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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가격 하락에 결국…” 앨버말, 인력감축 및 투자 연기(영상)
  • “리튬가격 하락에 결국…” 앨버말, 인력감축 및 투자 연기(영상)
  •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12월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보다 잘 나오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여파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도 소폭 상승하며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도이치뱅크의 헨리 앨런 거시경제 전략가는 “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과도한)월가 전망이 패배상황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며 “기대만큼 빨리 금리가 인하되려면 경기침체와 같은 나쁜 일이 일어나야 하고, 경제가 예상보다 잘 유지된다면 금리 인하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어 실망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한편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는 “인플레이션 및 금리정책 불확실성 등 금융 위험과 우크라이나·이스라엘 등 지정학적 위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2년간 미국 경제전망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특징주 흐름은 다음과 같다. ◇메이플베어(CART, 25.67, 7.5%) 북미 최대 식료품 배달 서비스 플랫폼 ‘인스타카트’ 운영사 메이플베어 주가가 8% 가까운 급등세를 기록했다. 이날 울프리서치는 메이플베어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가를 35달러로 제시했다. 울프리서치 측은 “현재 메이플베어 주가는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특히 잠재적으로 우버(UBER)와의 합병(피인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강력한 모멘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버가 식료품 부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고 양사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우버의 식료품 배달시장내 점유율이 1% 미만인 만큼 규제 리스크에서도 자유로워 메이플베어를 인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리비안(RIVN, 16.76, -6.0%) 미국의 전기차(전기 픽업트럭) 스타트업 리비안 주가가 6% 하락했다. 이날 도이치뱅크는 리비안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 역시 29달러에서 19달러로 대폭 낮췄다. 도이치뱅크 측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판매량과 총마진에 대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R2 플랫폼 공개 모멘텀이 있지만 이후 자본 조달, 생산성 및 수익성 개선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했다.◇앨버말(ALB, 120.70, -4.2%)세계 최대 리튬 생산 업체 앨버말 주가가 4% 넘게 하락했다. 앨버말은 리튬 가격 하락을 이유로 인력 구조조정 및 자본 지출(투자) 축소 등 대규모 비용 절감 계획을 공개했다. 앨버말은 자본 지출 규모를 지난해 21억달러에서 올해 17억달러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또 테크놀로지 파크 및 리치버그 메가플렉스 리튬 전환 시설에 대한 지출을 연기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이러한 조치를 통해 연평균 9500만달러 규모의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며, 올해는 구조조정 비용 반영 등을 고려할 때 5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흥미롭고 재미있는 미국 종목 이야기를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이든 국내 주식이든 변동엔 이유가 있습니다. 자연히 모든 투자에도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 이유를 찾아가는 길을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이데일리 유재희 기자가 서학 개미들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매주 화~금 오전 8시 유튜브 라이브로 찾아가는 이유 누나의 ‘이유TV’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24.01.18 I 유재희 기자
가짜 2차전지 띄워 주가조작…금감원, ‘무늬만 신산업’ 적발
  • 가짜 2차전지 띄워 주가조작…금감원, ‘무늬만 신산업’ 적발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최근 2차전지와 인공지능(AI) 등 인기 테마사업에 신규 진출한다고 발표해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주가를 상승시킨 뒤, 주식을 고가에 팔고 실제 사업을 추진하지 않은 기업들이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중 7군데는 검찰에 넘겨졌다. 금감원은 신규사업을 가장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발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사진=금융감독원)금융감독원은 신규사업 가장 불공정거래 조사대상 20건을 분석했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과 연관성이 거의 없는 새로운 분야 사업도 불공정거래 소재로 사용했다. 가령 기계 제조업을 하던 기업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사업을 추진하거나, 유통업을 하던 업체가 2차전지를 개발할 것처럼 하며 투자자를 기망했다.금감원은 “작년 7건을 검찰 고발 및 통보, 패스트트랙을 통한 검찰 이첩 등 조치 완료했다”며 “13건은 집중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테마주 급등시기에 따라 신규사업 테마도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이전에는 바이오 테마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2021년에는 마스크와 치료제 등 코로나19 관련 사업이 활용됐다. 2022년 이후에는 2차전지 사업이 불공정거래에 악용됐다. 금감원은 신규사업을 가장한 불공정거래가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의 경영권 인수와 연관성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조치를 마친 7건 중 3건은 무자본 M&A 세력의 경영권 인수 과정 및 인수 직후에 불공정거래가 발생했다. 조사 중인 13건 중 7건도 불공정거래 행위 직전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금감원은 무자본 M&A 세력의 연루 가능성을 집중 조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횡령·배임 혐의가 함께 발생하는 경우도 많았다. 조치를 마친 7건 중 3건 조사과정에서 이 같은 혐의가 확인됐다. 이 중 한 건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수백억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자료=금융감독원)특히 코스닥 상장사가 신규사업을 가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사대상 20건 중 18건이 코스닥 상장사와 관련됐다. 20개사 중 10개사는 상장폐지되거나 매매거래정지 됐다. 신규사업을 추진하겠다며 허위로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하고, 사채 자금을 써서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한 것처럼 꾸며낸 사례가 적발됐다. 일반투자자들로부터 유상증자 자금을 모집하고 횡령한 사례도 있었다. 이외에도 양해각서(MOU) 등을 정식 사업계약처럼 과장 홍보하고, 실체가 없는 사업체에 대규모 투자에 나선 곳도 있었다. 금감원은 “사업 테마별로 중점 조사국을 지정해 집중 조사할 것”이라며 “해외 금융당국 및 국내·외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신규사업의 실체를 추적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1.18 I 김보겸 기자
서정진 회장 “12조 매출-EBITA 6조 자신”...글로벌 톱10 보인다
  • 서정진 회장 “12조 매출-EBITA 6조 자신”...글로벌 톱10 보인다
  •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신주 상장으로 합병 절차가 마무리된 통합 셀트리온(068270)이 세계 10위권의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한 미래 성장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글로벌 직판 지역 확대, 경영권 참여 인수합병(M&A). 셀트리온홀딩스 나스닥 상장 등 다양한 전략을 앞세워 매출 12조원(2030년), EBITA 6조원(2026년) 이상의 목표 달성을 자신하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실적 기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최초 글로벌 톱10 기업으로 도약이 가능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사진=셀트리온)◇2030년 매출 12조, 암젠 뛰어넘는다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이달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이하 JPM)에 참석해 2030년까지의 장기 목표 매출과 올해부터 3개년의 목표 EBITA(상각전 영업이익)를 제시했다.그는 “유럽, 북미 등 글로벌 전역에서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처방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가 출시를 앞둔 만큼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서 회장은 셀트리온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반영하더라도 2030년까지 12조원의 매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다. EBITA의 경우 2024년 1.7조원, 2025년 3.5조원, 2026년에는 6조원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그는 “2030년까지 셀트리온을 메이저 제약바이오 기업인 암젠을 넘어 세계 10위권의 빅파마로 발돋움시키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치며 “이 계획이 실현되려면 회사 규모가 매출 24조원, EBITA 12조원 규모는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22종 바이오시밀러 출시-경영권 참여 M&A 승부수실제로 셀트리온이 현재 판매중인 6종의 바이오시밀러뿐만 아니라 앞으로 출시할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여기에 현재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까지 성공적으로 시장에 나올 때 세계 10위권 빅파마로의 도약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세계 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 베그젤마, 유플라이마를 직판하며, 직판 지역을 세계 90% 시장으로 확대했다.또한 직판으로 전환한 유럽에서는 램시마 59%(IQVIA, 지난해 3분기 기준), 허쥬마 29%, 트룩시마 23%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 바이오시밀러 처방 선두권을 지속하고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세계 전역으로 직판 지역 확대할 예정이다.2030년까지 22개 바이오시밀러 제품 상업화에도 나선다. 자가면역질환, 항암 분야, 안구질환, 피부질환 등 다각화된 질환군을 대상으로 제형, 투여방법, 용량 등이 차별화된 제품이 주를 이룬다. 이와 함께 짐펜트라를 비롯해 자체 개발 및 라이센싱 등을 활용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ADC(항체약물 접합체), 이중항체 및 항체 신약, 신규 모달리티 발굴 등 특성별로 신약 개발을 세분화 및 전문화해서 진행할 예정이다. 동시에 셀트리온의 사업 비전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인수합병(M&A)도 추진한다.셀트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글로벌 직접판매(직판) 경쟁력 및 파이프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해 나갈 것”이라며 “M&A는 신약 포트폴리오 강화 및 사업 확장을 먼저 고려, 기업 흡수 합병보다는 지분 인수 등을 통한 경영권 참여 방안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셀트리온홀딩스, 나스닥 상장 공식화서 회장은 JPM 행사에서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의 상장 추진 계획도 언급했다. 나스닥을 비롯한 글로벌 증권시장 상장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가면서 빠르면 연내 상장에 대한 윤곽을 제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홀딩스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 중 약 5조원의 시드머니로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투자를 유치해 궁극적으로 100조원 규모의 헬스케어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산업 성장을 도모하는 바이오 헬스케어 생태계를 조성하고 셀트리온 우군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또한 통합 셀트리온의 마지막 단계인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추진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합병을 위한 준비 작업을 올해 추진해 나갈 예정인 가운데 셀트리온제약에 대한 시장의 적절한 가치 평가 형성으로 합리적인 밸류에이션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며 “모회사인 셀트리온 주주들의 합병 의사가 핵심인 만큼 합병에 대한 주주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제반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셀트리온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셀트리온의 성장을 위한 준비 단계로 본다면, 올해부터는 그동안 준비해 온 사업들이 맺은 과실을 수확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질환별로 판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확대되고 있고 글로벌 직판 지역 및 비중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올해는 빠르게 성장하는 셀트리온의 가치가 시장에 온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2024.01.18 I 송영두 기자
ADC ‘강자’ 레고켐바이오, 올해도 기술이전 기대⑥
  • [2024 유망바이오 톱10]ADC ‘강자’ 레고켐바이오, 올해도 기술이전 기대⑥
