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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22일, 아이 손잡고 영화 보는 날
- 22일 개봉한 한국영화들. ‘남영동1985’, ‘돈 크라이 마미’, ‘범죄소년’, ‘철가방 우수씨’(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남영동1985’는 지난해 12월 고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수기를 바탕으로 시대의 아픔을 고발한다. ‘돈 크라이 마미’와 ‘범죄소년’은 올 한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학교폭력을 정 반대의 시각으로 담았다. ‘철가방 우수씨’는 철가방 기부천사 고(故) 김우수 씨의 감동 실화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 22일 동시 개봉한 한국영화의 면면이다. 이들 작품은 머리가 붙은 샴쌍둥이처럼 같은 몸을 하고 ‘우리는 지금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 묻는다. 영화 속 주인공은 인간이 인간에게 가하는, 고통의 최대치를 보여준다. 공포에 질린 피해자와 괴물이 되어버린 가해자 모두 끔찍하기는 매한가지다. 두 눈을 질끈 감아도 흐르는 눈물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그중에서도 특히 성폭행 피해자를 발가벗겨 놓고 동영상으로 협박하며 첼로 연주를 시키는 장면(‘돈 크라이 마미’)은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피눈물을 쏟게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끔찍한 이야기가 실화라는데 있다. 2004년 밀양의 한 여중생이 44명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비슷한 또래였던 미성년 가해자들은 성폭행을 저지르는데 그치지 않고 여중생의 모습을 휴대전화와 캠코더로 촬영해 협박의 도구로 사용했고, 이러한 범죄는 1년 동안이나 이어졌다. ‘범죄소년’에서 주인공 범죄소년은 폭행, 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소년원 입·퇴원을 반복하는데 이 소년의 진짜 죄는 ‘가난’이다. 책임질 수 없는 아이를 낳은 미혼모와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이의 대물림되는 비극이 영화의 주된 얼개다. 이들 모자는 살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안타깝게도 두 사람은 같은 길을 간다. 검사 집에 검사 나고, 의사 집에 의사 나는 냉혹한 현실을 영화는 무기력하게 보여준다.‘남영동1985’ ‘돈 크라이 마미’ ‘철가방 우수씨’ ‘범죄소년’(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의 장면들. ‘나영동1985’와 ‘돈 크라이 마미’, ‘범죄소년’은 15세 이상 관람가, ‘철가방 우수씨’는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으로 개봉했다.말하자면 ‘남영동1985’는 우리네 아픈 과거를, ‘돈 크라이 마미’는 현재를, ‘범죄소년’은 원인을 말하고 있는 셈이다. ‘돈 크라이 마미’를 연출한 김용한 감독은 “실제 소년원에서 성폭행 가해자들을 만나봤는데 그 아이들은 자기가 한 짓이 피해자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줬는지 모르고 있더라”라며 반드시 아이들과 같이 볼 것을 권했다. ‘남영동1985’에 고문 피해자 김종태로 출연한 배우 박원상은 “힘들고 불편해도 기억해야 할 것은 기억해야 한다”며 “잘못한 어른들이 먼저 반성하고 고통이 뭔지, 공포가 무엇인지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줘야 건강한 미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범죄소년’에 미혼모 효승으로 출연한 이정현은 “사회는 책임이 없을까요?”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상처받은 마음은 ‘철가방 우수씨’로 치유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한다. 주인공은 지난해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짜장면 배달부 김우수 씨다. 김우수 씨는 가족 없이 고아원에서 나고 자라 고시원 쪽방에서 생활하면서도 70만 원의 월급으로 5명의 어린이를 후원하는 선행으로 감동을 안겼다. 생명보험을 들어 수령자를 어린이재단 앞으로 돌려놨으며, 장기기증 서약으로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나누고 갔다. 김우수 역을 맡은 배우 최수종은 “김우수 씨는 세상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큰 사랑을 실천하신 분”이라며 “지금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분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여유를 찾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판타지vs리얼리티..'관객의 선택은?'☞`남영동1985` 박원상, "박래전 선배 분신 보고도 난..."☞정지영의 돌직구…"나는 반골이다"(인터뷰)☞박근혜 성폭력 문제 다룬 영화 관람☞CJ E&M, '철가방 우수씨' 배급수수료 전액 기부☞'남영동 1985' 文 "고통스런 영화" 安 "역사 체험 느낌"
- 판타지vs리얼리티..'관객의 선택은?'
