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675건
- '특검 VS 삼성' 226일간의 혈투…특검 5명 전원 유죄 '완승'
- 1월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도착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이데일리DB)[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되면서 삼성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법정공방 1라운드는 특검팀의 완승으로 마무리 됐다. 지난 1월12일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며 본격 수사에 돌입한 특검팀은 25일 1심 선고가 날 때까지 삼성 변호인단과 226일간 혈투를 벌였다. 첫 소환부터 선고까지 숨 막혔던 8개월을 정리한다. ◇ 특검, 이 부회장 1월12일 첫 소환…구속으로 주도권 확보 특검팀이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것은 지난해 1월12일이다. 피의자 신분으로 불려온 이 부회장은 “이번 일로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려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표정은 여유가 있었다.시작은 이 부회장 측에 유리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조사를 마친지 4일 만인 1월16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같은 달 19일 “범죄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당시 격앙됐던 특검팀 내부에서는 “바로 영장을 재청구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절치부심한 특검팀은 약 한달 뒤인 2월13일 이 부회장을 재소환했고 같은 달 14일 2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여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꺼낸 승부수다. 특검팀의 전략은 적중했다. 2월17일 서울중앙지법은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분위기가 특검팀으로 기우는 순간이었다. 이후 특검팀은 열흘간 보강수사를 벌인 뒤 2월28일 이 부회장을 433억원 뇌물공여, 특경법상 횡령 및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국회 위증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최지성(66)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63)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55) 전 삼성전자 전무 등은 국회 위증죄를 뺀 나머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월16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재배당만 두 번…시작부터 힘들었던 세기의 재판이 부회장의 재판은 재판부를 결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사건은 최초 무작위 전산 추첨을 통해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의연)에 배당됐으나 3월2일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영훈)에 재배당됐다. 조의연 부장판사는 앞서 이 부회장의 1차 구속영장을 심사를 맡아 기각결정을 내렸다는 이유로 기피 신청을 냈다. 재배당을 받은 이 부장판사는 3월9일 1차 공판준비기일을 끝으로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 부장판사의 장인이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씨의 후견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부장판사는 관련 의혹은 부인했으나 결국 재배당을 요청했고 법원은 사건을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로 넘겼다. 이 부회장에 대한 첫 공판은 4월7일에 열렸다. 준비기일에는 불출석했던 이 부회장도 이날은 법정에 나와 피고인석에 앉았다. 공판기일엔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이 부회장은 직업을 묻자 “삼성전자 부회장”이라 답했다. 이날 재판에는 박영수 특별검사도 출석했다.이 부회장 재판은 4월7일 첫 공판부터 지난 7일 결심공판까지 무려 53차례 열렸다. 매주 2~3차례씩 재판이 열린 셈이다. 법정에 나온 증인만 무려 59명에 달했다. ◇눈물 글썽이며 최후 진술한 李…법정공방 1라운드 삼성 ‘완패’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은 지난 2·3일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이 부회장이 구속 후 법정에서 진술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그는 “정유라를 몰랐다”, “그룹 경영에 관여 안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넬 이유가 없다”라고 말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함께 기소된 최 전 실장은 자신의 피고인 신문에서 “정유라 승마지원은 자신이 결정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을 감쌌다. 정점은 지난 7일 결심공판이었다. 최후진술에 나선 이 부회장은 “‘법과 정도를 지키고 존경받는 기업인 되어보자’는 다짐을 했지만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되어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하다”고 울먹였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전형적인 정경유착으로 국민주권 원칙과 경제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며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최 전 실장, 장 전 차장, 박 전 사장에 대해서는 징역 10년, 황 전 전무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모든 절차를 끝낸 재판부는 25일 오후 2시30분 1심 선고를 하겠다고 알린 뒤 퇴정했다.