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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인맥 갖춘 구조조정 칼잡이 ‘임종룡’…韓경제 구원투수될까?
-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로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기 위해 브리핑실로 들어가고 있다. 기재부 제공[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준비된 부총리’, ‘구조조정 칼잡이’, ‘정통 경제통’, ‘엘리트 관료’…2일 내정된 임종룡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정통 재무 관료출신으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경험도 두루 쌓은 터라 대내외 위기로 둘러쌓인 한국경제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손에 꼽히는 ‘엘리트 관료’ 출신그는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엘리트 관료’ 코스를 밟았다. 재정경제원과 재정경제부 시절 옛 기획원과 재무부 당시부터 명맥을 이어온 핵심 정책부서를 두루 거친 배경을 갖췄다.전남 보성 출신으로 영동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동기들 사이에서 늘 선두주자였다.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등을 지내고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할 정도로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무부 꽃 중의 꽃 보직인 금융정책과장과 종합정책과장을 모두 역임한 전무후무한 인물이다”고 말했다.정책조정 능력을 인정받아 MB정권시절 청와대 경제비서관으로 일한 뒤, 지난 2010년에는 친정으로 돌아와 ‘기수 파괴’ 형식으로 기획재정부 1차관으로 승진했다. 2011년부터 2년간 국무총리실 국무총리실장을 하고 2013년 공직에서 물러난 뒤 연세대에서 석좌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관료출신이지만 실물경제 경험을 갖춘 것도 그의 장점 중 하나다. 2013년 6월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농협중앙회와의 갈등을 봉합하고 농협금융을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초 금융위원장이 된 그는 조선·해운업에 메스를 들며 사실상 구조조정을 이끌었고, 가계부채 대책·인터넷전문은행 인가·핀테크규제 개선 등 굵직한 정책을 주도 했다. 기재부와 금융위 전체를 아우르면서 한국 경제의 시급 과제인 구조조정을 이끌 수 있는 ‘준비된 부총리’라는 꼬리표가 늘 붙는 이유다.치밀하고 강한 리더십을 갖고 있는 그는 꼼꼼하면서도 현장을 뛰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업무 몰입도가 강해 일 중독 성향도 강하다. 온화한 성격에 합리적 리더십을 갖춰 후배들로부터도 늘 존경을 받았다. 기재부 관료 시절 ‘닮고 싶은 상사’에 세 번이나 선정되기도 했다. 후배인 기재부 한 관계자는 “업무, 리더십 모두 흠잡을 데 없는 분”이라면서 “치열한 일벌레이긴 하지만 때로는 후배들을 다독이면서 이끌어 가는 좋은 선배”라고 평했다.◇‘모피아’ ‘연금회’ 화려한 인맥임 후보자는 대표적인 모피아(과거 재무부의 영문약자 MOF와 마피아를 합성한 단어)다. 우리나라 경제 정책을 좌지우지한 모피아의 핵심이면서도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로 실물 경험까지 있다보니 그의 ‘맨파워’는 화려하다.현재 주요 정부부처 수장은 모피아가 주도하고 있다. 