  • 지난해 초 이데일리의 프리미엄 바이오 콘텐츠 플랫폼인 ‘팜이데일리’는 투자 유망한 바이오 기업 10곳을 자체적으로 엄선, 발표했다. 이들 유망 투자 바이오 기업 10곳의 평균 주가 수익률은 올해 연초에 집계해 보니 무려 42.1%에 달했다. 같은 기간 21.1% 상승한 KRX 헬스케어 지수를 2배 뛰어 넘는 수치여서 바이오 투자자들로부터 이례적 관심을 받고 있다. 헬스케어 지수대신 팜이데일리가 선정한 바이오 톱10 기업에 투자했다면 100%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셈이다. 팜이데일리는 올해도 연초부터 총 10편에 걸쳐 ‘2024 유망바이오 기업 톱10’을 연재하고 있다. 올해 팜이데일리가 선정한 투자유망 기업들의 수익률이 어떻게 나올지 벌써부터 바이오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편집자 주].[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국내 누적 최다 기술이전 건수를 자랑하는 레고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가 자사 플랫폼 기술과 후보물질을 앞세워 올해도 ‘역대급’ 기술이전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이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화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러 다국적 제약사 기술수출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한 레고켐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높다.11일 레고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체결한 기술이전 계약은 총 13건, 누적 계약금은 8조7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국내 바이오벤처 뿐 아니라 전통 제약사까지 범위를 넓혀도 압도적인 실적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집계한 3년간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 계약 69건 중 7%(5건)를 레고켐이 차지했다.기술이전 규모도 작지 않다. 같은 기간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평균 계약 규모가 약 5000억원 정도인데, 최근 3년간 레고켐의 평균 계약 규모는 1조원을 넘는다. 특히 회사측은 기술이전이 누적되면서 파이프라인의 자산 가치가 상승해 기술이전 때마다 계약금액이 2배씩 늘고 있다고 강조한다.레고켐이 잇따른 기술이전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주력으로 삼는 ADC 기술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핫’한 기술로 꼽히기 때문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한 ‘JP모건 헬스케어콘퍼런스’에서 존슨앤드존슨(J&J)는 ADC 개발사인 앰브릭스바이오파마를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에 인수하겠다고 밝히며 올해 첫 인수합병(M&A)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항체에 약물을 붙여 암세포 내 표적단백질을 직접 타깃,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해 암세포의 ‘유도탄 항암제’로 불리는 ADC는 기존 화학요법 대비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2022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ADC 기술은 수조원 규모의 기술이전과 M&A의 중심에 있었고, 국내에서는 레고켐이 선두를 지키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연내 다수 임상 결과 공개 예정…‘ADC 선두’ 굳히기레고켐은 LG생명과학(현 LG화학(051910) 생명과학사업본부)에서 23년간 신약 연구개발을 주도해온 김용주 대표가 회사를 나와 2006년 설립한 신약연구기업이다. 설립 7년 만인 지난 2013년 코스닥 시장에 기술특례상장했다.레고켐은 플랫폼 기술인 ‘콘쥬올’을 바탕으로 국내외 제약사는 물론 얀센, 암젠과 같은 빅파마에도 여러 차례 기술이전에 성공하면서 이름값을 높여왔다. 콘쥬올은 △항체의 특정 부위에 정확하고 일정하게 약물을 연결하는 기술 △ADC에 연결된 약물이 혈중에서 방출되지 않게 해주는 안전한 링커 △약물이 정상세포 및 혈중에서 분해됐을 때 세포독성을 일으키지 않도록 비활성화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기술이 특징이다. 레고켐은 콘쥬올과 관련된 기술이전 실적만 5건을 갖고 있다.레고켐 기술이전 실적 (자료=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올해는 레고켐의 후보물질과 플랫폼기술을 기술도입해 간 상대회사들이 진행한 임상시험 데이터 여럿이 공개될 예정이라 기대감이 더 높다.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은 시스톤에 기술이전한 ROR1 ADC ‘CS5001’(레고켐 프로젝트명 ‘LCB71’)이다. 시스톤은 지난 연말 임상 1상 초기 결과를 공개했다. 총 9개 용량 코호트 중 7번째 코호트까지 진행된 용량증량 코호트에서 용량제한 독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초기 항암활성을 보였다는 내용이었다. 발표가 이뤄진 12월 기준 현재 8번째 코호트 평가가 진행 중인데, 올 상반기 중에는 글로벌 학회를 통해 1상 결과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김혜민 KB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에는 씨스톤에 이전한 LCB71의 임상 1상 데이터 공개가 레고켐의 플랫폼 가치를 한층 더 검증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익수다에 유럽 판권 및 개발권리가 기술이전된 HER2 ADC ‘IKS014’(레고켐 프로젝트명 ‘LCB14’) 역시 지난해 10월 임상 1상이 개시됐음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1상 중간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이 후보물질의 중국 판권은 포순제약이 갖고 있다. 포순제약이 유방암 3차 치료제 지정을 위해 진행 중인 LCB14의 임상도 연내 종료돼 이르면 올 연말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서(BLA) 제출이 예상된다.주요 발표들이 남아있지만 올해 IKS014나 CS5001에서 추가적인 마일스톤을 수령할 가능성은 낮다. 레고켐은 자세한 마일스톤 수령 관련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각 임상 차수별 첫 환자 투여, 품목허가 통과 등의 단계에서 마일스톤을 수령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을 감안하면 CS5001과 IKS014에서는 이미 1상 관련 마일스톤 수령이 완료됐을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이 같은 실적은 결국 레고켐의 신뢰도를 높여 후속 기술이전 계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연내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은?지난해 12월22일(현지시간) 레고켐은 얀센과의 2조2400억원 규모 기술이전을 성사시키면서 연말 국내 바이오텍의 기술이전 레코드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이번 계약은 최근 2년간 성사된 글로벌 ADC 전체 계약 규모를 통틀어도 3위에 오를 정도로 큰 규모다. 국내에서는 역대 체결된 기술이전 전체 기록 중 계약규모는 물론 선급금 규모까지 모두 1위를 차지한다.최근 2년간(2022~2023년) 체결된 글로벌 ADC 전체 계약규모를 줄 세웠을 때 지난해 12월 체결된 레고켐-얀센의 기술이전 계약은 3위를 차지했다. (자료=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특히 레고켐이 이제까지 전임상 단계에서의 기술이전에 주력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 기술이전된 LCB84는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본임상 단계에 접어든 상태에서 체결된 기술이전 계약이어서 이제까지보다 계약 규모를 늘릴 수 있었다.기술이전 체결일이 지난해 연말임을 감안하면 선급금은 연초 수령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급금 1억달러(약 1300억원) 중 절반이 연내 실적으로 잡힐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얀센으로부터 받은 선급금과 추후 수령할 마일스톤 등의 영향으로 올해 레고켐의 흑자전환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레고켐의 매출액은 1030억원,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5년 만의 흑자전환이다.국내외 ADC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레고켐의 연내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내 최소 1건, 최대 2건의 기술이전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레고켐은 2018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지난 2015년 이래 매년 최소 1건 이상의 기술이전에 성공해 왔다.김혜민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ADC분야의 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빅파마가 계약 상대로 원하는 곳은 기술이전 이력을 통해 기존 기술이 어느 정도 검증돼 있는 곳, 기존 ADC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하는 차세대 ADC 기술을 보유한 곳”이라며 “국내 ADC 기업 중 전자의 ‘검증 기업’으로는 상장사인 레고켐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레고켐 관계자도 “연내 초기 단계의 후보물질 및 플랫폼 기술로 추가 기술이전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사명과 관련된 상표분쟁 이슈는 오는 3월 중 해소될 전망이다. 앞서 글로벌 완구회사 레고(LEGO)는 레고켐이라는 사명이 ‘레고’를 연상시켜 식별력과 명성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레고켐이 패소하면서 사명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 안건을 다룰 예정”이라고 말했다.레고켐바이오 주가 추이. 2022년 10월 3만50원을 기록한 주가는 지속적으로 우상향해 얀센과의 기술이전 계약이 알려진 지난 연말 6만7100원까지 올랐다. (자료=네이버페이 증권)
2024.01.17 I 나은경 기자
“금리 조기 인하 없다” 월러의 경고…뉴욕증시 일제히 하락
  • “금리 조기 인하 없다” 월러의 경고…뉴욕증시 일제히 하락[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조기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시장의 기대가 지나쳤다는 경고가 연일 나오면서 투심이 악화하는 분위기다.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월러 “과거처럼 바르게 금리 인하할 이유 없다”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2% 하락한 3만7361.12를 기록 했다. S&P500지수는 0.37% 떨어진 4765.98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19% 내린 1만4944.35에 거래를 마쳤다.지난해 11월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피벗’을 기대하게 했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매파(통화긴축)’성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월러 이사는 이날 브루킹스 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거시경제학자 관점에서 최근 지표는 이보다 좋을 수가 거의 없을 정도”라면서도 “하지만 계속해서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운을 뗐다.그러면서 그는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 않는 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월러 이사는 “금리 인하를 시작할 때가 되면 체계적이고 신중하게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이전 많은 사이클에서 금리 인하는 종종 신속하고 큰 폭으로 이뤄졌지만 이번 사이클은 과거처럼 빠르게 움직이거나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월가투자은행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 그의 발언은 3월 인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5~6월 금리가 처음으로 인하할 것이라는 우리의 예상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시장의 조기금리 인하 기대감도 잦아들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오후 4시기준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전날 80%에서 66.9%로 떨어졌다.월러 발언에 국채금리도 치솟았다. 오후 4시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1.4bp(1bp=0.01%포인트 ) 오른 4.064%를, 30년물 국채금리는 10.2bp 상승한 4.3%를 기록 중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해 움직이는 2년물 국채금리도 9bp 오른 4.228%를 나타내고 있다.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사진=AFP연합뉴스)◇AI수혜주 AMD목표주가 상향…8.24% 급등 개별주에서는 인텔과 함께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AMD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수혜자가될 것이라는 낙관론에 힘입어 8.24% 상승했다.영국계 대형은행인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 톰 오말리는 AMD가 올해 AI 반도체 매출이 4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AMD의 목표주가를 120달러에서 200달러로 상향 조정하며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AMD의 최고급 서버용 머신러닝칩인 MI300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금융투자회사 키뱅크 캐피털 마켓도 이날 AI 수혜주가 될 세개의 칩 회사 중 하나로 AMD를 꼽으며, 목표 주가를 170달러에서 190달러로 상향했다.미 매사추세츠 연방 법원이 이날 저가항공사(LCC) 제트블루항공의 스피릿항공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면서 기사회생을 바랬던 스피릿의 주가는 50% 급락했다. 반면 인수부담 리스크가 사라진 제트블루의 주가는 47.09% 하락했다.애플의 하락세는 이날도 이어졌다. 애플이 이례적으로 중국에서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5 할인행사를 벌이기로 하면서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시총 1위를 차지한 마이크로소프트는 0.46% 오르며 연일 랠리를 펼치고 있다. ◇조기금리 인하 기대감 낮아지자 달러↑·유가↑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잦아들면서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94% 오른 103.37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02% 오른 147.24엔을 기록 중이다. 달러 강세에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8센트(0.39%) 하락한 72.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기에 달러가치라 오르면 일반적으로 수요가 위축된다. 유럽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0.24%, 영국 FTSE100지수도 0.48% 하락했다. 독일 DAX 지수, 프랑스 CAC 40 지수도 각각 0.30%, 0.18% 빠진 채 마감했다.
