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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리스크’ 해소 vs 심화…‘7시간 통화’ 대선 파장 주목
- [이데일리 박태진 배진솔 이지은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가 지난 16일 일부 공개되면서 50여일 남은 대선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설 연휴를 앞두고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중도·부동층 표심을 좌우하는 결정적 이슈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우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김씨의 언론인 매수 혐의, 비선 실세 프레임 띄우기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건희 리스크’가 해소되는 계기가 됐다는 안도감 속에서도 후속 보도로 인한 리스크 재부각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가 지난 16일 MBC를 통해 일부 공개되면서 50여일 남은 대선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결정적 한방’ 부재 속 與, 국민의힘 태도 지적먼저 민주당 인사들은 17일 ‘제2의 최순실’, ‘국정농단 시즌2’ 등 표현을 쓰며 비난했다. 다만 민주당 선대위 차원의 공식입장은 김씨의 발언에 대한 직접적인 지적보다는 국민의힘의 태도를 지적하는 등 ‘로키(low key)’ 대응에 나선다는 기조다. 섣부른 공격에 나섰다가는 세대별 입장차에 따른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그동안 캠프에 관여 안 한다, 관계없다는 얘기들이 사실이 아니었다. 캠프 구성에 직접 관여했다는 것을 김건희씨 본인이 인정했다”며 “‘최순실 기시감이 든다. 최순실 시즌2’ 아니냐”고 했다. MBC ‘스트레이트’가 전날(16일) 밤 공개한 녹음 파일에 따르면 김씨는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 기자 이모씨에게 캠프 운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캠프 합류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잘 하면 1억원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기자를 돈으로 협박, 회유하고 ‘미투’도 돈으로 했으면 될 텐데라고 하는 인식이 아주 천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우영 선대위 대변인도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을 인용해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와 배우자는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며 “김건희 씨가 기자에게 한 행위는 이 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대위는 공식적으로는 보도 내용에 대한 평가는 국민 몫으로 두는 한편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태도를 지적했다. 김우영 대변인은 이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 후보 선대위의 인식을 지적하며 “정말 문제를 모르는 것인지, 알고도 눈 감는 것인지 의아하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가 방송 직후 “문제 될 게 없다. 구체적으로 지적해달라”고 말한 태도에 대해 꼬집은 것이다. 이재명 후보도 가십성 이슈에는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청년 간호사 간담회’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 “저도 관심이 있어서 당연히 봤다. 그냥 봤을 뿐이고 문제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보다는 국민들의 민생과 경제에 더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7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부인의 7시간 통화 보도에 대해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직접 (방송을) 보지 못했다”면서도 “어찌 됐든 많은 분들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 숨 돌린 국힘…이재명 역공에 고삐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안도하면서도 김씨의 7시간 통화 논란을 ‘선거용 흠집내기’로 규정하며 엄호 태세를 이어갔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방송 직후 페이스북에 “후보자의 배우자가 정치나 사회 현안에 대해 본인이 가진 관점을 드러내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없다”며 “특히 보도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는 여러 사안이나 인물에 대해서 편하게 평가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적으며 김씨의 발언을 두둔했다.