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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본부장, 르노에 '전기차 생산시설' 韓투자 요청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이 네덜란드와 프랑스를 방문해 주요 기업들과 대(對)한국 투자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3일 밝혔다.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가운데)이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빌라 가브리엘에서 브루노 뱅상(Bruno Vincent) 르노 국제협력부사장(왼쪽), 스테판 드블레즈(Stephane Deblaise) 르노코리아 사장(오른쪽)과 면담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정 본부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참석에 앞서 지난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를 찾아 글로벌 그린바이오기업 A사의 한국 투자 문제를 논의했다. A사는 지난 1일 한국에 곤충 단백질 생산시설 투자를 신고했다.정 본부장은 “한국의 그린바이오 산업이 미래 성장산업이 되는데 A사와의 투자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역 일자리 창출과 수출을 통해 한국 경제에도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본부장은 네덜란드의 미래차·항공 기업 경영진 등과도 면담을 가졌다. 정 본부장은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NXP, 르노, 에어버스, OP모빌리티, 탈레스, 소이텍 등 프랑스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 그간의 대한국 투자 등을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르노는 지난해 11월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의 하이브리드차 생산라인 전환 투자 신고를 했고, OP모빌리티는 2021년 11월 수소차 연료탱크 생산시설 투자 신고한 바 있다.정 본부장은 NXP와 르노 경영진에게 각각 차량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 전기차 생산시설 등의 투자를 요청했다.이와 함께 정 본부장은 파리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인들을 만나 올해 여름 개최되는 파리 올림픽을 계기로 한 기업별 마케팅 전략과 기관별 수출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정부는 파리 올림픽과 맞물려 통합한국관을 구축하고, 한류와 연계한 기업 마케팅 지원, K팝 연계 수출 상담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정 본부장은 “파리 올림픽은 한국의 기업과 브랜드를 확실히 노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가전, 자동차, 화장품, 식품 등 한국 프리미엄 소비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민관이 원팀으로 총력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 하이브, 1분기 영업익 144억원… 전년비 72.6% 뚝
-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하이브(352820)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3609억원, 영업이익이 144억원을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1% 감소, 영업이익은 72.6% 감소했다. 1분기에 투어스와 아일릿이 연이어 데뷔하면서 초기 비용이 대거 발생했지만, 각각 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선배 아티스트들의 휴식기 영향을 상쇄했다고 하이브 측은 전했다.1분기에는 상대적으로 신보 발매가 적었지만, 꾸준한 매출을 발생시키는 음원 덕분에 안정적인 실적을 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덕분에 1분기 하이브의 음반원 매출 중 음원의 비중은 약 50%까지 상승했다. 음반원과 공연, 광고·출연과 같은 직접 참여형 매출액은 2170억원으로 1분기 매출의 약 60%를 차지했다. 직접 참여형 가운데서는 세븐틴과 엔하이픈, &TEAM의 공연이 큰 기여를 했다.MD 및 라이선싱, 콘텐츠, 팬클럽 등 간접 참여형 매출액은 1439억원으로 약 40%의 비중을 보였다. 하이브와 CJ ENM 산하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이 공동 투자한 ‘나나투어 with 세븐틴’과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투어MD가 1분기 간접 참여형 매출에 기여했다.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기존 아티스트들의 활동 공백과 신인 그룹의 데뷔 관련 초기 비용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525억원) 대비 72.6% 감소한 144억원을 기록했다. 기존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적은 상황에서도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익 기초체력이 개선됐기에 가능했다고 하이브 측은 밝혔다.하이브는 2분기부터 아티스트들이 대거 활동을 재개하고, 월드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4월 세븐틴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보이넥스트도어가 컴백했으며 엔하이픈, 뉴진스도 컴백을 앞두고 있다. 