- 영화 ‘늑대소년’ ‘남영동1985’ ‘26년’ ‘브레이킹 던 파트2’(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현실, 잊거나 마주하거나···’‘박하사탕’ 이창동 감독은 영화분류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세상 시름 잊어버리려는 판타지를 보여주는 것. 또 하나는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 사는 모습을 기록하는 것이다. 판타지 멜로영화 ‘늑대소년’이 전자라면, 시대의 아픔을 고발한 영화 ‘남영동1985’는 후자다.11월 극장가는 이 두 가지 영화적 기능에 충실하며 극과 극을 향해 내달릴 예정이다. 시장을 선점하고 나선 건 판타지다. ‘늑대소년’(10월31일), ‘업사이드 다운’(11월8일), ‘브레이킹 던 파트2’(11월15일)가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해 관객을 찾았다.‘반인반수(半人半獸)’ 늑대소년과 소녀의 거짓 없는 사랑부터 중력을 거스른 사랑, 뱀파이어와 인간의 거부할 수 없는 사랑까지. 사랑의 판타지를 극대화한 작품이 특히 많다. ‘늑대소년’은 개봉 19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업사이드 다운’은 ‘늑대소년’·‘브레이킹 던 파트2’ 등에 이어 흥행 9위를 기록 중이다. ‘브레이킹 던 파트2’는 지난 5년간 전세계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켜온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으로 기대가 크다. 마지막 편에선 ‘불멸의 커플’ 인간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와 뱀파이어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 그들 사이에 태어난 오묘한 매력의 혼혈아이 르네즈미(매켄지 포이)까지 가세해 관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컬렌가와 볼투리가, 늑대인간 퀄렛족이 총 동원되어 설원 위에서 펼치는 전쟁 장면이 압권이다.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얼음꽃처럼 모든 것이 신비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이 역시도 현실에선 불가능한 이야기다. 11월 후반부에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고단하고 팍팍한 현실에 현미경을 바짝 들이댄 작품이 줄지어 개봉한다. 대표적인 작품이 지난해 12월 고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자전적 수기 ‘남영동’을 영화화한 ‘남영동1985’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가해 책임자에 대한 피해자 가족들의 복수를 그린 영화 ‘26년’이다. 이 두 작품은 한국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불편한 진실을 들춘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사회 반영 영화의 힘은 ‘공감’이다. 그 파괴력은 앞서 영화 ‘도가니’·‘부러진 화살’ 등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 두 작품은 정권 말기 사회적 요인과도 맞물려 있어 흥행 결과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딸을 잃은 엄마가 법을 대신해 고등학생 가해자들에게 복수에 나서는 ‘돈 크라이 마미’, 책임질 수 없는 아이를 낳은 미혼모와 부모에게서 버림 받은 아이의 대물림되는 비극을 그린 ‘범죄소년’ 등 가상의 주인공을 내세워 현실을 이야기하는 작품도 있다. 올 한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학교폭력을 정 반대의 시각으로 다룬 점이 흥미롭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에 주머니가 가벼워진 요즘이다. 이상에 대한 열망과 뼈아픈 현실의 공감 사이 관객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남영동1985’·‘돈 크라이 마미’·‘범죄소년’은 오는 22일, ‘26년’은 일주일 뒤인 29일 각각 개봉한다.▶ 관련기사 ◀☞`용의자X` `강철대오` `늑대소년`..변종 멜로 뜬다☞`남영동1985` 박원상, "박래전 선배 분신 보고도 난..."☞'남영동 1985' 文 "고통스런 영화" 安 "역사 체험 느낌"☞정지영의 돌직구…"나는 반골이다"(인터뷰)☞김민종, 홍콩서 여명과 "'남영동1985' 대박"
- `남영동1985` 박원상, "박래전 선배 분신 보고도 난..."