2024.01.17 I 김상윤 기자
"금리 조기 인하 없다" 월러 매파 발언에 뉴욕증시 '뚝'
  • [속보]"금리 조기 인하 없다" 월러 매파 발언에 뉴욕증시 '뚝'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조기 금리인하를 기대했던 시장의 기대가 지나쳤다는 경고가 연일 나오면서 투심이 악화되는 분위기다.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태블릿PC를 보며 거래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사진=AFP)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2% 하락한 3만7361.12를 기록 했다. S&P500지수는 0.37% 떨어진 4765.98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19% 내린 1만4944.35에 거래를 마쳤다.지난해 11월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피벗’을 기대하게 했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매파(통화긴축)’성 발언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월러 이사는 이날 브루킹스 연구소 주최 행사에서 “거시경제학자 관점에서 최근 지표는 이보다 좋을 수가 거의 없을 정도”라면서도 “하지만 계속해서 지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그는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 않는 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월러 이사는 “금리인하를 시작할 때가 되면 체계적이고 신중하게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이전 많은 사이클에서 금리 인하는 종종 신속하고 큰폭으로 이뤄졌지만 이번 사이클은 과거처럼 빠르게 움직이거나 금리를 빠르게 인하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월가투자은행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 그의 발언은 3월 인하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5~6월 금리가 처음으로 인하할 것이라는 우리의 예상에 부합했다”고 평가했다.시장의 조기금리 인하 기대감도 잦아들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오후 4시기준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전날 80%에서 66.9%로 떨어졌다.월러 발언에 국채금리도 치솟았다. 오후 4시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1.4bp(1bp=0.01%포인트 ) 오른 4.064%를, 30년물 국채금리는 10.2bp 상승한 4.3%를 기록 중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해 움직이는 2년물 국채금리도 9bp 오른 4.228%를 나타내고 있다.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94% 오른 103.37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02% 오른 147.24엔을 기록 중이다. 개별주에서는 인텔과 함께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AMD가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수혜자가될 것이라는 낙관론에 힘입어 8.24% 상승했다.영국계 대형은행인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 톰 오말리는 AMD가 올해 AI 반도체 매출이 4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AMD의 목표주가를 120달러에서 200달러로 상향조정하며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AMD의 최고급 서버용 머신러닝칩인 MI300에 대한 강략한 수요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금융투자회사 키뱅크 캐피털 마켓도 이날 AI 수혜주가 될 세개의 칩 회사 중 하나로 AMD를 꼽으며, 목표 주가를 170달러에서 190달러로 상향했다.미 매사추세츠 연방 법원이 16일(현지시간) 저가항공사(LCC) 제트블루항공의 스피릿항공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면서 기사회생을 바랬던 스피릿의 주가는 50% 급락했다. 반면 인수부담 리스크가 사라진 제트블루의 주가는 47.09% 하락했다.
2024.01.17 I 김상윤 기자
대한항공, 항공 운항 넘어 엔진 정비까지..‘메가캐리어로 퀀텀점프’
  • 대한항공, 항공 운항 넘어 엔진 정비까지..‘메가캐리어로 퀀텀점프’
  • [이데일리 박민 기자] 지난달 말 찾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인근에 자리한 대한항공 본사. 건물 내 격납고 향하는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한눈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의 광대한 공간이 위용을 드러냈다. 가로 180미터, 세로 90미터로 축구장의 약 1.3배 규모와 맞먹는 이곳 격납고는 바닥에서 천정까지 높이만 아파트 9층 높이인 25미터에 달했다. 그 거대한 크기에 걸맞게 보잉사 B737 기종 1대와 에어버스사 A220 기종 3대 등 총 4대의 항공기를 한 공간에 세워놓고 정비·점검이 이뤄지고 있었다. 김포 격납고에서는 항공기 유지·보수를 위한 일상적인 경정비에서 기체 내부 점검과 엔진, 랜딩기어 등 주요 부품까지 점검·수리하는 중정비까지 모두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연두색의 진에어 로고를 랩핑한 한 항공기는 날개 아래에 달린 엔진의 카울(엔진 보호 덮개)을 열고 복잡한 엔진 속살을 드러내며 점검을 받고 있었다. 맞은편의 대한항공 로고의 항공기는 비행기 내벽을 다 뜯어내 기체 내부 부식과 크랙(금), 전자계통 부품 이상 유무 등을 점검했고, 다른 항공기는 기체 맨 앞에 코처럼 튀어나온 부분인 노즈 레이덤(Nose Radom)를 완전히 떼어내 기상레이더와 각종 센서장치 등의 정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달 11일 대한항공 김포 격납고에서 대한항공 소속 A220 기종이 기체 정비를 받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지난달 11일 대한항공 김포 격납고에서 대한항공 소속 A220 기종이 항공기 앞 부분 노즈 레이덤(Nose Radom)를 떼어내 기상레이더와 각종 센서장치 등의 정비를 받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지난달 11일 대한항공 김포 격납고에서 정비를 위해 탈거한 엔진 카울(보호 덮개)이 진열돼 있다. (사진=이데일리 박민 기자)◇국내 유일 엔진 오버홀(완전분해) 경쟁력국내 항공사 1위인 대한항공이 운항 이외에도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초격차를 나타내는 분야가 바로 항공정비(MRO, Maintenance 유지·Repair 수리·Overhaul 점검)다. 항공 MRO는 항공기의 안전운항과 성능유지를 위한 운항과 기체, 부품, 엔진 등의 정비를 총칭하는 말이다. 대다수 항공사들이 일상적인 운항정비를 비롯한 경정비는 직접 수행해도 엔진과 랜딩기어 등의 핵심부품 중정비는 외국 정비업체에 의존하는 편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자체 정비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직접 수행하고 있다. 특히 정비의 꽃이라 부르는 엔진까지 완전히 분해해 점검·수리하는 ‘엔진 오버홀(Overhaul)’이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가능하다. 대한항공의 초격차 경쟁력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다. 엔진 중정비는 1만3000여 개에 달하는 부품을 완전히 분해해 비파괴 검사 및 부품 교환 등을 거쳐 재조립하고, 성능 테스트까지 거치는 전 과정을 말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사 보유 B737, B777, B747-400, A330, A321 항공기의 엔진을 자체 엔진 정비공장에서 중정비하고 있고, 자사와 위탁받은 다른 항공사 엔진까지 합하면 지난해 말까지 5000여대에 달하는 정비 기록을 세운바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69년 3월 1일 창립한 대한항공은 1972년부터 엔진정비소를 시작으로 현재의 항공 MRO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이곳 김포 격납고를 비롯해 인천(격납고·엔진테스트셀)과 김해(부산 격납고), 부천(엔진정비공장) 등 총 5곳의 정비기지를 보유하고 있고 정비본부 인력만 약 3000명에 달한다. 이를 통해 항공기·엔진 정비와 부품 수리는 물론 부품 공급·임대와 기술 컨설팅, 항공기 도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MR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수한 정비 관리를 인정받아 우리나라(국토교통부)를 비롯해 미국 연방항공청(FAA), 유럽항공안전청(EASA), 중국 민용항공국(CAAC) 등 10여곳 감항(堪航)기관으로부터 인증도 획득했다. 대한항공 김포 격납고에서 정비를 받고 있는 항공기 모습. (사진=대한항공)대한항공 정비사들이 B747F 화물기의 엔진을 점검하고 있다.(사진=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합병시 MRO 시너지현재 추진중인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 성공 시 시너지가 기대되는 사업 분야 중 한곳도 바로 MRO다. 두 항공사가 통합하면 아시아나항공과 산하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의 엔진 및 부품정비도 대한항공이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에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프랫앤휘트니 PW4090 엔진 22대에 대해 5년간 정비 계약을 따낸 적이 있다. 당시 수주 금액만 2억6000만달러(한화 3420억원)로 국내 항공사간 최대 규모의 정비 계약으로 꼽힌바 있다. 합병시 아시아나항공기 전량으로 물량을 확대할 수 있어 MRO 사업은 더욱 커지게 된다.대한항공은 제너럴일렉트릭(GE), PW 등 엔진 제작사와 해외 항공사들로부터 정비 품질을 인정받아 2004년부터 타 항공사 엔진 사업도 수주해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를 비롯해 국내 타항공사들의 정비물량까지 수주할 경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 항공 MRO 산업은 기반이 취약해 국내 정비수요의 약 46%가 해외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며 “당사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시 자체 정비물량 확대로 MRO 사업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국부유출을 막고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실제로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세계 항공시장이 가파르게 회복하고 있어 항공MRO 시장 규모는 급성장할 전망이다. 항공기 사양이 고도화하면서 항공기 점검과 보수에 대한 수요도 전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영자문업체 올리버와이만(Oliver Wyman)은 2023년 939억달러 수준인 세계 항공MRO 시장 규모가 2033년엔 1253억달러(한화 약 160조원)에 이를 것이라 내다봤다. 이에 항공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2025년까지 국내 MRO 정비물량 중 70%를 국내에서 처리하고, 2030년까지 국내 MRO 시장규모를 5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추진 중에 있다.대한항공은 글로벌 시장에서 엔진정비 분야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국내에 엔진정비 클러스트도 구축하고 있다. 오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인천 영종도에 6만211㎡(약 1만8213평) 규모로 △항공엔진테스트시설 △항공정비동 등을 갖춘 엔진정비 신공장을 짓는 중이다. 앞서 영종도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기 엔진 테스트 시설을 갖춰 운영중이다. 향후 신공장 준공 시 부천의 엔진정비공장도 이곳으로 이전해 연간 300대 이상의 엔진 정비능력을 갖춘 항공기 엔진정비 클러스터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한항공이 취급할 수 있는 엔진 종류도 기존 6개에서 10개로 늘어난다. 수출 효과는 연간 600억원, 직접고용 인원은 1000명으로 전망된다.
