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산업에도 한류 바람분다…케이러닝(K-Learning)

케이팝·케이뷰티에 이어 케이러닝 바람 불어
가장 큰 원인은 국내 교육인구 감소 및 사교육 시장 감소
영어 교육·원서부터 수학 교육 수출까지
현지 상황 고려 못 해 실패 맛보기도
  • 등록 2016-06-03 오전 6:00:00

    수정 2016-06-03 오전 10:51:59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케이팝(K-Pop)·케이뷰티(K-Beauty)에 이어 국내 교육업계가 해외 진출을 통해 케이러닝(K-Learning)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한국 교육·출판 업체들이 포화상태인 국내 교육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잇단 도전장을 들이밀면서 일고 있는 현상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초중고 전체 학생 수는 2013년 648만명, 2014년 628만명, 2015년 604만명 등 매년 감소세다. 사교육 수요가 가장 큰 수능 응시자 수도 지난 2014년 60만명에서 지난해에는 59만명으로 줄었다. 2023학년도에는 약 40만 명으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교육비도 2009년 21조6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17조8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YBM넷이 일본에 수출한 ‘YBM잉글루’(일본명 ‘렙톤’) 교육 현장. 사진=YBM넷
◇영어교육(출판)업계, 해외진출 돋보여

케이러닝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는 일본 시장에 진출한 영어교육학원인 ‘YBM잉글루’가 손꼽힌다.

YBM넷은 자사의 초·중등 영어교육학원인 YBM잉글루 프로그램을 지난 2008년 일본 교육업체 ‘에반’사와 라이선스 계약으로 수출했다. 일본에서 ‘렙톤’(Lepton)이란 이름으로 운영되는 YBM잉글루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학원수는 지나 2013년 420개에서 2016년 5월 기준 910개로 가파르게 늘었다.

렙톤은 지난해 매출 50억원을 올렸고 YBM넷은 로열티 수입으로만 11억원을 벌어들였다. YBM넷 관계자는 “2008년 당시 일본에는 자기주도학습 형태의 학원이 없었다”며 “시장을 선점한 것이 주효한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교육 교재를 수출하는 출판 업체도 있다. 특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습자 대상 영어교육 교재를 뜻하는 ELT(English Language Teaching) 부문에서 국내 업체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2011년 웅진그룹에 인수된 영어교재전문업체인 웅진컴퍼스(구 컴퍼스미디어)는 지난해 총매출 110억원 중 36억원을 ELT 교재 수출로 벌어들였다. 아시아·아프리카 지역 등 40여개 수출국 중 대만이 6억5천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태국이 5억8천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김정환 웅진컴퍼스 팀장은 “세계수준의 콘텐츠 경쟁력 확보 노력”에 더해 “아랍권 국가 수출교재는 그 지역의 금기사항을 제외하는 등 현지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능률교육(053290)은 지난 2008년 자사의 ELT 교재 브랜드인 ‘엔이 빌드앤그로우’(NE Build & Grow)를 출시했다. 능률교육은 이 브랜드 교재를 2009년 대만에 4000부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멕시코·태국·이집트 등 15국에 매년 25만부 이상 판매하고 있다. 능률교육의 해외 매출 부분도 2013년 10억원에서 2014년 11억원, 지난해 13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대교가 중국 상하이에 운영 중인 공부방 ‘아이레벨 러닝센터’. 사진=대교
◇케이러닝은 ‘공부방’과 ‘교육 콘텐츠’ 진출이 주도

최근 해외 진출은 ‘공부방’(러닝센터, Learning Center)과 ‘교육 콘텐츠’ 수출이 주를 이룬다. 공부방은 학원과 독서실의 중간 형태로 학생이 학원처럼 외부 공간에 와 준비된 프로그램으로 자기주도학습을 하고 공부방 선생에게 관리 및 도움을 받는 구조다. 교육 콘텐츠 수출은 국내 학원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시키는 게 아니라 수업 교재·방식 등을 현지화해 수출하는 것이다.

이들 모델이 대세를 이루는 이유는 국가마다 특성이 다른 교육 시스템에 한국식 교육을 그대로 주입하기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현지 사정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은 해외 진출은 좋지 않은 결과를 낳기도 했다.

대표적 사례로 대입 수능교육 업체인 이투스교육은 지난 2010년 인도에 해외법인을 설립했다. 현지 강사를 영입해 온라인 강좌를 열었지만 인도의 열악한 인터넷 환경을 고려치 못해 쓴맛을 봤다. 이후 이투스는 방향을 바꿔 오프라인 공부방에 자체 서버를 돌려 온라인 강좌 수강이 가능한 모델인 ‘스마트러닝 센터’(SLC, Smart Learning Center)를 착안해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현재 7개의 공부방 숫자도 올해 17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육 사업은 일종의 평판 사업이라며 해외에 진출해 손익분기점을 넘기 위해서 적지 않은 시간 투자가 필요해 말처럼은 쉬운 도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교(019680)는 이미 1991년부터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수출했지만 케이러닝 형태라기보다는 교포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정도였다. 이후 교포 시장의 한계 등을 절감한 대교는 2009년부터 말레이시아·인도 등 현지인 대상 러닝센터(공부방)모델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중국에 진출하고 올해 2호점을 설립했다.

최근에는 콘텐츠를 앞세워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영어교육 업체인 청담러닝(096240)은 지난해 자사의 영어 교육 콘텐츠를 활용해 베트남 방과 후 학교와 미얀마 스마트러닝(태블릿PC를 이용한 교육 콘텐츠) 분야 등에 진출했다. 사고력 수학교육 업체인 씨엠에스에듀(225330)는 중국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오는 9월 유아용 사고력 수학 콘텐츠의 중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케이러닝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수출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장수정 한림대 교수는 “현재 해외진출 국내 교육 기업은 SAT처럼 글로벌로 통용되는 교육시스템을 수출하는 게 아니다”며 “나라마다 학습 환경과 교육·문화적 차이를 극복해야 성공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육·출판업체 해외 진출 현황. 자료=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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