- 박원상은 ‘남영동1985’를 ‘기억에 관한 영화다’라고 소개했다. “1980년대를 지나온 사람에게는 기억을 되짚는 영화가, 어린 친구들에게는 몰랐던 기억을 만나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사진=김정욱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온 몸을 발가벗기고 눈을 가렸습니다. 그다음에 고문대에 뉘면서 몸 다섯 군데를 묶었습니다. 죽음의 그림자가 코앞에 다가왔습니다.’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자전적 수기 ‘남영동’의 한 구절이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남영동1985’(감독 정지영, 제작 아우라픽처스)는 이를 토대로 했다.배우 박원상(42)도 같은 일을 겪었다. 수건을 덮은 얼굴 위로 물이 세차게 쏟아졌다. 코로, 입으로. 들어오는 물을 참아낼 수 없을 땐 머리를, 발가락을 미친 듯이 흔들었다. 요즘 박원상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그 힘든 촬영을 어떻게 견뎠느냐’다. 그는 조용히 노트를 꺼내 펼치더니 촬영 전 적어둔 ‘남영동’ 수기 한 토막을 읽어줬다. ‘고문. 그것은 익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욱 무서워지고 낯설어지는 것입니다’. “물고문을 참아내는 시간이 처음에는 10초, 그다음엔 15초, 20초가 되더니 나중에는 38초까지 늘었어요. 이렇듯 제가 겪은 고문은 적어도 적응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죽을 것처럼 힘들었는데 실제로 그곳을 거쳐 간 그 분은 어땠을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 가슴이 먹먹해져요.”‘부러진 화살’에서 호흡을 맞췄던 정지영 감독이 또 한 번 손을 내밀었을 때 박원상은 주저하지 않았다. 감사해 하며 아버지가 내민 손을 덥석 잡았다.(박원상은 대학 졸업 후 극단 차이무에서 만난 이상우 선생님이 연극에서 내 마음속의 아버지이고 영화에선 정지영 감독이 그렇다고 했다.) 고민은 시나리오를 받은 이후 시작됐다. 몸이 고될 것 같아서가 아니다. ‘내가 과연 42년을 굳은 신념을 갖고 살아온 그분의 삶을 연기할 자격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그를 괴롭혔다. 영화 ‘남영동1985’의 장면들. ‘부러진 화살’에 변호사로 출연했던 박원상이 고문 피해자인 김근태 상임고문 역을 맡았고, 배우 이경영이 고문 기술자 이근안으로 분했다. 극 중 이름은 김종태와 이두한으로 바뀌었다박원상은 “이 영화는 고문에 관한 영화이며, 용서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기억에 관한 영화다”라고 정의했다. 잊고 있었던 사람에겐 아픈 시대를 다시 기억하게 하고, 몰랐던 사람들에겐 이런 일이 존재했다는 것을 기억하게 하는 영화. 그가 생각하는 ‘남영동1985’다. ‘남영동1985’를 만난 박원상은 외면하고 잊고 지냈던 1988년의 기억을 떠올렸다. 대학 새내기 때였다. “지난 5월 말 영화촬영을 끝내고 김근태 상임고문이 좋아했던 참외와 막걸리를 사 들고 경기도 마석의 묘역을 찾았어요. 그곳에서 낯익은 분을 봤네요. 고 박래전 열사. 숭실대 인문대 학생회장으로 국문과 선배였는데 학생회관 옥상에서 분신자살을 했어요. 노제에 따라가 울기도 했는데 너무 오래 잊고 살았더군요. 막걸리 올리며 20여 년 만에 인사드리고 내려왔는데 미치겠더군요. 난 대학에서 내가 좋아하는 연극만 했는데…. 죄의식, 부채 의식 같은 것들이 밀려왔어요.”박원상은 힘들고 불편해도 기억해야 할 것은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언론시사회에서 완성된 영화를 두 번, 그것도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울면서 봤다는 그는 오는 22일 영화가 개봉하면 중학교 1학년인 큰아들과 다시 한 번 ‘남영동1985’를 관람할 예정이라고 했다. “학교폭력 관련 뉴스를 보면 가해 학생들이 얘기해요. ‘저는 그 얘가 그렇게까지 힘들어하는지, 아파하는지 몰랐어요’라고요. 정말 몰랐을 거예요. 