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검 등 검사들에게 먼저 다가가 웃으며 악수를 건넸다. 특검 측 역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는 표정으로 서로 인사를 나눴다.하지만 이 부회장의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법원은 25일 선고공판에서 이 부회장에 대해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은 1월12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이후 226일간 사투를 벌였지만 1심 결과는 결코 웃을 수 없었다.법원은 불구속 기소된 최지성 전 실장과 장충기 전 차장에게도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해 삼성을 더욱 경악케 했다. 8개월에 걸친 법정공방 1라운드가 삼성의 완패로 끝나는 순간이다.[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뇌물 공여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하는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 첫 재판부터 1심 선고까지…‘세기의 재판’ 170일간의 기록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세기의 재판’이라 불린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재판 선고가 25일 오후 2시 30분에 진행된다. 삼성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3월9일 1차 공판준비기일부터 선고까지 170일간 치열한 법정다툼을 벌였다. 숨 막혔던 6개월의 일정을 정리한다. ◇재배당만 두 번…시작부터 힘들었던 세기의 재판특검은 2월 28일 이 부회장, 최지성(66)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63)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사장, 황성수(55) 전 삼성전자 전무 등 5명을 피고인으로 하는 공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형사재판은 검찰이 법원에 공소장을 제출하는 기소를 해야 시작한다.재판부를 결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사건은 최초 무작위 전산 추첨을 통해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의연)에 배당됐으나 3월2일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영훈)에 재배당됐다. 조의연 부장판사는 앞서 이 부회장의 1차 구속영장을 심사를 맡아 기각결정을 내렸다는 이유로 기피 신청을 냈다. 재배당을 받은 이 부장판사는 3월9일 1차 공판준비기일을 끝으로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 부장판사의 장인이 ‘국정농단의 주범’ 최순실씨의 후견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부장판사는 관련 의혹은 부인했으나 결국 재배당을 요청했고 법원은 사건을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로 넘겼다. 이 부회장에 대한 첫 공판은 4월7일에 열렸다. 준비기일에는 불출석했던 이 부회장도 이날은 법정에 나와 피고인석에 앉았다. 공판기일엔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 이 부회장은 직업을 묻자 “삼성전자 부회장”이라 답했다. 이날 재판에는 박영수 특별검사도 출석했다.이 부회장 재판은 4월7일 첫 공판부터 지난 7일 결심공판까지 무려 53차례 열렸다. 매주 2~3차례씩 재판이 열린 셈이다. 법정에 나온 증인만 무려 59명에 달했다. 정유라 씨가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유라 폭탄발언…장관급 김상조 위원장 증인 출석가장 화제를 모은 증인은 딸 정유라(21)씨였다. 덴마크에서 귀국을 거부하며 버티던 정씨는 지난 5월31일 한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기소(4월17일)된 지 약 한 달 만이었다. 정씨는 삼성 불법 승마지원 의혹의 최대 수혜자였기 때문에 진술 하나하나가 이 부회장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씨의 증인출석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지난 7월12일 새벽 2시께 자신의 집에서 특검측이 준비한 차량에 탄 정씨는 호텔에 8시간 동안 머물다 이날 오전 10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부도 정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는 사실을 도착 30분 전에야 알았을 만큼 극비리에 진행됐다. 그간 정씨의 증인출석을 막아온 이경재 변호사는 “전근대적인 보쌈증언”이라고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이날 정씨는 깜짝 발언을 쏟아냈다. 정씨는 “(어머니로부터)삼성이 너만 지원해준다고 소문이 나면 시끄러워지니 말 이름을 바꿔야 한다”, “승마코치로부터 ‘최씨와 박상진 전 사장, 황성수 전 전무가 만나 말을 바꾸는 문제를 얘기했다’는 말을 들었다” 등의 증언을 이어가 삼성 측은 당혹케 했다. 삼성은 “정씨가 구속을 모면하기 위해 특검이 원하는 대로 진술했다”고 맞받았다.7월14일 김상조(55) 공정거래위원장의 증인출석도 화제였다. ‘삼성 저격수’로 불린 김 위원장은 특검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2월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특검 측에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해 진술했었다. 