방탄소년단 멤버 진은 6월 중순 병역 의무를 마친다.기존 아티스트 컴백과 신규 아티스트 데뷔로 올해 신보 발매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팬과의 접점도 확대된다. 지난해에는 8개 아티스트 그룹이 128회의 콘서트와 팬미팅을 진행했으나, 올해는 10개 팀이 약 160회의 투어와 팬미팅을 계획하고 있다.하이브는 K팝의 글로벌 대중성 강화에도 보다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기존의 멀티레이블 시스템에 더해 올해부터 현지 문화와 특성을 반영한 IP 개발을 강화하는 ‘멀티 홈·멀티 장르’ 전략도 추진한다. 일본, 미국, 라틴을 중심으로 현지 문화와 특성을 반영한 IP를 개발해 현지에서의 주도적 사업자 위상을 확보하고, K팝에 익숙하지 않은 팬들을 하이브 생태계로 유입시키는 전략이다.하이브는 “K팝 방법론을 팝의 본고장 미국에 이식하려는 시도의 첫 번째 결과물 캣츠아이 또한 멀티 홈·멀티 장르 전략의 일환”이라며 “캣츠아이는 올여름 미국 현지에서 데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디즈니코리아, 신세계百과 ‘토이 스토리·타이니탄’ 팝업스토어 오픈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이하 디즈니코리아)는 신세계백화점과 파트너십을 맺고, 하이브(HYBE)와 협업으로 탄생한 ‘토이 스토리 | 타이니탄’ 캐릭터를 활용해 한정판 아이템 출시 및 팝업스토어 오픈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다고 2일 밝혔다.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가 신세계백화점과 파트너십을 맺고, 하이브(HYBE)와 협업으로 탄생한 ‘토이 스토리 | 타이니탄’ 캐릭터를 활용해 한정판 아이템 출시 및 팝업스토어 오픈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다.(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DISNEY) 디즈니코리아는 풍부한 스토리와 콘텐츠로 소비자 일상에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지난 30여 년간 스튜디오, 소비재, 게임, 스트리밍 사업, 미디어 네트워크 사업 등 다방면에서 국내 주요 파트너 및 크리에이터와 협력해오고 있다. 특히, 이번 하이브와의 협업은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애니메이션과 대표 K-팝 아티스트 IP가 선보인 콜라보로, 지난달 3일 위버스 샵(Weverse Shop)을 통해 첫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피규어, 펜 등 일부 품목이 빠르게 품절되는 등 전 세계 팬과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디즈니·픽사의 <토이 스토리(Toy Story)> 시리즈는 뛰어난 애니메이션 기술과 감동을 선사하는 뛰어난 스토리텔링, 각 캐릭터들의 매력을 살린 디테일한 묘사로 1995년 첫 영화가 개봉 이래 지금까지 스핀오프 영화 및 시리즈, 소비재, 게임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들을 만나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랜차이즈로 ‘토이 스토리 | 타이니탄’ 캐릭터는 디즈니·픽사 팬들에게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이에 디즈니코리아는 하이브, 신세계백화점과 함께 오늘부터 2일까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5월 24일부터 6월 6일까지 센텀시티점에서 ‘토이 스토리 | 타이니탄’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고 국내 소비자들과 팬들이 이 독보적인 캐릭터를 보다 가까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팝업스토어에서는 23개 브랜드와 협업해 의류, 완구, 라이프스타일, 주얼리 등을 포함한 제품 총 55종을 만나볼 수 있으며, 트립웨어 브랜드 ‘로우로우’, 여성 패션 브랜드 ‘로서울’, 뷰티 브랜드 ‘라카’, 주얼리 브랜드 ‘스톤헨지’, 뷰티 전문 편집숍 ‘시코르’ 등 MZ 세대가 주목하는 브랜드가 대거 참여한다. 또한 여심을 공략하는 패션?뷰티 아이템뿐만 아니라 런치 박스, 컵 등 라이프스타일 제품, 골프공 등 스포츠용품, 아이를 위한 스쿠터와 스케이트보드 등 키즈용품, 핸드폰 케이스, 키 링 등 굿즈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갖췄다.또한, 협업에 참여하는 각 브랜드와 시코르 매장에서도 6월 말까지 한정판 아이템을 만나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SSG닷컴에서 5월 6일부터 12일까지 7일간 ‘토이 스토리 | 타이니탄’ 캐릭터 특별 기획전이 열리며, 시코르 홈페이지와 각 브랜드 자사 몰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 유나이트, 한강공원서 다짐한 음방 1위…라이머도 지켜본 공개 쇼케이스[종합]