국민의힘은 내주 한 차례 더 김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에 대한 방송을 하겠다고 예고한 MBC에 대해 공세를 이어가는 한편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역공’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국민의힘은 이날 김씨가 MBC를 상대로 제기한 방송금지 가처분 사건의 법률대리인인 김광중 변호사와 MBC 스트레이트 제작진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윤 후보는 부인 통화 보도와 관련해 머리를 숙였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직접 (방송을) 보지 못했다”면서도 “어찌 됐든 많은 분들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사적인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지만, 사적 대화를 뭐 그렇게 오래 했는지 저도 잘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다”며 “남편인 제가 좀 더 잘 챙기고 해야 했는데 제가 안 그래도 새벽에 나갔다 밤늦게 들어오고 하다 보니 제 아내와 대화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김씨의 선거 개입 논란에 대해선 “제 처가 선거운동에 많이 관여했다면 그런 통화를 장시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겠나”라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7시간 통화 보도가 김건희 리스크를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1억원 매수, 미투 언급 등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반인들이 생각했던 것과 달리 김건희 씨의 리스크가 해소되는 계기가 됐다”면서 “대선이 후보자의 자질, 국정운영 능력, 도덕성 등을 검증해야 하지만, 막장으로 가다 보니 국민들이 이건 좀 심한 거 아닌가 하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를 계기로 부인들과 관련된 네거티브가 정점을 지나서 어느 정도 정돈된 상태로 들어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MBC 후속 보도에 대해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다만 윤 후보가 소극적인 해명에만 나선다면 지지율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녹취 방송이 주는 의미는 윤 후보에게는 마지막 남은 리스크라고 볼 수 있다”며 “다만 해당 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수동적 방어보다는 부부가 함께 적극적으로 해명하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누나, 나 얼마 줄거야?"…윤석열측 "김건희 녹취록, 이게 취재냐"
-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은 MBC 시사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공개한 김건희씨의 이른바 ‘7시간 통화 녹취록’ 방송 내용과 관련해 “취재가 아닌 사적 대화였음이 분명했다”며 사적 영역을 공중파에서 방송한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 주장했다.17일 윤희석 선대본 상임공보특보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첫 대화는 기자라고 밝혔지만 (그 뒤 통화에선) 누나 동생이라고 했다“며 ”이게 사적대화가 아니면 뭐냐고“고 따져 물었다.특히 ”누나 동생하면서 ‘누나, 나 거기 가면 얼마 줄 거야’ 이런 얘기를 한다“며 ”이건 일반적인 기자와 취재원과의 관계가 아니다“라며 사적 대화였음을 강조했다.윤 특보는 ”세상에 친누나가 이닐지라도 친한 누나와의 사적 대화를 전 국민에게 들려주려는 동생이 어디 있는가“라며 ”이건 누가 봐도 나중에 꼬투리 잡아서 제3자에게 공개하겠다 이런 의도를 갖고 접근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진행자가 ”(김 씨가 기자에게) 캠프에 오면 1억을 주겠다 하고, 코바나컨텐츠 강의 뒤 105만원을 준 것은 어떻게 봐야 하냐“고 묻자 윤 특보는 ”기자가 유능하니 우리 남편 선거를 도와 달라 이게 대체적인 뜻이었다“며 ”배우자로서 할 수 있는 활동영역에 속한다“고 말했다.이에 진행자가 ”공직선거법 97조엔 ‘후보자 또는 그 가족, 관계있는 회사 등은 기자에게 금품 향응 기타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할 의사 표시 또는 제공을 약속할 수 없다’고 돼 있다“고 하자 윤 특보는 ”그 장소가 코바나컨텐츠, 회사 구성원을 상대로 한 강의였다“며 ”회사 구성원을 동원해서 선거운동을 했는지 여부와, 이 분이 진짜 기자인지의 여부 등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될 것 같다“라며 말을 아꼈다.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 걸린 전광판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전화 통화’ 내용을 다루는 MBC 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방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앞서 지난 14일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박병태 수석부장판사)는 김씨가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김씨 관련 수사 등에 대한 내용을 제외한 부분의 방송은 허용했다.