증인으로 나온 김 위원장은 “삼성합병은 미래전략실에서 기획한 이 부회장 승계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는 김 위원장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박 특검도 출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3차례 증인출석 요청에 대해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모두 거부했다. 특검은 지난 2일 구인장까지 발부받아 박 전 대통령을 강제로라도 증인석에 세우려 했지만 끝내 실패했다. 최씨는 지난달 26일 증인으로 출석하긴 했지만 모든 증언을 거부했다. ◇모든 혐의 부인한 이재용…눈물 글썽이며 최후 진술이 부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은 지난 2·3일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이 부회장이 구속 후 법정에서 진술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그는 “정유라를 몰랐다”, “그룹 경영에 관여 안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넬 이유가 없다”라고 말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함께 기소된 최 전 실장은 자신의 피고인 신문에서 “정유라 승마지원은 자신이 결정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을 감쌌다. 정점은 지난 7일 결심공판이었다. 최후진술에 나선 이 부회장은 “‘법과 정도를 지키고 존경받는 기업인 되어보자’는 다짐을 했지만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되어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하다”고 울먹였다. 경영권 강화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해 국민연금공단에 손해를 입혔다는 의심에 대해서는 “내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욕심을 내겠느냐”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게 “전형적인 정경유착으로 국민주권 원칙과 경제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며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최 전 실장, 장 전 차장, 박 전 사장에 대해서는 징역 10년, 황 전 전무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모든 절차를 끝낸 재판부는 25일 오후 2시30분 1심 선고를 하겠다고 알린 뒤 퇴정했다. 이 부회장은 박영수 특검 등 검사들에게 먼저 다가가 웃으며 악수를 건넸다. 특검 측 역시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는 표정으로 서로 인사를 나눴다. 길고 길었던 세기의 재판은 25일 마지막 선고만 남겨두고 있다.
- '대가냐 강요냐' 삼성 Vs 특검 170일 혈투…'돈의 성격'이 가른다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삼성은 지난 3월 9일 준비기일을 시작으로 6개월 가까이 이어진 재판에서 삼성에서 최순실(61)씨 측에 건넨 돈의 성격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25일 법원의 1심 판결도 돈의 성격에 대해 재판부가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삼성 뇌물 사건은 돈의 흐름 자체는 사실관계를 양측이 모두 인정하고 있고 명확하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뇌물 사건과는 차이가 난다. 일반적인 뇌물 사건이 금품이 전달됐는지를 우선 다투는 데 비해, 삼성 뇌물 사건은 코어스포츠·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미르·K스포츠재단에 계약 혹은 후원의 방식으로 건네진 것이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2015년 8월26일 독일에서 최씨 실소유의 코어스포츠와 213억원 규모의 승마 훈련 지원 용역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까지 이중 79억원을 실제 코어 명의 독일 KEB하나은행 계좌로 송금했다.또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 4개사가 같은 해 11월 최씨가 설립해 실제 운영한 미르재단에 총 125억원을 보냈다. 지난해 2월에도 삼성 계열사 4개사가 총 79억원을 역시 최씨 소유의 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 아울러 삼성은 2015년 10월과 지난해 3월엔 두 차례에 걸쳐 총 16억원을 영재센터에 송금했다.◇특검 “朴·李, 단독 면담서 ‘승계 도움’·‘최순실 지원’ 합의” 특검은 삼성이 건넨 돈의 성격을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고자 건넨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2014년 5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박 전 대통령 도움을 받은 후 대가로 지불한 돈이라는 것이 특검의 결론이다. 면담을 앞두고 작성된 ‘말씀 자료’와 면담 후 박 전 대통령 말을 받아 적은 안종범 수첩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 회장의 사망 후 승계 작업이 이뤄질 경우 이 회장의 재산 절반을 상속세로 내야 하는 만큼 그전에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이 부회장의 지배권을 강화하려 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이 회장이 쓰러진 지 5개월 만인 2014년 9월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1차 단독 면담을 통해 ‘최순실 지원’과 ‘승계 작업 도움’이라는 큰 틀의 대가관계 합의가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당시 최씨 딸 정유라씨를 직접 언급하며 이 부회장에게 대한승마협회 인수를 요구했다고 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사진=방인권 기자)특검은 삼성이 1차 면담 이후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연이어 추진한 것에 주목했다. 