아무도 말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그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알았으면 해요. 고통이 뭔지, 공포가 무엇인지를요. 잘못한 어른들도 깨달아야죠.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이 나와 정말 고마워요.”‘남영동1985’ 주연배우 박원상이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관련기사 ◀☞정지영의 돌직구…"나는 반골이다"(인터뷰)☞정지영 감독, 영화계 겨눈 다큐 '영화판' 내놓는다☞김민종, 홍콩서 여명과 "'남영동1985' 대박"☞'남영동 1985' 文 "고통스런 영화" 安 "역사 체험 느낌"☞文-安 대선후보 4인, `남영동` 시사 참석..`朴은 불참`
- 정지영의 돌직구…"나는 반골이다"(인터뷰)
- 영화 ‘남영동1985’ 정지영 감독이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 ‘남영동1985’는 7자로 설명할 수 있다. ‘정지영 감독 작품’. 배경은 1985년. 군부독재 시절, 끔찍한 고문이 자행됐던 남영동 대공분실이 무대다. 감독은 영화 상영 내내 관객을 인간 살육장 같은 고문실에 몰아넣고는 움직이지 못하도록 사지를 꽁꽁 묶어둔다. 오는 22일 영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정지영(66) 감독은 “이렇게 힘든 영화를 들고 나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관객도 함께 갇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양해를 구했다. 누구보다 먼저 극한의 고통을 체험한 사람은 감독 그 자신이었다. “내가 바로 고문 가해자였어요. 고문하라고 시켰고, 그걸 또 지켜보고 있었으니. 그건 반대로 고문을 당한 것이나 진배없었죠. 촬영장에서 전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였습니다.”◇ 야만의 시대·부당한 권력에 영화로 맞서다 ‘남영동1985’는 고(故) 김근태 의원의 자전적 수기를 바탕으로 시대의 아픔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김종태(박원상 분)로, 고문 기술자 이근안은 이두한(이경영 분)으로 바뀌었다. 감독은 그 이유로 “고문 피해에 관한 이야기가 김근태 의원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픈 시대에 어쩔 수 없이 억울한 피해를 봐야만 했던 사람들을 김종태로, 야만의 시대가 낳은 괴물 같은 사람들을 모두 이두한으로 규정했다. 그래서 주연배우가 실존인물을 반드시 닮아야 할 필요는 없었다. 영화 마지막에 유인태, 이재오 등 재야 민주화 운동 출신의 전·현직 정치인을 비롯해 실제 고문 피해자들의 증언 영상을 넣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영화는 고인의 인생이 아닌, 고문 그 자체에 집중한다. 상영시간 대부분을 고문 묘사에 할애했다. ‘장의사’로 불리는 고문기술자 이두한의 악랄함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고춧가루 탄 물을 코와 입에 들이붓는가 하면, 회음부가 터지기 직전까지 전기 고문을 가한다. 실재와 허구의 경계에 대해 묻자 정 감독은 “과장은 없었다”고 했다. “바늘로 손톱 밑을 반복적으로 찌른다든가, 볼펜 심을 성기 한가운데로 밀어 넣는 고문 행위 등은 차마 잔인해 영화에 넣지 못했다”고 부연했다. 영화 ‘남영동1985’의 장면들. ‘부러진 화살’에 출연했던 박원상을 비롯해 이경영, 문성근, 명계남, 김의성, 이천희 등이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정치선동영화? ‘남영동..’은 인권영화 정 감독의 시계를 1980년대로 돌려놓은 건 지난해 말 김근태 의원의 죽음이었다. 여기에 올 초 ‘부러진 화살’의 흥행은 영화 제작에 속도를 내게 했다. “영화 개봉 시기가 왜 하필 대선을 앞둔 지금이냐 묻는 분들이 많아요. 우연이었죠. 오래전부터 고문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김근태 의원 돌아가시고 우연히 그분의 수기를 읽게 된 거예요. 