지닌 다양한 모습을 소개한다는 의미다.첫 콘서트를 앞둔 차지연을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저는 무대에서 한스럽게 토해내면서 연기를 하는 편인데, 사실 17년간 마음 편하게 한 작품이 하나도 없었다”며 “이번 콘서트를 통해 배우로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관객과 함께 나누려고 한다”고 밝혔다.이번 콘서트에서 차지연은 자신의 배우 인생을 대표하는 뮤지컬 넘버부터 가요, 팝송까지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그동안 출연한 뮤지컬과 관련해 숨겨뒀던 이야기도 관객과 허심탄회하게 나눌 예정이다. 2016년 출연했던 뮤지컬 ‘위키드’도 그중 하나다. 대표 넘버 ‘디파잉 그래비티’를 준비 중이다. 차지연은 “‘위키드’는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 아픈 공연이었다”라고 털어놨다.“‘위키드’ 공연을 앞두고 임신했어요. 저와 남편(뮤지컬배우 윤은채)에게 찾아온 선물이었죠. 하지만 공연에 방해가 될까봐 제 임신 소식을 불편해하는 목소리도 있었어요. 많이 울었죠. 공연에 폐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더 악착같이 연습하고 무대에 올랐어요. 그렇게 임신한 상태로 7개월 반을 공연했죠. 제 인생에서 제일 가슴 아프게 한 공연이었어요.”뮤지컬배우 차지연. (사진=씨엘엔컴퍼니)2019년 출연한 뮤지컬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도 차지연에게는 힘든 기억으로 남았다. 당시 차지연은 건강상의 이유로 폐막을 한 달여 앞두고 하차했다. 차지연은 “‘자진하차’라고 발표했지만, 사실은 하차를 통보받았다”며 “정말 많이 울었지만, 그래도 저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꽉 채워준 관객을 위해 마지막까지 힘을 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물론 힘든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0년 출연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는 조연인 해적선 선장 루이자 역으로 오디션에 지원했지만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차지연의 실력을 눈여겨보고 여주인공 메르세데스 역에 캐스팅했다. 2015년 뮤지컬 ‘드림걸즈’ 재연을 통해서는 남편인 배우 윤은채를 만났다. 차지연은 “‘드림걸즈’ 덕분에 정말 ‘드림걸’이 됐다”며 웃었다.차지연은 실제 삶에서도 굴곡이 많았다. 대학 입학 이후 생활고로 학업을 포기하는 등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일을 많이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차지연이 이 모든 힘듦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관객 덕분이다. 차지연은 “17년 동안 배우로 활동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관객들이 있어서였다”며 “이번 콘서트는 저를 지켜봐 준 관객을 위한 감사의 의미다”라고 말했다.“이번 공연에서 자작곡을 처음 발표해요. 제목은 ‘별빛’인데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지어줬어요. 남들처럼 싱그러운 청춘을 보내지 못한 과거의 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곡이에요. 진부한 표현이지만, 한 명이라도 같이 공감해 주면 좋겠어요. 이제는 제 이야기를 더 많이 하려고요. 앞으로 뮤지컬, 드라마 외에도 콘서트, 그리고 자작곡을 통해 제 이야기를 계속 관객과 나눌 겁니다.”뮤지컬배우 차지연. (사진=씨엘엔컴퍼니)
- '하트시그널4' 신민규 "유이수랑 시간 못 보내면 후회할 것 같아"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하트시그널4’ 신민규가 유이수에게 뜻밖의 속마음 고백을 건넸다. ‘하트시그널4’의 파란만장했던 핑크빛 레이스에도 끝이 보이고 있다.지난 11일 밤 방송된 러브라인 추리게임 채널A ‘하트시그널4’에선 마지막 여행의 둘째 날을 보내는 입주자들의 모습이 그려졌다.이날 여덟 입주자들은 지난밤 나눈 대화의 여파로 평소보다 무거운 분위기 속 아침 식사를 했다. 전날 김지영과의 시간을 갖길 원했던 신민규는 결국 유이수에게 데이트를 제안, 방으로 돌아와 착잡한 모습을 보였다. 고민 끝에 김지영을 붙잡은 신민규는 “어젯밤엔 지영이랑 오늘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우리가 끝까지 얘기를 다 해보진 못한 거 같아서 올라가면 그래도 한 번 얘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에 김지영이 흔쾌히 응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증을 더했다.김지민은 이후신과 바다로 함께 향하는 길에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의 방향을 오픈했다. 이후신은 “첫 데이트 때부터 계속 너였다. 근데 지영이랑 화방 데이트한 날 너무 재밌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내가 지영이 쪽으로 감정의 선이 변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에 김지민은 “오빠랑 데이트하면서 자상하고 재밌고 같이 있으면 유순한 모습을 보고 그때부터 확 오빠한테 마음이 갔었던 것 같다”고 이후신을 향한 마음을 전했다.이주미는 유지원과 큰끝등대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 현재 입장이 비슷한 두 사람은 마음이 가는 상대를 향한 적극적인 표현 방식에 대해 고민을 이야기하면서도, “오늘 또 하나의 남친짤 탄생시키겠는데?”라며 데이트 케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탁 트인 경치를 바라보며 이주미는 “(현재 상황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않냐”며 답답한 마음을 얘기했고, 유지원은 “그래도 노력은 더 해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서로의 상황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이를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대화를 이어 나갔다.첫날에 이어 또 한 번 데이트를 하게 된 신민규와 유이수는 어색한 분위기 속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이수를 제일 많이 신경 쓰는 것 같다”고 은근하게 마음을 드러낸 신민규를 시작으로 두 사람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이수가 “원래는 지영 언니랑 나가려고 하지 않았냐”고 묻자 신민규는 “여덟 명 같이 있는데 그런 선택을 해야 하는 자리가 눈치 보이고 힘들었다. 근데 이수랑 여수에서 시간을 못 보내면 나중에 되게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라고 솔직한 한마디를 남겼다. 이를 지켜본 윤종신은 “민규가 이성에게 한 이야기 중에서 가장 고백에 가까운 말이다”라며 놀라움을 표했다.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마주한 김지영과 한겨레는 카페에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를 위로하고 공감해 준 둘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어진 대화에서 김지영은 “너무 생각이 많았는데 오늘 시간을 토대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결 편해진 마음을 드러내는가 하면, 한겨레는 데이트를 마치고 공항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 오늘 내 인생 최고의 운전을 해야겠다”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예측단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이날 러브라인 추리가 개인전으로 이뤄지면서 이틀 연속 주어진 데이트 시간을 통해 입주자들의 마음에 변동이 있을지 예측단의 의견도 엇갈렸다. 이주미가 한겨레, 김지민이 이후신, 유이수와 김지영이 신민규, 신민규가 유이수, 유지원과 한겨레가 김지영, 이후신이 김지민을 선택하면서 이후신과 김지영의 노선이 이들의 희비를 결정지으며, 김총기와 김이나가 원석 획득에 성공했다. 마음의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점점 다가오며 8인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증이 더해지는 가운데, ‘하트시그널4’는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50분 채널A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