-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보이그룹 유나이트(YOUNITE·은호, 스티브, 현승, 은상, 형석, 우노, DEY, 경문, 시온)의 등장에 한강공원이 들썩였다. 이색 쇼케이스로 컴백을 알린 이들은 새 앨범 ‘어나더’(ANOTHER)로 데뷔 후 첫 1위 트로피를 품겠다는 각오로 활동에 나선다.유나이트는 1일 오후 4시 반포한강공원 수변무대에서 반포 한강공원 수변 무대에서 6번째 미니앨범 ‘어나더’(ANOTHER) 공개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사전에 초대한 팬 200여명과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유나이트의 컴백 무대를 지켜봤다.이날 멤버들은 “컴백 쇼케이스를 야외에서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한강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곳에서 쇼케이스를 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어나더’는 유나이트가 선보이는 6번째 미니앨범이자 7개월 만의 신보다. 타이틀곡 ‘기킨’(GEEKIN)을 비롯해 ‘하우 위 두’(How We Do), ‘포코 로코’(Poco Loco), ‘원+원’(ONE+WON), ‘OMH’ 등을 수록했다. 힙합 트랙들 위주로 앨범을 채웠다는 점이 특징이다.유나이트는 앨범명 ‘어나더’에 대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주로 청량한 콘셉트을 선보였는데 이번 앨범 콘셉트는 힙하다. 연습생 때로 돌아간 느낌도 든다”면서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열심히 준비한 것들을 보여드리자는 각오”라고 밝혔다.유나이트는 이날 타이틀곡 ‘기킨’ 무대를 최초 공개해 팬들과 시민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멤버들은 “‘기킨’은 유나이트만의 자유롭고 힙한 무대를 다이나믹하게 표현해봤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이어 이들은 앵콜 무대까지 펼치며 총 5곡의 무대로 실력과 매력을 뽐냈다. 무대 아래까지 내려와 노래하는 팬 서비스가 돋보였다. 쇼케이스 이후 대기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멤버들은 “버스킹 경험이 많은 만큼, 떨리기보단 설레는 마음으로 임한 쇼케이스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유나이트는 “팬들과 함께 추억을 쌓고, 예쁜 사진을 남기면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어 좋다”고 입을 모았다.활동 목표를 묻는 말에는 “타이틀곡 안무에 복싱 선수를 연상케 하는 동작이 있기도 하고, 가사에서 ‘타이슨’이 언급되기도 하는 만큼 모두를 K.O 시키고 음악방송 1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당차게 답했다.브랜뉴뮤직 수장 라이머는 현장을 직접 찾아 유나이트 멤버들에게 힘을 실었다. 라이머는 “중소 K팝 기획사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이지 않나. 이 가운데 어떤 방향성으로 앨범을 만들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심 끝 브랜뉴뮤직이 가장 잘하는 힙합 DNA를 바탕으로 앨범을 제작하게 된 것”이라면서 “앨범을 들어보시면 여타 K팝 그룹들의 음악과 결이 다른 힙합 앨범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한강공원에서 힘차게 컴백을 알린 유나이트는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악플랫폼을 통해 신보 전곡 음원을 발매한다.
- 거기서 거기 '공장형 아이돌'… J팝 꼴 날라
- 뉴진스(오른쪽)과 아일릿(사진=어도어·빌리프랩)[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김현식 기자] “일본 J팝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K팝의 다양화에 힘써야 할 때입니다.”K팝의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부작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K팝 산업 규모는 대폭 성장한 반면 콘텐츠 획일화로 인한 경쟁력 악화는 갈수록 우려되는 수준이다. 얼마 전 불거진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갈등은 그동안 곪을대로 곪은 상처가 터진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두 회사의 갈등은 어도어 소속 그룹인 뉴진스의 콘텐츠를 같은 하이브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 그룹 아일릿이 카피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차별화된 색깔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하이브 멀티레이블 도입 의도와는 정반대의 결과다. 일각에선 K팝이 대중성을 지나치게 좇다 보면 한순간에 몰락한 일본 J팝의 사례를 답습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심희철 동아방송예술대학 엔터테인먼트경영과 교수는 “‘K팝’의 ‘팝’이 대중적이라는 의미를 일부 내포하고 있지만 너무 대중적인 요소만 좇다 보면 트렌드가 바뀔 때 경쟁력을 한순간에 잃어버릴 수 있다”며 “획일화된 음악으로 경쟁력을 잃은 J팝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진정한 ‘멀티레이블’, ‘멀티프로덕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차별화 추구한 멀티레이블… 획일화 가속화 원인국내 1등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는 2019년 매출액 5872억원에서 2023년 2조1780억원으로 4배가량 성장했다. 대기업 지정을 앞뒀을 정도로 급성장을 이뤘다. 이는 다수의 레이블을 산하에 두고 운영하는 ‘멀티레이블 시스템’을 통해 이뤄낸 성과다. 멀티레이블 시스템은 특정 아티스트·레이블의 의존도를 줄이고 각 레이블을 독립적으로 운영해 레이블 간 경쟁과 협력을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설계했다. 