다행히 ‘부러진 화살’이 흥행하고 있을 때라 돈을 빌리기도 쉬웠죠. 모든 게 잘 맞아떨어졌어요.”정 감독은 “‘남영동1985’는 정치적인 영화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인권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럼에도, 일부에선 ‘정치선동영화’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 정 감독은 “엄격히 말해 모든 작품은 정치적”이라며 “상업적인 오락 영화에도 감독의 정치성은 스며들게 마련이다. 그것이 보수든, 진보든, 무관심이든. 정치를 소재로 한 모든 영화는 나쁘다? 그런 우매한 말이 어디 있는가. 무엇보다 정치는 왜 다루면 안 되는 것인가. 사랑, 우정도 무수히 다뤄지는데. ‘영화가 그렇게 정치적이어도 됩니까?’ 묻는다면 이렇게 답하겠다”고 항변했다. ◇ 30년 반골 인생··· 절대 가치는 ‘평화’ 정 감독은 타협을 모른다. 세상을 향한 칼날의 날카로움도 여전하다. ‘남부군’(1990), ‘하얀 전쟁’(1992),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1994)로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 경제사, 문화사를 아울렀던 그는 13년 만에 돌아와 사법부(‘부러진 화살’), 행정부(‘남영동1985’) 등 국가 권력의 부조리를 차례로 고발하고 있다. 정 감독은 최근 자신의 행보를 “부당한 권력이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한 개인을 말살시키려는데 대한 몸부림”이라고 정의했다. 타협하지 않는 주관, 반골(叛骨) 기질이 보인다는 말에도 호탕하게 웃으며 “아, 나는 반골이다” 시원하게 인정했다. “아웃사이더 입장에서 세상을 보고 싶어요. 물론 나도 어떻게 보면 유명 감독으로 기득권에 속하지만 그렇다고 사회에 대한 비판을 멈추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건 그냥 나의 취향이자 선택의 문제라고 해두죠. 스스로 외부자이길 택했으니 그로 인한 손해와 불편함은 감내해야죠.”그가 추구하는 절대 가치는 ‘평화’다. 사람이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다. 정 감독은 “그런 세상이 오면 나 같은 사람은 더는 만들 영화가 없겠지만 그래도”라며 웃었다. (사진=김정욱 기자)정지영 감독은 오는 12월6일 또 한 편의 문제작을 내놓는다. 다큐멘터리 ‘영화판’이 그것이다. 국내 영화 제작자와 감독, 배우 등 영화인을 인터뷰해 영화계의 뒷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관련기사 ◀☞`남영동1985` 청소년도 본다…15세 등급 확정☞[17th BIFF] 이준익 감독 "'남영동' 보고 눈물이 울컥"☞[17th BIFF]정지영 감독 "'남영동' 대선에 영향 미치길"☞[17th BIFF]베일 벗은 `남영동 1985`, 고문의 110분☞아! 육영수··· 오! 김근태···
- 김기덕 ''피에타'', 영평상 4관왕..''광해'' 기술상
-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영화평론가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영화에 선정됐다. 7일 오후 광화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32회 영평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은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에 돌아갔다. ‘피에타’는 또 감독상(김기덕)에 여우연기상(조민수),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까지 받아 4관왕에 올랐다. 김기덕 감독은 영평상에서 “‘피에타’가 특별하다기보다 지금까지 내 영화 18편에 대한 격려를 포함한 상이라고 생각하겠다”면서 “이 영화의 팔다리가 되어준 스태프들과 심장이 돼준 조민수, 이정진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감독상을 수상한 뒤에는 “나는 영화를 하면서도 영화를 기다리는 사람”이라며 “배창호, 박광수, 이명세, 정지영 등 선배 감독의 영화를 보며 영향을 많이 받았다. 