삼성은 1차 면담 이후 삼성SDS 상장, 제일모직 상장,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을 연이어 추진했다. 특히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이 합병비율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군으로 합병안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15년 7월 2차 단독 면담 이후 코어스포츠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삼성은 삼성생명 금융지주 전환 추진, 바이오로직스 상장 등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계속했다. 삼성의 영재센터, 미르·K재단 지원도 이 기간 이뤄졌다.◇삼성 “승계작업은 특검이 만든 ‘가공의 틀’..李, 최순실 지원 몰라”반면 삼성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승마 유망주 지원을 위한 승마협회 인수를 제안받았을 뿐, 정유라 언급은 일절 없었다고 밝혔다. 면담 당시 대가관계에 대한 합의가 없었을 뿐 아니라 특검이 반대급부로 판단한 ‘경영권 승계 작업’에 대해 “특검이 만든 가공의 틀”이라며 강력 부인했다. 승계 역시 지분 취득이 아닌, 경영능력 입증만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또 아버지인 이 회장이 와병 중이지만 살아있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승계 작업을 하는 것은 아들로서의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코어스포츠와의 승마지원은 외압에 따른 결과라는 입장이다. 당초 ‘박 전 대통령의 강요’를 계약 이유로 댔다가 나중엔 ‘최씨의 해코지 우려’를 이유로 언급했다. 미르·K재단 지원은 전경련을 통한 정상적인 출연이며 영재센터 후원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요구였다고 주장했다,아울러 계열사들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 역시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게 계열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위치에 대해선 총수가 아닌 후계자로서 미래전략실 업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아 미전실 주도로 진행된 최씨에 대한 자금 지원 역시 몰랐다는 것이 삼성의 입장이다. 최지성 전 미전실장도 피고인신문을 통해 “내가 모두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이는 특검이 승마 지원에 적용한 직접 뇌물죄를 피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대법원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뇌물 사건에서 ‘대통령에게 금품을 공여하면 영향력 행사 여부에 상관없이 뇌물공여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금품을 건넨 것으로 판단한 것이 인정되면 직접 뇌물죄가 성립된다. 법원이 이 부회장의 승마 지원 개입 여부와 박 전 대통령·최씨의 공모 여부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직접 뇌물죄 판단이 달라진다. 삼성의 주장처럼 이 부회장이 관여하지 않았다면 최소한 이 부회장은 혐의를 피하게 된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삼성의 ‘사실상의 총수’로 최씨 지원의 최종 결정권자라고 판단했다. 박 전 대통령과 직접 면담한 이 부회장이 이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건 정황상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 중개업소 수난시대
-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다음은 25일자 이데일리신문 주요기사다.△1면-중개업소 수난시대-14:30 기로에 선 초일류 삼성-방치된 KAI…항공산업, 통째 흔들린다-6일 수강료=90만원…정치 신인 주머니 터는 민주당-[사설]이재용 부회장 재판 판결을 주목한다-[사설]임시공휴일 지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줌인&-국내외 공인 검증결과 無…담배 맛 순해 더 자주 피워-바른정당 수강료 24만원, 민주당 4분의 1밖에 안돼-기재부 “세수 손실 메워야” vs “사실상 서민 증세” 조경태△중개업소 수난시대-거래 실종, 경쟁자 증가, 직거래 선호 ‘3중고’…“월세 내면 적자, 폐업 고민중”-중개사 33%, 한달에 200만원도 못 벌어-“중개 수수료 아까워요”…직거래 뛰어드는 소비자들△삼성, 운명의 날-강요냐 대가냐…삼성vs특검 승부, ‘돈의 성격’이 가른다-정유라 출석 ‘007작전’, 朴은 끝내 증언 거부-‘쌍둥이 재판’ 받는 朴…JY 무죄라도 ‘직권남용’ 유죄 가능△벼랑 끝 몰린 KAI-최대주주는 사장 선임 뒷짐…17조원 고등훈련기 美수출 ‘빨간불’-어떻게 만든 ‘T-50’인데…20년 노력 물거품되나△노트 리부팅-사과, 그 이상을 담았다…‘8의 자신감’-뒷배경은 흐리게, 얼굴은 선명하게, 막 찍어도 작품이네-노트8로 찍은 사진, 아이폰 사진과 비교, 애플 저격 나선 삼성△정치-“좌파 운동장 잡아라”…한국당 ‘SNS 성적’ 매달 공개-文 대통령 올 휴가 21일 아닌 14일, 대통령 연차도 자른 간 큰 남자 이정도-민주·국민 “신속처리 기준 60->50% 낮추자”, 한국·바른 “협치 훼손, 여당 독주만 거세질 것”-[현장에서]바른정당, 20석 딜레마△경제-제조업 ‘뉴페이스’가 없다…활력 읽는 한국 경제-내년 일자리 예산 12%대로 확대-미세먼지 내뿜는 선박…육상전력 공급해 오염 줄잊다-구글·월마트 ‘AI 음성쇼핑’ 맞손…아마존에 도전장△금융-금융경력 없는 금감원장 내정說에…‘군기반장 오나’ 금융권 긴장-정부, RG발급 1000억 지원…중소조선사 ‘숨통’-한달 된 카카오뱅크 여수신 3조원 돌파-IRP 확대 한달…은행들 ‘과당경쟁 표적될라’ 물밑영업△산업&기업-현대차 캐스팅 채용에 취준생들 ‘하하호호’-30대 그룹, 6년간 장사 못 하고 인건비만 올랐다-기아차 ‘운명의 1주일’ 통상임금 1심 31일 선고-‘해운업 회생지원’ 해양진흥공사 내년 6월 출범△산업-車부품=신성장동력…모터쇼 가는 화학업체들-‘우아한 형제들’ 2개월 안식휴가 떠난다-리니지2 레볼루션, 日매출 1위 등극-카카오 신입 개발자, ‘코딩테스트’로 뽑아요-현대·기아차, 中제품 개발본부 신설△소비자생활-장난감 조립부터 직업체험까지…“엄마, 여기 놀이동산이야?”