행시 24회인 그는 강호인(행시24기) 국토교통부 장관과 동기이고,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행시26기)은 후배다. 이석준(행시26기) 국무조정실장도 기재부 출신의 후배다. 정부부처 한 관계자는 “부총리 자리가 경제부처를 총괄하는 자리이긴 하지만, 모피아 출신의 수장인 임종룡 후보자가 자리를 잡은 만큼 기존보다 정책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평했다.연세대 출신 금융인 모임인 ‘연금회’도 빠질 수 없다. 연세대 경제학과 78학번인 그는 현 정권의 실세인 최경환(경제75) 전 부총리의 3년 후배이고, 8년 선배인 이주열(경영70) 한국은행 총재와도 가깝다. 과거 ‘최경환-이주열’ 관계처럼 통화와 재정 수장을 연세대 출신이 맡으면서 경제정책 공조가 더 원활해질 가능성도 나온다. 정가 한 관계자는 “과거 최경환 부총리의 ‘척하면 척’이라는 발언처럼 한은과 정책 공조가 잘 이뤄지지 않겠냐”고 귀띔했다.◇위기의 한국 경제 구원투수될까?화려한 인맥과 실무적 능력을 겸비한 만큼 우리나라가 마주하고 있는 대내외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는 이날 서울 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경제부총리로 내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경제부처가 하나가 되어서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민생을 챙기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다만 ‘최순실 사태’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레임덕’ 정국에서 그의 색깔을 제대로 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공존한다. 저성장시대로 굳어진 한국경제 상황에서 새로운 타개책을 내놓기 보다는 과거 실패했던 정책을 ‘설거지’하는 데 끝이 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하며 소신있게 경제정책을 밀어부쳐야 하는 과제가 관건이다. 유일호 부총리는 임명 이후 서너차례밖에 대통령과 단독 보고를 하는 데 그쳐 시급한 경제상황에서 제대로 된 경제정책을 추진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컸다. 정부부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레임덕에 들어가긴 했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청와대에서 나온다”면서 “임 후보자가 소신있게 직언하고 밀어부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신문]김영란법 20일, 제약사 영업맨 "짐 싸란 소리"
-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다음은 10월 18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김영란법 시행 20일..병원출입 막히고 n분의1 접대, 제약사 영업맨 “짐 싸란 소리”-‘권-강’ 새 투톱..현대중공업 생존경영 2라운드-위기의 금융..“4~5% 성장 보장된 동남아 시장 개척을”-귀족노조 배불리다..중기 근로자 월급만 ‘쥐꼬리’△2면(종합)-[줌인] 불붙은 우주 선점경쟁..우주정거장 띄우는 중국, 화성에 호텔 올리는 미국-“김영란법 이후 의사와 저녁약속 하늘의 별따기”△3면(종합)-투기지역만 규제한다지만..정부도 부동산시장 냉각될라 속앓이-정부, 조선업 침몰위기에도 결정장애..“이러다 구조조정 골든타임 다 놓친다”△4~5면 위기의 금융(하)-핀테크 무기로 해외로..한국금융 ‘퀀텀점프’-“글로벌 진출 은행 단기성과 급급말고..10~20년 미래 투자해야”-낡은 규제에 발목 잡힌 금융혁신..방카25%룰 완화, 은산분리 재검토-인터넷은행 1호 K뱅크 영업 눈앞..수수료 경쟁서 밀리면 위기, 기존 영업망 활용 잘하면 기회△6면(벌어지는 대-중기 임금격차)-중기-대기업 임금격차 5년새 월 170만원으로..