이에 하이브는 산하에 방탄소년단이 소속된 빅히트 뮤직을 필두로 플레디스, 어도어, 쏘스뮤직, 빌리프랩, KOZ엔터테인먼트 등 국내에만 6개 레이블을 보유 중이다.하이브는 이렇게 구축한 멀티레이블 시스템을 통해 그룹 방탄소년단을 잇는 차세대 K팝 스타를 꾸준히 육성해왔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와 앨범차트를 동시에 석권한 그룹 뉴진스를 비롯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르세라핌 등이 국내를 넘어 미국, 일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각 레이블이 서로 경쟁하면서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낸 결과다.동시에 K팝 획일화 우려도 지속적으로 나왔다. 이번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논란은 이같은 우려가 공론화 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엔터업계를 선도하는 ‘1등 기업’ 하이브에서 발생한 일이란 점에서 이번 사태를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 앞서 민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허울 좋게 멀티레이블을 이야기하면서 왜 개성을 안 살리냐”며 “뉴진스를 베끼면 누구나 다 뉴진스가 되고, 장기적으로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다.이른바 K팝 공장화에 대한 지적이다. K팝이 인기 있는 스타일에 쉽게 편승하고, 빠른 수익화를 위해 아이돌 위주의 음악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공장형 아이돌 양산’에 대한 우려가 짙다. 몇 해 전부터 대중성을 잡기 위해 ‘이지 리스닝’(듣기 편안한 음악) 음악이 주를 이루고 있고,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영어곡을 발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오디션 프로그램도 K팝 공장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비슷한 결을 가진 심사위원들이 ‘새로운 아티스트 발굴’보단 ‘대중 눈높이’에 맞는 가수를 선발하다 보니 결국 사람도 음악도 다 똑같아지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팝 시장이 변화하는 모습 가운데 일어나는 한 단면 같다”며 “다양한 음악을 요구하는 대중에 부응하는 멀티레이블 체제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의 유사성 등을 고민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랜덤 포토카드·밀어내기 등 상술도 도마 위반면 미국은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해 올리비아 로드리고, 빅토리아 모네 등 매년 굵직한 스타가 탄생하고 있다. 이들 모두 각자 곡을 쓰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싱어송라이터다. 덕분에 음악은 더욱 차별화되고,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며 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K팝도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대중적인 아이돌뿐 아니라 다양한 아티스트를 동시에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미국은 소위 말하는 ‘흙수저’ 아티스트들이 다양하게 나오고, 그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 시스템이 아티스트를 뒷받침해 주는 스타일인데, 우리나라는 처음부터 기획사 중심의 기획형으로 가다 보니 생기는 문제”라며 “다양한 음악과 아티스트가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랜덤 포토카드 판매’와 일명 ‘밀어내기’ 문제도 K팝 음반시장의 고질적인 병폐다. 실제로 K팝 기획사들은 랜덤 포토카드를 아이돌 그룹 앨범에 끼워 넣어 팬들이 좋아하는 멤버의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음반을 중복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포토카드만 간직하고 음반을 버리는 행위, 이른바 ‘앨범깡’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음반 밀어내기’의 경우 음반 판매처가 기획사와 모의해 초동 판매량(발매 후 일주일 간의 판매량) 물량을 끌어안은 뒤 추후 진행하는 팬 사인회 등을 통해 해당 물량을 털어내는 방식을 뜻한다. 음반 시장이 급성장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생겨난 관행이다. ‘음반 밀어내기’는 업계에 입지를 다지려는 신생 판매처들과 인기 척도로 통하는 초동 판매량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기획사들의 니즈(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은밀히 자리 잡았다.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이 비주얼과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선 인정받고 있지만 예술적 설득력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 문화적 질서가 비정상적이라는 사실이 공론화되어 K팝 전성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각 기획사들이 세계적 위상에 걸맞은 모범적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