-공석인 면세점 협회장 정부가 적절히 수정?-정용진 “한차원 높은 고객가치 실현…쇼핑몰 역사 바꿀 것”-‘작은게 팔린다’…1인가구 겨냥 식품업계 한입 크기 제품 봇물△중소기업·벤처-“기술창업 경험 풍부…벤처생태계 조성 책임자”-‘휘발성 물질 생리대’ 내년 11월 돼야 분석 가능-네이버 총수 지정 논란…‘벤처’ 특성 고려 못한 것△증권&마켓-갤노트8vs아이폰8 ‘정면 격돌’ 후광 효과 누릴 부품주는-증권 분쟁에 휘말린 고령·MTS 투자자 분쟁조정센터 SOS-멕·러·브 이어 인니까지…돈 몰리는 신흥국 채권△증권-STX엔진 인수전…‘차입금·방산부문’ 흥행 변수-한투파트너스 ‘2년 적자’ 씨티씨바이오에 200억 베팅-‘독립 블라인드펀드’ 내놓는 NH PE…분사수순?△엔터테인먼트-“사랑으로 채워줘요~” 시골 할머니 주름 펴준 ‘명랑소녀’ 에이프릴-드라마도 두자릿수 시청률, JTBC ‘종편 유리천장’ 깼다△여행-두툼·푸짐·시원·매콤…지친 여름 속풀이하러 창원으로 오이소~-“단풍에 눈꽃에…가을·겨울은 여행하기 딱이에요”△스포츠-“앞만 보지 말고 경치도 즐겨라” ‘불혹’ 강수연이 롱런하는 비결-‘만 18세’ 최혜진, 프로 전향-추신수, 3G 연속 멀티히트-양궁 여자단체·혼성팀서 金...한국 하계 U대회 1위-스리백 카드…‘申의 한수’로 쏠까-메이웨더vs맥그리거…세기의 대결? 세기의 서커스?△사람&나눔-“로스쿨 진학해서 소수자 인권향상 법률가 되고 싶아”-이태임 “한때 은퇴 결심…품위녀서 재기할 용기 얻어”-클린턴 “트럼프, 내 뒷목에 입김 불어 소름”-본지 고은정 차장, 편집기자협회 ‘이달의 편집상’ 수상-‘400조 나라곳간지기’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상도동계 좌장’ 김덕룡 전 의원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메르세데스-벤츠, 국내 사회복지관에 5억7000만원 전달△오피니언-[남궁덕 칼람]한·중 ‘25년 공든 탑’ 다시 세워야-[기고]625년 수도 서울의 미래를 그리자-[기자수첩]투기꾼 억제 정책에 실수요자 운다△부동산-‘우이~신설 경전철’ 개통 호재에도…맥 못추는 성북·강북 집값-고정 임대수익 가능…대학가 인근 아파트가 뜬다-도심 낡은 공공청사 개발해 청년 임대주택 1만가구 공급△사회-예보정확도 90%로 끌어올리고 산불진화헬기 8년내 15대 확충-서울 노원구 ‘셀프 디스?’-국민 70% “저출산 탓, 연금 고갈 걱정”-마포 석유비축기지, 41년 만에 문화공간 탈바꿈
- [현장에서]이재용 선고 D-1, 다시 보는 삼성의 경영원칙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친 뒤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삼성이 정말 뇌물을 주는 기업이었으면 해외에서는 왜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을까요. ‘최순실 게이트’는 정부 조직을 민간인이 농단한 사건인데, 왜 삼성전자에게 책임을 묻나요?”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재계의 한 임원은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재판이 화두에 오르자 답답함을 토로했다. 본질이 왜곡된 특검의 국정농단 수사가 애꿎은 삼성에 불똥이 튄 현실이 무척이나 못마땅한 눈치였다.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가 하루 앞(25일)으로 다가왔다.올해 2월 28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래 178일 만이다. 창사이래 처음 총수 구속 사태를 맞은 삼성은 법원의 첫번째 판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쟁점은 뇌물공여죄의 성립 여부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이 부회장의 독대 자리에서 부정한 청탁이 오갔는지, 최순실과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이 청탁의 대가였는 지가 이번 재판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아직까지 정황 증거만 난무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정말로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넸을 지 강한 의구심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 부회장이 윤리경영을 자처하는 삼성전자의 총수이기에 더욱 그렇다. 삼성전자는 국내는 물론 세계 79개국에 직접 진출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회사 차원에서 세금 탈루나 뇌물 공여 등의 문제가 불거진 적은 없었다. 삼성 측이 그간 “우리는 법규 위반이나 비윤리적 행위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피고(이 부회장)가 대통령에게 청탁을 할 이유도 없었고, 실제로 청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항변해왔다.◇선진 윤리경영 도입한 삼성이 왜?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전체 스마트폰,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플래시), TV 등 여러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올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239조원과 52조원 이상이다. 