양극화 갈수록 심화-미국-독일-일본 중기 근로자 임금 대기업의 80%..한국은 49% 그쳐△8면(정치)-거세지는 송민순 회고록 파문 “국기문란” VS “종북몰이”..여야 사생결단 난타전-예산국회 앞두고 여야 지도부 `표정관리`?-靑 “송민순 회고록` 논란..”사실이라면 충격적인 일“-추진위 국회의장에 개혁안 제출, 세비 줄이고 금배지 떼고..국회의원 특권 내려놓다△9면(경제)-설자리 잃는데..`보호무역 역풍`에 뒷짐진 정부-법원 “한진샤먼호 한진해운 소유 아니다”..가압류 이의신청 기각-김성현 성대 교수 “법인세 2%포인트 올리면 투자 2% 줄어”△10면(금융)-올해 긁은 신용카드 들여다보니..편의점서 장보고, 반려견 돌보고, 해외여행 즐겼다-계좌유지 수수료..은행권 확산되나-월 30만원도 안되는 못 믿을 `연금저축`△12면(산업&기업)-현대중공업 사장단 전격 인사단행, 전략 경영 영업 `삼각편대` 구성..위기돌파 의지 반영-한화, 방산 4개사 중복사업 정리-단체협상 끝나자 중국행..MK 글로벌 경영 재개-“티볼리 잡는다”..트랙스 3년만에 변신△13면(산업)-‘갤노트7’ 사후서비스 내년부터 못받는다-롯데百, 중국에 ‘유통노하우’ 수출-‘10조 시장 잡아라’…동유럽 가는 K뷰티 로드숍-스타 BJ ‘대도서관’ 유튜브로 이사…왜-스마트폰 ‘20% 요금할인’ 받을때 1년 약정이 유리△14면(증권&마켓)-혼술족 늘고 김영란법 시행까지…술친구 잃은 酒家, 주가도 흔들-“환변동성 큰 신흥국채권, 장기 투자가 답”-거래소, M&A 중개망 스팩 합병상장 첫 승인-변동폭 하루 65%…롤러코스터 반기문 테마株△15면(증권&마켓)-신평사 불러 등급 논의 당국·협회 ‘위법’ 논란-KTB PE, 일본 소비재기업 투자 ‘정조준’-경찰공제회, 내년 자산배분부터 특정 리스크 노출 차단-대한항공 회사채 전량 미매각 한진해운 문제에 투자자 외면△16면(글로벌마켓)-“삼성 부품기술 훌륭”…팀쿡 ‘엄지 척’-美증시, 好시절 저무나-英, EU와 ‘반쪽짜리 이혼’ 꼼수-日 ‘쿠릴열도’ 러와 공동통치 검토-中, 내수진작 위해 200조원 푼다△18면(문화&)-시프·페라이어…건반 위 음유시인 가을 두드리다-해석 곁들인 발레 ‘체험예술’로 빛나다△19면(엔터테인먼트)-히트 친 무도리GO…게임 출시, 왜 안되나요-무한도전 올 인기 콜래보레이션-제작진·SW개발업체 협업…정확한 위치 파악 위해 실내위치 사전 등록△20면(스포츠)-‘지옥문’서 회생한 김민휘, PGA 시즌개막전 13위-내년 10월 PGA투어 정규대회 한국서 첫 개최-차세대 센터 박지수 품고 큰 절 ‘사례’한 KB 감독님-커쇼 반격쇼 원맨쇼△21면(건강)-수능 D-30 컨디션 끌어올려라…아침식사 챙기고, 짬잠이 기지개를 켜자-‘가을의 불청객’ 쓰쓰가무시 환자 90% 감염-중년 들어 ‘O다리’됐다면…퇴행성관절염 의심을△22면(성공異야기)-이번엔 식품·잡화 파는 문구점…끊임없는 혁신이 내 생존전략-업계에 전하는 이 대표의 조언 “명품화로 해외 공략해야 튀는 캐릭터상품 통할 것”△24면(People&)-국내 5점뿐인 ‘수월관음도’ 함께 보고 싶어 기증-박요찬 청와대 정무비서관-이민규 한국언론학회장-이명세 한국먼디파마 사장-“4차 산업혁명의 주인공 스타트업 신기술 반가워”-“AI가 변호사 맡게 돼도 법률가 할 일은 있어”-이덕화 교수, 14학번 손나은…동국대는 연예계 ‘별들의 고향’-인텍 김종우, SK 권재순 10월 ‘대한민국 엔지니어상’-안승권·경계현·변대규 서울대 공대 빛낸 박사에-김한영 공항철도 사장△26면(부동산)-단속 비웃듯…세종시 ‘분양권 다운계약’ 여전히 판친다-아파트 리모델링 쉽게 집주인 동의율 75%로-서울 은평구 ‘목경헌’ 올해의 한옥 대상-‘클릭’ 이 단지 금호·롯데건설 ‘아산 모종 캐슬 어울림’ 단지 바로앞에 이마트…인근에 초·중·고△27면(사회)-“비도적적 진료 막아야”vs“원정낙태 되레 늘것”-최경희 총장 “최순실 딸 특혜 없었다”-軍 86명 ‘원스타’ 진급-“주민 편의”vs“저속한 전략”…KTX세종역 건설 공방-‘태풍 피해’ 제주 등 6곳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檢, 한미약품 본사 압수수색
- 대학내 '화석 선배' 학교 떠날 수 없는 이유는?
