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전 차장은 지난 1997년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으로 발령받으며 처음 사법행정에 발을 디뎠다. 당시는 법원 내부에서 구속영장 남발에 대한 반성으로 새로운 제도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던 시기였다.
임 전 차장은 다른 두 명의 송무심의관과 새 제도에 대한 연구 실무를 맡아 지금의 영장실질심사제(구속 전 피의자심문) 도입에 큰 공헌을 했다. 검찰과 변호사 업계의 반대 속에 도입된 영장실질심사제는 구속률을 크게 낮추는데 일조하면서 성공적인 제도로 정착했다.
수원지법 수석부장→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 엘리트 코스
임 전 차장은 법원 내부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법원 내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는 2004년 사법연수원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심의관과 등기호적국장으로 근무했다. 고법부장 승진 후에는 수원지법 수석부장(2011년)과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2012년)으로 근무하며 사법행정을 담당했다. 전국 최대 법원들로 꼽히는 곳이다.
|
그는 이 과정에서 심의관들에게 대관과 관련한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 이렇게 작성된 보고서엔 청와대, 국회, 법조계 안팎의 동향과 설득 방안이 담겨있다. 설득 방안엔 재판과 관련한 내용도 상당수였다. 임 전 차장은 기조실장으로 근무하며 양 전 대법원장의 신임을 얻어 마침내 2015년 8월 법원행정처 차장이 됐다.
전임 강형주 양승태 눈 밖에 나 대법관 탈락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임 전 차장 전임이었던 차장 4명 중 3명(김용덕·고영한·권순일)도 대법관이 됐다. 임 전 차장 직전 전임이었던 강형주 전 서울중앙지법원장의 경우 대법관후보자추천위원회의 최종 3인에 이름을 올렸으나 양 전 대법원장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강 전 원장 후임으로 차장에 오른 임 전 처장은 기조실장 시절 업무 스타일을 유지하며 정치인의 재판 관련 내용, 법원 안팎 비판세력 대응방안 등의 온갖 탈법적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결국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해 5월 법원을 떠났다. 한 고위직 판사는 “대법관을 꿈꾸던 임 전 차장이 강 전 원장이 양 전 대법원장 눈밖에 나는 모습을 보고 무리를 하다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