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청년 취업난, 융합기술에 답있다

  • 등록 2016-08-22 오전 6:40:00

    수정 2016-08-22 오전 6:40:00

얼마 전 역사학자인 벗이 자신의 성업이 담긴 저서를 보내 왔다. 공학을 전공한 필자에게 여말 선초의 사회적 변화를 교훈 삼으라는 의미였으리라. ‘이색의 삶과 생각’ 속에서 요즘 같은 급변의 시대에는 결단의 시간에 기다림이 길지 않음을 깨닫는다. 문득 한 달여 전 벗과 함께 했던 모임이 겹쳐진다.

“역사에는 평화롭지만 평범한 시대가 있고, 어렵지만 창조적인 시대가 있다.” 고려 말 문명전환과 혁명에 대한 연구로 저명한 정치학자 선배의 말씀이었다.

오늘 우리의 현실은 지난하다, 특히 우리 청년세대의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고민해온 필자로서는 어려울수록 창조적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사명으로 어깨가 무겁다.

여말선초의 변혁기는 조선의 창건으로 이어졌고 시대의 사명을 제대로 읽지 못한 보수주의자들은 변화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했다. 18세기 실학파의 개혁과 변화, 그리고 그 좌절과 국운의 몰락도 다르지 않다.

오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국제정세, 남북관계 등 복잡한 주변상황과 더불어 산업의 패러다임과 과학기술의 변화도 거대한 파도처럼 몰려오고 있다.

목전의 과제중 하나가 필자가 늘 강조해온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물결로 밀어닥칠 일자리와 기술교육훈련의 급격한 변화이다. 전 구글 무인자동차 개발 책임자인 세바스천 스런은 인류가 역사적으로 맞이해온 기술의 진보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를 예고한다.

가까운 미래에 교육과 학습, 그리고 직업의 패러다임은 혁명적인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기계와 인간 간 직무영역의 경계가 무너지는 사회에서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우리는 두 배 더 똑똑해지고 두 배 더 풍부한 경험을 가져올 것이다. 만약 이러한 현실에서 현재와 같은 고용 모델을 고집한다면 변화에 낙오할 것이 분명하다.

필자는 우리가 이러한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올해부터 폴리텍대학 융합기술교육원을 개원해 운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인문계열 전공이라는 점이 큰 강점이 될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학생이 폴리텍대학 융합기술교육원에서 열린 고용부장관과의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융합기술교육원은 고학력임에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신산업 유망 직종의 직업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지금 임베디드시스템 학과에서 10개월 과정의 스마트팩토리 분야 기술을 배우고 있다. 전통기술인 제조업에 소프트웨어기술을 접목해 똑똑한 생산시스템 즉, 스마트팩토리를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친다. 이곳에서 공부하고 있는 전체 70여명의 학생 둘 중 하나가 인문계열 전공자다. 그들의 창의성을 살리면서 산업수요에 맞는 선도인력을 길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공계열에 인문학이 접목되고, 인문사회계열에 기술과 공학이 융합되는 교육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실제로 직업훈련 현장에서도 이공계와 인문사회계의 벽이 무너지고 있다.

융합기술과 같은 신산업에서 요구되는 인력수요가 2020년까지 21만 명 규모라는 전망이다. 그 일자리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미래를 살아갈 우리 청년들은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을 것이 아니라 주도해야 한다. 특히, 이미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 중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현재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전공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융합기술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기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도록 도와야 한다.

변화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고 어려울수록 창조의 시대를 향한 사명은 소중하다.

<이우영 폴리텍대학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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