2024.01.17 I 박민 기자
美법원, 제트블루-스피릿 M&A 제동…스피릿 주가 50%↓(종합)
  • 美법원, 제트블루-스피릿 M&A 제동…스피릿 주가 50%↓(종합)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 매사추세츠 연방 법원이 16일(현지시간) 저가항공사(LCC) 제트블루항공의 스피릿항공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었다. 이번 M&A로 요금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M&A를 막아야한다는 법무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윌리엄 영 매사추세츠주 연방법원 판사는 이날 “항공시장은 21세기 초반에 일어난 일련의 M&A로 인해 더욱 집중된 과점 시장이 됐고, 소수의 기업이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며 “이번 딜로 경쟁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는 법무부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제트블루는 지난 2022년 7월 38억달러(약 5조원)에 스피릿을 인수하기로 했다. 제트블루는 스피릿 인수하면서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에 이어 미국 5대 항공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제트블루와 스피릿은 각각 미국의 6대, 7대 항공사다. 두 항공사의 인수가 이뤄질 경우 LCC시장의 경쟁이 줄어들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애초 인수가 발표될 때부터 경쟁당국의 심사를 통과하기가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제트블루는 스피릿을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워 미국 항공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대형항공사(FSC)와 경쟁을 오히려 촉발시켜,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러나 경쟁당국의 칼은 매서웠다. 법무부는 두 회사의 합병이 운임 인상과 좌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고, 지난해 3월 제트블루의 스피릿 인수를 막아 달라고 매사추세츠 연방 법원에 제소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스피릿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해당 노선의 항공 운임이 17% 하락했고 제트블루 내부 서류에는 스피릿이 항로 운항을 중단하면 요금이 30%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제트블루와 스피릿의 결합은 수천만명의 여행객들에게 더 많은 요금과 더 적은 선택권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M&A로 인한 독과점 해소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항공산업은 과점체제가 굳어지면서, 항공사들이 요금을 지나치게 올리고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당국은 독과점을 강화하는 M&A에 대해서는 과감히 칼을 대고 있는 중이다.법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기사회생을 바랬던 스피릿의 주가는 50%가량 급락했다. 반면 인수부담 리스크가 사라진 제트블루의 주가는 3.5%가량 오르고 있다.
2024.01.17 I 김상윤 기자
‘동양제철화학→태양광→제약’…OCI 이우현 ‘이종산업’ 투자 관심
  • ‘동양제철화학→태양광→제약’…OCI 이우현 ‘이종산업’ 투자 관심
  •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OCI홀딩스(010060)와 한미약품 그룹 통합을 계기로 이우현 OCI그룹 회장의 공격적인 이종(異種) 산업 투자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회장 취임 후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기존 석유·화학과 태양광 사업에 더해 반도체·배터리 분야로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제약·바이오 사업에까지 공격적으로 나서면서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우려 섞인 반응도 나온다.15일 업계에 따르면 OCI그룹(지주회사 OCI홀딩스)과 한미약품그룹(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은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지난 12일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은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한다. 단일 개인주주로 볼 때 임 사장은 통합 출범 회사의 최대주주가 된다.OCI홀딩스는 OCI그룹과 한미약품(128940)그룹 별로 각각 1명씩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한다. 이 회장과 임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아 이 회장은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임 사장은 제약·바이오 사업을 이끌 예정이다.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사진=OCI홀딩스)앞서 이우현 회장은 지난해 4월 2005년 동양제철화학 전무로 입사한 지 18년 만에 OCI그룹 회장에 오르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기업을 만들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1959년 동양제철화학에서 출범한 OCI는 과거 인산칼슘, 공업용 과산화수소 등을 주로 생산하던 화학업체에서 2000년대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을 시작하며 양대 사업을 주축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주력인 석유화학과 태양광 소재 모두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따른 업황 악화로 성장성 한계에 부딪혔다. 이에 2018년 신사업으로 낙점한 제약·바이오 분야에 진출을 선언하고 2022년 부광약품을 인수했으나 관련 사업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로 부광약품은 OCI에 인수된 그 해 2억3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3년 이후 10년만에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 3분기에도 162억원 적자를 기록. 이같은 추세라면 작년에도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에 OCI는 제약·바이오사업의 돌파구로 이미 연구·개발 능력이 축적된 한미약품에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노하우가 없는 신사업을 직접 키우려면 오랜 시간이 들지만, 그룹 통합을 거치면 즉각적인 과실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강조해 온 그동안의 국내 기업 인수합병 공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도다.이번 통합 작업이 완료되면 OCI그룹은 본업인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을 필두로 반도체·배터리와 제약·바이오 양대 축을 신사업으로 육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소재 사업을 위해 OCI는 말레이시아에 연간 1만1000톤(t) 규모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배터리 소재 사업을 위해선 포스코퓨처엠과 첨단화학소재 합작사 피앤오케미칼을 설립했다.다만 업계에서는 업황이 좋지 않은 기존 사업마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제약·바이오 사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신약 개발 투자까지 짊어지긴 부담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OCI홀딩스는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에도 말레이시아 공장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왔다. OCI홀딩스는 현재 연 3만5000t 수준인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공장의 생산 규모를 2027년 6만5000t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제약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OCI그룹이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제약 분야에서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우려도 있다. 경영권 분쟁 등 실제 통합까지 넘어야 할 과제도 산적했다.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OCI의 현금 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 OCI가 기존에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존 내수 위주의 매출에서 수출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2024.01.16 I 김은경 기자
행정공제회, 고금리 시기 활용…‘사모신용’ 시장 집중
  • [마켓인]행정공제회, 고금리 시기 활용…‘사모신용’ 시장 집중
  •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대한지방행정공제회는 올해 고금리 시기를 기회로 활용해 사모신용펀드(Private Credit Fund·PCF)등 사모신용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PCF는 운용사가 사모로 자금을 모아 회사채와 기업 대출, 구조화 상품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전체 자산 중 약 3분의 1을 사모신용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연간 23조3570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으며 실물자산 33.7%, 사모신용 30%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행정공제회는 고금리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사모신용 시장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오고 있다. 주요 공제회 중에서도 사모신용 부문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편이다. 지난해부터 기업, 부동산, 인프라 부문의 사모대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모대출 투자를 올해에도 이어갈 전망이다. 행정공제회는 국내외 주식채권 및 국내외 부동산 사모투자전문회사(Private Equity Fund·PEF) 등 대체투자와 회원 대여 등에 분산해 운영하고 있다. 자산은 크게 투자자산과 운용자산으로 구분되는데, 투자자산은 △주식 △사모주식 △채권 △사모신용 △헤지펀드 △실물자산 △기회자산으로 구성돼 있고 운용자산은 △회원 대여 △기타자산 등으로 나뉜다.행정공제회는 사모신용 투자 집행을 위해 관련 펀드들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CF는 기업 인수·합병(M&A) 후 매각으로 수익을 내는 바이아웃 펀드와는 성격이 다르다. PE(Private Equity)가 고위험·고수익을 지향한다면, PCF는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한다. 기존 PEF가 주로 해오던 경영권 인수(바이아웃)과 달리 경영 참여 없이 소수 지분을 인수할 수 있고 부동산 투자 등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최근 사모신용시장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선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은행의 대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사모신용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업계에선 경기가 둔화할수록 대체투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행정공제회 등 기관투자자들의 사모신용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운용 업계 관계자는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의 주요 투자자로는 연기금이나 은행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사모신용펀드는 공모 채권형 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4.01.16 I 김연서 기자