어지간한 대기업 몇 개의 실적을 합친 것보다도 높고, 세계적인 초대형 기업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이런 거대한 규모답게 내부 윤리경영 관련 규정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밝힌 경영원칙을 보면 △법과 윤리를 준수한다 △깨끗한 조직문화를 유지한다 △고객·주주·종업원을 존중한다 △환경·안전·건강을 중시한다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 등 5가지 사항을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1세기에 들어 직영 사업장에서 법규 위반 등 중대한 물의를 일으킨 적이 거의 없다. 반도체 공장 근무자들의 직업병 문제가 불거졌지만, 이 또한 권오현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사과하고 보상을 약속하면서 사태를 수습했다.이후 삼성전자는 빠르게 선진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데 노력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유연근무제 도입, 복장 규정 간소화 등을 진행했고, 분쟁지역 광물 사용금지 등 해외 투자자나 기관들이 요구하는 사항도 수용했다. 중간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친화정책도 강화했다.이 부회장이 구속되기 전에는 지주사 도입과 순환출자구조 해소 노력도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구속에 따라 지주사 도입 등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자금 소요에 대한 부담 해소 방안을 결정하지 못한 채 관련 작업은 중단된 상태다.◇후원 ‘큰 손’ 삼성을 대하는 이중적 태도현재 국내에서 봉사활동, 소외계층에 대한 기부활동, 각종 학술·교류행사, 다양한 스포츠 종목 등 사회공헌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갖는 존재감은 상당하다. 국내 최대 기업으로서 정부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숱한 후원 요청을 받고 있다.특히 비인기 종목에 대해 삼성전자 등 삼성 그룹 차원에서 이런 저런 후원을 진행해왔는데, 승마 종목에 대한 지원에 대해 대가성을 노린 것이라는 사법 당국의 주장때문에 삼성의 스포츠 후원은 거의 멈춘 상태다. 결국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을 내려놓기로 했고, 프로스포츠 구단들도 전부 제일기획(030000)으로 이관하는 등 관련 활동이 대폭 위축됐다.삼성, 특히 삼성전자에는 지금도 여전히 중앙 정부의 공무원부터 시민단체 직원까지 수 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걸어 후원을 요청해온다. 승마 종목을 후원해달라는 행정부 수반의 요청에 응했다 총수가 옥고를 치르는 중인데도 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또 대가성에 대한 의심을 받을 소지가 있어 후원 활동에 제약이 많은게 현실”이라고 토로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10억원 이상의 후원금을 낼 경우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외부에 공시하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데, 사회공헌 관련 분야에서는 이로 인해 삼성의 후원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세계적인 기업평판관리 전문가 로사 전(Rosa Chun) UCD 마이클스머핏 경영대학원 교수는 경영학 최고 학술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기고를 통해 한국 정부와 사회가 이번 사건에 대해 삼성과 이 부회장을 단순히 ‘희생양(Scapegoat)’으로 삼기보다는, 부패와 정실 인사가 줄어들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부회장이 정말 단죄의 대상에 불과한지, 아니면 다른 측면을 고민해봐야하는 것은 아닐지 다시 생각해 볼 때다.최순실 사태 이후 삼성전자가 시행 중인 대외후원금 운영 투명성 강화 방안 개념도.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중 발췌
- 선고 D-3…노태우 판례로 본 박근혜-이재용 뇌물죄 향배는?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방인권 기자)[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오는 2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삼성 뇌물 사건 재판에서 삼성의 ‘이재용 구하기’ 전략이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유무죄 여부는 특검과 삼성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양측은 공판 내내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횡령·재산국외도피·범죄수익은닉·국회 위증 5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이 중 핵심은 뇌물공여다. 나머지 혐의가 모두 뇌물공여 혐의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뇌물공여 인정 여부에 따라 일괄적으로 유무죄 판단이 내려질 수도 있다.뇌물공여 혐의는 크게 보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승마지원 명목으로 지급된 78억원(약속 금액 135억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및 미르·K스포츠재단에 건네진 220억원으로 나눌 수 있다. 특검은 삼성에서 승마지원 대가로 최순실씨에게 건넨 돈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직접 받은 뇌물로 판단했다.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경제적으로 금전을 공유했다고 본 것이다.◇대법 “대통령 영향력 행사 없어도 금품 주면 뇌물” 대통령 뇌물 사건의 대표적인 전례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기업들로부터 수천억원을 받은 사건이 있다. 