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 통해 본 '완벽 향한 열망'…'恨'과 맞닿아 있죠"

국립극단 '사랑Ⅱ' 작가 겸 연출 박본
한국계 독일인 국립극단과 첫 협업
K엔터산업과 이무기 신화 접목해
"내 근원인 한국 이야기하고 싶었다"
  • 등록 2021-06-29 오전 6:00:00

    수정 2021-06-29 오전 6:0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사랑 다음은 사랑Ⅱ, 그 후속편! 사랑이지만 더 좋은 거야~.”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사랑Ⅱ’는 아이돌 그룹 ‘슈퍼 한(恨)’의 데뷔곡으로 막을 연다. 연극 제목과 같은 노래 ‘사랑Ⅱ’는 ‘사랑의 후속편은 결점 없는 완벽한 사랑’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립극단 연극 ‘사랑Ⅱ’의 극작과 연출을 맡은 한국계 독일 작가 박본(사진=국립극단)
이번 작품은 한국계 독일 극작가 박본(34)이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 2017년 김정은, 도널드 트럼프 등을 색다르게 재해석한 연극 ‘으르렁대는 은하수’로 베를린연극제 희곡 부문을 수상하며 독일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젊은 극작가다. 국립극단과 협업한 신작 ‘사랑Ⅱ’에서는 ‘한국에 뿌리를 둔 젊은 독일 예술가’의 시선으로 한국사회의 이면을 무대에 올린다.

무엇보다 작품은 최근 해외서도 인기인 K팝, K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를 소재로 다뤄 눈길을 끈다. 박본 작가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내 근원과 같은 나라인 한국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특히 K팝과 K드라마는 최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에 소재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박본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아이돌로 대표되는 한국 연예 산업, 여기에 천년(극중 설정은 1만년)을 수행하면 용이 된다는 이무기신화를 독특한 상상력으로 엮는다. 아이돌이 되고자 했으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룡(박소연 분), 현무(강현우 분), 주작(이유진 분)이 ‘지구의 핵’에서 완벽한 아이돌이 될 네 번째 멤버 ‘이무기 짱’(김예림 분)을 키우는 과정이 아이돌 연습생의 성장 과정처럼 펼쳐진다.

박본 작가가 주목한 것은 한국사회 속 ‘완벽함’이다. 그는 “K팝과 K드라마를 통해 본 한국사회의 본질은 ‘완벽함에 대한 열망’이었다”며 “특히 작품 리서치 과정에서 하루 15시간 이상 훈련하는 연습생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이러한 생각이 더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국립극단 연극 ‘사랑Ⅱ’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
그렇다고 작품이 한국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박본 작가는 “모두가 완벽해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점이 흥미롭다”고 밝혔다. 이번 작업을 통해 한국 특유의 한(恨)의 정서를 알게 된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는 “내가 작업하며 추구해온 감정과도 맞닿아 있었다”고 말했다.

박본 작가는 K컬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맨틱 코미디 속에 액션과 정치적 함의까지 담아낸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코미디와 스릴러가 공존하는 영화 ‘기생충’ 등을 언급하며 “K컬처는 한 작품 안에서도 여러 가지 변화가 존재해 다른 국가의 팬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국립극단과의 첫 작업에 대해서는 “행복이자 축복이었다”며 기쁨을 나타냈다. 그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나 자신과 한국 사회, 그리고 유럽과의 정서적인 차이까지 작품에 녹여낼 수 있어 좋았다”며 “또 다른 작업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전했다. 공연은 다음달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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