조단위 유상증자에 개미 피눈물…연초부터 주가 '뚝뚝'
  • 조단위 유상증자에 개미 피눈물…연초부터 주가 '뚝뚝'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상장사들이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채권 발행이나 금융 대출 대신 유상증자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시장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래 사업 투자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금 조달이 아닌, 빚을 갚거나 인수합병(M&A) 등을 위해 유상증자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며 자칫 유상증자 자체에 대한 인식이 악화할 수 있어서다. 안 그래도 유상증자를 결정하면 주식 수 확대에 따른 지분 가치 희석 우려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데, 차입금 상환과 M&A에 부족한 자금을 끌어쓰는 용도로 변질하며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유상증자 진행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유상증자 목적과 사업 성장 여력을 따져 증자 참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고금리에 유증 택하는 상장사들…개미는 뿔났다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2월15~1월15일) 주주배정 및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국내 상장사는 6곳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에선 LG디스플레이(034220), 삼성제약(001360), 대한전선(001440),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003060) 등 4곳이, 코스닥에선 케이에스피(073010), 애머릿지(900100) 등 2곳이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상장사 6곳의 유상증자 규모는 총 합계는 2조529억원, 신규 발행주식수는 3억155만주로 집계됐다.유상증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위해 1조357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주식수는 1억4218만주이며, 예정발행가는 주당 9550원이다.뒤이어 대한전선의 유상증자 규모가 5258억원을 기록해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선은 시설자금 조달을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6200만주로, 신주 발행가는 주당 8480원이다.코스닥 상장사 중에선 케이에스피의 유상증자 규모가 가장 컸다. 케이에스피는 시설자금 조달을 위해 104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발행되는 신주는 400만주이며, 신주 발행가는 주당 2590원이다. 상장사들이 연초부터 대규모 유상증자에 잇따라 나서는 것은 고금리 국면에서 타인자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자본금을 확충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회사채 발행이나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빌릴 경우 이율 부담이 크기 때문에 유상증자가 자금 조달 창구 대안으로 부상한 셈이다. 소액 주주들은 이 같은 상장사들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반발하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기존 주가보다 할인된 가격을 적용한 주식이 대거 발행되면 기존 주주들의 가치 희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은 같은데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당순이익(EPS)이 줄어들어 주가가 하락할 여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영 실패의 책임을 주주의 돈으로 메운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유증 말만 스쳐도 주가 ‘주르륵’…“증자 사업성 따져라”실제 유상증자 결정 이후 상장사들의 주가는 약세를 나타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2월18일 유상증자 결정 공시한 날 주가가 6.1% 하락했으며, 다음 날에도 3.9% 떨어졌다. 대한전선은 지난 12월14일 유상증자 결정 공시 뒤 다음 날 주가가 16.6% 급락했다.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만 해도 주가가 떨어지기도 한다. 하림그룹이 해운사 HMM(011200)을 인수하기 위해 자회사인 팬오션(028670)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 3조원 규모의 인수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뒤 지난 19일에 팬오션의 주가는 10% 넘게 큰 폭 떨어졌다. 팬오션의 시가총액이 2조원을 못 미치는데,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하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기업들의 증자를 참여하기 전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황영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금리 상황에서는 유상증자가 기업들의 재무구조 안정화나 현금흐름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유상증자를 하지만, 주식수 확대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는 점은 맹점”이라며 “실적 개선 여부나 투자 성과에 따라 주가 등락이 결정되는 만큼 살펴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상증자를 한 이후 주가가 다시 회복하는 기업들은 자금을 활용을 제대로 했다는 의미”라며 “기업 인수, 투자, 채무 상환 등 유상증자 조달 목적 그 자체에 대한 가치판단보다는 그 목적을 통해 불확실성을 얼마냐 줄였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24.01.16 I 김응태 기자
예견된 '빅딜' OCI·한미약품 통합…제약 M&A 물꼬 트이나
  • [마켓인]예견된 '빅딜' OCI·한미약품 통합…제약 M&A 물꼬 트이나
  • 서울 방이동에 위치한 한미약품그룹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이 통합을 통해 빅딜을 성사하면서 올해 활발할 것으로 예측됐던 제약업계 인수합병(M&A)의 물꼬를 텄다.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제약업계에선 미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M&A가 방안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나온 첫 딜로 주목된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와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현물 출자,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간 통합을 합의했다. 통상적인 기업 결합 형태가 아닌 각자 상대 지주사의 지분을 취득해 동등한 지위의 경영 체제를 갖게 되는 방식이다. 대주주 지분 맞교환 방식의 기업 합병 형식은 해외에서는 자주 보이지만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사례다. 공시에 따르면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약 27%를 인수하고,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의 지분 약 10.4%를 취득한다. 인수가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로,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의 1대주주가 된다. 이에 따라 양쪽 그룹은 통합지주회사를 만들어 각자 대표 체제로 공동경영을 하게 된다. 합병을 통해 OCI그룹은 제약·바이오 시장에 진출해 신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되고, 한미약품은 신약개발 등에 투자할 수 있는 현금을 얻을 수 있다. 특히 한미약품은 당초 그룹의 중장기 비전으로 2032년 그룹사 합산 5조원 매출 달성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그룹의 외형을 확대하고 체질개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M&A에 뛰어들 것이란 추측이 나왔었다. 신약 개발 및 글로벌 사업,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역량 강화를 매출 달성 계획을 제시한 만큼 실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은 양사의 사업적 시너지 창출뿐 아니라 한미약품의 상속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 오너가의 현재 잔여 상속세는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이번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매각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해에 이어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M&A가 이뤄지는 사례가 속속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대표적으로 동아에스티는 3세대 ‘항체-약물 접합체’(ADC) 전문 기업 앱티스를 인수해 종속회사로 편입시켰다. 앱티스는 1000억원 정도의 가치로 평가받던 바이오회사로 이후 동아에스티가 추가 지분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광동제약도 지난해 말 건강기능식품 회사 비엘팜텍의 자회사 비엘헬스케어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이외에도 전통 제약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인공지능(AI), 건강기능식, 화장품 등 사업에 진출하면서 M&A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양사의 기업 결합은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통합 결정에 반발하며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임 사장은 차남인 임종훈 사장 외 우호지분과 함께 본격적으로 분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24.01.15 I 송재민 기자
3년만 국내 채권시장 찾은 네이버…왜?
  • [마켓인]3년만 국내 채권시장 찾은 네이버…왜?