대법원은 지난 1997년 4월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에 대한 사건에서 대통령 뇌물사건의 판례를 남겼다.‘(그룹 현안이) 대통령의 직무에 속하거나 그 직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인 이상, 이에 관해 대통령에게 금품을 공여하면 바로 뇌물공여죄가 성립한다. 대통령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하였는지의 여부는 범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즉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금품을 건넨 것이 인정되면 박 전 대통령의 현안에 대한 영향력 행사와 무관하게 뇌물공여가 인정될 수 있다. 대통령이 행정부를 총괄하는 만큼 직무의 범위가 사실상 무한정에 가까운 점이 고려된 것이다.삼성 변호인단은 여러 단계의 방어 장벽을 치며 특검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승마 지원은 이 부회장과 무관하게 미래전략실 차원의 결정이었다며 지원 성격도 유망주 지원 차원이었다고 강조했다. 정유라 1인만을 지원한 것은 사전에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라는 주장이다. 또 승마 용역 계약 상대방인 코어스포츠에 대해서도 실제 용역 수행 능력이 있는 회사로 계약 당시엔 최씨 실소유 회사인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더해 코어스포츠를 최씨, 더 나아가 박 전 대통령과 동일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 측이 승마 지원 배경에 대해 당초 ‘박 전 대통령 강요’에서 재판 막바지에선 ‘최순실의 압박’이라고 변경한 것도 박 전 대통령과의 무관함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 (사진=방인권 기자)영재센터와 두 재단에 대한 지원에 대해선 제3자 뇌물죄를 적용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이 부회장과 부정한 청탁에 대한 합의를 하고 제3자인 이들 단체에 금품을 건네도록 했다는 것이 공소사실의 요지다. 제3자 뇌물죄는 단순 수뢰죄와 달리 ‘부정한 청탁’이 인정돼야 범죄가 성립한다. 판례는 적법한 직무집행이라고 해도 대가관계가 있는 경우라면 부정한 청탁에 해당한다고 본다. 다만 직무집행 내용과 제공된 금품이 대가라는 점에 대한 공여자와 수수자의 공통된 인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든다, ◇특검 “朴, 경영승계 도움” VS 삼성 “승계작업, 가공의 틀”특검은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고 진행된 일련의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이 같은 부정한 청탁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세 차례의 단독 면담에서 ‘경영권 승계 지원’과 ‘최순실 지원’이라는 대가관계 합의를 했다고 판단했다.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의 지원과 합병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 지분 축소, 삼성그룹의 삼성생명 금융지주전환 추진 등이 부정 청탁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삼성은 이 같은 승계 작업에 대해 “특검이 만든 가공의 틀”이라고 반박했다. 이건희 회장이 와병 중이지만 엄연히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승계 작업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특검이 지목한 그룹 현안 역시 경영권 승계와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박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에선 대한승마협회 인수와 승마 유망주 지원에 대한 이야기만 들었을 뿐 ‘최순실, 영재센터,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화는 일절 없었다고 맞섰다. 오히려 일방적으로 질책받는 상황이었기에 청탁을 언급할 상황도 아니었다고 강조했다.특검은 삼성이 최씨 측에 건넨 돈이 명확히 확인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삼성에 특혜를 준 점이 명확한 만큼 뇌물 공여 혐의의 상당 부분이 증명됐다고 판단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위치가 총수가 아닌 후계자로서 그룹 현안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반박한다. 그러면서 ‘강요에 의한 피해자’로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책임 하에 최씨에 대한 자금 지원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다.법조계에선 양측의 법정공방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삼성으로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어 논리를 꺼내 특검의 구멍을 잘 파고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한 재경지검 검사는 “다른 재벌 사건에 비해 이 부회장의 관여 정황이 너무 많다. 삼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 그날 그자리에선 무슨 일이?..박근혜-이재용 '독대의 재구성'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뇌물사건 1심 선고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이 300억원 규모의 돈을 건넨 사실은 확인된 만큼, 쟁점은 이 돈이 부정한 청탁의 대가인지, 강요로 낸 돈인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건넸고, 그 대가로 최순실씨 측에 지원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재계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가 청와대에 청탁할 일은 아니라는 의미에서다. 