-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신학기 캠퍼스 주인공은 새내기뿐만이 아니다. 최근 초고학번 선배를 의미하는 ‘화석’ 대학생들이 캠퍼스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화석 선배’는 졸업유예나 휴학 등으로 인해 학교를 오래 다니고 있는 고학번 선배들을 지칭하는 말로, 최근 취업난과 함께 캠퍼스에 오래 머무는 NG(no graduation)족 등이 화두가 되면서 ‘화석 선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3월 개강을 맞은 전국 대학생 92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8.8%가 신학기 캠퍼스에서 학교를 오래 다니는 ‘화석 선배를 목격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화석 선배라고 느끼는 순간으로는 ‘조별 과제발표 시 학번을 봤을 때’가 48.3%로 절반 가까이 표를 얻으며 1위에 오른 가운데, ‘고참 선배들이 다 허리 굽혀 인사할 때’(21.8%)와 ‘조교보다 나이가 많은 걸 알았을 때’(21.1%)가 박빙의 표를 얻으며 2, 3위에 올랐다. 기타 응답으로는 ‘학교, 동아리 히스토리를 줄줄이 꿰고 있을 때’ (8.6%) 등이 있었다.화석 선배를 목격했을 때 드는 생각 1위는 ‘요즘 취업이 정말 힘들구나’가 60%의 높은 표를 얻으며 1위에 올라, 취업난과 고학번 선배를 바라보는 시각이 고스란히 맞물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어 ‘저 선배는 준비할 일이 많고 바쁜 분이구나’(16.5%), ‘세대차이 나서 어울리기 힘들겠구나’(10.5%)가 나란히 2, 3위에 올랐으며, ‘저 선배는 학교를 정말 좋아하는구나’(7.5%)와 ‘내 학교생활에 도움을 주시겠구나’(5%) 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 응답자 중 자신이 학교를 오래 다녔다고 체감하는 대학생 484명의 응답에 따르면, 이들이 신입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 1위는 절반 이상(52.5%)이 ‘1학년일 때 실컷 놀아라’를 꼽아 학년이 올라갈수록 취업과, 학업, 스펙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현실을 보여줬다. 이어 ‘내가 경험이 많으니 챙겨주고 가르쳐줘야지’(15.9%), ‘같은 대학생인데 스스럼 없이 다가가면 그만’(15.1%), ‘같이 어울리고 싶지만 참아야지’(13.8%) 순으로 이어졌다. 학교를 오래 다니게 된 이유는 ‘제대 후 복학’이 25.4%로 가장 많았으며, ‘인턴/아르바이트 등 업무 후 복학’도 23.1%에 달했다. 이어 ‘졸업유예’(15.5%)와 ‘미취업’(12.4%)이 나란히 3, 4위로 이어지며 구직활동의 어려움을 반영했고, ‘집안사정’(11%), ‘창업, 새 진로 준비’(7%), ‘연수 후 복학’(5.6%) 등이 대학생들이 학교를 빨리 떠날 수 없는 이유인 것으로 조사됐다.
- [변호인 1000만③]제작자 인터뷰 "극중 고문 이야기는 실제 경험"
- ‘변호인’ 제작자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이데일리 스타in과 인터뷰를 갖고 ‘1000만 관객 돌파’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영화 ‘변호인’을 처음 구상한 것은 양우석 감독이었다. 배우 송강호가 합류해 완성할 수 있었다. 판은 위더스필름 최재원 대표가 짰다. 억울하게 빨갱이로 몰린 대학생과 그를 돕는 변호사 이야기. 1981년 군사정권이 통치기반을 확고히 하고자 조작한 용공사건인 ‘부림사건’과 당시 사건의 변호를 맡으며 인권변호사로 거듭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했다. 국정원 댓글사건, 철도 민영화 논란 등 정치사회적 현안들이 실타래처럼 꼬여 있던 상황에 등장한 ‘변호인’은 그 자체로 ‘뜨거운 감자’였다. 평점 테러에 시달렸고, 티켓테러 소문도 뒤를 이었다. 불법파일도 유출됐다. 하지만, 영화에 관계된 사람들은 입을 닫았다. 최소한의 말만 했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 ‘대빵’으로 불린 사람이 있다. 제작자인 최재원 대표다. 연출을 맡은 양우석 감독과는 같은 대학 선후배(고려대 86, 88학번)에 주연배우 송강호와는 십년지기 친구 사이다. 뒤늦게 인터뷰에 나선 최 대표는 “영화에 참여한 모든 배우와 스태프를 대신해 감사 인사를 하고 싶어서 나왔다”고 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변호인’ 흥행 어느 정도 예상했나. ▲솔직히 어느 정도는 될 거라고 봤다. 