  •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네이버(AA+)가 3년 만에 국내 채권시장을 통해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더블에이급’ 우량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 3년물 늘리고 5년물 줄였다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사옥. (사진=연합뉴스)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NAVER(035420))는 오는 16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3년물 1200억원, 5년물 30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하며, 상장 예정일은 오는 24일이다.네이버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3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주관사는 NH, KB, 한국투자증권이며, 인수단은 미래에셋, 신한, 하나증권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오는 2월 25일 만기를 앞둔 회사채 차환용으로 사용된다.당초 네이버는 3년물 1100억원, 5년물 4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주관사단과의 협의를 통해 3년물 규모를 늘리고 5년물 규모를 줄였다. 지난 2021년 3년물, 5년물을 각각 2500억원, 4500억원 찍었던 것과 대비된다.올해 들어 3년물 이하 만기에서는 대부분 민평 평가 금리 대비 낮은 수준에서 낙찰되는 반면, 5년물 이상 장기채는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CJ제일제당(AA), HL만도(AA-), 한화솔루션(AA-) 등이 5년물로 구성된 트랜치에서만 민평 평가금리 대비 낮은 수준(언더) 발행에는 실패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사태가 시장 불안심리에 영향을 끼친 데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자 단기채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지면서다.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올해 회사채 수요예측의 주요한 특징은 2~3년 만기 회사채 강세와 5년 만기 장기 회사채 수요의 감소”라며 “올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의 3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올해 초 국채 금리가 상승 추세를 보인 점에서 투자자들이 금리 상승에 대응하는 크레딧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차입금 늘었지만…“현금창출력 우수”네이버는 지난 2020년 이후 라인(LINE)과 일본 Z홀딩스(현 LY Corporation·라인야후) 경영통합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있었다. 위버스컴퍼니 유상증자 참여, 포쉬마크(Poshmark) 지분 인수 등 신사업 영업 기반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으로 차입금도 증가 추세다.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4조6342억원, 차입금의존도는 13.04%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말(8724억원)과 비교했을 때 총차입금 규모가 5배 이상 늘었다.다만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으로 재무안정성은 우수하다는 판단이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네이버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평가했다.하현수 한기평 연구원은 “지난해 포쉬마크 인수 당시 일시적으로 순차입금 규모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견조한 영업현금흐름과 보유 중인 수익증권 처분을 통해 차입부담을 빠르게 경감했다”고 했다.이어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3352억원으로 순현금상태를 나타내고 있다”며 “제반 재무안정성 지표 역시 매우 우수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앞서 네이버는 국내보다는 일본 시장 등 해외 조달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왔다. 일본 은행으로부터의 외화 차입, 사무라이 본드(엔화 표시 채권) 발행 등이다.네이버는 일본 최대 규모의 인터넷 기업인 라인야후의 공동 경영권 주주다. 일본 시장 공략과 자금 조달 시장 다변화를 위해서 해외 조달을 이어왔다. 또 일본 채권시장이 국내보다 금리가 낮아 이자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었다는 평가다.네이버 관계자는 “고수익구조에 기반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우수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한 자본시장 접근성과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 등을 고려할 때 자금 소요에 대한 대응도 유연하다”고 밝혔다.(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24.01.15 I 박미경 기자
바이오다인 “글로벌 파트너는 로슈”…연매출 2천억 거뜬
  • [단독]바이오다인 “글로벌 파트너는 로슈”…연매출 2천억 거뜬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체외진단전문기업 바이오다인(314930)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 업계에서는 체외진단(IVD) 시장에서 글로벌 1위 기업인 로슈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5년 내 최대 2000억원의 연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계약 체결 5년만 독점판매 계약상대 공개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이오다인은 연 매출 700억 달러(약 92조원) 규모의 제약·진단전문 글로벌 회사 로슈와 지난 2019년 암 조기진단 액상세포검사(LBC) 기술의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지난 2021년 코스닥에 특례상장한 바이오다인은 상장에 앞서 2019년 글로벌 10위권 바이오테크 회사와 독점 판매 계약을 맺었다. 당시 회사측은 계약상대방, 거래 규모, 거래 구조 등 계약 내용 대부분에 대해 한국거래소에 공시유보를 신청했는데, 계약 체결 후 약 5년 만인 오늘 계약상대방이 글로벌 제약·진단기업 로슈라고 공개된 것이다. 바이오다인의 특허기술이 적용된 자궁경부암 조기진단키트는 올 하반기 유럽에서부터 세계 시장에 로슈에 의해 판매될 전망이다.바이오다인이 받게 될 로열티는 매출의 10%대로 알려졌다. 통상적인 로열티 규모를 감안하면 이번 계약은 성공한 계약이라는 평가다. 보통 글로벌 빅파마와 기술이전이나 판권 계약을 맺을 때 신약 및 진단기기의 로열티 규모는 매출의 3~7% 선으로 알려져 있다.자궁경부암 관련 제품의 경우 로슈가 생산까지 맡는다. 임욱빈 바이오다인 대표이사는 “앞서 기술유출을 우려해 바이오다인이 태국에 생산공장을 지어 직접 생산하려 했지만 안전성과 수익성을 고려해 로열티 기반의 판매 구조로 바꿨다”고 말했다.독점판매를 위한 총 계약기간은 20년으로, 시판을 준비하는 사이 5년이 지나 지금은 계약기간이 15년가량 남았다. 하지만 특이사항이 없을 경우 계약이 5년씩 자동연장되는 구조로, 당장 맞닥뜨린 계약만료 리스크는 없다.◇자궁경부암 제품으로 연 1200억 로열티 기대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판매가 본격화될 경우 이르면 5년 이내 바이오다인은 자궁경부암 제품으로만 연간 최대 1200억원의 로열티를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는 2030년 약 42억명 규모로 성장할 세계 여성인구와 자궁경부암 발병률, 세계보건기구(WHO)의 ‘자궁경부암 퇴치 캠페인’으로 인한 시장성장을 감안한 수치다. 매출이 본격화되는 내년께 흑자전환도 가능할 전망이다.WHO는 2030년까지 세계 여성의 70%가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20년 기준 202개국에서 한 번이라도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은 20~70세 여성이 33%에 그친 상황이기에 70%는 도전적인 목표다. 이 때문에 회사는 짧은 시간 내 자궁경부암 검사 수량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한다.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로슈의 유전자증폭검사(PCR) 진단장비 ‘코바스’를 보유한 병원이 급증했다는 것이 기대를 더하는 요인이다. 현재 이 진단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적응증은 코로나19 외에는 자궁경부암이 대표적이기 때문이다.바이오다인의 또 다른 매출원이자 마찬가지로 로슈가 판매권을 가진 전립선암, 갑상선암 등의 비부인과 질환 관련 제품에서도 피크 세일즈는 연간 약 1000억원, 영업이익만 5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자궁경부암 관련 제품의 예상 매출액과 이를 더하면 최대 2200억원의 연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업계 관계자는 “진단업계에서 1위인 로슈가 글로벌 판매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바이오다인이 직접 판매하거나 기존처럼 현지 총판을 거쳐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을 때보다 압도적으로 시장진입이 유리해졌다”며 “코로나19에 버금가는 또 다른 팬데믹이 발생해 각국 정부와 WHO의 자궁경부암 퇴치 캠페인의 우선순위가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판매량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 가능성은 없어보인다”고 설명했다.◇로슈, 파트너사 바이오다인 M&A 가능성은? 액상세포검사(LBC)는 기존에 많이 쓰이는 ‘필터 방식’과 바이오다인이 자체 개발한 ‘블로윙 방식’으로 나뉜다. 두 방식 간 민감도 및 정확도 차이 (자료=바이오다인)바이오다인의 블로윙 기술은 경쟁사 기술 대비 민감도와 정확도가 높다. 경쟁사의 LBC 기술과 달리 세포간 빈 공간(에어홀)이 최소화돼 검체 유실을 줄일 수 있다. 진단시약은 핵 내부 관찰을 용이하게 해 세포의 과도한 수축을 막고 진단에 중요한 요소인 핵소체 확인을 돕는다. 이 덕분에 경쟁사 대비 민감도는 23%포인트(p), 음성예측도는 7.6%p 각각 더 높게 나타난다.향후 바이오다인의 기술을 활용해 로슈가 기존 계약 사항을 벗어나는 신제품을 내고자 한다면 바이오다인과 로열티 계약 등의 사전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는 것보다는 향후 바이오다인을 인수합병(M&A)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실제로 로슈는 2008년 면역진단 자동화 기술을 보유한 벤타나(Ventana)를 3조7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여러 차례 기술력을 지닌 진단기업을 인수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진단 분야에서 원스톱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다만 이에 대해 바이오다인 관계자는 “(M&A 관련 건은) 전혀 논의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바이오다인의 시가총액은 지난 12일 종가 기준 4254억원이다.
2024.01.15 I 나은경 기자
합병전 회사 위장거래 몰라 세금폭탄…法 "처분 취소"
  • 합병전 회사 위장거래 몰라 세금폭탄…法 "처분 취소"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인수합병 회사의 위장거래 의혹을 제기하면서 억단위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세무서를 상대로 처분취소 소송을 낸 원고 주식회사가 일부 승소했다.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이데일리)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A사가 도봉세무서를 상대로 제기한 부가가치세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B사는 2015년 2기 부가세 과세기간에 거래업체 C사로부터 공급가액 7억3000여만원의 세금계산서를 받고 7000여만원을 매입세액으로 공제해 도봉세무서에 부가세 확정신고를 했다. B사는 또 2016년 1기 부가세 과세기간에 거래업체 D·E사로부터 각각 공급가액 5억1000만원, 4억5200만원의 세금계산서를 받아 총 9620만원을 매입세액으로 공제해 부가세 확정신고를 했다. 이후 B사는 2019년 2월 A사에 흡수합병됐다.도봉세무서는 A사에 대한 부가세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앞서 합병 전 B사의 세금계산서들이 재화의 공급없이 수수한 가공세금계산서라고 보고 A사에 총 3억5000여만원의 부가세(가산세 포함)를 경정고지했다.A사 측은 “B사는 실제로 휴대폰 충전기, 휴대폰 거치대 삼발이를 공급받고 대금을 지급한 뒤 세금계산서를 수취했다”며 “설령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더라도 A사는 이를 알지 못했고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A사의 과실이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A사는 정당하게 매입세액을 공제받는다는 인식 하에 거래를 했으므로 40%의 과소신고가산세 부분은 취소돼야 한다”고도 했다.다만 A사는 E사와의 공급가액 4억5200만원짜리 세금계산서에 대해서는 발급시기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이 된다고 인정했다. 따라서 원고가 부담해야 할 세액은 이와 관련한 7000여만원에 국한된다고 주장했다.재판부는 A사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사는 B사가 C·D사와 거래할 당시 실제 공급자와 세금계산서상의 공급자가 다른 명의위장사실을 알지 못했고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이에 대한 도봉세무서의 부가세 경정고지는 위법하다고 봤다.그러면서 “B사가 E사로부터 받은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다툼이 없다”며 “이와 관련한 정당세액은 7465만원”이라고 판시했다.이에 재판부는 도봉세무서가 A사에 대해 부과한 총 3억5000여만원의 부가세 중 7465만원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했다. 소송비용은 A사가 10%, 도봉세무서가 90%를 부담하도록 했다.