재판부는 김씨가 윤 후보의 배우자로서 국민적 관심을 받는 ‘공적 인물’이며, 그의 사회적 이슈 내지 정치에 대한 견해는 공적 관심 사안에 해당한다고 허용 이유를 밝혔다. 방송 금지 부분과 관련해서는 “(김씨 관련)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김씨의 발언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바, 향후 수사나 조사를 받을 경우 진술거부권 등이 침해될 우려가 커 보이는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이에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전날인 1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씨와 서울의소리 소속 이명수 기자 간의 통화 녹취록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녹음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이뤄진 52차례 통화(총 7시간 45분) 중 일부로 방송된 통화 녹음 내용에 따르면 두 사람은 서로를 ‘누나’ ‘동생’으로 불렀다.‘스트레이트’ 방송 내용에 따르면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19년 윤 후보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의소리가 ‘윤우진 뇌물 사건’ 의혹을 제기한 뉴스타파에 항의하는 유튜브 영상을 올린 뒤 김씨가 해당 채널에 감사를 표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가까워졌다고 한다.김씨는 서울의소리 이 기자와의 첫 통화에서 ”서울의소리 백은종 선생이 저희 남편을 위해 뉴스타파에 찾아가고, 제가 너무 감사해서 다른 사람 이름으로 후원도 많이 했었다. 눈물도 막 흘렸었다“고 했다. 이후 이 기자는 김씨가 대표로 있는 코바나컨텐츠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후 김씨로부터 105만원을 강의료로 받았다.또 김씨는 이 기자에게 캠프에서 일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후보가 당선되면 자신과 친분이 있는 이 기자에게 이득이 될 것이란 언급도 했다.김씨는 ”우리가 (대통령이) 되면 명수 씨는 좋지. 개인적인 이득은 많지. 우리 남편이 대통령 되면 동생이 제일 득 보지 뭘 그래. 이재명이 된다고 동생 챙겨줄 거 같아? 어림도 없어“라고 말하며 이 기자를 서스럼없이 ‘동생’이라고 칭했다.이 기자가 ”누나에게 가면 나 얼마 주는 거야“라고 묻자 김씨는 ”몰라, 의논해봐야지. 명수가 하는 만큼 줘야지. 잘하면 뭐 1억원도 줄 수 있지“라고 답했다.또 유흥업소에서 종사했다는 이른바 ‘쥴리’ 의혹을 놓고 김씨는 “나는 쥴리 한 적이 없다”면서 “그러니까 (의혹 제기하는 쪽에서) 계속 인터뷰하면 좋지. 걔가 말하는 게 계속 오류가 날 거거든”이라고 오히려 자신감을 드러냈다.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를 두고는 “본인이 오고 싶어했다. 왜 안 오고 싶겠어. 여기가 자기 그건데, 먹을 거 있는 잔치판에 오는 것”이라고 했고, ‘서울의 소리’가 언론으로서 공신력을 가져야 한다며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비판하는 김씨의 발언도 녹음 파일에 담겼다.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방송이 끝난 후 페이스북에 “후보자의 배우자가 정치나 사회 현안에 대해 관점을 드러내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일이 없다”며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되는지를 명확하게 지적해 달라”고 김씨를 엄호했다. 이어 “다음 주에도 MBC에서 보도예정이라고 하니, 다음 주에는 정확히 어떤 부분이 어떤 이유로 문제 되는지도 언론사의 관점을 실어 보도하면 시청자의 이해가 더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그러나 해당 방송을 접한 일부 여권 인사들은 김씨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남영희 선대위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2022년 대선을 50여일 앞둔 시점에서 최순실이라는 단어를 이제 김건희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또 ‘조언을 해준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고, 캠프 구성을 위해 인사를 영입한 것은 문제될 일이 아니다’라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을 두고 ”만천하에 드러난 이번 김건희판 ‘제2의 국정농단’을 축소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는 언사로 인해 스스로 비겁해지지 말라“고 비판했다.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방송·신문 불법이용을 위한 행위 제한’을 명시한 선거법 제97조 조항을 캡처해 페이스북에 게시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MBC 스트레이트 방송금지 가처분 부분 원본을 들으니 기가 막힌다“며 ‘서울의 소리’가 유튜브에 추가로 공개한 녹취록에 대한 궁금증을 유도하기도 했다.한편 서울의소리는 친여권 성향의 유튜브 매체로, 일명 ‘응징 취재’라는 이름으로 특정 대상을 찾아가 항의하는 인터뷰를 해 왔다. ‘조국 사태’ 이전까지는 적극적으로 윤 후보를 옹호하는 콘텐츠에 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