주연배우가 송강호잖나. 처음 예상은 400~500만 정도? 그런데 1000만이라니.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 영화 촬영 당시 송강호가 이런 말을 했다. “‘변호인’은 50만 명이 봐도 500만 명이 본 것 같은 영화가 될 거다”.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사하다. - 1000만 관객 돌파 소감은?▲요즘 축하인사를 정말 많이 받는다.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좋아해 주고 있다.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은 역시 송강호다. 그다음은 좋은 글을 쓰고, 촬영 내내 방향을 잃지 않아 준 감독. 그 둘을 중심으로 영화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정말 즐겁게 일했다. 심지어는 법정 안 방청석에 앉아 있던, 이름도 기억 못 할 단역 배우들까지도. 여기에 뜨겁게 공감해준 관객들까지. 모두가 함께 만든 결과다. - ‘변호인’을 만들게 된 계기는? 두려움은 없었나. ▲웹툰작가이던 양우석 감독과 ‘스틸레인’이라는 작품을 기획하다가 엎어졌다. 다른 거 없을까 하다가 접한 게 ‘변호인’이다. 50페이지 분량의 트리트먼트였다. 두려움은 왜 없었겠나. 내일모레면 쉰인데 우리 나이쯤 되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마누라다. 그래서 “할까, 말까?” 물었는데 “하지 말라고 해도 할 거잖아. 그게 최재원 아냐?”라더라. 다음날 바로 감독을 불러서 하자고 했다. 단, ‘정치인 노무현’의 색깔은 최대한 빼고 만들자고 했다. 그게 2012년 4월쯤의 일이다. 이후 10월 송강호가 합류하며 속도를 내게 됐다. - 돈은 어떻게 구했나. ▲규모는 정해놓은 게 없었다. 돈이 모이는 대로 맞춰서 찍자고 했다. 처음 예산을 잡은 건 20~30억 원 정도였는데 송강호가 합류하며 원하는 만큼의 예산을 쓸 수 있게 됐다. 순 제작비는 42억 원 정도 된다. 마케팅 홍보비 등을 더하면 전체 약 75억 원 규모다. 인건비와 먹고 자는 비용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것은 제작자로서의 철칙이다. 그래야 현장이 신이 나지 않겠나. - ‘486세대’다. 학창시절 운동권이었나. ▲사실 영화에서 진우(임시완 분)가 겪는 고문은 실제 경험담이다. 현장에서 조서를 꾸밀 때 어땠는지 등 자문도 직접 했는데 촬영하는 모습은 도무지 못 보겠더라. 고문신 첫 촬영 하는데 공포감이 몰려왔다. 그때는 하루하루가 전장 같았다. 아침마다 유서를 써놓고 학교에 갔을 정도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참 끔찍했는데 열정적이었다. 의식도 강했고. - 이번 영화는 유독 소문이 많았다. 제작사 대표가 청와대에 불려 갔다 등등. 외압은 정말 없었나. ▲정치적인 위험과 논란은 어느 정도 생각하고 벌인 일이다. 그래도 한번은 하고 싶었던 이야기다. ‘정치인 노무현’의 전기영화를 만드는 것도 아니고 ‘인간 노무현’의 어느 한 시절을 동기화한 건데 이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했다. 소문은 많았지만, 외압은 없었다. -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또 허구인가. ▲상업계 고등학교를 나와서 고시 공부를 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워 막노동을 한 것은 사실이다. 밥값을 내지 않고 도망갔던 일화는 실제에 근거한 것이지만 부림사건에 국밥집 아들이 연루됐었던 건 아니다. 변호사로 돈을 벌어 아파트로 이사 간 것도 맞다. 그 집이 막노동하며 직접 지은 집이 아니었던 거지. 그런 식으로 사실과 허구를 섞었다. - 총 제작비 75억 원에 입장권 매출이 약 700억 원. 제작비의 10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수익도 상당할 것 같은데.▲그런 만큼 많이 나눌 생각이다. 이번 영화 만들며 고마웠던 사람들이 많다. ‘변호인’이 설 연휴 지나 2월 중순까지는 극장에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상반기 내내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 - 기록 경신 이야기도 나온다. 