2024.01.15 I 성주원 기자
패션 e판에 공룡플랫폼 참전…무신사 “온라인 밖으로”
  • 패션 e판에 공룡플랫폼 참전…무신사 “온라인 밖으로”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온라인 패션 시장에 쿠팡과 네이버가 뛰어들고 전통 온라인을 통해 패션업을 했던 무신사는 오프라인 시장 채널 확대에 힘쏟고 있다. 엔데믹 이후 경험 중시형 소비성향이 강한 MZ들의 유입을 가속화 할 뿐만 아니라 입점 브랜드의 오프라인 진출 지원 효과로 신진 브랜드의 유입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무신사 스탠다드 서면점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 중인 고객들의 모습. (사진=무신사)◇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 무신사, 오프라인 채널 확대14일 무신사에 따르면 현재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및 스탠다드 매장은 7곳으로 지난 2021년 서울 마포구 일원의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를 시작으로 매장 수를 늘려 엔데믹이 본격화된 지난해에만 5곳을 열었다. 올해 안에 30호점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으로 나온 무신사를 적극적으로 반기고 있다. 무엇보다 온라인 쇼핑 특성상 직접 입어보면서 핏이나 소재를 확인하기 어려웠는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동일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무신사가 지난해 12월 말 부산 서면에 연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에는 4일 동안 2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 오픈 첫날에는 4시간 전부터 대기 행렬이 생길 정도로 인기였다. 이 기간 매출은 약 4억원을 기록했다. 무신사는 PB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외에 여러 중소 브랜드들을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는 플래그십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무신사 온라인몰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는 국내외 8000여개에 달하는데, 그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트렌디한 패션 브랜드 150~200여개가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가 있다. 중소 브랜드의 오프라인 진출 지원을 통해 무신사 입점 매력도를 높이고 다양성을 찾는 고객들의 유입효과도 이어가는 선순환 효과가 기대된다. ◇경쟁 치열해 지는 온라인 패션 시장…네이버 쿠팡도 ‘패션’ 준비 온라인 기반의 무신사가 오프라인 시장으로 나온 이유는 거대 유통플랫폼인 쿠팡과 네이버가 이커머스 패션 시장에 참전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과 네이버는 그간 생활용품 및 식품 등은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과 달리 패션은 취약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최근 잇단 인수합병(M&A)과 사업 제휴 등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5억달러(약 6500억원)를 투자해 세계 최대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한 결정한 데에는 상대적 열세였던 패션 부문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의지가 담겼다고 분석한다. 특히 유럽에 기반을 둔 파페치는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의 명품 브랜드에서 직접 조달한 정품만을 취급한다는 점에서 쿠팡의 리스크로 꼽혔던 ‘가품’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커머스 업계 추정에 따르면 쿠팡의 전체 매출에서 패션 카테고리 비중은 10% 내외인 것으로 전해진다. 2022년 매출액 26조원에 비춰 추산해보면 패션 부문 거래액이 2조원 중반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지난해 ‘로켓 럭셔리’ 서비스를 통해 초고가 뷰티 브랜드 직매입과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파페치 인수도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 시장을 넓힌다는 점에서 쿠팡의 패션 부문 강화 전략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네이버 쇼핑 역시 최근 진행하는 투자와 사업 확장의 방향이 패션을 향하고 있다. 그 동안 네이버는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개인 쇼핑몰 중심의 의류 중개사업을 전개해왔으나, 2020년부터 직접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2020년 출시한 리셀 플랫폼 ‘크림(KREAM)’를 한정판 거래를 넘어 패션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형태의 B2C 영역까지 확장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에는 네이버 쇼핑 내에 패션 카테고리만을 전문적으로 모아놓은 ‘패션타운’ 서비스를 론칭했다. 패션타운은 카테고리별로 대형 유통업체 혹은 패션 브랜드들이 입점하는데, 지난달에는 신세계그룹 산하 여성 패션 플랫폼인 W컨셉이 단독 입점하며 사업 제휴에 나서기도 했다. 무엇보다 네이버는 작년 1월 미국의 패션 중고거래 업체인 ‘포쉬마크’를 약 1조7500억원에 인수하면서 글로벌 진출에 대한 포부와 패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대외적으로 드러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과 네이버가 영역을 가리지 않고 이커머스 전체 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굳힌 이후 넥스트 스텝으로 패션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공교롭게도 패션 버티컬 시장의 맏형인 무신사도 영향력을 키워가며 어느새 이커머스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상태라 ‘네쿠무’ 3사가 2024년부터 보여줄 비즈니스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라고 말했다.
2024.01.14 I 신수정 기자
공공의 적, '바이오 카르텔’
  • 공공의 적, '바이오 카르텔’[류성의 제약국부론]
  • [이데일리 류성 바이오플랫폼 센터장]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초 신년사 브리핑에서 ‘카르텔 타파’를 국정화두로 삼고, 강력하게 지속 실천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윤대통령은 그간 사교육, 과학계, 통신업계, 건설업계 카르텔 등을 잇달아 척결하겠다고 선언하며 사실상 카르텔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카르텔 타도에 명운을 거는 듯한 윤정권의 모습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조직 폭력배 일망타진에 나섰던 노태우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카르텔(Cartel)은 상호 담합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시장을 지배하려는 독립적인 시장 참여자 집단이다.일각에서는 스스로 검찰 카르텔을 앞장서 조성하고 있는 윤정권이 여타 카르텔에 비수를 꽂을 자격이 있는지 반문하기도 한다. 이 자리에서 윤정권이 추진하는 카르텔 타도 정책을 시시비비(是是非非)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우리 사회 곳곳에 깊숙이 자리잡은 불법·편법적인 카르텔의 심각한 폐해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절박감에는 공감한다.한국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카르텔’은 이미 탄탄하게 뿌리내리면서 K바이오 도약에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한지 오래다. 일명 ‘바이오 카르텔’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행태가 교묘해지면서 얼핏보면 외부에서는 카르텔의 존재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출처: 게티이미지바이오 카르텔들이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시장을 교란하기 위해 일삼고 있는 대표적 담합 행위로는 신약기술 도입·이전, 지분 교차투자, 신약 공동개발 등이 꼽힌다. 특히 이런 담합은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적 기업활동으로 비춰지기에 속아 넘어가는 투자자들의 피해가 심각한 실정이다.바이오 카르텔 기업간 신약기술 도입·이전의 경우, 서로 사전에 짜고 아무런 성과를 기대할수 없는 신약물질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거래하면서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이때 신약기술을 도입하는 측이나 이전하는 회사나 이구동성으로 해당 신약기술이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장담하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다. 이런 이벤트를 악용, 주가를 띄우고 카르텔 주체들은 뒷단에서 차익을 챙긴다. 물론 이후 도입된 신약기술은 몇년이 지나도 임상시험 진척은 없다가 흐지부지되는 수순을 밟는다.카르텔 간 회사 지분을 교차 투자하는 것도 전형적 담합 유형이다. 카르텔 주체간 상대방 주식을 높은 가격으로 서로 교차 투자, 보유하게 되면 대개 덩달아 회사 몸값도 오르게 된다. 이때 고평가된 주가를 활용, 제3자에게 유상증자나 지분투자를 유치해 카르텔 참여자들은 이익을 챙기는 구조다. 대개 상업화 가능성이 거의 없는 신약물질만을 보유하고 있기에 카르텔로서는 큰 차익을 볼수 있는 기회가 된다.바이오 카르텔들이 자주 벌이는 신약공동개발도 투자자와 시장을 교란시키는 단골 메뉴다. 두 회사가 별다른 신약개발 가능성이 없는 신약기술을 가지고도, 서로의 약을 공동으로 개발하겠다고 대내외에 공표하면 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이게 된다. 물론 이후 공동 신약개발을 위해 이뤄지는 행위는 없다.이런 바이오 카르텔간 담합 행위는 바이오 업종의 독특한 특성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무엇보다 신약기술을 적확하게 평가할수 있는 객관적 잣대가 갖춰있지 않다. 바이오 카르텔이 담합해 신약기술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부풀린다면 시장과 투자자들은 손쉽게 속아 넘어갈수 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이 십수년에 걸쳐 장기간 이뤄지다 보니 카르텔의 ‘계획 범죄’를 입증하거나 적발하기는 지극히 어려운 실정이다.업계는 최근 바이오 카르텔이 갈수록 세를 키워가는 형국이라고 우려한다. 바이오 투자줄기가 마르고 자금이 바닥나는 바이오 벤처가 속출하면서 카르텔의 유혹에 못이겨 넘어가는 회사가 생겨나고 있어서다.바이오 카르텔들은 대개 수십년간 변변한 신약하나 개발하고 있지 못하면서도, 문어발식으로 계열·관계·협력사를 구축, 방만한 경영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겉으로는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듯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허위·과장 이벤트를 활용한 유상증자, 우회상장, 인수·합병 등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면서 ‘돈놀이’에 열중한다는 공통 분모를 가진다. 물론 이들 돈놀이의 최종 피해는 오롯하게 투자자들의 몫이다.바이오 카르텔은 카르텔 자체에 국한하지 않고, K바이오 전체 신뢰성에 금을 가게 만드는 심각한 폐해를 끼치고 있어 발본색원이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특히 바이오 카르텔이 업계 전체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탓에, 정작 차별화된 글로벌 신약 기술력을 기반으로 진검승부를 벌이는 상당수 K바이오 벤처들은 투자를 제때 받지못해 기업존폐를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다.
2024.01.14 I 류성 기자
“1년새 3건 놓쳤다”…동원그룹이 인수합병에 신중한 이유
  • “1년새 3건 놓쳤다”…동원그룹이 인수합병에 신중한 이유
  •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한국맥도날드, 보령(003850)바이오파마, HMM(011200)까지. 최근 1년동안 동원그룹이 놓친 인수합병(M&A) 매물들이다. 과거 공격적인 M&A를 통해 신사업 확장을 이어온 동원그룹은 2021년을 끝으로 신규 딜을 멈춘 상태다. 업권을 고려한 보수적이고 신중한 투자 결정이라는 평가와 함께 일각에선 동원그룹의 ‘혁신 DNA’가 실종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사까지 진행했는데…결과는 ‘불발’동원산업은 지난해 초 한국맥도날드와 보령바이오파마의 인수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우선협상권을 따냈고, 같은 시기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를 위해 보령파트너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마찬가지로 우선협상권을 얻어냈다. 외식부터 바이오까지 다양한 신사업 진출을 예고하면서 동원산업의 공격적인 M&A 전략이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엔 HMM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3파전으로 치러진 예비입찰과 숏리스트(적격예비후보)를 거쳐 하림과 본입찰에 함께 참여하며 인수전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5조~7조원에 달하는 HMM의 몸값 탓에 ‘승자의 저주’ 우려가 거셌지만 자금 마련에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이 공개 석상에서 “HMM 인수에 성공하면 내 마지막 꿈을 이루는 것”이라 언급한 것은 동원그룹의 의지를 방증한다. 하지만 결말은 흐지부지됐다. 결과적으로 동원그룹은 지난 1년간 인수를 시도했던 3개 기업을 모두 놓치게 됐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3월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와 관련해 단독 실사권을 철회하고, 인수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달 뒤인 4월엔 한국맥도날드 인수 포기 소식이 전해졌다. HMM 역시 경쟁자 하림에 빼앗기고 말았다. 3건의 M&A 무산 이유로는 비슷한 내용이 거론된다. 가격 부문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얘기다. 한국맥도날드의 경우 매각 희망가로 5000억원 수준을 요구했지만, 동원산업이 제시한 금액은 2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HMM의 경우 하림그룹이 6조4000억원을 제시한 반면 동원그룹은 매각 최저 가격인 예정 가격(6조3500억원)에도 미치지 못 하는 6조2000억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식품·포장·물류…동원 신사업 이끌던 M&A 어디로?과거 동원그룹은 신사업에 진출할 때마다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쳐왔다. 특히 ‘참치회사’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식품·포장·물류 등에서 크고 작은 기업 인수를 통해 사세를 확장해왔다. 식품 부문에선 2005년 디엠푸드(170억원), 2006년 해태유업(400억원)을 인수했고 2008년 세계 최대 참치브랜드 스타키스트(3억6300만달러·약 3782억원)를 인수하며 본업인 수산업 강화에도 나섰다. 포장 부문에선 2012년 대한은박지(1195억원), 2013년 한진피앤씨(351억원), 2014년 태크팩솔루션(2500억원) 등을 연달아 인수했다. 물류 사업에선 2016년 동부익스프레스를 4200억원에 인수하며 동원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 M&A 기록을 남겼다. 2021년 7월엔 축산물가공업체 세중(411억원)을 인수했고, 2차전지용 자회사 MKC를 동원시스템즈에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원그룹의 M&A 시계는 이후 2년째 멈춰 있다. 동원그룹이 지난 2022년 3월 일반 지주사 최초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동원기술투자를 설립하면서 M&A 전략이 다시 주목받았지만, 이후 진행된 건 역시 최종 인수는 모두 불발됐다. 업계 일각에선 동원그룹의 보수적인 투자 문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기존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여부나, 인수 후 승자의 저주 가능성 등을 꼼꼼하게 따져 최종 인수 결정에 나선다는 것이다. 실제 동원그룹이 그동안 인수한 기업들은 모두 1조원 미만의 딜이었다. 최대 금액을 써낸 동부익스프레스 인수금액도 4200억원에 그친다.