독대 자리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두 사람의 얘기를 들어봐야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진술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진술을 토대로 세 차례 독대 자리를 재구성했다. ◇5분간의 첫 독대..朴 “승마협회 맡아달라”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1차 독대는 2014년 9월15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행사에서 이뤄졌다. 행사 도중 안봉근 비서관이 이 부회장에게 다가와 “대통령께서 잠깐 뵙기를 원한다”고 했고, 5분여 동안 짧은 첫 독대를 했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개소식이 잘 치러진 것 같다”면서 “이건희 회장님 건강은 어떠시냐”고 물었다. 그러더니 대뜸 “승마협회를 삼성이 맡아달라”며 “올림픽에 대비해 승마선수들에게 좋은 말도 사주고 전지훈련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이 부회장은 진술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정유라 등 특정 인물이나 단체를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특검이 주목한 것은 첫 독대 자리가 이뤄진 시점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지 4개월이 지난 뒤였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병상을 털고 일어나 복귀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 이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소속 임원진들이 본격적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시작했다고 본 것이다.삼성 측은 경영권 승계에 나설 상황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이 와병 중이지만 엄연히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승계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건희 회장도 1987년 선친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사망 이후에야 추대 형식으로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한화만도 못해”.. 朴의 질책에 당황한 李두 사람의 2차 독대는 2015년 7월25일 청와대 안가에서 30여분간 진행됐다. 당시 이 부회장은 메르스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 2번의 미국 출장 등으로 바빴을 때였다. 하루 전날(2015년 7월24일)에는 창조경제혁신센터와 관련해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과 오찬 행사도 있었다. 이 와중에 청와대에서 ‘7월 25일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에 들어오라’는 통보가 왔다. 이 부회장은 독대를 앞두고 최지성 실장, 박상진 사장(승마협회장)과 만나 올림픽에 대비한 승마 지원 진행 사항을 보고받았다. 또 최근 삼성 채용 인원과 시설투자액, 연구개발 비용 등을 머릿속으로 외웠다고 했다.이 부회장은 25일 오전 청와대로 갔다. 안종범 전 수석은 독대가 끝날 무렵 잠깐 들어왔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동계올림픽 메달리스트를 활용하는 사업을 하면 평창올림픽이 잘 될 테니 메인 스폰서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영재센터 등 구체적 단체 이름을 언급하거나 재단 출연을 직접 요구하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박 대통령은 갑자기 “삼성이 승마협회 운영을 제대로 안 한다, 한화그룹만도 못하다, 선수들 해외 전지훈련도 안 보내고 좋은 말을 안 사주고 있다, 제대로 해라, 승마협회에 파견된 삼성 임원들을 김재열 직계로 바꾸라”면서 질책했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당황한 나머지 급히 메모지에 대통령이 언급한 사람들 이름을 메모했다. 어색한 상황을 피하려고 “이 문제는 누구와 협의해야 합니까”라고 물었지만, 대통령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도 ‘정유라’라는 이름은 나오지 않았다. ◇朴, 3차 독대에서 진노..李 “두려웠다”2016년 2월 15일 이뤄진 세 번째 독대 자리는 미래 신사업을 소개해달라는 청와대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이 부회장은 바이오산업과 사물인터넷(IoT), 전장산업 위주로 답변을 준비했다. 최지성 실장에게 승마협회 업데이트를 요구하니 “잘 돌아가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고 했다. 오전 10시 40분쯤 독대가 시작됐다. 대화 중 박 전 대통령은 갑자기 JTBC와 홍석현 회장 얘기를 꺼냈다. 이 부회장은 2차 독대 당시 승마협회 건으로 질책받았을 때는 당혹스러운 정도였지만, 3차 독대 때는 두려웠다고 했다. 삼성이 정치와 엮여 들어갈 수 있겠다는 위기감도 들었다고 한다. 특검 주장처럼 “정유라 잘 지원해줘 고맙다”는 인사를 받거나 회사 관련 청탁을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면담이 끝난 뒤 곧장 홍석현 회장을 만나 대통령 얘기를 전했다고 했다. 이 부회장의 진술만 놓고 보면 부정한 청탁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없어 보인다. 독대 이후 박 전 대통령의 말을 적었다는 안종범 수첩에도 경영권 승계 등 청탁을 입증할 기록은 없는 상황이다. 삼성이 재판 시작 후 한결같이 “승계작업에 대해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특검 주장은 근거가 모호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