흥행 어디까지 기대하나. ▲언제부턴가 ‘아바타’ ‘괴물’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욕심은 없다. 지금까지만도 충분히 감사하다. 1000만 영화 가운데 ‘변호인’처럼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 작품은 없었다. 관객 수보다 그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싶다. - ‘변호인’ 흥행 요인 어디에 있다고 보나. ▲영화를 보는 사람마다 다른 느낌을 받는다. 40~50대 80학번들은 기시감을, 30대 90학번은 그 당시 사회 분위기를 알 것 같은 느낌으로. 10~20대는 당시 시대상보다는 영화적인 재미에 더 끌리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사람들이 그만큼 외로웠던 게 아닌가, 그래서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었던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그런 마음이 모여 1000만이라는 숫자를 만들었다. - ‘살인의 추억’부터 ‘변호인’까지. 최 대표의 영화인생에서 배우 송강호를 떼어놓고 생각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10년 우정이 궁금한데. ▲성공의 길을 같이 걸어왔다. ‘살인의 추억’ 투자를 담당하며 연을 맺었고 ‘효자동 이발사’로 친구가 됐다. 이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하면서 조금 더 편하게 서로의 이름을 부르게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거리가 있었는데 이번 영화 ‘변호인’을 하며 ‘절친’이 됐다.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송강호가 맡은 역할은 ‘이상한 놈’이었다. 실제로는 어떤가. ▲물론 ‘너무나 좋은 놈’이다.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식견, 철학, 삶의 태도 등이 볼수록 놀랍다. 그런 훌륭한 배우를 친구로 뒀다는 게 자랑스럽다. 물론 일반인의 삶의 태도로 보면 과하게 민감한 점 등이 이상해 보일 순 있다. 예술적 열정 때문에 자기 귀를 자른 빈센트 반 고흐를 보면서 사람들이 이상하다고 하기보단 그의 예술적 고뇌를 이해하려고 드는 것처럼 그의 예술인으로서의 가치를 알게 되면 ‘그게 왜 문제가 되지?’ 싶어진다. 송강호는 국민이 귀하게 여겨야 하는, 존중받아야 할 예인이다. - 10여 년간 수많은 영화에 투자하고 또 제작했다. 영화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 옛날 장터 주막 툇마루에 걸터앉아 주고받던 막걸리 한 잔 같은 것? 주머니에 동전 한 잎만 있으면 먹을 수 있었던 국밥 한 그릇도 떠오른다. 영화는 싸구려 문화다. 저렴하게 감정을 나누고 마음의 허기를 채우는데 영화만 한 게 없다. ◇최재원 대표는..1967년생. 고려대학교 농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했다. 한국산업증권을 거쳐 무한기술투자에서 영화 부문 투자를 진행하며 처음으로 영화와 연을 맺었다. 2000년 투자사 아이픽쳐스를 설립했으며, 2005년 아이픽쳐스를 인수한 바른손의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아이픽쳐스와 바른손에서 영화 ‘장화, 홍련’ ‘고양이를 부탁해’ ‘결혼은 미친 짓이다’ ‘살인의 추억’ ‘효자동 이발사’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등 40여 편의 투자와 제작에 관여했다. 2009년부터 1년간 영화투자배급사 뉴(NEW)의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2010년 5월 영화제작사 위더스필름을 설립, 이재용 감독의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를 만들었다. ‘변호인’이 위더스필름의 두 번째 작품이다.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가 이데일리 스타in과의 인터뷰에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송강호 포스터가 담긴 액자를 들고 추억을 되새기며 웃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관련기사 ◀☞ [변호인 1000만①]韓영화 9번째 골든벨..'변호인'이 남긴 것☞ [변호인 1000만②]"송강호에 관객까지 모두가 함께 만든 기적"☞ [변호인 1000만④]기록으로 살펴본 '천만영화 기네스!'☞ 盧 대통령 묘에 놓인 '변호인' 티켓 한 장☞ [굿모닝이데일리]2000만 한국인이 사랑한 배우 송강호