2024.01.13 I 허지은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에도…국민연금 매입한 마곡 '원웨스트 서울' 이상無
  • 태영건설 워크아웃에도…국민연금 매입한 마곡 '원웨스트 서울' 이상無
  •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태영건설 워크아웃’에도 국민연금공단이 매입한 대형 복합시설 ‘원웨스트 서울’은 예정대로 오는 8월경 준공된다. 태영건설은 이 사업에 지분 투자하고 시공사 역할도 맡고 있다.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로 기존 사업장들의 향방이 불투명해졌지만, 원웨스트 서울은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시공사 교체가 쉽지 않아 기존 일정대로 진행 중이다. 내년 3월 25일에는 사업을 위해 대주단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의 만기가 돌아온다. ◇ 이지스운용 펀드에 국민연금 ‘코어 투자자’ 참여12일 건설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경 서울 강서구 마곡도시개발사업구역 내 특별계획구역(CP4)에는 ‘원웨스트 서울’이 준공된다. (자료=업계)원웨스트 서울은 마곡 마이스(MICE)복합단지 특별계획구역 CP4블록에 들어선다. 마곡동 727-769번지 일원에 지하 7층~지상 11층, 연면적 46만3098.48㎡(약 14만87.29평) 규모로 지어지며 업무시설, 판매시설 및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 복합시설이다. 각종 비용, 세금을 포함한 총 사업비는 2조6000억원 규모다. 태영건설이 시공하고 있다. 최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지만,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데다 시공사를 교체하기도 쉽지 않아 기존 일정대로 진행 중이다. 해당 건물을 매입한 국민연금공단으로서는 준공이 지연될 우려가 줄어든 셈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021년 이 건물을 준공 조건부로 선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매금액은 2조3000억원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에 국민연금이 코어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다. 국민연금 외 다른 투자자들도 있다.이 개발사업은 마곡씨피포피에프브이(PFV)가 맡고 있다. 마곡지구 CP4구역 사업부지를 매입해서 건설, 분양, 매각한 후 수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이 목적이다. 주주는 △시행사 아이알디브이(보통주 지분율 45.2%) △태영건설(29.9%) △이지스자산운용(19.9%) △메리츠증권(5%)이다.이지스자산운용은 매도자, 매수자 양쪽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건물을 개발하는 PFV에 지분이 있어서 자산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으며, 건물 완공시 이를 매입하는 펀드 조성도 맡고 있어서다. 이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선매입할 권리를 확보했다.마곡 마이스단지 개발 현황 (자료=삼성증권 보고서)◇ 마곡역·마곡나루역·서울식물원 연결 보행로 조성마곡지구 CP4블록은 지하철 5호선 마곡역,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환승역 마곡나루역과 가깝다. 지난 2021년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내용을 보면 향후 CP1~3블록과 연계해서 마곡역, 마곡나루역, 서울식물원을 지상과 지하로 모두 잇는 공공보행통로가 조성된다. CP4블록은 이 계획의 시작점에 있다.CP4블록 내부에는 공공보행통로와 연계한 중앙정원이 계획돼 있다. 도심속의 숲을 조성, 자연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해서 시민들에게 휴게공간을 제공한다.또한 중앙정원은 마곡역과 지하공공보행통로로 연결된다. 숲속 전시, 숲과 연계한 디지털 아트 등 정기적 이벤트를 개최해서 이용객들에게 다양한 문화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저층부의 대형 복합몰은 주변 거주민과 방문객을 유입하는 앵커시설이 될 전망이다.서울 강서구 마곡도시개발사업구역 내 특별계획구역(CP4) 위치도 (자료=서울시)시공사 태영건설은 지난 11일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에 돌입했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단은 향후 3~4개월 동안 태영건설 ‘자산·부채 실사’에 나선다. 태영건설 사업장별 실사를 진행하고 사업성, 재무여건 등을 검토해서 채무 기한을 연장하거나 일부 덜어준다. 만약 태영건설이 도저히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된 사업장은 다른 사업자를 찾아 매각하게 된다. 다만 태영건설이 각종 사업장에 자금 보충, 직접 채무인수 등 형태로 보증을 섰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불거질 유동성 위기와 재무구조 악화를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워크아웃 성공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내년 3월 차입금 만기…교보·신한·새마을·신협 등내년 3월 25일에는 마곡씨피포PFV가 이 사업을 위해 대주단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의 만기가 돌아온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마곡씨피포PFV는 지난 2021년 8월 총 1조5000억원을 차입했다. 트랜치별 대출 한도금액은 △트랜치A 8100억원 △트랜치B 6900억원이다. (자료=감사보고서)트랜치A 대출은 3.03% 고정금리 조건이다. 교보생명보험, 신한라이프, 푸본현대생명, 신한자산운용(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이 합병됨), 새마을금고중앙회, 신협중앙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각 기관별 대출약정금은 △교보생명보험 3000억원 △신한라이프 700억원 △푸본현대생명 1000억원 △신한자산운용 1200억원 △새마을금고 1000억원 △신협중앙회 464억원 등이다. 이외 다른 기관들도 다수 포함돼있다. 트랜치A 대출실행 금액은 지난 2022년 말 기준 약 5173억7400만원이다.트랜치B 대출은 변동금리(기준금리+가산금리) 조건이다. 특수목적회사(SPC) 지아이비마곡, 아이비케이원웨스트제일차, 한국산업은행, 케이비원웨스트제일차, 엔에이치마곡씨피포가 참여했다.각 기관별 대출약정금을 보면 △지아이비마곡 2400억원 △아이비케이원웨스트제일차 2000억원 △한국산업은행 1000억원 △케이비원웨스트제일차 1000억원 △엔에이치마곡씨피포 500억원 순이다. 트랜치B 대출실행 금액은 작년 말 기준 약 4407억2600만원이다.각 SPC는 마곡씨피포PFV에 대해 보유한 대출채권을 기초자산 삼아서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등이다.각 SPC별 유동화증권 매입보장 및 신용공여기관을 보면 △지아이비마곡은 신한은행 △아이비케이원웨스트제일차는 IBK기업은행 △케이비원웨스트제일차는 KB국민은행 △엔에이치마곡씨피포는 NH농협은행이다.예컨대 신한은행은 지아이비마곡이 발행한 유동화증권(ABSTB)에 기한이익상실 등 발행 중단사유가 발생하면, 2400억원 한도 내에서 지아이비마곡이 발행한 신용공여어음을 매입할 의무가 있다. 기존에 발행한 유동화증권을 상환하기 위해서다.
2024.01.12 I 김성수 기자
위니아, 다음주 M&A 공고…매각 절차 착수
  • 위니아, 다음주 M&A 공고…매각 절차 착수
  •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위니아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인수합병(M&A) 절차에 돌입한다.위니아 CI. (사진=위니아)위니아는 법원 인가 전 M&A 추진과 매각 주간사 선정 허가에 따라 오는 15일 공개경쟁 입찰공고를 낸다고 12일 밝혔다.위니아와 매각 주간사 삼일회계법인은 오는 3월 예비심사를 진행하고 양해각서 체결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4월 투자계약 체결이 목표다.삼일회계법인은 매각대상의 가치평가, 주요 현안 분석을 바탕으로 최적의 M&A 진행 방안을 마련한다. 매매계약 체결과 거래 종료까지 M&A 절차 전반에 걸친 자문 및 업무를 지원한다.매각은 회생계획 인가 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 형태로 진행한다. 공개입찰에 참여하는 기업은 다음달 16일까지 입찰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제출 서류는 인수의향서와 비밀유지확약서, 회사 소개자료 등이다.위니아는 회생절차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2024년형 딤채 신제품 생산과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니아는 M&A를 신속히 진행해 임직원의 고용안정과 영업활동을 정상화하고 김치냉장고 1위 브랜드 파워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김혁표 위니아 법률상 관리인 대표이사는 “이번 M&A 매각의 첫 공식적인 절차는 기업회생절차 종료를 앞당길 수 있는 첫 걸음”이라며 “딤채의 브랜드 가치를 지속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위니아 매각에 따라 대유위니아그룹은 가전사업에 진출한 지 10년 만에 관련 사업을 접게 됐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지난 2014년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만도(현 위니아)를 인수했다. 이후 2018년 동부대우전자(현 위니아전자)도 인수하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가전 시장 침체로 경영난에 부딪혔다.
2024.01.12 I 김응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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