또 앞으로도 그 분들의 영화를 보고 싶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상은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에게 드리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남우연기상은 ‘부러진 화살’의 안성기가 받았다. 남·녀 신인상은 제49회 대종상과 마찬가지로 ‘이웃사람’의 김성균과 ‘은교’의 김고은이 나눠 가졌다. 올해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추창민), 남우주연상(이병헌) 등 15개 부문을 휩쓴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기술상(미술상) 단 하나만을 챙겼다. 올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도둑들’은 촬영상을, 한국 멜로영화 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건축학개론’은 음악상을 각각 수상했다. 공로영화인상은 원로 배우 황정순이 안았다. 다음은 제32회 영평상 수상자(작) ▲최우수작품상=피에타 ▲감독상=김기덕(피에타) ▲남우연기상=안성기(부러진 화살) ▲여우연기상=조민수(피에타) ▲신인감독상=신아가, 이상철(밍크코트) ▲신인남우상=김성균(이웃사람) ▲신인여우상=김고은(은교) ▲각본상=윤종빈(범죄와의전쟁) ▲촬영상=최영환(도둑들) ▲음악상=이지수(건축학개론) ▲기술상(미술)=오흥석(광해, 왕이 된 남자) ▲신인평론상=이대연(경기대 강사) ▲공로영화인상=황정순 ▲국제영화비평가연맹한국본부상=피에타영화 ‘피에타’ 포스터.
- 대종상 최고의 영광은 누구에게? 30일 본상 진출작 발표
- 제49회 대종상영화제 포스터.[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제49회 대종상영화제의 본상 진출작이 발표됐다.대종상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우수작품상 후보로 ‘피에타’(감독 김기덕), ‘은교’(감독 정지우), ‘도가니’(감독 황동혁),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 ‘부러진 화살’(감독 정지영)이 후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감독상으로는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 ‘피에타’의 김기덕 감독, ‘도둑들’의 최동훈 감독, ‘광해’의 추창민 감독,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이 올랐다. 남우주연상은 ‘범죄와의 전쟁’ 최민식, ‘페이스메이커’ 김명민, ‘댄싱퀸’ 황정민, ‘광해’ 이병헌, ‘부러진 화살’ 안성기가 올랐고, 여우주연상은 ‘피에타’ 조민수, ‘은교’ 김고은, ‘댄싱퀸’ 엄정화, ‘밍크코트’ 황정민, ‘내 아내의 모든 것’ 임수정 등이 노미네이트됐다.남우조연상은 ‘건축학개론’ 조정석, ‘범죄와의 전쟁’ 김성균, ‘내 아내의 모든 것’ ‘광해’ 류승룡, ‘다른 나라에서’ 유준상이, 여우조연상은 ‘피에타’ 강은진, ‘도가니’ 김현수, ‘댄싱퀸’ 라미란, ‘연가시’ 문정희, ‘도둑들’ 김해숙이 올랐다. 신인남우상은 ‘건축학개론’ 조정석, ‘범죄와의 전쟁’ ‘이웃사람’ 김성균, ‘피에타’ 우홍, ‘공모자들’ 최다니엘이, 신인여우상은 ‘건축학개론’ 배수지, ‘페이스메이커’ 고아라, ‘다슬이’ 유해정, ‘피에타’ 강은진, ‘은교’ 김고은 등이 이름을 올렸다. 본상 작품은 지난 9월 50여명의 일반심사위원과 17일간 40편의 영화를 감상하고 평가했으며 총 22개 부문에서 20개 작품이 경합을 벌였다. 김기덕 심사위원장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심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올해 대종상영화제는 30일 KBS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