- [한근태의 샐러리맨 성공학]같이 나이 들어 간다는 것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수년 전 서울대 경제과 출신 한 분이 전화를 했다. “졸업 30주년을 기념해서 부부동반으로 제주도를 가려는데 와서 `중년예찬`이란 제목으로 강의를 해 줄 수 있냐”는 내용이었다. 여러 가지로 끌렸다. 일단 동기라는 사실이 반가웠다. 나는 서울 공대 75학번 그들은 경제과 75학번이다. 우리 때 공대는 자연계열로 입학을 했고 경제과는 사회계열로 입학을 했다. 같은 시대를 살아온 동기들의 삶이 궁금했다.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반가웠다. 고교 동기도 있고, 이런 저런 인연으로 아는 사람도 몇몇 있었다. 그들의 근황도 궁금했고 여러 얘기도 나누고 싶었다. 제주도 올레길을 걷는다는 것도 맘에 들었다. 부부동반이란 것도 좋았다. 큰딸은 입만 열면 “아빠 혼자 좋은데 다니고 맛난 것 먹고”라며 불평을 늘어놓는데 이번 기회에 만회를 하고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환상적이었다. 참 재미있었다. 50대 중반 아저씨들이 그렇게 낄낄거리면서 유치하지만 재미있게 놀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뚜렷이 뭘 한 것은 없다. 뚜렷이 뭘 해서 좋은 게 아니고 예전의 전우들과 30년만에 제주도에서 다시 뭉쳤다는 사실이 그들의 마음을 뛰게 했을 것이다. 그 안에는 잘 나고 못 나고도 없었다. 높고 낮음도 없었다. 부와 가난도 없었다. 그냥 경제과 학생으로 돌아왔을 뿐이다. 그들은 아무리 높게 봐줘도 군대를 마치고 복학한 복학생 수준이었다. 서로를 대하는 것도 대화 내용도 그랬다. 한 사람씩 나와서 스피치를 했는데 이런 식이다. “경제과 최초로 민선 과대표로 뽑힌 누구입니다.” 사람들은 포복절도했다. 다른 사람이 시비를 붙는다. “아니 어떻게 그런 식으로 역사를 왜곡할 수 있느냐, 알고 보면 내가 투표로 뽑은 최초다.” 건배사 하나에도 배울 게 있었다. 이런 식이다. “예전엔 하면 된다였는데 얼마 전부터는 되면 한다로 바꿨습니다.” 사람들은 뒤집어졌다. 해당화란 건배사도 재미있었다. 남편이 “해당화, 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부인이 “해당화, 해가 갈수록 당신만 보면 화가 나”라고 답했답니다. 빙초산이란 별명을 가진 분의 스피치도 재미있었다. 분위기를 썰렁하게 한다고 붙인 별명이었다. 별명대로 분위기는 조금 썰렁하게 했지만 그런 별명을 지은 사람들의 재치가 돋보였다. 사람들 하나하나가 역사라는 생각도 했다. 교수도 있고 대기업 사장도 있었다. 공대를 나와 다시 경제과를 다닌 분도 있고, 영화를 만드는 분, 중국에서 옷 사업을 하는 분, 고위 공무원을 하다 지금은 다른 일은 하는 분도 있었다. 기업을 운영하다 이를 매각하고 박사과정을 공부하는 분도 있었다. 정말 다양한 삶이었다.젊어서는 나 외에 다른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저 내 인생만 힘들고 내 인생만 중요하단 생각을 했다. 잘 아는 것 같지만 사실 친구나 동기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기껏해야 고등학교를 어디 나왔는지, 어느 직장을 다녔는지 정도를 아는 정도였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아이들도 어느 정도 키우고, 먹고 사는 문제로부터 조금 풀려나니까 다른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만 소중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소중하다,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더 힘들 수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 삶에 관심이 갖게 되었다. 그들과의 여행을 통해 다른 사람을 좀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지애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사람들이 한국사회를 지탱하는구나 하는 뿌듯함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보면 여행은 경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